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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적 조회수 6억회의 웹툰 ‘노블레스’ 손제호·이광수 작가

    누적 조회수 6억회의 웹툰 ‘노블레스’ 손제호·이광수 작가

    미국 할리우드에 ‘트와일라잇’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노블레스’가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연재 4년 만에 누적 조회 수 6억 회를 기록한 인터넷 연재 만화(웹툰) ‘노블레스’는 한국 웹툰 시장의 현주소다. 손제호(사진 왼쪽·34) 작가가 글을 쓰고 이광수(오른쪽·30)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노블레스’가 지난 9월 소설(드림북스 펴냄)을 내자 예약 판매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어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다. 10월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사인회에는 팬들이 서점부터 광화문 지하철역까지 늘어설 정도로 몰렸다. 사인회는 오후 3시에 시작됐지만 오전 8시부터 줄이 이어졌다. 주인공 라이의 모습이 담긴 등신대가 지나가면 한류 스타가 무색할 정도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노블레스 만화책(재미주의 펴냄) 역시 베스트셀러 순위 5위를 기록했다. 요즘 중·고등학생과 직장인들은 등·하교와 출퇴근길에 주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본다. 스마트폰 시대에 가장 중독성 있는 매체는 만화임이 입증된 것. 5~6년 전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웹툰 시장은 아직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손 작가와 이 작가는 네이버와 3개월 단위로 계약을 새롭게 맺는다. 포털 사이트가 만화의 내용이나 편집에 관여하는 경우는 전혀 없단다. 주 1회 연재되는 ‘노블레스’가 네이버에 올라오는 매주 화요일 0시가 되면 검색어 순위 상위에 항상 ‘노블레스’가 빠지지 않는다. 만화의 인기가 늘어나다 보니 포털 사이트와의 계약 조건도 계속 좋아졌다. “신혼여행을 가서도 노트북으로 글을 썼어요.”(손제호) “수업 시간에는 항상 그림을 그렸죠.”(이광수) 두 청년은 시대를 잘 만난 행운아처럼 보이지만 실은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아 한 우물을 판 뚝심 있는 사람들이다. 손 작가는 대학 전공이 창작과는 전혀 다른 환경 분야였지만 항상 작가가 되기를 꿈꿨다. 27살에 쓴 판타지 소설이 출간됐을 때 창작자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고 ‘노블레스’로 인기 작가가 되자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도 받았다. 이 작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존경하는 만화작가 선배의 문하생으로 일했다. 낙서가 취미였는데 취미가 특기가 되고 특기가 결국 일이 됐다.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 ‘노블레스’는 ‘트와일라잇’처럼 뱀파이어가 주인공이다. 프랑켄슈타인의 마스터 라이는 820년간의 긴 잠에서 깨어난다. 그는 세상으로 나올 때 최대한 눈에 띄지 않고자 주변 사람들이 많이 입는 옷을 골라 변신한다. 그 옷이 하필 사립고등학교 교복이었던 탓에 라이는 자신의 부하 프랑켄슈타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예란 고등학교의 전학생이 된다. 프랑켄슈타인은 학생이자 주인인 라이와 애매한 관계로 함께 지내며, 라이가 오랜 기간 모습을 감춘 배경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숨겨진 힘을 찾아 연구를 지속해 온 또 다른 인간들과 마주치고 싸움에 휘말리게 되는 ‘노블레스’ 시리즈는 판타지와 학원물, 액션이 뒤섞인 종합 장르다. 2일 작업실 근처인 경기 일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손 작가는 밤샘 작업 탓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었다. “‘노블레스’의 매력은 한번 보면 빠져들어 놓을 수 없는 라이란 주인공 캐릭터에 있어요.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하기 위해 주변 인물이나 다른 작품 속의 인물을 참조하진 않았어요. 그러면 현실적인 캐릭터가 될 것 같아서요.” 뱀파이어란 설정도 캐릭터의 매력을 더하고자 넣었을 뿐 그다지 중요하진 않단다. 독자들이 잠깐이라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노블레스’ 작가들의 바람이다. ‘트와일라잇’과 비교되는 건 영광이지만 서양에서는 전형적인 뱀파이어 스타일이 있고, ‘노블레스’는 한국식이다. 예를 들어 초반부에 라이가 학교 동급생들이 마늘로 버무린 김치와 라면을 권하자 “독살인가….”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한국인들이 공감하는 유머다. 하지만 미국의 만화사이트 ‘망가팍스’에서 회당 500만이란 조회수를 기록 중이며 일본 팬도 만만찮을 정도로 ‘노블레스’는 세계적인 만화이기도 하다. 현재 영화 판권 계약이 진행 중인 데다 라이는 이미 노트북 광고에도 출연한 바 있는 인기 스타다. 출판 만화 시장이 고사하고 웹툰 시장은 폭발하는 혼란기에 갈피를 못 잡는 작가들도 있다. 하지만 “공감 가는 캐릭터로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하는 두 젊은 작가들이 있기에 만화의 가능성은 여전히 무한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말 영화]

    ●사운드 오브 뉴욕(KBS1 토요일 밤 1시 5분) 꿈을 위해 뭉친 헝가리 삼형제 아코슈, 코마슈, 온두라슈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삼형제는 미국 할리우드 프로듀서 알렉스에게 사기를 당해 빈털터리가 되었지만, 또다시 마피아에게 휘말리면서 얼떨결에 뮤지컬 제작에 뛰어들게 된다. 산더미 같은 빚을 안고 이들은 다시 영화계로 돌아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 알렉스를 만나 그에게서 돈을 빼내 올 궁리를 한다. 그러나 그런 이들의 기대와 달리 알렉스는 교묘하게 이들을 조종해 뮤지컬 무대에 서도록 설득하고, 자신이 영화에 투자해 잃은 돈을 메우려 한다. 어쩔 수 없이 연극을 성공시키며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이들의 인생은 풀어야 할 산더미 같은 과제로 뒤덮이고 연애전선에도 이상이 생기고 만다. ●친니친니(OBS 토요일 밤 11시 15분) 목연과 만이가 사랑에 빠진 날, 가후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다. 그리고 말 못한 자신의 사랑을 소리없이 접는다. 만이와 목연의 행복은 잠시, 바람둥이 목연의 과거를 우연히 알게 된 만이는 진실하지 못한 목연과의 사랑이 두려워 목연에게 이별을 고한다. 목연은 만이의 아파트 입구에 안녕이란 인사말을 남긴 채 아파트를 떠나고, 상심한 만이는 가후를 만나 위로받으며 목연과의 첫 만남을 고백한다. 우연히 목연을 보았고 그래서 이 아파트로 이사오게 되었다는 것. 가후는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자신의 사랑을 해피 엔딩으로 승화시킨 소설을 어느 비 오는 날, 출판사에 넘기고 돌아온다. 출판사 직원은 어설프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가후의 소설을 읽으며, 편집장을 향한 자신의 슬픈 사랑을 돌이켜 보게 된다. ●꿈의 구장(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꿈을 가진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깊고 조용한 감동의 영화가 시작된다. 그의 아버지, 존 킨셀라는 아일랜드계이다. 시카고에 정착하자마자 화이트 삭스 팀에 푹 빠져버린 아버지. 내 이름은 레이 킨셀라. 3살 때 어머니를 잃은 나를 아버지는 최선을 다해 키웠다. 자장가 대신 유명한 베이브 루스를 비롯해 루 게릭과 ‘맨발의 조’ 잭슨의 일대기를 들어야 했다. 아버지가 양키 편이면 나는 라이벌인 다저스를 응원했다. 다저스가 홈구장을 옮겨 나는 다른 투쟁거리를 찾았다. 영어를 전공했고, 1960년대 청년들의 성향에 발맞춰 데모는 물론, 대마초도 피웠고 시타르 음악에도 빠져들었는데…. 그 후 1987년 아이오와주. 36살의 평범한 농부인 레이는 아내와 딸과 함께 옥수수밭을 일구며 평범하게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밭에서 일하던 그는 훗날 그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소리를 듣게 된다. 자신의 옥수수밭에 야구장을 만들면 그가 온다는 계시에 따라 레이는 야구장을 짓지만 주위의 시선은 냉담할 뿐이다.
  • 19세기 발명품 ‘속물 취향’

    19세기 발명품 ‘속물 취향’

    여자들은 흔히 서로 명품 가방을 훔쳐 보며 상대가 얼마나 돈이 많은지를 가늠하고 남자들은 서로 차를 비교하며 우열을 가린다. 하지만 ‘부르주아의 유쾌한 사생활’(지안 펴냄)의 저자 이지은씨는 “21세기의 속물적 풍경처럼 보이지만 실은 19세기에 등장했던 케케묵은 풍속도”라고 주장한다. 도시계획과 재건축, 바캉스와 해외여행, 시즌별 패션과 유행, 부자들의 럭셔리한 취향, 스타 셰프와 유명 레스토랑, 백화점 시즌 바겐세일, 도시가스와 전기, 통조림과 초콜릿…. 현대의 도시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많은 것의 상당수는 19세기에 만들어진 것이다. 심지어 서울역의 유리 천장 플랫폼 지붕과 철제 의자, 21세기 최첨단 기술로 잘못 알려진 전기자동차, 미모를 무기로 한 ‘스폰서 연예인’까지도 19세기의 발명품이다. ‘부르주아’는 ‘모던’(modern)을 발명한 19세기 사람들의 눈으로 당시 급변하던 현대적 생활상을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역사책이다. 19세기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눈앞에서 펼쳐진 ‘현대의 신세기’는 과연 어떤 풍경이었을까란 질문으로 시작하는 책은 과연 지금 우리가 19세기보다 더 발전했느냐는 질문으로 마무리한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반 파리는 신작로를 뚫고 현대식 건물을 짓는 등 대대적인 도시개발계획이 시행되면서 부동산 투기가 벌어지고 막대한 개발이익을 건설사가 독점하는, 지금과 다름없는 풍경이 인류 최초로 펼쳐졌다. 하지만 공권력을 동원해 토지를 강제로 수용하는 식의 물리력은 동원하지 않았다. 저자는 2000년 프랑스로 유학해 2002년 크리스티 경매 전문학교에서 18세기 장식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파리 1대학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 있다. ‘귀족의 은밀한 사생활’ ‘유럽 장인들의 아틀리에’ 란 책을 썼다. 파리 국립고문서관에서 18세기 의자 다리 모양을 조사하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이 과연 이 세상에 무슨 도움이 될까?”라고 고민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국립도서관에서 의궤를 발굴한 고(故) 박병선 박사가 겹친다. 그가 19세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17, 18세기는 하도 오래되어서 보석 상자 속의 보석처럼 신기하기만 했다면 19세기는 잘 건지면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었다. 기차, 전화, 엘리베이터, 전기, 가스 등 우리가 소위 문명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19세기에 태어났다. 전기풍로, 재봉틀, 가로등, 타자기 같은 물건뿐 아니라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사고, 시간에 맞춰 기차를 타는 우리 생활의 많은 관습이 죄다 19세기 소산이다. 19세기는 ‘오늘’을 품고 있는 시대란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는 미할리 문카시가 1877년에 완성한 그림 ‘파리지엔의 집안 풍경’을 놓고 눈썰미 퀴즈를 던진다. 일체의 배경 지식 없이 그림 속에 그려진 풍경과 화풍만으로 작품의 제작 연도와 작가의 이름을 알아맞히는 게 미술 감정사들이 수업 중에 자주 치러내야 하는 눈썰미 퀴즈다. 19세기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주인공은 17세기 초반의 가구들로 집 안을 꾸몄다. 게다가 벽에 걸린 타피스트리는 중세시대를 연상시킨다. 19세기 초 프랑스의 문화계 인사와 지식인들의 화두는 문화재 복원이었다. 또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주역으로 등장한 신흥 부르주아 즉, 당시의 중산층에 과거 왕정 시대의 성과 그 내부의 화려한 장식은 명예와 부, 그것을 가능하게 해 주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었다. 19세기 사람들이 모던하다고 예찬했던 스타일은 우리가 아는 ‘모던’과는 사뭇 달랐던 것.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19세기 부자들의 속물적 취향을 마냥 비웃을 수만은 없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부잣집들, 일명 ‘럭셔리’하다고 일컬어지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예식장의 실내장식은 모두 루이 15세 스타일의 영향을 받은 것들이다. 19세기 부자의 취향은 21세기인 오늘날까지 엄연히 숨쉬고 있다. 책은 “19세기 부르주아가 아직 빛이 바래지 않은 ‘럭셔리한 스타일’에 대한 모범을 만들어냈다.”고 평했다. 19세기 소시민들은 에밀 졸라가 소설 ‘목로주점’에서 묘사했듯 가구를 사면서 언젠가 자신도 중산층 부르주아가 될 수 있다는 희망과 더불어 부자의 취향까지 샀다. 2만 45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책꽂이]

    ●우월한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아론 지브 지음, 김순미 옮김, 위즈덤하우스 펴냄) 생물학자인 저자는 이종(異種)간 결합을 통해 우월한 유전자가 태어난다고 주장한다. 인간도 ‘인종 간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 좌우균형이 뛰어난 후손을 얻는 데 유리하다는 주장을 편다. 1만 4000원. ●지상아와 새튼이(문국진 지음, 알마 펴냄) 법의학자인 저자가 전작 ‘지상아’와 ‘새튼이’에 실렸던 사건 현장 뒷얘기를 추려 한 권으로 펴낸 책.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법의관으로 일했던 저자는 추리 소설처럼 범죄 사건의 사연을 들려준다. 1만 3500원. ●경제는 왜 위기에 빠지는가(하야시 나오미치 지음, 유승민·양경욱 옮김, 그린비 펴냄) 원로 경제학자인 저자는 실업과 임금 삭감 등 대중이 겪는 생활 불안의 고통을 함께하며 경제 위기의 원인과 타개책을 끈질기게 마련하는 것이 진정한 경제학의 역할이라고 역설한다. 1만 5000원. ●이블플랜; 당신의 가치를 높이는 40가지 발칙한 계획(휴 매클라우드 지음, 김미희 옮김, 호미하우스 펴냄) 스스로 무능함을 자책하고, 초라함을 한탄하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고 사는 ‘평범 병’에 걸린 이들에게 자기 확신과 가치를 일깨워 주는 마법과도 같은 책이다. 저자는 성공한 블로거이자, 마케팅 컨설턴트,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1만 3000원. ● 공부 잘하는 비결: 이재록 목사 자기 주도 학습법(이재록 지음, 우림 펴냄) 각 분야에서 사명을 더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지식을 쌓으며 실력을 키워야 한다. 이 말씀을 확실하게 양식 삼고 활용하면 목표하는 바를 무엇이나 이룰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1만원.
  • ‘희생양’된 연예인들

    ‘희생양’된 연예인들

    종합편성(종편) 채널의 과열 경쟁에 방송연예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채널A가 개국 첫날부터 개그맨 강호동이 23년 전 일본 폭력 조직인 야쿠자에 연루됐다는 무리한 보도로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소설가 공지영이 트위터에 종편 개국 축하 방송에 출연한 가수 인순이와 피겨선수 김연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도가니’의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에 종편 개국 축하쇼에 출연한 인순이에 대해 “개념 없다.”고 비판했다. 전날 TV조선의 프로그램을 소개한 김연아에 대해서도 “아줌마가 너 참 이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연아 근데 안녕!”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를 놓고 네티즌들은 하루종일 팽팽하게 대립했다. 문화평론가 진중권은 2일 트위터에 “소신을 갖고 종편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개념’에 찬 행동일 수 있으나 그런 소신이 없거나 그와는 다른 소신을 갖고 있다고 해서 ‘개념’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라면서 “개념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지영을 겨냥했다. 진중권은 채널A의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에 대해서도 “종편이란 게 첫 특종이 고작 강호동 야쿠자 연루설. 증거는 23년 묵은 고딩 시절의 영상. ‘야담과 실화’ 수준이군요. 이런 식으로 시청률 끌어올릴 요량이라면, 아예 박근혜-허경영 연루설로 대박을 치세요.”라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네티즌들도 “채널 인지도를 높이려고 자중하고 있는 사람을 두 번 죽이냐.”고 성토했다. 강호동의 매니저는 “(강호동) 방송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한 시점에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에게는 루머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 자체가 치명적인데, 종편 채널들이 존재감을 각인시키기 위해 만만한 연예인들을 이용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면서 “무엇보다 이런 일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아 무척 걱정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종편 채널들은 기존의 지상파와는 확연히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큰소리쳤으나 역량을 총동원한 ‘개국 승부’에서조차 이렇다할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jTBC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은 연예인이 불량학생을 선도한다는 콘셉트로 기존의 지상파 프로그램(‘최민수 김제동의 품행제로’)과 유사하다. 상금 100억원을 내건 오디션 프로 ‘메이드 인 유’도 상금만 올렸을 뿐, 기존 오디션 프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종편들이 힘을 주고 있는 보도 프로그램 역시 기존의 뉴스 프로그램들과 큰 차이점을 보이지 못했다. 종편들은 개국 첫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터뷰를 동시에 경쟁적으로 내보냈고, 이날 저녁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자극적인 제목으로 홍보하기에 바빴다. TV조선은 개국 첫날 화면이 위아래로 깨지는 방송사고를 냈음에도 대주주인 조선일보는 자화자찬식 홍보 기사만 쏟아냈을 뿐, 방송사고에 대해서는 어떠한 해명이나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TV조선이 ‘세상에 없는 방송’을 선보이겠다고 하더니 정말 ‘세상에 없는 화면분할 방송’을 보여줬다.”고 냉소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 펴낸 파페라 테너 임형주

    역사 에세이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 펴낸 파페라 테너 임형주

    파페라 테너가 책을 썼다. 서점가에 넘쳐나는 자전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사 에세이란다. 예약주문이 몰려 지난달 15일 초판으로 1만 5000부를 찍었다. 그런데 다 팔려 나갔다. 1만부를 더 찍었다. 궁금해서 책을 잡았다. ‘요부’ ‘팜므파탈’의 화신으로 각인된 장희빈이 주인공이다. 우리가 알던 모습과는 다르다. 첩의 딸로 태어났지만, 계급사회의 장벽을 넘어 국모(國母)까지 오른 신여성, 남인과 서인이 벌이는 당쟁의 소용돌이 속에 아들(경종)의 안위를 위해 목숨마저 내놓은 모성애를 가진 여인으로 재해석한 것. 30일 서울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임형주, 장희빈을 부르다’를 펴낸 작가 임형주(25)를 만났다. ●계급사회 넘은 신여성으로 재해석 책이 잘 팔린다고 운을 띄웠다. 쑥스러운지 배시시 웃었다. “처음에는 상업적으로나 작품성 모두 불안했다. 관둘까 수십 번 고민했다. 하지만 장희빈이란 인물에 매료된 세월이 너무 길었다. 서른, 마흔이 되면 내 틀에 갇혀 모험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막무가내처럼 지른 거다.” 왜 장희빈이었을까. 어릴 적 자주 놀러 가던 외할아버지댁 서가에는 역사책이 빽빽했다. 수많은 위인을 제쳐두고 소년 임형주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장희빈이었다. 당시 드라마 ‘장희빈’(1995)에서 정선경이 연기한 표독스러운 눈빛에 마음이 흔들렸단다. “할아버지는 장희빈과 인현왕후, 숙종 사이에 얽힌 정치적 관계를 내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 줬다. 역사란 후대의 평가와 해석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어렴풋이 알게 됐다.” 책의 에필로그에는 꿈에서 장희빈과 조우한 대목이 나온다. 진짜냐고 물었다. 그는 “많은 분이 책 팔려고 꾸며낸 얘기 아니냐고 하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어 “사람이 어떤 일에 몰두하면 꿈에도 나오지 않나. 에필로그에 쓴 것처럼 긴 대화가 오간 건 물론 아니지만, 꿈에서 만난 건 분명하다.”면서 “어쩌면 서오릉에 있는 그녀의 묘지에 갔다 와서 그런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꿈에서까지 장희빈 만났죠” 지난 2년 장희빈과 동거한 느낌이라고도 했다. “외국공연을 가는 비행기에서, 공연장과 방송국 대기실, 동네 카페에서 틈틈이 자료를 읽고 메모를 했다. 어른들 말씀으로는 너무 혼령을 오래 갖고 있으면 안 좋다고 하더라. 이젠 그 분을 떠나보내야겠다.”(웃음) 방송기자가 꿈이었다는 그는 앞으로도 글쓰기를 놓을 생각이 없다. 차기작 구상도 끝냈다. 이번에는 역사소설이다. 그는 “신라 진성여왕에 꽂혀 있다. 나쁜 여자한테 이상하게 끌린다.”며 웃었다. 이어 “사료가 정말 없어서 역사 에세이보다는 소설로 접근한다. 신라 왕족들의 근친상간은 일반적이었는데 유독 그에게만 음탕하다는 주홍글씨를 씌웠다. 그가 정치를 잘못한 것도 있지만, 그 때문에 신라가 망했다는 건 비약”이라고 강조했다. 작가 이전에 그는 가수다. 지난달부터 6년 만에 전국 투어를 하고 있다. 일본에서 선 발매됐고, 국내에서도 곧 나올 아시아 통합앨범 ‘오리엔탈 러브’를 기념한 공연이다. 그는 “4집 누적 판매량이 10만장인데 요즘 음반시장에서 그 기록을 깨는 건 불가능하다. 판매량이 전부는 아니지만 스스로를 넘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과 부담이 너무 크다.”고 털어놓았다. 내년이면 데뷔 10년째다. 그는 “내년부터 보폭을 넓힌다. 미국에서 정규 1집을 낸다.”면서 “현지 크로스오버 전문 레이블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그의 이름 앞에는 수많은 ‘역대 최연소’ ‘한국인 최초’ 타이틀이 붙는다. 일부에선 삐딱하게 보기도 한다. ‘최연소’ ‘최초’를 수집하는 건 아니냐는 것. 그는 “어릴 땐 우쭐했다. ‘혹시 최연소인가요’라고 주위에 묻기도 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요즘은 짐이 된다는 걸 느낀다. ‘최초, 최연소라더니 이것밖에 못 해?’라고 할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2일 TV 하이라이트]

    ●귀여운 여인(KBS1 밤 12시 20분) 에드워드는 망해가는 회사를 사들인 뒤 이를 나누어 비싸게 파는 일을 하는 부유하고도 냉정한 사업가다. 사업차 로스앤젤레스로 간 그는 그곳에서 비비안이라는 콜걸을 만나 하룻밤을 지낸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웃거나 목욕을 하며 노래 부르는 그녀의 모습에 매력을 느껴 한 주 동안 자신과 같이 지낼 것을 제안한다.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복남이 입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복희. 그동안 복남이 고아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지냈다는 얘기를 듣고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넋 놓고 있을 수 없는 복희는 복남을 찾기 위해 입양 갔다는 집을 수소문한다. 한편 고아원 앞에서 영표와 달봉은 늦도록 나타나지 않는 복희를 기다리는데…. ●TV밥상 꾸러기 식사교실(MBC 오후 4시 30분) 두 얼굴의 승부사 7세, 영원이. 무조건 이겨야만 한다. 받아쓰기는 100점 맞을 때까지, 게임은 이길 때까지, 발표는 시켜줄 때까지. 승부에 대한 영원이의 유별난 집착, 이대로 괜찮을까. 1등을 좋아하는 영원이는 채소 편식도 1등이다. 하지만 유치원에서는 1등을 하기 위해 무엇이든 잘 먹는다고 하는데…. ●감성여행 떠난다면 그들처럼(SBS 오후 6시 30분) 소설가 김훈을 시작으로 만화가 이현세, 사진작가 조선희,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의 여행기가 펼쳐진다. 문학, 만화, 사진, 패션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이들이 2011년 겨울 아름다운 산하로 떠나는 여행은 어떤 모습일까. 그 여행 속에서 그들만의 이야기와 얼어붙은 우리의 감성을 녹여줄 여행기가 펼쳐진다. ●명의(EBS 밤 9시 50분) 바다가 보이는 곳에 위치한 전망 좋은 병원. 시골 마을의 평범한 병원 같지만 그 시작에는 인간으로 존중받고 싶었던 한센병(나병) 환자들의 아픔이 있었다. 그리고 100년, 한센병은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한 걸음 딛는 것도 고통스러운 환자들의 발길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곧은 두 다리로 달려보고 싶었던 소아마비 환자들의 소망을 들어본다. ●OBS 특별생방송 2011 사랑나눔 희망나눔(OBS 낮 12시 40분) 따뜻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복한 나눔 현장을 찾아갔다. 김장철이 시작됐지만 새우젓, 고춧가루 같은 양념값이 부쩍 올라 김장이 부담 됐던 이웃들. 이들을 위해 OBS가 김장 김치 400박스를 불우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또 배추 3000포기를 이웃들에게 무료로 제공해 훈훈한 나눔의 장을 마련한다.
  • 소설가 공지영 “알바들 꺼져” 트위터 논란

    소설가 공지영 “알바들 꺼져” 트위터 논란

     최근 트위터에 쓴 글로 구설에 올랐던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번엔 종합편성채널에 출연한 ‘피겨 요정’ 김연아와 가수 인순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공씨는 1일 자신의 트위터(@congjee)에서 인순이가 종편채널 축하쇼에서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인순이님 걍(그냥) 개념 없는 거죠 모(뭐)”라고 비난했다.  또 김연아가 TV조선의 프로그램 소개에 나선 것과 관련해서는 “연아 ㅠㅠㅠ 아줌마가 너 참 예뻐했는데. 네가 성년이니 네 의견을 표현하는 게 맞다. 연아 근데(그런데) 안녕!”이라고도 적었다.  공씨의 글은 인터넷을 통해 퍼진 뒤 네티즌들은 공씨를 비난했다. 공씨 역시 중앙일보를 통해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했었기에 인순이나 김연아를 비난할 입장이 못된다는 것이다.  한 트위터리안은 공씨의 트위터에 “중앙일보에 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연재하지 않으셨나요? TV조선이나 JTBC에 출연한다고 비난하실 입장은 아닌 거 같네요.”라고 지적했다. 공씨는 이 글에 “2006년은 지금과 아주 달랐다.”고 항변했지만 “정권이 다르면 논조도 다르냐.”, “변명하지 말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결국 공씨는 “나 욕참고 말할게. 비슷 알바 다 꺼져라 응? 노무현 때였다.”라면서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후에도 공씨의 트위터에는 공씨의 발언에 대한 비판 의견과 지지 의견이 잇달아 올라왔다. 논란이 커지자 공씨는 2일 오전 “데뷔때부터 23년동안 쭉 악의적 기사와 악플 악평에 시달렸어요. 악의로 읽고 악의로 해석하고 악의로 첨삭하는 이들 앞에 장사는 없어요.”라며 더 이상의 종편 채널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공씨는 지난달 23일에도 트위터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김진표 원내대표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날치기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일각의 주장을 재인용하면서 손 대표를 향해 “잘 몰라서 묻는 건데 한나라당서 파견되신 분, 맞죠.”라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었다. 민주당은 다음날 논평을 통해 “명망있는 사회 지도층으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무책임한 언급”이라면서 공씨에게 공식 해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한·미 FTA 반대” 나꼼수 콘서트 3만명 운집

    “한·미 FTA 반대” 나꼼수 콘서트 3만명 운집

    정권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나는 꼼수다’가 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궂은 날씨 속에서도 주최 측 추산 3만여명(경찰 추산 1만 60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김용민 시사평론가, 주진우 시사IN기자, 정봉주 전 국회의원 등 ‘나꼼수’ 멤버와 정동영·박영선 민주당 의원,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소설가 공지영씨 등도 행사에 참석했다. 공연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의혹, 경찰의 집회시위 강경대응 등에 대한 비판과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가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콘서트는 집회라기보다는 토크쇼에 가까웠지만 중간중간 한·미 FTA 비준 강행 처리에 대한 날선 비판이 오갔다. 콘서트 진행자인 정 전 의원은 “예전 BBK 저격수에서 FTA 저격수로 보직을 변경했다.”면서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초대손님으로 참석한 최재천 전 국회의원은 “멕시코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뒤 양극화가 심해졌고 중산층이 붕괴했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하위권을 두고 싸우는 나라가 멕시코와 한국”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기획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는 “앞으로도 이런 비판적인 콘서트를 계속해서 진행해 나가겠지만 FTA를 주제로 한 공연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콘서트장에는 ‘한·미 FTA 반대’라고 적힌 고양이 모양의 가면을 쓴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현장에서 한·미 FTA에 찬성표를 던진 국회의원들의 이름이 적힌 수건이 판매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27)씨는 “한·미 FTA에 대해 정치인도 국민들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렇게 급하게 진행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어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45개 중대 3200여명을 공연장 주변에 배치했다. 김소라·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김훈과 만나는 남양주·양평 이야기

    김훈과 만나는 남양주·양평 이야기

    이 시대의 대표적 문장가이자, 역사 소설가로 숱한 팬들을 거느린 작가 김훈. 그는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꼭 한대수 같은 가객이 되고 싶단다. 한대수의 ‘행복의 나라로’를 즐겨 듣고 글이 잘 써지지 않는 날이면 망원경을 배낭에 넣고 물가에 나와 논다는 김훈의 모습 속에는 글로만 만났던 모습과는 또 다른 편안함과 따뜻함이 전해진다. ‘남한산성’ 이후 4년 만에 역사소설 ‘흑산’으로 돌아온 그가 늦가을 풍경이 펼쳐진 경기 남양주와 양평으로 여행을 떠났다. 이 여행길은 2일 오후 6시 30분 SBS ‘감성여행-떠난다면 그들처럼’의 첫 회로 방송된다. 여행정보는 쏟아지고, 여행상품은 차고도 넘친다. 사람들이 원하는 건 맛집 순례하듯 들르는 ‘나 여기 왔다 간다’ 식의 여행은 아닐 것.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이 노곤하게 풀어질 수 있는 쉼표같은 여행을 원할지도 모른다. 인기 작가들의 감성 가득한 여행을 담백하면서도 아름답게 담아냈던 ‘감성여행-내 안의 쉼표’의 후속 프로그램인 4부작 감성 다큐멘터리 ‘감성여행-떠난다면 그들처럼’의 기획 의도와 일치하는 대목이다. 아름다운 풍경과 감각적인 음악은 물론, 출연자 면면도 한층 깊어졌다. 평소 방송에서 보기 어려웠던 이 시대의 대표적인 문화 예술인들이 총출동한다. 김훈을 시작으로 만화가 이현세, 사진작가 조선희,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대가들의 겨울 여행기가 뒤를 잇는다. 첫 회 주인공 김훈은 글이 아닌 말을 통해, 책이 아닌 방송을 통해 자신의 내밀한 이야기와 일상을 담아낸다. 산문집 ‘자전거여행’으로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그답게 명품 자전거 코스로 꼽히는 남양주~양평 구간의 자전거 길과 수종사, 두물머리, 세미원을 거쳐 숨겨진 명소인 천진암까지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더이상 도가니 없다” 성범죄 양형 대폭 강화

    “더이상 도가니 없다” 성범죄 양형 대폭 강화

    “대학생 때 성폭행을 당할 위험에 처했던 사건이 평생 영향을 미쳤다. 아무런 일도 당하지 않은 내가 이랬는데, 가뜩이나 불안한 아이들이 성폭행을 당한다면 어떻겠나.”(소설가 공지영) 청각장애학생들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로 촉발된 아동·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양형에 대한 토론은 뜨거웠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29일 서울중앙지법 1층 대강당에서 ‘아동·장애인 성범죄 양형의 개선방안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열고 적절한 양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토론회에는 공지영 소설가, 박영식 변호사, 이윤상 한국성폭력상담소장, 이주원 고려대 로스쿨 교수 등이 참석했다. 또 성폭력전담 재판부 법관과 청각장애인을 포함, 일반 시민 1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했다. 공씨는 “언제나 성폭행 판결을 보면서 왜 저렇게 가벼운 형을 내릴까하는 의문이 있었다.”면서 “법관이 너무 오래도록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성폭력은 여성의 입장에서는 살인보다 더 큰, 삶을 짓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성폭력 대책이라고 나온 것도 사후약방문식이 많다.”면서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같은 처벌은 전체 가해자 1%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이 제대로 신고하지 못하거나, 범죄 후 제대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절차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 변호사도 “판사, 변호사로 일하면서 겪은 성폭력 범죄 현실은 소설보다 끔찍하다.”고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영화 ‘도가니’가 국민들의 폭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원인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대한 법원 양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성폭력범죄 가해자가 19세 미만의 소년인 경우 형사처벌과 소년부 송치의 선택 문제 ▲장애인 대상 성범죄에 대한 법원 양형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성폭력범죄에 있어서 피해자와의 합의를 양형에 어느 정도 반영할 것인지 여부 등을 논의했다. 양형위원회는 지난 21일 열린 37차 전체회의에서 ‘장애인 대상 성범죄’ 항목을 신설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껏 성범죄는 ▲강제추행죄(13세 이상 대상) ▲강간죄(13세 이상 대상) ▲13세 미만 대상 성범죄로 나눴다. 새로 마련되는 ‘장애인 대상’ 성범죄는 양형 기준을 대폭 강화, 13세 미만 대상보다는 약하지만 일반 강간죄보다는 센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장애인의 경우, 반항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상태인 ‘항거불능’ 등 특수성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양형위 관계자는 “향후 공개 토론회, 설문조사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에 대한 권고형량범위도 강화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형량 강화 정도는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30년 달려온 지하철 2호선 어제와 오늘

    30년 달려온 지하철 2호선 어제와 오늘

    총구간 48.8㎞의 서울 지하철 2호선, 3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2호선은 서울 대중교통의 심장이다. 2호선을 타고 가면 어느 쪽으로든 45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 KBS 1TV ‘수요기획’은 30일 밤 11시 40분에 지하철 2호선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는 ‘지하철 2호선, 30년의 연가’를 방송한다. 2호선은 강북도 가고 강남도 간다. 가난하고 고된 삶이지만 꿈을 안고 살았던 봉천동과 구로 공단, 망각 속으로 사라진 80년대 스포츠의 메카 동대문 운동장, 허허벌판에서 한국형 부르주아의 도시로 탈바꿈한 강남, 그리고 민주화를 외치던 80년대 청춘들과 자유와 예술의 거리 홍대입구까지 30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을지로 순환선’이라는 작품을 통해 도시민의 삶과 풍경을 그림에 담아낸 만화가 최호철에게 봉천동은 특별한 장소다. 프로그램은 크로키북 하나 달랑 메고 봉천동 골목을 누비는 그를 따라 가난했지만 웃음을 잃지 않던 그때를 떠올린다. 노동운동가 심상정 전 국회의원은 80년대 노동운동의 상징인 구로공단에서 20대 청춘을 보냈다. 이제 공단이 있던 자리에는 공장 굴뚝보다 더 높은 첨단 빌딩들이 들어섰다. 구로공단은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공장의 불빛들. 우리 현대사에서 잊혀져간 노동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조명한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강남, 2호선 강남역 근처는 온통 거대한 랜드마크다. 먹고 입고 소비하는 모든 것이 그 안에서 소비되고 유행처럼 번진다. 우리는 강남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것을 욕망한다. 30년 전 논과 밭이 주를 이루던 한강 근처에 살던 평범한 소년은 이제 너무나 변해 버린 강남을 이야기하는 작가가 되었다. 강남 토박이인 ‘오렌지 리퍼블릭’의 노희준 작가와 함께 현대 자본주의의 상징이자 욕망의 청사진이 된 강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소설가 성석제는 만추의 끝자락에서 그가 20대를 보낸 신촌을 찾았다. 1987년 민주화를 외치는 뜨거운 함성이 이어졌던 그때와 달리 25년이 지난 지금의 젊은이들은 어떤 고민을 갖고 살고 있을까. 그리고 청춘들이 내뿜는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곳 2호선 홍대가 있다. 그곳의 상징인 클럽 문화와 쇠락해 가는 지금의 모습까지 청춘의 공간을 따라가 본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지하철은 저마다의 사연을 실어 나른다. 만남과 헤어짐이 교차하면서 우리 곁을 스쳐간 30년의 시간들. 그 기억들 위로 오늘도 지하철 2호선은 달려간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외국 한 번 나간 적 없지만 토플 120점 만점, 토익 990점 만점, SSAT 만점, 각종 스피치 대회와 토론 대회에서 다수 수상에 빛나는 중학생이 있다. 바로 김현수양이다. 이런 현수가 있기까지 어머니 이우숙씨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유대인 엄마들의 ‘이중언어 교육’에 감동받아 어릴 때부터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깨우치게 했다는데….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상처를 입고 길을 헤매던 태주는 덕천 시내에서 데이트하던 점례와 달봉에게 발견되고 만다. 그렇게 자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 태주의 소식을 전해들은 정애는 극심했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혼절하고, 복희는 본능적으로 엄마라고 외치며 달려든다. 그 바람에 복희가 정애의 딸임을 모두 알게 된다. ●수목미니시리즈 나도, 꽃(MBC 밤 9시 55분) 도균을 통해 재희(윤시윤)가 병가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봉선. 재희의 빈 자리에 괜스레 시무룩해지고, 심상치 않은 봉선의 상태를 지켜보던 마루는 집으로 찾아가 보라고 조언한다. 한편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봉선의 앞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재희는 봉선에게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한다. ●SBS 대기획 뿌리깊은 나무(SBS 밤 9시 55분) 이도가 만들어낸 한글이라는 것이 28자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기준, 모든 백성이 글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정기준은 이도와 거래를 하려는 이신적을 막으려 하고, 한글의 위력을 알게 된 밀본은 불안에 휩싸이고 마는데…. 한편 정기준은 윤평에게 급히 이방지를 찾으라고 명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경북 군위군의 한밤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마을 대부분의 집들이 북향으로 지어진 것이다. 홍석규씨의 100여년이 넘는 남천 고택은 아직까지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그 이유는 팔공산의 기를 피해 북향으로 집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기행’에서는 선조들의 지혜 서린 한밤 마을을 찾아간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10분) 최고의 스타 자리에 있었던 만큼 인기도, 스캔들도 많았던 가수 문주란. 당시 최고의 가수 남진과 있었던 스캔들의 진상은 무엇일까. 당시 실제 사귀었던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예인은 가족’이라는 철두철미한 연애신조까지. 화려한 솔로로 모든 것을 누리고 사는 그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 본다.
  • 반란을 꿈꾸세요

    반란을 꿈꾸세요

    올해 극장가의 화두 가운데 하나는 독립영화와 예술영화의 조용한 반란이다. 규모가 작아도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선전하는 독립영화 화제작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는 다음 달 6~18일 2주간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비주류 영화들을 상영하는 ‘작은 영화의 조용한 반란’(포스터) 기획전을 개최한다. 주류 영화계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과감한 소재 선택과 실험적인 이야기 구조로 한국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 영화들을 한자리에 모아 상영하는 자리다. 소개되는 영화는 총 13편. 고향을 등진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포착한 ‘두만강’(장률 감독)과 한강의 소설을 각색해서 만든 ‘흉터’(임우성 감독), 최근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연상호 감독)은 우리의 일상이지만, 일부러 외면해 온 현실의 이면을 그린다. 남과 북을 넘나들며 소식을 전하는 인물을 소재로 한 ‘풍산개’(전재홍 감독)와 공상과학(SF)에 에로 장르를 더한 ‘에일리언 비키니’(오영두 감독)는 젊은 감각을 환기시켜 준다. 전규환 감독의 타운 시리즈 중 ‘댄스 타운’과 ‘애니멀 타운’은 현대 도시의 모순을 인간과 연결시켜 표현한 감독의 색다른 연출력을 보여준다. ‘다시 태어나고 싶어요, 안양에’(박찬경 감독)와 ‘플레이’(남다정 감독)는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요소가 혼재한 실험적인 영화 만들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상영작 감독과 출연진이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7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행사를 기획한 허남웅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래머는 “획일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영화계에 새로운 방향성과 시의적절한 메시지를 제시했으나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한 영화들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상영 정보는 시네마테크 홈페이지(www.cinemathrque.seo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료 6000원.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로프트’

    다섯 남자의 비밀스러운 공간인 로프트.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된 한 여자의 시체. 과연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인가. 새달 8일 개봉하는 ‘로프트’는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자 다섯명의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는 네덜란드 스릴러 영화다. 여성 감독인 앙투와네트 베우머가 연출한 이 작품은 기존의 미국 할리우드 스릴러물과는 다소 다른 색채를 띤다. 유럽 영화 특유의 섬세함과 치밀한 시나리오, 과감한 장면이 이어지며 강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주인공은 다섯 명의 절친한 친구들이다. 유능한 건축가인 매티아스는 자신이 지은 건물의 꼭대기에 비밀스러운 공간을 마련하고, 친구들과 함께 공유하기로 한다. 이들은 이곳에 부인이 아닌 다른 여자들을 데려와 즐길 수 있도록 열쇠를 나눠 갖고, 서로의 비밀을 유지하기로 약속한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방에서 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자 이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한순간에 용의자로 변해 버린 다섯 명의 친구들은 저마다 여자의 죽음과 관련이 없다며 빠져나가려고 한다. 그러면서 서로를 의심하고 비난하기 시작한다. 작품의 묘미는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한 과정에서 드러난다. 과묵하면서도 동정심 많은 정신과 의사 바트, 코믹하지만 때론 짓궂은 술주정뱅이 친구 빌렘 등 저마다 각기 다른 성격의 인물 캐릭터들이 우선 눈길을 끈다. 또한 이들에게 각자 숨겨진 욕망과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극적 긴장감이 고조된다. 감독은 우정과 사랑, 배신과 질투 등을 오가는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를 잡아내며 보다 입체적인 스릴러물을 완성했다. 작품의 구성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야기의 서술이 시간의 흐름대로 이어지지 않으며 각자 인물에게 발생하는 사건에 따라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된다. 관객들은 추리 소설을 읽듯이 퍼즐 조각을 짜맞추며 긴장감 속에 사건의 실체를 점차 파악하게 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치밀하게 구성된 시나리오다. 2008년 벨기에 출신 에릭 반 루이 감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내년에 할리우드에서도 리메이크할 예정이다. 베우머 감독은 “극장을 찾은 관객이 모든 구성이 들어맞는지 확인하고 싶은 욕구를 갖게 만들고자 했으며, ‘유주얼 서스펙트’를 볼 때 경험했던 그런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절대 놓쳐서는 안 될 포인트는 마지막 반전. 갑작스럽지만, 다소 뜬금없는 반전에 허탈함을 느낄 수도 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손예진 ‘오싹한 연애’로 컴백…그녀, 인생을 말하다

    낯가림이 심했다. 새로운 일에 대한 경계심과 두려움도 컸다. 대중 앞에 모든 것이 까발려지는 배우란 직업을 하기에 적합한 천성은 아니다. 그런데 중학교 때였나. 말로는 표현 못 할 기운을 느꼈다. 어린 나이였지만 평범한 직장생활 하면서 살 팔자는 아니란 걸 직감했다. 소녀는 배우를 꿈꿨다. 열일곱 살에 화장품 모델로 데뷔했다. 열아홉 살에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2002년 영화 ‘취화선’ 조연으로 충무로로 영역을 넓혔다. 두 번째 영화 ‘연애소설’부터는 줄곧 주연만 했다. 배우라면 한 보따리씩 가진 무명 시절 고생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밖에서 보는 것처럼 운이 좋았을지도 몰라요. 다들 니가 무슨 슬럼프가 있었느냐고 해요. 그런데 십몇 년 동안 끊임없이 복기하고 자책하고 후회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항상 도돌이표 같은 고민을 해요.” # 상대역 캐스팅 안 됐지만 시나리오만 믿고 로맨틱 코미디 ‘오싹한 연애’로 2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배우 손예진(29)을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새달 1일 개봉하는 ‘오싹한 연애’는 로맨틱 코미디란 ‘도’에 호러란 ‘토핑’을 얹은 독특한 영화다. 기를 쓰고 쫓아다니는 귀신 때문에 연애는커녕 가족·친구로부터 버림받은 여자 여리(손예진)가 마술사 조구(이민기)를 만나 벌이는 달콤살벌 연애담을 다뤘다. 영화는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이후 2년 만이다. 데뷔 이후 한해도 영화를 거르지 않은 점에 비춰 의외의 행보. 손예진은 “드라마 ‘개인의 취향’을 하고 나서 (강제규 감독의) 영화 ‘마이웨이’를 하기로 했었는데 시나리오가 바뀌면서 아예 빠졌다. 그 무렵 ‘오싹한 연애’를 받았는데 묘하게 새롭고 재밌었다.”면서 “내가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의 좋은 작품들을 했다고 자부하는데 좀 더 업그레이드된 걸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인감독, 게다가 상대배우 캐스팅도 안 된 상태에서 시나리오만 보고 결정했다. 전작 ‘개인의 취향’에서 5세 연하인 이민호에 이어 3세 연하인 이민기와 커플연기를 했다. 영화를 끌고나가는 건 오롯이 그녀의 몫. 손예진은 “그동안 (최민식·배용준·김주혁·김명민·한석규·정우성 등) 선배님들과 호흡을 맞추다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찍었다. 관객 입장에선 검증이 안 된 신인감독이니까 책임감이 더 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 영화에선 처음으로 후배와 호흡 맞춰가며 그래서일까. 언론 시사 전날 1시간밖에 잠을 못 이뤘다. “하하하, 늘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시사회에 가요. 발가벗겨진 채로 도마 위에 놓인 느낌 같다고나 할까요. 기자 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옷이 입혀질 수도 있고, 계속 발가벗겨진 채로 있을 수도 있는 거죠. 다행히 웃을 대목과 무서워할 대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반응이 나온 것 같아요.” 손예진에겐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작업의 정석’ ‘아내가 결혼했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물을 만난 고기처럼 청순미와 섹시한 매력을 발산했기 때문. 물론 그녀가 과감한 연기변신을 시도했던 ‘외출’ ‘무방비도시’ ‘백야행’ 같은 영화의 흥행성적이 좋지 못했던 탓도 있다. “로맨틱 코미디는 두세 작품밖에 안 했는데 그 인상이 강하게 남았나 봐요(웃음). ‘외출’은 치정극도 아니고, 허진호 감독님 특유의 미묘한 감정선이 중요한 영화잖아요. ‘무방비도시’는 손익분기점은 넘었고. ‘백야행’은 워낙 특별하고, 뒤틀린 사랑 얘기여서…. 처음부터 대박과는 거리가 먼 걸 알았지만 선택한 거죠.” 곧 말을 이었다. “내가 새롭고 즐겁지 않으면 관객들이 재밌을 수 없잖아요. 변신을 위해 억지로 꿰맞춘 옷을 입고 싶진 않아요. 하지만 나를 감싼 껍질을 끊임없이 깨뜨리고 싶어요. 장르적으로는 똑같은 멜로, 똑같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해도 그 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야죠.” 손예진은 “두 번의 슬럼프가 있었다.”고도 했다. 2003년 드라마 ‘여름향기’를 끝낸 직후와 2008년 드라마 ‘스포트라이트’를 찍을 때였다. 두 번 모두 쉬어야 할 타이밍이었지만, 작품 욕심에 일을 강행했던 게 패착. 정신적·육체적으로 패닉상태에 이르렀지만, 이겨냈다. # 나를 감싼 껍질을 깨뜨리고 싶었답니다 “결국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힘들긴 하지만 고민하는 시간은 나에게 주어진 몫인 거죠. 그런데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세상이 달라 보여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만큼 ‘연기관’도 달라졌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평생 연기만 하며 살아야 하는 걸까란 회의가 문득 들어요. 뭘 할까 고민하다 음악을 좀 배워 볼까란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이걸 배워서 음악영화에 출연할 때 써먹으면 좋겠구나란 생각으로 연결돼요(웃음). 이 세상에 사는 이상 연기를 하지 않는 나는 재미없을 것 같아요.” 그녀는 또한 “연기를 할 때 철저하게 외롭지만 그 외로움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데 자연인 손예진으로 돌아올 때 느끼는 허탈함은 컨트롤이 안 된다. 나를 알아가는 즐거움과 고통, 욕망, 그 모든 것이 연기의 매력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이혼녀(‘연애시대’), 소매치기(‘무방비도시’), 기자(‘스포트라이트’), 팜므파탈(‘백야행’) 등 폭넓은 스펙트럼의 역할을 소화한 그녀가 도전하고 싶은 역할은 무엇일까. 그녀는 “30대에는 진한 여자들의 우정, 여성 캐릭터의 깊이를 더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델마와 루이스’나 ‘밴디트’ ‘몬스터’ 같은 영화에 끌린다.”고 털어놓았다. # 변신하려고 억지로 꿰맞춘 옷은 싫으니까요 조만간 전혀 다른 옷을 입고 우리 앞에 나타날 모습이 기대된다. 물론 피 흘리고, 재투성이가 된 손예진을 먼저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요즘 생애 첫 번째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타워’현장에서 설경구, 김상경 등과 함께 재투성이에 피범벅으로 촬영 중이다. 배우 손예진의 껍질깨기는 지금도 진행형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美, 화성 생명체 687일간 찾는다

    화성 로봇(무인) 탐사선인 ‘큐리오시티’(호기심)호가 26일(현지시간) 화성을 향해 8개월 10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큐리오시티호를 실은 아틀라스V 로켓을 이날 오전 10시 2분쯤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AP통신, CNN 방송 등이 보도했다. 큐리오시티호는 정상적으로 궤도 진입에 성공하면 3억 5400만 마일(약 5억 7000만 ㎞)을 항해한 뒤 내년 8월 6일쯤 화성 적도 바로 아래 분화구인 게일크레이터에 착륙할 예정이다. 이후 1화성년(687지구일) 동안 표면을 탐사하며 미생물 등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등을 조사하게 된다. ‘꿈의 탐사선’으로 불리는 큐리오시티호는 길이 3m에 너비 2.7m, 무게 약 1t으로 지금까지 만들어진 지구권 바깥 우주 탐사선 중 최대 규모이며 가장 정교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첨단 카메라와 무선 분석장비 등 대량의 과학 장비를 싣고 화성 표면을 돌아다니며 2.1m 길이의 대형 로봇팔을 이용해 다양한 고도에서 암석과 토양 샘플을 채취·분석할 계획이다. 탐사선은 표면 착륙 때 로봇에 매달린 로켓의 추진력으로 고도를 조절하며, 바닥에 닿기 직전에 몸체에서 바퀴 6개와 서스펜션(자동차 등에서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이 튀어나오도록 설계됐다. 공식 명칭이 화성과학실험실(MSL)인 큐리오시티 프로젝트에는 총 25억 달러(약 2조 912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화성탐사선 프로그램의 더그 매쿠이션 책임자는 “큐리오시티는 이전 탐사선에 비해 모든 면에서 3배가 넘는다.”며 “공상과학 소설이 이제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애매~하시죠? 전자책 리더기 뭐가 좋을지… 남들보다 센스있게 고르세요

    애매~하시죠? 전자책 리더기 뭐가 좋을지… 남들보다 센스있게 고르세요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여전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에요. 이번 가을에는 종이책 대신 전자책을 벗 삼아 ‘천고마비’의 계절을 마무리하고 싶은데 어떤 전자책 리더기가 좋을지 참 애매합니다. 요즘 개그 프로그램에서 애매한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해 주는 ‘애정남’(애매한 걸 정해주는 남자) 버전으로 여러분께 꼭 맞는 전자책 기기를 소개해 드리겠어요. 그럼 먼저 전자책이 왜 필요한지 설명드리겠습니다. 첫째로 휴대가 편리해요.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리더기’ 한 대만 있으면 수백~수천권의 책도 담아가지고 다닐 수 있어요. 최근 민음사에서 나온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2만 5000원)는 900쪽이나 됩니다. 어지간한 가방에는 들어가지도 않아요. 이런 책은 전자책으로 보는 게 나아요. 전자책은 인쇄비가 필요없어 가격도 싸요. 서울신문을 비롯한 종합일간지의 구독료는 월 1만 5000원 정도인데요. 삼성전자의 태블릿PC 갤럭시탭에 탑재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 ‘리더스허브’를 통해 구독하면 대부분 신문을 월 4900원이면 볼 수 있어요. 요즘 인기가 높은 ‘나는 꼼수다 뒷담화’(미래를 소유한 사람들)의 경우 종이책은 1만 1500원이지만, ‘교보 e북’ 앱에서는 6900원에 살 수 있습니다. 종이가 필요없어 환경 보호에도 일조해요. 한 연구에 따르면 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는 생애주기(생산부터 폐기까지 모든 단계)동안 약 13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 종이책 한 권이 보통 4㎏ 안팎의 온실가스를 내놓으니까 태블릿으로 전자책을 30권 이상 내려받으면 온실가스 저감에도 기여하게 되죠. 이제 여러분께 어떤 리더기가 적합할지 정해 드리겠어요. 종이책 콘텐츠 이상의 다른 무언가를 원하면 태블릿PC가 제격이에요. 예를 들어 소설을 볼 때 배경이 가을이면 화면에서 낙엽이 하나 둘 떨어지고 벌레 소리가 나요. 화면 속 돛단배 그림에 바람을 불어넣으면 폭풍우가 일어나 배가 심하게 흔들리기도 해요. 한창 상상력을 키워나갈 아이들에게 딱이에요. 애플의 ‘아이패드2’(9.7인치)와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10.1인치)이 선두 주자예요. 최근 미국의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는 두 제품을 나란히 ‘태블릿PC 추천목록(9~12인치)’ 1, 2위에 올려놨어요. 갤럭시탭 10.1은 ‘리더스 허브’가 탑재돼 있어 국내에서 발간된 매체들을 찾아 보는 데 편리해요. 우리나라에서 발간된 책들이나 일간지를 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갤럭시탭이 좋아요. 반면 아이패드는 ‘아이북스’를 통해 어지간한 영문 서적은 모두 내려받아 읽을 수 있는 게 장점입니다. ‘이코노미스트’나 ‘해리포터’ 같은 외국 서적에 좀 더 관심이 있다면 아이패드를 사는 게 나아요. 이 밖에도 삼성의 ‘갤럭시탭’이나 엔스퍼트의 ‘아이덴티티탭 크롬’ 같은 7인치 제품들도 살펴봤어요. 책 자체를 보는 데 문제는 없지만 크기가 작아 30분 이상 책을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에요. 종이책 원형의 느낌을 원하면 e북 전용 리더기를 권해요. 훨씬 얇고 가벼워서 들고 다니기도 좋습니다. 전용 리더기의 ‘E-잉크’가 종이책과 가장 가까운 환경을 제공해 눈도 덜 피곤하고, 백라이트도 필요없어 전력 소모도 거의 없어요. 국내 제품 가운데는 아이리버의 ‘커버스토리’(6인치)가 대표적인데요. 직접 써 보니 실제 종이책을 읽는 듯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느껴집니다. 최근 교보문고에서도 퀄컴의 컬러 종이인 ‘미라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e-리더’(5.7인치)를 내놨어요. 세계 최초의 컬러 e북 리더기입니다. 단순히 전자책이 담고 있는 콘텐츠가 목적이라면 지금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PC로도 충분합니다. 특히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스마트폰들은 고해상도(HD) 콘텐츠 감상을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들이에요. 그래서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어요. LG전자의 ‘옵티머스 LTE’(4.5인치)를 직접 써 보니 LG가 자랑하는 ‘광시야각(IPS) 트루 HD’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작은 글씨도 불편함 없이 볼 수 있었어요. 삼성전자의 ‘갤럭시S2 HD LTE’(4.65인치)에도 세계 최초로 ‘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탑재돼 있어요. 다만 스마트폰이 아무리 커져도 태블릿만해지지는 않아요. 아무리 좋은 디스플레이라고 해도 쉬지 않고 20~30분씩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여요. 국내에 출시될 ‘갤럭시 노트’(5.3인치)에 기대를 걸어 보면 어떨까 해요. PC로도 전자책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자책 대부분이 PC 화면에 최적화돼 있지 않아 매번 글자 크기를 조절해야 하거나 화면을 넘길 때마다 일일이 마우스로 화살표를 눌러줘야 하는 등 불편한 게 많습니다. 권하고 싶지는 않아요.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기자가 직접 활용해 본 기기들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 ▲삼성전자 ‘갤럭시탭’ ▲삼성전자 ‘갤럭시S’ ▲삼성전자 ‘센스 시리즈9’ ▲애플 ‘아이패드2’ ▲엔스퍼트 ‘아이덴티티탭 크롬’ ▲아이리버 ‘커버스토리’ ▲LG전자 ‘옵티머스 LTE’
  • 신경숙 “고되지 않은 삶이 있겠어요? 문학이 삶의 균형 맞춰줬으면”

    신경숙 “고되지 않은 삶이 있겠어요? 문학이 삶의 균형 맞춰줬으면”

    1990년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란 드라마가 있었다. 요즘 여성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답은 ‘도우미 아줌마’다. 남편은 바쁘고, 자식마저 엄마를 귀찮아하면 여성은 도우미 아줌마와 소통하며 위로를 얻는다. 신경숙(48) 작가의 소설집 ‘모르는 여인들’(문학동네 펴냄)에도 이런 세태가 담겨 있다. ‘모르는’에는 작가가 지난 8년간 세 편의 장편소설을 쓰는 동안 “정말 쓰고 싶어서 쓴” 7편의 단편소설을 담았다. 인간 내면의 깊은 심리를 파고들었던 소설은 서사가 풍부해졌다. 초기 단편에 자주 등장하던 말줄임표는 사라졌다. 특히 제일 먼저 실린 ‘세상 끝의 신발’은 6·25 전쟁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수십 년을 압축한 단편이다. 10대 학도병이 등 뒤의 총부리를 피해 도망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눈발 속에 얌전히 놓인 신발 두 짝의 이미지로 마무리된다. 촘촘하면서도 정교한 서사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긴 문체는 국어교과서에 실린 걸작 단편소설을 읽는 것처럼 묵직한 감동을 안겨준다. ●“모르는 것과 교류 폭 넓어져 나이 먹는게 좋아” 지난 23일 서울 평창동의 한 미술관에서 만난 작가는 “같은 시대를 산다는 건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은연 중에 깊은 영향을 끼치면서 사는 것”이라며 “모르는 사람들이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표제작인 ‘모르는 여인들’은 아픈 남편과 아내를 둔 여자와 남자 이야기다. 여자는 첫사랑이었던 남자의 아내가 도우미 아줌마와 주고받은 메모를 읽게 된다. 살림살이에 대한 지시사항과 쇼핑 목록이 담겨 있던 메모는 몇 달 뒤 두 여자의 우정 어린 편지로 바뀐다. “힘이 들면 작품을 쓴다.”고 말하는 작가는 어느새 26년째 소설을 쓰고 있다. 슬럼프가 분명히 있었을 텐데 모르고 지냈다며 글이 잘 안 써지면 이야기의 내면화가 덜 된 상태라고 받아들였단다. 생의 이면에서 빛나는 후광을 발견해내는 것이 문학이고 말을 잘 못해서 글을 쓴다고 말하는 그는 이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표 작가다. 해외 31개국에 판권이 팔린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와 관련한 긴 해외 행사를 최근에서야 마친 작가는 “모국어란 살 냄새와 똑같다. 그걸로 최상의 작품을 쓸 뿐이고 그 다음 일은 여러 가지 상황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책에 실린 또 다른 단편 ‘화분이 있는 마당’은 갑작스러운 남자의 이별 통보에 먹지도 못하고 말도 잃어버린 여자의 이야기다. 여자의 말과 식욕을 되찾아주는 것은 모르는 익명의 존재에서 더 나아간, 실제로 있는지조차도 모르는 유령이다. 유령이 차려준 오이 무름, 가지무침, 백김치, 미역찬국, 애호박새우젓나물 등이 놓인 밥상을 받고 여자는 삶의 한고비를 자연스레 지나간다. ●“모국어란 살냄새… 그걸로 최상의 작품 쓸 뿐” “고되지 않은 삶이 있겠어요? 다들 우울하고 고독하고 거기다 땅에 발을 딛고 있지 않은 삶 쪽으로 나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소통이 필요한 때죠. 너무 ‘인간’과는 반대되는 쪽으로 치우친 삶의 균형을 맞추는 데 문학이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모르는 여인들’에는 ‘서른이 되기 전에 나는 서른이 지난 사람들은 무슨 재미로 살까? 생각했다’는 문구가 나온다. 그리고 조물주가 인간에겐 생명을 삼십 년만 주었는데 너무 짧다고 슬퍼하자 할 수 없이 짐승들의 생명을 덜어와 보태주었다는 내용이 있다. 그러니깐 서른 이후의 인간의 나이에는 소가 내놓은 십 년, 돼지가 내놓은 오 년 등이 뒤따라 다니는 것이란 이야기다. 신 작가는 “지금은 나이 먹는 게 좋다. 모르는 것과 교류하는 게 더 넓어지고 겁내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자연스럽게 나이 먹는다는 건 모르는 것을 받아들인 폭이 넓어진다는 이야기”라고 나이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밝혔다. 26년간 문학의 본령을 지키며 자기만의 언어의 세계를 더 확장시키고 성숙시켜온 작가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은 분명 복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밝힌 ‘웃음의 미스터리’

    ‘우리는 왜 웃는가’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을 할 수 있을까. 아니 어떤 답이 나올까. 그 답에 따라 사람들은 또 웃고말 것이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편씩 절묘한 유머와 조크를 접한다. 기승전결 등 완벽한 작품(?)이지만 도대체 누가 만들었는지 작가는 없다. 그렇다면 여기 잠시 주목해보자. ‘…그래서 그는 문장을 읽고 웃음을 터뜨리더니 그대로 죽고 말았습니다. 올림피아의 넓은 객석을 메운 관객들은 즉시 전율에 휩싸였다. 다음 순간 모두가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개미’로 유명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장편 소설 ‘웃음’(열린책들 펴냄)에 나오는 첫 대목이다. 얼핏 보더라도 범죄 스릴러, 역사 패러디, 유머집의 속성을 혼합적으로 갖고 있음을 연상시킨다. ‘웃음’의 중심 소재는 유머의 생산과 유통이다. 하지만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미스터리 기법을 바탕에 깔면서 작품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농담을 지향하듯 발랄하고 유쾌하게 달려나간다. 그래서 ‘미스터리한 웃음 소설’이다. 베르베르의 특유한 상상력을 한껏 드러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일상 속에서 접하는 우스갯소리들이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일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어느 날 프랑스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코미디언 다리우스가 분장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다. 분장실 문은 안으로 잠겼고 외부의 침입 흔적은 전혀 없다. 유일한 단서는 다리우스가 사망하기 전 폭소를 터뜨렸다는 것뿐이다. 경찰은 과로로 인한 돌연사로 결론을 짓고 수사를 마무리한다. 하지만 죽음 뒤에 놓인 의문을 추적하는 두 사람이 있다. 민완 여기자와 전직 과학전문 기자는 갖가지 모험과 위기를 헤쳐가며 코미디언 다리우스의 실체, 웃음 산업과 유머를 둘러싼 음모, 그리고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거대한 비밀조직에 들어간다. 결국 이들은 다리우스가 치명적인 조크로 웃음을 멈출 수 없어 죽음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밝혀낸다. 이 작품은 세 겹의 구성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들이 액션이 중심되는 스토리 라인, 웃음을 유발하는 조크들, ‘유머역사 대전’이라는 가상의 텍스트. 특히 유머 기사단은 프리메이슨과 성전 기사단을 방불케 하는 비밀결사로 등장해 더욱 흥미를 끈다. 결국 이 책은 ‘인간은 왜 웃는가’에 대한 물음에 우회적으로 답을 내놓는다. 이 작품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작가가 독자들의 의견을 실시간 반영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베르베르는 1991년 120여차례의 개작을 거친 ‘개미’를 출간, 놀라운 과학적 상상력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명성을 얻었다. 한국에도 수차례 내한했다.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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