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설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당사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발전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법령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 노래
    2026-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4,831
  • [내 책을 말하다] 정조·연산군,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정조는 어린 시절에 아버지를, 연산군은 어머니를 잃었다는 불우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정조는 성군으로 추앙받는 왕이 된 반면 연산군은 폐주가 되고 말았다. 왜 그들은 이렇게 판이한 인생길을 걸어갔을까? 훌륭한 어머니의 대명사인 신사임당의 아들이었던 이이는 왜 사회불안에 시달려야 했고 ‘화목한 대가정’을 위해 동분서주했을까? 최초의 한글소설인 ‘홍길동전’의 저자이자 개혁주의자였던 허균은 왜 ‘은둔’과 ‘공명’ 사이에서 하릴없이 방황하다가 역적으로 몰려 처형당했을까? ‘심리학자, 정조의 마음을 분석하다-심리학자가 만난 조선의 문제적 인물들’(역사의 아침 펴냄)은 심리학 이론을 잣대로 조선시대를 살아갔던 네 인물의 삶을 추적해 나간다. 즉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가?’, ‘그들은 왜 그런 인생을 살아야만 했는가?’라는 문제를 해명하는 것이다. 나는 이를 위해 네 사람의 의식뿐만이 아니라 무의식 깊은 곳에서 꿈틀대는 ‘심리적 역동’을 들여다보았고, 칼 G 융의 심리적 유형론을 계승·발전시킨 성격이론을 통해 그들의 성격을 규명했다. 정조는 정의로운 아버지인 사도세자와 섬세한 양육자인 혜경궁 홍씨 품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때문에 비록 정조는 11세 되던 해에 아버지가 할아버지 영조에 의해 억울하게 죽고, 어머니는 왕위에 오른 그에게 고통을 안겨 주었으나 꿋꿋하게 개혁을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반면에 연산군은 건강한 인격자인 폐비 윤씨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어머니의 따뜻한 품이 아니라 여기저기를 떠돌아 다니며 유년기를 보내야만 했고, 마마보이인 아버지 성종이나 과부였던 대비들은 연산군에게 건강한 영향을 줄 수 없었다. 또한 끊임없이 살해의 위험을 당했던 연산군은 사람,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할 수 없었고 이것이 그의 운명을 비극적으로 만든 주요한 원인이 됐다. 정조는 전략가(INTJ)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기에 개혁에 대한 원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고 강철 같은 의지로 개혁을 줄기차게 밀어붙일 수 있었다. 이 책에서 분석했듯이 얼마 전에 공개된 ‘심환지에게 보낸 299통의 비밀편지’에서도 이러한 그의 성격특성이 잘 드러나고 있다. 반면에 연산군은 어린아이(ENFP)라는 성격인 데다 심리적으로도 불안 문제가 심각해 예술분야 등에서는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지만 조선왕실의 엄격한 문화, 지도자로서의 역할과는 지속적으로 충돌했다. 이 책을 보면 심리학의 눈을 통해 조선시대를 살다 간 네 인물의 인생과 내면세계를 가감 없이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나는 이 책이 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그동안 논란이 되어 왔던 역사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에도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즉 심리학적으로 사도세자는 정신병자가 아니었다. 폐비 윤씨는 심리적으로 건강한 여성이었다. 허균도 혁명을 도모한 적이 없었다. 나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역사학과 심리학의 적절한 만남이 창조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새삼 확인했다. 이제 그 결과의 타당성에 대한 판단과 검증은 심리학계와 역사학계 그리고 독자들께 맡긴다. 1만 5000원. 김태형 심리학자
  • [책꽂이]

    ●그는 바다로 갔다(문성수 지음, 산지니 펴냄) 바다와 인간을 끊임없이 얘기하는 문성수의 소설집이다. 중편 ‘춤추는 나신’과 단편 ‘출항지’ 등 8편의 중단편을 모았다. 문성수는 육지와 바다의 경계인 부산에서 조금은 더 육지에 가깝게 얘기를 풀어나간다. 존재론적 근원의 질문을 던지는 방식은 단편소설의 묘미를 절감케 한다. 1만원. ●책을 처방해드립니다(카를로 프라베티 지음, 김민숙 옮김, 문학동네 펴냄) 스페인의 대표적인 청소년문학상인 ‘엘 바르코 데 바포르 상’을 받은 작품이다. 홍수처럼 출판물이 쏟아지는 세상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읽혀야 할까, 나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를 고민하는 이라면 즐겁게 볼 만하다. 판타지와 같은 일종의 미스터리 논리게임이다. 9000원.
  • 어린왕자의 벗 ‘사막여우’ 17일 서울대공원서 첫선

    어린왕자의 벗 ‘사막여우’ 17일 서울대공원서 첫선

    소설 ‘어린왕자’로 유명한 사막여우 5마리가 17일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첫선을 보인다. 사막여우는 뾰족한 귀와 고양이 크기의 작은 몸집, 귀여운 얼굴생김새 덕분에 관람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에는 용인 에버랜드에서도 17마리가 자라고 있지만 이번 대공원에서 공개되는 사막여우는 남다른 사연을 지녔다. 지난해 12월에 국내에 들어온 뒤 모두 생사를 넘나드는 위험을 겪다 완치된 모습으로 어린이들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 사막여우는 아프리카·중동 일부지역에만 서식하는 희귀동물로, 야생 동식물 국제거래 협약에 따라 멸종위기 2급 동물에 속한다. 그러나 이 ‘귀한 손님’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국내로 이송되는 48시간의 긴 여정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낯선 환경 탓에 최악의 몸상태를 맞았다. 눈곱이 끼고 털이 빠지는 데다 먹이도 입에 대지 않았다. 보통 사막여우의 몸무게가 1~1.5㎏인 것과 달리 고작 800g 안팎에 불과한 녀석도 있었다. 검진 결과 십이지장충이 몸에 기생해 생명마저 위험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대공원 동물병원은 전담 진료팀을 구성하고 매일 건강상태를 확인하며 치료에 들어갔다. 항생제 등을 투약하며 먹이도 하나하나 직접 떠먹였다. 다행히 죽을 고비를 넘긴 여우들은 하나둘씩 무리 속으로 합사됐다. 지금은 식욕이 왕성하고 몸무게도 950g 안팎으로 늘었다. 동작도 몰라보게 민첩해졌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이문열은 왜 보수논객 됐을까… 김훈이 새벽마다 걸레 빤 사연은…

    이문열은 왜 보수논객 됐을까… 김훈이 새벽마다 걸레 빤 사연은…

    소설가 이문열은 왜 보수 논객이 됐을까? 그의 작품을 아무리 읽어봐도 찾아낼 수 없는 이 질문의 답을, 그 곁에서 오랫동안 지켜봤던 문학전문기자가 속속들이 들려준다. 시인이자 문학전문기자로 양다리에 걸쳐놓은 정철훈이 그동안 지켜본 우리 시대 작가들 이야기를 책으로 묶어 냈다. ‘뒤집어져야 문학이다(중앙북스 펴냄)’는 지은이가 12년 동안 문단을 출입하며 어울린 문인들의 작품 밖 모습을 소개한다. 소설가 박경리와 이청준, 시인 서정주 등 작고한 문인에서부터 소설가 김애란, 시인 김경주 등 신예까지 서른 세 사람의 문학적 노정을 생생하게 그렸다. 이문열이 오른쪽으로 기운 사연은 이렇다. 그의 아버지는 월북 지식인이었다. 해방 직후에는 좌익 진영의 건국준비위원회에 참여했고, 박헌영 등 남로당 인사들이 그의 집을 밥 먹듯 드나들 정도였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아버지는 월북했고, 남은 가족은 연좌제의 사슬 속에서 고난의 삶을 살아야 했다. 더구나 아버지를 포함, 월북한 가족도 남한 출신이라는 이유로 지난한 생을 보내야 했다. 결국 이문열은 ‘인간적으로 용서가 안 되는’ 이런 현실이 역겨워 보수논객을 자처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무거운 이야기가 다가 아니다. 새벽 6시면 일어나 걸레를 빨았던 소설가 김훈의 사정과 그의 대표작 ‘칼의 노래’가 탄생하게 된 배경도 들을 수 있다. 또 시인 김경주의 자취방 풍경이나 소설가 박민규의 학창시절 등 작품으로는 접할 수 없는 문인들의 인간적인 모습들도 만날 수 있다. 책은 한번 만나 보고 쓴 인터뷰를 모은 게 아니고, 곁에서 오래 보고 겪은 바를 진솔하게 써내려 간 일종의 짧은 평전 모음이다. 각 문인들의 대표작 소개와 프로필, 인물사진도 곁들였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그들의 속모를 눈동자에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야 했으니 여기 수록된 글들은 한 시절의 속기록에 가깝다.”고 했다. 1만 50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우리가 몰랐던 이상

    우리가 몰랐던 이상

    ‘인자(人者)의 도리를 못 밟는 이 형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정보다도 하여야 할 일이 있다. 아무쪼록 늙으신 어머님 아버님을 너의 정성으로 위로하여 드려라. 내 자세한 글, 너에게만은 부디 들려주고 싶은 자세한 말은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1937년 2월8일 동생 김운경에게 보낸 마지막 엽서)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던 엽서를 쓰지 못하고 작가 이상(李箱·본명 김해경·1910~1937)은 그해 4월에 세상을 떠났다. 28세, 요절이었다. 그가 일본 도쿄에서 우울한 한 생을 마감할 때,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단편소설·장편소설·수필로 분류 수많은 문청들을 병들게 했던 ‘문제적 작가’ 이상,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전집이 이번에는 철저히 원본을 되살려 출간됐다. 서울대 국어국어국문학과 권영민 교수가 엮은 이번 전집(뿔 펴냄)은 발표 당시 원문과 현대어 본, 작품 해설, 각주 등 이상의 문학을 오롯이 살려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기존 나온 전집들과 차별을 뒀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전집은 이상의 작품을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수필 등 네 개 장르로 나눠 담았다. 지면 발표작은 물론 유고와 습작, 일본어 작품까지 그간 발굴한 모든 작품을 엮었다. 일부 작품은 장르 분류도 새롭게 했다. 장르 정체성이 모호했던 작품 ‘최저낙원’, ‘실낙원’, ‘공포의 기록’ 등을 권 교수는 자기체험적 성격에 주목, 모두 수필로 분류했다. 창작노트에 완성되지 못한 글들은 장르를 분류하지 않고 그저 ‘발굴자료’로 묶어 4권에 실었다. 권 교수는 이번에 특히 기존의 오역이나 오독을 바로잡고자 애썼다. 예를 들어 시 ‘且8씨의 出發’은 ‘且’와 ‘8’이 남성의 성기를 뜻한다는 해석으로 지금까지 에로티시즘 시로 읽혔으나, 권 교수는 이것이 이상의 절친한 친구 구본웅을 두고 쓴 시라고 했다. ‘8’을 한자로 쓰면 ‘八’인데 ‘且’와 ‘八’을 붙여 쓰면 구본웅의 성씨인 ‘具’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 초기 일본어 시 같은 경우도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니카타대학 후지이시 다카요 교수의 도움을 얻어 틀린 해석을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일반인 이해 돕는 주석만 2600개 책은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이상을 이해시키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1권 시 작품의 주석 998개를 포함해 전집에 실린 주석 숫자만도 2600여개다. 그간 연구사를 검토, 작품의 해설은 물론 자신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인 ‘작품해설’도 볼 만하다. 권 교수는 “이상의 문학은 ‘밀실’처럼 닫혀 있는 것으로 보이면서도 언제나 그 자체의 지향을 보여주는 ‘지도’처럼 존재할 뿐”이라면서 “책이 이상 작품의 정본 확립과 새 해석 및 평가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전집과 함께 이상 연구서인 ‘이상 텍스트 연구-이상을 다시 묻다’도 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부고]

    ●윤세긍(전 경남대 부총장)씨 별세 화지(한신대 명예교수)영(미국 항공우주국 연구원)안도(미국 JP 회계사)희도(미국 쉘오일 연구원)존도(경남대 나노공학과 교수)씨 부친상 이유근(한국정수공업 회장)박영원(아주대 시스템공학과 교수)씨 빙부상 15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8일 오전 9시 (02)3010-2292●안문석(서울시정개발연구원 이사장)씨 모친상 전경애(소설가)씨 시모상 15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30분 (02)929-0499●정동국(충남도의회 홍보담당)씨 모친상 15일 충남 천안하늘공원장례식장, 발인 17일 오전 10시 (041)621-8011●박용기(진어소시에이츠 지원본부장)용덕(현대에너지 대표)씨 모친상 15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17일 오전 (02)2227-7547●김상기(금융감독원 수석)씨 빙부상 14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6일 오전 7시 (02)2650-2746●권준희(한국골프서비스 대표)씨 부친상 15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3410-6901●이만구(전 대전 동신중 교장)씨 별세 희문(전 장은신용카드 상무이사)희창(한국능률협회 인증원)희태(아시아나항공 상무이사)희곤(사업)씨 부친상 이웅섭(전 인천농협 지점장)씨 빙부상 15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17일 오전 7시 (02)26 50-2741
  • “日불교 바로 알아야 한국불교 발전”

    “日불교 바로 알아야 한국불교 발전”

    “중세나 고대의 일본 불교에는 한국불교에 못지않은 고승들과 찬란한 전통이 많은데도 우리는 근대 일본불교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한 채 오해와 폄훼 일색의 낮은 인식차원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다음달 23일 개원식을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하는 국내 첫 일본불교 연구기관인 일본불교사연구소의 초대 소장 김호성(49)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김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불모지대나 다름없는 일본불교 연구의 거름을 만들기 위해 연구소를 세우게 됐다.”고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백제 성왕기인 538년 백제로부터 전래된 일본불교는 ‘한국불교의 아류’, 혹은 결혼한 ‘대처승들의 불교’라는 굳은 인식에 가려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근대 이전 일본불교는 한국불교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지만 근대 이후 불교학문 측면에선 오히려 우리가 일본불교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영향받은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엔 일본불교학 전문가는 물론 일본불교 관련 강좌가 개설된 대학조차 전무한 실정. “예부터 불교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한·일 양국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도 일본불교 바로알기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는 김 교수는 그래서 2005년부터 홀로 일본불교학 연구서인 ‘일본불교사공부방’이라는 반년간 책자를 내왔다. 현재까지 6호를 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일본학 관련 연구자들과 뜻을 모아 연구소를 출범케 됐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 동국대 불교학부 신성현 교수, 황인규 동국대 사범대(역사교육학) 교수,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원영상 박사, 이연숙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 이성운 정우서적 대표 등이 연구위원으로 동참했다.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선 다양한 불교 전통과의 새로운 융합이 절대적이라고 할 때 당연히 일본불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 불교 전통에 견주어 손색 없는 일본의 찬란한 불교전통을 제대로 돌아본다면 미래 우리 불교의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우선 전국의 일본학 관련 전문가들이 결집하는 학술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그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학술진흥재단에 등재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소장학자들을 전임연구원으로 키워 논문을 쓰게 하고 연구비도 지원받아 자생력을 키우는 한편 일반인을 상대로 일본 현지에서 일본불교사 강좌며 한·일문화교류 아카데미도 열어가겠다고 한다. 그 첫 행사로 개원식 당일인 다음달 23일 오후 2시 동국대에서 학술세미나를 마련할 예정. 한국불교와 일본불교의 선(禪) 전통이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받는, 한국출신 일본 소설가 다치하라 마사아키(立原正秋·작고)의 작품 ‘겨울의 유산’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로 연구소의 문을 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칼의 노래’ 소설가 김훈씨 명량대첩 축제 고문으로

    정유재란(1597년) 때 충무공의 명량대첩을 주제로 한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60)씨가 명량대첩 축제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전남도는 10월 초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에서 열릴 명량대첩 축제에 앞서 13일 김씨를 고문으로 선정, 소설 구상 때 활용한 아이디어와 정보 등을 축제 프로그램에 집어 넣기로 했다. 김씨는 ‘칼의 노래’에서 물살이 빠르고 폭이 좁은 울돌목에서 전선 12척으로 왜선 133척을 격파한 해전사에 유례가 없는 대승을 거둔 충무공의 지략을 시간대별로 실감나게 묘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축제 때 해남과 진도 바닷가에서 주민들이 강강술래를 하고 주변 산봉우리마다 봉화를 올려 왜적의 동태를 보고하는 장면을 벽파진에서 명량까지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나아가 울돌목에서 바닷물이 물속 바위에 부딪쳐 내는 공명을 음향으로 만들어 축제 현장에서 틀어 분위기를 살리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김씨의 조언을 바탕으로 올 명량 축제에서 민초와 백의종군한 충무공, 울돌목 등 3대 명량대첩 승리 요인을 묶어 당시 전투상황을 재현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톰 크루즈 딸 ‘수리’ 사이언톨로지 학교 입학

    톰 크루즈 딸 ‘수리’ 사이언톨로지 학교 입학

    톰 크루즈의 딸 수리(Suri)가 이번주부터 사이언톨로지 교육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SF소설가이자 사진작가였던 론 하버드가 창시한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는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 영혼윤회 등을 신봉하며 전세계적으로 약 800만명의 신도를 두고 있다. 특히 톰 크루즈 외에도 제니퍼 로페즈, 존 트라볼타 등 유명 스타들의 지지를 받는 신흥종교로 관심을 끌고 있다. 톰과 아내 케이티 홈즈는 수리의 세 번째 생일이 있는 이번 주부터 사이언톨로지 교육을 시킬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이들은 딸 수리를 LA에 위치한 사이언톨로지 학교에 보내 주 5일 교육을 받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교육비가 8700달러(약 1200만원)에 달하는 이 학교는 톰 크루즈의 친구이자 사이언톨로지 신도로 알려진 윌 스미스(Will Smith)가 세웠다. 수리는 이 학교에서 사이언톨로지 신도들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필수 교리 과정을 이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톨로지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엄격한 식사조절을 요구한다.”면서 “영양사가 저탄수화물, 저염분, 저당류 성의 유기농 식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리의 엄마(케이티)는 아이와 한동안 떨어져 지낼 것에 대해 큰 염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톰 크루즈 일가는 독실한 사이언톨로지 신도로서 매주 직접 고해성사문을 작성하는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신앙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케이티 홈즈는 뉴욕에서 새 영화 ‘엑스트라 맨’(Extra Man)촬영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둘째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혀 새로운 ‘파워 베이비’ 탄생을 예고했다. 사진=usmagazin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캘린더에 표시해 놓고 바람피운 유부녀

    C=이발사 김(金)모씨(40)는 지난 겨울부터 난데없이 집의「캘린더」에 빨간 동그라미표시가 자주 나타나기 시작하더라는 것. 김씨는 한동안은 무심히 보아 넘겼으나 끝없이 계속되는 빨간 동그라미가 아무리 해도 이상스러워 한번은 아이들에게 물어보았더니『엄마가 나갈 때마다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는 거였어. B=뭐야, 탐정소설을 만드는 거야. C=어쨌든 지금부터가 더「드릴」이 있어. 묻고 보니 아내의 행위가 의심스러워지더라는 거야. 그래도 시치미를 뚝 떼고 있다가 하루는 저녁을 먹은 뒤 이발소에 밤일을 하러 간다며 집을나와 잠복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내가 몸치장을 깨끗이 하고는 동대문에 있는 모다방으로 쑥 들어가지 않나. 30분쯤 지났을까. 아내가 훤칠한 사나이와 함께 다방에서 나와 근처의 D여관으로 들어가 버리지 않나. 기가차고 분통이 터질 노릇이지. 김씨는 격분을 참지 못해 여관으로 뛰어들어가 방문을 확 열어 제치고는 부둥켜 안고 있는 남녀를 붙잡고는 얼떨결에『간첩이야』하고 소리를 쳐 버렸어. 여종업원들이 딸려 오고 여관에서 신고하여 경찰이 달려오고. 이건 지난 16일 밤의 일이었어. 김씨는 경찰에서 통곡하며 남녀를 간통죄를 고소했지. 그러나 다음날 아침 고소를 취소해 버렸어. 당직형사계장이었던 Y경위의 설득이 주효했던 거였어. 김씨 부부 사이에는 아이가 둘 있는데『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그럴 수 없지 않느냐. 하룻밤 잘 생각해 보고 내일 결정하라』고 설득한 거지. 김씨의 아내는 강(姜)모여인(29)이고 정부는 최모씨(39)인데 지난해「크리스머스」때「카바레」에 춤추러 갔다가 사귀어 정을 통해 왔다는 거였어. D=어쨌든 춤은 가장파탄의 씨앗이야. [선데이서울 72년 7월 2일호 제5권 27호 통권 제 195호]
  • 김용상 첫 역사소설 ‘별궁’ 출간

    언론인 출신의 작가 김용상이 소현세자빈 강씨를 주인공으로 한 첫 역사소설 ‘별궁의 노래’(생각의 나무 펴냄)를 내놓았다. 병자호란이 끝난 뒤 소현세자와 심양(베이징)에서 8년 동안 볼모살이를 한 소현세자빈을 청나라와 조선의 무역을 주도한 여성 기업인이자 외교관으로 묘사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문단의 마지막 기인’이자 아이 같은 순수함을 죽는 날까지 간직했던, ‘귀천’의 시인 천상병(1930~1993)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18일부터 2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의정부는 시인이 생전에 삶의 둥지를 틀었던 곳이자 그가 영면해 있는 곳. 시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문학캠프, 음악회, 백일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천상병 예술제는 시인의 기일인 28일을 즈음해 열려 왔으며 올해로 6회를 맞는다. 특히 올해에는 천상병기념사업회에서 추진 중인 ‘천상병시인추모기념관’ 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장품 특별전’도 열린다. 특별전에는 부인 목옥순 여사가 간직하고 있던 천 시인의 유품 200여점이 전시된다. 지금껏 공개된 적 없었던 시인의 자필원고, 안경 등을 볼 수 있고 시집 등 유품의 일부는 관람객들에게 판매된다. 또 시인이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소설가 이외수, 화가 배정례, 중광 스님 등이 간직해 오던 시인의 유품도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문학캠프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예술제에 일반인의 참여를 돋우고 천상병 시인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25일부터 1박2일로 일정이 짜여졌다. 첫날 의정부 송산동 공원묘지에 있는 천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시작되는 이 캠프에는 시인 정호승의 문학강좌도 준비돼 있다. 천상병백일장, 연극공연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25일에는 ‘천상병 시(詩)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는 박철의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천상병 시인의 순수한 시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 시상식은 올해 11회를 맞았다. 18일에는 연극배우 권성덕과 함께하는 ‘책 함께 읽자’, 25일에는 책 맞교환, 중고책 판매코너 등이 마련된 ‘책벼룩시장’ 등 행사도 마련돼 있다. 한편 서울 노원구는 22일 수락산에서 천상병 시인 시비 공원 개막식을 연다. 이 행사에는 시인의 대표작인 ‘귀천’ 시비 및 시인의 동상 제막식과 함께, 친필 원고가 담긴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도 연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031)828-5834.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림수’ 이건가

    [노무현-박연차 게이트] ‘盧림수’ 이건가

    법원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유는 검찰이 적용한 ‘포괄적 뇌물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진술 외에 물증 확보가 미진하다는 말이다. 게다가 증거 인멸이나 도망 우려가 없다고 명시해 정 전 비서관을 앞으로도 구속할 필요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정 전 비서관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보낸 100만달러를 노무현 전 대통령과 공동으로 받은 ‘뇌물수수 공범’으로 엮으려던 검찰의 계획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은 권양숙 여사가 100만달러를 받았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노 대통령을 뇌물수수 주범, 정 전 비서관을 종범이라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10일 검찰이 확보한 증거로는 정 전 비서관이 ‘포괄적 뇌물죄’를 직접적으로 저질렀다고 보기 힘들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같은 법원의 판단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 받은 돈은)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이라고 고백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종착지를 부인 권양숙 여사라고 노 전 대통령이 못박으면서, 정 전 비서관은 단순 배달자로 ‘전락’했고, 그만큼 뇌물수수 혐의에서 정 전 비서관이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 주인이라는 권 여사나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않은 상황에서 배달자인 정 전 비서관에 대해 영장을 발부하면 법원이, 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공범으로 인정하는 모양새여서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법원이 이례적으로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의 원칙을 언급하며 구속이 단순히 수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라고 강조한 것이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검찰이 증거를 보강해 영장을 재청구해도 발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는 점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보강 조사를 거쳐 재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면서 “영장 기각이 (수사 진행에) 큰 장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태연히 말했다. 그러나 속내는 전혀 다르다. 박 회장 정·관계 로비 사건과 관련해 첫 영장 기각인 데다 정 전 비서관이 증거를 없애거나 도망할 우려가 없어 구속이 필요없다고 못박아 재청구까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했다가 법원이 또다시 영장을 기각하면 정치적 목적으로 “깜도 안 되는 소설”로 전직 대통령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비판을 받을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신경숙 작가 초청 무대

    지난 9일 개막한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소설가 신경숙,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밴드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 열린광장에 마련한다. 우선 ‘책 읽어 주는 음악 공연-너와 나의 이야기’에서는 최근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경숙 작가가 참석해 책과 인생에 대해 관람객과 대화를 나눈다. 또 책 속 감동을 아름다운 곡과 노랫말로 재탄생시키는 3인조 밴드 ‘북밴’이 ‘엄마를 부탁해’의 한 소절을 발췌해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선보인다. 행사는 11일 오후 3시에 무료로 진행된다. 또 다른 행사 ‘거꾸로 가는 시간’에서는 평균 연령 40~50대의 주부, 간호사, 교사 등으로 구성된 아줌마 밴드 ‘해피데이’, 특이한 악기로 동요를 연주하는 20대 여성 타악 밴드 ‘부추라마’가 공연을 펼친다. 11일과 12일 오후 7시에 열릴 예정. 역시 무료 입장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엄숙주의 굴레 벗어나 쓰고 싶은 이야기 썼죠”

    “저는 떠오르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 대로 쓴 것 뿐이에요.” ‘빨치산의 딸’의 작가 정지아가 판타지 소설을 썼다. 지난해 소설집 ‘봄빛’ 이후 작품으로 무겁고 진중한 소설을 고집했던 그가 뜬금없이 역사 판타지로 돌아온 것이다. 한무숙 문학상(2008), 오늘의 소설상(2009) 등 각종 문학상을 휩쓸며 문학성을 인정받던 중에 갑작스러운 ‘일탈’이다. 하지만 다들 궁금해할 이유를 두고 그는 정작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썼을 뿐”이라며 덤덤히 반응했다. 그는 “그동안 마음에 떠오른 이야기는 다양했는데, 스스로의 엄숙주의 때문에 잘라낸 게 많았다.”고 했다. 이번 같은 소재가 떠오르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로 이번에 나온 ‘고구려 국선랑 을지소’(랜덤하우스 펴냄)도 2년 넘게 준비했다고 한다. ‘봄빛’ 작업을 하면서, 쇠퇴기 고구려를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의 자료를 모았다. 을지문덕의 손자 을지소를 비롯한 고구려의 엘리트 무사교육기관 국선학당에 모여든 여덟 소년소녀의 모험담이다. 출판사에서는 ‘고구려판 해리포터’라고 했지만, 용이나 마법은 등장하지 않는다. “우리 이야기를 서구식 판타지 문법에 끼워 넣긴 싫었다.”고 작가는 설명한다. 물론 전혀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쓴다는 게 쉽지는 않았다. 작가는 “단편소설을 쓰면서는 문장 하나를 두고도 몇 날씩 고민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스토리 흐름을 중시하는 작품이다 보니 그럴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쓰고 나니 문장이 허술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고도 했다. 하지만 확신을 가지고 한 일에 대한 자신감만은 잃지 않았다. “변절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동안 써온 것들과 주제면에서 달라진 건 없다. 단지 전달하는 방식이 완전 바뀐 것 뿐”이라고 했다. “어떤 방식의 이야기든 이게 다 저를 키워 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작가는 하나의 작품을 마무리한 지금 마음에서 떠오르는 대로 써나갈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게 판타지 소설일 수도 역사 소설일 수도 있지만, 무슨 얘기를 다룰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서동설화 버리긴 너무 아깝잖아”

    사극 열풍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사극의 상상력은 신윤복을 남장여자로 각색할 만큼 역사가들의 상상을 초월하여 그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역사가들이 사극에서 주목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사극 제작자는 이야기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 사극 제작자는 이야기를 만들 목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수단으로 사용한다면, 역사가에게 이야기란 역사적 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처럼 수단과 목적이 서로 엇갈려 있다는 것이 둘 사이의 소통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심판관은 대중이다. 선택은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가 하기 때문이다. 판정은 뻔하다. 대중은 역사가들이 쓴 책들은 거의 읽지 않지만 역사소설과 사극은 열심히 본다. 그 결과 대학의 사학과는 만성적 위기에 봉착했지만, 대중문화에서 역사는 전성시대를 구가한다. ‘역사들이 속삭인다: 팩션열풍과 스토리텔링의 역사’(김기봉 지음, 프로네시스 펴냄)는 역사전성시대에서 역사학위기가 발생한 원인을 진단하고 처방하려는 목적으로 집필됐다. 팩션(faction)이란 사실(fact)에 허구(fiction)를 합한 단어조합이다 내 테제는 역사가들은 실제 일어났던 ‘현실의 역사’를 쓴다면, 사극이나 역사소설은 ‘꿈의 역사’라는 것이다. 역사가들은 전자는 사실이므로 진실이고, 후자는 허구이므로 거짓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이분법으로 현실과 꿈의 관계를 보는 것은 의미가 없다. 왜냐면 인간은 꿈꾸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꿈 없는 현실은 무의미하고, 현실 없는 꿈은 공허하다. 중요한 것은 꿈과 현실의 분리가 아니라 ‘꿈의 대화’다.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고 정의한다면, 현재의 역사가가 과거와 대화하려는 시도조차가 ‘꿈의 대화’다. “한 사람이 꾸면 꿈이지만 다수가 꾸면 이미 현실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의 전형적 예가 ‘삼국유사´에 나오는 서동설화다. 무왕과 선화공주가 살았던 시대 백제와 신라 정세로 보아 두 사람이 그런 로맨스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현실의 역사’로는 실현될 수 없는 ‘꿈의 역사’다. 최근 미륵사지에서 발굴된 사리봉안기는 우리를 그런 ‘꿈의 역사’로부터 깨어나게 만드는 사료다. 그럼 어떻게 해서 미륵사 석탑에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이야기가 깃들게 됐을까. 이 문제를 주제로 한 학술발표회에서 실증사료를 토대로 해서 역사를 바라봐야 한다는 원로 역사가의 반박에 곤욕스러워진 어느 소장 역사가는 “그럼에도 선화공주는 버리기엔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이런 인간의 열망이 설화와 팩션 생명력의 원천이고, 역사신드롬이 끝나지 않는 이유다. 서동왕자와 선화공주 이야기는 ‘현실의 역사’를 왜곡할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초월할 수 있는 삶의 기적에 대한 민중의 염원이 만들어낸 ‘꿈의 역사’다. 근대 실증사학이 이 같은 ‘꿈의 역사’를 과학의 이름으로 금지했다면, 탈근대 “팩션시대, ‘꿈꾸는 역사’를 許하라”는 것이 내 책의 주장이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비밀조직 있었다? 베트남·한국전쟁 배후엔

    비밀조직 있었다? 베트남·한국전쟁 배후엔

    “인류와 종교, 역사 그리고 세계에 관한 자신의 관점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덮길 바란다. 인류가 이룩할 수 있는 과학적, 정신적 성취가 거의 정점에 이르렀으며, 대기업이 소유한 미디어가 우리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여기서 그만 멈추는 게 좋다.”‘다크플랜’(짐 마스 지음, 전미영 옮김, AK 펴냄)의 시작은 경고문이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2003년)처럼 이 책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의문을 남기기 충분하다. 정부의 숨겨진 역사, 종교의 비밀, 부·권력·통제의 역학관계 등 세계사를 지배한 ‘슈퍼 파워’의 비밀과 음모가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저널리스트 짐 마스는 많은 사상가, 정치인의 말과 자료를 인용하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사상가 버크민스터 풀러는 1983년 타계 직전 “자칭 민주적인 정부가 미국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고 고백했고, 루스벨트 대통령은 “정치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만약 어떤 일이 일어났다면 그것은 그렇게 되도록 계획된 것”이라고 말했다는 식이다. ●부·권력·통제의 역학관계 등 슈퍼파워 비밀 파헤쳐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비밀조직의 역사를 살펴야 한다. 십자군전쟁 당시 순례자를 보호하기 위한 ‘템플기사단’은 교회를 압박해 예외적인 특권과 편의를 제공받은 비밀조직의 초기 형태이다. 이들이 남긴 문건이나 유물을 연구하면 배후에 ‘시온수도회’가 있었던 것을 유추할 수 있다. 템플기사단을 바탕으로 한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는 18세기에 형성된 비밀조직. 20세기에는 미국 외교협회(CFR)·삼각위원회·빌더버그를 핵심으로, 록펠러·JP모건·로스차일드 가문과 영국의 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 예일대를 중심으로 한 스컬&본즈 등으로 퍼져 있다. 비밀조직의 고위층은 서너 곳에 함께 가입해 정보를 공유한다. 저자는 이들이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 걸프전 등을 주도하며 이득을 보게 됐다고 주장한다. 1991년 걸프전은 이라크 후세인이 일으킨 쿠웨이트와의 국경 분쟁 싸움이었지만 실상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위기’였다. 후세인은 미국의 상품신용공사에서 5억달러를 융자받고, 이 돈을 굴려 전쟁을 일으켰다. 이익을 본 것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다. 후세인이 다음 목표로 지목한 사우디아라비아 지도자들에게 보호를 명목으로 40억달러를 건네받아 다른 세계 지도자들과 나누었다. 또 전쟁 후 하켄에너지 주가가 떨어지기 직전 주식 66%를 주당 4달러에 매각해 84만 8560달러를 벌었다. 저자는 1950년 한국전쟁을 분쟁 양 당사자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비밀조직의 술책이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로 꼽는다. 1945년 2월 얄타회담에서 유엔 창설의 윤곽이 잡혔고, 한반도를 북위 38도선을 따라 분할 통제한다는 비밀협약이 맺어졌다. 미국과 영국, 중국과 러시아에 의한 신탁통치가 필요했지만, 신탁통치에 대해 미국 내 반대운동을 우려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근거가 필요했다. CFR 회원인 딘 애치슨은 한국이 미국 방어선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며 김일성에게 신호를 줬고, 남침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열세를 보이며 한반도 남단까지 쫓겨 내려온 남한 군대는 9월 중순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펼치면서 전세를 뒤집는다. 그러나 상승세를 타던 맥아더 장군은 이듬해 면직됐다. 전쟁 배후에는 분쟁 양측의 정보를 모두 받은 군사 지도자들도 있었다. 연합군을 조율하던 유엔정치안보위원회의 콘스탄틴 진첸코 사무차장은 북한의 전쟁 전략을 감독한 바실레프 장군과 맥아더 장군의 지휘 정보를 받은 트루먼을 통해 동시에 보고를 받았던 것이다. ●세계역사를 움직인 비밀조직 저자는 이 점들을 종합하면서 “한국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처럼 통합된 군사력이 뒷받침하는 세계 단일정부를 수립하자는 CFR의 목표에 다가서기 위한 또 다른 단계였다.”고 주장한다. 베트남 철군을 주장하던 존 F 케네디는 베트남전이 필요했던 월스트리트 비밀조직 회원들과 불화가 심각해지며 암살당했고, 20세기 최고의 재앙 히틀러는 비밀조직과 서구 금융가들이 만든 합작품이라는 내용도 담겨 있다. 서구 비밀조직의 계략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맞이했다는 내용은 확실히 불편하다. 그러나 세계사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에서 책은 의미를 갖는다. “이런 내용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제 한 걸음 물러서서 좀 더 넓은 시야로 세계와 역사를 조망해 볼 때가 됐다.”는 저자의 설명처럼. 2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올해 77세의 노(老)작가는 결코 지치지 않는다. 함경남도 원산생으로 젊은 시절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을 겪었고, 1974년에는 ‘문인 지식인 간첩단’으로 몰렸으며,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기도 했고, 1987년 6월에는 시위대 앞줄 어딘가에 있었다. 그렇게 분단과 독재의 질곡이 고스란히 그 한 몸에 화인(火印)처럼 새겨졌다. 그가 1955년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한 뒤 ‘문’,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 수십 권의 작품을 쏟아낸 50여년 동안 분단과 통일, 평화와 전쟁의 문제 등 우리 민족의 근원적 모순에 대한 천착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다. 이호철이다. 1991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된 그가 최근 내놓은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중앙북스 펴냄)은 역사의 복판에 있었던 자신의 인생과 그 치열한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정리한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서사(敍事)가 없다. 소설가가 자의로 창조한 캐릭터도 없다. 차라리 장편소설을 표방한 ‘한반도 근현대사 교과서’에 가깝다. ●역사 인물 가상 대담 형식 취해 이호철은 “현 정부 들어 좌우 진영 간에 교과서의 근현대사 기술(記述)에 있어 왜곡 논쟁이 분분한데 이 소설이 어느 것보다 엄정한 역사교과서가 될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고 ‘실험적 기법의 장편소설’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근현대사의 주요인물인 이승만, 송진우, 김구, 조만식, 최용건, 민영환, 이준 등을 불러내서 ‘별 너머 가상 대담’을 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엄정한 역사적 사료와 함께 역사적 인물의 ‘텍스트 사이’에 대한 방대한 평생의 취재를 바닥에 깔고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물론 작가의 역사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조만식, 최용건 등 누군가의 입을 통해 담겼음은 물론이다. 이는 자신이 1992년에 쓴 소설 ‘개화와 척사’에서 이미 한번 실험한 기법이다. 물론 작가 자신이 밝히듯 슈테판 츠바이크가 소설 ‘마리 앙투아네트’를 쓰며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소설적 기법에서 체득한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고종 말부터 해방, 분단까지 우리네 현대사 통한의 순간, 치열했던 상황을 잔인하리만치 세밀하게 서술한다. ●“시선 치우치면 현재의 문제 푸는 방식도 왜곡” 이호철은 “진보건 보수건 근현대사를 보는 시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때문에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역시 비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우리가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조차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주장에는 금기(禁忌)가 없다. 애써 에두르지도 않는다. 조만식과 최용건의 입을 빌려 북한 주석 김일성, 그리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갖고 있는 공과를 일일이 나열한다. 일종의 인물 재평가를 통한 ‘이호철식 역사 바로세우기’다. ●이승만·김일성 공과 가감없이 나열 김일성은-최근 학계에서 인정받은 사실이긴 하지만- 항일무장투쟁의 지도자로서 1937년 6월 보천보 전투의 공적, 일본의 공작으로 내부분열이 일 때 모두를 껴안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국부, 또는 분단의 원흉으로 취급받던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만큼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둘러싼 안팎의 정세를 명확하게 인식한 리얼리스트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조만식의 입을 빌려 ‘이승만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유일한 지도자’라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내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더욱 열심히 소설을 써야겠어요. 날마다 요가하고, 등산하며 건강 챙겨야 할 이유죠. 조만간 단편소설 세 편이 나올 텐데 아흔 살까지는 쓸 겁니다.”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정력적인 집필은 물론 몇 사람이 모여 있건 독자를 만나는 독회 활동에 열의를 쏟는 것도, ‘거시기 산악회’와 요가로 건강을 챙기는 것도 모두 자신의 통일론, 남북평화의 중요성에 공감을 얻고자 하는 필생의 소명 때문이다. 좌우도, 노소도 모두 곰곰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글ㆍ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이상한 일이다. 목포에만 오면 노래가 떠오른다. 가사도, 리듬도 분명치는 않은 노래다. 그저 노래 초입부 한 구절 가사만 선명하다. 그렇다고 이제 목포의 시가(市歌)가 된 ‘목포의 눈물’은 아니다. 물론 그 노래처럼 비애에 젖게 하는 노래이기는 하다. 그러나 쇠락한 목포 시가지를 더 삼삼하게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기러기 우는...’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다. 영국의 소설가 써머셋 모옴이 그랬던가. 만일 어느 낯선 곳이 고향처럼 정겹게 느껴진다면, 그 곳은 선대(先代) 누군가가 머물렀던 곳이었을 거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격세 유전으로 피를 타고 흘러내려, 그 곳을 찾았을 때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내게는 목포가 그런 곳이다. 그리고 그런 고향의 포근함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목포의 맛이다. ‘항구’라는 말보다 더 목포의 맛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다. 목포는 다양한 해산물의 고장이다. 그러나 그 곳에서 단순히 싱싱한 해산물만을 찾는다면 그건 제주에서 용두암만 찾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짓이다. 먹을 것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서도 그 곳에서는 항구의 냄새에 해당하는 맛을 찾아야 한다. 얼핏 경험하면 짜고 시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린 맛이다. 그러나 되새길수록 깊은 맛이다. 싱싱한 해산물에 오랜 조리법과 섬세한 손맛이 가미된 맛이다. 눈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런 항구의 맛을 찾아야 한다. 목포 맛 기행은 1박 2일로는 조금 부족하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다면 모를까. 일단 목포의 대표 맛으로 홍어, 세발낙지, 민어, 갈치, 꽃게무침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그것만 소화하기에도 하루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2박 3일로 정했다. 금요일 오후에 떠나 일요일 오전까지 총 다섯끼를 먹는 기행이다. 물론 여느 때처럼 인터넷을 통해 행선지를 정했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현지에서 벌어진다. 행선지 외에도 해당 분야의 맛집을 현지에서 알아보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맛집을 평가절하 할 때가 많다. 오랜 경험에 따르면 현지의 평가가 대부분 맞다. 목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보다는 현지인의 평가가 더 나았다. 인터넷을 통해 분야별로 서너 개의 맛집을 고른 후, 현지 평가를 확인하고 선택했다. ▶제 철은 아니지만, 낙지를 빼놓을 수야 없지… 목포에서 세발낙지를 빼놓을 수는 없다. 목포는 갯뻘이 어느 지역보다도 깊어, 이 곳 낙지는 어떤 낙지보다도 부드럽고 담백하다. 특히 이 곳에서 나는 세발낙지는 갯뻘에서 서식하는 낙지 가운데 가장 작은 부류다. 세(細)발이라는 이름도 발이 가늘고 길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세발 낙지를 젓가락 한 짝에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는 것도 이렇게 작아서 가능한 일이다. 세발낙지의 제철은 초가을 무렵이다. 가격도 이 때가 가장 싸다. 이 때만은 못해도 목포에서는 사시사철 세발낙지를 맛볼 수 있다. 세발낙지 요리로 이름난 곳은 목포에서도 대여섯 곳이 있다. 목포에 도착하고 동네를 수소문 하고 난 오후 7시경까지도 세발낙지 맛집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종 맛집 후보는 남도음식축제 대상에 빛나는 독천식당과 전통의 낙지 명가 호산회관 두 곳. 독천식당은 시내와 영암, 두 곳에 있다(두 곳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영암 쪽이 더 싸다는 평이 많다). 이 곳에는 낙지 외의 요리는 없다. 대신 호산회관은 낙지 외에 회를 맛볼 수도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시내쪽 독천식당을 선택했다. 이 곳에서 선택한 낙지 요리는 낙지 구이와 연포탕. 밥 대신 이 곳 소주인 ‘잎새주’를 시켰다. 낙지 구이는 네 마리에 3만5천원. 듣던 대로 나무 젓가락 한 짝에 한 마리씩 구어 내 왔다. 1만2천원짜리 연포탕에도 낙지를 몇 마리는 넣은 것 같다. 서울의 묽은 연포탕과는 비교도 안 된다. 두 가지 메뉴 모두 낙지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구이는 매콤했고, 연포탕은 시원했다. 흠이 있다면 낙지 외의 메뉴가 없다는 것 정도다. 낙지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메뉴가 지나치게 단순해서 좀 아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낙지 매니아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먹어야 할 맛이다. 낙지 맛의 정상이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 떠난 지 17년… 탈고 안된 마지막회를 완성하다

    한 방송사에서 열린 독서토론회가 끝나고 출연진들은 근처 다방에 모여 앉았다. 그날 다룬 작품은 소설가 이병주(1921~1992)의 ‘비창’. 40대 술집 여주인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었다. 남은 얘기를 하던 중 그날 사회를 봤던 문학비평가 김윤식 서울대 교수가 술김에 이병주에게 대거리를 했다. 열다섯 살 위 선배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며 “당신 소설이 그게 어떻게 소설이냐.”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환갑을 넘긴 소설가는 큰소리도 못 내고 “환갑 넘은 나도 어찌 살아갈지 모르겠는데, 40대 마담이 그럼 어쨌으면 좋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때 그 소설가는 떠났고, 그때 그 비평가는 그의 유작을 엮어 냈다. 그가 끝내 결말을 못 보고 간 소설 ‘별이 차가운 밤이면’(김윤식·김종회 엮음, 문학의 숲 펴냄)이 그가 떠난 지 17년 만에 나왔다. 문학계간지 ‘민족과 문학’ 1989년 겨울부터 1992년 봄, 그가 작고하기 전까지 연재한 걸 묶은 것이다. 기껏 묶어 놓고도 그 비평가는 좋은 소리를 안 한다. “그 사람이 한국문학에다 큰 획을 긋고 그런 건 아니야. 학병 다녀와서 글 쓴 소설가가 없으니까 관심을 두는 거지.”라고만 한다. ‘별이~’을 두고는 ‘관부연락선’, ‘지리산’에 이은 ‘학병체험 3부작’의 마지막 소설로, 학병에 자원입대해 탈출을 꿈도 꾸지 않은 이병주의 노예사상이 담긴 소설이라고도 비평했다. 전작들도 모두 학병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노비 출신의 학병 이야기다. 종의 자식인 주인공 박달세가 신분상승을 위해 도쿄대에 들어갔다가 학병에 지원, 일본군 정보부 장교 행세를 하며 상하이 정보전에 몸을 던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민족의식 없이 방황하던 박달세가 해방을 앞두고 처신을 고민하는 곳에서 책은 끝난다. 작가는 마지막 한 회 연재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났다. 소설의 끝이야 이제 알 방도가 없다. 하지만 떠난 작가의 흔적을 찾아 그가 학병으로 근무했던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까지 다녀온 비평가는 박달세가 ‘어쨌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조심스럽게 결말을 제시해 본다. “박달세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결국에는 계층을 뛰어넘고 임시정부 편에 설 겁니다.”라고.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