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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보라 작가 ‘저주 토끼’ 미국 시장에도 진출…15개국 판매

    정보라 작가 ‘저주 토끼’ 미국 시장에도 진출…15개국 판매

    세계 3대 문학상이라 불리는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46) 작가의 ‘저주 토끼’가 미국 대형 출판그룹인 아셰트북그룹(Hachette Book Group)에 판권이 팔렸다.‘저주 토끼’ 판권 계약을 담당하는 그린북에이전시는 13일 “‘저주 토끼’가 아셰트 출판 그룹 산하 알곤퀸과 판권 계약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전자책과 오디오 판권, 종이책 등이 포함됐다. 판권 경쟁에는 미국 대형 출판사인 하퍼콜린스 등 5~6곳이 참여해 정보라 작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뉴욕에 본사를 둔 아셰트북그룹은 디지털 전용 도서를 포함해 연간 1600권 이상의 책을 발간하는 대형 출판 유통 그룹이다. 출간된 책 중 2020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196권의 책이 들었고 그중 26권이 1위에 올랐다. 애플TV+ 드라마로 제작된 소설 ‘파친코’도 이 그룹 계열에서 나왔다.‘저주 토끼’는 영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스페인, 인도네시아, 폴란드, 브라질, 알바니아, 루마니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독일 등 15개국에 판권이 판매됐거나 계약을 앞뒀다.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가 영어로 옮긴 이 책은 지난 7일 부커상재단이 발표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 6편에 선정됐다. 결과는 다음달 26일 발표된다.
  • [유정훈의 간 맞추기] 국적은 달라도, 같은 사람/변호사

    [유정훈의 간 맞추기] 국적은 달라도, 같은 사람/변호사

    이민진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파친코’가 화제다. 이 작품을 이해하려면 ‘자이니치’(在日)를 알아야 한다. 식민지배 당시 일본으로 건너간 조선인은 200만명 정도인데 일본의 패전 후에도 60만명은 귀환하지 않고 남는다. 이렇게 일본에 살게 된 조선인과 그 후손을 ‘자이니치’라 한다. 아직도 수십만 명에 이른다.  완전히 외국인이라 할 수는 없지만 비자를 받아 일본에 체류하는 외국인보다 애매한 위치의 사람들. 일본제국의 패망과 함께 조선 또한 사라져 버렸고 남한이나 북한 모두 그들의 조국이 될 수 없었다. 제도권 내에서 직업을 구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워 많은 자이니치들이 선택했던 혹은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업이 바로 파친코다. 소설은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강렬한 첫 문장으로 시작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역사의 굴레를 결국 벗어날 수 없었던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조차 외면했고 한국인들도 잘 모르는 자이니치의 현실을 드러내는 서사의 힘은 강력하다.  식민지배라는 원죄를 지고 있지 않을 뿐 한국도 외국인에 대한 제도적 차별에서 자유롭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화교다. 화교자본이 정착하지 못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말은 우스개가 아니다.  자이니치 문제를 취재해 ‘일본제국 vs 자이니치: 대결의 역사 1945~2015’라는 책을 쓴 이범준의 지적이다. “일본의 이러한 태도를 그대로 따라한 곳이 한국입니다. 식민지를 거치면서 일본이 만든 내셔널리즘을 학습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헌법의 주어가 ‘인민 people’이지만, 한국은 일본과 똑같이 ‘국민’입니다. 일본이나 한국이나 초안은 모두 ‘인민’이었습니다. ‘국민’으로 바꾸어 인권의 조건으로 국적을 요구했습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최근 한국은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를 받아들였다. 이 사건을 생각하면,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전개되는 드라마 ‘파친코’처럼, 다양한 장면이 이리저리 엇갈린다. 공군 특별기를 동원해 이들을 데려오는 감동적인 장면, ‘불안한 마음으로 학교 보내고 싶지 않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특별기여자 자녀 입학 반대 시위를 하는 일부 학부모의 모습, 울산시 교육감이 직접 나서 그들의 첫 등교에 동행하고 환영하는 현장.  인간은 한없이 약하고 이기적이지만, 이방인의 첫걸음을 품어 준 진천군민들 그리고 이를 응원하기 위해 진천군 쇼핑몰에 주문이 폭주했던 장면 또한 사람의 모습이다. 우리는 가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떠나던 나라였다. 그렇게 조국을 떠난 사람들이 타국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의 생채기는 낯선 일이 아니다. 특별기여자든 다른 이유로든 이 땅에 같이 살게 된 외국인에 대해 두려움보다 포용하는 마음이 앞설 때도 되지 않았을까.
  • 역주행 소설 ‘파친코’ 사고 싶어도 못 산다

    역주행 소설 ‘파친코’ 사고 싶어도 못 산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오리지널 드라마로 나오며 ‘역주행’하고 있는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파친코’의 판매가 일시 중단된다. 교보문고를 비롯한 주요 인터넷서점은 12일 홈페이지를 통해 ‘파친코’ 1·2권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교보문고는 이날 “13일 오전 10시 ‘파친코’의 판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고, 알라딘도 “13일 오전 10시까지만 판매 후 품절 예정된 도서”라고 알렸다. ‘파친코’는 일제강점기 부산 영도에서 일본 오사카로 건너가 4대에 걸쳐 살아온 재일 한국인들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담은 작품이다. 2017년 미국에서 출간돼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올랐고 그해 문학사상이 작가와 5년 계약을 맺고 이듬해 3월 국내 출간했다. 이 소설은 지난해 초 애플TV+에서 오리지널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소식에 독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드라마가 공개되자 알라딘에선 ‘파친코’ 1·2권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5.2배 급증하며 소설 분야 1, 2위에 올랐다. 교보문고 4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에선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판매 중단은 판권 계약 연장 여부가 불투명한 탓이다. 문학사상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오는 21일까지로, 작가 측에 연장 여부를 타진했으나 답이 없어 기다리는 중”이라며 “계약 만료 이후에는 주문 분량을 발송할 수 없어 일단 온라인에서만 판매를 중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에서는 21일까지 판매가 가능하지만 교보문고에서도 재고 물량이 사실상 소진된 상태라 당분간 ‘파친코’ 구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사상과 이 작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파친코’는 다른 출판사를 통해 출간될 가능성이 크다. 한 대형 출판사 관계자는 “우리를 비롯한 많은 곳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작가 측이 에이전시를 끼고 있어 선인세와 마케팅 계획 등을 세워 입찰 경쟁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박풍 업은 유영하 윤석열 도움도 받나?-박근혜, 윤석열 만남에 배석

    박풍 업은 유영하 윤석열 도움도 받나?-박근혜, 윤석열 만남에 배석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대구 달성군 박 전 대통령의 사저에서 만났다. 50분 정도 회동했다. 이날 배석한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과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는 회동에서 오간 대화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이날 회동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했다. 대화 내용을 소개하면서 대구시장 선거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유 변호사가 “공개하기 적절치 않지만 (공개)했으면 좋겠을 정도로 그런 내용까지 굉장히 많았다”고 언급했다. 이날 회동을 바라본 대구지역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박 전 대통령 사저 방문이 대구시장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나름 분석했다. 민감한 문제라 밝힐 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한 유 변호사에 대한 언급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변호사에게 이날 회동이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시민들의 이목이 집중하는 가운데 장시간 언론에 노출되어 이미지와 인지도 확산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 대구시장 선거 출마 후보중 선두를 달리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일찌감치 이날 회동에 대해 의미를 축소했다. 홍 의원은 윤 당선인과 박 전 대통령의 회동은 “검사시절 악연을 정리하려는 차원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소통채널 ‘청년의 꿈’에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이같이 답했다. 홍 의원은 또 ‘경선 승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글에 “대구 민심을 믿는다”고 답했다. 윤석열과 박근혜 연합에 못 버틸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소설이다”라고 말했다.
  • 문화예술·프리랜서 불공정피해 상담 증가…“절반이 웹툰”

    문화예술·프리랜서 불공정피해 상담 증가…“절반이 웹툰”

    # 신인 웹툰작가 A씨는 일러스트 작업 계약을 체결하고 완성본을 업체에 납품했다. 그러나 계약시 지급하기로 한 선입금 및 잔금을 한푼도 받지 못해 ‘문화예술 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에 상담 요청했다. A씨는 “변호사가 꼼꼼히 검토하고, 미수금채권에 대해 지급명령신청서 작성까지 지원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의 불공정거래피해를 예방하고 구제를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문화예술·프리랜서 공정거래지원센터’의 상담 건수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2일 시에 따르면 센터가 개설된 2019년 초에는 상담 건수가 90건에 불과했으나 2020년 116건, 2021년에는 150건, 2022년에는 3월말 현재 80건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 지원센터는 신인 문화예술인과 프리랜서의 계약서에 대한 사전검토부터 저작권 침해 및 불공정계약 강요, 수익 배분 거부, 부당 계약해지, 세금상담 등 불공정피해상담 및 구제를 지원한다. 변호사, 세무사 등 전문 법률상담관 30명이 전화응대 또는 대면상담 방식으로 지원한다. 상담 실적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웹툰 작가들의 상담이 45.4%로 가장 많았다. 일러스트(15.6%), 웹소설(9.6%) 등이 뒤를 이었다. 순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2020년 기준 약 1조원 규모까지 성장하게 된 웹툰 시장은 신인 작가들의 대거 진입과 동시에 드라마, 출판시장에 이어 기념품 시장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2차적 저작물 작성권 분쟁, 해외 유통권 등 저작권 관련 법률상담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형별 상담실적은 계약서 검토 및 자문이 64.2%로 가장 많았으며 저작권 침해, 대금 체불, 불공정계약 강요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약 경험이 없고, 작품활동에 전념하는 신인 작가이 센터를 통해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다는 게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K-콘텐츠의 세계화로 문화예술인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불공정한 거래 관행으로 피해 또한 늘고 있다” 며 “공정한 거래 환경 조성과 밀착지원을 통해 문화예술인 프리랜서들의 예술창작활동 가치가 공정하게 거래되는 서울형 공정예술 생태계 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내방가사에 담긴 여인만의 글…“아니 내 얘기 좀 들어봐” [클로저]

    내방가사에 담긴 여인만의 글…“아니 내 얘기 좀 들어봐” [클로저]

    내방가사에 눌러담은 평범한 여성들의 이야기방 안·구중궁궐에 갇혀…한글, 스트레스 해소 도움창의적인 글 적고 필사하며 소일거리의빈 성씨·숙명공주…왕실 여인도 글놀이혜경궁 홍씨, 한글 기록의 정수수백년 흘러 오늘까지 전해진 그들의 이야기“아니... 아니 내 얘기 좀 들어봐”“누나, 계속 누나 얘기만 들었어”“내 얘기 좀 들어봐. 내 얘기를 안 듣는 것 같아”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는 최근 토크 위주의 신선한 기획을 내고 있는데요. MC 유재석과 그의 관계성에 기반에 입담을 주력으로 내세운 ‘조동아리’·‘누나랑 나’ 기획이에요. 특히 누나랑 나의 경우 유튜브 조회수 270만을 돌파하며 관심을 모았습니다. 유명 MC인 개그우먼 박미선, 이경실, 조혜련이 ‘누나미’를 뽐내며 입담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습니다. 이중 조혜련씨는 계속 해서 “내 얘기 좀 들어봐”라는 대사로 큰 웃음을 주었는데요. 꾹 눌러도 사연 많은 여인들의 속얘기는 그 옛날에도 마찬가지였어요.● 한글, 속풀이에 으뜸 한글은 이들의 속풀이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4음보에 담은 가사 형태로 자신의 마음을 기록하기도 했고요. 자유로운 형식으로 붓을 써내려가기도 했어요. 당시 여성들의 활동에 제약이 많았고 이들은 주로 내방에 있어야 했기에 이들을 내방가사라고 부르는데요. 그 내용으로는 주로 시집 보낸 자식에 대한 사랑,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 자식에 대한 자긍심 등이 담겼습니다. 자신의 역할보다 자식이나 남편에 의해 정의되곤 했던 당대의 시대상이 잘 반영돼 있죠. 또다른 이유로는 여성들이 주로 내방이라는 공간 안에서 활동에 제약을 받았기에 가족과의 이별이 단골 소재가 된 것인데요. 사회생활의 전부가 가족과 마찬가지였으니 그 구성원을 잃으면 큰 단절이 일어났기 때문이죠. 그런가 하면 시대를 앞서가 깨어있던 부모님 덕분에 공부를 할 수 있어 스스로 열심히 익히거나 돈벌이에 눈을 떠 성공기를 남긴 여성도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을 “여자공부 배워내니 재주도 비범하다”거나 “분한마음 독하게 먹고 살림살이 힘쓰리라”라고 다짐하는 등 자신만의 기록을 남겼어요.● 궁에서도 기록 유행 궁 안의 여인들은 어땠을까요. 최근 인기리에 방영됐던 MBC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에는 필사를 즐기는 주인공이 나옵니다. 생각시로서 동궁에서 일하며 친구들과 필사하는 것으로 용돈벌이도 하고 자신의 꿈도 충족하는 캐릭터인데요. 그의 이름은 성덕임으로 정조의 짝 의빈 성씨로 잘 알려져 있죠. 그의 이름이 어떻게 후대에 전해졌을까요. 그건 그가 필사한 책자에 자신의 이름 석 자 성덕임을 적어넣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름 석 자가 남은 유‘이’한 조선 왕실 여인이 됐죠. 의빈 성씨는 화빈 윤씨, 영희, 경희, 복연 등과 장편소설 ‘곽장양문록’을 공동으로 필사했어요. 본문 위아래 여백을 통해 자신들의 이름을 남겼죠. 한글이 창제된 후 처음 남은 왕실 여인의 편지는 무엇일까요. 숙명공주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등이 담긴 숙명신한첩에 나오는 기록입니다. 여기 담긴 67건의 편지 중 숙명공주가 쓴 건 한 건에 불과한데요. 여기에는 장렬왕후·인선왕후·명성왕후 등 왕실 여성이 쓴 편지 56건이 있습니다. 앞서 내방의 여인들이 그랬듯 인선왕후 역시 남편을 일찍 잃어 그 외로움을 출가한 딸에게 한글 편지를 써서 해소하곤 했어요.● 가부장제 책 거부취향 따라 필사 문화 앞서 언급한 의빈 성씨가 생각시던 시절은 영조의 재위 기간입니다. 영조는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왕이에요. 다만 그 내용이 가부장적이었는데요. 일상생활에서 여성이 지켜야 할 규범을 담은 여사서 등을 배포했어요. 갑갑한 방 안에서 가부장제 책이라니, 얼마나 읽기 싫었을까요. 실제 인기가 없었습니다. 대신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직접 녹여 오늘날까지 기록을 남겼어요. 또한 소설책을 서로 주고 받으며 언문을 즐겼습니다. 당시 많은 중국소설이 궁중에 유통되곤 했어요. 자신의 손으로 필사해서 말이에요. 또한 이미 여러 사람에게 익숙할 혜경궁홍씨의 한중록 역시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며 기록한 절절한 흔적이죠. 이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쓰거나 소설을 필사하며 문화를 즐겼던 과거의 기록들. 궁 안팎을 가리지 않고 존재했던 여인들의 한글 기록 문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건 분명 든든한 기록물입니다. 내방가사는 이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목록 국내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등재 여부는 오는 11월 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록유산 총회에서 결정됩니다. 한 줄 한 줄 기쁨, 눈물, 분노, 포기를 담던 그들이 기록한 삶의 노래가 수백년을 흘러 오늘 ‘들리고’ 있습니다.
  • 홍상수 바라보는 김민희 ‘다정한 시선’…영화 스틸 공개 [EN스타]

    홍상수 바라보는 김민희 ‘다정한 시선’…영화 스틸 공개 [EN스타]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영화 ‘소설가의 영화’가 촬영 현장 스틸을 공개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2021년 3월에 2주간 촬영한 흑백 영화다. 12일 공개된 촬영 스틸에는 지난해 3월의 풍경 속에서 대사를 맞춰보는 이혜영과 김민희의 모습, 어느 책방 안에서 엽서를 바라보는 이혜영의 모습, 홍상수 감독의 시선 너머로 옅은 미소를 짓는 이혜영과 서영화의 모습, 대사를 맞춰보며 웃는 배우들의 화기애애한 모습, 촬영을 들어가기 직전의 이혜영, 서영화, 박미소의 모습, 마지막으로 배우 이혜영, 김민희, 하성국, 서지훈 동시녹음 기사가 홍상수 감독이 땅에 그리고 있는 무언가를 함께 집중하며 쳐다 보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소설가의 영화’ 개봉에 앞서 시사를 한 배우들은 각자의 순간과 감정을 담은 말들로 홍상수 감독의 촬영 현장과 완성된 작품에 대한 소회를 전해왔다. 홍상수 감독의 전작 ‘당신얼굴 앞에서’에 이어 ‘소설가의 영화’에도 연이어 함께한 배우 이혜영은 “당시 촬영현장을 추억해보니 왠지 T. S. 엘리엇의 ‘4월은 가장 잔인한 달…’로 시작되는 시의 구절이 떠오른다. 여전히 춥고 건조했는데, 그 대지를 뚫고 꽃을 피워내야 할 것 같은 고통이 있었던 것 같다. 작가의 철학을 표현하느라 머리에서 쥐가 난 기억도 있다. 아무튼 홍상수 감독님은 마법이다. 관객들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촬영 소감을 전했다. 홍상수 감독의 2007년 작품 ‘밤과 낮’을 시작으로 꾸준히 함께한 배우 기주봉은 “이번 작품 ‘소설가의 영화’를 시사했을 때 영화이지만 그 공간 안에 함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컬러로 변화할 때에 아름다움도 발견했고, 참 신선했다. 이혜영 배우와의 오랜만의 만남도 좋았다. 감독의 작품이 계속해서 진화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또 앞으로의 작품이 기대가 된다”라며 작품 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과 점점 진화되고 있는 듯한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대한 평과 소감을 함께 전했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었던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에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배우 권해효는 “우리는 정말 대화하고 있는 걸까? 마스크에 가려진 표정이 궁금하다”라고 영화에 대한 소감을 전해 영화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당신얼굴 앞에서’에 이어 ‘소설가의 영화’에도 참여하게 된 배우 조윤희도 “감독님의 전화와 함께 설레임을 동반한 기다림이 시작된다. 감독님과의 작업은 소풍이다. 촬영장을 가는 길은 설레고 내가 두려움 없이 신나게 놀면 즐거울 것이란 걸 안다. 그리고 내가 느낀 것보다 훨씬 놀라운 추억이 아름답게 남는다. 소설가의 영화 역시 소풍 가듯 촬영 장소에 가서 재미있게 연기하고 왔는데 조금 웃기고 조금은 서늘하고 가슴 먹먹한 추억이 된 듯 하다”고 말했다. 2020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 ‘도망친 여자’를 시작으로 감독의 작품에 함께한 배우 하성국은 “작고 예쁜 것들을 잘 지켜볼 수 있다는 것, 어떤 방식으로 프레임 안에 잘 존재한다는 것. 다시 배우고 용기 낼 수 있는 벅차 오르는 순간의 연속이었다”고 전했다. 홍상수 감독의 25번째 장편영화 ‘인트로덕션’에서 신석호 배우와 함께 출연한 데 이어 ‘소설가의 영화’로 두 번째 참여하게 된 배우 박미소는 “촬영 전 회 차를 참여하지 않아서 궁금한 마음을 안고 지냈었는데 시사 후, 한 번 더 감사함을 느꼈다. 좋은 영화를 더 볼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소설가의 영화’ 역시 언제든지 꺼내보고 싶은 영화”라고 말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소설가의 영화’는 오는 21일 개봉한다.
  • 박보균 후보자 “언론의 기본 자세는 힘센 정권 비판…문화예술 분야 낯설지 않다”

    박보균 후보자 “언론의 기본 자세는 힘센 정권 비판…문화예술 분야 낯설지 않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11일 언론인 시절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편향된 칼럼을 썼다는 비판에 대해 “언론의 기본적인 자세는 힘세고 살아있는 정권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는 임시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정부의 잘못도 비판했다”면서 정권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에서 접근해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검찰총장 시절 윤 당선인을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 속 노인에 빗댄 칼럼을 언급하며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으로서 살아있는 권력과 맞서는 부분에 대해 노인처럼 외롭게 투혼을 발휘한다고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그동안 문체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되지 않아 깜짝 인사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8월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고문을 맡았지만 주로 정치부에서 대부분의 기자 생활을 해와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경험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정치부 기자를 주로 했지만 문화예술, 콘텐츠, 역사, 스포츠, 관광 등 분야에 대해 굉장히 많은 기사를 썼고 전 세계를 다니면서 문화에술 현장과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 등을 우선적으로 찾아가 결코 이 분야가 낯설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곳곳의 현장을 취재하면서 여러 해외 국가들이 문화예술, 체육, 관광 정책을 어떻게 추진하고 어떤 부분을 차별화시키고 어떻게 경쟁력 있게 이끌어 나가는지 살펴봤다”며 “현장에서 직접 실감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을 구상해 제 나름대로 노력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윤 당선인께서 저의 글을 많이 봐왔고 문화예술 콘텐츠에 대한 저의 열정을 잘 알고 계신다”면서 “정책적으로 잘 추진해 달라는 당부의 말씀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지난달 10일 윤 당선인이 국립현충원을 찾아 ‘위대한 국민과함께 통합과 번영의 나라를 만들겠다’고 방명록에 적은 것을 언급하며 “그 번영의 본격적인 출발이 문화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말도 덧댔다. 전날 후보자 지명 직후 거론했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 박 후보자는 “문화예술을 하는 사람들은 혼을 자기 작품에 집어넣는 작업을 한다”면서 “그런 부분에서 문화예술인들을 굉장히 존경한다. 자신의 혼을 불어넣고 투사하면서 일종의 승부를 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그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를 고려해 정책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체부가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태에 연루됐던 고위 관료 2명에 대한 징계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 전직 장·차관들이 징계 중단을 요청하는 청원에 나섰다는 보도에 대해선 “현 문체부 장관이 다르고 있으니 지켜보고 저의 의견은 나중에 밝히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어제 말씀드렸듯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악몽처럼 과거에 존재했다”면서 “윤석열 정부에서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라는 단어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는 자세로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쉰들러 리스트 작성해 유대인 구한 비서 라인하르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쉰들러 리스트 작성해 유대인 구한 비서 라인하르트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가 구해내야 할 유대인 명단을 작성했던 그의 비서 미미 라인하르트가 10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1915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수도였던 빈에서 태어난 유대인 라인하트트는 폴란드 크라쿠프에 있던 유대인 수용소에 갇혔다가 유창한 독일어 실력 덕에 쉰들러에게 비서로 발탁됐다. 나치 친위대(SS) 대원이었던 쉰들러는 자신의 공장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유대인들의 수용소 송환을 막아낼 수 있었다. 이 때 구해내야 할 유대인들의 이름을 타이핑한 것이 라인하르트였다. 이렇게 구해낸 유대인 직공들이 1300명에 이르렀다.  대학에 가려고 속기를 배웠는데 그게 자신의 목숨을 구하게 될지 몰랐다. 그는 2007년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 인터뷰를 통해 “평생 공부했던 것 중에 가장 쓸모있는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크라쿠프 외곽의 플라초프 노동수용소 사무실에 자리를 얻어 쉰들러의 공장에 취직할 유대인 명단을 작성하는 일을 했다. 그들을 천거함으로써 쉰들러는 나치 죽음의 수용소에 끌려갈 일을 막아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아우수비츠 죽음의 수용소로 끌려 가려던 유대인들의 최종 목적지를 체코슬로바키아의 탄약 공장으로 바꿀 수 있었다. 라인하르트 역시 그 열차에 올랐다.  그의 말이다. “우리 모두 걱정했던 만큼 우리에게 도박 같았다. 쉰들러와 함께 간다고 해서 어떤 것이 보장되지도 않았다. 우리는 쉰들러가 구하는 데 성공할 것이란 확신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는 그저 우리를 다른 수용소로 데려갔을 뿐이었다. 누가 알았겠는가? 우리는 쉰들러를 믿었기에 한 번의 기회를 쥐고 있었던 것이다.”  고인의 손녀 니나는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친척들에게 전한 부고장을 통해 “너무도 사랑하고 너무도 각별했던 우리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평화로운 안식을”이라고 적었다고 미국 뉴욕데일리 뉴스가 11일 전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망 시간이나 사인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종전 뒤 고인이 미국 뉴욕에 거주하다 2007년 이스라엘로 아들과 함께 이주했다고 보도한 적이 있다. 외아들 사샤 바이트만이 있는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바이트만은 당시 텔아비브대 사회학 교수였다. 라인하르트는 말년을 텔아비브 북쪽 요양원에서 보냈다. 유족으로는 외아들과 여러 손주와 몇몇의 증손주를 뒀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전했다.  쉰들러가 1974년 세상을 떠나자 이스라엘에 있는 야드 바솀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그를 ‘열방의 의인들’로 받아들였다. 나치의 박멸로부터 유대인 목숨을 구하려 애쓴 비유대인에게 주어지는 영예였다. 그는 예루살렘 외곽 올리브 산에 안장됐다.  그의 이타적이며 용기있는 얘기는 1982년 토머스 키닐리의 베스트셀러 소설 ‘쉰들러의 방주’(Schindler’s Ark)에 소개됐고 1993년 오스카 주요 부문을 휩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생전에 라인하르트는 영화 촬영을 앞두고 스필버그 감독을 만난 일이 있었다면서도 정작 영화를 보러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 카카오엔터 ‘창작 생태계’ 강화…“5년 100억원 투입해 재단 설립”

    카카오엔터 ‘창작 생태계’ 강화…“5년 100억원 투입해 재단 설립”

    카카오가 3000억원 규모의 상생기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향후 5년간 100억원을 투입해 창작지원 재단을 설립하는 등의 구체적인 상생안을 내걸었다.카카오엔터는 ▲작가 권리 향상 ▲창작 지원 확대 ▲작가 수익 확대 등을 목표로 하는 상생안을 11일 발표했다. 우선 카카오엔터는 정산 투명화를 통해 작가 권리를 향상하겠다고 했다. 카카오의 웹소설·웹툰 플랫폼 카카오페이지는 작가 개개인이 아니라 작가들의 소속한 파트너사(CP)와의 계약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그런데 계약 구조상 정산 세부 내역은 CP에만 공개됐고, 소속 작가들은 정산 내역을 상세히 알 수가 없었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작가들도 정산 내역을 열람할 수 있는 ‘작가용 정산 사이트’를 구축해 상반기 내 오픈할 계획이다. 작가들이 CP와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말 CP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행한 결과를 바탕으로 작가들이 보다 더 공정한 계약을 맺고 작가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부 계약 조항들에 대한 개선 권고안을 도출해 공문으로 전달했다. CP들도 이를 수용해 계약서 수정작업에 돌입했다고 카카오엔터는 설명했다. 카카오엔터 황현수 스토리 부문장은 “이번 자회사 전수조사 및 개선안 권고는 ‘공정계약 확립을 위한 시작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전체 CP사 중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는 비록 작은 수에 불과하지만 업계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엔터와 자회사들이 작가들의 권리 향상에 힘쓴다면 궁극적으로 업계 변화가 빠르게 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국내에선 처음으로 웹툰·웹소설 작가를 위한 창작지원 재단도 설립된다. 카카오엔터는 향후 5년간 최소 100억원의 자체 자금을 투입해 연내 재단을 설립할 계획이다. 재단은 카카오엔터 산하 작가는 물론이고 재능 있는 창작자를 지원한다. 특히 창작 활동을 넘어서서 창작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적 어려움을 덜어주는 심리치료 지원, 저작권과 같은 법적 문제를 돕는 법률 지원 등도 지원 대상이다. 작가 수익 확대 방안도 다양화됐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지난해 선투자 작품의 실질 정산율 60%를 보장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선투자 계약 시 총매출의 55 수익분배율 외에 최소 5%의 이벤트(마케팅) 캐시 수익을 보전하겠다는 취지다. 여기에 더해 카카오엔터는 작품의 ‘뷰어엔드’(작품 스토리가 끝나는 하단부) 영역의 광고 수익도 작가들에게 배분할 계획이다. 카카오엔터 이진수 대표는 “창작 생태계가 더욱 건강하게 자리 잡고 이를 기반으로 작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카카오엔터가 앞장서 다양한 개선안들을 모색해 나가겠다”면서 “기업과 창작자가 함께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 “러軍, 맹독성 질산탱크 또 포격”…독구름 뒤덮인 돈바스 [영상]

    “러軍, 맹독성 질산탱크 또 포격”…독구름 뒤덮인 돈바스 [영상]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맹독성 질산탱크를 또 공격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자유유럽방송(RFE/RL)은 돈바스 지역에 속하는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서 러시아군 포격으로 맹독성 질산탱크가 폭발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유럽방송에 따르면 9일 러시아군이 쏜 포탄은 조준사격이라도 한 듯 정확히 질산탱크를 명중했다. 질산탱크 폭발 후 루비즈네시 일대 하늘은 주황색 독구름으로 뿌옇게 뒤덮였다. 자유유럽방송이 드론으로 본 루비즈네시는 시뻘건 맹독성 연기로 가득했다. 러시아군은 지난 5일에도 현지 질산탱크를 폭파한 바 있다.이에 대해 루한스크 군사행정위원장 세르히 하이다이는 “러시아군이 또다시 극도로 위험한 화학 물질 공격을 감행했다. 이건 넷플릭스 시리즈의 영상이 아니다. 러시아군 오크(소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흉측한 외모의 가상 종족)가 루한스크주 루비즈네시에 저지른 일이다”라고 밝혔다. 하이다이 위원장은 “탱크에서 나온 질산과 독성 연기는 호흡기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 “되도록 실내에 머물고 모든 문을 닫아라. 밖으로 나오지 말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경고했다. 현지 매체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4t짜리 질산탱크가 러시아군 포격으로 폭발했으며,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고 소식통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러시아군 포격으로 주택 여러 채가 파괴됐으며 어린이 1명을 포함해 4명이 다쳤다. 포격으로 무너진 집 잔해에서 4명이 구조됐으나 사망자는 없다”고 밝혔다.현지 보도와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이번 폭발로 인한 맹독성 연기는 심지어 러시아 쪽으로 날아갔다. 하이다이 위원장은 “멍청한 오크들은 싸우는 법을 모른다. 바람이 부는 방향도 계산하지 않았다”고 비웃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퇴각한 러시아군은 현재 동부 돈바스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돈바스의 ‘해방 달성’을 새로운 군사행동 목표로 삼고,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과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일에는 민간인 4000여 명이 모인 도네츠크 지역 크라마토르스크 기차역을 토치카-U 단거리 탄도 미사일로 포격했다. 해당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약 50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300명이 다쳤다. 같은 날 미국 민간 위성업체 막사 테크놀로지 위성에는 장갑차와 대포 등을 실은 러시아군 화물차가 우크라이나 동부 벨리키 부를루크를 지나 남쪽으로 이동 중인 것이 포착됐다. 행렬 길이만 13㎞로 교전이 치열한 동남부 지역에 화력을 더욱 집중하려는 의도가 엿보였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넘어 유럽 전역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고 경고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9일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번 전쟁의 목표가 우크라이나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유럽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향한 열망을 지지하는 것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모든 문명국가를 위한 방어 전략이다”라고 지적했다.
  •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 ‘비욘드 K’ 박차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 ‘비욘드 K’ 박차

    8000억원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국세청이 “세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을 냈다. 탈세 의혹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된 김 전 의장은 당분간 카카오의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 전 의장과 그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총 8863억원을 탈세한 의혹이 있다며 신고한 사건에 대해 “해당 내용이 세금 신고·납부에 정상적으로 반영돼 있는 사항”이라는 처리 결과를 최근 통지했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개별 납세자의 과세 정보에 해당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8(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제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해 9월 16일 “2014년 카카오와 다음 합병 때 얻은 양도 차익을 애초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올라 발생한 평가 이익인 것처럼 회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케이큐브홀딩스가 3639억원, 김 전 의장이 5224억원의 양도세를 탈세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국세청에 고발했다. 업계에서는 탈세 꼬리표를 뗀 김 전 의장이 지난달 글로벌 사업 매진을 이유로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만큼 해외 사업 발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의 일본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인수는 김 전 의장이 밝힌 해외 사업 비전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4일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사쿠라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했다. SEBC는 일본 금융서비스국에 등록된 29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카카오 측은 SEBC를 통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본 내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 플랫폼 사업도 해외로 확대한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아세안·중화권·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 수준 대비 3배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STOP PUTIN] 학생이 교사 고발해 해고, 서로 감시하며 소련 시절로

    [STOP PUTIN] 학생이 교사 고발해 해고, 서로 감시하며 소련 시절로

    러시아 사할린 섬의 한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독립된 나라라고 말했다가 당국에 고발돼 벌금을 부과받고 학교에서 해고됐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에서는 소련 시절로 돌아간 듯 이웃을 감시하고 고발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리나 두브로바(57) 교사는 8학년 학생들에게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전쟁 없는 세계’에 대해 노래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여줬다. 수업이 끝난 뒤 여학생들이 남아 그에게 “우크라이나는 우리와 별개의 독립국인가요”라고 물었고, 그는 독립국이 맞다고 답했다. 그러자 다른 학생이 “더는 아니에요”라고 쏘아붙였다. 며칠 뒤 경찰이 학교로 찾아왔고, 두브로바는 법정에 서야 했다. 법정에서 학생들과 두브로바가 나눈 대화를 녹음한 내용이 증거로 채택됐다. 학생 중의 한 명이 녹음한 것으로 보였다. 판사는 두브로바가 러시아군의 신뢰를 공개 석상에서 깎아내렸다며 400달러(약 5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학교도 비도덕적 행동을 했다며 그를 해고했다. 두브로바는 NYT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 사회에 퍼진 전쟁 찬동 분위기를 전하며 “모두 광기에 빠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사건이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이 사건은 러시아 사회에서 편집증과 극단적 갈등이 나타나는 것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러시아 정부가 앞장서 과거 소련식 공포 정책을 강화해서다. 소련에서는 동료 시민을 신고하지 않기로 선택한 사람은 스스로 의심해봐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이나 ‘공격’, ‘침공’으로 칭하는 것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러시아군에 반하는 공개 성명을 내도 최고 징역 15년에 처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그는 이것이 가혹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정보 전쟁’을 고려하면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지난달 16일 연설을 통해 러시아 사회에 ‘자기 정화’가 필요하다며 “진정한 애국자를 쓰레기, 배신자 사이에서 구분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권감시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검찰은 이미 400명이 넘는 사람을 상대로 이 법을 적용했으며 이 중에는 별 표 8개가 적힌 종이를 들고 있던 남자도 포함됐다. 러시아어로 ‘전쟁 금지’는 여덟 글자다. 알렉산드라 바예바 OVD-인포 법무실장은 사람들이 동료 시민을 신고하는 빈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이 보인다며 “탄압은 당국자들의 손에 의해서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손에서도 이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모스크바 서부의 한 쇼핑몰 컴퓨터 수리점에서는 전시된 모니터에 ‘전쟁 금지’라는 문자가 나오자 지나가던 어르신 행인이 이를 신고했고, 가게 주인 마라트 그라체프(35)는 경찰에 체포됐다. 벌금 1200달러(약 150만원)를 물어야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한 지역 뉴스매체가 공공도서관에서 친서방 태도를 보인 사람에 대해 공분하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알고 보니 도서관 사서가 소비에트 학자의 사진을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의 것으로 오해해 빚어진 소동이었다. 서부 칼리닌그라드의 지방 정부는 주민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선동하는 이들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신고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러시아의 한 국수주의 정당은 엘리트 계층 가운데 ‘해충’을 제보하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하기도 했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드미트리 쿠즈네초프 의원은 “청소가 시작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전쟁이 어느 정도 지나가면 그 과정이 속도를 낼 것이라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누구라도 총에 맞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는 사람들이 감옥에 가길 바라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역사학자 니키타 페트로프는 “사람들에게 다시 공포가 스며들고 있다”며 “이 공포 때문에 사람들이 서로를 고발한다”고 개탄했다. 두브로바와 거의 비슷한 일을 서부 펜자의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이리나 젠(45)도 겪었다. 어느날 교실 칠판에 전쟁을 지지하는 의미를 담은 “Z” 글자가 커다랗게 써 있어서 나치 문양 스바스티카와 닮았다고 무심코 말했다. 역시 8학년 학생이 왜 유럽 스포츠 대회에 러시아가 출전하지 못하느냐고 따졌다. 젠 교사는 “내 생각에 그게 옳은 일이다. 러시아가 문명된 태도로 행동할 때까지 그런 일은 영원히 계속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소녀가 “하지만 우리는 모든 자세한 일, 특히 전쟁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젠 교사는 “그래 맞아, 우리는 모든 것을 알지 못해”라고 답했다. 그러고 끝이었다. 그런데 얼마 뒤 텔레그램에 젠과 학생들의 대화 내용이 돌아다녔고, 연방보안국 요원이 위중한 범죄라고 을러댔다. 그는 주변에 자신을 옹호하고 감싸는 사람이 거의 사라졌음을 느낀다고 했다. 당시 학생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눈빛에서 증오를 느꼈다고 했다. 해서 그는 이달 학교에 사직서를 냈다. 그렇다고 온통 암울한 얘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두브로바가 벌금을 내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제자였던 사람이 하룻만에 모금 운동을 해 150달러를 건넸고, 두브로바는 반려견 쉼터에 기탁했다. 그라체프의 고객 수백명은 당국에 그를 고발하지 않았고 서방 제재 때문에 수리비를 곱절 인상했는데도 그에게 싫은 소리 한 마디 하지 않고 고마워했다.
  •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비욘드 코리아’ 박차

    ‘탈세’ 꼬리표 뗀 카카오 김범수...‘비욘드 코리아’ 박차

    국세청이 8000억원대 탈세 의혹을 받고 있던 김범수 전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대해 “세금 납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결론을 냈다. 탈세 의혹 꼬리표를 떼게 된 김 전 의장은 당분간 카카오의 해외 사업 확장에 집중할 전망이다.10일 정보기술(IT)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시민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가 김 전 의장과 그가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가 총 8863억원을 탈세한 의혹이 있다며 신고한 사건에 대해 “해당 내용이 세금 신고·납부에 정상적으로 반영돼 있는 사항”이라는 처리 결과를 최근 통지했다. 다만 국세청은 구체적인 설명 요청에 대해서는 개별 납세자의 과세정보에 해당해 국세기본법 제81조의18(비밀유지) 규정에 따라 제공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해 9월 16일 “2014년 카카오와 다음 합병 때 얻은 양도 차익을 애초 보유 중인 주식의 주가가 올라 발생한 평가 이익인 것처럼 회계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케이큐브홀딩스가 3639억원, 김 전 의장이 5224억원의 양도세를 탈세했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국세청에 고발했다. 업계에서는 김 전 의장이 지난달 글로벌 사업 매진을 이유로 카카오 이사회 의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만큼 해외 사업 발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전 의장은 지난달 14일 카카오 및 주요 계열사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저는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내려와 비욘드 코리아(Beyond Korea)를 위한 카카오공동체의 글로벌 확장으로 업무의 중심을 이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욘드 코리아는 한국이라는 시작점을 넘어 해외시장이라는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한다는 카카오 스스로의 미션이자 대한민국 사회의 강한 요구”라고 설명했다. 최근 카카오의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는 김 전 의장이 밝힌 해외 사업 비전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의 일본 자회사 카카오픽코마는 지난 4일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 ‘사쿠라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을 인수했다. SEBC는 일본 금융서비스국에 등록된 29개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로, 카카오 측은 SEBC를 통해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일본 내 관련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웹툰과 웹소설 기반 플랫폼 사업도 해외로 확대한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미국·아세안·중화권·인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해 2024년까지 글로벌 거래액을 현재 수준 대비 3배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독수리 착륙하다’ 쓴 작가 헨리 패터슨 92세에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독수리 착륙하다’ 쓴 작가 헨리 패터슨 92세에

    추억의 전쟁 영화 가운데 마이클 케인과 도널드 서덜랜드, 로버트 듀발 등이 출연한 ‘독수리 착륙하다’(The Eagle Has Landed)가 있다. 존 스터지스 감독이 연출해 1976년 개봉했는데 나치 독일이 윈스턴 처칠 당시 영국 총리를 납치해 암살하려 했던 작전을 다뤘다. 두 시간이 넘는데 박진감 넘쳐 시간 가는줄 몰랐다는 평이 많았다.  잭 히긴스란 필명으로 출판한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것인데 영국 작가 헨리 패터슨이었다. 그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영국 BBC가 출판사 하퍼콜린스 성명을 인용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저지 자택에서 가족들이 임종한 가운데 영면했다고 했다.  그는 원래 교사 일을 하면서 짬짬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는데 1959년 첫 작품 ‘Sad Wind From The Sea’를 집필하면서 선금으로 75파운드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2017년 마지막 책 ‘The Midnight Bell’을 출간해 영국 일간 선데이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됐는데 평생 85권을 써냈다. 하퍼콜린스는 당시 그의 마지막 작품을 내놓으며 “레전드”라고만 표현했다.  ‘독수리 착륙하다’ 소설은 5000만부 이상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폴란드가 나치와 스탈린 군대의 침공으로 분단된 이후 폴란드 공군이 영국에서 창설됐는데 나치 암살단이 이들의 일부로 위장해 영국으로 잠입한다는 내용이다.    고인은 뉴캐슬어폰타인에서 태어났는데 벨파스트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작가 경력에 2억 5000만부 이상을 판매했다. 다른 작품으로는 ‘Comes the Dark Stranger’, ‘Hell is Too Crowded’, ‘To Catch a King’이 있다.  하퍼콜린스의 찰리 레드마인 최고경영자(CEO)는 고인을 “고전 스릴러 작가, 본능적이며 거칠고 가차 없는” 작가였다며 그의 소설들은 “절대로 내려놓지 못하는(unputdownable) 작품들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돌아봤다. 패터슨의 에이전트 조너선 로이드는 고인을 애도하며 “‘독수리 착륙하다’ 영화 각본을 받았을 때 내가 콜린스 출판사에 있었던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면서 “우리가 곧장 클래식으로 남을 만한 작품을 출판한다는 사실을 아주 예외적으로 분명하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첫 결혼에서 낳은 네 자녀 사라, 루스, 션, 한나 등과 부인 드니스를 남겼다고 방송은 전했다.
  • “감정표현불능증 소년 보며 공감에 대한 질문 던지길”…뮤지컬 ‘아몬드’ 주인공 한 자리에

    “감정표현불능증 소년 보며 공감에 대한 질문 던지길”…뮤지컬 ‘아몬드’ 주인공 한 자리에

    “웃음, 울음을 참아야 하는 감정표현불능증 연기 애 많이 먹었지요.”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아티움에서 뮤지컬 ‘아몬드’ 프레스콜이 진행된 가운데 배우 문태유는 주인공 선윤재 역을 맡아 연기하며 감정을 빼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윤재는 ‘아몬드’라 불리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알렉시티미아’라는 선천성 질병을 앓고 있는 존재다. 그는 “감정표현불능증에 상상력만으로 접근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 감정을 싹 빼고 대본에 나온 활자로만 받아들이려고 노력했다”며 “그랬더니 그 연기에 어느 정도 도달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찾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같은 역을 맡고 있는 배우 홍승완 역시 “연습 과정에서 힘든 지점이 많았다”며 “나에게 말을 걸거나 감정을 쓰는 사람과 그 상황을 바라보려고 노력했고 그런 노력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뮤지컬 ‘아몬드’는 손원평 작가의 소설 ‘아몬드’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로 지난 2일 개막했다.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로 정평이 난 김태형 연출과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벤허’ 등을 통해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인 이성준 작곡가, 서휘원 작가가 함께했다. 이날 프레스콜에 참여한 김태형 연출은 “원작의 서사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뮤지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상상력의 확장, 표현을 해보려고 노력했다”며 “소설 속에서는 작은 부분이지만 뮤지컬 속에서는 아름답게 펼쳐지는 장면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성준 작곡가는 “곡을 쓸 때 직접 연기를 해봤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윤재가 감정 표현을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그 아이만의 특별함이라 생각하고 윤재를 이해하려 노력했다”며 “윤재, 곤이, 도라 등 인물들이 치열한 고민과 상처의 가운데, 각자만의 방식으로 대처하며 성장을 이뤄가는 모습을 음악으로 빗대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뮤지컬 아몬드는 원작에 비해 윤재를 성장시키는 곤이(윤이수)와 도라 역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서희원 작가는 “원작 소설이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진행되다보니 다른 친구들이 대상화됐는데, 뮤지컬에서는 곤이나 도라를 또 하나의 주인공처럼 보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곤이는 어린 시절 납치된 후 입양과 파양, 소년원 등을 거치며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소년으로 배우 이해준, 조환지가 이 역을 맡았다. 조환지는 “윤재와 반대로 곤이는 작은 감정까지 쏟아내는 존재로 매 장면 윤재와 대비되게 늘 감정이 가득 차 있다”고 소개했다. 별명은 ‘또라이’지만 육상 선수를 꿈꾸는 맑은 감성을 가진 소녀 도라 역은 배우 임찬민, 송영미가 더블 캐스팅됐다. 임찬민은 “달리면서 노래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도라처럼 ‘그냥 하자’라고 생각했다”며 “도라는 주관이 있고 원치 않는 부분에 대해 불호를 당당하게 밝힐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송영미는 “도라는 바람, 꿈, 냄새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아이”라며 “항상 남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으며 살았던 윤재에게 사랑이라는 게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존재”라고 소개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윤재의 성장 스토리를 통해 ‘아몬드’ 팀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김 연출은 “관객이 궁극적으로 우리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우리는 진실하게 타인에게 공감할 수 있는 것인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 [베스트셀러] ‘부읽남’ 신간 출간 동시에 1위…30대 독자가 절반 이상 차지

    [베스트셀러] ‘부읽남’ 신간 출간 동시에 1위…30대 독자가 절반 이상 차지

    신간 ‘운명을 바꾸는 부동산 투자 수업’이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다. 8일 교보문고 4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목록에 따르면 지난달 말 출간된 정태익 작가의 ‘‘운명을 바꾸는 부동산 투자 수업: 기초편’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불 선진국’을 제치고 1위에 진입했다. 특히 30대 독자가 57.4%로 절반을 넘었고 40대 20.9%, 20대 14.4% 등 청·장년층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모였다. 30대 독자들 가운데 남성은 33.7%, 여성도 23.7%나 됐다. 교보문고 측은 “주식투자 열풍이 주춤하고 다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정치 이슈를 뒤집었다”면서 “저자가 부동산 투자 전문 크리에이터로 인기를 끌면서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부동산 읽어주는 남자(부읽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83만여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초 베스트셀러 1위를 유지했던 소설 ‘불편한 편의점’은 3위로,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은 4위를 기록했고,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의 원작 소설은 5위에 올랐다. ‘아동문학의 노벨상’으로도 불리는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 ‘여름이 온다’도 지난주 15위에서 6위로 뛰어오르며 호응을 얻었다. ●교보문고 4월 첫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운명을 바꾸는 부동산 투자 수업: 기초편(정태익/리더스북) 2. 가불 선진국(조국/메디치미디어) 3. 불편한 편의점(김호연/나무옆의자) 4.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김지수/열림원) 5. 파친코 1(이민진/문학사상) 6. 여름이 온다(이수지/비룡소) 7. 웰씽킹(켈리 최/다산북스) 8. 마음의 법칙(폴커 키츠/포레스트북스) 9.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룰루 밀러/곰출판) 10.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황보름/클레이하우스)
  • ‘부커상 최종 후보’ 정보라 “한국 SF 인정받아 기뻐”

    ‘부커상 최종 후보’ 정보라 “한국 SF 인정받아 기뻐”

    정보라(46) 작가의 ‘저주 토끼’(Cursed Bunny)가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7일(현지시간) 부커재단 공식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정보라의 ‘저주 토끼’가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쇼트리스트) 6편에 포함됐다. 이 작품은 한국인 번역가 안톤 허(41)가 영어로 옮겼다. 한국 작가의 작품이 이 부문 최종 후보로 지목된 것은 세 번째다. 2016년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받았으며, 2018년 그의 다른 작품 ‘흰’이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2019년 황석영 작가의 ‘해질 무렵’과 올해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이 이 부문 1차 후보에 선정됐지만 최종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정보라의 ‘저주 토끼’는 SF와 호러를 결합한 소설집이다. 저주와 복수에 관한 10편의 단편을 담았다. 부커상 홈페이지에선 이 책에 대해 “정보라는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참혹한 공포와 잔혹함을 이야기한다”고 소개했다. 영국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며 2019년까지 맨부커상으로 불렸다. 최종 수상작은 오는 5월 26일 가려지며 상금(5만 파운드·약 8000만원)은 작품에 공동 기여한 작가와 번역가에게 균등하게 지급된다. 정 작가는 “한국의 SF가 인정받은 것 같아 굉장히 기쁘다”며 “한국 장르문학이 이 정도 수준까지 왔다는 것은 정말로 자랑스러워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베델로 왔다가 ‘배설’로 묻힌 영국인… 그는 왜 대한독립을 외쳤나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매혹과 공포 공존한 이방인 향한 시선 ‘한민족은 단일민족’이라고 배웠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고 길에서 마주치면 주춤하거나 흘깃거리던 때가 언제인가 싶다. 세상이 바뀐 건 확실하다. 텔레비전만 틀면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하는 외국인들이 등장해 퀴즈를 풀고 노래도 하고 전통시장과 오지 마을까지 간다. 여전히 외부자의 입을 통해 듣는 한국 사회의 이모저모에 부끄러워하거나 뿌듯해하는 시선이 교차하지만, 회회아비가 쌍화점에서 만두를 팔던 고려 이래 도래자(渡來者)가 보통 사람들과 가장 밀착해서 살아가는 시대는 지금이 아닌가 싶다. 낯선 존재, 이방인에 대한 감정에는 매혹과 공포가 공존한다.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됐던 전근대에 이방인은 수준 높은 문명의 전파자로서 경외의 대상이었다. 신라의 왕이 된 박·석·김이 알에서 태어났다는 난생신화는 새로운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풀고 매혹의 빛을 더하는 신비의 장치였다. 반면 19세기 중반 조선은 “양이가 침범하여 싸우지 않으면 화친을 하는 것이고, 화친을 하면 나라를 팔아먹는 것이다”라는 기치를 드높인 난공불락 국가였다. 서양 오랑캐, 양이(洋夷)로도 모자라 서양 귀신, 양귀(洋鬼)라는 비속어가 공공연해질 정도로 이방인에 대한 공포가 컸다. 대한제국, 이름은 드높았으나 위상은 그에 반비례했던 때에 세계를 향한 문은 열렸다기보다 ‘벌려’졌다. 불가항력적인 개방의 회오리바람을 타고 돈과 명예와 이국적인 문화 향유와 귀족 같은 생활과 열등한 인종을 문명화시키는 사명감 등등을 좇는 이방인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외교관과 선교사와 대한제국의 고문(顧問)부터 박물학자와 여행가와 도굴꾼까지, 제각기 품은 욕망에 따라 할딱할딱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나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랐다. 경멸과 연민, 그 또한 매혹과 공포만큼이나 간극이 컸다.●머나먼 브리스틀에서 온 한 남자 세계 지도에서 잉글랜드 남서부의 작은 도시 브리스틀을 찾아본다. 과거 대영제국의 무역 거점이자 노예무역의 전초기지였던 그곳은 현재 인구 46만명으로 제주시나 경기도 파주 정도의 규모다. 서울에서 가려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해 비행기로 13시간 이상 걸린다. 낯설고 머나먼 그곳에서 태어난 한 사람이 1904년 대한제국에 닿았다. 영국인 어니스트 베델(Ernest Thomas Bethell)로 태어나 배설(裵說)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땅에 묻혔다. 국한문·한글·영문 3종을 동시에 발행한 최초의 신문인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한 베델은, 한국의 독립과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받았다. 보도문이나 기사문을 쓰는 기본 원칙인 육하원칙은 ‘누가, 언제,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왜’이다. 37년이라는 길지 않았던 베델의 생애에 대해서는 바로 이 지면, 대한매일신보의 후신인 서울신문에 수차례 특집·기획기사가 나간 바 있다. 기사를 통해 육하원칙 중 다섯은 상세히 밝혀져 있을진대, 4월 7일 신문의 날을 기억하며 베델의 흔적을 찾아다니는 동안 내가 품었던 의문은 ‘왜’라는 마지막 수수께끼였다. 왜, 무엇 때문에, 그는 한국인들을 도왔을까? 스스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라고 독려하며 응원했을까? 돈벌이로 삼는 대신, 구경거리로 여기는 대신, 경멸과 혐오 대신, 값싼 동정을 베풀고 등 뒤에서 비웃음을 흘리는 대신.꽃샘잎샘이 알알한 날, 특별한 이방인을 만나는 여행길에 올랐다. 집을 나서기 전 지도를 펴 놓고 방문할 순서를 정하는데 아무래도 동선이 꼬인다. 삶의 궤적을 좇자면 집터를 확인하고 일터에 들렀다가 사망지와 박물관을 방문하는 순서가 좋을 듯한데, 걸어서 움직이기에는 지하철역 근방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게 맞춤하다. 하긴 언제라고 마음먹은 대로 삶의 행보가 딱딱 맞아떨어지던가? 아버지의 사업을 돕기 위해 일본에 갔던, 축구를 좋아하는 천생 영국인이 생뚱맞게 종군기자가 돼 조선에 왔다가 신문을 창립하고 항일운동을 벌인 것처럼 말이다. 급발진하는 운명의 수레바퀴는 애당초 안전 운행의 용도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니, 무릇 인생길이 꽃길보다는 울퉁불퉁 돌길이거나 질퍽질퍽 진창길에 가깝기 때문이다.●베델 만나러 가는길… 홍난파 가옥도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3번 출구로 나와 길을 건너 사직터널 위로 난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1933년 미국 유학에서 돌아온 홍난파가 소프라노 이대형과 재혼해 새살림을 차린 붉은 벽돌집이 나타난다. 이 집에 사는 동안 홍난파는 수양동우회 사건에 연루돼 고문을 받은 끝에 전향했고, 이후 대동민우회에 가입해 친일 행적을 이어 가다 1941년 고문 후유증으로 죽었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을 두부모 베듯 자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인간이란 그런 존재가 아니다. 누군가에게 홍난파는 나라 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진 ‘봉선화’와 ‘고향의 봄’의 작곡가일 테고, 누군가에게는 친일파 ‘모리카와 준’일 테다. 그런가 하면 시시비비에 염증이 난 누군가는 열여덟 살의 홍난파가 처음 쓴 곡이자 한국 최초의 야구 응원가인 ‘야구가’로 그를 기억할지 모른다. ‘배팅 들고 썩 나서니 원 스트라이크. 다시 한번 갈겨 보아라, 홈런으로. 세컨드야 주의해라 공 굴러간다. 어화 홈인이로다!’ 홍난파 가옥을 끼고 돌면 오래된 빌라들 사이로 한양도성의 복원과 함께 주변을 정비해 만든 월암근린공원 입구가 나타난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표석은 인터넷 지도의 표시와 다르게 공원으로 들어오는 오르막길 왼편, 성벽 아래쯤에 자리하고 있다. ‘어니스트 베델 집터: 1904년 조선에 온 영국인 베델(한국명 배설, 1872~1909)은 이해 7월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하여 항일 언론 활동을 힘껏 지원하였다. 이곳은 그가 조선에 와서 정착해 사망할 때까지 가족과 함께 산 한옥 터이다.’●국적·인종 떠나 ‘양심적 삶’ 오롯이 조선인들을 선동했다는 치안 방해 혐의로 열린 재판의 결과가 6개월 근신에 그치자, 영일동맹으로 일본과 한편이었던 영국은 기어이 국채보상운동 의연금을 유용했다는 공금 횡령 혐의를 덧붙여 베델에게 3주간의 실형을 선고한다. 조선에는 영국인을 구금할 시설이 없어 선편으로 중국 상하이까지 실려가 수감 생활을 한 베델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채 돌아왔다. 베델의 생애를 연구해 온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에 따르면 베델의 집에는 다른 외국인들이 살던 서양식 가옥이 갖추고 있던 전기와 수도 시설이 없었다. 서울역 연세재단빌딩에 있던 세브란스병원에서 통원 치료를 받기 위해, 베델은 병원 가까운 호텔에 방을 얻고 ‘홍파동 2-16번지’ 집을 떠난다. 그리고 살아서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베델이 마지막 시간을 보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 터에는 농협중앙회 본점이 자리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점심을 먹은 뒤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한가로이 오가는 거리에서 1909년 5월 1일 조선인들에게 둘러싸인 채 죽어 간 서른일곱 살 젊은 영국인의 흔적은 찾을 길 없다. 화단에 지지대를 짚고 위태롭게 서 있는, 수령이 오백 살은 족히 돼 보이는 아름드리 회화나무는 혹시 기억하려나. 영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그저 양심적인 한 인간이었던 그가 마지막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동지인 양기탁의 손을 잡고 남긴 짧은 유언을. “내가 죽더라도 대한매일신보는 영원히 살아남게 해 한국 동포를 구해 주오!”(㉻에 계속) 소설가
  • 男 모르는 판타지… 그녀들이 사랑한 ‘男男 로맨스’

    男 모르는 판타지… 그녀들이 사랑한 ‘男男 로맨스’

    영미권 로맨스 소설 독자를 연구한 제니스 래드웨이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들이 로맨스를 읽는 건 가부장제로부터 해방돼 일시적인 행복과 정서적 구원을 얻기 위해서다.” 여성이 가부장적 현실에서 벗어나 여러 욕망이 반영된 남성 캐릭터를 통해 자신만을 위한 시공간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 BL(Boys’ Love) 장르도 이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 1960~1970년대 일본에서 비롯한 것으로 알려진 BL은 실제 성소수자가 겪는 어려움은 배제하는 대신 여성이 바라는 남성 캐릭터를 통해 일종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킨다. 남성 캐릭터들의 관계와 대사에는 ‘일반적인’ 연애에서 바라는 환상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녹아 있다.●여성의 욕망 담은 판타지 순정 만화 BL은 ‘퀴어 콘텐츠’와는 다르다. 국내 드라마 최초로 게이 커플의 사랑을 다뤄 화제가 된 SBS ‘인생은 아름다워’(2010) 등 일반 퀴어 영화, 드라마에서 주인공은 성정체성으로 고민하고 사회의 혐오를 견뎌 내야 한다. 반면 BL물은 남남 커플이라는 특성이 기본값인 판타지 순정 만화에 가깝다. BL의 세계관에선 남자 주인공 둘이 연애를 해도 친구들이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오히려 응원한다. 주인공에게 여자 후배가 대시하자 다른 주인공이 “내가 남자 친구”라며 당당하게 나서는 경우도 있다. 현실 세계에서 게이, 레즈비언, 양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 어린 시각이 가득한 것과 차이가 크다. 해외에선 BL 장르가 예전부터 발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볼만한 BL 콘텐츠가 없다 보니 일본, 중국 등 해외 작품을 찾는 수요가 꾸준히 있었다”며 “태국 작품에서는 키스신 정도가 전부인 한국 BL 드라마와 달리 깜짝 놀랄 정도로 진한 스킨십 장면도 많다”고 귀띔했다. 국내에선 유명 아이돌이나 가수를 주인공으로 팬들이 창작한 팬픽 소설이 ‘BL 입문’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보이그룹 멤버들을 임의로 ‘커플’로 설정하고 그들의 이미지를 투영해 픽션 등으로 2차 가공하는 것이다. 그러다 2015년 콘텐츠 플랫폼 리디를 선두로 카카오페이지, 알라딘, 레진코믹스 등 주요 플랫폼이 잇따라 BL 웹소설·웹툰을 단독 장르로 취급하면서 시장이 급성장했고, 이젠 드라마로 확대되며 메이저 콘텐츠 회사까지 ‘투자 1순위’로 꼽고 있다. 거부감을 느낄 수는 있지만,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는 의미다. 업계는 10~40대 여성을 주요 타깃층으로 보고 있다.BL 드라마가 단기간에 이렇게 클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오랫동안 웹소설·웹툰 시장을 통해 다져진 탄탄한 스토리가 꼽힌다. 현재까지 공개됐거나 공개를 앞둔 많은 BL 드라마가 기존에 온라인에서 사랑받은 웹소설이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블루밍’은 웹툰 ‘인기는 무언가 잘못되었다’를 재구성한 드라마고, 지난 2월 공개된 웹드라마 ‘겨울 지나 벚꽃’, 올 하반기 영상으로 선보이는 ‘신입사원’, ‘을의 연애’도 만화와 소설이 원작이다. ‘새빛남고 학생회’는 인기 모바일 게임을 바탕으로 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서사, 기존 소설에선 볼 수 없었던 팡팡 터지는 매력의 캐릭터는 시청자에게 색다른 만족감을 준다. ‘나의 별에게’를 제작한 에이치앤코 오효빈 대표는 “젊은 세대의 솔직한 표현법, 감성과 언어가 인기몰이의 중요한 요소”라며 “감정이입되는 스토리 전개, 빠른 속도감도 극에 쉽게 몰입하도록 만든다”고 봤다.●숏폼·미드폼 등 다양한 시도 가능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생태계가 커지며 숏폼, 미드폼 콘텐츠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게 된 점도 좋은 기회가 됐다. TV 드라마가 한 회 60분에서 90분까지 이어지는 데 비해 15~20분에 불과한 짧은 러닝타임은 BL 특유의 빠른 전개감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다. 특히 기존에 나온 웹소설과 웹툰이 장황한 서사와 캐릭터 빌드업, 19금(禁) 묘사까지 많이 포함하고 있다면 드라마에선 이런 부분을 대폭 줄여 진입 장벽을 낮췄다. ‘시맨틱 에러’의 경우 저수리 작가의 원작 소설은 전자책 6권에 달하는데 드라마 분량은 한 회당 20분, 8부작 미니 시리즈로 줄였다. 수위도 청소년 관람 불가에서 12세 관람가로 조절했다. 시대를 오가며 300년 전 첫사랑을 찾는 판타지물 ‘첫 사랑만 세 번째’를 만든 제작사 아센디오 관계자는 “BL이 소설 위주로 읽히던 때는 특정 온라인 커뮤니티나 소설미디어 등에서 보는 사람만 보는 분위기였다면 최근엔 OTT가 다양해지고 수많은 웹드라마가 쌓이면서 여러 취향을 반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OTT서 다양한 취향 반영 가능” BL 코드가 일반화되면서 이를 대하는 분위기도 달라졌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배우들이 BL 드라마라고 하면 꺼리는 경우가 있었는데, 지금은 ‘한 번쯤 거쳐야 하는 관문’으로 여긴다”고 전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다른 시장으로의 확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시맨틱 에러’가 큰 화제를 모으는 것도 원소스멀티유즈(OSMU)의 전형으로 기록될 만한 사례여서다. 웹소설 흥행 이후 웹툰, 오디오 드라마에 이어 OTT 드라마로도 제작됐는데, 원작을 유통한 리디에 따르면 드라마 공개 이후 일주일간 웹소설 거래액이 이전 대비 600%나 늘었다. 국내에도 BL 콘텐츠가 꾸준히 누적되면서 이제는 ‘K콘텐츠’의 하나로 해외에 역수출하는 상황도 일반적이다. ‘나의 별에게’는 공개 이후 일본 라쿠텐 TV 데일리 부문과 중국 웨이보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하고, 종영 이후 영화 버전으로 넷플릭스에서 서비스되는 등 인기가 이어졌다. ‘블루밍’을 시작으로 ‘따라바람’, ‘본아페티’, ‘트랙터는 사랑을 싣고’ 등 BL 드라마에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메이저 투자 배급사 뉴 역시 충성심 높은 시청자를 겨냥한다. 드라마 제작과 배급뿐 아니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캐릭터 굿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 등 부가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가 크다고 본 것이다. 뉴의 드라마 네 편은 이미 해외에 선판매됐다. ‘블루밍’은 중국의 글로벌 플랫폼 아이치이와 일본 NBC 유니버설 엔터테인먼트 재팬을 통해 6월 중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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