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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로의 아침] 알려주고 싶은 여인들의 뜨락/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알려주고 싶은 여인들의 뜨락/손원천 문화부 선임기자

    지난봄, 개인적으로 최대 관심사는 강원 강릉의 ‘율곡매’였다. 언제 수명이 다할지 알 수 없는 늙은 매화다. 나무의 90% 이상이 고사했고, 해마다 피워 올리는 꽃의 양도 줄고 있다. 어쩌면 이번 봄엔 꽃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도 했다. 다행히 꽃잎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오죽헌 직원의 말에 안도하긴 했지만, 몇 안 되는 꽃잎이 하룻밤 찬 봄바람에 우수수 떨어지지나 않을까 강릉을 찾기 전까지 매 순간 노심초사였다. 율곡매는 수령이 얼추 600년에 달하는 천연기념물이다. 고사 판정은 이미 받았고, 한때 천연기념물 해제까지 논의됐지만 이번 봄에도 기필코 꽃을 틔워 냈다. 겨우 몇몇 가지에 불과했지만, 모든 나무는 죽기 전까지 꽃을 피운다는 평범한 진리를 율곡매는 올해도 치열하게 증명해 냈다. 그런데 의아하다. 왜 ‘율곡매’일까. 나무의 역사를 보면 세종 22년(1440년) 오죽헌 건립 당시에 식재됐고, 신사임당(1504~1551)과 율곡 이이가 직접 가꿨다고 전한다. 율곡이 오죽헌에 머문 기간은 태어나 6년 정도다. 율곡이 천재였다고는 해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나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생애 전반부를 강릉에서 보낸 어머니 신사임당이 애면글면 매화나무를 가꿨을 공산이 더 크다. 그렇다면 ‘신사임당매’라 불러야 더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 허균·허난설헌 생가터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조선 최고의 문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난설헌 허초희와 소설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 남매가 나고 자란 곳이다. 허난설헌의 동상과 시비 등을 세워 기리고는 있지만, 조선의 여인으로 살다 안타깝게 요절한 그의 생애를 느낄 만한 장치가 없어 어딘가 겉도는 듯한 느낌이다. 이 일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을 꼽으라면 단연 생가터를 에워싼 솔숲이다. 진한 솔향을 품어내는 굵은 노송들이 깊은 평안을 안겨 준다. 이 솔숲을 허난설헌과 함께 산책하는 느낌이 들도록 감성적으로 꾸며보는 것은 어떨까. 필경 허난설헌의 온기는 솔숲 여기저기에 닿았을 테지만 그를 현재로 불러낼 오브제는 어디에도 없다. 그게 못내 아쉽다. 나라 안에 이런 곳이 적지 않다. 일제강점기 국채보상운동에 힘을 보탰다는 대구 기생 앵무의 자취는 아예 없고, ‘여걸 시인’이라 불렸다던 전북 남원의 김삼의당 역시 작은 기념관이 고작이다. 이들을 ‘여성’이 아닌 ‘인재’로 여겼다면 이리 소홀히 대접하지는 않았을 거다. 요즘 우리나라를 부유한 국가로 평가하는 외국 서적을 자주 본다. ‘보이지 않는 중국’은 그중 하나다. 저자는 ‘중립국 함정’에 빠진 중국이 위기를 해결할 롤모델로 한국을 꼽고 있다. 그 동력은 단연 ‘인재’다. 한국은 인재가 전부인 나라다. 인재는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서로 보완적일 수도 있을 텐데 우리는 어쩐지 다투기만 하는 모양새다. 지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 중 한 장면. 누군가 “취임식 공연에 몇 점을 주겠습니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드릴 점수가 없습니다”라고 말하고 싶다. 남자 성악가 일색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못했다는 건 물론 아니다. 다만 인위적 안배는 없었다 해도, 자리에 걸맞은 품격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대결 구도가 지속돼도 좋을 만큼 우리는 한가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여성단체들이 선제적으로 역사 속 여성 인재를 발굴하고 선양하는 일에 좀더 나서 줬으면 좋겠다. 올가을엔 꼭 경남 밀양을 찾으려 한다. ‘밀양 검무의 대가’ 기생 운심의 삶이 깃든 곳이다. 벌써 여러 해 겨누고는 있는데, 실행으로 옮기지는 못했다. 올해는 여행자의 감성에 소구할 운심의 이야기가 많이 발굴됐으면 한다. 최소한 그의 생애를 반추할 공간만이라도 좀더 늘었으면 좋겠다.
  • 부커상 놓쳤지만… ‘저주토끼’가 남긴 한국 문학의 저력

    부커상 놓쳤지만… ‘저주토끼’가 남긴 한국 문학의 저력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지난 27일(한국시간) 영국 부커상 수상이 불발됐지만 최종 후보에 오른 자체로도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판권 거래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정 작가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입후보가 이어지는 만큼 긍정적 파급 효과를 예상한다고 최근 밝혔다. 실제 한강 작가의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확산됐다고 번역원은 풀이했다. 한국문학 해외 수상·입후보 건수는 최근 5년 동안 약 5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오정희 작가의 ‘새’가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은 이후 2015년까지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건수는 누적 1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6건, 17건의 수상·입후보 성과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 2월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노블 ‘풀’이 체코 뮤리엘 만화상을, 4월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일본 서점대상을 받았다. 5월에는 김소연 시인의 시집 ‘한 글자 사전’이 일본 번역대상을 받았다. 또한 국제 더블린 문학상에 김숨 작가의 ‘한 명’,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롱리스트에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도 포함됐다. ‘저주토끼’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프랭크 윈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장이 “한국 작품의 연이은 입후보 소식은 한국문학의 남다른 저력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평했듯 이번 입후보 성과는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저주토끼’는 현재까지 17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체결돼 이러한 기대의 현실화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저주토끼’의 부커상 쇼트리스트 진출에는 작품을 직접 발굴하고 출간을 추진한 안톤 허(본명 허정범) 번역가와 한국문학 작품을 지속해서 출간해 온 영국 출판사 혼퍼드 스타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뛰어난 원작과 우수한 번역, 현지 출판사의 출판·홍보 역량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연간 약 180~200여종의 한국문학 번역서가 출간되고 꾸준한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선인세 규모 증가, 해외출판사와의 선계약 뒤 번역원 지원 신청 증가 등에 비춰 현재를 문학한류의 도입기로 본다”며 “해외출판사를 통한 번역 출간 지원 확대 및 번역 인력 양성 전문화 등을 통해 문학한류 ‘성장기’ 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송아지~ 송아지’… 구름 노닐듯 부드러운 나그네의 말맛 [작가의 땅]

    ‘송아지~ 송아지’… 구름 노닐듯 부드러운 나그네의 말맛 [작가의 땅]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엄마 소도 얼룩소 엄마 닮았네 / 송아지 송아지 얼룩 송아지 / 두 귀가 얼룩귀 엄마 닮았네(박목월, ‘얼룩 송아지’) 시를 읽는데 자연스럽게 노래가 읊조려지는 것은 비단 나만의 일일까. 몰랐다. 뼛속 깊은 데서부터 새겨진 것 같은 이 노래가 시에서 나온 것인 줄은. 게다가 그 작사가 아니 시를 지은 사람이 박목월 시인이라니.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저 시를 끝까지 따라 불렀다. 이 땅에서는 저 노래를 모르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빠를 듯하다. 대다수 사람들이 이것을 자장가로 부르거나 보채는 아이를 달랠 때 썼기 때문일 터. 고대에 집단가요가 있었다면, 현대의 우리들에게는 이러한 노래들이 있다. 뼛속까지 스며든 이른바 ‘엄마가 불러 주던 그 노래’.완연한 봄의 경북 경주 불국사 진입로는 그야말로 주차장과 다름없었다. 우리는 그 위쪽에 자리했다는 동리목월문학관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차라리 내려서 걸어가는 것이 빠를 것 같기도 했는데, 우리는 19개월짜리 아이를 동반한 채였다. 아이를 데리고 결국 여기까지 취재를 오다니, 하며 나의 용감하고도 무모한 계획을 다시 한번 돌아봤다. 그런데 불국사가 이렇게나 인기가 많았나 싶어 인터넷을 찾아보니 여기가 전국적으로 유명한 겹벚꽃의 성지라는 설명이 잇따라 나왔다. 봄이고 경주인데 게다가 겹벚꽃이라니. 차도가 주차장이 되어도 무조건 이해할 법한 단어들의 조합이었다. 김동리와 박목월이라는 이름을 따라 경주까지 왔던 참이었다. 어디부터 들어가야 하나 고민을 하기도 전에 진입도 못 하고 있던 터라 이래저래 챙겨 왔던 동리와 목월에 관한 자료들을 살피던 중에 저 시를 만났다. 칭얼대는 아이를 그러안고 송아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운전대를 잡고 있던 아빠도 머지않아 같이 노래를 불러 버려서 차 안의 제창은 돌림노래가 됐다. 아마도 그 노래 덕이었을 거다. 김동리관보다 박목월관에 먼저 들어간 이유는.●정지용 “북에는 소월, 남에는 목월” 시인은 1915년 1월 6일 경북 경주군 서면 모량리 571에서 태어나 건천초등학교와 대구의 계성중학교를 졸업했다. 그 후 일본에 갔다가 귀국해 계성중과 서울 이화여고에서 교사로 일했다. 1962년부터는 한양대에서 근무했다. 본명은 박영종. 본래는 경남 고성 태생이지만 백일이 지났을 무렵에 부모가 경주로 이사를 가서 경주에서 자라게 됐다고 한다. 계성중에 진학했을 적에는 경주에서 대구까지 기차로 통학했는데 이것이 너무 힘들어서 자취를 하게 됐다고. 돈이 떨어져 가자 담임 선생님에게 부탁을 해 학교 온실에서 지내기도 한다. 온실에서 바라본 바깥 세상이 어린 목월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 일본이 조선어 말살 정책을 폈을 적에도 목월은 굽히지 않고 한국어로 시를 써서 마루 밑에 숨겨 뒀다. 그때 지은 시가 앞서 이야기한 ‘얼룩 송아지’다. 목월의 나이 열여덟 살 때 일이다. 1933년 어린이지에 동시 ‘통딱딱 통짝짝’과 ‘제비맞이’가 특선 및 당선이 되면서 시인으로 등단했다. 1946년에 조지훈, 박두진 등과 함께 시집 ‘청록집’(靑鹿集)을 발간했다. 시 ‘임’, ‘윤사월’, ‘청노루’, ‘나그네’ 등이 시집에 실렸다. 청록집은 박목월의 시에서 따온 제목으로, 그때부터 박목월은 청록파 시인으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 간결한 리듬이 반복되며 읊조려지는 민요조의 시를 주로 썼다. 그리하여 시인 정지용으로부터 “북에는 ‘소월’(김소월), 남에는 ‘목월’(박목월)”이라는 헌사를 듣기도 했다.●동시 이어 역사·존재 문제에도 관심 초기 대표시로는 ‘청노루’, ‘윤사월’, ‘나그네’, ‘산도화’ 등이 꼽힌다. 이 작품들은 ‘청록집’, ‘산도화’ 등에 실려 있다. 현실적인 삶과 가정을 소재로 한 중기 시는 ‘난·기타’, ‘청담’(晴曇)에 수록돼 있다. 후기에는 역사적인 현실과 존재의 문제에도 천착하는데 사물의 본질을 추구하는 관념성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경상도의 가랑잎’, ‘사력질’ 같은 시집에서 그러한 특징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슬하에 다섯 자녀를 두었지만 살림을 꾸려 나가기에 교사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해 무척 곤궁한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여사에게 시를 가르쳤던 적도 있고, 육영수 전기를 짓고 대통령 찬가를 작사해 어용시인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그의 행적에 관해 소설가 이호철은 “가난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훗날 교수가 된 아들이 논문을 보여 주자 빨간 펜으로 교정을 보아 아들의 방문 앞에 다시 놓아둘 정도로 깐깐한 애정을 보였던 시인. 후배를 시인으로 추천할 때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워서 후배들이 무척 서운해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시인 유안진에게 “유군은 국문과나 영문과도 아닌데 시 몇 편 좋다고 시인으로 추천했다가 사는 게 힘들어지고 바빠서 시 안 쓰면 추천한 나는 뭐가 되노”라며 거절을 했다는 일화도 있다. 식솔이 딸린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투영된 일화였을 터다.●중년에 새 사랑 빠졌다가 쓴 이별의 시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 구만리 / 바람이 싸늘 불어 가을은 깊었네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 한낮이 끝나면 밤이 오듯이 / 우리의 사랑도 저물었네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 // 산촌에 눈이 쌓인 어느 날 밤에 / 촛불을 밝혀두고 홀로 울리라 / 아아 너도 가고 나도 가야지(박목월, ‘이별의 노래’) 1952년은 6.25 전쟁이 한창이었고 박목월의 나이도 중년에 접어든 해였다. 그는 여대생과 사랑에 빠져 직업과 가정, 시인의 명예 같은 것들은 모두 버린 채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가 제주도에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아내는 그길로 남편을 찾아 나섰다. 그렇게 떠났는데 살림이야 오죽했겠는가. 아내는 겨울옷과 얼마간의 돈을 그들 앞에 내밀며 “힘들고 어렵지 않냐”는 말을 남기고 돌아섰다. 그 둘의 사랑은 그길로 끝이 났다. 시인은 애석한 마음을 시로 남겼는데 그것이 가곡으로도 유명한 저 ‘이별의 노래’다. 함께 지내던 제자도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제주항을 떠났다고 하는데 그때 제주 제일중 국어 교사였던 양중해가 그 모습을 보고 시를 썼고, 나중에 곡이 붙어 가곡이 됐다. ‘저 푸른 물결 외치는 / 거센 바다로 떠나는 배 / 내 영원히 잊지 못할 / 님 실은 저 배야, / 야속해라 / 날 바닷가에 홀로 버리고 / 기어이 가고야 마느냐’라는 노랫말이 거기에서 나왔다는 이야기가 있다.1978년 3월 24일 새벽 산책에서 돌아온 박목월은 지병인 고혈압으로 쓰러져 세상을 떴다. 한국시인협회와 한양대의 공동 주최로 장례가 치러졌으며 용인 모란공원에 묻혔다. 그다음 해에 미망인과 장남의 손에서 새로 엮어진 유고신앙시집 ‘크고 부드러운 손’이 세상에 나왔다. 동리목월문학관은 불국사 바로 위쪽에 자리한다. 불국의 정토 위에 있는 시와 소설의 자리라고 해석해도 무방할까. 경주에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어서 더 특별한 것처럼 느껴지는 장소다. 천년 고찰과 등신불로 남은 소설가와 자연과의 교감과 향토적인 정서를 노래했던 시인의 자리. 그곳에는 시집 ‘청록집’이 유리관 안에 소중하게 모셔져 있다. 박목월의 시에 이끌려 그곳을 찾았다가 김동리의 소설이 다시 읽고 싶어지고, 김동리의 소설을 따라 여행을 왔다가 박목월의 시를 더불어 또 읽게 된다.불국사의 겹벚꽃을 따라가면 동리와 목월의 문장들이 꽃잎처럼 넌출대는 장소, 석굴암의 본존불상이 지그시 그들을 모두 내려다보는 터에 시와 소설을 놓아뒀다. 진입로에만 들어서도 노래와 이야기들로 귀와 마음이 꽉 차는 경주 동리목월문학관이다. 소설가 이은선
  • 티라노, 넌 좀 뜨거워… 스테고, 넌 좀 차갑고

    티라노, 넌 좀 뜨거워… 스테고, 넌 좀 차갑고

    의사 출신 SF 작가 마이클 크라이턴(1942~2008)의 소설 ‘쥬라기 공원’은 나무 진액이 굳어 만들어진 화석 속에 공룡 피를 빤 모기가 들어 있다는 간단한 상상에서 시작된다. 모기 몸속에 있는 공룡 피를 추출해 유전자 편집 기술로 중생대 공룡들을 되살려 동물원처럼 꾸미는 것이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쥬라기 공원’은 1993년 처음 선보인 후 열광적 팬들을 만들어 냈다. 오는 6월 1일 개봉하는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29년 ‘쥬라기’ 시리즈에 종지부를 찍는다. 쥬라기 공원은 공룡에 관심을 갖는 대상을 어린아이에서 성인까지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멸종 동물이다 보니 영화처럼 명쾌하게 얘기할 수 없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도 많다. ‘공룡은 온혈동물이었을까, 냉혈동물이었을까’라는 것도 그중 하나다. 고생물학 분야에서도 논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온혈, 냉혈 여부는 공룡의 활동성과 일상생활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지만 정확히 알 수 있는 과학적 분석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스페인 공동 연구팀은 공룡 뼈 화석으로 신진대사율을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사한 결과 티라노사우루스는 온혈동물, 스테고사우루스는 냉혈동물이었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예일대, 캘리포니아공과대(칼텍), 예일 피보디 자연사박물관, 로스앤젤레스 자연사박물관 공룡연구소, 뉴욕 자연사박물관, 스페인 마드리드 콤플루텐세대, 마드리드 지구과학연구소 과학자들이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5월 26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라만 분광법, 푸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법(FTIR)으로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같은 육상 공룡과 비행 공룡 익룡, 바다 공룡 플레시오사우루스 등 공룡 뼈를 비파괴 검사했다. 뼈 안에 남은 호흡 관련 분자 부산물 종류와 양을 현대 조류, 포유류, 파충류와 비교했다. 공룡들의 대사율을 추정하고 온혈동물인지, 냉혈동물인지 구분한 것이다.신진대사율은 호흡하면서 들이마신 산소가 체내에서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반응하는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활동성이 큰 동물들은 산소 흡입과 에너지 소모가 많아 온혈성을 보인다. 반면 파충류 같은 냉혈동물은 호흡량이 적고 에너지를 덜 소모하며 활동성이 낮다. 공룡은 도마뱀과 비슷한 골반 구조를 가진 ‘용반목’ 공룡과 조류와 비슷한 골반 구조를 가진 ‘조반목’ 공룡으로 나뉜다. 용반목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수각류, 브론토사우루스처럼 긴 목을 가진 용각류 공룡이 포함되고 조반목에는 트리케라톱스같이 뿔 달린 공룡, 스테고사우루스처럼 완전 무장한 듯한 검룡류 공룡이 포함된다. 이에 따르면 조반목 공룡 중 일부는 현대 파충류처럼 냉혈동물로 신진대사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벨로키랍토르, 티라노사우루스 렉스 같은 용반목 공룡 대부분은 온혈동물이거나 이보다 더 뜨거운 열혈동물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를 이끈 야스미나 비어만 예일대 박사(분자고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공룡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온혈동물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 준다”며 “멸종 동물이 기후 환경 변화에 어떤 생리적 반응을 보였는지 파악하는 것은 현대의 생물다양성 보전에 힌트를 줘 여섯 번째 대멸종 위험을 피할 수 있게 해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박찬욱 감독, 역대 세 번째 수상

    박찬욱 감독, 역대 세 번째 수상

    제75회 칸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59)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이다.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향한 네 번째 도전은 불발됐지만 역대 세 번째 수상으로 거장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데뷔 초기 평론가로 활동하며 영화 잡지에 실었던 원고들을 모아 책을 냈을 정도로 열렬한 영화광이었던 그는 작가주의, B급 장르, 컬트 등 비상업적인 영화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또 사회 금기를 건드리는 파격적인 이야기에 완성도 높은 미장센을 보태며 자신의 작품에 예술적 가치를 부여했다. 유럽 등 서구 영화계는 원죄(폭력)와 구원이라는 서구적 테마를 다룬 그의 작품에 일찌감치 주목했다.박 감독은 1992년 가수 이승철이 주연한 ‘달은… 해가 꾸는 꿈’으로 데뷔했고 두 번째 작품 ‘삼인조’(1997)를 선보였지만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2000년 송강호와 처음 만나 작업한 ‘공동경비구역 JSA’가 그해 최고 흥행작이 되며 입지를 다졌다.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이 영화는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박 감독의 존재를 세계에 알렸다. 이후 박 감독은 폭력과 구원을 주제로 한 ‘복수 3부작’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하드보일드 누아르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다. 특히 ‘올드보이’는 2004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에 다음가는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유럽에 ‘박찬욱 신드롬’을 일으켰다. ‘깐느박’의 시작이었다. ‘친절한 금자씨’의 경우 제62회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싸이보그지만 괜찮아’(2006)는 흥행엔 부진했으나 베를린영화제에서 알프레드바우어상을 받은 데 이어 2009년 흡혈귀가 된 신부 이야기를 그린 ‘박쥐’가 칸 심사위원상을 받으며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에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 스미스’를 일제강점기 조선으로 옮긴 ‘아가씨’를 들고 칸을 찾았으나 수상에는 실패했다. 이듬해 박 감독은 심사위원으로 칸을 다시 찾았다. 올해 칸은 박 감독이 멜로 스릴러를 표방하며 폭력과 섹스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덜어 내고 캐릭터 심리에 주목하는 등 변화를 시도한 6년 만의 신작 ‘헤어질 결심’에 감독상을 안겼다. 이른바 ‘순한 맛’이라는 평가에 대해 박 감독은 “어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어른스러운 영화”라고 말했다.
  • 사지연장술 받고 ‘범죄의 왕’ 꿈꾼 조주빈[사건파일]

    사지연장술 받고 ‘범죄의 왕’ 꿈꾼 조주빈[사건파일]

    텔레그램에서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범죄집단을 조직한 혐의로 징역 42년을 확정받은 조주빈(27). 조주빈은 2019년 5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여성 피해자 수십명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촬영하고,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개설해 성착취물을 판매·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징역 42년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을 확정했다. 조주빈은 아버지를 통해 블로그를 운영해 논란이 됐다. 여론 때문에 수사와 재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중형을 받았다는 주장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이 사건은 여론에 의해 공소되고 판결받은 여론 재판”이라며 “법이 아닌 여론과 세월에게 죄를 온전히 판단받길 희망한다”고 적었다. 언론 앞에 처음으로 얼굴을 드러냈을 땐 미안한 기색은커녕 유명인사 이름을 나열하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재판부 제출용으로만 지난 2020년 5월부터 10월까지, 약 5개월 동안 112편의 반성문과 17편의 호소문을 냈을 뿐이었다. 사지연장술 회복 중 범행 결심 심한 외모 콤플렉스와 인정 욕구를 내면에 숨기고 있었던 조주빈은 범죄를 저지르기 전, 164cm였던 키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아버지의 임플란트 비용으로 ‘사지연장술’을 감행했다. 조금씩 다리를 늘려 키가 커지도록 하는 이 수술은 부작용의 위험이 클 뿐 아니라 통증도 심하지만 조주빈은 콤플렉스를 개선하기 위해 경제적 부담과 부작용 위험을 무릅쓰고 수술대에 올랐다. 조주빈은 10개월에 달하는 수술 회복 기간 중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을 접하고, 첫 범죄를 저지를 결심을 했다. 과거 보이스피싱과 마약 사범 검거에 도움을 주어 경찰로부터 감사장을 받기도 했던 조주빈은 병원에 입원해있던 기간 동안 SNS를 통해 총기와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을 997건이나 올린 뒤, 12명을 유인 866만원을 편취했다. 이때 N번방을 접하게 된 조주빈은 앞서 12명을 유인한 방법들을 토대로 불법 영상물을 텔레그램에 올려서 돈을 벌 생각을 했다.피해자 ‘노예’라고 부른 악랄함 조주빈은 여성 피해자들의 신분증과 통장 등 획득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피해자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도록 협박했다. 조주빈은 피해자들을 ‘노예’라고 부르며 성착취 영상물마다 새끼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시그니처 포즈’를 취하게 했다. 프로파일러 권일용 교수는 “노예는 말도 안 되게 폭력적인 단어”라며 “실제로 채팅방 참여자들에겐 ‘이 노예는 약점이 잡혔으니 절대 신고하지 못한다, 얼마든지 당신의 성적 환상을 쏟아내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조주빈의 악랄함을 설명했다. 아울러 “법정에서 조주빈은 그 포즈에 대해 ‘저의 피해자임을 알리려고 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통제하며 우월 의식을 느꼈고, 자신의 행동을 범죄가 아니라 어떤 새로운 문화 창출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주빈이 피해자를 ‘돈’ 또는 ‘물건’으로만 생각했다는 증거는 ‘노예 인증’뿐이 아니었다. 조주빈은 피해자의 신상이 기록된 ‘대백과사전’이란 자료를 만들어 여성을 상품처럼 묘사하고 조롱했다. “배우 주진모 카톡 유출했다” 거짓말 조주빈은 배우 주진모의 카카오톡 유출 사건도 자신이 했다고 주장했다. 조주빈은 박사방에서 유명인과의 친분을 과시하면서 “주진모가 돈을 주지 않고 언플(언론 플레이)을 하길래 문자 자료를 깠다”고 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아무 연관점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조주빈의 평소 행적을 보면 허풍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주빈은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 김웅 기자, 윤장현 전 광주시장 등을 언급하며 이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주빈은 ‘허풍전’이라는 제목의 자전적 소설 속에서 자신을 40대 후반으로 설정하고, 범죄의 왕으로 묘사했다. 전문가들은 조주빈의 행위가 “나는 유명인들과 동급이다”라는 식으로 스스로를 포장하려는 왜곡된 열등감에서 비롯된 자의식 과잉이라고 설명했다. 또 조주빈의 태도는 남 탓으로 돌려 범행을 회피하려고 하는 심리와 자기 과시적 성격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편집자 주 매일 예기치 못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일어납니다. [사건파일]은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잊지 못할 사건사고를 전합니다. 드러나지 않은 사건의 전말, 짧은 뉴스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비하인드스토리를 알려드릴게요.
  • 다가오는 구글 외부결제앱 삭제…사전 규제 못하는 방통위·가격인상하는 업계

    다가오는 구글 외부결제앱 삭제…사전 규제 못하는 방통위·가격인상하는 업계

    [구글인앱결제 시행 D-4] 다음달 1일부터 시작앱 개발자들은 “수수료 없는 제3자 결제 요구”방통위 “위법 사실 확인되면 사실조사로 전환”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 1위인 구글이 외부 결제를 유도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플레이스토어에서 삭제하기로 한 기한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앱 마켓 사업자로부터 피해를 겪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구글 갑질 방지법)’이 마련됐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정작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조처를 할 수 있는 사후 규제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 사이 거액의 수수료를 부담하게 된 국내 앱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구글의 새 정책을 따르고 대신 소비자들에게 이용 가격을 전가하고 있다. ●구글, 다음달 1일부터 콘텐츠 앱들의 최대 30% 수수료 ‘꿀꺽’ 28일 방통위와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다음 달 1일부터 구글은 앱 내에서 외부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는 ‘아웃링크’ 방식을 금지한다. 이에 따라 앱들은 인앱결제를 적용받아 매출 규모와 콘텐츠 유형에 따라 최대 30%의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다만 구글은 인앱결제 시스템 내에서 개발자가 별도 결제 시스템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제3자 결제방식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구글의 제3자 결제방식을 따르면 비구독 앱은 26%의 수수료를, 구독 앱은 11%의 수수료를 구글에 내야 한다. 앱 개발사들은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는 다른 제3자 결제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사전 규제 못하는 방통위, “위법 사실 확인하면 시정조치 할 것” 구글이 인앱결제를 강행하면서 콘텐츠 생태계가 훼손되는 등 앱마켓의 부당행위에 따른 피해에 대한 업계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지난 26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인앱결제강제금지 관련 기자 설명회’에서 “단 한 건이라도 위법사실을 확인한다면 심의의결 후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지난 17일부터 구글, 애플, 원스토어 등 세 앱마켓사를 대상으로 실태점검에 들어갔다. 앞서 대한출판문화협회(출판협)가 구글의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있다며 신고한데 따른 조치다. 다만, 방통위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실조사로 전환하려면 실제 피해사례와 법 위반성 입증이 필요하다. 문제는 방통위가 지난달 13일 개설한 ‘앱마켓 부당행위 피해사례 신고센터’에 들어온 신고는 1건뿐이다. 이마저도 출판협을 통해 들어왔다. 구글 눈치에 사업자들이 신고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방통위는 이를 당장 규제할 수 없다. 구글 갑질 방지법이 사후 규제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앱이 삭제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면 이를 위법행위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혜선 방통위 이용자정책국 통신시장조사과장은 “사후 규제법이기 때문에 법 위반 사항에 대한 입증이 꼭 필요하고 이에 대해 인지를 한 부분에 대해서는 입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방통위는 구글이 두 개의 결제 방식(인앱 결제와 제3자 결제방식)을 제공했다고 하더라도 개발자 관점에서 충분한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았다면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앱 마켓 사업자가 자사의 결제방식 외에 다른 결제방식을 허용한 경우 아웃링크 결제방식을 사용하는 것을 제한한 사실을 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 ●구글 ‘인앱 결제 확대’에 요금 줄줄이 인상하는 플랫폼 업체들 구글이 아웃링크를 통한 웹 결제를 금지하면서 콘텐츠 이용료도 최대 20%까지 오르고 있다. 거액의 수수료를 내게 된 업체들의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의 웹툰과 웹소설을 볼 때 사용하는 결제 수단인 ‘쿠키’를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구매할 경우 현재 100원에서 120원으로 20% 요금 인상이 이뤄진다. 이날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이르면 오는 30일부터 요금 인상이 적용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웹툰은 구글인앱 결제 의무화 정책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안드로이드 앱 내에서 웹툰 열람을 하는 데 필요한 ‘캐시’ 가격을 20% 인상한다. 콘텐츠 기업 리디도 이달 30일부터 결제 가격을 20% 인상한다. 다만, 이들 모두 컴퓨터(PC)나 모바일 웹사이트를 이용하면 기존과 동일한 가격으로 결제할 수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등도 이용권 요금을 올렸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티빙·웨이브·시즌 등이 가격을 지난달 초 15%가량 인상했고, 음원 서비스 업체 중에서 플로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외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구독 서비스인 ‘이모티콘 플러스’의 가격을 월 4900원에서 5700원으로, ‘톡서랍 플러스’는 월 19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했다. 업계에서는 이렇게 늘어난 소비자 부담이 디지털 콘텐츠 이용 감소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는 자연스럽게 관련 사업 투자 저하로 연결되고 창작자들을 비롯한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출판협과 한국전자출판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등은 국회의원회관에서 ‘구글 인앱결제 대응방안 토론회’을 열고 “(인앱 결제는) 한국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바닥으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저 6% 수수료만 받겠다는 원스토어…대안 될 수 있을까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는 미디어 콘텐츠 앱에 대한 기본 수수료를 기존(20%)의 절반인 10%로 인하하기로 했으며 요건에 따라 6%까지 할인을 진행한다. 원스토어는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인앱 결제 강제화로 피해를 받고 있는 국내 업계를 보호하고자 미디어콘텐츠 앱에 특별 할인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다른 앱 마켓으로 진입할 때 추가 비용이 드는 점을 우려했다. 한 플랫폼 업체는 “여러 마켓에 등록하려면 각 앱 마켓 버전으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하는데 이때 드는 돈과 유지보수 비용이 크다”며 “그렇다고 이미 진입해 있는 구글플레이스토어를 포기하고 한 곳만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의 의미… ‘모래의 무덤’으로 부커상 수상한 기탄잘리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의 의미… ‘모래의 무덤’으로 부커상 수상한 기탄잘리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원메릴본에서 열린 올해의 부커상 시상식에서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한 인도 작가 기탄잘리 슈리(65)의 ‘모래의 무덤’(Tomb of Sand)은 남편을 잃은 80세 여성 ‘마’의 모험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인도 북부를 배경으로 1947년 인도-파키스탄 전쟁이 발발한 시기에 마는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파키스탄 북동부의 라호르로 여행을 떠난다. 남편을 잃고 깊은 우울증에 빠졌던 마는 자신만의 속도로 가는 여행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 어머니, 딸, 여성, 페미니스트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재평가한다. 소설은 여성들의 이야기와 상호 관계 등을 통해 죽음과 충만함 사이를 모호하게 만드는 삶의 박동을 포착한다. 슈리는 1957년생으로 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 인도 북부에서 성장해 지역 방언과 민담 등을 접하며 자신만의 문학 세계를 구축했다. 대학에서 현대 인도사를 전공했고, 힌디문학의 창시자이자 소설가인 프렘찬드 가족과 교류하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등단작인 마이는 북인도 가족의 3대에 걸친 이야기로 인도의 가부장제에 대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가정에서 무시당한 여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  슈리는 “부커상을 꿈꿔본 적이 없다. 얼마나 큰 인정을 받은 건지 놀랍고 기쁘고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남겼다. 상금 5만 파운드는 번역가 데이지 록웰과 나눠 갖는다.
  • “내가 믿는 가치와 진실 전하기 위해 글 쓰겠다”…정보라 작가

    “내가 믿는 가치와 진실 전하기 위해 글 쓰겠다”…정보라 작가

    “해방됐다는 느낌과 안도감이 굉장히 큽니다” 정보라 작가는 27일 영국 부커상 수상 불발 이후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작가는 “만약 수상했다면 인터뷰, 언론 행사에 계속 다녀야 했을 텐데 이제서야 좀 마음 놓고 런던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당장 6월 말과 번역 마감, 7월 말 SF단편 소설 마감을 해야 하는데 일할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얻게 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모래의 무덤(Tomb of Sand)’으로 부커상을 받은 인도의 기탄잘리 슈리에 축하와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는 “부커상 최종 후보(쇼트 리스트)에 오른 작가들 모두 마치 운동경기 국가대표로 나온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을 텐데 슈리 작가가 수상소감을 통해 백설공주에 나오는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를 응용, (시상이) ‘부커야 부커야 우리 중에 누가 제일 잘났니?’가 아니라고 딱 집어 말해서 굉장히 감사했다” 며 “29일 웨일스에 있는 ‘헤이 온 와이’라는 마을에서 헤이 페스티벌 프로그램 하나로 (부커상) 수상자와의 대담에 저도 참석하는데, 그가 어떤 이야기를 할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또 힌디어로 쓰인 ‘모래의 무덤’을 영어로 번역한 데이지 로크웰 번역가의 말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번역 불가능한 텍스트란 없다. 단지 독특한 단어나 표현이 있으면 수많은 선택지 중에 어느 표현을 선택해서 번역하느냐의 문제’라는 말이었는데 저도 번역을 하는 입장에서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고 용기를 얻게 되는 말이었어요. 로크웰 번역가에게 선물도 받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소통하는 등 친해져서 굉장히 기뻐요.” 이어 노르웨이 욘 포세 작가가 지난 22일 낭독회에서 영상으로 남긴 말에도 공감을 표했다. “‘이야기는 내가 쓰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귀를 기울이고 이야기를 받아쓴다. 이야기는 이미 거기에 있고 나는 귀 기울일 뿐’이라고 한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도 글을 쓸 때 그렇게 생각하는데, 다른 작가가 똑같이 생각한다는 게 신기했죠.”정 작가는 번역가 안톤 허와의 작업에 만족하며, 다른 작품들도 그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안톤 허는 아주 뛰어난 번역가이면서 홍보는 물론 인맥도 넓어 문학계 사정도 두루 이해하면서 판단력도 빠른 만능 인재”라며 “그 덕분에 저주토끼 영문판 온라인 홍보 행사를 통해 영국에 오기 전부터 영어권 여러 나라의 독자를 만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제 작품 ‘붉은 칼’과 ‘그녀를 만나다’ 영문판이 예정돼 있는데 안톤 허 번역가가 번역을 맡을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 협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정 작가는 “한국 문학을 포함해서 모든 문학과 예술은 포부를 갖지 않을 때 가장 많은 성취를 이룬다고 생각한다”며 “상을 타거나 독자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믿는 가치와 진실을 전달하기 위해서 글을 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 [베스트셀러] ‘작별인사’ 2주 연속 1위…‘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4위

    [베스트셀러] ‘작별인사’ 2주 연속 1위…‘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 4위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인사’가 2주 교보문고에서 선정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러 ‘부의 대이동’, ‘부의 시나리오’ 등을 펴낸 증권·주식투자 전문가 오건영의 신간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는 출간하자마자 4위에 진입했다. 27일 교보문고 5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면 김영하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작별인사’는 2주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최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출연의 영향으로 책 판매량이 2배 상승했다고 교보문고 측은 설명했다.주목할만한 것은 오건영의 미래 투자전략서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가 4위를 기록했고,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레이 달리오의 ‘변화하는 세계질서’는 출간과 함께 7위에 올랐다는 점이다. 교보문고는 “우리나라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재테크 서적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김영하 작가에 앞서 유퀴즈에 출연한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의 신간 ‘최재천의 공부’는 출간과 함께 26위에 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에세이 개정판 ‘문재인의 위로’는 전주보다 2계단 하락한 6위를 기록했고, 작사가 겸 작가 김다슬의 에세이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는 전주보다 10계단 상승해 8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 5월 셋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작별인사(김영하·복복서가) 2. 흔한남매 10(흔한남매·미래엔아이세움) 3. 불편한 편의점(김호연·나무옆의자) 4. 인플레이션에서 살아남기(오건영·페이지2북스) 5. 마음의 법칙(폴커 키츠·포레스트북스) 6. 문재인의 위로(문재인·더휴먼) 7. 변화하는 세계질서(레이 달리오·한빛비즈) 8.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김다슬·클라우디아) 9. 컬러에 물들다(밥 햄블리·리드리드출판) 10. 무엇이 옳은가(후안 엔리케스·세계사)
  • 정보라가 남긴 것…“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높아질 것”

    정보라가 남긴 것…“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높아질 것”

    정보라 작가의 ‘저주토끼’가 영국 부커상 최종 수상에는 불발했지만,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판권 거래를 활성화하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정 작가를 비롯해 올해 상반기 동안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입후보가 이어지는 만큼 긍정적 파급 효과를 예상한다고 27일 밝혔다. 실제로 한강 작가의 2016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계기로 한국문학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확산됐다고 번역원은 풀이했다. 한국문학 해외 수상·입후보 건수는 최근 5개년 간 약 5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2003년 오정희 작가의 ‘새’가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받은 이후 2015년까지 한국문학의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건수는 누적 16건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6건, 17건의 수상·입후보 성과를 보였다. 올해는 지난 2월 김금숙 작가의 그래픽노블 ‘풀’이 체코 뮤리엘 만화상을, 4월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일본 서점대상을 받았다. 5월에는 김소연 시인의 시집 ‘한 글자 사전’이 일본 번역대상을 받았다. 또한 국제 더블린 문학상에 김숨 작가의 ‘한 명’,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롱리스트에 박상영 작가의 ‘대도시의 사랑법’도 후보로 지명됐다.정 작가의 ‘저주토끼’의 수상은 불발됐지만, 프랭크 윈(Frank Wynne)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심사위원장이 “한국 작품의 연이은 입후보 소식은 한국문학의 남다른 저력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평했듯, 이번 입후보 성과는 한국문학 전반에 대한 관심 증대와 판권 거래 활성화에 긍정적인 선순환 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저주토끼’는 현재까지 17개국에서 판권 계약이 체결돼 기대 현실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저주토끼’의 부커상 쇼트리스트 진출에는 작품을 직접 발굴하고 출간을 추진한 번역가 안톤 허(본명 허정범)와 한국문학 작품을 지속해서 출간해 온 출판사 혼포드 스타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뛰어난 원작과 우수한 번역, 현지 출판사의 출판·홍보 역량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결과다. 곽효환 번역원장은 “연간 약 180~200여 종의 한국문학 번역서 출간되고 꾸준한 한국문학 작품·작가 해외 수상 또는 입후보, 선인세 규모 증가, 해외출판사와 선 계약 체결 후 번역원 지원 신청 건수 증가 등에 비춰 현재를 문학한류의 도입기로 본다”며 “해외출판사를 통한 번역출간 지원 확대 및 번역인력 양성 전문화 등을 통해 문학한류 ‘성장기’ 진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지속·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가족적인, 너무나 가족적인(!)/북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가족적인, 너무나 가족적인(!)/북튜버

    웹 드라마 ‘파친코’ 시즌1이 끝났다. 일제강점기 일본으로 이주한 조선인 가족의 이야기에 세계가 공감하고 있다. 이탈리아인의 미국 정착기를 다룬 명화 ‘대부’ 시리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두 영상물 모두 소재가 가족이다. 해체 위기를 맞은 패밀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20세기 초엽부터 3대에 걸쳐 다루고 있다. 영도와 시칠리아, 섬을 떠난 이민자의 성공과 좌절이라는 도식도 비슷하다. 소설 ‘파친코’는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인상적인 문장으로 시작한다. 일제가 한반도를 쥐어짜 자기네 땅에 이식시킨 한인과 그 후손들이 이른바 ‘자이니치’(在日)다. 드라마에서 주요 에피소드로 다뤄지는 관동대지진처럼 심각한 재해가 일어나면 사회적 소수자인 재일 조선인들은 탄압과 학살의 희생양이 됐다. 지금도 ‘재특회’와 같은 일본 극우단체는 증오발언(헤이트 스피치)을 일삼으며 혐오감과 적대감을 공공연히 표출하고 있다. 식민지 지배 시기에는 노예 민족으로 괄시하더니 패전 후에는 외국인 취급하며 푸대접이다. 주인공 선자의 손자인 솔로몬도 지문을 날인하고 외국인 등록증을 받아야 한다. 태어나고 자란 땅에서 이방인으로 법적 지위가 규정되는 존재에게 사회는 닫힌 문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사람은 어떻게든 살길을 찾아내는 법이다. 남편이 일경에 붙잡혀 가자 선자는 수레에 김치를 담아 기차역으로 팔러 나선다. 아이 둘과 함께 사는 시댁 식구들을 먹여 살리려고 활로를 생각해 낸 것이다. 터져 나오는 울음을 꾹 참고 “김치 사이소”를 연방 외치는 그녀의 존재 이유는 오로지 가족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피난살이한 농장에서 아이를 입양하겠다고 하지만 절대 내버려 두고 갈 수 없다. 짧은 웃음꽃과 긴 눈물 꽃을 번갈아 피우면서 명문대학에 간 맏아들은 출생의 비밀을 접하고 가족을 영영 떠난다. 차별과 냉대 속에서 온 힘을 다해 견뎌 온 한식구들이지만 불화의 연속이다. 과수(寡守)로 가시밭길을 헤쳐 온 선자는 아들과 영결하고 친정 엄마와도 부딪친다. 왜 그녀는 “소녀로, 아내로, 엄마로 고생길만 걷는데” 집안에서 인정조차 못 받는가. 가족영화인 ‘대부’도 반(反)가족적이다. 실제 패밀리와 범죄 패밀리를 분간하기 어렵다. 부모와 형이 살해되면서 미국으로 건너온 콜레오네는 일가를 창립한다. 셋째 아들 마이클은 가족의 사업이 못마땅하지만 총격을 받은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손에 화약 연기를 묻힐 수밖에 없었다. 보스가 된 마이클은 매제와 친형까지 서슴지 않고 제거하며 정나미가 떨어진 부인은 낙태를 한 뒤 이혼을 요구한다. 끝내 딸까지 총을 맞고 숨졌다. 마지막 순간 마이클 주변엔 아무도 없다. ‘파친코’의 선자와 ‘대부’의 마이클은 가족에 ‘올인’했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은 감동적이지만 이기적이기도 하다. 오사카에 집이 있다는 특별한 남자가 보낸 관심과 애정을 받아들인 선자의 실수가 모든 고통을 자초했다는 것이 친정 엄마의 진단이다. 노년의 선자가 그리워한 것도 젊음, 시작, 소망이었다. 자기해방이 아닌 자기희생은 다른 식구들을 무의식적으로 억압하며 뒤끝을 남길 수도 있겠다. 마찬가지로 조직과 가족을 같은 궤에 놓고 충성을 강요하는 마이클이 얻은 것은 폭력이고 잃은 것은 가정이다. ‘돈 콜레오네’가 됐지만 정작 자신의 식솔은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다. 가장의 자리에 올랐지만 용서를 호소하는 형제에게도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초자아의 세계에서는 가족이 최우선이지만 그것은 이드의 영역에서 자식마저 잡아먹는 크로노스의 자기중심적 욕동에 사로잡혀 버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희생과 충성으로 똘똘 뭉치자는 가족일수록 해체의 원심력 또한 커지게 된다. 영국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말처럼 “아이들은 처음엔 부모를 사랑한다. 조금 지나면 부모를 판단한다. 그리고 아주 드물게 부모를 용서한다”.
  • [열린세상] 유인 잠수정으로 초심해저 시대 열 때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열린세상] 유인 잠수정으로 초심해저 시대 열 때다/양희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법·정책연구소장

         남극과 북극, 에베레스트산, 그리고 심해저. 지구의 4대 극지역이다. 극한 조건으로 인간의 접근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인류가 끊임없이 지향했던 곳이고, 이곳에 다다랐을 때 비로소 한계를 극복한 도전의 역사로 기록되었다. 21세기. 인간의 도전과 기술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극점(極點)의 한계는 대부분 극복됐다. 남극과 북극, 제3극으로 불리는 세계의 지붕(에베레스트를 포함한 히말라야 14좌 정상)은 이제 인간의 의지와 기술로 접근 가능한 곳이 됐다. 얼어붙은 영구 동토 북극과 남극 또한 얼음을 깨면서 항행할 수 있는 쇄빙선의 등장으로 빗장을 열어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여전히 허락되지 않은 미지의 한 곳이 있다. 심해저다. 심해대(4000~6000m)와 초심해대(6000~1만 1000m)의 열리지 않은 공간으로 나뉜다. 빛이 들어가지 않는 무광대(1000~4000m) 보다도 더 깊은 바다다. 인간의 시도는 있었으나 지금의 기술은 심해저의 신비로운 비밀을 열기에는 한참 모자란다. 심해 유인잠수는 1960년 트리에스테(Trieste)호가 1만 916m의 마리아나해구에 12분 머물렀던 것이 최초다. 쟈크 피카르(Jacques Piccard, 스위스)와 미국 해군 중위 돈 왈쉬(Don Walshsms)가 그 주인공이다.  ‘아바타’(2009년)와 ‘타이타닉’(1997년)의 감독 캐머런은 2012년 1인 잠수정인 딥씨 챌린저호(Deepsea Challenger)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에 위치한 챌린저 해연(海淵·1만 898m)을 여행했다. 최고 해저에 도착한 3번째, 1인 탐사로는 첫 번째 사람이다. 그러나 이들 잠수정은 수직 이동형이거나 자율성, 작업 난이도 등에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심해작업과 과학적 영역에서 유인잠수의 본격적 시작은 1964년 취역한 미국 앨빈호(Alvin)라고 보는 것이 맞다. 미국 해군용으로 제작된 3인승 잠수정 앨빈호는 4500m를 8시간 잠수할 수 있었으며, 2000년까지 모든 과학 저널을 독점할 정도로 많은 수천번의 잠수기록을 세웠다.  심해는 우주경쟁 만큼 중요하다. 아직까지 유인잠수정으로 6000m 이상 초심해대를 탐험한 국가도 5개국뿐이다. 기술패러다임과 융합과학으로 인한 산업적 파급력이 막강하고, 글로벌 리더십의 지표가 된다. 군사안보, 기술주권이 뚜렷한 영역이다. 유압과 센서, 배터리, 재료, 로봇, 인공지능, 신경공학, 항법, 통신 기술이 망라돼야 한다. 우주와 심해과학을 설명하는 가장 단순한 접근은 기압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있다. 진공 상태인 우주는 0기압, 지구 대기압은 1이다. 따라서 지구는 모든 물체를 1기압의 힘으로 누른다. 우리 몸은 1기압의 힘으로 지구압을 밀어내 버텨낸다. 바다는 다르다. 10미터마다 1기압씩 상승한다. 1만미터의 심해를 탐사하려면 1000기압을 견뎌야 한다.  그래서 우주탐사와 심해탐사는 기압을 극복하는 과학이기도 하다. 우주탐사를 위해서는 발사체(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밀어내는)와 우주선, 1기압과 0기압 차이를 견뎌낼 우주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몸은 우주선을 나서는 순간 터져 버릴 것이다. 반대로 심해 1만m를 탐사하려면 1t짜리 트럭 1000대가 짓누르는 압력을 견딜 물체가 있어야 한다. 유인잠수정이다. 지구 속 우주라 불리는 초심해대를 향할 수 있는 유일한 통행권이다.  초심해대에 속하는 공간은 2%, 6000m 보다 깊은 바다다. 이곳을 탐사할 수 있는 잠수정은 전 세계 98% 이상의 바다를 탐사할 수 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일본, 중국이 6000m급 이상 유인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의 6000m급 미르호(1987년 건조), 프랑스의 6000m급 노틸호(1984년 건조), 일본의 6500m급 신카이 6500호(1988년 건조), 미국의 6500m급 뉴앨빈호(2015년 건조) 등이 모두 전 세계 98% 이상 심해탐사가 가능하다. 일본은 현재 1만 2000m 탐사를 위한 유인잠수정 건조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현재까지 가장 앞선 나라는 중국이다. 2012년 7000m급 ‘자우룽호(蛟龍號)’로 마리아나 해구 7062m 탐사에 성공하더니, 2021년에는 ‘펀더우저(奮鬪者)’로 1만 909m 잠수에 성공했다. 모든 기술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그 기세는 한마디로 무섭다.  우리가 유인잠수정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많다. 개발되지 않은 심해저 자원은 여전히 먼저 접근하는 자에게 기회를 허용한다(First come, First Served). 망간단괴, 망간각, 해저열수광상 등 산업비타민으로 불리는 희유금속이 이곳에 있다. 부존량이 일부 국가에 집중되어 언제든 전략무기로 전환되는 광물이다. 심해생물은 생명유전 자원으로 무한한 개발이 가능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21년 인도양 해저열수분출구에서 다량의 생물시료를 채취한 바 있다. 해저 3000m, 온도 303도. 3t짜리 코끼리 10마리의 기압이 작용하는 곳이다. 현재까지 밝혀진 심해어는 1300종에 이르며 잠수를 거듭할수록 숫자가 늘고 있다. 심해생물이 발견된 최고 수심은 7500m다. 이런 극한의 고온 고압 환경을 지배하는 생물의 상업적 규모는 가늠할 수조차 없다. 심해공간의 지형을 활용한 강대국들의 군사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일본과 미국, 중국은 전 세계 해저를 빈틈없이 그려내기 시작했다.  한때 많은 해양학자들이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원제명 바다 아래 2만 류)를 보며 꿈꾸었다.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 류(Lieue)를 그대로 해석하면 소설 속 노틸러스호는 8만㎞(1Lieu=4㎞)의 거리를 여행했다. 이제 새로운 꿈을 그릴 때다. 심해과학은 입체적 공간에 대한 해석학이다. 30년 뒤쳐진 우리의 대양탐사를 타개할 극한의 과학, 새로운 성장판일 수 있다.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의 느긋함은 시류를 모르는 말이다. 유인잠수정은 국가전략과 기술주권의 지표가 농축된 과학의 새로운 방향타다. 주판의 방향을 투자대비 경제적 효익에 맞출 일도 아니다. 우리도 이제 유인잠수정에 도전할 충분한 때가 되지 않았는가.
  • 인생 승리 전략, 진짜 제갈량에게 배워 보실래요?

    인생 승리 전략, 진짜 제갈량에게 배워 보실래요?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감성적 교훈이 많지만 정사 ‘삼국지’는 다르죠. 유비나 조조는 실제 인물이 더 복합적이고 대단해요. 정사가 주는 진짜 교훈도 많습니다.” 다양한 영웅의 전쟁과 처세,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나관중(1330?~1400)의 ‘삼국지연의’는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소설이다. 하지만 그 원형인 진수(233~297)의 정사 ‘삼국지’는 이야기 골격이 단조로워 대중적 인기는 많지 않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등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임용한(61)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교보문고)에서 대중적 사랑을 받는 소설과 실제 역사를 비교, ‘삼국지’가 주는 교훈과 지혜를 종합 정리해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연구실에서 만난 임 대표는 “동양 사서들은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정사 ‘삼국지’는 약육강식 논리에 철저해 역동적 인간상이 살아 있다”며 “연의가 대중이 원하는 인물을 그렸다면, 정사는 있는 그대로의 인물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 “진수는 난세를 살다 보니 세상을 안정시키는 능력과 전쟁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화두로 정사를 썼다”며 “전쟁은 참혹하지만 사회를 역동적으로 바꾸고 역동적 인물이 등장할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다. 연의는 허구와 사실을 교묘하게 뒤섞었다. 예컨대 한 황실의 후예 유비는 돗자리를 파는 빈곤층처럼 묘사된다. 그러나 정사에 따르면 유비가 돗자리 장수를 한 것은 맞지만 개와 말, 아름다운 옷과 음악을 좋아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다. 임 대표는 “유비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젊은이들의 기를 살려 주는 리더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었다”며 “다양한 집단과 인물을 아우르는 영웅의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연의에서 조조는 자신을 대접하려는 여백사를 오해해 죽이고는 “내가 천하를 배반하는 한이 있더라도 천하가 나를 배반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등 악당으로 묘사된다. 정사에 이 같은 기록은 없다. 임 대표는 “조조가 악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많은 업적을 쌓았는데, 진수는 공인으로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느냐를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의는 삼국의 경쟁에 균형을 맞추려고 조조 위나라 인재의 재능은 축소하고, 유비 촉나라 인재의 재능은 부풀렸다”며 “연의에서 신처럼 묘사된 제갈량은 실존 인물에 순욱, 순유, 정욱, 곽가 등 동시대 책사들의 다양한 능력을 쏟아부은 캐릭터”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임 대표는 제갈량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았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벌의 영입 제의를 거절하고 스타트업에 도전해 힘든 과제도 피하지 않은 인물이라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원래 조선 역사를 전공했으나 고려 말 전쟁을 빼놓고는 조선의 체제 개혁을 설명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전쟁사에 천착하게 됐다는 그는 “전쟁은 잔혹하지만 시대를 앞서가고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교훈과 인간의 다양한 군상 및 사회에 대한 통찰을 선명하게 남긴다”고 강조했다.
  • “제갈량은 스타트업에 도전한 매력적 인물이죠”… ‘삼국지’가 주는 진짜 교훈은

    “제갈량은 스타트업에 도전한 매력적 인물이죠”… ‘삼국지’가 주는 진짜 교훈은

    “소설 ‘삼국지연의’에는 감성적 교훈이 많지만 정사 ‘삼국지’는 다르죠. 유비나 조조는 실제 인물이 더 복합적이고 대단해요. 정사가 주는 진짜 교훈도 많습니다.” 다양한 영웅의 전쟁과 처세, 삶에 대한 성찰을 담은 나관중(1330?~1400)의 ‘삼국지연의’는 중국을 대표하는 고전소설이다. 하지만 그 원형인 진수(233~297)의 정사 ‘삼국지’는 이야기 골격이 단조로워 대중적 인기는 많지 않다. ‘토크멘터리 전쟁사’ 등으로 유명한 역사학자 임용한(61) KJ인문경영연구원 대표가 ‘세상의 모든 전략은 삼국지에서 탄생했다’(교보문고)에서 대중적 사랑을 받는 소설과 실제 역사를 비교, ‘삼국지’가 주는 교훈과 지혜를 종합 정리해 눈길을 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연구실에서 만난 임 대표는 “동양 사서들은 권선징악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정사 ‘삼국지’는 약육강식 논리에 철저해 역동적 인간상이 살아 있다”며 “연의가 대중이 원하는 인물을 그렸다면, 정사는 있는 그대로의 인물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또 “진수는 난세를 살다 보니 세상을 안정시키는 능력과 전쟁에서 승리하는 능력을 화두로 정사를 썼다”며 “전쟁은 참혹하지만 사회를 역동적으로 바꾸고 역동적 인물이 등장할 기회를 준다”고 덧붙였다.연의는 허구와 사실을 교묘하게 뒤섞었다. 예컨대 한 황실의 후예 유비는 돗자리를 파는 빈곤층처럼 묘사된다. 그러나 정사에 따르면 유비가 돗자리 장수를 한 것은 맞지만 개와 말, 아름다운 옷과 음악을 좋아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았다. 임 대표는 “유비는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젊은이들의 기를 살려 주는 리더로, 사람을 끌어들이는 능력이 있었다”며 “다양한 집단과 인물을 아우르는 영웅의 면모가 돋보이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연의에서 조조는 자신을 대접하려는 여백사를 오해해 죽이고는 “내가 천하를 배반하는 한이 있더라도 천하가 나를 배반하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등 악당으로 묘사된다. 정사에 이 같은 기록은 없다. 임 대표는 “조조가 악한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많은 업적을 쌓았는데, 진수는 공인으로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느냐를 높이 샀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연의는 삼국의 경쟁에 균형을 맞추려고 조조 위나라 인재의 재능은 축소하고, 유비 촉나라 인재의 재능은 부풀렸다”며 “연의에서 신처럼 묘사된 제갈량은 실존 인물에 순욱, 순유, 정욱, 곽가 등 동시대 책사들의 다양한 능력을 쏟아부은 캐릭터”라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임 대표는 제갈량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로 꼽았다. “요즘 시각으로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벌의 영입 제의를 거절하고 스타트업에 도전해 힘든 과제도 피하지 않은 인물이라 인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원래 조선 역사를 전공했으나 고려 말 전쟁을 빼놓고는 조선의 체제 개혁을 설명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전쟁사에 천착하게 됐다는 그는 “전쟁은 잔혹하지만 시대를 앞서가고 미래를 대비하는 사람이 승리한다는 교훈과 인간의 다양한 군상 및 사회에 대한 통찰을 선명하게 남긴다”고 강조했다.
  • “‘尹대통령 나치식 경례’ 만평 사용·가짜뉴스 전파”…與, 고교 교사 고발 검토

    “‘尹대통령 나치식 경례’ 만평 사용·가짜뉴스 전파”…與, 고교 교사 고발 검토

    국민의힘이 고등학교 3학년 학생 대상 수업을 진행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경기도 안산시 소재 자립형 사립고 소속 국어 교사에 대해 24일 고발을 검토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은 헌법에 규정된 내용”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교사가 정치 편향적인 수업을 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가치관과 인생관이 정립되기 이전에는 가치중립적인 교육을 해야 함에도 한쪽으로 편향된 수업을 하는 건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교사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없는지 확인한 후 고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당 법률지원단에 지시했다. ● “교사 정치편향, 심각한 범죄” 국회 교육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정경희 의원도 “교사의 정치편향 수업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수업 시간을 그릇된 정치 선동의 장으로 악용한 교사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 17일 해당 교사가 3학년 심화국어 수업 진행 과정에서 소설가 박완서의 작품 ‘겨울나들이’가 나오자 배경인 6·25 전쟁을 설명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이 국채발행 뒤 ‘인 마이 포켓’(in my pocket)해서 여자를 꼬시고 다녔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어 해당 교사가 이날 “윤 대통령이 나치식으로 경례하는 모습의 만평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하고 취임사 등을 비난하는 발언을 3분 25초 동안 이어갔다”고 전했다. ● “가짜뉴스 전파해 선동” 정 의원은 또한 해당 교사가 “윤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북한 미사일 도발 때 일찍 퇴근했다는 민주당의 가짜뉴스를 전파하며 학생들을 선동했다”고 알렸다. 정 의원 측은 자료를 통해서도 해당 교사가 윤 대통령에 대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 번 열지 않고 그냥 조용히 본인은 선제 퇴근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15일 “북한 미사일 도발 때 대통령이 일찍 퇴근했다는 일부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그날 저녁 늦게까지 집무실에서 보고 받았다”고 이미 일축한 바 있다.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2일 북한의 동해상 탄도 미사일 발사 관련, NSC가 아닌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것에 대해 “실질적인 조치, 대비 태세 확립·강화 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지난 17일 설명했다.
  • 제시카, 中 오디션 프로그램 첫 등장…중국어 못해 ‘나 홀로’

    제시카, 中 오디션 프로그램 첫 등장…중국어 못해 ‘나 홀로’

    그룹 소녀시대 출신 제시카가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에 등장했다. 지난 20일 처음 방송된 중국 오디션 프로그램 ‘승풍파랑적저저 시즌3’에는 출연진들이 첫 인사를 하는 모습과 함께 오디션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그려진 가운데, 제시카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제시카는 서툰 중국어 실력으로 인해 다소 소외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제시카는 오디션 현장에 도착하기 전 이동 중인 차에서 중국어로 “오늘 언니 동생들을 만나야 한다”라고 얘기했고, ‘승풍파랑적저저’ 측은 따로 자막으로 “오늘 자매들을 만나는데 설레요”라고 제시카가 한 말을 제대로 수정해 표기했다. 제시카는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겉도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출연자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제시카는 이들과 멀리 동떨어져 앉아 있었고, 이런 제시카의 머리 위에 제작진은 “못 알아들어요”라는 자막을 삽입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제시카는 따로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섭외한 이유를 묻는 말에 “난 가수니깐, 아니면 제가 나이가 들었거나?”라고 얘기하며 센스 있는 농담을 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저는 제가 독보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춤에 대해서 말하자면 저는 웬만하면 잘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한편 제시카는 그룹 소녀시대로 데뷔했다. 2014년 팀 탈퇴 이후 솔로 가수와 더불어 패션 사업을 론칭하고 소설 책 ‘샤인’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유튜브 등을 통해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 [길섶에서] 부암동3/진경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부암동3/진경호 수석논설위원

    ‘대형마트도 없고, 변변한 학원도 없고, 빵빵한 집도 없고 그래서 땅 투기도 없는 곳. 그래서 좋지 않으냐 묻는 바람이 담쟁이덩굴을 간질이곤 도롱뇽 물질하는 백사실 계곡으로 미끄럼 타는 곳. 공영주차장 없어도 좋으니 그냥 이대로 살게 내버려 달라며 구청에 하소연하는 주민들이 사는, 그냥 그곳.’ 13년 전 부암동으로 이사 간 다음날 이 자리에 쓴 글 말미다. 소설가 엄흥섭이 서울 바닥에선 만금을 주고도 사지 못할 양미만괴(凉味萬魁·더할 나위 없이 시원하고 서늘해 좋음)라 했던, 마루 끝 처마 그늘에 던져진 달빛 같은 북악산 자락의 이 부암동이 몰려드는 인파에 몸살을 앓는다. 청와대가 열리고, 청와대를 품은 북악산이 열리면서 덩달아 부암동도 열리는 모양이다.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내 이름자를 써 보고/흙으로 덮어 버렸습니다.’ 윤동주가 ‘별 헤는 밤’에 담은 부암동 언덕이 더는 수줍을 틈이 없어 보인다. 서울 도심 아무도 모르라는 이 비밀정원은 이제 어쩌란 말인가.
  • “영국 카페에서 신기한 일… ‘저주토끼’ 읽은 독자가 사인 요청”

    “영국 카페에서 신기한 일… ‘저주토끼’ 읽은 독자가 사인 요청”

    100여명 청중에게 큰 박수 받아경쟁 몰린 젊은 세대 압박 커져“낭독회가 끝나고 카페에 앉아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방금 ‘저주토끼’를 구입해 읽기 시작했는데 신기하다며 정보라 작가에게 사인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와 안톤 허 번역가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퀸엘리자베스홀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100여명의 청중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최종 후보 6명 중 정 작가를 비롯해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아르헨티나), 지탄잘리 슈리(인도), 가와카미 미에코(일본) 등 4명이 현장에 참석했고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 욘 포세(노르웨이)는 영상으로 대신했다.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시형 그린북 에이전시 대표에 따르면 정 작가와 허 번역가는 보라색 글씨로 ‘저주토끼팀’(Team Cursed bunny)이라고 적힌 하늘색 티셔츠를 입었다. 티셔츠는 허 번역가의 배우자가 정 작가에게 선물한 것인데 길거리와 카페에서 티셔츠를 통해 작가를 알아보고 사인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 낭독회는 작가가 자국 언어로 먼저 책을 읽으면 번역가가 영어로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작가는 ‘저주토끼’에 실린 단편 ‘몸하다’ 중 갑자기 임신하게 된 주인공이 아이 아빠가 될 사람을 찾기 위해 맞선을 보는 장면을 읽었다. 이어 허 번역가가 익살스럽게 연극처럼 남녀의 대사를 낭독했다. 특히 작품 속 맞선남이 노문학을 노르웨이 문학이라고 이해하는 대목에선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소설에 젊은 세대가 주로 등장하는데, 젊은 세대가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단편을 주로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첫 질문에 정 작가는 ‘심한 경쟁에 젊은 세대들이 계속 내몰리고 있고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고 이어진 질문에는 ‘긴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끝내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수상 이후 한국 작가로는 6년 만에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에 도전하는 정 작가는 대형 서점 포일스에서 열리는 사인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수상자는 오는 26일 오후 9시 45분(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 45분)에 발표된다.
  • “저주토끼 쓴 보라 정 맞나요?”…영국 카페에서 잇딴 사인 요청

    “저주토끼 쓴 보라 정 맞나요?”…영국 카페에서 잇딴 사인 요청

    “낭독회가 끝나고 카페에 앉아 있는데 부부로 보이는 남녀가 방금 ‘저주토끼’를 구입해 읽기 시작했는데 신기하다며 정보라 작가에게 사인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저주토끼’의 정보라 작가와 안톤 허 번역가가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사우스뱅크센터 퀸엘리자베스홀에서 열린 부커상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자 낭독회에서 100여명의 청중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최종 후보 6명 중 정 작가를 비롯해 클라우디아 피네이로(아르헨티나), 지탄잘리 슈리(인도), 가와카미 미에코(일본) 등 4명이 현장에 참석했고 201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폴란드), 욘 포세(노르웨이)는 영상으로 대신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김시형 그린북 에이전시 대표에 따르면 정 작가와 허 번역가는 보라색 글씨로 ‘저주토끼팀’(Team Cursed bunny)이라고 적힌 하늘색 티셔츠를 입었다. 티셔츠는 허 번역가의 배우자가 정 작가에게 선물한 것인데 길거리와 카페에서 티셔츠를 통해 작가를 알아보고 사인 요청이 들어오기도 했다.낭독회는 작가가 자국 언어로 먼저 책을 읽으면 번역가가 영어로 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 작가는 ‘저주토끼’에 실린 단편 ‘몸하다’ 중 갑자기 임신하게 된 주인공이 아이 아빠가 될 사람을 찾기 위해 맞선을 보는 장면을 읽었다. 이어 허 번역가가 익살스럽게 연극처럼 남녀의 대사를 낭독했다. 특히 작품 속 맞선남이 노문학을 노르웨이 문학이라고 이해하는 대목에선 관객석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질의응답 시간에는 ‘소설에 젊은 세대가 주로 등장하는데, 젊은 세대가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단편을 주로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첫 질문에 정 작가는 ‘심한 경쟁에 젊은 세대들이 계속 내몰리고 있고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고 이어진 질문에는 ‘긴 이야기는 내가 어떻게 끝내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고 전했다.2016년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수상 이후 한국 작가로는 6년 만에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에 도전하는 정 작가는 대형 서점 포일스에서 열리는 사인회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수상자는 오는 26일 오후 9시 45분(한국시간 27일 오전 5시 45분)에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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