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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민, 일본인 발톱의 때” 장예찬도 공천 취소되나

    “서울시민, 일본인 발톱의 때” 장예찬도 공천 취소되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5·18 폄훼 발언 논란’ 등을 이유로 대구 중·남구 도태우 후보의 공천을 취소한 데 이어 ‘난교 예찬’, ‘서울·부산시민 비하’, ‘대학생 비하’, ‘동물 학대 발언’ 등 과거 각종 막말 전력이 드러나 파문을 빚고 있는 부산 수영 장예찬 후보의 공천을 취소할 지 관심이 쏠린다. 공천관리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은 15일 “여러 사정을 고려하며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장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후보 관련 논란 발언들에 대해 “발언 내용이나 문제적인 지점, 그리고 그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또 그에 대한 후보의 입장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서 지켜보겠다”라며 “사과문의 내용, 후보의 태도나 입장까지 아울러 고려하겠다”라고 언급했다. 앞서 도태우 전 후보를 향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했으니 괜찮다”는 취지의 입장을 가졌던 공관위가 결국 ‘공천 취소’라는 칼을 빼든 만큼, 국민적 비판 여론이 상당한 장 후보를 향해서도 공관위의 매서운 검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장 후보는 과거 자신의 SNS에 “매일 밤 난교를 즐기고 남녀 가리지 않고 예쁘거나 잘생긴 사람한테 집적대는 사람이라도 맡은 직무에서 전문성을 보인다면 프로로서 존경하는 사회가 좀 더 건강한 사회이지 않을까”라고 적은 사실이 알려져 빈축을 샀다. 또 다른 글에서는 “서울시민의 교양 수준이 얼마나 저급한지 날마다 깨닫는다”라며 “수준이 일본인 발톱의 때만큼이라도 따라갈 수 있을까”라고 말했고, 자신의 출마 지역구인 부산의 시민들을 가리켜 “교양 없고 거친 사람들”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샀다. 이 밖에도 대학생들을 향해 “전공 서적, 책값 아깝다고 징징거리는 대학생들이 제일 한심하다”며 “한 학기에 20만원이 아까우면 그냥 대학을 다니지 말지”라고 말하는가 하면 “사무실 1층 동물병원을 폭파시키고 싶다. 세상 모든 동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과거 발언도 전해져 비판이 이어졌다. 장 후보는 또 “한국 드라마의 수준이 쌍팔년도 에로물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건 시청자의 수준이 애마부인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고 발언하는 등 한국 드라마 시청자들을 비하하기도 했고, 과거 ‘묘재’라는 필명으로 연예인 아이유, 김혜수 씨 등을 ‘성적 대상화’로 희화화한 내용의 웹소설을 써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해당 웹소설은 현재까지도 ‘강남화타’라는 제목으로 포털사이트에 연재되고 있다. 문제가 된 등장인물의 이름은 논란 이후 변경된 상태다. 한편 장 사무총장은 이날 하태경 의원과 이혜훈 전 의원의 서울 중·성동을 결선에서 ‘부정투표’ 의혹이 불거진 것에 대해서는 “빠른 시간 안에 결론 내도록 하겠다”라며 “몇 가지 사항을 한꺼번에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경기 남양주갑 유낙준 후보의 ‘논문 연구 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라며 “논문 표절 문제는 기본적으로 해당 대학에서 일차적으로 걸러져야 할 문제로, 현 단계에서 공관위가 직접 개입해 논문표절 여부를 확인하거나 공천에 반영할 단계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약간 의문이 있다”고 강조했다. 도 전 후보 공천 취소로 공석이 된 대구 중·남구의 대체 후보에 대해서는 ‘국민추천제’가 아닌 공관위의 추가 논의를 통해 후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책멍도, 낭독도, 음악감상도 괜찮아… 도서관이니까 [박상준의 書行(서행)]

    예술도, 낭만도, 커피향도 흐른다… 책덕의 성지니까 충북 청주 문화제조창은 불과 20년 전까지 연초제조창이었다. 해마다 약 100억 개비의 담배를 만들었다. 현재는 청주 문화예술의 심장으로 변신했다.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의 제일 높은 층을 차지한다. 구조는 전형적인 도서관과 거리가 있다. 백화점 고층의 서점 같기도 하다. 정숙을 강조하는 도서관도 아니다. 적당한 백색소음이 긴장과 경계를 허문다. 물론 더는 담뱃잎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당연히 금연 공간이다. 단 커피 등 음료 반입은 제한하지 않는다. 서가에서 책 한 권을 꺼내서는 ‘몰링’(쇼핑몰에서 시간 보내기)하듯 돌아다니다 자리를 잡는다. 봄날의 청주는 커피와 담배 대신 책과 커피지 하며.●소리 내 읽는 도서관 영국 런던에 테이트모던이 있다면 청주는 문화제조창이다. 역사가 뒤질 뿐 시설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 중추인 본관과 수장고형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시민예술놀이터 동부창고 등은 한나절 내내 봄날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을 만큼 콘텐츠가 다채롭다. 오늘 소개할 청주열린도서관은 문화제조창 본관 5층 전체를 아우른다. 공연장, 키즈 카페 등이 공존하는데, 구석구석 책의 띠가 선처럼 번진다. 대출은 불가하지만 원하는 신작 도서가 항상 비치돼 있다. 또한 도서관 책을 들고 어디든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들고 당당히 입장할 때는 내 집 서재인 양하다(그래도 책은 조심히 아껴 봐 주시길).본관의 강렬한 첫인상은 아트리움이다. 천창에서 1층까지 내리는 봄빛이 깊고 눈부시다. 1층만 얼핏 봐서는 음식점, 카페, 뮤지엄숍이 입점한 쇼핑몰 같다. 칠이 벗겨진 벽과 기둥은 옛 연초제조창의 흔적으로, 자연스레 레트로 감성을 연출한다. 공기는 2층부터 달라진다. 청주시청의 제2임시청사, 한국공예관 전시실, 공예스튜디오 등이 층층이다. 문화와 예술이 점점 목소리를 높인다. 그 끝에서 5층 청주열린도서관으로 가는 길이 이어진다.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리자 텐트 두 채와 캠핑 소품으로 꾸민 캠핑존 ‘책멍’이 기다린다. 이미 만원이다. 한쪽에서는 아빠와 딸이 마주 앉아 색칠 공부 중이고, 건너편에는 어린 자매가 나란히 책을 읽는다. 등을 꼿꼿이 세우고는 책 속 글자를 하나라도 놓칠세라 맹렬하다. 이번 달 책멍의 주제는 ‘그럴 때도 있지’다. 실수에 관대한, 이해받을 수 있는 주제라 좋다. 주제 큐레이션 도서 중 ‘지각’(허정윤 글·이명애 그림·위즈덤하우스)은 제목만으로 공감 백배다. 도서관 이용 안내문도 눈길을 끈다. 열린도서관의 개념을 가볍게 정의한다. 소리가 있는 도서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책을 소리 내어 읽어 보세요’란다.●음악 속으로 쏙! 책 속으로 폭! 보통 도서관 중앙 서가가 있을 법한 위치에는 직선의 긴 서가가 있다. 박물관처럼 은은한 조명이 내리고 통로 가운데는 전시대가 놓여 있다. 청주공예문화협동조합과 도서관이 협력해 지역 공예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이달 주제는 ‘영광의 꽃 어사화’다. 전시 주제와 연계한 책 큐레이션은 그림 에세이 ‘꽃 그리고 초록’(김소라·EJONG) 등이다. 역시 봄은 꽃이지, 하며 한 권 한 권을 살핀다. 서가의 중심은 안내데스크 앞이다. 동선이 갈라지는 지점으로 긴 독서 테이블이 뿌리내렸다. 서가 사이사이 홈을 파듯 열람석을 만든 것도 재미난다. 몇몇 좌석은 CD플레이어를 갖췄다. ‘이곳은 열린도서관이라 얼마간 시끄러울 수 있어, 그러니 이 자리는 어때?’ 하고, 도서관이 조용한 독서를 원하는 이들에게 권하는 열람석이다.서가 사이로 쏙 들어가 음악에 폭 안긴다. 한 권의 책처럼 앉아 CD플레이어를 재생한다. 살짝 다른 세계의 문이 열린다. 영화 ‘라붐’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 헤드셋을 씌워 주지는 않았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 나만 홀로 멈춰 선다. 오늘의 선곡은 ‘그래스’(Grass)라는 단어에 끌려 택한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초원의 빛)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I think we should take it slow.’ 삶은 너무 빠르니 천천히 살아 보자는 가사가 귓가에 아지랑이처럼 피어난다. 핑크 마티니는 느린 삶을 지향하는 매거진 ‘킨포크’의 고향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결성된 12인조 재즈 밴드다. 그들의 노래는 음표로 쓴 시집을 읽는 듯하다. 왠지 도서관과 잘 어울리는 뮤지션이다. 다음은 이어지는 부분이다. ‘rest our heads upon the grass and listen to it grow’(잔디에 머리를 기대고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 것 같다는 뜻). 박웅현 작가는 ‘책은 도끼다’에서 이 곡의 이 노랫말에 귀 기울여 보라고 했다. 잔디가 자라는 소리를 듣는 시간이라니. 3월이 우리에게 음악을 빌려 권하는 독서법이다. 그 여유는 짧게 타는 담배보다는 길게 남는 책에 가깝다. 일과 생활도 그리해 낼 수 있다면 좋겠다. 헤드셋은 안내데스크에서 대여한다. CD장은 서가 가장 안쪽에 있어 공연이 있는 날엔 접수대에 가려지는데, 가장자리 틈새로 진입하거나 안내데스크에 문의하면 된다.●‘라붐’ 다음은 ‘러브레터’ 흥미로운 게시판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안내데스크 옆 완독을 목표로 하는 ‘나의독서기록’이다. 영화 ‘러브레터’에도 등장하는 옛날 독서카드를 활용했다. 독서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도서관을 방문할 때마다 읽은 쪽수를 표시하는 방식이다.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확인 도장은 직접 찍는다. ‘기죽지마그럴수있음’, ‘이걸해냄’, ‘찢었다!’ 같은 재미난 응원과 위로의 문구를 새겼다. 또 카드 뒷면에는 마음에 드는 책 속 문장을 적을 수 있는 칸을 마련했다. 도서관에서 내키는 분량만큼만 읽는 걸 좋아해 전국 도서관에 읽다 만 책이 넘치는 나 같은 이에게는 제법 흥미로운 도전이다. 웹존(웹툰과 웹소설)과 초등학습만화 서가도 존재한다. 각각 키즈카페의 좌우 복도에 자리잡았다. 5층에서도 다소 외진 곳이라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에 적합하다. 그에 앞서서는 카페 분위기의 너른 휴게실이다. 가족끼리 삼삼오오 모여 편하게 독서를 할 수 있고 주말에는 보드게임을 무료로 대여해 즐길 수도 있다. 물론 5층에는 아직 채워지기를 기다리는 빈 공간들이 더 있다. 카페나 서점 등 어떤 시설이 들어올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독서와 책이라는 행위는 구석구석에 번져 있다. 도서관은 잠시 머물며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기에 카페보다 좋은 곳인데, 청주열린도서관의 이 같은 특징은 그 장점을 극대화한다. 문화제조창 이곳저곳을 관람하다 여행의 쉼터로 머물기에 최적이다. ●크루아상· 맥주·욕조가 있는 봄날 그래도 도서관은 독서다. 어떤 책을 고를까 고민되는 이를 위해서는 추천 도서 목록 책장이 있다. 2020년 개관부터 지금까지 청주열린도서관 큐레이션과 사서들이 추천한 책 목록을 스크랩해 비치한다. 청주열린도서관 사람들은 봄날에 어떤 책을 권하고 읽었을까? 매해 3월의 추천 목록을 차례로 넘겨 본다. 그중 지난해 3월 이주리 사서가 추천한 ‘크루아상 사러 가는 아침’(필리프 들레름)을 고른다. 단순히 크루아상을 좋아하는 개인 취향으로! 이 사서는 “우리의 평범한 삶에 깃들어 있는 작지만 보편적인 기쁨을 담은 책”이라 소개했다. 이미 제목부터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냄새가 바스락댄다. 책장을 후루룩 넘기다 ‘일요일 저녁에서’라는 글에 꽂힌다. 마침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날이 일요일 오후라서. 작가는 일요일 저녁 ‘푸르스름한 거품이 바글대는 욕조에서 뽀얗게 낀 수증기와 보드라운 솜 같은 사소한 것들 사이로 둥실 몸을 내맡기’는 목욕의 기쁨에 대해 말한다. 그리고 다음 글은 ‘첫 맥주 한 모금.’ 맥주의 첫 모금만이 줄 수 있는 찌릿한 행복을 누군들 거부할까. 하지만 작가는 ‘동시에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최고의 기쁨을 벌써 맛보아 버렸다는 것’이라고 쓰며, 그 상실감을 얄밉게 애통해한다. 욕조의 나른한 휴식과 시원한 맥주의 전율이 있는 일요일. 핑크 마티니의 노랫말이 맞다. life is moving oh so fast! 특히 일요일 오후의 시간은 ‘마시면 마실수록 기쁨은 점점 더 줄어’드는 맥주와 닮았다. ‘우리는 첫 모금을 잊기 위해 계속 마신다’라는 들레름의 말에 공감할 수밖에. 그래도 다행이라면 내가 청주열린도서관을 찾은 오늘은 일요일 오후지만 여러분이 이 글을 읽고 있을 오늘은 금요일이라는 사실. 작은 위안이 되려나? 일요일이 아니더라도 봄날은 이제 막 시작됐으니까. ●플라타너스 터널을 지나면 핑크 마티니의 ‘Splendor in the Grass’를 듣고 있으면 청주는 이 곡과 어울리는 여행의 도시라는 생각이 든다. 경부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가로의 드라마 같은 플라타너스 고목들, 번화한 중앙로 한가운데 버티고 선 국보 당간지주, 옛 도지사 관사로 쓰던 언덕 위 충북문화관으로 가는 정겨운 오솔길,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휘게문고 같은 책 공간, 대통령의 옛 별장 청남대 등 굳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직지를 들먹이지 않아도, 이 도시는 온전히 발산하지 않았을 뿐 아름다운 여행지라는 걸 직감할 수 있다. 도시와 자연 어느 쪽을 좋아하는 여행자든 만족할 만하다.청주공예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제조창은 현시점에서 제일 반짝이는 장소다. 청주열린도서관 외에 한국공예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꼭 들러 보라 말하는 이유다. 도서관 아래 4층 한국공예관엔 예스튜디오, 아카이브실, 윈도우갤러리 등이 모여 있다. 중앙홀에는 2023년 출품작인 ‘우리 서로 다리가 되어’를 전시 중인데, 17인이 6개월 동안 작업한 대형 옻칠 의자가 공간을 장식한다. 3층은 6개의 갤러리를 운영 중이다. 상설전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은 청주공예비엔날레 아카이브 전시로, 지난 20여년간 비엔날레를 빛낸 대표작들을 감상할 수 있다. ‘연초제조창에서 문화제조창으로’는 옛 연초제조창의 모습과 우리나라 담배의 변천사가 관심을 끈다.●비밀스러운 미술관, 현대미술관 청주 문화제조창 본관 남쪽에 이웃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수장형 미술관이다. 청주에서만 볼 수 있는 전시장이다. 하물며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다. 비밀스러운 공간의 문을 여는 설렘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뒷걸음질치다 ‘툭’ 하고 고가의 미술품을 훼손하는 염려부터 할 까닭은 없다. 전시 방식은 다르지만 관람법은 여느 미술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개방 수장고는 1층과 3층에 위치한다. 1층은 조각, 3층은 회화가 주다. 1층 수장고는 작품을 보관하는 여러 개의 철제 선반이 관람 동선을 형성한다. 가장자리는 주로 대형 작품들이다. 현재는 기획전 형식으로 전뢰진 작가의 조각 10점과 드로잉 7점을 전면에 배치했다. 평소 미술관 전시보다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3층 개방 수장고는 ‘디지털 스토리 : 이야기가 필요해’라는 제목으로 사진, 영상, 설치 작품을 집중 전시 중이다. 3층 안쪽에는 ‘보이는 보존과학실’이 있다. 유화작품보전처리실과 유기분석실, 무기분석실 등을 평일 오후 1~3시(화~금요일)에 하루 한 차례 개방한다. 2층 보이는 수장고는 꼭 들러야 한다. 대형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수장고 안의 작품을 감상하는 형식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는 이건희 컬렉션 해외 명작전을 전시한다. 마르크 샤갈, 살바도르 달리, 카미유 피사로, 클로드 모네, 폴 고갱,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 호안 미로의 일곱 작품을 하나의 프레임 안에 두고 소파에 앉아서 감상한다. 웬 호사인가 싶다.●책 덕후들의 성지, 또 하나의 도서관 청주에는 책 ‘덕후’들이 주목하는 사설 ‘도서관’이 하나 더 있다. 건축과 책 그리고 커피가 어우러진 인문 아카이브 양림(養林)&카페 후마니타스다. 출입구는 북쪽에서 지하층으로 난 통로다. 콘크리트 벽 사이로 걷는데 바로 앞에 3층 한옥이 웅장하다. 통로 벽에 전시한 잡상은 김창대 제와장(국가무형문화재)의 솜씨다.인문 아카이브 양림&카페 후마니타스는 한 장소에 있지만 그 이름처럼 크게 두 곳으로 나뉘며 서로 넘나든다. 두 공간의 갈림길 뜨락정원(sunken garden)에는 우리 전통 한옥의 귓기둥(모서리에 있는 기둥) 목구조를 상징화한 조형물이 우뚝 서 있다. 곁에는 독서토론이나 소모임을 할 수 있는 작은 방이 위치한다. 폴딩 도어를 열면 봄바람이 안과 밖을 넘나들며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인문 아카이브 양림은 뜨락정원 오른쪽에 있다. 밖에서 볼 때 3층 한옥의 지하 1층에 해당한다. 목가구와 노출 콘크리트 벽이 조화로운 북카페다. 반면 2층과 3층은 전형적인 도서관의 서가다. 이무희 성익건설 대표의 소장 도서와 기증자료 3만여권으로 꾸민 서가는, 십진분류법에 따라 청구기호를 붙여 구분했다. 그 가운데 문화재 관련 분류를 강조한 게 특징이다. 문화재 보수 건설회사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서가 사이 테이블이나 창가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다. 이때 남쪽으로는 주봉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지하 1층 카페 후마니타스는 테라스를 사이에 두고 저수지를 마주한다. 여름에는 연꽃이 코앞에서 아른댄다. 공립도서관에 비하면 책 권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도서관 대신 인문 아카이브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여행수첩] ●청주열린도서관 운영 시간 매일 오전 10시~오후 8시, 연중무휴, 설, 추석 당일 휴관 www.cj-openlibrary.co.kr, (043)241-0651.
  • N번방·팬데믹·성과주의… 그 안의 억눌린 외침을 뱉어 내다

    N번방·팬데믹·성과주의… 그 안의 억눌린 외침을 뱉어 내다

    “지금까지는 내 안의 내적인 울림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면, 이제는 말할 수 없는 누군가의 목소리를 대신해 주는 글을 쓰고 싶다.”(266쪽) ‘작가의 말’에 쓰인 문장이 사뭇 진지하면서도 도발적이다. 소설집에 실린 각 편의 소재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과제다. 데이트 폭력부터 팬데믹 그리고 성과주의까지. ‘N번방’이라는 아주 구체적인 사건에서도 작가는 이야기의 실마리를 포착한다. 201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채기성(47)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 ‘우리에게 있어서 구원’에 관한 이야기다.“강 부장의 무게에 짓눌린 광호의 동공이 점점 커졌다. 소리가 나지 않을 뿐 광호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강 부장의 기세와 직급에 눌려서가 아니라 거짓말처럼 바닥으로 내려와 있는 자기 삶 근저의 고단함이 지르는 비명이었다.”(255쪽)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인 성과를 향한 강박을 예리하게 꼬집은 단편 ‘내일은 판매왕’의 한 장면이다. 속도감 있게 읽히는 이 소설은 성과주의에 매몰돼 초라한 존재가 된 영업사원 광호의 이야기다. 성적이 좋은 직원들은 제주도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나지만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광호는 강재원 부장으로부터 강압적인 지도를 받게 된다. 강 부장의 지도가 부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쯤 광호는 깨닫는다. 강 부장 역시 자신처럼 조직에서 압박받는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의 시선이 나를 향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나는 왠지 모르게 무엇인가에 사로잡힌 심경이 되어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었다. 이쪽을 향해 진득이 머물러 있던 종래의 시선이 그를 부르는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나비처럼 표표히 사라지고 나서야 나는 잔뜩 머금고 있던 숨을 뱉어 냈다.”(207~208쪽) ‘감각과 지각’은 N번방 사건에 가담한 범죄자 종래의 이야기다. 구치소 청소년 재소자로 불운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노예’로 불리는 여성들의 영상을 판매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인간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죄’를 짓는다는 식으로 주인공 동주를 바라보는 종래. 하지만 어떠한 방식으로도 종래의 죄는 구원받을 수 없을 것이다. 이외에도 ‘수아에게’, ‘57분’ 등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다.
  • [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샤이닝(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문학동네) “우리는 맨발로 무의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한 숨 또 한 숨, 어느 순간 숨이 사라지고, 그곳에 있는 것은 오직 호흡하는 무를 빛처럼 뿜어내는 반짝이는 존재뿐이고, 어느새 숨을 쉬고 있는 것은 우리다, 각각의 순백색 속에서.”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는 작가 데뷔 40주년인 지난해 노벨문학상에 호명되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현지에서 발표되고 최근 한국어로 옮겨진 이 소설은 짧지만 그의 문학 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 준다. 지루한 일상을 견디지 못하고 무작정 차를 몰고 나갔다가 어둡고 깊은 숲속 눈밭에 고립된 한 남자의 이야기다. 120쪽. 1만 3500원.3월 2일, 시작의 날(박에스더·범유진·설재인·이선주·한정영 지음, 자음과모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건 곧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게 된다는 뜻입니다.” 3·1절 다음날인 3월 2일은 참으로 설레는 날이다. 겨울의 긴 터널을 지나 새 학기가 비로소 시작하는 날이라서다. 봄과 새로움을 키워드로 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청소년소설’로 분류되지만 굳이 독자를 청소년으로 한정하진 않는다. 판타지, 스릴러, SF 등 다양한 장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신진 작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208쪽. 1만 5000원.인공지능은 내 친구(박명애 지음, 렛츠북) “신이 인간을 만들었다면 인간은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아니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면 신을 닮은 존재를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을 만들었다.” 중국 작가의 소설을 우리말로, 국내 주요 작가의 작품을 중국어로 옮겨온 번역가이자 작가인 저자가 인간과 인공지능이 경계 없이 뒤섞여 사는 미래 세상을 장편소설로 직조했다. 정신과 의사 강수직과 인공지능 에이원 간의 교감을 큰 축으로 하는 서사는 감성과 사유를 갖추지 못한 인간에 대한 성찰도 담고 있다. 200쪽. 1만 5000원.
  •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그해 여름 그 별장에선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한 그해 여름 그 별장에선

    세계 최초의 SF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여자 작가가 썼다. 지금이야 여자 작가들이 소설 쓰는 게 아무렇지 않은 시대지만 작품이 출간된 1818년은 그러지 않았다. 원작자인 메리 셸리(1797~1851)는 익명으로 출판해야 했고 뒤늦게서야 자신이 썼음을 밝힐 수 있었다. 그렇다면 ‘프랑켄슈타인’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수많은 명작이 대개 작가가 오랜 시간 고뇌하며 책상에 앉아 작품을 완성한 것과 달리 ‘프랑켄슈타인’은 우연한 대화에서 탄생했다. 아버지의 제자이자 낭만파 시인 그리고 유부남인 퍼시 셸리와 사랑에 빠져 사랑의 도피를 떠난 메리는 1816년 스위스 제네바 근교에서 조지 고든 바이런을 만나 친해진다. 그해 여름 날씨가 우중충해 바이런의 제안으로 퍼시와 메리, 바이런 그리고 바이런의 주치의인 존 윌리엄 폴리도리 이렇게 4인이 괴담을 창작하다가 ‘프랑켄슈타인’이 탄생했다. 뮤지컬 ‘메리셸리’는 메리의 생애 중 이 시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구성한 작품이다. 메리가 세상의 질타와 가난, 외로움, 내면의 두려움 등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상상 속의 괴물인 프랑켄슈타인을 세상에 꺼내 완성하는 과정을 그렸다.메리의 엄마는 최초의 페미니스트이자 ‘여성의 권리 옹호’의 저자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이다. 엄마가 저자로서 어떤 고통을 당했는지 잘 아는 메리는 글 쓰는 일에 대한 재능과 꿈이 있음에도 혹시나 문제가 될까 두려움을 느낀다. 꿈과 현실의 장벽 사이에서 고민하던 메리지만 주변의 도움과 단단한 마음으로 결국 소설을 완성해낸다. 존재를 숨겨야 했던 처지를 벗어난 메리는 “제가 바로 그 소설을 쓴 괴물입니다”라며 용기 있게 정체를 밝힌다. 메리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주변 인물의 비중도 상당해 각 인물의 서사가 이리저리 얽혀 전개된다. 각각의 이야기에 따라 다채로운 색의 조명을 쓰는 등 연출을 통해 매력을 살렸다. 작품에 필요한 분위기를 잘 살리면서 공간감을 살린 무대도 볼거리다. 무엇보다 완성도 높은 넘버들은 관객들을 가장 크게 사로잡는 요소다. 다만 100분이라는 시간 안에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같이 존재감이 두드러지게 전개되다 보니 주인공의 서사에 힘이 조금 빠지는 느낌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바이런과 폴리도리의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 ‘더 테일 에이프릴 풀스’를 봤던 관객들이라면 연결된 시리즈를 보는 듯한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
  • [문화마당] 끝나면 안 되는 위령과 초혼

    [문화마당] 끝나면 안 되는 위령과 초혼

    “총소리가 또 울렸지만 어머니와 나와 누이동생을 꿰뚫지는 않았어. 어머니는 나와 누이동생을 끌어안고 총부리가 시키는 대로 고샅을 벗어났어. (중략) 나무와 짚으로 지은 우리 집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였어. 그 군인은 누나와 형을 그 불구덩이 속으로 던져 버렸어.”(정의연의 소설 ‘롱빈의 시간’ 중에서) 얼마 전에 우리 할머니의 남동생, 그러니까 촌수로는 당숙 할아버지뻘 되는 분이 타계하셨다. 내가 아는 한 그는 언제나 술에 절어 있는, 부인으로부터 구박을 당하고 자식들에게는 짐스러운 존재로 일생이 점철된 알코올중독자였다. 급기야 당뇨로 실명까지 이르게 됐다는 말을 들었고, 결국에는 요양원으로 이송됐다가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한 사람의 결론. 장지는 대전현충원이라고 했다. 어째서 고향의 선산이 아니고 현충원인지 의아해서 물었더니 ‘베트남 참전 용사’라는 말이 따라왔다. 나라에서 보내온 빈소의 휘장들이 휘황찬란하다고도. 뒤늦게 예우하면 뭘 하느냐고, 살아서 사람 취급 한번 못 받고 그리 갔다고. 아버지가 누군가에게랄 것 없이 내뱉은 그 말이 오래 내 귓가에 맴돌았다. 당숙 할아버지의 삶이 그제야 조금 이해가 됐다. 어디까지를 이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온 후로부터는 맨정신으로 버티기 어려웠을 순간들이, 유독 길게만 느껴졌던 여생이 어쩌면 내내 전쟁터와 다름이 없었겠구나 싶었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쟁에 나갔다가 천운으로 살아는 돌아왔어도 끝내 망가지고야 만 어떤 삶이 그렇게 현충원에 안장됐다. 영예롭다는 말을 써야 하나. 올 초에 나온 신간 한 권이 유독 눈에 들어왔던 까닭은 아마도 내 방계의 가족사와 머잖은 이야기여서 그랬던 것인지도 모른다. 정의연 소설 ‘롱빈의 시간’을 읽는 내내 큰 한숨이 여러 번 나왔다. 독자도 이럴진대 이 소설을 위해서 10년을 취재하고 백여 명의 사람을 만나러 다녔다는 작가는 오죽했을까. 내 할아버지의 전쟁 속 시간이 고스란히 쓰여 있었다. 그가 파헤친 서사는 인간 됨을 포기할 수밖에 없던 전시의 고통들이 밤마다 되살아나는 혈흔의 문장들이었다. ‘어째서 아직도 베트남 전쟁인가요?’ 몇 번이나 작가에게 묻고 싶었다. 소설의 주인공 구자성은 전쟁의 피해자이자 가해자였으며, 살아남은 자의 위치에서 끊임없이 고통받는 사람이고, 대리로나마 그것을 기록하려는 기록자다. 한 사람의 생애를 무엇이라 함부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걸까. 베트남 참전 군인들과 한국군에 의해 자행된 학살 생존자들의 생생한 기억이, 술에 취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던 시간들이 기어코 소설이 됐다. 구자성의 삶 전체가 전쟁의 모든 비명(悲鳴)과 비명(碑銘)을 에우른다. 읽기에 가혹한 문장들이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듯한 이 밤에 그분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독한 소주 한 잔을 올린다. 위로가 될 리는 만무하지만, 누군가는 또 이렇게 그 시간을 기록하고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사실을 구천의 눈물들에게 알리고 싶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롱빈의 시간들에 깊이 절을 하고픈 마음. 그 한스러운 마음들이 기어코 평안에 가닿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은선 소설가
  • 인형은 내 분신… 나는 인형 본심, 관절 동작 하나하나가 ‘인간 희망’

    인형은 내 분신… 나는 인형 본심, 관절 동작 하나하나가 ‘인간 희망’

    인간의 형상을 본떴다고 해서 ‘인형’(人形)이다. 나와 닮은 그것을 나의 ‘분신’이라고 불러도 큰 무리는 아닐 터다. 그렇다면 그 인형을 마주 보고 있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자아를 성찰하는 사색가인가, 아니면 그저 호숫가를 서성이는 나르키소스인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인형극 연출가 이지형(39)이 새 연극을 통해 제기하는 문제의식이다. 첫 공연(14일)을 앞두고 막바지 연습에 한창이던 그는 인형을 이렇게 정의했다.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을 가졌으며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모든 존재는 인형이다.” 아마 이 연극의 제목을 한 번 듣고 외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 과정이 인형 작업자의 창작 과정에 미치는 영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타자를 중심으로.’ 상당히 따분한 논문의 제목 같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환상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1899~1986)의 ‘타자’라는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 20세의 청년 보르헤스와 70세의 노인 보르헤스가 시공간을 초월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다. 연극에서도 인형 작업자 ‘이지형’을 연기하는 배우와 그를 본뜬 인형이 마주한다. 이지형과 이지형의 대화라서, 연극에서는 연출가의 이름인 이지형이 반복적으로 호명된다. “작품은 이지형이라는 개인의 내밀한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기를 기대한다. 메시지는 인형 작업자 이지형에게서 시작해 예술을 하는 모든 이로, 나아가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로 향한다. 그때 연극은 마침내 보편성을 획득한다.” 인형은 심심함을 달래 줄 장난감이지만 어느 측면에서는 끔찍한 공포를 일으키는 존재이기도 하다. 영화 ‘사탄의 인형’ 시리즈의 처키를 보라. 인간과 똑 닮은 로봇이 우후죽순 나타나면서 유행처럼 번진 ‘불쾌한 골짜기’라는 표현도 인형을 향한 인간의 막연한 두려움을 표상한다. “인형이 두려운 이유는 언젠가 저것이 움직였던 것 같은 기시감에서 비롯된다. 그런 상상력은 인형극이 힘을 얻는 원천이기도 하다.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는 인형은 관객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존재가 된다. 배우가 직접 대사를 뱉는 것보다 더 다채로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는 원래 인형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공예가였다. 2018년부터 인형을 활용한 공연에 뛰어들었다. 미술의 대상으로서만 인형을 바라봤던 그는 ‘관절까지 애써 만들었는데 움직이지 않을 거면 조소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누군가의 앞에서 움직일 때에야 비로소 인형은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다. “인간 중심적인 공연을 극복하고 싶다. 인형을 통해 끊임없이 그런 작품을 시도할 거다. 그러나 나 역시 인간이며, 인형도 역시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에 분명히 한계는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역설적으로 로봇과 인공지능(AI)이 맹렬히 도래하고 있는 이 시대에도 인간만이 할 역할이 있다는 걸 방증하는 말이기도 하다.” 공연은 16일까지.
  • ‘스드메’ 가격표시제 도입… 깜깜이 웨딩 관행 없앤다

    ‘스드메’ 가격표시제 도입… 깜깜이 웨딩 관행 없앤다

    미술관·박물관도 예식장으로 개방네일 등 청년 창업 간이과세 전환웹 콘텐츠 창작자 표준계약서 보급 오는 31일 결혼을 앞둔 예비 신랑 송모(31)씨는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에 450만원이란 거금을 들이고도 심기가 불편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양가 부모님 도움을 받아 예산을 마련했지만 막상 스드메 업체에 방문해 보면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홈페이지 등에 가격을 공개하지 않고 방문·상담해야 가격을 알려 주는 관행도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송씨는 “생각지도 못한 추가 요금이 붙는 경우도 많다”며 “스튜디오에서 수천 장을 촬영한 후 수정을 맡길 수 있는 사진은 20장 내외고, 기본 장수를 넘어가면 한 장당 3만원이 붙는데 업체는 추가 요금을 내고 수정본을 더 신청하라고 눈치를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생에 한 번뿐인 경사를 준비하면서 기분 나쁜 내색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웨딩시장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예비 신혼부부들을 울리는 ‘깜깜이 웨딩’ 관행이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열고 결혼과 관련된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가격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청년 친화 서비스 발전 방안’을 발표했다.2020년 한국소비자원 조사를 보면 홈페이지에 상품별 세부 가격을 표시한 예식장은 전체의 8.0%에 불과했다. 결혼 관련 업체들이 과도한 추가 요금을 요구해도 소비자들은 다른 업체와의 합리적인 가격 비교가 어려워 피해가 빈번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결혼 관련 상품·서비스를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누리집 ‘참가격’에 공개하는 ‘가격표시제’를 도입해 소비자 피해를 막기로 했다. 결혼준비대행업체(웨딩플래너)가 소비자에게 불리한 면책조항이나 과도한 위약금 등을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표준약관 마련도 추진한다. 결혼식 자금 부담 때문에 결혼을 꺼리는 청년들을 돕기 위해 박물관과 미술관, 도서관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할 예정이다. 현재 한옥과 공원 등 120여개의 공공시설이 예식장 용도로 개방돼 있지만 청년세대의 선호도와 편의를 고려한 공공예식장을 더 늘리겠다는 취지다. 국립중앙박물관(서울 용산), 국립민속박물관(서울 종로), 국립중앙도서관(서울 서초), 국립현대미술관(경기 과천), 관세인재개발원(충남 천안), 중앙교육연수원(대구 동구) 등 6곳이 활용된다. 올 3분기부터 피부미용과 네일 등 뷰티 분야 청년 창업자는 지역과 매출에 상관없이 간이과세를 적용받는다. 간이과세는 연 매출액 1억 400만원 미만 사업자에 대해 과세 절차를 간소화하고 낮은 세율(1.5~4.0%)을 적용하는 제도다. 현재 서울과 광역시의 경우 매장 규모가 40㎡(약 12평)를 넘는 뷰티 업체는 간이과세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 뷰티 업계에 청년 창업자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규제를 풀기로 한 것이다. 유튜버 등 청년층 선호가 높은 미디어 관련 업종(크리에이터)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미디어 업계에서 영상 제작자 등에게 대금을 미지급하거나 대가 산정 기준을 부당하게 잡는 유형의 불공정 계약이 만연하다는 점을 고려해 크리에이터의 외주 계약과 관련한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기로 했다. 계약서에는 업무 내용과 근로시간, 보상 산정 기준에 대한 내용이 남긴다. 웹 콘텐츠 창작자의 권익 보호와 처우 개선도 추진된다. 웹툰과 웹소설 작가들이 저작권 침해와 불공정 계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과 상담을 확대하고 웹소설 분야의 표준계약서를 오는 6월까지 보급한다. 반복해서 대여, 구매하는 웹 콘텐츠 특성을 감안해 웹툰과 웹소설에는 도서정가제 적용을 제외하기로 했다. 다만 플랫폼에서 창작자에게 할인 비용을 전가할 우려가 있어 창작자 보호 장치도 함께 마련하기로 했다. 악성댓글에 노출되는 경우가 빈번한 웹 콘텐츠 창작자를 위해 현재 연 12회까지 지원하는 예술인심리상담 지원도 강화한다. 전국에 40곳이 있는 예술인심리상담센터를 47곳으로 늘리고 정신건강 진단과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 사례집도 발간한다.
  • 영화·드라마는 OTT에서… 예능·연예는 TV로

    우리나라 국민은 영화·드라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예능·연예·뉴스는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TV에서 주로 소비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콘텐츠 소비에서도 성별, 세대별 선호도가 확연히 갈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문광연)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콘텐츠 이용 동기와 선호 장르’ 보고서를 내놨다. OTT와 TV, 유튜브, 음악, 게임, 웹툰·웹소설, 도서, 극장 영화, 대중음악 콘서트, 뮤지컬 등 10개 분야 콘텐츠의 이용 동기와 선호하는 세부 장르를 분석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영화·드라마와 같은 내러티브(서사) 콘텐츠는 OTT에서, 예능·연예·뉴스와 같은 비내러티브 콘텐츠는 TV에서 선호됐다. 유튜브의 경우 청년층은 재미 중심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반면 장년층으로 갈수록 지식·생활정보 등 정보성 콘텐츠를 선호해 세대 간 차이가 뚜렷했다. 극장 영화나 뮤지컬 등에서 남성은 액션·누아르, 공상과학, 스릴러를, 여성은 멜로, 로맨틱 코미디(로코), 판타지를 선호했다. 다만 뮤지컬의 경우 청년층 남성들도 ‘로코’ 장르를 선호해 데이트를 위한 사회적 콘텐츠로서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 독립운동가 손자 ‘부동산 거부’ 키르기스스탄서 수배…마약왕 도운 혐의

    독립운동가 손자 ‘부동산 거부’ 키르기스스탄서 수배…마약왕 도운 혐의

    러시아 부동산 업계 거부인 파벨 조(61)가 키르기스스탄에서 수배 명단에 올랐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키르기스스탄 안보위원회는 ‘마약왕’ 캄치 콜바예프에게 활동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파벨 조를 수배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적인 파벨 조는 독립운동가이자 작가인 조명희(1894∼1938)의 손자다. 키르기스스탄 안보위는 파벨 조를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국가 수배 명단에 올리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르기스스탄 범죄조직 두목인 콜바예프는 마약 밀매를 일삼다 지난해 10월 특수 작전으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어난 파벨 조는 러시아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캐피털그룹을 이끌고 있다. 포브스 러시아는 2020년 “한국의 위대한 시인의 손자 파벨 조는 모스크바에 30개 이상의 빌딩을 건설한 캐피털그룹의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며 이 회사가 모스크바 고급주택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파벨 조의 친할아버지인 조명희는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민중문학 작가다. 1928년 당시 소련으로 망명해 일제 수탈 실상과 한인의 저항을 묘사한 소설 ’낙동강‘ 등을 집필했다.
  • 영화·드라마는 OTT, 예능·연예는 TV로 본다…문광연 ‘콘텐츠 이용 동기와 선호 장르’ 보고서 발표

    영화·드라마는 OTT, 예능·연예는 TV로 본다…문광연 ‘콘텐츠 이용 동기와 선호 장르’ 보고서 발표

    우리나라 국민은 영화·드라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예능·연예·뉴스는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TV에서 주로 소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콘텐츠 소비에서도 성별, 세대별 선호도가 확연히 갈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콘텐츠 이용 동기와 선호 장르’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만20세~64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OTT와 TV, 유튜브, 음악, 게임, 웹툰·웹소설, 도서, 극장 영화, 대중음악 콘서트, 뮤지컬 등 10개 분야 콘텐츠의 이용 동기와 선호하는 세부 장르를 분석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매체별로 선호 장르가 달랐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내러티브 콘텐츠(서사가 있는 콘텐츠)는 OTT에서, 예능·연예, 뉴스와 같은 비내러티브 콘텐츠는 지상파 방송을 포함한 TV에서 선호됐다. 특히 중장년층 여성의 경우에는 선호하는 OTT 프로그램 장르가 어린이·교육 프로그램 등 자녀의 생애주기를 따르는 경향도 발견됐다. 유튜브의 경우 청년층은 재미 중심의 콘텐츠를 선호하는 반면, 장년층으로 갈수록 지식·생활정보 콘텐츠 등 정보성 콘텐츠를 선호해 세대 간의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극장영화나 뮤지컬 등에서 남성은 액션·누아르, 공상과학, 스릴러, 여성은 멜로, 로맨틱 코미디, 판타지를 선호하는 등 성별에 따라 선호 장르가 다른 것으로 분석됐다. 유독 뮤지컬 콘텐츠는 청년층 남성들도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선호해, 데이트를 위한 콘텐츠 소비 등 함께 즐기는 사회적 콘텐츠로서의 특성이 두드러졌다. 웹툰·웹소설의 경우, 남성은 판타지, 무협·사극, 여성은 일상, BL(여성 관점의 남자 동성애) 장르를 선호했다. 음악에선 청년층 남성이 힙합, 여성이 아이돌·댄스를 선호했고, 중년층은 남성은 록과 재즈, 여성은 발라드, 장년층은 남녀 모두 클래식과 트로트를 즐겨들었다. 게임에선 청년층이 액션, 시뮬레이션을 선호한 반면, 장년층은 퍼즐과 소셜게임 등 게임 방식이 간단하면서도 타인과 교류할 수 있는 장르의 게임을 선호했다. 도서에선 청년층이 자기 계발, 장년층은 종교·사상, 가정·건강에 대한 도서를 선호해, 생애주기에 따라 관심 주제가 변하면서 선호 장르도 이를 따르는 경향을 보였다. 문화관광연구원의 이용관 한류경제연구팀장은 “콘텐츠 선호 장르 분석은 소비층별로 어떤 콘텐츠가 소구력을 갖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콘텐츠 창작자와 기업에 유용한 정보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세종로의 아침] ‘건국전쟁’을 더 재밌게 보려면

    [세종로의 아침] ‘건국전쟁’을 더 재밌게 보려면

    영화의 원작 도서 출간이 활발한 요즘이다. 영화와 출판을 담당하는 기자로서 반가운 일이다. 영화를 책으로 연결해 보면 재미가 더하거나 안 보였던 부분도 보인다. 넷플릭스가 최근 공개한 영화 ‘로기완’이 이런 사례다. 조해진 작가의 ‘로기완을 만났다’ 원작을 읽어 보면 영화가 왜 혹평받는지 알 수 있다. 원작에 없던 여주인공 마리가 등장해 탈북민인 로기완과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로 바꾸면서 휴머니즘보다 로맨스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프랭크 허버트의 SF 소설 ‘듄’도 영화 개봉과 함께 주목받는다. 국내 출간한 원작 6권 가운데 ‘듄: 파트1’(2021)과 최근 개봉한 ‘듄: 파트2’가 1권에 해당한다. 2권을 토대로 한 후속작 ‘듄의 메시아’까지 기다리기 힘들다면 원작 도서를 미리 읽어도 좋겠다. 드니 빌뇌브 감독은 그 이후 내용은 영화로 만들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6권까지 정주행을 권한다. 지난달 1일 개봉해 다큐멘터리 영화론 이례적으로 관객 100만명을 넘긴 ‘건국전쟁’은 딱히 원작이 없다. 그러나 시중에 나온 이승만 평전과 비교해 보면 좋을 터다. 책은 영화에서 보여 주지 않은, 혹은 보여 주지 않으려던 부분을 풍부하게 설명한다. 예컨대 4·19혁명이 그렇다. 연출을 맡은 김덕영 감독은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4·19혁명을 촉발한 3·15 부정선거는 불법 선거였지만 이승만 전 대통령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병옥이 선거를 한 달 앞두고 급작스레 사망했던 터라 이승만의 당선은 기정사실이었다. 그래서 3·15 부정선거는 이기붕 부통령의 욕심에서 비롯됐다는 논리다. 여기에 “4월 23일 이 전 대통령이 당시 부상자를 찾아 사과하고, 이에 대한 책임으로 대통령직을 내려놓았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일주일 전인 4월 15일 “공산분자들이 시위대를 조종하고 있다”고 매도하는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한 사실을 돌아본다면 맥락을 파악할 수 있다. 급한 불 끄기가 통하지 않자 이승만이 정권을 내려놨고, 급기야 성난 국민에게 쫓겨 5월 망명을 가야 했다는 것을. 그가 독재 정부 시절 자행한 민간인 학살에 대해 영화는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책을 펼쳐 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제주 4·3 사건과 여순사건 그리고 이후 제정한 국가보안법에 이르기까지 군을 통솔해 민간인 학살에 나선 주모자로서의 죄는 씻기 어려울 지경이다. 영화는 이승만을 ‘반일주의자’라 소개하지만 책을 들춰 보면 그가 친일 세력을 지원군으로 삼아 좌익 제거에 나섰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 감독은 영화 제목으로 ‘건국전쟁’을 내세워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치켜세우고자 한다. 그러나 사실상 대한민국 헌법이 이를 부정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헌법 머리말에는 ‘우리 대한민국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이념을 계승한다”고 돼 있다. 건국의 뿌리는 3·1운동에서 찾아야 하고, 이승만 정권이라는 ‘불의’를 부정하면서 민주주의가 자리잡았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영화관에서 슬슬 간판을 내리는 터라 ‘건국전쟁’을 굳이 찾아보기 어려울 터다. 마침 김 감독이 속편을 내년에 개봉하겠다고 했고, 내친김에 5편까지 제작한다고 밝혔다. 좀더 재밌게 즐기고 싶으면 속편 개봉 전 여러 평전을 두루 읽길 권한다. 책을 읽다 보면 김 감독이 ‘좌파영화’라고 학을 떼던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와 닮은 구석이 있어 놀랄 수도 있겠다. 파면 팔수록 ‘험한 것’이 나온다는 점에서 말이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지식 공유·혁신의 협업 플랫폼… 젠슨 황 비전에 전 세계가 주목

    지식 공유·혁신의 협업 플랫폼… 젠슨 황 비전에 전 세계가 주목

    황 기조연설… 온라인 생중계900개 세션·250개 전시 구성시총 3위 터치 후 주가 급등락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엔비디아가 5년 만에 AI 개발자 행사를 대면으로 진행한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 엔비디아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이 어떤 비전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18~2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 등에서 AI 개발자 콘퍼런스(GTC 2024)를 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년 만에 여는 대면 행사로 시장의 관심은 첫날 진행되는 황 CEO의 기조연설에 쏠려 있다. 황 CEO의 기조연설은 온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해마다 열리는 GTC는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였지만 올해는 기술 강연을 넘어 지식을 공유하고 혁신을 촉발하는 협업 플랫폼으로 차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900개의 세션과 250개의 전시, 수십 개의 기술 워크숍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온라인으로도 참석이 가능하다. 엔비디아 측은 30만명 이상의 전 세계 개발자 커뮤니티 회원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레그 에스테스 엔비디아 부사장(기업 마케팅·개발자 프로그램 부문)은 “여러 산업의 선도 기업이 최고의 AI를 경험하기 위해 GTC를 찾는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을 만드는 엔비디아는 ‘AI 열풍’ 수혜를 톡톡히 보면서 1년 전에 비해 주가가 세 배 이상 올랐다.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1조 달러 돌파 이후 지난 1일 2조 달러를 넘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 이어 시총 3위에 오른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7일 주당 900달러 선도 넘어섰다. 그러나 다음날인 8일 875.28달러로 하루 만에 5.5% 급락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증권가에선 급락 배경으로 차익 실현 매물 등에 따른 영향을 꼽았다. 한편 엔비디아도 자체 AI 플랫폼인 ‘네모’를 학습시키기 위해 저작권이 있는 도서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저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CNBC 방송은 세 명의 미국 소설가가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엔비디아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 “더 어눌하고 더 낮은 음으로 연민의 콰지모도 보여줄 것”

    “더 어눌하고 더 낮은 음으로 연민의 콰지모도 보여줄 것”

    더 낮은 음으로 더 어눌하게. 데뷔 20년을 맞은 뮤지컬 배우 정성화(49)가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종지기 콰지모도를 연기하며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무대 위에서 마냥 노래 실력을 뽐낸다고 될 일이 아니구나.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을 만큼 끔찍하게 생긴 콰지모도를 관객이 연민할 수 있으려면 콰지모도 그 자체가 돼야 했다. 등이 불편한 콰지모도를 연기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한쪽 다리를 질질 끄는 훈련을 상당히 오래 했다고 한다. 본래의 폭발적인 고음 대신 낮은 음역대로 넘버(노래)를 소화했다. 대사도 다소 어눌하게 발음했다. 첫 공연 리뷰에서 “너무 청아한 콰지모도”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란다. 정성화는 최근 간담회에서 “지금도 무대 위에서 발전하기 위해 이를 악물어야 한다는 생각을 철칙처럼 지킨다”고 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동안 무대에 섰다.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로도 큰 사랑을 받으며 업계에서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됐음에도 정성화는 이번 콰지모도를 “뮤지컬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말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뮤지컬은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5세기 파리와 노트르담을 배경으로 매력적인 보헤미안 여성 에스메랄다와 그녀를 향한 세 남자의 욕망을 그린다. 그중에서 콰지모도는 누구보다 맑은 영혼을 가졌지만 추하고 끔찍한 외모로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것마저 거부당한 존재다. “콰지모도의 제스처나 연출적인 부분에서 이해되지 않는 게 많았다. ‘선배 콰지모도’인 윤형렬 배우가 많은 도움을 줬다. 무대에서 몇 걸음 움직여야 하는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세세하게 알려 줬다. 연습실 분위기가 태릉선수촌 같았다.” 1994년 SBS 공채 코미디언으로 활동을 시작한 정성화는 2004년 ‘아이 러브 유’로 뮤지컬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영웅’ 안중근 외에도 ‘레미제라블’ 장발장, ‘맨 오브 라만차’ 돈키호테 등 굵직한 배역을 도맡으며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오는 24일까지 공연된다.
  • 웅장하고 숭고한 감동…서울공연 마친 레미제라블 이젠 대구로

    웅장하고 숭고한 감동…서울공연 마친 레미제라블 이젠 대구로

    위대한 소설, 위대한 뮤지컬.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1802~1885)가 지은 ‘레미제라블’은 인류의 수많은 문학 작품 중에서도 특출난 명작으로 꼽힌다. 위고 필생의 역작답게 ‘레미제라블’은 어떤 장르로 재탄생해도 그 힘과 가치, 감동을 잃지 않는다. 뮤지컬로서도 마찬가지다. 불멸의 명작 뮤지컬 ‘레미제라블’이 지난 10일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 무대를 끝으로 세 번째 시즌 서울 공연의 막을 내렸다. 예매 순위에서 늘 상위권을 달리며 이번 시즌도 많은 화제를 남긴 ‘레미제라블’은 이제 무대를 옮겨 21일부터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대구 공연을 시작한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라는 한 인물의 삶을 중심으로 프랑스 민중의 다양한 삶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포착해낸 원작의 서사를 다채롭고 풍성하게 풀어냈다. 주인공은 장발장이지만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인물들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인류사에서 가장 격동적인 시기 중 하나였던 혁명기 프랑스 사회에서 벌어지던 일을 촘촘히 엮어 당대 사회의 면면을 무대 위에서 입체적으로 펼쳐냈다. 뮤지컬이지만 그저 단순한 뮤지컬을 넘어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인간이 추구해야 할 진실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묵직한 작품이다. 격렬한 시대 속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관객들로 하여금 어떤 숭고한 정신에 다다르게 한다. 작품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과 면면들을 발견하게 되면서 쉽게 가시지 않는 진한 여운도 남긴다. 철학적이면서도 감동을 주는 넘버들과 흥미로운 캐릭터들 덕에 대중성까지 두루 갖춘 명작이다.서울 공연을 마친 장발장 역의 민우혁은 “아직도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하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 8년 전 앙졸라로 무대에 섰을 때는 매 순간 무대에서 뜨거웠는데 이번에 장발장으로 무대에 설 때는 식지 않는 따뜻함을 느꼈다”면서 “여러분께도 그런 식지 않는 따뜻함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께 장발장을 맡았던 최재림은 “(이 작품에 함께 하기 위해) 2013년, 2015년 시즌에 모두 오디션을 봤었다. 드디어 이번에 함께 하게 됐고 오래 기다렸던 만큼 깊이 빠져서 공연했다”면서 “스스로에게 많은 걸 느끼게 해준 공연이었고 ‘이렇게 거대한 역할을 또 만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저에게 던져준 작품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더 성장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장발장을 끈질기게 좇는 자베르 역의 김우형은 “지난 10년간 역할을 바꿔가며 ‘레미제라블’과 함께했다. 참 행복하고 감사했던 시간들이었다”면서 “이 작품은 정말 위대한 명작이기 때문에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가 거듭될수록 더 좋은 후배 배우들이 이 작품을 채워 나가며 영원히 ‘레미제라블’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베르 카이는 “자베르로서 매일 밤 무대에서 죽는 게 너무 힘들었지만 동시에 배우로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 대구에서 다시 뵐 날을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 인공지능과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살길은…

    인공지능과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살길은…

    인공지능이 소설과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세상이 되면서 많은 사람이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읽고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제시해야 할 인문학은 오래전부터 위기에 봉착했다. 심지어 ‘고리타분한 학문 분야’라는 인식까지 갖고 있어 인문학의 위기는 점점 더해지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대 인문대 교수 36명이 모여 36개의 각기 다른 주제로 지난 10여 년 동안 인문학의 변화와 발전, 그리고 인문학의 미래를 조망한 ‘디지털 시대, 인문학의 미래를 말하다’(사회평론아카데미)라는 교양 학술서를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이석재 철학과 교수는 ‘신한국인문학이란 무엇인가’라는 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강력한 인공지능의 등장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와 도전들은 인문학적 성찰이 요구되지만 다른 한편에서 인문학은 위기”라며 “학문적 권위에 의존해 인문학은 당연히 해야 한다는 논변은 설득력을 잃고 있는 만큼 신한국인문학이 필요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한국인문학은 보편성, 고유성, 포용성, 연결성이라는 4가지 원리를 바탕으로 세상에 대한 이해와 우리가 나가야 하는 목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은수 철학과 교수 역시 “인문학이 그저 옛 문장을 연구함으로써 문장을 바르게 해석하고 본래의 사상을 이해하려는 훈고학 수준을 넘어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인문학 고유의 역할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디지털 시대 인문학자의 역할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간의 자연 지능과 학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며, 소수의 철학자만이 물었던 덕, 정의, 용기, 자유 등 가치를 다수의 시민이 함께 고민하는 시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조향 독어독문학과 교수는 ‘왜 인류세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필요한가’라는 글에서 “많은 사람이 경제 문제와 환경 문제가 서로 대립한다고 생각하며, 환경 문제는 중요하지만 시급하지 않거나 이차적인 것, 또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현재 나타나는 기후·생태 위기는 경제가 지속되면서도 경제성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리라는 가정이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환경 인문학적이며 생태지향적인 교양 및 미래 문해력이야말로 현재 대학에서 숨 쉬는 공기와 같이 필요한 것이며, 그런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서만 인류세를 건널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제시했다. 책을 기획한 정요근 서울대 인문대 기획부학장(역사학부 교수)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 디지털 환경의 심화, 학과 구조조정 등 인문학 교육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부학장은 “인문학은 인류가 오랜 기간 축적해온 풍부한 유·무형의 유산을 바탕으로 인간 스스로 성찰하는 학문이니만큼 우리 삶 속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닐 것이며 중요성이 줄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맨발의 집시, 파리를 홀리다

    올여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릴 2024 파리올림픽은 파리에 있는 유구한 문화유산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 베르사유궁전 정원에서 승마, 앵발리드에서 양궁,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리는 식인데 그냥 찍어도 그림이 될 풍경에 스포츠 경기가 열리는 꿈 같은 일은 많은 이를 설레게 하고 있다. 문화유산이 찬란한 프랑스이기에 가능한 구상이었다. 그런데 이런 파리올림픽에도 아픈 손가락이 하나 있다.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2019년 화재가 발생한 노트르담 대성당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올해 4월까지 복원하고 싶어 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환경 문제 등으로 계획이 미뤄져 올림픽이 끝난 뒤인 올해 12월에나 본모습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에펠탑과 더불어 파리를 상징하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올림픽 기간에 제대로 못 본다는 아쉬움이 크지만 이를 조금이나마 달랠 기회가 있다. 바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서다.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한국어 버전은 6년 만이다.디즈니 애니메이션 ‘노틀담의 꼽추’ 때문에 꼽추인 콰지모도의 이야기로 오해하는 경우도 있는데 ‘노트르담 드 파리’의 진짜 핵심 인물은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다. ‘백년전쟁’, ‘페스트’ 등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교회가 타락을 거듭해 프랑스 역사에서 가장 어두운 시대로 꼽히는 15세기를 배경으로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인 콰지모도, 대주교인 프롤로, 파리의 근위대장 페뷔스의 에스메랄다를 향한 욕망을 그렸다. 이들은 사랑은 저마다의 이유로 금지돼있다. 콰지모도는 순수한 영혼이지만 외모가 추하고, 프롤로는 성직자, 페뷔스는 이미 약혼한 몸이다.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그럴 수밖에 없는 사랑 때문에 이들이 욕망과 이성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내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중세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원작에서는 에스메랄다가 만 16세의 소녀지만 뮤지컬에서는 30대의 유리아, 정유지, 솔라가 맡았다. 세 배우 모두 농익은 관록으로 세 남자는 물론 파리 전체를 홀리는 치명적인 매력을 뽐낸다. 각자 매력이 달라 빠져들게 되면 ‘노트르담 드 파리’의 회전문 관객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할 정도다. 특히 이들이 과감히 맨발로 무대 위에 등장해 춤을 추는 모습은 집시 여인의 신비로움을 더한다. 프랑스 뮤지컬인 ‘노트르담 드 파리’는 대사 없이 노래로만 이루어진 ‘성 스루’(Sung through) 형식이다. 뛰어난 음악성과 운율을 살린 대사 및 가사, 노래와 연기를 하는 배우와 춤을 추는 무용수가 나뉜 점이 특징이다. 초반부터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춤과 마치 서커스 공연을 보는 것 같은 움직임 등으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깊이 있는 철학적 주제를 다뤄 대중성을 추구하는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매력이 있다. 남자들이 먼저 좋아해 놓고는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 에스메랄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면서 에스메랄다는 비극을 맞는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 그렇게 스러져가는 모습은 안타까움과 희극적인 뮤지컬과는 다른 진한 여운을 남긴다.탄탄한 서사와 다양한 볼거리, 아름답고 절절한 넘버, 마음에 전해오는 감동이 어우러져 1998년 프랑스 초연 이후 23개 나라에서 1500만명 넘는 관객을 끌어 모은 명작 뮤지컬의 힘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작품을 대표하는 넘버 ‘대성당의 시대’는 부르는 이마다 다른 감정을 느끼게 하며 몇 번이고 듣고 싶게 한다. 3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서울 공연이 끝나면 부산(3월 29일~4월 7일), 대구(4월 12~21일), 경기 이천(4월 26~28일) 공연으로 이어진다.
  • 임예진, 女작가가 PD남편에 쓴 “사랑한다” 편지 발견…충격 고백

    임예진, 女작가가 PD남편에 쓴 “사랑한다” 편지 발견…충격 고백

    배우 임예진(64)이 남편 최창욱(64) PD의 이성 문제로 골치 아팠던 일화를 밝혔다. 7일 공개된 MBN ‘속풀이쇼 동치미’ 영상에서 임예진은 “부부가 건강검진을 같이 받지 않냐. 남편은 회사에서 차로 이동했고, 나는 차가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임예진은 “나를 태워 가면 되지 않냐. 근데 남편은 회사 차라서 태우면 안 된다고, 나보고 택시 불러서 타고 오라고 했다. 그런 식으로 매사에 공과 사를 너무 구분해서 제가 정말 짜증이 난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골프를 가든 운동을 가든 남편은 나를 안 데리고 간다. 저보다 훨씬 못 치는 후배랑 함께 골프를 치러 갔는데, 남편은 내가 아무리 잘 쳐도 안 보더라. 근데 그 친구가 공만 건드리면 ‘나이스’를 연발했다. 그 친구만 배려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예진은 남편의 여자 동창이 쓴 편지를 발견했다고 했다. 임예진은 “(남편의) 책에 예쁜 글씨로 잘 쓰인 손편지가 눈에 들어오더라. 낯선 이름과 함께 ‘사랑하는 창욱씨께. 마음과 존경을 담아서’라고 쓰여 있었다. 그 문구, 글씨는 처음 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다른 건 바로바로 해결하는데 이건 너무 의심스러워서 얘기를 못 하고 고민하다가 물어봤다. ‘뭐야? 누가 이렇게 존경하고 사랑을 해?’라고 물었다”고 덧붙였다. 임예진은 “의례적으로 쓴 ‘사랑한다’는 표현이 아니고 글씨에서 사랑이 뚝뚝 떨어졌다. 그 당시 남편이 남자 동창들하고만 만난 줄 알았는데 여자 작가가 끼어 있었다. 그 분은 소설가였고, 그 여자가 자신의 책을 들고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그 책을 받았으면 똑같이 이런 문구가 있냐고 따졌더니 남편이 ‘그만 얘기해’라고 하면서 책을 들고 들어가 버렸다”고 밝혔다. 이를 들은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김병찬은 “여자를 많이 만나 본 입장에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문장의 어디쯤 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김병찬은 “‘사랑’이라는 단어는 어디든 들어갈 수 있는데 ‘사랑하는 병찬씨에게’라고 적혀 있으면 이건 그런 관계가 있는 거다. 마지막에 ‘사랑과 존경을 담아서’라고 적으면 마음을 살짝 숨기는 표현이다. 마지막에 ‘사랑해’라고 쓰여 있으면 집 한 채 사 줄 정도의 사랑이다”라고 설명했다. 임예진은 1974년 영화 ‘파계’로 데뷔했다. 배우 이덕화와 호흡을 맞춘 영화 ‘진짜 진짜 잊지마’(1976)로 주목받았다. 영화 ‘푸른 교실’(1976) ‘소녀의 기도’(1976) 등으로 인기를 누리며 1970년대 대표적인 하이틴 스타로 꼽혔다. 최창욱 MBC PD와 1989년 결혼해 슬하에 딸 1명을 두고 있다.
  • “남편, 중증 시각장애 앓고 있다”…배우 김민정 고백

    “남편, 중증 시각장애 앓고 있다”…배우 김민정 고백

    배우 김민정(75)이 10살 연하의 남편이 중증 시각장애를 앓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 김민정 부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 김민정은 “당신이 버릴 것은 못 버리니까 내가 해줘야 한다. 당신 방에 버릴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김민정은 “(남편) 눈이 저렇게 된 다음에 정리를 못하고 있다. 내가 정리를 해주면 (남편이) 못 찾는다”며 안타까워했다. 김민정의 남편 신동일(65)씨는 “늘 내가 써야 하는 것들을 항상 주변에 놓는다. 여기서 조금이라도 이동이 되고 정리되면 못 찾는다”고 했다. 김민정의 남편은 녹내장때문에 최근 5~6개월 사이에 급격하게 시력이 안 좋아졌다. 젓가락질도 하기 힘든 상황이 됐고, 김민정은 남편 숟가락 위에 반찬을 올려줬다. 김민정 남편은 “늘 하던 것도 이제 (못한다). 하다못해 콘센트 꽂는 것도 못 꽂는다”며 속상해했다. 김민정 남편은 계속 나빠지는 눈 상태에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이후 부부는 병원에 갔다. 안과 전문의는 김민정 남편의 눈 상태에 대해 “환자분 오른쪽 눈은 거의 실명이라고 할 수 있다. 왼쪽 눈은 거의 실명에 근접해가고 있다. 신체 조직이기 때문에 혈관이 같이 있어서 원래는 홍조가 있어야 하는데, 시신경이 죽으면서 창백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각장애 중에서도 중증 정도의 시각장애가 됐다”며 “눈을 아껴서 쓰셔야 한다. 그 부분을 다시 부탁드려야 할 것 같다”고 당부했다. 한편 김민정은 1969년 MBC 탤런트 특채로 데뷔했다. 1981년 드라마 ‘장희빈’에서 인현황후 역을 맡아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토지’(2004~2005), ‘TV소설 바람꽃’(2005), ‘못된 사랑’(2007~2008) 등에서 활약했다. 한 차례 결혼에 실패했던 김민정은 2008년 신동일 씨와 재혼했다.
  • [베스트셀러]푸바오는 떠나지만, 책은 나오자마자 1위

    [베스트셀러]푸바오는 떠나지만, 책은 나오자마자 1위

    한국을 곧 떠나는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이야기를 다룬 신간이 출간 즉시 1위에 올랐다. 교보문고가 8일 발표한 3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가 지난주까지 5주 연속 1위를 차지했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를 한 계단 밀어내고 종합 1위로 진입했다. 강철원 사육사가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 그리고 푸바오와 그의 가족을 돌보는 사육사의 마음을 담아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을 산 10명 가운데 약 9명(89.2%)이 여성이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가 3위를 지키면서 쇼펜하우어 열풍이 여전함을 과시했다. 베스트셀러 ‘돈의 심리학’을 쓴 모건 하우젤 신작 ‘불변의 법칙’은 4위로 진입했다. 돈과 투자 영역은 물론, 인간 본성과 세상 이치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다룬다. 프랭크 허버트 소설 ‘듄’은 동명 영화 개봉에 힘입어 지난주보다 판매량이 4배나 뛰며 33위(소설분야 4위)로 진입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3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시공사) 2.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 3.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유노북스) 4. 불변의 법칙(서삼독) 5.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 6. 흔한남매의 흔한 호기심 11(미래엔아이세움) 7. 이처럼 사소한 것들(다산책방) 8. 박근혜 회고록 1(중앙북스) 9. 주술회전 25(서울미디어코믹스) 10.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포레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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