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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채색화 살아 숨쉬듯…이숙자씨 7년만에 전시회

    “모든 소리가 정지된 초록안개 같은 보리밭에 서면 울고싶어집니다.너무 아름다워서일까요 보리밭이 주는 슬픔의정서 때문일까요.지금도 열살 때 처음 본 보리밭의 환상을잊을 수가 없습니다.” 한국화가 지향(芝鄕) 이숙자(60·고려대 미술학부 교수).지난 30여년간 채색화의 외길을 걸어온 그가 7년만에전시를 연다. 21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선화랑과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11번째 개인전에서 그는 40여점의 엄선된 작품을 보여준다. 원로화가 천경자(77)로부터 그림을 배운 이숙자는 무엇보다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이어온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채색화에 관한 한 그의 소신은 신앙에 가깝다.“채색화는 조선시대에는 ‘천민그림’으로,해방후에는 일본화의 영향을받았다고 무시당했습니다.그러나 채색화야말로 삼국시대 고분벽화와 고려 불화,조선시대 민화의 맥을 잇는 정통화라고생각합니다.” 그는 “장우성·김기창·안동숙·이유태 등선전(鮮展)시대 채색화로 이름을 날린 이들이 해방 이후 모두 친일화가로 오해(?)받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작가에 따르면 한국의 채색화는 일본 채색화와는 여러 점에서 다르다. 일본의 채색화는 호분을 많이 섞어 전체적으로 화사하고 몽롱한 파스텔조를 띠며 끝마무리가 철저하다. 반면 한국 채색화는 색채가 맑고 투명하며 끝손질이 대범해 ‘무기교’의 맛을 준다는 것. 그렇게 볼 때 이숙자의 그림은 ‘한국적인’ 채색화다.하지만 그의 마무리 붓질은 더없이 세심하다.보리그림을 보면 보리 알갱이 하나하나에 명암이 들어가 있어 살아 숨쉬는 듯하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자신의 상표처럼 돼 있는 ‘보리밭’과 ‘이브’ 연작을 내놓는다.이른바 보리밭 에로티시즘을보여주는 작품들이다.그러나 그의 그림을 접할 때야말로 ‘에로스 바로보기’가 필요하다.우리의 근대문학작품이나 속담들은 보리밭에 대한 은밀한 성적 연상을 부추긴다.“비단속곳 입고 보리밭 매러간다”거나 “보리밭 머리만 지키면일년농사가 거뜬하다”는 등.하지만 그의 그림을 보리밭 로맨스의 잣대로만 보면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 작가는 “보리밭이 삶의 근성을 상징하듯 여체의 흐르는 곡선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 삶의 흔적이 배어있다”고 강조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의 보리밭 그림을 변용한 ‘훈민정음과 황맥’‘청맥과 석보상절’과 함께 백두산의 정기를 형상화한 ‘백두산’이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어서관심을 모은다.종이 바탕에 순금분과 석채로 그린 ‘백두산’은 가로 14m 54cm,세로 2m27cm의 대작.북한령 백두산을직접 답사해 스케치한 뒤 그린 것이다.“북한의 강서고분채색벽화를 보고 놀란 가슴을 진정할 수 없었다”는 작가는 “백두산의 신비를 영원토록 남기기 위해 값비싼 순금분과석채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순금분은 2g에5만원, 석채는 50g(테이블스푼 한 숟가락 분량)에 최고 18만원이 들 만큼 비싸지만 세월이 지나도 색채가 거의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백두산 천지의 물에는 무려 1,500g의석채가 사용됐다.작가는 지난 2년간 일산의 화실을 지키며이 작품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이번 전시에서는 강렬한 탐구욕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하게 다져가고 있는 작가의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김종면기자 jmkim@
  • ‘정계개편’ 황사바람 또 부나

    신춘 정국에 정계개편 논란이 재연되고 있다.자민련 송석찬(宋錫贊)의원이 2여 합당을 건의한 데 이어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양당 구도 재편론’을 거론하면서여야간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이최고위원의 발언에 큰 무게를 싣지 않는 분위기다.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5일 “(2여 합당의) 기미도 없고 때도 아니다”면서 “이최고위원의 합당론은 그의 지론(持論)”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정계개편이 필요하다는소신을 밝혔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송의원의 2여 합당 건의에도 “충정은 이해하지만 상황이 아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대응도 비슷하다.김중권(金重權)대표와 일부 최고위원들은 “지금은 (합당의) 필요성이 없고여건도 아니다”고 일축했다.이최고위원의 위상 강화에 따른 견제심리도 작용하고 있지만,“아직 당내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현실적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합당 움직임을 비난하는 논평을 4건이나 발표하는등 훨씬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장광근(張光根)수석부대변인은 주요당직자회의 직후 “송의원에 이어 이최고위원이 광주에서 합당론을 제기한 것은여권 핵심부의 의중을 대변한,계산된 수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한나라당은 특히 “서서히 북상하고 있는 정계개편의 먹구름은 야당 분열이나 파괴공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NGO활동가 ‘성공시대’ 입성

    18일 오후 10시35분 방영될 MBC 다큐멘터리 ‘성공시대’는NGO(비정부기구) 활동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지난 97년11월부터 150여명의 성공스토리를 소개해왔지만 NGO 활동가를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주 출연자는 바로 송보경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하 소시모) 대표.83년 소시모 창립회원으로 참여한 뒤 줄곧 소비자들의 권리를 대변해온 소비자운동의 산증인이다.도수높은 안경,어눌한 듯 하면서도 치밀한 언변으로 각종 토론프로에 나와 따져대는 그녀를 많은 사람들은 ‘깐깐한 운동가’로 기억한다. ‘성공시대’는 그동안 땀과 눈물을 딛고 선 이들의 감동체험담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면서도 “돈 많이 벌고 유명하면 성공한거냐”“대체 성공의 기준이 뭐냐”는 비판도받아왔다. 연출을 맡은 경력 17년차 이현숙 PD는 ‘성공시대’팀에 합류한지 1개월밖에 안된 ‘새내기’다.이 PD는 송보경 대표를 데뷔작 출연자로 고른 이유로 “성공이 개인적으로만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의미있어야 한다”고 전제하고 “송 대표는 나름의 철학과 소신을 갖고 우리나라 소비자운동의 위상을 한차원 높이는데 기여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서울여대 교무처장이자 생활교육부 교수로 재직중인 송 대표는 83년부터 소시모 창립회원으로 참여하다 95년 회장에취임했다.무남독녀 외동딸로 현재 20평 서민아파트에서 노모를 모시고 살고 있다. 그녀가 소비자운동에 투신하게 된 동기는 ‘배운 자의 책무’때문이라고.많이 배웠다는 건 힘도 기득권도 아닌 사회에진 빚이라는 그녀는 “교수의 벌이로 20평짜리 집이면 충분하다.앞으로 더 많은 것을 사회에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11월 송보경 대표는 국제소비자기구 부회장으로도선출됐다.환경호르몬,유전자 조작식품,에너지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국제관계 속에서 소비자운동을 펼쳐왔던 게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조그마한 시민단체가 정부,대기업,미대사관 등을 상대로 벌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식 싸움’에서 그녀는 수많은 승리를 얻어냈다.치밀한 검증작업과 UN,영국의회 등에서 얻어낸 공신력 있는 자료가 완벽히 갖춰져야 싸움을 시작하는게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내 일은 따지고 싸우는 일이지만 내 삶은 부드럽다”는송 대표.만약 소비자운동이 아니었다면 글을 쓰는 작가가됐을 것이라고 귀띔하는 그녀는 바쁘게 살다보니 아직 미혼이다.“커피 잘 끓여주는 사람 나타나면 결혼하겠다”며 소녀같은 웃음을 짓는다. 허윤주기자 rara@
  • [공직인맥 열전](33)교육인적자원부.하

    교육인적자원부는 행시 22·23회가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있다.특히 22회의 ‘전성시대’이다.다른 기수보다 인원도많고 실력도 쟁쟁하다. 22회는 15명,23회는 11명에 이른다.때문에 인원이 많은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22회는 본부의 국장·심의관·과장,부교육감 등 다양하게퍼져 있다.23회는 부교육감이나 본부 과장이 주류를 이룬다. 다른 부처의 같은 기수보다 비교적 승진이 빠른 편이다. 22회 중 본부에는 구관서(具寬書) 대학지원국장과 정기오(鄭冀五) 인적자원정책국장을 비롯,김정기(金正基) 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백종면(白鍾冕) 총무과장 등 8명이 포진해 있다. 김정기 기획관은 46세로 동기 가운데 가장 젊다.그러나 총무과장과 경북 부교육감,공보관,교원정책심의관 등 요직을두루 거쳤다.교육정책심의관 때 교원단체와의 첫 단체교섭을 맡았었다.교육부 ‘백발’로 통하며,소신과 주장이 뚜렷해때론 손해를 보기도 한다. 교육부 본부 및 산하의 2,500명 인사를 담당하는 백종면 과장은 산업교육정책과장에서 지방교육재정과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채 1년이 안돼 총무과장에 기용됐다. 이해찬(李海瓚) 장관 시절,교원정년 단축 등 교육개혁 정책을 주도했던 이른바 ‘5인방’도 22·23회 출신이다.세계은행에 파견된 김광조(金光祚·22회) 전 교원정책심의관과 서남수(徐南秀·〃) 경기 부교육감,임승빈(任承彬·23회) 대구 부교육감과 장기원(張基源·〃·휴직·홍익대 교수) 전 인천 부교육감,고용(高用·〃) 국무조정실 교육문화심의관이그들이다. 교육부내‘대학통’인 김영식(金永植·미국 피츠버그대 연수) 전 대학지원국장,‘국제통’인 박경재(朴景載·휴직·명지대 교수) 전 국제교육협력관도 22회다.23회 중에서는 ‘두뇌한국(BK)21’을 주도한 김화진(金華鎭) 대학행정지원과장,이상진(李相珍) 정책총괄과장,전찬환(全燦桓) 조정1과장 등4명이 본부에 있다. 우형식(禹亨植) 교원정책심의관은 총무과장에서 인천 부교육감으로 간 지 6개월 만에 전격 발탁됐다.24회이지만 고시선배들보다 빨리 요직을 거쳤다.특유의 ‘배포’가 상황에따라 엇갈린 평가를 받는다. 고참선배급인 19회의 이승무(李承茂)공보관은 장관 비서관,교육정책기획관 등 잘 나갈 때에 비해 요즈음 ‘행보’가느린 편이다. 21회의 경우,김왕복(金王福) 전 지방자치지원국장과 이종서(李鍾瑞) 전 대학지원국장은 각각 강원대 사무국장과 서울대 사무국장으로 잠시 비켜나 있다.김 국장은 오는 7월 주미교육관으로 간다.현재 주미 교육관인 정석구(鄭碩九) 국장은 20회다.21회인 정봉근(鄭奉根) 비서실장은 어학에 능통하고 아이디어가 많다.하지만 ‘친화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을듣는다. 고시 출신 이외에 비고시·교육전문직들도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행시 22회·23회의 틈속에서도 곽현수(郭玹洙)지방교육기획과장,양창현(梁昌鉉) 전문대학지원과장,조흥래(趙興來) 행정관리담당관 등 비고시 출신 8명은 30년 이상의교육행정 경험을 토대로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 정책과 일선 현장을 연결하는 교육전문직은 정원의 18.5%를 차지하고 있다.교장 출신으론 송영섭(宋永燮) 학교정책과장과 이경환(李景煥) 교육과정정책과장이 있다.이해영(李海英) 국가전문행정연수원 연수부장은 이돈희(李敦熙) 전 장관때 전문직으로는 처음 공보관을 맡았다. 박홍기기자 hkpark@
  • 김 대통령 미 기업연·외교협 연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9일 오전(한국시간) AEI(미국기업연구소)·CFR(외교협회)가 공동 주최한 연설에서 한반도의냉전 종식과 화해·협력 방안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이 자리에는 크리스토퍼 디무스 AEI 회장,제임스 울시 전 CIA 국장,제임스 릴리 전 주한 대사와 미국의 주요 TV,신문사 기자·논설위원들이 참석했다.다음은 일문일답.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 때 평화선언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높은데 내용을 설명해 달라 평화선언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평화협정은 남북한과 미국,중국 등 한국전쟁 참전국이 4자회담에서 논의할문제다. 따라서 이번에는 그에 대한 논의는 없을 것이다. 김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긴장 완화,이산가족 문제·경제협력·사회·문화 교류 등을 병행해서 논의하겠다.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수출과 대량파괴무기 수출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그래야 미·북 관계가개선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부시 대통령의 의견에 찬성한다.지난해 6월 평양에 갔을 때김 위원장에게 핵과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북관계나 한반도문제의 진정한 개선도 없고, 평화도 어렵다는 것을 문서로 작성해 전달했다. 어제 부시행정부 당국자들에게포괄적 상호주의를 제안했다. ●미국 내에서 94년 제네바합의를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높다.북한의 극심한 전력난을 봐도 그렇고,경수로 건설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재래식 전력 공급이 더 낫지않느냐는 것이다 제네바합의는 부시행정부도 지키겠다고 발표했다.북한도 이를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화력발전으로 바꾼다해도 기간이 단축되지 않고,경비만 더 올라갈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런 문제를 포함해 미국 정부가 원하면 모든 문제를 상의할 준비가 돼 있다.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햇볕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 이를 지지하는가 국제적으로 하는 것은 아무런 이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북한에 인권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남북관계 개선을위해 남북이 전쟁 억제,긴장 완화를 협의하는 초기 단계에서공개적으로 윤리를 제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한미간 NMD(국가미사일방어) 논란과 관련,한국 정부가 혼선을 보였는데 (한·러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측에서 NMD에 반대하자고 강력히 요청했으나 거절했다. ABM(탄도탄 요격미사일) 문구는안들어 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유감으로 생각한다. ●김 위원장을 잘 알 텐데 ‘지도자 김정일’을 평가해 달라 김 위원장을 잘 안다고 하지만 지난해 6월 3일 동안 북한을방문했고,불과 9시간 동안 함께 있었다.잘 안다는 것은 있을수 없다.그러나 내가 받은 인상으로는 김 위원장은 북한에서절대적인 1인지배체제의 지도자라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소문과 달리 상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김 위원장은 북한의 지도자 중 외부사정을 가장 잘 알고,뭔가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본다. 워싱턴 오풍연특파원 poongynn@
  • ‘이회창 위기론’ 당 안팎서 고개

    최근 한나라당 안팎에서 ‘이회창(李會昌) 위기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차기 대선의 유력한 야당 후보로서 이 총재의독보적 위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꿈틀거리는 비관론 여권의 ‘이회창 포위구도’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이 총재가 폭넓은 국민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비교우위’를 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정치 비전이나이념적 정체성,당내 민주화 문제,정치적 포용력,서민정책개발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이 총재가 뚜렷한 제목소리를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당 주변에서는 “이대로는 안된다.정치입문 이후 5년 내내 대안 부재론이냐”는 여론이 팽배하다.영남권에서는 “‘창’(이회창) 말고 없느냐”는 푸념까지 흘러 나온다. ■권위주의와 침체된 정당 당내에는 “되는 일도,안되는 일도 없다”는 냉소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의원총회 등에서는‘이 총재 중심의 단결’을 외치는 지도부의 독려만 있을 뿐,소신발언이나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사라진 지 오래다. 당내 개혁성향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가 8일 “당의 이념적 정체성과 운영방식을 오늘 의총에서 문제삼으려했으나,의총 일정이 갑자기 취소됐다”며 이 총재와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한 것도 단순한 일회성 불만의 표출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는 이 총재와 주변의 뿌리깊은 권위주의에 기인한다.단적인 예로,이 총재에게는 당내 소장파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측근들끼리,그리고 총재와측근간 의사 교환도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 “주사제 제조·투여 모두 의사 몫”

    최선정(崔善政) 보건복지부장관이 요즘 ‘양치기 소년’이된 느낌이다.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최 장관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의 주사제 논란과 관련,“주사제의 의약분업 제외가 의약분업 원칙을 훼손한다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며 심경을 피력했다.그는‘정책이 오락가락했다’‘준비부족이다’는 비판은 수용할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의약분업 원칙훼손’이라고 말하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 장관은 “의약분업의 근본 취지는 ‘의사는 의사노릇,약사는 약사노릇’을 하도록 하자는 데 있다”고 말문을 연 뒤“주사제의 경우 의사가 분말 주사제에 증류수를 타서 주사기에 넣는 것이 일종의 조제 행위이고,주사제를 환자의 몸에넣는 것이 투여 행위가 돼 약사의 행위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주사제는 의사가 ‘의사 노릇’하는 데 필요한 것이지 ‘약사 노릇’과는 무관하다는 논리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거꾸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 관련,정부의 과실이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했다.의약분업의 장점을 홍보하면서 ‘불편하더라도 항생제와 주사제 오·남용을 줄일수 있다’고 강조,오해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최 장관은 이같은 소신에도 불구,주사제가 계속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것은 경계했다.가능한 한 약사법 개정안이 빨리처리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주사제 논란으로 잃은 것도 많지만 얻은것도 많다”고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주사제 오·남용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일반국민들도 주사제의 폐해를 알게 돼 주사제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정치권 움직임 점검/ 설익은 정계개편설 물밑 잠복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던 정계개편설이 일단 수면 아래로가라앉는 분위기다.‘탈당 1순위’로 지목되던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공식·비공식으로 ‘탈당설은 사실 무근’이라며 해명하고 있고,여당도 정계개편 가능성을 강력 부인하고있다. 아직 설익은 정계개편론이 여야 모두에 이로울 게 없다는판단이 깔려 있다.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조기에 정계개편 문제를 쟁점화시킴으로써 여당의 지각변동 시도를 차단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나라당은 6일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일부 소속 의원의 탈당설을 거듭 일축했다.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언론에 거명된 탈당 대상 의원들이) 이민을가지 전에는 탈당을 하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잘라 말했다. 그동안 ‘탈당 1호’로 거론된 조정무(曺正茂)의원은 이날오전 회견을 자청,“탈당의 ‘탈’자도 얘기한 적 없고,민주당으로부터 전화 한통 받지 않았다”며 탈당설을 부인했다. 조 의원은 “지난달 14일 이회창(李會昌)총재를 만나 당의정체성과 비전,운영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한적은 있지만 이는 당인으로서 소신과 충정을 전한 것”이라며 “총재가 탈당했으면 했지,나는 탈당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부산지역 김형오(金炯旿)의원도 금명간 언론 인터뷰 형식을 통해 탈당설을 해명할 계획이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공세는 탈당 가능성이 있는 당내 의원의 발목을 묶고,당내 결속을 시도하기 위한 공작정치”라고 공박했다.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실체도 없으면서 야당 탄압 운운하는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면서 “실체도,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정계개편을 언급하는 것은 허깨비 정치”라고 역설했다.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정계개편 대상자들을 확인한 결과 한 사람도 탈당하지 않을 것이며,여당으로부터 그런 제의를 받지 않았다는 얘기를 들었으면서도야당 파괴를 주장하는 것은 어리둥절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 [공직인맥 열전](31)과학기술부

    과학기술부는 부처 가운데 구성원들의 ‘가방끈’이 가장길다.전문성을 요하는 업무 특성상 전문직·개방직 특채가많은데다 정통 행정관료의 비율이 타 부처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과기부의 과장 이상 박사비율은 35.4%.10명이 모이면 3명이상이 박사일 정도로 고급인력이다.서정욱(徐廷旭) 장관부터 미국 텍사스 A&M대 공학박사다.과장급에도 박사가 수두룩하다.석사학위는 명함도 못 내민다. 과기부는 행정고시와 기술고시 출신,특채가 골고루 포진해있다.이같은 특징은 2명의 1급 인적사항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유희열(柳熙烈) 기획관리실장이 행시 7회이고,이헌규(李憲圭) 과학기술정책실장은 기술고시 12회 출신이다. 유 실장은 70년부터 과기부에 근무하며 주요 국·과장을 두루 거친 ‘맏형’.행정학 박사인 그는 각 부처에 지인이 많고 대외교섭력과 업무추진력이 강하지만 말이 앞서는 것이흠이다.만 3년간 기획관리실장을 하며 행시 동기를 두 차례나 상관으로 모시는 등 ‘관운’은 좀 없는 편이다.조건호(趙健鎬·무협 부회장) 전 차관과 한정길(韓錠吉) 차관이 모두 유 실장과 행시 동기다. 이헌규 실장은 서울대 전기과와 KAIST(한국과학기술원) 대학원을 나온 테크노크라트.원자력 및 연구관리 분야에 밝고과학기술 정책의 종합조정 능력이 뛰어나다.겉으로는 소극적으로 보이지만 소신을 갖고 추진하는 업무에 대해서는 할 말을 다 한다.산자부와 정통부의 방해작업을 따돌리고 과기부의 위상을 지켜주는 과학기술기본법을 제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AIST 출신의 석·박사들이 고위직 간부에 진출해 있는 점도 다른 부처에서는 볼 수 없는 현상이다. 국장급에서 정윤(鄭潤) 연구개발국장,조청원(趙靑遠) 원자력국장,문유현(文惟賢) 과학기술협력국장이 KAIST특채 출신이다. 정윤 국장은 연구개발과 과학기술 협력,기초과학분야에 정통하다.투명한 연구비 집행을 위해 연구비카드제를 도입했다.조청원 국장은 원자력 및 과학기술 국제협력 전문가로 인정받아 개방형 직위에 임명됐다.미국 신시내티대 공학박사로우리나라가 국제원자력기구에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문유현 국장은 해박한 지식과 이론으로 무장,기획력이 뛰어나다.미국 과학관으로 근무하면서 한·미 과학기술협력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박영일(朴永逸) 기획조정심의관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행시(23회)를 통해 공무원이 됐지만 KAIST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연조가 짧아 아직 국장 직무대리에 머물고 있지만 과학기술정책,기획 등 다방면에서 업무능력은 실장급이라고 말할 정도로 발군이다.무능력한 사람에 대한 편견이 심해 내부의 적이 많은 편이다. 과기부 간부들은 타부처에 비해 조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한계로 지적된다.사심없이 열심히 일하지만 개인적이고 엘리트 의식이 지나치게 강해 조직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이 드물다.부처 이기주의가 발동하는 중요한 사안이 있을 때마다 과기부가 번번이 다른 부처에 밀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직은 건재를 과시하고 있지만 연구개발예산의 중복투자에 대한 비판론과 함께 정보통신부나 산업자원부 등 타부처와의 통합론이 심심치 않게 제기되고 있어 ‘위상정립’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함혜리기자 lotus@
  • 박근혜의원 ‘난 할말은 합니다’

    한나라당 영남권 비주류인 박근혜(朴槿惠)부총재가 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의 3당 정책연대와 관련,당론과 배치되는소신 발언으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박 부총재는 지난 2일자 영남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선 민의를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정당이 세를 모아 법안과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정책연대는 나무랄 일이 아니다”라고말했다. 박 부총재는 “어느 정당도 원내 과반수를 확보하지못한 상황에서 법안 하나라도 가결하려면 연대가 불가피한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파적 야욕에 악용하지 않는다면 정책연대만을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박 부총재의 발언은 여권의 3당 정책연대 움직임을 “야당분열과 정계개편을 통한 장기집권 음모”라고 규정한 당론과상충된다. 특히 박 부총재가 언론사 세무조사를 반대하는 당론에 이견을 표명하는 등 평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이번 발언도 당 지도부의 전략을 겨냥한불만의 표출로 여겨진다. 문제가 불거지자 박 부총재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 들러 기자간담회를 갖고 “인터뷰 전체의 맥락을 놓고 보면 원론적이고 당연한 얘기”라면서도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해야 하지 않느냐”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박찬구기자 ckpark@
  • 황태연교수 민주당직 사퇴

    북한의 ‘과거사 사과’ 발언으로 파문을 빚은 동국대 황태연(黃台淵) 교수가 28일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 비상근부소장직에서 물러났다. 황 교수는 “내 발언의 진의를 왜곡한 자민련과 모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6·25,KAL기 폭파사건 등이) 재판을 통해 잘잘못이 가려져야 하고 사과는 그 다음 순서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 내 발언의 취지”라며 “학자적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영환(金榮煥)대변인은 “황 교수가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에서 연구소 부소장을 맡을 수 없다는 의사를 전해 와 당 총재와 김중권(金重權)대표의 재가를 얻어 이를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춘규기자 taein@
  • 약사회 새회장 한석원씨

    대한약사회는 28일 정기 대의원 총회를 열고 약사공론 주간인 한석원(韓錫源·60)씨를 임기 3년의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재적 289명 중 284명의 대의원이 참여한 이날 선거에서 한회장은 1차투표 결과 40·5%인 115표를 얻어 과반수를 넘지못했으나 102표로 2위를 차지한 박한일씨가 약사회 단합을이유로 결선투표를 포기해 한 회장의 당선이 확정됐다. 한 회장은 “의약분업 시행 과정에서 정부와 중앙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누적돼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면서 “주사제문제 등 제반 현안들에 강력히 대처함으로써 회원들의 단합을 공고히 하는 데 힘을 쓰겠다”고 당선 소감을밝혔다. 한 회장은 이어 “주사제를 의약분업에서 제외하는 것은 원칙의 훼손인 동시에 의약분업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면서 “국회가 끝까지 우리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의약분업 대상에서 주사제가 제외된 것에 항의해 김희중(金熙中)전 회장과 함께 삭발을 할 만큼 주사제문제에 강한 소신을 갖고 있다.때문에 앞으로 주사제를 둘러싼약사회의 대 국회투쟁이 강경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강동형기자 yunbin@
  • 황태연교수 일문일답

    북한의 ‘과거사 사과’ 발언으로 파문을 빚은 황태연(黃台淵) 동국대 교수는 28일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 비상근부소장직을 사퇴하면서 “국제법적인 원칙을 말한 것”이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사퇴 배경은=내 발언을 놓고 자민련이 “김일성(金日成)대 교수 같은 발언”이라고 논평했고,모 언론사는 “김정일(金正日)로부터 사과받지 않아야 한다”고 내가 말한 것으로 왜곡했다.이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중인데 당에 부담이되기 때문에 사퇴하기로 한 것이다. ◆소신에 변함이 없나=사실관계와 국제법에 무지한 의견에굴복할 생각이 없다.명백히 왜곡과 허위 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다.전쟁 책임에 대해서는 우선 전범재판을 통해 잘·잘못이 가려진 뒤 사과를 받아야 한다. ◆김정일은 유아시절이라 책임이 없다는 주장은 잘못이 아닌가 (전범재판) 소송 대상자는 김정일이 아니다.전범재판은국가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대해 제기하는 것이다.김일성과 다른 전쟁 결정자들이 전범으로 책임이 가려지면,김정일은 국가의 계속성에 의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과하면 될 것이다. ◆발언의 진의는 무엇인가=사과를 먼저 해야 답방이 가능하다는 한나라당 주장에 대해,전쟁범죄는 법적 책임의 문제인데 어떻게 사과로 면죄부를 줄 수 있느냐는 논리로 비판한것이다. 황 교수(46)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야당 시절 조언그룹인 ‘지정회’ 핵심멤버로,현 정권 출범 뒤 대통령자문정책기획위원 등을 맡는 등 ‘이념브레인’으로 활동해 왔다.전북 정읍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거쳐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종락기자 jrlee@
  • ‘남북 과거사’ 후폭풍 政街 강타

    민주당 국가경영전략연구소 비상임 부소장인 동국대 황태연(黃台淵) 교수의 남북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한나라당이 이 발언을 빌미로 민주당에 간접공세를 펴고 있으며,민주당은 방어 중이지만 내부에서조차“지나쳤다”는 지적이 이는 등 곤혹스런 분위기다. 황 교수는 27일 강연 말미에 문제의 발언을 했다.A4용지 8장 분량의 준비된 원고였다.파장은 즉각 나타났다. 김정일 위원장이 ‘6·25와 KAL기 폭파사건’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해군 참모총장 출신인 민주당유삼남(柳三男) 의원이 “김정일 뿐만 아니라 김일성 이후세습된 북한정권의 사과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논지를 반박했다. 자민련 조희욱(曺喜旭) 의원 등도 “듣기 거북하다”며 반발하자 황 교수는 “사과는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논지를 펴며 강연을 마쳤지만 파문은 이후 크게 번졌다. 민주당은 즉각 김영환(金榮煥) 대변인 등이 나서 “당과는상관 없는 순전히 개인적인 견해”라고 선을 그었다.그러나한나라당은 황 교수의 발언을‘망언’이라고 비난했다.또황 교수가 민주당 부설 연구소 부소장인 점을 들어 민주당과연결지었다. 정작 당사자인 황 교수는 파문이 확산된 뒤에도 “한나라당이 사과 주장을 하지만 이회창(李會昌) 총재가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서 사과를 요구할 수 있겠나.오히려 묵인하는 꼴이될 수 있다”면서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 개인소신임을 굽히지 않았다.또 “내 주장이 (사과를 요구한) 한나라당 주장보다 더 강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종락기자 jr lee@
  • 외환·企銀 합병 잰걸음

    은행권이 합병문제로 또 다시 술렁이고 있다.특히 이번에는은행들 스스로 합병문제를 적극적으로 공론화하고 있어 조만간 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외환·기업+α? 이경재(李景載) 기업은행장은 27일 국제금융박람회에 참석,“외환과의 합병은 기업여신 전문 대형은행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평가했다.이어 “합병보다는 지주회사 방식이 바람직하며 외환·기업외에 +α도 가능하다”고 밝혔다.좀더 큰 밑그림이 그려지고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외환·기업은행의 합병 방안은 정부가 한달전 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에게 먼저 제안,김행장이 이행장에게 이를 전달해 속도가 붙었다.김행장은 “기업은행과 합병하면 중소기업 대 대기업 대출비율이 6대 4가 돼 포트폴리오가 좋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은행의 합병에는 외환카드 매각과 중소기업계의반발,법 개정 등 적지 않은 걸림돌이 있다.싱가포르DBS의 외환카드 인수가 불확실해져 외환은행의 ‘합병전 정상화 기반마련’이 불투명해졌다.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주회사 방식을 택하더라도 중소기업은행법 개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중소기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정치권이 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지도 미지수다. 중소기협중앙회 홍순영상무는 “중소기업 전담은행을 없앤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반발했다. ■신한·한미·하나,삼각관계 당초 2003년에야 합병문제를검토할 수 있다던 신한은행도 합병에 적극적이다.합병시점을지주회사 설립 뒤인 6월말 이후로 잡고 있다. 신한은 합병검토 대상이 한미·하나은행임을 굳이 부인하지않는 분위기다. 한미은행의 대주주인 칼라일이 합병에 소극적이어서 하나은행과의 논의가 더 급진전될 가능성이 크다. 하나은행 김종열(金宗烈) 상무는 “결산실적에 따라 한미·하나은행간의 합병논의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삼각싸움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김승유(金勝猷) 하나은행장은 “한미와의 합병 무산이후 어떤 은행과의 합병도 주주들에게 꺼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신동혁(申東爀) 한미은행장은 “합병이 필요하다는 소신에는 변함이없다”면서“신한·하나 모두 좋은 파트너인 만큼 대주주와다시 논의를 해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느긋 은행들이 합병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반면 금융당국은 한발 물러서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진통이 많았던 국민·주택은행간 합병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을 통한 거대은행의 탄생이 여타 은행들로 하여금 자율적으로 생존전략 마련에 나서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이근영(李瑾榮) 금감위원장은 “국민·주택은행 합병이 완료되고 한빛은행 중심의 지주회사가 출범하면경쟁력이 취약한 나머지 은행들은 독자생존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현갑 안미현 주현진기자 eagleduo@
  • 황운하 경찰대 총동문회장 인터뷰

    “경찰이 바르게 서기 위해서는 수사권 독립이 필수라는 것이 제 소신입니다.경찰대 출신은 이를 위해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대 총동문회장인 1기 출신의 서울 용산경찰서 황운하(黃雲夏) 형사과장은 경찰대 설립 20주년을 맞아 이같이 강조했다. 황 과장은 “경찰대 출신의 성과와 한계에 대해서는 여러의견이 있지만 경찰의 권위적,비민주적,반인권적 업무 자세를 없애는 등 경찰 조직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자부한다”면서 “앞으로 경찰대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무엇을 준비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그는 “비 경찰대출신의 의욕을 상실케하는 인사 적체라든가 형평성 문제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 과장은 특히 ‘마당쇠론’을 내세우며 수사권 독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경찰은 생활과 밀접한 곳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마당쇠’”라면서 “누군가의 지시를받아 마당쇠 일을 하는 것과 독자적 판단에 의해 하는 것은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대 총동문회는 올초 경찰대 출신 교수,교관 등으로 구성된 ‘수사권 독립 방안’과 ‘경찰대 발전방안’ 연구팀을 꾸렸다.이 연구팀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대 설립 취지와 존립 근거 등 정체성을 명확히 한다는 계획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명퇴 행자부 박성득방재관 책 내

    “공직생활을 아무런 탈없이 마무리할 수 있게 해준 모든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공직의 경험을 살려 은퇴 후의 삶도보람있게 살 생각입니다” 34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28일 명예퇴직하는 행정자치부 박성득(朴聖得)방재관은 “기술직으로서 한계를 극복,정부부처 국장급에까지 오른 나는 행운아”라고 말했다. 박국장은 자타가 인정하는 방재업무의 전문가로서 행정부처 기술직의 ‘대부’다.영남대 토목학과를 졸업,지난 67년포항시청 임시직 공무원으로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내무부 시절부터 기술직과 관련된 법령은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것이 거의 없다.‘농어촌도로 정비법’‘자전거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온천법’‘도서개발 촉진법’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법이나 제도가 국민에게 불편하면 효용가치가 없는 것입니다” 박국장은 법을 개정하면서 오해도 많이 받았고,감사원 등과 법리논쟁을 벌였다.그러나 그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국민을 편하게 하는 시책이라면 손해를 감수하면서 끝까지 관철시켰다. 이같은 경험담은 퇴직에 맞춰출간한 ‘나는 일을 만들고일을 즐겨했다’(클립·넷 간)라는 자전적 에세이에 그대로녹아있다. 홍성추기자
  • 증권사 구조조정?

    이번에는 증권사 구조조정?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이 21일 열린 금융기관장 연찬회에서 ‘증권사의 투자은행화’를 촉구한 발언의 배경에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위원장은 “앞으로 증권업계는 업무영역 확대로 투자은행화해 리딩증권사로 변신해야 한다”고 지적했었다. 그동안 증권업계는 은행·보험·투신·종금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 금융당국의 금융 구조조정 가시권에서 비켜 선 상태에 있었다. 업계는 이 때문에 정부가 정말 증권사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갖고 있는지 등 이위원장의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론적 입장표명이다=금감원 관계자는 이와관련,“기존의소신을 표명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힌다. 외국 증권사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국내 증권업이 외국계에 잠식당할 우려가 있어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국내 증권사에서 선도증권사가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구조조정 필요성은 있다=이같은 원론적 입장표명을 넘어선 정책실현의 의지가 담긴 발언이라는 지적도 있다.이위원장이 “증권사가 투자은행 시스템으로 가려면 증권사와 종금사가 통합하는 모양이 되야 한다”고 통합 대상기관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관련,금융권에서는 동일계열인 한불종금과 메리츠증권의 짝짓기와 동양현대종금과 동양증권과의 합병을 조심스레점치기도 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민주 개혁파 ‘JP에 화해 제스처’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21일 저녁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났다.만찬에는 유재건(柳在乾)·장영달(張永達)·장영신(張英信)·정세균(丁世均)·배기운(裵奇雲)·김성순(金聖順)·이낙연(李洛淵)·최영희(崔榮熙) 의원 등이 동석했다. 만남은 김 최고위원이 JP에게 지난해 12월28일과 올 1월8일을 포함해 세차례나 요청한 끝에 성사됐다.JP에게 거부감을갖고 있던 민주당 개혁성향 의원들의 거듭된 회동 제의는 고무적이다.JP는 이날 만남에 대해 “협력해서 마땅히 해야 할일을 차질없이 해 나가자는 암묵적 의지들이 오늘 회합을 있게 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71년 김 명예총재가 3선 개헌을 저지해 줄 것을 기대했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면서 “26년 만에 협력해 정권교체를 이룬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JP를치켜세웠다.또 “김 명예총재는 서울사범대 재학 때 학생운동을 하신 분으로,오늘 학생운동 선배를 모신 것”이라고 예를 갖췄다. JP는 “나는 ‘체육관 대통령’ 선출에 반대했고,헌법에 의해 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고 3선 개헌이저지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표시했고,김 최고위원은 “그때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고 화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JP에게 총리 복귀를 요청하려 했던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자리에서 ‘JP 총리론’은 나오지 않았다.김 최고위원은 “덕담을 하는 자리여서 요청이나제안은 다음에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자민련 한영수(韓英洙) 부총재는 이날 “(자민련이)복원된 공조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 JP가 총리를 맡도록 당론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김덕룡·박근혜의원의‘방중 동행’

    한나라당 내 비주류 중진인 박근혜(朴槿惠) 부총재와 김덕룡(金德龍) 의원이 19일 나란히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중국전국인민대표자회의가 오는 26일까지 일주일간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들을 초청했기 때문이다.방중단은 이들을포함, 위원장인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 의원,민주당 임채정(林采正)·이창복(李昌馥) 의원,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모두 6명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는 이회창(李會昌) 총재와 대립각을 이뤄온 박부총재와 김의원간 ‘정치적 대화’에 시선이 쏠려있다.이들은 최근 정국 흐름으로 당내 비주류의 입지가 축소되면서,암중모색하고 있는 처지다. 특히 박부총재는 얼마 전 인터넷 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은 ‘언론사 세무조사를 중단하라’는 주장을하기보다 세무조사를 다른 쪽으로 이용하지 않게 감시해야한다”고 소신을 밝혔다.김의원도 “귀국 이후에는 할 말도할 것”이라며 기지개를 켜는 분위기다. 평소 이총재의 당 운영과 정국 대처 방식에 불만을 토로했던 두사람 사이에 ‘공통분모’를 논의할수 있는 여건이 무르익은 셈이다.한 주변인사는 “그동안 독대할 기회가 드물었던 두 사람이 이번 방문 기간 중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귀띔했다. 박찬구기자 c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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