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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집사야 집에 가고 싶구냥’

    [포토] ‘집사야 집에 가고 싶구냥’

    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 필드(Chase Field)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뚱한 표정으로 유명한 ‘그럼피 캣(Grumpy Cat)’ 타르다르 소스가 그녀의 주인에게 안겨있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들레르가 산문시로 건져올린 예술의 타락

    보들레르가 산문시로 건져올린 예술의 타락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예술과 문학을 다룬 번역서와 평론집이 나란히 나왔다. 원로 문학평론가 황현산(70) 고려대 불문과 명예교수가 번역한 샤를 피에르 보들레르의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문학동네)과 문학평론가 김종회(60) 경희대 국문과 교수의 문학담론 ‘문학에서 세상을 만나다’(문학수첩)다. ‘파리의 우울’에는 보들레르의 산문시 50편이 실렸다. 예술가가 세상에 대처하는 태도, 예술의 주제 표현에 대한 고민 그리고 예술의 오랜 이상과 그 현대적 실천에 대한 고뇌를 담았다. 예술의 사회적 타락이 뿌리내리는 과정을 고발하고 예술의 악마성도 성찰했다. 보들레르는 1862년 ‘라 프레스’지 주간인 아르센 우세에게 보내는 편지글로 서문을 대신했다. 그는 편지글에서 자신의 산문시를 “리듬도 각운도 없이 음악적이며 혼의 서정적 약동에, 몽상의 파동에, 의식의 소스라침에 적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유연하고 충분히 거친, 어떤 시적인 산문”이라고 정의했다. 보들레르의 말처럼 산문시들은 시적 선율이나 박자를 염두에 두지 않은 거친 산문으로 쓰였다. 시의 전개도 기승전결 같은 전통적인 구성을 따르지 않고 수사법도 은유보다는 환유와 알레고리를 주로 사용했다. 황 교수는 “‘시적 산문’은 보들레르 이전에도 많았지만 산문시를 쓴 것은 보들레르가 처음”이라며 “보들레르는 산문으로 시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산문적인 현실에서 시적인 것을 찾아내 그것을 산문으로 기술했다. 그는 자기 시대의 산문적 현실에서 건져 올린 산문적인 언어를 시의 높이로 끌어올리는 시인”이라고 평했다. 기존 번역본들과는 달리 시마다 면밀하고 충실한 주해가 달렸다. 출판사는 “보들레르 문장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묻어나는 주해는 수많은 보들레르 연구서를 아우르는 정수이며 독자적으로 아름다운 또 한 편의 산문”이라고 소개했다. ‘문학에서 세상을 만나다’는 김 교수가 3년 넘게 한국 문학에 대해 연구한 성과물이다. ‘인본주의’ 관점에서 우리 시대 문학을 우호적이고 성의 있게 들여다보며 한국문학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김 교수는 “문학은 근본적으로 인본주의 토양에서 개화하는 예술 장르”라고 규정했다. “인본주의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소중히 여기고 인간이 지닌 품성과 역량, 꿈과 행복을 귀하게 여기는 주의주장이다. 지금까지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문인 모두 인간에 대한 탐구와 구원에의 의지를 바탕으로 글을 썼다.” 5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한국 근현대문학의 전개 과정에서 새롭게 성찰해 봐야 할 주제들을 다뤘다. 2장은 작가들이 동시대 삶의 환경을 어떻게 소설의 서사로 바꾸는지, 3장은 시인들이 자신이 당착한 삶의 비의를 어떻게 감성적 언어로 치환하는지를 살폈다. 4장은 아동·청소년 문학과 유명 해외 서사 작품들을 통해 문학에서 세상을 만나는 방식을, 5장은 미국에서 모국어로 글을 쓴 문인들의 작품을 탐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갈치 대신 돼지?... 그들의 소박한 꿈은 이뤄질까

    갈치 대신 돼지?... 그들의 소박한 꿈은 이뤄질까

    과거의 풍요로움이 클수록 그 빈자리의 공허함 또한 크다. 은빛 번쩍거리며 펄떡펄떡 뛰는 바닷속 갈치는 더이상 주낙을 물지 않는다. 우리의 지저분함을 탓하지 않고 우직하게 먹고 살찌우며 새끼 낳는 돼지가 갈치의 자리를 대신하지만, 흥청거렸던 어촌 마을의 옛 영화를 되돌려놓기는 쉽지 않다. 어촌 처녀 재화(황정음)의 삶도 마을과 함께 부침을 겪었다. 갈치가 떠나버리자 고깃배를 타던 아버지는 폐인이 돼 아침저녁으로 술병을 옆에 끼고 지내고, 어머니는 마을의 다른 남정네와 눈이 맞았다는 흉흉한 소문이 떠도는 것을 묵묵히 감내하며 지낼 뿐이다. 대신 재화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꿈이 있다. 돼지를 잘 키워 번 돈으로 동생을 멋진 화가로 만들고 싶고 가족들과 함께 오손도손 살고 싶다는 현실적인 꿈이다. 하지만 돼지가 새끼를 낳으며 꿈을 싹틔우는 날, 하필 아버지는 술주정 끝에 나무에 올랐다 떨어져 죽고 만다. 순박한 처녀 재화의 가슴 속에는 또 다른 꿈, 유일한 동네 총각 준섭(이종혁)에 대한 수줍은 사랑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갈치 풍어도 없는 마을에 그럴싸한 총각이 남아 있을 턱이 없다. 고등학교 동창 유자(최여진), 미자(박진주) 역시 준섭에 대한 연심을 품고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얻고자 한다. 어떤 결론에 이르든, 사랑을 쟁취한 이가 누구든, 첫사랑을 믿을 수는 없다. 그 꿈조차 배반될지라도 삶은 쉽게 좌절되어서도 안 되고 좌절될 리도 없다는 사실이 작은 위안이 될 따름이다. ‘행복한 장의사’(1999), ‘바람 피기 좋은 날’(2007) 등을 연출한 장문일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장 감독은 “언젠가 꼭 한 번 그려 보고 싶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그의 고향은 전남 신안이다. 동양화 회화를 전공하고 독립영화패 ‘장산곶매’ 연출부에서 활동했던 장 감독에게 시시각각 햇빛과 몸을 뒤섞으며 색깔이 변하는 남도의 바다는 고향이기 전에 리얼리스트이자 화가로서 자신의 담대한 미장센을 풀어 낼 수 있는 좋은 공간이었을 테다. 영화는 쇠락해 가는 시골 마을이지만 꿈 많은 순박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시작하지만,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감정을 그대로 좇다가 맞는 비극적 상황의 치정극으로 뒤바뀐다. 그럼에도 후반부에서 삶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정언명령을 재확인시키며 잔잔한 페이소스를 건넨다. 영화의 도입부와 마지막 장면은 재화의 결혼식이다. 삶의 무게감이 얼마나 묵직한 것인지, 그 안에서 순응하기도 하고 맞서기도 하면서 지내온 이들이 얼마나 많았을지 짐작이 되니 가볍게 낄낄거리며 웃어넘길 수 없는 영화로 자리매김된다. 10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포토] 팬과 셀피 찍어주는 ‘그럼피 캣’

    [포토] 팬과 셀피 찍어주는 ‘그럼피 캣’

    7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 필드(Chase Field)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앞서 뚱한 표정으로 유명한 ‘그럼피 캣(Grumpy Cat)’ 타르다르 소스가 팬과 함께 셀피를 찍고 있다. ⓒ AFPBBNews=News1/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페북 ‘좋아요’ 만으로 성격·지능 정확히 파악…분석도구 개발

    페북 ‘좋아요’ 만으로 성격·지능 정확히 파악…분석도구 개발

    현재 거대 IT 기업들은 소비자의 집 주소, 현재·과거 위치, 인터넷 사용기록 등 개인적인 데이터들을 수집 및 분석해 사용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편의를 대폭 증진시킨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고 있는 이러한 정보수집 활동은 그러나 사용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실제로 과거 일부 유명 IT 기업들이 개인정보 처리·분석 과정에서 위법의 소지가 엿보이는 행적을 보였다는 주장이 종종 제기되며 많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듯 기업들의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를 둘러싸고 보다 현명한 대안이 요구되는 가운데, 영국 캠브리지 대학교 연구팀이 비교적 ‘공개적인’ 데이터에 속하는 개인의 페이스북 ‘좋아요’ 기록만을 가지고 개인의 성향과 성격을 상세하게 분석해주는 도구를 공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Apply Magic Sauce)라는 이름의 이 분석 도구는 특정 사용자가 페이스북상에 남긴 ‘좋아요’ 기록만을 통해 그 사람의 성별, 지능, 정치성향, 종교, 인생 만족도, 성적 취향 등을 모두 상당히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도구는 그들의 교육 수준이나 연애 현황도 파악할 수 있으며, 심리학에서 말하는 ‘5가지 성격 특성 요소’(big 5 personality traits) 즉 신경성, 외향성, 친화성, 성실성, 개방성을 개별적으로 측정해주기도 한다. 개발자 데이비드 스틸웰은 “(일반적인) 성격 테스트는 작위적으로 만들어낸 질문들에 답하는 형식이지만 페이스북의 ‘좋아요’는 개인의 실제 인생을 반영하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분석도구의 분석결과는 (다른 테스트에 비해)거의 기분 나쁠 정도로 매우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어플라이 매직 소스는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을 다른 사용자 600만 명의 ‘좋아요’ 기록과 상호 비교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성격을 분석한다. 분석을 원하는 사용자는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분석도구에 연동시키면 즉시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이토록 뛰어난 성능을 지닌 도구이지만, 스틸웰은 페이스북의 경우 이보다도 더욱 강력한 분석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좋아요’ 기록뿐만 아니라 그들의 인맥, 사진 등 월등히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들을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대 네티즌들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그들에 대한 방대한 자료가 수집되고 있는데도 그 자료를 가지고 페이스북이 무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좋아요 기록’과 같은, 사생활침해의 여지가 없는 종류의 데이터만 가지고도 페이스북이 당신에 대해 수많은 것을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이러한 분석 모델에 대한 보고서를 내어놓았을 때, 전문가들과 대중은 전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전문가들의 경우 ‘전혀 새로울 것 없다’며 시큰둥하게 반응한 반면, 일반인들은 자신에 대한 분석이 이토록 쉽게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던 것. 스틸웰은 “이는 대중이 생각하는 ‘가능성 있는 일’과 ‘실제로 가능한 일’ 사이에 얼마나 큰 괴리가 존재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따라서 기업들은 이들의 사생활 관련 정보를 보다 투명하게 처리했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이번 도구는 수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캠브리지 대학교의 분석 기술을 홍보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지만, 개발자 스틸웰은 이 도구를 범죄 예방 등에도 사용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 그는 “아주 사소한 클릭 한번조차도 디지털 세상에 큰 흔적을 남기는 행위가 된다고 믿는다”며 “지역 공동체 단위로 경찰들이 이 도구를 활용한다면, 불행한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Applymagicsauce.com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러시아도 CPU를 만든다고? 그들만의 CPU 이야기

    [고든 정의 TECH+] 러시아도 CPU를 만든다고? 그들만의 CPU 이야기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서방과의 갈등이 커지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용할 자체 CPU를 개발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러시아 정부는 연간 70만 대의 PC와 30만 대의 서버를 구매하는데 연간 13억 달러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를 서방 국가들에 전량 의존하면 경제 제재를 가했을 때 많은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죠. 러시아 내부 PC 수요도 500만 대 정도 된다고 하니 아주 수요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이 소식을 들었을 때 대부분 반응은 '러시아가 CPU를?' 이었습니다. 러시아의 과학기술력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CPU란 물건이 어느 날 갑자기 생겨날 순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컴퓨터를 구성하는 데 CPU만 필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실 우리가 잘 몰라서 그렇지 러시아는 이전부터 자신들의 토종 CPU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놀랍게도 x86 호환 CPU를 말입니다.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 구소련의 인텔 짝퉁 CPU 구소련은 IT 부분에서 서방 국가의 적수가 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방 부분은 물론 산업, 과학 분야에서 컴퓨터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에 나름 이 부분에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냉전 시절 구소련이 서방 국가를 따라잡기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응책은 물론 남의 기술을 모방하는 것이었습니다. 쉽게 말해 인텔 CPU의 짝퉁 버전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인텔 8086 CPU는 역설계 기술을 통해서 만들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CPU KP1810BM86 라는 명칭의 이 클론칩은 AMD 같은 호환칩 업체들이 만들던 제품과는 분명 다른 짝퉁이었습니다. 라이센스도 없이 그냥 무단으로 복사해서 사용하던 것이었으니까요. 이후 286/386 비슷한 짝퉁 칩도 등장합니다. 물론 구소련의 소프트웨어 제작 능력 역시 서방측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었지만, 이 문제 역시 MS-DOS와 응용 소프트웨어를 무단으로 복제해서 사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애당초 구소련이 저작권 같은 '반동 부르주아'적 사고방식에서 자유롭던 공산국가라 당시에는 문제 될 게 없었습니다. 문제는 구소련이 붕괴하였다는 것이었죠. 구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는 CPU는커녕 감자도 구하기 힘든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습니다. 구소련의 인텔 클론칩들은 90년대 초반 자취를 감추게 되었고 현재는 일부 수집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사람의 기억에서 사라진 물건이 되었습니다. - 러시아 토종 x86 호환 CPU 엘브루스 그런데 놀랍게도 90년대부터 러시아 토종 x86 호환 CPU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다시 있었습니다. 1992년 모스크바에서 설립된 모스크바 SPARC 기술 센터. 즉 MCST(Moscow Center of SPARC Technologies/закрытое акционерное общество (ЗАО) «МЦСТ», 이하 MCST)가 그 주인공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x86 계통이 아니라 지금은 오라클에 인수된 선(Sun)의 스팍(SPARC) CPU 구조를 가져왔습니다. 사실 이들의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고 복잡합니다. 1973년에 엘브루스(Elbrus)라는 이름의 컴퓨터가 등장한 이후 이 컴퓨터를 개발해온 엔지니어들이 다시 회사를 설립해서 엘브루스 시리즈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대략 4세대 엘브루스 컴퓨터가 스팍 기술을 가져왔는데, 서방측 기술이지만 오픈 소스로 공개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개발한 엘브루스 2000 CPU는 엘브루스와 x86 두 가지 명령어를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동적 바이너리 번역 가상 머신(dynamic binary translation virtual machine)을 사용하기 때문인데, 여기까지 들으면 CPU에 대한 지식이 좀 있으신 분은 뭔가 생각나는 회사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회사는 바로 크루소 시리즈를 만든 트랜스메타입니다. 이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x86 CPU가 아닌데 x86 명령어를 호환할 수 있었습니다. 주로 저전력 노트북 시장을 노리고 등장한 CPU로 성능은 낮았지만, 저전력이어서 미니 노트북에 탑재되었죠. 하지만 결국 시장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아무튼, 엘브루스 2000(Elbrus 2000)은 2005년에 공개된 후 2008년부터 양산에 들어갔습니다. MCST가 설계와 판매를 담당하고 제조는 대만의 TSMC가 맡았습니다. 130nm 공정으로 제조되었기 때문에 인텔이나 AMD의 최신 CPU와는 처음부터 경쟁 상대라고 보기는 어려웠고 러시아 내의 일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엘브루스는 트랜스메타의 크루소와는 달리 단종되지는 않았고 2011년에 듀얼 코어 엘브루스를 이용한 Elbrus-2S+(TSMC 90nm 공정)을 선보이게 됩니다. 그런데 MCST는 2014년에 갑자기 4코어 엘브루스 4S/C를 공개한 후 2015년에 양산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 모델은 TSMC의 65nm 공정으로 만들었는데, 9억 8,6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하고 380㎟의 거대한 다이를 가진 쿼드코어 CPU였습니다. 연산 능력은 최대 25 GFlops, 클럭은 800MHz입니다. x86 호환인 만큼 윈도우 OS와 리눅스 모두 설치 가능합니다. 올해 상반기에 이를 이용한 PC와 서버 제품이 등장했습니다. 이 CPU는 거대한 크기에 비해서 성능은 높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호환되게 만들다 보니 정작 크기대비 성능은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것이죠. 엘브루스 자체 명령어를 사용하는 경우 인텔 아톰 CPU보다 빠를 수도 있다곤 하지만, 사실 아톰은 이렇게 큰 CPU가 아니라 아주 작은 저전력 CPU입니다. 더구나 x86 명령어 기준으로 비교하면 성능은 더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인 것 같습니다. 대체 누가 이런 엽기적인 물건을 필요로 하는지 궁금하시다면 답은 위에서 언급한 바 있습니다. 사실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MCST는 더 공격적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8코어 엘브루스를 만들 야심 찬 계획을 세웠는데, 이번에는 TSMC의 28nm 공정을 이용한다는 계획입니다. (참고로 러시아에는 미크론(Mikron)이라는 반도체 제조사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미세 공정 제조 기술이 없다는 것이죠) 계획대로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러시아의 끈기도 상당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다 러시아는 ARM이나 MIPS 같은 다른 아키텍처를 이용한 CPU 및 SoC 개발도 진행 중입니다. 요즘 저유가로 러시아 경제가 어렵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갑자기 서방과 관계개선이 쉽지 않은 만큼 러시아의 토종 CPU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대체 누가 이런 걸 쓸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름대로 태어난 이유가 있고 계속해서 만드는 이유가 있다는 것이죠.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러시아서 괴생물 사체 발견…과학자들도 정체 몰라

    러시아서 괴생물 사체 발견…과학자들도 정체 몰라

    러시아의 한 마을에서 ‘지구상 어느 생물과도 닮지 않은’ 소형 생물의 사체가 발견돼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 등 외신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 소스노비보르 지역의 코바시 강 인근에서 발견된 사체의 정체를 두고 학자들과 현지인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체는 러시아 레닌그라드 주 서부 소스노비보르 시 주민 2명이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두 사람은 처음에 이 사체가 돌연변이를 일으킨 닭의 배아라고 생각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체를 본 현지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설을 부정하고 있다. 현지 방송은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한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조류나 어류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연구원은 해당 사체가 “미스터리한 형태의 두개골을 가지고 있으며 목이나 날개가 없다”는 점을 들어 이렇게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체의 비정상적으로 가늘고 긴 몸체나 조류를 연상시키는 발 또한 이 생물체의 정체에 대한 추측을 어렵게 하는 요소인 것으로 전한다.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시 생물물리학 센터 소속 예로그 자더레프 또한 “빠르게 정체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유해의 불가사의함을 증언했다. 그는 “이것이 어떤 종류의 생물인지 알아내기 위해선 추가적 연구가 필수적” 이라며 이를 모스크바에 보내 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부 UFO 마니아들은 이 사체가 외계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UFO 전문 잡지의 편집자인 스콧 C 워링은 “러시아에서 지구상 어떤 동물과도 닮지 않은 소형 외계인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新국토기행] 경기도 파주시

    경기 파주는 서울과 개성 사이에 있다. 서울시청까지는 35㎞, 개성시청까지는 25㎞다. 서쪽으론 한강하류가, 북으론 임진강이 흐르며 두 강이 만나 서해로 흘러드는 지역이 교하(交河)다. 최북단 군사분계선을 경계로 북한의 개풍군·개성특급시·장풍군과 접하고, 동쪽은 양주시·연천군과, 서쪽은 한강을 경계로 김포시, 남쪽은 고양시와 접한다. 면적은 서울시와 경기 안양시를 합친 크기다. 한강 둑을 따라 북으로 자유로가 뻗어 있고, 국도 1호선 통일로가 정중앙을 가로질러 판문점으로 통한다. 2003년부터 시작된 운정신도시 개발로 18만 인구가 42만명으로 불어나, 보수적인 주민들의 정치 성향이 다소 완화됐다. 예부터 한양에서 개성을 거쳐 대륙을 오갈 때 거쳐야 하는 주요 통행로였다. 임진나루는 사신들의 주요 길목이었고, 봉일천 공릉장터는 전국 3대 장터에 들어갔다. 율곡 이이, 우계 성혼, 구봉 송익필, 휴암 백인걸, 청송 성수침(우계 성혼의 부친), 용재 성현(악학궤범 편찬) 등 당대를 주름잡던 대학자들이 살았던 고장이라 ‘문향’(文鄕)으로도 불린다. 황희 선생, 윤관 장군, 허준 선생, 신사임당 등이 파주에 잠들어 있다. 광해군 때 새 도읍지로 꼽히던 파주는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 서해에서 하나가 되듯 남북이 하나가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볼거리 ●휴전선에서 불과 7㎞… 통일 기다리는 ‘안보 관광지’ 임진각 연간 500만명이 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안보관광지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한국전쟁과 그로 인한 민족 분단의 아픔이 새겨진 곳이다. 휴전선에서 불과 7㎞ 떨어진 민간인 출입 북쪽 한계선이자 남북 철도의 중단점이다. 한국전쟁 때 각종 유물과 전적기념물들이 전시돼 있다. 망배단, 북한기념관, 통일공원, 자유의 다리, 평화의 종, 임진강 철교, 전망대 등을 둘러볼 수 있다. 그중 남북 분단의 대표 상징물은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의 화통이다. 전쟁의 참상을 화통 곳곳에 파인 포탄 및 총탄 자국에서 느낄 수 있다. 임진각 오른쪽 주차장 쪽에는 ‘평화누리’가 있다. 인간의 존엄을 기본 정신으로 한 화해와 공존, 나눔이 있으며 분단의 아픔보다 통일의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2만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잔디 언덕에서 다양한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 안녕’에서는 1000여개의 바람개비를 감상할 수 있다. ●3만 병력 이동 가능한 제3 땅굴, 살벌한 분단현실 보여줘 북한이 판 제3 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통일촌 등 민간인통제구역(민통선)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다. 1978년 발견된 제3 땅굴은 문산까지 12㎞, 서울까지 52㎞ 지점에 있다. 한 시간에 3만명의 병력 이동이 가능하다. 최북단 접경지역에서 분단 현실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현장이다. 2002년 이후 셔틀 엘리베이터와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민통선 영상관 등이 갖춰져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도라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위치하며 북한의 생생한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남측 최북단 전망대다. 망원경 수십대를 설치, 개성공단과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송학산, 선전마을, 김일성 동상 등도 볼 수 있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남방한계선에서 700m 떨어진 경의선 남쪽 최북단 역이다. 향후 경의선 철도 연결이 완료돼 남북 왕래가 가능해지면 도라산역은 북한은 물론 중국, 러시아를 오가는 사람 및 화물 등의 통관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인접한 곳에 도라산 평화공원이 조성됐다. 통일촌은 파주 특산물인 장단콩을 테마로 한 슬로푸드 체험마을이다. 골프장 2개 면적 경작지에서 거둬들인 콩으로 가공한 된장, 청국장을 판매한다. 매년 장단콩 축제가 열린다. 우리의 손맛이 담긴 장단콩 정식도 맛보고, 두부 만들기, 장 담그기, 전통문화 배우기 등 정겨운 체험을 할 수 있다. ●문화예술마을 ‘헤이리’ 파주 전래 농요서 명칭 유래 다양한 장르가 한 공간에서 소통하는 문화예술마을이다. 파주에 전해 내려오는 전래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다. 1998년부터 50만여㎡의 부지에 미술인·음악가·작가·건축가 등 380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주택·작업실·미술관·박물관·갤러리·공연장 등 각종 문화예술공간을 자유롭게 조성했다. 산과 산 사이에 있으며, 마을 한가운데 자연지형의 갈대 늪지와 다섯개의 작은 다리가 있다. 숲·시냇물이 건축물들과 어우러져 걷는 맛이 그만이다. 건물들은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3층 높이 이상 짓지 않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자연과 어울리는 건물을 설계했다. 안과 밖이 구분되지 않는 건물, 지형을 그대로 살려 비스듬히 세워진 건물, 사각형의 건물이 아닌 비정형의 건물 등 각양각색의 건축물들이 개성을 뽐내고 있다. ●8m 높이 장대한 서가 품은 ‘책의 나라’ 파주출판도시 자유로와 심학산 중간에 있다. 출판기획, 편집에서부터 인쇄, 물류, 유통에 이르기까지 출판과 관련된 전 과정을 하나로 묶어 한국의 출판문화를 이뤄낸 국가산업단지다. ‘좋은 공간 속에서 좋은 시각, 좋은 글, 좋은 디자인이 나오고 그것이 곧 바른 책을 펴내는 것으로 연결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출판사 아웃렛과 서점, 도서관, 북카페가 즐비하고, 어린이 책잔치, 국내외 도서전, 공연, 세미나, 전시회, 체험활동 등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만나 볼 수 있다. 이 중 지혜의 숲은 파주출판도시에 자리한 도서관으로 높이 8m 서가에 다양한 분야의 책들이 빼곡하다. 어린이책 코너도 있다. 푹신한 카펫과 소파에서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카페에서 식사와 음료도 즐길 수 있다. ●이탈리아 전통 레스토랑·공방·카페… 낭만의 프로방스 1996년 이탈리아 정통 레스토랑을 시작으로 리빙, 도자기 공방, 베이커리, 카페 등 동화 같은 건축물들이 들어서 낭만을 선사한다. 형형색색의 꽃과 각종 허브, 향긋한 풀 냄새와 내추럴한 프랑스 프로방스 스타일이 마치 유럽의 어느 시골 마을에 온 듯한 여유를 느끼게 한다. 도자기 핸드페인팅, 천연허브비누 만들기 등 체험행사가 열리고 저녁이면 반짝이는 빛으로 화려함을 더한다. ●율곡 이이·허준 선생 등 대학자들의 고장 자운서원은 조선 중기 유학자이자 경세가인 율곡 이이(1536~1584) 선생의 유적지다.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광해군 7년에 창건됐다. 이이 선생의 묘와 신도비, 어머니 신사임당 등 가족묘도 있다. 율곡 선생과 신사임당의 유품을 전시한 기념관 등도 있다. 매년 10월 초 파주 최대 축제인 율곡문화제가 열리는 장소다. 율곡기념관은 다양한 영상물과 볼거리를 제공해 자녀 교육에 좋다. 파주시는 올해 서울 사직단에 세워진 이이 선생과 신사임당 동생을 이전해 올 계획이다. ●황희 선생 은퇴 생활을 함께한 정자 ‘반구정’ 자유로 당동나들목 근처에 위치한 반구정은 방촌 황희 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에 돌아와 갈매기를 벗 삼아 지낸 곳이다. 임진강 하류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세운 정자다. 1452년 황희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유덕을 추모하기 위해 지은 방촌영당과 방촌기념관, 제사를 지내는 경모제가 있다. 임진강을 바라보는 그의 동상이 서 있다. ●개발의 위협 속에서도 굳건한 ‘용미리석불입상’ 보물 제93호로 지정돼 있다. 이 불상과 같이 자연 암벽을 이용해 몸체를 만드는 수법은 고려시대에 들어와 몇 예가 보인다.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보물 제115호)이 이와 거의 같은 기법을 보여 준다. 이천 영월암 마애여래입상(보물 제822호)도 비록 머리를 따로 만들지는 않았으나 천연의 암벽을 그대로 이용해 몸체를 표현했다. 주변 나뭇가지에 아름다운 모습이 일부 가려지고, 근처까지 파고든 석산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찰인 용암사와 신도회, 율곡고등학교 문화재지킴이 소속 학생들이 보호하고 있다. >>먹거리 ●임진강 장어 임진강변에 유명 장어집이 많다. 장어는 고려 말 왕실에서도 즐기던 여름 보양식으로 역사가 600년이 넘는다. 양식장어가 아닌 직접 잡거나 어민들로부터 직매입한 자연산을 파는 곳도 있다. 자연산은 양식 장어보다 4배가량 비싸다. 일부 음식점들은 100% 토종장어인 자포니카 실뱀장어를 무항생제, 무소독 방법으로 키워 판다. 처음에 소금을 뿌려 노릇노릇하게 구워 주고 익기 시작하면 볼록하게 올라오는데 그때 뒤집어 소스를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파주 장단콩 요리 파주 장단콩은 쌀, 인삼과 함께 예로부터 임금님께 진상하던 장단삼백의 하나다. 파주 장단지역은 1913년 국내 최초의 콩 장려품종으로 선정된 ‘장단백목’을 탄생시킨 콩의 본고장이다. 민간인 출입통제구역의 청정 자연환경과 큰 일교차, 마사토에서 자란 장단콩은 타 지역 콩에 비해 유기질은 2배, 항암 성분인 이소플라본은 50%쯤 함량이 높다, 파주시 곳곳에는 장단콩을 이용한 전문 음식점이 성업한다. 월롱면 영태리 통일로변과 통일촌에 유명 음식점들이 있다. ●임진강 참게장 문산, 적성, 임진강 주변에 참게장으로 유명한 맛집들이 많다. 임금님 수라상에 올려졌던 임진강 참게는 집게 아래쪽이 덥수룩하게 털이 나 있다. 특유의 은은한 향으로 한번 맛을 보면 바다에서 잡히는 꽃게와는 비교가 안 된다. 참게는 9~11월 사이 주로 통발로 잡는다. 첫 벼 베기 때가 알이 꽉 차 가장 실하다. 게딱지 크기는 10㎝ 내외이고 암놈보다 수놈이 조금 크다. 가을바람에 살찐 딱지가 두꺼운 참게로 담근 장은 여러 번 간장을 달이고 오랜 시간 삭이기 때문에 발효 음식의 참맛을 볼 수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아하! 우주] ISS판 ‘우주라이크’…우주인은 뭐 먹고 살까?

    [아하! 우주] ISS판 ‘우주라이크’…우주인은 뭐 먹고 살까?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에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된 재미있는 사진 한장이 게재됐다. 미국의 우주비행사 첼 렌드그린이 막 배달된 신선한 과일을 비닐백에 담으면서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KBS '개그콘서트' 속 코너인 '우주라이크'에서 처럼 음식이 멀리 사라지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으나 극미중력 상태인 ISS 내부에서 둥둥 떠다니는 과일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ISS 우주비행사들이 과일을 먹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던 것은 그 전날 도킹에 성공한 일본의 우주화물선 코우노토리 5호(HTV-5)에 이 '특식'이 실려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우주인들은 지난달 중순에는 사상 처음으로 ISS 내에서 직접 재배한 상추도 먹은 바 있다. 이렇듯 우주비행사들의 '식탁'이 점점 '신선'해지는 이유는 있다. 우주에서의 과일 재배는 아직 전이지만 유인 화성탐사와 달의 인류 기지 건설 등 장기적인 우주여행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자체적인 동식물 재배가 필수적인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NASA측은 ‘Veg-01’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해 우주선 안에서 안전한 야채를 공급할 ‘텃밭’을 개발해 왔다. 우주에서의 식사는 인류 우주탐사 역사와 똑같다. 1961년 러시아의 우주비행사였던 유리 가가린은 고기를 으깨어 물을 넣고 걸쭉하게 만든 퓌레(Puree)를 치약 튜브처럼 생긴 용기에 넣고 빨아먹었다. 이후 우주비행사의 개인 식성에 맞춘 다양한 음식들이 개발됐는데 최근에는 완전히 조리된 음식의 부분 또는 전체를 진공상태 혹은 냉동상태로 포장해 ISS 내에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지난 2월 미국 우주인 테리 버츠는 우주에서 직접 만든 치즈버거를 공개한 바 있다. 버츠는 진공 포장된 소고기 패티와 머스타드 소스, 토마토, 치즈 등 다양한 재료로 그럴듯한 치즈버거를 만들어 먹었다. 또한 에그타르트부터 액체상태의 콜라도 포장돼 ISS로 배달되며 추수감사절 등 특별한 날에는 우주비행사들도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특식을 먹기도 한다. 우주비행사들은 이렇게 먹고 소화한 소변을 모아뒀다가 재활용해 물로 마신다. ISS에는 긴급사태에 대비해 2000ℓ 분량의 물이 예비용으로 있지만 보통 소변을 정화해 식수로 마시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러시아 우주인들은 땀과 입김, 쓰고 남은 물만 정수해 먹고 소변은 안마신다는 점이다. 이에 몇몇 서구언론은 '미국 우주인은 러시아인의 소변을 마신다' 는 웃기는 제목을 달기도 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6] 국수와 파스타

    국수(면)만큼 거의 세계 전역에서 즐기는 음식도 흔치 않다. 국수의 모양이나 요리법, 곁들이는 고명은 지역의 특징에 맞게 변천했지만, 그 원형은 유라시아 문명 교류의 중요한 상징이다. ●국수, 기원전 5000년 중앙아시아 유목민 음식서 유래 면(麵)은 중앙아시아로부터 전해진 밀가루를 이르는 말이다. 진나라 때 서역인이 ‘밀’이라고 부르는 말을 한자로 음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국수라는 말은 삶은 면을 물에 헹궈 건져 올린 것을 뜻하는 한자어다. 따라서 밀가루를 반죽해 물에 넣고 삶은 게 면이자 국수다. 국수는 기원전 5000~6000년쯤 중앙아시아 유목민의 음식이었다. 반면 서양인은 기원전 3000년쯤부터 밀가루로 음식을 만들었다. 그들의 주식인 고기에 부족한 탄수화물을 섭취하기 위해서다. 국수가 빵보다 역사가 깊은 셈이다. 국수의 유래에 대해 많은 학설이 있지만, 국수가 유목민의 음식인 까닭은 우선 남방의 쌀과 달리 밀은 북방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반죽한 밀가루를 굳이 수고스럽게 손바닥으로 비벼서 가는 국수 형태로 만든 것은 잠시 머문 정착촌에서 국수를 물에 삶을 때 되도록 빨리 익히기 위해서다. 가느다란 국수가 식감이 좋고 소화도 잘 됐을 것이다. 또 양고기나 마른 야채 등을 넣고 함께 끓여도 잘 어울린다. 다시 이동할 때에는 반죽한 국수만 잘 보관하면 그만이다. 오히려 숙성의 맛을 더할 수 있다. 국수는 기원전 1~2세기 후한 때 실크로드 상인에 의해 동쪽으로 전파된다. 국수는 진과 당을 거쳐 송나라 때 꽃을 피운다. 송의 수도 카이펑에서는 높은 성벽이 사라지고 개방된 국제도시답게 노점이 성행했다. 이 노점에서 국수에 국물을 붓고 고기 절편 등 고명을 얹어 먹었다. ●통일신라~고려초 한반도 유입... 밀가루 귀해 잔치때만 맛 봐 이 시기인 (통일)신라 또는 고려 초 한반도에도 국수가 전해진다. 그러나 우리 땅에선 밀가루가 귀한 식재료였다. 따라서 조선 시대 때까지도 결혼식, 회갑연, 제례일 등 특별한 날에만 국수를 맛볼 수 있었다. 이는 요즘 결혼식장에서 잔치국수를 내놓고 또 일부 지역에선 제사상에 삶은 국수를 올리는 전통으로 이어진다. 우리의 국수 요리는 크게 냉면, 비빔국수, 국수장국(온면), 제물칼국수로 나뉜다. 이 4종에서 무려 60여 가지의 국수 음식이 탄생한다. 우리는 메밀이나 녹두 가루도 국수 재료로 썼다. 함경도와 평안도에는 비빔국수와 냉면이 있다. 황해도 개성은 예부터 부유한 상인이 많이 살던 곳인 만큼 귀한 밀국수를 즐겼다. 지금 밀국수의 본고장은 옛 개성처럼 국제적 항만 도시인 부산이다. 6·25전쟁 이후 미군 원조로 받은 밀가루 덕분이다. 이어 한양에서는 각종 국수 음식이 다 있었지만 특히 전통식 온면을 으뜸으로 여겼다. 온면의 국수는 밀가루 외에도 메밀가루 등을 썼다. 경기도에선 국물이 걸쭉하고 구수한 칼국수를 먹었다. 온면은 삶은 국수를 먼저 그릇에 담은 뒤 맑은 형태의 육수를 부어 깔끔한 맛을 낸다. 반면 제물칼국수는 각종 식재료가 들어간 육수에 국수를 함께 넣고 푹 끓인다. 전라도와 경상도도 만들기 편한 칼국수를 즐겼는데 다만 서해 지역은 조개, 동해나 남해 지역은 멸치, 육수 등 지역 특산물로 맛을 더했다. 까다로운 선비의 고장이라는 안동의 건진국수는 일종의 칼국수이긴 한데, 이를 다시 온면 방식으로 국수를 건져 육수를 붓는 정성을 더 들였다. ●9세기 이슬람 시칠리아 지배하며 국수 유럽에 전파 동양에선 국물과 함께 먹는 국수 음식이 발달된 반면 서양에선 국물 없이 소스를 이용한 국수를 선호했다. 로마 제국이 멸망한 뒤 게르만족, 바이킹족 등이 유럽에서 득세하는 동안 중동에선 신흥 이슬람 세력이 힘을 확장하고 있었다. 이슬람 세력은 중앙아시아도 손에 넣으며 현지 음식인 국수를 받아들인다. 그들은 북아프리카와 스페인을 굴복시킨 뒤 오래전부터 지정학적으로 유럽의 교두보 역할을 하던 시칠리아마저 정복한다. 827년 이슬람군 1만명이 시칠리아 섬에 상륙해 200여년 동안 지배하면서 중앙아시아에서 배운 국수 요리를 처음 유럽 땅에 전파한다. 유럽 남부의 지중해 근처에는 흰 경질밀보다 노란 듀럼밀이 흔했다. 듀럼밀은 단단하고 거칠지만 접착력과 탄력성이 좋다. 우리가 아는 파스타의 노란색 국수 원료다. 스파게티는 300여종에 이른다는 파스타의 한 종류일 뿐이다. 이슬람인들은 듀럼밀로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이게 이탈리아 본토인 나폴리 등을 거쳐 오늘날 세상에 퍼진 파스타가 된다. 토마토소스는 남미의 작물인 토마토가 유럽에 전해진 것이 16세기, 식재료가 된 게 19세기 중반인 만큼 나폴리 등에서 소스로 사용하다가 이탈리아계 미국 이주민이 늘면서 확산된 것이다. 그전엔 치즈 가루 등만 뿌려 맛을 냈다. ●흰 경질밀아닌 노란 듀럼밀 사용... 포크 사용문화로 면 길이 짧아져 그럼 왜 긴 가닥의 국수가 마카로니 등처럼 짧고 도톰한 모양의 파스타(쇼트 파스타)로 바뀐 것일까. 또 이슬람권에서는 왜 국수가 거의 사라졌을까. 국수를 먹는 방법의 차이에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에서는 고대 시절부터 젓가락과 숟가락을 사용했다. 젓가락은 길고 미끌미끌한 국수 가닥 한 올까지 잘 잡을 수 있다. 반면 서양인은 포크를 쓴다. 우리 상식과 다르게 유럽 귀족이 지금과 같은 모양의 포크를 사용한 것은 베네치아 공국 이후였고, 백성은 대부분 손이나 작은 칼을 썼다. 그러니 가느다란 국수 가닥을 잡기에는 불편했다. 따라서 더 굵거나 또는 나사 모양으로 돌돌 감은 국수를 파스타의 재료로 사용했다. 아울러 이슬람인은 손으로 음식을 집어서 먹는 게 전통인데, 끈적끈적한 육즙을 묻혀 미끈거리는 국수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했을 것이다. 옛 이란 원주민은 국수를 이르는 말을 가느다란 ‘실’이라는 뜻과 함께 썼다. 음식은 언어처럼 더 나은 진화를 향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래서 음식의 원형을 찾는 노력을 하면 인류 문명의 긴 역사가 보일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필름 끊긴 피해자 준강간 처벌 어려워져

    지난해 2월 새벽 잠에서 깬 A(24·여)씨는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질렀다. 자신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침대에 누워 있음을 알게 된 것. 옆에서는 생전 처음 본 남자가 성관계를 시도하고 있었다. 서울 청담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취한 A씨를 호텔로 데려온 B(44)씨였다. 기억은 없지만 상황을 직감한 A씨는 서둘러 호텔을 빠져나와 112 신고를 했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부축을 받아 호텔방으로 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증거로 B씨를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형법 299조는 A씨와 같은 항거불능(자신의 행위에 대해 정상 판단을 못 하는 것)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하는 것을 ‘준강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올 2월 서울중앙지법에 이어 6월 서울고법도 B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항거불능이 아닌 ‘블랙아웃’(Blackout) 상태였다는 변호인 측 논리를 받아들인 것이다. 블랙아웃은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에 빠지지만 의식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과음 뒤 ‘필름이 끊기는 것’과 유사한 상태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에는 성관계를 하려 했는데 나중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준강간 사건에서 블랙아웃에 대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준강간 사건은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 설사 피해자가 기억이 없더라도 피의자가 준강간 상황으로 이끈 것은 명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변호인들이 블랙아웃이라는 개념을 집중적으로 들고 나오면서 상황은 변했다. 법원은 물론 검찰의 기소단계에서도 상당 부분 블랙아웃 개념이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논란이 되는 것은 블랙아웃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보통 준강간 사건에 대한 판결은 CCTV 영상에 나타나는 피해자의 걸음걸이가 기준이 된다. 올 1월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선고된 또 다른 준강간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 모텔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잡혔다. 하지만 A씨 사건의 경우 블랙아웃의 범위를 넓혔다는 게 기존 판례와 다르다. 피해자 A씨가 B씨의 부축을 받았지만 자기 발로 걸었고, 성관계 저지 이후 8층 높이의 계단을 단 1분 만에 뛰어내려 온 점 등으로 볼 때 항거불능 상태로 보기엔 미심쩍다는 게 이유가 됐다. 법조계에서는 블랙아웃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법원에서 의학계 등의 도움을 받아 블랙아웃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한 뒤 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도 블랙아웃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학적으로는 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차이를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블랙아웃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사법부의 판단이 자칫 피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필름 끊긴 피해자 준강간 처벌 어려워져

    지난해 2월 새벽 잠에서 깬 A(24·여)씨는 소스라치게 놀라 비명을 질렀다. 자신이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침대에 누워 있음을 알게 된 것. 옆에서는 생전 처음 본 남자가 성관계를 시도하고 있었다. 서울 청담동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만취한 A씨를 호텔로 데려온 B(44)씨였다. 기억은 없지만 상황을 직감한 A씨는 서둘러 호텔을 빠져나와 112 신고를 했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부축을 받아 호텔방으로 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증거로 B씨를 준강간미수 혐의로 기소했다. 형법 299조는 A씨와 같은 항거불능(자신의 행위에 대해 정상 판단을 못 하는 것) 상태를 이용해 간음 또는 추행하는 것을 ‘준강간’으로 규정한다. 하지만 올 2월 서울중앙지법에 이어 6월 서울고법도 B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항거불능이 아닌 ‘블랙아웃’(Blackout) 상태였다는 변호인 측 논리를 받아들인 것이다. 블랙아웃은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에 빠지지만 의식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흔히 과음 뒤 ‘필름이 끊기는 것’과 유사한 상태다. 재판부는 “A씨가 당시에는 성관계를 하려 했는데 나중에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검찰은 지난 7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준강간 사건에서 블랙아웃에 대한 해석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준강간 사건은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 설사 피해자가 기억이 없더라도 피의자가 준강간 상황으로 이끈 것은 명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변호인들이 블랙아웃이라는 개념을 집중적으로 들고 나오면서 상황은 변했다. 법원은 물론 검찰의 기소단계에서도 상당 부분 블랙아웃 개념이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논란이 되는 것은 블랙아웃에 대한 법원의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보통 준강간 사건에 대한 판결은 CCTV 영상에 나타나는 피해자의 걸음걸이가 기준이 된다. 올 1월 서울고법에서 무죄가 선고된 또 다른 준강간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 모텔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잡혔다. 하지만 A씨 사건의 경우 블랙아웃의 범위를 넓혔다는 게 기존 판례와 다르다. 피해자 A씨가 B씨의 부축을 받았지만 자기 발로 걸었고, 성관계 저지 이후 8층 높이의 계단을 단 1분 만에 뛰어내려 온 점 등으로 볼 때 항거불능 상태로 보기엔 미심쩍다는 게 이유가 됐다. 법조계에서는 블랙아웃의 판단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지역의 한 형사사건 전문 변호사는 “법원에서 의학계 등의 도움을 받아 블랙아웃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한 뒤 선고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도 블랙아웃에 대해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의학적으로는 블랙아웃과 항거불능의 차이를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블랙아웃을 광범위하게 인정하는 사법부의 판단이 의학적으로는 자칫 피의자에게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5] 전주와 진주의 비빔밥

    [김경운 기자의 맛있는 스토리텔링 5] 전주와 진주의 비빔밥

    1998년 우리 국적 항공사가 기내식 메뉴로 비빔밥을 개발했다. 좁은 비행기 안에서 먹는 기내식이라면 누구나 별다른 거부감 없이 좋아하는 쇠고기 스테이크나 닭고기 요리가 무난한데, 아직 세계인들에게 낯선 우리 전통식을 기내식으로 채택한 것이다. 과감한 선택이었지만, 당시 이 비빔밥의 맛은 밍밍한 샐러드에 밥을 뒤섞어 먹는 수준이었다. 외국인 승객들의 입맛을 감안해 비벼 먹는 소스는 고추장이 아니라 케첩처럼 시큼한 맛이었고, 고명에는 밥과 어울리지 않는 레몬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비빔밥에 길들여졌고, 지금은 거의 완벽한 구성의 나물 고명과 고추장에다 참기름까지 제공된다. 외국인 승객들이 더 좋아하는 듯하다. 비빔밥은 세계 기내식 경진대회에서 최고상을 받았다. 비빔밥은 이미 세계인의 맛이 됐다. ●차례상 나물 비벼 먹는데서 유래 비빔밥의 유래는 제사상이나 차례상에 오른 고사리, 시금치, 도라지 등 삼색 나물을 오래 보관할 수 없는 탓에 가족끼리 모여 밥에 비벼 먹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나물과 탕채를 간장에 비벼 먹는 경북 안동의 헛제사밥이 비빔밥의 한 종류로 명맥을 잇고 있는 것으로 봐선 비빔밥은 식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조화롭게 비비고, 함께 나눠 먹는 한국인의 식문화를 잘 보여주는 음식이다. 우리는 막국수도 큰 쟁반에 담아 뒤섞은 뒤 함께 나눠 먹는 쟁반 막국수를 즐긴다.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니 더 즐겁다. 비빔밥은 우선 전북의 전주비빔밥을 꼽는다. 전주비빔밥의 특징은 물에 데친 콩나물과 쇠고기 육회 또는 볶음, 황포묵을 고명으로 빠뜨리지 않는 것이다. 황포묵은 녹두 청포묵에 노란 치자물을 들여 만든 묵이다. 전주는 예부터 수질이 좋아 콩나물에 쓰이는 콩의 품질이 좋다고 한다. 무와 오이, 당근, 애호박, 표고버섯 등도 들어간다. 특히 밥은 소 양지머리 고기를 푹 고은 물로 지어 비빌 때 밥알이 서로 달라붙지 않고 윤기가 나도록 했다. 고명의 가운데에 계란을 하나 얹어 화룡점정을 찍는다. ●전주 콩나물, 육회, 황포묵 고명 필수...진주 바지락살에 선짓국 겯들여 사실 대중적인 전주비빔밥에 견줄 만한 전통 비빔밥이 있다. 경남의 진주비빔밥이다. 진주비빔밥의 특징은 고명 등이야 전주비빔밥과 크게 다르지 않아도 해산물이 풍부한 지역인 만큼 바다의 향내가 함께 스몄다. 또 화려한 맛과 모양을 자랑한다. 고명에 깨소금 등으로 무친 돌김과 바지락살을 넣고 끓여 국간장으로 간을 한 보탕국 또는 선짓국을 함께 먹는다. 진주는 조선 시대 중앙에서 파견된 관료가 지방 향리들과 더불어 국경 지역을 책임져야 하는 남해안의 행정 거점이었다. 잘나가는 관료가 잠시 머물다가 다시 출세해서 올라가기 때문에, 향리들도 그를 깍듯하게 받들어야 했을 것이다. 따라서 접대 또는 교방 문화가 발달한 것으로 보인다. 임진왜란 때 논개의 기개에서 명문 기생의 면모가 엿보인다. 진주비빔밥을 접대용으로 볼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콩나물도 하나하나 꼬리만 따서 썼고, 고추장은 엿과 섞은 맛 고추장을 사용한다. 나물도 버무리는 손가락 사이에서 뽀얀 물이 나오도록 까부라지게 무쳤다고 한다. 본래 북쪽 지방 음식인 평양냉면이 남단인 진주에 전해져 진주냉면이라는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비빔밥과 같은 맥락이다. 진주냉면은 만드는 데 지나칠 정도의 극진한 정성이 들어간다. 화려하고 푸짐한 요리 한 상을 잘 접대받은 뒤 마무리 코스로 입맛을 즐겁게 하는 게 진주냉면 또는 진주비빔밥이었다. 요즘 우리가 고기구이를 배불리 먹고도 굳이 냉면 한 그릇이나 된장찌게를 찾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진주냉면, 쇠고기-해산물 육수에 배추김치, 쇠고기전 고명 진주냉면은 육수를 쇠고기와 해산물로 함께 우려 내는 게 특징이다. 소뼈와 양지, 사태 등을 12시간 이상 고면서 마른 문어와 홍합, 죽방멸치, 바지락, 황태, 새우 등을 5시간 정도 끓인다. 거의 졸여서 진액을 뽑는 수준이다. 이때 비린내는 무쇠로 만든 봉을 가마솥에 넣어 잡아 준다. 육수에 철분을 더해주는 효과도 있다. 육수는 식혀서 15일 동안 저온숙성을 해둔다. 고명으로 잘 익은 배추김치를 다져 넣고 쇠고기 우둔살에 계란을 입혀 부쳐 낸 쇠고기 전과 화려한 모양의 지단도 쓴다. 전통의 진주냉면 집이 진주 시내에 몇 곳 있었다는데, 하도 만들기 힘들어 대부분이 장사를 접었다고 한다. 명맥이 끊기기 전에 꼭 맛봐야 하는 전통의 명품 음식이다.  <비빔밥> 시인 고운기  혼자일 때 먹을거리치고 비빔밥만한 게 없다  여러 동무들 이다지 다정히도 모였을까  함께 섞여 고추장에 적절히 버무려져  기꺼이 한 사람의 양식이 되러 간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200년 내려온 잼 요리가 나를 살려… 한국 지점은 가족이 찾는 공간 되길”

    “200년 내려온 잼 요리가 나를 살려… 한국 지점은 가족이 찾는 공간 되길”

    봉긋한 수란을 나이프로 갈랐더니 유정란 특유의 샛노란 노른자가 쫀득한 잉글리시 머핀 위로 흘러내린다. 홀랜다이즈 소스를 묻혀 베어 물면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진다. 미국식 브런치(아침 겸 점심)의 정수라는 에그 베니딕트다. 뉴욕 시민과 일본 여성들을 사로잡은 이 요리로 사라베스 러빈(72)은 ‘브런치의 여왕’ 자리에 올랐다. 세계적인 산해진미가 모인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국내 첫 점포를 연 사라베스 키친의 창업주 러빈을 지난 27일 만났다. 현대백화점은 사라베스 키친을 유치하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였다. 판교점에 입점한 식당 가운데 유일하게 수입패션 매장이 즐비한 2층에 자리를 내줬다. 주말에는 백화점 개점 1시간 30분 전인 오전 9시부터 영업하도록 하는 등 특급 대우를 했다. 사라베스 키친은 조미를 최소화해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린 건강한 음식을 추구한다. 에그 베니딕트 외에도 토마토 수프와 시림프롤 오픈 샌드위치가 유명하다. 미국에 11개, 일본에 4개의 점포를 운영하는 사라베스 키친이 국내에 들어왔다는 소문에 손님이 몰리면서 개점 첫날인 지난 21일에는 90여팀이 줄을 서고 4시간가량 기다리는 등 한바탕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뉴욕에서 15시간을 날아온 러빈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만큼 건강하고 활력이 넘쳤다. 에그 베니딕트에 들어가는 빵인 잉글리시 머핀을 들고 “이렇게 왕관 모양으로 빚은 빵은 오직 사라베스에서만 볼 수 있다”고 자랑했다. 두 아이를 낳고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생계 전선에 뛰어든 그를 구원한 것은 러빈 가문에 200년 동안 대물림된 잼 요리법이었다. 러빈의 오렌지·살구 마멀레이드는 미국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마사 스튜어트도 인정한 맛이다. 전 세계 5000개 이상 식료품 매장과 특급호텔에서 선보이고 있다. 즉석에서 잼 뚜껑을 딴 뒤 한 숟갈 퍼서 자신 있게 권하던 러빈은 이렇게 말했다. “이 잼이 바로 나 자신이에요. 이게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사라베스 키친도 없었을 겁니다.” 러빈은 자신의 식당이 가족 모두가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기대했다. 1981년 미국 뉴욕에 처음 식당을 낸 그는 “유모차에 탄 채로 내 식당에 왔던 이들이 자식을 낳아 유모차를 끌고 다시 온다”면서 “일본 점포에는 주로 여성 손님이 많지만 한국의 사라베스는 가족 모두가 즐겨 찾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피자알볼로,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 ‘최고 품질 경영 부문’ 대상 수상

    피자알볼로,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 ‘최고 품질 경영 부문’ 대상 수상

    건강한 수제피자를 선보이는 프랜차이즈 피자전문점 피자알볼로가 지난 27일 개최된 ‘2015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품질 경영’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대상은 동반성장 부문을 비롯한 21개 분야에서 경영문화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공공기관 또는 기업을 선정, 경영성과 및 업적을 치하하기 위해 열리는 시상식이다. 매경닷컴에서 주최하고 매일경제,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후원하는 행사로 공신력이 높다. 피자알볼로는 그간 경영에 있어서 엄격한 위생관리와 철저한 품질관리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고객들에게 신선하고 안전한 재료만으로 뛰어난 품질의 피자를 제공해왔다. 매장에서 오이를 직접 썰어 피클을 만들고, 토마토소스도 직접 매장에서 끓여 만든다. 또한 불고기도 직접 볶아 토핑하며 수제로 만든 도우만을 사용한다. 유통기한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모든 식재료에는 제조일자를 표시해두며, 선입선출 방식의 식자재 사용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채소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현지에서 수급하며, 유니폼착용, 손세척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수상에는 위와 같은 피자알볼로의 품질 부분 경영 철학에 대한 노력이 높게 평가됐다. 피자알볼로 관계자는 “어떤 재료를 쓰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재료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중요하다. 건강한 식재료를 철저히 관리하여 최고 품질의 피자를 고객들에게 제공해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여 양질의 재료만을 사용한 수준 높은 피자를 선보이며 고객들을 만족시키겠다”고 전했다. 한편, 피자알볼로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영 대상의 수상을 비롯해 제19회 한국유통대상 상의회장상, 세종대왕 나눔봉사 대상, 한국프랜차이즈 대상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등 다양한 시상식에서 수상을 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세계의 조형예술 龍으로 읽다] 파리 노트르담성당의 무량보주 /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서양 미술에는 로제트(rosette)라는 국화같이 생긴 조형이 있다. 문양집에는 ‘장미’항(項)에 로제타 조형이 들어 있다. 실제로 로제트라는 말은 장미(rose)의 축소형이지만 무늬에만 쓴다. 그런데 장미와 로제트는 조형이 전혀 다른데 왜 이런 오류로 혼란을 일으킬까. 로제트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1. 장미꽃 모양의 다이아몬드 2. 땅 위에 붙어 방사상으로 퍼져 나는 잎. 또는 잎이 그러한 모양으로 나는 식물 3.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등의 뜻이 있지만 장미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세계 학자들이 로제트라고 부르는 조형을 살펴보면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을 일컫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화나 연꽃 모양에 가깝다. 그런데 꽃의 모양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국화 모양이고 연꽃 모양이다. 그런데 왜 이런 조형이 세계 곳곳에 보편적으로 있을까. 그렇다면 로제트의 순수 조형은 어느 특수한 식물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보편적인 상징을 띠는 것이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른바 로제트라는 조형은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 로마, 페르시아, 인도, 한국 등에 널리 퍼져 있다. 그 가운데 고딕 성당의 거대한 투명 원형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로제트 창’이라 부르지 않고 ‘장미 창’이라 잘못 부르고 있다. 즉 장미와 로제트는 전혀 다른데 이처럼 큰 오류는 어찌 된 것일까. 동양에 이르면 같은 조형을 보고 ‘국화’라고 부른다. 그 조형이 만일 보편적인 상징을 띤다면 특정한 장미가 아니듯 특정한 국화가 아닐 것이다. ●고대 아시리아, 이집트, 그리스에 널리 퍼진 ‘로제트’ 조형 어느 날 ‘꽃잎을 방사상으로 그린 둥근 모양의 장식 무늬’를 뚫어지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마침내 채색 분석을 하다가 이렇게도 시도할 수 있지 않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용기와 결단성이 없으면 어렵다. 위아래 조형은 다르나 같은 개념이다①. 즉 로제트나 국화 모양은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 있는 무량보주가 된다. 그런데 동양에서와 마찬가지로 BC 700~600년 그리스 항아리에 그려진 신화 배경에 중앙에 보주가 있고 주변에 보주가 둘려진 무량보주들을 보고 놀랐다②. 조선 불화의 검은 하늘에 있는 무량보주와 똑같았기 때문이다③. 즉 로제트의 채색 분석에서 중앙의 보주와 주변의 보주들만 남기면 무량보주가 되는데 그저 정적인 상태가 아니고 주변으로 무한히 확산하는 역동적인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 된다. ●채색 분석에서 중앙·주변 보주만 남기면 ‘무량한 확산’ 우리 교육 과정은 지식의 수집에 익숙해 인식의 문제는 등한시하는 것 같다. 인식은 끝없는 체험의 과정이다. 이 연재는 학교 교육 과정에 배우는 것처럼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고 조형의 인식 과정을 쓰지 않을 수 없으므로 간혹 중대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감성적 표현을 아니 할 수 없다. 특히 조형예술 분야는 요즘 에피소드 중심의 답사기가 유행하면서 인식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해 가는 것 같다. 위대한 조형예술 작품을 대하면 놀라기도 하고 감동을 느낀다. 인간은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감성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지만, 상대 개념인 이성과 균형과 조화를 지키지 않으면 미술사학은 연구할 수 없다. 감성이 결핍돼 있는 사람은 작품 앞에서 아무 느낌이 없어서 감성적 표현을 부정하기까지 한다. 놀라거나 감동을 받지 않으니 작품의 진위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성과 이성의 분별이 어디 있으랴. 만물생성의 근원인 ‘무량보주’라는 용어는 필자가 만들었으나 요즈음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도 표현하는 것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새로이 느낀다. 처음에 이른바 로제트의 조형언어를 채색 분석하기 시작하면서 직감이지만 방사선으로 뻗어나간 긴 잎은 잎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긴 잎 모양의 끝 부분 안에는 완벽한 원이 내재돼 있다는 확신이 들어 원을 그려 채색 분석해 보니 과연 완벽한 원이며 보주였다. 그리고 보니 중앙의 보주에서 많은 보주가 사방팔방으로 확산하는 조형이 아닌가. 그런데 과연 이렇게 해독해도 될까. 그러나 마음속으로는 경이를 느꼈다고 해도 증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며, 분명히 증명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 있었다. ●크노소스 궁전 천장에는 백제 동하총과 똑같은 연꽃 크레타의 수도 헤라클리온에서 5㎞ 남동쪽으로 떨어진 곳에 위치한 크노소스 궁전은 BC 1700년 건축됐으며, BC 1400년까지 이용됐다. 그 스타코 천장에는 놀랍게도 백제의 수도 웅진(공주) 능산리 왕릉 군 가운데 하나인 동하총(東下塚) 천장과 똑같이 연꽃같이 보이는 무량보주가 영기문과 하나가 돼 소용돌이치고 있다④, ⑤. 그리스 것은 양식화됐고, 백제 것은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이되 영기문은 형태는 다르나 모두 제1영기싹의 변형일 뿐이다. 크노소스 궁전이나 백제의 무덤이 모두 영기문에서 무량한 보주가 확산해 소우주인 궁전에 대생명력이 가득하고, 역시 소우주인 백제 왕릉 안에서 우주의 대생명력이 보주로 형상화돼 가득 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어 놀랍다. 고구려 무덤벽화 천장에는 대부분 큰 연꽃이 그려져 있다. 왜 천장에 연꽃이 그려져 있는지 그 까닭을 알 수 없었으며 아무도 의문을 제시한 사람도 없었다. 일본 학자들은 천장에 그려져 있으니 하늘에 있는 연화, 즉 천연화(天蓮花)라고 불렀고 아무 설명도 하지 못했으며 우리도 그 용어를 따랐다. 그러나 그 조형들을 수없이 그려 보고 채색 분석하면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고 해독하고 나니 이 소우주인 무덤 안에 대우주의 대생명력을 보주가 가득하도록 천장에 조형화했음을 알 수 있었다. 연꽃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기와를 연구한 필자는 의문점이 많았다. 조형상의 연꽃잎에서는 한 개 혹은 두 개의 타원체 혹은 구체(球體) 모양이 생겨나고 있는데, 일본학계에서는 돌기가 하나 있으면 단판(單瓣·하나의 꽃잎)이라 부르고⑥, 두 개가 있으면 복판(複辦·많은 연꽃잎)이라 부른다⑦. 그런데 그 얇은 연잎에 그런 팽만감 있는 돌기가 따로 한 개 혹은 두 개가 있을 리 없으며, 그대로 쓸 것이면 복판도 쌍판(雙瓣)이라 불러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돌기는 하나이거나 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기와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한국의 기와 전공자는 일본의 엄청난 연구 성과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러나 기와의 조형과 상징의 본질이 새로이 밝혀진 지금 수백 년 연구 성과는 물거품이 돼 버리고 만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와당 가운데 통일신라 월지 출토 수막새 조각은 연잎이 아예 없고 중앙에 보주가 있으며, 주변이 보주들로만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중국 북제의 와당을 보고는 더욱 그런 조형이 완벽해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이것은 불교미술 연구의 대전환점을 이루는 순간이었다. 이런 기와들로 단판이나 복판이라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게 됐다. 더 나아가 넓은 잎 전체가 풍만해지면서 보주화하는 조형도 눈에 새로이 인식하게 됐다. 연꽃의 씨앗들만 보주가 되는 것이 아니고, 뜻밖에 연잎들도 모두 보주화해 가는 과정을 찾아내면서 큰 놀라움에 흥분했다. 이것은 세계미술사학 연구사에서 중대한 발견이기 때문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도 같은 조형 중국 수나라 석불의 연화대좌를 보면 넓은 연잎에서 각각 두 개의 보주가 생겨나는 듯하다. 이것을 복판이라 했으니 그 말 자체가 틀리다. 필자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공부하면서 높이 5m에 이르는 드높은 석등을 매일 대하면서도 하대의 연잎에서 큰 반구형 보주가 생겨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것이 보주로 보인 것은 보주가 무엇인지 밝히고 난 다음이었다. 지난봄 건축학회 발표차 프랑스에 갔을 때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고 경악했다. 1190년 완성된 초기 고딕 양식의 웅장한 대성당 천장 바로 밑 부분에 화려하고 큰 영기창의 조형은 거대한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었으며, 보주마다에서 성스런 조형들이 화생하고 있는 광경을 보았기 때문이다⑧. 그 조형을 단순화해 채색 분석하여 보니 와당에서 일어나는 보주의 무량한 확산과 똑같지 않은가⑨. 그 성당의 여러 장미창(Rose Window·실은 ‘보주창’이라 불러야 한다)은 조금씩 다를 뿐 모두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을 보여 주는 조형이었다.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 한국 와당과 유사 그러면 서양에서는 언제부터 무량보주 혹은 보주의 무량한 확산의 조형이 만들어졌는가. 지난해 여름 아테네 국립박물관에서 그리스 문명 이전의 미케네 문명 발굴품을 보면서 완벽한 금제 무량보주 조형이 이루어진 것을 보고 놀랐다. 그런 금제 조형이 만들어진 곳은 그리스 남부 아르골리스의 선사시대 도시 티린스다. 이 문명은 BC 1400~1200년 절정을 이루었는데 출토품에서 눈을 의심할 만큼 우리나라 와당의 무량보주와 똑같은 조형을 보았다10. 연꽃의 꽃잎이 씨앗과 더불어 보주화돼 갈 뿐만 아니라 보주의 무량한 확산이라는 개념을 얻어 가는 과정과 이를 뒷받침하는 동서양의 작품들을 발견할 때마다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고 세계 조형예술의 많은 부분이 풀리는 감동적인 시간들이었다. 대우주에 가득 찬 보주를 ‘보주에서 무량하게 확산하는 조형’으로 표현한 것은 동서양이 같았으나, 수천 년 동안 이 모든 무지와 오류들이 축적돼 온 것은 지금까지 보주의 개념을 알아낸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용에서 알아낸 보주이기에 용의 본질을 모르면 세계 조형예술은 풀리지 않는다. 서양에는 동양에서와 같은 용은 그리 많지 않으나 용성(龍性)을 지닌 조형들은 많기 때문에 ‘세계의 조형예술, 용으로 읽다’라는 연재의 표제가 가능했던 것이다. 서양에는 서양인들에게 보이지 않았던 용성을 지닌 조형들이 너무나 많아서 필자가 하나하나 소개해 나가는 동안 여러분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것이다. 놀라움이란 철학의 시작이며, 인식의 극치에서 큰 놀라움을 체험한다.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
  • 치킨 프랜차이즈 ‘거성치킨’ 9월 3일~5일,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참가

    치킨 프랜차이즈 ‘거성치킨’ 9월 3일~5일,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참가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거성치킨’이 오는 9월 3일(목)부터 5일(토)까지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개최되는 ‘제35회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 참가한다. 국내 최대 수준 규모의 프랜차이즈창업박람회인 이번 박람회에서 거성치킨은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이 있는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창업과정과 노하우를 전달할 예정이다. 거성치킨만의 고유 비법 소스 및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평가 받고 있는 자사의 창업 노하우와 치킨 창업 관련 정보를 참가자들에게 제공하겠다는 것. 이와 더불어 거성치킨은 이번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를 통해 특별히 창업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도입한 맞춤형 창업 시스템을 소개할 계획이다. 창업 여건에 따라 신규 창업 외에 리모델링 창업이나 매장형, 테이크아웃형, 배달형 등 거성치킨의 다양한 창업 형태를 상담 받을 수 있으며 또한 거성치킨만의 프랜차이즈 창업 지원 혜택도 만나볼 수 있다. 거성치킨의 프랜차이즈 창업 지원 혜택은 가맹비 500만원 면제와 간판 무상지원, 최대 5,000만원 무이자 대출, 로열티 1년간 면제 등으로 치킨 프랜차이즈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철저한 매장 관리와 다양한 이벤트로 수익 창출을 지원해 많은 가맹점주들에게 만족을 얻고 있는 거성치킨은 창업비용 절감 및 본사 정책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때문에 합리적인 창업이 가능하며 인테리어 공사 마감시공 및 철저한 사후관리를 펼친다.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정책과 수요층 극대화를 통해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으며 본사 교육을 통해 매장운영에 필요한 메뉴 공급과 배송까지 제공되기 때문에 초보자도 창업이 가능하다. 거성치킨 관계자는 “고유의 특별 비법소스로 폭넓은 연령층의 입맛을 사로잡은 거성치킨은 차별화된 맛과 메뉴로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프랜차이즈 창업문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과 재료의 고급화, 철저한 위생관리, 그리고 지역별 전담 영업 관리직원이 철저하게 1:1로 가맹점을 관리해줘 지속적인 매출증대가 가능하도록 도와준다”며 “무엇보다 상권을 완벽하게 분석하고 주요 동선을 파악한 입지 전략을 펼쳐 수익을 증진시키기 때문에 창업자와 소비자, 본사 모두가 만족스러운 프랜차이즈 창업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거성치킨에 관한 자세한 내용 및 이번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참가에 대한 상세한 사항은 거성치킨 홈페이지(http://www.geosungchicken.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인사]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 김병환△자금시장과장 주환욱△정책기획과장 김진명 ■공정거래위원회 ◇과장급△외교부 전출 김대영△공정거래위원회 전입 박제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영전략본부장 직무대리 이제승△예술진흥본부장 직무대리 류재수△문화나눔본부장 박두현△운영총괄본부장 양효석△정책평가부장 이윤희△경영인사부장 강병주△창작지원부장 양한성△아르코 예술인력개발원장 이한신△문화복지부장 강지훈△문화누리부장 장용석△문화예술후원센터장 김한구△공연운영부장 정철 ■브릿지경제 △온라인뉴스부장 김성욱△편집국 금융증권부장 이승제 ■아시아타임즈 ◇국장대우△산업부장 안종일◇부국장△건설부동산부장 최환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승진 <이사급>△제약 영업부 김기성△백신 영업부 이규남△HIV 사업부 권희진△법무팀 오수정△도매유통팀 박동순<본부장급>△대외협력팀 김정식△영업기획팀 박진경 ■GSK 컨슈머헬스케어 ◇승진 <이사급>△영업부 윤장진<본부장급>△영업부 최용묵△재무부 허태석
  • 없는 게 없는 B급 상품 쇼핑몰 ‘싸게드림’ 최대 90% 할인

    없는 게 없는 B급 상품 쇼핑몰 ‘싸게드림’ 최대 90% 할인

    B급 상품 전문쇼핑몰이 파격적인 가격으로 쇼핑 트렌드를 흔들어 놓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나 단순반품, 긴급처분 상품 등 소위 ‘B급 상품’이라 불리는 물건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이유몰, 떨이몰, 임박몰 같은 인터넷 쇼핑몰이 경기불황을 타고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오픈한 싸게드림(http://cheapdream.co.kr)까지 이 대열에 새롭게 합류했다. ‘싸게드림’은 엄격한 품질관리 시스템과 식품에서 가전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무기로 오픈 직후부터 소비자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싸게드림 관계자는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제품의 질이 정상 상품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싸게드림에서는 소비자들이 정상 제품 못지 않은 퀄리티를 누릴 수 있도록 철저하게 검증된 제휴업체를 통해서만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또한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이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제품만을 공급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기존에 유통기한 임박 식품에 치중됐던 B급 상품을 과자, 음료, 농축산물, 통조림, 소스,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 가전, 주방, 전자, 생활, 편의, 미용 상품 등 생활전반에 필요한 모든 물품으로 확대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점 역시 ‘싸게드림’만의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모든 상품을 파격적인 할인가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매주 ‘화요일마다 열리는 개이득 장터(화개장터)’를 이용하면 최대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싸게드림 고객들은 “식품의 경우 유통기한 임박보다 과다 재고 할인 등 품질걱정이 없는 제품이 많아 더욱 좋다”, “단순반품 믹서를 30% 이상 할인된 가격에 샀다. 득템한 기분”, “정말 없는 게 없을 정도로 제품군이 다양해서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한편 ‘싸게드림’은 쇼핑몰 오픈을 기념 두번째 이벤트로 SNS에 포스팅 후 개소리(개개인의 소중한 리뷰) 게시판에 인증을 하면 랜덤하트박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실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식음료 특집] 농심, 신드롬이 된 짜장

    [식음료 특집] 농심, 신드롬이 된 짜장

    농심이 출시한 짜장라면인 ‘짜왕’은 출시 한 달 만인 지난 5월 국내 라면시장에서 2위로 뛰어오르더니 6월에도 128억원어치나 팔렸다. 두 달 연속 신라면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라면업계는 짜왕의 흥행을 신드롬이라고 부를 정도다. 짜왕의 인기 비결은 굵고 탱탱한 면발과 진한 간짜장 소스에 있다. 농심 면개발팀은 생면의 식감을 최대한 구현하기 위해 올해 초 개발한 굵은 면발에 다시마 성분을 새로 넣었다. 생면은 개발에만 1년이 걸렸다. 농심은 자체 개발한 신기술을 적용해 면의 열전달률을 높이고 수분 침투는 늦췄다. 덕분에 빠른 시간에 조리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면이 쉽게 퍼지지 않아 쫄깃함이 오래 유지된다. 다시마의 알긴산 성분도 면의 탄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농심은 중국집에서 먹는 정통 짜장면 맛을 내기 위해 고온 쿠커를 개발했다. 큰 프라이팬과 강한 불로 짜장을 볶는 효과를 내는 설비다. 짜왕 소스에 포함된 야채풍미유는 양파와 마늘, 파를 볶은 조미유로 실제 중국요리집에서 기름에 야채를 볶을 때 나는 맛과 향을 담았다. 감자, 양배추, 양파, 완두콩 등 건더기 스프가 풍부한 것도 짜왕의 비결이다. 농심은 짜왕을 파워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라면시장 파워브랜드는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베스트셀러를 말한다. 국내에는 신라면, 짜파게티, 너구리, 안성탕면 등 4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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