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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년 전 파리 경찰본부에서 강간 피해 加 여인 승소하기까지

    5년 전 파리 경찰본부에서 강간 피해 加 여인 승소하기까지

    2014년 4월 22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여행하던 캐나다 여성 에밀리 스팬턴(39)은 바에서 술을 마시다 경관들과 어울리게 됐다. 그들은 숱한 범죄소설에 모티프를 제공하고 1947년 앙리 조르주 클루조 감독의 영화 ‘제니 라모르(Quai des Orfevres)’와 2004년 올리비에 마르찰 감독의 영화 ‘36 Quai des Orfevres’에 등장하는 36 파출소에 새로 들어선 경찰본부를 구경시켜주겠다고 제안했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도 언급될 정도로 유명한 곳이다. 부친이 캐나다 전직 형사였고 영화에 관심이 많았던 스팬턴은 따라 나섰다. 그리고 그곳의 두 사무실에서 세 경관으로부터 몹쓸짓을 당했다. 영국 BBC가 31일 보도한 데 따르면 경찰본부의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는 다음날 새벽 0시 40분쯤 그녀가 두 명의 경관과 함께 담배를 피운 뒤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그녀는 새벽 2시쯤 5층에서 정신이 반쯤 나간 모습으로 포착됐다. 두 사무실에서 세 경찰관으로부터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세 번째 남자의 신원은 특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당시 만취한 상태였고, 두 경관은 일관되게 합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항변했다.그녀는 사건 직후 문제의 두 경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3년 동안 기각당했다. 그녀는 재판 도중에 이름과 신원이 알려지는 2차 피해를 당했고, 지난해 세계를 휩쓴 미투 열풍에 힘입어 정식 재판이 열리게 됐다. 파리 법원은 이날 갱 조직을 파괴하는 데 앞장선 엘리트 부대 BRI 요원이었던 니콜라 레두안과 앙투안 퀴린에게 7년형과 함께 손해배상금으로 2만 유로(약 2550만원)를 스팬턴에게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주심 판사는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DNA와 전화 녹취록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들의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그녀의 변호인 소피 오바디아는 프랑스 재판정에서는 피해자의 인적 정보가 전혀 존중받지 못하더라고 개탄했다. 사실 유죄 판결을 어든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당일 당직자의 증언이었다. 그녀가 울먹이며 강간당했다고 말한 정황을 상세히 진술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렇게 해서 스팬턴은 거의 5년이 지나서야 두 경관에게 법의 심판을 받게 했다. 물론 두 경관이 항소할 여지가 있다. 스팬턴은 판결문이 낭독되는 동안 두 경관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토론토의 변호인 하워드 루벨은 “의뢰인이 정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자신이 역할을 한 것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금요칼럼] 20세기 한국 음악과 근·현대 무형문화유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금요칼럼] 20세기 한국 음악과 근·현대 무형문화유산/서동철 서울신문STV 사장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유튜브는 축복이다. 최근 아르메니아 출신 미국 작곡가 앨런 호바네스(1911~2000)의 ‘Mountains and rivers without end’를 발견해 즐겁게 들었다. 번역하면 ‘끝없이 펼쳐진 산과 강’이란 뜻인데 우리에게는 강산무진(江山無盡)이라는 한문식 표현이 오히려 익숙하다. ‘강산무진’이라면 작가 김훈의 소설을 떠올리는 분들도 계시겠다. 호바네스와 김훈의 ‘강산무진’은 음악과 문학으로 장르가 갈리지만 둘 다 조선시대 화가 이인문(1745~1821)의 ‘강산무진도’를 모티브로 삼았다. ‘강산무진도’는 길이가 856㎝에 이르는 대작이다. 호바네스는 1963년 한국을 방문한 길에 덕수궁미술관에서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를 봤다고 한다. 호바네스는 당시의 인상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한없이 긴 산줄기와 강을 따라 떠나는 나그네 길과도 같았다. 안개 속을 헤치고 시작하는 여정은 웅장한 산, 유장한 강, 숲과 폭포, 마을과 사찰을 지나면서 끝없이 이어지다 다시 안개 속에 묻혀 허무 속에 녹아 사라진다’ 내친김에 역시 미국 작곡가 루 해리슨(1917~2003)의 ‘퍼시피카 론도’도 유튜브에서 찾았다. 해리슨은 인도네시아 전통음악 가믈란을 세계에 알린 작곡가이지만, 한국 음악을 재해석하는 작업에도 열중했다. 관현악 모음곡 ‘퍼시피카 론도’는 한국에서 멕시코에 이르는 태평양연안국가의 전통음악을 사실상 편곡한 작품이다. 박(拍)과 편종을 염두에 두었을 울림이 인상적이다. 1950~1960년대 서구 음악계는 기존의 창작 분위기에서 한계를 느끼자 그 돌파구를 동양에서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호바네스와 해리슨 역시 중국·일본·인도·인도네시아 등의 다양한 동양 음악을 섭렵했고 특히 한국 전통 음악에 특별한 애정을 가졌다. 호바네스와 해리슨이 한국을 찾은 1960년대 초반은 국내에서도 창작 국악이 본격 선을 보이던 시대다. 가야금 창작음악의 효시라 할 수 있는 황병기(1936~2018)의 ‘숲’이 발표된 것도 1963년이다. 한국 음악의 시선에서 서양 음악을 바라보고 쓴 작품이 ‘숲’이라면 서양 음악의 시선에서 한국 음악에 눈뜨며 만든 것이 호바네스와 해리슨의 작품이다. 그런데 ‘강산무진’도 그렇고, ‘퍼시피카 론도’도 그렇고 유튜브에는 한국 음악과의 연관성을 소개하는 아무런 설명도 붙어 있지 않아 섭섭했다. 댓글에서도 이런 인식은 보이지 않았다. ‘숲’을 비롯한 황병기의 작품들이 ‘창작 국악의 고전’으로 활발히 연주되는 것과 달리 호바네스와 해리슨의 작품은 국내 연주회장에서는 듣기가 어렵다. 한국 음악의 역사에서 황병기는 물론 두 미국 작곡가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아쉽다. 이런 역사적인 작품들은 문화재 정책 차원에서 ‘근·현대 무형문화유산’이라는 새로운 보존의 카테고리를 만들어 미래 한국 문화의 자양분으로 삼는 것은 어떨까 싶다. 최근 목포의 근대문화유산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던 것처럼 근대 유형문화재는 문화재청이 등록 보호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무형문화재에는 아직 제도적 보존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숲’ 정도라면 이제 그럴 때도 되지 않았나. 호바네스와 해리슨의 작품도 분명 가치가 있다고 본다. 친일 논란이 불거지지만 않았다면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은 당연히 문화재적 가치가 있었다. 아마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들었을 김정길의 ‘서울올림픽 팡파르’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학창시절 그의 작품 ‘추초문’도 인상적으로 들었던 기억이 있다. 대중음악도 예외로 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나 남진의 ‘가슴 아프게’, 나훈아의 ‘고향역’은 문화재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 신안군의 파격적인 ‘군민과의 대화’ 화제

    신안군의 파격적인 ‘군민과의 대화’ 화제

    신안군이 신년 초마다 열리는 ‘군민과의 대화’를 파격적으로 진행해 군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은 지난 4일 지도읍을 시작으로 ‘2019 군민과의 대화’를 열고 있다. 그동안 ‘군민과의 대화’는 지자체가 주민들을 동원해 군정현황과 지역의 SOC개발 사업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애로 사항을 청취한 뒤 끝내는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돼왔다. 하지만 군은 이러한 상투적인 주민동원식 간담회 대신 ‘애니메이션 감상 후 열린 토론’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애니메이션을 군수와 군 공무원들이 주민들과 함께 감상한다. 상영이 끝나면 신안의 자연유산을 어떻게 가꾸어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마지노선 없는 열린 토론을 하고 있다. 군은 이 시간에 프랑스 작가 장지오노의 원작을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한 ‘나무를 심는 사람’을 상영하고 있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1910년대 프랑스 남부지방 황무지 마을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수십 년 동안 나무를 심어 마을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양치기 노인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야기한 영화다. 군이 나무를 가꿔 마을을 살린 생태환경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가 있다. 민선 7기 시책인 ‘사계절 꽃피는 1004섬 신안’을 군민들과 함께 만들겠다는 계획과 영화의 내용이 큰 방향에서 일치하기 때문이다. 박우량 군수는 “군정 시책 역시 사람이, 사람을 보고 하는 일인 만큼 본격적인 시책추진에 앞서 감성적 교감과 공감을 이뤄야 한다”며 “직원들이 먼저 필요성을 느껴야 사업 효과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생각에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원작소설 100권을 구입해 군 공무원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나눠줬다. 달라진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참여한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한 주민은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신선한 감동이었다”며 “자연이 주는 가치와 인간의 마음에 따라 환경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대한 메시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군은 형식을 탈피한 ‘군민과의 대화’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보고, 이후 진행될 행사 역시 불필요한 형식은 파괴하는 현장밀착형 주민과의 대화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문화마당] 반복의 슬픔과 기쁨/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반복의 슬픔과 기쁨/강의모 방송작가

    아침이면 커피 한 잔을 들고 데스크톱 컴퓨터를 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새해 들어 컴퓨터에 이상한 증세가 나타났다. 인터넷 연결이 자주 끊겨서 애를 먹이더니 종내 불통이 됐다. 바이러스 체크를 하고, 연결선을 뺐다 끼웠다 해봐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 아는 이에게 물었더니 설정을 과거 시점으로 되돌리는 방법을 써 보라 했다.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며칠 전으로 돌려야 가장 안전한 걸까? 설정한 날짜 이후에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새 작업이 있다면? 과거와 미래의 걱정이 뒤섞여 혼란스러웠다. 일단 노트북은 살아 있으니 한숨을 돌리기로 하고 책을 들었다. 어쩌다 보니 올해 첫 독서는 작년에 읽은 얀 마텔의 소설 ‘포르투갈의 높은 산’을 재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잡았는데 때때로 내용이 너무 낯설어 신기했다. 기억하고자 접어 둔 페이지와 지금 줄을 긋는 부분이 달랐고, 첫 독서 때 추측했던 인물의 감정과 다시 전해지는 그의 슬픔과 기쁨은 자주 어긋났다. 다만 같은 것은 첫 번째나 두 번째나 읽기에 몰입할 때 느끼는 행복감뿐이었다. 이 소설에는 뒤로 걷는 사람들이 나온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자들의 독특한 애도 방식이다. 뒤로 걷는 것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복기하며 등으로 밀고 나가는 걸음이다. 그 행위가 매혹적이긴 하나 위험이 따르는 일이라 실행해 보진 못했다. 그저 이 소설을 꼭 한번 더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어쩌면 같은 책을 다시 읽는 것도 뒤로 걷는 것과 비슷한 의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덮고 올해 첫 영화를 보러 나갔다.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 영화는 다도를 중심으로 느리고 지루한 시간이 펼쳐진다. 노스승인 다케타 선생은 다도를 배우기 위해 모이는 사람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같은 사람들이 여러 번 차를 마셔도 같은 날은 다시 오지 않아요. 생에 단 한번이다 생각하고 임해주세요.” 새해맞이 다도회에는 그해의 동물이 그려진 찻잔이 등장한다. 말하자면 올해 첫 다도회엔 12년 전 꺼내 쓰고 깊숙이 보관했던 돼지 문양의 찻잔이 등장했을 것이고, 모임 후 갈무리한 찻잔은 앞으로 또 12년을 살아내야 다시 손에 쥘 수 있는 것이다. 1년의 반복에 열두 해 터울의 반복이 겹쳐 있으니, 차를 마시는 사람은 그 찻잔 속에 담긴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된다. ‘일일시호일’과 비슷한 조합으로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란 말이 있다. 중학교 때 한문 선생님이 자신의 좌우명이라며 수업 시간에 유독 강조했던 구절이다. 뒤늦게 궁금해진다. 그분의 삶에는 어떤 평화가 있었을까. ‘매일매일이 좋은 날’이라는 ‘일일시호일’이 같은 일상에서 기쁨을 건지는 지혜라면, ‘매일매일 새로워지라’는 ‘일신우일신’은 반복을 허락하지 않는 호된 채찍질일 테니….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그렇게 한나절 이런저런 딴짓으로 마음을 정돈한 후 데스크톱 컴퓨터 문제로 돌아왔다. 해결 과정은 허무할 정도로 단순하고 쉬웠다. 본체를 열어 보니 부속들 틈틈이 먼지가 수북했다. 진공청소기를 대고 샅샅이 훑었다. 뚜껑을 닫고 전원을 켜니 모든 게 정상이 됐다. 과거와 미래의 걱정들도 먼지와 함께 날아갔다. 복구를 기념하며 ‘같은 것을 반복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라는 영화 속 대사를 포스트잇에 적어 모니터에 붙였다. 익숙한 자판과 모니터로 지루한 원고를 다시 쓰기 시작할 때, 슬픔과 기쁨이 뒤섞인 묘한 안도감이 찾아왔다.
  • 초등생판 SKY캐슬 같아… “부모의 사랑이 뭔지 돌아봤죠”

    초등생판 SKY캐슬 같아… “부모의 사랑이 뭔지 돌아봤죠”

    “드라마(‘스카이 캐슬’)와 소설이 가진 문제 의식 일부는 겹치는 거 같아요. 부모의 교육열이 진정 아이를 위한 길인가, 자식에 대한 사랑이 용납될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같은 것들이요. ‘자식을 위한 길이라고 말하고 있을 뿐 실제론 부모 자신의 욕망을 자식을 통해 이루고자 한다’는 결론의 일부분도 비슷해요.” 맘이 부대껴서 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을 4부까지 밖에 못 봤다고 작가는 털어놨다. 14만 독자를 울렸던 ‘나의 아름다운 정원’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성장소설 ‘설이’로 돌아온 심윤경(47) 작가다. 2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난 심 작가는 “‘설이’는 결국 ‘진짜 사랑은 무엇인가’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 “‘부모 코칭’이 과연 부모 역할의 본질일까요? 사랑은 정말 단순한 거고 공기 같은 건데 부모들이 사랑의 뿌리는 다 잊어버리고 ‘나무에서 화려한 꽃이 피어야 한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하고 부모 자신도 몹시 불행하게 만들어요.”‘설이’는 눈 오는 새해 첫날, 보육원 앞 음식물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여자 아이가 여러 번의 파양 끝에 유명 사립 초등학교로 전학 가고, 거기서 만난 사악한 짝꿍 ‘시현’의 집에 들어가게 되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시현의 아버지는 설이가 다니던 병원의 의사 ‘곽은태 선생님’이다. 그러나 설이가 간 집에 그 상냥한 선생님은 없다. 아들에게 공부만 강요하고 ‘지금 상황을 감사한 줄 알라’며 오만상을 찌푸리는 ‘아빠’만 있을 뿐.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이쁨 받지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은 설이는 묻는다. “근데요, 제가 시현이 교육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아도 저를 계속 키우실 거예요?” ‘설이’라는 영악하고 되바라진 아이의 손톱과 이빨로 기성세대의 위선과 가면을 벗겨내는 소설이다. 작가가 생각하는 진짜 사랑이란 무엇일까. “제가 주고 싶은 엄마의 사랑은 할머니 같은 사랑이었어요. ‘어이구, 내 새끼’하면서 엉덩이를 토닥토닥하는. 그런 사랑의 일면이 저평가된 거 같아요.”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최형아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출간

    최형아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 출간

    코리안(Korean)과 필리피노(Filipino)의 합성어인 ‘코피노’는 한국 남자와 필리핀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2세를 일컫는 말이다. 사업, 유학, 관광… 저마다 필리핀 방문의 이유는 달랐지만 비겁한 뒷모습은 같았다. 한국 남자들이 무책임하게 필리핀에 버려두고 떠난 자녀는 3만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2018년 코피노의 ‘아빠 찾기’ 소송이 승소한 사례가 있기도 하지만, 실질적으로 국제소송을 할 형편이 안 되는 필리핀 여성들이 대부분이다. 코피노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 십수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명 ‘섹스 관광’이라 불리는 필리핀 성매매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세부시티 빈민가에는 코피노 아이들이 많이 사는 ‘코리안 베이비’ 골목까지 있을 정도라고 하니,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에일리에겐 아무 잘못이 없다』는 ‘코피노 문제’를 전격적으로 다룬 소설이다. 작가는 ‘성폭력’을 전면으로 다루며 여성들의 고통과 연대를 담아낸 첫 장편소설 『굿바이, 세븐틴』에서 탄탄한 취재를 바탕으로 여성 전문 성형 병원의 현장감을 보여주었다. 이번 작품 역시 수차례 필리핀을 방문한 경험을 통해 마닐라, 따가이따이, 팔라완섬, 지하강 등 배경이 생생하게 눈앞에 그려지는 듯한 생동감 있는 소설을 써냈다. 한인 사업가의 실종에 얽힌 미스터리와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드러나는 ‘어글리 코리안’의 초상. 주변국 원주민들에게 비도덕적 행위를 주고 있는 우리가 그들의 상처 앞에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나아가 지금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는 우리 안의 ‘어글리 마인드’는 무엇인지 성찰하게 만든다. 지나간 것을 기억하는 건 어리석다는 국회의원 아버지, 그런 아버지의 말씀은 무조건 잘 듣는 ‘나’. ‘나’와는 다르게 아버지와 다른 삶을 꿈꾸며 한국을 떠나 소식이 끊긴 ‘형’. 그런데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던 형의 실종 소식이 들려온다. 형을 찾아나선 길에 만난 ‘에일리’. 필리핀 남부의 섬 팔라완 출생, 교도소에서 여섯 살까지 엄마와 함께 살았던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마닐라의 한 술집에 취직했다. 그곳은 사업을 핑계로 섹스 관광을 온 한국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 에일리는 왜 그곳에 취직한 걸까? 지금 무슨 일을 저지르려는 걸까? 에일리와 수많은 또 다른 에일리들, 그들의 뿌리 뽑힌 삶.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 대신 오래도록 인정받지 못한 존재로 이리저리 떠밀려야 하는 삶. 입을 막는다고 해서, 듣지 않고 외면한다고 해서, 우리의 치부가 가려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도 그들의 삶을 그렇게 슬프게 만들 자격은 없다. 자신을 이 세상에 있게 한 아버지란 존재에게서마저 존재를 부정당한 코피노들.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반드시 행복해지겠다고. 아버지의 말씀만 무조건적으로 들으며 살아오던 ‘나’ 역시 에일리의 삶 앞에서 자신을 되돌아본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잊게 하는 세상.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여기 우리가 태어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한 우리는 마음껏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이었을지라도 꿋꿋이 제 삶을 살아내는 수많은 에일리들처럼 말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남 하동군, 최참판댁 브랜드 명품 김치 개발

    경남 하동군, 최참판댁 브랜드 명품 김치 개발

    경남 하동군은 28일 청정 하동지역 농·특산품을 재료로 맛과 품질이 뛰어난 명품 김치를 개발해 최참판댁 브랜드로 상품화하는 ‘최참판댁 김치’ 개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참판댁은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의 배경인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소설속 최참판댁을 재현해 놓은 14개 동으로 이뤄진 전통 한옥으로 하동 대표 관광명소다. 군은 최참판댁 김치 개발을 위해 이름난 하동지역 맛집 7곳이 각자 개발한 배추김치와 백김치, 고들빼기, 갓김치, 동치미 등 다양한 김치를 대상으로 최근 김치품평회를 개최했다.품평회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식품명인과 세계김치축제 대통령상 수상자 등 전문평가단 8명과 일반 평가단 40여평이 참여해 김치 외관·향기·맛·조직감·기호도 등을 평가했다. 평가결과 성남식당 배추김치와 하동전통한과식당 백김치 레시피가 최고 평가를 받았다. 군은 최고 평가를 받은 김치 레시피를 명품 김치인 ‘최참판댁 김치’ 상품 세트로 개발해 하동지역 주요 관광지 식당 등을 대상으로 보급할 예정이다. 군은 소비자들이 신뢰하는 김치가공업체에서 주문자상표 부착방식(OEM)으로 최참판댁 김치를 생산해 홈쇼핑과 대형 유통매장 등을 통해서 판매할 계획이다. 해마다 겨울에 적량면 삼화에코하우스에서 개최하는 김치축제에도 최참판댁 김치 레시피를 선보인다. 군 관계자는 “손맛이 뛰어난 지역 김치 레시피를 지역에서 생산되는 청정 농산물을 활용해 상품으로 개발하면 농가소득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전역 후 복귀작 확정 “‘미생’ 이어 웹툰 원작”

    ‘타인은 지옥이다’ 임시완, 전역 후 복귀작 확정 “‘미생’ 이어 웹툰 원작”

    제작사 스튜디오N은 28일 인기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를 드라마화하면서 주인공 종우 역에는 배우 임시완을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타인은 지옥이다’의 종우 역은 자타공인 출중한 연기력을 지닌 임시완이 낙점 됐다. 임시완은 입대 직전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설경구와 폭발적 케미스트리를 보여주며 ‘불한당원 신드롬’ 현상을 일으킨 바 있다. 웹툰 원작 드라마 ‘미생’으로는 ‘미생 신드롬’을 일으키며 성공적인 인기를 견인했던 바, 오직 연기력으로 인정 받은 임시완의 제대 후 복귀작 선택이 눈길을 끈다. 올 3월 27일 제대를 앞둔 임시완은 제대 시점부터 종우 역을 소화 하기 위한 준비를 해나갈 예정이다. 임시완만이 선보일 수 있는 폭발적 연기, 새로운 장르로 그가 다시 한번 웹툰의 드라마화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 된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올 하반기 OCN에서 방송 된다. 장르물의 명가이자 새로운 시도로 두꺼운 팬 층을 두고 있는 OCN이 ‘타인은 지옥이다’를 편성함으로써, 웹툰의 상상력을 한계 없이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특히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하여 영화 제작진이 대거 참여하는 프로젝트인 OCN의 ‘드라마틱 시네마’의 작품으로 기획 돼 견고한 만듦새를 기대하게 한다. 연출은 영화감독인 이창희 감독이 맡는다. 2018년 3월 개봉하며 130만 관객을 동원한 ‘사라진 밤’으로 데뷔한 이창희 감독은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액션, 스릴러 장르 섹션 ‘4만번의 구타’ 부문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는 신예 감독. 스릴러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제너레이션으로 주목 받는 이창희 감독이 연출을 맡아, ‘타인은 지옥이다’의 웰메이드한 스토리를 쫀쫀하게 재구성 해나갈 예정이다. 원작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는 지난해 여름 연재를 시작하여 연재 초반부터 충격적인 스토리 전개로 화제를 낳으며 여러 가상 캐스팅으로 기사화까지 된 작품으로, 얼마 전 1월 10일 완결되며 완결일 기준 누적 조회수 8억뷰, 일요 웹툰 39주 연속 1위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스튜디오N은 네이버 웹툰(대표 김준구)의 100% 자회사로 네이버 웹툰, 웹소설 원작 콘텐츠 외에도 오리지널 작품도 개발 중이며, 앞으로도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작품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웹툰의 영상화를 선도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국문인협회 신임 이사장에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신임 이사장에 이광복

    한국문인협회 새 이사장에 소설가 이광복(68)씨가 당선됐다. 협회는 27일 전날 제27대 임원선거를 통해 이씨를 새 이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1977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저작으로 장편소설 ‘풍랑의 도시’, ‘목신의 마을’, ‘폭설’, ‘삼국지’(전 8권), ‘불멸의 혼-계백’, ‘황금의 후예’가 있다. 제7회 동포문학상, 제20회 한국소설문학상, 제14회 조연현문학상, 제28회 PEN문학상, 제14회 들소리문학상 대상, 익재문학상,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색다른 인터뷰] “3·1독립선언, 현대적 관점서도 탁월한 동아시아 평화선언문”

    3·1 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과 일본은 과거보다 더 높고 두터운 장벽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성난 얼굴로 응시하고 있다. ‘피해’와 ‘가해’라는 역사의 대척점에서 상대를 바라보는 방향과 관점이 극명하게 엇갈리기 때문이다. 두 나라 사이의 어두운 과거를 정리하고 발전적인 미래를 추구한다는 당위론적 명제는 갈등과 대립 속에 좀체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한·일 연구에 오랜 시간 천착해 온 도노무라 마사루(53) 도쿄대 교수(한국학연구센터장)를 지난 24일 도쿄 메구로구 고마바 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나 100년 전 한국 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의 의미와 발전적인 양국 관계를 위한 제언을 들어 봤다. 도노무라 교수는 지난해 국내 번역된 책 ‘조선인 강제연행’을 비롯해 활발한 저술활동을 펴고 있다.→오랫동안 일제강점기 한반도 연구를 해 오셨는데, 3·1 독립운동의 의미를 요약한다면. -3·1 독립선언은 현대적 관점에서 봐도 탁월한 내용이 담긴 동아시아 평화선언문이라고 할 수 있다. 군사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를 강압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동양의 전통이 아닌데도, 일본이 조선을 힘으로 누르며 그 평화적 전통을 깨고 있음을 지적했다. 일본의 지배하에서는 조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에 독립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당시나 지금이나 3·1 독립선언서를 제대로 읽어 본 일본인은 거의 없다.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무엇을 주장하는지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아쉽다. →3·1 독립선언은 ‘우리 민족이 우리의 힘으로 살아가는 정당한 권리’를 특히 강조했는데. -독립선언서는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독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인들 스스로 자립의 길을 걷겠다는 선언이었다. 관련해서 일본이 한국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일본의 통치로 조선이 발전하고 있다는 일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당시 일본은 철도와 도로가 놓이고 근대적인 학교와 병원이 세워지고, 농업생산이 늘었음을 통계적으로 보이며 조선 통치를 정당화하려고 했다. 그러나 독립선언서는 그것이 조선인이 추구하는 행복의 본질과는 무관한 것임을 강조했다. →당시 3·1 독립운동을 보는 일본 내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 언론에서는 ‘천도교라는 미신을 믿는 불온한 사람들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한국의 대중을 선동해 만세를 외친 사건’ 정도로 보도했다. 일본은 “천황(일왕) 아래에서는 일본인도 조선인도 평등하다”고 선전했지만, 그렇다면 왜 조선인들이 일본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3·1 운동은 일본에서 어떻게 기억돼 왔나. -식민통치 기간 중에도 3·1 운동을 기념하려는 움직임은 일본 당국의 거센 탄압 속에서도 지속됐다. 특히 당시 공산주의자들은 민족해방을 계급투쟁 혁명에서 매우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해마다 3월 1일을 전후해 조선의 독립을 호소하는 전단지 배포나 집회 개최 등을 시도했다. 일본 경찰들은 이것이 또 다른 민중운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했고, 193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이에 대한 탄압이 한층 강화돼 거의 대부분 공공장소에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1945년 일본의 패전 후에는 어땠는가. -전쟁이 끝나면서 3·1 운동을 기념하는 움직임이 되살아났다. 1947~48년 신문을 보면 재일 조선인들이 3·1 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모임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일본 진보진영에는 3·1 운동을 세계혁명을 위한 기념비적 사건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전후로 과거 한국 식민지배 문제를 다시 돌아보게 된 일본인이 늘면서 3·1 운동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조선의 독립에 대한 일본사회의 분위기는 어땠나.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대다수 일본인들은 타국에 대한 식민지배에 찬성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을 소중히 여기고 국민들의 생활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1894년 청·일 전쟁 이후 제국주의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1930년대 이후가 되면 대다수 일본 국민들이 침략전쟁을 적극 지지하게 된다. 하지만 침략에 대해 반대했던 사람들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주변국을 침략하는 것은 일본의 전통이 아니며, 소국주의와 평화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는 이념을 바탕으로 식민지배에 반대한 정치인과 언론인도 있었다. 물론 소수에 지나지 않았고 자기 주장을 드러낼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라는 한계는 있었다. 패전 후 조선에 대한 불평등한 지배 관계를 깨닫고 이를 반성하며 속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했던 일본인들도 있었다. 이를테면 ‘식민자(植民者) 2세’로 불리는 한반도 출생자로 유명 소설가였던 가지야마 도시유키는 ‘이조잔영’과 같이 식민시대 조선의 아픔을 그린 작품을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일본에서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 분위기가 이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가 많다. -과거 ‘무라야마 담화’가 나오던 때는 물론이고 자민당의 하시모토 류타로, 오부치 게이조 총리 등 시절만 해도 과거사와 관련해 반성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유지되고 있었다. 그러나 자민당 소장파가 세력을 얻은 후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역사수정주의 책들이 많이 나온 가운데, 1990년대 말 이후 보수우파의 현실참여 활동이 부쩍 늘어난 것 등도 이유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한·일 관계 악화의 주된 이슈는 일제 징용 노동자에 대한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이다. 강제동원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나. -‘징용’이라는 말은 오해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전시노무동원피해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 조선인 노무동원의 피해는 매우 광범위하다. 직접 노동을 했던 당사자만이 아니다. 동원됐던 사람의 가족들, 강제동원을 피해 산골에 은신하느라 인간답게 못 살았던 사람들도 모두 피해자다. 특히 미쓰비시니 신일철이니 장소와 시기를 기억하고 있는 피해자들은 재판이라도 받을 수 있으니 다행인 경우다. 당시 조선은 학교교육을 받지 못해 일본어는 물론이고 한글조차 못 배운 사람이 대다수였다. 그렇다 보니 자신이 홋카이도에 있었는지, 규슈에 있었는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강제노동을 했는지를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소송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상을 받을 수 없다. 어찌 보면 가장 큰 피해자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재판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피해까지 다 고려해 구제하려면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한·일 관계 미래에 대해 한 말씀 하신다면. -일본에는 정치인이나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한국의 3·1 운동 100주년 기념을 통해 일본에 대한 반감과 반일 행동이 강화될 것으로 우려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3·1 운동은 동아시아의 평화를 응원하고 한국인들 스스로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벌인 독립운동이라는 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중년 이후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낙후되고 오랫동안 군사독재가 지배했던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젊은 세대에게 한국은 경제적으로 잘사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이미지가 강하다. 이는 미래 한·일 관계에 희망을 주는 부분이다. 글 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도노무라 교수는 누구 1966년 일본 홋카이도 출생. 와세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와세다대 사회과학연구소,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공은 일본근대사.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 ‘재일조선인 사회의 역사학적 연구’(2010년 국내번역), ‘식민지 시기에 있어서 재일조선인의 문화활동’ 등이 있다.
  •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미투 1년]“보복 고소·여론전 된 미투…잊혀질까 두려워 오늘도 싸웁니다”

    제자 “2015년 H교수, 강제 입맞춤·사과” 폭로하 교수 즉각 명예훼손 맞고소… 여과없이 보도커뮤니티·댓글선 피해자 겨냥 “꽃뱀” 마녀사냥인권위 “교수 지위 이용해 강제추행” 수사 의뢰檢 9개월 만에 기소… 학교측 ‘직위해제’ 처분만피해자, 무료 법률지원 다 소진… 소송비용 걱정첫 재판 앞둬… “지난한 싸움 했는데 이제 시작”“정의가 승리했다.” 지난 23일 서지현 검사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징역 2년형 선고 소식을 듣고 내놓은 일성이다. 그는 수년 전 안 전 국장으로부터 성추행당했음을 지난해 1월 29일 검찰 게시판을 통해 폭로했다. 국내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시작이었다. 이후 법조계와 학계·문화계·종교계 등에서 “나도 피해자”라는 외침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고발자 대부분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마음을 졸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관심도 시들해졌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도 그중 하나다. 지난해 3월 ‘H’가 하일지라는 유명 소설가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주목을 받은 것도 잠시뿐. 학생들은 유명인이자 교수인 피고인과의 법적 공방은 물론 2차 가해와도 싸우고 있다. 이들이 버텨낸 지난 1년은 어땠을까. “사람들의 관심이 없어질까, 학내에서조차 잊힐까, 앞으로 기사로 다뤄줄까… 이 모든 게 사실 두려워요.” ‘동덕여대 H교수 제자 성추행 사건’은 2018년 봄을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공방은 핑퐁 게임처럼 전개되며 매일 생중계됐다. 그러나 이후 잇단 고소로 확전된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피해자들은 여전히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약 9개월 만인 지난달에야 경찰·검찰의 수사가 모두 마무리됐고 이제 겨우 첫 재판을 앞두고 있다. 지난 1년간 피해자와 함께해 온 사람들은 학생 10여명으로 꾸려진 연대체다. ‘동덕여대 H교수 사건 비상대책위원회’ 문아영 공동의장은 지난 시간이 “힘겨운 공방이 오간 지난한 싸움이었다”면서도 “그런데도 이제야 시작이라는 게 참…”이라며 한숨지었다. ●10여명 연대체 꾸려 대응… “관심 없어질까 불안” 사건의 단초는 ‘안희정 성폭력 사건’을 두고 벌어진 설전이었다. 지난해 3월 14일 동덕여대 익명 게시판에는 고발성 글이 하나 게시됐다. 이날 문예창작학과 수업에서 하 교수가 ‘안희정 사건’ 피해자 김지은씨와 관련해 “결혼해 준다고 했으면 안 그랬을 것. 질투심 때문”이라면서 “피해자가 알고 보니 이혼녀더라. 이혼녀도 욕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내용이었다. 또 “(소설) 동백꽃은 처녀가 순진한 총각을 성폭행한 내용인데 얘도 미투 해야겠네”라는 하 교수의 말도 언급됐다. 하 교수의 발언은 교내에서 ‘미투 폄훼’ 논란을 일으켰다. 폭로는 이튿날 터져 나왔다. 이 대학 학생인 A씨는 대학 커뮤니티를 통해 ‘2015년 12월 H교수가 자신에게 강제로 입을 맞추고서 사과했다’며 교수의 성추행을 폭로했다. 여론은 들끓었고, A씨의 용기에 대한 지지가 잇따랐다. 교수의 대응은 빨랐다. 4일 만인 같은 달 19일 기자회견에 나서 “미투라는 이름으로 무례하고 비이성적인 고발이 자행되고 있다”며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다. 그리고 피해자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및 상습협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여론은 변했다. 대중은 직접 카메라 앞에 서 제자와 주고받은 애정 어린 이메일을 공개한 하 교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당당하니 고소까지 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 언론은 그의 말을 그대로 받아 적었다. 문 공동의장은 “피해자를 공격하는 가해자의 말을 여과 없이 받아 적은 데다 심지어 단독 인터뷰를 내보낸 매체들은 해당 발언이 사실인지 여부를 피해자에게 묻지 않았다”면서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취재 시도조차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때부터 A씨는 교수를 갈취하려 한 ‘꽃뱀’이 됐다. 비인격적 표현이 피해자와 그와 연대하는 학생들에게 쏟아졌다. 댓글창과 커뮤니티는 마녀사냥의 장이 됐다. 4월 20일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수사당국과 인권위는 피해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지난 7월 가해 교수가 피해자를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혐의 없음’이라고 결론 내렸다. 검찰도 지난 12월 피해자를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지난 7월 검찰총장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신문이 비대위를 통해 입수한 인권위 결정문에 따르면 인권위는 “대학교수라는 업무관계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학생인 진정인에게 육체적, 성적 언동을 한 행위는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면서 “피진정인의 키스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북부지검은 지난달 13일 하 교수를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강한 반발에 피해자 숨기도… 일상 다 바쳐야 하는 싸움” 그러나 이 같은 진행 상황을 아는 사람도,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대부분의 기억은 교수의 반박 기자회견과 고소, 그 어딘가에 멈춰 있었다. 학교도 적극적이지 않다. 해당 교수가 사임 의사를 표했지만 학교는 “사법당국의 판단을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며 직위해제에서 처분을 멈췄다. 그 사이 가해는 계속됐다. 피해자를 꽃뱀으로 규정한 프레임 속에서 피해자는 고소당한 ‘가짜 미투자’로 낙인찍혔다. 한 시인은 공개적으로 하 교수를 ‘가짜 미투’의 피해자라고 옹호하며 피해자의 얼굴과 실명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했다. 어려운 싸움 끝에 이들은 가해자에 대한 기소 처분을 받아냈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도 벗었다. 문 공동의장은 “그나마 이 사건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대학가의 다른 사건은 상황이 너무 어렵더라”면서 “미투 운동 때 나온 피해자가 분명 다수였는데 법적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은 적었고, 소송을 행동에 옮긴 사람은 더 소수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많은 대학가 미투가 잊혀지고 있다. 여러 대학은 가해 교수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다. ‘정직 3개월’은 대학본부가 학내 성폭력에 대응하는 가장 손쉬운 도구였다. 강력한 백래시(반발)에 피해자가 다시 수면 아래로 숨어버리기도 했다. 문 공동의장은 “여성들이 말하기 시작했지만 백래시가 너무 컸다”고 돌아봤다. 그는 “피해자가 사실을 말하고 당사자를 고소하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힘든데, 보복성 고소와 여론전까지 더해지면 정말 견딜 수 없어진다”면서 “피해자가 온 일상을 다 바쳐야 하는 게 이 싸움”이라고 말했다.이런 상황은 대학가만 겪는 일이 아니다. 한때 뜨거웠던 미투 운동에 대한 관심은 야속할 만큼 식어버렸다. 안희정·이윤택 사건 등 유명인 사건 정도만 세간의 관심을 받는다. 유명세가 덜한 가해자들은 하나둘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또 성폭력 사건의 특성상 익명 폭로가 상당수였기 때문에 폭로가 사실로 드러났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일지 성폭력 사건은 10개월이 지났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 사건 재판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2심을 거쳐 3심까지 가며 기나긴 법정 다툼을 이어가야 할 수도 있고, 피해자를 겨냥한 또 다른 고소가 들어올지도 모른다. 피해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피해자 A씨는 이미 국가로부터 받는 무료법률지원도 제한된 횟수만큼 다 써버려 소송 비용도 걱정이다. 하지만 이들은 진실이 언젠가 명명백백 드러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티고 있다. 문 공동의장은 “전엔 ‘나마저 꽃뱀으로 여겨질까’ 우려해 목소리 내지 못했던 여성들이 이젠 ‘네가 꽃뱀이라고 말하는 행위는 잘못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그러드는 관심에 불안과 두려움이 있지만, 조금 더 좋은 세상에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피해당하지 않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또 버틴다”고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프랑스 예술기행 소설 낸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

    정종제 광주시 행정부시장이 소설 형식으로 프랑스 문화와 예술을 소개하는 책 ‘파리에서 온 이메일’을 펴냈다. 소설은 파리에 있는 대기업 주재원이 서울에 사는 가정주부를 온라인에서 알게 되고 프랑스 문화·예술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으며 소울메이트로 발전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은 이메일로 화가 고흐와 클로드 모네,샹송 가수 에디트 피아프,작가 빅토르 위고와 에밀졸라,조각가 로댕 등 예술인들의 삶과 작품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책에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드라마 ‘SKY캐슬’의 예를 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인재를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과 대안이 담겼다. 방탄소년단 공연에서 파리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모습,마크롱 대통령의 부유세 폐지와 유류세 인상 시도에 반대하는 ‘노란 조끼 시위’ 등 프랑스 사회적 이슈도 스토리 형식으로 언급했다.소설에는 삽화 14편과 두 개의 QR 코드가 삽입됐다.239쪽 분량인 이 소설은 정 부시장이 2011년 파리 주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에서 2년간 파견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파리 시내 곳곳이 구체적으로 서술되기도 했다. 정 부시장은 광주 인성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행정고시(32회)에 합격한 뒤 행정안전부 선진화기획관,안전정책국장,재난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환경공단, 올해 환경시설공사 8988억원 발주

    환경부 한국환경공단은 27일 올해 8988억원 규모의 환경시설공사 발주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발주건수는 총 108건으로 지난해(133건, 6834억원)보다 건수는 25건 줄었으나 발주금액은 32%(2154억원) 증가했다. 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전체 사업비의 60%(5371억원)애 달하는 73건을 상반기 조기 발주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2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제공키로 했다. 총 108건의 환경시설공사 중 2건은 건설업체가 설계와 시공을 책임지는 일괄(턴키)입찰로, 106건은 일반심사 등 일반입찰방식으로 진행한다. 일괄입찰은 이천 공공하수도시설 설치사업과 서산 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 등 2건으로 공사금액은 1078억 원이다. 공사별로는 하·폐수처리시설설치사업 49건, 상수관망사업 14건, 생태하천복원사업 5건, 폐기물처리시설설치사업 13건, 비점오염저감시설설치 및 유해대기측정소설치 등 기타 환경시설 27건 등이다. 올해 발주되는 최대 공사는 9월 예정인 서산 자원회수시설 설치사업으로 678억원 규모다. 일괄입찰을 제외한 100억원 이상 공사는 원주 단계천 생태하천복원사업(346억원)과 파주 운정 하수관로 정비공사(284억원) 등 28건이다. 2019년 환경시설공사 발주계획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환경공단 누리집(www.keco.or.kr)에서 28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시시콜콜] 인공강우와 미세먼지

    [시시콜콜] 인공강우와 미세먼지

    “필요한 것은 동남풍 뿐” ‘삼국지연의’ 속 제갈공명은 마치 하늘이 내린 책사인 듯 비와 바람을 불러오는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남풍을 부르려 며칠 째 단을 쌓은 채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기행을 벌였고, 실제 그가 예고한 날 귀신같이 불어온 동남풍으로 조조 대군을 화공으로 전멸시켰다더라는 얘기는 삼국지를 읽은 이건, 읽지 않은 이건 모를 수 없는 유명한 얘기로 남게 됐다. 조조의 100만 대군에 맞서 유비와 손권 동맹의 10만 군사가 벌인 적벽대전은 삼국지연의 속 이야기 중 가장 짜릿한 백미였다. 위촉오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라는 구도를 완성시켜주는 소설 속 핵심 장치였는가하면, 제갈량의 신기묘산을 드러내는 대표적 사례였다. 물론 적벽대전은 역사적 사실 여부는 물론이고, 실제 위치 또한 사학자들마다 의견이 분분한, 허구에 가까운 스토리다. 제갈공명의 신묘한 능력 또한 그저 그가 당시 양자강 주변 지리와 기후 상황에 밝은 이였기에 가능한 설정이라는 의견이 절대적이다. 실제 비를 불러오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있을 수 없었다. 서구 사회에서 ‘레인메이커’(rainmaker)라는 표현은 비를 기원하는 인디언 주술사를 일컫는 말이기도 하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며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이를 칭송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비가 내릴 때까지 주구장창 제사 모시는 ‘인디언식 기우제’는 비를 향한 우직하면서도 집요한 의지를 증명해줄지언정 능력으로 평가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은 이미 제갈공명을 무색케할 만큼 발전했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세계 50여 개국에서 날씨 조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인공강우는 가뭄에 대한 대책 만큼이나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엑스포, 2014년 난징청소년올림픽 등 주요 국제행사 때마다 인공강우를 통해 공기 질을 개선시켰다는 것이 정설에 가깝다. 최근 중국 생태환경부 고위 관계자가 “다른 사람을 맹목적으로 탓하기만 하다가는 미세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며 한국의 미세먼지 대책을 비웃는 듯한 발언을 내놓은 배경이기도 했다. 한국은 인공강우 연구에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뒤늦게나마 환경부와 기상청이 25일 오전 전북 군산 지역 서해안에서 기상항공기를 투입해 인공강우 실험을 펼쳤다. 기상항공기에 구름 입자를 뭉치게 해 비를 만드는 물질인 요오드화은(Agl) 연소탄 24발을 싣고 구름 안에 살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확한 강우량은 26일 쯤 확인할 수 있으며, 특히 이번 인공강우 실험의 구체적 목적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은 다음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이날 전북 내륙 지방 미세먼지 농도가 보통 수준이어서 저감 정도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환경부는 올해 안으로 15차례에 걸쳐 인공강우 실험을 펼친 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인공강우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인공강우 실험에 제갈공명과 같은 신묘함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인공강우를 위해 쓰이는 복합화학물질인 요오드화은 등을 살포할 때 해양오염, 토양오염 등 생태계 혼란에 대한 우려도 분명이 있다. 화학물질 부작용, 영향 등에 대한 연구도 인공강우 실험 연구와 함께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수만 년 전 물려받아 잘 살아오던 지구 최근 백 년 남짓 동안 잘못 쓴 우리 탓이기에 이제라도 조심조심 다뤄야 한다. 박록삼 논설위원 youngtan@seoul.co.kr
  •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4·16… 처리할 수 없는 ‘슬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윤대녕 지음/문학과지성사/284쪽/1만 3000원디디의 우산/황정은 지음/창비/348쪽/1만 4000원작가들이 글을 쓰는 주된 동기는 슬픔을 처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쉬이 처리될 수 없는 슬픔이라면? 2014년 4월 16일은 모두에게 죽음 외에는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등단 29년 차의 대선배도 “2014년 4월 15일 이후 나는 ‘작가인 나의 죽음’을 경험”했고, 그 세월을 똑 분질러 놓은 만큼의 경력을 가진 후배에게도 “어떻게든 소설로 쓰지 않으면 소설 쓰는 일이 여태와는 다른 방식으로 아주 어려워질 거라는 직감”이 있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지금, 두 작가는 비슷한 듯 각기 다른 답신을 보내왔다.윤대녕 작가의 소설집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는 죽음에 관한 보다 직접적인 서술이다. ‘서울-북미 간’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K’는 2015년 1월, 뿌리치듯 한국을 떠나 북미로 갔다는 작가의 분신 같다. 래프팅 사고로 딸을 잃은 K는 딸 생일 다음날 진도에서 침몰한 여객선으로 말미암아 도망치듯 캐나다 밴쿠버로 갔다. 그곳에서 역시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로 남편을 잃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난 H와 만난다. 이후에도 6년 넘게 식물인간으로 지내다 세상을 뜬, 혈육은 아니지만 유년을 함께 보낸 삼촌(‘나이아가라’)과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떠돌아다니다 갑작스러운 죽음을 당한 연인(‘경옥의 노래’) 등을 떠나보내는 일련의 ‘애도 여행’이 이어진다.연작 성격의 중편 2편을 묶은 황정은 작가의 소설집 ‘디디의 우산’은 1990년대 중반부터 일어난 굵직한 궤적들을 가만가만 따라간다. 중편 ‘d’와 ‘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는 인물과 서사는 다르지만 시대상과 주제의식을 공유하며 서로 공명한다. ‘dd’의 죽음 이후 세상을 향한 귀를 닫고 사는 ‘d’. 여지없이 쇠락한 세운상가에서 고된 물류 일을 하며 자신의 힘을 소진하고 있다. 그런 d에게 “나 알지?” 하며 다가온 남자. 세운상가가 활성화되든 재생되든 같은 자리에 몇 십 년을 앉아 기계 등속을 수리하는 ‘여소녀’다. 여소녀를 통해 d는 빈티지 전축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세상의 소리에 귀를 연다.‘아무것도 말할 필요가 없다’에서는 1996년의 연세대, 2008년의 ‘명박산성’, 2009년의 용산과 2014년의 세월호, 2017년 3월 헌법재판소 판결까지의 순간과 맞닿은 ‘나’의 경험이 주를 이룬다. ‘나’는 ‘명박산성’ 앞에서 느꼈던 무력감, ‘폭력적인 시위대’에 대한 대중의 혐오를 1996년 연세대 사태에서 끄집어낸다. 캠퍼스를 둘러싼 포위를 뚫고 탈출하려다가 전투경찰들에게 쫓겨 들어간 종합관에서 스스로 바리케이드를 쌓은 채 고립된 학생들. 찌는 여름 최루액에 범벅이 된 그들은 세수와 양치에 대한 끔찍한 갈망을 느끼고 생리혈로 얼룩진 바지를 내내 입어야 했다. 그 가운데 바리케이드를, 차벽을 뚫으려는 ‘시위대의 움직임은 가로막힌 길을 뚫는 돌파 행위가 아니고 재산 손괴 행위가 된다.’(189쪽) 그 끔찍한 고립 속에서 ‘나’는 성실한 수신자이면서 답신자인 서수경을 만난다. 윤대녕과 황정은의 소설은, 세월호 국면에서 우리가 느꼈으되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다시 한번 끄집어낸다. 81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했으나 시대에 동참하지 못했던 의대생 K는 오랜 세월 침잠해 있던 부채 의식과 자괴감이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고 95학번 서수경은 20년 전, 대학생 노수석의 사망으로 이끌리듯 연세대로 갔던 것처럼 다시 거리에 나선다. 그 자신도 누군가의 아버지였던 K는 섣부른 체념과 방관, 손쉬운 타협과 무관심이 업이 돼 돌아옴을 느끼고 ‘나’는 1996년 시위 참여 여학생들이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비속어로 불렸듯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칭해서도 ‘惡女(악녀) OUT’이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것을 본다. ‘dd’가 남긴 책의 주인 박조배라는 인물은 어떠한가. 세월호 1주기, 청계천 일대를 겹겹이 에워싼 차벽을 보고 그는 ‘d’에게 말한다. “이 상황을 봐라. 얼마나 투명하고… 얼마나 X같냐. 그리고 그 X같음이 눈에 보이잖아? 그냥 조용히 아닌 척하고 망해 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혹시 자신을 해치기 위해 오신 건 아니겠죠? (중략)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는 계속 살아가야만 하니까요.” ‘누가 고양이를 죽였나’의 첫 작품 ‘서울-북미 간’에서 H는 K에게 이렇게 말하며 손을 그러쥔다. 남은 사람들끼리는, 너의 존재 자체가 내 삶의 기원이 된다는 얘기이리라. 황 작가는 ‘디디의 우산’의 두 중편 사이, ‘모두가 돌아갈 무렵엔 우산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그런 손과 우산 같은 게 남겨진 사람들을 살아가게 하는가 보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진화한 마음(전중환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리처드 도킨스가 쓴 ‘이기적 유전자’의 ‘이기적’이라는 은유는 이기적 인간을 지칭하는 것으로 잘못 해석돼 왔다. 이처럼 진화심리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매력적인 도구로 주목받은 한편으로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설명하는 데 동원돼 오해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진화심리학이라는 신생 학문과 함께 성장한 저자가 진화심리학은 우리에게 어떤 쓸모가 있는지, 인간의 마음과 행동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본격적으로 풀어놓는다. 432쪽. 2만 1000원.키스(김정현 지음, 황금물고기 펴냄) 300만부 기록을 세운 소설 ‘아버지’의 작가가 펴낸 새 장편소설. ‘진주귀고리 소녀’처럼 빛나고 싶은 꿈을 가진 여자 ‘수명’과 이를 묵묵히 지켜보며 지원하는 남자 ‘명수’의 삶을 그렸다. 꿈을 좇아 큐레이터가 된 수명은 화랑 대표와 부동산개발업자의 농간에 10억원대 미술작품 위작사건에 휘말리고 이에 명수가 수명 몰래 개발업자에게 찾아가 폭력을 휘두르며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이 휘몰아친다. 402쪽. 1만 5000원.마오쩌둥 1·2(필립 쇼트 지음, 양현수 옮김, 교양인 펴냄) 마르크스주의를 중국 당대 상황에 맞춰 변화시킨 이론가이자 유격전과 기동전을 적재적소에 활용한 군사 전략가, 권력을 잡은 뒤엔 진시황의 계승자임을 자임한 절대 권력자, 마오쩌둥.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마오쩌둥 최측근들을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오늘날의 중국을 만든 마오쩌둥을 그렸다. 672쪽, 684쪽. 각 2만 9000원.어느 아이누 이야기(오가와 류키치 지음, 박상연 옮김, 모시는사람들 펴냄) 일본 소수민족의 하나인 아이누족 여성을 어머니로, 일제강점기 징용 한국인 남성을 아버지로 둔 저자의 회고록. 일본 내에서 아이누의 권리와 인간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이중의 굴레를 헤쳐나온 일생을 되짚었다. 280쪽. 1만 5000원.보통 사람들의 전쟁(앤드루 양 지음, 장용원 옮김, 흐름출판 펴냄)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미래일자리보고서에서 “2020년, 51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신규기업 창업과 운영을 돕는 비영리기업 ‘벤처 포 아메리카’의 창업자인 저자가 기술 혁명과 노동 시장의 변화를 추적하며 ‘보통 사람들’의 대처법을 설파한다. 368쪽. 1만 6000원.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7·8(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민음사 펴냄) 20세기 최고 소설로 꼽히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4편 ‘소돔과 고모라’가 시리즈 7·8로 나뉘어 출간됐다. 소돔과 고모라는 성경에 언급된 성적으로 타락한 두 도시에서 가져온 이름으로, 작품 속 화자 마르셀은 다양한 계기와 상황을 통해 동성애에 대한 주제를 이끌어 나간다. 448쪽, 540쪽. 각 1만 5000원, 1만 6000원.
  • [2030 세대] 범람하는 콘텐츠, 파편화되는 소비자/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범람하는 콘텐츠, 파편화되는 소비자/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충북 음성군 시골마을에 살던 어렸을 적 나는 ‘심심하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부모님은 모두 일을 나가셨고, 제일 친한 학교 친구들은 모두 산을 한 개쯤 넘어가야 있는 다른 동네에 살았다. 컴퓨터는 형이 독차지했기 때문에 1시간 이상 할 수도 없었다. 들어오는 TV채널은 4개밖에 없었으며 그마저도 내가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틀어주는 시간은 한정적이었다. 즉, 시간은 넘쳐났고 좋아하는 미디어는 희소자원이었다. 15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모두의 손에 스마트폰이라는 조그만 컴퓨터가 들어가고 다양한 플랫폼이 확산되자 이제 콘텐츠가 넘쳐나고 반대로 시간이 모자라졌다. 잠들기 전에 누워 있는 시간과 대중교통을 통해 이동하는 시간까지 긁어 써도 홍수처럼 밀려드는 웹소설, 웹툰, 페이스북 글, 유튜브 동영상을 감당할 수 없다. 취향에 맞는 것들만 엄선해서 보는 데도 그렇다. 희소자원이 미디어에서 시간으로 바뀌면서 미디어 소비라는 활동은 공적인 것에서 사적인 것으로 바뀌었다. 시간은 많고 즐길 거리는 부족하던 과거를 떠올려보자.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자 여럿이 라디오 하나에 붙어 주파수를 맞췄고, 남편과 아내는 서로 TV채널의 주도권을 놓고 다퉜다. 한정된 미디어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대, 지역, 성별을 막론하고 전 국민이 그럭저럭 즐길 수 있는 ‘국민 문화’가 필요했다. 한때 KBS의 ‘개그콘서트’ 유행어가 전 국민의 언어생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도 미디어의 희소성 덕분이었다. 스마트폰 시대가 된 지금은 누구도 TV 리모컨 통제권을 탐내지 않는다. TV에서 하는 ‘밋밋한’ 프로그램보다 훨씬 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들이 스마트폰 버튼 하나로 무한하게 열리기 때문이다. 각 개인은 자신만의 미디어 소비 경로와 취향들을 만들었다. 물론 미디어의 공적 성격이 아예 상실되지는 않았다. 미디어를 혼자 만들고 혼자 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랫폼과 매체 소비자의 단위가 점점 잘게 쪼개지는 걸 피할 수는 없었다. 그 결과로 다른 세대나 성별이 즐기는 콘텐츠를 이해가 안 된다는 듯이 쳐다보는 풍경도 사라졌다. 지금은 자신이 속한 집단 밖의 다른 이들이 어떤 플랫폼을 통해 무슨 콘텐츠를 보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된 시대기 때문이다. 10대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중장년층 사이에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한 ‘네이버 밴드’, 인터넷의 수많은 남초와 여초 커뮤니티의 흐름을 모두 알기에는 무엇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공유하는 공통경험의 폭이 파편화되고 좁아지는 현상 자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는 기술적 변화로 자연스레 따라온 세계적 흐름이다. 다만 한 가지는 강조하고 싶다. 타인의 생각과 의견이 궁금한가? 그렇다면 우선 그가 즐기는 미디어와 플랫폼을 보라. 당신이 상상하지 못했던 세계가 나타날 것이다. 어쩌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 英 시골마을 두 친구 “항일운동가 후손, 기적 같아”

    英 시골마을 두 친구 “항일운동가 후손, 기적 같아”

    “제 조상을 찾아 나서는 것은 저의 기쁨입니다. 제 친구와 똑같이 저도 항일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시대 이륭양행을 세워 독립운동을 지원했던 아일랜드계 영국인 조지 루이스 쇼의 방계 후손 캐서린 베틴슨(67)은 24일 서울신문과의 현장 및 이메일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를 찾게 된 계기를 설명하며 이같이 전했다. 한국에서도 독립유공자의 후손을 찾기 어려운데 영국 한 시골마을에서 항일 독립유공자의 후손이 같이 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조지 루이스 쇼의 방계 손녀인 캐서린과 대한매일신보를 세워 항일 언론운동에 앞장선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의 직계 손녀 수전 제인 블랙(63)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20세 무렵부터 영국 스폴딩의 한 시골마을에서 이웃으로 지내고 있었다. 이들이 처음으로 독립유공자의 후손이란 사실을 안 것은 1995년도다. 수전이 베델의 후손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을 당시 캐서린은 우연히 친구를 따라 한국에 오게 됐다. 캐서린은 국가보훈처 직원으로부터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설명을 듣게 됐다. 마침 자신의 할머니 성도 ‘쇼’라는 사실을 알았던 캐서린은 혹시라도 자신의 조상일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으로 그때부터 혼자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연구를 시작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캐서린은 조지 루이스 쇼가 아일랜드계 영국인이란 사실을 알고 직접 아일랜드로 건너가 자료를 찾기 시작했다. 당시는 자료가 부족해 자신의 조상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캐서린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영국 국회의사당에서 해외국민출생 관련 자료를 샅샅이 뒤졌다. 조지 루이스 쇼에 대해 알아가던 캐서린은 우연히 읽었던 캐나다 소설에서 작가가 자신의 삼촌을 그린 모습이 자신이 알던 조지 루이스 쇼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캐서린은 캐나다 인구조사과에 직접 전화를 걸어 소설가와 연락이 닿았고 마침내 그가 그린 삼촌의 인물이 조지 루이스 쇼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캐서린은 직접 조지 루이스 쇼의 아들인 사무엘 루이스 쇼의 사진을 영국 ‘조상 찾기’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를 발견한 조지 루이스 쇼의 직계 후손인 레이첼이 연락을 해 오며 직계 후손을 찾아내는 데도 공헌했다. 캐서린은 “주변 사람이 내가 조상을 찾아다니며 연구하는 모습을 보고 영국 정보기관인 ‘MI6’에 빗대 ‘MI7’이라고 부르곤 했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할아버지의 독립운동을 기리고 역사에 간직해 주는 것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호주 소설가, 베이징서 체포…“멍완저우 인질 확대”

    호주 소설가, 베이징서 체포…“멍완저우 인질 확대”

    호주 국방장관 中방문 전날 억류 사실 확인호주 국적의 중국계 작가이자 시사평론가인 양헝쥔(楊恒均)이 중국을 방문했다가 현지에서 구금됐다. 호주 정부는 23일(현지시간) 중국 지방 당국에 의해 양헝쥔이 억류됐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AP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호주 외교통상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가 베이징 주재 호주 대사관을 통해 양헝쥔을 억류 중이라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우리는 무엇보다 (중국과의) 양자 영사 협정에 따라 이번 구금의 본질을 분명히 하고, 양헝쥔에 대한 영사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 인물의 실제 이름이 양쥔(楊軍)이라면서 “베이징 국가안전국이 호주 국적인 이 사람에 대해 중국의 국가 안전을 해치는 범죄 활동을 한 혐의로 강제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국가안전국은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 산하다. 화 대변인은 “합법적인 권익을 충분히 보장받고 있으며 관련 상황은 주중 호주대사관에 공식 통보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양헝쥔 구금 사실 확인은 크리스토퍼 파인 호주 국방부 장관의 24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이뤄졌다. 파인 장관은 일본, 중국, 싱가포르를 차례로 방문하기 위해 지난 22일 호주를 떠나면서 중국과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했다고 AP는 전했다. 앞서 시드니모닝헤럴드 등 호주 언론들은 양헝쥔이 지난 18일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19일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 도착했지만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양헝쥔은 부인 및 자녀와 함께 광저우를 경유해 상하이를 방문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관 출신인 양헝쥔은 시드니 기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000년 호주 국적을 취득했다. 호주와 미국에서 중국 공산당 체제를 비판하고 민주화 개혁을 주장해온 시사평론가다.그는 2011년 3월에도 중국을 방문했다가 일시 억류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신들은 중국 당국의 양헝쥔 억류에 대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양헝쥔의 친구인 펑충이 시드니 기술대 교수는 호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양헝쥔의 체포에 대해 중국 정부의 인질외교 확대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그를 볼모로 삼아 호주, 캐나다, 미국 정부에 대한 압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주 정부는 그동안 중국이 체포한 캐나다 전직 외교인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의 억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호주 스파이소설 작가 중국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

    호주 스파이소설 작가 중국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

    전직 중국 외교관이자 스파이 소설 작가인 호주인 양헝쥔(53)이 중국에서 체포되면서 중국과 호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주중 호주대사관은 24일 중국 당국이 지난 23일 양을 체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며 구금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양은 지난 18일 가족들을 데려가기 위해 중국에 도착한 이후 소식이 끊겼다. 양은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으며 가족이 있는 상하이로 갈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0년 호주 시민으로 귀화했으며 양의 친구인 펑총이 시드니 과학기술대 교수는 “양이 스파이 혐의로 국가안전부에 의해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과 그의 아내는 광저우 공항에서 12시간 이상 조사를 받았으며, 양의 아내만 딸을 데려가기 위해 다시 상하이로 가는 것이 허락됐다고 덧붙였다.양의 체포는 전직 외교관인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 등 두 명의 캐나다시민이 중국에서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된 지 6주 만에 발생했다. 양의 체포도 미국의 요구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체포된 데 대한 일종의 보복 행위로 분석된다. 호주는 지난해 8월 화웨이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에 대한 배제 의사를 밝혔다. 특히 호주는 중국을 겨냥해 외국의 정치 개입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하면서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됐다. 양은 현재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있으며 중국 정부에 적대적인 글을 써 왔다. 중국 정부는 중국인 반체제 인사는 공산당의 사법 체계 안에 있다고 보기 때문에 양의 호주 국적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양의 친구이자 반중 매체인 보쉰의 창업자인 멍웨이찬은 “양의 글의 목적은 많은 중국 젊은이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리는 것”이라며 “현재 중국 상황이 공산당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말을 했다가는 처벌받는 문화대혁명 때와 비슷하다며 양이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렸다”고 털어놨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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