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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히트상품 ‘獨월드컵이 키워드’

    올해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으로 ‘복원된 청계천’을 꼽은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렇다면 2006년에는 어떤 상품들이 대박을 터트릴까. LG경제연구원은 23일 내놓은 ‘2006년 히트상품 예측’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독일 월드컵과 희망과 재미를 찾는 소비 트렌드, 고령화 사회에서 나타나는 수요 변화 등이 히트상품을 결정하는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면서 “신개념 디스플레이와 독일 관련 상품, 영거루킹, 프로튜어, 에스닉푸드 등 10개 주제어가 히트상품 출현에 영향을 미칠 핵심 요인”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우선 독일 월드컵 개최에 따른 ‘월드컵 특수’를 예상하면서 대형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요 증가를 꼽았다. 또 독일 맥주, 독일 소시지, 독일 여행상품 등 독일 관련 테마들이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젊음을 위한 상품 수요도 더 강력해 질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콜라겐 음료, 발기부전 치료제 등 ‘영거 루킹(younger looking)’과 관련된 상품 등이 지속적인 관심을 받을 것으로 봤다.전문가 못지 않은 식견을 자랑하는 ‘프로튜어(프로페셔널+아마추어)’들도 인터넷에서 블로그와 미니홈피를 통해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 음식에 대한 체험과 더불어 이국적 감성 소비를 자극하는 ‘에스닉푸드(ethnic food·외국민속 음식)’ 레스토랑이 내년에도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에스닉푸드점은 기존의 패밀리 레스토랑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관측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아침해결 이곳에서] 삼성역

    서울 강남 삼성역 주변의 맛집은 코엑스몰에 몰려 있다. 다양한 음식을 한 자리에서 접할 수 있어 ‘낙원’이나 다름없다. 다만 오픈 시간이 대부분 오전 7∼11시로 들쭉날쭉해 미리 체크해 보도록. 삼성역 주변에 자리한 파파존스 피자, 커뮤니케이션 웍스, 미스터피자, 예스 커뮤니케이션, 오길비 PR, 한국 크로락스 직원들이 추천한 아침맛집을 다녀왔다. ●샌드위치점 다 모여라 코엑스에는 샌드위치점이 여러 곳 있다. 각자 독특한 특성을 갖춰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리틀제이콥스(556-5880)는 샌드위치와 커피를 접목시켰다. 커피값은 다른 곳보다 저렴한 1800∼3200원이지만, 샌드위치는 3200∼4300원으로 비싸다. 아침에는 세트메뉴를 내놓고 있다. 오전 7시에 문을 연다. 오전 8시에 오픈하는 그린위치(6002-3456)는 신선하고 저렴해 발디딜 틈이 없다. 햄·에그·치즈 샌드위치와 햄&치즈 베이글이 2900원. 모든 메뉴를 주문받은 뒤 즉석에서 조리해 신선하다. 필리스델리(6002-6674)는 차가운 샌드위치가 아니라 철판에서 요리하는 쿡샌드위치 전문점이다. 당일 배달되는 신선한 야채만을 사용한다고. 오전 10시30분에 문을 열지만, 오후 11시까지 영업한다. 샌드위치와 음료가 5500∼7500원. 고급스러운 햄버거를 먹고 싶다면 크라제버거 아셈점(555-7808)을 추천한다. 한 개에 5500∼8500원이라 매일 찾기는 부담스럽지만, 달콤한 소스에 신선한 재료가 어울려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음료는 리필이 가능하니까 친구끼리 나눠먹어도 좋다. 옥에 티는 사람이 많아 자주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음식을 즐기다 한식·중식·일식은 물론 다양한 음식을 섞어놓은 퓨전 음식도 인기다. 그러나 대부분 오전 늦게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오므토 토마토(6002-6446)가 대표적. 이곳은 40가지가 넘는 오므라이스를 7000∼1만원에 내놓는다. 소시지, 돈가스, 스테이크 등 다양한 토핑을 오므라이스에 올린다. 선릉역 사거리에서 강남구청 방면으로 30m쯤 가다 보면 맞닿는 성원빌딩 지하 1층에 자리한 황토군 토당면 오다리(555-4985)는 라면 전문점이다. 라면을 다양한 재료와 양으로 판매한다. 우선 맛은 순한 맛부터 매운 맛까지 단계별로 선택할 수 있다. 양은 절반부터 한개, 한개반, 곱배기까지 판다. 토핑도 맘대로 골라먹는다. 계란·떡·햄·치즈·순두부 등 10가지. 하나는 공짜고 추가할 때마다 300원씩 받는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지하 1층에 자리한 베즐리 피자카페(3467-6364)는 화덕에 구운 담백한 ‘프리마베라 피자’와 신선한 샐러드를 내놓는다. ●순대국으로 속을 풀자 삼성역 주변에는 소문난 순대국 집이 몇 곳 있다. 경기고 사거리 주변에 신의주찹쌀순대(564-9292)는 따끈한 국물이 일품. 푸짐한 순대국을 뚝딱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하다. 순대국은 6000원. 순대국을 먹을까, 순대를 먹을까 고민스럽다면 정식을 주문하년 된다.9000원으로 비싸지만, 순대국도, 순대나 고기도 넉넉하다. 박서방(568-9205)순대는 포스코 맞은 편에 있다. 매장이 좁아 줄을 서는 것은 물론이고, 혼자 가면 합석을 당연히 각오해야 한다. 오전 9시에 문을 연다. 전주시원콩나물국밥(508-3013)은 오전 7시면 오픈한다. 도심공항터미널 건너편에 있다. 매일 새벽 전주에서 국산 콩만으로 키운 ‘거꾸로 자라는 콩나물’을 직송해 받는다. 지하수만 사용해 싹을 튀운 뒤 3∼4일 동안 거꾸로 키워 썩는병을 방지했다. 또 줄기가 가늘고 잔뿌리가 없다. 그래서 다른 국밥집 보다 콩나물이 연하고 맛있다. 전국 체인점인 조마루 뼈다귀 해장국(566-8288)도 많이 찾는다. 양이 푸짐하고 뼈다귀에 붙은 고기도 많아 단골이 많다. 삼성역 4번출구 글라스타워 뒤편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24시간 영업이며 값은 5000원. 삼성의료원 사거리 먹자골목 중간쯤에 위치한 황태칼국수(445-1411)는 국물이 시원하고 담백하다. 술먹은 다음 날 면이 먹고 싶으면 가볼 만하다.5000원. 오전 8시30분에 문을 연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맑은 서울 만들기

    서울시가 시민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청계천의 맑은 물로 시민들의 마음을 한층 밝게한데 이어 시민들의 차량이용을 감소시켜 대기 오염 줄이기에 나선다. 내년 6월부터는 승용차 자율요일제에 참여하는 시민들에게 자동차세 5%를 감면해 줄 계획이다. 또 지하철, 병원, 도서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실내도 도심처럼 맑은 공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는 조례 제정에 나서 시민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실내공기질 기준 20% 강화 서울시의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기준이 국가 기준보다 최고 20%까지 강화된다. 서울시는 22일 ‘서울시 다중이용시설 실내 공기질 유지 기준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하철역·찜질방·병원·도서관 등 서울시내 다중이용시설은 ▲미세먼지 100∼180㎍/㎥(100∼200㎍/㎥)▲이산화탄소 900∼1000ppm(1000ppm 이하)▲포름알데히드 100∼120㎍/㎥(120㎍/㎥ 이하)▲일산화탄소 9∼20ppm 이하(10∼25ppm)의 실내 공기질을 유지해야 한다. 괄호안은 국가기준. 신규 시설은 내년 6월30일, 기존 시설은 2008년 12월30일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며, 위반시 200만∼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또 새집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을 측정, 공고 이행 여부를 점검할 방침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요일제 車 세금 5% 감면 서울 시내 승용차 자율요일제 참여차량은 내년 6월부터 자동차세를 5%씩 감면받게 된다. 서울시는 최근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는 비영업용 승용차에 대해 자동차세를 5% 감면하는 내용의 ‘시세감면조례’ 개정안을 심의·의결했고 22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이달부터 감면혜택을 부여할 예정이었지만 조례 개정의 전제 조건인 ‘전자스티커 인식시스템(RFID)’ 구축이 늦어져 내년 6월분부터 감면안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배기량별로 800㏄ 이하는 4130원,1500㏄ 이하는 1만 3620원,1600㏄ 이하는 1만 4540원,2000㏄ 이하는 2만 5970원,3342㏄이하는 4만 7780원을 각각 감면받게 된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광안리 백사장 ‘빛 미술관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국내 최대 규모의 환상적인 불꽃 쇼를 선보였던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일대가 세계적인 예술작품을 빛과 영상으로 구현하는 ‘야외 빛 미술관’으로 단장된다. 부산시는 21일 광안리 야간경관 조명 국제디자인 현상공모에서 알 디자인 컨소시엄이 제출한 ‘바다·빛 미술관’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내년 말까지 40억원을 들여 광안리해수욕장의 백사장과 수면, 광안대교에서 쏘는 레이저와 영상 등을 통해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전광판에 흐르는 텍스트 작업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개념미술가 제니 홀저 등 국내외 예술가 5명의 대표작을 연중 선보일 계획이다. 백남준의 대표작 ‘디지테이션(Digitation)’이 해안에 높이 10m, 넓이 5.2m규모로 설치돼 뉴 미디어와 자연, 예술의 만남을 표현한다. 조각가 심문섭의 작품으로 새로운 삶과 미래의 꿈을 나타내는 ‘섬으로 가는 길’을 조명시설이 갖춰진 바지선 위에 나무와 구조물로 표현하고 원격제어시스템을 통해 움직이게 한다. 백사장에 설치된 영상장비에서 쏘아 수면에 나타나게 하는 홀저의 ‘디지털 빛의 메시지’는 따뜻하고 미래지향적인 텍스트를 제공하게 된다. 해안에는 베를린 포츠담 광장과 파리 퐁피두센터 광장, 중국 자금성 등에 설치된 프랑스의 장 피에르 레이노의 대형 화분인 ‘생명의 원천’이 높이 5m, 넓이 5.4m크기로 등장해 세계적인 관광상품이 될 전망이다. 프랑스 노르망디교의 조명을 맡았던 얀 카슬레가 광안리해수욕장의 산책로를 따라 2㎞에 걸쳐 화려하면서 은은한 경관조명을 선보인다. 백사장 중앙에 들어설 배 모양의 구조물에 설치되는 가로 4m, 세로 6m 크기의 돛 3개는 대형 스크린 역할을 해 샤를 드모의 작품 ‘영상 인터렉티브’를 상영한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여자프로농구 2005] 삼성생명 ‘진땀승’

    올 신인드래프트 1순위로 뽑힌 ‘슈퍼루키’ 김정은(18·신세계·181㎝)이 화끈한 성인무대 신고식을 펼쳤다.21일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삼성생명과의 경기에서 16점 9리바운드로 양팀 통틀어 토종 최다득점 및 리바운드를 따낸 것. 하지만 첫 술에 승리까지 맛보진 못했다. 연장까지 몰고 갔지만 ‘트리플더블급’ 활약을 펼친 변연하(13점 8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앞세운 삼성생명이 82-80, 진땀승을 거뒀다. 변연하는 부상으로 제외된 이미선 대신 포인트가드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고비마다 중장거리포를 적중시켜 팀 승리를 지켜냈다. 또한 미여자프로농구(WNBA) 샬럿 스팅스의 주전센터 탄젤라 스미스(193㎝)도 31점 14리바운드의 믿음직스러운 활약으로 삼성 벤치의 인사이드 고민을 일소시켰다. 승부와 관계없이 팬들의 시선은 김정은에게 쏠렸다.1쿼터 2분35초를 남기고 페인트존 득점에 이은 추가자유투로 프로 첫 득점을 올린 김정은은 2쿼터 들어 물을 만난 고기처럼 코트를 휘저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저력이 앞섰다.4쿼터 종료 35초전 비어드에게 3점포를 허용했지만 22초를 남기고 스미스가 골밑슛을 넣어 연장으로 들어갔다. 연장에서 삼성생명은 박정은(15점)과 김세롱(10점)은 금쪽같은 3점포를 거푸 터뜨렸고 종료 1.2초전 스미스의 미들슛이 림을 갈라 힘겨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입체적 매력의 그녀 ‘청연’ 장진영

    입체적 매력의 그녀 ‘청연’ 장진영

    “찍은 사진 한번 봐도 되죠?”“여기 이 사진은 안 쓰시면 안돼요?”그러고는 (양 손으로 머리를 치며)“아잉∼잘 안나왔네.”당찬 걸음으로 사진기자에게 다가갔다가 이내 아이같은 표정으로 돌아서는 이 배우. 한국 최초의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인생을 담은 영화 ‘청연’(靑燕·감독 윤종찬·제작 코리아픽쳐스)으로 2년반만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장진영(31). 지극히 도시적인 이미지를 품고도 깍쟁이 공주가 아닌,‘반박자 느린’ 소시민적 친근함으로 특유의 모순적 매력을 풍겨낸다. 국내 최초 100억원짜리 블록버스터 헤로인이라는 주위 우려와 중압감을 기대감과 만족감으로 차근차근 승화시겨 나가고 있는 그녀의 얼굴엔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잠시 접었던 비상(飛上)의 날개를 다시 활짝 편 장진영을 지난 19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개봉일(29일)이 다가오니 지금은 되레 편해요. 많은 여배우들이 지켜보고 있잖아요?제가 첫 단추를 잘 끼워야죠. 그래야 다른 여배우들이 이런 기회를 만날 수 있을 거 아니에요?”처음엔 책임감이 온몸을 짓눌렀지만, 촬영이 진행될수록 좋은 작품이란 확신이 들면서 자신있게 연기에 몰입했단다. 무엇보다 그녀의 어깨를 짓누른 무게감은 대작의 흥행을 바라보는 주위의 기대감에서 나왔을 법하다. 그녀가 잠시 숨을 고른다.“왜 흥행 부담이 없겠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감독님이 눈에 밟혀요. 영화를 위해 꼬박 3년 동안 열정을 바친 감독님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 꼭 이뤄졌으면 해요.” 그녀의 작품속 역할은 실존 인물 박경원. 일제시대 조선 여인의 신분으로 혼자 일본으로 건너간 뒤 하늘에 대한 열정 하나로 비행학교를 졸업하고 민간 여류비행사가 된 ‘신여성’이다. 그녀의 당당한 이미지와 꽤나 닮았다.“여자 배우라면 누구가 욕심낼 만한 역이죠. 실제로는 비행 기록만 남아있어, 캐릭터를 구상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특히 1년 넘도록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넘나드는 해외 촬영도 힘들었지만, 비행기 작동법은 물론 일본어와 춤 연습 등 연기 외적인 노력도 그리 녹록지 않았다며 미소 짓는다. 데뷔 8년 동안 7작품에 출연하면서 ‘어떤 옷을 걸쳐도 잘 소화해 내는’ 이미지를 뽐낸 그녀. 하지만 터프한 여성(반칙왕), 두들겨 맞는 아내(소름), 부분 기억상실증(오버 더 레인 보우), 시한부 환자(국화꽃 향기), 당당한 싱글(싱글즈)에서 보듯 그녀는 유독 평면적이지 않은 이미지로 인상지워진다.“TV 드라마나, 사극을 통해 ‘예쁜 여성성’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냐?”라고 묻자, 그녀가 손사래부터 친다. “답습하기 싫어요. 밋밋하면 재미를 못 느끼죠. 제가 연기한 캐릭터들에서는 모두 ‘향기’가 느껴져요. 앞으로도 삶이든, 사랑이든, 방향성이 확실하고,‘진정성’을 지닌 배역을 선택할 겁니다.” 그녀에게 “자랑하고 싶은 영화속 연기 장면을 소개해 달라.”고 하자, 여태껏 느릿느릿하고 조금은 어눌한 그녀의 어투에 힘이 잔뜩 들어간다.“정말 정말 다 좋아요. 안 예쁜 장면이 없어요. 바닷가와 눈 쌓인 대나무숲에서 (김)주혁씨와 애틋한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특히 아름답죠. 참, 비와 거친 바람을 맞으며 복엽기를 조종하는 장면도 인상 깊은 장면이에요.” 비행기를 통해 여성의 한계와 불가능을 뛰어넘은 작품속 박경원처럼, 배우로서 그녀가 달성하고 싶은 욕심과 꿈은 뭘까. 한참을 생각하다 결국 도리질을 친다. “호호. 생각 안 나요. 그냥 그때그때 찍는 작품이 잘되기만을 바랄 뿐이에요. 그래도 욕심이라면…‘청연’이 일본으로도 진출할 것 같은데, 기회되면 일본 활동을 해보고 싶네요.”‘소름’이 그녀의 필모그래피에 한 획을 그었던 것 이상으로 이번 ‘청연’이 그녀의 연기 인생에 굵은 방점을 찍어주길 기대해 본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대검 칼날’ 중수부 초라한 성적

    ‘대검 칼날’ 중수부 초라한 성적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가 올해 들어 시작한 수사에 이렇다할 성과가 없어 ‘최고의 사정기관’이라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게 됐다. 법무부 국감자료 등에 따르면 대검 중수부는 올해 말까지 인지수사결과 30여명을 입건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31명,2003년 104명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내용면에서도 부실하다는 비판이 있다. 검찰은 검찰조서 증거능력이 약화되고 뇌물사건 수사 등에서 관련자들의 진술보다 확실한 물증을 요구하는 사법부의 변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중수부는 21일 공사 수주와 관련해 4000만원의 현금과 7000만원어치의 향응을 받았다며 청렴위가 고발한 권철현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증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중수부 관계자는 검찰이 현 중수부 체제로 들어서면서 이전 중수부와 부패방지위원회, 감사원 등에서 남겨놓은 일들을 뒤치다꺼리만 했다며 볼멘소리를 한다. 수사를 시작한 지 오래되다 보니 증거·진술은 희미해지고 피의자들의 방어도 탄탄해졌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해외로 도피한 지 5년8개월만에 돌아와 이미 대법원에서 확정된 혐의만 인정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건강상태 등 악재 탓으로 출국배경 등 의혹들을 들추지 못했다. 로또 비리도 감사원으로부터 넘겨받았지만 정·관계 로비설은 손도 못댔다. 중수부 관계자는 “변호인의 수사과정 입회 등 피의자의 인권이 강조되는 만큼 유죄협상제도나 참고인 강제구인제도 등 보완이 없다면 앞으로 인지수사는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중수부의 한 검사는 “올 초부터 형사소송법 개정, 수사지휘권 파문, 검·경수사권 조정 등으로 검찰 안팎이 어수선했던 것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털어놨다. 검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수사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오포 비리와 관련해 정찬용 전 청와대인사수석의 부적절한 처신을 처벌할 법률을 찾지 못했다. 김 전 회장 수사 당시 핵심참고인이던 전직 계열사 임원들이 김 전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출국했거나 수사하는 도중에 출국해 차질을 빚었다. 검찰은 지난 11월 오포 비리와 관련해 10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한현규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를 구속기소한 뒤 ‘사돈에 팔촌’까지 계좌추적을 벌였지만 혐의 가운데 4억원은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해 처벌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종결한 삼성채권수사에서도 허점이 있었다. 지난해 5월 대선자금수사를 마친 뒤 증권예탁원에 삼성채권이 입고되면 검찰에 통보토록 하는 조치 등을 취하지 않아 미흡함을 드러냈고, 지난해 9월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의 채권을 돈으로 바꿔 준 대학후배를 조사하고도 12월이 되어서야 이 의원을 소환조사했지만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사법처리하지 않아 구설수에 올랐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2005년 빛낸 Made in KOREA] (2) 반도체·전자

    지난 9월12일 서울 신라호텔. 세계 정보기술(IT)업체들의 눈과 귀가 쏠린 가운데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세계 최초로 50나노 기술을 이용한 16기가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16기가비트는 2시간짜리 영화를 완벽하게 저장할 수 있는 용량으로 플래시메모리의 저장 능력을 소규모 하드디스크급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1년에 용량(집적도)이 두배로 늘어난다.’는 황 사장의 ‘메모리 신성장론’, 이른바 ‘황의 법칙’을 6년 연속 입증하는데 성공했다. 황 사장은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개발은 대용량 디지털기기에서 ‘플래시 러시’ 현상을 앞당길 것이며, 앞으로 ‘디지털 페이퍼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변함없이 ‘삼성 신화’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휴대전화, 디지털 전자제품 등에서 세계 최초의 제품들을 쏟아내며 최고 권위의 상들을 휩쓸었다. 또 반도체, 모바일 분야 등에서 국제 표준화 작업을 주도할 정도로 세계 IT업계의 대표 기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요 제품들이 ‘명품 디자인’으로 인정받는 해이기도 했다. ●‘웰 메이드’에서 명품디자인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디자인 부문에서 세계 정상급에 올라섰다. 세계적 권위의 산업 디자인협회인 IF가 선정하는 ‘IF 디자인 어워드’에서 지난해(12개)보다 2배 이상 많은 25개 제품이 상을 받으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을 갈아치웠다.40인치 LCD TV,50인치 PDP TV, 미니켓 포토, 블루블랙폰Ⅱ 등으로 수상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IDEA(미국),IF·red dot(독일),G MARK(일본),IF China(중국) 등 세계적 디자인상에서 100개 이상의 상을 받은 첫 해를 기록했다. 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06’에서도 업계 최다인 15개의 혁신상을 받을 예정이어서 기술과 디자인면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마케팅 조사기관인 JD파워&어소시에이츠가 발표한 ‘2005년 생활가전 소비자만족도 조사’에서는 삼성전자 냉장고가 성능, 특징, 디자인, 품질보증서비스, 가격 등 5개 항목에서 세계 1위업체인 월풀 등 유수의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국내 기업이 1위로 선정된 것은 처음이다. ●‘대박’ 터뜨린 신제품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의 휴대전화를 잇따라 선보였다. 세계 최고의 화소수를 자랑하는 ‘800만화소 휴대전화’, 세계 최대 용량인 ‘3G 하드디스크폰’, 위성 DMB폰, 지상파 DMB폰, 와이브로 단말기 등을 내놓으며 절정의 기술력을 뽐냈다. ‘대박 휴대전화’도 적지 않았다. 올해 최다 판매모델인 ‘블루블랙폰 형제’(블루블랙폰Ⅰ, 블루블랙폰Ⅱ)는 출시 1년 만인 지난달에 이미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특히 ‘블루블랙폰Ⅱ’는 역대 최단 기간인 출시 2개월 만에 200만대가 팔리는 기록을 세웠다. 내년 2월 열리는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공식 휴대전화이기도 하다. 디지털 TV에서도 기록을 쏟아냈다. 삼성전자는 지난 3·4분기 TV 매출과 수량에서 명실상부한 세계 1위에 올랐다.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내년까지 디지털TV 전 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반도체 신화’는 올해도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 개발뿐 아니라 ‘4세대 그래픽(G) D램’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영화 4편 분량에 해당하는 1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용량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고3 만난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보다 어렵네”

    “황우석 박사 논란은 어떻게 보시나요.” “X파일 수사는 재벌 봐주기 아닌가요.” 정상명 검찰총장이 때아닌 질문에 진땀을 뺐다. 정 총장은 20일 대검찰청에 견학을 온 고3 수험생 80명과 자리를 함께했다.학생들의 송곳 같은 질문이 이어졌고 정 총장은 “인사청문회보다 어렵다.”고 너스레를 떨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수능시험을 갓 끝낸 학생들은 교복과 자율복 차림으로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정 총장을 맞이했다. 노강산(청담고3)군은 “황우석 박사 논란을 검찰은 어떻게 보고 있느냐.”며 첫 포문을 열었다. 정 총장은 “수사 책임자로서 과학계에서 시시비비를 가린 뒤 검찰이 모든 자료를 수집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처리하겠다.”며 답안을 냈다. 송시원(서울고3)군은 최근 잇따른 수사에서 검찰이 삼성을 봐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 총장은 공소시효제도 등을 거론하며 삼성을 무혐의 처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의 수사관행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정지혜(경기여고3)양은 아직도 검찰에 강압수사가 있지 않느냐고 물었다. 최유석(가락고3)군은 “검찰은 그동안 권력의 시녀라고 불렸다.”면서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 물었다.정 총장은 “검찰총장의 임기제와 수사지휘를 검찰총장에게만 내릴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 8조 등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의지”라고 답했다. 또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사형제를 지양해야겠지만 국민의 법감정 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수험생들에게 “법조인은 상식적이고 균형 있는 보통사람이 해야 한다. 다음 세대가 추구할 잣대를 현재에 들이대면 국민들이 혼란에 빠질 것이다.”라고 조언했다.그는 또 법조인 외에도 다양한 직업과 가치관이 통하는 사회라면서 “고정관념을 버리고 책을 벗삼아 여행을 많이 다녀 보라.”고 덧붙였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내년 판교신도시 소형·중대형 나눠 분양

    내년 판교신도시 소형·중대형 나눠 분양

    청약통장으로 분양받을 수 있는 판교 신도시 아파트 물량이 1만 8769가구로 확정됐다. 분양은 내년 3월과 8월 두차례 이뤄진다.3월에는 전용면적 25.7평 이하 일반분양 물량 5906가구,8월에는 25.7평 초과분 등 6767가구가 공급된다. 이중 공영개발방식으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8852가구에 이른다. 단독주택·주상복합 아파트 등 4324가구는 아직 분양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6259가구(국민임대 5784가구, 공무원 아파트 473가구)는 후분양으로 공급한다. 20일 건설교통부와 대한주택공사가 발표한 ‘판교신도시 주택공영개발 추진방안’에 따르면 2006년 3월에는 전용 25.7평 이하 주공 2219가구, 민간 3687가구 등 총 5906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또 공공임대 1918가구, 민간임대 1696가구 등 임대아파트 3614가구도 함께 공급된다. 민간아파트는 청약부금 및 예금가입자가, 주공아파트는 청약저축 가입자가 청약할 수 있다. 내년 8월에는 전용면적 25.7평 초과 주공아파트 4993가구가 일반 분양된다.25.7평 이하 주공아파트 1774가구도 함께 일반 분양된다. 임대까지 합해 총 9249가구다. 주공 임대아파트 중에는 전세형 임대가 30%가량 포함되어 있다. 주공은 “8월 일반 분양 물량 6767가구와 별도로 25.7평 이상 규모 협의 양도분 980가구가 민간 공급으로 함께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국민임대주택 5784가구와 공무원임대 473가구, 주상복합 1266가구 등은 내년 8월 이후 공급된다. 주택공사는 공영개발로 공급하는 22개 블록 8852가구에 대해서는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 현상설계, 국제현상공모 방식으로 나눠 발주한다. 턴키 물량은 아파트 10개 블록 5783가구, 연립주택 2개 블록 314가구 등 12개 블록 6097가구이며 6개 공구로 나눠 발주된다. 아파트 5개 블록 2079가구와 연립 2개 블록 376가구 등 2455가구의 설계와 시공은 국내 현상공모를 거치기로 했다. 한편 턴키로 발주하는 공영개발 아파트 건설에 중견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시공능력평가액 1조원 이상 업체들(21개 업체) 간에는 컨소시엄 구성을 제한하기로 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면죄부만 준 ‘삼성채권’ 수사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6일 삼성채권 수사결과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 김인주 삼성구조조정본부 부사장, 이회창 전 한나라당 후보의 법률고문 서정우 변호사 등 관련자 모두를 사법처리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2년여에 걸친 검찰의 삼성채권 수사는 처벌 없이 면죄부만 준 꼴이 됐다. 검찰은 수사결과 삼성이 대선을 앞두고 사들인 채권은 모두 837억원어치며 이 가운데 361억 1000만원을 정치권에 건넸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대선자금 수사를 일단락하며 추정했던 금액보다 30억여원이 늘어났다. 검찰은 삼성이 지난 대선 당시 노무현 캠프의 기획팀장이었던 이 의원에게 채권 6억원어치를 건넸고 한나라당측에도 서 변호사를 통해 24억 7000만원을 채권으로 전달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하지만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처벌하지 않았다.검찰은 이 의원이 채권을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용했다하더라도 횡령죄를 적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검찰은 삼성이 임직원들을 격려하거나 오너 일가의 사적인 용도 등으로 32억 6000만원을 썼고 443억 3000만원을 보관했다고 발표했다.이 과정에서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도 드러났지만 검찰은 처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이 모든 돈이 이건희 회장 개인 돈이라는 삼성의 주장을 뒤집지 못했다. 검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부실수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5월 대선자금 수사를 일단락하면서도 삼성채권들이 증권예탁원에 입고되는 즉시 검찰에 통보토록하는 조치조차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삼성을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밝혔지만 이달이 돼서야 삼성측으로부터 협조를 얻어냈다.또 이 의원에게 채권을 받아 돈으로 바꿔준 대학 후배 최모(40)씨를 이미 지난해 9월 조사했으면서도 올 12월 최씨를 다시 조사하고나서야 이 의원을 소환 조사했다. 하지만 이미 정자법 공소시효는 지났다. 서 변호사 역시 공소시효가 지난 뒤에야 삼성이 추가로 채권을 건넨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 주변에서는 최근 안기부·국정원 도청사건와 관련해 이 회장의 조사문제와 맞물려 협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등의 문제와 맞물려 정치권과 검찰이 모종의 교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이광재 의원 면죄부 주려 수사했나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이 2002년 5월 삼성그룹으로부터 6억원어치의 채권을 받은 혐의로 그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X파일 수사발표 30분전 그의 혐의와 소환통보 사실을 공개했다. 이 의원은 채권을 모두 현금화해 대선자금으로 썼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치자금법의 공소시효 3년이라는 퇴로를 통해 유유히 빠져나간 셈이다. 검찰은 이 의원으로부터 채권을 넘겨받은 현금 환매자가 12일에야 귀국해 혐의 포착이 늦어졌다고 해명했지만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검찰은 면죄부를 주려는 수사 제스처라는 비난여론이 높자 이번에는 삼성이 한나라당에도 300억원 외에 추가로 24억 7000만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구색맞추기용이라는 인상을 떨치기 어렵다. 지난 대선 수사에서 삼성이 사채시장에서 매입했다는 무기명채권 800억원의 자금출처와 사용처를 제대로 규명했더라면 지금처럼 법이 희화화되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의 세탁소라는 조롱이 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참여정부 전 청와대 행정관이 최근 공개한 비망록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대선 직후와 취임 초반에 대선자금 등 모든 것을 공개할 계획을 세웠다가 참모들의 만류로 접었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난 대선에서 차떼기도 서슴지 않았던 한나라당이 이 의원의 대선자금 수수를 정치 공세의 빌미로 삼는 것은 지나가는 소도 웃을 짓이다. 검찰은 여론도 납득시키지 못하는 수사결과를 내놓고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수사권에 집착하듯 악착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30대 여류’ 틀 깬 실험소설

    김재영(39)과 김록(37). 이번주 나란히 첫번째 소설책을 낸 신인 여성작가다. 두 사람에게 남다른 관심이 쏠리는 건 소재 선택이나 주제의식, 소설작법 등이 흔히 ‘30대 여성작가’라는 타이틀에서 연상되는 일정한 틀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과 스타일을 당당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재영의 첫 소설집 ‘코끼리’(실천문학사)는 외국인 노동자, 도시 빈민 등 소외 계층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신인상으로 데뷔한 이후 5년간 발표한 단편 10편을 묶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표제작 ‘코끼리’는 작가의 문학적 관심사가 어디를 향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네팔인 아버지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열세살 소년이다. 아버지는 ‘땀과 화약약품과 욕설’에 찌들어 십수년을 보냈지만 돼지 축사 같은 쪽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때 병든 아버지의 이마를 따뜻한 손길로 짚어주던 어머니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피해 도망을 쳤다. 혼인신고를 못한 부모 덕에 ‘나’는 ‘살아 있지만 태어난 적이 없다고 되어 있는 아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외’(소용돌이를 뜻하는 미얀마어)다. 허우적거릴수록 빠져드는 ‘외’처럼 천박한 자본주의는 그들의 손가락뿐만 아니라 희망의 싹마저 싹뚝 잘라버린다. 발로 뛴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 작품은 국내 문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문제소설’과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됐다. 소설집에는 이밖에 러시아 무용수 쏘냐를 주인공으로 한 ‘아홉개의 푸른 쏘냐’와 중산층 소시민의 속물성을 드러낸 ‘자정의 불빛’ 등이 실렸다.9000원. 시집 ‘광기의 다이아몬드’를 낸 시인 김록의 첫 장편소설 ‘악담’(열림원)은 일반적인 소설의 서사 구조와 문체의 틀에서 자유롭다. 때로 자유로움을 넘어 극단으로 치닫는다. 문학평론가 성민엽이 ‘과잉의 미학’이라고 지적하는 이러한 특징은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을 일순 당혹시킨다. 먼저 ‘악담’에는 기승전결을 갖춘 뚜렷한 스토리가 없다.9개의 장과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이루어진 소설은 종잡을 수 없는 회상과 연상, 꿈으로 이어지는 무의식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소설 속 화자인 ‘나’는 시를 쓰는 독신여성이다. 어느 봄날 ‘나’는 혼자 영화를 보고 난 뒤 카페에서 ‘그’를 만난다.2월 초순 ‘뮤즈 클럽’의 시낭송회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그 다음날 친구 ‘목이’와 여행을 다녀온다. 얼마 후 예술의거리 ‘땅땅’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에 참가했다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만난다. 이들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나 인과관계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탈문법적인 문장이나 표현도 잦다. 의도적으로 구사되는 비문이나 부적절한 호응 관계 등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어느 정도 익숙한 단계에 이르면 작가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받아들이게 된다.“김록의 소설이 보여주는 과잉의 미학은 한국어로 쓰인 소설의 역사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성민엽).9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고래 기업’ 삼킨 새우들

    ‘고래 기업’ 삼킨 새우들

    새우가 고래를 삼킬 수 있을까. 동화에서 나옴직한 얘기이지만 재계에서는 이같은 사례가 종종 나온다. 올 한해에도 재계에서는 자신보다 큰 회사를 삼킨 회사가 다수 있었다. 국일제지, 크라운제과, 두산중공업, 한창, 바이오메디칼홀딩스 등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 큰 회사를 인수했다. ●너도나도 ‘파이 키우기’ 특수용지 전문업체인 국일제지는 지난 13일 임시 주총을 열어 신호제지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국일제지는 국내 제지업계 4위이고, 신호제지는 2위다. 국일제지는 이로써 일약 업계 1위인 한솔제지를 위협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국일제지의 지난해 매출액은 신호제지 5900억원의 12분의1 수준인 480억원에 불과했다. 국일제지는 지난 8월 신호제지의 최대주주였던 아람FSI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권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이후 국일제지와 신호제지는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치열한 지분경쟁을 벌였으나 19.81%의 지분을 소유한 국일제지가 아람FSI(13.55%), 신한은행(11.76%), 피난사(8.71%), 아람구조조정조합(2.2%) 등 50% 이상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면서 신호제지를 삼킬 수 있게 됐다. 올해초 크라운제과의 해태제과 인수는 M&A의 최대 화제작 중 하나다. 지난해 매출액이 2977억원에 불과하던 크라운제과가 6454억원의 해태제과를 인수, 일약 롯데제과와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그러나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 직원들의 170일간 파업으로 인수·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했다.3·4분기말 크라운제과와 해태제과의 과자시장 점유율 합계는 33.5%로 지난해 말의 34.6%에 비해 오히려 1.1%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크라운제과는 해태제과 노조의 장기파업이 지난 14일 끝나 내년이면 시너지 효과를 내고 내후년 상반기에는 업계 1위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지난 2월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당시 매출액이 2조 4555억원인 두산중공업은 매출액 2조 8606억원인 대우종기를 인수해 화제를 낳았다. 발전·담수분야에서 세계 1위인 두산중공업은 대우종기를 합침으로써 지게차·굴착기 분야에서도 글로벌 업체로 도약했다. ●정보통신업계도 M&A 이변 많아 정보통신업계에서는 ‘한창탑폰’으로 알려진 휴대전화 생산업체인 한창이 지난달 세원텔레콤을 인수한 것도 고래를 삼킨 사례로 꼽힌다. 한창은 자본금 147억원에 직원수 240명 규모의 중견기업이다. 외국계 투자회사인 LCF투자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해 매출액 993억원인 세원텔레콤을 접수했다. 장외 제대혈업체인 바이오메디칼홀딩스(전 이노셀)도 지난 2월 서울이동통신의 대주주로 등극했다. 바이오메디칼홀딩스는 서울이동통신의 최대 주주인 CFAG5호 기업구조조정조합으로부터 지분 400만주(30.45%)를 46억 4000만원에 인수해 최대 주주가 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이트맥주가 9월 진로를 인수한 것도 올해 이뤄진 M&A 중 최고의 관심을 끈 대목이다. 하이트맥주는 지난해 순매출액 규모(8608억원)에서는 진로(6930억원)보다 앞섰지만 브랜드 인지도나 판매망에서는 뒤져 있어 재계의 핫 이슈가 됐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盧캠프 대선자금 논란 재연될듯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열린우리당 의원이 삼성측으로부터 받은 채권을 2002년 대선자금으로 썼다고 시인함에 따라 노 대통령의 대선자금을 둘러싼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고, 검찰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가 부실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공교롭게도 이 의원은 도청수사 결과가 발표된 14일 전격소환돼 6시간 남짓 조사를 받았다.●정자법 시효 지나 처벌 못해 삼성측이 채권을 정치자금으로 건넸다면 정치자금법(정자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하지만 삼성이 채권을 건넨 때는 2002년 11월로 정자법의 시효(3년)가 지나 처벌이 불가능하다. 이 의원이 대선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순순히 털어놓은 것은 이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정도 해볼 수 있다. 단 검찰의 수사결과 이 의원이 개인적인 용도로 빼 썼다면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횡령죄를 적용할 수 있다. 지난해 종결된 대선자금 수사 당시 삼성측으로부터 한나라당에 채권 등 300억원어치가 흘러간 사실은 밝혀졌지만 노무현 캠프로 흘러간 것은 안희정씨에게 건네진 채권 15억원어치 등 30억원이 전부였다. 당시 검찰이 노 대통령의 ‘십분의 일’ 발언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삼성채권이 노 캠프로 추가로 흘러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삼성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졌다. 삼성도 채권의 사용내역을 소명하겠다고 밝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직 규명되지 못한 삼성채권 중 일부가 정치권에 흘러갔을 수도 있어 논란이 될 전망이다.●이광재 면죄부, 물타기 의혹 검찰은 지난 대선자금 수사에서 안씨가 삼성과 노 캠프의 창구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의원이 삼성측 정치자금을 추가로 받은 사실이 드러남에 따라 부실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검찰이 정자법의 공소시효가 이미 끝난 뒤 이 의원을 소환조사한 것은 이 의원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검찰이 이 의원으로부터 채권을 받아 돈으로 바꿔 준 최모씨의 귀국을 한 달여만 당겼어도 정자법으로 기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이 최씨의 출국과 귀국과정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최근 수사권 조정을 염두에 둔 정치권 압박용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이날 서울중앙지검이 발표한 안기부·국정원 도청수사 결과에 쏟아질 비판을 의식한 ‘물타기’라는 지적이 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사설] 삼성 피해간 검찰 X파일 수사

    검찰의 도청 수사가 마무리됐다. 과거 정권의 무차별적 도청 실태를 상당 부분 밝혀낸 점에서 이번 수사는 평가받을 만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층을 전원 불기소하고 X파일의 사실관계를 밝혀내지 않음으로써 미완의 수사라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재벌에 약한 검찰의 모습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셈이다. 이번 수사에 대해 우리는 무엇보다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도청과 X파일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에서 검찰은 형평의 문제를 남겼다. 삼성 이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등 X파일에 연루된 5명을 모두 혐의가 없다거나 공소권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한 것이다.1997년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측에 건낸 60억원이 회사돈이 아니라 이 회장 개인의 돈으로, 정치자금법 위반의 공소시효가 지나 기소할 수 없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나아가 독수독과론에 의거, 불법도청자료에 담긴 내용을 증거자료로 삼을 수 없는 수사의 한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의 X파일 수사과정을 되짚어볼 때 이런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은 사상 처음 국정원에 대해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도 삼성에 대해서는 계열사조차 뒤지지 않았다. 이 회장 돈이라는 수사결과도 삼성측 주장을 옮긴 데 불과하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 회장에겐 서면조사라는 방식으로 ‘예’를 갖췄다. 삼성 대변인을 자임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래서 삼성 장학생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닌가. 검사들에게 건넸다는 떡값 역시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한다.”는 것으로 끝이니, 국민들 보기에 낯 뜨겁지 않은지 묻고 싶다. 공소시효 만료로 국정원과 달리 안기부 도청 관련자들이 면죄된 것도 생각해 볼 대목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매주 도청자료를 보고받았을 정도로 정권 차원에서 공공연히 도청이 자행됐건만 문민정부측 인사들은 지금도 큰소리 치며 국민의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니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 검찰 수사는 끝났을지 모르나 도청사건은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 범법자 처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정·경 유착과 국가 권력의 불법적 행사를 근절하기 위해 진실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 여야는 미적거릴 때가 아니다. 특별법과 특검법 절충에 즉각 머리를 맞대야 한다. 이를 통해 앞서 제기한 형평의 문제를 풀고, 사회적 공감대와 합의 아래 사건을 매듭지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불법도청 수사결과] 현철씨, 도청정보로 ‘昌’ 세력결집 ‘경고’

    [불법도청 수사결과] 현철씨, 도청정보로 ‘昌’ 세력결집 ‘경고’

    정권 핵심인사들이 국내정치에 이용하기 위해 정보기관을 ‘사조직화’했다는 의혹이 검찰 수사결과 일부 사실로 드러났다. 검찰이 ‘불가’를 밝힌 도청테이프 274개의 내용 수사는 정치권의 특별법·특검법 논쟁이 끝나지 않아 여전히 남아 있고 상당부분 국정원 직원의 진술에만 의존한 점은 험난한 법정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사실로 밝혀진 정치에 이용한 도청 검찰은 김영삼 정부 시절 불법 도청조직 미림팀의 도청내용이 당시 ‘소통령’까지 불리던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찾아냈다. 검찰 조사에서 현철씨는 “김기섭 안기부 운영차장이나 오정소 안기부 차장으로부터 미림팀 보고서를 받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현철씨의 주변 인사들은 “현철씨가 김 차장으로부터 정치인들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전달받았다.”고 진술할 정도로 ‘아는 사람은 아는’ 비밀이었다. 이원종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도 “현철씨가 자신보다 먼저 정국 상황을 파악하는 일도 있었고 현철씨가 정치인들의 대화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보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박일룡 안기부 국내담당 차장을 만난 자리에서 “현철씨에게 가는 안기부 감청정보가 있는데 나한테는 오지 않아 섭섭하다.”고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결국 이씨도 오 차장 등을 통해 미림팀 보고를 받았다. 현철씨와 이씨는 이렇게 얻은 도청내용을 가지고 정치권에 압력을 행사했다. 이씨는 96년 12월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총재의 지지세력 확충을 위한 모임을 가졌던 백모 의원 등 참석자에게 전화를 걸어 “벌써 움직이면 어떻게 하느냐.”고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도청테이프 수사불가’ 검찰 뜻대로 될까 검찰은 ‘안기부 X파일’ 등 미림팀장 공운영씨로부터 압수한 도청테이프 274개에 대해 “내용 공개 및 수사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범죄행위의 결과물을 이용해 범죄행의의 피해자를 수사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정당화하는 것”이라면서 “도청자료를 근거로 수사할 경우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처벌을 감수하고 도청을 한 뒤 도청당한 사람들을 조사하라고 요구하는 등 도청 풍조가 만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도청 내용이 98년 2월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경우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고 증거수집이나 당사자의 자백이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고려했다. 하지만 검찰과 달리 정치권 등에서는 도청 내용 공개 및 수사를 위해 특별법과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공개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어 검찰의 ‘도청내용 공개 및 수사 불가’라는 입장이 끝까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검찰이 “형사소송법에 명시된 압수물 처리 기준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밝힌 도청테이프 274개는 국고에 귀속돼 정치권의 공개 논의가 끝날 때까지 당분간 검찰청사 압수물 창고에 그대로 보관될 것으로 보인다. ●진술로 이뤄진 ‘도청의 재구성’ 검찰은 국정원이 국내 주요인사 1800여명의 휴대전화를 감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번 도청수사에서 물적 증거가 없거나 국정원·안기부 직원들의 진술 거부 등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이 밝힌 주요 도청대상 1800여명의 경우도 국정원의 명단은 이미 지난 2002년 4월 불법 감청장비가 폐기될 때 함께 없앴고 결국 직원들의 진술에 의해 ‘재구성’된 것이다. 때문에 검찰은 두 원장의 공소장에도 직원의 진술과 보강 증거가 확보된 30여건의 도청사례만 밝혔고, 직원들이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할 것에 대비해 직원들의 검찰 조사과정을 녹음·녹화해 놓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법정 공방’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이미 임동원·신건 전 국정원장은 지난 12일 열린 첫 재판에서 “원장 재직 중에 불법감청을 지시하거나 묵인한 사실이 없다.”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불법도청 수사결과] 정경유착 ‘면죄’ 고발자는 ‘단죄’

    [불법도청 수사결과] 정경유착 ‘면죄’ 고발자는 ‘단죄’

    검찰은 삼성그룹의 1997년 대선 불법자금 제공 의혹과 관련, 이건희 회장과 홍석현 전 주미대사, 이학수 부회장을 모두 불기소했다. 또 검찰은 명절에 ‘떡값’을 받았다는 의혹과 기아자동차 인수 로비의혹 등 이른바 ‘안기부 X파일’의 모든 의혹들에 대해 “증거 불충분 등으로 인해 혐의가 없다.”고 밝혀 ‘검찰의 재벌 봐주기’ 논란이 재연될 전망이다. 반면 안기부 도청내용을 보도해 정·경·언 유착의 실태를 고발한 언론인들만 처벌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 부회장은 검찰에서 97년 대선을 앞두고 김인주 사장 등을 통해 이회창 당시 신한국당 후보의 동생 회성씨에게 4차례에 걸쳐 40억∼50억원을 건넸지만 ‘이는 이건희 회장의 개인돈’이라고 말했다. 또 김 사장은 “98년 세풍 수사에서 정치권에 건넨 60억원 중 10억원을 ‘회사 기밀비’라고 진술한 것은 이 회장의 관련성을 차단하기 위해 둘러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국정원에 대해서는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이라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삼성 불법자금건에 대해서는 삼성 16개 계열사 회계담당 직원 16명 등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받아 확인을 했을 뿐이다. 의혹의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도 지난 9일에 전달받은 서면조사로 만족해야 했다. ‘떡값 검사’‘기아차 인수관련 로비’도 홍씨와 이 부회장이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런 일은 없다.”는 진술과 일부 혐의가 있다고 해도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안기부·국정원의 도청 실태 ▲‘안기부 X파일’ 보도 등 도청 내용 유출 ▲‘안기부 X파일’ 관련 참여연대 등의 고발사건 수사 등을 중점 수사 사항으로 정했다. 이중 도청실태와 도청 내용유출 수사는 성과를 올렸지만 공소시효 등의 이유를 들어 유독 ‘안기부 X파일’ 수사의 경우 변죽만 울리고 끝난 셈이다. 검찰은 당초 ‘안기부 X파일’ 수사는 정계와 재계, 언론계의 유착 의혹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고 ‘떡값 검사’ 의혹은 자기 감찰 등을 위해서라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검찰의 이런 의지도 증거가 부족하고 당사자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로 갈수록 빛이 바랬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현대인의 필수덕목 ‘夜食 만만’

    현대인의 필수덕목 ‘夜食 만만’

    “찹쌀떡∼ 메밀묵∼” 겨울 밤 골목을 누비던 구성진 목소리가 그리워진다. 웰빙, 다이어트 등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야식까지 챙겨먹는 것은 마치 야만인들이 하는 듯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밤늦게까지 일하고 노는 것이 보편화된 오늘날 생활문화에서 야식을 무조건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칼로리 낮고 맛난 야식정보를 챙겨두는 것은 현대인의 당연한 센스. 칼로리 낮은 야식이 있다면 기∼인 겨울밤도 외롭지 않다. 밤늦게 먹는 만큼 야식은 칼로리가 낮고 소화도 잘되며, 조리과정이 단순해야 한다. 푸드앤컬처 코리아(www.fnckorea.com) 김수진원장은 “특히 잠자기 전에는 너무 기름지거나 칼로리가 높고 양이 많은 야식은 몸에 부담을 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며 “위나 장 등 장기도 잠자는 동안 쉬어야 하므로 밤중에 과식하면 다음날 더 피곤하거나 몸이 붓는 등 부작용이 따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원장은 두부, 도토리묵, 브로콜리 등 열량이 낮은 식물성 음식을 이용한 요리를 권했다. (1) 두부 브로콜리 샐러드 참깨의 씹히는 맛과 식초의 상큼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소스에 시원한 생두부와 브로콜리까지. 저칼로로 밤에 먹어도 안심이다. 재료는 두부 1모, 브로콜리 300g, 소스(참깨 1/2컵, 맛술 1/2컵, 사과식초 1/2컵, 소금 1작은술, 설탕 1큰술) 만드는 법은 1. 두부를 끓는 물에 데친 후, 차게 식힌 다음 깍둑썰기를 한다. 2. 브로콜리는 데친 다음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3. 소스는 참깨를 믹서기에 적당히 갈고 모든 소스 재료를 넣고 섞는다. 4. 두부와 브로콜리를 접시에 올리고 참깨 소스를 듬뿍 뿌린다. (2) 라면 새우 계란찜 계란찜의 부드러움과 라면발의 쫄깃함을 동시에 즐기는 신세대 야식의 대명사. 만드는 법도 간단하다. 재료는 라면 반개, 스프 반봉지, 당근 4분의 1, 햄 30g, 계란 2개, 파 2분의 1개, 물 100㏄(보통 컵으로 두 컵 정도) 만드는 방법은 1. 라면을 2∼3㎝정도 되게 부순 뒤에 물에 담가 뒀다가 물기를 뺀다.2. 대파와 햄과 당근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 놓는다. 이때 냉장고 속의 재료들은 모두 잘게 썰어 놓는다. 버섯, 김치, 소시지 등 무엇을 넣어도 좋다.3. 계란을 거품기로 젓고 라면과 물 스프 그리고 준비한 재료를 넣는다.4. 그릇에 3을 담는다. 이때 모양을 위해 새우와 브로콜리를 맨위에 보기 좋게 얹는다. 랩을 잘 씌우고 전자레인지에서 5∼7분 동안 가열한다. 좀 부드러운 것을 좋아하면 5분, 익은 것을 좋아하면 7분 정도 돌리면 된다. 팁:이때 그릇 안에 참기름을 좀 발라주면 냄새도 좋고 계란이 그릇에 붙지 않는다. (3) 라면 골뱅이 무침 저녁에 술 생각이 난다면 가장 좋은 안주거리이자 야식으로도 강추. 재료는 라면 1개, 골뱅이 반 캔, 대파 흰부분 약간, 양념장(초고추장 3큰술, 고춧가루 1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작은술) 만드는 법은 1. 라면은 삶아 냉수에 헹궈 참기름에 무친다. 2. 골뱅이는 국물을 제거하고 반씩 자른다. 3. 대파는 곱게 채 썰어 냉수에 헹군 후 물기를 뺀다. 4. 모든 재료를 큰 그릇에 넣고 양념장에 무친다. 5. 예쁜 그릇에 담아 내면 소주나 맥주 안주로 그만. (4) 묵밥 우리 전통적인 겨울 야식으로 사랑받는 도토리 묵. 김치의 매콤함과 국물의 시원함이 그만이다. 또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하는 사람들도 OK. 도토리 묵 1모, 김치 1/4포기, 김치 국물 2컵, 물 1컵, 채썬 김 1장. 양념(다진 마늘 1작은술, 참기름 2큰술, 설탕 1큰술, 깨소금 1큰술) 만드는 법은 1. 도토리묵은 깨끗하게 씻은 후 1㎝ 두께 정도로 약간 길게 채썬다. 2. 김치는 채썰어 물기를 꼭 짠 다음 준비한 양념을 넣고 무친다. 3. 김치 국물과 물을 혼합해둔다. 이때 물 대신 멸치 국물을 차게 식혀서 간장으로 색을 내고 소금, 설탕, 식초로 간을 한 육수를 쓰면 더욱 맛나다. 4. 묵과 김치를 살살 버무려 접시에 담고 만들어 놓은 김치 국물을 접시에 부은 다음 채썬 김을 위에 올린다. 팁:도토리묵에서 떫은 맛이 심하게 날 때는 따끈한 물에 담가두었다가 꺼내서 쓰면 떫은 맛이 우러나서 맛이 부드러워진다. 또 김은 기름을 바르지 말고 구워 물기 없는 가위로 가늘게 잘라야 맛이 더하다. 夜한 별미 임도 보고 속도 풀고 # 품위있게 한 잔 새벽 2시까지 하는 메드포갈릭을 추천한다. 압구정, 여의도, 광화문, 삼성동 등에 있다. 여의도점은 02-783-5296. 메드포갈릭은 정통 이탈리아 음식 40여 종류와 100여종의 와인,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으로 인근 샐러리맨들이 밤늦게 출출한 배를 채우기도 하고 가볍게 한 잔하기도 한다. 통마늘·멸치를 기름으로 익혀낸 치즈를 올린 드라큘라 킬러(8400원), 홍합찜(1만 3800원)을 추천. 또 저녁 9시 이후에는 일부 와인은 30% 할인한다. 새벽 2시까지 영업. # 한잔 더 생각나면 주당들이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문 닫을 시간인데요.”라 한다. 그래서 밤새워 먹을 수 있는 곳의 정보도 필요하다. 청담동 m.net건물 옆의 으악새(02-3442-1170)는 꼼장어구이(2만원)가 맛있다. 얼큰한 해장국(5000원)과 계란탕(8000원)도 인기. 아침 6시까지 영업. 2호선 홍대 전철역에서 주차장 골목 가는 길의 참새골(02-323-3656)은 동태·김치찌개에 소주를 한잔 할 수 있는 집이기도 하지만 웰빙 음식인 날치알쌈(1만 5000원)도 강추. 큰 접시에 날치알과 굵게 채 썬 깻잎·다진 양파·버섯·무순 등이 삥 둘러져서 김과 함께 나오는데, 김에 땅콩 버터를 바른 다음 원하는 재료를 올려 싸먹는데 맛과 향에 반하게 된다. 새벽 4시까지 영업. 야식하려면 여기로! # 누가 뭐래도 최고의 야식 최고의 야식은 누가 뭐래도 오뎅과 떡볶이. 대학로에서 성균관대로 올라가는 길 왼쪽에 있는 맛나 김밥 부산 오뎅(02-747-0881)은 이곳의 명물. 매콤하면서 달달한 떡볶이(2000원)는 쌀떡이라 쫄깃해 더욱 맛있다. 시원한 멸치 육수에 양파 등 갖은 야채를 넣고 끓인 오뎅국물은 담백하고 맛이 깊다. 모둠오뎅(5000원)도 특별하다. 순대(2000원)도 많이 찾는다.24시간 영업. # 속을 달래주는 쌀국수 욱지와 사태 등에서 우린 담백하고 뜨거운 육수에 숙주와 양파 등 넣고 푹 우려 먹는 쌀국수의 매력은 겨울에 더한다. 성수대교 남단 LG패션 골목의 포호아(02-546-9330)의 쌀국수(7000원)는 뽀얀 쌀국수 위에 살짝 익혀 나오는 쇠고기 편육이 그만이다. 새벽 4시30분까지 영업한다. # 속풀이 그만 통통한 콩나물과 각종 해물을 넣고 끓인 콩나물 해장국만한 속풀이국도 없다. 서울 청담동 엘루이호텔 뒷골목 새벽집(02-546-5739)은 근처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는 젊은이들에게 유명한 집. 걸쭉하면서 칼칼한 국물 맛이 좋은 따로국밥도 인기.6000원씩.24시간 영업. # 역시 얼큰한 맛이 최고 돼지 등뼈에 감자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감자탕은 새벽에 더욱 빛을 발한다. 동교동로터리 근처의 연남동 기사식당 골목의 송가네 감자탕(02-3141-6557)은 두툼한 살점이 붙은 뼈를 발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시원한 국물 맛에 택시기사들이 많이 찾는다. 감자탕 1만 5000원. 쫄깃한 돼지고기와 시원한 보쌈(1만원)도 인기.24시간 영업. 김수진원장은 2002년에 푸드앤컬처코리아를 설립, 푸드스타일 리스트를 배출했으며 각종 방송과 신문에 출연했다.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한국문화 알리기의 일환으로 중국, 일본 등에서 우리 음식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지금 무안에선] 新영산강시대 2007년 ‘첫삽’

    영산강(총길이 115㎞)이 물굽이마다 요동치고 있다.1981년 영산강 하구둑으로 흑산도 홍어배나 목포 갈치배가 드나들다 세발낙지의 서식지인 갯벌이 사라지면서 무대 뒤로 떠나는가 싶더니 서·남해안 시대를 맞아 다시 용틀임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강 하류인 영산호 앞에 전남 신도청사(23층)가 맨 먼저 돛을 올리고 뱃고동을 울렸다. 이 신호탄으로 하류에 영암·해남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중류에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상류에 광주·전남 혁신도시가 시동을 걸고 항해를 서두르고 있다. ●상류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나주시는 지난달 18일 노심초사했던 공동혁신도시가 나주로 확정되면서 메가톤급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설계·보상·영향평가 등을 일사천리로 하고 2007년 하반기에 첫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예정지에 대해 건축행위와 개발행위를 제한하고 보상 노림수를 차단했다. 정식 직제 신설에 앞서 혁신도시 업무지원팀을 12일부터 가동해 기업 투자유치에 나섰다. 혁신도시는 토지개발공사가 국비로 도로와 상·하수도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깔고 부지조성과 분양대금으로 투자분을 회수한다. 이 도시는 쾌적하고 수준높은 주거·교육·문화·레저·의료시설을 갖춘 전원도시로 조성된다. 이 점 때문에 이전대상 공공기관의 노조가 세운 버티기 작전은 어느 정도 힘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 혁신도시 성패는 이전 공공기관과 관련된 첨단기업 및 대학, 연구소를 얼마만큼 빨리 제대로 유치하느냐에 달렸다. 기관별 상호협력과 연구성과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배가되기 때문이다.17개 공공기관이 내는 지방세 233억원은 나주를 제외한 광주와 전남도 25개 시·군·구의 공동발전기금으로 쓰인다. 그러나 신정훈 나주시장은 “이전 공공기관의 서울사무소가 나주로 올 본사보다 규모가 커질 수도 있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중류엔 무안 산업교역형 기업도시 무안 기업도시는 동북아 물류 전초기지로 삼는다.1200만평 중 600만평씩 국내단지와 중국단지로 나눠 개발된다. 한국과 중국측이 따로 자본금을 모아 SPC(특수목적법인)를 출범시킨다. 나중에 이를 하나로 합친다. 공동 SPC의 자본금은 현금 2700억원과 우리은행의 대출보증 2700억원 등 모두 5400억원이다. 한국측 SPC는 지난달 16일에 출범했고, 중국은 오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중국은 넘쳐나는 외환보유고를 무기로 무안반도를 첫 해외 생산기지로 삼는다는 야심이 있다. 지리상 가깝고 한국의 선진기술과 마케팅(유통기법)을 배워 ‘싸구려’라는 자국의 기술력 한계를 한단계 끌어올린다는 포석이다. 아예 살겠다며 100만평 규모로 차이나타운도 만든다. 중국은 올 여름 눈독을 들이던 대덕연구단지와 기술이전 및 투자협약을 맺었다. 중국측 투자 컨소시엄은 과학기술부 산하 창신유한공사와 상무부 관련기업인 광사집단(그룹)으로 다음달까지 자본금 700억원을 입금시키기로 했다. 일차로 20억원이 오는 20일쯤 들어온다. 국내기업 컨소시엄은 쌍용건설·남화산업·서우·한미파슨스·우리은행 등 5개 기업이고 무안군까지 합쳐 101억원을 출자했다. 이달 말까지 900억원을 추가로 내놓으면 자본금 1300억원 유치가 무난하다는 평이다. 무안군은 내년 3월쯤 도시개발 기본계획 승인과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등을 거쳐 2007년 초에 공사에 들어간다. ●하류엔 영암·해남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전남도는 “영산강 3-1·2 간척지구 2700만평을 제발 무상으로 넘겨달라.”고 정부에 촉구하며 끈질기게 매달린다. 이 땅을 참여기업에 무상으로 배분, 열악한 투자환경을 털어내고 투자유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출범 자본금은 1조 5000억원이다. 현재 약속된 출자금액은 8000억원이다.CJ자산운용사가 5000억원,㈜동원투자개발이 1000억원, 쇼핑몰업체인 텐커뮤니티 1000억원, 한국항공레저개발 700억원, 전남개발 컨소시엄 320억원 등이다. 출발부터 정부와 전남도가 입씨름을 벌였던 기업도시 사업면적과 개발방식은 전남도의 원안대로 통과됐다. 전체 면적은 3000만평이고 개발방식도 ‘1도시 1개발 계획’이 원칙이다. 이 틀 안에서 전경련 컨소시엄이 500만평, 국내·외 컨소시엄 연합(15개 기업)이 2500만평에 대해 각자 개발계획을 짠 뒤 이 둘을 참조해 1개의 최종 종합계획을 만든다. 다만 ‘돈이 된다.’는 사행성(카지노) 사업이나 접근성이 좋은 영암군 삼호읍 주변 간척지 등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중국관광객 유치 전략은 ‘다윗(전남도)과 골리앗(중국) 싸움인가.’ 영산강 주변에 들어설 2개 기업도시는 중국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초기 자본금 투자에서 관광객과 기업유치, 산업공단 활성화까지 줄곧 중국 시장을 조준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과 한국은 경쟁관계인가, 보완관계인가.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발톱을 드러낸 공룡으로 다가섰다. 상하이 앞바다 32㎞를 다리로 연결한 컨테이너 부두인 양산항이 지난 12일 개항했다. 환적화물을 다루는 부산항과 광양항에 불똥이 떨어졌다. 또 상하이에는 엄청난 규모의 디즈니랜드와 노인전문 최첨단 휴양·의료시설이 들어서면서 우리를 바짝 긴장케 만든다. 전남도가 기업도시에 대규모 관광레저형 위락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는 해외자본 유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배용태 관광레저도시 기획추진단장은 “중국과 전남도는 때로는 경쟁관계이지만 때로는 보완관계”라며 “이 둘을 적절하게 조화해 우리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중국은 우리에게 관광자원의 보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도시 조성에 골몰한 강기삼 무안 부군수도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있어 우리는 중국과 경쟁이 아니라 보완관계라는 데 핵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무안과 영암·해남 기업도시가 겨냥하는 시선은 중국대륙 중에서도 황해를 사이에 둔 동부 해안지역이다. 경제발전으로 부를 축적한 상하이·항저우·닝보·칭다오·옌타이 등이다. 무안 국제공항까지 40분∼1시간 거리에 있다. 여행업계에서는 중국에서 한달에 한번 이상 해외여행이 가능한 인구로 전체 13억 가운데 2억 3000만명을 잡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가운데 10분의1인 2000만명 이상을 잡자는 계산이다. 즉 중국인들의 해외관광 코스 중에 동남아 단체관광이 있을 것이고 여기에 무안반도를 묶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세일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또 목포항과 최단거리인 상하이에서 열릴 2010년 세계박람회는 기업도시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이다. 장장 6개월에 걸쳐 치러질 행사기간에 군침도는 반찬을 얼마나 잘 차려놓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박준영 전남지사 박준영 전남도지사는 평소 ‘녹색의 땅-전남’을 입에 달고 다닌다. 전남이 국토개발에서 소외되다 보니 오염되지 않은 땅과 공기, 물, 햇빛, 바람이 이제 독보적인 경쟁력의 원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본이 남아도는 중국 상하이나 베이징이지만 이들 도시가 결코 흉내낼 수 없는 게 바로 이같은 자연요건이라고 자신한다. 남도 땅에서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과 이로 만든 남도의 맛깔난 음식맛을 경쟁력의 보고로 본다. “남녘의 황토땅과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산뜻한 햇빛, 싱그러운 바람 등은 상하이의 눅눅한 습기나 후텁지근함, 베이징의 혹독한 북풍이나 지독한 황사와는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말했다. 오염도가 높아지고 있는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이 때문에 관광 전남을 결코 따라올 수 없고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자신한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중국 내 상류층이 자국 안에서 돈을 쓰는 데 주민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며 걸림돌을 제기했다. 지금 중국은 자국 내에서 카지노(도박)를 허가할 수 없어 자국령이 된 마카오에다 카지노 시설을 늘리고 있는 점도 이를 반증한다고 설명했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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