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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표류하는 의료법안] (하) 나도 소송겪은 의사지만…

    얼마 전 부산의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 중 일어난 사고로 괴로워하다 자살했다는 소식을 접한 김봉기(가명·51) 원장은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지방의 한 소도시에서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김 원장은 2002년 1월 의료사고를 경험했다. 그의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가 뇌성마비에 걸리자 산모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제왕절개 수술을 제때 하지 않았다며 의료진의 책임을 물었다. 1심에서 패소한 김 원장은 그걸로 끝내려고 했다.“법원에서 소장(訴狀)만 날아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매일 밤을 뜬눈으로 지새워야 했습니다. 보험금으로 다 보상해 주고 그대로 덮어버리고 싶었지요.” 하지만 변호사는 끝까지 가보자고 했고 결국 3심까지 간 끝에 김 원장은 승소를 했다. 그러기까지 3년은 악몽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그나마 소송 과정에서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찾아와 소란을 부리거나 협박을 하지 않은 게 다른 의사들에 비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요즘 또다시 소송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번에는 5년 전과는 정반대로 피해자의 입장이다. 지난해 친동생이 어이없는 의료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의 동생은 뇌수막염으로 지방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가 후유증을 얻어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공간지각 능력을 잃어 누군가 부축을 해줘야만 움직일 수 있다. 혼자서 바깥에 나갈 수도 없다. “뇌수막염은 병원에서 1주일 정도만 치료 받으면 금세 나을 정도로 가벼운 질환입니다. 열과 콧물이 나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어서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입원한 지 1주일이 지나자 동생은 퇴원은커녕 식구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정신이 오락가락해졌다. 배는 가스로 가득 차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의사들은 그때까지도 “완전 정상이다. 전혀 문제 없다.”며 오히려 가족들을 타박했다. 담당 과장은 동생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는데도 아침 회진마저 거르고 박사논문을 쓴다며 서울로 훌쩍 떠났다. “의사가 환자 안 보고 뭘 합니까. 그렇게 해서 박사학위를 받으면 뭐 합니까. 수련의는 바빠서 환자를 못본다는 게 핑계가 될 순 없지요. 내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그럴까요.” 다른 병원으로 옮기려고 진료기록 복사본을 구하면서도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환자가 진료기록을 요구하면 차트를 완전히 새로 쓰고 의사·간호사들이 입을 맞추기도 한다기에 의심은 갔지만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새로 옮긴 병원의 의사들은 “형이 의사가 아니었더라면 동생은 죽었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냥 두었더라면 막무가내로 수술을 하겠다며 배를 갈랐을지도 모를 만큼 진료의 기초조차 지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담당 의사의 불성실한 태도였다. 같은 동네에 사는 그 의사는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나도록 김 원장 가족에게 전화 한 통,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 동생의 상태가 걱정돼 전화를 했더니 “그걸 왜 나한테 물으십니까. 알아서 하십시오.”라고 도리어 큰소리를 쳤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완벽할 수 없습니다. 내가 아무리 조심운전을 해도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는 피할 수 없듯이 손을 쓸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반대로 환자를 제대로 보살핀다면 100% 막을 수 있는 사고도 있습니다.” 김 원장은 “이런 사람에게 의술을 맡겨선 안 된다.”며 몇 번이고 병원에 찾아가 문제를 공론화시킬까 생각도 했지만 한 사람의 미래를 망치는가 싶어 매번 그만두곤 했다. 소송도 그랬다. 끔찍한 일을 겪어본 당사자로서 웬만하면 법정으로 일을 끌고 가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멀쩡한 사람의 몸을 망쳐 놓고도 책임을 지기는커녕 뻔뻔하게 나오는 의사와 병원의 태도를 보면서 생각이 변했다. 의료계에 경종을 울리고 싶은 마음이다. 김 원장은 소송에 들어가기로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 소송전 분쟁조정·의사 책임보험 의무화 미국은 1960년대 의료사고 소송이 급증하자 일찌감치 ‘의료과오개혁법’을 제정했다. 소송 전에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의사에게는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주(州)마다 분쟁조정 과정에 강제심사제도나 조정제도를 두어 쓸데 없는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시간적 부담을 덜게 했다. 책임보험의 형태와 운영 주체도 다양하게 해 의사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있다. 일본은 대부분 민사소송을 통한 손해배상에 의존하고 있다. 의료사고 소송은 화해율이 일반 민사소송보다 높은 편이다. 의사배상 책임보험은 사(私)보험과 일본의사회 보험으로 이원화돼 있다. 사보험의 경우 과실로 인한 의료행위로 어떤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거나 상해를 입힌 경우에 한하기 때문에 미용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행위나 고의로 인한 사고, 무면허 의료행위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의사회 보험은 보상한도가 1건당 1억엔, 연간 총보상한도가 3억엔으로 현실적인 편이다. 다만 의사회 자체가 의무가입은 아니어서 전체 의사의 43%만이 가입해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각 단체서 보는 대안은 의료사고는 급증하고 있지만 피해자들을 위한 사회적 대안이나 장치는 미흡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각계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의료소비자=“의사가 무과실 입증하게 해야” 의료사고 피해자 지원단체인 의료소비자시민연대(의시연)는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을 서둘러 제정, 과실이 없다는 걸 의사들 스스로 입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시연 강태언 사무총장은 “피해자들은 전문지식이 모자라는 데다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교통사고처럼 가해자인 의사가 자신의 과실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의시연은 병원 내부 수술실과 중환자실, 분만실 등에 폐쇄회로(CC)TV 설치도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강 사무총장은 “생명을 담보로 하는 의료현장의 모습을 기록하고 열람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을 위해 하루 빨리 병원이 의료사고 보고 의무 시스템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기피부서 전공의 보조수당 확충” 대한의사협회는 적정한 의료수가 보장과 전공의 기피부서에 대한 보조수당 확충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의협 김태학 의사국장은 “비현실적 의료수가 탓에 박리다매식 진료행위가 빈번한 데다 응급환자나 중환자 등을 치료하는 특정 진료과목에 필요한 의사인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 의료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좀 더 현실적인 기피과목 전공의 보조수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사기관=“독립적 감정기관 필요” 수사기관들은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감정기관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 오민석 주임은 “관내 대형 병원에 수사협조를 구해도 비협조적이어서 주로 의협에 의뢰하지만 회신 내용이 명확하지 않고 기간도 길어 수사에 어려움이 많다. 중립성과 공신력을 확보할 수 있는 독립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 김종로 부장검사는 “주로 의협의 자문을 받고 있는데 100% 공신력이 보장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공정하게 판단해 줄 수 있는 기관이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독립 감정기관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 구제를 우선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의료전문재판부 신수길 부장판사는 “과실 여부도 중요하지만 일단 보험이나 의료공제 가입을 강제해 적절한 피해자 보상제도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 시스템은 환자와 의사 모두 피해자” 전문가들은 의료사고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가 피해자이기 때문에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표준화되지 않은 업무 절차와 수많은 인수인계 절차, 긴 근무시간 등이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전자의무기록을 만들어 병원간 교류를 통해 절차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발생하면 의료진은 환자측에 사고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정서적인 사과와 물질적인 보상을 병행하는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의료 과오를 저지른 의사가 같은 의료진의 정서적인 지지를 통해 실수를 공개하고 예방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중대과실이 아닐 경우 면책특권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예산 낭비막을 묘책 ‘봇물’

    국민의 세금이 새는 걸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 주무부처인 기획예산처가 23일 시민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고 예산낭비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공동토론회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가졌다. 현재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 306곳에 예산낭비신고센터가 설치돼 있다. 신고에 대한 포상금 규모를 현실화한 이후 신고건수가 늘면서 지자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토론회에서는 주민참여제도 등 예산낭비 방지대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이원희 한경대 교수 부패방지법에 도입된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 재정사업의 우선순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소규모 분산투자를 지양하고 전략사업에 집중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항목별로 지나치게 세분화된 예산항목을 통폐합하고 과다한 기금도 손질해야 한다.●박완기 경실련 정책실장 중앙·지방정부 및 투자기관까지 포괄하는 예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정관련 각종 정보를 재정비, 공개해야 한다. 예산지출 우순순위를 명확히 하고 국책사업의 적정 규모 재검토 및 국가계약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시민단체들은 예산낭비 사례 개선뿐 아니라 예산 우선순위를 명확하게 하는 운동도 함께 펴야 한다.●이상근 공인회계사·함께하는 시민행동 예산감시전문위원 타당성 없는 지역개발사업을 지자체 단체장들이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것을 막으려면 투자심사위원회 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비영리민간단체의 추천이나 공모를 통해 선임해야 한다. 올해 도입된 주민소송제도 중 주민 200∼500명의 서명을 받도록 한 최소인원 규정을 완화하고 소송전에 상급행정기관에 주민감사를 청구토록 한 조항을 없애야 한다. 공무원 개인에게 손해배상청구를 가능하게 하고 주민참여제도를 의무적으로 운영하도록 지방재정법을 개정해야 한다.기획처는 앞으로 분기별로 시민단체들과 토론회를 갖고 정보를 공유할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지자체 순회토론회를 가질 예정이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MS·구글 ‘스카우트’ 법정다툼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이 유능한 중국인 인력을 두고 소송전을 불사하고 있다. MS는 19일 구글이 자사의 연구담당 부사장을 지낸 중국계 리카이푸(43)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며 미국 워싱턴주 순회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오는 10월 이전에 문을 여는 중국 리서치센터 책임자로 그를 임명했다. MS와 구글이 리카이푸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두 회사 모두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리카이푸는 미국 컬럼비아대학을 졸업하고, 카네기 멜론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음성인식과 인공두뇌 부문 권위자로 MS의 중국 진출 과정에서 대정부 관계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구글의 중국 리서치센터에 그가 영입된 배경에는 어린 시절을 보낸 중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리카이푸의 바람도 작용했다. MS는 자사의 고급 기술을 많이 알고 있는 리카이푸가 이직 후 1년 안에 경쟁사에 취업하지 않겠다고 2000년에 서약했다면서 구글로 옮기는 것은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글측은 MS의 주장은 정당하지 않다며 반박하고 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엔화예금 과세 전방위 소송전 조짐

    엔화스와프예금의 과세 논란이 결국 국세청과 은행, 은행과 고객간 소송으로 번질 전망이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제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시중은행들은 국세청이 제시한 엔화스와프예금의 이자소득 원천징수 미(未)이행분에 대한 수정신고 기한인 이날까지 수정신고를 하지 않았다. 또 비과세인줄 알고 엔화예금에 가입했다가 최근 과세 결정으로 총이자소득이 4000만원을 초과해 새롭게 종합소득세 과세 대상이 된 일부 가입자들도 종소세 신고기한인 이날까지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은행과 고객들이 수정신고를 하지 않음에 따라 국세청은 예정대로 세무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엔화스와프예금의 환차익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5월말 종합소득세 신고 시한에 맞춰 추징하기로 방침을 정한 만큼 수정신고를 하지 않은 은행과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탈루에 따른 세무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은 은행 세무조사를 통해 이자소득 탈루 규모와 고객 신상정보를 확보한 뒤 개인들을 상대로 다시 세무조사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원청징수 불이행 가산세를 물게 됐으며, 종소세 신고를 하지 않은 개인들은 신고 불성실 가산세와 납부불성실 가산세를 내야 한다. 은행들은 일단 고객들의 세금을 대신 내준 뒤 구상권을 청구하는 동시에 국세청을 상대로 법정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종소세 신고를 거부한 고객들은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내 이자소득세는 물론 가산세까지 받아낼 움직임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은행들이 상품을 팔 당시 비과세가 명시된 약관 등을 제시했던 점을 감안할 때 고객이 승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 한 명이라도 승소하게 되면 모든 고객의 세금을 은행이 되돌려줘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예치 실적이 적은 일부 은행들은 고객의 세금을 한꺼번에 대신 내주고, 손실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이럴 경우 배임이나 불법 증여 논란도 불거질 전망이다. 은행들이 2002년 1월부터 판매한 엔화예금 총액은 7조여원, 은행별로 원천징수해야할 세금은 50억∼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중개사시험 가산점 공방 재점화

    중개사시험 가산점 공방 재점화

    지난해 치러진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에 따른 가산점 논란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변호인단을 선임한 수험생들이 잇따라 건설교통부 관계자들을 만나 가산점 부여의 합법성을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감정적인 호소가 아니라 법률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차원이다. 수험생들은 현재 여영학·이원희 변호사 등 6명을 선임했다. 자문 변호사들은 공인중개사 시험을 규정한 ‘부동산중개업법 시행령’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가산점 부여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 변호사는 ‘시험실시 기관의 장이 수급상 필요하다고 인정해 선발인원을 미리 공고한 경우에는 매 과목 40점 이상인 자 중에 고득점자 순으로 합격자를 결정한다.’는 시행령 17조2항의 입법취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수급상 필요할 때는 건설교통부 장관이 가산점 부여 등 재량권을 발휘해 선발인원을 조정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 변호사도 “합격·불합격 처분과 같은 행정처분의 모든 유형을 관계법령에 담을 수 없다.”면서 “따라서 관계법령에 명확히 규정되지 않았더라도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유가 발생했을 때는 행정처분도 재량에 따라 취소·변경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변호사들은 가산점에 대한 근거는 있지만 만약 건교부가 수험생들에게 가산점을 주게되면 앞으로도 이에 대한 민원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수험생들은 지난 27일 건교부 관계자들과 만난 이같은 의견을 전달한 데 이어 오는 3일에도 다시 만나 가산점 부여가 법적으로 가능한지 등에 대해 다시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건교부는 수험생들의 가산점 요구에 대해 성실히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도 현행법상 가산점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설사 관련법이나 시행령이 개정되더라도 15회 수험생들에게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수험생들의 주장처럼 시행령의 관련 조문을 확대해석하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수험생들이 주장하고 있는 가산점에 대한 근거를 면밀히 검토해 수용할 수 있는지 판단할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는 근거가 미약하다는 것이 건교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수험생과 건교부의 입장이 쉽게 좁혀지지 않으면 결국에는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 수험생들은 “앞으로 몇차례 건교부측과 협의를 하겠지만 계속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불합격처분 취소 소송 등 법적인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산점 부여 문제는 국회 차원으로도 번질 조짐이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가산점 부여 논란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여드름약 부작용규명 11억 기부” 아들 잃은 父情, 제약사와 전쟁

    “내 아들이 어떻게 자살하게 됐는지 규명하는 데 퇴직금 100만달러가 아까우랴.” 멀쩡했던 대학생 아들이 자살하게 된 것은 다국적 제약업체인 로취사의 여드름 치료제 ‘아큐테인’ 탓이란 점을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아일랜드의 전직 회계사 리암 그랜트(57)가 퇴직금 100만달러(11억여원)를 쓸 계획이라고 USA투데이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로취사에서 수십만달러의 소송 화해금을 제시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서만 아큐테인의 자살 및 우울증 유발 소송이 70여건 진행 중인데 그 중 몇 건은 소송전 화해로 끝났다. 다음달 초 그랜트는 더블린 법정에서 열리는 청문회에 참석해 스위스에 본부를 둔 이 다국적 제약업체를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지난 1982년 미국에서 첫 시판된 아큐테인은 여드름 증세가 심한 환자에게 특히 효능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반드시 의사 처방을 받아 적절하게 복용하도록 권장받고 있다. 그랜트는 아일랜드에서 시판되는 아큐테인에 ‘자살 유발’ 경고문이 부착됐더라면 아들의 자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997년부터 이 경고문이 부착됐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은행 지각변동 ‘시동’] (중) 인재에 승부 건다

    [은행 지각변동 ‘시동’] (중) 인재에 승부 건다

    “인력 수준을 업그레이드하라.” 새해를 맞아 사활을 건 ‘금융대전’에 뛰어든 은행장들의 특명이다. 경영진부터 일선 창구직원에 이르기까지 전문성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은행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결과다. 은행들은 특히 수익구조 강화를 위해 고객자산관리(프라이빗뱅킹·PB)나 국제금융, 인수·합병(M&A) 등의 투자금융(IB) 등 최고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각 영역에 맞는 전문인력을 적극 스카우트하는 등 불꽃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성 무장한 임원 뜬다 은행간 우수인력 경쟁은 지난해 외국계 금융기관 출신인 은행장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본격화됐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 국민은행 강정원 행장, 한국씨티은행 하영구 행장 등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연공서열보다는 전문성을 갖춘 임원들의 발탁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씨티은행을 거쳐 우리은행 PB단장을 역임한 구안숙 PB·에셋매니지먼트그룹 부행장과 씨티은행 기업금융본부장 출신인 오용국 IB그룹 부행장 등 외국계 출신 임원 6명을 영입했다. 강정원 행장과 한번쯤 같이 일했던 전문가들로, 강 행장이 몇주에 걸쳐 ‘삼고초려’했다는 후문이다. 한 임원은 “선도은행 임원자리가 쉽지 않기 때문에 고민했지만 강 행장의 끈질긴 설득에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우리은행은 내부 발탁을 통해 e비즈니스 전문가인 박정규 본부장과 IB 전문가인 정현진 본부장 등을 승진시켰다. 신한·조흥·하나은행도 최근 전문성 평가를 통해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 그룹으로 임원진 진용을 새로 짰다. ●PB·IB 우수인력 경쟁 올해 은행권 최고의 경쟁분야로 꼽히는 PB·IB영업 인력을 강화하기 위한 은행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부동산·세무 등 자문서비스 강화를 위해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출신의 안명숙 차장을 비롯, 증권사 애널리스트·세무사 등 4명을 스카우트했다. 우리은행은 또 최근 미국 경영대학원(MBA) 출신을 20여명 안팎 채용해 IB·PB사업단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황영기 행장이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등에서 1주일간 머물면서 응시자들을 모두 면접하는 등 인재 스카우트의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기업은행도 PB사업 확장을 위해 씨티은행과 국민은행 PB센터장을 지낸 김홍룡 부장을 영입했다. 하나·조흥은행도 회계·세무사, 부동산·증권전문가 등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인력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국민·신한·외환은행은 내부 PB·IB전문가 양성을 위해 국내외 연수 및 자격증 취득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엄격한 PB인증제도를 통해 최고의 전문가를 키우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단계별 전문교육을 통해 내부 직원을 PB나 IB인력으로 키우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외부 스카우트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행원 아닌 ‘뱅커’ 육성 ‘모든 직원의 전문화’를 위한 은행들의 교육·연수 프로그램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직원 개개인에 맞는 전문 금융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외 MBA와 금융전문가 과정, 해외 금융기관 연수 등이 운영된다. 우리은행은 향후 5년간 100명에게 MBA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기업금융·외환·소송전문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외환은행은 외환딜러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 성적 우수자를 곧바로 외환딜러로 배치한다. 하나은행은 해외영업망 확대를 위해 미국·중국 대학원 및 어학연수 과정을 개설했다. 금융연수원 강형문 원장은 “양질의 전문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외국계 은행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급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세분화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직원들에게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중개사시험 법정선다

    제15회 공인중개사 시험의 난이도 조절 실패가 소송전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중개사시험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공인중개사협회와 수험생은 물론 출제기관인 산업인력공단 등도 법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이다. 중개사협회는 내년 5월 건설교통부가 추가시험을 실시하기로 한 데 대해 가처분신청을 조만간 내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추가 시험은 부동산중개업법시행령 등에도 근거가 없는 만큼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중개사협회측은 “공인중개사의 과대배출로 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면서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협회측이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선 것이다. 협회측은 가처분 소송과 관련, 변호인단의 자문을 받고 있다. 만약 협회측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인용된다면 시험 난이도 조절 실패로 촉발된 이번 파문은 다시 한번 수면위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제15회 시험 수험생들은 지난 20일 산업인력공단을 상대로 27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낸 바 있다. 또 상당수 수험생들은 추가 시험 외에도 가산점을 줘야 한다고 연일 집회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시험 가운데 범위 밖의 문제나 고난이도 문제, 외부유출 의혹이 있는 문제 등은 복수정답으로 처리해야 한다면서 행정심판을 청구할 움직임도 제기하고 있다. 한편 한국산업인력공단측은 제15회 시험문제의 유출 의혹에 대해 전면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일부 의혹이 제기된 출제교수는 물론 출제교수의 강의를 들은 학원수강생 등을 상대로 면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단측은 일부 혐의사실이 드러나면 수사기관에 정식으로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한 수험생은 “정부가 관련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대처했다면 이같이 소송전으로까지 확대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결국에는 수험생들만 골탕을 먹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司試2차 대학별 합격자수 밝혀라”

    “司試2차 대학별 합격자수 밝혀라”

    제46회 사법시험 2차 합격자 명단이 발표된 이후에도 2차 과목중 형사소송법에서 제기됐던 공정성 시비가 수그러들지 않는 양상이다. 자칫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사시의 공정성을 문제삼는 국가와 수험생간 소송전이 재발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사시 2차 형소법 1번 문제가 지난 3월 A대학 고시반의 모의고사 시험과 유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불거졌다. ●일부 수험생들 불복 움직임 법무부는 지난 2일 2차 합격자를 발표하면서 A대 고시반 유사문제가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수험생들은 A대 수험생들의 합격률이 다른 대학 수험생들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 법무부의 발표에 일단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과락사태로 인해 소송을 진행 중인 수험생들은 이번 2차 시험도 공정하지 못했다면서 또다시 소송을 제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고시원 관계자는 “현재는 당락에 따른 희비가 엇갈려 수험생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되지 않고 있지만 조만간 지난해 과락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던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추가 소송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은 “법무부가 대학별 합격자에 대한 수치를 밝혀야 보다 명확한 해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A대 모의고사와 같은 사태를 막을 수 있는 대책도 제시했어야 한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A대 모의고사를 출제했던 출제위원에 대한 처리도 수험생들의 관심거리 가운데 하나다. 법무부가 해당 출제위원이 소속해 있는 서울고법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해당 출제위원은 법무부 진상조사 과정에서 “2년 전에 법무부에 제출한 문제였고, 또 문제를 바꿔서 냈기 때문에 괜찮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 합격에 영향 없다고 잠정 결론 A대 고시반 유사문제가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근거로 법무부가 제시한 것은 A대 출신 수험생들의 합격률이다. A대학 관계자 등에 따르면 60명을 조금 넘는 A대 출신 수험생이 2차에 합격했다. 지난해에 56명이 합격한 것과 비교할 때는 6∼7명이 더 많이 합격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다른 대학 출신 수험생들의 합격 숫자에 비춰볼 때 6∼7명 증가는 상대적으로 적다고 보고 있다.A대와 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대학의 경우는 예년에 비해 많게는 20명 이상, 적어도 10명 이상 합격생이 더 나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대학들이 예년보다 합격생을 더 배출한 것은 지난해에는 무더기 과락으로 2차 합격생이 905명에 그쳤지만 올해는 1009명으로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다른 대학 수험생들이 받은 전체 점수에서 형소법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을 A대 수험생들의 형소법 점수 비중과 비교하는 통계학적 분석방법에서도 모의고사 문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학의 서열화를 초래할 수 있어 A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 수험생들의 구체적인 합격생 숫자와 비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면서 “하지만 여러 근거들을 종합할 때 모의고사 문제가 합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2차 합격자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경북도 ‘소송不敗 신화’

    경북도가 ‘소송불패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1일 경북도에 따르면 올들어 11월말까지 민사 11건과 행정 29건, 국가 상대 2건 등 모두 42건의 사건을 공무원이 직접 소송을 처리해 승소율 100%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도나 국가를 상대로 한 소송사건 50건을 공무원이 직접 수행, 모두 승소했다. 이같이 경북도가 공무원 직접 소송수행에서 100%승소율을 보이는 것은 법무담당관실에 소송전담 공무원을 지정, 적극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풍부한 행정경험과 철저한 현장조사, 증거자료 수집, 유사사건 판례분석 등을 통해 소송을 이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행정소송을 전담하고 있는 법무담당관실 최정애(36·여·7급)씨는 “승소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증거자료”라며 “증거자료 수집을 위해 정부기록보존소, 국립지리원, 국토관리청 등 안가본 데가 없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인·허가 분야 등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은 관련부서 동료직원으로부터 자문을 얻고 어려운 법률지식은 고문변호사의 도움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경북도는 이처럼 공무원이 직접 소송을 맡음에 따라 변호사에게 위임할 때 드는 착수금 등 소송비용 3900만원도 절감했다. 도 관계자는 “5000만원 이상의 민사나 합의부 사건처럼 공무원이 맡을 수 없는 것을 빼고는 대부분 법무담당관실 직원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고 있다.”며 “예산절감 등을 위해 공무원의 직접 소송수행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도가 올해 처리한 소송은 민사 40건과 행정 35건, 국가 상대 2건 등 모두 77건이고 이 가운데 27건은 확정 판결이 났고 50건은 재판중이다. 확정이 난 소송중 도가 승소한 것이 12건이었고 패소 1건, 취하 8건, 조정 3건, 기타 3건 등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시네마 천국]‘사랑에 빠지는 특별한 법칙’

    ‘사랑에 빠지는 아주 특별한 법칙(Laws of Attraction·12일 개봉)’은 포스터가 작품의 절반을 설명해주는 할리우드산 로맨틱 코미디다. 007시리즈로 먼저 기억되는 피어스 브로스넌과 연기파 배우 줄리안 무어가 이미지를 확 바꿨다. 남녀주인공의 캐릭터 변신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감상포인트가 적잖은 영화다. ‘이혼 소송전문’으로 통하는 뉴욕 최고의 남녀 변호사가 법정에서 만난다. 논리에 충실한 여변호사 오드리(줄리안 무어)와, 날카로운 직감으로 재판을 주도하기로 소문난 다니엘(피어스 브로스넌). 아일랜드 성을 서로 차지하려는 젊은 부부의 이혼소송을 맡아 실력을 겨룬다. 하지만 영화는 건조한 법정드라마와는 처음부터 거리가 멀다. 건들건들 술수가 뛰어난 다니엘은, 원리원칙을 따르지만 빈틈이 많은 오드리에게 금세 호감을 갖는다. 티격태격 법정다툼은 두 사람이 엮어가는 러브게임의 맛깔난 양념일 뿐. 각자 의뢰인에게 유리한 증언을 확보하려고 아일랜드를 찾은 두 사람은 그곳의 전통 결혼축제에서 술김에(?) 결혼해버린다. ‘결혼 먼저, 연애 나중’. 제목의 정답은 그 대목쯤에서부터 풀리는 셈이다. 뉴욕으로 돌아와 한이불을 덮고 자면서도 법정에서는 치열하게 맞서고, 그 과정에서 기대와 실망을 거듭하며 조금씩 서로를 이해해간다. 덜컥 결혼부터 해버린 유별난 사랑방정식을 풀어가는 두 중견배우의 연기가 시종 편안하다. 청춘들의 풋내나는 로맨스와 달리 안정감 있는 러브스토리는 모처럼 중년관객들의 입맛에도 잘 맞아떨어질 듯싶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2004 美대선] D-8…플로리다 등 유권자 5% 조기 투표

    |워싱턴 이도운특파원|8일 앞으로 다가온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공화당과 민주당 진영의 총력전으로 전개되면서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열기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부재자 투표와 조기 투표 참여율도 크게 올라가고 있으며, 지금까지 무관심했던 유권자들도 이번에는 선거권을 행사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표시하고 있다. ●“유권자 20%가 조기투표” 이번 선거에서 미국의 30개 주가 유권자의 희망에 따라 조기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다음달 2일 대선일자 이전에 ‘한 표’를 행사하는 유권자가 크게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유권자 가운데 5%가 이미 선거를 마쳤으며, 선거일 전에 최고 20%가 조기 투표를 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치열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플로리다 등 8개의 접전 주(州)에서는 130만명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플로리다주에서는 8개 카운티를 표본조사한 결과 민주당 지지자들이 공화당 지지자들보다 조기투표에 참여하는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유권자의 자격을 둘러싼 양측간의 소송전도 시작됐다. ●투표율 최고수준 될 듯 공화당 전국위원회의 에드 질레스피 의장은 “300만명의 새로운 공화당 유권자를 등록시켰다.”고 발표했다. 역대 선거에서 투표한 유권자들을 분석한 결과 공화당원은 35%로 민주당원 38∼39%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기 때문에 투표할 공화당원 숫자를 늘린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정치참모인 칼 로브는 2000년 대선직후부터 재선을 위해 교외의 중산층 지역주민, 보수적인 사회·종교단체 회원 등 기존의 지지기반과 함께 흑인과 히스패닉 등 친민주당 계층에서도 지지층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계속해왔다. 민주당은 ‘아메리카 커밍 투게더’나 ‘ACORN’ 등 진보적인 사회단체들과 함께 대도시의 지하철과 버스역 주변 등에서 주로 소수민족 주민들을 대상으로 유권자로 등록할 것으로 권유해왔다. 또 투표율이 낮았던 대학생과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한 투표독려 캠페인도 계속하고 있다. 양당의 노력에 따라 이번 선거에 참여할 유권자는 2000년의 1억 600만명보다 훨씬 많은 1억 2100만명이 될 것으로 미국선거연구위원회가 예측했다. ●소수 그룹이 승부 결정할 수도 선거 전문가들은 투표율이 낮았던 ▲대학생 ▲미혼 남녀 ▲보수적 종교·사회단체 회원 ▲흑인과 히스패닉 ▲부동층 가운데 한 그룹만 집단적으로 움직여도 이번 선거의 승부를 좌우할 변수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학생과 미혼 여성은 민주당 지지성향이 강하며, 지난 선거에서 흑인의 90%, 히스패닉의 65%가 민주당에 투표했다. 공화당은 보수적 종교·사회단체 회원 가운데 지금까지 투표에 참가하지 않았던 유권자가 400만명이라고 추산하고, 이들을 투표소로 유도하면 승리한다고 보고 있다. ●막판 표쏠림 가능성 AP통신은 현재 부시 대통령이 222명, 존 케리 민주당 후보가 20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9개 접전지역의 선거인단 109명의 표심이 막판에 한 후보에게 쏠리면서 당선에 필요한 270명을 훨씬 넘어 3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dawn@seoul.co.kr
  • 주민소송제 막판 ‘힘겨루기’

    지방행정에 대해 주민이 소송을 낼 수 있는 ‘주민소송제’ 도입을 놓고 시민단체와 지방자치단체의 막판 신경전이 치열하다.정부의 최종안 마련을 앞두고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목청을 높이는 것이다.정부는 이미 공청회와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만큼 조만간 최종안을 마련,7월 국회에 법 개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안은 주민소송에 앞서 주민이 연대서명으로 감사를 청구토록 하고 있다.감사청구 인원은 시·도는 300명,50만명 이상 대도시는 200명,시·군·구는 100명을 상한선으로 정했다.감사청구 사항을 ‘위법한 재무·회계행위’로 제한하고,소송대상은 공금의 지출 등 4가지로 한정했다. ●시민단체들, 장관 면담 요구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73개 시민단체는 최근 주민소송제에 대한 정부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공동의견을 내고 행정자치부 장관 면담을 요청해 놓고 있다.입법예고대로 주민소송제 관련법이 확정되면 제도적 장벽이 너무 높아 주민들이 소송을 내기가 어려워 사문화된 제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소송전에 반드시 감사를 청구하도록 한 것은 불필요한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초래할 뿐이며,합당한 이유없이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므로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300∼100명의 서명을 받으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그동안 주민들은 회유와 압력을 받게 돼 소송을 못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감사청구없이 누구나 소송을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자체 “남발방지 대책 절실” 자치단체는 지방행정 동요 방지에 비중을 둘 것을 요청하고 있다.광역단체장협의회,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4개 법정 단체에서 의견을 냈다.이들 단체는 2006년부터 주민소송제를 시행할 예정이지만,국가사무와 재원이 지방으로 이양되는 것과 동시에 시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앙도 동시에 시행할 것을 주장한다.집단소송인 점을 고려해 1인 소송은 허용해서는 안되며,일정수 이상으로 자격요건을 갖춰 주민소송 남발과 악용의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송대상 역시 ‘모든 행정’이 아니라 ‘위법한 재무·회계행위’로 제한하고 유형을 구체적으로 법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덕현기자 hyoun@seou.co.kr˝
  • 의료분쟁 ‘소송전 조정’ 확정

    의료분쟁이 발생하면 소송 전에 반드시 조정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조정전치주의와 의사의 경미한 과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형사처벌 특례조항이 각각 도입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의료제도발전특별위원회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의료분쟁조정법안을 확정,오는 10일 열리는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법안이 의결되면 복지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정전치주의의 경우 피해자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고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해 분쟁에 따르는 시간적 경제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키로 했다.또 의사의 형사처벌 특례조항은 의료행위의 공익적 측면을 고려,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적은 경미한 과실에 한해 형법의 개입을 최소화한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법안을 심의하는 특위위원들이 대부분 의료인들이어서 토론회나 공청회 과정에서 시민단체나 법조계의 반대여론이 무시됐다.”면서 “의료사고를 당한 환자가 두 번 재판을 받는 격인 조정전치주의의 의무화나 경미한 의료사고에 대해형사소송을 낼 수 없게 한 형사처벌 특례조항이 핵심인 이번 의료분쟁조정법안은 결국 의사를 위한 법”이라면 반발하고 있다. 노주석기자 joo@
  • 반도체업계 ‘생존게임’ 가속

    ‘강자만 살아남는다.’ D램 반도체 업체간 생존게임이 가속화되고 있다.제조원가 이하로 반도체를 출하하는 등 출혈경쟁을 해오던 D램 업계에 물고 물리는 소송전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법무부가 최근 전체 D램 업계의 반독점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혀 D램 업계를 더욱 궁지로 몰 아넣고 있다. ◇ 가격경쟁에서 소송전으로= 소송이란 극한 길을 택한 업체는 반도체값 하락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독일 인피니온사.사실 인피니온은 지난해 최악의 반도체 불황때 일부 반도체 업체의 퇴출이나 업체간 흡수합병 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인피니온은 하이닉스-마이크론간 협상이 무산되자 더 이상 출혈경쟁을 버티지 못하고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을 유럽연합(EU)에 상계관세를 이유로 제소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소송은 다분히 하이닉스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하이닉스가 침몰해야 인피니온 등 다른 D램 업체의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제소를 검토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 반독점 조사까지 겹쳐= 미 법무부의 D램 업계 조사는 PC제조업체의 이해를 반영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그동안 미국 델컴퓨터사나 타이완의 PC제조업체들은 줄곧 D램 업계의 가격 담합을 주장해왔다.1달러 선까지 추락했던 128메가 D램이 갑작스럽게 가격을 회복한 것은 D램 업계가 물량을 조절하며 가격을 답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미 법무부의 반독점 조사는 압박용에 불과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가격담합의 심증은 있더라도 물증을 잡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조사기간도 1∼2년이 걸려 당장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 ◇ D램가격 상승여부가 변수= 전문가들은 내리막을 걷던 D램의 현물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추세에 있다고 본다.지난달 10일을 전후해 장중한때 128메가 D램이 1.6달러선까지 하락한 이후 현재까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하이닉스 등의 피소와 미국의 반독점 조사라는 악재가 터진 지난 19∼20일 이후에도 128메가 D램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나갔다.게다가 3·4분기부터 PC수요가 서서히 증가하면서 D램 가격은 본궤도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D램 가격이 회복되면 D램 업계는 소송보다는 또다시 가격 경쟁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D램값 상승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론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펑크 난 대한투신증권 중남미 투자펀드 송사

    만기(12월17일)가 지난 대한투자신탁증권의 중남미 투자펀드 ‘대한글로벌공사채2호’를 둘러싸고 송사가 잇따를전망이다. 대한글로벌공사채2호는 국내 채권에 4,000만달러,중남미국채에 9,600만달러를 투자한 펀드다.펀드는 국내 8,000만달러,해외 5,600만달러로 조성됐으며,해외분 5,600만달러는 미국의 JP모건측으로부터 차입했다. 그런데 중남미 투자분인 9,600만달러 중 80%를 차지하는아르헨티나 채권이 국가부도 위기로 지급불능사태에 빠지면서 펀드의 투자원리금 지급이 60일동안 연기된 상태다. ◆신협 300억 떼일 위기=이 때문에 약 300억원을 대투에맡긴 신협중앙회는 투자원리금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난 17일 대투에 요청했다.지급불능에 대비하는 소송도 검토 중이다.관계자는 “회원사들이 불안해하는 만큼 투자원리금 회수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JP모건과 대투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엇갈리는 소송전=대투도 JP모건을 상대로 투자원리금 상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다음주 제기할 방침이다.관계자는“아르헨티나가 채무불이행 상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펀드를 판매하고 사실상 역외운영까지 맡았던 JP모건이 투자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은 만큼 차입금도 갚을 수 없다”고말했다.이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공식부도가 통보되면 국내에 투자된 4,000만달러로 해외차입금 5,600만달러를 갚아야 할 형편이 된다.이 경우 666억원(8,000만달러)을 낸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지금까지 배당받은 333억원을 제외하고는 한 푼도 건질 수 없게 된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무늬만 ‘전문 변호사’ 판친다

    일용직 근로자 김모씨(45)는 지난해 10월 공사 현장에서 사고로 허리를 다쳤다.하지만 회사측은 김씨에게 아무런 보상도 해주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에 낸 산업재해 요양급여신청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는 수소문 끝에 ‘산재소송 전문’이라는 A변호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소송에서도 지고 말았다.“사실상의 고용·종속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판결 이유였다. 김씨는 소송에 진 이유가 A변호사 때문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일용직 근로자도 사실상 피고용자로 해석,산재로 인정받은 판례가많아 비교적 쉽게 승소할 수 있는데도 산재 분야에 전문성이 없는 A변호사가 잘못 대응했기 때문이었다. 전문성이 없으면서도 ‘전문 변호사’임을 자처하는 ‘무늬만 전문’인 변호사들 때문에 수임료만 날리는 등 피해자가 늘고 있다. 이는 연간 300∼400명이던 사법시험 선발인원이 지난해 800명,올해1,000명으로 급증하면서 변호사 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졌기때문이다.일거리를 뺏길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일부 변호사들이‘○○전문’이라는 ‘가짜 간판’을 내걸고 고객들을 마구잡이로끌어들이는 데 따른 부작용이다.앞으로 법률시장이 개방되고 로스쿨(law school) 형식의 사법대학원제도까지 도입되면 이런 유의 경쟁은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늬만 전문’인 변호사들이 내세우는 분야는 의료·산재·노동·인권 등 전통적으로 분쟁이 잦은 분야부터 언론·지적재산권·연예·기업 인수합병(M&A)·인터넷 등 첨단 분야까지 다양하다.그러나 이들중 대부분은 ‘간판’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B변호사는 명함에 ‘땅소유권 분쟁 전문 변호사’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있다.모 시민단체 회원으로 등록해 놓고사실상 활동하지 않는 C변호사도 시민·인권 분야의 전문가인 것처럼 행세한다.D변호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첨단 분야의 전문가인 양 홍보하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광고 등을 통해 ‘기업인수합병 전문’ ‘행정소송전문’ ‘소프트웨어 전문’ ‘일조권 전문’ ‘대북(對北) 전문’등의 수식어를 공인받은 자격처럼 선전하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변호사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변호사들이 자기개발은 하지 않은 채 엉뚱한 수식어로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면서 “업계의 자체 정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
  • 대한매일 선정 국제 10대뉴스

    ◆ 北-美 '반세기만의 건배'. 북한과 미국간 55년 적대관계 청산을 위한 초석이 세워졌다.매들린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0월 23일 미 행정부 최고위 관리로 북한을 공식 방문,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등 현안을 논의했다.앞서 10월 10일 조명록(趙明祿)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예방했다. ◆ 美대선 초유의 법정공방. 제 43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사상초유의 법정공방으로 얼룩졌다.11월 7일 투표실시 이후 35일간 지속된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간 수검표를 둘러싼 맞소송전은 미 사회 전반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12월 12일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나 민주주의의 교과서라는 미국 민주주의는 큰 상처를 입었다. ◆ 인간 게놈지도 '쇼크'. 인간 생명의 비밀을 담은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6월26일 5개국 공동 컨소시엄 인간게놈 프로젝트(HGP)와 미국 생명공학기업 셀레라 제노믹스사는 인간 유전자 염기서열을 해독,게놈지도의 초안 완성을 발표했다.불치병 및 노화 치료,신약 개발을 위한 신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인간복제 가능성에 대한 도덕적 논란을 가열시켰다. ◆ 위기의 美 신경제. 첨단기술의 발달로 생산성이 향상,고성장과 저물가를 동시에 보장한다는 이른바 ‘신경제’(New Economy) 신화가 시험대에 오른 한해였다.상반기 IT(정보통신기술) 업종과 닷컴기업들에 대한 고수익 기대로 주가가 폭등했으나,하반기 닷컴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고 美경제의 하강국면이 시작되면서 ‘신경제 거품론’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 '푸틴의 러시아' 출범. ‘푸틴의 러시아’가 출범했다.전직 KGB 요원 블라디미르 푸틴은 3월 26일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대통령에 취임했다.이후 그는‘강력한 러시아의 부활’을 기치로 국내외에 강권 통치 스타일을 선보이고있다.그러나 8월 13일 러시아 최신예 전략 핵잠함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침몰,승무원 118명 전원이 사망해 푸틴의 인기에 치명타를가했다. ◆ 反 세계화 거센 물결. 세계화의 물결만큼이나 반세계화 시위도 거세게 전개된 한해였다.지구촌 비정부기구(NGO) 단체 및 노동자들은 ‘강대국 위주의 세계화·신자유주의 반대’를 외치며 9월 체코 프라하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IBRD) 연차총회와 10월 서울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12월 프랑스 니스의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 쿠바 난민 소년 세계 언론 주목. 쿠바 ‘난민소년’엘리안군(7)의 양육을 둘러싼 미국·쿠바 긴장사태가 전세계 언론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았다.엘리안은 미국행 밀항선을 탔다가 어머니를 잃고 표류중 구조돼 미국땅에 발을 디딘 지 7개월 만인 6월 28일 미 대법원의 송환 결정으로 고국으로 돌아갔다.송환에 반대한 플로리다주 쿠바 이민자들은 대선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리기에 이르렀다. ◆ 독재 무너뜨린 유고 '피플파워'. 유고의 ‘피플 파워’가 슬로보단 밀로셰비치의 13년 독재 철옹성을 무너뜨렸다.세르비아민주당(DOS)이 주축이 된 야당연합은 9월 26일집권 사회당이 밀로셰비치의 승리를 선언하자 불복,야당 후보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의 승리를 선언하고 대규모 시민봉기를 주도했다.10월 5일 연방의회 의사당이 시위대에 점령되면서 코슈투니차 대통령시대가 열렸다. ◆ 타이완 50년만의 정권교체. 3월 18일 실시된 타이완 총통 선거에서 독립 지지파인 야당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49)후보가 중국의 전쟁 위협에도 불구하고 승리,50년만에 정권교체를 이룩했다. 국민당 리덩후이(李登輝)총통의 뒤를 이어 새 총통에 취임한 천수이볜 총통이 독립문제로 갈등을 빚고있는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지가 양안관계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 멀기만한 중동평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충돌이 최악의 유혈사태를 낳았다.9월 28일 이스라엘 우익 리쿠드당 총재 아리엘 샤론이 예루살렘의 이슬람 성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하면서 촉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혈충돌로 300여명이 사망하고 3,000여명이 부상했다.대부분 희생자는팔레스타인 민간인들.양측간 감정이 극도로 악화돼 그 동안의 평화협상 타결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 2000 美 대통령 선거/ 막내린 ‘35일 드라마’…부시 ‘절반의 갈채’

    지리한 법정공방을 펼친 미대선은 결국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막을내리게 됐다.사법부의 판단으로 행정부의 수장이 결정된 것이다.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35일간의 피말리는 공방을 재구성한다. [오보→패배번복→법정소송] 한 편의 드라마 같은 대혼돈의 선거정국은 CNN의 오보로 시작됐다.CNN은 11월8일 새벽 대선의 향배를 쥔 플로리다에서 부시가 승리,제43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보도했다.앨 고어 민주당 후보는 새벽 1시50분쯤 부시에게 당선축하 전화를 걸었다. 그러나 5만표까지 벌어졌던 플로리다주 개표 결과가 순식간에 수천표차로 줄어들자 고어는 30분 뒤 부시에게 다시 전화해 ‘패배인정’을번복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11월8일 오전 해외 부재자표를 제외한 1차 개표결과 부시는 1,784표차로 고어를 앞섰다.그러나 표차가 0.5% 이내면 재검표에 들어간다는주법에 따라 전 카운티에서 재검표가 진행됐다. 팜비치 카운티에서 1만9,000여표의 무효표가 쏟아지고 나비형 투표용지의 모호성이 문제로 드러났다. 고어측은 9일 팜비치 등 4개 카운티의 수검표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전체 재검표와 일부 수검표가 반영된 2차 개표 결과도부시는 표차가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330표를 리드했다. 이때부터 고어는 전면적인 수검표를 주장했다.부시는 수검표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맞섰다. 공화당 인물인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은 줄곧 개표결과보고시한인 11월14일 이후에 집계된 재검표 결과는 인정하지 않고,해외부재자표를 포함한 최종 결과를 18일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했다.해리스 장관은 공언대로 이날 해외 부재자표를 포함, 부시가 930표차로고어를 눌렀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시에게도 고비가 많았다.플로리다주 대법원이 11월15일 해리스 국무장관의 수검표 중단 청원을 기각했을 땐 아찔했다.주 대법원은 26일 오후 4시까지 개표된 수검표 결과를 득표에 포함시키라고 결정,부시에게 타격을 입혔다. [달을 넘겨 지루한 혼란 속으로] 공방 23일째.12월이 시작됐다.수검표 허용에 대한 소송전은 미국 사법부의 최후 보루인 연방대법원으로옮겨 붙었다.고어-부시 양진영은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따르겠다는 뜻을 밝혀 미국 국내는 물론 세계의 눈이 이곳으로 쏠렸다. 4일 연방대법원은 플로리다주 결정의 근거가 미약하다는 이유로 사건을 주 대법원으로 되돌려보내 대선정국은 다시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이에 앞서 고어측은 1일 상황반전을 위해 부재자표 무효소송을 리언카운티 연방순회법원에 냈다.또 주대법원은 8일 전면 재검표를 결정,고어가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그러나 연방대법원은 하루뒤 재검표를 즉각 중지시켰고 11일에는 양측의 구두변론을 청취했다. 30여시간의 장고끝에 12일 밤 새 천년의 백악관 주인을 부시로 하는내용의 결정을 내렸다.35일간의 ‘선거전쟁’에 종지부를 찍는 순간이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사설] 법률서비스 차질없게

    대법원이 자체 의견을 수렴해 4개월 만에 마련한 ‘21세기 사법발전 계획’은 수요자 중심의 법률 서비스 향상에 초점이 모아져 호감을 준다.피고인의청구가 없어도 모든 피고인에게 국선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한 것과 피고인에게 검찰이 확보한 공판조서열람권을 보장한 증거개시(開示)제도의 도입은 인권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거개시제도 도입은 특히 피의자의 혐의를 조사하고 재판에 넘겨 공소를유지하는 검찰에 비해 불리한 입장에 있는 피고인에게 조서의 열람,복사뿐만아니라 모든 증거에의 접근권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형사심리 절차 개선안의핵심이라 하겠다.‘약자’인 피고인도 검사와 대등한 입장에서 공격과 방어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검찰은 공소유지의 어려움을 들어 반대할것으로 보이나 미국과 일본에서도 효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검토를 거쳐 도입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민사사건의 경우 재판 전에 분쟁을 조정토록 의무화하는 소송전치제도의 도입이 돋보인다.본안 소송사건만 연간 100만건이 넘는 우리 나라국민들의 재판 선호 정서상 분쟁을 소송 전 조정으로 해결,재판건수를 크게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한 문제다.법관의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 본안 소송을 충실히 심리토록 하는 것은 바로 재판의 질을 높이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법관 단일호봉제와 법관 전문화제도의 도입 등 제도개선도 법률 서비스의확대와 무관하지 않다.법관의 직급·직책에 대한 부담이 법과 양심에 따른판결에 영향을 준다면 이는 법률 수요자에게 불이익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법관에게 전공 분야를 선택토록 하고 전문재판부를 확대키로 한 것도 시의적절하다.사회가 다양화·전문화되는 데 따른 법관의 전문화가 요구된다. 그러나 발전안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많은 예산과 인력이 필요하다.법률 서비스의 향상이 시대적 요청에 따른 것이나 성공적으로 결실을 맺도록 하기위해서는 구체적인 예산과 인력 확보책이 요구된다.이와 함께 법조의 3개 축인 법원·검찰·변호사계가 어느 정도 수준의 개혁 의지를 가지고 협조하는가도 중요하다.이번 발전안은 축 상호간에 이해가 상충하는 부분도 다수 있어 시행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절충과 보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법권 독립을 위한 제도나 의지가 제시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아닐 수 없다.사법권의 독립은 법의 권위를 확립하고 사회 정의를 구현하는데 절대적 요소이다.이와 함께 법관의 독립성을 해치는 파면제도라는 비판을들어온 법관 재임명제도의 개선도 필요하다. 미비점들을 보완해가면서 발전안을 확실하게 제도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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