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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틀린, 그리고 희미해진 그래서 너무 소중한 ‘일상’

    뒤틀린, 그리고 희미해진 그래서 너무 소중한 ‘일상’

    코로나19로 더욱 소중해진 일상의 행복을 담은 일본 감성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장기간 연애하며 설렘이 사라진 연인과 홀로 된 할머니의 모습에서 인생을 곱씹어 보게 되지 않을까. 14일 개봉하는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5년에 걸친 20대 남녀의 연애를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대학생 무기(스다 마사키 분)와 키누(아리무라 가스미 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음악, 영화 등 취향이 잘 맞는 두 사람은 호감을 느껴 사귀게 되고,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무기는 키누와 동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사회 초년생이 되면서 균열이 시작된다. 돈에 대한 압박으로 무기가 영업사원 일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낭만적인 키누와는 멀어지는 느낌이다. 키누는 무기에게 서운한 감정이 밀려온다. 영화는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 사랑을 둘러싼 감정 변화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노부히로 감독은 장면에 맞춰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기교를 보여 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시들어 버리는 꽃다발처럼 지나 버린 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이 영화는 마치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과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는 듯하다.15일 개봉하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과도 소원해진 75세 할머니 모모코(다나카 유코 분)의 시선을 통해 고독을 마주하고 나답게 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담담하게 그렸다.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와카타게 지사코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젊은 시절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에서 도망친 모모코는 일하던 식당에서 운명적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뤘고,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다. 이제는 병원과 도서관을 들르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지만 까마득한 과거의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영화는 잔잔한 삶을 사는 70대 모모코와 역동적이던 과거의 20대 모모코(아오이 유우 분)를 번갈아 보여 주며 ‘혼자’에 적응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따라간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만난 모모코는 과거를 반추하고 ‘홀로 있음’이 주는 자유를 깨닫는다. 외로운 나를 부정하다 마침내 외로움을 받아들이면서 진한 울림을 남긴다. 메가폰을 잡은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남극의 쉐프’(2009), ‘요노스케 이야기’(2013) 등에서 보여 준 특유의 재치 있는 연출로 소소한 재미를 끌어냈다. 외로움을 대변하는 가상의 인물들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모코의 모습 등이 독립의 기쁨을 유쾌하게 담아내 분위기는 우울하지 않다.
  • 일상 소중함 일깨우는 日 감성영화…설렘이 사라진 연애와 노년의 외로움

    일상 소중함 일깨우는 日 감성영화…설렘이 사라진 연애와 노년의 외로움

    코로나19로 더욱 소중해진 일상의 행복을 담은 일본 감성 영화 두 편이 잇달아 개봉한다. 장기간 연애하며 설렘이 사라진 연인과 홀로 된 할머니의 모습에서 인생을 곱씹어 보게 되지 않을까. 14일 개봉하는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는 5년에 걸친 20대 남녀의 연애를 그린 청춘 로맨스 드라마다.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친 대학생 무기(스다 마사키 분)와 키누(아리무라 가스미 분)는 첫차를 기다리며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음악, 영화 등 취향이 잘 맞는 두 사람은 호감을 느껴 사귀게 되고, 일러스트 작가를 꿈꾸는 무기는 키누와 동거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사회 초년생이 되면서 균열이 시작된다. 돈에 대한 압박으로 무기가 영업사원 일을 시작하지만 여전히 낭만적인 키누와는 멀어지는 느낌이다. 키누는 무기에게 서운한 감정이 밀려온다. 영화는 두 사람의 시선을 따라 사랑을 둘러싼 감정 변화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노부히로 감독은 장면에 맞춰 인물들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기교를 보여 주며 몰입도를 높였다. 시들어 버리는 꽃다발처럼 지나 버린 사랑을 추억하게 하는 이 영화는 마치 인생에서 소중한 사람과 현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하는 듯하다.15일 개봉하는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남편과 사별하고 자식과도 소원해진 75세 할머니 모모코(다나카 유코 분)의 시선을 통해 고독을 마주하고 나답게 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담담하게 그렸다.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와카타게 지사코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젊은 시절 정략결혼을 피해 고향에서 도망친 모모코는 일하던 식당에서 운명적 사랑에 빠져 가정을 이뤘고,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다. 이제는 병원과 도서관을 들르는 단조로운 일상을 보내지만 까마득한 과거의 기억들이 불쑥불쑥 떠오른다. 영화는 잔잔한 삶을 사는 70대 모모코와 역동적이던 과거의 20대 모모코(아오이 유우 분)를 번갈아 보여 주며 ‘혼자’에 적응하기 위해 애쓴 흔적을 따라간다. 젊은 시절의 자신과 만난 모모코는 과거를 반추하고 ‘홀로 있음’이 주는 자유를 깨닫는다. 외로운 나를 부정하다 마침내 외로움을 받아들이면서 진한 울림을 남긴다. 메가폰을 잡은 오키타 슈이치 감독은 ‘남극의 쉐프’(2009), ‘요노스케 이야기’(2013) 등에서 보여 준 특유의 재치 있는 연출로 소소한 재미를 끌어냈다. 외로움을 대변하는 가상의 인물들과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모코의 모습 등이 독립의 기쁨을 유쾌하게 담아내 분위기는 우울하지 않다.
  •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설픈 개인주의자의 고백/소설가

    [부희령의 다초점 렌즈] 어설픈 개인주의자의 고백/소설가

    KBS에서 수행한 세대인식 집중 조사의 결과가 소셜미디어 공간에서 화제였다. 가장 주목을 받은 조사 결과는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다’라는 문항에 대한 20~34세 남성의 응답이었다. 유독 청년 남성 세대에서 (주관적 계층 의식이) 고소득층으로 갈수록 ‘나눌 것이다’라는 답변이 급격히 하락했다. 그보다 나는 환경 문제와 관련해 ‘환경보다 개발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20~34세 남성이 43.8%나 된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지만. 다른 세대의 남녀보다 현저하게 높은 비율이었다. 여러 전문가가 세대인식 조사의 결과를 분석·비판·해설한 글들을 흥미롭게 읽었다. 그러면서 20~34세이던 청년 시절에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새삼 돌이켜보게 됐다. 내 느낌으로는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몸도 정신도 전혀 다른 사람이다. 청년 시절의 나에게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돕겠느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했을까? 잘 모르겠다. 그 무렵 나는 타인이나 공동체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극단적 개인주의자였고, 모든 관심은 나 자신에게 쏠려 있었다. 성취는 오직 내 힘으로 이룬 것이고, 실패도 오직 내가 못난 탓이라 여겼다. 인간의 삶이란 비바람 몰아치는 들판을 홀로 걷는 것이고, 선택할 수 있는 생존 방식은 오직 각자도생이라고 믿었다. 자신을 비장한 운명의 주인공 자리에 세워 놓으면 세상이 온통 어두워 보이기 마련이다. 살아오면서 가장 가난하던 시절이었고, 70~80년대의 억압과 훈육으로 얼룩진 학창 시절을 거치면서 그 반동으로 타인을 지옥으로 인식했다고 변명해 본다. 한편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경제 상황은 최악이었으나 다른 조건들은 나쁘지 않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나는 부모의 경제적 도움을 받지 않고 살 수 있었다. 알고 보면 개인주의라는 것은 그래도 살 만한 사람들이 장착하는 ‘주의’이다. 관념의 세계에만 존재할 뿐 현실에서는 무의미한 말들이 있다. 이를테면 사람을 ‘써서’ 어떤 일을 한다든가, 일자리를 ‘준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현실에서는 사람을 사용할 수 없으며, 일자리는 누군가가 주는 게 아니라 일이 돼 가며 생기는 것이다. 각자도생이라는 말도 마찬가지다. 각자나 개인으로 존재해서는 오히려 생존할 수 없다. 신체적으로 분리돼 있다는 외적 조건 때문에 편의상 개인이라고 지칭할 뿐이다. 먹고 입고 이동하고 머무는 것 모두 인간과 인간, 인간과 사물의 연결망이 작동해야 가능하다. 에베레스트산 정상에서 홀로 가부좌를 틀고 있다고 해도 인간의 언어와 사유를 지속하는 한 완전히 고립된 개인은 불가능하다. 주관적 계층 의식이 저소득층인 50대 여성으로서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평생 공동체의 한 구석에서 옹색하게 살아온 어설픈 개인주의자의 고백이다. 지난 세월 좌충우돌하며 깨달은 것은 공동체의 좋은 구성원이 되려면 실수하고 배우고 또 실패하고 학습하는 일을 거듭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바람직한 시민이 되고자 노력하고 싶지 않아도, 타인을 돕기 위해 내 것을 내줄 생각이 전혀 없어도 나누면서 살아갈 도리밖에 없다. 개인주의자로 살 수는 있어도 누구의 영향도 받지 않는 고립된 개인으로 살 수는 없다. 주위를 둘러 보라. 스스로 개인주의자라고 공언하는 이들도 웅성웅성 모여서 무리를 이루려 애쓰고 있음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나누는 태도뿐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마냥 움켜쥐려고 애쓸 것이고, 누군가는 기꺼이 나눌 것이다. 윤리는 의무나 당위가 아니라 인간이 존재하는 방식을 아름답게 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아름답게 살아 보자.
  •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좋은 정치의 시작은 쉬운 말/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가꾸고 나누고 다듬는 우리말] 좋은 정치의 시작은 쉬운 말/이경우 어문부 전문기자

    <4>정치의 언어 ㉠아무 근거 없는 마타도어. ㉡황당무계한 마타도어마저 나온다. ㉢무턱대고 마타도어를 하면 안 된다. 선거는 전쟁 같은 말들을 내뱉는다. 근거 없는 말로 남을 헐뜯어 명예나 지위를 손상시키는 ‘중상’, 사실을 왜곡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을 해롭게 하는 ‘모략’이 쏟아진다. 뜨거워지면 이 둘을 합친 ‘중상모략’이 판을 친다. 익숙한 풍경이다. 표준국어대사전의 ‘중상모략’에 “여야가 상호 비방과 중상모략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예문이 실려 있을 정도다. 상대를 ‘중상모략’하는 게 ‘마타도어’다. ‘투우사’를 뜻하는 스페인어 ‘마타도르’에서 유래했다. 익숙한 우리말로는 ‘흑색선전’이 있다. ‘모략선전’이라고도 한다. 정치권 일부에선 이런 말들보다 ‘마타도어’를 더 그럴듯하다고 여긴다. 최근 들어 쓰기 시작한 건 아니다. 1960대에도, 70년대에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썼다. 그렇지만 일상으로 들어오진 못했고 낯설어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마타도어’란 말이 나오면 무슨 뜻인지 설명해 주는 뉴스도 나온다. 소설 ‘1984’를 쓴 조지 오웰은 이런 글쓰기 원칙도 정했다. ‘대응하는 일상어가 있다면 외래어나 과학용어, 전문용어는 절대 쓰지 않는다.’ 글쓰기라 했지만, 정치의 말하기 원칙이라고 해도 무리 없겠다. ‘컷오프’도 반드시 써야 할 표현은 아니다. “탈락자는 물론 컷오프 순위와 표차”에서 ‘컷오프 순위’는 쉽게 와닿지 않는다. 정치는 말로 하는데, 말이 정치를 어렵게 한다. 참여를 외치면서 동시에 이렇게 막기도 한다. ‘예비경선 순위’라고 하면 금세 이해할 수 있다. “예비경선 후보 8명 가운데 2명을 컷오프한다”에서 ‘컷오프한다’는 ‘탈락시킨다’가 더 좋다. ‘티핑 포인트’는 생소하고 더 어렵다. ‘갑자기 뒤집히는 점’이란 뜻이다. 작은 변화들이 쌓여 가고, 그러다 작은 변화가 하나만 더 일어나도 갑자기 큰 영향을 불러올 수 있는 상태가 된 단계나 순간을 가리킨다. “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티핑 포인트’가 시작된 듯싶다.” 다른 말로 바꿔 쓸 수 없을까. ‘급변점’, ‘전환점’ 같은 말들로 쓰는 이들도 있다. 오픈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마스터플랜(종합계획, 기본계획, 기본설계), 로드맵(이행안, 단계별 이행안), 매니페스토(참공약), 규제 샌드박스(규제유예, 규제유예제도)…. 굳이 외국어에 의미를 담으려는 정치가 있다. 그런다고 새롭지 않다. 쉽고, 편하고, 분명해야 신선하게 다가온다. 좋은 정치의 출발은 쉬운 말에 있다.
  • 손안에 쏘~옥 내 입맛 맞는 작은 책 뜬다

    손안에 쏘~옥 내 입맛 맞는 작은 책 뜬다

    제작비 절감·독자층 확보해 위험 감소원고량 절반쯤 줄였지만 소재 다양해져 소설·에세이 등 문학 위주 출판 벗어나마케팅·기획 분야 조언하는 ‘소스’ 출간사회·예술 해석한 ‘나의 독법’ 시리즈도일반 단행본보다 크기를 줄여 가볍게 읽을 수 있도록 한 ‘문고본’ 시리즈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소설이나 에세이 분야가 그동안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인문, 사회, 경영, 자기계발까지 주제가 다양해지는 추세다. 코로나19로 출판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독서 경향도 달라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출판사 북스톤은 여러 주제를 가볍게 다루는 ‘소스’ 시리즈 다섯 권을 지난달 내놓고, 두 달에 한 권씩 신간을 선보인다. ‘내 일에 필요한 실용적 소스를 전하는 시리즈’라는 설명을 붙였는데, ‘마케터의 투자법’, ‘기획하는 사람, MD’, ‘도시를 바꾸는 공간 기획’ 등 주로 마케팅이나 기획을 주제로 다룬다. 문체나 구성이 일반 단행본보다 다소 가벼운 게 특징이다. 예컨대 1권 ‘마케터의 투자법’은 주식 종목 추천이나 그래프 읽기보다 일상과 소비, 취미를 바탕으로 투자하라는 이야기를 담았다. 책을 기획한 김은경 편집자는 “선배가 후배에게 가벼운 조언을 던지는 식의 책”이라고 소개했다. “지금 독자들은 ‘이렇게 하면 일의 성과가 이만큼 난다´는 자기계발서식의 조언을 다소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사회 초년생을 주 대상으로 하지만, 그동안 딱딱한 주제에 관심이 적었던 여성 독자들도 부담 없이 접근하도록 타깃을 넓혀 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출판사 메멘토는 인문, 사회, 예술 분야의 논쟁적인 주제를 가벼운 관점과 시각에서 해석한 문고 시리즈 ‘나의 독법’과 ‘나의 고전독법´을 이번 달부터 시작했다. 현재 11명 저자들과 계약을 맺고 시리즈를 이어 간다.‘나의 독법’ 첫 권인 ‘왜 읽을 수 없는가´는 독자들이 인문·사회 분야 책에서 점점 멀어지는 이유를 가볍게 지적한다. 어려운 용어를 사용하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독자를 탓하기보다 저자가 우선 자신의 문장을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이다. “두툼한 인문·사회 주제 도서를 갈수록 읽기 어려워하는 독서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어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밝힌 박숙희 편집자는 “다소 무거운 주제라 신규 독자가 접근하기 쉽도록 물리적으로 양을 줄였다. 일반 단행본이 200자 원고지 800~1000장 정도라면, 이번 시리즈는 절반인 400~500장 정도”라고 밝혔다.문고본은 주로 규모가 작은 출판사가 특정 독자 취향 공략을 목표로 출간하고 나서 독립서점 등에 내놓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큰 출판사들이 뛰어들면서 이제는 출판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했다. 민음사 ‘쏜살문고’ 시리즈 이후, 그동안 소설이나 에세이 분야에서 20·30대 여성 독자를 주요 층으로 한 책의 시리즈 출간이 이어진다. 최근엔 오월의봄의 ‘오봄문고’라든가, 코난북스 ‘아무튼’ 시리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에는 유유출판사가 ‘세계문학공부’ 시리즈로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편을 내는 등 여전히 문학이나 에세이 분야 출판이 활발하다. 코로나19로 이제 다른 분야로까지 문고본 시리즈 출간이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베스트셀러와 일반 도서와 판매량 간극이 점차 커지고 있어 출판사로선 마케팅 비용을 많이 들일 책이 아니라면 가급적 제작비를 줄이고 독자층을 좁혀 접근해 위험을 줄이고 싶어 한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출판사의 오프라인 대규모 마케팅이 불가한 상황, 독자들이 가벼운 독서를 선호하는 추세 등이 맞물린 점을 고려할 때 이런 류 서적 출간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문피아, 26일부터 웹소설 ‘스토리 아레나’ 드림메이커

    문피아, 26일부터 웹소설 ‘스토리 아레나’ 드림메이커

    웹소설 연재 플랫폼 ‘문피아’가 웹소설 작가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자 오는 26일부터 다음 달 24일까지 30일간 ‘스토리 아레나’를 진행한다. 스토리 아레나는 문피아가 진행하는 연간 30억원 규모의 ‘창작지원 프로젝트 2021’의 하나다. 웹소설 작가의 매일 연재를 응원하고, 웹소설 작가를 꿈꾸는 예비 작가의 성공적인 데뷔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26일부터 30일까지 기성·예비 작가 누구나 문피아 사이트에서 작품 등록과 함께 참가를 신청할 수 있다. 판타지, 로맨스 등 19금을 제외한 모든 장르의 웹소설이면 참여할 수 있다. 참가 방법은 참가 신청일부터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1화 이상, 총 26화 이상을 독점 연재하면 된다. 연재 미션에 성공한 작가 모두에게는 문피아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10만 골드를 지급한다. 또 베스트 1위부터 100위 작가에게는 창작 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며, 특히 1위~10위까지는 작품 유료 전환 뒤 첫 달 발생한 매출 전액을 플랫폼 수수료 없이 100% 지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문피아만의 전문적인 창작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메이커’에 참여할 작가도 신청받는다. 드림메이커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가를 선발해 월 150만원의 창작 지원금을 3개월 동안 지급하는 프로그램이다. 문피아 매니지먼트와 작품 계약은 물론 한국 장르 소설의 전성기를 이끈 금강 작가의 1대 1 특강도 지원받는다.
  • [베스트셀러]정유정 ‘완전한 행복’, ‘유퀴즈’ 효과로 정상 등극

    [베스트셀러]정유정 ‘완전한 행복’, ‘유퀴즈’ 효과로 정상 등극

    정유정 작가의 장편소설 ‘완전한 행복’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조국의 시간’을 끌어내리고 베스트셀러 정상에 올랐다. 예능방송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화제가 된 덕분으로 풀이된다. 교보문고가 9일 발표한 7월 둘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에 따르면 ‘완전한 행복’은 지난주보다 두 계단 뛰어올라 매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를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 소설은 일상 속 악이 주변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다룬 작품이다. 출간과 함께 5주간 1위를 차지했던 ‘조국의 시간’은 두 계단 주저앉은 3위로 밀렸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추미애의 깃발’은 6위로 베스트셀러 순위에 처음 진입했다. 최근 대선 출마를 밝힌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초일류 정상국가’가 지난주보다 100계단 뛰어오르며 33위에 기록됐다. 상반기 인기를 끌었던 경제서의 강세도 여전하다. ‘부의 시나리오’와 ‘매매의 기술’은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교보문고 7월 둘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완전한 행복(은행나무) 2.미드나잇 라이브러리(인플루엔셜) 3.조국의 시간(한길사) 4.부의 시나리오(페이지2북스) 5.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어크로스) 6.추미애의 깃발(한길사) 7.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웅진지식하우스) 8.매매의 기술(포레스트북스) 9.그러라 그래(김영사) 10.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60년 전 美페미니즘 문학의 외침, 지금과 다르지 않죠”

    섹스턴 ‘밤엔 더 용감하지’ 역자 정은귀영미문학 중심도 엘리엇 같은 男작가섹스턴, 작품에 본인 상처 그대로 담아삶에 밀착된 여성 목소리 소개 나설 것 리치 ‘우리 죽은 자들…’ 옮긴 이주혜2016년 문단 미투 통해 여성서사 갈구‘기획된 작가 ’리치도 생존 위해 애써타인 여성이 가족보다 더 이해할 수도지난해 출간된 두 권의 주목작. 미국의 여성 시인 앤 섹스턴(1928~1974)의 시집 ‘밤엔 더 용감하지’(민음사)와 에이드리언 리치(1929~2012) 산문집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바다출판사)다. ‘제2물결’이라 불리는 페미니즘 논쟁이 첨예했던 1960년대 이후 미국에서 열렬히 활동했던 두 시인의 행보는 그 자체가 ‘문제적’이었다. 아내이자 엄마, 가정의 천사로서 여성의 역할이 요구되던 시절 섹스와 낙태, 우울증, 불륜 등 금기의 소재를 가감 없이 건드린 섹스턴이 한국에 처음 소개됐다. 이성애는 강제됐다고 주장하며 성애의 범위를 심화·확장한 ‘레즈비언 연속체’ 개념을 다룬 리치의 산문이 출간된 것도 처음이었다. 섹스턴의 시집은 정은귀(52)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가, 리치의 책은 번역가이자 소설가인 이주혜(50) 작가가 각각 우리말로 옮겼다. 이 작가는 산문집에 나오는 리치와 페미니스트 여성 시인 엘리자베스 비숍이 만난 일화에서부터 출발해 가부장제하에서의 돌봄 노동을 말하는 소설 ‘자두’(창비)를 써서 역자 후기를 대신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여성상과 불화하다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시인(섹스턴)과 세 아들의 엄마로 남편이 권총 자살하고 나서 레즈비언으로 살다 간 페미니즘 사상가(리치). 이들의 삶을 옮긴 또 다른 두 여성을 만나 ‘번역하는 삶’에 대해 들었다.-왜 오늘에 와서 그 시절 미국 여성 시인들이 한국에서 새롭게 조명될까요. 이주혜 전적으로 2015년부터 시작된 ‘페미니즘 리부트’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여성들이 자신의 삶 속에서 뭔가 나아진 줄 알았는데 아직 나아지지 않은 걸 그즈음 깨달은 거죠. 문학계에서는 2016년 말부터 문단 내 성폭력에 대한 폭로가 들불처럼 일어났잖아요. 문학 독자들은 2030 여성이 압도적 다수를 차지하는데, 더이상 이런 식의 흐름을 용납할 수 없는 거죠.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에 대한 갈구가 당연한 흐름이어서 한국에서도 여성 작가들이 약진해 세계로 뻗어 나갔고요. 한켠에서는 1960~70년대 미국에서 페미니즘 문학이 전성기를 구가했던 시절 여성 시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건 당연하지 않았을까요. 정은귀 지금까지 그 부분이 제대로 들려지지 않았던 거죠. 저는 영미 시를 학교에서 가르치는데, 소위 정전화된 작가들은 다 남성 시인들이에요. 한국에서는 T S 엘리엇,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가 현대 시사에서 양대 산맥인 것처럼요. 미국에서도 로버트 프로스트가 퓰리처상을 네 번 받을 동안 리치는 한 번도 못 받았고, 앤 섹스턴은 한 번 받았어요. 그만큼 기울어진 지면이었고요. 사실 섹스턴은 제가 3년 이상 원고를 끌어안고 있느라 늦어진 면도 있는데요. 후기를 쓰면서 생각해 보니까 엄청나게 늦었지만 시기적으로는 가장 적절한, 적시의 도착이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10년 전에 나왔으면 안 읽혔을 거 같아요. 이 ‘적절한 도착’이라는 말이 정말 적절한 거 같아요(웃음). 리치는 남편이 죽고 나서 생계를 책임지려고 나섰는데 교수 자리에 전부 남자 시인들만 있었던 게 불만이었대요. 그래서 자기가 교수가 됐을 때는 의도적으로 여성 문인, 차별받는 위치에 있는 작가들을 더 발굴하려고 했고요. 그때 연구한 작가가 산문집에도 나오는 에밀리 디킨슨, 뮤리얼 루카이저와 제임스 볼드윈(흑인 게이로 차별 타파에 앞장섰던 민권 운동가) 같은 인물이에요. 한국 출판계에도 영향을 미쳐 작년에 루카이저 시집(‘어둠의 속도’, 봄날의책)이 처음 나왔어요. 볼드윈도 다시 나왔고요. 한국의 출판 편집자들도 사실 독자니까 이렇게 연결이 되는 거예요.-두 분이 생각하는 앤 섹스턴과 에이드리언 리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 두 사람 다 살고 싶은, 생명에의 의지가 여성으로서 너무 컸던 사람들이죠. 리치가 시인이 되기 위한 훈련을 많이 받은 쪽이라면, 섹스턴은 전혀 트레이닝돼 있지 않았던 인물이고요. 출산 후유증으로 양극성 장애를 앓으면서 치유를 위한 시를 썼어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해 물질적으로는 남부럽지 않았지만 항상 사랑이 고팠고, 엄마와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했어요. 그게 또 딸과의 관계로 전이가 됐구요(알코올 중독이었던 섹스턴의 어머니는 딸에게 질투와 비난을 일삼았고, 섹스턴은 자녀들에게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번역하면서 힘들기도 하고 보람됐던 게 섹스턴은 자신의 통증을 시에 고스란히 가져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리얼리스트인데요. 아픈 목소리로 꺼끌꺼끌하게 표현해요. 그가 시를 써 나가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일어나는 일상의 연속이에요. 저 또한 매일 여성으로서 부여받는 여러 역할에서 슬픔에 침잠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싸움을 벌이는데요. 섹스턴처럼 앓으면서 번역을 하는데, 이제서야 섹스턴을 소화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리치 산문집을 번역하면서 ‘정말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했어요(웃음). 리치는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영재교육을 받은 ‘기획된 작가’거든요.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삶을 본격적으로 살기 전에는 아버지의 가부장적 인식을 고스란히 답습했던 인물이고요.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들 셋을 내리 낳으면서 삶이 흔들린 거죠. 내가 원한 건 시를 쓰는 것뿐이었는데 그것조차 보장이 안 되는 삶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좌절감, 여성들은 다들 한 번씩 느끼잖아요. 거기서 분열이 시작되는 거죠. 저는 리치를 그 안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자기 삶의 위치를 찾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봐요. 미국의 백인 지식인 여성으로서 미국이 저지른 수많은 세계적 범죄들에 자신의 책임이 있으며, 인종차별, 인권 문제를 외면할 수 없다고 생각한 거죠. 리치는 개인과 사회 사이에는 투과막이 존재하고, 그 사이에서 삼투압 작용이 일어나며 그걸 표현한 것이 시라고 얘길 해요. 생각해 보면 섹스턴도 정치적인 책을 쓰진 않았지만 사실 그 자체로 정치적이에요. 여성의 삶 자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것, 그게 바로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잖아요. 그래서 리치도 섹스턴에 대해 “두뇌는 가부장적이지만 뼈와 피는 여성의 문제들을 익히 알고 있었던 시인”이라고 말해요. -이들의 글을 한국어로 옮기면서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을까요. 정 저는 학생들한테 번역은 시 비평의 처음이자 끝이라는 얘기를 항상 해요. 그러나 비평가로서 과도한 해석은 안 하려고 하고요. 그래서 저는 번역할 때 최대한 윤문을 자제해요. 원문에 모호하게 표현돼 있으면 그 모호함을 살리고, 풀어 쓰기를 안 해요. 이해를 돕기 위해서 (윤문을) 하고 싶기도 하지만, 그 긴장을 끝까지 줄타기하듯 가지고 가죠. 제가 느끼는 원래 시의 목소리 결을 한국어에 담으려는 노력을 최대한 많이 합니다. 이 산문은 문장도 중요하지만 그 글의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잘 살리는 게 중요하죠. 이 책 번역하는 데만 5개월 정도 걸렸어요. 제가 했던 작업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던 거 같아요. 내용 자체가 어렵기도 했고, 참고해야 할 자료들도 많았고요. 아까 시 번역에서 중요한 게 비평이라고 하셨는데, 산문은 이해죠. 제 선에서 이해가 안 되면 엉뚱하게 독자에게 전달이 되고, 그게 바로 오역이거든요. 특히나 리치의 주요 개념인 레즈비언 연속체, 정치적 레즈비어니즘에 관한 논쟁이 트위터 등에 있어서 이 산문을 기다리는 독자들의 존재가 실체감 있게 다가왔어요. 리치에 관해 번역된 쪽글들이 있었는데, 그것들을 참고하며 그 번역이 갖고 있는 아쉬움을 한 번 더 극복하려고 신경을 썼죠. -여성 번역가로서 여성 문인들의 삶을 옮기는 일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정 역자로서 의식적으로 여성 시인만을 고르거나 하지는 않아요. 시를 너무 좋아하니까 번역을 하다 보면 그 시인의 시와 사랑에 빠지고 최대한 그 목소리로 갈아타는 거죠. 스스로의 경험이 언어화되는 게 시고, 가장 실험적이고 새로운 언어의 옷을 입는 게 시인데요. 남성 시인과 여성 시인의 시는 목소리가 달라요. 남성 시인들이 훨씬 더 초연한 입장에서 수사를 한다면, 여성 시인들의 시는 삶과 밀착된 정도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성으로서 그 삶이 호흡하는 바를 훨씬 더 구체적으로 느끼게 되죠. 연구자·교육자로서 여성 시인들의 시를 많이 읽고 적극적으로 소개하려고도 해요. 이 저는 개인적으로 리치에게 많이 공감을 하는데요. 제가 처음으로 선택한 가족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남편)이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게 결혼 생활이더라고요. 남편이 ‘나쁜 놈’이어서가 아니라 착한 사람인데도 태생적인 한계가 있는 게 결혼 제도이고 이성애 제도고요. 리치가 말하는 ‘제도로서의 모성’이 무엇인지를 제 생활에서 깨닫게 된 거죠. 그렇게 제 삶의 돌파구를 찾는 과정이 번역이었고 소설 쓰기였어요. 그래서 여성 작가들의 여성 서사를 읽었을 때 위안을 받고 이해받는다는 느낌이 있어요. ‘자두’에서도 하려고 했던 얘기지만, 정말 나를 이해하는 건 오히려 가족보다도 타인인 여성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번역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끈’을 느껴요. 제가 그랬듯이 누군가 이 글을 조금이라도 더 정확하게 읽고 자기 삶에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싶어요. 그런 면에서 여성 작가의 여성 서사를 여성 번역자가 그나마 근접하게 틀리지 않고 옮길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작가님은 소설을 쓰고, 정 교수님은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시와 산문을 쓰시죠. 두 분 인생에서 번역이라는 일은 나머지 다른 삶과 어떻게 연계돼 있나요. 이 저에게 번역은 읽기로 시작해서 쓰기로 완성되는 스펙트럼이 긴 작업이거든요. 읽고 해석하고 비평해서 다시 문장으로 쓰는 그 사이클이 익숙해질 때마다 희열을 느끼고요. 그러다 보면 리치와 비숍의 일화처럼 어떤 화소(모티프)들이 저에게 다가와요. 나중에 소설이나 에세이로 발전하는 것들이요. 번역은 제게 일종의 허브 같은 거예요. 읽기에서 쓰기로 가는 긴 과정들 속에 많은 것이 뻗어 나가는. 정 진은영 시인이 제게 “시와 시를 이어 주는 다리”라는 말을 했어요. 저는 시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거든요. 저는 모든 시를 읽을 때 머릿속에서 매번 한국어와 영어를 가지고 더블플레이를 해요. 두 언어 사이의 한계를 항상 느끼고, 번역한 게 만족스럽지만은 않지만 그 생각에서도 놓여나려고 노력을 해요. 마지막 마침표를 찍고 나면 번역은 번역의 운명이 있다고 생각해요. 번역도 딱 제 나이, 이 시점에서의 읽기니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무거운 느낌에서 약간 놓여난다고 할까요. 읽는 경험을 나눔으로 만드는 게 번역이고, 그걸 조금 더 행복하게 하고 싶어요. 어렵지만.
  • 마음 속 뚫린 구멍들에 따뜻한 위로 스며들다

    마음 속 뚫린 구멍들에 따뜻한 위로 스며들다

    1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주인공저마다 아픔 간직하며 일상 살아가희로애락 끝은 인간·삶에 대한 긍정한여름 선물 같은 열한 편의 이야기60대 할머니인 ‘나’는 어느 날 아파트 단지를 거닐다 우연히 발견한 킥보드를 훔쳐 타면서 가족들로 말미암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어느 밤’). 오래 근무하던 회사에서 잘리게 되자 오빠들과 돌림자를 쓰는 게 싫었던 나는 과거와 절연하려고 이름을 바꾸려 한다(‘여름방학’). 어머니가 살인 혐의로 감옥에 간 뒤 세 자녀는 집을 팔고자 모인 자리에서 각자 인생의 트라우마에 대해 이야기꽃을 피운다(‘블랙홀’).‘단편소설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는 중견 작가 윤성희의 여섯 번째 소설집 ‘날마다 만우절’ 속 인물들은 이처럼 저마다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인공들은 단조로워 보이는 일상 속에서 조금씩 비틀려 있는 삶을 다각도로 보여 준다. 작가는 이 일그러진 틈새를 차분히 들여다보며 분열과 미움을 심는 대신 따뜻한 말투로 위로를 전한다. 소설에는 노년 여성의 삶을 여러 시선에서 조명한 서사가 적지 않다. ‘여름방학’의 나는 적금 만기를 몇 달 앞두고 퇴직한 상황이 불만스러울 법도 한데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인생 이모작을 준비한다. ‘남은 기억’의 나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 영순을 만나 그와 함께 한 국수 가게에 욕을 해주러 간다. 이 가게는 영순의 남편과 내연 관계였던 여자가 차린 곳으로, 그렇게 영순과 친구 사이의 앙금이 메워진다. ‘어느 밤’에서 킥보드를 타고 아파트 단지를 돌다 넘어진 나는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지난 삶의 궤적을 훑는다. 노년에 접어든 여성들은 고요히 멈춰 있기를 거부하고 활기와 생명력을 되찾고자 노력한다. 이를 읽는 독자들은 나는 어떤 식으로 나이 들어가게 될까, 정갈하게 늙는 것이 무엇일까 자문하게 된다. 소설 속 인물들은 또한 상처받은 일상을 여러 겹의 감정으로 덧댄 채 앞으로 나아간다. ‘눈꺼풀’의 나는 10대 남자아이로 단짝 친구의 배신에 상심하다 버스에 치여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다. 그러나 입원해 있는 동안 매일같이 찾아와 이야기를 들려주는 가족의 목소리는 ‘나’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만큼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표제작 ‘나만의 만우절’에서 가족은 아빠와 사이가 안 좋은 고모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3년 만에 고모를 만나러 가지만, 거짓말이라는 말을 듣고 각자가 품고 있던 이야기를 서로에게 내보인다. 마음을 답답하게 옥죄던 비밀의 부피가 줄어들며 가족끼리 세웠던 칼날도 무뎌지는 것이다. ‘네모난 기억’의 주인공 정민이 “인생 새옹지마란다. 아버지는 늘 그렇게 말했어요”(165쪽)라고 한 말은 지금 우리의 삶이 버거워 보일지라도 인생은 한번 살아볼 만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작가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사람들 마음에 뚫린 구멍을 들여다보았고, 그들에게 구멍을 빠져나올 수 있는 용기를 주고 따뜻하고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었다”며 “불행에 처한 삶이 많더라도 우리는 어쨌든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인생의 희로애락을 펼쳐 놓은 끝에 인간과 삶에 대한 긍정으로 나아가는 단편 열한 편은 한여름에 맞이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쏠쏠한 감동을 준다. 이는 결국 완숙하고 예리한 작가의 시선 덕분 아닐까.
  •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김기중 기자의 책 골라주는 남자] 여름은 ‘소설의 시간’… 어떤 작가와 만날까요

    지루한 장마가 끝나면 무더운 여름이 옵니다. 짬을 내 소설 읽는 재미가 쏠쏠한 때입니다. 실제로 이 기간 가장 많이 팔리는 분야도 소설이라 합니다. 그래서, 여름은 ‘소설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작가의 삶에 대해, 배경과 시대적 의미에 대해 알고 읽으면 재미가 두 배가 될 겁니다.우선 ‘함께하는 여름’ 시리즈를 권합니다. 프랑스 라디오채널인 프랑스 앵테르에서 2012년 몽테뉴를 주제로 시작한 방송이 성공을 거두자 이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현지에서는 현재 10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 뮤진트리가 국내 번역해 지난해 여름 보들레르와 호메로스 편을 냈고, 이어 올여름 ‘파스칼과 함께하는 여름’, ‘빅토르 위고와 함께하는 여름’을 출간했습니다. 걸작 ‘팡세’를 남긴 블레즈 파스칼은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이며 철학자, 신학자이기도 합니다. 여러 방면에 두루 능한 이 천재의 삶을 좇으며 그의 저작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소개합니다. ‘레 미제라블’, ‘파리의 노트르담’으로 유명한 소설가 빅토르 위고는 정치인으로서 격변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는 거친 풍랑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이를 소설에 담았습니다.유유 출판사에서 최근 출간한 ‘읽는 법’ 시리즈도 비슷한 기획입니다. 대만 유명 인문학자인 양자오 ‘신신문주간’ 부사장이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분석합니다. 최근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무라카미 하루키 편을 냈습니다.‘세계문학공부’라는 부제처럼 다각도로,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예컨대 저자는 헤밍웨이 편에서 “‘노인과 바다’를 쉽게 풀거나 자세히 뜯어보자는 게 아니라 그의 삶, 생각과 기질, 시대와 작품 전반을 하나로 꿰어 교양으로서 헤밍웨이를 만난다”고 소개합니다. 하루키에 대해서는 가와바다 야스나리, 오에 겐자부로 등과 연결합니다. ‘이렇게 연결을 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전방위적입니다. 책들을 읽어보고 다시 소설로 향할까 합니다. 어떤 작가와 올여름을 보낼지,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 [책꽂이]

    [책꽂이]

    당신은 아이가 있나요(케이트 카우프먼 지음, 신윤진 옮김, 호밀밭 펴냄) 미국 여성학 전문가인 저자가 아이 없이 살아가는 여성들의 삶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꼼꼼히 기록했다. 20대부터 90대까지 저마다 사연이 있는 다양한 여성들과 나눈 대화를 토대로 자녀가 없이 살아가는 삶도 가정을 꾸리는 것만큼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500원.잃어버린 시간의 연대기(슬라보이 지제크 지음, 강우성 옮김, 북하우스 펴냄) ‘우리 시대 논쟁적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드러난 인종과 계급 차별 등 팬데믹 시대의 복잡한 풍경을 대담하게 그려 낸다. 바이러스만 통제하면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란 믿음은 전망이 될 수 없으며 자본주의를 넘어선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268쪽. 1만 6000원.신성한 소(다이애나 로저스·롭 울프 지음, 황선영 옮김, 더난출판사 펴냄) 영양사와 생화학자인 두 저자가 채식 열풍에 가려진 육식의 효용과 가치를 다각도로 고찰했다.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순환을 위해 육식은 반드시 필요하며 육식이 암·당뇨·심장질환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는 과장·왜곡됐고 고기에는 단백질 이외에도 중요한 영양소가 많다고 말한다. 432쪽. 1만 7000원.미래의 종교(로베르토 웅거 지음, 이재승 옮김, 앨피 펴냄)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인 저자가 기독교와 서양철학을 바탕으로 종교의 본질과 사회경제 질서에 대해 분석했다. 저자는 종교의 기원은 인간의 실존적 불안과 한계에 있으며, 종교는 그 실체상 계몽을 통해 해방될 수 있는 관념 덩어리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710쪽. 3만 1000원.퀴어돌로지(연혜원 외 10인 지음, 오월의봄 펴냄) 성소수자와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저자들의 시각으로 동성애자들이 케이팝 아이돌을 사랑하는 이유와 팬덤 문화에서 볼 수 있는 퀴어 이야기를 다각적으로 다뤘다. 남성 아이돌을 사랑하는 레즈비언과 여성 스타의 춤을 추는 게이, 대중문화에서 벌어지는 퀴어 혐오적 양상까지 두루 담았다. 392쪽. 1만 8000원.당신이 모르는 이야기(서장원 지음, 다산책방 펴냄) 단편소설 ‘해가 지기 전에’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서장원 작가의 첫 소설집. ‘해변의 밤’, ‘주례’ 등 단편 9편을 통해 갑작스러운 삶의 균열에 흔들리는 인물들이 깨진 일상과 상처를 딛고 담담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 252쪽. 1만 5000원.
  • “관심”…뇌출혈 투병 이외수, 힘겹게 말한 두 글자

    “관심”…뇌출혈 투병 이외수, 힘겹게 말한 두 글자

    현재 투병 중인 소설가 이외수(75)씨의 아들이 아버지의 근황을 전했다. 이외수씨는 지난해 3월 22일 뇌출혈로 쓰러졌다. 이씨의 장남 한얼씨는 8일 부친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겨울까지 아들도 못 알아볼 정도로 상태가 나빴던 아버지가 올봄부터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더니 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1년을 훌쩍 넘긴 병상 생활에 근력이 빠져나가 재활을 시작했다. 유동식으로 기본적인 영양분만 전달받는 노인에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닐 것”이라며 “어제는 아버지가 눈물을 훔치며 힘겹게 ‘관심’이라는 단어를 내뱉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코로나19로 면회가 금지된 탓에 아버지를 기다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못 느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아들은 “아버지의 호전을 지켜보며 당장 소식을 전하고 싶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더 조심해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에 이제야 소식을 전한다”며 “아버지의 소식을 기다리며 건강을 기도해주는 모든 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씨는 유동식 공급을 위한 콧줄과 가래 제거를 위한 목관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킴 장애로 말을 하진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이외수씨는 지난 2020년 3월 22일 오후 6시쯤 강원 화천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에서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해 10월 1일에도 장남 이씨는 아버지 트위터를 통해 “우리 가족에게 음력 8월 15일은 아버지 생일날로, 한가위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바 있다. 당시 이씨는 “(아버지가) 입으로 음식물을 삼키는 것, 말씀하는 것 등이 힘든 상황”이라며 “최근 폐렴까지 앓아 급하게 일반병동으로 옮겼다”라고 전했다. 한편 앞서 이외수씨는 2014년 위암 2기 판정으로 수술을 받았다.
  • 다빈치books,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 진로 가이드 출간

    다빈치books,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 진로 가이드 출간

    메타버스 인공지능의 시대,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은 무엇일까? 다빈치books가 미래직업군을 소개하는 진로진학서 미래직업 다이어리 1, 2 시리즈를 출간하여 청소년을 위한 진로 가이드에 나섰다.최근 코로나 시대로 급부상한 메타버스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며, 콘텐츠 창작자라는 직업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 인공지능 관련 진로에 대한 가이드는 매우 부족한 현황이었다. 이에 다빈치books는 미래직업 다이어리를 1, 2권으로 나누어 미래직업과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1권에서는 웹툰 작가, 웹툰 기획자, 게임개발자, 인공지능 개발자, 미래교사, 드라마 제작자, 콘텐츠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며, 2권에서는 방송국 PD, 인공지능 의사, 연예부 기자, 웹소설 작가, 교육콘텐츠 개발자, 연료전지 개발자라는 직업을 소개한다. ‘미래직업 다이어리1’에는 투유드림 웹툰 기획자, 엔씨소프트 리니지 2 게임 개발자, 인터파크 인공지능 개발자, 미래 교사, 드라마 제작자, 융합 콘텐츠 크리에이터, 흡혈고딩피만두 웹툰 작가 등 실제로 많은 학생들이 희망하는 미래직업을 가진 저자들이 꿈을 이루기까지의 성장과정을 담았다. ‘미래직업 다이어리2’에서는 SBS ‘정글의 법칙’를 제작한 김준수 PD가 예능 PD로의 진로를 소개하고, 인공지능과 협업하는 미래 의사에 대해 서울대학교 영상의학과 최승홍 교수가 설명한다. 또한 경향신문사 엔터부 이유진 기자를 통해 미래 기자라는 직업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눈다. 더불어 ‘무공으로 레벨업하는 마왕님’을 집필한 아이박슨 작가가 웹소설 작가가 되는 과정을 소개하며 자신이 직접 사용했던 웹소설 기획안과 콘티를 공유했다. 그리고 지능형 과학실을 기획, 개발하는데 참여하는 손미현 선생님이 미래 교육 콘텐츠 개발자가 해야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연료전지를 만드는 김정현 교수가 연구자 및 교수가 되는 자세한 과정에 대해 알려준다. 다빈치 books의 ‘미래직업 다이어리’ 시리즈는 미래 직업군을 소개하며 저자들을 통해서 구체적이고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이 자신의 재능 영역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100년 전 셜록 홈스 따라하는 법지리학 기술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100년 전 셜록 홈스 따라하는 법지리학 기술

    ‘명탐정’이라고 하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셜록 홈스’를 떠올립니다. 셜록 홈스가 등장하는 첫 작품인 ‘주홍색 연구’에는 친구 왓슨 박사가 홈스의 지식수준을 정리한 것이 나옵니다. 문학, 철학, 천문학 지식은 ‘빵점’ 수준이지만 지질학 분야에 대해서는 ‘실용적이지만 제한적임. 한 번 보고도 흙을 구별해 낼 수 있음. 산책에서 돌아온 그가 바지에 묻은 진흙을 보고 색과 점성 등으로 런던 어느 구역에서 묻은 것인지 설명해 줬음’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4개의 서명’이라는 작품에서 홈스는 친구 왓슨에게 ‘우체국에 다녀왔는가’라고 물어 그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홈스는 흙의 색깔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었다고 설명하지요. 홈스가 등장했던 19세기 말 이런 장면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20세기 이후 과학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면서 소설 속 이야기는 점차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흙·먼지 등 화학 분석 통해 출처 밝혀내 호주 국립지구과학청, 호주연방경찰청, 캔버라대 국립수사과학연구센터, 플린더스대 연구팀은 100여년 전 홈스처럼 장비나 옷, 자동차에서 채취된 흙이나 먼지의 화학 분석을 통해 범죄자들의 이동 경로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지구화학협회와 지구화학회 주관으로 7월 4~9일 열리는 ‘2021 골드슈미츠 지구화학 연례학회’에서 발표됐습니다. 골드슈미츠 지구화학 연례학회는 지구화학 분야에서 가장 큰 행사이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기존에 갖고 있던 지역별 토양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북부 캔버라 지역 중 260㎢를 정해 가로, 세로 각각 1㎞ 격자 단위로 나눈 뒤 격자별 토양 특성을 빅데이터로 만들었습니다. 그다음 무작위로 채취된 3개의 토양 및 먼지 시료를 받아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예측하도록 했습니다. 3개의 토양은 각각 60~120㎞ 떨어진 곳에서 채취됐으며 다른 지역의 토양과 섞이기도 했답니다. 연구팀은 이들 3개의 샘플을 푸리에변환 적외선 분광법, X선 형광분석법, 자기민감성 및 질량분광법으로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90%에 가까운 정확도로 토양과 먼지의 출처들을 밝혀냈다고 합니다. ●범죄자 이동경로 수사 도구로 활용 가능 연구팀은 지역별 고유한 식물의 DNA 데이터와 X선 광물학 기술과 이번에 개발한 토양·먼지 위치시스템을 통합하는 호주 국방부 프로젝트를 추가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X선 광물학은 광물에 X선을 쏴 원자 배열에 따라 달라지는 X선을 관찰해 광물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입니다. 연구를 이끈 호주 국립지구과학청과 연방경찰청 소속 지구화학자인 파트리스 드 차리태트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질학, 광물학을 포괄하는 새로운 형태의 법과학 기술”이라며 “아직 연구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범죄 수사에서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를 예측하는 것뿐만 아니라 범죄 현장과 범죄자의 행적까지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제 명탐정은 직관에 의지하는 범죄학에 능통한 사람이 아니라 최신 과학기술에 능한 관찰력 뛰어난 과학자가 대신하는 세상이 된 것 같습니다.
  •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멍하니, 가만히… 대청에 호며들다

    ‘언택트’와 ‘힐링’. 코로나 시대에 여행계의 유행을 주도한 단어다. 호수는 그 유행의 주무대 중 하나다. 이른바 ‘물멍’을 즐길 수 있는 곳. 초여름의 대청호를 찾았다. 충북 청주와 옥천, 대전 등에 걸쳐 있는 거대한 호수다. 성하를 앞둔 무더운 날씨에도 호숫가엔 격렬하게 햇빛에 항거하고, 격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이들이 뜻밖에 많았다.멀리서 소나기가 몰려들고 있었다. 안개처럼 흐릿한, 그러나 주변과는 또렷이 구별되는 세력으로 커진 소나기는 먼 산을 적신 뒤 이제 곧 호수를 덮칠 기세였다. 소나기가 호수 방향으로 올 것은 거의 확실했다. 습기를 잔뜩 머금어 서늘해진 바람이 장판처럼 잔잔했던 호수 위로 잔물결을 일으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소나기의 내습을 직감한 아이들은 가젤 영양처럼 ‘튀어’ 다니며 소리를 질러댔다. 비를 피하려는 건지, 소나기를 맞이하는 의식이라도 벌이려는 건지 불분명할 만큼 아이들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고조돼 있었다. 예전엔 소나기가 들녘을 가로질러 다가오는 모습을 드물게나마 봤던 것 같다. 일종의 경험치도 쌓여 있다. 소나기가 다가올 때마다 바람과 기온은 미묘하게 바뀌었다. 대기 중엔 흙냄새도 옅게 묻어 있었다. 이 모습을 볼 수 없게 된 건 대도시에 정착한 이후다. 세상은 좀더 넓어졌지만 시야는 더 좁아진 거다.●비 그친 호수엔 사람도 나무도 ‘데칼코마니’ 대청호 ‘멍상정원’에서 이 모습을 지켜봤다. 공식 명칭은 ‘명상정원’인데, ‘호수 멍때리기’에 최적의 장소인 듯해 이번에 한해 별명처럼 이리 부르기로 한다. 소나기를 피할 공간이 있었다면 아마 황순원의 ‘소나기’를 생각하며 더 오래 ‘멍상정원’에 머물렀을지도 모르겠다. 이튿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그 자리를 다시 찾았다. 사진작가 2명, 개인방송 진행자 1명 등 겨우 몇 명이서 그 너른 공간을 독차지하고 있다. 전날 소나기가 퍼부을 때는 혼돈의 호수였지만, 이날은 거울처럼 잔잔했다. 빙판, 장판 등 그 어떤 표현도 잔잔한 호수의 모습을 전하기엔 역부족인 듯했다. 호수 위로 작은 섬과 나무, 사람들이 정확히 반대로 비춰진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거울’이 그나마 적확할 듯하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데칼코마니라 표현한다. ‘멍상정원’이 속한 곳은 대전 마산동이다. ‘마산동 쉼터’라거나 ‘명상정원’, ‘슬픈 연가 촬영지’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세 곳 모두 한 지역을 이르는 이름이라 봐도 무방하다. 마산동 쉼터 주차장에서 ‘멍상정원’까지는 700m가 조금 넘는 거리다.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길이 둘로 나뉜다. 왼쪽보다는 오른쪽이 조금 더 멀다. 오른쪽으로 먼저 간다. 볼거리를 고려해서다. 물론 정해진 규칙은 없다. 오른쪽 길을 따라 2층 정자를 지나면 우물이 나온다. 우물 곁엔 제멋대로 굽은 못생긴 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평범하지만 어딘가 섬뜩한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이른바 ‘J 호러’의 기원이 됐던 일본 영화 ‘링’의 강렬한 인상이 여태 뇌리에 남은 거다. 이 우물은 영화 ‘7년의 밤’이 촬영된 세트다. 주인공의 아버지가 스스로 몸을 던진,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에게 ‘고통의 블랙홀’로 작용했던, 일종의 미장센이다. 이와 비슷한 장르의 영화 ‘살인소설’, 한국형 좀비 영화 ‘창궐’ 등도 이 일대에서 촬영됐다, 고 안내판은 적고 있다. 우물에서 몇 걸음 더 옮기면 ‘물속마을 정원’이다. 크고 작은 장독들과 담장 등으로 멋을 냈다. 의아했다. 왜 갑자기 물속마을 정원이 튀어나온 걸까. 그러다 백남우 대전향토문화연구회장의 말을 듣고는 머리에서 ‘뎅~’ 하고 종이 울리는 듯했다. 백 회장은 “수몰 전 이 마을의 모습을 꿈에서 종종 본다”고 했다. 외갓집을 찾았던 기억의 단편이 꿈에서 재현될 정도면 수몰민은 얼마나 고향이 사무치게 그리울까. 백발 성성한 노인이 수구초심으로 찾아와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고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 노인께서 그러시더라고요. 실향민은 통일되면 고향 땅을 밟을 희망이나 품지만 수몰민은 갈 고향이 아예 없다고요. (대청호) 물을 빼는 일은 아마 없을 테니까요.” 그러니까 물속마을 정원은 수몰의 기억이 담긴 공간인 거다. 한데 여기서 살았을 사람에 대한 기록은 없다. 이들의 기억은 그저 눈요기용으로만 존재할 뿐이다. 물속마을 정원에서 오른쪽으로 난 모래톱은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다. 이미 수많은 이들의 휴대전화에 ‘인증샷’으로 저장됐을 만큼 명소다. 액자 형태의 조형물을 세워 한층 ‘폼나게’ 만들었다. 건너편은 ‘멍상정원’이다. 이름처럼 많은 이들이 다양한 자세로 ‘호수멍’을 즐기고 있다. 개미허리처럼 가는 모래톱 건너편엔 야트막한 언덕이 있고, 그 위로 나무 한 그루가 자란다. 흔히 ‘뜬섬’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름 그대로 평소에는 물에 떠 있다. 그러다 봄철 갈수기나 장마철을 앞두고 미리 물을 빼는 배수기엔 수면 아래 있던 모래톱이 드러나며 뭍과 연결된다. 그러니까 이맘때만 만날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인 셈이다.●수면 아래엔 日에 맞선 동학군 승전의 역사 이쯤에서 백 회장의 말을 조금 더 듣자. 기억을 더 거슬러 오르면 조선시대 당시 ‘멍상정원’ 일대는 주안장터였다. 삼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4차선 국도 격인 ‘율봉도’가 지나는 길에 형성된 큰마을이었다. 목을 축이려 주막에 들른 이들, 주모와 희롱하는 장돌뱅이들, 육모방망이 흔들며 으스대던 포졸 등 수많은 인간 군상들로 시끌벅적했을 테다. 이상면(75) 서울대 명예교수가 전하는 역사도 무척 흥미롭다. 그의 독자적인 연구 결과이긴 하지만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캐냈다는 점에서 역사학계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은 듯하다. 현 청남대가 있는 충북 청주 문의면 등 대청호 중상류 일대는 조선시대 정치 경제의 요충지였다. 금강 수계와 ‘율봉도’가 교차하는 지점이어서, 이 일대를 장악하면 아래쪽 삼남까지 통제가 가능했다. 이는 대청호에서 15㎞ 정도 떨어진 청주에 삼남 최대 군사기지인 진남영을 설치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19세기엔 ‘호중동학군’의 주무대이기도 했다. ‘호중’은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 현재의 청주와 충주, 충남 공주 등의 지역을 아우르는 명칭이라고 보면 무리가 없겠다. 호중동학군이 일본군과 맞붙어 승전고를 울린 곳이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동학군 승전의 역사는 호수 아래 깊이 가라앉아 있다. 이들의 이름이 생경했던 것도 이 때문일 텐데, 서둘러 이 역사를 인양하는 게 후대의 몫이 아닐까 싶다. 일제강점기엔 경부선 철길이 놓일 뻔했다.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최단 노선이기 때문이다. 한데 갑자기 대전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이유야 자명하다. 일제의 머릿속에 동학군에 당한 참패의 기억이 깊이 새겨졌기 때문이다. 한없이 조용한 ‘멍상정원’이지만 수면 아래엔 이처럼 숨가쁜 역사가 잠겨 있다. 이상면 명예교수는 호중동학군의 별동대장이었던 이종만(훗날 이종찬으로 개명)의 손자다. 그는 수많은 조상들의 역사가 새겨진 이곳을 찾는 후대에게 “사실을 사실대로 알고 역사가 부여하는 의미를 되새겨 보라”고 권했다.●좁은 틈 지나면 소원 이뤄진다는 ‘신선바위’ 인접한 비룡동엔 신선바위가 있다. 예전 제사유적지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바위 사이엔 겨우 사람 한 명 지나갈 정도로 좁은 틈이 나 있다. 이 틈을 지나면 소원을 이룰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대청호를 돌아본다는 건 사실 호반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긴다는 것과 뜻이 같다. 청주 문의면 쪽에서 내비게이션에 대청댐을 찍으면 보통 32번 국도로 안내한다. 하지만 적요하고 아름다운 것들은 늘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문의문화재단지 옆으로 난 대청호반로가 그렇다. 국도에 비해 오가는 차량이 훨씬 적어 한결 호젓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이 도로를 따라 대청댐 쪽으로 가다 보면 현암사와 만난다. 대청호를 굽어볼 수 있는 절집이다. 계단을 통해 올라야 해 적잖이 품이 든다. 현암사 반대편 능선엔 구룡산 장승공원이 있다. 2004년에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을 깎아 만든 장승 500여기가 진입로부터 장승공원까지 길게 늘어서 있다. 장승들은 남근 형태가 많다. 안내판은 “여성의 기운이 강한 곳이라 남근 형태의 장승을 배치했다”고 적고 있다.마산동 쉼터 아래쪽, 그러니까 대청호 남쪽의 옥천 일대에도 볼거리가 많다. 대표적인 곳은 부소담악이다. 수십m 높이의 크고 작은 절벽들이 비단강(금강)을 찢으며 병풍처럼 이어져 있다. 모양새로는 딱 ‘비단강을 가르는 칼’이다. 출발 전 한국관광공사의 윤승환 세종충북지사장이 “하루 코스 언택트 힐링 여행지로 강추”한 곳도 아마 이쯤 어디일 것이다. 절벽의 길이는 700m에 이른다. 절벽 위로 길이 나 있다. 끝까지 갈 수도 있지만 위험하니 절벽 중간쯤의 추소정에서 발걸음을 돌리길 권한다. 부소담악은 사실 멀리서 봐야 제맛이다.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는 곳에서 금강을 가르고 있는 절벽의 기세를 봐야 제대로 완상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적합한 곳은 추소리 마을 뒤 산자락이다. 이곳에 전망대 하나 세우면 단박에 명소로 발돋움할 텐데, 여태 실현되지 않아 못내 아쉽다. 방아실마을 끝자락엔 ‘수생식물학습원’이 있다. 이름으로는 생태교육시설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입장료(6000원)를 받는 상업시설이다. 개신교인 다섯 가족이 모여 사는 일종의 신앙촌 같은 곳인데, 내부를 잘 꾸며 놓아 요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관광객들이 셀피를 많이 찍는 곳은 시설 끝에 있는 작은 교회다. 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부소담악 인근의 이백리엔 이지당이 있다. 지방문화재였다가 지난해 말 보물(2107호)로 승격된 국가지정 문화재다. 이지당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을 이끌다 충남 금산 전투에서 순국한 조헌이 후학을 길러내던 서당이다. 조헌 생전에는 각신서당(覺新書堂)으로 불리다 훗날 우암 송시열이 이지당(二止堂)이라 고쳐 불렀다. 이지(二止)는 시전에 나오는 ‘고산앙지 경행행지’(高山仰止 景行行止) 문구에서 끝 단어인 ‘지’(止)자 두 개를 딴 것이다. ‘산이 높으면 우러러보지 않을 수 없고 큰 행실은 그칠 수 없다’라는 뜻이다. 석호리엔 청풍정이 있다. 야산 중턱 끄트머리에서 단아한 자태로 금강을 굽어보고 있는 정자다. 한말 개혁파 정치인 김옥균과 기녀 명월의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정자 곳곳에 담겨 있다.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그의 대표 시 ‘향수’에 나오던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은 이제 호수로 변했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울던 모래사장은 대부분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풍경이 그나마 온전히 남은 곳은 대청호 안터지구다. 장계관광지가 있는 장계리와 오대리, 석탄리, 연주리 등을 잇는 지역이다. 지난 5월엔 환경부가 이 일대를 ‘국가 생태관광지역’으로 선정했다. 석탄리 안터마을은 반딧불이 서식지로 유명하다. 지난 15년간 호수 주변에서 농사를 짓지 않으며 반딧불이 서식지를 보존해 왔다. 요즘 석탄리 일대 호안은 초록빛 풀들로 뒤덮였다. 이 역시 배수기 때만 볼 수 있는 ‘한정판 풍경’이다. 연주리 쪽에선 둔주봉이 명소다. 등산로 입구에서 황토흙길을 800m쯤 오르면 정상 전망대가 나온다. 발아래로 반전된 한반도 지형이 펼쳐진다. ■여행수첩 →마산동 쉼터는 대청호 중간쯤에 있다. 수도권 등 외지에서 찾을 경우 청주 문의면 혹은 옥천 안남면 방면에서 출발해야 더 효율적으로 대청호를 돌아볼 수 있다. →T맵으로 신선바위를 찍으면 멀리 떨어진 황당한 곳에 데려다 놓는다. ‘대전 동구 대청호수로296번길’을 찍고 간 뒤 마을 중간쯤에 있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된다. 20분 정도 소요된다. 신선바위까지는 외진 데다 오가는 이도 별로 없는 만큼 단독 산행보다 동반 산행을 하길 권한다. →장승공원은 승용차로도 갈 수 있지만 찾기는 쉽지 않다. 주차장에서 마을 쪽으로 좀더 들어가야 공원 진입로가 나온다. 여기서 구룡산 정상까지는 불과 500m다. →돌팡깨 식당은 주민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이다. 두부, 청국장 등 주요리는 물론 밑반찬까지 싹싹 비울 만큼 정갈하고 맛있다. 검은 돌이 밀집된 ‘돌팡깨’ 바로 앞에 있다.
  • “대재력가 딸이 그런곳을?”…윤석열 아내 ‘쥴리’ 의혹, 진중권 한마디

    “대재력가 딸이 그런곳을?”…윤석열 아내 ‘쥴리’ 의혹, 진중권 한마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의 ‘쥴리’ 논란에 대해 “대재력가 어머니의 딸이 그런 데 나간다는 것 자체가 아무리 의혹을 품는다 하더라도 개연성이 있어야 된다”고 반박했다. 진 전 교수는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진 전 교수는 “김경율 회계사에 들었는데 (김건희씨가) 굉장히 억울해 했다고 한다”며 “전술적으로 또는 전략적으로 (스스로) 얘기하면 안 된다. (김씨가) 인터뷰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검이 윤 전 총장 장모 의혹에 대해 재수사 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선 “서울중앙지검이 어떤 곳인가.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있고 정권 사람 있지 않나”라며 “이 사람이 지금 했던 수사가 무혐의인데도 그것도 부족해서 또 다시 수사를 하라고 하는 것이 사실 정치적 의도가 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 나왔던 의혹들이고 청문회 과정에서 해소가 됐던 것”이라며 “법정에서 3년형을 받고 현장에서 구속이 됐는데 그거 가지고 지지율에 큰 차이가 안 생긴다”고 전망했다.윤석열, 김건희 ‘쥴리’ 해명에 “잘못된 것 없다” 윤 전 총장은 부인 김건희씨의 ‘쥴리’ 의혹 반박을 언급하며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6일 대전·충청지역 언론과 가진 간담회에서 ‘김씨가 과거 소문에 적극 반박했는데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아내에게) 물어보니까 어떤 매체 기자와 통화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며 “(아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달 30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인을 둘러싼 여러 의혹을 일축했다. 특히 서울 강남의 한 유흥주점에서 ‘쥴리’라는 이름의 접객원으로 일했고 그러던 중 윤 전 총장을 만났다는 소문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김씨는 “석사 학위 두 개에 박사 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며 “다 가짜로 판명 날 거다.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 이소룡 딸, 아빠 욕한 타란티노에 발끈 “아시아계 깎아내리는 백인男 지겨워”

    이소룡 딸, 아빠 욕한 타란티노에 발끈 “아시아계 깎아내리는 백인男 지겨워”

    1960~1970년대 미국 할리우드와 홍콩 영화계를 주름잡은 전설적인 액션 배우 이소룡(브루스 리)의 딸이 유명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를 겨냥해 “이소룡이 누군지 지적하려는 백인 남성들이 정말 지겹다”고 비판했다. 5일(현지시간) 미 영화전문매체 할리우드리포터 등에 따르면 딸 섀넌 리는 타란티노가 자신의 아버지를 비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타란티노는 자신이 연출한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에서 이소룡을 건방지고 오만한 액션 배우로 묘사했고, 최근 이 영화를 소설로 출간하면서 다시 이소룡을 깎아내렸다. 영화계에서 이 같은 묘사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나오자 타란티노는 팟캐스트에서 비판하는 이들을 욕하며 이소룡이 과거 영화 촬영장에서 스턴트맨을 무례하게 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섀넌 리는 “이소룡의 업적이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자부심을 불러일으킨 것을 가볍게 평가절하한다”고 꼬집었다.
  • 영웅이냐 침략자냐… 원주민 시선으로 본 호주의 선조들

    영웅이냐 침략자냐… 원주민 시선으로 본 호주의 선조들

    수많은 점들이 모여 사물이 되고, 인물이 됐다. 투명 접착제인 풀로 찍은 작은 원형 점들에 색을 칠해 그림을 완성했다. 볼록한 형태의 입체 점묘법을 활용한 독창적인 회화 작품으로 주목받는 호주 작가 다니엘 보이드의 개인전 ‘보물섬’이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건국 영웅’ 쿡 선장, 소설 속 해적으로 재해석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1883년 발표한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전시는 소설에 언급된 보물섬 지도, 스티븐슨의 초상, 스티븐슨이 소장했던 화려한 접시 등을 모티브로 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회화와 영상 등 신작 25점을 선보인다. 왜 하필 ‘보물섬’일까. ●자기 뿌리·정체성 향한 고찰이 작품 기반 돼 호주 원주민 출신인 보이드는 자신의 뿌리, 정체성을 창작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내 작품은 모두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찰, ‘나’라는 사람을 이루는 선조들의 존재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호주 건국 영웅으로 추앙받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 선장은 원주민들에겐 침략자다. 하지만 서구 중심적 역사관에서 약자의 시각은 무시되고, 배제된다. 이런 불합리한 현실을 드러내기 위해 작가는 초기부터 보물섬 개념을 차용한 작업을 해 왔다. 제임스 쿡 선장과 조셉 뱅크스 경을 ‘해적’으로 재해석한 연작 ‘노 비어드’(No Beard)가 대표적이다. 1789년 남태평양에서 발생한 바운티호 선상 반란 사건을 다룬 작품들도 소개된다. 영화 ‘바운티호의 반란’(1962) 포스터 이미지, 바운티호 복제선을 표현한 회화 등을 통해 대중문화가 남태평양 역사를 어떤 관점으로 형상화했는지 탐구한다. 작가는 세계 최대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 탐사에 참여한 증조부, 원주민 전통춤 공연을 준비 중인 친누나 등 가족들의 모습도 캔버스에 재현했다. 뿌리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일관된 주제의식을 보여 준다. ●작품 이루는 점들로 다양한 시각 중요성 강조 작가는 그림 속 점들을 ‘세상을 보는 렌즈’에 비유한다.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완성된 형상을 이루듯 역사와 사회, 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움직이는 점들로 우주를 표현한 영상 작품에선 사람 사이의 관계를 넘어 자연과의 조화로까지 확장한 작가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8월 1일까지.
  • ‘블랙 위도우’ 웹툰이 되다

    ‘블랙 위도우’ 웹툰이 되다

    세계 최대 콘텐츠 기업 마블의 원작 만화들이 한국식 웹툰으로 독자들을 만난다. 시공사와 네이버웹툰은 ‘마블 웹툰 프로젝트’ 첫 번째 작품으로 영화 ‘블랙 위도우’를 꼽고, 6일부터 주2회 연재한다. 이번 협업은 ‘어벤져스’ 시리즈로 유명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만화를 웹툰으로 연계한 첫 사례다. 원작은 미국 인기 만화가 마크 웨이드가 2016년 연재했던 것으로, 스파이 나타샤 로마노프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내용을 담았다. 블랙 위도우라는 캐릭터를 가장 잘 보여 주는 수작으로 꼽힌다. 영미권 만화는 ‘그림과 함께 보는 소설’(그래픽 노블)이라 불릴 정도로 방대한 텍스트를 자랑한다. 여기에 출판만화 형태를 고수하면서 신규 독자 진입이 다소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별도 만화 전문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각 장면을 확대해 감상하기도 하지만 불편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런 그림들을 컷 단위로 쪼개고 아래로 이어 붙여 화면을 내리면서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말풍선과 텍스트 크기를 조정해 좀더 편하게 볼 수 있다. 시공사와 네이버웹툰은 11월 개봉 예정인 영화 ‘이터널스’ 원작 만화를 비롯해 ‘어벤저스’, ‘스파이더맨’, ‘헐크’ 등을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연재한다. 시공사와 네이버웹툰 측은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출판 만화를 모바일 환경에 맞춘 웹툰으로 구현하게 돼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마블의 메인 유니버스 중심 작품을 선별해 국내 팬들에게 가장 최신의 이야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윤석열, 부인 ‘쥴리’ 해명에 “하고 싶은 얘기 했다더라”

    윤석열, 부인 ‘쥴리’ 해명에 “하고 싶은 얘기 했다더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일명 ‘X파일’ 의혹을 해명한 부인 김건희씨의 최근 인터뷰에 대해 “하고 싶은 얘기를 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6일 윤 전 총장은 대전 카이스트를 방문한 뒤 참석한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부인 김씨가 과거 소문에 적극 반박한 것에 대해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제가 (부인에게) 물어보니 어떤 매체 기자와 통화를 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고 하더라”며 “저는 잘못됐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김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했다. 김씨는 자신이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 접객원 ‘쥴리’였다는 의혹에 대해 “기가 막힌 얘기”라며 “석사학위 두 개나 받고 박사학귀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쥴리였으면 거기서 일했던 쥴리를 기억하는 분이나 보셨다고 하는 분이 나올 것이다. 제가 그런 적이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게 가려지게 돼 있다”며 “이건 그냥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이 윤 전 총장을 만나기 이전에 유부남 검사와 동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제 집에는 친구들도 모여 살았다”며 “누구랑 동거할 시간이 없는데, 어떻게 누구랑 동거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나라 공무원 사회가 얼마나 무서운데, 그 검사는 바본가”라며 “그건 (정치적) 이득을 위한 일방적인 공격”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직접 해명에 나선 것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오히려 의혹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난 1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치명적 실수였다”며 “상대방이 누구라도 그런 이야기는 정치판에서 하기 어렵다. 그런데 본인 입으로 물꼬를 터 버렸으니, 이제 그 진위에 대해 국민들이 집요하게 검증하려 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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