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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저항 청년 리더, 무장한 일당에 끌려가…‘고문 정황’

    미얀마 저항 청년 리더, 무장한 일당에 끌려가…‘고문 정황’

    웨이 모 나잉 얼굴 곳곳 피멍경관 살해 등 혐의로 붙잡혀“고문 당하고 숨질까 걱정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를 이끌던 20대 청년이 체포된 뒤 고문당한 모습이 공개돼 논란을 샀다. 17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중부 사가잉 지역의 몽유와에서 지난 15일 오후 체포된 웨이 모 나잉(26)이 심하게 맞은 모습이 담긴 사진이 소셜미디어상에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두손이 뒤로 묶인 채 얼굴 곳곳에 피멍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그는 체포 후 심하게 구타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친구들은 사진에 나온 복장과 얼굴을 보고 웨이 모 나잉이 맞다고 확인했다. 다소 살이 찐 외모 때문에 ‘몽유와의 판다’라고도 불리는 웨이 모 나잉은 몽유와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만달레이의 타이자 산, 양곤의 잇 띤자 마웅과 함께 미얀마에서 주목받는 시위대 청년리더이다. 그는 지난 15일 오토바이를 탄 채 시위를 벌이다 갑자기 돌진한 민간 차량과 충돌한 뒤, 군화를 신고 무장한 일당에 의해 끌려갔다. 그는 현재 미얀마군 북서사령부 건물에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 모 나잉이 구타당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떠돌자 가족과 지인들은 그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군부에 맞서던 인사들이 체포된 뒤 숨진 사례들이 있어 더욱 불안해하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소속 양곤 파베단 구 의장인 킨 마웅 랏(58)은 지난달 6일 밤 군경에 의해 끌려간 뒤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 이후 NLD 소속 인사 2명도 구금된 상태에서 숨졌다. 이슬람계 소수민족 출신인 웨이 모 나잉은 경관 살해, 절도, 선동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웨이 모 나잉의 어머니는 아들이 잡혀가는 장면을 소셜미디어(SNS)에서 봤다면서 최악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들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죄를 지은 적이 없다”며 “그는 정의의 편에 선 청년이며, 신이 자비를 베풀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미얀마 군부가 믿는 구석

    [김종대의 한반도 시계] 미얀마 군부가 믿는 구석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이 이끄는 미얀마 군부 세력은 뭔가 믿는 구석이 있다. 미국이나 중국이 절대 자신들의 내정에 개입하지 못할 것이라는 그런 믿음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미얀마를 포함한 10개의 아세안 국가들은 다른 나라에 감 놔라 배 놔라며 개입하지 못한다. 아세안 회원국인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을 보라. 민주국가는 보이지 않고 왕정이나 일당독재, 또는 민주화 초기의 혼란을 겪고 있는 나라들이다. 이들 나라는 대부분 소수민족 문제로 분열하고 내전을 겪었거나 가혹한 시민 탄압이 간헐적으로 자행됐다. 그러나 이걸 이유로 회원국 간에 서로 비난하거나 충돌한 적은 없다. 아세안이 설립된 1967년 이후 동남아에서 일어난 전쟁은 모두 외세의 개입에 의한 전쟁이었지 아세안 회원 국가 사이에 무력 충돌이 일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세안 창립 당시의 방콕 선언은 “어떠한 형태의 외세 개입”도 반대한다는 것을 강력히 천명하고 있고, 그 이후 아세안은 회원국들의 주권과 자결의 원칙을 지켜 왔다. 이는 나폴레옹 전쟁 후인 1814년에 왕정국가들이 만든 빈체제(Vienna system)와 비견된다. 반동적인 왕정연합 빈체제가 유럽에서 100년의 평화를 만들었다. 빈체제에 비해 느슨하기는 하지만 권위주의 공동체인 아세안은 지난 50여년간 동남아시아에서 평화와 번영의 초석이었다. 동남아 국가들의 핵심 문제는 민주주의가 아니었다. 진정한 국가안보는 권위주의건 사회주의건 나라를 잘 다스려 안정시키는 것이고, 남의 나라 일에 쓸데없이 간섭하지 않는 데 있다. 옆집에 불이 나도 내 집만 안전하면 되는 것이다. 실제로 아세안 국가들 중에는 팽창주의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 패권을 노리며 지역 질서를 변경하려는 수정주의 세력도 없다. 특별한 규범을 타국에 강요하지 않으면서 공존을 지향한다. 제국주의와의 투쟁 속에서 반외세와 자결의 역사를 써 온 강력한 동남아의 지역 정서라 할 수 있다. 이런 민족공동체 국가주의는 항상 민주주의를 압도한 사상으로 현재 동남아 질서의 토대를 형성했다. 미얀마 군부가 견고한 주권 사상으로 스스로를 정당화하면서 내전으로 악화되는 상황을 안정화한다면 과연 주변국이 개입할까? 지금 미얀마 군부는 북부 소수민족 무장 세력을 제압할 기회를 노리며 명분을 축적하는 중이다. 머지않은 시기에 군부는 탱크와 전투기를 앞세워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서 군사작전을 전개하게 되면 참혹한 희생이 따르더라도 상황을 깨끗이 정리할 것으로 기대한다. 비극이 다가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미얀마 시민불복종운동(CDC)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지원할 것을 기대하며 애타게 도움을 요청한다. 미국이 2010년의 시리아처럼 반군에 무기를 지원하게 되면 지정학적 격변으로 이어지는 시리아 사태의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 아랍의 봄에서 좌절한 중동과 달리 아세안 국가들의 시민들은 교육 수준이 높고 기술문명에 친화적이며 훨씬 개방적이다. 근본주의자들도 아니다. 시장경제에 힘입어 성장한 시민세력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세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미얀마 시민은 미얀마 군부가 믿는 신성한 주권의 사상을 잠식하면서 세계의 개입을 촉구한다. 국제사회가 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결단한다면 시민을 보호하는 인도적 개입을 구상할 수 있다. 21년 전에 새 천년을 맞이한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해 구성된 국제위원회(ICISS)는 개별 국가가 인권보호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경우 국제사회가 개입해야 한다는 ‘보호책임(R2P) 개념’을 고안했다. 이 개념은 주권과 충돌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다. 그러나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국가 주권을 우회하면서 시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촉진하고 학살 위협 피해자들에 대한 긴급 보호, 난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현대 기술문명을 활용한 활발한 소통과 적절한 자금 투입, 외교적 압박을 망라하는 구상이다. 교육과 정치의식 수준이 높은 동남아 시민과 연대하는 새로운 전략은 분명 중동보다 성공 가능성이 높다. 군부가 믿는 구석이 사라지는 것이다.
  •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중국 vs 나이키 기싸움, 승자는?

    [송현서의 각양각세(世)] 중국 vs 나이키 기싸움, 승자는?

    나이키와 H&M 등 글로벌 서구 패션 브랜드가 중국 신장에서 생산된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중국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해당 브랜드의 불매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G2로 부상한 중국과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싸움, 과연 어느 쪽의 승리로 끝이 날까. 현재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매 운동의 배경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 서북부에 있는 지역으로, 전 세계 면화의 5분의1을 차지한다. 중국은 역사적으로 해당 지역의 소수민족인 이슬람 신자들을 탄압해 왔다. 중앙정부로부터 독립하길 원하고, 중국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한족과 갈등을 빚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국제적인 테러 만행이 이어지면서 무슬림을 통제해야 한다는 명목 역시 탄압이유 중 하나로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신장 위구르족 소수민족 1200만명이 강제노동 등 인권침해를 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중국과의 관계에서 악화일로를 걷던 미국은 공개적으로 압력을 넣기 시작했다. 나이키와 H&M, 아디다스, 랄프로렌 등의 브랜드는 신장 면화의 사용을 우려하거나, 아예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의 일부 소비자들은 나이키 운동화를 불태우는 ‘화형식’을 치렀고, 중국 최대 쇼핑 사이트 내에서 H&M 상품은 검색조차 되지 않기 시작했다. 이에 질세라 파나고니아, 갭 등의 브랜드들은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침해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이어 갔다. 중국과 글로벌 패션 브랜드의 싸움은 어느 쪽의 우위도 없이 평행을 달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승리의 기운은 중국 쪽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미국 뉴욕타임스의 지난 4일 보도에 따르면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노동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던 캘빈 클라인, 타미힐피거 등을 소유한 PHV, 자라의 모기업인 인디텍스, 노스페이스와 반스 등을 소유한 VF 코퍼레이션 등은 자사 웹사이트에서 강제노동 반대 정책을 삭제했다. 독일 기업 휴고보스는 ‘지속해서 신장 면화를 구매하고 지지할 것´이라는 성명까지 올렸다. 일본 브랜드인 무지는 한발 더 나아가 중국 웹사이트에서 신장 면화 사용을 적극 홍보하고 있고, 유니클로는 ‘우리는 정치적으로 중립’이라는 애매한 화법으로 중국 시장을 선택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랫동안 서구 브랜드에 밀려 2인자에 머물렀던 중국 패션 산업이 이 싸움의 승자”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신장과 연관이 있는 중국 의류 및 섬유 기업들은 서구 브랜드의 보이콧이 시작된 뒤 주가가 반등했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드컴퍼니가 2025년에는 중국이 세계 최대 명품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보고서도 나왔다. 내로라하는 서구 브랜드들도 중국 시장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신장 면화 보이콧과 서구 브랜드 불매 운동은 중국과 서구가 정치·외교·경제적 영향력을 겨루는 하나의 방식이자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단순한 이익 싸움이 아닌 만큼 승자를 논하긴 어려우나, 중국의 영향력이 예상치 못한 분야에까지 다다르고 있다는 사실만은 자명해 보인다.
  • 군홧발에 팔다리 잃은 미얀마 2000년생…투쟁과 맞바꾼 공학도의 꿈

    군홧발에 팔다리 잃은 미얀마 2000년생…투쟁과 맞바꾼 공학도의 꿈

    불과 2주 전만 해도, 란 표 아웅(22)은 촉망받는 토목공학도였다. 전도유망한 청년의 꿈은 그러나 군홧발에 무참히 짓밟혀버렸다. 9일(현지시간) 미얀마나우는 군경 유혈진압이 한 청년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꿔놓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7일, 국군의 날 76주년을 맞은 미얀마군의 총부리가 적군이 아닌 자국 시민들을 겨냥했다. 본분을 망각한 미얀마군의 무차별 진압에 군사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거리로 나온 시위대 1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향인 마그웨이에서 반쿠데타 시위에 합류한 아웅의 삶도 광기 어린 미얀마군의 군홧발에 180도 달라졌다. 이날 오전 6시쯤, 미얀마군은 아웅이 속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과 섬광수류탄, 실탄을 쉴 새 없이 퍼붓기 시작했다. 포위망을 좁혀오는 군인들을 피해 시위대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때 근처에서 폭발이 일었다. 얼마 후, 쓰러진 아웅 주변을 중무장한 군인들이 에워쌌다.군인들은 “지금 네 ‘어머니’는 어디에 있느냐”고 아웅산 수치 여사를 언급하며 아웅을 조롱했다. 그리곤 폭발 충격으로 피가 철철 흐르는 아웅의 손을 향해 총을 발사했다. 목격자는 “군인들은 무릎을 꿇은 아웅의 손에 총을 쐈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웅의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병사들은 아웅의 남은 왼쪽 손마저 고무탄으로 가격했다. 쓰러진 아웅의 얼굴도 군홧발로 계속 걷어찼다. 그때, 현장에 있던 한 여성이 세 손가락 경례와 함께 반쿠데타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그러자 다른 시위자들이 하나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리곤 피투성이가 된 아웅을 보고 온몸을 내던졌다. 자칫 그들도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저하지 않고 인간 바리케이드를 쳤다.목격자는 “군인들은 이미 의식을 잃은 아웅의 얼굴과 다리를 걷어차고 주먹으로 때렸다. 보다 못한 시위자들이 그를 보호하려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미얀마나우는 만약 15명의 다른 시위자들이 달려들지 않았다면, 아웅은 목숨을 잃었을 거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군인들은 멈추라고 간청하는 시위자들까지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그들 밑으로 삐져나온 아웅의 다리에는 실탄을 쐈다. 중상을 입은 다른 시위자들과 함께 체포돼 군 병원으로 이송된 아웅의 상태는 심각했다. 오른쪽 손목은 절단됐고, 왼쪽 손도 영구적으로 기능을 상실했다. 오른쪽 다리 2곳에 총상을 입었으며, 실탄 8발을 맞은 왼쪽 다리도 곧 절단해야 할 처지다. 군홧발에 짓밟힌 얼굴도 만신창이다. 오른쪽 눈은 실명됐다. 아웅의 지인은 미얀마나우에 “얼굴 가까이에 대고 무기를 휘둘러 오른쪽 눈 손상은 고칠 수 없다”는 의사 말을 전했다. 개인병원에서의 치료를 타진해보았으나, 아웅이 형법 505a조에 따라 징역 3년 형에 처할 수 있는 선동죄로 기소돼 군 병원에서 퇴원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현지 대학 토목공학과 3학년 학생으로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었던 아웅은 이제 학업을 계속할 수 있을지조차 모른다. 아웅의 아버지는 “아내가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준 반지는 엉망이 된 손에 쥐어져 있었다. 아들이 내게 손을 쓰지 않고 설계도를 그릴 수 있는지 물었다. 오른쪽 눈이 멀어버린 아들이 글은 읽을 수 있을까. 앞니 하나 없이 말은 제대로 할 수 있을까”라고 하소연했다. “늘 정의의 편에 섰던 아들”이라며 가슴을 쳤다. 미얀마 군경의 진압으로 사망한 시민은 공식 집계된 것만 700명을 넘어섰다. 몹쓸 군경은 이제 사망자 시신을 넘겨주는 대가로 돈까지 요구하고 있다. 아웅과 같은 미얀마 Z세대가 저항의 선봉에 선 이유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유학을 꿈꾸던 한 26살 여대생도 정글로 들어가 소수민족 무장단체와 게릴라전을 준비 중이다. “투쟁이 두렵지 않다.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그의 말에서 미얀마 청년 세대의 민주화 열망이 엿보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애들 죽여놓고, 군 자녀는 치료?” 진료거부 미얀마 의사 체포

    “애들 죽여놓고, 군 자녀는 치료?” 진료거부 미얀마 의사 체포

    군부 쿠데타로 시작된 미얀마 사태가 이제는 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적군 살상 무기인 유탄발사기와 박격포까지 동원한 군경에 맞서, 시위대는 소수민족 무장단체와의 연방군 창설을 서두르고 있다. 그만큼 내전 양상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 같은 시위대 무력 대응과 더불어 시민불복종 운동도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군경의 잔혹한 탄압을 목격한 의료진은 군경 가족에 대한 진료 거부로 저항 의사를 드러냈다. 11일 미얀마나우는 군경 자녀 치료를 거부한 소아과 의사가 선동죄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지난 8일 미얀마 남부 카인주 주도 파안 지역 소아과 의사 옹 옹 이(57) 박사가 경찰관 자녀 진료를 거부한 혐의로 체포됐다. 박사는 이달 초 “무고한 시위대를 학살하고, 심지어 어린이까지 살해한 군경 가족은 환자로 받지 않겠다”며 경찰관 자녀 치료를 거부했다. 이후 경찰관 고소로 소환 명령이 떨어졌지만 박사는 “법을 어긴 사실이 없다”며 출석을 거부했다. 경찰은 사흘 후 진료소 앞에서 박사를 연행했다. 동료 의사는 “건강 문제로 은퇴했다가 지역 주민을 위해 작은 야간진료소를 열었다. 하지만 어린이 수십 명을 살해한 군경의 자녀는 치료하고 싶지 않다는 게 박사 입장이었다. 관련 안내문도 내걸었다. 그건 그의 권리였다. 하지만 경찰은 박사를 체포해갔다. 안타깝다”고 설명했다.경찰은 군경 직무 수행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가짜 뉴스를 퍼뜨리거나 공포를 유발할 경우 최대 3년 형에 처한다는 형법 505a조에 따라 박사를 선동죄로 기소했다. 박사는 현재 파안 따웅깔레이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당뇨와 심장 질환 등 지병이 있어 보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는 동료 의사에게 “진료 거부는 해야만 하는 일이었고, 그에 따른 책임을 질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미얀마나우에 따르면 군경은 쿠데타 이후 최소 43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700명 이상의 민간인을 살해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미얀마 바고 지역에서는 80명이 넘는 시위대가 군경의 유혈진압으로 사망했다. 지난달 14일 양곤에서 100명 넘는 시위대가 사망한 이후 단일 도시 최악의 인명피해다. 군경은 진압 과정에서 유탄발사기와 박격포 등 적군 살상 무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이종수의 헌법 너머] 민주주의와 소수자 존중

    민주주의는 권력과 기득권을 가진 소수의 억압과 횡포에 맞서서 다수가 자유를 쟁취해 온 그간의 힘겨운 역사를 웅변한다. 물론 여기에는 인간은 누구나가 존엄한 존재임을 자각하고서 성장해 온 평등사상도 한몫을 거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날 ‘평등한 자유’를 말한다. 그런데 다수의 전횡과 독재도 민주주의는 아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서 ‘소수자 보호와 존중’이 또한 중요하다. ‘개발독재’라는 표현이 상징하듯 우리를 포함해 많은 민주국가들이 그동안 독재로부터 성장해 왔다. 정치학자 로버트 달이 지적하듯이 경제 성장과 안정이 민주주의를 위한 우호적인 조건임은 분명한데, 때로 본말(本末)이 뒤바뀌기도 한다. 경제적 이해관계가 민주주의를 압도하는 경우가 그렇다. 궁핍한 가운데 그저 ‘빵’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 이제는 더 많이 가지려는 이기심과 탐욕이 민주주의가 지닌 가치를 뒷전으로 내친다. 깨어 있는 시민이 아니라 잘 길들여진 소비자로 만족하거나, 만연한 ‘소비의 사회’에서 소비 수준이 늘 불안한 가운데 불만과 욕망이 변덕스럽게 표출되는 기업국가의 현실이 그러하다. 정치와 언론 역시 이 같은 이기심과 욕망을 달래기보다는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오히려 이를 더욱 부추긴다. 이런 경우라면 모든 정부는 예외 없이 실패로 낙인찍히게 마련이다. 심지어는 경제와 안락을 위해서 권위주의 정부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본의 대표적인 반체제 사상가인 후지타 쇼조는 이를 두고서 ‘안락을 향한 전체주의’로 묘사한다. 전체주의는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해서만 가능하다고들 한다. 그리고 국가주의는 전체주의의 전조(前兆)에 해당한다. 1920~1930년대 경제위기를 겪은 독일 시민들의 대다수가 히틀러의 나치정권을 박수와 갈채로 반기면서 지지했다. 이어서 수많은 유대인들이 환호와 박수갈채의 희생양이 됐다. 아직도 직접민주주의가 행해지는 스위스의 어느 칸톤에서는 반(反)외국인 정서가 한창 기승하던 무렵에 주민투표를 통해 해당 지역 내 외국인의 이주 금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따라서 다수의 의사라 하더라도 외국인과 소수자의 인권 등을 보장하는 법치주의를 위반해서는 아니 된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간의 길항관계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런데 여기서 ‘법’조차도 더이상 다수의 의사를 어쩌지 못하면, 이로써 아리스토텔레스가 우려했던 중우정(衆愚政) 그리고 심지어는 전체주의로 귀결되고 만다. 보다 많은 자유를 쟁취하려는 민주화의 과정에는 소수에 맞서는 다수가 기꺼이 뜻과 행동을 함께 한다. 그러나 차별의 해소 그리고 평등의 확대와 실현에 있어서는 그렇지가 않다. 서로가 이해관계를 달리하면서 각자의 셈법이 제각각 다른 까닭이다. 예컨대 학벌기득권은 자신이 그간 노력해서 얻은 당연한 결과여서 공정(公正)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정부의 고용정책에 따른 우연한 행운이어서 공정하지 않다고들 여긴다. 오래전부터 로널드 드워킨이 그리고 마이클 샌델도 최근의 저작에서 이 같은 “공정함의 착각”을 지적해 오고 있다. 최근의 미얀마 사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로힝야족과 여러 소수민족에 대한 배제와 탄압을 통해 미얀마 군부가 그간 권력과 그 정당성을 키워 왔고, 이 같은 배제와 차별의 내면화가 내내 민주화의 걸림돌이 되어 왔다. 그래서 평등의 실현은 자유의 쟁취보다도 더욱 어렵고 힘겹다. 특히 소수가 자신의 존엄성과 평등한 자유를 요구할 때에 그러하다. 얼마 전 성소수자로 군에서 강제 전역당한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우리가 속한 시스템이 그를 바깥으로 추방한 셈인데, 그 역시 혐오와 차별이 여전한 이 세상을 저버렸다. 다양한 가치와 여러 지향성이 함께 공존하는 게 바로 민주주의다. 정치적인 다수관계의 가변성과 함께 선거를 통한 집권세력의 교체만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가치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며칠 전 우리에게 영화로도 잘 알려진 영국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 앨런 튜링의 초상이 삽입된 50파운드짜리 새 지폐가 발행된다는 뉴스를 접했다.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1952년에 체포돼 화학적 거세를 당했고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한나 아렌트가 남긴 경구(警句)로 글을 맺는다. “유대인은 언제나 희생양이라는 이론은 그 밖의 누구라도 유대인처럼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 미얀마 또 대량학살… “박격포 쏘고 시신 쌓아 봉쇄”

    미얀마 또 대량학살… “박격포 쏘고 시신 쌓아 봉쇄”

    미얀마 군부가 시위대를 향해 유탄발사기류와 박격포 등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AP, 로이터는 11일 “중화기 사용 여부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지만,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현장 사진으로는 박격포탄 파편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정치범지원연합(AAPP)을 인용해 “군경이 시신을 쌓아 놓고 시위 구역을 봉쇄해 사망자 집계가 늦어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 희생은 양곤 인근 바고 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 지난 8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이뤄진 시위에서 최소 8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 수도 양곤에서 100명 이상이 숨진 이후 단일 도시에서 하루 만에 가장 많이 생겨난 희생이다. 시위대 관계자는 “제노사이드(집단학살) 같았다. 그들은 모든 그림자에 총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얀마 군사정권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시민들에 대한 대량학살 의혹을 부인하면서 “군부가 정말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면 한 시간 내에 500명도 죽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반군부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다. 군경이 기관총, 로켓추진수류탄, 유탄발사기 등 중화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현지 주민들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것과 관련해 군사정권의 조 민 툰 대변인은 “군경은 시위 진압 과정에서 자동화기를 사용한 적이 없다”고 했으며, “군부의 행동은 쿠데타가 아니다”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어린이들까지 총격으로 숨진 것에 대해 “시위대가 고의로 어린이들을 최전선에 세워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AAPP는 11일 현재 총격 등 군경의 폭력으로 사망이 확인된 희생자를 700명 이상으로 집계했다. 미얀마 군사위원회는 지난 8일에는 시위 도중 체포한 시민 23명에게 군인들을 공격해 죽거나 다치게 한 혐의로 특수강도죄, 살인죄 등을 적용해 사형을 선고했다. 상급법원 항소는 불가능하며,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만 선고를 뒤집거나 감형할 수 있다. 국민배우로 추앙받고 있는 베이디우, 에인드라저진 부부를 비롯해 모델, 코미디언 등 유명인사들도 속속 체포되고 있다. 한편 미얀마는 미얀마민족민주주의동맹군, 아라칸군, 타앙민족해방군, 샨족복원협의회(RCSS), 카렌민족연합 등 소수민족 무장단체들이 저마다 활동력을 보이면서 내전의 모습도 구체화하는 중이다. 이들이 지역 경찰서나 군사기지 등을 습격해 군인과 경찰관들이 십수명씩 숨지기도 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최악 치닫는 미얀마 사태…현장 담은 방송들

    최악 치닫는 미얀마 사태…현장 담은 방송들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2개월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군부가 어린아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에 대한 학살까지 자행하면서 국제 사회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군부가 비상사태 기간을 연장하면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끝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미얀마 현지 소식을 전하는 방송프로그램들이 선보인다.‘세계는 지금’, 미얀마 카렌족 반군 사령관 만나 KBS 1TV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은 10일 밤 9시 40분 ‘미얀마 난민 마을 공습, 생존을 위한 탈주’를 방송한다. 미얀마 시민들이 사제무기를 들고 맞서기 시작하자 군부는 기관총과 수류탄, 유탄발사기까지 동원하며 시위대를 진압하고 있다. 무장 저항이 더 거세질 것을 우려하는 군부가 강경 진압을 계속하면서 현재까지 알려진 민간인 사망만 600여명에 달한다. 지난 3월 27일 군부는 미얀마 내에서 가장 큰 소수민족 반군을 이끄는 카렌족의 거주지를 공습했다. 나흘간의 공습으로 최소 10명의 카렌족 주민이 사망했고, 이 중 대다수가 여성과 아이들이었다. 현재 추가 공습을 우려한 지역주민 2만여명은 집을 떠나 피신에 나섰다. 그러나 군부는 또 다른 소수민족 반군인 샨주 군이 통제하고 있는 군기지에 공습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져 사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습으로 흩어진 카렌족 수천명은 태국과 인접한 국경인 매홍손 지역으로 이동했지만, 태국 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거절했다. 결국 피난민들은 숲으로 피신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방송은 카렌족 반군인 카렌민족해방군(KNLA)의 소포도 사령관을 만나 카렌족의 험난한 피난 생활과 앞으로의 대책을 들어본다.‘뉴스정면승부’, 미얀마 연대 목소리 전해 YTN 시사라디오 ‘이동형의 뉴스정면승부’는 미얀마 민주주의 연대와 지지를 선언하고 시리즈 인터뷰를 방송한다. 지난 2일부터 같은 시간 미얀마 민주화 투쟁에 연대하는 국내외 사람들의 목소리를 인터뷰한 ‘미얀마에 봄을’을 방송한다. 제작진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와 이에 맞선 시민들을 강경 진압하는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고 민주화 투쟁에 대한 지지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첫회에는 1980년 5월 군부에 의한 집단 구타로 친오빠를 잃었던 광주 오월 어머니집의 김형미 사무총장을, 지난 9일에는 미얀마 출신 조모아 한국미얀마연대 대표가 출연해 현지 상황을 전하고 관심을 호소했다. ‘뉴스정면승부’는 월~금 오후 6시부터 7시 30분까지 방송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사설] 미중 대립에 휘둘리는 ‘올림픽 집단 보이콧’ 안 된다

    미국이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의 ‘집단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번복했다. 미국 내부와 개최국 중국, 동맹국들이 반발하자 미 국무부가 꺼내 든 언급을 백악관이 동맹국들과 논의한 적 없다고 한발 뺀 것이다. 하지만 그 파장은 간단히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이 올림픽 보이콧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유일한 경쟁자로 지목한 중국의 신장 위구르 소수민족 등을 비롯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기 위함이다. 미국은 동맹국, 파트너들과 함께 올림픽에 참가하지 않음으로써 중국 인권 개선을 압박하고, 미중 대결에서 중국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세기 전 동서 냉전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이 된다. 미국은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 보이콧을 주도해 60여개국과 함께 불참했다. 소련은 4년 뒤 미 로스앤젤레스올림픽 때 동구권 10여개국과 보이콧하는 보복을 했다. 1894년 이래 올림픽은 몇 번의 정치적 오염이 있었지만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 왔다. 공정한 경쟁과 깨끗한 승복이란 스포츠 정신을 통해 상호 이해와 협력을 높이고 적대국들조차 한자리에 모여 평화를 도모하자는 염원을 구현하고 있어서다. 미국의 집단 보이콧 시사는 올림픽에 참가하거나 관전하려는 세계인들의 염원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게다가 지난해 한 차례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베이징올림픽조차 보이콧이라니 당치도 않은 말이다. 미국 주도의 베이징올림픽 보이콧이 현실화되면 미중 신냉전에 불을 댕길 것이 뻔하며 국제사회의 줄서기 강요는 더 가속화할 것이다. 미국은 베이징올림픽 집단 보이콧은 없다고 세계인 앞에서 약속해야 한다. 미국 올림픽위원회가 ‘선수들은 노리개가 아니다’라며 보이콧 반대를 천명했다. 대한올림픽위원회도 반대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보안법에 선거제 확 개편… ‘홍콩 민주주의 툴’다 사라졌다

    중국의 홍콩섬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실험 약속은 끝내 휴지조각이 됐다. 중국 정부가 홍콩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시행에 이어 홍콩 입법회(의회) 의원들의 애국심 심사, 홍콩 학교에 중국 홍보책 세트 배포, 홍콩 선거구제 개편 등을 통해 ‘홍콩의 민주주의 툴’을 완전히 없애버린 것이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최종 확정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 상무위원회는 이날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홍콩 선거제를 담은 홍콩기본법 부칙 개정안을 재석 위원 167명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번 선거제 개편안의 초점은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홍콩인이 선출하는 몫을 줄이고 공직 선거 출마 자격을 당국이 심사하는 것에 맞춰졌다. 홍콩 정가의 민주 목소리가 반영되는 부분은 최소화하고 중국 정부의 직접 통제를 강화한 게 주요 내용인 셈이다. ●中정부, 홍콩 정가 ‘민주’ 목소리 통제 강화 현재 홍콩 입법회 의원은 70명이다. 이 중 35명은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고 35명은 직능단체를 통해 간선으로 선출해 왔다. 이번 선거제 개편에 따라 입법회 의원 숫자는 90명으로 늘어나지만 홍콩인들이 직선으로 뽑는 의원은 20명으로 43% 줄었다. 전체 입법의원의 22%에 불과하다. 홍콩 야권이 선거에서 압승해도 입법회를 좌지우지할 형편이 못 된다. 나머지는 홍콩 선거위원회(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가 40명, 직능단체가 30명을 뽑는다. 선거위와 직능단체는 친중(親中) 인사가 다수로 구성된다. 홍콩 행정장관과 입법회 의원 40명에 대한 추천·선출 권한을 가진 선거위 구성도 중국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바꿨다. 현재 1200명인 선거위 위원을 1500명으로 늘리면서 전인대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홍콩 대표 몫의 위원 수를 87명에서 190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중국 정부의 직접 지시·통제를 받는 위원들이 늘어나는 것이다. 나머지 위원들은 입법회·금융·산업·농어민 등 홍콩 각계에서 선출하지만, 이들 역시 상당수는 친중 인사들로 채워질 전망이다. 이 때문에 홍콩 야권은 “일국양제의 종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신설된 후보자격심사위가 행정장관, 입법회 의원, 선거위원회 위원 후보의 자격을 심사해 탈락시킬 수 있는 만큼 “민주파에 대한 정치적 사망 선고”라는 평가도 나온다. 그렇지만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4인 초과 집합금지 명령과 홍콩보안법 시행으로 야권과 시민들의 목소리가 표출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100여명이 체포된 데 이어 당국이 공직 선거 출마자의 자격을 심사하는 선거제 개편이 이뤄지면서 홍콩 범민주진영은 손발이 묶인 모양새다. 하지만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성명을 통해 “외부 세력과 그들의 정치 대리인들이 (홍콩에서) 색깔혁명을 책동할 위험을 없애게 됐다”고 주장했다.●행정장관 선거 등 中 지원 후보 승리 주목 사실 이번 선거제 개편의 최종 목표는 내년 3월로 예정된 홍콩 행정장관 선거를 일절 ‘잡음없이’ 치르는 데 있다. 중국이 지원하는 후보가 행정장관 선거에서 무난히 승리하도록 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선거제 개편에 나섰다는 얘기다. 캐리 람 행정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새로운 선거제를 적용해 9월 선거위원회 위원, 12월 입법회 의원, 내년 3월 행정장관을 선출한다고 밝혔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앞서 지난해 11월 홍콩 입법의원들에 대해 ‘애국심’을 의무화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에서 규정한 애국심은 1984년 덩샤오핑(鄧小平)이 정한 ‘중국에 대한 존경, 중국의 홍콩에 대한 통치권 회복 지지, 홍콩의 번영과 안정을 해치지 않는 일’을 의미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소개했다. 홍콩 정부가 법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홍콩 정치평론가 소니 로는 “야당 의원들은 협조하거나 아니면 입법회에서 쫓겨나는 것밖에 선택지가 없다”며 “홍콩 입법회가 친중 의원들로만 채워지는 시나리오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우려는 현실화됐다. 홍콩 정부가 전인대 상무위원회 결정에 따라 입법회 의원 앨빈 융(楊岳橋)과 궉카키(郭家麒), 데니스 궉(郭榮), 케네스 렁(梁繼昌) 등 4명에 대해 의원직을 박탈한다고 관보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이들 네 의원이 홍콩의 독립을 주장하고 외국 세력과 결탁해 국가안보를 해쳐 자격이 박탈됐다고 관보는 설명했다. 홍콩에서 선거에 출마하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후보 자격 허가를 받아야 한다. 선관위는 해당 후보가 홍콩 기본법을 지지하고 홍콩 정부에 충성하는지 등을 심사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선관위는 지난해 입법회 선거를 앞두고 16명의 민주파 후보들이 미국을 방문해 미 관리와 의원들에게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홍콩인권법) 제정을 촉구한 것 등을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야권 선거 출마 후보 줄고 두려움 확산 이런 상황에서 올해 2월 말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범민주진영 인사 47명이 무더기로 기소되면서 야권에 두려움이 퍼져 나가고 있고, 야권에서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후보군 자체가 심각하게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로킨헤이(羅健熙) 주석은 SCMP에 “매일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나는 내 발언이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만, 어느 날 당국이 내 발언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가 외국 매체들과 인터뷰를 하면서 홍콩에 대해 안 좋게 얘기했다고 비난을 받게 될까”라고 되묻기도 했다. 이에 로 주석의 일과에는 범민주진영 47명이 기소된 이후 구치소를 방문해 구속된 동지들을 만나는 일정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기소된 47명 중 앨빈 융 전 주석을 포함해 4명의 공민당원이 법원에서 보석 심리 도중 공민당 탈퇴를 선언했다. 공민당의 떠오르는 스타 레티샤 웡(黃文萱) 구의회 의원은 “당 해체 논의가 있다”고 털어놨다. SCMP는 “일부에서는 이들의 탈당에 대해 정치를 그만두고 재범을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법원에 증명하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고 전했다. 로 주석은 아직은 당내 사퇴 움직임이 없지만, 일부는 결국 정계 은퇴를 선언하거나 당을 떠날 것으로 내다봤다. 홍콩 교육부에도 민주주의를 없애려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일선 학교에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고 교육계 충성서약 대상 확대 검토에도 들어갔다고 SCMP 등이 전했다. 가이드라인은 모든 교재는 정확하고 불편부당해야 하며, 교사는 교재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학교는 교사가 선택한 교재를 감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2일에는 일선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회람을 통해 한 세트에 48권으로 구성된 중국어 그림책 ‘내 집은 중국에 있어’ 배포 계획도 밝혔다. 중국 정부가 홍콩 학생들의 애국심 고취를 목적으로 발간한 중국 홍보용 책자다. 중국 광둥(廣東)성 정부가 소유한 출판사가 2016년 발간한 이 책은 중국 도시와 축제, 호수와 바다, 소수민족, 산과 강, 길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홍콩자유언론(HKFP)은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 관리들이 애국심 육성을 강조하면서 홍콩 교육 현장이 점점 정치화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교육부는 이와 함께 모든 학교는 홍콩 기본법·홍콩보안법 위반 행동을 방지할 정책을 도입할 책임이 있다는 내용의 홍콩보안법 관련 지침도 내려보냈다. 친중 진영이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의 원인 중 하나로 공격해 온 고등학교 시사교양 과목인 ‘통식과’(通識科)에 대한 개정안도 내놨다. SCMP는 홍콩 교육부 관리들이 각급 학교를 상대로 교내 감시 카메라 설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했다고 전했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로이터 “포스코 강판, 미얀마 군부기업과의 합작 발 빼는 방안 검토”

    로이터 “포스코 강판, 미얀마 군부기업과의 합작 발 빼는 방안 검토”

    포스코 강판(C&C)이 지난 2월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가 통제하는 미얀마경제홀딩스(MEHL)와의 합작 투자를 어떻게 끝낼지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이 사안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통신은 포스코 강판이 합작사와 함께 보유한 지분 70%를 매각하거나 MEHL의 보유지분 30%를 사들이는 방법 둘 중의 하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MEHL이 보유한 지분 30%가 정확히 어느 정도 금액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지금 하는 방식처럼 사업을 진행하고 싶지 않다. 해서 우리는 미얀마 사업 구조를 다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기 위해 서두를 것 같지는 않지만 우리 지분을 매각하거나 그들(MEHL)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 두 가지가 선택으로 떠오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사 내부 방침이 정해져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강판의 돌연한 사업 철수가 또다른 군부 기업인 미얀마 석유가스기업(MOGE)과 손잡아 막대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거둬들이는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田) 사업에 타격을 줄까봐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강판은 지난해 미얀마 사업 부문에서 20억원의 수익을 올린 반면,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지난 2019년 3000억원의 해외 수익 가운데 3분의 2를 미얀마 투자를 통해 올렸다. 포스코 인터내셔널과 MOGE 합작 법인의 지분은 51%, 인도 석유천연가스회사(ONGC)와 GAIL이 각각 17%와 8.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강판 사업은 그다지 큰 덩치가 아니다. 소유 구조도 포스코의 다른 미얀마 사업에 견줘 훨씬 단순하다”면서도 “우리가 빠져나가면, 좋게좋게 헤어지는 것이 중요해진다”고 말했다. 반대로 생각하면 강판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것이 가스 사업보다 훨씬 손쉽고 단순하다는 뜻도 된다. 작은 것을 버려 큰 것을 지키는 방편이란 뜻이다. 미얀마 시민단체들은 지난 2017년 미얀마 군부가 로힝야 소수민족을 학살했을 때부터 포스코가 미얀마 군부에 재정적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며 사업 철수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포스코 강판은 이에 대해 4년 전부터 MEHL에 배당을 중단한 상태라고 해명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쿠데타 발발 이후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불법 무도하게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부는 민주 회복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선 이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해 두 달 동안 550명 가까운 이들이 희생됐다. 지금은 시위를 주도한 이들의 가족을 검속하는 등 한층 탄압을 강화해 10개 소수민족 독립군들이 민주 진영에 가세해 더욱 많은 유혈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MEHL과 관계자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호주 우드사이드 석유와 일본 맥주업체 기린 등은 발빠르게 미얀마 사업 철수를 선언한 반면 프랑스 석유기업 토탈과 미국 석유업체 셰브론은 수십년 동안 MOGE와 합작을 해왔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고 있지 안아 유엔 인권 조사관들은 지난달에도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 군부의 배를 불리는 합작 사업에서 기업들이 철수해야 한다는 압력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 지분의 11.1%인 24억 2000만 달러(약 2조 7309억원)를 보유하고 있고 총 자산 1조 달러(약 1128조원)로 세계 세 번째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포스코의 미얀마 철수를 앞장서 요구해야 한다는 압력도 차츰 가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아직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반면 유럽 투자자들은 벌써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스웨덴 연기금은 미얀마의 인권 문제가 제기되는 것을 우려하며 포스코의 미얀마 정책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다고 로이터에 털어놓았다. 네덜란드 연기금도 최근 포스코의 미얀마 사업 철수를 강력히 요구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우위 지키려는 美, 발판 포기 않는 中… ‘패권 전쟁터’ 된 신장

    지난달 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인권 탄압을 문제 삼아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와 손잡고 ‘동시다발 제재’를 단행해 ‘동맹을 통한 중국 압박’을 본격화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겨냥한 ‘바이든식 외교 전략’은 이제 시작이어서 신장 지역을 둘러싼 양국의 충돌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구르족 인권 문제가 어제오늘 일이 아닌데 두 나라는 왜 이제서야 사생결단에 나선 것일까. 미중 갈등의 새 축이 된 신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아시아·이슬람 연결 ‘교량’… 18세기에 中 편입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역사적으로 실크로드(비단길)를 통해 동아시아와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 중국 고전 ‘서유기’를 보면 당나라 고승 현장(602~664)이 인도에서 불경을 구하려고 서역을 지나다 갖가지 요괴들의 공격을 받는데, 소설 속 서역이 바로 신장이다. 위구르인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돌궐(투르크)에서 찾는다. 돌궐은 중국 역사에서 ‘흉노’로 불리던 민족들 가운데 하나로 몽골과 만주 지역 등에 퍼져 살았다. 전성기에는 고구려와 손잡고 중국 대륙을 위협했다. ‘돌궐의 후예’를 자처하는 터키가 한국을 ‘형제의 나라’로 여기는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돌궐은 중국의 압박으로 영토를 잃고 서쪽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가 중앙아시아 지역에 정착해 위구르족이 됐다고 믿는다. 1759년 청나라 건륭제(1711~1799)가 이곳을 중국 영토로 편입시켰다. ‘새로운 강토’라는 뜻의 신장(新疆)이라는 이름도 이때 지어졌다. 19세기 미국이 멕시코 땅이던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네바다 등을 빼앗아 국토 면적을 두 배 가까이 늘린 것과 비슷하다. 중국의 신장 병합은 약소 민족의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패권국 팽창 경쟁의 결과물이다. 20세기 들어 청이 멸망하고 일본이 중국 본토를 침공하자 위구르인들은 ‘힘의 공백’을 깨닫고 1944년 ‘동투르키스탄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1949년 신장을 다시 침공했고, 1955년 이 지역을 자치구로 만들었다. 그간 신장은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부여받았음에도 유혈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는 위구르인들의 뿌리 깊은 반중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설명했다. 위구르족은 수니파 이슬람교를 신봉하는 유목 민족의 후예다. 중국의 주류인 한족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언어를 갖고 있다. 1949년 인민해방군이 신장으로 갈 때만 해도 이 지역의 위구르족 비율은 80%에 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50% 밑으로 떨어졌다. 베이징 당국이 의도적으로 한족을 대거 이주시켜 지역의 고유성을 말살한다는 것이 위구르인들의 주장이다. 현재 ‘동투르키스탄 망명정부’와 ‘동투르키스탄 이슬람당’ 등 50여개 단체가 분리·독립 운동을 펼치고 있다. ●구소련 해체 뒤 위구르인도 독립 열망 커져 전문가들은 위구르인들이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중앙아시아에서 이슬람 근본주의 국가들이 생겨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도 나라를 세우자’는 열망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1997년 신장에서는 독립을 요구하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나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SCMP는 “2013년 베이징 톈안먼광장 위구르 차량 돌진 사고와 2014년 중국 윈난성 쿤밍역 테러사건이 연이어 터지자 중국 지도부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해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를 반영하듯 2017년쯤부터 신장에서 위구르인들이 하나둘 강제수용소로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았다. 극적으로 탈출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이들의 증언과 위성사진으로 확인된 콘크리트 건물들, 내부자가 몰래 제공한 수용소 관련 공식 문서가 외부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강제수용소 논란에 대해 “위구르인들의 직업 교육을 위한 재교육 시설”이라고 반박한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은 이 지역 위구르인 1100만명 가운데 100만명 정도가 이 시설에 수감된 적이 있다고 추산한다. 그렇다면 중국은 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위구르족 강경책을 고수할까. 구소련 같은 ‘분리독립 도미노’가 절대로 나타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구르족이 독립하면 54개의 다른 소수민족도 이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어서다. 만에 하나 위구르족을 독립시킨다고 해도 새 나라는 중국과 ‘앙숙’으로 지낼 가능성이 크다. 신장의 ‘전략적 가치’도 한몫한다. 이곳은 중국에서 석유·천연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다. 18세기에 편입된 신장과 시짱(티베트)은 중국 전체 면적의 3분의1이나 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이 신장을 포기할 리 없다.●“美, 中에 나쁜 이미지 심어 추격 막으려 해” 여기에 더해 중국은 ‘서구 세계가 숨은 의도를 갖고 있다’고 여긴다. 겉으로는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는 듯 행동하지만 실제로는 위구르족 독립운동을 은밀히 지원한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내부 분열로 치명상을 입게 해 ‘대서양 동맹(미국과 유럽)이 이끄는 국제질서’에 도전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의 수교 이후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로 신장 문제에 적극적이진 않았다. 심지어 미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9·11 테러 직후인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중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위구르 독립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전 세계 테러 의심자들을 초법적으로 가둔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던 신장 분리주의자들을 중국의 심문관이 만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2010년에는 노르웨이가 중국을 대신해 위구르 독립단체 조직원을 체포했다. 최소한 10년 전까지는 서구 세계가 신장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궤를 같이했음을 알 수 있다.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휩쓸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에 맞서 중국이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안정을 지키길 원했기에 위구르족 인권 문제에 눈감아 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공조는 ‘비정치인 출신’으로 ‘반중’을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깨졌다. 그간의 국제질서 맥락을 알리 없던 그가 신장 문제를 그냥 넘어갈 리 없었던 것 같다. 공교롭게도 위구르족 수용소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시작한 때는 트럼프가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2017년이다. ●“나토 등 IS와의 전쟁에 위구르족 병사 이용” 일각에서는 미국과 유럽이 신장 인권 문제로 압박에 나선 것을 두고 ‘미국의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을 패권 경쟁에서 낙오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과거 미국이 구소련에 대해 그랬듯 중국에 대한 국가 이미지를 최대한 나쁘게 만들어 전 세계에 ‘힘이 커지면 안 될 나라’로 각인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캐나다 진보성향 매체 ‘글로벌리서치’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터키 등이 IS 궤멸을 위해 위구르족 수천명을 테러 조직에 잠입시켰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했다. 위구르인들이 영화 ‘무간도’나 ‘신세계’에서처럼 신분을 숨기고 범죄 집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세계 주류 언론사나 미국의 정치인들은 (서구 세계가 위구르인을 은밀히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에 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레바논 언론 ‘볼테르 네트워크’도 시리아 매체들을 인용해 “‘IS와의 전쟁’ 임무를 수행한 위구르족 병사 1만 8000여명이 2013년부터 몰래 신장으로 돌아가 여러 형태의 테러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을 정치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나토 비밀 계획의 하나”라고 주장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재한 미얀마 지도자 “우린 반드시 이겨, 한국 자신있게 응원해달라”

    재한 미얀마 지도자 “우린 반드시 이겨, 한국 자신있게 응원해달라”

    “우리는 반드시 이깁니다. 준비돼 있고 저들은 몰리고 있어요. (민주 진영은) 오랫동안 준비해 왔고 새로운 국가와 새로운 정부를 세울 준비가 돼 있어요.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는 미얀마 국민들을 (한국인들도) 자신있게 응원해주세요.” 20년 넘게 한국에 살면서 2만 5000여 재한 미얀마인들의 지도자인 A를 지난 2일 저녁 수도권의 한 소도시에서 만났다. 지난 2년 동안 미얀마인들이 제때 못 받은 임금 16억원을 되찾게 하는 데도 기여하는 등 재한 미얀마인들이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인물이다. 조국의 민주 회복 시위를 후원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인터뷰를 할 때만 해도 실명과 사진을 공개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4일 오후 문자 메시지가 왔다. ‘미얀마 상황이 넘 심각해져서 가족들의 안전을 위해 이름을 가명으로 해주시고, 사진도 노출시키지 말아주세요.’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두 달이 됐고, 계속되는 유혈 진압에 500명 넘는 이들이 희생되고, 유엔 미얀마 특사가 “피바다가 임박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군부가 도무지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이며,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의 거부권을 행사해 국제사회의 미얀마 개입을 저지할 것이 확실해 보이는 등의 이유로 위축돼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쓸데없는 걱정이었음을 한 시간여 인터뷰 내내 확인할 수 있었다. 몇 차례나 기자는 확인하고 또 확인했는데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고, 심지어 “군부가 5400만 미얀마 국민을 모두 죽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느냐? 전쟁은 반드시 일어난다. 많은 이들이 희생되긴 하겠지만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Q. 한국인들이 미얀마 민중의 희생에 많이들 안타까워 한다. A. 놀랍다. 자국의 문제도 아닌데 이렇게 발벗고 나서주는 모습에 놀란다. 아마도 5·18 광주 민주화항쟁과 같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짐작한다. 많은 분들이 돕는데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한 한국 스님께서 1억원을 기탁해주셨다. 정말 놀라운 일이다. 물론 우리들이 노력해서 민주 회복을 시켜야겠지만 국제사회의 도움도 절실하다. 유엔에 대한 기대는 강대국들, 중국과 러시아 때문에 많이 줄어들고 있다. Q. 많은 한국인들이 미얀마 사람들의 용기에 놀라고 있다. 처음 쿠데타가 발발했을 때 미얀마의 과거를 보면 이번에도 쿠데타를 묵묵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달랐다. 두 달 동안 이렇게 강고한 싸움을 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과정이 달랐다. 8·8 민주항쟁 이후 나라가 그래도 조금 달라지는 것을 경험했다. 군부독재 아래 살면 어떤지 누구나 경험했다. 아웅 산 수찌 정부 아래에서 자유의 맛을 봤다. 옛날처럼 다시 군부독재 아래 살아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지금 총칼의 위협보다 더 무섭다고 느껴서다. 제가 지어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시위 현장에 나가 투쟁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새총 갖고 대항하며 겁 없이 싸우는 것을 보며 저 역시 놀랐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 역시 처음 쿠데타가 일어났을 때 재한 미얀마인들도 일어나 싸우고 싶었는데 코로나19 상황 때문에나 생업 때문에나 주저하고 있었는데 현지에서도 마찬가지로 곧바로 조직화돼 떨쳐 일어나기에는 시간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 때 만달레이에서 의사 선생님이 시위를 조직해 싸우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르렀다. 군부가 멍청한 짓을 했다. 그냥 시위를 놔뒀으면 과정이 조금 달라졌을 것이다. 군부가 더 두려워하는 것은 공무원들의 시민불복종운동(CDM) 참여하다. 시위하다 시민들이 희생되는 것은 군부에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무원들이 출근을 하지 않아 아예 나라를 마비시키는 것이 더 문제다. 시위자들은 CDM을 돕고 있는 것이다. 구호에도 그런 게 있다. ‘CDM을 하지 않으면 당신은 군부독재 편이다.’ 그것이 군부에 타격을 주니까 CDM을 부추기지 못하게 시위를 막으려 하는 것이다. CDM을 하지 못하게 겁을 주는 것이 군부의 목표다. 미얀마 민중은 지금 겁을 먹고 행동하지 못하면 더 두려운 세상이 될 것이란 것을 상상할 수 있다. 시위가 군부의 뜻대로 진압되면 그 뒤는 한 명 한 명 골라내 죽일 것이다. 시위하는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면, 한결 같이 ‘더 두려운 세상이 올까봐, 다음 세대를 더 두려운 세상에 살게 만든 죄인이 될까봐’ 그런다고 말한다. 이번 투쟁, 여러 면에서 유리하다. 8·8 때는 외부와 차단돼 우리끼리만 싸웠는데 지금은 국제사회의 관심을 SNS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외롭지 않다, 우리가 싸우면 그 결과가 한국인이나 한국정부의 성명으로 나오네, 이런 느낌을 갖고 신이 난다. 여기에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긴다는 답을 알고 있다는 점이다. 저도 신기하다. 우리에겐 이미 문민정부가 있고,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도 있고, CDM도 있고, 젊은 MZ세대의 용감한 투쟁과 절절한 기대가 있으니 이길 수밖에 없다, 그런 확신이 있기에 투쟁하는 맛도 있는 것이다. 힘이 나는 것이다.Q. 얼마쯤 시간이 흘러야 싸움이 끝난다고 생각하는가. A. 다음주 민주통합정부가 출범하고 10만 병력의 소수민족 독립군이 가세하면, 500명 이상의 젊은이들이 연합군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다 계획적이다. 쿠데타 일어났을 때부터 한편에서는 평화로운 시위를 하고, 저들은 죽일 것이니 무장이 필요하다, 정부라면 군대가 있어야 한다, 총 들고 싸우던 소수민족들과 힘을 합쳐야 한다, 소수민족들이 원하는 것은 분리가 아니라 연방이다, 이미 연방 체제의 헌법도 2안까지 나와 있다, 1980년대부터 수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이 논의해 만든 것이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다수가 합의한 헌법안이 있어 2008년 헌법을 대체하기만 하면 된다. 압도적으로 선출된 우리 의회와 문민정부가 있으니 군사세력만 걷어내면 우리는 나라를 세울 수 있는 조건들을 이미 갖추고 있다. 군부의 2008년 헌법을 국회 안에서 바꿀 수 없으니 희생된 분들에게는 죄송한 얘기인데,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렇게 된 것이 미얀마의 미래를 위해 좋은 일이다. 2008년 헌법은 문민정부가 사법기관, 국경을 건드리지 못하게 했다. 수찌 여사의 5년 동안 뭔가 할 수 있는 힘이 없었다. 2기 행정부라도 마찬가지 허수아비 정권일테니 조금 더 권한을 강화하려 (민주 진영이) 움직이고 있었다. 군부도 이걸 알고 저지하려고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의 임기 연장이 저지될 것이 뻔하고, 퇴임하면 국제사법재판소(ICJ)에 로힝자 문제로 설 것이 명확해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다. 2015년부터 쿠데타 얘기가 있어서 준비해왔다. 5년 동안 수찌 정부와 소수민족 반군 사이에 대화가 이뤄졌다. 해서 신뢰가 구축돼 거부감이 없다. 빠른 시간에 둘이 하나가 된 것도 그 덕분이다. 여기에 국제사회가 문민정부를 실질적으로 돕고, 우리 군대가 양곤과 만달레이를 장악하면 군부를 몰아낼 수 있다, 이런 일을 상상해 신나게 투쟁할 수 있다. Q. 군부가 한달 휴전을 제안하는 등 벼랑 끝에 몰린 것은 사실인 것 같다. A. 그저 잔대가리 굴리는 말이려니 생각한다. 군부는 태국 국경의 샹족을 공격하겠다고 태국에 통보했고, 태국은 국경만 넘지 말라고 한다. 엊그제 국영 텔레비전이 보석 국제전이 성대하게 열렸다고 보도했는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관람객이 나왔다. 지난해 필름을 썼는데 군부가 무너지고 있는 증거라고 본다. 군사력이 실력이 없다. 전쟁이 일어나 우리에게 승기가 넘어오면 우리에게 가세하는 군인들도 나올 것이다. Q. 마지막으로 우리 국민과 정부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A.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는 대한민국 정부가 고맙다. 한-미얀마 관계가 한미동맹 못지 않게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우리 지도자들도 대단히 고마워한다. 두 달 동안 공무원들이 CDM에 동참하는 바람에 생계에 위협을 느낀다. 생계비는 걱정 말라고 후원금을 우리(재한 미얀마인들)가 보내고 있는데 여기에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고, 카렌족 반군이 군부를 공격해 전쟁이 시작됐다. 그 바람에 카렌족들이 태국 국경으로 달아나 숲 등에서 숨어 지낸다. 대한민국 정부가 태국과 협의해 난민촌을 지어 독자적으로 운영했으면 좋겠다. 어차피 미얀마에 쓰일 요량이었던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공적개발원조(ODA) 예산 등을 인도적인 목적으로 전용하면 된다. 우리가 유엔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것은 중국이 얼마나 ‘나쁜 놈’이고 전 세계인의 분노가 중국에 집중되게 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미얀마를 돕고 싶은 이들이라면.(ㄱㄴㄷ 순) 따비에 : 우리은행 ?1005-802-499757? 따비에 미얀마 민주주의 네트워크 : 국민은행 652301-01-703720 미민넷 사람예술학교 : 신한은행 100-033-087780 (사)사람예술학교 해외주민운동연대 KOCO : 국민은행 488401-01-224956 해외이주연대
  • 미얀마 평화 시위대의 반격…경찰 포로로 잡아 민간인과 맞교환

    미얀마 평화 시위대의 반격…경찰 포로로 잡아 민간인과 맞교환

    군부 유혈진압에 맞서 평화시위를 이어온 미얀마 시위대가 반격을 시작했다. 화염병과 사제총으로 무장한 것은 물론, 포로로 잡은 경찰을 강제 구금된 민간인과 맞교환하는 방법도 동원했다. 4일(현지시간) 미얀마 나우는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군부와 시위대 간 억류자 교환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사가잉 깔레이 타운을 근거지로 하는 반쿠데타 시위대는 최근 사복 차림으로 시위 현장에 잠입한 경찰 7명을 잇달아 포로로 붙잡았다. 시위대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사복 경찰 4명을 붙잡은 데 이어 며칠간 추가로 3명을 붙잡아 총 7명을 데리고 있었다”고 밝혔다.시위대가 경찰을 억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얀마 군경은 강제 구금된 민간인과의 맞교환을 제안했다. 시위대 관계자는 “군경이 먼저 억류자 맞교환을 제안했다. 경찰 7명을 풀어주는 대가로 민간인 9명이 석방됐다”고 설명했다. 석방된 9명은 지난 2월 7일 억류된 민간인 40여 명 중 일부다. 모두 시위대가 아닌 평범한 시민이며, 통금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풀려난 9명 외에 다른 시민과 시위대는 여전히 강제 구금 상태다. 시위대 관계자는 “군경은 우리 동지들을 여전히 붙잡고 있다. 남은 억류자도 모두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만간 추가 석방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도 덧붙였다.시위대 측은 무자비한 군경과 달리 자신들은 경찰 포로의 인권을 존중했음을 강조했다. 시위대 관계자는 “우리는 경찰 포로를 인간으로 대접했다. 구타 따위는 없었다. 안전 및 보안상 이유로 불가피하게 손을 묶어두긴 했지만, 식사할 때는 풀어주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군부와 시위대 간 억류자 교환이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시위대의 반격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그간 평화시위를 이어온 시위대는 군경의 무차별 총격 속에 인명피해가 늘자 사제무기를 들고 맞서는 등 물리적 저항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군경 실탄 사격에 시위대가 수렵총과 압력분사식 가스총 등으로 맞대응하며 양측 간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기관총과 수류탄, 유탄발사기로 중무장한 군경과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다. 3일 미얀마 정치범지원연합(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두 달간 최소 550명이 유혈진압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 중 43명은 아이들이었다. 이에 대해 사가잉 지역 주민 한 명은 “우리는 적당한 무기가 없다.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새 빛, 예술… 비서구의 토속·무속·모계사회를 담다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새 빛, 예술… 비서구의 토속·무속·모계사회를 담다

    마트에서 흔히 보는 카트 위에 알록달록 화려한 상여가 놓였다. 그 앞뒤로 토속적이면서 기괴한 형상의 조형물이 길게 늘어섰다. 죽은 이를 애도하고, 남은 이를 위로하는 장례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김상돈 작가의 조각 설치작품 ‘행렬’이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빨강, 주황, 노랑 색깔의 실로 짠 대형 조형물이 걸렸다. 북유럽 소수민족 사미족 출신의 작가 오우티 피에스키가 전통의상에 달린 장식을 형상화해 만든 수공예 작품 ‘함께 떠오르기’다.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는 사미족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행사를 연기한 끝에 지난 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한 풍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 아래 전통 무속 신앙인 샤머니즘과 생태주의, 모계문화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감염병으로 인한 전 지구적 혼란과 위기는 우리 삶의 형태와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 와중에 자연환경은 급속도로 훼손됐고, 물질적 풍요로움은 공동체의 연대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는 서구 사회의 이성과 합리성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공동체적 삶과 집단 지성에서 지혜를 구하고자 했고, 이에 부합하는 40여개국 69명 작가의 작품 450여점을 모았다. 주 전시 공간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개 전시실에선 다양한 나라 토속민들의 생활 방식과 제의적 예술을 포함해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 경쟁과 배척 대신 화합과 포용의 정신을 내재한 모계사회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민정기, 문경원, 이상호, 릴리안 린, 소니아 고메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 사이에 각종 부적과 병풍, 제의 도구 등 현대미술 전시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무속 신앙 유물이 함께 진열된 모습이 이채롭다. 가회민화박물관과 샤머니즘박물관에서 특별히 대여한 소장품들이다. 첫 번째 전시실을 전체 전시의 구성과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으로 구성해 무료로 개방한 점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국립광주박물관과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 비엔날레 전시관 밖에서도 주제전은 이어진다. 과거의 유물이 잠든 박물관에서 만나는 테오 에쉐투의 영상 ‘고스트 댄스’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삶과 죽음, 치유와 애도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명징하게 다가온다. 크리산네 스타타코스가 꽃으로 장식한 만다라 ‘세 개의 다키니 거울’도 생사의 덧없음을 음미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번 비엔날레에선 주제전 외에 이불, 배영환, 김성환, 시오타 치하루, 마이크 넬슨 등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커미션(GB), 스위스 안무가의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 등이 장외 전시로 열린다. 이 가운데 광주 지역 작가 12명이 협업한 특별전은 5·18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고문을 당한 학생과 시민이 치료받던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려 더욱 의미가 깊다.2007년 국군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한 뒤 폐허처럼 방치됐다가 2018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일시적으로 부활했으나 국립 트라우마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 2층으로 올라가는 보행로에 데이지 꽃밭을 만들어 병원의 본질적 기능인 치유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문선희 작가의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목소리’는 전시장을 떠나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5월 9일까지. 광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샤머니즘, 모계사회…광주비엔날레가 주목한 팬데믹 시대의 예술

    샤머니즘, 모계사회…광주비엔날레가 주목한 팬데믹 시대의 예술

    마트에서 흔히 보는 카트 위에 알록달록 화려한 상여가 놓였다. 그 앞뒤로 토속적이면서 기괴한 형상의 조형물이 길게 늘어섰다. 죽은 이를 애도하고, 남은 이를 위로하는 장례 풍습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김상돈 작가의 조각 설치작품 ‘행렬’이다. 전시장 한가운데는 빨강, 주황, 노랑 색깔의 실로 짠 대형 조형물이 걸렸다. 북유럽 소수민족 사미족 출신의 작가 오우티 피에스키가 전통의상에 달린 장식을 형상화해 만든 수공예 작품 ‘함께 떠오르기’다. 솟아오르는 태양처럼 환하게 빛나는 사미족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한다. 코로나19 여파로 두 차례나 행사를 연기한 끝에 지난 1일 개막한 제13회 광주비엔날레 전시장의 한 풍경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현대미술축제인 광주비엔날레가 올해는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이란 주제 아래 전통 무속 신앙인 샤머니즘과 생태주의, 모계문화 등을 다룬 작품들을 통해 팬데믹 시대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한다.감염병으로 인한 전 지구적 혼란과 위기는 우리 삶의 형태와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이기도 했다. 인공지능을 비롯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 와중에 자연환경은 급속도로 훼손됐고, 물질적 풍요로움은 공동체의 연대보다는 각자도생의 길로 사람들을 내몰았다. 어디에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공동 예술감독인 데프네 아야스와 나타샤 진발라는 서구 사회의 이성과 합리성에서 벗어나 비서구 세계의 공동체적 삶과 집단 지성에서 지혜를 구하고자 했고, 이에 부합하는 40여개국 69명 작가의 작품 450여점을 모았다. 주 전시 공간인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5개 전시실에선 다양한 나라 토속민들의 생활 방식과 제의적 예술을 포함해 군국주의에 대한 저항, 자연과 생명에 대한 경각심, 경쟁과 배척 대신 화합과 포용의 정신을 내재한 모계사회를 형상화한 다채로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민정기, 문경원, 이상호, 릴리안 린, 소니아 고메즈 등 국내외 작가의 작품들 사이에 각종 부적과 병풍, 제의 도구 등 현대미술 전시에서 좀체 보기 어려운 무속 신앙 유물이 함께 진열된 모습이 이채롭다. 가회민화박물관과 샤머니즘박물관에서 특별히 대여한 소장품들이다. 첫 번째 전시실을 전체 전시의 구성과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공간으로 구성해 무료로 개방한 점도 예년과 다른 점이다. 국립광주박물관과 호랑가시나무아트폴리곤, 광주극장 등 비엔날레 전시관 밖에서도 주제전은 이어진다. 과거의 유물이 잠든 박물관에서 만나는 테오 에쉐투의 영상 ‘고스트 댄스’는 장소의 특수성으로 인해 삶과 죽음, 치유와 애도에 대한 메시지가 보다 명징하게 다가온다. 크리산네 스타타코스가 꽃으로 장식한 만다라 ‘세 개의 다키니 거울’도 생사의 덧없음을 음미하게 하는 작품이다.이번 비엔날레에선 주제전 외에 이불, 배영환, 김성환, 시오타 치하루, 마이크 넬슨 등이 참여한 광주비엔날레커미션(GB), 스위스 안무가의 퍼포먼스와 설치작품을 선보이는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볼 수 있는 것과 말할 수 있는 것 사이’ 등이 장외 전시로 열린다. 이 가운데 광주 지역 작가 12명이 협업한 특별전은 5·18 당시 계엄사에 연행돼 고문을 당한 학생과 시민이 치료받던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려 더욱 의미가 깊다.2007년 국군병원이 함평으로 이전한 뒤 폐허처럼 방치됐다가 2018년 비엔날레 전시공간으로 일시적으로 부활했으나 국립 트라우마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이번이 마지막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중환자실이 있는 병원 2층으로 올라가는 보행로에 데이지 꽃밭을 만들어 병원의 본질적 기능인 치유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문선희 작가의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목소리’는 전시장을 떠나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5월 9일까지. 광주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외교부, 미얀마 여행경보 ‘철수권고’로 상향…중대본 구성

    외교부, 미얀마 여행경보 ‘철수권고’로 상향…중대본 구성

    외교부는 3일 미얀마 전 지역의 여행경보를 3단계(철수권고)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지역으로의 여행을 취소·연기하고, 이미 체류 중인 경우에도 긴요한 용무가 아닌 한 철수할 것을 권고했다. 미얀마는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가 이에 규탄하는 시위대를 상대로 두 달 넘게 무차별적 진압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화 진영 쪽에서 소수민족 반군 측에 도움을 요청하면서 향후 내전 발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외교부는 지난 1일 미얀마에 체류 중인 재외국민은 중요한 업무가 아닌 경우 귀국하고 상황이 상당히 호전될 때까지는 일체 입국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정부의 여행경보는 남색경보(여행유의)-황색경보(여행자제)-적색경보(철수권고)-흑색경보(여행금지) 등 4단계로 운영된다. 외교부는 또 미얀마 정세 악화에 따라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대본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주미얀마 대사관과 함께 주 1∼2회의 임시항공편을 4월부터 필요할 경우 주 3회까지 늘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미얀마 정세 변화를 면밀히 파악하면서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대비태세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세이브 더 칠드런 “미얀마 쿠데타 두 달 동안 어린이 43명 이상 희생”

    세이브 더 칠드런 “미얀마 쿠데타 두 달 동안 어린이 43명 이상 희생”

    인권단체 세이브 더 칠드런이 지난 2월 1일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두 달 동안 미얀마에서 적어도 43명의 어린이가 군부에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여섯 살 아이가 희생되는 등 악몽 같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까지 희생된 사람이 526명에 이른다고 집계한 이 단체는 부상당한 어린이 숫자도 상당할 것이라면서 심지어 한살배기 어린이도 고무총탄에 맞아 눈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아울러 무자비한 진압을 목격한 어린이들이 두려움과 슬픔, 스트레스를 겪는 등 정신건강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유엔 미얀마 특사도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피바다’(bloodbath)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최근에는 소수민족 반군과 군대가 교전하는 일도 잦아지고 있어 이날 미얀마 군부의 일방적 한달 휴전 선언에도무력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은 가장 최근에 직원 가족들에게 미얀마를 떠나라고 요구했는데 다만 일부 직원은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나이 어린 희생자로 알려진 킨 묘 칫은 집안에 있다가 희생되는 등 미얀마 군경은 길 가는 이들에게 다짜고짜 총질을 가하고 집안에 있던 이들까지 희생양으로 삼는 등 날이 갈수록 흉폭해지고 있다. 킨 묘 칫은 지난달 하순 만달레이의 집을 뒤지던 경찰에 의해 살해됐는데 그 아이는 가택 수색에 놀라 아버지 품에 뛰어들다 총에 맞았다. 언니 마이 뚠 수마야(25)는 “그들이 문을 걷어 찬 뒤 아버지에게 집안에 다른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고 아버지가 없다고 답하자 거짓말을 한다며 뒤지기 시작했다”며 “동생이 아버지 품에 뛰어드는 순간 총을 쐈고 그 아이가 맞았다”고 말했다. 같은 도시의 집안에서 총에 맞아 숨진 이들 가운데는 14세 소년도 있었으며 최대 도시 양곤에서는 길거리에서 놀던 13세 소년도 무자비한 군경의 총격에 숨졌다. 한편 미얀마 군부가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 대해 추가로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변호인단이 1일 밝혔다. 변호인단을 이끄는 킨 마웅 조는 이날 로이터 통신과 전화 통화를 통해 “수치 고문이 문민정부 장관 3명 및 자신의 경제 자문역으로 활동했던 호주인 숀 터넬과 함께 공무상 비밀엄수법 위반으로 일주일 전 양곤 법원에 기소됐다”면서 “추가 기소 사실을 이틀 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변호인으로 이날 수치 고문에 대한 화상 심리에 참여했던 민 민 소는 처음에는 추가로 군부가 제기한 혐의가 없었다고 밝혔다가 나중에 번복했다. 이에 따라 수치 고문의 범죄 혐의는 6개로 늘어났다. 군부는 지난 2월 그에게 불법 수입된 워키토키를 소지·사용한 혐의(수출입법 위반)와 지난해 11월 총선 과정에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어긴 혐의(자연재해관리법 위반)를 적용했다. 지난달 초엔 선동 혐의와 전기통신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고 최근에는 뇌물수수죄까지 더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공무상비밀엄수법 위반과 관련한 형량은 최장 14년이어서, 6개 범죄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수치 고문은 최장 38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한다. 민 민 소는 화상 심리에 응한 수치 고문과 윈 민 대통령이 건강해 보인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하지만 두 사람이 현재 미얀마의 상황에 대해 알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사람에게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알릴 수가 없었고, 만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민 민 소는 두 사람에 대한 심리가 오는 12일까지 휴회됐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80명 한방에 감금” “피바다 눈앞”… 울부짖는 미얀마

    “80명 한방에 감금” “피바다 눈앞”… 울부짖는 미얀마

    “정신을 잃었다가 눈을 뜨자 경찰이 총을 들고 서 있었다. 꿈인 줄 알았는데 피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미얀마 시민 흐닌(23)은 지난달 3일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 항의 시위에 참여했다가 400여명의 젊은이들과 함께 체포됐다. 식민지 시대 고문으로 악명 높은 인세인 교도소로 끌려가 80여명의 다른 사람들과 지냈는데, 침대도 없이 모두 바닥에서 구겨져 자야 했다. 화장실도 한 곳뿐이었다. 그는 “매일 사람들이 울부짖는 소리로 가득했고, 일부는 의식을 잃기도 했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31일(현지시간) 쿠데타 항의 시위 도중 억류·구금됐다 풀려난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 처참한 생활을 전했다. 군경의 구타와 폭행은 일상적이었다. 일부는 주먹과 경찰봉 등으로 마구 구타당했고, 또 다른 이들은 이마에 고무 탄환을 맞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뿐 아니라 군경의 밤샘 수색 도중 집에서 끌려나온 이들도 많았다.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붙잡혀 잠옷만 입은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시민 시리(19)는 “경찰들은 학생 지도자들도 심하게 고문했다”며 “그곳에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미쳐 가고 있다”고 말했다. 군부의 유혈 진압으로 수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사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날 신한은행 양곤지점에서 근무하는 현지인 직원이 회사 차를 통해 퇴근하던 중 총에 맞아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곧장 외교부, 금융감독원 등과 화상회의를 열고 회사별 미얀마 상황과 비상 연락체계 등을 점검했다. 앞으로 현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비상 대응 절차에 따라 필요한 조처를 해 나갈 계획이다. 소수민족 반군이 군부에 대항해 결집하면서 내전으로 커질 가능성도 짙어졌다.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유엔 미얀마 특별대사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피바다’(bloodbath)를 목전에 뒀다. 군부가 대화에 나설 때까지 기다리면 상황은 악화할 뿐”이라며 “안보리가 집단행동을 위한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쿠데타에 대항하는 민주진영의 결집도 이어진다. 이날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 대표위원회’(CRPH)는 군사정권에 맞서 소수민족 무장조직이 참여하는 국민통합정부 출범을 선언했다. 이들은 군부가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 2008년 군부 헌법을 폐기하고, 소수민족 권익 보장 등을 담은 ‘연방민주주의헌장’을 공개했다. 앞으로 군부 헌법을 대신할 과도 헌법으로 소수민족의 자결권 등을 보장하면서 이들 무장조직을 끌어들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도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 같은 흐름에 함께하고 있다. 앞서 군부는 지난달 23일 민주화 시위를 벌인 소모투·얀나잉툰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 공동대표 등 재한 미얀마인 3명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지명수배령을 내렸다. 이들은 군의 압박에 위축되기는커녕 고국에 돌아가 계속 시위를 벌이겠다며 카친독립기구(KIO) 등 소수민족 무장조직에 합류할 뜻도 밝혔다. 정범래 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조만간 태국에서 소수민족 연방군대가 창설되면 국내 미얀마 유학생과 노동자들이 직접 건너가 입대할 계획”이라며 “조국에 전쟁이 난다면 더는 멀리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美국무부, 미얀마서 비필수 외교 인력 철수 명령

    美국무부, 미얀마서 비필수 외교 인력 철수 명령

    미국 국무부가 30일(현지시간) 미얀마에 주재하는 자국의 비필수 업무 외교관과 가족의 철수를 명령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발발 2주 뒤인 지난달 14일 외교관들에게 ‘자발적으로 떠날 수 있다’고 선택권을 부여했던 조치보다 수위를 높였다. 미국이 전날 미얀마에 경제 제재를 가하는 등 압박을 이어 가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직접개입을 유도할 리더십을 발휘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딜레마가 다시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결의안도 채택하지 못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얀마군의 날’이던 지난 27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열병식에 사절단을 보냈는데, 이날은 쿠데타 이후 처음으로 시위대 100명 이상이 사망한 날이다. ‘미얀마군의 날’ 이후 참극이 이어지고 있고, 미얀마 군부 대 소수민족 반군의 내전 양상이 펼쳐지면서 ‘외국인 엑소더스(대탈출)’는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 정부도 이날 가능한 한 빨리 미얀마를 떠날 것을 권고하고 미얀마 내 머무는 이들에게는 시위 현장을 피하라고 촉구했다. 프랑스의 재생에너지 기업 볼타리아도 이날 미얀마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전날인 29일 노르웨이 외교부는 “아직은 미얀마를 떠날 수 있지만, 상황이 예고 없이 변할 수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출국을 촉구했다. 싱가포르 외교부는 이달 초 “미얀마 체류 싱가포르 국민들은 최대한 빨리 현지를 떠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 외 주요국 대사관들은 자국민들을 대상으로 반드시 체류해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 가용한 항공편을 이용해 일시 귀국할 것을 조용히 권유하는 분위기다. 한국 대사관 역시 매주 화요일 편성된 미얀마국제항공의 서울행 임시 항공편 및 추가 항공편 등을 통해 출국을 원하는 교민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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