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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하얀색 스웨터를 입은 그녀와 함께/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하얀색 스웨터를 입은 그녀와 함께/작가

    그녀와는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대학생 시절 풋풋한 나이에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된 그녀의 소설을 읽고 여운이 오래 남았다. 수년이 흘러 나도 같은 신문사 신춘문예에 당선이 돼 소설가들의 모임에서 드물게 그녀를 보아 왔다. 그사이 그녀는 결혼을 했고 육아 때문에 몇 년에 한 번 정도 스치듯 보았을 뿐이었다. 워낙 말이 없고 수줍음을 많이 타 나도 선뜻 말을 건네지 못했다. 친분이 없어도 불현듯 생각나는 사람이 있는데 그녀가 그랬다. 안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오는 그녀의 근황은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게 다였다. 언젠가 공연장 입구에서 그녀를 짧게 마주친 적이 있었다. 아이와 함께 사물놀이를 하는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반갑긴 한데 무슨 말을 이어 갈지 몰라 인사만 과하게 전하고 말았다. 그녀와의 마주침을 또 속절없이 흘려 보내고 나니 아쉬움이 남았다. 그녀를 오로지 소설과 느낌만으로 접해 왔기에 어떤 공백의 느낌이 더 컸던 것이다. 나처럼 그녀에게 이상한 아쉬움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을 만나기로 한 날이었다. 약속 장소에 가기 위해 광안리 바닷가를 걷다가 불현듯 그녀가 떠올랐다. 이런저런 핑곗거리를 접고 전화를 걸었다. 같이 보자고. 그녀가 수줍게 그러겠다고 응답을 했다. 십수 년 만에 작정하고 그녀를 만난 첫날, 손만 반갑게 잡았지 품고 있었던 잔잔한 이야기를 또 나누지 못했다. 얼마 전 그녀를 다시 만나게 됐다. 밥을 먹은 뒤 작품과 느낌으로만 그녀를 알아 온 선생님과 함께 안주로 회를 파는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녀는 육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 좀 자유로워 보였다. 여전히 말수가 적은 그녀는 작은 것에도 귀를 기울이며 짧게라도 진심을 다해 자신의 말을 전했다. 뭔지 모르게 서로 서툴게 앉아 있다는 느낌이 들 즈음 그녀의 하얀색 스웨터 위에 빨간 초고추장 한 점이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옆에 앉아 있던 나는 물티슈를 집어 그녀의 배 어디쯤에 묻어 있는 초장을 닦아 내기 시작했다. 미리 이야기도 하지 않고 불쑥 손이 먼저 갔는데도 그녀는 아무런 저항감도 없이 배의 한 부분을 내어 주었다. “선생님… 이제 된 것 같아요.” 한참 뒤 그녀가 내 손을 내려다보며 수줍게 이야기를 했다. 아직 흐릿한 얼룩이 눈에 보였기에 나는 물티슈 한 장을 더 꺼내 그 자국을 마저 지워 내고 있었다. 얼룩을 지워 내는 그 짧은 순간 나는 나의 손이, 공백으로 느껴졌던 그녀의 깊숙한 어느 곳에 다다르는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얼룩이 묻은 부분의 몸이 아닌, 자신의 몸 전체를 내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다음날 그 자리를 같이한 선생님과 통화를 하게 됐다. 그녀와 헤어진 뒤 남아 있는 여운을 떠올리게 됐다. 식물의 잎을 닦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여러 이야기 끝에 나온 그 말을 그도 이내 알아 들었다.
  • 작년 19만 8442종 발간… 문학 서적이 가장 많아

    작년 19만 8442종 발간… 문학 서적이 가장 많아

    지난해 문학 분야 서적들이 가장 많이 발간됐다. 번역서는 영어와 일본어 서적이 대다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이 1일 사서지원서비스 홈페이지(librarian.nl.go.kr)에 공개한 ‘대한민국 국가서지 2021’(사진)을 보면 지난해 발간 도서는 19만 8442종으로, 전체 쪽수가 2245만 6401쪽에 이르렀다. 150쪽을 1㎝로 했을 때 1500m 정도 높이로, 밑에서부터 쌓으면 오대산 정도에 달한다. 일반도서가 10만 673권으로 가장 많았고, 공공간행물 7654권, 비도서는 6991권이었다. 일반도서는 2019년 8만 6948권, 2020년 9만 3856권으로 발행량이 점차 느는 추세다. 십진분류법에 따라 나눈 결과, 문학이 30.3%로 가장 많았다. 사회과학이 24.0%, 기술과학이 14.5%, 예술이 9.0%로 뒤를 이었다. 주제어로는 ‘한국 현대 소설’과 ‘한국 현대시’, ‘판타지 소설’, ‘공무원 시험’ 등이 많았다. 책값은 1만원과 2만원 사이가 4만 2892권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1만원 미만이 2만 997권, 1만~2만원이 1만 5145권이었다. 번역서는 영어가 41.5%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일본어가 35.7%로 뒤를 이었다. 프랑스어가 6.2%, 중국어가 5.9%였다. 대한민국 국가서지는 1964년 ‘한국서목’으로 처음 발행한 뒤 ‘대한민국출판물총목록’으로 바뀌었다가 2005년 지금 이름으로 변경했다. 도서관의 자료 선정과 목록 작성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매년 발간한다. 일반도서, 공공간행물, 학위논문, 비도서 등 온·오프라인 서적 등의 핵심 자료를 수록했다.  
  • 차분한 문학의 힘으로 ‘관계’를 이해하다

    차분한 문학의 힘으로 ‘관계’를 이해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오는 7~11일을 문학주간으로 정하고 서울 마로니에공원 일대와 종로구 공공그라운드 등에서 4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제는 ‘둘, 사이’(포스터)로, 사람 사이 수많은 관계를 문학을 통해 이해하자는 의미다. 7일 오후 4시에는 오은 시인과 ‘아버지의 해방일지’의 정지아 작가가 개막 간담회를 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후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현대사의 굴곡을 되짚는다. 오후 7시에는 한강 작가와 이햇빛 피아니스트가 ‘낭독극 흰빛: 소설 ‘흰’과 즉흥피아노의 만남’을 진행한다. 8일 낮 12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장강명 작가의 ‘작가와 독자 사이’, 오후 7시 파랑새극장에서는 김연수 작가와 조연주 편집자가 함께하는 ‘텍스트와 낭독 사이’가 열린다. 9일 오후 2시 ‘인간과 기술변화, 둘 사이의 문학’에서 김병익 평론가가 기술 변화와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펼친다. 같은 날 오후 7시 ‘AI와 함께 소설 꺾꽂이하기’에서는 윤고은 작가와 오영진 연출가, 허희 평론가 등이 출연한다. 이성복 시인은 10일 오후 7시 낭독회 ‘시와 독자: 어둠 속의 시’를 진행한다. 11일 오후 7시엔 폐막 공연 ‘만선’ 낭독극이 예정됐다. 천승세 작가가 2인극으로 각색한 작품을 이호성·이영석 배우가 연기한다. 행사 기간 마로니에공원에서 백다흠 작가가 한국 문학 작가 14인을 촬영한 ‘둘 사이, 작가의 얼굴들’ 사진전이 열린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지만 네이버 예약으로 사전 참가 신청을 받아 차분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자세한 내용은 문예위 홈페이지 또는 문학주간 공식 블로그(blog.naver.com/arkomunhak)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다음 주 ‘문학주간’…차분한 낭독의 힘으로

    다음 주 ‘문학주간’…차분한 낭독의 힘으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7~11일을 문학주간으로 정하고, 서울 마로니에공원 일대와 종로구 공공그라운드 등에서 48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행사 주제는 ‘둘, 사이’로, 사람의 모든 일에 규정할 수 없을 만큼 수많은 관계와 사이를 문학을 통해 이해하려는 노력, 그리고 서로를 새롭게 발견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7일 오후 4시 오은 시인과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작가가 개막 간담회를 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후 3일간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들을 통해 현대사의 굴곡을 되짚고, 그 시대의 인생을 돌아본다. 이어 오후 7시에는 한강 작가와 이햇빛 피아니스트가 ‘낭독극 흰빛: 소설 ‘흰’과 즉흥피아노의 만남’을 진행한다. 8일 낮 12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장강명 작가의 ‘작가와 독자사이’가 열린다. 최근 ‘재수사’를 출간한 장 작가가 소설 구상과 탈고 과정과 일화들을 들려준다. 오후 7시 파랑새극장에서는 김연수 작가가 조연주 편집자와 함께 ‘텍스트와 낭독사이’를 진행한다. 9일 오후 2시에 진행하는 ‘인간과 기술변화, 둘 사이의 문학’에서는 기술 변화와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 문학을 통해 변화하는 것과 변화하지 않는 것을 두고 김병익 평론가가 이야기를 펼친다. 오후 7시에는 ‘AI와 함께 소설 꺾꽂이하기’ 행사가 마련됐다.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작가와 디지털 문화의 미학과 정치성을 연구하는 오영진 연출가, 허희 평론가 등이 출연한다. 10일 오후 7시에는 이성복 시인이 낭독회 ‘시와 독자: 어둠 속의 시’에서 독자와 만난다. 11일 오후 7시 폐막공연으로 ‘만선’ 낭독극이 예정됐다. 천승세 작가가 2인극으로 각색한 작품을 이호성·이영석 배우가 연기한다. 행사 기간 마로니에공원에서는 백다흠 작가가 촬영한 한국문학 작가 14인의 사진을 전시하는 ‘둘 사이, 작가의 얼굴들’ 전이 열린다. 문학주간의 자세한 행사 정보는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korean.visitkorea.or.kr)에서 확인하면 된다.
  • 지난해 나온 책 ‘한국 현대시’, ‘한국 현대 소설’ 가장 많아

    지난해 나온 책 ‘한국 현대시’, ‘한국 현대 소설’ 가장 많아

    지난해 문학 분야 서적들이 가장 많이 발간됐다. 번역서는 영어와 일본어 서적이 대다수였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지난해 우리나라 발간 도서의 정보를 수록한 ‘대한민국 국가서지 2021’을 1일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지원서비스 홈페이지(librarian.nl.go.kr)에 공개했다. 국가서지는 도서관의 자료 선정과 목록 작성 등에 도움을 주려고 매년 발간한다. 일반도서, 공공간행물, 학위논문, 비도서 등 온·오프라인 서적 등의 핵심 자료를 수록했다. 서명, 저자, 발행연도, 출판사, 국제표준식별자(ISBN, ISSN), 주제어, 자료유형, 분류기호, 크기와 쪽수, 본문 언어, 이용대상자 등이 담겼다. 국가서지에 따르면 지난해 발간 도서는 19만 8442종으로, 전체 쪽수가 2245만 6401쪽에 이르렀다. 150쪽을 1㎝로 했을 때 1500m 정도 높이로, 밑에서부터 쌓으면 오대산 정도에 달한다. 일반도서가 10만 673권으로 가장 많았고,  학위 논문 5만 7351건, 장애인 특수자료 1만 8232건, 공공간행물 7654권, 비도서는 6991권이었다. 특히 일반도서는 2019년 8만 6948권, 2020년 9만 3856권으로 발행량이 점차 느는 추세다. 십진분류법에 따라 나눈 결과, 문학이 30.3%로 가장 많았다. 사회과학이 24.0%, 기술과학이 14.5%, 예술이 9.0%로 뒤를 이었다. 주제어로는 ‘한국 현대 소설’과 ‘한국 현대시’, ‘판타지 소설’, ‘공무원 시험’ 등이 많았다. 책값은 1만원과 2만원 사이가 4만 2892권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1만원 미만이 2만 997권, 1만~2만원이 1만 5145권이었다. 번역서는 영어가 41.5%로 가장 많았고, 일본어가 35.7%로 뒤를 이었다. 프랑스어가 6.2%, 중국어가 5.9%였다. 대한민국 국가서지는 1964년 ‘한국서목’으로 처음 발행한 뒤 ‘대한민국출판물총목록’으로 바뀌었다가 2005년 지금 이름으로 변경됐다.
  • 인공지능(AI)으로 사고걱정없이 노면전차는 달린다

    인공지능(AI)으로 사고걱정없이 노면전차는 달린다

    북유럽 지역을 가면 도로에 버스나 자동차 이외에 노면전차(트램)가 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트램은 지하철처럼 교통난 해결과 노약자 탑승 용이성, 저탄소 배출 등 다양한 장점이 있어 국내에서도 트램 도입을 검토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도로를 달리기 때문에 보행자나 한국철도연구원은 인공지능(AI)과 정밀 카메라 등을 이용해 주행 중 발생 가능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무가선 트램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트램은 전 세계 약 380개 도시에서 2300개 이상의 노선이 운영되고 있다. 사람 중심 도시교통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1980년대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구축되기 시작했다. 근현대소설이나 영화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1960년대 말까지 전차라고 부르는 트램이 있었지만 사라졌다. 연구팀은 트램이 도로를 주행하기 때문에 안전을 가장 우선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했다. 연구팀은 자동차의 자율주행기술과 트램의 신호기술을 융합했다. 우선 전방 100m에 있는 자동차, 보행자, 자전거 등 다양한 물체를 감지할 수 있는 정밀 카메라, 영상분석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적용해 자동차보다 2~3배 긴 제동거리 문제, 개방형 정거장에서 여러 출입문이 열리면서 발생하는 승하차 혼잡 문제도 해결했다.여기에 트램 주행로를 데이터화시킨 선형맵 기반 충돌 위험도 판단 기능으로 충돌을 예방하는 기술도 더했다. 차량-사물통신(V2X)으로 트램 신호기 잔여시간 등을 트램이 직접 수신받아 교차로 통과나 정차를 스스로 판단하고 적합한 목표속도를 설정하고 주행하는 기술이다. 이 밖에도 트램에 탑재된 대용량 배터리 급속 충전을 위한 충전위치 정밀정차, 승객들 안전한 승하차를 돕는 승하차 감지제어 기능을 추가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기술로 신호를 위반하는 물체와 충돌사고 50% 이상, 피해 규모 30% 이상을 줄여 트램의 도로주행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연구팀은 충북 오송 무가선 트램 시험선에서 자율주행으로 600㎞ 누적 주행시험을 진행해 기술 검증을 완료했다. 특히 3개 정거장, 4개 교차로로 구성된 1.3㎞ 선로에서 시·종점 운행, 구간별 제한속도, 돌발상황 등 주행 시나리오에 따른 시험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황현철 철도연 스마트트램연구실장은 “이번 연구로 트램이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위험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율주행기술의 상용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설명했다.
  •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끼어있는 압박감에 온몸에 피멍”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끼어있는 압박감에 온몸에 피멍”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 이태원 참사 사망자가 직전 집계보다 1명 늘어 총 155명이 됐다. 중상자는 3명 줄어든 30명, 경상자는 6명 늘어난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2명이다. 추가된 사망자는 중상자였던 24세 내국인 여성으로, 상태 악화로 31일 오후 9시 사망했다. 현재까지 이태원 사고 사망자는 남성 55명, 여성 100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 등이다. 외국인 사망자는 이란, 중국, 러시아 등 14개국 출신 26명이다. 참사 현장에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는 양쪽 다리 전체에 멍이 든 사진을 공개하며 참혹했던 당시 상황에 대해 전했다. A씨는 31일 보배드림에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저는 구조돼 살아있긴 하지만, 같이 끼어있다 돌아가신 분이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너무 무겁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A씨는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제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면서 사진 3장을 첨부했다. 성인 남성으로 보이는 A씨의 양쪽 다리는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전체에 피멍이 심하게 든 모습이다. 네티즌들은 빨리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보라고 입을 모아 조언했다.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A씨는 이후 “병원에 갈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 너무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힘이 되어주셔서 지금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 현재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 앞으로 외래진료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걱정 많이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추가 글을 올렸다. 그는 “저도 제가 그날 이태원을 가서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다 제 탓”이라며 “그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단지 그날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피해자분들께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말했다.“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비난 자제 목소리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처참했던 사고 현장에 있다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위해서라도 비난, 힐책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인 이선민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쟁터가 아닌 일상에서 이토록 많은 사람이 한 번에 죽는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밤”이라면서 참사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며 502명이 숨지고, 937명이 다친 초대형 참사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과 슬픔을 안긴 사건이다. 그는 특히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면서 생존자들을 향해서도 “이 말만은 하고 싶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맘카페, 지역 커뮤니티, SNS에도 “젊음을 즐기고 거리에 나간 것이 죄가 아니다”며 자제하자는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20대 자녀를 뒀다는 한 네티즌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시청 광장이 붉은 옷을 입은 인파로 빼곡히 채워진 사진을 올리면서 “그런 날 굳이 이태원 갔다고 피해자를 탓하기 전 2002년을 생각해보자. 이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고 반문했다. 그는 “사고 원인은 규명해야겠지만, 우선은 조의 표하고 싶다. 추억 만들고, 자유를 누리고 싶었던 젊은이들의 명복을 빈다”고 적었다. 소설가 겸 드라마 작가 소재원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들을 향한 애도의 뜻을 표하면서 “젊음을 즐기는 것이 잘못된 건가”라면서 “거리 나간 것이 잘못이 아니다”고 강조했다.“트라우마 회복은 공동체 역할 매우 중요” 전문가들은 수백명이 숨지고 다친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모두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를 겪을 수 있다며, 공동체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임상심리학회는 “트라우마 회복에는 공동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피해자들에 대한 비방이나 혐오 발언은 초기 안정화에 악영향을 끼치고, 트라우마 회복을 어렵게 한다”고 자제를 당부했다. 학회는 특히 고통 속에 있을 생존자들을 위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고 심리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등 역할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의료진은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던 이들은 귀가했더라도 추가 진료를 받길 권고하고 있다. 압박으로 인한 골절 등 각종 외상을 입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체 광범위하게 피멍이 든 경우 검사와 진료가 필수적이다. 손상된 근육이 대량으로 파괴되면서 신장에 급성 손상이 생기면, 신장 기능이 저하되고 혈뇨가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사고 영상 반복해서 보면 악영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의학학술단체인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사고 당시의 참혹한 영상과 사진이 SNS 등을 통해 일부 여과 없이 공유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우리 모두가 시민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라며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하는 것을 권한다”고 했다. 정부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서울광역센터, 용산 등 기초센터로 이태원 사고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상담에 나설 계획이다. 심리지원 대상자는 유가족 600여명과 부상자, 목격자 등 1000여명이다. 구조인력이나 목격자, 지인 등 간접적으로 사고를 경험한 사람도 트라우마가 나타날 수 있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 우울 등 심리적인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왕좌의 게임‘ 원작자 마틴, 모교에 작가양성기금 71억원 쾌척

    ‘왕좌의 게임‘ 원작자 마틴, 모교에 작가양성기금 71억원 쾌척

    미국 드라마 시리즈 ‘왕좌의 게임’의 원작자인 판타지 소설 거장 조지 R.R. 마틴(77)이 모교 노스웨스턴대학에 500만 달러(약 71억원)의 기부금을 쾌척했다. 이 대학은 기부금으로 여름 단기코스 작문 워크숍을 열어 역량 있는 작가들을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에반스톤에 있는 노스웨스턴대학은 3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저널리즘 전공 ‘메딜스쿨’ 졸업생인 마틴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기부받았다며 “작가가 되고자 하는 학부·대학원생들을 위한 워크숍 운영과 교수진 보강 기금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기부금 가운데 300만 달러(약 43억원)는 메딜스쿨에 ‘조지 R.R.마틴 여름 단기집중 작문 워크숍’을 개설하는 데 투입하고 나머지 200만 달러(약 28억원)는 워크숍을 이끌어갈 교수진 영입에 쓸 계획이라고 시카고 선타임스는 전했다. 2024년 문을 열어 잠재력 있는 작가 지망생들에게 집중적인 작문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대학 측의 목표다. 마이클 쉴 노스웨스턴대학 총장은 “마틴은 전 세계에 독자를 둔 유명 다작 작가”라며 “모교가 차세대 스토리텔러를 양성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의 지원을 해준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마틴은 1996년 첫 출간된 대하 판타지 소설 ‘얼음과 불의 노래’ 시리즈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계적 작가 반열에 올랐다. 이 작품은 미국 케이블 채널 ‘HBO’가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제작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고 2019년 에미상 12개 부문을 휩쓰는 기록을 세웠다. 마틴은 1970년 노스웨스턴대학을 졸업하고 이듬해 같은 대학원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측은 2015년 마틴에게 메딜스쿨 자랑스러운 동문으로 선정했고, 지난해에는 인문학 명예박사 학위를 수여했다. 마틴은 2019년 칼 샌드버그 문학상을 받기도 했다. 찰스 휘태커 메딜스쿨 학장은 “작가 워크숍은 다양한 장르의 작가 지망생들이 마틴처럼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 개최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 개최

    한국문인협회 순천지부(이하 ‘순천문인협회’)가 다음달 5일 순천문학관에서 ‘제16회 전국대학생 순천만 무진기행 백일장’을 개최한다. 한국문단의 거장인 소설가 김승옥(1941~) 선생의 고향 순천을 알리고, 차세대 한국문학을 이끌어갈 역량 있는 인재, 신인 작가 발굴을 위해 마련됐다. 1964년 김승옥이 23살 때 ‘사상계’에 발표한 단편소설 무진기행은 순천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무진(霧津)’이라는 도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공의 지역이다. 비평계에서는 작가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고향 순천시를 배경으로 모티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문인협회가 위촉한 문인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김승옥 작가상과 전라남도지사상, 순천시장상, 순천시의회의장상, 순천문인협회장 상을 수여한다. 장원 1명과 차상 2명, 차하 2명, 참방 3명, 장려 5명 등 13명을 시상한다. 입상자에게는 등위에 따라 상장과 함께 최고 200만원 등 상금 470만원이 차등 지급된다. 석정삼 순천문인협회장은 “문인 지망생들의 열띤 경연이 펼쳐져 예술 한마당인 문학의 꽃이 활짝 피어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다. 백일장 장르는 운문과 산문이다. 주제는 당일 발표한다. 사전 접수는 다음달 4일까지다. 당일 현장접수도 가능하다. 입상작은 별도의 수상 작품집으로 발행, 전국 대학교와 주요 도서관 등에 배부할 예정이다.
  • 독일인, 독일어, 소름끼치는 음악 어우러진 ‘서부전선 이상 없다’

    독일인, 독일어, 소름끼치는 음악 어우러진 ‘서부전선 이상 없다’

    전쟁이 얼마나 참혹한지 누구나 머리로는 다 알고 이해한다. 하지만 참호 속 진탕에 굴러본 사병들과 그들의 생사 여탈권을 쥐고 있는 장군들과 장교들은 천양지차로 느낌이 다를 것이다. 휴전협상을 하는 정치인들과 장군들도 마찬가지로 사병들이 겪는 참상의 심연을 짐작조차 못할 것이다. 승전국과 패전국 영화 제작진이 이를 스크린에 옮기는 데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1929년 소설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곧바로 이듬해 러시아 출신 미국 감독 루이스 마일스톤이 스크린으로 옮겨 제3회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쥘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1979년 영국 감독 델버트 만이 연출한 두 번째 TV 영화까지 전쟁영화의 고전이란 칭송을 들을 만했다. 지난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는 같은 원작의 세 번째 영화화 작업으로 독일 감독 에드바르트 베르거(52)가 연출했다. 장군들의 감언이설에 넘어가 씩씩하게 나이를 속이고 자원 입대한 열일곱 살 소년 파울 보이머의 참호 속 분투를 충실하게 따라가는 영화는 앞선 두 작품에 견줘 처음으로 독일어로 제작된 컬러 영화란 점이 다르다. 승전한 국가의 시각과 입장이 아니라 패전 독일의 상처를 적나라하게 담아내자는 감독의 연출 의미도 값어치 있다. 촬영 기법의 발전 덕에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형성됐던 지루한 참호 전투, 전쟁 내내 겨우 몇㎞를 내줬다 되찾고, 다시 내주는 어처구니없는 실상을 실감나게 보여준다. 영화 ‘레버넌트’와 ‘1917’를 연상케 하는 롱테이크 장면들이 인상 깊다. 파울과 전우들이 참호에서 빠져나와 적의 참호에 뛰어드는 모습을 담은 영상미가 처연하기만 하다. 파울과 전우가 양민 농가 담을 넘어 거위를 훔쳐 함께 들판을 내달려 달아나는 장면,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휴전협정 발효 15분을 남기고 협정을 무시하라고 재촉하는 장교들에 떠밀려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져드는 젊은 사병들의 죽음 등 뇌리에서 쉬 떨쳐내기 힘들 영상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런 모든 것들보다 기자가 주목한 것은 소음이나 굉음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독특했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었다. 파울을 비롯한 병사들의 고통과 한, 분노의 응어리를 총성인지 포성인지 아니면,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번 4악장에 나오는 피아노의 벼락 같은 세 차례 타건을 연상시키는 충격음 등이 회오리치는 것이었다. 어쩌면 을씨년스럽고 살풍경한 전장과 전투 장면보다 시종일관 흐르던 음산한 음률이 오히려 더 오래 몸서리치게 만들 것 같았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폴커 베르텔만(56), 예명 하우슈카가 음악을 맡았는데 더스틴 오핼러런과 공동 작업한 영화 ‘라이언’(2016)이 전작이었다.  베르거는 미국과 영국 감독들이 전쟁영화를 만들면 어쩔 수 없이 승자의 관점에 빠져 영웅주의를 드러내는 일을 피할 수 없다면서 자신은 많은 독일인들에게 드리운 상실과 부끄러움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두 차례 세계대전을 논하면 독일인으로서 역사의 일부분이었다는 사실을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다. 오로지 죄책감, 공포, 두려움, 그리고 과거에 대한 깊은 책임감 뿐이다. 그것이 내 안에, 우리 아이들의 안에 있다.” 소설이 출간된 지 얼추 100년이 돼가는 시점에 왜 다시 영화를 만들어야 했을까? 베르거 감독은 “난 민족주의 움직임에 민감한 편이다. 트럼프와 브렉시트, 헝가리와 이탈리아에서도 극우가 득세하고 있다. 해서 우리 모두를 100년 전 재앙으로 이끌었던 일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조국과 나라, 민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늙은이들이 뒤에서 전쟁을 결정하고 젊은이들을 총알받이로 앞세우는 일이 매한가지로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말이다.
  • 나쁜 어른에 맞서는 비범한 소녀… ‘마틸다’와 함께 짜릿한 즐거움

    나쁜 어른에 맞서는 비범한 소녀… ‘마틸다’와 함께 짜릿한 즐거움

    수준 높은 연출·배우들 연기에2시간 40분 공연시간이 ‘순삭’한국어 어감 살린 번역도 매력인터파크 점유 6.1% ‘최고 인기’나쁜 어른들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흔한 왕자님도 없이, 그 어떤 폭력도 없이 악당들을 물리치기에 이 소녀의 이야기는 더 짜릿하다. 안무, 음악, 연기, 무대장치가 잘 어우러져 선사하는 즐거움에 안전벨트를 꽉 매야 하는 뮤지컬 ‘마틸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4년 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온 ‘마틸다’는 30일 오전 기준 인터파크 판매점유율이 6.1%로 현재 공연하는 뮤지컬 중 가장 인기가 많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쓴 로알드 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마틸다’의 공연 시간은 2시간 40분으로 짧지 않지만 수준 높은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공연시간을 순식간에 지운다.‘마틸다’는 책을 사랑하는 천재 소녀 마틸다가 무관심한 부모를 여러 번 골탕 먹이고, 최종 보스 격인 트런치불 교장을 쫓아내는 줄거리다. 책을 보지 말라며 무시하는 부모가 결국 사기 치다 걸려 도주하고, 자신을 아껴 주는 허니 선생님을 위해 못된 교장을 집에서 내쫓는 이야기는 아역 배우들의 명랑한 연기와 함께 관객들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풍자와 비꼬기가 가득한 원작을 잘 살려낸 한편으로 이야기를 더 극적으로 보태 뮤지컬 ‘마틸다’의 매력이 한층 상승했다. 중고차 판매상인 마틸다의 아버지가 마피아에게 사기를 치다 걸린 것이나 마틸다가 미세스 펠프스에게 허니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원작보다 더 높은 수준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준다. 그네를 타고 날아오르는 아이들은 원작에서 비중이 작은 다른 아이들까지 함께 즐기는 무대로 만든다.“울 엄마는 내가 짱이래”, “때론 너무 필요해, 약간의 똘끼” 등 한국어의 어감을 잘 살린 번역도 흥미롭다. 협력음악감독인 스티븐 에이모스는 “한국에서 공연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가 가사 번역에 참여하는 것이었다”면서 “김수빈 번역가가 아주 잘해 줬다”고 칭찬했다. 이질감 없는 표현 덕에 마틸다가 부당한 어른들의 행동에 “옳지 않아”라고 하는 외침은 더 깊이 와닿게 된다. 아이들도 많이 보는 ‘마틸다’의 매력은 공연 후에 더 두드러진다. 공연이 끝나면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와 정말 재미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굿즈를 사고 인증샷을 찍고 조용히 떠나는 어른들의 뮤지컬과 달리 ‘마틸다’는 공연장 주변에서 여운을 가라앉히지 못한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로 시끌벅적하다. ‘나쁜 어른 대 착한 아이들’이라는 선명한 대립구조로 아이들도 쉽게 즐길 수 있고, 비범한 소녀가 왕자님 없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도 아직 사랑을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이 즐기기에 딱 안성맞춤이다.‘2대 마틸다’는 임하윤(9), 진연우(11), 최은영(10), 하신비(9)양이 맡았다. 지난 19일 열린 프레스콜 행사에서 진연우양은 “첫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에서 마틸다가 당당하게 걸어 나오는데 관객들이 기립박수를 쳐 주셨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임하윤양은 “첫 공연 때는 정말 설레고 신이 났었다. 그런데 두 번째 공연부터는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조금 떨리기도 했다”며 웃었다.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마틸다의 철없는 엄마를 맡은 최정원(53)은 “이번 마틸다 역시 시즌이 끝나면 다시 볼 수 없는 특별한 아이들”이라며 공연을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 2월 26일까지.
  • BTS 진 “귀국 며칠내 군 관련 서류 쓸 것, 억울한 점 없지 않다”

    BTS 진 “귀국 며칠내 군 관련 서류 쓸 것, 억울한 점 없지 않다”

    방탄소년단(BTS)의 맏형 진(30)이 그동안 조심해 왔던 군 입대와 대체복무제 논란에 대해 불편한 속내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29일 오후 영국 출신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 공연 무대에서 자신의 솔로 싱글 ‘디 애스트로넛’을 소개하기 위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무르고 있는 진은 전날 처음이자 입대 전 마지막 솔로 싱글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팬 커뮤니티 위버스 라이브에 올린 글을 통해 격정 토로에 가까울 정도로 솔직한 얘기들을 털어놓았다. 그는 “아르헨티나 공연이 끝나고 한국에 들어가자마자 며칠 안에 군대에 관해 (서류를) 쓸 것 같다”며 이 주제를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에서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빌런인 ‘볼드모트’에 빗대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진의 설명에 따르면 당초 그는 ‘비’(BE) 앨범을 마지막으로 입대하기로 멤버들과 준비해 왔다. 그런데 그해 여름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물려 낸 ‘다이너마이트’가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대박을 터뜨리면서 계획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다이너마이트’가 생각보다 너무 잘 돼서 코로나19 시기에 고민하다가 팬들이 좀 더 좋아할 수 있도록 다른 노래를 내보자 해서 ‘버터’와 ‘퍼미션 투 댄스’를 내게 됐다”며 “두 곡 역시 잘 돼서 그 시기에는 사실 안 가는 게 맞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퍼미션 투 댄스’가 마지막이었지만, 콘서트는 하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콘서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군대에 가면 콘서트가 너무 그리울 거라고 멤버들과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래서 콘서트도 마쳤는데, 그 시기에 그래미(어워즈)가 잡혀 있는 거예요. 그래서 이것 끝나고 ‘오케이, 가자’고 했죠. 그래미가 끝나고 군대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진은 “추운 걸 싫어해 5∼6월 여름에 가기로 회사(소속사)에서 오케이(OK)를 받았다”며 “6월에 단체 (활동) 종료를 하고 개인 (활동)으로 들어간다는 영상을 내보냈다. 군대에 간다고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돌려서 했던 것”이라고 이제야 속 시원한 듯 털어놓았다. 통상 아이돌 그룹이라면 대목이었어야 할 올 여름 별다른 활동이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진은 여름에 입대할 것으로 알았지만, 또 다른 변수가 생겨났다. 바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였다. 이 콘서트 제안을 받아들일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고 했다. “저는 꼭 봄이나 여름, 늦어도 가을에 군대에 갔으면 좋겠다고 멤버들과 이야기했거든요. 그런데 ‘이게(부산 공연)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공연 같다, 이것까지 진행해주면 좋겠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함성 있는 제대로 된 공연을 하지 못했다’고 멤버들이 저를 설득했죠.” 진은 “추울 때 군대에 가면서 팬들에게 예의를 차릴지, 아니면 공연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더운 날씨에 갈지 진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팬들에게 예의는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공연을 하고 (군대에) 들어가는 방향으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15일 부산 콘서트를 마치고 이틀 뒤 입대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이 시기에 발표한 이유를 두고서는 ”마지막이라고 이야기해 팬들이 슬퍼하며 공연을 보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했다. 진은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뜨거운 논란을 빚은 대중예술인 대상 대체복무제 도입 논의에 대한 심경도 솔직하게 밝혔다. “한국 내에서는 이 문제로 우리가 욕도 많이 먹었다. 억울한 감이 없지 않아 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눈물의 공연(부산 콘서트를 지칭)을 하고 싶지 않았을 뿐인데 여기저기서 ‘안 가는 게 맞다’ 혹은 ‘무조건 가야 한다’며 (논란이) 과열이 돼 욕을 많이 먹었다. 아쉽기는 해도 팬들이 눈물의 공연을 보지 않게 돼 다행이다. 욕은 좀 먹었지만 만족한다.”
  • [책꽂이]

    [책꽂이]

    계산된 삶(앤 차녹 지음, 김창규 옮김, 허블 펴냄) 복제인간 제이나는 인간과의 친교가 금지됐다. 그러나 인간인 데이브가 종이책과 내려 마시는 커피를 즐기는 법을 알려 주고, 제이나도 자신만의 취향을 만들어 간다. 이런 이들에게 곧 위기가 닥친다. 통제된 계급사회 속에서 복제인간과의 사랑을 소재로 인간이란 무엇인지 묻는 소설. 필립 K 딕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384쪽. 1만 7000원.토템과 터부(한은호 지음, 나남출판 펴냄) 남극기지 살인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 가던 심리학자는 존재조차 몰랐던 아버지를 우연히 만나고, 플라스마 연구의 난제를 해결한 천재 수학자는 출생에 얽힌 비밀에 다가선다. 무의식의 세계와 신화적 상징을 탐구해 온 한은호 작가 장편소설이다. ‘친부 살해’라는 신화적 소재를 현대적인 이야기로 풀어냈다. 372쪽. 1만 5800원.화폐의 추락(스티브 포브스 등 지음, 방영호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비롯한 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 및 인플레이션 대책들을 발표하지만 효과는 크지 않다. ‘포브스’ 편집장 스티브 포브스와 통화 정책 전문가들이 인플레이션의 본질을 설명하고 경제 위기 해결책을 제시한다. 252쪽. 1만 9800원.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물리 이야기(하시모토 고지 지음, 서수지 옮김, 사람과나무사이 펴냄) 만두피와 만두소 어느 쪽도 애매하게 남지 않고 딱 맞게 만두를 빚는 물리학 방법은 무엇일까. 일본 교토대 대학원 교수로 저명한 물리학자인 저자가 지하철역, 마트, 주방, 엘리베이터, 보도블록 등 일상생활의 다양한 공간에서 깨달은 물리법칙을 설명한다. 256쪽. 1만 6000원.능력주의 가장 한국적인 계급 지도/유령들의 패자부활전(장석준·김민섭 지음, 갈라파고스 펴냄) 능력주의의 기원, 그리고 한국이 능력주의의 최전선이 된 기원을 논픽션과 픽션으로 추적한다. 논픽션에서는 근대사를 거치며 대두한 ‘지식 중간계급’이 어떻게 능력주의의 열렬한 신봉자가 됐는지 분석했다. 픽션 부문에서는 지방대를 배경으로 ‘사다리 세계관’ 패자들의 분투와 좌절을 그렸다. 296쪽. 1만 6500원.붕괴의 사회정치학(파블로 세르비뉴·라파엘 스테방스 지음, 강현주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많은 이들이 조직, 국가, 전 세계의 붕괴를 이야기하지만 ‘붕괴’의 의미조차 불분명하다. 붕괴라는 단어의 의미를 파헤치고, 상황별 미묘한 뜻의 차이를 밝힌다. 붕괴를 만들고 작동 가능한 개념으로 만드는 작업을 담았다. 붕괴론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제공한다. 312쪽. 1만 8500원.
  • 판소리·탈춤·땅재주… 한국 최초 극장에선 ‘봄날 연희’가 펼쳐졌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판소리·탈춤·땅재주… 한국 최초 극장에선 ‘봄날 연희’가 펼쳐졌다 [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1902년 고종이 세운 극장 ‘협률사’전국서 명창·가무 여성 모여들어이인직 신연극 ‘은세계’ 등 공연1908년 ‘원각사’로 개명해 재개관 지금은 새문안교회 화단 표석에그때의 영광·오욕 덩그러니 남아산간벽지 분교에 부부 교사로 부임하는 젊은 부모를 따라 버스조차 다니지 않는 오지로 이주한 어린 남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심심함이었다. 전교생 63명이 전부인 분교는 산꼭대기에 있었고 학교가 파하면 아이들은 바다에 면한 골짜기의 마을로 줄지어 내려갔다. 교사 관사는 학교 옆 산꼭대기에 있었다. 남매는 아이들이 떠난 텅 빈 운동장을 바라보며 기나긴 오후를 보냈다. 남매의 부모인 교사들은 자식들이 문화적으로 소외돼 우물 안 개구리로 자라는 것을 두려워했다. 극장도, 미술관도, 서점이나 학원조차 없는 오지에서 그 모두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하나뿐이었다. 책, 그중에서도 다양한 내용을 고루 담은 어린이 잡지가 부모가 제공할 수 있는 도시 문화의 대체물이었다. ‘새소년’, ‘어깨동무’, ‘소년중앙’, 그리고 만화 잡지 ‘보물섬’까지. 다양한 소재와 신기한 이야기가 글과 그림에 담뿍 담겨 있던 이 잡지들은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까지 소년소녀들의 문화를 선도한 매체였다. 남매는 겉표지가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잡지를 읽으며 걸신스럽게 바깥세상을 엿봤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잡지에서 기사와 동화 따위의 글을 주로 읽은 누나는 자라나 문학을 업으로 삼았고, 잡지에서 긴 글은 훌훌 뛰어넘고 만화를 탐독하던 동생은 자라나 영화를 전공하게 됐다는 것이다. “뭐 하냐? 충무로 가서 회 무침에 한잔하자!” 누가 불러도 고분고분 나오지 않는 동생이 웬일로 단번에 알겠다고 한다. 종로에 들렀다 충무로에 갈 거니 충무로에서 만나자 했는데 종로로 바로 온단다. 1호선 시청역에서 내려 광화문 방향으로 가는 길에 서울시 공유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온 동생과 만났다. 새문안교회 앞에 있다는 한국 최초의 극장 ‘원각사 터’ 표석을 찾아보기 위해서였다. ●협률사는 원뿔형 지붕에 2층 건물 횡단보도 앞에 서니 맞은편 낯선 건물이 눈을 쏜다. 그게 새문안교회라고 한다. 내 기억 속에 있던 새문안교회와 전혀 다른 모습에 어리떨떨하다. 인터넷 정보를 찾아보니 ‘새 성전’은 2015년 기공해 2019년 준공했다고 한다. 1887년 호러스 그랜트 언더우드 목사 사택에서 14명의 조선인 신자와 함께 설립된 새문안교회는 지금의 자리로 옮겨 벽돌 예배당을 지은 뒤 몇 차례의 증축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내 기억 속에 있는 모더니즘 양식의 예배당도 꽤 괜찮았는데, 건축 설계를 맡은 KOMA(건축사 이은석)의 고민도 비슷했는지 교회 안에 기존의 새문안교회에 사용됐던 벽돌과 스테인드글라스 한옥 창문 등을 이용해 ‘역사를 위한 기억 공간’을 조성했다고 한다. 타고난 불신자인 나는 차마 교회 안에 들어가 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겉껍데기만 보고 왔는데, 나중에 내용을 찾아보니 새문안교회 자체가 탐방해 볼 만한 하나의 역사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리바리하는 사이 눈 밝은 동생이 새문안교회 앞 보도 화단에 있는 표석을 찾았다.‘협률사·원각사 터: 1902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연희회사 협률사와 1908년 설립된 원각사의 공연장이 있던 곳이다. 1908년 이인직의 신연극 ‘은세계’가 공연됐으며, 1909년에 창극 ‘춘향전’ 등이 공연됐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발행하는 ‘KoCACA 웹진’의 기사에 의하면 협률사는 고종이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인 극장이자 실내 공연장인데, 관영 연회장으로 사용됐던 곳을 1908년 민간인이 불하받아 재개관하면서 이름을 원각사로 바꿨다고 한다. 협률사에는 가무를 하는 여성과 전국에서 모여든 170명의 명창이 소속돼 경륜과 기량에 따라 국록을 받았다. ‘봄날에 펼쳐지는 즐거운 연희’라는 뜻의 ‘소춘대유희’를 상설 공연했는데 판소리와 탈춤, 무동놀이, 땅재주, 궁중무용 등의 전통 연희 다섯 마당으로 펼쳐졌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그게 정설이었다. 한데 근대 공연 공간에 대한 연구가 진척됨에 따라 ‘최초’를 다투는 또 다른 장소가 나타났다. ‘인천일보’에 의하면 인천 지역 문화예술계에서는 지속적으로 1895년 개관한 인천 경동의 협률사(協律舍)를 한국 최초의 극장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이는 그간 한국 최초의 공연장으로 정의되고 있는 서울 정동에서 문을 연 1902년의 협률사(協律社)보다 7년, 이인직이 종로 새문안교회 터에 창설했던 1908년의 원각사보다 13년이나 먼저 개관했다는 것이다(서울의 협률사와 인천의 협률사는 발음은 같지만 한자가 다름). 인천 협률사는 1921년 ‘애관’(愛館)으로 이름을 바꿔 현재까지도 5관 860석의 ‘애관극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00년이 넘은 극장이라니! 그 존재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설렌다. 조만간 애관극장에 가 봐야겠다고 마음먹으며 표석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교회가 너무 높고 큰 데다 앞길도 넓어서인지 작은 표석만으로는 당시의 정경을 상상하기 쉽지 않다. 한국문화재재단에 소장된 사진을 통해 옛적 협률사의 모습을 엿보면 원뿔형 지붕에 2층 건물이라 제법 규모 있는 공연장 같다. 이 무대에 이인직의 소설 ‘은세계’를 원작으로 한 신연극이 올랐다.●이인직, 생계형 친일파 아닌 ‘확신범’ ‘옥남이가 손을 높이 들어 “대황제 폐하 만세, 만세, 만세! 국민 동포 만세, 만세, 만세!” 그렇게 만세를 부르는데 의병이라 하는 봉두돌빈의 여러 사람들이 아우성을 지르며 “저놈이 선유사의 심부름으로 내려온 놈인가 보다. 저놈을 잡아가자” 하더니 풍우같이 달려들어서 옥남의 남매를 잡아가는데, 본평 부인은 극락전 부처님 앞에 엎드려서 옥남의 남매를 살게 하여 줍시사, 하는 소리뿐이라.’ 1908년 11월 ‘동문사’에서 출간된 소설 ‘은세계’는 상하권 가운데 상권만이 남아 있는데, 상권의 마지막 대목이 저리 끝난다. 원각사에서 공연된 대본 역시 남아 있지 않으니 어떤 결말이 준비돼 있었는지 예상할 도리도 없다. 하지만 상권의 내러티브상 결말의 반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은세계’에서 타락한 조선 관리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뒤 착한 미국인 덕분에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옥남의 남매를 잡아가는 작자들은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히고 함부로 총질하며 재물을 뺏는 무뢰배에 다름 아니다. 그들이 바로 일본에 의한 고종의 퇴위에 맞서 일어난 정미의병들이다. 이인직은 ‘혈의 누’ 등 최초의 신소설을 쓴 작가이기도 하지만 이완용의 비서 출신인 공식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지금은 학교에서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지만 나는 제도 교육과정에서 이인직의 두 얼굴을 배우지 못했다. 이인직은 생계형 친일파도 아니고 일본의 신종교인 천리교를 신앙으로 가질 정도로 뼛속 깊은 확신범이었다. ‘은세계’에도 미개한 조선에 대한 절망과 혐오, 강력한 힘을 가진 제국에 대한 동경이 절절하다. 이인직에게 소설은 자기해방의 도구가 아니라 프로파간다였다. 그러하기에 소설보다 더 선동성이 강한 연극으로 만들어 이 자리 원각사에서 공연하며 만방에 주의·주장을 퍼뜨렸다. 한편으로 야릇한 것은 이인직이 품은 조선과 조선인에 대한 혐오는 곧 자기혐오이기도 하다는 사실이다. 친일파들은 신념을 넘어 종교로 영혼까지 개조해도 영원히 식민지 출신의 2등 국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인직은 1916년 초겨울 신경병으로 총독부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하던 중 사망했다. 신경병은 신경계통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질병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신경증, 정신병을 비롯해 뇌중풍, 신경통, 척수염 따위를 광범하게 포함한다. 친일의 대가로 얻은 부와 권력도 자글자글 끓는 열등감과 자격지심을 치유하지 못했던 게다. 지난날의 흔적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표석 주변을 서성이는 마음이 스산하다. 그때의 영광과 오욕, 그리고 욕망과 허무가 그저 검은 돌 하나로 덩그러니 남아 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에 누군가 엉두덜대던 말이 떠오른다. 인생은 짧고, 예술도 짧다.((하)에 계속) 소설가
  • [사고] K문학의 새로운 별, 당신을 기다립니다

    주요 해외 문학상에서 한국 작가들의 수상 소식이 들립니다. 나이를 잊은 시인의 시는 아이돌 그룹도 좋아한다 합니다. 그뿐인가요. 평론가의 날카로운 글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희곡은 여러 무대에서 관객을 맞습니다. 서울신문에서 시작한 이들의 이름을 곳곳에서 확인하는 일은 당연하면서도 참 반가운 일입니다. 소설가 한강·편혜영·임철우·하성란, 시인 나태주·이근배·박세미, 문학평론가 하응백·유성호. 118년 역사에 빛나는 서울신문에서 시작한 이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힘찹니다.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쟁쟁한 선배들의 뒤를 이어 주세요. 서울신문이 당신의 글을 기다립니다.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9층 편집국 문화체육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당선작 발표 2023년 1월 2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코로나19 여파로 방문보다는 가급적 우편 제출을 권합니다.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했거나, 다른 원고를 표절한 사실이 확인되면 당선을 취소합니다. -한번 제출한 원고를 다른 원고로 바꾸거나 수정해선 안 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편으로 보내 주세요.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문의 서울신문 문화체육부 신춘문예 담당자 (02)2000-9595 ■마감 2022년 12월 2일 금요일(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 ‘김의겸의 입’ 민주 내분 조짐…“제2 국정논단” vs “작전 미스”

    ‘김의겸의 입’ 민주 내분 조짐…“제2 국정논단” vs “작전 미스”

    더불어민주당이 ‘김의겸의 입’으로 내분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의겸 의원이 제기한 ‘윤석열·한동훈·김앤장 변호사 심야 청담동 술자리’ 의혹에 대해 당내 의견이 상충하면서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가 당 공식회의에서 언급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국민의힘까지 “악의적인 소설”이라며 대대적인 역공에 나서면서 민주당이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그것(술자리)을 목격했던 첼리스트의 오빠가 녹취록에 대해 녹취된 것은 맞다고 사실을 인정했다”며 “사실이라면 제2의 국정농단에 해당할 만큼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다. 김 정책위의장이 언급한 녹취는 김 의원이 지난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며 틀었던 것을 의미한다. 김 의원은 당시 한 장관이 지난 7월 19~20일 윤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김앤장이 론스타 사건을 맡고 있고, 일제 강제징용과 관련해 소위 일본 측을 대리하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법무부 장관이 김앤장 (변호사들)을 만나 술판을 벌인 것은 매우 큰 일”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겠지만, 특히 대통령은 그 전에도 가까운 술집에서 새벽까지 술 마시는 것 때문에 국민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생을 안 돌보고 새벽까지 술판만 벌이는 것이 주사파 아니냐”며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떳떳하다면 7월 19~20일 사이에 어디 있었는지 동선을 국민에 낱낱이 밝히라”고 촉구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으로 심각한 의혹”이라며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의원의 의혹 제기가 섣불렀다는 지적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에서 “김 의원의 ‘작전 미스’로 한 장관에게 전세를 역전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장관은 뭐가 나오든 맞받아칠 준비를 하고 있다가 작전대로 한 것 같다”며 “(김 의원의) 설익었다 싶은 틈을 노리고 있다가 확 들어와 ‘오버액션’하고, 전세를 순간적으로 역전시킨 것 같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MBC에서 “‘크로스체킹’ 할 사안도 아닌 것 같다. 30명의 로펌 변호사, 대통령, 법무부 장관, 술집 등 이런 설정 자체가 조금 납득이 안 가는 측면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대통령에 법무부 장관, 수십 명의 로펌 변호사가 모였다면 소문이 안 날 수가 없다는 의미다. 최 전 의원은 “의혹 제기는 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성질하고는 조금 다른 사안이기 때문에 실책을 한 것이라고 본다”며 “근거 없이 문제 제기를 하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야당이 빨리 거둬들이고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국민들에게 좀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CBS에서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게 질의를 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적 근거를 갖고 질의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반격에 나섰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면책특권을 방패 삼아 뒷골목 지라시도 안되는 거짓을 유포하고, ‘정언유착’ 협작을 자백했던 김의겸 대변인에 이어, 대국민 사과는 고사하고 민주당 전체가 ‘가짜뉴스 협업’에 나선 것”이라며 “‘가짜뉴스 전문 제조당’ 민주당에 면책특권의 자비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CBS에서 “(술자리가 있었다는) 갤러리아 백화점 뒤엔 술집도 없고 사실과 다 다르더라”며 “그야말로 ‘소설’”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징계(안이) 성안됐고 원내부대표단, 법사위원단(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단) 중심으로 서명을 받고 있는 중”이라며 “곧 제출될 것”이라고 했다. 한 장관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저질 가짜뉴스를 진실인 것처럼 공인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했다.
  • [문화마당] ‘서울마루’가 연결하는 흔적들/최나욱 건축가·작가

    [문화마당] ‘서울마루’가 연결하는 흔적들/최나욱 건축가·작가

    탐정소설은 평범한 사물로부터 범죄 단서를 포착한다. 삶은 필연적으로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이는 철학자 발터 베냐민이 인테리어에 관해 쓴 글에서 내놓은 통찰이다. 초창기 탐정소설에 등장하는 범죄자가 부르주아 계층이었던 까닭은 그들이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인테리어를 갖춘 덕분이었다. 건축가도 탐정만큼이나 흔적을 탐색한다. 건축은 곧 과거 현장을 뒤덮는 일이기 때문에 지난 흔적을 고려하는 건 후대의 어느 탐정을 위해 지켜야 할 일종의 직업윤리다. 무작정 새로운 것을 짓는 시대를 지나 역사를 고려하는 게 시대정신이 되면서 이 방법은 점차 더 중요해지고 있다. 영국 건축사사무소 6a의 대표 톰 에머슨은 화재 피해를 입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하며 자신의 작업을 탐정의 일 같다고 묘사했다. 미술 공간 레이븐 로(Raven Row)에는 이전 건물의 불탔던 흔적이 아로새겨져 있다.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2’ 공모에 당선돼 지난달부터 공공에 전시되는 건축사사무소 SGHS(강현석, 김건호, 이종철)의 ‘서울 대청’은 흔적에 관한 프로젝트다. 건축은 으레 무언가를 짓고 활동을 특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서울 대청’은 무언가를 특정하지 않는다. 작품 이름인 ‘대청마루’가 본디 어느 프로그램이 있기보다는 다른 대상과 연결하는 기능을 갖는 건축 요소이듯 ‘서울 대청’은 그저 낮고 평평하게 설치돼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낮은 높이를 다시금 강조하고 있을 따름이다.서울도시건축전시관을 낮게 설계한 이유는 높은 건물들에 가려 보이지 않던 성공회 성당 건물을 비롯한 주변 유서 깊은 건축물을 드러내고 싶어 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 일련의 의도가 잊혀지고 만다. ‘서울 대청’은 그때의 흔적을 되짚는다. 달이 떠 있다는 사실은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통해 확실히 알아차릴 수 있지 않은가. 최근 유럽 건축에서 주두(capital)를 강조함으로써 기둥이라는 지난 서양 건축사의 상징물을 되짚는 유행이 있는데, 건물 옥상에 설치된 마루는 기존 옥상의 높이를 강조하며 (서구의 수직성과는 반대인) 수평적인 방식으로 건축물 주변 역사를 환기한다. 나무 구조물 아래에 설치된 정원은 지붕 사이 공간으로 이곳의 수평적 특징을 더욱 강조하는 요소다. 이 설치물로 인해 생겨난 약간의 높이는 성당의 외부 주차장을 살짝 가린다. 사실 이 주차시설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설계 당시만 해도 지하 주차장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계획됐던 부분이었다. 과거의 의도가 새로운 설치물을 통해서야 비로소 달성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언가를 덧대면 현장 보존을 망치기 일쑤인데, ‘서울 대청’은 마치 수사에 사용되는 특수 분말처럼 과거의 흔적을 더욱 잘 드러내는 것이다. 평소 건물 옥상에 올라갈 일 없는 사람들은 ‘마루니까 올라오라’고 작정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야 비로소 장소의 성질을 체감한다.SGHS는 이 공모에 참여하면서 ‘공공 개입’이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통상적인 파빌리온처럼 새로운 개성을 발휘하기보다 기존의 특징을 좀더 드러내는 목적을 가지고 공공의 개입을 유도하는 장치를 바란 배경이다(지난해 당선작 ‘어반 핀볼 머신’이 건물의 비스듬한 경사로를 게임판으로 활용한 것도 같은 논리다). 그렇기에 “사람들의 실제 이용을 보는 것이 즐겁다”는 건축가의 말은 평이한 소감으로 들리지 않는다. 기존에 흔적을 존중해 설계된 건물을 살피고, 일련의 흔적을 더욱 내보이는 건축 의도는 ‘흔적이 쌓이는’ 사람들의 실제 활동을 통해서 가능해진다. ‘서울 대청’은 12월 7일 철수한다.
  • ‘파친코’ 소설가 이민진 삼성행복대상에

    ‘파친코’ 소설가 이민진 삼성행복대상에

    삼성생명공익재단은 ‘2022 삼성행복대상’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부문별 수상자는 ▲여성선도상 사단법인 여성환경연대 ▲여성창조상 이민진 소설가·칼럼니스트 ▲가족화목상 민행숙 ▲청소년상 봉민재, 이지훈, 조원우, 박은비, 도지나 학생 등 총 8명이다. 여성환경연대는 환경문제를 여성의 관점에서 재해석하고 지속가능한 녹색사회를 만들기 위한 대안을 실천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자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성 문제를 제기하며 ‘생리대 전성분표시제’ 의무화를 이끌어 냈고 전기 대신 초를 밝히는 ‘캔들나이트’,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학교 텃밭 활동’ 등 대중적이고 실천적인 운동을 전개해 왔다. 이민진 소설가는 전 세계 33개국어로 번역 출간된 대표작 ‘파친코’ 등을 집필해 사회적 불평등과 관련한 실천적 활동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설 ‘파친코’는 재일한국인의 삶을 통해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 내며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 민행숙씨는 암 투병으로 힘든 상황에도 장애로 누워 있는 남편을 35년째 돌보고 있으며, 지역의 어려운 어르신들을 보살펴 왔다고 재단 측은 소개했다. 청소년상에는 어려운 생활 환경에도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몸이 불편한 가족을 돌보는 청소년 등이 선정됐다.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5000만원(청소년상 각 500만원)이 수여된다.
  • DNA 가위 크리스퍼로 불치병 잡고, 텔로미어 늘려 노화 막는다[2022 서울미래컨퍼런스]

    DNA 가위 크리스퍼로 불치병 잡고, 텔로미어 늘려 노화 막는다[2022 서울미래컨퍼런스]

    생명과학 최신 분야라고 하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해 불치병을 치료하고, 염색체의 ‘말단’ 텔로미어를 늘려 노화를 막는다. 2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서울미래컨퍼런스’에서 소개된 생명과학 기술은 공상과학(SF) 영화나 소설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일들이 가까운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유전자 가위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새뮤얼 스턴버그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강연에서 “의료 분야 연구를 시작으로 이미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질병 저항력을 가진 과일이나 곡물을 키우고, 가축들의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스턴버그 교수는 노벨화학상을 받은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와 함께 크리스퍼에 대해 공동연구를 했고 2012년 과학학술지 사이언스를 통해 이 기술을 세상에 공개했다. 2015년 과학학술지 양대 산맥인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이 기술을 ‘가장 뛰어난 과학적 성과’로 선정했다. 스턴버그 교수와 다우드나 교수는 ‘크리스퍼가 온다’라는 책을 공동으로 썼다. 스턴버그 교수는 “세포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세포를 보호하고자 바이러스 DNA를 인지하고 잘라 내는 역할을 크리스퍼가 한다”며 “DNA를 잘라 내는 무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스퍼의 작동 원리를 알아낸 이후로는 특정 단어를 찾아서 교체해 주는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의 기능처럼 유전자 편집에 크리스퍼를 활용하는 연구가 진행됐고 모든 생명체에게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퍼는 현재 잘라 내야 할 부분을 정확히 잘라 낼 수 있는 ‘프라임 에디팅’까지 가능할 정도로 발전했다. 썩지 않고 오랜 기간 천천히 숙성하는 토마토, 경찰이나 군인을 도울 수 있는 근육질의 개 등이 이미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해 만들어지는 만큼 앞으로는 신체적 결함을 극복하거나 불치병을 치료하는 것뿐 아니라 대형 작물을 키우는 방식으로 식량문제 해결에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턴버그 교수는 “바이러스 작동 원리를 파악해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고 유전자변형 농수산물 식품과는 다르게 이질적인 DNA 없이 크기나 성질 변형이 가능해진다”며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질병을 고치고, 전 세계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배아 단계에서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선 윤리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봤다. 스턴버그 교수는 “안전이 우선돼야 하고 기술의 과도한 사용에 대한 규제를 고민해야 한다”며 “배아에 대한 유전자 조작은 물론 식물과 동물에게 이 기술을 사용할 때도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현숙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인간의 수명과 노화, 암의 발생을 결정하는 생체 시계인 ‘텔로미어’를 소개했다. 이 교수는 “DNA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는 세포가 분열할수록 짧아지고, 이는 노화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노화를 극복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텔로미어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어떤 약물을 사용했을 때 노화를 완화하는지에 대한 빅데이터가 축적되고 인공지능(AI)을 통해 이를 분석하는 등 과학적 기술이 총망라돼야 한다. 이를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민주, ‘수사 궁지’ 몰리자 연일 투쟁...친명 “유동규 진술은 짜맞추기 소설” 반격

    민주, ‘수사 궁지’ 몰리자 연일 투쟁...친명 “유동규 진술은 짜맞추기 소설” 반격

    더불어민주당이 ‘반(反)윤석열’ 규탄대회를 연일 여는 등 ‘민생’에서 ‘투쟁’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는 모양새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를 계속 이어가면서 친명(친이재명)계는 단일대오로 뭉칠 것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직접 칼끝을 겨누게 되면 민주당이 더욱 ‘투쟁 일변도’를 강화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민주당은 26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 앞 계단에서 ‘야당탄압’, ‘민생파탄’이라는 구호 아래 ‘검찰독재 공안통치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민주당 추산에 따르면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 등을 포함해 약 1200명의 인원이 규탄대회 현장을 찾았다. 민주당은 규탄문을 통해 “윤석열 정권은 국민과 대한민국을 내팽개쳤다. 제발 민생 좀 챙기라는 국민의 명령에 귀를 막았다”며 “이제 민주당이 행동해야 될 때다. 저열한 공작수사와 야당 말살 획책에 굴하지 않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를 향해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이 대표는 “야당 탄압으로, 전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 현 정부가 만들어낸 민생 참사, 국방 참사, 외교 참사, 경제 참사를 가릴 수 없다”며 “민생 파탄과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고 국가 역량을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허비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수가 뒤바뀌었다. 정부·여당이 야당을 공격하고 억압하고 폭력적으로 말살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가녀린 촛불을 들고 그 강력해 보이던 정권까지 끌어내린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정치가 아니라 ‘통치’만 일삼는 이 정부에게 반드시 엄중한 책임을 묻자”고 호소했다.박홍근 원내대표도 규탄대회 연설에서 “윤석열 정권이 기어코 검찰 본색의 이빨을 드러냈다. 민주화 이후 이토록 노골적으로 야당탄압 공안통치 나선 정권 있었나”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역사의 고비마다 꽃길을 마다하고 비 맞을지언정 국민과 함께 해왔다”며 “국민과 함께 싸우면 확실히 이길 수 있다. 민생과 민주주의 반드시 모두 지켜내겠다”고 다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이후 이후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특검법 및 감사원법과 관련해 성안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장외에서도 대장동 수사에 대해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단일대오, 결사항전 태세를 갖췄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그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의 증언 말고는 진술 말고는 어떠한 물증도 없다”며 “김용 부원장이 돈을 받을 가능성은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김용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 남욱 변호사라든가 정민용 씨라든가 또는 유동규 씨라든가 또는 이 아무개 씨라든가 다 그분들은 공범”이라며 “이준석 대표가 했던 삼인성호, 세 사람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고, 다 이런 거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투쟁 움직임에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비판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이날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에서 열린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도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민주당은 정부 여당을 향해 ‘정치탄압’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벌어진 사건들은 민주당의 사건이 아니라 이재명 개인의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이 있던 시간에 회의장 밖에서 귀를 막아 놓고,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참 무성의하다’라며 혹평만 하고 있다”고 날을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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