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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서 고전 예시문·6개 소재어휘 제시

    성균관대가 5일 정시모집 논술시험을 치렀다. 인문계에 한해 실시된 논술시험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동서고금에서지문을 발췌,현실생활과 연관시켜 개인의 견해를 묻는 평이한 문제였다.동·서양의 균형을 고려해 ‘삼국유사’ ‘장자’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효성왕설화,오디세우스,나르키소스신화 등 4개의 예문을열거한 뒤 ‘오늘날 청소년문화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견해를 논하라’는 문제를 출제했다. 평소 논술에 조금만 관심을 가졌던 수험생이라면 한번쯤 접해 봤을만한 논제라는 평이다.특히 ‘스타’ ‘자아’ ‘벗’ ‘사이버세계’ ‘욕망’ ‘관계’ 등 청소년문화를 논할 때 키워드로 사용되는 6개의 소재 어휘를 미리 정해줌으로써 수험생들이 논술의 흐름을 쉽게풀어가도록 했다. 평가는 언어,논리,내용적 측면을 각 10점씩 배분해 채점하되 최하점수가 21점 아래로 내려가지 않게 할 방침이다.다만 글이 주제를 완전히 벗어날 경우 0점 처리된다. 이에 앞서 4일 논술시험을 치른 가톨릭대는 서거정의 ‘동문선’ 98권에 수록된 유방선의 ‘서파삼우설’을 제시한 일반논술형 문제와함께 근래 거의 출제된 적이 없는 통계자료를 활용한 자료분석형 문제를 내 눈길을 끌었다. 6일 이후 시험을 치르는 이화여대,연세대,고려대 등과 9일부터 시작되는 ‘나’군의 서울대,서강대 등도 동서고금의 고전에서 예문을 제시하고 견해를 묻는 기존 유형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순녀기자 coral@
  • 패션모델들의 몸매유지 비결

    새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꼭 뱃살을 빼야지”,“3㎏만몸무게를 줄여야지”하고 굳게 결심한다.세끼 대부분을 밖에서 해결하는 직장인들로서는 그러나 이같은 다이어트 결심을 제대로 지켜내기가 어렵다.올해만은 기필코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지 않아야할 텐데….오랫동안 멋진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패션 모델들로부터다이어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혜를 들어본다. ‘못생긴 모델’로 유명한 동덕여대 스포츠모델학과 김동수(43) 겸임교수가 중년의 나이에도 여전히 군살없는 몸매를 유지하는 비결은일단 적정량을 먹었다고 생각되면 과감히 숫가락을 놓는 강한 의지다.그는 또 “디저트는 되도록 먹지 않고 전날 과식을 했더라도 다음날 아침은 먹는 등 세끼를 꼬박 챙겨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김 교수가 추천하는 다이어트 방법은 혈액형에 따른 식이조절법.O형은 대체로 신진대사가 빨라 강도높은 운동이 알맞고,육식으로 공복감을 줄이는 것이 좋다.A형과 AB형은 곡류를 바탕으로 한 채식이 좋고수시로 자주 먹는 것이 체질에알맞다.식사 전에 인절미나 우유로 속을 채워 과식을 막는 것도 좋다.B형은 육식보다는 생선이나 지방질이 적은 닭고기가 어울린다. 또 출퇴근할 때 버스정거장 1∼2개를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하루에30분 정도 지속적인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충분한 운동량이 된다. 패션계에서 몸매가 예쁜 모델로 꼽히는 박순희씨(24)는 “술을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고 양주보다는 소주를,소주보다는 칼로리가낮은 맥주를 마시는 것이 좋다”고 회식이 잦은 직장인들을 위한 뱃살 대책을 귀뜸한다.아침·저녁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를 빼먹지 말 것을 충고한다.아울러 녹차를 다량으로 끓여 물처럼 많이 마시는 것도 박씨의 몸매관리비결이다. 자기관리에 철저한 모델로 알려진 정재경씨(27)는 “작년에 미뤄뒀던 계획을 실천하고 운동을 하나라도 시작하라”고 말한다.정씨는 헬스클럽에 다닐 시간이 없어 저녁에 집에서 맨손체조를 하고 아령으로 허리와 옆구리가 처지지 않도록 조인다.먹고 싶은 것은 맛있게 먹지만,늦은 밤에 먹는 것은 ‘절대 사절’이다.또한 항상 아랫배에 힘을 주고,허리와 걸음걸이가 똑바르도록 몸을 긴장시키는 것이 정씨의비결이다.정씨는 이러한 방법으로 ‘1인치가 늘면 즉시 생존이 위협받는’ 모델계에서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 *인터넷 다이어트 비법. 다이어트 사이트 www.gooddiet.com는 네티즌들에게 다이어트 방법을 간략하게 잘 알려주는 곳으로 이름높다.이 곳에 실린 ‘살찌지 않는 비법’을 요약한다. ◆외식은 한식이 최고=집에서 한끼를 먹기도 힘든 직장인들은 과다칼로리섭취가 되기 쉽다.그래도 괜찮은 순서를 매긴다면 한식,뷔페,일식,분식,중식,양식의 순이다.한식은 튀기거나 볶는 요리가 상대적으로 적고 재료도 다양해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먹을 수 있다. ◆음식점에서 식사하는 요령=한식집에서는 비빔밥,쌈밥 등 채소가 많이 들어있는 메뉴를 골라야 한다.찌개는 건더기 위주로 먹고 짠음식은 피한다.불고기보다는 안심,등심 등 양념이 되지 않은 고기를 10점 이내로 먹고 상추를 여러 장 싸먹는다. 일식집에서는 회덮밥,초밥류의메뉴를 먹는다.흰살 참치초밥은 개당 140㎉로 붉은살 참치초밥 칼로리의 2배다.유부초밥보다는 김초밥이1인분에 360㎉로 열량이 낮다. 중국집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지만 어쩔 수 없다면 자장면보다는짬뽕을,짬뽕보다는 우동을 택해야 한다.튀김이나 녹말소스를 이용하지 않은 냉채류가 부담이 적다. 양식집도 다이어트할 때는 피해야 할 곳.크림스프보다는 채소스프를 먹고,빵을 먹을 때는 버터나 잼을 사용하지 않는다.야채샐러드는 드레싱없이 추가주문해서 많이 먹는다. 술을 마실 때 안주로는 채소나 과일,두부나 생선 위주로 먹는 것이좋다.
  • 대한매일 신춘문예 백가흠씨 당선소감

    아버지의 골방이 생각납니다.소금기둥처럼 위태롭게 쌓여져 있던 책들이 가득했던 방,간혹 햇살이 힐끔거리던 다락방이 생각납니다.골방의 책들이 엿장수의 빨래비누가 되어 돌아오던 날,덤으로 받아온 엿이 달기도 했습니다만 다락방이 있던 자리만큼 높아진 천장 아래에선 아버지가 작아 보여 괜한 짜증으로 뒤범벅이 되었던 어느 하루도생각납니다.골방이 없어지던 날,책 틈에 뼈를 묻은 쥐 한 마리,그 눈깔 속에 구물거리던 구더기와 쥐꼬리가 어른거려 어머니 치마폭으로숨어버리던 날이 생각납니다.두려움으로 다가온 책들.그것은 사라진골방이 남긴 상처 같았습니다. 한동안 보이지 않았던 골방의 쥐가 보입니다.그리고 다시 두렵습니다.아마도 마음 한구석에 다락방은 자리잡고 쥐 한 마리는 계속 썩고있었나 봅니다.아버지의 골방이 제 마음의 다락방으로 남았었나 봅니다. 제 옥탑은 너무도 춥답니다.한기에 소스라치며 놀라던 밤들,이제는아무나 부여잡고 추운 밤이여 가라 부지런히 수다떨고 싶습니다. 아버지,어머니,동생들과 이 기쁨을 나누겠습니다.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과 뽑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부끄러운 마음을 전합니다. [백가흠 약력]1974년 전북 익산 출생현 명지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재학 중
  • 5,000원으로 즐기는 퓨전요리

    온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저녁 식탁을 5,000원짜리 한 장으로 호화롭게 차릴 수 있을까. ‘있다’가 정답이다.그것도 ‘풍성하게’. 돼지고기가 등심 600g에 2,500∼3,000원.닭은 중닭이 2,500∼3,500원.오징어는 3마리에 2,500원이다.이 중 한가지를 산 다음 나머지 돈으로 양파,피망,버섯,홍합,스파게티 등 부재료를 사면 4인 가족이 넉넉한 식탁을 즐길 수있다. 이들 재료를 이용해 서울 여의도 ‘63 뷔페식당’ 구본길 조리장(44)이 가르쳐주는 대로 요리를 만들어 보자. 호텔이나 전문 요리점에서 1인당 3만원 이상하는 퓨전 요리가 식탁에올려지면 가족들도 행복할 것이다.술안주로도 그만이다.1인분 기준으로 만드는 법은 다음과 같다. ◆파스타를 넣은 일본식 돈까스 준비물:돼지 150g 스파게티 50g 양파20g 피망 10g 계란 1개 빵가루 50g 밀가루 50g 소금·후추 A1소스 50g 정종 100㎖ 일본간장 30㎖ 미림 200㎖ 토마토케찹 50g 양파 100g물 300㎖.만드는법:①돼지고기를 5㎜ 두께로 넓게 펴 다진후 소금과후추로 간해놓는다.②스파게티를 삶아 물기를제거한후 식용류를 발라둔다.③양파와 피망을 채썰어 볶다가 스파게티를 넣고 복은 후 ‘소스’를 조금 넣고 다시 볶아낸다.④넓게 펴놓은 돼지고기에 ③번을엊고 감싼 다음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소스’는 갈은 양파를 팬에 볶다가 토마토 케찹을 넣고 볶은 다음 정종,A1소스,간장,미림,물을 넣고 약한 불에 은근히 졸인후 믹서로 갈아서 쓴다. ◆버섯이 든 닭요리 준비물:닭다리살 120g 송이버섯 50g 토마토 200g양파 100g 백포도주 50㎖ 올리브오일 50㎖ 소금·후추 적당량 바질(박하향 향신료)1g 만드는법:①닭다리를 얇게 편 다음 소금 후추로 간해두고,송이버섯을 주사위모양으로 썰어 볶은 다음 다리살로 감싼 후팬에 살짝 볶아 색을 낸다.②양파를 곱게 다진다음 팬에 볶다가 백포도주를 넣고 졸인다.토마토를 넣고 다시 약한 불에 오래 끓인후 닭다리를 넣고 아주 약한 불에서 1시간 정도 익혀 꺼낸다. ◆해산물을 채운 오징어구이 준비물:오징어 몸통 160g 쭈꾸미 30g 오양맛살 20g 칵테일새우 20g 청피망·홍피망 각 15g 표고버섯 10g 블랙올리브 5g 식용류 20㎖ 바비큐소스 40㎖ 레몬주스·검정깨·차빌(향신료)·소금·후추 약간 만드는법:①해산물과 피망 버섯 올리브를슬라이스하여 혼합한다.②오징어 몸통에 해산물을 넣고 말아 끈으로동여맨다.③후라이팬에 식용류를 두르고 색깔을 낸 후 오븐(또는 찜기)에 익혀낸다.④바비큐 소스를 곁들여 예쁘게 썰어 낸다. 문소영기자 symun@
  • 삼성전자·한컴 법정대결

    삼성전자와 한글과컴퓨터(한컴)가 법정에서 맞붙게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자사 인터넷 기반 워드프로세서인 ‘훈민정음 ’ 기술과 관련,한컴과 한컴의 제휴회사인 보라테크를 상대로 컴퓨터 프로그램저작권,특허권 및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지 방법원에 냈다.한컴은 보라테크에서 개발한 워드프로세서를 자사 ‘ 넷피스’ 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훈민정음과 넷피스를 비교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넷피 스가 훈민정음의 소스코드를 그대로 도용했다는 것을 알게 돼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반면 한컴은 “넷피스 한글은 자바 기반으로 언 어 자체가 훈민정음과 다르며 워드프로세서의 사용자 환경과 제품개 발에 사용된 알고리듬은 프로그램 저작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성탄절 별미 음식으로 분위기를…

    성탄절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끼리 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으면 더욱 따뜻함과 정을 느낄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LG강남타워 식당가의명요리사들이 올 성탄절에 집에서 쉽고,싸고,맛있게 해 먹을 수 있는요리를 소개한다. 각자 해 온 음식으로 작은 파티를 즐기는 포트락에도 더없이 좋은 요리들이다. ★ 검정콩을 얹은 도미구이. 퓨전 레스토랑 ‘오리옥스’의 24년 경력 주방장 이권복씨(39)가 소개하는 요리.4인분 기준으로 팔딱팔딱 뛰는 싱싱한 도미를 쓰면 총재료비 1만5,000원,냉장도미를 이용하면 7,000원 쯤에 만들 수 있다. ■재료 도미 180g,호박 50g,감자 30g,국수 100g,닭국물 100㎖,레몬쥬스 10㎖,졸인검정콩 10g,두반장소스 10㎖,전분 10㎖,굴소스 10㎖,다진 양파 10g,다진 마늘 5g,다진 붉은 피망 15g. ■만들기 ①깊은 팬에 다진 양파·마늘을 볶다 닭국물·레몬쥬스·검정콩·두반장소스를 넣어 끓인다 ②여기에 굴소스와 다진 붉은 피망을 넣고 전분을 풀어 농도를 맞춰 소스를 만든다 ③생선에 레몬쥬스와 소금으로 밑간을 한 다음 후라이 팬에서약한 불로 익힌다 ④제철인 호박과 감자를 전자렌지에 색깔내어 익힌다 ⑤국수를 삶아 접시에담고 구운 야채와 생선을 놓은 다음 이미 만든 새콤, 매콤한 소스를끼얹어 먹는다. ■도움말 도미,광어 등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생선은 아무거나 맛을낼 수 있다. 두반장소스는 고추장반,된장반으로 대신해도 된다.닭국물은 생선을 바르고 남은 뼈를 이용,핏기를 제거한 뒤 중간불에 20분정도 끓인 생선뼈국물로 대체해도 좋다. ★ 뽀삐아 사보이. 태국레스토랑 ‘실크스파이스’의 요리사 노현주씨(27)는 전채로 좋은 튀기지 않은 태국식 만두를 추천한다.재료비는 4인 기준 5천원. ■재료 쌀종이(쌀피),쌀국수,작은 새우,당근채,오이,무순,귤,민트,시츄러스 드레싱,스위트 진저(생강 소스). ■만들기 ①쌀종이를 45℃의 따뜻한 물에 30초 정도 담궜다 뺀다 ②불린 쌀 종이 위에 쌀국수,채썬 당근,막대 모양으로 썬 오이,무순,새우,귤,민트 잎을 차례대로 놓고 랩을 이용,김밥 말듯이 만다 ③스위트 진저 소스는 겨자 소소,오렌지 소스,마요네즈를 섞어 만든다 ④시츄러스 드레싱은 작은 깍두기 모양으로 썬 오렌지·레몬·사과 등의과일과 곱게 다진 홍고추·실파를 오렌지 쥬스에 섞은 뒤,소금·후추로 간을 해서 만든다 ⑤김밥처럼 만 뽀삐아 사보이를 한 입 크기로썬 다음 좋아하는 소스를 뿌려 먹는다. ■도움말 소스나 쌀종이 안에 들어가는 재료는 새우대신 고기를 이용하는 식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게 응용할 수 있다.먹다 남은 뽀삐아는계란을 입혀 튀겨먹으면 좋다. 쌀종이는 남대문 수입상가나 대형할인매장에서 1봉지에 3,000원에 구할 수 있다. ★ 해물 돌솥비빔밥. 한식당 ‘사랑채’의 김재갑(45) 주방장이 코팅 후라이팬으로 3∼4인분을 넉넉히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재료비는 4인가족 기준 5,000원 정도. ■재료 패조개 30g,한치 30g,새우 1마리,홍합 1개,낙지 30g,무채 50g,콩나물·우엉조림·도라지·취·시금치 각각 30g,고명(날밤 1개,무순 5g,팽이버섯 10g,청경채 10g),깨소금,참기름. ■만들기 ①후라이팬에 밥을 넣고 나물·무채·콩나물을 밥 위에 사방으로 놓은 다음 그 사이에 한치 등 해물과 고명을 얹는다 ②팬이달궈진 뒤 연기가 살짝 오르면 참기름,깨소금을 뿌린다. ■도움말 밥에 물과 간장을 1:1비율로 섞고 설탕,고춧가루 등을 넣은양념장을 뿌리면 좋다. 비빕밥은 무채를 많이 넣을수록 맛이 난다.오징어,쭈꾸미,굴,조개살 등의 해물을 써도 좋다. 윤창수기자 geo@
  • KAIST 신형철교수 연구팀 50나노미터 트랜지스터 개발

    현재의 반도체 제조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극소형 트랜지스터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형철(申炯澈)교수 연구팀은 반도체의 전류 제어터미널(게이트) 양 옆에 복합실리콘 소재의 보조게이트를 설치,전자의 공급과 회수를 담당하는 터미널(소스 및 드레인)에 반전(反轉)현상을 일으키는 방식이 도입된 50㎚(1㎚=10억분의 1m)급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기존 실리콘 반도체는 어느 수준까지 크기가 작아지면 전자의 흐름이 차단되지 않는 ‘단채널 현상’을일으키는 한계가 있었다. 신교수팀은 소스와 드레인의 거리가 머리카락 굵기의 2,000분의 1에 불과하면서도 단채널 현상을 해소한 새로운 반도체 구조 등 2건에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2000년 실리콘 나노전자공학회 논문도 발표했다. 트랜지스터는 전류나 전압을 증폭시키거나 스위치 역할을 하는 소자(素子).50㎚급 트랜지스터의 개발로 현재의 1기가(10억)급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초대용량의 테라(1조)급 반도체 개발에 기초가 되는 기술을 확보된 셈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떡닭꼬치 드셔보셨어요”

    IMF한파에 궁여지책으로 우후죽순 생겨났던 노점상들이 특유의 발빠름과 우직한 성실성으로 신세대뿐 아니라 외국인의 입맛까지 사로잡으면서 올겨울 길거리의 군것질 유행을 바꾸고 있다.이들은 새로운양념을 개발하고 요리법을 만들어 내 ‘철밥통’ 인기를 자랑하던 기존의 인기 군것질 거리들을 새로운 품목으로 바꾸고 있다. ■떡+닭꼬치+허브= 이화여대 정문 앞에서 3년째 닭꼬치를 팔고 있는노윤호씨(45)는 IMF때 다니던 출판사에서 실직하고 길거리 노점상으로 나섰다. 오랜 연구 끝에 떡볶이 떡과 닭꼬치를 함께 끼운 떡닭꼬치에 떡볶이양념,스파게티 소스,허브를 섞은 독특한 양념으로 까다로운 여대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노씨는 “떡닭꼬치는 처음 대전에서 시작돼 이제는 많이 퍼졌다”면서 “내가 개발한 양념은 어디에도 없는 맛”이라고 자랑했다. 이화여대생 김지연씨(24·영문과 4년)는 “특이한 양념맛에 일주일이면 3∼4번은 꼭 먹게된다”면서 “꼬치 2개면 든든한 저녁이 된다”고 덧붙였다. 값은 1,000원이며 하루에 300∼400개가 팔린다.■설탕호떡→옥수수찹쌀호떡= 운영하던 골동품가게가 어려워지자 지난 3월부터 호떡집으로 바꾼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전영수씨(63).아내,처형과 함께 호떡을 만들고 있는 전씨는 “처음에는 개떡같았지만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하고 정성을 기울이자 입소문이 퍼져 손님들이많아졌다”고 말했다. 옥수수와 찹쌀가루를 섞은 떡에 설탕,계피가루,땅콩을 넣은 속이 인기의 비결.일요일이면 호떡을 사기 위해 50명 가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특히 인사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오이시(맛있다)’를 연발하며 좋아한다. 이웃 직장인들도 동료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한꺼번에 10개씩 사가기도 한다.값은 500원. ■붕어빵→황금잉어빵= 대구의 김승수씨(51)가 개발한 ‘황금잉어빵’은 마가린을 넣어 색깔이 노릇하고 붕어빵에 비해 훨씬 바삭거리고쫄깃하며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다. 김씨는 요즘 쉬리빵,연어빵,참붕어빵 등 줄줄이 등장한 아류들 때문에 예년만 못한 판매량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식품업체가 벤치마킹= 거리에서 잘 팔리는 음식들을식품 업계가 베끼기도 한다. 농심은 노점상의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떡볶이와 뻥튀기를 각각 ‘생생 떡볶이’와 ‘화이바 뻥튀기’로 상품화했다.의정부 부대찌개에서힌트를 얻어 ‘보글보글 찌개면’을 내놓기도 했다. 제일제당이 ‘치킨강정’,‘치킨너겟 짱’에 이어 출시한 ‘이탈리안 치킨바’는 길거리에서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닭꼬치와 닭강정에 착안해서 만들어낸 치킨 관련 식품이다. 오뚜기는 10년이 넘도록 학교 주변 문방구에서 생라면이 팔리는 것을보고 ‘뿌셔뿌셔’를 내놓아 어린이와 스프를 뿌려먹던 생라면맛을잊지 못한 젊은층으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일반 라면보다 20℃ 높은 고온에서 튀겨내 바삭한 면발과 9가지가 넘는 다양한 뿌려먹는 스프맛이 ‘뿌셔뿌셔 끓여먹기 실험보고서’란엽기 유머를 만들어낼 정도로 인기를 끈 이유다. 농심의 최호민(38) 과장은 “길거리 음식은 사람들에게 친숙하므로그대로 상품화하거나 변형할 경우 소비자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길거리 노점상에서 신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구하는 것이 요즘 식품업계의 추세라고 말했다. ■길거리 군것질 식품의 열량은= 군것질을 즐기다 보면 자연 ‘뱃살’이 걱정된다.겨울철은 활동량이 적고 밤이면 자주 출출해져 다이어트에 적색경고등이 켜지는 때이기도 하다. 주요 군것질거리의 열량을 살펴보면 꼬치는 1개에 192㎉,호떡 210㎉,붕어빵 250㎉,계란빵 376㎉,감자핫도그 344㎉,핫도그 192㎉이다. 윤창수기자 geo@
  • “인터넷시대 철학은 이분법 뛰어넘어”

    “언어·심리 이론속에 이미 사회이론이 농축돼 있으며 언어철학이사회철학과 무관할수 없다는 점을 연구를 거듭할수록 뚜렷이 느낍니다”근작 ‘정신,언어,사회’(해냄출판사) 한국출판에 맞춰 20일 내한기자회견을 가진 버클리대 존 설 교수(68).20세기 철학사에서 이미 거물의 반열에 오른 그는 저서를 통해 자신의 학문적 진화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노라고 밝혔다. 설 교수는 언어에서 심리로의 터닝포인트에 서있는 현대 영미철학 트렌드에서도 첨단을 걷는 인물.과학이 정복못한 최후의 미답지라는 ‘의식’에 천착,‘컴퓨터는 의식을 가질수 없다’고 결론내린 ‘중국어 방 논증’은 심리철학의 유명명제가 됐다.하버마스가 이론을 차용해 가는 등,영미 학자중 대륙철학 전개에 영향을 끼친 극소수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저는 유물론·이원론으로의 극단적 양분법에 반대합니다.낡은 70년대식 편가르기 개념으로는 다가오는 인터넷 시대의 철학을 설명할수없습니다”기술혁명이 국경을 무너뜨리고 학문연구에 온세계 리소스의 동원이가능해지는 세계화시대에는 철학이 스스로를 적극적으로 규정,‘철학의 황금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낙관했다. “아무리 심오한 철학이라도 평범한 독자들이 알아듣도록 설명할수있어야 한다”는 그는 영국 BBC 철학강좌,미 PBS 외신기자들과의 국제정세 토론회 등을 진행,철학의 대중화에 앞장서오기도 했다. 지난 87년 탱크부대 장교로 근무하는 아들을 만나러 온 이래 두번째한국방문.다산기념철학강좌의 연사로 초빙돼 21일 고려대 국제회의실,23일 서강대 다산관,24일 서울대 예술관 등에서 각각 강연한다. 손정숙기자 jssohn@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9)한려수도 굴

    바다에서 건진 단백질 덩어리로 일컬어지는 굴이 맛있는 계절이 왔다. 1599년에 간행돼 서양에서는 식생활의 교범이 된 ‘버틀러의 식사지침’은 영문 R자가 붙지 않은 달(5∼8월)에 생산된 굴은 먹지 말도록 권하고 있으며,11월에 채취한 굴이 가장 맛있고,약효가 높다는 동의보감의 기록에서 보듯이 요즘 채취하는 굴이 최고다. 통영굴수하식양식수협이 소비자들의 친밀감을 높이고,내수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대도시 순회 한려수도 굴축제’가 16일부터 서울·대전·대구·광주 등지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생굴 및 굴요리 무료 시식회를 갖고 남해안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굴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요리강습도 한다.행사기간중 판매는 안하지만 매일 3,000명에게 1인당 생굴 150g씩 무료로 나눠준다. 인류가 굴을 식용으로 사용한 역사는 깊다.유럽에서는 기원전 95년쯤 로마인 세르기우스 오라타가 양식을 시작했다.동양에서는 5세기무렵 중국 남북조시대때 대나무에 끼워서 양식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우리나라도 선사시대 패총에서보듯이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보이지만 기록상으로는 1454년(단종 2년) 공물용으로 양식한 것이 처음이다. 옛부터 굴은 우수한 영양식품으로 호평받고 있다.담백질 함량이 10%로 어류의 평균 2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우유의 3%에 비하면 3배 이상 많다.영양분의 소화흡수율이 높아 유아나 어린이,노인 및 병약자들이 먹기 좋은 영양식품이다. 굴은 동양인못지않게 서양인도 좋아한다.굴에는 에너지의 원천인 글리코겐과 성호르몬을 활성화시키는미량영양소 아연(Zn)이 다량 함유돼 있어 최음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Eat oyster,love longer(굴을 먹어라,보다 오래 사랑하리라)’고하는 격언이 전해질 정도다. 굴요리는 종류도 많다.어린이 간식이나 술안주용으로 굴튀김이 좋고,병후 영양식으로는 굴밥이 그저그만이다.굴해장국은 주당들의 쓰린속을 확 풀어준다.프랑스인들은 반쯤 깐 생굴에 치즈를 얹고 소스를쳐서 먹는다. 굴축제는 첫날 행사는 서울 충정로 해양수산부 앞에서 열리며,17일에는 과천종합청사 민원실,18∼19일 대전 동방마트,21∼22일 대구 대백프라자,23일 광주 신세계백화점,24일 여수시청으로 이어진다. 김장철을 앞두고 있는 주부들은 좋은 굴 고르는 요령과 요리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다.가장들도 줄리어스 시저가 영국 템즈강 하구에서나는 굴을 얻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도버해협을 건넌 의미를 느껴봄직 하다.문의 (055)645-4511∼3. 창원 이정규기자
  • 담백한 안심·등심요리 만들어 보세요

    ‘돼지고기에 안심,등심은 없고 삼겹살만 있다고요?’전통적인 쇠고기 선호국가인 한국은 쇠고기의 안심,등심만 찾는다.돼지고기는 기름지고 콜레스테롤 덩어리인 삼겹살,목살고기만 있는 줄 안다.그러나담백하고 부드러운 안심,등심이 돼지고기에도 분명 있다. 주로 일본에 수출되던 이 부위가 지난 봄 구제역 파동으로 판로가 끊기면서 사육농가가 울상이라는 소식이다.정육점 판매 가격도 예전보다 17∼20%까지 떨어진 상태. 대한양돈협회는 지난달부터 서울,인천,수원에서 요리강습·시식회를열고 돼지고기 먹기운동을 벌이고 있다.남은 일정은 16일 경북 영천,21일 광주,23일 충남 천안 등이다. 특유의 누린내를 걱정하는 이들은 생강과 파를,색깔이 짙은 요리에는인스턴트커피 한숟갈을 넣으면 감쪽같다.한국식생활개발연구회 도움말로 안심,등심,뒷다리살을 이용한 별미 요리법을 알아본다. ◆돼지고기 안심 샤브샤브. ◆재료 안심 600g,레몬 1개,쑥갓 약간,표고버섯 5개,연근 100g,죽순100g,배추잎 3장,당근 50g,대파 1뿌리,당면 100g,시금치 50g,팽이버섯 1봉,초간강(육수·간장·식초 1큰술씩,레몬즙·실파 약간),겨자소스(다시국물 2큰술,간장 2작은술,식초 1큰술,겨자즙 1큰술,당근즙 2큰술,양파즙 1큰술)◆만들기 ①돼지고기 안심은 살짝 얼었을 때 얇게 썰어 레몬과 함께돌려담고,당면은 물에 불려 6㎝길이로 다듬어 미니리로 살짝 묶어 넣는다 ②배추는 속대로 길이 4㎝로 썰고,당근과 대파는 어슷썬다.생표고와 연근은 칼로 꽃무늬를 내고,죽순은 빗살모양을 살려낸다 ③냄비에 물을 붓고 다시마를 넣어 5분 정도 끓인 후 가츠오부시를 넣고 불을 끈 다음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④샤브샤브 냄비에 ③의 육수를 넣고 끓이다가 위에 준비한 야채와 돼지고기를 익혀 초간장,겨자소스와 함께 먹는다. ◆돼지고기 등심 두반장 볶음. ◆재료 등심 300g,간장 ½큰술,청주 1큰술,녹말 ½큰술,식용유,후추,죽순 80g,목이버섯 5장,대파 ½대,생강 1쪽,마늘 3쪽,종합소스(간장1큰술,두반장 ½큰술,청주 ½큰술,식초(레몬즙)½큰술,설탕 ⅔큰술,물,녹말 1큰술,소금,참기름)◆만들기 ①돼지고기는 채썰어 간장,청주,후추를 넣고밑간을 한 뒤에 녹말로 버무려 식용유에 데치거나,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볶아낸다 ②죽순과 불린 목이버섯은 채썬다 ③생강,마늘은 채썰고 대파는5㎝길이로 채썬다 ④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생강,마늘,파를 넣어 볶아향이 우러나면 죽순,목이버섯을 볶고 고기를 넣은 후 종합소스를 부어 재빨리 볶아 접시에 담는다. ◆돼지고기 채소밥(3인 기준). ◆재료 쌀 3컵,돼지고기 뒷다리살 80g,고구마(감자·밤)150g,우엉 50g,당근 50g,표고버섯 5장,은행 30g,육수 3컵,간장 1큰술,청주 1큰술,식용유 1큰술,양념간장(간장,다진 마늘·파,고추가루,깨소금,참기름,후추 약간씩)◆만들기 ①쌀은 씻어 30분정도 불려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놓는다②돼지고기는 결의 반대로 얇게 썰어 간장과 청주로 양념한다 ③고구마나 감자는 껍질을 벗긴 큼직하게 썰어 냉수에 담갔다가 건져 놓는다 ④우엉껍질을 벗겨 연필 깎듯이 썰어 냉수에 담근 뒤 검은 물을우려내고 소쿠리에 건진다 ⑤당근,표고버섯을 손질해 썰고 은행은 팬에 볶아 껍질을 벗겨 놓는다 ⑥솥에 식용유를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다가 준비한 재료를 함께 넣어 볶는다 ⑦쌀과 육수를 붓고 은행을 넣어 지어낸 영양솥밥에 양념간장을 곁들인다. [허윤주기자]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3)나그네살이

    *러시안 '보르시치 수프' 서양 해장국으로 으뜸. 로마에 내린 것은 초저녁이었는데 나는 유럽에서 어느결에 서울역에내린 것같은 느낌을 받았다.그것도 십여년 전의 잡다한 활기가 느껴지던 서울역이나 영등포 역 말이다. 우선 출찰구를 나오자마자 인파를 거슬러 올라오는 청소년과 아주머니의 한 무리들과 어깨를 부딪치게 된다.그들은 맞춤한 상대와 눈을맞추며 말을 걸어온다.판지오네,즉 여관 가자는 얘기고 체인지 달러는 달러 바꾸자는 소리다.구내의 이곳 저곳에서는 한 젊은이가 길을떠나고 온 가족이 배웅을 나와서 떠들썩하다.양친 부모는 물론이고조부모에 어린 아기들까지 총동원 되어 있다. 로마는 도시 전체가 관광지인 셈이고 헐리우드 영화의 세트 장으로활용된 적이 많아서 낯익은 곳이기도 하다.미국과 일본 관광객이 일년 내내 들끓는다.그래서 미국인과 아시아인들을 노리는 치기배나 사기꾼들이 많기로도 유명해서 누가 이태리 여행을 간다면 너 나 없이조심하라고 충고를 하면서 이태리 도둑들의 갖가지 수법을 전수해주기도 한다.내가 콜로세움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소매치기들은한국에서도 흔히 보던 식구파 형식의 치기배들이었다.우리말로는 ‘회사’라고도 하는데 사장이 있고 일꾼이 있으며 망보기와 바람잡이등이 모두 한 팀이다.내가 내릴 정류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스 손잡이를 붙들고 차창 밖으로 지나가는 거리를 살피면서 가는데 무심코옆을 넘겨다 보니 일꾼이 한창 앞 사람의 가방 지퍼를 열고 뒤지는참이다.옆에 섰던 다른 사내가 나와 시선이 마주치자 애교있게 눈을끔쩍 해보이고는 신문지로 슬그머니 내 얼굴을 가린다.그들이 노리는것은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나선 미국인 관광객 부부였다. 나는 그들이 회사원들이라는 걸 대번에 눈치챘다.바람잡이가 내게 영어로 물었다.너 어디 가니? 콜로세움에 간다.아 그래? 바로 다음 정거장이 그곳이야.나는 그에게 고맙다고 대꾸하고 얼른 내렸는데 살펴보니 두 정거장쯤 먼저 내린 셈이었다. 워낙에 내 행색이 초라해서 그랬는지 아니면 인상이 자신들과 다름없어서 그랬던지 나는 이태리에서 한번도 치기배나 도둑이 찍자를 붙는일을 당한 적이 없다.친구들은 그래서 내가 그 고장에 맞는 모양이라고 농담을 했다.자기네 친구들은 건드리지 않으니 그 녀석들 의리 있다고도 우스개 소리를 한다. 언론학자 이영희 교수 부부를 파리에서 만났는데 그분들도 이태리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하도 주의를 많이 들어서 잔뜩 긴장을 했더란다.몇번이나 자질구레한 고비를 넘으면서 그래도 크게 당하지는 않고서 무사히 이태리를 떠나는 기차를 탔다.귀중품이 들어있던 손가방은 이선생이 몸소 지니기로 했다.먼저 가죽 줄을 목에 걸고 그 줄을 양 손으로 꼭 쥐고는 가방을 무릎에 올려 놓은 채로 안쪽 자리에 앉았다. 두 양주가 이렇게 긴장을 늦추지 않고 국경을 넘을 때까지 기차여행을 했는데 드디어 국경을 넘어서자 아,이젠 살았다 하고는 그만 잠이설핏 들어버렸다.얼마나 잤을까,눈을 떠보니 기차는 여전히 남프랑스해변을 달리고 있는데 가방이 간 데가 없었다. 두 손에는 가죽 줄만꼭 쥐고 있었던 것이다. 누군가 감쪽같이 줄을 끊고 가방만 가져간 모양이다.이 교수의 말씀이 걸작이었다.국경을 넘었어도그 기차가 여전히 이태리 기차라는사실을 잊었지 뭔가. 로마의 식당은 관광객이 몰리는 곳 보다는 현지 사람들이 외식을 나오는 곳을 찾아 가는 게 훨씬 싸고 맛있는 로마식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이다.먼저 전채로 파스타 한 접시를 먹는다.로마의 명물이 카르보나라 파스타니까 그걸 시킨다. 카르보나라 스파게티는 돼지 목살 고기와 달걀로 조리한다.돼지 기름에 목살을 마늘과 더불어 볶고 잘 저은 달걀을 섞어서 검은 후추와파마산 치즈 가루를 뿌려 넣으면 소스가 준비된 것이다.삶은 스파게티를 이들과 버무리면 되는 것이다.입가심으로 앤쵸비 샐러드를 먹어본다. 양파를 얇게 초생달 모양으로 썰어서 우리네 멸치젓 같은 앤쵸비를 다져 넣어서 소금 후추 식초를 넣고 버무려 고소한 올리브유로마감한다.주요리로는 양고기를 먹어 보자.양고기를 마늘과 함께 소금후추를 쳐서 볶는다. 로즈마리 잎과,앤쵸비 두어 마리, 마늘을 함께찧어서 레몬즙을 짜서 적당히 뿌리고 준비된 양고기 위에 소스를 뿌린다. 여기에다 해산물이 풍부한 나폴리와 시실리 요리얘기까지 가면 이건숫제 유럽에는 이태리 요리밖에 없는 것 같이 될지도 모르겠다. 파리에서 먹은 거위 간이나 생굴 캐비어 등속의 전채는 독특하고 돼지가 찾아낸다는 송로 버섯이나 달팽이 요리도 그 소스가 섬세하다. 양파 수프와 콘소메 그리고 어패류를 끓인 부이야베스도 맛이 좋다. 양고기 필레나 와인으로 양념한 오리와 거위,그리고 후식의 각종 과일 셔벳이 또한 인상적이다.앞에서도 나왔지만 어느 나라나 대도시에는 국제적인 여러 나라의 음식들이 모여있기 마련인데 파리의 아랍과북아프리카 음식이며 베트남을 중심으로한 동남아 요리도 맛있는 것이 많다. 특히 생각나는 것이 북아프리카의 쿠수쿠스라는 음식이다.쿠수쿠스를먹으면서 나는 그게 좁쌀밥인 줄 알고 있었는데 덜 갈린 통밀의 단단한 부분이라고 한다.양파 버섯 옥수수 완두콩 등을 볶아서 닭국물 육수에 찐 쿠수쿠스를 소금 후추 마늘로 양념하여 버무린 음식인데 꼬치 구이 양고기와 곁들여 먹는다.아랍 아프리카권 뿐만 아니라 케밥처럼 터키를 비롯한 회교권 사람들이 모두 즐겨 먹는다. 파리 외곽으로 나가면 몇 군데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되어 있는데 여기서 베트남 쌀국수와 양념한 돼지갈비를 먹을 수가 있다.나는 이제껏그렇게 맛있는 돼지갈비를 먹어보지 못했다. 그뿐이랴.체코가 변하고나서 어두운 프라하 역에 내려 요기할 곳을찾다가 우연히 작은 술집에서 빵과 먹던 뜨거운 수프 생각이 난다.더구나 밖에는 겨울비가 축축히 내리고 카프카의 음울하게 큰 눈이 생각나는 그런 밤이었다.굴라시 수프가 그것이다.원래는 헝가리 음식이지만 겨울철에는 서구의 모든 도시에서 러시안 수프와 함께 인기가있다.소의 뼈를 오래 우려내어 양파,월계수 잎,마늘로 맛을 내고 고기 감자 당근 샐러리 파프리카와 토마토를 넣어 걸죽하고 뭉근하게끓인 국이다. 그러니까 다시 베를린의 장벽 넘어 동독쪽 알렉산더 광장 건너편에있던 오래된 러시안 레스토랑이 생각난다.보르시치 수프는 뉴욕에서도 싸고 맛있는 유명한 집이 있었지만 속풀이 서양 해장국으로는 으뜸이다.따뜻한 수프 위에 스메타나라는 샤워 크림을 살짝 얹어 주는게 특징이다. 그리스 식당 파르테논의 양고기 생선 양파 등 야채의 꼬치구이인 스브라키,또는 감자와 돼지고기와 가지를 구운 무사카,고기와 야채로터키 식의 얇게 구운 빵 속을 채운 기로스가 생각난다.뉴욕에서 기로스를 주문했더니 웨이터가 구태여 자이로스라고 고쳐 말하던 것도 생각이 나고.우리네 소주 같은 우조를 마시다가 고기는 싫고 속이 굴풋하면 입가심을 위해서 딥을 바른 마른 빵을 먹는다. 나는 요즈음도 손쉽게 만들어 먹곤 하는데 요플레를 사다가 오이를거칠게 갈아 넣고 다진 마늘,파슬리,올리브 기름을 섞어서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는 맨 프라이팬에 잠깐 구워낸 바게트 빵에다 발라 먹는다. 황석영
  • ‘가을동화’은서·준서 비극으로 막내린다

    KBS2 ‘가을동화’가 7일 은서와 준서가 모두 죽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그동안 KBS 게시판에 결말에 대한 다양한 시청자 의견이 올라왔으나 제작진은 비극적 결말을 선택했다. ‘가을동화’는 제목답게 올 가을 많은 화제를 낳았고 성공했다는평가를 얻었다.하지만 출생의 비밀,주인공의 희귀병 등 이야기를 풀어가기에 쉬운 구도,젊은 연기자들의 미흡한 연기력 등 뒷맛이 영 씁슬하다. ‘가을동화’ 14회가 방송된 지난달 31일의 전국적 시청률은 42.1%(TNS미디어코리아 집계).KBS측은 “미니시리즈가 시청률 40%를 넘어본 것이 언젠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라고 할 정도로 경이적인 시청률이다.‘가을동화’ 게시판에 올라온 시청자들이 올린 글은 6일현재 30만건에 육박한다.보통 드라마 한 편에는 많아야 몇 만건의 글이 올라온다. ‘가을동화’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인기였다.월·화에는 애청자들이 밤9시30분까지 귀가하는 진풍경을 낳기도 했다.인터넷 게시판에방송 전에 올라온 대본을 한번 읽어보고 울고 드라마를 보고 울고,다시 재방송 챙겨보고….매주 토요일 재방송되는 ‘가을동화’ 시청률은 10%를 넘어섰다.등장인물들이 즐겨 쓰는 말을 패러디한 가을동화고스톱 버전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 떠돌고 있을 정도다. 연출을 맡은 윤석호 PD는 “젊은층 외에 주부나 할머니들도 많이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 자신도 놀랐다”며 “순정만화같은 이야기를아줌마들도 좋아한 것 같다”고 나름대로 원인을 분석했다.주연을 맡은 송혜교는 “요즘 다 웃기는 드라마인데 예외적으로 슬픈 드라마를고른 게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슬픔이나 한(恨)등 서정성에 드라마의 90% 정도를 야외촬영하는 등 수채화같은 그림을 만들어 낸 것이 큰 몫을 차지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가을동화’의 성공은 외화내빈 형국이다.중요 연기자중 원빈만 그나마 자신의 배역을 제대로 연기했고 송혜교 송승헌 한나나 등은 그저 울기만 했다.또 드라마의 한 축으로 불치병을 배치,시청자들의 감성을 쉽게 자극하는 전략이 먹힐 수 있음을 보여줬다. ‘가을동화’ 후속으로 마련된 ‘눈꽃’도 여주인공이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린 것으로 설정돼 있다.9일 끝나는 MBC 수목 미니시리즈 ‘비밀’,새로 시작된 MBC 주말극 ‘엄마야 누나야’도 희귀병이 나온다.실제 사람들의 삶을 깊이 파고 들어 한 순간의눈물이 아닌 짙은 페이소스를 일궈내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아쉽다. 전경하기자 lark3@
  • [먹거리 축제를 찾아서] (14)부산 아시안푸드

    입맛을 잃고 건강을 해치기 쉬운 환절기를 맞아 부산에서는 아시아여러 나라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잔치가 열려 미각을 돋운다.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부산시청 뒤뜰 광장에서 펼쳐지는 ‘아시아 푸드 페스티벌’이 그것이다.부산시가 2002년 아시안게임의성공적인 개최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한 ‘아시안위크 2000’ 행사의하나다. 음식축제에는 한국·중국·일본·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아시아지역 8개국의 유명 요리사들이 초청돼 면(麵)과 전(煎)을 주제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전시도 하고,판매도 한다. 관람객들은 냉면 등 국내의 7개 요리를 비롯해 일본의 하카다 라면과 다코야키,중국의 만두,말레이시아의 시즐링 프론 미와 사떼,베트남의 포가 차죠,필리핀의 프라이드 럼피아 방거스와 바쵸이,인도의난과 치킨마살라,인도네시아의 미고렝 등 외국의 13개 요리 등 20종류의 아시아 전통요리를 싼 가격에 맛볼 수 있다. 중국의 해물춘권은 각종 해산물을 밀전병에 말아 기름에 튀긴 만두요리로 뛰어난 맛을자랑한다.부추와 쇠고기 잡채를 넣어 겹겹이 만든 말이만두도 한겹씩 풀어가며 먹는 중국의 전통음식이다. 일본 하카다 라면은 돼지뼈를 고아 만든 육수에 삶은 생면을 넣은뒤 양념과 돼지고기 수육과 다진 파 등을 첨가해 먹는 일본의 전통라면이다. 말레이시아의 시즐링 프론 미는 국수에 소스를 뿌려 철판에 볶아서먹는 전통요리다.사떼는 닭고기나 소고기 등을 꼬치로 만들어 구운뒤 땅콩 소스를 뿌려 먹는데 우리의 닭꼬치와 비슷하다. 필리핀은 마늘과 당근·양파·실파 등을 섞어 튀긴 음식인 프라이드 럼피아 방거스와 돼지고기와 돼지 간,닭 간 등의 재료로 만든 국수요리인 ‘바쵸이’를 내놓는다. 인도는 밀가루 반죽에 버터를 넣어 약간 부풀려 만든 밀전병에 카레 등의 소스를 발라 먹는 ‘난’과 닭고기를 튀기거나 삶은 뒤 카레와 함께 먹는 ‘치킨마살라’를 출품한다. 인도네시아는 국수와 파,토마토를 섞어서 만드는 소토 미에 베타위와 튀긴 국수인 미고렝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냉면 이외에 삼겹살과 닭고기로 만든 샌드위치와 해물로만든 감자팬케익 등의 퓨전요리와 김치볶음밥,해물칼국수,모듬산적꼬치 등을 내놓는다. 문의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051)888-3282.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MS해킹 누가 왜?

    누가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밀을 훔쳐냈을까.27일 MS의 컴퓨터 시스템이 해킹당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커(컴퓨터시스템 침입자)의 신분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MS는 “시스템의 훼손이나 변경은 없었다”고 발표했으나 ‘소스 코드’가 인터넷 등에 노출될 경우 MS의 피해는 상상외로 커진다.소프트 웨어의 ‘소스 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설계도와 같은 격으로MS 제품을 사용하는 기업들의 각종 기밀을 빼낼 수 있는 열쇠이기도하다. 이번 해킹이 단순히 정보를 훔쳐내 돈을 요구하는 ‘데이터 인질극’이라면 파장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그러나 지금까지 돈을 요구하는접촉이 없었고 수개월에 걸쳐 해킹이 이뤄졌다는 워싱턴포스트 등의보도가 잇따르자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보안 전문가인 마크 라쉬는 “12살짜리 소년이 MS 시스템을 읽었다면 큰 문제는 아니지만 예컨대 펩시같은 대기업이 경쟁사인 코카콜라의 기밀을 캐내기 위해 해킹했다면 회사 전체를 망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아직 그러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MS의 ‘소스 코드’가읽혀진 것은 분명하고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MS의 스티브 발머 사장은 시인했다.다만 수년 후 출시할 목적으로 개발중인 프로그램은한개의 소스코드만 해킹당해 피해는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MS의 ‘소스 코드’를 이용,MS제품과 호환되거나유사한 프로그램을 만들려는 경쟁 업체들의 행위로 보기도 한다. 영국의 BBC 방송은 MS의 ‘소스 코드’ 비공개 정책에 항의하는 개인이나 단체가 MS에 겁을 줘 ‘소스 코드’를 공개하도록 하기 위해해킹을 했다고 보도했다. ‘소스 코드’의 공개를 주장하는 프로그래머들은 누구나 컴퓨터 시스템에 접근,개선 방안을 제시하면 소프트웨어의 발전에 기여할 수있다고 확신한다.MS의 라이벌인 리눅스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고있다. MS는 ‘소스 코드’를 공개하지 않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받았다.그러나 MS는 일부 소프트웨어만 철저한 협정 아래 ‘소스 코드’의 일부를 공유하고 있지 완전한 공개에는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백문일기자
  • 돈生돈死 못말리는 가족의 블랙코미디 ‘하면된다’

    사업실패로 살림이 거덜나버린 가족.간신히 건진 달동네집 앞에 퍼질러 앉아 땅이 꺼져라 한숨이다.평범한 일가족의 수난사 내지는 희망찾기가 아닐까,점치기엔 아직 이르다.멀쩡해 뵈는 가족이 살아갈 방도랍시고 찾아낸 길이란 불온하고 삐딱하고 상식과는 영 거리가 멀다.어디 놀고있는 눈먼 돈 없나?박대영 감독의 ‘하면 된다’는 블랙코미디다.청춘멜로 ‘연풍연가’를 데뷔작으로 찍었던 감독은 작업방향을 틀어,비일상적 소재의 엽기물에다 앵글을 맞췄다.따지고 보면 완전히 낯선 시도도 아니다.박감독은 ‘조용한 가족’의 조감독 출신.한 가족의 이야기로 범위가 좁혀진데다 코믹잔혹극이란 점에서 두 영화는 많이 오버랩된다. 도입부에서 영화의 메시지는 그런대로 ‘온전’해 보인다.쥐구멍에도 볕들 날 있다고,살아갈 일이 막막해 풀죽은 가장(안석환)에게 불쑥행운이 찾아온다.교통사고를 당하고 까맣게 잊었던 보험금을 타게 될 줄이야. 보험 사기로 한 밑천을 챙기자는 데 온가족이 의기투합한 그날 이후,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아들(정준)은 술집에서 의도적으로 두들겨맞고,아내(송옥숙)는 집채만한 물건더미에 깔리고,딸(박진희)은 팔을 부러뜨리고.눈먼 보험금들이 채곡채곡 쌓여간다. 그림같은 저택에 ‘하면 된다’라는 가훈이 걸릴 즈음까지 일가족의어설픈 한탕주의는 내내 가벼운 폭소탄을 터뜨린다. 대대적 보험 사기 사업을 위해 보험사 직원(박상면)까지 사위로 삼고난 다음부터가 문제다.사업이 번창하면서 보험금 분배를 놓고 가족들이 아귀다툼을 시작한다. 마네킹을 세워놓고 상해부위별 보험등급을 매겨보고,사고당할 순서를 정하느라 아버지와 아들 딸이 머리맞대고 사다리타기를 하는 장면등은 영화의 승부수가 어디에 놓였는지를 감잡게 한다.기발하고 엉뚱한 소재에 에피소드 중심의 코믹한 아이디어가 영화의 가장 큰 힘.하지만 현실의 비애를 쏙 빼버린 탓에 정작 블랙코미디의 미덕인 페이소스가 빠졌다.왁자한 시트콤을 보는 듯한 허함도 그래서다.부조리한 삶의 단면을 부담없이 은유한 건 나쁘지 않았지만,리얼리티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아쉬움이 든다.28일 개봉. 황수정기자 sjh@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1)나그네살이

    *이태리엔 피자와 스파게티 종류만도 수백가지. 우리나라도 도시 농촌의 구별이 없이 웬만한 대도시에 가면 전국의지방요리는 물론 외국의 요리까지도 대충은 먹을 수가 있는데 유럽의 대도시야 말할 것도 없다.지금은 더하겠지만 장벽이 있어서 독일 안의 섬이었던 서베를린이었으나 유럽의 오래된 도시답게 유럽 전 지역의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다.이태리 식당 하면우선 그곳에서 회합도 가지고 지령도 내리며 살인도 저지르는 마피아가 떠오르는데 유럽에서 가장 서민적이고 대중적인 식당이라면 바로이태리 식당들이다.이를테면 유럽 전체는 물론이고 미국과 일본에 이르기까지 도시 번화가는 물론 벽지에도 빠짐없이 있는 것이 이태리식당과 중국 식당이다.전제정치가 심했던 나라일수록 요리가 발달했다고 하지만 일찍이 제국을 이루었던 이태리와 중국 요리의 다양성과 지방적 특성은 서로 비슷하기도 하다.우리가 아직 중국요리를 다 먹어 보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알고 있다는 이태리 음식들도 관광지에서 먹어 본 수준을 넘지 못한다. 음식은 그렇다치고 르네상스 시대부터 동방 교역으로 이루어진 갖가지의 허브와 양념들은 재료와 조리법에 따라 복잡하기가 유럽에서 단연 으뜸이다.물론 프랑스 요리의 섬세함도 높게 칠 수 있겠지만 이는 같은 지중해권 문화로서 이태리의 그것을 세련화하고 고급화한 것에 지나지 않을 정도다. 내가 베를린에서 살던 동네의 길 건너편에도 제법 맛있는 이태리 식당이 있었고 두 블럭을 가면 해물만을 전문으로 하는 이태리 식당도있어서 자주 찾아갔다.이태리는 그 전에 혼자서 전국 일주를 한적도있었으니 약간의 눈치는 채고 있던 셈이었다. 먼저 커피 얘기부터 해보자.나는 지금도 싱겁고 연해서 멀겋게 끓여낸 되다만 밥탄 숭늉 같은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의 커피라면질색이다.이 땅에 다방이 들어온 뒤에 인스탄트 커피에 프림과 설탕을 같은 비율로 듬뿍 타 주는 커피 일색이더니 언젠가부터 소위 ‘원두 커피’는 미국식 멀건 커피의 대명사가 되고 이제는 호텔에서 시골 역전에 이르기까지 전국이 ‘아메리칸’으로 일색화되어 버렸다. 그 멀건 물에 각설탕까지 넣으면 아예 마실 것을 포기해야 할 정도가 된다.오래 전에 일본에 갔을 때에 자기네식의 외래어를 만들어내는명수인 그들은 보편적 커피를 ‘홋토(핫커피)’라고 하고 이 멀건 미국식의 커피를 줄여서 ‘아메리캉’이라고 부르고 있었다.그러므로유럽의 커피는 적당하게 진한 커피다. 거기다 생크림이나 우유를 약간 넣어 마시기도 하고 그냥 블랙이나각설탕 한 두 개를 넣어 마신다.이를테면 프랑스 사람들이 아침에 버터 바른 바게트와 같이 먹는 카페오레는 뜨겁게 끓인 우유를 커피에타서 국처럼 큰 사발에다 담아서 두 손바닥으로 붙잡고 마신다.비엔나 커피라는 것은 생크림을 넣은 것이고 카푸치노는 저어서 거품낸우유와 계피를 넣은 것이며 위스키를 넣은 아이리시 커피도 있고 코냑을 탄 카푸치노도 있다.이태리에서 식후에 마시는 커피가 바로 에스프레소인데 이건 진하다 못해 거의 한약의 수준이다.이태리의 노천 카페에서 커피를 시키니까 당연하게도 에스프레소가 나왔는데 잔이조금 과장하여 소줏잔 만이나 했다.한 모금 마셔 보는데 찐득하고 꺼룩한 것이 한약의 용액과도 같다.그래서 에스프레소가 나올 때에는차디찬 냉수 한 잔이 따라 나온다. 얼른 단숨에 마시고 냉수를 들이켜라는 소리인지.어쨌든 간밤의 숙취나 더위에 축 늘어졌던 정신이 번쩍 나기는 한다. 우리가 이태리 음식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것이 피자와 스파게티인데 실은 본격적인 식사를 하기 전의 입맛을 돋구는 음식이다.전채는 안티파스토라고 하여 햄이나 샐러드 또는 해산물 등이며 스파게티 등속의 라자냐 피자 등을 먹는 첫 번째 접시가 프리모 피아토이고고기나 생선이 나오는 주요리는 세콘도 피아토라고 부른다.다른 나라에서는 먼저 샐러드를 먹지만 이태리에서는 주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데 콘도르노라고 한다.그리고 후식이 나온다.스파게티 같은 파스타와 후식만으로 요리를 끝내는 것은 마치 반찬만 먹은 셈이므로 생략한다 할지라도 주요리는 먹어야 한다. 이태리는 알프스에 면한 북부 산악 지방에서부터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로서 온난한 남부지방과 시실리에 이르기까지 열 일곱 개지방으로 구분될 정도로 각 지역이 유별난 특색을 지니고 있다.이들지역의 특산물과 조리법에 대하여 사전이 나올 정도로 조리법은 복잡다단하다.그러나 크게 본다면 북부 중부 남부의 세 지역으로 그 특성을 간추려 볼 수가 있다.밀라노를 비롯한 북부요리는 낙농품과 고기류의 요리가 많고 특히 볼로냐 소시지와 치즈는 독일이나 스위스에못지않다.중부지역의 피렌체와 로마는 진한 소스와 양념이며 와인이유명하고 나폴리를 비롯한 남부는 피자나 파스타 그리고 올리브와 해물 요리가 볼만하다. 피자와 스파게티 또는 파스타는 그 종류가 수백 가지이며 우리가 아는 것만 해도 수십 가지나 되니 무엇을 쳐들어 따져 보기가 어려울정도이다. 스페인과 독일의 훈제 햄이 유명하듯이 이태리의 파르마 햄도 멜론과 곁들여 먹는데 가장 대표적인 전채 요리이다.샐러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선한 올리브 기름이라는 것은 스페인 이야기에서도 나왔지만 이태리 음식에서도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식재료가 된다.또한 지중해 연안 나라에서 마늘을 가장 빈번하게 많이 사용하고 있다. 치즈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두어 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스파게티에 흔히 쳐 먹는 파마산 치즈는 원래 지방을 뺀우유로 만든 단단한 것을 갈거나 얇게 저며서 쓴다.모차렐라 치즈는양념해서 전채 요리에 쓴다.스파게티는 서양 자장면이라고 농담하지만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다.마르코 폴로가 중국에서 밀가루 국수를들여간 것은 틀림없으니까.이들 국수의 총칭인 파스타도 수백 가지가 되지만 크게 보면 밀가루에 달걀과 올리브 기름을 섞은 것과 밀가루만 쓴 것으로 분류할 수가 있다. 소스도 크게 보면 크림과 토마토로 대별할 수가 있다.월계수 잎이나너트맥은 향신 양념 재료이며 피자에 꼭 들어가는 오레가노는 토마토와 잘 어울리고 바질은 파스타나 샐러드 재료가 되고 로즈마리는 고기요리나 생선요리에 두루 쓰이지만 빵에도 넣는다.파슬리나 타임은생선과 육류의 냄새를 제거하는데 쓰인다.사프란 같은 것은 우리네치자처럼 이태리식 쌀밥인 리조토의 색깔을 내주면서 얼얼한 맛을 내기도 한다.그리고 남부의 음식에는 붉은 고추를 양념으로 많이 쓴다. 여기까지 따져 보니까 이제서야 겨우 이태리 음식을 주마간산 격으로나마 몇가지 맛을 볼 준비가 겨우 된 셈이다. 내가 처음 이태리 여행을 했던 출발지는 파리였다.테제베를 타고 제네바까지 가서 알프스를 넘어 밀라노에 입성하는 길이었다. 황석영.
  • 아셈 2000 특집/ 대통령 주최 만찬·오찬

    아셈(ASEM) 서울 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주최하는 만찬과 오찬은 모두 3차례. 19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비공식 만찬과 20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의 공식 오찬에서는 양식이 제공된다.비공식만찬 메뉴는 8차례의 풀코스로 구성된다.전식(前食)인 ‘석로버섯과거위간 젤리로 시작해 ‘도버해 참가자미 완탕을 곁들인 쇠고기 맑은 수프’,‘새우집으로 말아 샤프론 소스를 얹은 가재구이’에 이어주요리로 ‘보드레 소스를 곁들인 쇠안심구이’가 제공된다. 오찬·만찬중 청와대측이 가장 신경을 쓰는 식사는 2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의 공식 만찬.각국 정상과 부인들에게 우리의 전통 궁중요리를 선보인다.조선 궁중음식 기능보유자 황혜성씨의 딸인 한복려씨의자문을 받아 요리를 준비한다.보통의 만찬에서 사용되는 샴페인과 적·백 포도주 외에 김 대통령의 만찬사 뒤의 건배 때는 금산 인삼주,디저트 와인으로는 고창 선운산 복분자주,식사 후에는 인삼차가 제공된다. 공식 만찬중에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가 배경음악으로 각국의 민요를 연주하며,만찬이 끝난뒤 30분간의 공연에서는 침향무,북춤 등의국악과 서양음악이 조화를 이루며 동·서양의 만남을 축하하게 된다. 공식 만찬에서의 좌석배치는 김 대통령과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프랑스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마주 앉고 나머지 국가 정상은 기본 의전서열에 따르게 되지만,이번 회의에 부인을 동반하지 않은 정상들이 있는 점을 감안해 정상 부인들이 좌석 곳곳에 균형있게 앉을 수 있도록 했다. 황성기기자 marry01@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20)나그네살이

    *자취 허전함 달래준 '독일식 백반' 가자미구이. 독일의 집들은 동화 책에 나오는 장난감 집 같이 지붕의 경사가 가파르고 작은 유리창들이 평범하게 달려 있는데 두 손바닥을 펴서 모아놓은 것같은 지붕 아래에는 어디나 경사가 노출된 다락방이나 이층공간이 있다.현관도 그냥 한쪽 짜리의 격자 유리가 달린 도어일 뿐이다. 내가 외버넘에서 발견한 가정식 음식을 하는 식당이 그런 집이었는데 낮에는 집 앞에다 식탁 대여섯 군데를 내놓았고 문 옆에는 가판대와 작은 행거를 설치했다.행거에는 손으로 뜬 재킷이며 숄이나 스웨터를 걸어 두고 좌판 위에 각종 절임과 잼 같은 것들을 상표가 붙지 않은 맨 병에 담아서 팔고 있었다.여행자들이 한적한 섬마을을 돌아보다가 자전거나 차를 멈추고 들러서 털스웨터를 고르고 마음에 들면사기도 한다.식당의 주인인 할머니와 중년 아낙은 점심과 저녁 시간외에 한가할 적에 밖에 내놓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뭔가 다정하게이야기 하면서 뜨개질을 한다.저녁 때에는 아마도 그댁 따님인 듯한십대의 소녀가 나와서 홀의 접대를 돕기도 한다.나는 주로 저녁 식사 무렵에 혼자 조리를 하기에 싫증이 날 적마다 그 집에 들러서 식사를 했다.의자와 식탁도 모두 투박한 나무들이고 장식장이며 집 안에보이는 것이 모두 그을린 듯한 나무들이다. 처음에 그 집에 들러서 맛 보았던 것이 ‘가자미 버터 구이’였다.북해에서 제일 많이 잡히는 것들이 대구와 연어이고 그 다음에 연안에서 흔한 생선은 고등어와 가자미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가자미는혀가자미라고 해서 손바닥만한 놈들이고 고등어도 우리네 꽁치만한크기의 잘디잔 놈들이다. 내가 처음에 그 섬에 갔을 때 내게 별장을 빌려준 독일 조각가 친구가족들과 함께 바닷가로 놀러 가서 ‘동양인의 신비’를 한껏 뽐낼수 있었던 것도 가자미 덕분이었다.물이 빠져 나가기 시작하는 갯벌을 맨발로 돌아다녔는데 어쩌다가 썰물이 미쳐 다 빠져 나가지 못하고 저지대에 웅덩이처럼 물이 고여 있는 곳이 있었다.그리고 그곳의갯벌은 우리네 같은 진흙 뻘이 아니라 짙은 회색의 모래였다.나는 무릎까지 차오르는 웅덩이 속을 거닐다가 문득,발바닥 아래에서 뭔가꿈틀하는 느낌을 받았다.어릴 적부터 영등포 샛강에 나가 놀던 경험으로 그것이 조개든 모래무치든 아니면 운좋게 뱀장어든 뭔가 생물이 분명하다는 걸 알고는 발을 떼지 않고 지그시 눌러 놓고 허리를 굽혀 발바닥 밑에 손가락을 조심스럽게 들이밀었다.퍼더덕 하는 것이분명히 물고기였다.엄지와 검지로 움켜쥐고 잡아 올렸더니 펄펄 뛰는 가자미였다.가자미는 물 밑바닥 모래 위에서 모래를 한꺼풀 뒤집어쓰고 납죽 엎드려 밀물이 들어오기만 기다리는 것이다.이를 눈치 채고는 발을 살살 끌면서 더듬고 돌아다니니 제놈들이 어디로 도망을가랴.부근의 모든 물웅덩이가 가자미의 은신처였던 셈이다.그래서 한 두어 시간 동안에 간단히 가자미 삼십여 마리를 발바닥으로 잡아 올렸고 독일인 친구는 그게 무슨 중국이나 일본의 감이 빠른 무사처럼보였던지 뒤에 다른 친구들 앞에서도 몇 번이나 내 자랑을 늘어 놓았다.우리는 티셔츠를 벗어서 거기다 싱싱한 가자미를 싸왔을 정도였다.그래서 독일 사람들이 이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는가도 알게 되었다. 당뇨로 고생하던 극작가 뒤렌마트를 베를린에서 만났을 때에도 그의주식은 거의 날마다 가자미였다. 가자미는 흰살 생선으로 기름기가 적고 담백한 생선이다.이른바 혀가자미라는 작은 놈을 최상으로 치는데 뼈와 살이 연하기 때문이다.이것으로는 버터구이라고 하는 뫼니에르를 만들어 먹고,이보다 조금 커서 손바닥 크기 보다 넘치면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오븐 구이를 해먹는다. 가자미의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겨 살을 포뜨기 한 다음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밀가루 위에 두어번 굴리고 팬에 노릇노릇 지진다.프라이팬에 생선을 지지면 배어나온 물기가 남는데 거기에 버터를 넣고 레몬즙과 후추와 소금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지진 생선에 소스를 끼얹고 다진 파슬리를 뿌리면 간단하게 끝난다. 오븐구이는 내장을 제거한 가자미에 레몬 즙과 화이트 와인을 뿌리고 통째로 오븐에 구워 낸다.뒤렌마트가 먹던 게 바로 이런 가자미 구이였다. 가자미 요리에는 감자가 곁들여지기 마련인데 뫼니에르와 구이에는감자도 달라지기 마련이다.버터구이는 아무래도 기름기가 있으니까파슬리 다진 것을 뿌린 으깬 감자가 제격이며 오븐구이에는 감자 소테나 지진 감자가 어울린다.나는 나중에 베를린에서 몇 년을 보내면서 감자 한 가지로 얼마나 다양한 요리가 가능한가를 알게 되었다.버터 우유 생크림을 넣고 모차렐라 치즈로 맛을 낸 감자 그라탕은 바로 독일 가정의 식탁을 연상 시킨다. 자워크라프트와 아이스바인의 얘기를 해야겠다.우리네가 김치를 담가 먹는 배추를 서양 사람들은 중국 배추라고 부르지만 예전에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그들은 우리가 양배추라고 부르는 캐비지를 배추로알고 상식한다.그들은 양배추를 소금에 절여 발효 시켜서 먹는데 시큼한 맛이 슴슴한 백김치 비슷하다.초창기의 유학생들은 이것의 병조림을 사다가 고춧가루를 뿌려서 김치 대용으로 먹었고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넣고 돼지 비계를 넣어서 김치 찌개를 만들어 먹었다.이런독일식 양배추 김치를 자워크라프트라고 부른다.독일인들은 이것 때문인지 처음에는 조심스럽지만 일단 우리 김치를 한번 먹고나면 이내 김치광이 될 정도로맛을 들이게 된다.자워크라프트는 기름진 돼지고기와 어울리는 것이어서 주로 독일식 돼지족발 요리인 아이스바인과 곁들여 먹게 된다.성장한 여인들이 포크와 나이프로 족발을 요리조리 돌려가며 능숙하게 살을 발라 먹는데 나중에는 뼈만 달랑 접시위에 남게 된다. 스테이크는 어디나 있는 흔해빠진 음식이라 거론할 필요가 없겠지만종류가 하도 많은 독일 소시지 가운데 겉이 프랑크푸루트 소시지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며 손가락만한 크기의 뉘른베르크 소시지를 감자 샐러드와 함께 생맥주 조끼를 옆에 놓고 먹는 맛은 잊을 수가 없다. 바닷가가 한정되고 내륙이 더 많은 독일에서는 민물고기 요리도 발달해 있는데 특히 슈바르츠발트의 송어 요리와 훈제 뱀장어 요리는 햄이나 소시지에 질린 입맛을 돋우어 준다. 베를린에서는 미국식 햄버거나 피자가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하는데 터키 사람들이 들여온 되너 케밥 때문이다.이를테면 대중적인 면에서나 이방인이 들여와 입맛을 정착 시켰다는 면에서 되너 케밥은 독일의자장면이다.파리나 뉴욕에서도 간혹 눈에 띄었지만 역시 이것은 독일에서 대히트를 쳤다.육십년대에 독일이 풍요해지면서 노동 이민을 많이 받아 들일 적에 터키 노동자를 따라서 들어온 음식이 케밥인 셈이다.양고기 덩어리를 둥근 전열판 가운데에 꿰어 놓고 빙빙 돌려가면서 구우면 기름기는 계속해서 아래로 떨어져 내린다.넓적한 칼로 익은 양고기의 표면을 얇게 저며내 부풀리지 않고 구운 담백한 인도나아랍식 빵의 속에다 잘게 썬 양파며 양배추 등속의 야채와 함께 넣어 드레싱을 치고 식성에 따라서는 작지만 독하게 매운 칠레 고추를 부벼서 뿌린다.넙적하고 둥그런 빵이 제법 크고 양고기가 몇장이나 겹쳐져 있어서 점심 때 거리나 공원 모퉁이에서 한 개만 먹으면 한끼를 든든하게 때운다. 황석영.
  • [황석영의 맛따라 추억따라] (17)나그네살이

    *유럽 방랑중 집시의 고장서 맛본 차디찬 '가즈파초'. 내가 나라 밖으로 나가본 것은 1985년 5월 무렵이다.그때 광주 항쟁을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를 지하에서 출판하고는 도망 다니다가 한 달만에 잡혀서 화곡동인가에 있는 관세법 위반자들을 가두는 외국인 유치장에 갇혀 있었다.당시의 공안 당국은 정식 재판을 하려니 내가 워낙에 떠들썩한 사람이라 재판 진행 과정에서 ‘광주 학살’의 진상이 모두 밝혀지겠고,그냥 시일을 끌며 격리유치 시키려니 소문이 나겠고 하여 궁여지책으로 나온 생각이 당분간추방이라는 형식의 외유 권유였다. 때마침 내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제3세계 문화제에 아시아 작가로 초청되어 독일 대사관에서도나의 출국을 몇 차례 요구하였으니 당국으로서도 좋은 핑계거리가 되었으리라.여권과 비행기 표를 받고 시내에 나가 옷가지 몇점 사고는그대로 출국했다.당시에는 우리 같은 반체제 위험 인물은 출국은커녕공항에도 얼씬거리지 못할 형편이었다. 여행이 자유화 되었다는 요즈음 젊은이들도 배낭 지고한번 나갔다와서는 우리가 얼마나 획일적이고 페쇄된 사회인가를 느꼈다고 할 정도였고,보통 사람들이 여권을 받으려면 까다로운 신원조회와 이른바국가사상 교육이라고 할 수 있는 ‘소양교육’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출국할 수 있었으니 위축감과 그에 반비례한 해방감은 훨씬 컸을것이다.하여튼 그때부터 해외 인사들과 접하면서 또 다른 ‘자아’를발견하게 되는데 공식 행사가 다 끝나고나서 얼른 귀국할 수도 없고최소한 일년 가까이는 떠돌아야 할 모양이었다.일단 유럽에서 이 나라 저 나라로 돌아다녔다. 건달처럼 아무 것도 하지않고 빈둥거리기는 온갖 세상 잡색들이 다모여있는 파리가 그중 제일 편했다.이럭저럭 공부하러 간 친구들도하나 둘씩 만나게 되고 망명객들도 만나고 하다가 괴짜 친구 하나를사귀게 되었다.사업이랍시고 벌여는 놓았지만 가끔씩 점검만 해도 되는 일이고 수입도 괜찮아서 그야말로 남은 시간은 온통 문화창조와노는 걸로 세월을 보내던 내 또래의 ‘부랑자’는 내가 마음에 들었는지 아니면 노는 문화에 적응이 빠르다고 느꼈던지 날마다 이 핑계저 핑계로 나를 불러냈다.어느 날 황혼 무렵인데 이 친구가 느닷없이차를 몰고 와서 내가 묵고 있던 숙소 아랫길에서 경적을 뿡빵 울리며법석이었다.사연인즉 한 달 동안 휴업이니 어디 가자는 거다.나는 그냥 작은 가방 하나 달랑 메고 그의 차에 앉았는데 어디로 갈거냐고물었더니 ‘안달루시아’라고 간단히 답하고는 스포츠카를 쌩하니 몰고 달리기 시작했다. 나중에 독일에서 몇 년간 망명 생활을 하면서 유럽의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 보았지만 스페인은 마드리드에 회의차 다시 한번 다녀왔을뿐그렇게 마음 푹 놓고 다시 여행을 다니지는 못했다.안달루시아는 스페인의 남부 지방으로 지중해에 면해 있고 뒤로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이 있고 바다 건너편에는 아프리카 대륙이 보인다.이 지방의 끝쪽에아프리카 대륙과 가장 가까운 지브롤터 해협이 있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사라센의 침공과 지배로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는 곳이었다.그리고 이곳은 집시의 고장이었다.대토지 소유 지주가 많은 대신에 가난한 소작농들이 올리브나포도를 경작해서근근이 살아간다. 그래서 옛적부터 ‘카르멘’에도 나오듯이 집시와산적이 많았고 민란도 빈번했다.스페인 내전 때에는 인민전선측의 공화파가 가장 강성했던 고장이었다.나폴레옹은 피레네 산맥을 넘으면유럽이 아니라고 말했다지만 그 중에서도 안달루시아는 스페인도 아니었다.마침 건기라 대지는 척박하고 메말라 보였는데 풀과 나무들이우리네 겨울처럼 모두 말라서 누런 색이었다. 그러나 하늘은 투명하게 맑고 바람도 선선하게 불었다.안달루시아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대지는 전라도처럼 황토빛으로 붉었다.내 친구 부랑자는 차를 몰고 가는 내내 플라멩코를 신나게 틀어댔다.플라멩코는 이를테면 우리네 판소리와 비슷했다.들을수록 그 창법이나 떨림에 애조가 깃든 것이 판소리 비슷한데 우리네가 여섯 마당이듯이 플라멩코의 원형도 여섯 마당이다.거기에 각 지방 마을마다 제 사연을 엮어서 사설을 풀 듯이부르고 여럿이서 돌아가며 한 대목씩 주고 받는다.누군가 선창을 하고나면 마치 다른 특기라도 들려주듯이 다른 이가 나서서 다른 느낌과 맛으로 자기 소리를 자랑한다.남녀가 부르는 소리가 서로 맛이 다르다. 우리는 파리에서 밤새껏 달려서 툴르즈로 해서 국경을 넘어 바르셀로나에서부터 안달루시아 여정을 시작했다.발렌시아,알리칸테,그라나다,말라가,세비야,코르도바 등지로 이어지는 길이 한 달 가까이 계속되었다. 역시 곳곳마다 음식도 맛있었다.‘춤 추고 노래하며 노는 거 하구,먹는 거는 머리 까만 놈들이 뭘 좀 안다니까’ 하는 친구의 말처럼 나는 북유럽 쪽의 음식에 맛을 들이지 못했다.영국 음식은 맛없기로 정평이 나있고 독일 음식은 기름지고 고기 투성이다.지중해를 끼고 있는 라틴 계의 음식이 맛있는 것은 동방의 양념과 조리법이 서로 섞였기 때문이리라.북부 쪽은 특히 마늘이라면 질색인데 이 머리 까만 양반들은 음식마다 마늘을 넣는다.그리고 이들은 어느 요리에나 해물을빠트리지 않는다. 우리는 갖가지의 숙소에서 잠을 잤고 그에 따라서 격식있는 레스토랑이나 작은 시골의 식당 또는 주점도 거쳤고 항구 거리의 좌판에서도먹었다.스페인 식의 식사 시간대가 독특해서 여행자들은 모두가 이곳시간대에 맞추다가는 위장병이 생기거나 굶어 죽을 판이라고 불평들을 한다.여기 사람들은 파리에서처럼 아침 식사를 가볍게 먹는둥 마는둥 한다.아침은 카페오레 한 잔에 막대기 과자나 한 개 먹고,우리네 점심 시간쯤인 열 두시 언저리에 술 한 잔에 간식을 조금 먹는다. 정작 점심은 오후 두 시가 넘어야 하는데 여기 사람들이 하루 중에제일 열심히 든든히 먹는 유일한 식사다.점심 시간은 오후 네시 무렵까지 계속되고나서 시에스타에 들어간다.그야말로 배불리 먹고 마시고 떠들고 달콤한 낮잠 한숨 때리는 거다.이 무렵에는 문을 닫은 가게가 많아서 시간을 놓친 여행자는 쫄쫄 굶을 수 밖에 없다.저녁은다시 밤 10시가 넘어서야 시작된다.점심 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해물이며 와인이며를 먹고 마시고 신이나면 밤 늦게까지 마시고 떠들어댄다. 모자카라고 하는 작고 아름다운 마을에서였다.아마도 말라가 근처의해안이었을 것이다.건너편으로 아프리카의 회백색 산과 대지가 보였으니까.마을은 온통 모래땅인 것 같았다.크고 작은언덕들이 마을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해거름녘에 보라색으로 어두워지는 하늘에 아랍식의 초생달이 떴다.그 달과 흰 언덕이 잘 내다보이는 작은 시골식당의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는데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차디찬 ‘가즈파초 수프’였다. 토마토,오이,양파,마늘,피망,파슬리,실파,베이질 등속을 믹서에 넣어토마토 주스를 넣고 모두 으깨지지 않도록 슬쩍 잠깐 갈아서, 올리브기름과 레몬 주스로 고소하게 새초롬하게 맛을 내고,타바스코 소스를쳐서 맵싸한 맛으로 마무리 한 다음에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다.차디찬 ‘가즈파초 수프’. 요리를 먹기 전에 떠 넣으면 하루 종일덥고메말랐던 기분이 가시면서 입 안에 매운 맛과 야채의 향기가 감돌면서 무엇이라도 사납게 먹어 치울 것 같은 식욕이 감돈다. 황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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