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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라지구 외국사 ‘러브콜’

    청라지구 외국사 ‘러브콜’

    인천 경제자유구역 중 청라지구에 외국의 대형업체들이 잇따라 투자의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당초 수의계약 방침에서 공모 방식으로 바꾸면서 일부 외국업체들이 반발, 자칫 ‘네거티브 섬(negative sum)’의 결과가 우려된다. 수도권에 대규모 테마파크를 유치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5일 재정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토지공사가 낼 청라지구 투자자 모집공고에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테마파크 업체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싱가포르의 한 화상(華商)그룹과 국내 개발업체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와 함께 지분 구성에 참여, 청라지구에 대한 종합개발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 등은 청라지구 538만평 가운데 화훼단지 42만평과 GM대우의 연구시설 15만평을 제외한 480여만평을 상대로 주거·테마파크·호텔·대학·병원·쇼핑몰·골프장 등의 종합개발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유럽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업체도 청라지구내 테마파크 부지 28만평에 대한 개발방안을 마련했다. 앞서 인도네시아 리포그룹은 호텔과 골프장·테마파크가 들어서는 ‘아시안 빌리지’ 25만평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혔다. 영국의 관광 전문대학과 미국의 한 공과대학도 대학이 들어설 29만평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외국인 투자자 모집공고를 내고 4월까지 사업제안서를 접수한 뒤 6월까지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주거지역은 오는 2010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 화상대회 이후 청라지구에 관심을 갖는 외국 투자자들이 늘어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외자유치 방식을 공모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수의계약이라고 밝힌 적이 없으며 프로젝트별로 경쟁자가 없다면 결국 수의계약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외자유치를 추진하는 국내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2003년 정부가 외자유치를 위해 미국 등에서 ‘로드 쇼’를 할 때에는 수의계약을 전제로 했다.”면서 “정부를 믿고 외자를 유치했는데 부문별로 나눠서, 그것도 중복되지 않는 분야마저 공모방식으로 협상대상자를 가리는 것은 투자자들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학계에서는 국가 전체적으로 ‘제로 섬(zero sum)’이 아닌 ‘네거티브 섬’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규제나 절차 등의 문제로 외자 유치가 다른 나라로 빠져나가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외주제작사 ‘저작권 인정’ 꿈 이뤄지나

    외주 전문채널의 ‘꿈’이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공모를 통해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독립제작사협회(회장 고장석)는 5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드라마 제작사 대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송사는 방영권만 갖고 저작권은 100% 제작사에게 양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를 나라방송컨소시엄(NBC)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선정에 공모한 NBC에 163억원을 출자,2대 주주가 됐다. 고장석 회장은 이날 “이번 출자는 현재 표류하고 있는 외주 전문채널의 현실적인 대안”이라면서 “NBC가 사업권을 따낸다면 새로운 방송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외주제작물은 지상파 방송사가 저작권 등 사실상 거의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외주사들은 완전히 외주제작물만 편성하는 외주 전문채널을 세워 지상파 입김에서 벗어나려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삼화프로덕션 신현택 회장은 “외주사가 저작권을 갖고 해외 공략에 나서면 적극적인 판매가 가능해 수익을 높일 수 있다.”면서 “이를 통해 내실 있는 드라마 제작을 위한 인프라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에 팔기만 해서는 안되고, 상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면서 “때문에 드라마 제작·투자·배급이 한 틀에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종학프로덕션 김종학 대표는 “드라마 기획 단계에서 해외로부터 투자 제의가 들어와도 방송사가 판권을 갖고 있어 공염불이 되는 사례가 많다.”면서 “외주사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한류의 산업화가 되려면 저작권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MBC 드라마국장을 지냈던 이관희프로덕션의 김승수 대표도 “방송사 프로그램의 60%가 외주제작이라면,60%의 지분이 당연히 외주사에 있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5개 컨소시엄이 신청한 경인지역 방송사업자 공모는 선정을 둘러싸고 혼탁 시비가 일고 있다. 사업자 선정은 늦어도 이달 말까지 이뤄질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전화·인터넷까지 외국자본 손에

    하나로텔레콤의 경영권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최초로 외국자본에 완전히 넘어갔다. 하나로텔레콤은 5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병무(45) 경영위원회 의장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박 내정자는 하나로텔레콤의 최대 주주인 AIG·뉴브리지캐피탈 컨소시엄의 대표자격으로 하나로텔레콤 사외이사로 활동해 왔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경영위원회 의장으로 사실상 경영권을 접수했다. 이로써 하나로텔레콤은 외국계 자본의 대리인인 박 내정자와 사업총괄 수석 부사장인 고메즈 체제로 재편 됐다. 박 내정자는 “하나로텔레콤은 1999년 ADSL(비대칭가입자회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이후 현재까지 약 4조원의 망 투자를 단행한 강력한 전국망 네트워크 사업자이자 TV포털, 각종 번들상품 등 경쟁사들이 보유하지 못한 서비스와 상품을 갖추고 있다.”면서 “앞으로 네트워크 기반의 ‘세일즈&마케팅 컴퍼니’이자 종합 미디어 회사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대전~청주 버스환승 쉬워져

    대전~청주 버스환승 쉬워져

    대전∼청주간 광역버스정보시스템(BIS) 연계체계가 구축돼 이 구간의 버스환승이 쉬워진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1월 대전광역시·청주시와 공동으로 발주한 ‘대전∼청주축 광역버스정보시스템(BIS) 연계 구축사업’ 사업자로 선정된 대우정보시스템㈜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 본격적으로 공사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대전∼청주를 연계하는 버스환승정류장이 신설된다. 아울러 대전역∼청주공항·청주터미널을 연결하는 국도 17호선을 포함, 총 56㎞ 구간에 광역버스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실시간으로 버스정보를 제공받게 된다. 또한 대전∼청주간 버스환승이 이루어지고 있는 신탄진 인근에 환승정류장도 신설된다. 건교부는 정류장 특성과 현장상황을 고려해 정류장 안내단말기(LCD형)를 설치, 버스이용자에게 버스도착시간, 환승예정시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6개월의 공사기간과 2개월 동안 시범운영을 한 뒤 8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독자의소리] 청소도 교육이다/이학구

    청소시간에 화장실에 들어가 반쯤 열린 문짝 안쪽에서 쪼그리고 앉아 열심히 청소하는 학생을 보았다.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솔을 움켜 쥔 채 부지런히 변기주변을 닦고 있었다. 지금까지 삼십여 년간 진지하게 그렇게 열심히 청소를 하는 학생은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도 청소를 잘할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했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청소할 때 비질하는 모습을 보면 가관이다. 쓰는 건지 흩뜨리는 건지 알 수 없다. 허리는 곧게 편 채 빗자루 끝부분을 겨우 잡고, 바닥에 비가 닿는 둥 마는 둥한다. 화장실을 청소할 때는 수도꼭지에 끼운 호스로 여기저기 물만 뿌린다. 청소하는 방법을 잘 모르고 있거나 눈가림식으로 하는 것이다. 기왕에 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하도록 지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청소활동을 통해 참고 견딜 수 있는 인내심을 길러주고, 마친 뒤 깨끗함과 편안함과 뿌듯한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한다. 선생님의 현장지도와 즉석칭찬이 교육적 효과가 크다. 자신의 노력으로 깨끗해진 대상을 바라보면서 힘든 노동에 대한 참다운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이학구 <전북 원평초교 교감>
  • 안타까운 死연

    안타까운 死연

    ■ “지옥의 7년…” 사업실패를 비관하던 친형을 살해한 사실을 7년간 숨겨오다 경찰에 자수한 A모(32·서울 송파구)씨는 3일 “죽은 형이 꿈에 나타나고 환청에 시달리는 등 하루도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은 적이 없다.”고 털어놨다. 전북 임실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98년 전북 정읍과 충남에서 병원을 운영하다 연이어 부도를 낸 친형(당시 32세·의사)으로부터 “나를 죽이고 미리 들어놓은 보험금을 타서 가족이 받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A씨는 “무슨 소리냐.”며 계속 거절했으나 “도와주지 않아도 어차피 자살하겠다.”는 형의 설득에 넘어갔다. 그는 이어 지난 1998년 1월18일 새벽 1시30분 전북 임실군 덕치면의 국도에서 빌린 승용차로 형을 친 뒤 달아났으며 형은 사망했다. 죽은 형의 계획대로 형수(39)는 남편이 생전에 들어놓은 7억∼8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받았으며,A씨도 보험금 중 5000만원을 받았다. 그러나 A씨는 이후 매일 밤 형이 꿈에 나타나고 수시로 환청에 시달려야 했다. 그는 “형이 수척한 모습으로 들어와 원망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보거나 무서운 표정으로 방문을 마구 두들기는 꿈에 시달렸다.”며 “평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형을 죽인 놈’이라는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환청과 꿈 때문에 술을 마시지 않으면 잠을 잘 수 없게 된 그는 성격마저 난폭해져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직장 동료와 걸핏하면 다툼을 벌였다.A씨는 결국 괴로움과 죄책감을 견디다 못하고 지난 1일 경찰에 자수, 친형을 죽인 사실을 털어놨으나 촉탁살인죄의 공소시효(7년)가 지난해 1월로 만료됨에 따라 불구속 입건돼 살인죄 성립 여부에 대해서만 추가로 조사를 받게 됐다. 임실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답답한 법…” 아버지로부터 자살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딸이 위치추적을 요청했으나 법 규정으로 인해 자살을 막지 못한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3일 부산 사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6시쯤 정모(50)씨의 딸(21)은 아버지로부터 “남해 바닷가인데 먼저 떠난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정씨의 딸은 아버지가 삼촌과 친구에게도 같은 내용의 전화를 한 것을 확인하고 이날 오후 8시쯤 부산 사하경찰서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동통신사의 위치정보시스템을 통해 정씨의 위치를 찾기 위해 부산지검 당직검사에게 긴급통신수사를 의뢰했다. 그러나 “범죄 수사와 관련 없는 자살기도건에 대해서는 긴급통신 조회를 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다급해진 정씨의 딸은 119상황실에 신고를 하고 위치추적을 요청했으나 소방본부 역시 “자살시도는 긴급구조 요건에 해당되지 않으며 법 규정상 자살기도자 본인이 직접 위치추적을 의뢰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정씨의 딸은 울먹이며 “아버지가 지금 목숨을 끊으려 한다. 법규 타령만 하지 말고 도와달라.”며 눈물로 하소연했지만 허사였다. 결국 오후 9시30분쯤 정씨의 딸은 아버지로부터 죽기 전 마지막 전화를 받은지 5시간 만인 2일 오전 2시30분쯤 경남 남해경찰서로부터 “자살로 추정되는 사체가 발견됐으니 확인하러 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주변에서는 “제때 위치추적만 되었더라면 자살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에 자료제공을 요청하려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한 뒤 영장이 발부되어야만 집행할 수 있으며, 자살 등 범죄수사와 연관이 없는 사안에 대해선 영장청구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클릭이슈] 러-우크라이나 가스분쟁

    |파리 함혜리특파원|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수출을 한때 중단하면서 유럽에서는 새해 벽두부터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인 가즈프롬이 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통해 유럽에 공급하는 천연가스 물량을 당초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밝힌 뒤 진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이번 사태는 ‘자원전쟁’을 예고하는 서곡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러, 新냉전시대 무기로 가스 사용” 가즈프롬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값을 1000㎥당 50달러에서 유럽 시장가격인 230달러로 대폭 올리겠다는 인상안을 제시했다. 러시아는 가스값 인상에 정치적인 동기는 없으며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유럽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에너지 전쟁의 시작으로 간주하며 러시아의 조치를 강하게 비난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3일자 사설에서 21세기의 에너지 전쟁이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급격한 인상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오렌지 혁명’과 친(親)서방 성향인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 선출에 대한 경제적 보복 조치라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러시아가 가스 파이프라인을 새로운 냉전시대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약소국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러시아의 이번 조치는 장기적으로 크렘린의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러시아가 미국 일본 등과 대등한 수준에서 지도적 위치를 유지하려면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고 러시아의 조치를 비난했다.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경제적 보복을 취하려는 러시아의 벼랑끝 전술이 먹힌다면 다음에도 같은 방법을 취할 것”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에 강력한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원전쟁의 첨병 가즈프롬 가즈프롬은 전세계 가스 자원의 16%, 가스생산의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가스회사로 갈수록 치열해지는 에너지자원 전쟁에서 러시아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2004년 가즈프롬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해 국유화한 뒤 그외의 주식에 대해서는 지난해말 외국인에게 시장거래를 허용했다. 최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자사가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북유럽가스관’ 컨소시엄의 회장격인 감독위원회 의장으로 영입했던 가즈프롬은 이번에 우크라이나, 그루지야, 몰도바 등 주로 러시아에 반대해 온 주변국가들에 대한 가스값 인상을 결정해 에너지 자원이 패권행사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공급을 멈췄는데도 우크라이나 가정에서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유럽행 가스를 빼돌린 것”이라며 압박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이 중재에 나서줄 것을 바라고 있다. ●유럽,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모색절실 이번 사태로 에너지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된 유럽 국가들에서는 에너지 수입원 다변화 전략을 서둘러 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원유나 천연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힘이 실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은 국내에서 사용하는 천연가스의 2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대부분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가스관으로 공급받고 있다. lotus@seoul.co.kr
  • 생각하는 영농 ‘대박 조건’

    생각하는 영농 ‘대박 조건’

    ‘농업, 거꾸로 보면 대박이 보인다!’ ‘어머나’의 가수 장윤정. 트로트가 기성세대의 전유물이라는 고정 관념을 깨며 성공을 일궈냈다.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과 적극적인 틈새시장 공략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다. 이같은 ‘블루오션’(경쟁이 없는 미개척 시장) 전략은 시장개방과 무역장벽 등 어려운 여건에 처한 요즘 한국 농업인들에게도 좋은 교과서가 된다. 농림부와 재정경제부가 3일 발간한 책 ‘농자천하지대박’(농촌정보문화센터 펴냄)은 ‘농업계 블루오션’ 전략을 담고 있다. 기업형 농업(농기업) 경영을 하는 10곳의 경영혁신 사례를 통해 성공의 비밀을 소개한다. 과연 ‘대박’과 쪽박’을 가르는 기준을 뭘까. ●발상의 전환, 블루 오션을 찾아라 ㈜감나루(대표 백성준)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감을 재료로 한 ‘천연 아이스 홍시’를 개발했다. 떫은 맛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과일로 취급받던 감을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시키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 것.‘탈삽기술‘(떫은맛 제거 기술)을 이용,300원짜리 감을 3000원짜리로 고급화해 결실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액 16억원에 5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신기술과 전문지식을 활용하라 ‘원예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제주종묘(대표 김태훈)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농법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김 대표는 21세기 세계 농업의 경쟁은 결국 ‘종자’에서 시작될 것으로 봤다. 식량 자급률이 30%인 국내 사정을 감안할 때, 신품종 개발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에 끊임 없이 지역 특성에 맞는 새품종 개발에 매진, 씨감자에 이어 당근의 새 품종 개발에 성공했다. ㈜허브 아일랜드(대표 임옥)는 농업과 문화를 접목시켰다.‘웰빙’시대의 흐름에 맞게 허브를 삶의 모든 분야에 적용,‘음식과 휴식’이라는 토털 문화체험 상품으로 개발했다. 직원들이 허브가공, 꽃꽂이, 세공 관련 28개 자격증을 습득, 해당 기술을 허브 관련 상품 개발에 적용,2000여종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장인정신과 경영마인드의 만남 ㈜건강나라(대표 한경희)와 ㈜바이오이숍(대표 이영춘)은 수십년의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성공 경영을 일궈냈다. 15년의 다양한 채소 ‘양액재배’(토양 없이 작물 재배) 경험을 바탕으로 ‘새싹 채소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했다. 특히 특급호텔과 최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마케팅을 해, 상위소득 1% 계층을 겨냥하는 명품 이미지를 구축했다. 바이오이숍은 45년간의 도라지 연구와 15년간의 농사실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통상 3년인 도라지의 수명을 21년으로 연장한 장생도라지재배에 성공했다. ●생산·유통·판매과정의 수직 계열화 닭고기 브랜드의 선두인 ㈜하림(대표 김홍국·이문용)은 코스닥 등록기업이다. 양계장으로 시작해 육계산업을 선도하는 핵심기업으로 성장했다. 성공 요인은 체계적이고 철저한 계열화와 수직통합, 사육과 가공, 판매를 동시에 운영하는 통합경영 시스템을 도입해 안정적인 생산시스템을 마련했다. 이같은 시스템을 통해 200여가지의 신선육 제품과 180여가지의 육가공제품을 개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막을 수 없다면 손 잡아라 전남 해남군의 ㈜참다래유통사업단(대표 정운천)은 농산물 시장개방을 앞둔 우리 농가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대상이다. 세계적 명성의 뉴질랜드산 키위를 누르고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을 지켜낸 이 회사의 성공 전략은 ‘제품 특화’다. 외국 기업과 손잡고 ‘키위’라는 외국산 농산물을 ‘참다래’라는 국산 과일로 바꿨다. 또 구황작물에 지나지 않던 고구마를 고급화해 건강 다이어트 식품으로 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소비자와 직접 만나라 ㈜해드림(대표 이종우)은 인터넷 쌀가게의 원조다. 온라인에 쌀가게를 개설,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유통구조를 구축했다. 주문후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신선한 쌀’이라는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로 20% 이상의 가격 상승효과를 얻었다. 지난 1990년 이천양동조합으로 출발, 현재 국내 돼지고기 생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한 ‘도드람’(조합장 진길부,CEO 원종섭)은 사료·양돈·가공의 계열화 전략을 썼다. 개별화된 농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경영체를 구성했다. ‘도드람 포크’라는 공동 브랜드로 출하, 경비를 절감하고 판매망을 확충,22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거대 조합으로 성장했다. ㈜학사농장(대표 강용)도 소비자와의 직접 만남을 시도했다. 유통업체에 판매장을 개설해 직접 판매하고, 유통전문회사 ‘유기데이’를 통해 대형 할인점을 중심으로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등 안정적인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번엔 우승 향해 대~한민국”

    “이번엔 우승 향해 대~한민국”

    한국과 독일의 월드컵축구 준결승전이 열렸던 2002년 6월25일. 결승행이 좌절된 그날은 ‘대∼한민국’ 4강 신화의 종착점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꿈을 향한 출발점이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서울신문(당시 대한매일) 1면은 ‘꿈은 계속된다’라는 제목 아래 결연한 눈빛으로 하늘을 응시하던 조윤나·윤호 쌍둥이 남매의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남매는 월드컵 희망 메시지의 대표 아이콘으로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월드컵 꼬마스타, 의젓한 초등학생으로 윤나와 윤호는 누구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2006년을 시작했다.1999년생(윤나가 1분 차이로 누나)으로 당시 네 살이었던 남매는 어느덧 여덟 살로 자라 곧 초등학교 2학년이 된다. 2002년 당시 사진은 독일이 한 골을 넣으면서 우리 관중석이 크게 술렁였을 때의 모습. 소시지를 입안 가득 물어 탱탱해진 볼이 윤호의 표정을 더욱 비장하게 만들었다. 월드컵으로 ‘꼬마 스타’가 된 뒤 유명세도 많이 탔다. 동네 어른들이 볼 때마다 ‘월드컵 스타’라며 반가워했고, 신문에 난 얼굴이 윤나 남매인지 미처 알지 못한 성당 신부님은 “윤나·윤호와 꼭 닮은 아이들이 신문에 났더라.”며 놀라기도 했다. 또 대한매일을 비롯해 항공사 등 여러 기업·단체의 홍보 모델이 됐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각종 기념행사 때마다 쌍둥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 조희성(39·회사원)씨는 “아직도 시간 날 때마다 그날의 경기장면을 비디오로 보면서 아쉬움을 달랜다.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도 한국이 좋은 성적을 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그날자 신문을 스크랩해 가보처럼 보관하고 있다. 거실 벽면에 ‘대∼한민국 대∼한매일’이라는 글귀와 함께 쌍둥이의 대형 사진을 걸어 놓았다. ●“주영이 형, 올해에는 꼭 우승해 주세요” “한 장에 20만원이던 월드컵 관람권이 2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값이 뛰더군요. 팔아버릴까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언제 다시 월드컵을 직접 볼 수 있을까 싶어 경기장에 갔던 게 우리 가족에게 평생 남을 추억을 만들었지요.” 원래 축구를 좋아했던 윤호는 월드컵 이후 축구에 대한 사랑이 더욱 커졌다. 지난해 여름방학에 ‘차범근 축구교실’에서 실력을 쌓은 윤호는 또래보다 발이 빨르고 재간도 좋다. 윤호는 “박주영 형처럼 훌륭한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면서 “이번에는 꼭 우승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윤나도 웬만한 축구선수 이름은 줄줄 왼다.“잘 생긴 이동국 오빠가 제일 멋있어요. 동국 오빠, 힘내세요∼우리가 있잖아요∼파이팅.” 어머니 김연수(35)씨는 “이번엔 독일에 갈 수 없어 아쉽지만, 거리응원이라도 꼭 갈 것”이라면서 “붉은악마 응원단의 마스코트라는 자부심으로 목청껏 응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아직도 4년 전 입었던 빨간 티셔츠와 두건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남매의 마음은 붉은 물결이 넘실댈 독일에 벌써부터 가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유럽 최고 석학에 듣는다] 자크 아탈리 특별인터뷰

    [유럽 최고 석학에 듣는다] 자크 아탈리 특별인터뷰

    |파리 함혜리특파원|“창의력을 발휘하는 사람만이 변화하는 세계에서 주인공이 될 수 있다.”불모지를 삶의 터전으로 바꿔가며 살아가는 유목민(노마드)의 문화를 현대인의 패러다임으로 제시해 반향을 일으킨 프랑스의 석학 자크 아탈리(63). 그는 지난 연말 파리 교외 뇌이의 자택에서 가진 특별 인터뷰에서 “미래 사회를 제대로 수용하려면 노마드적 사고를 지녀야 한다.”면서 “변화를 받아들일 줄 알고, 타인의 문화를 존중하며, 항상 창조하는 사람만이 끝없는 변화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어느 분야에서든 창조의 주체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기술, 교육, 정치, 시장경제 등 모든 제도와 환경은 그 가능성이 실현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방향으로 진보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한 전지구적 노력만이 21세기의 인류가 바라는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노마드문화가 미래지배…끝없는 창의력 요구” ▶21세기는 하드웨어 방식의 사고에서 지식·문화 등 소프트웨어가 기반이 되는 사회라고 한다. 이같은 전환은 어디에서 오나. -소프트웨어인 문화는 정신에 기초하며 사회는 이런 문화 발전에 의해 진보한다. 인류 역사를 보면 전반적으로 힘의 사회에서 정신의 사회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인류를 발전시켜 온 동인은 고통과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물질 영역을 떨쳐 버리고 정신이 중시되는 세계로 이동하는 것이다. 때문에 이런 현상은 당연하다. ▶이런 변화는 인류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었나. -변화가 완결된 것이 아니며 진행중이다. 우리는 여전히 곳곳에서 폭력과 불평등을 목격하고 있다. 현 단계에서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소프트 사회’, 즉 고도의 정보 사회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새로운 개념의 풍요로움을 창출한다는 것이다. 물질 재화는 내가 남에게 주면 내게서 사라지지만 정보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주더라도 남아있다. 이것은 혁명적인 변화이며 사회 진보를 위해 중요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투명성, 민주주의, 정보 공유 등 정보화 사회에서 우리가 누리는 새로운 풍요는 물질로 인한 갈등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한다. 인류가 추구해야 할 ‘비폭력의 세계’를 향한 진보를 기대할 수 있다. ▶21세기에 가장 중시되는 가치는 무엇이며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물질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는 하나라도 더 많이 갖기 위해 사람들은 투쟁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나 혼자만 누린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언어, 휴대전화가 그렇듯이 함께 소통하고, 나누고, 모두가 이용할 수 있을 때에 유용한 것이다. 모든 사람이 함께 이익을 누릴 수 있는 것이어야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따라서 미래 사회에서는 ‘공동의 이익’이 매우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인류는 함께 살아가는 것을 배워야 한다. 환경오염, 물 부족, 기아 등을 같이 해결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창조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그런 방향으로 제대로 가고 있다고 보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인류는 좋은 쪽으로 발전하는 동시에 나쁜 방향으로도 발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쁜 면을 발전시키는 도구들이 점점 늘어간다는 것이다. 대량살상무기, 야만스러운 지식, 인간복제, 가상세계 탐닉 등은 인류를 자멸의 길로 이끌고 있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시에 발전한다. 언젠가 악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선을 창출하는 도구들을 파괴하는 날이 올 것이다. 이것이 우려스럽다. ▶당신은 한 곳에 뿌리내리고 사는 정주민이 아닌 유목민의 입장에서 인류의 미래를 성찰했다. 끊임없이 이동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했다. 이동을 원치 않지만 할 수 없이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도 많다.(아탈리는 정보를 창출하는 극소수의 상류계층을 하이퍼 노마드, 정보를 향유하되 소비만 하는 것은 버추얼 노마드, 정보를 향유하지도 못하고 물질적 빈곤에 시달리는 계층을 인프라 노마드로 구분했다.) -기술이 진보하면서 인류는 지금까지 ‘한계’라고 생각했던 것을 하나씩 극복하고 있지만 인류의 절반은 가난과 기아에 여전히 허덕이고 있다. 그들에게 이런 발전은 아무 의미가 없다. 우선 절대빈곤층이 물질적 빈곤에서 벗어나 새로운 의미의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인프라 노마드에서 버추얼 노마드를 거치지 않고 하이퍼 노마드로 합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지적으로 무장하고, 단순하게 소통하는 게 아니라 무언가 창조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행동양태로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접속하고 소통함으로써 모든 구성원이 창조의 주체가 되는 그런 문명 형태가 내가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다. ▶노마디즘과 유토피아는 어떤 관계인가. -유토피아는 이상적 사회이고, 매우 완벽하지만 추상적이다. 하지만 노마디즘은 현실이다. 돈을 벌기 위해, 보다 잘 살기 위해 이동하는 인프라 노마드는 비참하지만 현실이다. 노마디즘에서도 유토피아는 존재한다. 끝없이 이동하면서도 전통과 가치를 간직하고, 과거를 수용하면서 창조해 나가는 창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누리는 사회가 바로 노마디즘의 유토피아다. ▶어떤 사람이 미래사회의 변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나. -노마드의 사고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한다. 즉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고 동시에 사회의 위험을 감시하는 사람, 끝없이 창조하는 사람, 집단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와 타인에 대한 존중, 적응력, 창의력이 필수조건이다. 우리는 끝없는 변화 속에 살고 있으며 복잡한 변수들이 작용하는 변화에 적응할 것을 요구받는다. 창조적인 사람은 적응할 수 있는 조건을 스스로 만들어 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창의력은 중요하다. 각자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어느 분야에서 창조자가 될 것인지 선택하는 것이다. ▶지나치게 빠른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한 관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혼자 살아가는 것은 위험하다. 집단 속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경험과 가치, 전통을 공유할 수 있으며 이런 가치 공유를 통해 인류는 변화 속에서 진보하는 것이다.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하나.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사라진다.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한가. -이런 변화를 정의하고, 경향을 예측하는 데 지식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나는 지난 15년간 인류의 역사를 유목민이란 개념으로 설명하고, 그 관점에서 인류가 부닥친 많은 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해 왔다. 많은 지식인들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행동한 나머지 현실참여를 피한다. 행동하지 않는 지식은 무의미하다. ▶미래에 인류가 직면할 최대의 도전은 무엇인가. -시간의 한정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사람들은 더 이상 공간적 거리감을 느끼지 않는다. 기술진보와 공동의 이익 추구를 통해 인류는 조만간 시간의 한정성도 극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시간은 물질이나 정보와 달리 생산할 수 없으며 누구에게도 줄 수 없고 살 수도 없다. 미래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을 어떻게 다루는가이다. 시간은 ‘좋은 시간’과 ‘나쁜 시간’으로 나눌 수 있다. 시간을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데 쓰거나, 창조하는 데 쓰면 ‘좋은 시간’이 되지만 파괴하고, 약탈하며, 탐욕을 부리면 ‘나쁜 시간’이 된다. 올바른 정치란 사회나 국가의 모든 구성원이 좋은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국에 대해 지적한다면. -한국은 큰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전통을 유지하면서 고도의 신기술을 진보시킨 한국은 큰 힘을 가지고 있다. 신기술의 중심에 서 있다. 지정학적으로도 한국은 러시아와 중국, 일본의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들 나라와 어떻게 연결하는가에 따라 한국의 미래는 달라진다. 전통과 현대성을 조화시키면서 생산적이고 창조적인 신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대단한 미래를 보장받을 수 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가치 생산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lotus@seoul.co.kr ■ 자크 아탈리는 누구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의 대표적 지성이자 유럽 최고의 석학으로 꼽힌다.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연구·저술활동, 폭넓은 지식과 혜안으로 미래를 짚어내는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왔다.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엘리트 고등교육기관인 에콜폴리테크닉에서 공학을, 에콜 드 민에서 토목공학을, 시앙스폴리티크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최고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ENA)를 거쳐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0대 초반부터 지난 85년까지 시앙스폴리티크와 에콜폴리테크닉, 파리 9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다. 74년 프랑수아 미테랑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한 뒤 81년 사회당 정부 집권 이후 91년까지 대통령 특별보좌역을 맡았다.‘미테랑의 휴대용컴퓨터’란 별명을 얻으며 17년간 사회민주주의의 실현, 유럽경제통합 등을 기획했다. 공산권 붕괴 이후 동구권의 경제재건을 위해 91년 유럽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했고 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냈다. 현재 국제컨설팅회사인 ‘아탈리&아소시에’ 대표, 제3세계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구호기구 플래닛파이낸스(PlaNet Finance) 회장을 맡고 있다. 이밖에 1980년 기아구제기구 창립,84년 유럽신기술 개발프로그램 EUREKA 창설,89년 방글라데시 구호기구 설립, 유럽 고등교육개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 되고 있다.30여권의 저서는 27개 언어로 번역돼 500만권 이상 팔렸다. 대표적 저서로 ‘인간의 길’(2004),‘유목인간’(2003) 등이 있다.
  •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대선주자 새해 주가는-야권]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이래서 오른다 김 본부장은 “온화하고 부드럽고 섬세한 이미지가 어필하고 있다.”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 효과를 강점으로 꼽았다. 이 소장은 “박 대표의 이미지가 좋다.”고 분석했다. 박성민 대표는 “메시지를 반복하는 능력이 탁월하며 절제와 원칙의 미를 잘 보여준다.”면서 “자기다움을 흐트러짐 없이 잘 유지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에게 어필하는 대중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자신보다는 조직을 위해 일하는 사람, 잘 정돈되고 절제된 조신한 양갓집 규수, 벤처 기업 여성 CEO 등의 이미지”라면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없는 이미지의 종합”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대중의 눈높이에서 말하며 틀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메시지를 집중하며 ‘수첩공주’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래서 내린다 김 본부장은 ▲정치적 철학부재 ▲콘텐츠 부족 느낌 ▲박정희 후광효과의 반작용 등을 약점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너무 단조롭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대표는 “이슈 주도력이 없고 미래 비전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시키지 못하며 여성 지도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반대 집단에서는 박 대표를 과거의 영화를 되찾으려 몸부림치는 봉건 지주 후손의 모습으로 본다.”며 “‘토지’의 서희처럼 몰락한 귀족 가문의 후손 이미지, 재기를 노리는 재벌가 자손, 몰락한 황손으로 비쳐지는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변호사는 “참모도 없는 것 같고 고집이 세고 실수를 인정하지 않아 한번 악수를 두면 낭패를 볼 수 있으며, 아버지의 그림자, 콘텐츠에 대해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당선작] 블랙홀/김미정

    ●블랙홀/김미정 등장인물 광식 정애 남자 가인 등을 들고 있는 아이 인철 그 밖의 배우들 각 에피소드들의 시간적 배경은 같다. 에피소드 1 전체 무대는 1,2층의 구조로 되어 있다.2층은 오랜 병원생활을 했음을 짐작하게 해 주는 병실의 내부가 있다. 병실에는 환자용 침대와 보호자용 침대가 있고 침대를 바라보며 유리창이 있다. 유리창 밖으로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양끝으로는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걸어 놓았다. 한쪽에는 1층으로 내려오는 계단이 있고 그것은 병원 비상계단의 모습이다. 침대 옆에는 인공호흡기와 심장모니터기가 놓여져 있다.1층은 어느 산동네를 연상케 하는 배경들이 있고 계단의 정반대쪽에는 지하철 입구의 표시가 그려져 있다. 계단의 앞쪽으로는 벤치가 있고 그 벤치 옆에는 어느 노숙자가 놓고 간 듯한 신문지들과 소주병들이 나뒹군다. 멀리서 들리는 소리, 얼핏 들으면 기차소리와도 같은 규칙적인 소리.2층의 무대가 조금 밝아지면서 기차소리는 심장 모니터기의 소리로 바뀐다.2층의 무대가 완전히 밝아지면 모니터의 소리는 잦아들고 보호자용 침대에 앉아서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는 광식의 모습이 보인다. 유리창 밖에는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리창을 닦는다. 유리창을 닦다가 소주를 꺼내어 마신다. 광식의 앞에는 먹던 중이었던 김치그릇과 밑반찬 그릇들 그리고 밥그릇이 있다. 나머지 두 침대는 비어있다. 광식:(입맛을 다시며)거 참 맛있겠네. 저 양반 저거 세상을 아는 양반이야. 이럴 줄 알았으면 소주 한 병 사오는 건데.(혼잣말로)거 혼자만 잡숫지 말고 나눠 먹읍시다.(먹던 밥을 계속 먹는다.) 남자가 유리창을 두드리더니 소주병을 내민다. 광식:한 잔 주시게요?아이고 그럼 나야 고맙지요. 유리창 남자가 소주를 따르는 시늉을 한다. 광식이 술잔을 받는 시늉을 한다. 광식:(마시는 시늉)원샷! 캬! 안주는? 안주도 줘야지. 남자가 씩 웃는다. 광식:사람 참 싱겁소. 남자도 하!웃는 모양. 그러고는 유리창을 닦는다. 광식:하, 취한다.(침대의 이불을 젖히니 아이가 반듯이 누워 있다. 광식이 아이의 몸을 옆으로 돌려서 등을 문지른다)우리 딸입니다. 예쁘죠?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이 예수님 귀 빠진 날이래요. 뭐 대단한 양반인지는 몰라도 병원 전체가 들썩들썩 합니다. 우리 병실 환자들은 모두 외출을 나갑디다. 세상을 구원하신 독생자 그리스님인지 놈인지 덕분에 오랜만에 조용하고 좋수.(등을 문지르다가 손을 동그랗게 하고 두드린다.)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둘이요, 두부장수 두부를 판다고 달달달, 셋이요, 새 각시가 빨래를 한다고 달달달. 광식이 부르는 노래의 반주와 함께 빨간 등을 든 여자아이가 등장해서 1층의 무대를 돌아다닌다. 아이가 작은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남자가 내려다보고 있다. 아이:(가만히 서서)아빠!일곱은 뭐라고 그랬죠? 남자가 뭔가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들리지 않는다. 유리창을 두드린다. 광식이 쳐다본다. 남자가 손가락 일곱 개를 유리창에다 댄다. 광식:일곱이요. 일본 놈이 순찰을 돈다고 달달달! 아이:아!(아이가 다시 노래를 부르면서 무대를 돌아다니다가 퇴장한다.) 광식:(아이의 등에 베개를 대주고 이불을 덮어주면서 남자를 빤히 쳐다본다.)우리가 언제 한 번 본 적이 있죠?(유리창에 입김을 불어서 글씨를 쓴다.‘나 몰라요?’큰 소리로 입 모양이 보이게)초등학교 어디? 난 초등학교 다닐 때까지는 공주에서 살다가 중학교 올라가면서 서울로 이사 왔는데…. 고향이 공주?아닌가?아무튼 형씨 인상 한 번 좋수다. 어쩌다 이런 일…. 뭐 오해는 마슈. 위험하니까. 이런 일 하게 됐는지는 모르지만 앞으로 잘 될 거요. 인상 보면 알지.(아이를 쳐다보며)우리 애는 십 년째 이러고 누워 있어요. 교통사고를 크게 당했거든.(사이)원무과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청구서가 나옵니다. 일년 만에 집 날리고 벌써 팔 년 짼데 뭐가 남았겠습니까?지금은 월세 낼 돈도 없어서 병원에서 살아요. 뭐 그런 얘기를 밥 먹으면서 하냐고 그러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게 현실인걸. 만날 울고 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니까. 그냥 하루하루 간신히 넘기는 거죠. 하루의 끝은 웃으면서 보내려고 해요. 그게 살아남는 방법이죠.(한숨을 쉬며)그래도 하루에도 몇 번씩 울화가 치밀어요.(조금 작은 소리로)이건 형씨한테만 하는 말인데요. 처음에는 살아준 것만으로도 고맙더니 딱 일년이 지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길어야 삼년이겠지. 웃기죠?딱 일년 만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내가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우리 마누라가 알면 난리 날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죠?맞습니다. 부모라면 벌써 포기했을 겁니다. 자식이니까 붙들고 있는 겁니다.(큰소리로)진짜 나 몰라요?(한참의 사이 후 고개를 숙인다. 어깨를 들썩인다. 다시 한참의 사이를 두고 고개를 든다.)제길, 소주 한잔에 취했네. 다 잘 될 거요.(사이)그거 하면 하루 얼마나 줍 니까? 남자가 유리창에다 손가락을 대고는 여섯, 다섯, 넷, 셋, 둘, 하나를 세더니 칼을 꺼내어서 줄을 끊는다. 순식간에 남자가 사라진다. 광식:어?(광식은 잠시 아무 움직임이 없다가 주머니에서 전화를 찾는다.)씨!지가 왜 죽어. 죽을 놈이 누군데.(한참 만에 전화를 찾는다. 떨리는 목소리로)저 여기 13층인데요.(사이)네?병원(사이)한영병원요. 사람이 떨어졌어요.(사이)아니 안이 아니고 밖인데요. 그러니까 그 사람이 누구냐면…유리창을 닦는 사람인데…. 인상이 좋고…. 어디서 많이 본 것도 같고…. 저 위 동네에 사는…. 헉!(갑자기 입을 막는다. 전화를 놓친다.) 광식이 정신없이 병실을 빠져나가 비상계단으로 내려간다. 머리를 벽에다 반복해서 박는다. 무언가 모를 괴로움에 몸부림을 친다. 그러다가 미친 듯이 웃는다. 한참 만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다. 아이를 바라보고 유리창 밖을 바라본다. 두 손바닥을 유리창에다 댄다. 이제부터는 모든 행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아이의 호흡기 전원을 끈다. 호흡기 소리가 점점 잦아들다가 멈춘다. 침대 위 아이의 몸이 위로 한 번 뛰었다가 털썩 내려앉는다. 심장모니터의 박동소리가 완전히 멈춘다. 광식의 몸이 털썩 밑으로 내려간다.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광식의 손바닥 자국이 드러난다. 소리:2005년 12월25일 서울의 모 병원에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명을 유지하던 15세 김모 양의 아버지가 아이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내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김모 씨는 병원 소각장에서 아이의 신발을 태우다가 붙들렸습니다. 김모 양은 지난 1998년 교통사고를 당해 그 이후로 계속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서 살아왔던 걸로 밝혀졌습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아이의 목숨마저 끊어버리게 된 김모 씨는 현재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씨의 다른 가족으로는 아이의 어머니 최모 씨와 8세의 아들이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씨는 아내 최모 씨에 의해 경찰에 신고 되었다고 합니다. 같은 날 김모 양의 병실 밖에서는 병원의 유리창을 닦는 강모 씨의 추락사가 있었습니다. 강모 씨의 주머니에는 마시다 만 소주병이 있었고 리프트의 한 쪽에는 분골함으로 보이는 상 자에 하얀 재가 반쯤 들어 있었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아 한층 들뜬 분 위기의 한 쪽에는 이런 어두운…. 암전 에피소드 2 빗소리와 함께 무대가 밝아진다.2층 무대의 소품들은 여전하다. 정애가 지하철 입구를 통해 밀고 다니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들고 등장하고는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선다. 주머니에서 수건을 꺼내어서 닦는다. 남자가 벤치에 앉아 있다가 정애가 있는 곳으로 온다. 정애:(남자를 힐끗 보더니)크리스마스에 눈이 안 오고 비가 오네요. 남자가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도 쭈그리고 앉는다. 정애:(남자를 바라보며)묘한 기분이 들어요. 남자:…. 정애:(천천히 고개를 돌리며)나 좀 봐 주책이야. 남자가 담배를 피운다. 정애:(가방에서 칫솔을 꺼낸다. 혼잣말로 연습한다.)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가정에서나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공부하시느라 살림하시느라 일하시느라 얼마나 스트레스가 많으십니까. 오늘 제가 가지고 나온 물건은 여러분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해소시킬 수 있는 건강 칫솔입니다. 이 건강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 인준을 받은 칫솔모를 사용한 칫솔로서 여러분의 이와 잇몸의 구석구석까지 들어가서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줄 것입니다. 몇 달이 지나도 칫솔모가 상하지 않아 칫솔을 자주 바꾸실 필요가 없습니다.(남자를 쳐다보며)한영병원 1002호에 입원해 있는 가인이를 아시죠? 제 딸이에요. 남자:(그제서야 고개를 돌려서 정애를 본다) 정애:그동안 잘 지냈어요? 남자:…. 정애:당신, 많이 늙었네요. 남자:…. 정애:먹고 살만 하시면 칫솔 두 개만 사주세요.5천원이에요. 이 칫솔은 아이에스오 9002를 인정받았어요. 그게 뭔지 아시죠? 남자가 주머니에서 5천원을 꺼내서 정애에게 준다. 정애가 남자에게 칫솔을 준다. 정애:우리 가인이는 저 혼자 이빨도 못 닦아요. 그래서 칫솔도 필요 없죠.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무대 가운데로 간다. 뒤돌아서 정애를 바라본다. 남자:봉천동 산27번지에 사는 소영이는 어제 바다에 뿌려졌습니다. 며칠 전에 돌에 깔려서 죽었거든요. 그 아이도 이제 칫솔은 필요없을 겁니다. 정애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남자:가인이는 오래오래 살길 바랍니다. 정애가 남자에게 달려들어 옷을 잡고 흔든다. 남자와 정애의 몸싸움. 슬프고도 정열적인 음악이 흐른다. 얼핏 보면 두 사람이 춤을 추는 것 같다.2층 병실로 검은 옷을 입은 조폭이 등장한다. 쇠방망이를 들었다. 조폭:으메 씨벌, 병실 한 번 좋구마잉, 으메 씨벌, 돈 빌려준 놈은 지 엄니 병원비도 없어서 집구석에서 다 돌아가시게 생겼는디 돈 빌려간 놈은 지 자식을 번듯하니 이런 큰 병원에다 모셔두고 있어 잉?니들이 사람이여?개, 돼지만도 못한 것들 아녀 이것!씨발!(방망이를 한 번 내리친다) 정애:병원비가 없어서 사채를 썼어. 갚은 이자만으로도 원금을 까고도 남는데 이 새끼들이 이자가 한달만 밀려도 병실로 찾아오네. 아이의 아빠가 작업복을 입고 1층으로 등장한다. 같은 복장의 배우들이 방망이를 들었다. 광식:이 집은 재개발 지역 내에 있습니다. 나 난 이, 이렇게까지 하긴 싫어요. 어서 어서들 나가세요. 안, 안 그러면 가만 두지 않겠어. 어, 어서 나가!셋을 셀 거야. 하나!둘!씨발 나가요!셋!(방망이를 치켜든다.) 배우들이 같이 치켜든다. 남자:봉천동 산 27번지 재개발 지역. 거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 조폭:울 엄니도 몇 년째 똥오줌 받아내고 있다니까. 니 자식만 자식이고 울 엄니는 늙었응께 고만 돌아가시라 이거여 뭐여!잔말 말고 돈 내놔!안 그러면 자식이고 뭐고 없응께. 인철이가 피에로 분장을 하고 등장한다. 남자와 정애는 본격적으로 춤을 춘다. 광식:인철아!이 자식 여기 있었구나. 나 좀 살려주라!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야. 난 못 하겠다. 내가 그 돈은 꼭 갚을게. 인철아. 나 좀 놔 주라. 내 이 손으로 우리 엄니같은 노인네 허리를 치고 머리를 잡고 집에다 불을 지르고 그랬다. 야!인철아!나 좀 ! 인철:아직 먹고 살 만한가 보구나, 니가. 알아서 해. 광식:야, 우리가 불알친구 아니냐. 이 자식아. 인철:어렵게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생각해. 자식을 생각하라고. 광식:인철아. 나 이제 이 짓 못하겠다. 나 좀 봐주라. 인철:야 이 자식아. 일할 사람은 많아. 너 당장 돈 갚을 수 있어? 광식:내가 벌어서 갚을게. 인철:오다가 떨어져서 말이야. 니가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나도 곤란해져. 이쪽 사람들이 얼마나 무서운 지는 알지? 광식:그래도 난, 난 못해. 인철:이 자식아. 그럼 돈을 가져와. 광식:으으으으으! 인철:쉽게 생각해. 아이의 호흡기 소리가 거칠어진다. 음악이 고조되면서 2층 병실의 조폭과 1층의 광식과 다른 배우들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정애와 남자가 무대를 빙글빙글 돈다. 배우들의 모습은 마치 무협영화의 한 장면 같다. 정애:있는데 안 주는 것 아닌데. 조폭:그려? 갚을 능력이 없으면 몸으로라도 때워야지. 아줌니 아직 탱탱하구마잉. 남자:일곱 살 난 딸이 집 마당으로 뛰어들다가 돌에 깔려 죽었네. 정애:그럴게요, 그럴게요, 제가 가서 일해 드릴게요. 빚만큼 일해 드릴게요. 제발 가주세요. 조폭:오메, 이렇게 쉬운 길이 있었는데 괜히 힘써 부렀네. 현란한 조명이 무대 전체를 채우고 이어서 공사장의 먼지 같은 희뿌연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운다. 무대에 탬버린 소리가 울린다. 연기가 걷힌다. 화려한 옷을 입은 정애가 탬버린을 치고 있다. 정애는 노래를 부른다.2층의 유리창 밖으로 어깨에 끈을 매단 남자가 유골함에서 하얀 재를 허공에 뿌린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에피소드 3 웨딩마치 흐르면서 무대가 밝아지면 2층의 무대에는 하얀 천이 내려와져 있다. 무대의 곳곳에는 두 사람이 올라갈 수 있는 단들이 있고 단위에 사람들이 둘씩 앉아 있다. 그들은 모두 광식과 정애다. 첫번째 단 광식:오늘은 입질이 영 시원찮네. 정애:아이 재미없어. 광식:그러게 왜 따라왔어. 정애:집에 있어도 재미없어. 광식:그러셔?가인이는? 정애:아까부터 곯아 떨어졌어. 텐트 치고 잔다고 좋아하더니. 당신은 낚시가 그렇게 좋아? 광식:그러엄. 정애:우리보다도? 광식:그러엄. 정애:치, 그럼 왜 결혼했냐? 평생 혼자 낚시나 하고 살지. 광식:니가 결혼해 달라고 하도 쫓아 다녀서 할 수 없이 했다. 정애:뭐야?내가 언제? 광식:물고기 머리냐? 정애:하이구 그러셔?그래서, 그래서 후회해? 광식:글쎄에. 정애:이이가 정말.(광식을 꼬집는다.) 광식:아야!조용히해. 물고기들 다 도망간다. 정애:똑바로 말하란 말야.(또 꼬집는다.) 광식:아야. 왜 이래 마누라. 똑바로 말하면 잡아먹으려고? 정애:뭐야? 광식:하하하. 두번째 단 정애:방송국에서 우리 가인이를 찍어간대. 광식:그래?방송국에서 어떻게 알고? 정애:간호사들이 편지를 써 줬대. 광식:정말? 세번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정애: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요. 광식:가끔씩 눈을 맞추고 울기도 합니다. 정애:가인아. 어서 일어나서 엄마랑 밖에 나가 놀아야지. 광식:(얼굴을 찌그러트리고 입을 크게 벌려서 운다.) 정애:그럴 땐 우리말을 알아듣는 것 같아요. 그럼 가인이가 곧 일어날 것 같아요. 광식:(정애의 등을 두드린다.)두 시간에 한 번씩 체위를 바꿔주고 등을 이렇게 두드려 줘야 합니다. 정애:가래도 뽑아줘야 하고요. 낮에는 어머니가 와 계시고 밤에는 우리가 교대로 하죠. 낮에는 돈을 벌어야 하니까요. 정애와 광식의 역할을 바꾸어 정애가 광식의 등을 두드린다. 광식:가장 필요한 거는 역시…. 정애:(얼른)아이의 병원비를 석 달에 한 번씩 계산해야 해요. 셋째 단의 배우들이 플래시를 터트린다. 세번째 단 정애:밑 빠진 독에 물붓기지. 벌써 통장이 바닥났어. 광식:인수가 걱정이야. 정애:왜? 광식:장모님이 병원으로 데리고 왔어. 정애:그래서? 광식:데리고 가서 자장면을 사줬는데, 아이가 이상했어. 정애:이상해? 광식:자장면을 먹다가도 눈을 깜빡하고 얘기도 잘 하지 않고 그저 눈만 깜빡거렸어. 정애:하도 오랜만에 보니까 낯설어서 그랬겠지. 광식:그게 아니야. 정애:그럼, 아이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거야? 광식:장모님이 그러는데 신경증 증세가 있대. 정애:뭐? 광식:우리가 잘 돌봐주지 못해서 그래.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가인이가 그렇게 되고…. 아무리 장모님이 신경 써 줘도. 정애:그래서 엄마가 잘 못 돌봐서 그런단 거야? 광식:이 사람이!누가 그렇대? 정애:그럼 뭐야, 그럼 뭐냐고. 광식:으이구, 왜 억질 부려. 내가 뭐라고 했다고. 정애:몰라. 정말 미치겠다. 다른 배우들이 세번째 단을 쳐다본다. 네번째 단 광식:당신 저녁마다 어디를 나가는 거야. 정애:내가 말했잖아. 친구 식당일 도와준다고. 광식:당신 정말! 정애:어서 밥이나 먹어. 광식:…. 정애:유리창 닦는 아저씨가 죽었어. 광식:뭐? 정애:집이 재개발돼서 다 부숴지고 식구들이 다 뿔뿔이 흩어지고 그랬대. 광식:그래서, 죽었어? 정애:줄을 끊었어. 광식:다, 당신이 봤어? 정애:아니, 들었어. 깡패들이 와서 집을 다 부쉈대. 참 기분이 묘해. 그 아저씬 우리 가인이가 바깥세상을 잘 볼 수 있게 유리창을 깨끗하게 잘 닦아줬는데. 광식:…. 정애:불쌍하다. 그치?그런 거 보면 우리만 힘든 것도 아냐. 가인이는 이렇게 살아 있잖아.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도……. 광식: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마. 그게 어울리는 말이니? 정애:왜 이래?오늘?짜증이 컨셉트야? 광식:힘들겠다. 자기는. 정애:새삼스럽게 왜 이래. 광식:밤마다 춤추고 노래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 정애:뭐? 광식:…. 정애:어, 어떻게 알았어? 광식:더럽다. 정애:누가? 광식:내가. 정애: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 당신이 사채만 안 썼어도. 광식:당신이 다른 남자들 앞에서 웃고 있을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쏠려. 정애:그럼 가서 일억만 벌어와. 광식:제길! 정애:당신이 신체 포기각서도 썼다며. 콩팥하나 떼어줬는데 이번에는 뭘 주려고?눈?간?심장?그럼 우리 가인이는?당신이 죽으면 가인이도 죽어. 광식:개새끼들한테 돈을 빌리는 게 아니었어.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정애:허풍 떨지 마. 광식:뭐? 정애:어렵지 않아. 그냥 노래만 불러. 광식:거기가 그런 데냐?노래만 부르는 데냐고. 정애:정 못 믿겠으면 따라와서 보면 되잖아. 광식:꿈에도 생각 못했어. 당신이…. 정애:아까 어머니가 호박죽 끓여 오셨던데 먹을래? 광식:…. 정애:총각김치도 있어. 광식:개새끼. 정애:애 듣는 데서 왜 자꾸 욕을 하고 그래. 광식:듣긴 누가 듣는다고 그래. 병신이! 정애:(광식의 뺨을 친다.) 광식:인생이 억울하다. 정애:…. 광식:…. 정애:가인이가 다 들어. 세 단의 배우들이 일어나서 계단으로 올라가서 하얀 천을 내린다. 침대위의 아이가 호흡기를 단 채 침대에 앉아있다. 빨래가 매달려 있는 줄 사이에는 등이 여러 개 걸려 있다. 등이 하나둘씩 켜지면서 정애의 얼굴 몽환적이 된다. 무대에는 등의 불빛만이 있다. 정애:이상하지. 유리창 아저씨가 우리 병실 앞에서 하얀 재를 뿌리는 꿈을 꿨어. 그게 우리 가인이가 죽어서 태운 재 같아서 가슴이 저려 죽는 줄 알았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당신 얼굴이랑 똑같이 생긴 거야. 광식:그 사람. 자기 아이가, 무너지는 집에 깔려서 죽었어. 정애:어떻게 알아? 광식:나도 꿈을 꿨어. 둘이서 장난삼아 주거니 받거니 소주 한 잔 하는데 그 사람 얼굴이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 거야. 초등학교 동창인가 중학교 동창인가 물어보려는 참에 줄을 끊더라. 그러고 나니까 생각이 나는 거야. 죽은 그 아이를 많이 닮았더라. 내가 그 사람을 닮고 죽은 아이가 가인이를 닮고 ……. 정애:꿈을 꾸는 것 같다가 일어나보면 꿈이랑 별 차이가 없는 현실이 돌아와. 광식:내가 거기 있었어. 아이가 죽을 때 내가 거기 있었어. 죄책감 때문에 미칠 것 같다. 배우들이 등 앞에 서있다. 하나의 등에 하나의 광식과 정애. 두 사람이 조금 더 몽환적인 상태가 된다. 정애:지금도 꿈을 꾸는 것 같아. 광식:꿈에서 보면 우리의 머리맡에 등이 하나씩 걸려 있어. 정애:예쁘다. 광식:등이 하나씩 꺼져. 정애:슬프다. 배우들이 등을 차례로 끈다. 광식:가인이 머리위의 등은 아직 켜져 있어. 정애:다행이다. 광식:(두 팔을 천천히 들어올린다)나는 꺼진 내 등을 부여잡고 울어. 당신 등을 부여잡고 울어.(울음을 터트린다.) 정애:부모란 게 그런 거야. 자식이란 게 그런 거야. 광식:저기 아직 꺼지지 않았지만 많이 희미해진 등들이 있네. 정애:그건 누구의 등일까? 광식:인수. 정애:저게 우리 인수 등이야?어머, 정말 빨갛고 작은 등이네. 광식:그 아이, 그 아이 아빠. 정애:어쩜, 저렇게 예쁜 등을 가진 아이였어. 광식:(손을 원을 그리며 돌린다.)나는 가인이의 등을 꺼. 정애:어?그럼 안돼. 광식:천천히, 조금씩 심지를 줄여. 미안해. 정말 미안해. 배우가 가인이의 등을 끈다. 앉아있던 아이의 눈이 무섭게 커진다. 호흡을 거칠게 쉰다. 그러다 점점 잦아든다. 앉은 채로 숨을 멈춘다. 정애가 광식의 목을 조른다. 남아 있는 등들이 무대를 비춘다. 숨을 멈춘 가인의 눈이 등불처럼 떠져 있다. 암전. 에피소드 4 1층 무대의 한곳에 햇빛처럼 조명이 드리우고 광식이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광식의 그림자가 무대 전체에 비추어지면서 광식의 외로움이 극대화된다. 정애가 계단을 통해 내려와서 무대 가운데로 천천히 걸어간다. 소복을 입고 있다. 광식의 그림자에 정애의 모습이 겹친다. 정애:(허공에 손을 대본다.)크리스마스에 눈이 오면 뭐라고 그러지? 광식:메리 크리스마스. 정애:치, 화이트 크리스마스 아냐? 광식:알면서 왜 물어봐? 정애:어서 일어나서 이리로 와. 집에 가야지. 광식:왜 이래? 당신이 이쪽으로 와야 해. 병원으로 가는 길은 이쪽이야. 정애가 광식의 쪽으로 걸어오다가 멈춘다. 정애가 당황해하며 멈춰 서서 양쪽을 바라본다. 정애:어디로 가지?가인이가 죽었는데. 광식:(놀라며)무슨 소리야?가인이가 죽어? 정애:균에 감염이 돼서 열이 40도까지 올라갔어. 누가 때리지 않았어도 온몸에 멍이 들고 입과 항문으로 피가 줄줄 나왔어. 당신이 없는 동안에 가인이가 죽었어. 지금 가면 볼 수 있어. 광식:(가슴을 쥐어짜며)아! 정애:죽는 건 너무 순간이라 처음엔 나도 믿을 수가 없었어. 집으로 데려와서 씻기고 옷을 입히고 당신을 기다렸어. 오늘쯤 당신이 병원으로 올까봐 이리로 왔어. 광식:우리한테 집이 있었나? 정애:가인이를 보내려고 집을 구했어. 며칠동안만이라도 있을 수 있었어. 오늘 나가야 해. 주인이 죽은 아이를 데리고 들어오는 걸 보고는 당장 나가라고 그러는데 며칠만 봐달라고 빌었어. 광식:난 꿈을 꾸는 것 같아. 정애:다른 병실 아이도 죽었어. 아이 아빠가 호흡기를 껐어. 뉴스에도 나왔어. 그 아이 아버지는 잡혀 갔어. 나도 꿈을 꾸는 것 같아. 아니 잘 모르겠어. 지난 8년이 꿈인지, 아니면 지금이 꿈인지. 광식이 운다. 그림자가 흐느낀다. 정애의 몸에 겹쳐져서 두 사람의 흐느낌이 된다. 광식:장례비는? 정애:아이 옷하고, 염할 것 하고, 화장터 가서 화장할 것 하고 집세 내고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 무대 위를 비추는 조명이 시간이 흘러감을 알게 해준다. 그림자가 점점 작아진다. 광식:하나요, 할머니가 지팡이 들고서 달달달…. 정애:차내에 계시는 승객 여러분, 여기를 잠시 봐 주십시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은 한달만 써도 칫솔모가 쉽게 닳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칫솔로는 치석까지 제거되지 않습니다. 광식:둘이요, 두부장수. 정애:여기 새로운 칫솔이 나왔습니다. 몇 달을 써도 칫솔모가 손상되지 않는 칫솔입니다. 이를 닦으면 부드러운 칫솔모가 이의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찌꺼기와 치석을 제거해 줍니다. 광식:낙원으로 갔니? 정애:이를 닦는 동안 여러분을 낙원으로 데리고 가줄 칫솔이 두개에 오천원입니다. 광식:정말 하루저녁이 꿈같다. 아이들이 죽고 어른들은 자살하고 마치 블랙홀에 빠진 것 같아. 정애:하얀 옷을 입어서 니 모습이 성모 마리아처럼 성스럽고 숨소리는 너무나 고요해서 세상의 모든 소음을 덮어주었어. 엄마는 꿈을 꾼다. 니가 등불을 들고 나타나 아빠를 위로해주고 엄마의 눈물을 닦아주고 죽은 사람들의 영혼을 선하게 해주는 꿈을……. 죽은 이들이 등불을 들고 등장한다. 자신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환하게 웃고 있다. 조명이 서서히 암전된다. ■ 당선소감 “수술후 벅찬 소식… ‘이런게 인생이구나’ 느껴” 갑자기 배에 기형종이 생겨 수술을 받게 되었고 수술 직후 당선 소식을 들었다. 통증과 전신마취 후의 몽롱함 속에서 들은 가슴 벅찬 소식이었다.‘이런 게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년 전부터 나는 ‘대전여민회’라는 여성운동단체의 연극 소모임 ‘돼지꿈’에서 활동을 해 왔다. 다양한 계층의 수많은 여성 문제를 연극으로 만들어 공연을 하면서 ‘연극’이라는 것이 사람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주고 닫힌 마음을 열어주는 최고의 약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간호사로서 막연히 연극에 대한 동경만 가지고 있던 나를 연극판으로 이끌어주고 몇 년을 한결같이 믿어준 대전여민회의 언니와 동생들 그리고 진연 언니에게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나와 같이 몇 년을 울고 웃으며 연극을 했던 모든 돼지꿈 단원들과도 술 한 잔 하면서 기쁨을 나누고 싶다. 정말 소중한 사람들이다. 단 몇 평의 무대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신 김상열 교수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부모님, 대전대의 모든 교수님들과, 같이 스터디했던 동료들, 그밖에 작품을 열심히 읽어주고 평을 해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아 주었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지금도 해결되지 않은 병마와 싸우고 있는 환자와 그의 가족들에게 위로의 말과 함께 개인이나 가족의 병이 아닌 사회의 병으로 인식해 같이 치료할 날을 바라며 당선 소감을 마친다. 김미정 ●약력 1971년 대전 출생 충남대학교 간호학과 졸업, 대전대 문예창작대학원 수료 대전여민회 문회위원장(연극모임 ‘돼지꿈’ 연출 및 극작 활동) ■ 심사평 “꿈·현실 넘나들며 존재의 불가사의 부각 돋보여” 신춘문예에도 유행은 있는가 보다. 올해 응모작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심사를 하면서 그 작품이 그 작품 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하면 개성 있는 작품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말이다. 자의식과 관념이 과잉되어 작가 본인이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작품들, 고통의 아우성만 보여주고 고통의 근원을 성찰하지 않으려는 엄살과 감상(感傷)덩어리의 작품들, 무뇌아적 형식실험에 진부한 소재를 안이하게 결합한 작품들, 존재의 배를 가르고 내장을 꺼내 보이려는 도살의 욕망은 보이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깨달음은 보이지 않는 작품들 등. 개성이나 독창성의 기준을 떠나 극작의 기본기를 중심으로 작품을 선별하려고도 해보았으나 단편희곡이 지녀야 할 덕목을 지닌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사소한 소재를 의미심장하게 구성해내는 능력, 압축적이면서 오랜 울림을 줄 수 있는 내공, 존재의 심연을 깊고 섬세하게 응시하는 통찰력을 지닌 신인을 만날 수 없었다. 정말 심사를 하는 입장에서 독창성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신인을 기대했다. 그 이유는 대개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이 등단과 함께 사라져가는 경우가 너무나 허다하기 때문이다. 등단은 시작일 뿐이다.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끝을 내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김미정의 작품과 박재원의 작품이 최종적으로 거론되었다. 박재원의 희곡은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서라운드(surround), 다시 말해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이 엿보인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그러나 형식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삶의 조건에 대한 중심인물의 대응이 자폐적이라는 지적 또한 면할 수 없었다. 김미정의 ‘블랙홀’은 공간, 인물, 사건의 혼재와 병치, 꿈과 현실의 넘나듦을 통해 존재의 불가사의한 면을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좋은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연극 공간의 활용과 극적 이미지의 연결이 돋보였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는 와중에도 코믹함을 잃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철리 김태웅
  • [아침을 먹자] 아침 식당 영역 파괴

    [아침을 먹자] 아침 식당 영역 파괴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아침을 먹는다.’ 건강을 생각해 아침을 챙겨먹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패스트푸드점과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도 아침메뉴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웰빙 열풍이 부는 사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던 패스트푸드가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쇠고기 대신 달걀과 샐러드 듬뿍 한국맥도날드는 에그버거 세트를 아침메뉴로 내놓았다. 햄버거 빵 사이에 계란과 치즈를 넣은 에그버거와 감자를 사각으로 썰어 속은 부드럽고 겉은 갈색빛이 나도록 바삭하게 만든 해쉬 브라운을 세트로 묶었다. 거기에 얼마 전 출시한 라바짜 커피를 추가했다. 라바차 커피는 이탈리아 프리미엄 커피인 라바차(Lavazza)원두를 사용해 향이 깊고 풍부하다고. 쇠고기 패티를 넣고 싶으면 특 세트를 주문하자.3500∼3900원. 아침메뉴를 출시하면서 매장별로 오픈 시간을 7시로 앞당겼다. 현재 25개 매장에서 판매한다. 롯데리아는 샐러드 샌드 세트로 승부수를 던졌다. 기름기 많고 열량 높은 쇠고기 대신에 에그프라이와 촉촉한 단호박 샐러드를 주재료로 사용했다. 토마토와 야채를 듬뿍 담아 상큼하다고. 단호박은 소화가 잘되고, 붓기를 제거하는 데 탁월해 다이어트에도 좋다. 세트 메뉴에는 우유나 커피가 추가된다.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학교와 오피스빌딩이 밀집된 종로, 잠실, 서울역 등 서울시내 40개 점포에서 판매한다.2500원. ●크라상과 베이글 샌드위치 버거킹은 크라상 베이커리와 커피를 묶은 아침메뉴를 출시했다. 부드러운 크라상 빵에 치즈와 부드러운 에그 패트를 더했다. 아침햄, 베이컨, 소시지 등 3종류로 1600∼2100원. 여의도 등 일부지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KFC는 햄치즈와 햄해쉬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크라상빵에 담백한 치킨 슬라이스 햄, 체다치즈, 마요네즈를 넣어 만들었다. 오렌지주스나 커피를 첨가하면 2900원. 담백한 닭가슴살과 신선한 양상추, 토마토를 밀전병 또띠아에 말아넣은 트위스터 세트도 많이 찾는다.4100원. 던킨도너츠의 아침메뉴는 베이글 샌드위치와 크라상 샌드위치 2종류다. 던킨 샌드위치는 햄 치즈 피클 허니머스터드로 만들어져 햄의 씹는 맛과 허니머스터드의 달콤함, 치즈의 고소함이 절묘하게 조화된 제품이라고.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으면 치즈가 녹아 부드러워 지고, 햄이 따뜻해 부드러운 맛을 더 느낄 수 있다. 주문을 받은 후에 만들어 신선하다. 오전 7∼9시 커피와 하께 구매하면 600원 할인된 3500원. 특히 이달 초에 오픈한 강남대로점에선 직장인과 여성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차별화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베이글을 이용한 따뜻한 샌드위치와 샌드위치 파니니, 피자 베이글를 추가한 것. 베이커리 종류도 케이크, 퐁듀 등 다양하다. 게살, 참치를 넣어 입맛을 돋우는 차가운 샌드위치도 준비했다. ●빵에 아이스크림을 바르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고정관념을 깨고 아침세트를 출시, 인기를 얻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카페형 매장인 ‘카페31’강남역점에서 식사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세트메뉴를 내놓았다. 크라상 베이글 와플 핫케이크 가운데 한 가지를 선택하고 신선한 제철 과일과 따뜻한 커피, 유산균이 풍부한 요거트 세트로 묶었다.4500원. 배스킨라빈스 관계자는 “막 구워낸 따뜻한 빵과 과일, 산뜻한 아이스크림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면서 “전 매장으로 메뉴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하겐다즈는 브런치 세트를 선보였다. 신선한 과일과 유기농 치즈, 빵, 아이스크림, 커피를 한 세트로 묶은 것. 특히 빵으로 나온 이글루 브레드가 독특하다. 이탈리아인의 주식인 ‘치아비타’를 응용해 만든 빵으로 담백하고 부드럽다. 따뜻하게 데워진 이글로 빵에 아이스크림을 바르면, 부드럽게 녹아들어 이색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1만 2000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판교 일반APT 최고35층 건립

    판교 신도시에 들어서는 일반 아파트는 최대 35층까지 지을 수 있게 된다. 대한주택공사는 판교신도시 중대형 아파트 단지 가운데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으로 공급하는 12개 블록(6055가구)을 다음달 입찰공고한다고 28일 밝혔다. 35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은 A6-1구역(1396가구) 등 3개 블록이며 25층,18층 이하는 각 1개 블록,15층 이하 3개 블록,10층 이하 1개블록,4층 이하 2개 블록, 비행고도제한높이 내 1개 블록이다. 턴키 공사 금액은 모두 1조 745억원이며 6개 공구로 분할 발주된다. 주공은 내년 1월6일 현장설명,3월 중순 기본설계입찰,8월 분양공고 순으로 일정을 진행하며,1월12일 입찰지침 설명회를 별도로 열기로 했다. 주공은 턴키 공사에 올해 시공능력 평가 공시액이 1조원이 넘는 21개 업체간 상호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도록 하고 1개 공구는 1000억원 이하로 분할, 중견사간의 경쟁을 유도할 방침이다.한편 주공은 내년 전국 66개 지구에서 4만 9000여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국민임대 2만 4899가구 ▲공공임대 5771가구 ▲공공분양 1만 8654가구 등이다. 주공은 이 중 약 60%에 해당하는 2만 9869가구를 주택수요가 많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분양 및 임대할 예정이다. 분양가상한제 및 공영개발이 최초로 시행되는 판교신도시에는 모두 1만 2989가구를 공급한다. 판교 아파트 분양 시기는 공공분양주택이 3월에 2219가구,8월에 6767가구, 공공임대주택은 3월 1918가구, 중형임대주택은 8월에 2085가구이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경제플러스] 대우정밀 매각협상 결렬선언

    우리은행은 28일 대우정밀 매각과 관련, 그간 진행해온 ㈜효성과의 본계약 협상이 결렬됐다고 선언했다. 우리은행은 이에 따라 예비 협상대상자인 S&T중공업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우정밀의 대표 채권자인 우리은행은 지난 7월21일 우선협상자로 효성을 선정, 대우정밀 실사를 거쳐 채권단과 본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채권단 실무자회의에서 효성과의 협상 결렬를 결정하고 양해각서(MOU) 해제를 효성에 통보했다. 대우정밀 관계자는 “효성에서 우발 채무와 관련해 보장해달라고 했던 것 같고, 채권단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판단해 깨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의학연구 2題] 비타민D 정기섭취땐 암 절반으로

    ‘햇볕 비타민’이란 별칭을 갖고 있는 비타민 D가 대장암·유방암·난소암에 걸릴 위험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대학의 세드릭 갈랜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27일 ‘공중보건저널’ 인터넷판에 게재된 논문에서 “비타민D 보충제를 하루 1000IU(국제단위)씩 복용하면 대장암 위험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고 유방암과 난소암은 3분의1로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1IU는 4만분의1g이므로 1000IU는 0.025g이 된다. 갈랜드 박사는 1966년부터 비타민 D와 암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 보고서 63건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미 국립과학원이 권장하는 하루 섭취량은 50세 미만은 200IU(0.005g),51∼70세는 400IU(0.01g),71세 이상 600IU(0.02g)이다. 안전 상한선은 2000IU(0.05g)이다.우유 한 잔만 마셔도 100IU(0.0025g)의 비타민D를 섭취할 수 있고 연어, 오렌지 주스, 요구르트, 치즈 등에도 함유돼 있다. 비타민 D는 햇볕에 노출되면 몸 안에서 90% 정도 합성되지만 야외 활동을 기피하는 현대인, 특히 어린이들이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드는 추세를 감안,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1000IU 이상 섭취해야 한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신문은 또 비타민 D가 심장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인슐린 내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폐 조직의 복원 능력을 향상시켜 폐질환 위험을 감소시키고 당뇨병, 고혈압, 우울증, 복화경화증, 구루병(病·곱사등),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축구 2005] 천수 “민경아 MVP 먹었다”

    ‘밀레니엄 특급’ 이천수(24·울산)가 2005년 K-리그를 가장 환하게 빛낸 최고의 별이 됐다. 이천수는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05년 프로축구 K-리그 대상 시상식 최우수선수(MVP) 부문에서 73표 가운데 41표를 얻어 32표를 획득한 박주영(20·FC서울)을 9표차로 제쳤다. 앞서 이천수는 김두현(성남) 조원희(수원) 이호(울산)와 함께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2관왕을 거머쥐었다. 소속팀 울산은 9년만의 챔피언 등극에 이어 지난 1996년 김현석 이후 두번째 MVP를 배출하는 기쁨도 맛봤다. 지난 2002년 K-리그에 데뷔, 그해 신인왕을 받았던 이천수는 스페인프로축구(프리메라리가)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하고 실패, 결국 K-리그로 U턴하는 불운을 겪었다. 그러나 이천수는 친정팀 울산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후기리그 14경기에 출장해 7골 5도움을 챙겼고, 특히 인천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사상 첫 해트트릭을 작성하며 울산에 9년만의 챔피언 트로피를 안긴 주인공이 됐다. 이천수는 시상자인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자신의 이름을 호명하자 울먹이는 목소리로 “바로 직전까지도 내가 수상자가 될 줄 몰랐다.”면서 “한솥밥을 먹으며 고생한 선수들에게 이 상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여자친구 민경이도 이 자리에 있는데 고맙다. 부모님 사랑해요.”라고 덧붙였다. 이천수는 이어 “MVP를 놓고 경쟁한 주영이에게는 약간 미안하지만 내년도 있고 후년도 있다.”고 위로하면서 “포인트에서는 미치지 못했지만 팀의 우승이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MVP를 놓고 이천수와 끝까지 경합을 벌인 박주영은 최초의 ‘만장일치 신인왕’과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 오른 것에 만족해야 했다. 올시즌 114골로 개인 최다골 신기록을 세우고 은퇴를 선언한 2003년 MVP 김도훈(성남)과 전 국가대표 김태영(전남)은 공로상을 받았다. 인천을 준우승으로 이끈 장외룡 감독은 감독상을 받았고, 전 경기 풀타임 출장한 골키퍼 조준호(부천)와 김병지(포항)는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편 ‘베스트 11’로 선정된 선수들은 시상식에 앞서 가진 ‘앙드레 김 패션쇼’에 모델로 나서 멋진 몸매를 뽐내기도 했다.최병규기자cbk91065@seoul.co.kr
  • 대구 봉무산업단지 내년 본격화

    경기침체 등으로 개발이 지연돼 왔던 대구 봉무산업단지(패션어패럴 밸리)조성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가 선정되는 등 내년부터 단지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대구시는 봉무산업단지 우선협상 대상자로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을 선정, 내년부터 본격적인 단지 조성사업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 봉무산업단지 조성사업은 대구시 동구 봉무동 자연녹지 117만여㎡에 패션어패럴밸리 중심의 공장용지를 비롯해 주거용지, 공공용지, 섬유패션기능대학, 외국인학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사업계획서에서 1조 3229억원(국비 700억원 제외)을 투자해 단지를 개발하겠다고 제안했다. 투자내용은 직접공사비(토목, 건축 등) 7132억원, 간접공사비 198억원, 토지보상비 3042억원, 판매 및 홍보관리비 539억원, 기타(금융이자, 세금 등) 2318억원 등이다. 대구시는 내년초 우선협상 대상자와 세부적인 개발계획에 대한 사업협약을 맺고, 하반기부터 보상에 착수한 뒤 2008년 12월까지 기반시설 공사 등 단지 조성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한편 대구시가 최근 대구·경북과 수도권 지역 기업 625개사를 대상으로 봉무산업단지 입주의사를 조사한 결과 178개사(28.5%)가 입주의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미세먼지 생명단축’ 실증

    ‘미세먼지 생명단축’ 실증

    서울 대기 중의 미세먼지(PM10) 농도를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면 서울시민의 평균 수명이 3.3년(남성 3.9년, 여성 2.6년)이나 더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 7대 도시별로 미세먼지 농도상승과 사망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울산시의 사망률 증가치가 2.3%로 가장 높았다. 25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환경역학 연구에 기초한 대기분진의 통합적 비교위해 분석’(환경부 발간)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를 ㎥당 30㎍(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 감소시킬 경우 서울시민(25세 기준)의 잔여 기대수명은 54세에서 57.3세로 올라가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명 연장 효과는 남성이 훨씬 컸는데, 잔여수명이 3.9년(51세→54.9세) 늘었으며, 여성은 2.6년(56.8세→59.4세)이었다. 이번 조사엔 1998∼2001년 동안 1461일간의 서울시 미세먼지 농도 측정치와 1999년 현재 서울시민의 사망신고자료 등이 활용됐다. 이 기간 중 서울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68.14㎍으로 환경부가 정한 연간 대기환경기준(70㎍) 이내였다. 한양대 환경대학원 이종태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서울시 미세먼지 농도가 평균수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실증적인 자료”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7대 도시(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대전·울산) 별로 미세먼지가 사망률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농도 상승과 사망자 수 증가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상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울산이 2.3%로 가장 높았고, 부산은 0.9% 사망률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은 1.3%로 7대 도시 평균(1.1%)보다 조금 높았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다시 맞붙은 하나로-데이콤

    “다시 한판 붙자.” 치열한 초고속인터넷 2위 싸움을 벌여온 하나로텔레콤과 데이콤측이 최근 전열 정비를 마치고, 잠시 주춤했던 고객 확보전에 불을 붙이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지난 22일 그동안 조직내의 갈등을 증폭시켰던 구조조정을 끝내고 조직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최대 주주인 AIG·뉴브리지컨소시엄과 윤창번 사장과의 ‘경영 이념’ 차이로 시작된 ‘내부 분열’을 일단 봉합한 것이다. 하나로는 윤 사장의 퇴임에 이은 구조조정으로 사측과 노조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하나로는 조직을 말 그대로 ‘추스렸다.´ 본사 조직 개편은 물론 영업점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 1월 두루넷과의 통합법인 출범으로 내년 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하나로는 두루넷 인수 직후에 ‘적전 분열’을 일으키면서 영업조직마저 흔들렸었다. 하나로 관계자는 “절반의 임원을 내보내고 지난 11월 111명에 이어 21일 86명의 직원을 명예퇴직시켜 전체 직원의 14%를 구조조정했다.”면서 “아픔이 컸던 만큼 조만간 두루넷을 포함한 영업조직 개편을 마치고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말했다. 두루넷도 명예퇴직으로 전체 직원의 29%인 68명을 명예퇴직시켰다. 하나로와 치열한 시장싸움을 벌이고 있는 데이콤 진영은 자회사 파워콤의 소매시장 진출에 이어 22일 데이콤 이사회에서 수뇌부 임원을 교체했다. 사별로 1∼2년간의 ‘조직 다지기’를 마치고 외연을 넓히려는 목적이다.정홍식 사장의 부회장 승진은 이런 구도를 엿볼 수 있다. 또 박종응 파워콤 사장을 데이콤 사장에, 이정식 데이콤 부사장을 파워콤 사장에 선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이콤 관계자는 “세 임원은 이전에 CEO로 선임된 그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일해 온 분이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은 지금부터 시작된다.”면서 “파워콤의 ‘광랜’ 서비스는 하나로의 시장을 깊게 파고 들 것”이라고 시장 공략을 자신했다. 하나로는 현재 37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갖고 있다. 소매업자가 된 파워콤의 가입자는 25만 가까이 된다. 수치로 보면 ‘골리앗과 다윗’ 구도이지만 조직이 한번 휘청했던 하나로가 기업 가입자의 데이콤과 ‘광랜’으로 무장한 파워콤의 연합공략을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된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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