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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겉으론 멀쩡했는데” 41세 마라토너 눈물…‘이 증상’ 식도암 전조?

    “겉으론 멀쩡했는데” 41세 마라토너 눈물…‘이 증상’ 식도암 전조?

    평소 건강을 철저히 관리하며 마라톤 대회에도 출전했던 영국의 한 40대 남성이 소화불량에 시달리다 말기 식도암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잭 반 아르데(41)는 2024년부터 잦은 위산 역류 증상을 겪었다. 이는 속 쓰림의 흔한 원인이지만, 그는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위산 억제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 그러나 증상은 계속 이어졌다. 상황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지난 7월이었다. 아르데의 아내 제스(42)는 어느 날 이상한 숨소리와 함께 남편이 쓰러지는 소리를 듣고 달려 나갔다. 이후 제스는 남편이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져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 제스는 아이들을 놀라게 하지 않기 위해 급히 남편을 방으로 옮긴 뒤 구급차를 불렀다. 그러나 심각한 출혈량으로 인해 아르데는 스스로 앉거나 서기조차 힘든 상태였다. 병원으로 급히 이송된 그는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아르데가 4기 식도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제스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영화 속 장면처럼 비현실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애초 의료진은 초기 암이 전이되지 않았을 경우 1차 치료법인 수술을 고려했지만, 추가 검사 후 종양 크기를 줄이기 위한 항암 치료(화학 요법)를 먼저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아르데는 두 아들을 위해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2주마다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암에 걸렸다고 말하는 것은 부모로서 가장 힘든 일이지만, 아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잘 견디고 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현재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제공하지 않는 보조 치료를 위해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암 환자가 대체 요법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식도암은 식도에 생긴 암으로 위치에 따라 경부 식도암, 흉부 식도암, 위-식도 연결부위암으로 구분되며 세포의 형태에 따라 편평세포암, 선암, 육종, 림프종, 흑색종 등으로 구분된다. 국내에서 많이 발생하는 식도암은 편평세포암으로 전체 식도암의 95% 정도를 차지한다. 편평세포암은 식도 점막의 상피세포에서 생기는 암으로 대개 식도의 중부와 하부에 발생한다. 식도암이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경우는 드물다. 국내에서는 주로 60~70대에 발병하며, 남성에게 발생한다. 식도암의 주요 증상은 음식을 삼키기 어려움, 식도의 통증이다. 하지만 식도는 잘 늘어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식도암이 작다면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미 식도암이 상당히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과음, 장기간의 흡연은 식도암 발생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특히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는 경우 위험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술을 절제하고, 담배를 끊고,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며 탄 음식이나 가공된 햄, 소시지 같이 질산염이 많이 포함된 음식을 피해야 한다.
  • “출산에도 도움” 주방에 있는 ‘이 식재료’, 속쓰림 완화부터 암 치료 보조제까지 [라이프]

    “출산에도 도움” 주방에 있는 ‘이 식재료’, 속쓰림 완화부터 암 치료 보조제까지 [라이프]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되는 ‘베이킹 소다(중탄산나트륨)’가 단순한 가정용품을 넘어 의학 및 스포츠 과학 분야에서 새로운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알칼리성 물질인 베이킹 소다가 신체 내부의 산성 환경을 중화하는 능력 덕분에 운동 능력 개선, 암 치료 효과 증대, 심지어 출산 과정 단축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효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소다 도핑”…경기력 향상 위한 보조제로 각광베이킹 소다는 운동선수들 사이에서 ‘소다 도핑’이라 불리며 경기력 향상을 위한 보조제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단거리 달리기, 수영 등 폭발적인 힘을 요하는 고강도 운동에서 그 효과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강도 무산소 운동을 할 때 근육은 에너지를 생산하며 부산물로 젖산을 급격히 생성한다. 이 젖산은 근육의 산도(pH)를 낮춰 산성화를 유발하고 결국 피로를 느끼게 해 운동 수행 능력을 저하시킨다. 그러나 베이킹 소다를 섭취하면 혈액의 알칼리성이 높아지며 근육 내 젖산을 중화하는 완충제 역할을 하게 된다. 영국 럿버러 대학교 등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베이킹 소다를 섭취한 선수들은 근육 피로를 지연시켜 더 빠른 속도와 지구력으로 경기를 지속할 수 있었고 이는 기록 단축으로 이어졌다. 베이킹 소다가 합법적인 운동 능력 향상 보조제인 셈이다. 종양 미세환경 개선을 통한 암 치료 효과 증대또한 베이킹 소다는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파괴하는 치료제는 아니지만, 기존 항암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강력한 보조 물질로 연구되고 있다. 암세포는 활발한 성장을 위해 많은 산성 물질을 배출하며 이로 인해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이 산성화된다. 이 산성 환경은 암세포의 침윤과 전이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특정 항암제의 효능을 감소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한 연구진이 베이킹 소다를 투여해 종양 주변 환경의 pH를 높이는 방식으로 산성화를 중화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이러한 알칼리화가 암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특정 항암 화학 요법과 병행 시 치료 효율을 눈에 띄게 증가시키는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베이킹 소다가 산성화된 종양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항암 치료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속쓰림 및 출산 진통에도 도움베이킹 소다는 이 외에도 염증 완화, 통증 감소 등 전반적인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속쓰림∙소화불량 등이 있을 때 베이킹 소다 한 티스푼을 물 한 컵에 타서 마시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소금처럼 나트륨을 포함한 염류에 속하는 베이킹소다는 위산을 중화시켜 일시적으로 제산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단 고혈압∙콩팥병 환자는 이를 피해야 한다. 일부 연구는 베이킹 소다가 자궁 경부의 pH 균형에 영향을 미쳐 진통 시간을 단축하고 난산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베이킹 소다는 체내 염증을 줄이고 이로 인해 각종 만성 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베이킹 소다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매우 유망하지만, 일반인이 이를 의학적 치료 목적으로 자가 투여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암과 같은 중대한 질병에 대해 “베이킹 소다가 만병통치약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반드시 전문 의료진의 지도와 감독 하에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브라질 수비도 벗겨내는 이강인,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유럽 트레블 성과, 3번째 한국인

    브라질 수비도 벗겨내는 이강인,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유럽 트레블 성과, 3번째 한국인

    올해 아시아 축구 선수 중 타 대륙 프로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건 ‘유럽 트레블’의 주인공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이었다. 이강인은 1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킹 파하드 문화센터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어워즈에서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받았다. 이 상은 AFC 회원국 선수 중 타 대륙에서 뛰어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수여된다. 이강인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받은 세 번째 한국인이 됐다. 손흥민이 4번(2015, 2017, 2019, 2023), 김민재가 2022년 한 차례 상을 받으면서 한국은 최다 수상국에 올랐다. 다음은 4차례의 일본이다. 이강인은 2024~25시즌에 PSG 역사상 첫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우승을 비롯해 프랑스 리그1, 자국 컵 대회까지 휩쓸며 3관왕을 달성했다. 발목 부상 여파로 주전 경쟁에서 밀려 UCL 8강부터 결승까지 벤치를 지켰으나 정규리그 30경기 6골을 포함해 공식전 49경기 7골의 성적으로 팀에 힘을 보탰다. PSG는 지난 7월 32개 팀 참가 체제로 규모를 키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준우승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대표팀에서도 특출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이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브라질에 0-5 대패를 당하는 가운데 오른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드리블로 브라질 선수 2, 3명을 제쳐냈다. 14일 파라과이전에선 후반 교체 투입돼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하는 스루패스로 오현규(헹크)의 추가 골을 도왔다. 그는 브라질전을 마치고 “최고의 팀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방법을 고민해야 하고 선수들은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팬들이 더 기대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인은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일본)와 이란 간판 공격수 메디 타레미(이란)를 제쳤다. 구보는 공식전 52경기 7골을 기록했고 타레미는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 등에서 활약했지만 우승 성과에서 이강인에게 밀렸다. 올해의 남자 선수는 살림 알다우사리(사우디아라비아·알힐랄), 올해의 여자 선수는 다카하시 하나(일본·우라와 레즈 레이디)에게 돌아갔다. 올해의 남자 감독 부문에선 리성호 북한 여자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이 송승권 북한 여자 U17 대표팀 감독을 제쳤다. 북한은 지난해 8월 FIFA U20 여자 월드컵과 10월 U17 여자 월드컵에서 연달아 정상에 섰다.
  • 이진숙 체포 두고 공방 오간 경찰청 국정감사…“기획 체포” vs “오히려 봐준 것”

    이진숙 체포 두고 공방 오간 경찰청 국정감사…“기획 체포” vs “오히려 봐준 것”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체포 적절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국민의힘은 경찰이 체포라는 결론을 정해두고 출석 요구서를 남발했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과 경찰 측은 출석 요청 불응에 따른 정당한 체포였다고 반박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출석 요구서는 무작위로 속사포처럼 발급하는 게 아니라 고의로 출석을 회피할 때 발송하는 것”이라며 “기획 체포”라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체포한 서울 영등포경찰서가 8~9월 총 6차례 출석요구서를 보낸 점을 언급하면서 체포영장을 발부받기 위한 무작위 출석 요구서 발급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도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는 이 전 위원장을 왜 수갑을 채워 전격 체포했느냐”며 “신체적 자유를 이렇게 거칠게 제한한 전례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선거법 관련 사안이라 공소시효가 짧아 경찰이 신속하게 수사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6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했다”고 답했다. 이어 ‘통상 국무위원을 체포할 때 대통령실에 보고하느냐’는 박 의원의 질의에 “예. 대통령은 헌법과 정부조직법에 의해 정부 업무 전체를 총괄 지휘하는 분”이라고 말했다. 또 체포영장 신청·발부 당시 자신도 보고받았다고 설명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전 위원장의 체포에 대해 “6차례나 출석을 안 했다. 일반인은 1~2차례면 바로 체포되는데, 6번이나 기다려준 게 봐주는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당 이상식 의원도 “체포는 적법했다”며 “이 전 위원장은 무엇 때문에 6차례나 출석에 불응하면서 경찰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써야 할 에너지를 정쟁에 소모하게 하느냐”고 했다.
  • 순천향대, 청소년 ‘드론·AI 융합교육’

    순천향대, 청소년 ‘드론·AI 융합교육’

    청소년육성회·충남콘텐츠진흥원과 협약드론·AI 융합교육, 청소년 드론캠프 운영 순천향대학교(총장 송병국)는 (사)한국청소년육성회(총재 김창룡)·충남콘텐츠진흥원(원장 김곡미)과 드론·인공지능(AI) 전문 인재 양성과 드론 캠프 운영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협약 주요 내용은 △드론·AI 융합교육 프로그램 공동 개발 △순천향대 드론시큐리티융합대학원 인프라(드론교육장·실습장) 활용한 실습 중심 교육 △교육 콘텐츠와 홍보 프로그램 공동 제작 △진로 체험 기회 확대 등을 담고 있다. 순천향대는 지난 9월 개원한 드론시큐리티융합대학원(Graduate School of Drone Security Convergence) 중심으로 드론학과·대드론학과를 운영하며, 드론 기술과 보안, 정책이 연계된 융합 교육·연구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순천향대는 겨울 방학을 맞아 100여명 규모의 ‘청소년 드론캠프’를 개최하기로 했다. 캠프는 드론 조립·코딩 실습, 드론레이싱, 진로특강 등 체험 중심으로 구성되며, 참가비는 전액 후원기관 지원으로 무료로 운영된다. 협약식 이후 참석자들은 교내 드론시큐리티전략연구원과 드론교육장, 드론시큐리티국가컨소시엄을 둘러보며 청소년 드론교육 프로그램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 송병국 총장은 “순천향대가 보유한 드론시큐리티 교육 역량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청소년들이 미래기술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드론시큐리티융합대학원과 전략연구원을 중심으로 국가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드론교육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 18년 만에 본궤도

    18년간 공회전만 거듭한 인천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의 개발계획이 확정됐다. 인천시는 1·8부두 재개발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고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제물포르네상스 선도사업으로 2028년까지 5906억원을 투입, 중구 북성동·항동 일대 42만 9000㎡에 해양문화 도심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개발계획에는 복합도심지구, 문화복합시설, 관광시설, 공원 등을 조성하는 안이 담겼다. 인천시는 복합도심지구를 공동주택과 업무·생활시설을 아우르는 정주형 복합공간으로 만들고 문화복합시설은 인천항 개항의 역사와 정체성을 살리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7년 시민 청원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전체 용지의 약 90%를 소유한 해양수산부 산하 인천항만공사가 단독으로 추진했다. 지지부진하던 사업은 인천시가 나서면서 속도가 붙었다. 인천시는 2023년 9월 인천도시공사, 인천항만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해 8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타당성조사, 중앙투자심사 등 주요 절차를 신속히 완료했다. 지방정부가 항만재개발사업의 사업시행자로 직접 뛰어든 건 이 사업이 최초다.
  •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 투명·공정하게 확정”…달서구 반발 일축

    대구시 “신청사 설계안, 투명·공정하게 확정”…달서구 반발 일축

    대구시가 신청사 설계공모 결과를 두고 달서구가 반발하는 데 대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계안이 확정됐다”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신청사는 당초 공개된 설계공모 결과 대로 건립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은 15일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신청사 건립은 시민 공론화를 통해 결정된 사업으로 예산이나 기준면적, 호화청사를 지양하는 정부 방침 등 여러 제약하에서 시의 개입 없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를 통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설계안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시민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 남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행은 신청사 건립 시점이 당초 예정된 2030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신청사 건립사업은 도청후적지 개발과 연계돼 있고 대구100년을 설계하는 대구 도심의 공간적 변화를 가져 올 단기적으로 가장 핵심적인 사업으로, 2030년에 반드시 준공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 결과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포레스케이프(FORETscape), 숲이 깃든 문화청사’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신청사 건립 예정지가 있는 달서구는 “더 높고 상징성 있는 청사를 지어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대구시청 기자실을 찾아 공개 비판하기도 했다. 김 대행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와 관련해서는 대구시 자체 온라인 민원 플랫폼 ‘두드리소’ 활용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국정자원 화재로 공익신고건수가 급감하는 등 안전분야 사각지대 발생이 우려된다”며 “오늘부터 국민신문고를 대체 할 ‘두드리소’ 서비스가 재개된 만큼 대시민 홍보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김 대행은 또 “대구시는 자체 구축한 D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78% 이상 주요 시스템의 무중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정보자원이 국가안보의 핵심으로 부상한 만큼 복구시스템 확대방안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이 밖에도 김 대행은 내년도 본예산 편성과 관련해 “전년 대비 지방세 세입이 410억원 감소하고 복지비 등 경직성 경비가 83%를 차지해 지방채 발행 한도를 모두 활용해도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사업 우선순위를 최대한 고려해 예산을 편성하고 직능단체와 의회에도 충분히 설명해달라”고 당부했다.
  • 상장사 자금 43억 빼돌려 상장폐지 초래…전 경영본부장 구속기소

    코스닥 상장사의 자금을 빼돌려 회사 상장폐지를 초래한 전 경영본부장이 검찰에 구속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신승호)는 회사 자금 약 43억 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상장사 전 경영본부장 A(49)씨를 구속기소하고, 함께 범행에 가담한 페이퍼컴퍼니 대표 B(49)씨와 자회사 대표이사 C(61)씨를 불구속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허위 거래를 꾸며 회사 자금을 해외 거래대금 명목으로 송금한 뒤, 이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금된 금액은 튀르키예와 베트남 계좌를 거쳐 부동산 투자 등에 쓰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피해 회사는 회계감사 의견거절과 주식 거래 정지를 거쳐 결국 상장폐지됐다. 사건을 처음 수사한 경찰은 단순 배임 사건으로 판단해 불구속 송치했지만, 성남지청은 공소시효 만료가 임박하자 직접 보완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계좌추적과 관계자 14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A씨의 진술이 허위임을 확인하고, 공범 관계와 추가 범행 사실을 밝혀냈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허위 자료를 제출하고 참고인 진술을 회유하려 한 정황도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검찰 관계자는 “상장폐지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큰 피해를 입힌 중대한 범행”이라며 “단순 배임으로 보였던 사건을 실체에 맞게 횡령으로 의율해 전모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공소시효 만료로 범죄가 묻히는 일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한 보완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노란 막에 싸여 태어나” 충격…온몸이 ‘비늘’로 뒤덮인 아기, 무슨 일

    “노란 막에 싸여 태어나” 충격…온몸이 ‘비늘’로 뒤덮인 아기, 무슨 일

    “감기에 걸리거나 감염이 발생하면 피부가 양파 껍질처럼 다섯겹씩 한꺼번에 벗겨져요.” ‘선천성 비늘증(어린선)’(Congenital Ichthyosis)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엄마는 매일 두 시간마다 아이의 온몸에 보습 크림을 발라주고, 45분 동안 목욕시킨다. 아이가 고통받는 걸 지켜봐야만 하는 엄마는 하루하루를 가슴 졸이며 보내고 있다. 영국 셰필드에 거주하는 리애나 벤틀리(35)는 이달 초 영국 더선과의 인터뷰에서 선천성 비늘증 환자인 자신의 아들 케이든의 사연을 전했다. 케이든의 상태에 이상이 있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임신 4개월 차부터다. 몇 시간이 지나도 아기는 마치 자는 듯 전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딸꾹질도, 꿈틀거림도, 기침 같은 반응도 없었다. 의료진은 케이든이 건강하다고 말했지만, 리애나는 임신 내내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지난 2019년 6월, 임신 32주 차에 조산한 리애나는 아들이 태어나는 순간 그 이유를 알게 됐다. 그는 “케이든은 두꺼운 노란 막에 싸여 있었다”며 “주먹은 꽉 쥐고 있었고, 눈꺼풀은 뒤집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리애나가 언급한 ‘두꺼운 노란 막’은 ‘콜로디온 막’(collodion membrane)으로, 피부의 각질이 정상적으로 탈락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피부 발달로 인해 발생한다. 전신이 플라스틱 랩이나 소시지 껍질처럼 노랗고, 팽팽하며, 반짝이는 두꺼운 막에 싸여 있는 신생아는 이 막이 벗겨지면서 그 아래에 깔려 있던 피부 질환이 드러나게 된다. ‘선천성 비늘증’ 진단…신생아 100만명 중 1명꼴 그렇게 케이든도 선천성 비늘증을 진단받게 된다. 신생아 100만명 중 1명에게 발견될 정도로 희귀한 이 질환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 지나치게 성장하여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비늘 같은 각질을 만드는 유전적 질환이다. 각질층의 죽은 세포가 정상적인 속도로 떨어져 나가지 않고 피부 표면에 달라붙어서 비늘을 만든다. 선천성 비늘증은 치료가 매우 어려우며, 환자들은 성장 장애, 청력 및 시력 문제, 감염, 체온 조절 이상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을 함께 겪는다. 끊임없는 관리…시력·청력에 문제 생겨 케이든은 3주 뒤 퇴원했지만, 이후로도 끊임없이 관리를 해줘야 했다. 현재 6살이 된 케이든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귀와 눈의 피부가 너무 빨리 자라 시력과 청력에 문제가 생겼고, 지문도 없다. 기온 변화에 민감해서 집은 항상 20도로 유지해야 한다. 피부가 가려워서 하루 종일 보습제를 바르고, 특수 수트를 입고 소파에 누워있곤 한다. 리애나는 “피부가 붉게 건조해지고 벗겨지면 다시 새살이 올라온다. 이게 반복된다”며 “손톱도 3일마다 잘라야 한다”고 토로했다. 가장 속상한 건 머리카락이다. 피부가 너무 빨리 벗겨져서 머리카락이 자라지 못하는 케이든은 “엄마, 나도 머리카락이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자주 말한다. “평범한 하루 보낼 수 있길” 아들 위한 모금 리애나는 아들을 위해 지난달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를 통해 도움을 요청했다. 케이든의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나노 하이드로 버블 머신’을 구입하기 위해서다. 리애나에 따르면 이 기계는 케이든의 피부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가도록 도와주고, 통증과 가려움증을 완화하며,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줄 수 있다. 그는 “이 기계를 통해 케이든은 조금이나마 통증에서 벗어나 다른 6살 아이들처럼 평범한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며 “부디 제 아들이 고통 없는 하루를 살 수 있도록 따뜻한 도움 부탁드린다”고 했다.
  • 시청사 건립 두고 대구시ㆍ달서구 갈등 격화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달서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시가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에서 선정된 설계안을 발표하자, 신청사가 들어설 달서구가 “더 높고 상징성 있게 지어야 한다”며 지속해서 불만을 나타내면서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1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시 신청사는 관공서가 아니라 시민 정신을 담는 역사적 건축물이 돼야 한다”며 “지금(설계당선작)의 24층은 시민 정체성을 담기에는 의미가 미약한 만큼 대구 정신의 상징 숫자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의 정신을 담아 28층이나, 두배인 56층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게 이 구청장의 주장이다. 기초단체장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시청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시청을 찾은 배경에 대해 “몇 차례 대구시에 호소했으나 반영이 되지 않아서 달려왔다”고 했다.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는 “그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곡해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2·28 민주운동의 의미를 외형적 요소에만 반영하려는 시각은 다소 편협하다”며 “달서구의 주장대로 56층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넓은 대지면적에 비해 좁고 높은 형태의 비정상적 건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 결과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포레스케이프, 숲이 깃든 문화청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지하 2층, 지상 24층에 전체면적 11만 8328㎡ 규모다.
  • 경찰,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3차 소환 통보

    경찰이 체포적부심사를 통해 풀려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세번째 조사를 위한 소환을 통보했다. 1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 전 위원장의 공직선거법·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변호인을 통해 출석을 요구했다. 이 전 위원장 측 임무영 변호사도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경찰로부터 출석 요구가 왔으며, 조서 열람까지 약 3시간이 소요될 예정이라 안내받았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의 출석일은 양측 조율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위원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과 제 재판 일정이 겹치지 않는 날을 정해 출석 일자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자택 인근에서 체포된 이후 4일 법원의 석방 명령이 나올 때까지 2차례 조사를 받았다.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유튜브나 자신의 SNS를 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경찰은 이 전 위원장 체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적법한 법 집행 절차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체포영장은 경찰 단독으로 (발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절차에 따라서 집행했고, 법원에서도 체포의 적법성과 필요성을 인정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 관계자는 이 전 위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10년이기에 체포의 긴급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위를 이용한 것이 드러나지 않으면 공소시효 6개월이 적용된다”며 “지위를 이용했는지 알아보려면 수사를 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 두산에너빌, 가스터빈 종주국 미국에 첫 수출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가스터빈을 처음 수출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급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공급 기한은 내년 말까지다.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연소시켜 나온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원동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항공기 제트엔진과 동일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첫 가스터빈 미국 수출을 달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미국과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 5000시간 실증에 성공한 뒤, 국내에서 6기의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넓혔다. 2027년까지 400㎿급 초대형 수소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번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가스터빈은 건설 기간과 공급 안정성, 가동 기간,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가스터빈의 유지보수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 DTS가 맡을 예정이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해외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것’ 부족하면 날씬해도 지방간 위험?…숨겨진 ‘비만 해법’ 찾았다

    ‘이것’ 부족하면 날씬해도 지방간 위험?…숨겨진 ‘비만 해법’ 찾았다

    ‘이눌린’(inulin)이라는 식이섬유가 천연 당분인 프럭토스를 간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처리하도록 유도해 과도한 당분 섭취로 인한 신체, 특히 간 손상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어바인 캘리포니아대(UCI)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이눌린이라는 식이섬유가 프럭토스가 간에 도달해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을 막는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Nature Metabolism)에 발표했다. 이눌린은 양파, 마늘 등의 채소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수용성 섬유질이다. 이눌린은 사람의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돼 배변 기능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프럭토스를 섭취할 경우 소장 내 장내 미생물이 이를 간에 도달하기 전에 대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충분하지 않으면 많은 프럭토스가 장을 통과해 간으로 이동하게 되고, 간에 과부하를 일으켜 지방 축적을 유발하게 된다. 연구 결과 이눌린을 섭취해 장내 미생물에 공급하면 미생물이 프럭토스를 조기에 연소시켜 간 손상의 연쇄 반응을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눌린에 의해 활성화된 미생물은 지방간 질환의 징후를 되돌려 간의 지방 축적을 줄이고 간의 자연 항산화 물질을 증진하는 효과까지 보였다. 특히 이번 연구는 비만이 아닌 참가자들에게 초점을 맞췄다. 이들은 겉으로는 건강해 보여도 고당분 식단으로부터 오는 숨겨진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연구팀은 대사 손상이 과체중인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으며, 겉보기에 건강한 사람이라도 장내 미생물이 과도하게 쌓인 프럭토스를 처리하지 않을 경우 간 스트레스와 인슐린 저항성을 겪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향후 이눌린 외의 다른 일반적인 식이섬유도 유사한 효과를 유발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식이섬유가 단순히 소화를 돕는 것을 넘어 대사 건강을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궁극적으로 특정 섬유질이 장내 미생물을 훈련해 간을 손상하기 전에 당분을 무력화할 수 있다면 지방간 질환, 당뇨병, 비만, 심지어 암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문을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두산에너빌리티, 美 빅테크에 첫 가스터빈 수출…AI 시대 수혜

    두산에너빌리티, 美 빅테크에 첫 가스터빈 수출…AI 시대 수혜

    두산에너빌리티가 가스터빈 종주국인 미국에 가스터빈을 처음 수출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 기업과 380㎿급 가스터빈 2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공급 기한은 내년 말까지다.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연소시켜 나온 고온·고압의 연소가스를 원동력으로 전기를 생산하는데, 항공기 제트엔진과 동일한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첫 가스터빈 미국 수출을 달성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 국내 산학연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해 미국과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한 바 있다. 이후 김포 열병합발전소에서 1만 5000시간 실증에 성공한 뒤, 보령신복합발전소를 시작으로 국내에서 6기의 가스터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사업을 넓혔다. 2027년까지 400㎿급 초대형 수소전소 터빈 개발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인공지능(AI) 시대에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번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가스터빈은 건설 기간과 공급 안정성, 가동 기간,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가스터빈의 유지보수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두산에너빌리티의 가스터빈 서비스 전문 자회사 DTS가 맡을 예정이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은 “이번 계약은 대한민국이 가스터빈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뜻깊은 전환점”이라며 “품질과 납기를 지켜 고객 신뢰에 보답하고 미국 등 해외 시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대구시, 달서천 하수관로 정비 본격 착수…악취 문제 해결되나

    대구시, 달서천 하수관로 정비 본격 착수…악취 문제 해결되나

    대구시가 금호강 수질 개선과 악취문제 해결을 위한 우·오수 분류화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구시는 13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2029년까지 ‘달서천 1구역 하수관로정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을 통해 서구 비산∙평리동 일대 하수관을 오수관과 우수관으로 분리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861억 원을 들여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37㎞의 오수관로 신설과 3709가구를 대상으로 배수 설비 정비를 추진하는 대규모 민간투자사업이다. 사업은 민간 자본을 유치해 특수목적법인(SPC)이 사업비를 선투자하고 사회기반 시설을 건설한 뒤 시가 소유권을 넘겨받아 20년 간 임대해 사용하는 BTL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 같은 방식은 초기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신속한 노후 기반 시설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대구시에서 우·오수 분류화를 BTL 사업으로 진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서구 지역 일대에 악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는데,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대효과”라며 “또 필요 예산을 20년간 분할 납부하면서 다른 사업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달서천 2∼5구역 사업을 견인할 선도 모델로서도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대구시는 이날 오후 롯데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대구맑은물주식회사’와 이런 내용의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시는 2023년 12월 민간투자사업 지정 이후 각종 심의와 환경영향평가, 시의회 동의 등 절차를 거쳤다. 시는 하수 악취 저감과 수질 환경 개선을 위해 하수관로 분류화 사업을 재정사업 및 BTL 방식을 병행하고 있다. 2032년까지 2조6000억원을 들여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 대구 하수관로 분류화율(면적 기준)이 현재 40.2% 수준에서 약 80%에 이를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은 “이번 실시협약이 민간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활용해 기존 재정사업으로 추진해 오던 공공 인프라 확충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대구시의 침체한 지역 건설경기 활성화와 환경 인프라 선진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중국에 ‘매달린’ 트럼프의 굴욕…시진핑, 알고 보니 믿는 구석 있었다 [핫이슈]

    중국에 ‘매달린’ 트럼프의 굴욕…시진핑, 알고 보니 믿는 구석 있었다 [핫이슈]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중국은 유화 제스처를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보란 듯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무역 실적을 기록했다. 홍콩 명보는 13일(현지시간) “중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며 고급 리튬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를 다음 달 8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전기차와 데이터센터,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등 4차 현대 산업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미국이 올해 1~7월 수입한 리튬이온 배터리의 65%가 중국산이었다. 인조 다이아몬드 역시 반도체·레이저·정밀기기 등 첨단산업 전반에 필수적인 전략 자원이다.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와 인조 다이아몬드 수출 통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보낸 유화 제스처와는 사뭇 온도 차를 보이는 조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희토류 합금 수출 제한, 미국 선박 항만료 부과 등의 조치에 대응해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100%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여기에는 미국의 기술‧소프트웨어 제재도 포함돼 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돕기를 원한다”며 “매우 존경받는 시(시진핑) 주석이 잠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또 “중국이 불황을 원치 않듯 나 역시 마찬가지”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행 전용기 안에서도 “우리는 중국과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 보란 듯 추가 수출 통제를 예고했다. 미‧중 정상회담이 조율 중인 상황에서 중국은 미국을 상대로 압박 공세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조치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와 퀄컴 인수 제동에 대한 명백한 보복이라고 분석한다. 워싱턴 싱크탱크 CNAS의 에밀리 킬크리스 연구원은 “중국의 리튬이온 배터리 통제는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직접 제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도 “중국이 인조 다이아몬드를 무기화해 미국의 칩 공급망을 압박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시진핑, 강경한 보복 대응 내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불황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국이 희토류부터 리튬이온 배터리까지 핵심 자원을 동원한 공격적인 조치에 나선 배경 중 하나는 지난달 무역 실적이다. 13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9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285억 7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6.0%)와 8월 수출 증가율(4.4%)을 모두 웃돈 규모다. 같은 기간 9월 수입액은 2381억 2000만 달러로 7.4% 늘었다. 무역 흑자는 904억 5000만 달러(약 129조 4158억 원)로 집계됐다. 올해 1~9월 전체로 보면 수출액은 6.1% 증가했고, 수입액은 1.1% 감소했다. 1~9월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 대비 3.1%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지난달 무역 실적은 미·중 무역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수출 지역을 확보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9월 대미 수출은 1년 전에 비해 27%나 급감하며 6개월 연속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갔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14% 증가했고 아프리카(56%), 아세안(16%) 등도 증가 폭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의 꾸준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시 주석이 예상보다 강경한 보복 대응을 내놓을 수 있었던 배경인 셈이다.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은행 중 하나인 프랑스 소시에테 제네랄 소속 경제학자 미셸 람 은 로이터통신에 “미국발 관세에도 중국은 다변화된 수출시장과 강한 경쟁력으로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중 무역 협상에서 중국이 보다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경제학자인 쉬톈천도 “중국의 직접 수출 비중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부분인 10% 미만”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100% 관세 예고가 중국의 수출 부문에 압박을 더하겠지만 예전만큼 영향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 대구시 신청사 건립 두고 갈등…달서구 “더 높게” vs 대구시 “편협한 시각”

    대구시 신청사 건립 두고 갈등…달서구 “더 높게” vs 대구시 “편협한 시각”

    대구시 신청사 건립을 두고 대구시와 달서구가 갈등을 빚고 있다. 시가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에서 선정된 설계안을 발표하자, 신청사가 들어설 달서구가 “더 높고 상징성 있게 지어야 한다”며 지속해서 불만을 나타내면서다. 이태훈 달서구청장은 13일 시청 기자실을 찾아 “대구시 신청사는 관공서가 아니라 시민 정신을 담는 역사적 건축물이 돼야 한다”며 “지금(설계당선작)의 24층은 시민 정체성을 담기에는 의미가 미약한 만큼 대구 정신의 상징 숫자를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2·28 민주운동의 정신을 담아 28층이나, 두배인 56층으로 건립해야 한다는 게 이 구청장의 주장이다. 기초단체장이 시청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이 과정에서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한 시청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 구청장은 시청을 찾은 배경에 대해 “몇 차례 대구시에 호소했으나 반영이 되지 않아서 달려왔다”고 했다. 대구시장 출마 의사를 묻는 말에는 “그것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곡해하지 말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2·28 민주운동의 의미를 외형적 요소에만 반영하려는 시각은 다소 편협하다”며 “달서구의 주장대로 56층으로 설계를 변경할 경우 넓은 대지면적에 비해 좁고 높은 형태의 비정상적 건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대구시는 지난달 17일 신청사 국제설계공모 심사 결과 나우동인건축사사무소 컨소시엄의 ‘포레스케이프, 숲이 깃든 문화청사’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당선작은 지하 2층, 지상 24층에 전체면적 11만 8328㎡ 규모다. 시는 내년 착공해 2030년까지 준공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신청사 건립에는 약 45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 이진숙 수사 실무책임자 교체…李측 “형식적 재소환이면 고발할 것”

    이진숙 수사 실무책임자 교체…李측 “형식적 재소환이면 고발할 것”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수사 실무책임자가 정기 인사로 교체됐다. 경찰은 이 전 위원장에 대한 3차 조사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 전 위원장 측은 “형식적인 소환이면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수사 실무를 이끈 서울 영등포경찰서 수사2과장이 서울 중부경찰서로 전보했다. 하반기 정기 인사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는 서울 노원경찰서 소속이었던 경정급 인사가 부임했다. 경찰은 이날 전 위원장 관련 수사기록을 검토하고 내부 논의 등을 통해 추가 출석 요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주말 사이 소환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위원장 변호인인 임무영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출석요구서 허위 발송, 공소시효 관련 경찰의 허위 주장 및 변호인에 대한 명예훼손, 3회에 걸친 체포영장 신청 경위 등을 따져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찰 출석 요구를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만약 3차 소환이 형식적인 것이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직권남용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위원장은 보수 유튜브나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는 발언을 하고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저지하는 사전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일 이 전 위원장을 공직선거법 및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고, 이날까지 두차례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 측이 법원에 청구한 체포적부심이 인용돼 지난 4일 풀려났다.
  • “공소시효 끝났죠?” 양궁선출 살인범의 치명적 착각…. 20년 도피 후 자수의 결말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공소시효 끝났죠?” 양궁선출 살인범의 치명적 착각…. 20년 도피 후 자수의 결말은? [듣는 그날의 사건현장 - 전국부 사건창고]

    2015년 11월, 중국 상하이 한국 총영사관. 스스로 ‘불법 체류자’라 밝힌 40대 남녀가 제 발로 걸어 들어왔다. 20년에 걸친 도주 생활의 마침표를 찍고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라 여겼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과 달리, 이는 스스로 판 무덤의 입구였다.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났다는 치명적 착각은, 20년 전 묻어버린 진실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는 신호탄이 되었다. 합숙소 근처 슈퍼마켓 여주인과 눈 맞아남편에 ‘이혼 요구’하다 목 졸라 살해20년 만에 중국서 ‘밀항’ 자수해 등장사건은 1996년 대구의 한적한 동네에서 시작됐다. 당시 21세의 주모 씨는 구청 소속의 촉망받는 양궁선수였다. 그의 화살은 과녁뿐만 아니라, 합숙소 인근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7살 연상의 여주인 A(당시 28세)씨의 마음도 꿰뚫었다. 미모의 여주인에게 빠져든 젊은 운동선수. 둘의 관계는 위험한 감정의 줄타기를 하다 그해 7월, 돌이킬 수 없는 불륜으로 발전했다. 영원할 것 같던 비밀은 오래가지 못했다. A씨의 남편 B(당시 34세)씨가 두 사람의 관계를 눈치챘다. 가정은 파탄으로 치달았다. B씨는 아내에게 “그놈과 헤어지라”라고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아내와 주 씨를 떼어놓기 위해 슈퍼마켓마저 정리하고 15km나 떨어진 외딴곳으로 이사를 감행하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비극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결과를 낳았다. 1996년 12월 8일 밤 10시. 주 씨는 B씨를 직접 찾아갔다. 집 근처 포장마차에서 마주 앉은 두 남자 사이에는 살벌한 기운이 감돌았다. 21세의 청년은 34세의 남편에게 당돌하게 요구했다. “당신 아내를 사랑하고, 죽고 못 사는 사이가 됐으니 이혼하라.” B씨는 당연히 거세게 거부했다. 언쟁은 몸싸움으로 번졌고, 인근 공영주차장에서 주 씨는 결국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주 씨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B씨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11km 떨어진 구마고속도로 인근 배수로에 유기한 뒤,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한 남자의 목숨과 한 가정이 송두리째 불타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범행 다음 날, 주 씨는 파출소에 근무하던 친누나에게 “사람을 죽였다”라고 털어놓았다. 누나는 ‘돈이 필요해 동생이 거짓말을 하나’ 여기고 용돈을 쥐여주었지만, 이후 연락이 끊기자 불길한 예감에 동생의 행적을 경찰에 알렸다. B씨의 아버지 역시 아들 부부의 행방이 묘연해지자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은 ‘주 씨와 A씨의 불륜’, ‘사라지기 직전 주 씨와 B씨의 다툼’ 등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지만, 사건의 세 주역이 동시에 사라져 수사는 미궁에 빠졌다. 그러던 중 6개월이 지난 1997년 6월, 장맛비에 쓸려 나온 B씨의 시신이 등산객에 의해 발견되면서 사건은 살인사건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주 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전국에 공개 수배령을 내렸지만, 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시각, 주 씨와 A씨는 이미 치밀한 도주 계획을 실행에 옮긴 후였다. 1년 4개월간 경주, 군산 등 국내를 떠돌며 숨어 지내다 1998년 4월, 위조여권을 손에 넣고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 씨는 일본 파친코에서 브로커로 일하며 억대 돈을 모았고, 두 사람은 도쿄 디즈니랜드를 관광하는 등 잠시나마 평온을 누렸다. 하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이들의 평온을 깨뜨렸다. 일본 전역에 검문검색이 강화되자 신변에 위협을 느낀 이들은 또다시 위조여권을 구해 중국으로 밀항했다. 일본에서의 호화로운 생활과 달리 중국에서의 삶은 고됐다. 주 씨는 트럭에 채소를 싣는 막노동을, A씨는 공장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었다. “시효 끝났다” 범인의 착각과 결정적 증거시간은 흘러 2010년대. 기나긴 도피 생활에 지치고 향수병이 깊어진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을 세운다. 이들이 믿는 구석은 ‘공소시효’였다. 당시 살인죄 공소시효는 15년. 자신들의 범행 시점인 1996년을 기준으로 2011년 12월 7일이면 모든 죄가 사라진다고 확신했다. ‘형사처벌을 면할 목적으로 해외에 체류한 경우, 그 기간 동안 공소시효는 정지된다’라는 형사소송법 조항을 전혀 몰랐다. 그들은 밀항 죄로 잠시 처벌받으면 자유의 몸이 될 것이라는 계산 아래, 2015년 상하이 총영사관에 자수했다. 심지어 중국 공안에 억류된 기간이 길어지자 “빨리 한국으로 추방하라”며 단식투쟁까지 벌이는 대담함을 보였다. 2015년 12월 30일, 마침내 한국 땅을 밟은 주 씨는 수사관 앞에서 범행을 자백하면서도 얼굴에 묘한 미소를 띠며 회심의 한마디를 던졌다. “그런데 살인죄 공소시효가 끝난 거 아닌가요?” 수사팀은 아연실색했다. 범인이 자백하는데도 처벌하지 못할 위기였다. 주 씨와 A씨는 “2014년에 중국으로 밀항했다”라고 말을 맞추며 해외 도피 기간을 최소화하려 했다. 금융기록도, 공과금 납부 흔적도 없는 두 사람의 행적을 입증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우던 그때, 검경은 A씨 가족의 행적으로 수사 방향을 틀었다. A씨 친언니 부부가 2010년과 2013년, 숙소 예약 없이 중국 칭다오를 다녀온 사실을 포착했다. 검경은 언니의 집을 압수 수색을 했고, 마침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증거를 찾아냈다. 바로 만리장성 등에서 주 씨와 A씨가 찍은 사진 10여 장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2000년 O월 O일’이라는 촬영 일자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이 사진은 2013년 A씨가 언니에게 “한국에 돌아가려고 살림살이를 정리하는데 이것만큼은 아름다운 추억이라 버릴 수 없으니 잘 간직해 달라”며 건넨 것이었다. 과거의 추억을 버리지 못한 미련이, 20년간의 도주 행각에 마침표를 찍는 족쇄가 된 셈이다. 양궁선수 주 씨 징역 22년, 내연녀 2년주 씨 “장기 도피 고초로 일부 죗값 치렀다”재판부 “법에 따른 떳떳한 처벌 아니다”결정적 증거 앞에 주 씨와 A씨는 무너졌다. 1998년부터 해외에 도피한 사실이 입증되면서, 살인죄 공소시효는 13년 넘게 남아있었다. 결국 주 씨는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징역 22년의 중형을 선고받았고, A씨는 살인 공모 혐의가 드러나지 않아 여권 위조와 밀항 관련죄로 징역 2년을 살고 출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주 씨는 아무런 잘못도 없는 사람을 살해했을 뿐만 아니라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시신을 유기하기까지 했다”라고 지적하며, “그는 장기간 도피 생활로 고초를 겪어 일부 죗값을 치렀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떳떳하게 법에 따라 처벌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일갈하며 항소를 기각했다. 20년에 걸친 도피 극은 범인의 어설픈 법률 지식과 버리지 못한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막을 내렸다. 법망을 피해 영원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착각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그리고 진실은 언젠가 반드시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이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살인죄 공소시효는 폐지됐다.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 ‘희망 회로’ 갇힌 농부, 코인으로 날린 원금 찾으려 여동생 속여 추가 대출 [파멸의 기획자들 #17~19]

    ‘희망 회로’ 갇힌 농부, 코인으로 날린 원금 찾으려 여동생 속여 추가 대출 [파멸의 기획자들 #17~19]

    서울신문 나우뉴스는 ‘사기공화국’ 대한민국에 경종을 울리고자 르포 소설 ‘파멸의 기획자들’을 연재합니다. 우리 사회를 강타한 실제 가상화폐 사기 사건을 나한류 작가가 6개월 가까이 취재·분석해 소개합니다. 독자 여러분께 ‘사기를 피하는 바이블’이자 정부가 범죄에 더 엄하게 대응하도록 촉구하는 ‘여론 환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제보자와 피해자 보호를 위해 사건 속 인물과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 등은 모두 가명 처리했습니다. 어둠이 짙게 깔린 밤, 전라북도 완주군의 농부 승현의 눈앞이 캄캄했다. 노트북 화면에 떠 있는 IEKAF 계좌의 마이너스 잔고가 섬뜩한 괴물처럼 그를 집어삼킬 듯했다. 이성조 교수의 ‘수제자’라는 이호철 대표가 운영하던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진행한 선물 거래를 따라가다가 순식간에 강제 청산당했다. 단 10여 분의 거래로 우리 돈 2억원 가까운 잔고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숨쉬기조차 힘들 만큼 고통이 승현을 짓눌렀다. 청산의 충격으로 손에 든 물컵을 쥔 채 오랫동안 굳어버렸다. 목은 타들어 갔지만 물 한 모금 넘길 수 없었다. 텅 빈 방이 심장의 불규칙한 박동 소리로 가득 찼다. 원금 7000만원이 불과 몇 주만에 3배로 불어나자 ‘나도 곧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었는데, 단 하루 만에 이런 어이없는 일이 생기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이번 거래를 주도한 이호철 대표의 텔레그램 메시지가 승현의 뇌리를 맴돌았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각자에게 있지만... 제 경험상 일주일 정도면 손실을 만회할 수 있습니다. 원하시면 원금 회복을 도와드릴 수 있어요. 다만 최소 5만 달러(약 7000만원)는 새로 입금하셔야 합니다.” 5만 달러? 그게 누구네 강아지 이름인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는 금액이었다. 당장 급한 건 다음 주에 농기계 거래 대금으로 지급해야 할 3000만원이었다. 이미 계약금으로 500만원을 지급했는데, 다음 주까지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그 돈마저 떼인다. 맞춤형 농기계가 없으면 과수원의 나무들을 관리하기 어려워 애써 키운 과일들이 금세 썩어 버릴 터였다. 귀농에 남은 인생을 걸었는데, 그 꿈이 단 하루 만에 무너지기 직전이었다. “이러고 있을 수 없어. 당장 뭐라도 해야 해!” 승현은 절박한 심정으로 노트북을 켰다. 이자가 아무리 높아도 좋으니 대출을 알아봐야 했다.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이번 사태의 시작인 ‘강제 청산’이라는 단어에 시선이 꽂혔다. 이를 악물고 검색창에 관련 단어를 입력하자,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자사 시스템을 설명하는 정보가 나왔다. “선물 거래의 등락이 극심할 경우, 거래소는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자 강제 청산이라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텔레그램 단체방에서 이 대표가 했던 말과 똑같았다. ‘맞아. 이번 거래는 단순히 운이 없었을 뿐이야. 우연히 순간적인 시장 변동성이 나를 덮친 거야... 이 대표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어. 실력이 부족할 수는 있어도 사기를 친 건 아닐 거야.’ 상황을 이렇게 합리화하자 작은 안도감이 밀려왔다. 그런데 이어지는 글이 그의 눈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저희 거래소는 강제 청산을 통해 고객님의 계좌가 마이너스가 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거래소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좀 더 찾아보니 정상적인 거래소의 청산 시스템은 ‘마진콜’(Margin Call) 이후 담보금이 ‘제로(0)’가 되기 직전 자동으로 포지션을 종료한다고 돼 있었다. 거래소가 고객에게 빚을 지우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설명과 함께. 그런데도 계좌가 ‘마이너스’인 건 분명 이상했다. 승현은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텔레그램을 켜고 IEKAF 고객센터 매니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매니저님, 오늘 PSV 코인 선물 거래를 하다가 극심한 가격 변동으로 청산을 당했습니다. 원래 청산 시스템은 마이너스 계좌를 방지하는 게 목적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 제 계좌는 제로를 넘어서 마이너스 상태입니다. 이럴 수도 있나요?” 몇 분 뒤 거래소 매니저에게서 답변이 왔다. 매우 형식적이고 기계적인 내용이었다. “안녕하세요, 고객님. 안타까운 소식에 유감을 표합니다. 선물 거래에서는 극심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청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현재 고객님의 선물 계좌는 ‘-3500 USDT’(약 490만원)로 확인됩니다. 우선 이 금액부터 상환하셔야 합니다. 일주일 내로 상환하지 않으시면 신용도 하락 등 불이익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투자금 7000만원을 모두 잃은 것도 억울한데, 500만원 가까운 빚까지 덤으로 지고 신용불량자까지 될 수 있다고 하니 승현의 공포가 극에 달했다. 그러나 ‘마이너스 청산 계좌가 정말 존재할 수 있느냐’는 핵심적인 의문은 해소되지 않았다. 일단 그는 ‘알겠다’고 답한 뒤,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청산’ 관련 글을 찾아 읽어 내려갔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어가는 듯했다. 그러다가 서울의 한 변호사 사무실에서 올린, 섬뜩한 제목의 글을 발견했다. “이성조 교수 사칭 불법 사기 거래 피해자를 구제해 드립니다.” 승현은 자신이 누구보다 존경하고 따르던 이성조 교수의 이름이 박힌 링크를 홀린 듯 눌렀다. ‘법률사무소 블루’라는 곳에서 올린 네이버 블로그 글이었다. 내용은 충격 그 자체였다. 사기꾼들이 텔레그램 채팅방 ‘부의 길’을 통해 소시민들을 상대로 조직적인 코인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경고였다. “피해를 봤다면 지체 없이 연락하라”는 광고 문구가 그의 심장을 거칠게 두드렸다. 승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이 글을 그대로 복사해 자신이 속한 채팅방에 공유했다. “혹시 이것 보신 분 계신가요? 누가 설명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의 손가락이 떨렸다. 확인하고 싶지 않은 무서운 진실이 눈앞에 펼쳐질까 두려웠다. 곧바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저도 봤어요! 그렇지 않아도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로펌 광고라서 그냥 무시했어요.”, “우리 교수님 이름을 사칭한 또 다른 사기꾼이 있는 것 같은데요?” 마지막 댓글이 승현의 마음에 희미한 안도감을 제공했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이 채팅방에 있는 이성조 교수와 이호철 대표는 사기꾼이 아닐 테니까. 게다가 로펌이 언급한 채팅방 이름은 ‘부의 길’이었고, 지금 승현이 속한 곳은 ‘경제적 자유를 위한 초석’이었다. 그때였다. 텔레그램 알림음이 울리며 이 교수가 직접 해명 메시지를 올리기 시작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저도 몇 달 전부터 이런 글들을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제 운영 방식을 모방해서 사기를 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유명 로펌에 소송을 의뢰한 상태이며, 경찰과 공조해서 사기꾼 일당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관련 정보를 갖고 계시면 저나 김가영 비서에게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그가 직접 나서서 상황을 설명하자, 회원들의 격려 댓글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그럼요, 우리는 교수님을 끝까지 믿습니다!”, “교수님 힘내세요. 사기꾼 일당은 반드시 잡힐 겁니다!”, “어떻게 대한민국 인간문화재 이성조 교수님을 사칭할 수가 있죠?” 사람들의 격려와 위로 속에서 승현은 잠시나마 희망을 느꼈다. 모두가 교수를 믿고 있는데, 나 혼자만 유난스럽게 그를 의심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그래도 로펌 블로그의 섬뜩한 경고와 이 교수의 차분한 해명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의 머릿속이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결국 그는 직접 두눈으로 진실을 확인하기로 했다. 글을 올린 법률사무소를 찾아가 변호사를 만나야만 이 의심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이른 아침, 승현은 전주로 건너가서 서울로 향하는 KTX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은 승현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더욱 부추겼다. 희망을 찾아 고향을 떠났던 과거의 자신이 떠올라 불안감이 더 커졌다. 용산역에 내려 지하철을 타고 신길역으로 향했다. 스마트폰 지도 앱에 ‘법률사무소 블루’ 주소를 입력하니,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라고 나왔다. 마음이 급한 승현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재개발 예정지역으로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서니 당장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허름한 빌딩 3층에 ‘법률사무소 블루’ 간판이 걸려 있었다. 변호사를 만나기도 전부터 그의 기대는 바닥을 쳤다. ‘이런 곳에도 법률사무소가 있구나.’ 사무실에 도착했다.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잡으려는데, 문이 알아서 스르륵 열렸다. ‘요즘에는 자동 미닫이문도 있나’라고 의야해하던 찰나, 음식 배달 기사 한 명이 승현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며 밖으로 나갔다. ‘또 한 명의 불쌍한 인간이 이곳의 미끼 광고에 걸려들었구나’라고 비웃는 것 같은 눈빛으로. 조바심을 억누르고 사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짜장면과 군만두 냄새가 승현의 코를 강하게 찔렀다.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음을 깨닫자 뒤늦게 허기가 밀려왔다. “어떻게 오셨나요?” 변호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외모와 기름기 도는 얼굴의 40대 남자가 짜장면을 먹다 말고 그에게 말을 걸었다. “아…인터넷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이성조 교수 사칭 사기 사건 때문에…” 남자는 서둘러 테이블 위 서류들을 한쪽으로 밀어 치우고, 물티슈를 꺼내 음식을 올려둔 먼지 낀 테이블 위를 쓱쓱 닦았다. 이 사무실은 사채업자 아지트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낡고 지저분했다. 모든 것이 1980년대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승현은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책장에 가득 쌓인 낡은 법률 서적을 두루 살펴본 뒤에야, ‘여기가 정말 변호사 사무실이 맞긴 하구나’라고 체념에 가까운 인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남자가 종이컵에 재빠르게 믹스 커피를 타서 승현에게 건넸다. “제 소개가 늦었네요. 법률사무소 블루의 김대유 사무장이라고 합니다. 우리 변호사님은 금융 거래, 사기 등 분야에서 상당히 유명하신 분입니다.” 승현은 사무장이 내민 명함을 받았다. 앞면에는 모든 글자가 한자로 쓰여 있었고, 뒷면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승현은 김대유의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한 눈빛을 읽으며 믹스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사무장이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이성조 교수 사건의 피해자신가요?” “솔직히 말하면 이게 피해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일단 변호사님 블로그에 적혀 있는 내용을 보고 찾아왔습니다. 일단 사무장님의 설명을 듣고 상담 여부를 결정하려고요.” 승현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설명했다. SNS 광고를 보고 이 교수의 카카오톡 채팅방에 가입한 뒤 텔레그램으로 이동했고, 5만 달러(약 7000만원)로 코인 선물 거래 ‘예비클럽’에 가입해 잠시 큰 수익을 냈다가, 이 교수의 수제자라는 이호철 대표의 잘못된 리딩 판단으로 모든 것을 날리고 거액의 빚까지 지게 됐다고. 이 대표가 원금 회복을 위해 5만 달러를 추가로 입금하라고 요구해 고민하던 차 블루의 블로그 글을 보고 여기로 찾아왔다고. 사무장은 그의 이야기를 미동도 없이 듣더니 늘상 있는 일이라는 듯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안타깝지만 사기를 당하신 게 맞습니다. 하지만 걱정 마세요. 우리 변호사님은 이 분야 최고 전문가시니까요. 이런 종류의 사기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의 돈을 되찾아 드린 경험이 아주 많습니다. 일단 여기 서류부터 작성해 주세요.” 김 사무장의 설명 방식이 이 교수의 비서 김가영의 텔레그램 말투와 판박이였다. ‘두 사람이 동일 인물 아닐까’라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순간 승현의 머릿속에 ‘내가 새로운 종류의 사기 사건에 휘말리는 건 아닐까’라는 싸늘한 생각이 스쳤다. 이 변호사의 사무실이야말로 ‘신길동에 똬리를 튼 또 다른 협작꾼들의 소굴’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잡혔다. “그런데 말이죠… 변호사 수임료는 얼마나 되나요? 아까 말씀드렸듯 제가 5만 달러를 날려서 당장은 돈이 없거든요.” “수임료는 피해 금액에 따라 다르긴 한데요. 멀리서 일부러 찾아오셨으니 가격은 충분히 조정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얼마인가요?” “500만원까지 해드릴 수 있습니다.” ‘500만원’이라는 말을 듣자 승현의 등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어제 이호철 대표와 함께한 선물 거래에서 강제 청산을 당했을 때처럼 불쾌하고 위협적인 느낌이었다. ‘이 사람들도 변호사와 사무장의 탈을 쓴 수임료 기계들이구나.’ 사무장의 주장대로 이 교수 일당이 자신에게 사기 행각을 벌인 게 맞다면, 그간 자신이 거래한 가상화폐 거래소와 코인이 모두 가짜여야 했다. 그런데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변호사 사무실에서 나오고자 짐을 챙기면서 승현은 뭔가가 명쾌하게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이야말로 이성조 교수를 활용해서 변호사 수임료나 한탕 뜯어내려는 작자들이 틀림없다는 확신 말이다. ‘결국 가상화폐 강제 청산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어. 이 대표는 그저 나에게 더 많은 수익을 챙겨주려고 아무 대가도 없이 선물 거래를 리딩한 것 뿐이잖아. 극심한 가격 변동 때문에 본인 역시 수억원의 손실을 입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회원끼리 서로 믿고 의지해야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의 현실을 합리화한 승현은 마음을 단단히 고쳐 먹었다. 이제 그에게 ‘주적’은 이 교수가 아니라 신길역의 이름 모를 변호사와 그 일당이었다. “일단 생각 좀 해보고 다시 오겠습니다.” 여기 더 있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판단한 승현이 도망치듯 사무실을 빠져나왔다. 등 뒤에서 사무장이 다급한 목소리로 “400만원까지 해 드릴게요!”라고 외쳤지만 그에게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 외침은 오히려 신길동 일당이 수임료로 서민들의 돈을 뜯어내려 했다는 증거로 들릴 뿐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열차 안에서 그는 당장 다음 주에 지급해야 할 농기계 거래대금 3000만 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고민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3000만원이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결론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어떻게든 1억원을 구해서 다시 IEKAF에 밀어 넣어보자. 이호철 대표의 도움을 받아서 투자금만 되찾으면 거래대금 3000만원은 아주 쉽게 복구할 수 있잖아. 이 대표가 최대한 빨리 원금을 회복시켜 준다고 약속했으니까 그를 한 번 믿어보자.’ 승현은 곧바로 농협에 근무하는 친구에게 연락해 집과 농장을 담보로 9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부산에 사는 여동생 지혜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과수원 사업이 잘돼서 대형 마트들과 납품 계약을 맺기로 했는데, 보증금으로 3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거짓말을 했다. 지혜는 자신의 오빠가 진짜로 성공을 거둔 줄 알고 크게 기뻐하며, 주택 자금으로 모아둔 돈을 전부 보냈다. 그날 밤, 승현은 전날 강제 청산의 충격 때문에 못 이룬 잠까지 보상받듯 평소보다 더 평안한 밤을 보냈다. 자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이제 일주일 정도만 지나면 이호철 대표의 도움으로 농기계 거래대금은 물론 대출금까지 다 갚을 수 있다. 3000만원을 돌려주면서 늘 마음에 걸리던 여동생 가족의 낡은 TV도 바꿔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렇게 그는 현실의 위기를 외면한 채 스스로 창조한 ‘희망 회로’ 속으로 더욱 깊숙이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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