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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의 비밀 오민석, ‘얼어붙은 눈빛’ 소이현 잃고 황폐해진 ‘사막남 변신’

    여자의 비밀 오민석, ‘얼어붙은 눈빛’ 소이현 잃고 황폐해진 ‘사막남 변신’

    KBS2 새 저녁일일극 ‘여자의 비밀’의 주인공 오민석이 사막처럼 황폐해진 내면을 지닌 차가운 남자로 완벽 변신했다. 최근 ‘여자의 비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주인공 유강우 타이틀 촬영현장 캐릭터 컷에는 자로 잰 듯 말끔한 수트 핏을 자랑하며 특유의 댄디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오민석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 오민석의 모습에는 왠지 모를 차갑고 냉랭한 기류가 감지된다. 이어 무채색 표정으로 손에 든 사진을 응시하고 있는 장면은 극중 유강우 캐릭터가 직면하고 있는 복잡한 심경과 내면의 갈등이 고스란히 읽혀지며 본편 스토리를 향한 궁금증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유강우 캐릭터는 수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 모성그룹의 후계자로 오롯이 돈이 최고라 여기는 아버지와 달리, 냉철한 판단력과 소신 그리고 따뜻한 감성까지 지닌 완벽한 남자.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채서린(김윤서)의 계략으로 사랑하는 여자 강지유(소이현)를 잃어버린 후,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여자를 사랑해본 적 없이 사막처럼 황폐해진 가슴으로 차갑게 변해간다. ‘너를 위해 남자가 됐고 너로 인해 괴물이 돼가’, ‘가슴은 사막처럼 황폐해져버렸다’는 캐릭터 소개처럼 어두운 장막 속, 어두운 표정의 오민석의 모습은 작품 속 유강우 캐릭터로 서서히 변모해가는 오민석의 색다른 변신을 짐작케 하며 시청자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여자의 비밀’은 아버지의 복수와 빼앗긴 아이를 되찾기 위해, 새하얀 백조처럼 순수했던 여자가 흑조처럼 강인하게 변해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현재 방영중인 ‘천상의 약속’ 후속으로 오는 27일 월요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새누리에도 불붙는 개헌공방

    새누리에도 불붙는 개헌공방

    개헌논의가 새누리당에도 시작될 조짐이다. 친박계 인사들 중에도 개헌론에 가담하는 인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친박계인 헌법학자 출신 정종섭 의원은 “내년 대선에 들어가면 정치적 이해관계에 묶여 개헌은 안 된다. 그렇게 되기 전에 이번 연말 전에 개헌해서 새 헌법으로 대선을 치르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권력구조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분권형 대통령제를 얘기했고 이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갑작스럽게 개헌을 한다고 하면 안 되고 지금이라도 합리적인 논의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박계로 통하는 나경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87년 체제의 산물인 헌법은 정치적으로나 내용에서 그 수명을 다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권력 및 정치체제를 바꾸는 것은 물론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본권 조항의 개정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은 “개헌은 블랙홀이라는 논리에 매몰돼 마냥 논의를 늦출 수 없다”면서 “빠르게 논의한다면 일거에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적 합의를 모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므로 일단 정치체제 개편을 내년 보궐선거나 대통령선거까지 하고, 기본권 부분은 다음 지방선거로 나누는 방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기에 대해서는 “이번 개헌의 정치체제에 관한 효력은 다음 대통령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에게는 미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박계인 권성동 의원도 “분권형이든, 의원내각제든 권력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는 게 저의 정치적 소신”이라면서 “현재 대통령 임기에는 불가능하고, 대통령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세워야 추진력이 생긴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임원 본격수사…오늘 첫 소환

    檢,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임원 본격수사…오늘 첫 소환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3일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임원을 소환 조사하면서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이날 오전 10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윤모 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사건의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윤씨는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검찰은 윤씨를 상대로 미인증 차량 수입과 시험성적 조작 등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 전반과 본사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폭스바겐이 과징금을 줄이려 환경부에 미인증 부품 사용 차종을 축소 신고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 중이다. 폭스바겐은 2013년 환경부가 환경인증, 품질관리실태 점검을 할 당시 인증을 받지 않은 배기관 부품을 사용한 차종을 극히 일부만 신고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환경부는 자진 신고 내역을 토대로 이듬해 1월 폭스바겐에 과징금 10억여원을 부과했다. 대기환경보전법 제56조에 따르면 인증을 받지 않거나 인증 내용과 다르게 자동차를 제작해 판매하면 매출액의 100분의 3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검찰 확인 결과 폭스바겐이 자진 신고한 차량뿐 아니라 총 29개 차종에서 같은 문제가 드러났다. 회사의 축소 신고로 합당한 과징금보다 적은 액수를 부과받은 셈이다. 폭스바겐은 2013년 과징금 부과 후에도 계속 미인증 부품 차량을 내놓아 5만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부가 전체 차종을 점검하기가 어려운 실정을 악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환경부에 정확한 실태조사를 요청한 상태다.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환경부도 폭스바겐에 새로 과징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검찰은 압수한 아우디와 폭스뱌겐 차량 956대 중 606대가 인증 없이 수입됐고, 차량에 배기가스 누출이 있다는 점 등을 확인했다. 연비 신고 시험성적서 48건이 조작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폭스바겐 측이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국립환경과학원에 차량 배출가스·소음 인증을 신청하면서 외부 시험기관 또는 자체 시험부서에서 발행한 성적서 37건을 조작해 제출한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사문서변조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연합뉴스
  • 丁의장 만난 이원종 실장 “대통령께서 기대가 크다”

    丁의장 만난 이원종 실장 “대통령께서 기대가 크다”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이 김재원 정무수석과 함께 10일 처음으로 국회를 찾아 정세균 국회의장,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각각 예방했다. 이 실장은 정 의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한 뒤 “대통령께서도 기대가 크다”고 했다. 정 의장은 “청와대는 물론 정부가 지혜를 모아 국민들을 편안하게 해 줘야 한다”고 했다. 정 의장이 “대통령의 건강이 안 좋다고 들었다”고 하자 이 실장은 “너무 먼 거리를 다녀와 피곤이 쌓인 것 같다. 회복이 많이 됐다”고 했다. 이 실장은 김 위원장을 만나서는 “당이 어려울 때 맡아 어깨가 무겁겠지만 소신대로 당의 모습을 바꿔 놓으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당으로 변모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과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민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했다. 이 실장은 김 대표를 예방해서는 “대표님이 오래 일하는 걸 보니 애국지사 후예답게 타고난 운명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2012년 새누리당 가서 일했는데 3년 후 또 다른 당(더민주)에 와서 하니까 일반 사람들이 잘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은데 나라의 장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잘 아는 분들(이 실장·김 수석)이 돼서 앞으로 협치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 실장은 박 원내대표에게 “우리 역사의 산증인이니 그동안 쌓인 내공으로 잘 이끌어 달라”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모든 권력이 집중되니 결국 대통령이 성공해야 나라가 성공한다”고 말한 뒤 김 수석을 향해 “너무 맹목적 충성을 하는 분이라 절대 믿으면 안 된다. 대단한 분이다”라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박승 前 한은 총재 ‘인생경제학’

    나이를 무색하게 했던 10년 전의 ‘혈기방장’은 아직도 그대로일까. 팔순에 접어든 그가 어떤 모습으로 손님을 맞을지 그려보며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의 초인종을 눌렀다. “아유, 많이 덥지? 어서 와, 어서 와.” 문을 여는 그의 말투와 표정. 10년 전의 그가 다시 보였다. 한국은행 총재 시절(2002~2006년) 어떤 전임자들보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던 박승(80) 전 총재는 여전히 세상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했다. -“이봐 학생, 기껏 어려운 시험 봐서 합격해 놓고 왜 포기하려는 거지?” 고등학교 졸업을 앞둔 1954년 2월 어느 날, 해군 제복을 입은 군인이 우리 집에 찾아왔다. 해군사관학교에 합격하고도 입교 절차를 밟지 않자 ‘등록을 서두르라’는 독촉장이 날아오더니 이마저도 반응이 없자 저 멀리 경남 진해에서 전북 김제의 깡촌까지 직접 사람이 달려온 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대학에 가고 싶어요.” 이리공고 수석 졸업 예정자를 반드시 데려와 입교시키라는 해사 교장의 ‘특명’을 받은 그 군인은 나의 고집에 아주 난처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그가 끝내 임무 완수를 못 하고 돌아간 그날은 나의 힘겨운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된 날이기도 했다. -내가 태어난 1936년, 호남 벽촌 마을에서 어느 집이라고 여유가 있었겠냐마는 우리 집은 특히 더 어려웠다. 아버지는 원래 한의사였는데 그건 내가 태어나기 훨씬 전의 일이고, 나를 보셨던 44세 때의 아버지는 가족의 기초 생계도 감당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가장일 뿐이었다. 치료하던 환자가 급사한 뒤 의술의 길을 포기했던 아버지는 그 후 평생을 한글 초서체 연구에 바치셨다. -1948년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7㎞ 떨어진 이리공업중·고에 진학했는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어떤 때는 모심고 김매느라고, 어떤 때는 산에서 땔감을 구해야 해서 학교에 못 갔다. 어머니 혼자 새벽엔 보리방아 찧고 낮에는 논일하고 저녁엔 길쌈해서 생계를 꾸리시다 보니 중·고교 6년 동안 수업료 때문에 가슴 졸이지 않은 때가 없었다. 당시에는 교문 앞에서 선생님이 불시에 수업료 납부 영수증 검사를 해서 영수증이 없으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이 잦았는데, 그런 일을 당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을 못 내서 공부를 못 한다면 그건 누구의 책임일까.” 그렇게 터덜터덜 집에 와 보면 아버지는 어김없이 방 안에 틀어박혀 한글 서체와 씨름하고 계셨다. 어머니는 깨, 콩, 닭, 토끼를 이고 지고 5㎞ 떨어진 읍내에 가서 고생을 하시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중3 때 6·25전쟁이 났다. 전쟁이 터지고 얼마 후 인민군이 우리 마을에 들어왔다. 인민군들은 학생단체를 만들어 고등학생들을 강제로 가입시켰다. 김일성 찬양 노래를 부르게 하고 이런저런 심부름을 시켰다. 학생들 중 6명은 나와 같이 아침마다 기차로 통학하던 고2, 고3 형들이었다. 얼마 후 유엔군이 들어와 인민군이 퇴각했는데, 그 형들은 천생 ‘빨갱이 부역자’로 몰려 처형당할 판이었다. 결국 다들 산으로 도망쳤는데, 나중에 빨치산이 돼서 경찰서를 습격했다가 결국엔 몰살을 당하고 말았다. ‘내가 몇 년만 일찍 태어났어도 이렇게 개죽음을 했겠구나.’ 좌우 이념 대결의 허망하고 참혹한 결과를 몸으로 느낀 순간이었다. -“이 집 아들 빨리 결혼해서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어야 되겠네.” 동네 아낙이 무심결에 던진 말이지만 고3 졸업반인 내가 피해 갈 수 없는 엄연한 현실이었다. 나 아니면 예순 넘긴 부모님과 여동생을 부양할 사람이 없었다. 우리 2남 4녀 중 형은 일찍 돌아가셨고 누나 3명은 출가한 상태였다. 하지만 농사꾼으로 남을 수는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게 수업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 군 사관학교였고 나는 그 중에서도 해사에 시험을 쳤다. -해사 입교를 포기하고 농사에 전념했던 그해, 가을 수확을 하니 먹고살 것 빼고 딱 쌀 다섯 가마가 남았다. ‘이 정도면 일단 대학에 등록할 수준의 돈은 되겠다.’ 이듬해 초 서울대 경제학과 입학시험을 봤다. 어머니가 싸 주신 찐 고구마 5개를 손에 들고 난생처음 서울행 기차를 탔다. 전쟁의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는 서울역과 남대문 주변의 살풍경은 60년이 지난 현재도 머리에 또렷하다. 곰탕집 간판을 보고는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 간판을 보고는 ‘떡 파는 곳’으로 오해했던 건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됐다. -55학번으로 서울대 합격을 했는데, 입학 때의 감격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여전히 나는 찢어지게 가난한, 그래서 고등교육받는 게 가당치도 않은 시골 출신의 고학생일 뿐이었다. 서울에서 가정교사라도 하면 좋을 텐데 그러자니 고향집의 농사가 문제였다. 수시로 서울과 김제를 농사 때문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이 이어졌고, 중·고교 6년 동안 그랬듯 학비와의 전쟁이 대학 졸업 때까지 이어졌다. -대학 졸업이 다가올수록 입학 때 가졌던 경제학 교수에 대한 바람은 더 절실해져 갔다. 그러려면 대학원에 진학해야 했다. 그러나 돈이 없었다. 나의 선택은 돈을 벌면서도 배움을 이어 갈 수 있는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였다. -1961년 한국은행 배지를 달았다. 만 25세였다. 양복 한 벌을 18개월 할부로 사 입으니 세상이 마치 내 것 같았다. 얼마 후 5·16 정변이 났다. 정권을 잡은 군부는 동국대 옆에 중앙공무원교육원을 만들고 여기에서 사무관 이상 공무원과 교사, 교수, 기업인들에게 소정의 교육을 받도록 했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 할 일인데 입행 첫해의 내가 여기에 강사로 위촉됐다. 매주 3~5시간씩 강의를 했는데, 모교의 교장 선생님과 대학 총장, 학장도 나의 강의를 듣는 상황이 됐다. 대학 은사 박희범 교수님께서 나를 추천했기 때문이란 건 강의를 시작하고 얼마가 지난 후에야 알았다. 경제기획론과 경제발전론을 가르치셨던 박 교수님은 비교적 진보적인 색채의 학자이셨는데, 혁명정부에서 새로운 경제의 틀을 짜는 역할을 맡으셨다. 교수님은 나중에 교육부 차관과 충남대 총장을 지내셨다. -운명을 바꾼 미국 유학은 뜻하지 않은 기회에 찾아왔다. 1968년 나는 남산의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몇 날 며칠을 심하게 취조당했다. 일인즉슨 이랬다. 당시 우리나라는 무역적자가 대단히 심했는데 한국은행은 환율을 올려 수출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서 폈다. 그러나 정부는 환율이 오르면 물가도 같이 뛴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래서 한국은행은 서봉균 재무장관을 초청해 환율 인상 정책을 펴도록 설득시키기 위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원고 작성과 발표를 대리급 조사역에 불과했던 내가 담당했다. 그런데 다음날 조간신문 1면 톱에 당장이라도 정부가 환율을 대폭 올리는 듯한 기사가 났다. 국민과 기업들 사이에 혼란이 왔다. 얼마 후 중앙정보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행원부터 부총재보까지 담당자들을 모조리 연행해 갔다. 중앙정보부 분실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의 공포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누가 멋대로 신문사에 원고를 넘겨줬느냐”는 추궁이 이어졌는데, 작성자인 내가 우선적으로 용의선상에 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후배 행원이 신문기자 친구에게 발설한 사실이 드러나 나의 혐의점은 벗겨졌지만, 어쨌든 나는 후배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으로 감봉 징계를 받았다. 이게 한국은행 간부들에게 마음의 빚을 안겼다. “자네 혼자 책임을 지게 해서 미안해. 다음에 확실히 보상해 줄게.” -보상을 받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1년 한국은행 최초로 국외에 유학생 2명을 파견하게 됐다. 전체 행원을 대상으로 시험을 봤는데 나는 통계학에서 과락이 나와 탈락했다. 그런데 재시험 공고가 떴다. “어떻게든 박승 대리는 합격시키라”는 상부의 지시 때문이었다. -1972년 1월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캠퍼스)로 유학을 떠났고 2년여가 흐른 1974년 4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아 왔다. 유학을 마친 뒤 은행에 복귀하고 나서 얼마 지나 두 군데에서 제안이 들어왔다. 나중에 한국은행 총재를 하게 되는 이경식 당시 경제수석이 청와대에 들어와 함께 일을 하자고 했다. 이 수석은 한국은행 재직 때 나의 직속상관이었다. 또 하나는 남덕우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이 김재익 경제기획국장을 통해 타진해 온 ‘사우디아라비아 경제자문단’의 단장 역할이었다. 당시 사우디는 ‘1차 오일쇼크’로 막대한 달러를 벌게 됐지만 경제 개발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우디 국왕은 경제 개발을 도와줄 자문단 파견을 한국에 요청했다. 나의 선택은 사우디였다. -사우디에서 1년 만에 돌아와 1976년 9월 한국은행에 사표를 내고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갔다. 교수 부임 직후에 쓴 ‘경제발전론’은 지금도 일부 대학에서 교재로 쓰고 있다. 교수가 되고 이듬해인 1977년부터 3년 동안은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경제 관련 사설을 썼다. 한 편 작성에 30분 정도밖에 안 걸렸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서 다른 언론사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기도 했다. 나와 함께 김학준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정치 관련 사설을 서울신문에 썼다. 교수로서 경력을 쌓아가며 학교 안에서는 정경대학장과 대학원장을, 학교 밖에서는 국제경제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냈는데 1988년 뜻하지 않은 인생의 전기가 찾아왔다. -“박 교수, 나랑 같이 한번 일해 봅시다.” 노태우 대통령이 그해 2월 취임을 앞두고 경제수석을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만 52세였다. 노 대통령과는 이전에 일면식도 없었지만 다양한 언론 기고와 강연 활동 등으로 몇몇 경제단체에서 나를 천거했던 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내가 맡았던 첫 번째 과제는 ‘200만호 주택 건설’ 공약의 실현이었다. 말이 200만호이지 엄청난 물량이었는데 막상 아파트를 지으려고 보니 서울 시내에는 땅이 없었고, 서울시 외곽은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다. “서울 시내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린벨트 밖으로 나가자.” 지도를 펴놓고 서울 세종로 사거리의 측량원표를 중심으로 반경 25㎞를 컴퍼스로 동그랗게 돌려 봤다. 25㎞ 이내로 한 것은 ‘지하철 1시간 이내’의 원칙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온 지역이 경기 분당, 산본, 평촌, 인천 중동 등 4곳이었다. 4대 신도시 추진이 확정되자 1988년 12월 노 대통령이 다시 나를 불렀다. “박 수석, 이제는 건설부 장관으로 고생 좀 해야겠습니다. 계획을 세웠으니 실행까지 맡아 주셔야지요.” -건설부 장관이 되고 나서 이듬해 서울 북쪽의 일산이 추가돼 5대 신도시 계획이 확정됐다. 그러나 그해 여름이 되면서 나는 청와대 경제수석실과 심각한 마찰에 부딪치게 됐다. 당시 아파트 분양가가 평당 평균 130만원대였는데 건축비는 170만원, 시장 가격은 250만~300만원 수준이었다. 사람들은 분양 당첨만 받으면 막대한 이익이 남는 구조였고, 건설회사는 낮은 분양가를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날림 공사를 했다. 나는 대통령에게 분양가를 올려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경제수석실의 반대가 심했다. 분양가를 올리면 집값이 더 뛴다고 했다. 대통령을 만나 건의했지만 “그 얘기는 이미 경제수석한테 들었다”고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으셨다. “내 역할은 여기까지구나.” 사표를 냈다. 다음날 사실상 경질 통보를 받았다. 그게 1989년 7월이었고 이듬해 3월 신학기부터 다시 강단으로 돌아갔다. -2001년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이듬해 초 김대중 대통령이 한국은행 총재로 임명했다. 숱한 공직을 거쳤지만 2006년 3월 퇴임할 때까지의 한국은행 총재 4년간이 내 생애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성취를 이룬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여전히 ‘한국은행을 가장 사랑한 총재, 한국은행의 독립성과 위상을 높인 총재, 경제와 민생을 위해 고뇌한 총재’의 3가지 이미지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5남매를 결혼시키면서 4명을 청첩장 없이 보냈다. 첫째와 둘째 아이의 결혼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치렀더니 친구들이 “축의금 낼 기회를 좀 달라”고 해서 셋째 때는 200장을 찍었다. 그런데 역시 나의 생각과 맞지 않았다. 다시 넷째, 다섯째의 결혼은 순수 가족 행사로 치렀다. -내가 모은 재산은 언젠가는 전부 사회에 내놓고 갈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한국은행 총재 재임 시절부터 월급의 20%를 가난한 사람이나 소외된 사람을 위해 써 왔다. 모교인 백석초등학교에 도서관도 만들었다. 오래전에 장기 기증 서약도 마친 상태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된 데는 개인의 이익만이 아니라 타인과 사회의 이익을 중시하는 자세가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김태균 경제정책부장 windsea@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박승 前 총재 중앙은행(한국은행)과 정부(청와대·건설부·공공기관)에서, 또 대학 강단(중앙대 경제학과)에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의 굽이굽이마다 굵직한 족적을 남겨 온 경제계의 원로다. 한국은행 총재 때 소신 있고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과의 ‘소통’을 중시했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김제 백석초, 이리공업중·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뉴욕주립대(올버니) 경제학 석사·박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신문 논설위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청와대 경제수석, 건설부 장관, 주택공사·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
  • [자치단체장 25시]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

    [자치단체장 25시] 신계용 경기 과천시장

    눈이 커 눈물이 많다는 신계용(53) 경기 과천시장은 얼핏 무뚝뚝해 보이지만 정이 많다.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만나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준다. 그가 살아온 삶은 화려하지는 않다. 그의 삶은 ‘봉사와 사회복지’ 두 단어로 요약할 수 있다. 정치는 그에게 ‘세상에서 가장 작은 봉사’이고 ‘사회복지의 연장’이다. 화려하거나 튀지 않지만 올바르고 성실한 삶의 자세와 가치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부모에 대한 효도보다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하면서 사회복지를 알게 됐고 전문가가 됐다. 2남 2녀의 장녀로 경기 안양 관악산의 품에서 나고 자란 그는 안양여고에 수석 입학했고, 1982년 서울대에 입학한 뒤 행시를 준비했다. 1차에 합격하고 2차 시험준비를 하던 중 그의 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1987년 서울신문에 난 민주정의당(현 새누리당) 사무처 공채 공고를 보고 응시해 덜컥 합격한 것이다. 20여년간 이어진 정당생활의 시작이었다. 다양한 정치 경험을 쌓았다. 정당 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화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때때로 자신이 당돌하다는 신 시장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2014년에 쓴 자서전 ‘정치, 세상에서 가장 작은 봉사’에 그 일화가 잘 나와 있다. “여러 경험 가운데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현재 대통령인 박근혜 의원과의 만남이다.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 당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었다. 나는 당 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출마 입장을 미루던 박 의원을 만나 결단을 내려 줄 것을 부탁했다. 아무도 이야기를 못 하는 상황에서 여성국 부국장이던 내가 불쑥 말을 꺼냈다.” 그가 “평소 잘 나서지 않지만 나서야 한다고 생각되면 앞뒤 좌우 살피지 않고 나서는 당찬 성격”이라고 말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 직선적이고 당찬 성격은 정치판에 뛰어들면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2006년 한나라당 중앙당 여성국장을 끝으로 당 공천을 받아 경기도의원에 당선됐다. 도의원으로 있던 2009년 각서를 쓰고 비례의원직 임기 4년을 2년씩 나눠 활동하는 악습을 없애는 데 앞장섰다. 그는 “의회의 비례대표직은 각서를 통해 주고받는 흥정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4년의 임기는 어떤 외부 압력에 의해 침해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을 명확하게 밝혔다. 신 시장의 ‘무모함’은 과천시장 출마 과정에서도 그대로 보여 줬다. “활력을 잃어가는 과천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활기찬 도시를 만들겠다”며 2014년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연고가 없는 과천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후보 공천을 받은 그는 “과천에 제 인생을 다 걸었다”며 “과천시를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갑자기 나타난 그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당연히 냉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과천에 학연도 지연도 없고 정치적으로 빚진 게 없다”며 “취임하면 소신껏 아무 거리낌 없이 일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대처했다. 과천을 강남벨트와 연결하고 아파트 재건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등 지역민심을 꿰뚫는 공약으로 민심을 잡았다. 과천시 최초의 여성 시장이 된 것이다. 신 시장은 취임식에서 밝혔던 것처럼 여성의 섬세함과 강직함으로 새 과천시대를 열고 있다. 핵심 정책은 과천과 서울 강남을 잇는 강남벨트조성사업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제3차 국가철도망 기본계획 및 광역철도 기본계획에 강남권 구간 지하철 신설사업의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문화·관광 거점을 조성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와 주암동 일원 ‘중심업무지역 및 글로벌비즈니스 타운’ 조성 사업도 추진한다. 취임 후 줄곧 도시의 새로운 동력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던 신 시장은 재건축 담당부서를 신설해 노후주택 정비에 속도를 낸다. 과천에는 노후 아파트가 많다. 자족도시 실현을 위한 갈현동 ‘지식기반산업용지’의 성공적 분양을 위해 입주기업체를 대상으로 인허가와 세무상담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그는 또 가족 친화마을과 돌봄공동체 가족품앗이 사업에 필요한 시설비와 운영비를 지원함으로써 따뜻한 복지공동체를 조성하고 활력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공약 중 하나인 20년 동안 방치됐던 우정병원도 조만간 새로운 기능을 하는 건물로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많은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신 시장과 지난달 17일 하루를 동행해보니,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현장 방문에서 그대로 보였다. 푸른색 상의에 흰 블라우스를 받쳐 입은 그는 오전 8시 25분 과천고등학교 정문에서 청소년수련관 청소년운영위원회가 진행하는 ‘친구소통 캠페인’ 행사에 참석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그는 등교하는 학생에게 일일이 설문용 스티커를 나눠 주며 “스마트폰 없으면 뭘 할래?”, “친구에게 엮였네” 등 살갑게 말을 건넨다. 30여분 동안 학생들 등을 토닥이기도 하고, 손바닥을 부딪치며 친근감을 표했다. 신 시장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고 친구들과 건강하게 소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얘기했다. 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2016년 재난대응 안전한국 훈련 ‘관악산 산불대응 토론훈련’이 예정 시간을 10여분 넘겨 끝나자 신 시장은 서둘러 작업복을 입고 나섰다. 자원봉사자들과 생태계를 교란하는 외래식물을 제거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안양천으로 향했다. 이날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 있었다.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식물 제거에 작게나마 손을 보탰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은 민원 상담을 하는 모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날 2건의 민원 상담이 이뤄졌다. 한 건은 지식정보타운에 편입되는 액화석유가스 판매점이 이전할 대체부지가 없어 폐업 위기에 있다는 내용이었다. 폐업하게 되면 3가족의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었다. 법대로 진행되는 상황이라 해결책이 없는 민원이었다. 신 시장은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런 민원 상담도 고집한다. 민원인의 하소연이 이어지자 신 시장도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쉬며 공감을 해준다. 그도 해결 방법이 없는 것을 잘 알지만 365일 언제나 시장실을 개방, 민원인의 입장이 돼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한다. 그런 모습에서 서민들은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이런 시장의 모습에 시민 윤미자(52·여·부림동)씨는 “신 시장은 서민들을 잘 보듬어 준다”며 “서민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흘려버리지 않고 꼭 지켜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현재 과천시는 엄청난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올해 시 승격 30주년을 맞아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키를 잡은 신 시장은 주거환경 조성과 도심 재정비사업 신속 지원, 따뜻한 복지공동체 조성, 소통하고 참여하는 시정 운영으로 행정도시의 명성을 탈피하고 새로운 문화·관광 도시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데 열정을 바치고 있다. 글 사진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이경형 칼럼] ‘87체제’를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청년들은 이제 50대 장년을 훌쩍 넘었다. 이 시기 통신 수단이 전화였다면 한 세대가 지난 지금은 모바일이다. 인류 문명사에서 인쇄술, 화약의 발명과 맞먹는 인터넷이 등장한 것이 1991년이고 보면 세상은 엄청 변했다. ‘1987년 체제’ 곧 현행 헌법체제는 당시 민주화의 염원에 모든 초점을 맞춰 5년 단임 직선 대통령제를 채택했다. 20대 국회가 금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지난 30년간 한국 사회는 진화를 거듭했다. 하지만 선거제도, 정당 구조 등 대의정치의 기제는 옛날 그대로다. 민주화는 이미 성취한 가치다. 국민들은 공정한 복지사회를 원하고 있다. 4·13 총선은 지금의 정치제도가 과연 변화된 국민의 정치적 욕구 수준에 걸맞은 제도인가에 많은 의문을 던졌다. 유권자들은 여당을 제2당으로 끌어내리고 비례대표 선거에서 제3당인 국민의당에 600만 표가 넘는 27%의 득표를 안겨주었다. 대통령의 독선적인 권력 행사, 양당 중심의 기득권 정치에 염증을 느꼈다. 국민들은 양극화 등 격차 해소, 개인의 자유권 확대, 다양성과 통합을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다. 16년 만에 여소야대를 이룬 이번 국회는 내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들은 자칫 자파 대권주자를 중심으로 정권 쟁탈전에 몰입하기 쉽다. 현행 헌법이 지속된 지 한 세대를 맞는 시점에 개원되는 20대 국회는 지금의 대통령과 국회 관계 등 권력 배분 시스템을 총 점검할 헌정사적 소명을 갖고 있다. ‘87년 체제’가 다음 한 세대, 미래 30년까지도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살펴보고 필요하면 개선해야 할 책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과거보다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51대49라는 다수결의 원리는 존중되지만 승자가 독식하면 ‘49’의 협력을 끌어낼 수 없다. 득표의 지분만큼 권력을 나누자는 생각이 먹혀들고 있다. 새 국회는 가급적 빨리 헌정 발전을 논의할 수 있는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 개헌이 모든 국정 현안을 삼키는 블랙홀이라며 금기시하는 것은 더이상 설득력이 없다. 개헌안을 두고 내년 대선에 적용할지, 차차기 대선부터 적용할지는 나중에 여론 수렴을 거쳐 결정해도 된다. 지금처럼 원내 어느 정당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고 국회선진화법이 계속 유효한 상황에서 국회와 대통령이 대립하면 국정은 교착상태를 면치 못한다. 이런 경우를 염두에 두면 대통령제보다 내각제나 내각제 요소를 더 가미한 권력구조가 적합할 것이다. 국회 헌정 발전 기구가 가동되면 지금의 소선거구제 외에도 다양한 선거제도를 논의,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더 촘촘하게 반영할 수도 있다. 원 구성도 차일피일하는 20대 국회에 개헌 문제까지 논의하라고 주문하는 것은 무리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아직 대선 구도가 정립되지 않았지만 유력 대권주자들이 개헌에 관한 소신을 밝히는 국면이 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각 정파가 국회를 대선 고지의 교두보로 삼고 대중영합 입법에 경쟁적으로 뛰어들면 20대 국회는 19대 식물국회보다 더 못한 ‘나라를 망치는 국회’가 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것이나 지금 남미 국가들이 쇠락하는 원인도 귀족이나 정치 엘리트들이 이기주의에 빠진 대중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재정을 파탄시켰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는 저성장의 장기 침체, 청년 일자리 부족, 저출산 고령사회 진입 등 난국을 맞고 있다. 여차하면 깊은 수렁에 빠질 수도 있는데 벌써부터 표밭을 겨눈 ‘포퓰리즘 입법’들이 춤을 추고 있다. 대통령의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20대 국회는 출범부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여야가 합의하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황금 분할의 의석 분포는 잘 쓰면 한국의 의회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보약이 되겠지만, 잘못 쓰면 돌이킬 수 없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20대 국회는 협치를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지금의 낡은 대의정치의 기제를 개별 국민의 정치적 의사가 순식간에 집단지성으로 공론화하는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시대에 맞게 과감하게 리모델링할 때가 왔다. 주필
  • [서울광장] 수주 못 하면 조선사 살릴 명분 없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수주 못 하면 조선사 살릴 명분 없다/최용규 편집국 부국장

    빠르게 진행될 것처럼 보였던 조선(造船)사 구조조정이 터널 속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인위적인 M&A는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어디를 죽여야 하느니, 살려야 하느니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니 10만여명의 조선산업 종사자는 물론이고 수십만명의 그 가족들이 가슴을 졸일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조선산업은 무엇인가. 고용 창출 산업이자 외화가득률을 높여 주는 고부가가치 창출 산업이다.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몇 안 되는 업종 중 하나다. 이것이 대한민국에서 조선산업이 갖고 있는 위상이며 영향력이다. 함부로 칼을 대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세계시장을 지배했던 일본의 조선산업이 불과 10년 만에 한국에 주도권을 넘겨주고 사실상 절멸(?滅)하다시피 했는지를 잘 헤아려야 하는 이유가 또 여기에 있다. 일본 조선산업의 추락 과정을 되짚어 보면 우리가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1985년 9월 뉴욕에서의 플라자 합의로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조선산업은 몰락의 길로 들어섰다. 엔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이 급속히 약화됐는데도 인건비가 치솟자 노동집약적인 조선소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일본은 배를 만드는 설비인 도크를 73기에서 47기로 줄였고 기술 인력을 잘라 냈으며 설계비용을 줄이기 위해 제품을 중소 벌크·유조선으로 표준화했다. 일본의 설계 표준화 정책은 이 두 가지 선박의 경쟁력을 높여 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판단의 오류에 의한 소탐대실이었음을 세계 조선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이 두 종의 선박 외에 경쟁력 있는 다른 배는 만들지 못하는 결정적 우를 범한 것이다. 일본의 재앙은 우리에게 복이 돼 세계 1위의 조선 국가로 우뚝 설 수 있는 기회가 됐다.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는 선주들이 요구하는 맞춤형 설계를 하면서 일본을 규모나 기술력 면에서 앞지르게 됐다. 굳이 일본의 실패를 늘어놓는 것은 명확한 진단 없이 제 살을 도려내는 우를 범하지 말자는 뜻에서다. 우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발주 선박을 다 쓸어 담다시피 해도 이들이 결코 만들지 못하는 배가 있다. 1만 8000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첨단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선인 LNG선은 국내 조선 3사 말고는 중국은 물론이고 일본조차 흉내 낼 수 없다. 이들 선종(船種)의 독보적인 기술력이야말로 우리 조선산업의 장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다. 우리 조선사들은 이러한 귀중한 자산을 밑천으로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 조선산업의 미래가 있음을 증명해 내야 한다. 지금 아무리 구조조정을 잘해도 단 한 척의 배도 수주하지 못한다면 조선산업을 살릴 까닭이 없지 않겠는가. 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이달 6일부터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선박전시회에 참가해 수주에 나선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이 전시회(포시도니아)에는 해외 선주와 조선소를 연결해 주는 선박 브로커, 기자재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의 정성립, 삼성중공업의 박대영 사장과 현대중공업의 가삼현 부사장은 사활을 걸고 여기서 수주절벽을 타개해야 한다. 해외 거물급 선주들이 글로벌 업황 부진 속에서 배를 맡긴다는 것은 그만큼 그 조선사를 믿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걱정스런 눈으로 구조조정을 바라보는 국민에게도 백 마디 말보다 중요한 판단의 잣대가 될 것이다. 수주 못지않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자구 노력에 뼈를 깎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이 직원 임금을 삭감하고 플로팅 도크 매각, 방산 분리 상장이라는 추가 자구계획안을 채권은행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력을 회복시켜 하루빨리 새 주인을 찾아 주는 것이 대우조선 정상화의 해법이다. 현대중공업이 인력 3000명 감축안을 냈고, 삼성중공업도 설비와 인력 감축안을 제출한 상태다. 잘했네, 못했네 해도 산업 구조조정의 경험이 가장 많은 데가 산업은행이다. 산업은행이 소신을 갖고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밀어 줘야 한다. 뒷감당을 하지도 않을 거면서 어설프게 법정관리 운운하는 쪽을 경계해야 한다. ‘변양호 신드롬’에 갇혀 보신(保身)하다간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에 처할 수 있다. ykchoi@seoul.co.kr
  • [비즈+] 해외계좌 미신고 과태료율 20%

    국세청은 10억원이 넘는 해외 금융계좌의 미신고 및 축소신고 과태료율이 기존 최대 10%에서 20%로 올랐다고 31일 밝혔다. 또 해외 계좌에 있는 금액의 출처를 제대로 소명하지 못하는 경우에 추가되는 과태료율도 똑같이 10%에서 20%로 올랐다. 미신고로 걸리고, 출처까지 소명하지 못하면 최대 40%까지 과태료를 부과받을 수 있다. 특히 미신고 또는 축소신고 금액이 50억원을 넘으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 이하의 벌금 처벌을 받을 수 있다.
  • ‘대박’ 숙종 최민수 이어 경종 현우가 왕위 계승 ‘장근석-여진구 씁쓸’

    ‘대박’ 숙종 최민수 이어 경종 현우가 왕위 계승 ‘장근석-여진구 씁쓸’

    ‘대박’ 숙종 최민수의 뒤를 이어 현우가 왕이 됐다. 31일 방송된 SBS ‘대박'(연출 남건, 극본 권순규)에서는 경종(현우)이 왕위를 계승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다. 앞서 숙종(최민수)은 승하했고 그의 뒤를 이어 경종이 왕위에 올랐다. 이날 왕위 계승식에서 김창집(이재용)은 “세자 이윤을 새로운 임금에 명하노라”라고 선언했고, 연잉군(여진구)과 백대길(장근석)은 이 모습을 지켜보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인좌(전광렬)는 왕이 된 경종에게 “옥좌에 앉은 전하를 알현하니 소신 참으로 감개무량하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에 경종은 “자넨 약조를 지켰다”고 흐뭇해하며 “그때 자네가 말했지. 과인의 마음만 받겠다. 그 마음 지금도 그대로인가”라고 이인좌를 떠봤다. 이인좌는 “전하를 모시겠다 맹세했던 그 마음 한치 변함없음을 목숨 걸고 맹세할 수 있다”며 충성을 다짐했다. 지난 방송에서 숙종(최민수)는 죽음을 앞에 연잉군을 불러 “언젠가 옥좌에 앉을 이는 너다”라고 강렬한 마지막 이야기를 남긴 바 있다. 사진=SBS ‘대박’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원전 백지화·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작업복 입고 현장 속으로

    [자치단체장 25시] 원전 백지화·신재생에너지 메카로… 작업복 입고 현장 속으로

    지역 토박이 김양호(54) 강원 삼척시장의 평소 근무복은 민방위복이나 산불진화복이다. “현장에 가서 들으면 답을 찾을 수 있다”는 소신으로 늘 주민과 함께하며 현장 소통행정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어민들의 조업 현장, 항포구 어판장, 새벽시장 등 민생현장을 제일 먼저 찾아 체험과 함께 생생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행정을 이끌고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 건설 백지화’를 선언하며 시장에 당선된 뒤 태양광·풍력 등을 기반으로 한 신재생에너지도시 청사진을 하나하나 실천해 가고 있다.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2020년 에너지 자립도시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다·동굴 등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해양관광도시 만들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전국 아름다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새천년해안도로 등을 기반으로 전국 최고 휴양·힐링의 도시 만들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유의 친화력과 소탈함을 갖추고 8년간 강원도의원을 지내며 쌓은 지방행정 경험이 강점이다. 뚝심 있게 ‘시민중심! 행복삼척’를 실천하는 김 시장과 지난 11일 동행했다. ‘최대 과제’ 원전 공사장 직접 챙겨 김 시장의 하루는 새벽 장호항을 찾는 일부터 시작됐다. 새벽 5시, 그다지 크지 않은 아담한 어항이지만 밤새 조업에 나섰던 배들이 몰려들면서 왁자지껄하게 항구는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밤새 잡은 각종 고기를 어판장에 내는 어민들을 만나 격려하고 힘을 돋우는 김 시장의 모습은 영락없는 어촌 형님이다. ‘배 접안시설의 어려움은 없는지, 경매가격은 제대로 나오는지, 판로는 문제가 없는지….’ 김 시장은 그렇게 주민들과 소통하며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챙겼다. 출근 뒤 실·국장회의와 사회단체장 접견을 하고 곧바로 원전 후보 예정구역으로 남아 있는 근덕면 부남리와 동막리를 찾았다. 공사를 하다 중단된 허허벌판이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수년째 잡초만 무성하다. 청정 삼척을 살리겠다며 원전 백지화를 선언한 김 시장의 최대 과제로 남아 있는 현장이다. 김 시장은 “지역 갈등과 혼란을 불러왔던 원자력발전소 건설 문제는 당시 삼척의 역사와 문화, 전통은 물론 환경 파괴를 낳는 무서운 재앙의 예측은 안중에 없이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을 추구했던 몇몇 행정가들의 잘못된 판단에서 시작됐다”면서 “1년 6개월 전 주민 85%가 반대한 원전을 백지화하고 친환경에너지산업의 메카를 만드는 게 최대 과제지만 아직 정부의 입장이 정리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2012년 9월 정부로부터 원전 건설 예정구역으로 고시된 근덕면 부남리·동막리 일대 317만㎡는 2018년까지 결정이 유보된 상태다. 정부는 이곳에 1500㎿급 원전 4기를 건설하겠다며 예정구역으로 지정·고시해 놓고 있다. 부남·동막리는 당초 방재산업단지로 추진되다 다시 원전 건설 후보지역으로 고시되면서 수년째 재산권 행사는 물론 고통받는 마을로 남아 있다. 김 시장은 2년 전 취임 일성으로 원전 백지화 정책을 선언하고 청정에너지 친환경도시를 만들겠다고 주민들과 약속했다. 원전 대체에너지로 태양광·풍력 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를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중점 육성해 에너지 자립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청사진도 그렸다. 이를 바탕으로 그동안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에 노력을 기울인 덕에 지금까지 약 18㎿의 신재생에너지가 생산·가동 중이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서 발전사업 허가를 받아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발전 62건 25㎿, 풍력발전 7건 360㎿ 등 모두 69건 385㎿ 규모에 이른다. 태양광은 국내 최고 업체인 한화큐셀 컨소시엄이 하장면 토산리에 사업비 160억원을 들여 8㎿급 발전소를 짓고 있다. 태양광발전 테마파크 등 추진 풍력은 하장면 숙암리 일대에 12㎿ 규모의 풍력발전소가 2012년에 준공돼 가동 중이다. 지난해 판문리 일대에 3.3㎿급 풍력발전소가 완공돼 현재 상업운전 중이며 추가로 3㎿에 대해 발전사업 허가를 얻는 등 모두 7건에 360㎿가 추진되고 있다.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친환경 미래산업으로 농업인들이 토지를 임대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지만 발전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시는 산림훼손이 없는 발전 단지를 조성해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남·동막리 등 원전 예정 후보지도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단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발전 테마파크와 추적식 태양광발전소를 단계적으로 건설하고 태양광발전연구단지, 테마관 건립, 태양광기자재생산단지, 태양광시민펀드, 플라스마석탄가스화력발전, 플라스마발전기자재공장 등 다양한 연관산업을 유치해 고용창출과 지역경기 활성화의 토대를 마련, 친환경에너지 자립도시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함께한 이명기 삼척 공보담당은 “원자력발전소 입지라는 그동안의 지역적 이미지를 탈피, 완전히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발판 삼아 경제도약을 이뤄 과거 4대 공업도시의 옛 영화를 되찾는 게 삼척시의 최대 과제”라고 귀띔했다. 사람·자연 공존하는 생태도시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도시·휴양관광도시 만들기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동해안에서 가장 긴 81.38㎞의 수려한 해안 절경을 살려 미래 먹거리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리스 산토리니에 버금가는 ‘쏠비치호텔 & 리조트 삼척’에서부터 전국 아름다운 관광지 100선에 선정된 새천년해안도로, 맹방 명사십리,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용화~장호 해상케이블카, 초곡 해안 절경 녹색 경관길, 헌화가의 애환을 담은 수로부인공원에 이르기까지 해양관광 벨트를 조성해 전국 최고의 여가와 휴양·힐링의 휴식처로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열린 행정·소통 기구 활성화 피서철을 앞두고 다음달 개장하는 쏠비치호텔 & 리조트는 부지 11만 3579㎡에 리조트 721실(호텔 217실, 콘도 504실), 컨벤션센터, 아쿠아월드 등이 들어선다. 민자 2480억원이 투자됐다. 연간 70만명(투숙률 70%) 이상 이용을 통한 150여명의 고용창출과 1500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리조트에 공급하면서 농어민들 소득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동해~삼척 고속도로 개통, 38번 국도 완공, 포항~삼척 철도 개설 등 교통망이 좋아지면 관광객들은 더 늘 전망이다. 해상케이블카, 국민캠핑장 등 주변 해양관광 인프라가 완료되면서 기대감을 더 높이고 있다. 김 시장은 “198억원이 투자되는 이사부 역사문화 창조사업이 국비지원사업으로 확정되면서 2020년까지 4년 동안 정라진 육향산과 오분항 일대에 우산국 정벌 출항지 조성, 독도 수호관 건립 등도 곧 시행된다”면서“국가사적지 준경묘, 영경묘 등과 함께 귀중한 문화유산 중심지로 자리잡게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김 시장의 소통행정은 ‘이슈현장! 난상토론마당’, ‘주민참여 100인 위원회’, ‘현안사업장 현장설명회’, ‘읍면동 주민과의 대화 마당’ 등 주로 현장에서 이뤄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민·관 간 신뢰를 쌓고 있다. 조례 제정, 예산 집행, 사업 추진, 사업 효과, 시민에게 영향을 주는 사업 예측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에게 열린 행정을 펼치고 어려운 일은 주민들과 서로 소통하는 기구를 구성해 활성화하고 있다. 김 시장은 “열린 행정을 기본으로 하고 원전 백지화와 신재생에너지도시, 해양관광도시 육성 등 전국 최대 휴양·힐링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삼척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특수통 검사’ 홍만표 검찰 소환 “참담하다”…탈세 혐의 사실상 인정

    ‘특수통 검사’ 홍만표 검찰 소환 “참담하다”…탈세 혐의 사실상 인정

    정운호(51·구속)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둘러싼 전방위 ‘법조 비리’ 의혹으로 검사장 출신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가 27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오전 홍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과 탈세 등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오전 9시 52분쯤 검찰청에 나온 홍 변호사는 ‘몰래 변론한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책임질 부분은 책임지고 신속하게 수사가 마무리되도록 협조하겠다”면서 “제기된 몰래 변론 의혹은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탈세 의혹에 대해서는 “퇴임 이후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보니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그 부분도 검찰에서 충분히 설명하겠다”며 사실상 혐의를 인정했다. 홍 변호사는 다만 자신이 ‘전관 변호사’로서 수사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한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특수통 검사’ 출신으로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는 심경을 묻자 그는 “참담하다.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 조사받게 됐는데…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성실히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향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 2013~2014년 정운호 대표가 원정도박 혐의로 경찰과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변호인으로 활동하며 검찰 등에 구명·선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정 대표로부터 수임료로 1억 5000만원을 받았다고 했으나 최근 정 대표가 검찰에서 그보다 더 많이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고액 수임료의 사용처 등에 의혹이 증폭됐다. 또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 부부, 강덕수 전 STX 회장, 임석 전 솔로몬저축은행 임석 회장, 김광전 전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회장,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 등의 비리 사건에서 정식 선임계를 내지 않고 고액의 ‘몰래 변론’을 한 의혹도 있다. 검찰은 홍 변호사를 상대로 이렇게 취득한 수익을 축소신고하거나 누락해 세금을 탈루했는지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홍 변호사가 실소유한 부동산업체 A사의 역할도 조사 대상이다. 그는 A사를 통해 오피스텔·상가 등 100억원대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사가 불법 수임료 ‘세탁·은닉 창구’로 쓰인 게 아닌지, 이 과정에서 탈세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특히 홍 변호사 조사 중간에 정 대표 또는 ‘법조 브로커’ 이민희(56·구속)씨와의 대질 신문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와 서울 D고교 선후배 사이인 이씨는 정 대표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줬다. 검찰은 홍 변호사가 지명수배로 도피 중이던 이씨와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두 사람 사이에 말맞추기나 증거인멸 모의가 없었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증거인멸 사주나 범인도피 방조 등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할 분량이 많다.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조사를 마무리한 뒤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검토할 방침이다. 조사가 끝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관가 블로그] 정책 불신에 환경부 ‘속앓이’

    [관가 블로그] 정책 불신에 환경부 ‘속앓이’

    ‘화학 공포’ 탈취·방향제 확산… 경유값 인상도 난망 위기에 침묵… 피해자와 아픔 못 나눈 장관에도 실망 환경부 공무원들의 ‘속앓이’가 깊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미세먼지, 경유차 배기가스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환경정책에 대한 국민 불안과 불신은 가중되고 있지만,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풀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자괴감 탓이다. 일부 직원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나’라며 무기력감까지 호소한다. ●“환경부 수장 진두지휘 모습 아쉽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비롯된 화학제품 공포 현상은 탈취제와 방향제를 비롯해 생활화학제품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주무 부처의 하나로서 이 같은 사태에 미처 대처하지 못했다는 자성의 분위기도 감지된다. 대통령이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는 대기오염의 주요 원인인 경유 가격을 올리고 산업용 전기료도 인상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역시 실타래처럼 엉키고 있다.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 관련 부처가 서민과 산업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추진 자체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흐르는 양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필요한 대책을 내놔도 주무 부처가 제각각이라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경제논리를 앞세우면 규제행정인 환경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국회 보고할 때도 국민 생각했어야” 환경부 내부에서는 조직 전체의 분위기가 처져 있는 상황에서 윤성규 장관이 보다 적극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일부 관계자는 “환경 수장으로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아쉽다”, “각 사안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를 내거나 추진력을 보이기보다 그림자 행보에만 머무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주요 현안을 국민 앞에서 직접 브리핑하거나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진솔하게 대화하며 설득하는 모습이 아쉽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 직원은 지난 1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가습기 살균제 현안보고에서 윤 장관이 ‘입법 미비에 따른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을 뿐 피해자의 아픔을 나누려는 진정성을 보이지 못해 오히려 불신이 가중된 게 아니냐고 언급했다. 그는 “원인이나 책임을 따지기보다 국민을 생각하는 자리가 됐어야 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도 부처 간 생각이 다른 만큼 장관이 직접 나서 경유값 인상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호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2013년 3월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입각해 재임 3년을 넘겼다. 현 정부 최장수 장관 중 한 명이다. 환경부에서 유해물질과장·환경정책국장·환경과학원장 등을 거쳐 장관에 올랐다. 한 직원은 “자리에 연연할 상황도 아니고 소신과 책임감으로 난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기대했던 선배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황숙주 전북 순창군수

    [자치단체장 25시] 황숙주 전북 순창군수

    황숙주(67) 전북 순창군수는 ‘투철한 공직관’과 ‘청렴’이 삶의 기본철학이다. 행정고시(22회) 출신으로 감사원에서 잔뼈가 굵은 황 군수는 “행정이 바로 서야 지자체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 공직자는 기여·헌신·봉사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 행동하고 개인보다는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공복의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황 군수의 원리원칙 행정과 정도를 걷는 소신은 순창군청과 지역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황 군수가 취임한 이후 순창군 행정의 공정성은 모든 지자체의 본보기가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환자가 발생한 마을을 통째로 격리하기로 결정했던 일화는 전국적인 조명을 받았다. 지난 16일 지역경제 활성화 기치를 내걸고 미래 성장산업 육성, 관광개발, 친환경농업 추진을 위해 현장을 누비는 황 군수의 하루를 동행 취재했다. ‘근면 성실의 표상’인 황 군수는 오전 7시 관사를 나섰다. 그는 이날 순창읍내 전통시장을 둘러보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재해위험시설을 방문했다. 전날 밤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불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서다. 노란색 민방위복 차림의 황 군수는 일제강점기에 건설된 향가터널 연결부위와 인접한 오토캠핑장을 자세히 살펴보며 안전사고 예방에 행정력을 집중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군청으로 가는 길에는 오가는 주민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근황을 묻고 시장 상인들의 목소리도 경청했다. 주민들은 군청에서 각종 전국대회를 유치해 읍내 식당이 활기를 띠지만 숙박업소가 부족해 타 지역으로 빠져나가는 팀이 많다며 대책을 건의했다. ●하위직에 자상… 업무 소홀 간부엔 불호령 8시 30분 군청에 도착하자마자 확대간부회의를 시작했다. 본청 실·과·소·원장은 물론 11개 읍·면장까지 모두 참석하는 자리다. 그는 하위직들에게는 따뜻하고 자상하지만 업무를 소홀히 하는 간부들에게는 불호령을 내려 회의 분위기가 매우 무겁다. 회의는 꼭 보고해야 할 현안 업무와 미진 업무에 대한 대책 위주로 진행됐다. 이는 회의 시간이 절반으로 단축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황 군수는 정확한 어조로 핵심을 짚고 지난주 지시사항을 세심하게 확인했다. 군수가 행정을 꿰뚫어 보고 있어 직원들은 허투루 보고하거나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이날 황 군수는 “2016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내실을 다지는 훈련이 되도록 하라”고 노성호 안전건설과장에게 지시했다. 전귀례 민원과장에게는 “식중독 사고가 우려되는 계절인 만큼 음식점 지도 점검을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신승교 산림과장에게는 “흑염소 농장을 산지 생태축산농장으로 지정해 체험학습장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황 군수의 역점 시책인 건강장수연구소 휴양촌 조성 사업은 설계부터 사업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라며 사업계획을 자세히 살폈다. 이어 결재시간에는 정확한 일 처리와 세세한 부분까지 챙기는 자상한 모습이 돋보였다. 황 군수는 국가 예산 확보 상황을 결재하면서 “중앙부처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측과도 긴밀히 협조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11시에는 지역 21개 기관단체와 기업이 농촌환경을 가꾸는 ‘행복홀씨 입양사업’ 업무협약식에 참석했다. 순창군은 이미 2013년부터 ‘클린 순창 운동’을 추진해 쓰레기 배출량이 크게 감소하고 농촌 폐비닐 수거량도 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군청에서도 일회용 컵 등이 퇴출됐다. 점심 시간도 행복홀씨 사업의 연속이었다. 이날 참석한 사회단체 대표들과 읍내 음식점에서 식사하며 행복홀씨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방향에 대해 의견을 듣고 논의했다. 황 군수는 “자신이 사는 지역을 자신의 손으로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다 보면 생활환경 개선은 물론 공동체 의식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오후 1시 30분에는 장류사업소에서 열린 ‘소스박람회 후속조치 보고회’에 참석했다. 소스산업은 황 군수가 순창군의 전통산업인 장류 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특수시책이다. 전통 장류를 세계인의 식탁에 올리는 명품 소스로 발전시키는 사업이다. 황 군수는 이날 보고회에서 “전통 장류 사업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소스 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을 주문했다. 이달 초 개최된 세계소스박람회의 성과와 문제점도 행사 관계자들과 함께 점검하고 발전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앙기에 직접 묘판 실어주며 농민 격려 보고회가 끝나자마자 우렁이 농법으로 친환경 쌀을 생산하는 금과면 영농현장을 방문했다. 황 군수는 뜨거운 오후 햇살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앙기에 묘판을 직접 실어주며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했다. 장화를 신고 논두렁에 나가 친환경 농업의 애로사항도 듣고 모내기 추진상황도 보고받았다. 이어 황 군수는 건강장수연구소를 방문했다. 이곳은 건강한 식생활 연구, 농촌의 생활문화 및 사회적 생활 환경연구, 건강힐링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장수고을인 순창군의 특색을 살려 힐링 거점지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지난 4월 문을 연 건강장수체험과학관은 생로병사를 테마로 생명의 신비와 건강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과학관이다. 당뇨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밥상 등 당뇨병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표 의식 않고 안 되는 것엔 “안 된다” 확실히 오후 5시 30분이 돼서야 황 군수는 군수실로 돌아왔다. 그는 쉴 틈도 없이 결재와 민원인 접견을 시작했다. 각종 민원은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정확하게 답을 준다. 황 군수는 선거직 단체장이지만 표를 의식하지 않고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답한다고 소문났다. 직원들도 잔머리 쓰지 않고 장난치지 않는 군정에 대해 자부심이 대단하다. 황 군수는 5월 중순의 긴 해가 서산에 걸리는 7시 가까이 돼서야 퇴근 준비를 했다. 그렇다고 일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 밖에서 보는 직언과 쓴소리를 듣기 위해 저녁 식사 자리로 떠나는 황 군수의 뒷모습에서 끊임없이 지역 발전을 고민하고 발로 뛰는 투철한 군정 철학을 엿볼 수 있었다. 순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심상정 “상시청문회로 행정부 마비된다는 말, 도둑이 제발 저린격”

    심상정 “상시청문회로 행정부 마비된다는 말, 도둑이 제발 저린격”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는 23일 국회법 개정안(‘상시 청문회법’)에 대해 청와대가 우려하는 것과 관련, “(이 법이 시행돼 국회에서) 365일 청문회가 열리면 행정부가 마비된다는 말은 도둑이 제 발 저린 격”이라고 비판했다.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된 국회법 개정안은 이날 국회에서 정부로 넘어올 예정이며, 여권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그 말은) 행정부가 마비될 만큼 큰 잘못을 많이 저질렀다는 고백”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심 대표는 “선진 정치에서 청문회는 의회 활동의 중추를 이룬다”면서 “국회법 개정의 핵심 내용은 (이처럼) 국회 상임위에서 중요 안건과 소관 현안에 대해 상시로 청문회를 열 수 있게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문회가 상시화되면) 공무원들이 소신 있게 일하지 못한다는 말도 가당치 않다”며 “일방 독주로 질풍노도 하던 집권세력의 부담 심리를 모르진 않지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총선 이전처럼 계속해서 국회 위에 군림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국무회의에서 상시 청문회 법을 처리하고 (순방을) 떠나시기를 강력히 권고 드린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아직 어떻게 한다고 결정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정부 내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식의 강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는 아직 ‘검토 중’이라는 신중론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정 대변인은 “개정안이 오면 법제처에서 검토할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개국과 프랑스 순방 직후인 다음 달 7일 국무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냐는 물음에도 “국회법과 관련해 제가 알기로는 어떤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상시 청문회법, 협치 뒤흔들 ‘태풍’

    野 “靑 거부권 행사 땐 민의 짓밟아”… 정치권 정면충돌 ‘제2 국회법’ 파동 이른바 ‘상시청문회’법이 20대 국회 개원을 앞둔 정치권의 ‘태풍의 눈’으로 비화하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이 지난해에 이은 ‘제2의 국회법’ 파동으로 번지며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 20대 원 구성 협상과 맞물려 여야 협치가 시험대에 올랐다. 여소야대로 전환된 정국이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에 이어 위기를 맞은 형국이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20일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쉽게 할 수 있도록 길을 터 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각각 ‘행정부 마비법’, ‘20대 개원과 동시에 개정 추진’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과 야당은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면서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나.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 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렇게 큰 변화가 예상되는 법을 선진화법과 마찬가지로 19대 국회 마지막에 어수선할 때 여야 합의 없이 의장이 독단적으로 상정, 통과시킨 게 문제”라며 “20대 국회에서 개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 의장은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 대해 “의장 권위를 무시하는, 스스로 누워서 침 뱉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정 의장은 직권상정 논란에 대해서도 “의장이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이 아니다”라며 “법사위를 통과하면 특별한 하자가 없는 이상 본회의에 (의사)일정을 잡아야 하고, 그 일정을 잡는 건 전적으로 의장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우리 당은 상임위 차원의 청문회가 (재적 위원) 3분의1 이상(요구 시 개최할 수 있는 것)으로 허용됐다 하더라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근본적으로 국회를 무시하고 총선 민의를 또 한 번 짓밟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청와대 측은 “거부권 행사는 현재로선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국회가 정부로 법안을 넘기면 그때 가서 대응 절차를 판단해 봐야 한다”고만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靑 “상시 청문회법, 행정부 마비…즉시 개정돼야” 반발

    靑 “상시 청문회법, 행정부 마비…즉시 개정돼야” 반발

    청와대는 전날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된 상시 청문회 개최를 가능하게 한 국회법 개정에 대해 20일 “행정부를 마비시키는 법안인 만큼 즉시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상시 청문회법’으로 불리는 이 법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접 발의한 것으로 국회 상임위가 법률안 이외의 중요한 안건의 심사나 소관 현안의 조사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청문회를 상시적으로 개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법률안의 심사를 위해서 3분의 1의 요구가 있을 때, 그리고 중요한 안건의 심사를 위해서 과반수가 요구할 때 상임위가 청문회를 열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중요 안건’이 아니더라도 상임위 소관 현안이기만 하면 과반수 의결로 청문회를 열수 있게 된다. 입법부가 행정부의 국정 통제권을 실효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매 현안마다 상임위 차원에서 청문회를 개최할 경우 공무원이 어떻게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입법부의 권한이 너무 비대해지고, 행정부가 거의 마비상황에 올 수 있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정쟁의 목적으로 청문회를 활용할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행정력에 마비가 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상시 청문회법이 전날 충분한 검토과정을 거치지 않고 졸속으로 처리됐다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된 뒤 브리핑을 통해 '정 의장이 여야 합의를 무시하고 국회법 개정안을 독단적으로 안건 상정했다“면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조선일보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시절에 합의된 것이고 이번 본회의에서도 비박계의 찬성표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상시 청문회법은 20대 국회 운영에 관한 법률인데 19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졸속으로 처리됐다“면서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즉시 개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정연국 대변인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여러 언론이 많은 문제점을 지적해줬던데 검토를 해보고 드릴 말씀이 있으면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박완수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새누리당 박완수

    “책임 완수, 박완수.” 새누리당 박완수(경남 창원 의창) 당선자는 19일 자신의 이름에 걸맞게 20대 국회에서 주어지는 일들을 모두 완수해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의원으로서 임기를 지키는 것이 ‘책임 완수’라는 소명을 다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박 당선자는 두 차례 경남지사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지사에게 석패했지만 여전히 차기 경남지사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계파는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된다. Q. 나에게 정치란. A. 삶. 입법권을 갖고 불합리한 제도와 법령을 고치는 것이 정치라면 정치는 바로 삶이다. 법 개정은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큰 정치보다는 작은 정치, 생활 정치에 관심이 많다. Q. 내 정치의 원동력은. A. 내 이름 ‘완수’. 살아오면서 기본과 본분에 충실했다.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완수한다는 의미다. 무슨 일이든지 맡기면 꼭 해낸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래서 ‘책임 완수’ 박완수다.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는 편이다. 정치인으로서 여우 같은 면모가 다소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점이 오히려 의정 활동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소신을 뚜렷하게 밝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지 않겠나.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하겠다. Q. 정치적 목표는. A. 욕 안 먹기.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크다. 욕먹는 건 예삿일이 됐다. 그래서 국민에게 욕 안 먹고 일 제대로 하는 의원이 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기존에 보지 못한 새로운 의원상을 확립해 ‘박완수는 확실히 다르다’는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 시선을 끌기 위해 의도적으로 튀는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Q. 중점 추진 정책은. A. 일본식 행정 시스템 솎아 내기. 현행 행정제도와 시스템들이 일제시대 때 만들어져 건국 이후에 짜깁기식으로만 고쳐졌지 기본적인 틀은 바뀌지 않았다. 노동·복지 시스템도 수십년 전 짜인 틀과 제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선진국 진입 문턱에만 머물러 있는 원인이 바로 여기에 있다. Q. 당선돼 행복한가. A. 행복해선 안 된다. 개인적인 성취감 측면에선 행복해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마냥 행복감에 젖어 있을 순 없다. 의원에게 각종 혜택과 권리가 주어지다 보니 너도나도 하려고 하는데, 의원을 안 하려고 하는 시대가 와야 한다. Q. 롤 모델은. A. 세종대왕. 역사상 애민 정신이 가장 강했던 분이다. 남긴 업적도 개인의 성취가 아닌 백성을 위한 것들이었다. 항상 솔선수범했고 신하의 의견을 많이 들었다는 얘기가 세종실록에 구구절절 나온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표상으로 삼을 만하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프로필 ▲1955년 경남 통영 출생 ▲마산공고·경남대 행정학과 ▲행정고시(23회) ▲합천군수 ▲김해부시장 ▲창원시장(3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수요 에세이] 좋은 규제, 나쁜 규제/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수요 에세이] 좋은 규제, 나쁜 규제/한만희 전 국토교통부 차관·서울시립대학교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손톱 밑 가시’, ‘암 덩어리’, ‘목숨 걸고 완화해야’ 등. 모두 정부의 규제를 둘러싸고 나온 이야기들이다. 규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이 표현들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경제도 발전해야 하고 사회도 척척 돌아가야 하는데 규제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움직이지 않으니까 모두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왜 공무원들은 그렇게 규제 완화에 소극적일까. 그 이유를 살펴보려면 우선 완화할 수 있는 규제와 완화해서는 안 되는 규제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환경이나 보건, 안전에 관한 규제들이 후자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교통 분야의 경우 미국에서는 교통안전에 관한 규정은 강화하는 반면, 운수업의 경영에 관한 규제는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즉 안전 규제는 좋은 규제, 경영 규제는 나쁜 규제로 보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식으로 정리해 나가면 규제 완화가 쉬울 듯싶고 이를 게을리하는 공무원들만 지적하면 될 것 같아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 구분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많은 경영 관련 규제가 각 업종의 활동 영역과 맞물려 있어 완화하는 경우 업종 간에 큰 다툼을 초래하게 된다. 최근 논란이 되는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분야 진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규제를 완화하면 지역 간 다툼이 발생하게 된다. 수도권 관련 규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주택 건설을 늘리기 위해 용적률을 완화했더니 일조권을 침해받았다고 소송이 빈발하기도 한다. 풍력발전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 사례처럼 무엇을 우선시해야 할지 애매한 경우도 있고, 원격진료나 교육 개방과 같이 특정한 가치관에 따라 반대가 심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쉽지 않은 퍼즐을 풀 수 있는 주인공이 공무원들인데 이들이 잘 나서려 하지 않으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은 규제 완화나 정책 변경을 섣불리 했다가는 특혜를 줬다는 오해를 받기 쉽고, 자칫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점을 그동안의 학습 효과로 잘 알고 있다. 무슨 문제만 생기면 ‘인재’(人災)라며 희생양을 찾는 사회 분위기가 바뀔 것 같지 않고,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움직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적극적으로 일을 하게 할 수 있을까. 필자는 공무원들이 양심을 갖고 성실히 일만 하면 감사나 이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전에 미국의 한 부처에 파견돼 그곳 공무원들과 지낸 적이 있다. 수천 명의 직원 중 100명 정도가 변호사로 구성돼 있는데, 이들이 각 부서가 진행하는 업무에 법률 자문을 해 국가 소송이 발생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었다. 또한 재무회계 부서에는 계약된 회계사들이 배치돼 회계장부를 점검하고 다소 미심쩍은 부분은 확인과 수정을 해 나가는 것을 보았다. 미국과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도 주요 정책 결정이나 집행 과정에 전문가들이 수시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한다고 본다. 또한 감사의 방향도 일부 부작용에만 집중해 불이익을 주려 하기보다는 성과는 무엇인지, 다른 방안은 없었는지를 함께 고려해 책임 여부를 따져야 한다. 특히 여론의 변화나 정치적 고려 때문에 소신껏 일한 정책 담당자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은 없도록 해야 공무원들의 적극적 자세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공무원 스스로의 적극적인 자세 변화를 부탁하고 싶다. 그 많은 규제 완화나 정책 변화 요구는 지금 상태로는 급변하는 세계 정치나 경제구조 속에서 우리가 버티기 힘들다는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껏 해 오던 방식만으로는 발전은커녕 제자리 유지도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를 넘어 이제는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마련해 나가려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그렇게 하다가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본인이 불이익을 받을 우려도 있겠으나 안전한 여건이 다 갖춰지길 기다릴 여유가 없으므로 그동안 헌신해 온 것처럼 공무원들이 앞으로의 발전에도 앞장서 주길 바라는 것이다. 결국 좋은 규제, 나쁜 규제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세계와 경쟁할 수 있도록 틀을 새롭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여기에 전문가인 공무원들이 앞장서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 압박에도 귀 닫은 보훈처장…“재고 없다” 선긋는 청와대

    압박에도 귀 닫은 보훈처장…“재고 없다” 선긋는 청와대

    우상호 “보수의 영웅 되고 싶나” 5·18 기념식 식순 팸플릿 인쇄 박승춘 “독단적 결정 아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문제를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7일 야당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에 대한 사퇴 압박을 이어 갔다. 하지만 박 처장은 “다른 대안이 없다”며 맞섰다. 청와대 역시 “재고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번 보훈처의 결정을 ‘보훈처장의 항명’으로 규정했다. 우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레임덕까지는 모르겠는데 박 처장이 청와대의 지시를 안 받아들인 건 분명하다”며 “보수의 영웅이 되고 싶은가 보다”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대통령 지시도 안 받고 혼자 영웅이 되려는 사람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느냐”며 해임촉구결의안 추진 방침을 재확인했다.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유지 방침을 결정하며 각계 의견을 수렴했다고 밝혔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보훈처는 의견 수렴 시 민간 자문교수 70여명, 시민단체 100여곳과 접촉했으나 대부분 제창을 반대하는 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밀어붙이기식 결정에는 박 처장이 그 중심에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육군 중장 출신인 그는 2011년 보훈처장에 임명된 이후 소신과 독단 사이에서 각종 논란을 일으켜 왔다. 박 처장은 이날 정치권의 논란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 봤지만 현재 방법 외에 다른 대안을 찾기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그는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대통령 지시를 수행하기 위해 주말도 반납하고 수많은 의견 수렴을 거쳐 방향을 정한 것”이라며 “독단적 결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유공자를 위한 업무를 하는 보훈처가 보훈단체가 행사에 불참하고 애국단체가 반대하는 결정을 하기는 어려웠다”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보훈처는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을 식순에 넣은 5·18 기념식 안내 팸플릿 인쇄에 들어갔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국가 발전과 민생 안정을 위해 여야와 청와대 간에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의 재고 요청과 관련해서도 “보훈처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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