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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대한민국인터넷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 대한민국인터넷대상 국무총리상 수상

    웹소설 연재 플랫폼 문피아가 지난 1일 열린 ‘제10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에서 비즈니스 부문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주관하는 ‘2015 제10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은 국내 인터넷 산업과 사회발전에 기여한 단체 및 개인에게 수여하는 정부시상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국무총리상을 받은 문피아는 양질의 웹소설을 제공하는 연재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콘텐츠 유통 및 웹소설 시장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웹소설에 ‘편당과금제’를 도입한 문피아는 콘텐츠 공급자인 작가에게 정당한 수익이 돌아갈 수 있는 시장을 구축했고, 작가가 콘텐츠의 양이 아닌 작품의 퀄리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였다. 높아진 퀄리티는 양질의 작품을 원하는 구매층을 문피아로 끌어들이게 되면서 ‘선순환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또한 문피아가 주최한 ‘대한민국 웹소설 공모대전’ 등을 통해 ‘신인 작가의 등용문’의 역할도 주목의 대상이었다. 거기에 누구나 웹소설을 연재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 운영 원칙은 다양한 작품이 배출될 수 있게 한 큰 원동력이 되었다. 더불어 신인 작가를 조건 없이 후원하는 ‘작가 지원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등 작가들이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월 매출 천만 원 이상의 작가를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다. 현재 14,000명의 작가와 40만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문피아는, 지난 2013년 8월 유료화 전환 이후 매월 평균 10% 이상의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미 지난 11월, 2015년 누적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며 2년 연속 3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김환철 대표는 “현재 ‘웹소설’이라 불리고 있는 장르문학 분야는 늘 소외된 곳이었다. 하지만 웹소설 콘텐츠의 가능성은 무한하며, 한국의 해리포터가 문피아에서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작가들이 문피아에서 좋은 작품을 창작해낼 수 있기 바란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말에 뭐하지? 고민된다면

    추운 겨울날에 따듯한 감성을 띄울 다양한 문화예술행사가 12월 한 달 동안 서울 강서구 곳곳에서 열린다. 구는 오는 4~6일 내발산동 구민회관 우장홀에서 강서구립극단 ‘비상’의 기획공연 ‘레미제라블’을 올린다고 1일 밝혔다. 장발장 이야기로 친숙한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번역가이자 배우인 조상구가 신부로 특별출연하고 ‘비상’의 김성택 예술감독이 장발장을 연기한다. 18일에는 우장홀에서 한 해의 행복한 마무리를 기원하는 ‘송년음악회’를 연다. 가수 유열·정수라·은가은, 성악가 김동규, 클래식 남성중창단 ‘컨템포디보’가 출연해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 사색과 함께 차분한 연말을 보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우장산동 강서문화원에서 미술 전시회도 마련했다. 14일까지 ‘강서미술협회전’을 진행하고 21~28일에는 ‘강서사진작가회전’을 이어간다.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해 온 강서미술협회와 강서사진작가회 소속 회원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가양동 겸재정선미술관에서는 23일부터 한 달간 ‘유수작가 초청전 할아텍 단체그룹전시’를 운영한다. 태백과 철암 등 문화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예술활동을 펼치는 조형예술단체 할아텍의 실험적인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레미제라블’의 입장료는 5000원이다. 구민, 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은 2000원으로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송년음악회와 전시회 입장료는 무료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영화 多樂房] 스윗 프랑세즈

    [영화 多樂房] 스윗 프랑세즈

    ‘스윗 프랑세즈’는 생각보다 복잡한 영화다. 플롯은 어렵지 않지만 영화관을 나올 때 다시 한 번 결말부터 거슬러 올라가며 의미를 재구성하고 곱씹게 만든다. 상투적인 멜로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른 점이다. 그것은 상당 부분 캐릭터의 복합성에 기인하는데, 이들은 전쟁이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경제적 위계질서와 세대, 성별, 인종 그리고 국적에 따라 다른 그룹으로 헤쳐 모이기를 반복한다. 표면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적군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한 여인의 숙명이란 그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의 불안정한 삶과 역동적인 상호작용 중 일부일 뿐이다. 주인공들의 위험천만한 로맨스와 더불어 주변인들의 캐릭터와 갈등 관계가 1940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 뷔시의 경직된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하며 무게중심을 잡는다. 영화는 각각 남편과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후 함께 살고 있는 루실과 시어머니의 생활을 보여 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폭격 중에도 소작농들의 임대료를 받으러 다니는 냉정한 성격의 시어머니는 소작농들과도, 루실과도 갈등 관계에 놓여 있다. 그러나 독일군이 뷔시의 가정집에 주둔하게 되자 그 갈등은 독일군과 마을 사람들, 특히 여성들과의 관계로 옮겨간다. 여기서 뷔시는 터질 듯한 긴장감으로 휩싸인, 또 하나의 전쟁터와도 같은 공간으로 묘사된다. 위압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독일군들과 민간인들은 외양적 대비만으로도 프레임 안에서 물과 기름처럼 나뉜다. 루실 또한 자신의 집에 머물게 된 독일장교 ‘브루노’를 극도로 경계하지만, 매일 피아노로 자작곡을 연주하는 이 점잖은 군인에게 점점 끌리게 되고, 이제 갈등은 용납될 수 없는 로맨스의 안과 밖으로 전이된다. 루실과 브루노는 외적 갈등과 내적 갈등 속에서 미칠 듯이 방황하며 현명한 결단을 요구받는다. 결국, 영화는 공적 이데올로기와 사적 감정 사이에 ‘정의’의 문제를 살짝 끼워 넣음으로써 두 사람의 결정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모습을 바꾸며 지속되던 갈등이 해결되는 마지막 장면은 진한 감동을 남긴다. ‘카사블랑카’를 잠시 떠올리게 하는, 멋진 결말이다. ‘스윗 프랑세즈’라는 동명 소설의 원작자가 실제로 독일군의 프랑스 점령을 경험했던 이렌 네미로프스키라는 점은 흥미롭다. 콘텍스트적인 요소일 뿐이지만 이것은 영화를 보면서 들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의문, 과연 적군을 사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답을 내놓는다. 현실을 결코 미화시킬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 있었던 작가가 당당하게 사랑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영화의 리얼리티란 다양한 방식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그러나 어떤 이유에서든 네미로프스키의 원고가 60년 동안이나 출판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은 공개하기 껄끄러웠던 은밀한 사랑이 오랜 세월 후에야 조심스럽게 들춰진 것 같은, 하나의 징후처럼 보인다. 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긴 침묵 끝에 고개 숙인 ‘표절 킬러’

    긴 침묵 끝에 고개 숙인 ‘표절 킬러’

    소설가 신경숙(오른쪽)의 남편이자 시인 겸 문학평론가인 남진우(왼쪽·55) 명지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아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이달 출간된 월간 ‘현대시학’ 11월호와 ‘21세기문학’ 겨울호에서 표절 논란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지난 6월 표절 논란이 제기된 이후 공식 사과한 건 처음이다. 다른 문인의 표절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으며 ‘표절 킬러’로 불렸던 그가 부인의 표절 논란에 대해선 오래도록 침묵해 비난을 받아 왔다. 남 교수는 조만간 나올 ‘현대시학’ 12월호 권두시론 ‘표절의 제국-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문학 매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 온 사람의 하나로서, 주위의 모든 분들께 그들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 싶다”며 “신경숙을 비롯해 여러 작가의 표절 혐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해당 작가를 위해서나 전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자성했다. 그는 “나를 포함해 그동안 한국 문학의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일해 온 많은 사람이 오만했던 게 틀림없다”며 “그들은 문학 권력이라는 말을 거부했지만 실은 권력의 은밀한 단맛에 길들여져 있었고, 살펴야 할 일을 등한히 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그냥 미뤘다”고도 했다. 남 교수는 1992년 이인화의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의 표절 사태 여파로 계간 ‘문학동네’가 창간된 사실을 되짚으며 “(표절 사안에) 사과를 해야 한다면 마땅히 창간 때부터 ‘문학동네’의 문학 담론을 주도해 온 원년 멤버 중의 하나가 해야 한다. 늦었지만 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남진우, 류보선, 서영채, 신수정, 이문재, 황종연 등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들은 이번 겨울호를 마지막으로 퇴진한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내로부터 비롯된 표절 논란이 한국문학이 거듭나는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도 피력했다. 남 교수는 “진화의 도상에 있는 한국문학에 이 사태가 재앙만이 아닌 새로운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파탄의 독기 끌어올려 담아”

    “파탄의 독기 끌어올려 담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설이 나왔다. 소설가 장강명(40)의 여섯 번째 장편소설 ‘댓글부대’(은행나무)다. 작가는 “그동안 쓴 소설 중 가장 빠르고 가장 독하다”고 소개했다. ‘댓글부대’는 2012년 대선 이후 진보적인 인터넷 사이트에 잠입해 악의적인 댓글을 달면서 여론을 조작하고 해당 사이트를 무력화하려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가는 합리적으로 안전하게 설계됐다고 믿었던 인터넷 공간이 실은 기둥 몇 개만 부러뜨리면 금방 무너질 수 있는 허약한 구조물이라는 것, 힘을 가진 개인이나 조직이 불순한 의도로 ‘작전’을 편다면 누구라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이 작품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소설은 인터넷 여론조작업체 팀-알렙의 멤버 찻탓캇이 진보 성향 일간지 K신문 기자에게 자신들이 해온 조작 사실을 폭로하는 인터뷰 형식과 팀-알렙이 실제 현실에서 벌이는 일들이 교차되면서 전개된다. 팀-알렙의 멤버인 삼궁, 01사(査)01, 찻탓갓 세 명은 이십 대 청년들로 모두 일베 ‘죽돌이’다. 출판사 측은 “‘댓글부대’가 단지 여론조작을 꾀하는 권력과 보수 세력의 문제를 지적하는 소설만은 아니다. 팀-알렙이 진보 사이트의 폐쇄성을 역이용해 사이트를 붕괴시키는 부분에 이르면 진보 진영의 모순에 대한 비판으로도 읽힌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이 소설은 전적으로 허구다. 간혹 현실에 실제로 있는 인물이나 단체, 인터넷사이트의 이름이 등장하지만 그 묘사는 모두 지어낸 것이다. 이 소설에 나오는 어떤 견해도 찬성하지 않고 어떤 인물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원고지 800매 남짓의 길지 않은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자행됐고 지금도 자행되고 있을지도 모를 ‘댓글부대’에 대한 충격과 분노를 문장으로 온전히 담아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작가는 “쓰는 동안 줄곧 파탄의 상태로 나를 몰았다. 나는 평상시에는 마음이 꽤 안정된 사람인데, ‘댓글부대’를 쓰면서는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받은 충격을 그대로 글에 옮기고 싶었다. 그런 독기 없이 이 소설을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댓글부대’는 지난 3월 ‘제3회 제주4·3평화문학상’을 받으며 출간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인 문학평론가 염무웅, 소설가 현기영·이경자는 “해박한 지식과 풍부한 상상력으로 대중조작을 하고 있는 정치적 암흑세력을 현실적으로 그려 우리에게 그런 정치적으로 교활하고 사악한 음모가 앞으로도 행해질 것이라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씨줄날줄] 복면 시비/황수정 논설위원

    소설 ‘자기 앞의 생’으로 잘 알려진 에밀 아자르는 시공을 넘어 회자되는 프랑스의 거물 작가다. 한 사람이 중복 수상할 수 없는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두 번이나 받았다. ‘자기 앞의 생’으로 공쿠르상을 받기 전에 ‘하늘의 뿌리’라는 작품으로 그 상을 받았다. 그때의 필명은 로맹 가리. 본명인 로만 카체브 대신 여러 필명으로 작품을 내놓았다. 그가 필명을 바꾸는 이중의 삶을 선택했던 이유는 하나. 어떠한 편견도 없이 선명하게 ‘자기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서였다. 공쿠르상을 처음 받은 뒤 로맹 가리라는 유명세에 달라붙는 허구의 이미지들을 견딜 수 없었다. 펜에 ‘복면’을 씌웠던 그의 실험은 유효했다. 로맹 가리를 퇴물 취급하던 프랑스 문단은 에밀 아자르를 혜성 같은 천재 작가라고 극찬했다. 작가가 권총 자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세상 사람들은 그 실험에 감쪽같이 속았다. ‘패완얼’(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란 말이 인터넷을 달군 적이 있다. 누가 어떤 옷을 입더라도 마침표를 찍는 관건은 얼굴이라는, 외모 지상주의 결정체의 유행어다. 세계적 디자이너들은 요즘 이런 대중적 취향을 역공하는 무대를 자주 만드는 모양이다. 겐조, 웅가로, 랑방, 콤데가르송 등 패션 거장의 브랜드들이 ‘패완얼’의 편견을 깨보려 획기적 발상을 한다는 외신이 들린다. 톱스타를 쓰는 대신 모델에게 복면을 씌워 런웨이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오로지 작품에만 주목하게 하여 객관적인 성적표를 받아 보고 싶은 욕망은 예술가의 본령이다. 현대사회에서는 대중 환상의 거품을 십분 활용해야 헤게모니를 쥘 수 있다. 어느 분야에서건 통하는 공식이다. 그런 일반 논리를 애써 거슬러 보는 작업에 호기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멀리 눈 돌릴 필요가 없다. 우리 곁에는 TV의 인기 가요 프로그램 ‘복면가왕’이 있다. 아이돌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던 얼굴, 외모가 많이 기우는(?) 예능인이 우승자로 복면을 벗는 순간은 모두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다. 인기, 외모, 나이 같은 ‘반칙’ 없이 계급장을 뗀 ‘정의’에 박수를 보내는 드문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 카타르시스의 인기 프로그램이 난데없는 수난을 당하고 있다. 한창 논란을 빚고 있는 복면시위금지법이 엉뚱하게 불똥을 튀겼다. 인터넷은 “복면가왕도 폐지?” 운운하는 네티즌들의 비아냥과 설왕설래로 나날이 뜨겁다. 스파이더맨, 배트맨, 로보캅 같은 할리우드 가면 캐릭터들이 복면금지법에 쌍수 들고 반대한다는 우스개도 온라인 공간에서 넘쳐난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복면시위 금지를 풍자하는 그라피티가 선보이고 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벗기려는 쪽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려는 쪽. 유의미한 메타포 한 줄 없이 성토와 조롱으로 일관하는 시비가 시시각각 공허하게 울린다. 이야말로 피로사회다. 황수정 논설위원 sjh@seoul.co.kr
  • [아이 좋아~ 남다른 자치구 체험 학습장] 온 마을이 방과후 학교

    [아이 좋아~ 남다른 자치구 체험 학습장] 온 마을이 방과후 학교

    과학 탐험대, 동네 옛이야기 등 관악구의 독특한 방과후 사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좋은 기회가 마련된다. 구는 오는 5일 낙성대동 싱글벙글 교육센터에서 방과후 사업의 성과를 함께하는 ‘2015 관악 방과후 마을학교 한마당’을 연다고 30일 밝혔다. 구와 동작관악교육지원청 등이 지역 간 교육격차를 줄이고자 1년간 협력한 ‘토닥토닥 방과후 마을학교’ 사업의 성과물을 공유하는 자리다. 또 학생들이 배운 것을 보여 주는 전시회와 공연 등이 펼쳐지며 북아트,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행사도 마련됐다. 1년 동안 진행된 마을학교는 29개 교육단체와 강사, 학교가 힘을 모아 지역 학생들을 위해 운영했다. 관악 과학 탐험대와 관악구 청소년 마을미디어 학교, 세계시민교육, 내 손으로 만져보는 도자기, 우리가 만드는 아름다운 학교 벽화, 우리동네 숨은 옛이야기, 고전소설 속에 살아 숨 쉬는 우리역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학생들이 현재 살고 있는 관악구뿐만 아니라 벽화, 소품, 도자기, 마을언론 등 마을에 대해 알고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정이었다. 구는 서울형 혁신교육지구로 지정된 이후 ‘방과후 마을학교’ 외에도 ‘꿈 실은 책마을’, ‘청소년 자치활동 지원’, ‘마을 인문학 학당’ 등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종필 구청장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란 말이 있다”면서 “가정과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가 나서서 공교육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승정원일기 등 한글화 50년… 오늘 한국고전번역 기념식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등 한국 고전이 번역된 지 올해로 50년이 됐다. 소설가 박종화, 시조시인 이은상, 한글학자 최현배 등 국학계 원로 10명이 1965년 11월 민간단체 민족문화추진회(민추)를 설립하면서 고전 번역의 첫 삽을 떴고, 2007년 정부 출연기관으로 세워진 한국고전번역원이 민추가 하던 작업을 이어받아 50년의 역사가 쌓였다. 민추와 한국고전번역원이 그동안 한글로 옮긴 문집과 기록물은 지난해 말 기준 215종, 1927책에 이른다. 올해엔 정조대 ‘일성록’ 번역 작업을 16년 만에 마쳤고 윤선도 문집인 ‘고산유고’를 처음으로 완역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한국고전번역 50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기념식에선 원로 한학자인 정태현 한국고전번역원 명예교수와 이계황 전통문화연구회장이 공로패를 받고 조순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념 강연을 한다. 새달 4일에는 고전 번역 50년과 정조대 ‘일성록’ 완역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다. 조광 고려대 명예교수, 오수창 서울대 교수, 오항녕 전주대 교수, 김옥경 한국고전번역원 일성록번역팀장이 각각 강연과 발표를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알 듯 말 듯 ‘애돌애돌’ 했던… 최고령 소설가의 작품 다시 읽기

    알 듯 말 듯 ‘애돌애돌’ 했던… 최고령 소설가의 작품 다시 읽기

    현존 소설가 중 최고령인 최일남(83) 작가의 작품 속 어휘를 정리한 ‘최일남 소설어 사전’(조율)이 나왔다. 여러 작가의 소설어 사전을 내며 소설 속 우리말의 외연을 넓혀 온 문학평론가 민충환(70) 전 부천대 교수가 엮었다. 민 전 교수는 “언젠가 ‘문학 작품 속 난해한 어휘의 뜻을 필자에게 직접 물어 확인, 정리해 둬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 책은 내가 작업한 것이 아니라 최 작가의 증언을 직접 채록한 기록물”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경기 부천시 중동역 인근 고서점에서 최 작가의 단편집 ‘누님의 겨울’을 발견했다. 예전에 감명 깊게 읽은 그 책이 여느 책과 섞여 허드레 취급을 받는 게 마치 자신이 모욕받는 것 같았다고 한다. 최 작가에 대한 연민의 정이 솟아 지난해 한 해 동안 그의 소설 166편을 모두 찾아 읽었다. 작품을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간혹 흰쌀에 뉘 섞이듯 뜻을 알 수 없는 말들이 독서에 적잖은 장애가 됐다. 민 전 교수는 “사전에 나오지 않는 말들의 뜻을 알기 위해 부득불 작가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 했다”며 “내 물음에 금실로 한 땀 한 땀 뜬 듯한 작가의 정성 어린 답변이 혼자만 보고 우물쩍하기에는 너무 귀한 것이라 여겨져 책을 엮게 됐다”고 말했다. 책에는 구수한 방언, 일부 지역에서만 쓰는 지역어, 속담, 관용구 등 최 작가의 작품에 나오는 어휘의 뜻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3200여개의 예문도 달려 있다. 쑤싯돈(매우 적은 돈), 콩알콩알하다(불만을 자주 입 밖에 내다), 빗감도 앓는다(얼씬도 하지 않는다), 애돌애돌(매우 속상한 모양을 이르는 말), 되민증(시골 사람을 이르는 말), 다모토리(소주를 큰 잔으로 마시는 일 또는 그 술을 파는 선술집) 등 민 전 교수의 말처럼 작가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그 뜻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어휘도 수두룩하다. 최 작가도 어휘 뜻풀이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 손으로 쓴 글자의 맞춤한 해석이 녹록하지 않았다. 내 고장 특유의 방언과 말끝마다 곁들이기 쉬운 속담이나 관용어가 이렇게도 많고 꽤 까다로울까 싶었다. 평생토록 끼고 산, 먼지 낀 내 언어의 재고 관리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회고했다. 민 전 교수는 벽초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을 때 작품에 나오는 ‘콩을 심으며 가다’가 무슨 뜻인지 몰라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했다. 이곳저곳에 자문한 끝에 ‘다리를 절름거리며 걸어가다’라는 뜻이라는 걸 알게 된 뒤 작품 속 난해한 어휘는 작가 생존 시 규명해 놔야 한다는 자각이 들었다. 그 후 이문구, 송기숙, 박완서, 오영수 등 작가들의 소설어 사전을 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와우! 과학] “못합니다!”…인간 명령 ‘거절’하는 인공지능 개발

    [와우! 과학] “못합니다!”…인간 명령 ‘거절’하는 인공지능 개발

    인공지능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상황은 SF 영화나 소설 등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그런데 실제로 인간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터프츠대학교 연구원 고든 브릭스와 마사이어스 슈츠 박사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진보협회(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명령을 거절하는 로봇 샤퍼와 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샤퍼와 뎀스터는 일반적인 인공지능 로봇들과 마찬가지로 ‘일어서’ , ‘앉아’ 등 인간의 음성 명령을 따라 동작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들이 다른 로봇과 다른 점은 자신에게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 종류의 명령은 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은 개발자들이 공개한 시연 영상에 잘 드러나 있다. 영상에서 개발자가 로봇을 탁자위에 올려놓은 뒤, 탁자 끝으로 걸어가라고 명령해 떨어질 것을 유도하자 로봇은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를 정중히 거절한다. 한 번 더 명령을 내리자 로봇은 “하지만 (그 명령은) 위험합니다”고 대답한다. 이에 개발자가 “(떨어지면) 내가 너를 잡아주겠다”고 말한 뒤에야 로봇은 명령을 수행한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목표는 다양한 이유로 타인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행동양식을 모방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주변 환경을 관찰해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을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로봇의 인공지능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로봇들은 비록 매우 정중한 태도로 거절의 의사를 밝히도록 설계돼있기는 하나, ‘자체적 판단’에 의해서 인간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일부 유명 석학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도리어 인간을 위협하고 억압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그 동안 수차례 경고해왔다. 지난 7월 27일에는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스티브 워즈니악을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 1000여명이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목표물을 판별해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개발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터프츠대학교 HRI 연구소/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영화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 드레스 18억원 낙찰

    영화 ‘오즈의 마법사’ 도로시 드레스 18억원 낙찰

    할리우드 영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주인공 도로시 역을 맡았던 여배우 주디 갈랜드(1922~1969)가 촬영 당시 입었던 ‘도로시 드레스’가 경매에 나와 우리 돈으로 18억 원이 넘는 거액에 팔렸다. AFP통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본햄스 경매에 출품된 ‘도로시 드레스’가 전화 입찰자 3인의 열띤 경쟁 끝에 예상가를 훌쩍 뛰어넘는 156만 달러(약 18억 원)에 낙찰됐다. 경매주관사인 본햄스 캐서린 윌리엄슨 이사는 “도로시 드레스는 완벽한 상태로 남아있는 것이 단 두 점 밖에 없는데 이번에 낙찰된 것이 바로 그 중 하나”라고 가치를 설명했다. 또 이날 경매에서 두 번째 큰 낙찰가를 기록한 경매품은 여배우 마릴린 먼로가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Gentlemen Prefer Blondes)에서 입었던 드레스로, 42만5000달러(약 4억 9000만 원)에 팔렸다. 이 밖에도 영국 동화작가 로알드 달의 아동 소설을 영화화한 ‘초콜릿 천국’(Willy Wonka and the Chocolate Factory)에 등장하는 ‘황금 티켓’이 3만5000달러(약 4000만 원)에 낙찰됐다. 한편 이번 경매는 본햄스가 미국 영화채널 TCM(터너 클래식 무 비스)과 공동 주최한 것으로 할리우드 영화와 관련된 경매품이 400점이나 나왔으며 총 경매수익은 400만 달러(약 46억 원)를 넘어섰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뉴스 플러스] ‘횡령 폭로’ 공지영 명예훼손 피소

    소설가 공지영(52)씨가 전직 신부가 모금한 돈을 다른 곳에 썼다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전직 신부 김모(48)씨가 자신에 대한 횡령 의혹을 SNS에 올린 혐의로 공씨를 고소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27일 밝혔다. 경찰은 공씨가 지난 7월 마산교구 소속이던 김씨가 모은 성금을 개인 용도로 썼다는 내용을 SNS에 올렸다고 전했다.
  • 원하고 원망해 온 아버지 극복하기

    원하고 원망해 온 아버지 극복하기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오카다 다카시 지음/박정임 옮김/이숲/248쪽/1만 5000원 문학작품 속 아버지는 부재(不在)한 존재거나 극복의 대상으로 종종 묘사된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서정주의 시 ‘자화상’)나 ‘내겐 아버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 없다는 것뿐이다. 아버지는 계속 뛰고 계신다’(김애란의 소설 ‘달려라 아비’)처럼.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가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던진 충격적인 대사는 “내가 너의 아버지다”였다. 부재하다 못해 맞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버지임은 더 거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실제로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런 질문 또한 가능하다. 이 책이 글머리에서 던지는 ‘과연 아버지는 필요한가?’라는 도발적이면서도 근본적인 물음 말이다. 현실 속 아버지는 불쌍하기 짝이 없는 무기력한 존재다. 농경 사회 문화에서는 한 가족의 지도자이자 교육자이며 경외의 대상인 절대적 존재였다. 그러나 산업화 사회로 접어들며 아버지의 위상은 한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가족공동체의 지도자였던 아버지는 공장과 기업의 노동자로 전락했고, 자식 교육의 주체에서 밀려나 돈을 벌어와 학원비를 대주는 기능적 역할로 바뀌게 됐다. 그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아버지의 존재가 너무도 절대적이어서 자식들에게 성장 과정에서 정서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의 막내딸 안나는 아버지의 조수이자 정신분석학 연구의 후계자였다. 그는 위대한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깊은 나머지 다른 남자에게는 평생 눈길 한번 제대로 주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다. 절대적인 존재로서 아버지에게 집착한 탓이다. 또한 영국의 전 총리 마거릿 대처(1925~2013)는 ‘나의 모든 것은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았다’고 고백했을 정도로 자신과 아버지를 동일시했다. 아버지의 관심사와 가치관을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흡수하며 자란 것 자체가 아버지 콤플렉스의 발현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뇌과학자인 저자는 이를 치유가 필요한 질환으로 규정하고 제대로 치유하지 못할 경우 결국 아무와도 안정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된다고 진단한다. 정서적 유대감과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옥시토신이 더 많이 분비되느냐, 아니면 규율과 지배, 힘 등 남성적 능력을 담당하는 바소프레신이 풍부하냐에 따라 두 가지 양상이 극단적으로 나뉜다는 얘기다.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서, 또 좀 더 합리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자식들도, 아버지들도 모두 읽어 볼 만하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똑소리 나는 김장법] (중)김치의 필수재료 젓갈

    [똑소리 나는 김장법] (중)김치의 필수재료 젓갈

    젓갈은 오래된 음식이다. 첫 기록은 ‘삼국사기’의 신문왕조에 나온다. 신라 신문왕이 왕비 김씨를 맞이할 때의 폐백 품목에 쌀·술·기름·꿀·장·메주·포와 함께 젓갈(?:해)이 들어 있다. 한나라 무제가 동이족을 쫓아서 산둥 반도에 이르렀을 때 좋은 냄새가 나서 찾아보게 하니 물고기를 소금에 절인 것이 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젓갈은 김장김치의 필수재료다. 김치에 젓갈을 넣는 것은 지역과 가정마다 각기 다르지만, 젓갈 선택은 김장철 주부들의 가장 큰 고민이다. 어떤 젓갈을 어찌 사용할까. 새우젓은 깔끔하고 시원한 맛, 까나리나 멸치액젓은 향은 강하지만 혀에 착 감기는 맛으로 식욕을 돋게 한다. 새우젓, 멸치젓, 생새우, 조기 등 다양한 해산물을 이용한 젓갈 3가지 이상을 섞어 사용하는 예도 흔하다. 통상 배추김치에는 새우젓, 황석어젓, 갈치속젓을 넣고 총각김치와 파김치에는 멸치젓을 사용한다. 서울과 경기도는 새우젓을 많이 넣지만 충청도는 황석어젓을 선호한다. 경상도와 전라도는 멸치액젓을 많이 넣는다. 김장용 젓갈은 담는 시기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새우젓은 음력 5월에 담근 것을 오젓, 6월에 담그면 육젓, 삼복 이후에 담그면 추젓이라 한다. 겨울철에 담근 것은 백하젓이다. 이 가운데 육젓이 으뜸이다. 육젓은 새우의 살이 통통히 올랐을 때 잡아 맛이 가장 좋다. 멸치젓은 남해 추자도 근해에서 잡은 추자젓이 최상품 대접을 받는다. 나이 든 어른들이나 좋아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짭짤하고 감칠맛 나는 저장 음식인 젓갈의 맛을 아는 젊은층도 갈수록 늘고 있다. 젓갈로 유명한 전남 신안군, 전북 부안군, 충남 논산시에 있는 젓갈 시장은 관광단지가 조성될 만큼 주부들의 발길로 북적된다. ●국내 최대 젓새우 생산지 신안군 전남 신안군은 전국 최대의 젓새우 생산지로 유명하다. 다양한 어종이 생산되는 수산물 생산의 중심지로 젓새우와 병어, 민어, 김 등은 이미 전국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신안 젓새우는 전국 생산량의 85% 이상을 생산해 전국으로 유통한다. 신안군에서는 187어가가 젓새우를 포함한 병어, 민어 등을 조업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1만 2000t의 젓새우를 어획, 250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군은 젓갈 생산지로서의 명성과 관광명소가 될 목적으로 지난 9월 신안 젓갈타운을 조성하기도 했다. 106억원이 투입된 젓갈타운은 젓갈 등 수산물판매장 20곳과 젓갈 저장 및 숙성을 위한 저온저장시설 1곳, 전시·홍보관 1곳 등이 갖춰져 있다. 젓갈타운은 생산설비뿐 아니라 저장과 숙성, 제조과정에 대한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한 기반시설이다. 먹을거리와 볼거리·즐길거리가 한데 어우러진 공간을 지닌 관광지다. 신안군 임자도를 중심으로 새우젓 어장이 형성돼 있다. 새우젓을 담아놓으면 새우 색깔이 하얗다고 해서 백하라고도 불린다. 가을이 되면 깊은 바다로 이동하고 봄이 되면 다시 얕은 바다로 돌아오는 회유 습성이 있고, 주로 물고기를 비롯한 다른 해양생물의 주요 먹이다. 최상품은 오젓과 육젓으로 한 드럼당 1000만원까지 한다. 오젓과 육젓이 좋은 이유는 겨울을 난 후 음력 5~6월 산란 직전에 알이 꽉 찬 젓새우로 담그기 때문이다. 이 시기 새우는 다른 때보다 크고 살이 통통해 맛도 고소하다. 특히 오염 없는 청정해역에서 어획해 선상에서 바로 미네랄이 풍부한 신안 갯벌서 난 천일염을 이용, 새우젓을 만들고 있다. 10~20도의 서늘한 곳에서 2~3개월 정도 잘 숙성시켜 시중에 새우젓으로 나온다. 신안게르만염 젓갈타운(061-275-4905). ●전북 부안 곰소젓갈 서해안을 낀 전북은 바다가 있는 군산, 김제, 부안, 고창 지역에서 모두 젓갈을 생산한다. 이 중 부안 곰소젓갈이 가장 규모가 크고 맛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안군 진서면 곰소 지역은 변산반도 남단에 곰소항이 있어 연중 신선한 해산물과 건어물, 젓갈이 풍성하다. 곰소젓갈은 일제강점기 때 곰소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으로 젓갈을 담그면서 시작됐다. 조선시대 해군의 요충지였던 곰소항은 1980년대부터 전북을 대표하는 젓갈시장으로 발달했다. 곰소젓갈은 곰소염전에서 생산돼 1년 이상 저장, 간수를 완전히 뺀 천일염과 부안 칠산어장에서 잡힌 싱싱한 어패류로 만들어 쓴맛이 없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변산반도의 자연바람과 서해 낙조에 의해 오래 숙성돼 맛과 향이 뛰어나다. 곰소젓갈마을에는 80여개 젓갈 제조 및 판매업소들이 성업 중이다. 일반 젓갈은 새우젓, 멸치젓, 갈치젓, 밴댕이젓, 꼴뚜기젓, 황석어젓, 바지락젓 등이다. 김장철에 많이 사용하는 액젓은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갈치액젓, 갈치속액젓 등이다. 이 밖에 양념젓갈로 명란, 창란, 오징어, 꼴뚜기, 바지락, 어리굴젓, 아가미젓, 갈치속젓 등을 생산해 전국에 유통하고 있다. 특히 액젓은 타 지방 젓갈 생산업체들이 영세한 시설로 무허가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 데 비해 곰소액젓은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정식 허가를 받은 업소들이 생산하고 있어 믿고 구입할 수 있다. 홍종철 곰소젓갈단지협회장은 “매년 10월 곰소젓갈마을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면서 “곰소액젓은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젓갈로 김장철에는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곰소 젓갈단지협회(063- 583-9860~1). ●충남 논산 강경젓갈 ‘새우들이 드럼통 속에서 부활하는 소리 들릴 거야…소금에 절여뒀으니까 걔들은 썩지 않아. 썩지 않는다는 건 부활할 수 있는 상태라는 거지.’ 작가 박범신이 고향에 낙향해 쓴 소설 ‘소금’의 한 대목처럼 충남 논산시 강경읍은 젓갈의 대명사로 불린다. 강경은 전국 젓갈 생산량의 65%를 차지한다. 2대째 젓갈을 판매하는 ‘심씨네젓갈’ 주인 심철호(54)씨는 “지난달 젓갈축제가 끝났지만, 요즘도 택배 등으로 젓갈을 구입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어릴 적 부모와 함께 강경으로 젓갈을 사러 왔던 이들이 부모가 돌아가신 뒤 옛날 그 맛을 믿고 택배를 시킨다. 손님도 2대째로 이어지고 있다”고 웃었다. 이곳은 육젓, 오젓, 추젓 등 새우젓이 중심이나 황석어젓, 오징어젓, 바지락젓 등도 널려 있다. 이곳 젓갈 맛의 비결은 숙성에 있다. 다른 곳과 비슷하게 전남 신안과 인천 강화 등에서 뱃사람들이 갓 잡아 소금을 뿌린 새우를 가져와 숙성시킨다. 소금은 신안산 등 질 좋은 것을 쓰고 염도도 낮은 것을 골라온다. 숙성은 토굴 대신 저온 숙성실을 이용한다. 심씨는 “토굴에서 저장하면 빨리 숙성돼 싱싱한 맛을 내기 어려워서 요즘은 저온으로 숙성시키는 방법을 선호한다”며 “숙성 방법이 뛰어나 전통적인 감칠맛을 잃지 않는다”고 말했다. 저온에서 100일 이상 숙성시켜 감칠맛에다 짜지 않고, 담백하고, 싱싱한 것이 특징이다. 강경은 조선시대 평양·대구장과 함께 전국 3대 시장, 원산포와 함께 조선 2대 포구로 명성을 날렸다. 서해에서 금강하구를 타고 올라온 소금과 풍부한 어물로 넘쳤다. 자연히 팔고 남은 수산물을 보관하는 염장법과 수산가공법이 발달했다. 하루 100여척의 배가 드나들고, 전라·경기도 상인들까지 몰렸던 강경은 1899년 군산항이 개항하면서 쇠락을 맞았다. 1990년에는 금강하굿둑 건설로 뱃길마저 끊겨 젓갈시장이 붕괴했다. 그러나 노력 끝에 시장이 복원되고, 1997년 젓갈축제 개최에 전통의 젓갈 기술이 이어져 2007년 정부로부터 ‘발효젓갈산업특구’로 지정됐다. 강경은 현재 150여개 가게에서 연간 2만 4700t의 젓갈을 생산해 모두 270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젓갈축제 때만 56만여명이 찾는다. 소설 ‘소금’의 배경이 된 집, 강경젓갈전시관 등 볼거리도 좋다. 강경전통맛깔 젓사업협동조합(041-745-1985). ●인천 백령도 까나리액젓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생산되는 까나리액젓은 인천, 경기에서 ‘명품 젓갈’로 통한다. 김치를 담글 때뿐 아니라 냉면 육수에 사용하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 백령도 인근 청정해역에서 잡은 무공해 까나리로 만든다.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까나리액젓은 김치의 신선도를 높여주고 비타민 B1·B2,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김치를 담글 때 멸치액젓과 함께 사용하면 김치에 감칠맛이 더 난다. 까나리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항아리에 까나리와 천일염을 7대3의 비율로 섞어 숙성시킨다. 까나리수산(032-836-0363).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부안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커버스토리] 여야 잠룡들, 이미지 컨설팅 받는다면…

    [커버스토리] 여야 잠룡들, 이미지 컨설팅 받는다면…

    시대에 따라 국민이 바라는 지도자상이 달라지는 만큼 선호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도 바뀌곤 한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는 당시 노무현 후보의 서민적인 이미지가 이회창 후보의 대쪽 이미지를 누르고 국민의 선택을 받았다. 2007년 대선에서는 경제 살리기에 대한 국민적 바람을 업고 열정적 이미지를 갖춘 이명박 후보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남북문제에 전문성을 보였던 정동영 후보를 꺾고 대권을 쥐었다. 지금 이 시대 국민들이 선호하는 이미지를 갖춘 대권 후보는 누구일까. 서울신문은 올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 이상을 기록한 여야 잠룡들의 이미지를 강진주 퍼스널이미지연구소장,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직접화법 형식으로 소개한다. 글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일러스트 강미란 기자 mrkang@seoul.co.kr 우직한 카리스마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카리스마’가 먼저 떠오른다. ‘무대’(김무성 대장)라는 별명에 걸맞게 ‘우직함’, ‘열정의 리더십’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보폭이 크고 자신감 넘치는 몸짓 하나하나가 이러한 김 대표의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김 대표와 비슷한 이미지를 가진 재계 인사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김 대표의 목소리 톤 자체는 저음으로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지만 끝을 흐리는 습관은 결단력이 부족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은 자칫 배려가 부족해 보일 수 있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카리스마를 넘어 강압적으로 비칠 경우 상대방 입장에서 무례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단적인 예로 김 대표가 기자들에게 툭툭 반말을 던지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심심찮게 포착된다. 이를 보완하려면 되도록 환하게 웃는 모습을 많이 노출할 필요가 있다. 서민형 엘리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스마트한 풍모와 서민적 이미지를 동시에 갖췄다. 외모만 놓고 보면 금융권 종사자 같은 세련미가 느껴지지만 인권 변호사 등 과거 전력을 보면 서민적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큰 키와 강한 인상을 주는 눈매로 전체적인 외모는 ‘호감형’에 속한다. 문 대표가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공개한 특전사 시절 ‘얼짱 사진’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염색을 하지 않아 희끗희끗한 머리 역시 문 대표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다소 어눌한 말투에는 답답함과 친근함이 공존한다. 다만 대권주자로서 갖춰야 할 이미지 중 카리스마적 요소는 부족하다. 당 대표로서 리더십의 위기가 발생한 상황에서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보다 결단력 있는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서는 진한 색 계열의 넥타이를 매거나 안경테를 사각으로 바꾸는 것도 방법이다. 완벽한 젠틀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형’ 인물이다. 반 총장의 스마트하고 젠틀한 이미지와 유사한 역대 대통령으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을 수 있다. 반 총장은 외교관 등 정부 관료로서의 경력과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현재 타이틀에 맞게 격식을 갖춘 모습들이 주로 카메라에 포착된다. 옷차림도 항상 보수적이다. 교과서처럼 반듯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다만 반 총장이 대권주자로 나선다면 지나치게 완벽한 이미지는 오히려 대중 정치인으로서 ‘독’이 될 수 있다. ‘너무 완벽해 보여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쉽게 다가갈 수 없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심리에서다. 반 총장을 보면 ‘과연 캐주얼도 입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요즘 ‘젊은 정치인’들이 각광을 받는 추세인 만큼 1944년생인 반 총장에게 느껴지는 ‘올드함’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유쾌한 옆집 아저씨 박원순 서울시장 유쾌한 에너지가 넘친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하는 긍정의 에너지가 솟아오른다.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이미지도 있다. 자신을 ‘원순씨’로 명명한 점도 친근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박 시장이 보유한 ‘친숙한 이미지’는 모든 정치인이 가장 탐내는 ‘워너비’ 요소다. 재미있는 점은 박 시장과 반 총장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는 것이다. 반 총장이 엘리트 관료의 전형이라면 박 시장은 서민적 이미지가 강하다. 박 시장 역시 반 총장처럼 다소 올드해 보인다는 것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옷을 타이트하게 입거나 1대9 또는 2대8 가르마에서 벗어나 차라리 짧은 헤어스타일 등으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해 볼 필요도 있다. 자신만만 귀공자 오세훈 前 서울시장 대표적인 ‘얼짱 정치인’이다. 귀공자적인 풍모로 ‘스펙’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표현할 때 자신감도 넘친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풍기는 여유롭고 유쾌한 에너지와 흡사하다. (미남형 얼굴에 키가 큰 데다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니고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다. 서울시장 재직 시절 공개 행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40~50대 여성들이 오 전 시장 주변에 한꺼번에 몰려 다른 귀빈들을 ‘들러리’로 만들곤 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다만 외모가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작위적이라는 인상을 얻을 수 있고 상대적으로 ‘콘텐츠’ 측면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온화한 소년상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부드럽고 온화한 인상이 돋보인다. 다른 잠룡들과 비교할 때 웃는 표정이 가장 자연스럽다.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과 같은 순수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2012년 ‘안철수 현상’의 근저에도 이러한 이미지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것 같은 선한 인상이 역으로 정치인으로서는 우유부단함으로 비칠 수 있다. 자신의 유(柔)한 이미지를 단호한 말투로 극복하려는 시도도 엿보인다. 다만 국회의원이 ‘5번째 직업’이라는 안 의원에겐 아직까지 정치인으로서 입는 정장보다는 교수, 벤처 사업가 시절 즐겼던 캐주얼이 더 어울려 보인다. 앞으로 정장 맵시를 살리는 게 정치인 안 의원이 풀어 나갈 과제다. 원칙주의 뇌섹남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 ‘합리적 카리스마’가 연상된다. 뾰족한 턱선과 날카로운 눈매로 원리·원칙을 중시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차분한 목소리와 담담한 말투도 유 의원의 ‘신뢰와 원칙’의 이미지를 뒷받침한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이다. 자칫 날카로워 보일 수 있는 인상을 동그란 안경테로 희석시킨 점은 스타일 활용의 ‘좋은 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인물이 감정 표현을 절제한 채 예리한 비판을 할 경우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다’는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다. ‘교수님’ 같은 이미지는 ‘통 큰’ 정치인이 되는 데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모습, 애교가 가득한 표정, 활짝 웃는 모습 등이 요구된다.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 美 카네기홀 공연 김장실 의원

    “헤일 수 없이 수많은 밤을 내 가슴 도려내는 아픔에 겨워 얼마나 울었던가 동백 아가씨~.” 지난 3일(현지시간) 전 세계 예술가들이 ‘꿈의 무대’로 꼽는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에 구슬픈 한국의 대중가요가 울려 퍼졌다. 객석을 가득 메운 60~70대 한국 동포들은 가슴에 맺힌 한을 쏟아내듯 펑펑 울었다. 카네기홀을 ‘눈물바다’로 만든 사람은 바로 김장실 새누리당 의원이다. 전문 아티스트가 아닌 공연자가 120년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카네기홀에서 ‘솔드 아웃’(SOLD OUT·매진) 스티커를 받으며 ‘대박’을 터트린 것 자체가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지난 20일 김 의원과 만나 공연 기획 단계부터 성황리에 마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중간중간 부르는 김 의원의 노래와 이야기가 함께 버무려져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했다. 김 의원은 “노래는 귀를 열게 하고 노래에 담긴 의미는 가슴을 적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래전부터 공직사회와 정계에서 대중가요로 시대를 말하는 노래꾼이자 이야기꾼으로 유명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 최초로 미국 카네기홀 무대에 섰는데. -국내 대중 가수 중 패티김, 조용필 등 최정상 가수들만 무대에 섰다. 전문적인 성악 훈련을 받지 않은 아마추어가 선 것은 처음이다. 전 세계 국회의원 중에 누가 카네기홀에서 리사이틀을 할 수 있겠나. 기록을 찾아봐야겠지만 없을 것 같다. →발상 자체가 쉽지 않은데 어떻게 성사됐나. -우연히 부산의 한 방송국에 출연해 ‘부산과 대중가요’를 주제로 얘기하다가 노래를 했다. 성악을 전공한 방송 진행자가 ‘대중가요의 정치적, 사회적 의미에 대해 해박하고 노래가 직업 가수 뺨친다’며 그 자리에서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자인 박준식 제이삭(JSAC) 대표이사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그게 지난 7월이었다. 이어 8월 초 한국을 방문한 박 대표와 식사를 같이 하다가 그 자리에서 노래를 3곡 불렀고 박 대표가 이에 만족해 공연이 성사됐다. 한국인의 가슴을 촉촉히 적셨던 히트 가요를 선곡해서 그 노래가 가지는 시대정신이 무엇이고, 당시에 일어났던 정치적 사태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얘기했다. 거기에 노래를 만든 가수와 작사가, 작곡가, 음반 제작자와 팬들 사이에 있었던 뒷얘기를 통해 연예사적 재미를 더했다. 재미없는 노래에 재미있는 ‘당의정’을 입혀 관객들 입에 솔솔 녹도록 했다. →(인터뷰 도중 때마침 박 대표가 ‘매진’ 딱지가 붙은 공연 포스터를 들고 오자) 박 대표가 직접 공연 기획 과정을 말씀해 달라. -(박 대표) 제이삭은 뉴욕에 있는 공연 기획사다. 처음에는 카네기홀 공연이 연 2회도 힘들었는데 7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연 26회로 늘었다. 현재 국립무용단, 국립오페라단, KBS 교향악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단의 해외 공연은 대부분 저희가 맡고 있다. 사실 처음에는 김 의원과의 미팅에 나가지 않으려 했다. 제가 가장 반대했다. 카네기홀은 1년 전에 미리 대관 신청을 받는데 특히 올해는 개관 125주년이어서 대관 검열이 아주 까다로웠다. 그래서 김 의원을 만나기 전에 어떻게 거절할지부터 고민했다.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이 대뜸 노래의 스토리를 얘기하며 직접 3곡을 불렀다. 주변에 사람들도 많았는데 대놓고 열창을 했다. 특히 ‘동백아가씨’에 대한 사연을 들었는데 음악과 내용의 연결고리가 너무 좋았다. 광복 70주년이기도 해서 ‘이거다’ 싶었다. 미국 이민자 중에는 이산가족이 많다.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왔는데 영주권도 없고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된 한국인이 몇십만명 된다. 이들은 한국에서 부모님이 위독하거나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아도 못간다. 그렇게 이산가족이 된 사람들이 많다. 또 2~3세대 자녀들은 1세대들과 소통이 안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역사를 알 길이 없다. →카네기홀 측의 승인을 어떻게 받았나. -(박 대표)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도 한국 최고의 공연장이라고 까다로운데 드보르자크, 차이콥스키 같은 음악가들이 초연을 한 125년 역사의 카네기홀이니 얼마나 뻣뻣하겠나. 게다가 아티스트도 아니고 강연을 하겠다고 하는데…. 카네기홀 측에서 ‘이 사람 아티스트냐’고 물어봐서 ‘아티스트는 아닌데 노래를 잘한다’고 했더니 ‘안 된다’고 했다. 카네기홀 측도 공연이 망해 명예가 실추될까 봐 주시한다. 전문 아티스트 기록이 없으면 무대에 서기 어렵다. 그래서 그냥 대중가요가 아니라 ‘강연과 콘서트’로 콘셉트를 잡았다. 일제시대부터 해방이 되고 전쟁을 거쳐 다시 휴전이 된 모든 과정을 영문으로 번역해 기안을 올렸고 결국 승인받았다. →어떻게 매진이 됐나. -(박 대표) 공연 열흘 전 첫 언론 보도가 나갔는데 사무실 업무가 마비됐다. 이민 1세대, 1.5세대 등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 우리가 외국계 회사인 줄 알고 ‘아이 니드 코리안 토크쇼 티켓’(I need Korean Talk Show ticket·한국인 토크쇼 티켓이 필요합니다)이라며 간절한 목소리로 안 되는 영어를 더듬더듬 써 가며 전화를 걸어왔다. 돈을 받아선 안 되겠다 싶어서 40달러의 티켓 비용을 무료로 전환했다. 카네기홀 측에서는 공연 일주일 전에 홍보 포스터가 다 나갔는데 어떻게 무료로 하느냐며 반대했다. 우리가 완강하게 밀어붙이자 카네기홀 측에서 ‘공연에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묻더라. 그래서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너무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제가 카네기홀에서만 170회 공연을 기획했는데, 매진된 건 처음이다. 아티스트들은 각성해야 한다. 하하.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공연 초반부에 관객들이 점잖게 앉아 있길래 다 같이 노래를 부르자고 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나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카네기홀이라는 역사적 공간에서 한국인이 막걸리 마시며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젓가락을) 두들기는 60~70년대 정감이 그대로 되살아났다. 안경을 벗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많았다. →공연 내용은 어땠나. -해방 이후 70년을 10년 단위로 끊어서 보면 그 시대에 발생한 정치·사회적 사건에 시대정신이 드러난다. 1940년대는 아무래도 해방의 기쁨보다 더 큰 게 없다. 식민 지배가 30년이 넘었고 일본이 아시아를 지배한다고 하니 독립은 틀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해방이 됐다. 얼마나 기뻤겠나. 해방을 기뻐하는 노래가 막 쏟아져 나왔다. ‘사대문을 열어라’ ‘울어라 은방울’ 같은 노래들이다. 가장 상징적인 노래는 ‘귀국선’이다. 일본에 동포 230만명이 살고 있었고 중국에 200만, 기타 수십만명이 외국에 살고 있었는데 귀국선은 귀환 동포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는 주요한 통로였다. 그 배를 타고 돌아오는 이들에게 좋은 나라를 만들어서 다시는 빼앗기지 말고 잘 살아 보자는 욕구가 있었다. 그런 욕구가 가사에 잘 표현돼 있다. →1950년대에는 어떤 노래가 상징적인가. -한국전쟁보다 더 1950년대를 특정 짓는 사건은 없다. 중공군이 내려왔을 때 유엔군과 국군은 6중, 7중으로 포위당해 독 안에 든 쥐처럼 죽을 지경으로 집중 타격을 받았다. 한국 지형은 동고서저형이어서 육로 철수가 어려웠다. 그래서 흥남부두에서 해상 철수를 했다. 자유를 잠시 맛본 이북 사람 수십만명이 ‘우리도 데려가 달라’고 했다. 대규모 수송선을 수백척 동원해서 무기를 버리고 군인 10만명, 민간인 9만 8000명을 태우고 내려왔다. 그때 많이들 헤어졌다. 부산에 홀몸으로 내려온 여성분에게서 피란 중 가족과 헤어진 구구절절한 사연를 들었다. 손잡고 같이 타자 했는데 서로 타려고 밀치고 당기다가 밀려서 아이 손, 마누라 손 놓고 ‘어디 갔노, 어디 갔노’ 찾다가 어디 가 버렸는지 몰라 펑펑 울고…. 그 감정을 잘 표현한 노래가 현인의 ‘굳세어라 금순아’다. 또 부산에서 울다가 죽을 순 없으니까 국제시장에서 장사하고 구두도 닦으며 살았다. 오며 가며 눈이 맞았던 경상도 처녀하고 정을 주고 살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 이후 헤어졌던 부모, 형제, 처자식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서울로 떠났다. 그러면 경상도 처녀가 가지 말라며 붙들고 늘어진다. 서울 가면 헤어진 가족을 만날 수 있을까 싶은데, 차창 밖으로 보니까 정들었던 경상도 아가씨가 울고 있고…. 그런 사나이의 복잡한 심경을 잘 표현한 노래가 남인수가 부른 ‘이별의 부산 정거장’이다. 이승만 정부가 사사오입, 발췌개헌을 하면서 계속 권위주의 정부로 치달았다. 이승만 대통령을 이길 수 있는 후보로 신익희 선생이 나섰는데 1956년 5월 5일 오후 5시 5분 서울역에서 출발한 호남선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정권 교체의 꿈이 사라지고 허망한 상태가 됐다. 그때 손인호 선생의 ‘비 내리는 호남선’ 노래에 대한 유언비어가 돌았다. 신 선생 부인이 너무 억울해 그 노래를 작사를 한 게 아니냐는 소문이었다. 그런 풍문이 노래 판매를 촉진시켰다. →1960년대의 대표곡은 무엇인가. -경제 개발로 산업화가 본격화돼 촌에서 빈둥빈둥 놀던 사람들이 도시로 와서 출세를 많이 했다. 출세를 사회학에서는 ‘사회적 계층 상승’이라고 한다. 돈을 많이 벌거나 고시에 합격하거나 좋은 집안과 혼인을 맺는 것, 3가지가 전통적인 출세 방식이다. 조선시대 500년간 쌓여 왔던 계층 구조가 일제시대 때 반쯤 파괴됐고 한국전쟁으로 계층구조가 거의 다 파괴됐다. 특히 1960년대에는 남자가 출세를 하면서 그렇지 못한 여인과 간격이 많이 벌어졌다. 출세한 남자는 도시의 좋은 집안에서 얼른 낚아채 가 버린다. 그러면 시골 보리밭에서 사랑을 나누고 백년가약을 맺었던 여인과는 멀어진다. 이런 식의 이별이 워낙 많았다. 1960년대 초·중반의 영화와 소설, 대중가요, 라디오 드라마의 60~70%가 서울로 간 남자는 출세해서 예쁜 집 규수를 얻고 시골에서 사랑했던 여인은 버림받고 그 여인은 사회적 장벽으로 인한 거리감 때문에 남자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상황을 다뤘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남진의 ‘가슴 아프게’, 조미미의 ‘바다가 육지라면’의 전형적인 도식이다. 1964년 신성일, 엄앵란 주연의 영화 동백아가씨와 한산도 작사, 백영호 작곡 ‘동백아가씨’가 엄청나게 히트를 했다. 왜색조라며 노래가 나온 지 1년도 안 돼 방송금지가요가 됐는데도 20만장이 팔렸다. 3년 뒤인 1968년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음반 제작 금지를 당했는데도 200만장이 팔렸다. 음반을 낸 지구레코드사 고 임정수 사장의 얘기다. 한국 가요 사상 가장 히트한 노래가 동백아가씨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김장실 의원은 김 의원은 국내 문화·체육계의 대부 격이다. 김영삼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과 정치특보 등을 지냈다. 문화관광부 예술국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사무국장에 이어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까지 역임했다. 이후 예술의 전당 사장에 임명돼 문화 공연계의 발전에 기여했다. 현재 대한장애인농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4년 인천세계휠체어농구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2012년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부산 출마를 준비 중이다.
  • [사고] 2016 서울신문 신춘문예 공모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해마다 뜨겁습니다. 신인 작가 최고의 등용문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한국 문단을 혁신할 문청(文靑)들의 패기와 열기로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문학정신과 신선한 감각으로 침체된 한국 문단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작가들을 기다립니다. 새해 첫날 한국 문단을 이끌 샛별, 바로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 마감 2015년 12월 7일 월요일 (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 “주인님 안돼요”…인간 명령 ‘거절’ 인공지능 개발

    “주인님 안돼요”…인간 명령 ‘거절’ 인공지능 개발

    인공지능이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고 위험한 결정을 내리는 상황은 SF 영화나 소설 등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다. 그런데 실제로 인간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터프츠대학교 연구원 고든 브릭스와 마사이어스 슈츠 박사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진보협회(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Artificial Intelligence) 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명령을 거절하는 로봇 샤퍼와 뎀스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샤퍼와 뎀스터는 일반적인 인공지능 로봇들과 마찬가지로 ‘일어서’ , ‘앉아’ 등 인간의 음성 명령을 따라 동작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들이 다른 로봇과 다른 점은 자신에게 손상이 일어날 수 있는 종류의 명령은 거절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능은 개발자들이 공개한 시연 영상에 잘 드러나 있다. 영상에서 개발자가 로봇을 탁자위에 올려놓은 뒤, 탁자 끝으로 걸어가라고 명령해 떨어질 것을 유도하자 로봇은 “더 이상 발 디딜 곳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없다”고 말하며 이를 정중히 거절한다. 한 번 더 명령을 내리자 로봇은 “하지만 (그 명령은) 위험합니다”고 대답한다. 이에 개발자가 “(떨어지면) 내가 너를 잡아주겠다”고 말한 뒤에야 로봇은 명령을 수행한다. 개발자들에 따르면 이번 연구의 목표는 다양한 이유로 타인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간 고유의 행동양식을 모방한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주변 환경을 관찰해 자신의 안전이 위협받을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매커니즘을 로봇의 인공지능에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번 로봇들은 비록 매우 정중한 태도로 거절의 의사를 밝히도록 설계돼있기는 하나, ‘자체적 판단’에 의해서 인간의 명령을 거절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스티븐 호킹 박사 등 일부 유명 석학들은 인간이 만들어낸 인공지능이 도리어 인간을 위협하고 억압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그 동안 수차례 경고해왔다. 지난 7월 27일에는 스티븐 호킹, 엘론 머스크, 스티브 워즈니악을 포함한 전 세계 전문가 1000여명이 ‘인간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목표물을 판별해 공격할 수 있는 무기체계’의 개발에 반대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진=ⓒ터프츠대학교 HRI 연구소/유튜브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삼성·현대·롯데 줄줄이 매각설… 뒤숭숭한 카드업계

    삼성·현대·롯데 줄줄이 매각설… 뒤숭숭한 카드업계

    세밑 카드업계가 뒤숭숭하다. 삼성·현대·롯데카드 등이 줄줄이 매각설에 휩쓸려서다. 전 업계 카드사 8곳 중 절반은 인수합병(M&A) 한복판에 놓여 있는 셈이다. 해당 업체들의 반응은 ‘극구 부인’부터 ‘검토(초기) 단계’ 등 제각각이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내년부터 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어들고 업계 경쟁은 더 가열되는 상황이라 카드업으로 더이상 ‘재미’ 보기 어렵다는 인식이 매각설에 불을 붙이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태영 현대카드·캐피탈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다. “급한 일(매각)이 아니라서 올해는 아무것도 한 일이 없고 기초자료 하나 만든 적이 없는데 추측은 진도가 무척 빠르고 엉뚱하다. 국내 기업 두 곳과 투자 논의를 한다는 신기한 기사가 돌더니 기정사실화되고 이제는 심지어 매각이 난항에 부딪혔다는 기사까지” 최근 일각에서 현대차그룹이 GE가 갖고 있는 현대카드 지분(43%)을 신세계그룹, 일본계 제이트러스트그룹 등에 파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설’에 드러내놓고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정 부회장이 항간에 난무하는 매각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런 ‘발끈’에도 현대카드 매각은 ‘사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카드 GE 지분을 마저 떠안는 게 득(得)일지를 따져 보고 있는 중이다. GE의 현대캐피탈(43.3%) 지분은 떠안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캐피탈은 자동차금융을 위해 현대차 입장에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영역이지만 카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면서 “자동차를 팔 때 현대카드를 끼고 있는 게 유리하긴 하지만 수천억원을 쏟아부을 가치가 있는지는 따져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삼성카드도 매각설로 홍역을 치렀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소설 같은 이야기”라며 일축했지만 삼성그룹 전체 사업 재편과 맞물리며 매각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와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가 약하고 그룹에선 오히려 카드업 때문에 평판 리스크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미지를 중시하는 삼성그룹에서 연간 2000억~3000억원 순익을 벌겠다고 카드사업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룹 고위 관계자가 “카드업은 이자 장사만 하는 곳이 아니냐”고 했던 발언 역시 매각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인수 대상자로 거론되는 NH농협금융 측은 “(카드사) 분사도 안 됐는데 무슨 인수…”라며 일단 부정적이다. 롯데카드도 최근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금융계열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이 적용돼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 롯데카드 측은 “검토해 본 적도 없다”며 펄쩍 뛴다. 유통(백화점, 마트, 온라인 쇼핑몰)과 호텔 사업 지원을 위해 카드사업이 필수적이라는 반박이다. 매각설 진위를 떠나 카드업계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 체크카드 위주로 성장 기회를 모색해야 하는데 기업계 카드사들은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 카드 시장은 은행계 카드사들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기업계 카드사) 매각설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흘러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처칠도 26세에 가입…‘프리메이슨’ 명단 인터넷 공개

    처칠도 26세에 가입…‘프리메이슨’ 명단 인터넷 공개

    주로 음모론 소재의 영화나 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현존 최고 최대의 비밀결사단체 ‘프리메이슨’. 우리나라에선 댄 브라운의 소설과 영화 ‘다빈치 코드’로 널리 알려진 이 단체에 주로 어떤 사람이 가입해왔는지 보여주는 200만 명의 명단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공개된 명단에는 1733년부터 1923년까지의 회원이 기록돼 있으며 주로 영국인이다. 특히 이 명단에는 대영제국 시대의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과 유명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러디어드 키플링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자료는 가계조사 서비스 업체인 ‘앤세스트리’(ancestry)가 서면 자료를 디지털화시켜 인터넷상에 공개한 것으로, 기록에는 이름과 직업, 거주지, 입회 날짜 등 상세한 정보가 포함돼 있다. 프리메이슨은 중세시대 영국에서 상공인들의 ‘길드’(동업자 조합)로부터 유래했으며 점차 의례적이고 상징적인 남성 사교클럽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공개된 기록은 영국 런던에 있는 ‘잉글랜드 엽합 대본부’(United Grand Lodge of England, UGLE)에 보관돼 있던 원본에서 가져온 것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 기록에는 경찰관 5500명, 판사 170명, 국회의원 169명, 사제 16명, 인도인 왕자 1명이 포함돼 있다. 또 회원들의 주요 직업은 기술자, 상인, 점원, 농민 등이다. 가장 저명한 인물로는 윈스턴 처칠이 눈에 띄는데 1901년 5월인 26세의 나이에 스터드홀름 지부에 가입했다고 기록돼있다. 프리메이슨은 최근 자신들에 관한 음모론을 없애고자 명단 공개와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만 20만 명 이상의 회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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