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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가 ‘넘버2’ 수석부원장 고발… 금감원에 무슨 일이

    노조가 ‘넘버2’ 수석부원장 고발… 금감원에 무슨 일이

    직원들에 줬던 年500만원 의료비 대신 노조 동의없이 30만원 포인트로 바꾸자 대표교섭위원 유광열 고발·금감원 소송 금감원 “의료비 예산 사라져 균등 배분”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이 최근 유광열(오른쪽) 수석부원장을 단체협약 위반을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하고 금감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이 그동안 선택적 복지비로 연 500만원 한도에서 지원했던 의료비 지원을 없애는 대신 모든 직원에게 30만원 상당의 복지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했는데 노조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않아서다. 내부 노사 문제가 소송전으로 번지면서 윤석헌(왼쪽) 금감원장을 대신해 대표교섭위원에 나섰던 유 수석부원장이 고발 대상이 됐다는 평가다. 금감원 노조 관계자는 13일 “단협에 의료비 등 복지 항목을 개정할 땐 노조의 동의를 얻어 개정한다고 규정돼 있다”며 “지난 3월 초 대표교섭위원인 유 수석부원장을 고발했고 3월 말 단협 불이행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기존 의료비 지원은 금감원 직원·가족 의료비가 연 100만원 이상 나오면 500만원 한도에서 자기부담금의 80%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미용·성형·보철 등을 뺀 필수 의료비로만 100만원 이상이 드는 사례는 가족 중 중증환자가 있거나 큰 수술을 받은 경우에 한정된 지원이었다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비용은 연 5억~6억원으로 추산된다. 금감원은 과거 예산으로 편성됐던 의료비 항목이 사라져 현재는 예산 자체가 없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선택적 복지비에서 기준에 따라 차등 지급했던 걸 전 직원에게 배분한 것”이라며 “돈 문제가 걸려 있고 노사 주장이 양 극단에 있어 합의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의료비 지원이 큰 사고를 당했을 때 도움을 받는 보험 성격인데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없애는 건 부당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 온 윤 원장이 ‘정작 직원 보호엔 소홀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반면 의료비 지원이 필요한 직원은 소수에 불과해 모든 직원이 복지 포인트를 받는 게 이득이라는 주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노동 관행을 직원에게 불리하게 바꿀 땐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료비 지원을 전 직원 포인트 지급으로 바꾼 건 불이익 변경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며 “근로 조건을 불리하게 바꾸려면 직원 과반수 또는 노조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금감원 직원들이 의료비 지원까지 더 받으려는 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9)씨는 “중소기업과 일용직 근로자는 의료비 500만원 지원은커녕 30만원 복지 포인트도 받기 어렵다”며 “공적 업무를 하는 금감원 직원들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인수 접자니 이행보증금 낸 2500억 발목 한화, 2008년 대우조선 포기 때 9년 소송 아시아나는 하청업체 직원들 정리해고 노동계 “3조 지원받고 자르나” 투쟁 선언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항공회사를 인수하는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로 함께 뛰어든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대규모 호텔 매매계약을 철회하면서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HDC현산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6개국 가운데 러시아가 아직 승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접으려 한다는 해석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HDC현산은 인수 포기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섰던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중국 안방보험과 맺었던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을 돌연 취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래에셋 측은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11일 중국 안방보험에 맞소송을 하겠다고 밝혀 소송전이 본격화했다. 재판은 오는 8월 말부터 시작된다. HDC현산으로서는 당장 인수를 접는 것도 쉽지 않다. 먼저 이행보증금으로 낸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일부라도 돌려받으려면 힘든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철회한 사례와 비교하지만 당시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식을 사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협상을 진행하던 중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이행보증금으로 3150억원을 냈고 9년여간의 소송을 통해 절반이 넘는 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1, 2심에서 패했던 한화가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고 이행보증금 일부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딜이 깨진 사유가 산은과 대우조선해양 측에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노조는 고용 보장 등을 이유로 한화의 기업 확인실사를 거절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 원인이 있기 때문에 (한화와) 같은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고심이 깊어지는 동안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노사 간 잡음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로 수화물 관리 및 기내 청소 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 직원들은 이날 정리해고를 당했다. 노동계는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면서 “항공사에 지원이 결정된 금액만 3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말단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리해고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투쟁을 선언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장을 맡고 있다. 회사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가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항공 전문 애널리스트는 “규모는 다르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에서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는 업계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정부도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렛대로 HDC현산은 지속적으로 협상 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려 할 것”이라며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협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용산에 호텔·쇼핑몰·국제 전시시설… 국제업무지구 개발 기지개

    용산에 호텔·쇼핑몰·국제 전시시설… 국제업무지구 개발 기지개

    정부가 6일 서울 도심 유휴부지 18곳을 개발해 주택 1만 5000여 가구를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대상 지역에 관심이 쏠린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8000가구가 들어서는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로 서울 한복판에 ‘미니 신도시’ 하나가 들어서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용산구 한강로 3가의 용산역 정비창 부지를 포함한 한국철도(코레일) 보유 부지를 활용하기로 했다. 용산역 정비창 부지는 인근 한강변 서부이촌동 일대와 함께 2010년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에 포함됐던 곳이다. 사업비만 30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3년 사업이 좌초됐다. 지난해 코레일이 사업 좌초의 책임을 묻는 소송전에 이기면서 정비창 부지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난 터였다. 용산역 정비창 부지에 공급되는 주택 8000가구는 일부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대부분 아파트로 구성될 전망이다. 정부가 2018년 과천에 7000가구를 공급하는 택지를 조성한다고 밝힌 것과 견줘 보면 미니 신도시급 규모다. 8000가구 중 5000~6000가구는 민간·공공 분양으로, 2000여 가구는 행복주택이나 공공임대로 공급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이와 함께 당초 국제업무지구로 계획했던 호텔과 쇼핑몰 등 상업·업무 시설과 국제 전시시설도 들어온다. 용산 정비창 도시개발사업은 내년 말 구역 지정을 마치고 2023년 말 사업 승인에 들어갈 예정이다.국토부는 공공청사나 군 유휴부지 등도 활용한다. 서울 신당동 중구청사 부지(500가구), 흑석동 유수지(210가구), 오류동 기숙사(210가구) 등이 있다. 대치동 코원에너지(149가구), 역삼동 스포월드(185가구) 부지 등 강남의 일부 사유지도 개발된다. 소유자가 용도 지역 변경 혜택을 얻는 대신 공공주택을 지어 기부채납할 예정이다. 이 밖에 방이2동 주민센터(138가구), 창신1동 주민센터(208가구) 등에선 낡은 공공시설을 재건축하면서 공공주택을 함께 짓는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SK브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거부는 무임승차”

    SK브로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 거부는 무임승차”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 시장은 대표적인 양면시장”이라면서 ‘망 사용료’를 못 내겠다고 소송을 제기한 넷플릭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28일 “넷플릭스는 통신사업자들이 일반 고객에게 이용 요금을 받으면서 또다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 ‘이중 과금’이라 주장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인터넷망이 콘텐츠 사업자와 일반 이용자를 매개하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지녔단 것을 간과한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과 카드 이용 고객을 연결하고 가맹점에서는 수수료를, 고객으로부터는 연회비를 받는 신용카드사가 양면시장의 대표적인 예시”라면서 “양면시장 개념에 따르면 플랫폼 사업자는 매개하는 두 그룹으로부터 모두 요금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는 ‘무임승차’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것은 결국 이용자의 요금 부담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온라인 동영상 업체인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인터넷 통행료에 해당하는 ‘망 사용료’와 관련해 법원에 채무부존재 소송을 제기했다. 넷플릭스는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을 파트너로 삼았으며, SK브로드밴드도 국내 대형 로펌과 접촉하며 앞으로 펼쳐질 소송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등록금 돌려 달라” “운영비 더 들어가”… 코로나에 美 학생·대학 소송전

    “등록금 돌려 달라” “운영비 더 들어가”… 코로나에 美 학생·대학 소송전

    학생 “온라인 강의는 가치 떨어져학교 기부금으로 50% 환급도 가능” 대학 “시스템 구축·방역 비용 소요학위 이수 간주… 반환 승소 어려워”미국에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학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강의가 진행되자 수업료 일부를 돌려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 대학 측은 온라인 수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나 기술 투자와 학교 방역 비용 등을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시카고트리뷴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10일(현지시간) 시카고와 일리노이뿐 아니라 플로리다와 펜실베이니아의 대학들은 학생들의 거센 등록금 환급 요구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또 드렉셀대와 마이애미대뿐 아니라 200개가 넘은 대학이 학생들의 등록금 일부 반환 소송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가 직접 배우는 것보다 가치가 떨어지고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으로 고통받는 가족을 위해서 수업료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한 해 대학 등록금은 4만~7만 달러(약 4800만~8400만원)에 이른다. 시카고대에서 인류학을 공부하는 리비아 밀러는 공정한 등록금을 위한 시민단체인 U시카고와 함께 봄학기 등록금 50% 환급 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밀러는 “주변의 많은 학생이 등록금 대출이나 휴학 등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많은 학생이 끔찍한 고민에 빠져 있는 것을 알고 등록금 50% 환급 운동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오는 29일 동맹 온라인 수업 거부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밀러는 대학이 등록금을 50% 환급할 수 있는 근거로 기부금을 꼽았다. 시카고대는 2019년 82억 달러의 기부금과 54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한다면 대학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50% 환급해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학생들의 요구에 대부분 대학은 급식비나 기숙사비 등은 환급할 수 있으나 수업료 등 다른 부분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브렌던 캔트웰 미시간주립대 부교수는 “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요구를 외면하는 것은 대학들이 이익을 탐하거나 학생들의 주장을 공감하지 않아서가 아니다”라면서 “현재 대학을 운영하는 비용이 코로나19 확산 이전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대학들은 학생들의 온라인 수업을 위한 시스템 구축뿐 아니라 대학 건물의 소독과 연구 보조금, 취소된 이벤트 비용 지급 등 오히려 학교 운영에 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리노이의 12개 공립대학은 코로나19 확산으로 2억 2400만 달러(약 2716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학교 폐쇄 기간이 늘수록 경제적 피해도 더 늘 전망이다. 리처드 배더 오하이오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학교들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교육의 질이 떨어지더라도 온라인 강의를 하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속상하고 손해를 본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개인적인 판단으로 법적 소송에서 학생들이 이길 확률은 아주 낮다”고 말했다. 시카고대 대변인은 “온라인 강의라 할지라도 모든 학위 과정을 이수하는 것으로 간주할 것이기 때문에 대학은 정규 등록금을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면서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재정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며 학생들의 등록금 환급 요구를 일축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검사에 판사까지 다 해먹는다” 금감원 ‘무소불위 권력’ 도마위

    “검사에 판사까지 다 해먹는다” 금감원 ‘무소불위 권력’ 도마위

    “수사는 검사가, 판결은 판사가 하는데 금융권만 금융감독원이 검사역에 판사 역할까지 다 해먹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5일 “금감원이 금융사의 지배구조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금감원이 시중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불법 행위를 검사하면서 이들을 제재하는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도 열어 벌까지 주는 건 공정성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특히 금감원이 제재심을 통해 상급기관인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없어도 은행·보험 최고경영자(CEO)를 날릴 수 있는 막강한 권한까지 갖고 있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행정 제재와 형사 처벌은 엄연히 다른 영역이며 제재심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한다.이번 논란은 지난달 20일 서울행정법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측이 제기한 행정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월 30일 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가 발생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대한 제재심을 열었다. 금감원은 손 회장이 은행 내부 통제를 소홀히 해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내렸다. 중징계를 받으면 향후 3년간 금융권에 취업할 수 없어 손 회장은 연임에 급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행정법원이 중징계의 효력을 중지시키면서 손 회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우리금융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손 회장 측이 집행정지 신청과 함께 낸 ‘징계 효력 취소 청구’ 본안 소송의 최종 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이번 행정법원의 판단으로는 금감원이 다소 무리한 징계를 내린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다”며 “금융당국이 제재심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금융업계의 이런 주장을 일축한다. 먼저 금감원이 검사와 판사의 권한을 모두 갖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징역이나 벌금 등 형사처벌은 헌법상 3권 분립 원칙에 따라 수사기관(검찰)과 심판기관(법원)이 엄격히 분리돼 있지만 감봉을 비롯한 징계와 과태료, 과징금 등 행정제재는 실효성과 일관성 있는 행정을 위해 검사와 조사기관이 제재까지 직접 하고 있다는 논리로 반박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도 조사를 직접 하면서 행정 제재까지 결정한다”며 “금감원은 검사와 제재 업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근거가 법률에도 명확하게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금감원이 금융사 검사뿐 아니라 관련 제재 업무도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지만(전 한국금융학회장)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금융감독이라고 하면 금융사에 대한 검사 업무만 생각하기 쉽지만 넓은 의미에서 제재는 물론 금융업 인허가 권한까지 포함한다”며 “금융기관에 대한 최종 제재 결정 권한은 금융위원회에 있지만 금융위가 일일이 자질구레한 것까지 결정할 수 없으니 금감원에 위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제재심 운영 방식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사 제재를 결정하는 제재심 위원 절반가량이 금감원과 금융위 관계자들이어서 회의 운영 자체가 불공정하다는 주장이다. 중징계 건을 심의하는 금감원 ‘제재심 대회의’는 위원이 9명이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제재심 담당 부원장보, 법률자문관에 금융위 국장까지 4명이다. 나머지 5명은 법조계와 학계 등 금융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금융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관계자가 제재심 위원의 절반가량인 데다 제재심 위원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이고 금감원이 외부 위원들을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 구성할 수 있다”며 “이러다 보니 제재심이 금감원 검사국의 징계 원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사가 제재심에서 중징계 제재를 받아도 이의신청이나 법원 소송으로 갈 수는 있지만 사실상 소송전으로 가기가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이 각종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데다 ‘괘씸죄’에 걸리면 다른 사안으로 또 검사를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제재심을 공정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우선 제재심 대회의 당연직 위원이 규정상 4명인 건 맞지만 금감원 제재심 담당 부원장보는 수석부원장 부재 때에만 직무대행자로 참석한다. 금융당국 참석자는 9명 중 4명이 아니라 실제로는 3명이라는 얘기다. 특히 금감원은 5명의 외부위원 선정 과정과 절차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매번 제재심 위원을 선정할 때 금감원장이 관여하지 않고 수석부원장이 인력풀 안에서 안건에 따른 전문 분야와 실무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제재심에서 금융사를 비롯한 제재 대상자의 방어권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제재심이 열리기 3일 전부터 제재 대상 금융사가 조치 안건 전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달 중 규정을 개정해 5영업일 전부터 열람이 가능하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제재심을 일반 재판처럼 전면 ‘대심제’로 운영하는 점도 강조했다. 금감원 검사국은 물론 제재 대상자인 금융사 관계자들이 제재심에 함께 출석해 각각 의견을 발표한 뒤 상대방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제재심 위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사는 조치 안건 열람을 통해 구체적인 제재 내용과 검사국의 의견까지 확인한 뒤 회의에 참석해 제재의 적정성 여부 등에 대해 충분히 반박하고 의견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감원 제재심과 관련해 제기되는 각종 지적들에 대해 시스템의 문제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다만 운영상의 문제는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제재심은 금감원장의 자문기구로 제재심 결정이 구속력이 있는 게 아닌데 현실적으로 제재심 결정을 묵살하기 힘들고 금감원이 제재심을 입맛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서다. 신성환(한국금융학회장)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감원 제재심 객관성과 독립성이 과거 설립 당시보다 약화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금감원은 사건별로 제재심 위원을 인력풀 안에서 객관적으로 선정한다고 하지만 금감원이 위원 선정에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어떨까.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감독심의위원회, 영국 영업행위감독기구(FCA)는 규제결정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우리 금감원의 제재심과 비슷한 위원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두 위원회 모두 내부 임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우리 금감원의 제재심과 다르지 않다. 미국 OCC의 감독심의위원회는 위원들까지 모두 내부 임원이다. 반면 영국 FCA 규제결정위원회의 경우 위원들이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진다. 우리 금감원 제재심보다 투명성과 공정성이 높을 수 있다. 제재심 운영 방식을 보면 영국 FCA 규제결정위원회를 빼고는 우리 금감원의 제재심과 같은 대심제를 운영하는 나라는 없다. 독일 연방금융감독청(BaFin)과 일본 금융청은 내부적으로 검사와 제재 업무 간 칸막이를 두지 않고 검사국에서 검사 이후 제재 여부까지 직접 결정하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제재심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더 높이고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영국 FCA 규제결정위원회와 같이 제재심 위원 전원을 외부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재심 위원을 인력풀 안에서 사건별로 선정하지 말고 상임위원 제도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 풀 제도로 운영하는 목적이 제재심 위원들에게 제재 대상자인 금융사들이 줄을 대는 로비 행위를 막기 위해서인데 상임위원제로 운영하면 임명 과정에서부터 위원들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검증할 수 있고 사후 관리도 수월하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제재심 위원 9명에서 금융당국 내부 인원을 다 빼버리고 대통령이나 국회, 금융당국, 금융업계 등으로부터 추천을 받는 방식으로 모두 외부위원으로 채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 제재심에 보완할 사항이 있는지 면밀히 살펴 미비점이 있는 경우 적극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007도 분노의 질주도 멈췄다

    007도 분노의 질주도 멈췄다

    배우·제작진도 줄줄이 감염·자가격리 제작 중단하거나 개봉 무기한 연기도 칸 영화제도 6월 말~7월 초 개최 검토 ‘사냥의 시간’ 넷플릭스로 세계 공개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영화판이 급변하고 있다. 극장에 관객이 급감하며 개봉을 연기하는 일은 물론 배우들과 제작진의 안전을 우려한 제작 중단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이후 이런 경향이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디즈니·마블·할리우드까지 ‘팬데믹’ 비상 올 상반기를 달굴 것으로 예상됐던 외국 대작 영화는 개봉이 줄줄이 늦춰졌다. 디즈니는 이달 말 선보일 예정이던 실사영화 ‘뮬란’ 개봉을 잠정 연기했다. 올해 처음 공개하는 마블 영화로 관심이 쏠렸던 ‘블랙 위도우’도 새달로 예정했던 국내 공개 일정을 미뤘다. 5월 1일(현지시간)로 예정됐던 북미 개봉 일정도 마찬가지다. ‘분노의 질주’ 아홉 번째 시리즈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오는 5월에서 내년 4월로, 007시리즈 신작 ‘노 타임 투 다이’도 4월에서 11월로 연기됐다. 디즈니는 또 ‘인어공주’와 ‘피터팬&웬디’ 실사영화 등의 제작을 중단했다. 파라마운트의 ‘미션 임파서블 7’, 소니 픽처스의 ‘신데렐라’, ‘나이팅게일’, 유니버설 픽처스의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도 제작이 중단됐다. 할리우드 톱 배우 톰 행크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다룬 배즈 루어먼 감독의 영화를 찍기 위해 호주에 머무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마블 영화 ‘샹치 앤 더 레전드 오브 더 텐 링스’는 감독 데스틴 크리튼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며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검사 결과 음성이었지만 촬영은 아직 재개되지 않았다. 올해 73회를 맞는 칸 국제영화제도 1946년 창설 이래 처음으로 영화제 일정을 연기했다. 5월 12일부터 2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칸 영화제는 6월 말~7월 초 사이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이달 24일 개최 예정이던 홍콩국제영화제, 4월 개최 예정이던 베이징국제영화제도 모두 일정을 미뤘다. ●지난달 극장 관객 사상 최저치 기록 국내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지난달 극장 관객이 737만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자 ‘침입자’, ‘결백’, ‘콜’ 등 3월 개봉을 예정했던 영화들은 속속 연기 소식을 알려 왔다. 제작 일정에도 차질을 빚는 건 마찬가지다. ‘터널’의 김성훈 감독 연출에 하정우, 주지훈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 ‘피랍’은 이달 말 모로코 촬영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콜롬비아에서 촬영 중이었던 송중기 주연 영화 ‘보고타’도 배우·스태프들의 안전을 위해 귀국 결정을 내렸다.●“해외 배급 일방적 해지”… 소송전 비화 이러한 추세 속 ‘사냥의 시간’의 행보가 눈에 띈다. 이제훈·안재홍·최우식 주연에 영화 ‘파수꾼’의 윤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화제를 모았던 영화는 애초 지난달 26일 개봉을 예정했다가 무기한 연기했다. 영화는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배급을 맡은 리틀빅픽처스는 23일 “가장 효과적이면서 더 많은 관객을 안전하게 만날 수 있는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다음달 10일부터 전 세계 190여개국에 29개 언어 자막으로 동시 공개할 예정이다. 개봉을 앞둔 한국 영화 신작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공개로 선회한 첫 사례다. 이와 관련해 영화의 해외 세일즈를 담당했던 배급사 뉴(NEW)의 자회사 콘텐츠판다 측이 “넷플릭스와 계약을 추진하면서 일방적으로 해외 세일즈 대행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윤석열 장모 만난 ‘스트레이트’, “증명서 위조는 맞지만…”

    윤석열 장모 만난 ‘스트레이트’, “증명서 위조는 맞지만…”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에 대한 의혹을 다룬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가 시청률 8%를 돌파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3월 9일 방송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수도권 가구 기준 시청률 8.3%, 전국 가구 기준 시청률 8.0%을 기록 했다. 지난주 시청률 6.8%(전국 가구 기준) 를 넘어서며 자체 최고 기록을 세웠던 ‘스트레이트’는 2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이날 방송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의 수상한 행적들을 집중적으로 추적 보도했다. 취재진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부동산 업자 안 모 씨는 경기도 성남시의 도촌동 야산 일대의 땅이 공매로 나온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 투자금 전액을 조달하기 어려웠던 안 씨는 자산가 최 모 씨와 함께 도촌동 땅을 40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땅의 매각을 놓고 두 사람은 갈등을 빚었고 결국 땅을 매각하기 위해 돈을 빌렸던 안 씨는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안 씨의 지분은 부동산 업체로 넘어갔다. 그러나 공교롭게 안 씨의 지분을 인수한 부동산 업체는 최 씨의 아들이 대표로 있는 업체였다. 이 업체는 땅을 130억 원에 매각해 90억 원의 차익을 남겼다. 이 투자의 주인공 최 씨가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였다. 최 씨는 문제의 땅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한 은행에서 예금 잔고 증명서를 받았는데 동업자 안 씨와 소송 과정에서 예금 잔고 증명서가 가짜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최 씨가 사문서 위조혐의를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지만 검찰은 최 씨를 수사하지 않았다. 취재진은 최 씨의 다른 의혹에 대해서도 추적했다. 현행법상 영리병원의 설립은 의료법 위반행위로 불법이다. 그러나 최 씨는 영리병원 설립에 자금 2억 원을 투자했으며 이 병원 의료재단의 공동이사장 자리도 맡았다. 2015년 이 병원은 당국에 적발돼 결국 폐쇄됐으며, 재단의 공동이사장인 구 모 씨와 병원 운영자 등이 줄줄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오직 최 씨만은 처벌을 면했다. 취재진은 최 씨가 검찰의 칼날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문건 한 장 때문이었다며 취재진이 입수한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은 2014년 5월 최 씨가 구씨에게 요구해 받아낸 책임 면제 각서로 최 씨는 이 문서 한 장으로 무죄를 주장했고 법적 처벌을 면했다. 하지만 취재진은 법률가의 의견을 통해 각서를 받았다고 해서 범죄혐의가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취재진은 공동 투자자들과의 분쟁 과정에서 최 씨만 법적 처벌을 면한 또 하나의 사례로 부동산 사업자 정대택 씨의 주장을 전했다. 정대택 씨는 2003년 최 씨와 함께 채권 투자에 착수했다. 법무사 백모 씨가 입회한 가운데 이익이 발생하면 똑같이 나눈다는 약정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실제 이익이 생기자 두 사람은 소송전에 돌입했고 최 씨는 정씨를 강요죄 고소했다. 법정공방에서 약정서를 썼던 법무사 백씨가 최 씨의 주장에 손을 들어 주었고 이로 인해 정씨는 징역 2년 실형을 받았다. 그러나 이 후 법무사 백씨가 양심선언을 했고 정씨는 최 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최 씨를 불기소 처분했고 오히려 정씨를 무고죄로 기소했다. 취재진은 여러 가지 의혹에 둘러싸인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씨를 만나 직접 얘기를 들어봤다. 취재진을 만난 최 씨는 예금 잔고 증명서를 위조 한건 맞지만 그건 동업자 때문이라고 책임을 떠넘기며 오히려 최 씨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금까지 제기된 장모 의혹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그러나 취재진은 제보자들의 증언을 통해 장모 최 씨가 사위에게 이런 정황을 설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취재진은 윤총장에게 장모의 재산 문제에 대해 부적절한 법률 조언을 한 적이 있는 지 구체적으로 질문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후 두 번째 이슈에서 취재진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추적했다. 지난해 중앙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김기문 후보자의 비서가 모 언론사 기자에게 ‘김 회장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잘 써 달라’는 취지로 현금과 시계 선물을 건넸다가 해당 기자의 신고로 문제가 됐다고 취재진은 밝혔다. 취재진은 또한 김기문 회장이 선거운동을 위해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금품을 건넸다는 증언도 곳곳에서 나왔다며 제보자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중앙회장 출마 자격도 편법으로 급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기문 회장이 경영하는 패션업체 제이에스티나는 2016년 기준으로 17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중소기업을 졸업했다. 중소기업중앙회장에 도전할 자격이 사라진 상황, 하지만 김기문 회장은 2018년 7월, 돌연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공동 대표로 이름을 올리고 이후 창원 지역 주물공단 조합 이사장에 취임했다. 이렇게 중소기업 중앙회장에 출마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춘 김기문 회장은 중소기업 중앙회장에 당선 된다. 취재진은 또한 김 회장이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홈앤쇼핑’ 채널을 통해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적했다. ‘홈앤쇼핑’은 개국 직후부터 김기문 회장 회사가 만든 로만손 시계를 팔았다. 로만손 시계는 2012년부터 40여 차례 방송 후 2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취재진은 비슷한 시기 다른 시계 제조회사 제품이 첫 방송 이후 30%대 판매율에 그치자 5회 방송 만에 퇴출된 것과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김 회장 일가가 ‘홈앤쇼핑’의 주식을 취득한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취재진은 밝혔다. ‘홈앤쇼핑’은 개국을 준비하면서 소액투자자를 공모했다. 당시 다른 홈쇼핑의 주가가 액면가의 수십 배로 뛰었던 만큼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40억 원 ‘실권주’가 발생했고 이 ‘실권주’중 김기문 회장은 자신의 회사인 로만손 명의로 4억 원을 투자해 8만주를 확보했고 개인 명의로 2만주를 샀다. 김 회장은 개인 명의로 가지고 있는 2만주가 ‘실권주’를 인수한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살펴본 주주명단에는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부인인 김 모 씨의 이름도 있었다. 당시 공모 대상을 중소기업이나 중소기업연합회 등만으로 한정했다는 데 어떻게 이인규 변호사 아내가 주식을 살 수 있었을까 취재진은 의문을 가지고 이인규 변호사를 만나 이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이인규 변호사는 취재진에게 자신의 아내가 실권주를 취득했다고 말했으며 이후 계속된 취재진의 질문에 잘 모른다는 답변만을 하고 취재진을 피해 건물로 들어갔다. 취재진은 마지막으로 “중소기업중앙회와 홈앤쇼핑 그리고 그 회장과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특혜나 비리가 있었다면 반드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방송을 마무리했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밤 8시 55분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세계서 잘나가는 한국 전기차 배터리, 비결은 소송 덕분?

    국내 전기차 배터리 3사가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치열한 소송전과 수주 신경전이 국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1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위(22.9%)에 올랐다. 국내 기업이 중국의 CATL(21.8%)을 제친 건 처음이다. 1위인 일본 파나소닉(27.6%)과의 격차도 4.7% 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SDI는 4위(5.1%)로 올라섰고 SK이노베이션도 10위권 밖에서 7위(2.8%)로 뛰어올랐다. 3사의 합산 점유율은 30.8%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소송전과 별도로 치열한 장외전을 벌여 왔다. LG화학은 이날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현지에 있는 터키의 가전제품 조립 공장을 3140만 달러(약 374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은 현대차의 순수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탑재될 배터리 50만대(10조원 규모) 물량을 수주했다. 현대차가 개발하는 개인비행체(PAV)의 배터리 공급사 자리도 노린다. 양측의 소송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달 14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로부터 조기 패소 판결을 받은 SK이노베이션은 이의를 제기한다. 이의제기 수용 여부는 다음달 중순쯤 판가름난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55회] 김앤장 변호사 “외교부 의견서 내라던 임종헌, 혼자 그랬겠나”

    양승태(72) 전 대법원장의 재판이 두 달 만에 다시 열렸다. 지난해 12월 20일 재판을 끝으로 재판이 멈춘 두 달 사이에도 법정을 둘러싸고 많은 일이 있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달 14일 폐암 의심 진단을 받고 폐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전·현직 법관 5명이 잇따라 무죄를 선고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 14일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재판개입’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무죄 판결이 큰 파장을 불러왔다.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54회 재판이 열린 법정은 여러 변화에도 차분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판이 시작되기 15분 전쯤 마스크를 착용하고 피고인석에 앉았다. 두 전 대법관들과 인사와 짧은 대화를 나눈 뒤 다시 꼿꼿하게 앉은 모습은 두 달 전과도 같았다. 눈에 띄는 변화는 법정 안의 마스크 뿐이었다. ●두 달 만에 열린 재판…재판장, 코로나19 고려해 “마스크 써도 좋다” 재판장인 박남천 부장판사는 이날 재판이 시작되기 전 “바이러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수고들을 하고 계시는데 오늘 법정에 마스크를 준비해 오신 분들은 다 마스크를 쓰셔도 괜찮겠다”며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권고했다. 전날 첫 사망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진이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재판부가 입정하면서 마스크를 벗었던 양 전 대법원장도 다시 마스크를 착용했고 일부 변호인들도 마스크를 썼다. 재판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이 낸 참고자료인 진단서를 보며 건강상태를 물었다. 변호인은 “출석은 가능하지만 진단서에 있는대로 아직은 안정하고 추적진료가 필요해서 변호인 소견으로는 피고인의 아직 회복 중인 건강상태를 고려해서 진행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우선 예정된 재판은 진행하겠다고 밝혔고 곧바로 이날 예정됐던 증인신문을 시작했다. 이날 재판에는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개입 의혹과 관련해 조귀장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판사 출신인 조 변호사는 2012년 1·2심 판결과 달리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 청구권이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뒤 일본 기업 측 대리인으로 소송에 참여했다. 앞서 법정에 증인으로 나왔던 한상호 변호사를 중심으로 최건호 변호사와 조 변호사가 강제징용 사건에 투입됐다. 검찰은 2014년 11월쯤 한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에서 강제징용 사건과 관련한 외교부의 의견을 대법원에 밝힐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조 변호사에게 집중적으로 물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어떤 이야기를 거듭 묻는 검찰의 질문에 “오래돼서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외교부의 원래 의견이 (피해자들의) 청구권이 소멸했다는 건데 그런 의견을 아직 갖고 있고, 그 의견을 대법원에 전달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강제징용’ 일본 기업 대리 맡은 변호사 “윗선 논의 구체적으로 몰라”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이 2012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매우 불만스러워했고, 이후 재상고심에서 판결을 바꾸기 위해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법원행정처와 외교부, 김앤장이 재판 과정에 대해 긴밀하게 협의했고 외교부 의견이 대법원에 전달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가 참고인 의견서 제출 제도를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현홍주 전 주미대사와 유명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당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만났고, 임종헌 법원행정처 차장(당시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이 한 변호사와 접촉하는 등 협의가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2015년 5월 임 전 차장이 한 변호사에게 연락해 대법관들을 설득하기 위한 외교부 의견서를 김앤장이 요청해 받아줄 것을 의뢰했다고도 파악했다.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이야기를 듣고 일하는 입장이어서 구체적인 협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했다. “청와대 회동 같은 게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 기사를 통해 알았다”는 것이다. 다만 한 변호사가 ‘누군가‘를 만나 ‘여러 정보’를 수집하고 자신들에게 전달해 준 일이 많았다고만 했다. 한 변호사의 발언이나 프로젝트 팀 내부 회의 내용 등을 묻는 검찰의 질문에 조 변호사는 “한 변호사에게 내부 회의에서 들은 건지, 고객과의 만남에서 들은 건지 확인해달라”며 검찰에 요구하기도 했다. “고객과의 만남에서 알게 된 내용은 증언거부권을 행사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한 변호사로부터 정부 최고위층으로부터 (사건 관련) 논의된 입장이 대법원에 전달됐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개인적으로 들은 적 없고 관련 내용은 회의자리에서 나왔던 얘기 아닌가 싶은데 구체적인 건 모른다”고 했다.외교부 의견을 대법원에 제출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조 변호사는 ‘윗선’의 논의 과정은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외교부 입장이 전달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대법원이 안 되면 하급심에서라도 사실조회를 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하다가 대법원에 의견을 내게하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을 듣고 검토해볼까 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다 어느 시점에 한 변호사님에게 임 전 차장이 연락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임 전 차장이 의견서 제출과 관련해 말한 내용이 혼자만의 의견이라고 생각했나, 아니면 임 전 차장의 윗선인 당시 법원행정처장이나 대법원장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이해했느냐”고 묻자 조 변호사는 “당시 그렇게 깊이있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는데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재판부 생각인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뒤이어 박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이 “(그렇게 생각하게 된) 근거가 된 말을 들었나” 묻자 조 변호사는 “그 당시의 인상을 말한 것”이라며 “사실 그 때는 그런 생각을 한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재판부 심부름’을 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임 전 차장이 대법원 재판부의 뜻을 김앤장 측에 전달하는 ‘심부름’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한 것인가“라고 검찰이 다시 묻자 “그 당시 생각은 아닌데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그랬겠나’라며 동기를 추측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 부탁인지, 누가 부탁인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대법원장의 의사가 반영됐을 수도 있지 않겠냐는 질의에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고도 답했다. ●변호인들 ”공소사실 입증 안 돼…김앤장 소송전략일 뿐“ 3시간 남짓 만에 끝난 증인신문에 대해 변호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입증하기엔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변호인은 김앤장이나 외교부, 행정처 사이 일어난 일들은 결국 재상고 사건 심리와 관련해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을 제출하는 절차와 관련된 부분에 국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증언에 의하면 오히려 공소사실과 달리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원 관계자가 사건의 결론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행위를 했거나 김앤장 내부에서조차 그런 부분에 대한 어떤 움직임이 없었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법관의 변호인도 “외교부 의견을 낸 것은 강제징용 사건을 수임한 피고 대리인으로서 승소를 위한 전략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에서 ‘임종헌 혼자 그랬겠느냐’ 추측성 발언을 했지만 증인 말을 다 들어봐도 피고인들이 사건을 어떻게 상고법원을 추진하는 이익을 위해 복무했다는 것은 전혀 드러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다음 재판은 다음달 4일 열린다. 그에 앞서 다음달 2일은 임 전 차장의 재판도 다시 이어진다. 재판부 기피신청을 내 재판이 중단됐던 임 전 차장은 결국 대법원에서도 재판부 기피신청이 모두 기각된 뒤 277일 만에 다시 법정에 선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양대 노총 “주 52시간 예외 취소하라” 정부 상대 소송전

    양대 노총 “주 52시간 예외 취소하라” 정부 상대 소송전

    “노동시간 임의 변경은 헌법에 어긋나”양대 노총이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키지 않아도 되는 사유를 대폭 늘린 정부 정책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개정안 취소를 요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특별연장근로는 애초 재해나 재난 시에만 허용된다. 하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보건 마스크, 손 소독제 등 위생용품 공급 부족이 우려되자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인명 보호 ▲안전조치 ▲돌발 상황에 대한 긴급조치 ▲통상적이지 않은 업무량 폭증 ▲고용부 장관이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의 사유에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마스크 제조업체들이 잇달아 특별연장근로를 허가받았다. 양대 노총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라고는 하나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이 69건에 이르고 절반 이상이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라며 “앞으로도 사업자들은 온갖 경영상 사유로 특별연장근로 인가 신청을 준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로 돌아가는 구시대적 조치이고 노동자의 건강권을 훼손한다”면서 “산업·업종별로 업무량 급증 사유는 차고 넘치며 이렇게 되면 노동시간 단축은 무용지물이 될 게 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동 한국노총 중앙법률원 부원장은 “중요한 노동조건인 노동시간을 법이나 대통령령도 아닌 시행규칙으로 임의로 변경한 것은 헌법 제32조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양대 노총은 ‘불법적 연장근로 신고센터’를 설치하고 오는 3월 말부터 4월 초에 공동 결의대회를 개최해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나는 하나님이다’…美 켄터키 남성, 자동차번호판 등록 소송 완승

    ‘나는 하나님이다’…美 켄터키 남성, 자동차번호판 등록 소송 완승

    미국 켄터키 주(州)의 한 남성이 '나는 하나님이다'(IM GOD)라는 이름의 자동차번호판 등록은 물론 억대의 소송비용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자동차번호판 등록을 놓고 켄터키 주 정부와 소송전을 벌인 베니 하트의 흥미로운 사연을 보도했다. 사연의 시작은 2016년 하트가 켄터키 주 켄톤 카운티로 이사오면서 시작됐다. 당시 그는 '나는 하나님이다'(IM GOD)라고 적힌 자동차번호판을 켄터키 주에 등록하려 했으나 거절당했다. 다른 운전자들에게 혼동을 주고 감정적으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유. 이에 그는 이사오기 전 살던 오하이오 주에서 10년 넘게 이 번호판을 사용해왔다며 항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수정헌법 1조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주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다. 이후 하트 측과 켄터키 주의 기나긴 재판이 이루어졌고 결국 지난해 11월 법원 측은 하트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소송은 일단락됐다. 이어 지난주 법원은 하트 측이 소송에 사용한 변호사 비용 15만 달러까지 주 정부가 부담하도록 판결하면서 하트 측의 완승으로 끝났다. 하트는 "다른 운전자와 마찬가지로 내 자동차번호판에 개인 메시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것에 감사하다"면서 "종교적 신념은 개인적인 해석이라는 내 견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번호판의 번호가 무작위로 주어지지만 미국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숫자와 문자를 넣을 수 있으며 각 주 마다 디자인도 다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자동차번호판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SK 패소’ 10월 뒤집힐 확률 희박… 결국 분쟁 봉합 수순 밟을 듯

    ‘SK 패소’ 10월 뒤집힐 확률 희박… 결국 분쟁 봉합 수순 밟을 듯

    ITC, 소송 6건 중 첫 판결서 LG 손 들어줘궁지몰린 SK, 美정부 거부권에 실낱 희망 “소송전 끌면 모두 타격” 봉합 수순 전망 LG “대화의 문 열어” SK “협력 파트너”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에서 LG화학이 먼저 확실한 승기를 잡으면서 분쟁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은 오는 10월 나오지만,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라는 결정이 뒤집어질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결국 두 회사의 분쟁도 당분간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결국 분쟁을 봉합하는 수순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가 진행 중인 배터리 관련 소송은 이번 ITC가 SK이노베이션의 ‘조기패소’를 결정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포함해 모두 6건이다. LG화학이 지난해 4월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산업기술 유출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도 고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으로 대응했고 9월에는 “LG화학이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미국 ITC와 델라웨어 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으로 맞섰다. LG화학은 이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조기패소 판결은 6건 소송 중 가장 먼저 나온 예비판결이다. 이번 조기패소 판결의 배경은 LG화학이 지난해 11월 “SK이노베이션이 소송 전후로 이메일 등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관련 3만 4000개에 달하는 파일을 인멸하려고 했다”면서 “포렌식으로 검증해야 할 엑셀시트 75개 중 1개에 대해서만 진행했고 나머지는 자체적으로 진행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주장하면서 ITC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판결로 ITC가 일단 LG화학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예비판결이지만 최종 결정에서 내용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 23년간(1996~2019년) ITC 통계를 보면 영업비밀 소송에서는 ITC 행정판사가 침해를 인정한 사건이 최종에서 뒤바뀐 적이 없다. 특허소송에서도 90%정도로 조기패소 의견이 최종까지 유지됐다. 최종 결정이 그대로 유지되면 SK이노베이션은 사실상 미국내에서 배터리 사업을 접어야 하기 때문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트럼프 행정부가 ITC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SK이노베이션에 제재를 하지 않을 수다는 실낱 같은 기대도 나오지만, 2010년 이후 완료된 600건의 소송 중 미국 대통령이 실제로 거부권을 행사한 사례는 단 1건에 불과하다. 결국 서로 엇갈린 주장에 대한 판단이 어느 정도 정리된 만큼 양측이 갈등을 봉합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등 다른 배터리 업체들과의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소송전을 질질 끄는 것은 양측에게 모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LG화학은 입장문을 통해 “이번 소송의 본질은 회사의 소중한 지식재산권을 정당하게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회사의 주장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면서도 “LG화학과는 선의의 경쟁관계지만,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LG화학 ‘배터리 소송전’서 SK에 승기

    LG화학 ‘배터리 소송전’서 SK에 승기

    10개월을 끌어온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전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의 손을 먼저 들어 줬다. ITC는 지난 14일(현지시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이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ITC에 SK이노베이션이 증거인멸 행위를 했다며 조기패소 판결을 내려 달라고 요청했다. ITC는 10월 5일까지 최종 결정을 내린다. ITC 통계(1996~2019년)에 따르면 영업비밀 소송에서 조기패소 결정이 최종에서 뒤집어진 적은 없다. 최종 결정이 확정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 모듈, 팩 관련 부품·소재 등에 대한 미국 내 수입이 금지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미국 내 사업을 접어야 하는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과 합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도 유리한 입장에 서긴 했지만 중국,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소송전은 부담이 되는 만큼 양측의 분쟁은 본격적인 타결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한달 뒤로 미뤄진 손태승 운명

    한달 뒤로 미뤄진 손태승 운명

    우리금융 이사회가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다음달 초 금융위원회의 최종 징계 통보 때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이 징계를 수용해 연임을 포기할지 또는 소송전을 진행할지는 한 달 뒤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연임 포기냐 소송전이냐 새달 다시 결정 우리금융 이사회는 정기 이사회를 하루 앞둔 6일 간담회를 열고 손 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했다. 이사회는 “손 회장 개인에 대한 제재가 공식 통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의견을 내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 기존에 결정된 절차와 일정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금융지주는 손 회장에게 3년 더 회장직을 맡기기로 했다. 하지만 손 회장에 대한 중징계는 다음달 초 금융위 의결만 남은 상황이다. 같은 징계 결과가 통보되면 회장직 연임은 불가능하다. ●중단됐던 우리은행장 추천도 다음주 재개 이사회는 이날 손 회장의 연임을 명시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다. 다만 손 회장의 중징계로 중단됐던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 선출 절차를 다음주 재개하기로 했다. 은행장 선임 절차 중단의 이유가 손 회장 거취의 불확실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장 선출은 손 회장 연임을 강행하는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사회 관계자는 “더 고민해서 최종 선택을 할 것”이라며 “행정소송이나 사퇴 여부는 오늘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DLF 중징계’ 손태승, 연임 포기냐 소송전이냐

    ‘DLF 중징계’ 손태승, 연임 포기냐 소송전이냐

    새달 주총 전 징계 확정되면 연임 제한 금감원 “과점주주 책임있는 판단할 것”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가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를 받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의 거취가 금융권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손 회장에게 앞으로 3년 더 회장직을 맡기기로 했지만,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으면서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회장은 오는 7일 열리는 우리금융 정기 이사회에서 금감원의 중징계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제재 결정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임시 이사회에서 손 회장과 사외이사들은 제재심 결과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 당일 결정할 계획이었던 차기 우리은행장의 최종 후보 추천도 무기한 연기했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그룹임원 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의 위원장이기 때문에 거취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계열사 대표 선임도 안정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서다. 손 회장은 금감원 결정을 수용해 연임을 포기할지 또는 소송전을 통해 연임을 강행할지를 선택해야 한다. 금감원에 따르면 제재심 결과를 윤석헌 금감원장이 그대로 확정하면 중징계의 효력이 발생한다. 다음달 예정된 우리금융 주주총회에 앞서 징계안이 확정되면 손 회장은 연임이 제한된다. 손 회장이 제재심 결과에 대해 이의신청과 함께 법원에 중징계 효력 정지를 위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주주총회까지 시간을 벌면 연임은 가능해진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소송까지 간다면 금융당국과의 전면전 양상이라 우리금융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 회장의 거취와 관련해 “우리금융 과점주주들이 책임감 있게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금융회사 임원이 중징계를 받으면 대부분 사퇴했다는 전례를 거론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키코(KIKO)와 라임자산운용 펀드 등 당국과 부딪칠 일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이 중징계 결정을 받아들이면 우리금융은 차기 회장이 임기를 시작도 하기 전에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는다. 3년 임기 동안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상대로 다음 회장직 경쟁을 유도한다는 구상도 무산된다. 우리금융 안팎에선 손 회장이 물러나면 지주 회장직에 걸맞은 경력을 갖춘 내부 인사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안 부재인 만큼 손 회장이 계속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기 회장직을 두고 내부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면 인사와 조직개편을 비롯해 외부 경쟁에 대응할 힘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우리·하나銀 운명 가를 DLF 최종 제재심… 경영진 소송전 번질 듯

    우리·하나銀 운명 가를 DLF 최종 제재심… 경영진 소송전 번질 듯

    금융감독원이 30일 대규모 원금 손실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관련해 세 번째 제재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제재심의 핵심은 우리·KEB하나은행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DLF 판매 당시 하나은행장)에 대한 징계 수위였다. 앞서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금감원으로부터 금융권 재취업이 3년간 제한되는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통보받았다. 8명의 제재심 위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하나은행 부문 검사 결과 조치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으로 제재심을 이어 갔다. 이날은 함 부회장과 손 회장이 재차 출석해 위원들의 추가 질의에 답변했다.제재심의 핵심 쟁점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상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영진을 제재할 수 있는지 여부다. 금감원은 DLF 불완전판매가 은행들의 내부통제 부실에서 비롯된 만큼 경영진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삼성증권의 배당오류 사태 때도 비슷한 근거로 경영진을 징계했다는 선례도 내세웠다. 은행들은 내부통제 부실의 책임이 경영진 제재까지 이어지는 건 법적 근거가 미약하다고 맞섰다. 현행법에는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경영진을 처벌할 명시적인 조항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경영진이 DLF 판매와 관련한 의사 결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사태가 터진 뒤 신속한 자율 배상과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섰다는 점을 강조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우리은행은 이날까지 투자손실 배상 대상 고객 661명 중 466명(70%)과 합의를 마쳤다. 이날 제재심에서 손 회장과 함 부회장, 두 은행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에 관한 법률상 임원에 대한 문책경고(중징계)까지는 금감원장의 전결 사항이다. 다만 중징계로 결론이 나도 바로 조치가 내려지는 건 아니다. 기관 징계와 함께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야 확정된다. 최종 징계는 다음달 각 금융사에 통보될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선 제재심에서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더라도 소송전으로 번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사실상 연임이 결정된 손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전 중징계가 확정되면 연임이 어려워지고, 함 부회장도 차기 회장직 도전에 타격을 받게 돼 은행들과 경영진이 가만히 있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은행들과 경영진은 제재 통보를 받은 지 1개월 안에 금감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금감원은 60일 안에 기각 또는 취소, 변경 결정을 해야 한다. 다만 이의신청은 중징계의 효력을 정지시키는 효과는 없다. 이에 따라 은행들과 경영진은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청구 또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중징계의 효력을 정지하는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하나은행은 “당장은 최종 제재 결과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특허 횡포’ 퀄컴 혼낸 공정위… 그 뒤엔 3인의 집단지성

    ‘특허 횡포’ 퀄컴 혼낸 공정위… 그 뒤엔 3인의 집단지성

    “기업과 소송 부담에 증인 구하기 어려워 이상승 교수 ‘특허권 남용’ 증언 큰 도움 재판부 고개 끄덕이는 모습에 승소 예감” 퀄컴, 대법에 상고… 마지막 맞대결 남아“우리가 글로벌 공룡과 맞붙어 이긴 비결요? 함께 지혜를 모은 덕분이죠. 서로 정말 호흡이 잘 맞았어요. 그래서 동료들도 집단지성의 승리라고 하더라고요.” 글로벌 ‘특허 공룡’ 퀄컴과의 1조원대 과징금 소송에서 승소한 공정거래위원회 이지훈 기업거래정책과 서기관과 권혜지 송무담당관실 사무관, 최미강 경제분석과 사무관은 서로에게 공을 돌렸다. 9일 정부세종청사 인근에서 만난 세 사람은 남매처럼 친근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행정고시 49회로 2006년 임용된 이 서기관과 2011년 공직에 발을 디딘 권 사무관(행시 54회), 최 사무관(민간경력 5급 일괄채용 1기)은 터울이 꽤 있지만 상하 관계가 아닌 동료처럼 업무를 분담하며 소송을 수행했다.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님이 정말 큰 도움을 주셨어요. 교수님이 마지막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퀄컴이 왜 특허권을 남용한 것인지 논리정연하게 설명하셨거든요. 교수님 설명을 들은 재판부가 고개를 끄덕이더라고요. 그때 ‘아, 우리가 이기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법무법인 세종, 화우, 율촌 등 국내 주요 로펌을 선임해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퀄컴은 변론을 뒷받침할 증인만 10여명을 내세웠다. 하지만 공정위는 증인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특허권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도 글로벌 기업과의 소송전이란 부담 때문인지 좀처럼 나서 주지 않았다. 하지만 이 교수는 증인 출석 요청을 흔쾌히 승낙했고, 법정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고 한다. 공정위와 퀄컴의 소송전은 3년 가까이 진행된 지루한 법적 공방이었다. 공정위의 과징금(1조 311억원) 부과에 불복한 퀄컴은 2017년 2월 서울고법에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달 4일 선고가 내려지면서 막을 내렸다. 워낙 복잡하고 쟁점이 다양한 사건이라 재판부가 선고 이유를 설명하는 데만 40분이 걸렸다. 이 서기관과 권 사무관이 방청석에서 직접 선고를 들었다. “기뻐하거나 감격할 겨를도 없었어요. 실시간으로 선고 이유를 정리해 간부들에게 보고해야 했거든요. 저희 과장님(김의래 송무담당관)은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출장 중이어서 그쪽 시간으로 새벽에 카카오톡으로 보고를 받았죠. 과장님도 밤을 꼬박 새우면서 저희에게 소송 결과를 언론과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지시하셨어요.” 퀄컴은 고법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마지막 맞대결이 남은 것이다. 세 사람은 “퀄컴 측이 패소한 부분을 중심으로 논리를 가다듬어 공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도 절대 밀리지 않도록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며 잘 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 사진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출구 없는 톨게이트 사태…노조 “이강래 사퇴 못 막은 청와대도 책임져야”

    출구 없는 톨게이트 사태…노조 “이강래 사퇴 못 막은 청와대도 책임져야”

    교섭 또 결렬…노조 “이강래 총선 출마 말도 안돼”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톨게이트 노동자의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퇴임하면서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과 노동·시민단체가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과 노동·시민단체 등으로 이뤄진 시민사회공동대책위원회는 19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강래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노동자 집단 해고 사태를 방치하고 총선에 출마하겠다며 퇴임했다”면서 “사표를 수리한 청와대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이 전 사장이 임기를 1년 남기고 퇴임한 뒤 처음 열린 기자회견이다. 대책위는 “이강래(전 사장)는 6개월째 톨게이트 집단 해고 사태를 방치하며 대법원 판결에도 불필요한 소송전으로 세금을 낭비해 공기업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면서 “이강래를 해임하라는 노동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퇴임하게 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직접 나서 요금 수납언 1500명 직접고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전 사장은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두고 최근까지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노동자들이 도로공사를 대상으로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따라 지난 8월부터 대법원과 하급심에서 도로공사에 해고 수납원을 직접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도공은 이를 보류해왔다. 이 전 사장은 퇴임한 뒤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패배한 야당은 다 똑같네...英노동당 내분 확산

    당대표 사퇴론에서 동료 의원 간 설전까지…. 선거에 패배한 정당에 불어닥치는 후폭풍은 어디나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조기 총선에서 대패한 영국 노동당에서는 선거 패배의 책임론을 놓고 당내 소송전까지 비화되고 있다. 영 일간 인디펜던트 등은 예비내각 외무장관인 에밀리 손베리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캐럴라인 플린트 전 의원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린트 전 의원은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 지역으로 꼽히는 잉글랜드 북부 돈 밸리 지역구에서 보수당에 밀려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다. 그는 지난 주말 스카이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선거 패배 원인으로 당내 유럽연합(EU) 잔류파들을 꼽았다. 노동당을 지지했던 노동자들이 동유럽 등에서 건너온 이민자들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브렉시트(EU 탈퇴)에 동조하는 여론이 높아졌는데, 당이 이를 간과했다는 지적이었다. 플린트 전 의원은 “그녀(손베리)는 내 동료 중 한 명에게 ‘내 지역구 유권자들은 당신들 지역구 유권자들만큼 멍청하지 않아서 기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손베리 의원은 “완전히 거짓말”이라며 발언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플린트 전 의원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손베리는 “사람들이 사실을 갖고 나를 비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거짓을 지어낼 수는 없다”면서 “만약 그렇게 한다면 법정으로 가야한다”고 대응했다. 특히 손베리 의원이 차기 당 대표 후보군 가운데 한명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발언을 그냥 무시하고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손베리 의원과 함께 EU 잔류를 강하게 주장했던 키어 스타머 예비내각 브렉시트부 장관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브렉시트 이슈는 차기 당 대표 선거에서도 다시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당 대표 후보군간 합종연횡도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손베리와 스타머 등을 비롯해 레베카 롱 베일리 노동당 예비내각 기업부 장관, 리사 낸디 하원의원, 제스 필립스 하원의원 등의 이름이 차기 당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보군 가운데 한명으로 보도됐던 앤절라 라이너 예비내각 교육부 장관은 평소 친분이 있는 롱 베일리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 대표보다는 부대표직에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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