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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장 소중한 경험 전하는 문화재단 거듭날 것”

    “가장 소중한 경험 전하는 문화재단 거듭날 것”

    “가장 소중한 문학적 경험을 전하는 문화재단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대산문화재단을 이끌고 있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재단 창립 30주년을 하루 앞둔 28일 재단의 새로운 비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재단의 사명을 ‘모든 사람이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통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세상을 이해하며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새롭게 정했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1992년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뜻에 따라 교보생명의 출연으로 설립됐다. 지난 30년간 문학 관련 사업에 투입한 금액만 582억원에 이른다. 대산문학상을 통해 147명의 작가를 시상했으며, 신진문인 창작 지원 프로그램인 대산창작기금을 통해 작가 310명의 창작활동도 격려했다. 대산대학문학상을 통해 113명의 신인 작가를 발굴했는데, ‘두근두근 내 인생’의 김애란 소설가도 포함돼 있다. 신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신 회장은 “앞으로도 다양한 문학적 경험을 깊이 있게 전하는 데 집중해 우리 모두가 세계의 일원으로서 서로를 잘 이해하고 공동의 보편적 가치에 공감하며 공통의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 잘~ 나가는 한국문학…올해 문학상 수상 4건, 입후보 9건

    잘~ 나가는 한국문학…올해 문학상 수상 4건, 입후보 9건

    올해 4편의 한국문학 작품이 외국 문학상을 수상하고, 9편이 유력 문학상 후보에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학번역원이 올 한해 우리 문학의 외국 진출 상황을 집계한 결과, 번역원 지원으로 27개 언어권 150여종에 이르는 한국문학이 외국에서 출간됐다. 정유정(6종), 김영하(4종), 한강(4종), 김애란(3종), 장강명(3종) 등 중견 작가들의 외국 번역 출간이 눈에 띄었다. 김초엽(3종), 배명훈(3종), 정보라(3종), 이미예(3종) 등 SF·판타지 장르 작가들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여성서사로 공감대를 이끌어낸 김혜진, 깊이 있는 그래픽노블로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김금숙의 작품도 각각 5종이 번역돼 해외 독자를 만났다. 전년도에 이어 시, 소설, 그래픽노블 등 다양한 작품이 국제 문학·번역상에서 수상하거나 후보에 올랐다. 일본에서는 손원평이 ‘서른의 반격’(사진 왼쪽부터)으로 일본서점대상, 김소연이 시집 ‘한 글자 사전’으로 일본번역대상을 받았다. 김금숙의 그래픽노블 ‘풀’이 뮤리엘 만화상을 수상했다. 이영주의 ‘차가운 사탕들’은 김재균의 미국 루시엔스트릭 번역상에 이름을 올렸다. 부커상, 국제 더블린 문학상, 하비상 등 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문학상 후보로 이름을 올린 작품들도 주목을 받았다. 부커상에는 정보라 ‘저주토끼’와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이 각각 최종 후보와 1차 후보에 올랐다. 김혜진 ‘딸에 대하여’는 프랑스 내 아시아문학 활성화를 위해 제정한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에 입후보해 유럽 내 다수 출판사에서 번역됐다. 이소호 시집 ‘캣콜링’과 이혜미 시집 ‘뜻밖의 바닐라’는 각각 영국 시 번역센터에서 운영하는 사라 맥과이어상과 펜 아메리카 재단이 주관하는 펜 아메리카 문학상 후보에 올랐다. 해외 유력 언론에서도 한국문학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에서는 구병모 작가의 ‘파과’를 2022년 주목할만한 신간으로 소개했고, 영국 ‘가디언’에서는 한국문학 2종이 부커상 후보에 오른 소식을 전했다. 번역원은 “온라인 한국문학 플랫폼 ‘KLWAVE’를 통해 해외출판사에 한국문학 작품정보, 번역가 정보, 지원사업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우수한 신규출판사 발굴과 신진번역가 양성에 힘써 해외 시장에서 세계문학의 일원으로 한국문학이 자리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모두의 근황/작가

    [김가경의 배회의 기술] 모두의 근황/작가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십오륙년 동안 만나 온 지인들과 송년 모임을 했다. 감사하게도 모두 무탈하게 지내 왔다. 유쾌한 마음으로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거리 낚지볶음 골목을 지나는데 익숙한 아쉬움이 밀려 왔다. 카페 제제에 그녀가 더이상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연스레 그 골목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노점 카페 제제는 코로나 예방접종을 하던 날 처음 들렀던 곳이다.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던 그녀에게 마음이 가 자주 그곳에 들렀다. 간이 의자에 앉아 골목을 보고 있으면 그녀는 나에게 제제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근황을 들려 주었다. 저렇게까지 알고 있나 싶어 물어보면 누군 아파서, 누군 혼자라서, 누군 거리를 떠돌아서와 같이 사람에 대한 흥미를 넘어선 이유가 있었다. 불필요할지 모를, 나도 모르는 사람들의 근황을 듣다 보면 나도 그들의 안부를 자연스레 묻게 되곤 했다. 문학잡지를 정기구독하고 책을 꾸준히 읽는다는 그녀는 한때 소설가가 꿈이었다고 했다. 소설가가 되지 못했던 그녀의 사정과 소설가가 되기 전 나의 사정을 이야기하다가 글을 주고받는 사이가 됐다. 도서관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들러 교재를 전해 주며 보충 설명을 덧붙이곤 했다. 그녀의 글을 처음 받던 날, 노트 한 장에 볼펜으로 꾹꾹 눌러 쓴 글을 보고 그러한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사건을 생략한 글이었지만 그녀가 겪은 그간의 역경을 나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글에는 피할 수 없는 그녀의 맑은 마음이 묻어 있었다. 그날 글에 쓰지 않은 그녀의 나머지 이야기를 듣다가 나도 그녀도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그래도 세상에는 아직, 좋은 사람이 더 많아요.” 민망한 웃음을 내보이는 나에게 그녀가 위로처럼 한마디 했다. 그 말이 좀 벅차게 들려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건네지 못했다. 완성된 글이 아니었기에 다음 글을 기약하려는데 당분간 문을 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무허가이니만큼 단속이 잦은 데다 집안에도 사정이 생긴 모양이었다. 그간 사정 이야기를 들은 바가 있어 문제가 해결되면 돌아올 줄 알았다. 그녀의 다음 글을 받지 못하게 된 것은 그녀가 카페 제제를 그만두게 되어서였다. 처음에는 그녀와 닮은 언니가, 얼마 뒤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있었다. 겨우 연락이 되어 그녀의 근황을 물었다. 그녀의 삶이 무언가 다른 형태로 전환이 되고 있었기에 정리가 되면 만나자는 말밖에 하지 못했다. 그녀가 없는데도 나는 종종 곁눈질을 하며 제제 근처를 지나다닌다. 혹시 그녀가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러다 보면 그녀가 나에게 전해준 모르는 사람들의 근황이 떠오르곤 한다. 누가 아프든 아프지 않든, 그녀의 눈에 밟힌 모든 사람들이 새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며 그 골목을 돌아 나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英 배우 ‘보르지아’의 로난 비버트 58세 짧은 삶을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英 배우 ‘보르지아’의 로난 비버트 58세 짧은 삶을

    영국의 탤런트 겸 영화배우 로난 비버트(58)라면 웬만한 영화 팬들도 고개를 갸웃거릴지 모른다. 영화 ‘세이빙 Mr 뱅크스’(2013), 앤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툼 레이더 판도라의 상자’(2003), 드라마 시리즈 ‘보르지아’(2011)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지 모르겠다. 다른 영화로는 ‘트리스탄과 이졸데’와 조 네스보의 범죄소설을 원작으로 한 ‘스노우맨’이 있다. 캠브리지셔주에서 태어나 베일 오브 글래모건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비버트가 지난 23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병원에서 짧은 질병을 앓다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고 BBC가 26일 뒤늦게 알렸다. 할리우드 리포터가 고인의 매니저를 인용해 맨먼저 보도했는데 그가 어떤 질환을 앓았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유족은 부인 제스만 남겼다. 많은 영국 배우들이 동료의 애석한 죽음을 아쉬워했다. 리처드 E 그랜트는 친구의 죽음이 충격적이라고 했고, BBC의 코미디 시리즈 ‘김미 김미 김미’에 함께 출연했던 캐시 버크는 트위터에 “방금 사랑스러운 로넌 비버트의 죽음에 대해 들었다.우리는 1980년대 맨체스터 로열 익스체인지 시절부터 함께 일해왔다. 우리는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애도했다. 연기에 일찍 눈 떠 베일 오브 글래모건에 있는 스탠웰 학교의 프로덕션에 참여해 드라큘라의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한 학교 친구는 “그는 엄청난 커리어를 갖고 있었지만 학교 프로덕션에서의 연기 실력은 늘 우리와 비슷했다. 하지만 드라큘라에서 우리 모두는 그가 집게 같은 손아귀를 커튼 앞으로 드리우기만 해도 관객의 절반이 쓰러지는 일을 똑똑히 지켜봤다”고 돌아봤다. 30년이 훨씬 지나 고인은 2014년 영화 ‘드라큘라 전설의 시작(Dracula Untold)’에서 다시 뱀파이어의 레전드 역할을 맡았다. 학교를 졸업한 뒤 런던의 로열아카데미 오브 드라마액트(RADA)에 입교했는데 동료 학생 가운데 한 명인 제이슨 왓킨스는 트위터에 “우리 친구 로넌 비버트가 죽었다니 너무 슬프다. 황망하다”고 적었다. 이어 “우리 학년 중에 가장 어렸다. 그 녀석은 특이했다. 사물을 다르게 봤고, 아주 창의적이었다. 그와 대단한 시절을 보냈는데 너무 젊은 나이”라고 덧붙였다.
  • ‘인생 2회차’ 복수에 통쾌! 원작과 다른 반전에 불쾌?

    ‘인생 2회차’ 복수에 통쾌! 원작과 다른 반전에 불쾌?

    남성·청년층 ‘대리만족’에 인기주 3회 편성·배우들 호연도 한몫‘흙수저’로 돌아간 결말 논란도“많이 억울하신가 보다. 그렇게 꼭 주인 대접을 받아야 되겠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지난 25일 1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중을 강력하게 빨아들일 수 있었던 힘을 압축한 대사였다. 14회에 방영됐는데 순양그룹의 3세 진성준(김남희)에게 쫓겨날 위기에 몰린 이항재(정희태)가 “이 순양은 네 할아버지와 내가 키운 거야. 그런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 거야”라고 항의하자 진성준이 비꼰 답이었다. 의문의 죽음으로 재벌 집안의 막내 손자로 거듭난 진도준(송중기)이 순양그룹의 진짜 주인에 오른 순간 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흙수저’ 비서 윤현우(송중기)로 돌아왔다. 윤현우는 진도준을 살해하는 데 미끼로 이용된 사실을 참회해 진영기(윤제문)와 진성준 부자의 범행을 폭로하고 진씨 일가 대신 전문경영인이 그룹을 맡는, 원작과 다른 마무리를 보여 줘 논란이 되고 있다. 최종회 시청률은 26.948%(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부부의 세계’(2020)가 기록한 역대 JTBC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 드라마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가운데 유일하게 20%대 시청률을 넘긴 것에 만족하게 됐다. 2017년에 연재된 산경 작가의 웹소설 원작이 5년 뒤 최고의 드라마로 ‘환생’한 것은 주말 드라마의 주 타깃이 아니었던 남성과 청년층을 끌어들인 성과로 나타났다. 남성 시청자들이 적대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거나 최대한 빠르게 성취를 달성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켰다. 특히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란 말을 내뱉는 청년들의 좌절감, 무력감을 웹소설이란 장르가 해소하고 달래 줬는데, 훨씬 넓은 시청자층을 수용해야 하는 드라마가 그 역할을 떠맡았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혼자만 아는 진도준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미국 9·11 테러, 신용카드 대란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사건을 통해 ‘돈줄’의 흐름을 짚고 재빠른 부를 쌓아 복수의 밑천으로 삼는 전개는 예전 같으면 터무니없는 얘기로 받아들이겠지만 갑갑한 현실은 기성세대마저 공감하게 만들었다. 금·토·일요일 주 3회 편성한 것도 속도감과 집중력, 화제성을 높였다. 선명한 캐릭터와 이를 소화해 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진양철 회장과 진도준으로 팽팽하게 맞선 이성민과 송중기의 열연은 물론 순양가 삼남매(윤제문·조한철·김신록)의 연기도 빼어났다.
  •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을 거둔 요인들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재벌집 막내아들’이 성공을 거둔 요인들

    “많이 억울하신가 보다. 그렇게 꼭 주인 대접을 받아야 되겠어요? 그럼 다시 태어나세요.” 25일 16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대중을 강력하게 빨아들일 수 있었던 힘을 압축한 대사였다. 14회에 방영된 내용인데 순양그룹의 3세 진성준(김남희)이 꼬투리를 잡아 축출하려는 이항재(정희태)가 “이 순양은 니 할아버지와 내가 키운 거야. 그런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되는 거야”라고 항의하자 비꼬듯 답한 것이었다. 튀르키예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해 재벌 집안의 막내 손자로 거듭 난 진도준(송중기)이 순양그룹의 진짜 주인에 오른 순간, 다시 교통사고를 당해 ‘흙수저’ 비서 윤현우(송중기)로 돌아왔다. 윤현우는 진도준을 살해하는 데 자신이 미끼로 이용된 사실을 참회해 진영기(윤제문)와 진성준 부자의 범행을 폭로하고 진씨 일가가 경영에 손을 떼게 하고 전문경영인에게 그룹을 맡기면서 막을 내렸다. 최종회 시청률은 26.948%(비지상파 유료가구)로 집계됐다. 2020년 ‘부부의 세계’가 기록한 JTBC 역대 최고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이 드라마는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드라마 가운데 처음으로 20%대 시청률을 넘어선 것에 만족하게 됐다. 2017년에 연재된 산경 작가의 웹소설 원작이 5년 뒤 최고의 드라마로 ‘환생’한 것은 주말 드라마의 주 타깃이 아니었던 남성과 청년층을 끌어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남성 시청자들이 적대적인 세계에서 살아남거나 최대한 빠르게 성취를 달성하는 주인공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려는 욕구를 충족시켰다. 특히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란 말을 내뱉는 청년들의 좌절감, 무력감을 웹소설이란 장르가 해소하고 달래줬는데 훨씬 넓은 시청자들을 수용해야 하는 드라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미래에 벌어질 일을 혼자만 아는 진도준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닷컴버블, 미국 9·11 테러, 신용카드 대란 등 굵직굵직한 국내외 사건을 통해 ‘돈줄’의 흐름을 짚어 재빠른 부를 쌓아 복수의 밑천으로 삼는 전개는 예전 같으면 터무니없는 얘기로 받아들이겠지만 갑갑한 현실은 기성세대마저 공감할 수 있게 됐다. 영화 ‘타이타닉’ 흥행이나 서태지의 컴백, 금 모으기 운동,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등 누구나 알고 있는 과거 사건들이 소소한 즐거움을 안겼다. 금·토·일요일 주 3회 파격 편성한 것도 속도감을 높이고 드라마를 화제로 삼는 요인이 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는 8회 분량이 한꺼번에 공개되기도 하는데 일일 드라마도 조금씩 보여주다 후반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전통적 문법을 탈피하고 한두 편 보고 더 볼지를 결정하는 시청자들의 속도감에 맞출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선명한 캐릭터와 이를 소화해낸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진양철 회장과 진도준으로 팽팽하게 맞선 이성민과 송중기의 열연은 물론 순양가 삼남매를 연기한 윤제문·조한철·김신록 등의 탄탄한 연기력도 힘을 더했다. 진도준이 아진자동차에 불어닥친 정리해고에 고용승계로 진양철 회장과 맞서고, 순양생활과학의 기업 청산으로 피해를 보게 된 투자자들의 빚을 떠안는 만화같은 설정 역시 우리가 참된 기업가 정신에 얼마나 목말라 하는지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또 지난 9월부터 웹툰이 연재돼 인기를 끌고 있다. 웹소설-웹툰-드라마·영화 흥행 공식이 완성됐다. 드라마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다시 웹소설, 웹툰의 인기로 이어질 수 있다. OTT도 넷플릭스 뿐아니라 디즈니플러스, 티빙까지 두루 볼 수 있다. 송중기는 소속사 하이지음스튜디오를 통해 “드라마를 주제로 가족들, 친구들 사이에서 서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게 했다는 반응들에 참 감사했다”며 “이렇게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함께 고생한 배우, 스태프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도 소속사를 통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작품”이라며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면서 “진양철이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며 살아온 보편적인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를 발견하고 공감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그 지점을 신경 쓰며 연기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 거인의 스웨터, 뚱뚱한 오픈카, 변기 위 낮잠… ‘조각’ 틀을 깨다

    거인의 스웨터, 뚱뚱한 오픈카, 변기 위 낮잠… ‘조각’ 틀을 깨다

    갖가지 정크 푸드를 먹어 피둥피둥 살이 찐 것 같기도 하고 알레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퉁퉁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는 컨버터블 카, 소설 ‘걸리버 여행기’ 속 거인국 사람들이 입을 법한 거대한 보라색 스웨터, 변기 위에서 쪼그려 자는 남자의 사진. 경기 수원시립미술관이 지난 7일부터 열고 있는 오스트리아 조각가 에르빈 부름의 개인전 ‘에르빈 부름: 나만 없어 조각’에서는 살짝 당황스럽기까지 한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들을 만날 수 있다. 부름은 2017년 제57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오스트리아 국가관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유럽 현대 조각을 대표하는 예술가다.전시실에서 관람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작품은 진분홍색의 오픈카다. ‘팻 컨버터블’(팻 카)이라는 이 작품은 자동차와 생물학적 메커니즘의 결합이라는 상상력으로 만든 작품이다. 분홍색 자동차는 지방이 가득 찬 것처럼 차체가 부풀어 있다. 뚱뚱해진 자동차라고는 하지만 관람객들은 귀엽다는 느낌을 먼저 받는다. 작가가 의도한 바이기도 하다. 물건은 더 크고 보기 좋은 것을 갈망하면서 사람의 몸에 대해서는 날씬한 신체에만 집착하는 이유가 뭐냐고 묻는 것이다. 자본주의, 소비 지상주의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던지는 심각한 질문이다. 팻 카를 지나면 보라색의 거대한 천이 바닥까지 늘어져 있다. 자세히 보니 거대한 스웨터다. 2020년 사순절을 기념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슈테판 대성당 중앙 제단에 걸렸던 ‘사순절 천’이라는 작품이다. 사순절은 기독교에서 부활절을 준비하며 40일 동안 회개하고 자선을 행하는 기간인데 보라색 천으로 십자가상, 성화, 제단 등을 덮는 전통이 있다. 이를 재해석한 작가는 니트 재질로 11m 크기의 거대한 보라색 스웨터를 만들어 이웃 사랑에 대한 메시지를 표현했다. 국내에서는 천장 높이가 11m 되는 전시실이 없다 보니 바닥까지 길게 늘어뜨려 전시했다. ‘참여에 대한 고찰’이라는 전시실로 넘어가면 조각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전시물들을 만날 수 있다.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자와 그 위에 있는 찰흙 덩어리, 가지런히 놓인 청소도구들을 보면 ‘도대체 이게 뭐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의 전시물들은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조각 작품을 완성시키는 일명 ‘퍼포먼스 조각’이다. 작품들 옆에 제목과 함께 어떻게 행동하면 된다는 지시문이 붙어 있다. 관람객의 참여 없이는 조각이 완성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줘 전통적 조각의 개념을 뒤집고 개념의 확장을 이루는 것이다.또 하나 재미있는 작품은 다름 아닌 사진이다. 조각의 형식과 본질을 탐구해 온 부름은 사진도 조각이라고 정의한다. 이런 개념을 많은 관람객이 평소 궁금해하지만 질문하지 못했던 예술가의 일상을 작가가 직접 모델이 돼 보여 주는 ‘게으름을 위한 지시문’이라는 제목의 연작으로 풀어냈다. ‘사무실 화장실에서 낮잠 자기’,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기’, ‘멍 때리기’ 같은 제목의 작품을 보다 보면 웃음이 터지기까지 한다. 전시를 기획한 수원시립미술관 박현진 학예연구사는 “조각을 흔히 큰 물성을 가진 덩어리라고 생각하지만 부름은 시간성, 참여, 좀더 가벼운 것, 심지어 사진까지도 조각의 요소로 포함시키고 있다”며 “전시 제목처럼 조각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조각이라는 영역을 훨씬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2023년 3월 19일까지.  
  • 천상으로 쏘아올린 난·쏘·공

    천상으로 쏘아올린 난·쏘·공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잘 알려진 조세희 작가가 25일 저녁 숙환으로 별세했다. 80세. 고인은 1942년 8월 20일 경기 가평에서 태어나 보성고, 서라벌예술대 문예창작과를 다니고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돛대 없는 장선’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난쏘공’ 문학작품 첫 300쇄 등단 이후 잡지 기자 등으로 활동하며 소설을 쓰지 않고 있다가 1975년 ‘칼날’이라는 작품으로 문학계로 돌아온 고인은 ‘뫼비우스의 띠’, ‘은강노동가족의 생계비’,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등 12편의 연작을 엮어 1978년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난쏘공)을 출간했다. 산업화 시대의 그늘에서 고통받던 도시 빈민의 삶을 그린 ‘난쏘공’은 1996년 100쇄를 찍고 2000년 출판사를 옮겨 속간돼 2005년 12월 200쇄를 돌파했다. 2007년 9월에는 발행 부수 100만을 넘었고 2017년에는 문학작품으로는 처음으로 300쇄를 찍었다. 대중의 성향에 맞춘 출판물이 100만부나 300쇄를 넘어서는 일은 적지 않았지만 ‘난쏘공’처럼 진지하고 심각한 문학작품이 그 같은 기록을 세운 적은 거의 없다. ●카메라 들고 노동현장 기록 고인은 1983년 소설집 ‘시간여행’과 1985년 사진 산문집 ‘침묵의 뿌리’를 냈으며 1991년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장편소설 ‘하얀 저고리’를 잡지에 연재했지만 연재 이후 책으로 내지 않아 미완의 작품으로 남겼다. 이후 고인은 새로운 소설을 쓰는 대신 1997년 사회 비평지 ‘당대비평’ 편집인을 맡기도 했다. 또 카메라를 들고 노동자와 농민 등의 집회 현장을 찾아다니며 방대한 분량의 사진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오는 28일.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가 조세희 별세…80세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작가 조세희 별세…80세

    연작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대중에 잘 알려진 소설가 조세희가 25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0세. 도서출판 이성과힘 관계자는 이날 “조세희 작가가 오늘 지병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1942년 경기 가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와 경희대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6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 ‘돛대 없는 장선(葬船)’이 당선돼 등단했으나 10년 동안 소설 작품을 쓰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1975년 ‘칼날’을 발표하며 다시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고인은 ‘뫼비우스의 띠’,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 등 단편 12편을 묶은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1978년 출간했다. 고인의 대표작이기도 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난장이네 가족을 통해 산업화의 그늘에 신음하는 도시 하층민의 삶을 그렸다. 올해 7월까지 320쇄를 돌파한 이 책의 누적 발행 부수는 약 148만 부에 이른다. 빈소는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장례식장 12호실에 차려질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두 아들이 있으며 발인은 28일이다.
  • 추운 겨울, 귀가 따뜻해지는 오디오북 어때요?

    추운 겨울, 귀가 따뜻해지는 오디오북 어때요?

    귀가 얼어 불을 정도로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 이럴 때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좋아하는 오디오북을 골라 듣는다면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을 법하다. 오디오북 제공 업체 윌라 오디오북이 연말에 어울릴 만한 시, 에세이, 고전 문학 등 오디오북 10개를 추천했다. 우선 일본 추리 소설계를 대표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꼽았다. 아무도 살지 않는 오래된 잡화점에서 벌어지는 기묘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그렸다. 2012년 출간 이후 여전히 사랑 받는 작품이다. 이밖에 이미예 작가의 ‘달러구트 꿈 백화점’,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그린 손현주 작가의 ‘가짜 모범생’도 뽑혔다. 연말 분위기의 감성을 더해주는 시, 에세이 등이 빠질 수 없다. 나태주 시인의 ‘시가 사랑을 데리고 온다’를 우선 들어보자. 외국의 명시 115편에 대한 시인의 가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이밖에 태원준, 박민지, 박은주, 문지연 등 기자들이 전한 사연을 담은 ‘마침 그 위로가 필요했어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규영 작가 에세이 ‘좋은 날이야, 네가 옆에 있잖아’도 추천작에 이름을 올렸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안데르센의 ‘겨울 왕국’, 구두쇠 스크루지의 이야기를 담은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 차이코프스키 3대 발레 중 하나의 원작인 ‘호두까기 인형’, 비극적 해피엔딩의 시초인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 등 고전문학도 연말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추천 오디오북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올 한 해 가장 많이 들었던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골라봐도 좋겠다. 이 업체의 지난해 대비 총 청취시간은 1.5배 늘었고, 인당 월평균 재생시간은 1.6배 증가했다. 가장 많은 시간 재생한 오디오북은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였다. 이어 이미예 작가의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과 자청의 자기계발서 ‘역행자’가 뒤를 이었다. 종이책으로 많이 알려진 베스트셀러 콘텐츠가 오디오북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가볍게 즐기기 좋은 오디오 웹소설도 인기를 끌었다. ‘호접몽전’, ‘THE 런웨이’, ‘예외의 탄생’, ‘베이비 폭군’ 등은 웹소설의 인기에 힘입어 오디오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국내 문학 거장들의 오디오북’을 콘셉트로 내건 작품도 올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삼국지’, ‘초한지’, ‘수호지’, ‘토지’ 등 이문열, 박경리 작가의 작품은 꾸준하게 듣는 작품들이다. 구독자들 사이에서 ‘토지 시리즈 20권 듣기’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고 업체 측은 밝혔다. 특히 이문열 ‘삼국지’와 ‘초한지’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200일 이상 머무르며 가장 완청을 많이 한 오디오북 1위에 올랐다.
  • CGV, 30일 밤 8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공연을 생중계

    CGV, 30일 밤 8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 공연을 생중계

    2022년의 마지막 금요일에 CGV가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을 상영관 세 곳에서 생중계한다.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일본 추리소설계를 대표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원작이다. 천재 수학자인 이시가미와 천재 물리학자인 유카와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밀도있게 그렸다. 소설이 큰 인기를 끈 뒤 일본과 한국에서 각각 영화로 제작돼 팬들에게 낯익은 작품이다. 한전아트센터 무대에서 지난달 26일 시작돼 다음달 29일까지 이어지는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은 이시가미 역에 뮤지컬 마니아들의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는 김종구, 유카와 역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꾸준히 활약하고 있는 오종혁이 맡았다. 이 밖에도 김지유, 김산호, 김경록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CGV에서는 30일 오후 8시 공연을 생중계한다. 용산아이파크몰, 신촌아트레온, 센텀시티 등 세 곳에서만 만날 수 있다. 러닝타임은 110분이며 티켓 가격은 4만 4000원이다. CGV에서 뮤지컬 ‘용의자 X의 헌신’을 생중계로 관람하면 주연 배우 사진으로 만든 엽서 세트를 증정한다. 세 장의 엽서로 구성돼 있다. 관람 후 매표소에 티켓을 제시하면 된다. 또 극장 생중계 관람권을 제시하고 오프라인 공연을 관람하면 40% 할인받을 수 있다. 더 상세한 내용은 CGV 모바일 앱과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 [정승민의 막론하고] 눈물을 씻어 주는 크리스마스/‘일당백’ 유튜버

    [정승민의 막론하고] 눈물을 씻어 주는 크리스마스/‘일당백’ 유튜버

    크리스마스가 모레다. ‘하늘엔 영광, 지상엔 평화’를 상징하는 아기 예수가 태어난 지 2000년이 지났지만 세상은 변함없이 아수라장이다. 이 땅에 구세주가 내려왔다는 대사건이 판명하기 힘든 믿음의 영역에 속해서일까. 실제 12월 25일을 성탄절로 만든 주체는 로마 제국이다. 기독교를 공인한 뒤에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하는 기념일을 만들었다. 그리스도와 미사를 합쳐서 크리스마스다. 밤이 가장 긴 동지 이후 태양이 부활한다는 풍속을 기독교의 신성을 강화하는 데 이용했다. 마침 12월 25일은 로마의 동지였다고 한다. 가을에 거둬들인 곡식에다 가축을 도살해서 고기도 많으니 ‘어린양’을 떠받드는 ‘작은 새해’로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말구유에서 난 갓난아기가 세상을 구원한다는 극적 서사답게 성탄절의 주인공은 어린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역사는 딴판이다. 종교개혁으로 등장한 신교도에게 크리스마스는 가톨릭의 날이었다. 예수가 아니라 포도주의 신 바쿠스를 추앙하는 폭음과 폭식의 향연이며 악의 축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19세기 중엽까지도 과식과 만취의 전통은 계속 이어졌다. 아이를 위한 날은 없었다. 성탄절을 나눔과 베풂의 축일로 자리잡게 한 일등 공신은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다. 구두쇠 스크루지 영감이 개과천선해서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패권국가로서의 물적 토대도 내부적 자원 배분에 여유를 갖게 했다. 아무튼 하나의 중편이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축제를 만들었다. 하인에게는 상자에 음식이나 돈, 선물을 담아 주고 휴일을 줬다. 빈민들은 교회에서 기부품으로 채워진 박스를 선물받았다. 무엇보다 어른에서 어린이로 권력이동이 이뤄졌다.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클로스, 카드가 도입되고 흥겨운 캐럴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선물과 정찬이 피날레를 장식했다. 서구에서 가장 중요한 가족 행사로 위상이 승격된 것은 이때부터다. 오랜 관습으로 여겨졌던 크리스마스가 사실은 소외된 아이와 가난한 이웃을 대접하기 위해 새로 ‘만들어진 전통’인 것이다. 우리 사회의 크리스마스는 바쿠스에 가깝다. 종교 행사나 가족 모임이 아니라 환락의 파티로 변용되곤 했다. 광복 직후부터 1982년까지 실시한 야간 통행금지를 예외적으로 풀어 주는 드문 날이었기 때문이다. 공권력의 통제와 감시에 억눌렸던 감정들이 해방되다 보니 대규모 인파가 거리로 몰려나오면서 광란의 밤을 보냈다. 언론인 민병욱에 따르면 가장 떠들썩했던 성탄절은 1964년이다. 그해 서울 인구는 약 350만명인데 24일 오후부터 명동과 종로에 35만 인파가 흘러넘쳤다. 지금 고희를 훌쩍 넘긴 당시 청소년들은 뿔피리를 불고 기괴한 복장과 가면으로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고 한다. 한반도에 기독교가 들어온 지 수백년이 지난 만큼 19세기 영국처럼 성탄절을 새롭게 조명할 때가 아닌가 한다. 예수의 출생은 양극화와 다문화 문제가 대두된 오늘날 하나의 실마리다. 가장 낮은 곳, 마구간에서 독생자는 태어났다. 먼 곳에서 온 동방박사가 탄생을 축하했다. 약자와 이방인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의미가 아닌가. 예수는 처음부터 가난한 사람과 나그네에게 열려 있는 것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사랑과 평화의 세상은 오지 않을지 모른다. 그렇지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 아니라 있어야 할 희망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눈물의 골짜기’를 통과하는 속인의 의무일 것이다. 잉마르 베리만 감독의 영화 ‘제7의 봉인’은 어떤 인생도 아무런 의미 없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선포한다. 고달픈 삶에서 터져 나오는 고통과 슬픔의 눈물을 하늘에서 내려온 빗물이 씻겨 준다는 것이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자들의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든 이슬을 닦아 주실 구원의 크리스마스에 다시 기대를 건다.
  • ‘관종’ 전락한 머스크 비밀은 왕따·학대·아스퍼거 증후군

    ‘관종’ 전락한 머스크 비밀은 왕따·학대·아스퍼거 증후군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 실리콘밸리의 공학 천재이자 억만장자, 세상을 바꾼 혁신가…. 세계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51)에겐 늘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랐다. 공상과학(SF) 소설에나 존재하던 화성 유인 탐사, 초고속 진공 열차 유인 주행 등을 줄줄이 성공시킨 그에게 월가는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라는 찬사를 보냈다. 창립 이후 20년 가깝게 적자를 냈던 테슬라가 지난해 전 세계 시가총액 6위(5552억 달러·당시 환율로 약 613조 5000억원) 반열에 오른 후에는 그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시장이 출렁였다.그러나 그가 올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잇단 설화로 ‘평지풍파’를 일으켜 테슬라 주식이 거의 반토막 나자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그의 입은 애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희대의 ‘관종’이란 불명예스러운 평가도 나온다. 화려한 이력에 가렸던 과거 기행에 가까운 언행도 다시 눈길을 끈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그의 집안은 꽤 넉넉했다. 아버지 에롤 머스크는 엔지니어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로 에메랄드 광산을 보유한 부호였다. 행복하진 않았다. 그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내 아버지는 인간말종이다. 당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행과 범죄를 다 저질러 본 악마”라며 흐느꼈다. 머스크의 부모는 1980년 이혼했다. 학교에서는 ‘왕따’를 겪었다. 또래들에게 ‘괴짜’라고 놀림받으며 계단 아래로 떠밀리거나 코가 부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다. 대신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SF 소설에 묻혀 지냈다. ‘은하계로 가는 히치하이커의 안내서’는 추후 그의 사업에 영감을 제공한 원천이다. ‘괴짜’ 별명은 머스크의 사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이후에도 떠나지 않았다. 트위터를 통해 원대한 사업 비전을 내놓으면서도 일본 망가(만화)를 흠모하는 오타쿠적 면모도 드러냈다. 고양이 귀를 한 일본 게임 여주인공 삽화를 올리고선 “사실 난 고양이 소녀이고 이건 내 셀카”라는 트윗을 올리는 식이다. 2020년 5월에는 뜬금없이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발언해 하루 만에 주가가 10% 폭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같은 해 7월에도 “이집트 피라미드는 분명히 외계인이 만들었다”고 했고 올해 3월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고 했다. 팝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부셰)와 동거해 얻은 첫 아들에게는 ‘요정 철자’와 ‘인공지능’, 비행기 ‘A12’라는 뜻이 담긴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라는 괴상한 이름을 지었다. 기행이 입길에 오르자 지난해 5월 미국 코미디쇼에 출연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지만 사회적 소통에 있어선 어려움을 겪는 자폐장애의 일종이다. 머스크는 “내가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뜬금없는 게시물을 올린다는 걸 안다”면서 “하지만 그건 단지 내 뇌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위터는 그런 처지에 세상과 소통하는 최우선 방편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트위터 인수 이후 경영과 대외 소통에 있어 유난한 집착을 보여 왔다. 21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재무 상태가 비상이었던 트위터의 비용을 ‘미친 듯이’ 절감했다며 “내가 변덕스럽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테슬라 후임자도 거론된다.
  • 엔데믹 시대, 가까워진 사람들… ‘관계’에 대한 모색 돋보였다

    엔데믹 시대, 가까워진 사람들… ‘관계’에 대한 모색 돋보였다

    “갑과 을의 위계, 권력관계로써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시가 많았다.”(신해욱 시인) “반려동물, 혼자 살기, 주택 문제를 소재로 한 소설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듯하다. 이태원 참사를 소재로 한 시의성 있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김이설 작가) 지난 2일 마감한 2023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많은 이들이 소중한 꿈을 품은 작품을 보내왔다. 응모 인원은 모두 1648명으로, 1347명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 무려 301명이나 늘었다. 편수는 4145편이었는데, 지난해 3453편에 견줘 692편 증가했다. 부문별로는 시가 3001편, 소설이 524편, 시조가 365편, 동화가 175편, 평론이 16편, 희곡이 64편이었다. 시조를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응모작이 늘었다. 세계 문단이 한국 작가들을 주목하고 국내 출판물의 해외 번역 출간이 늘어나는 등 문학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추세와도 이어진다. 코로나19가 주춤하면서 이를 소재로 삼은 작품도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마스크를 멀리하면서 사람은 가까워졌고, 이에 따라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를 조명한 작품이 많아졌다고 심사위원들은 입을 모았다. 시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낙담이나 사회에 대한 분노 같은 감정들이 엿보였다. 오은 시인은 “세상이 달라지고 내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 낙담하는 식의 진술로 끝나는 시가 많았다”고 했다. 정끝별 시인은 “사랑을 믿지 않고 기본적 관계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짙다. 정념이 아닌 정욕만 드러낸 시들이 눈에 띄었다”고 평했다. 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작품이 많아졌고, 나아가 유명 정치인을 소재로 한 시도 있었다. 단편소설에서는 배경 변화가 눈에 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윤해서 작가는 “제주도 여행과 관련한 작품이 제법 있었다. 코로나19로 외국에 못 나가는 상황을 반영한 게 아닐까 싶다”고 했다. 김미정 평론가는 “외국을 배경으로 하거나 외국인들이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내용의 작품도 늘었다. 이주에 관한 얘기들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노태훈 평론가는 “장르적 성격을 띠는 작품은 예전보다 줄었다. 장르소설 관련 공모전이 활발한데 그쪽으로 이동한 게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작품 수준은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했다. 그러나 김 평론가는 “대체로 글쓰기 훈련을 차근차근했구나 싶은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고, 파격적인 작품은 눈에 띄지 않아 아쉬웠다”고 밝혔다. 희곡에서도 인간관계를 고민하는 작품이 많았다. 송한샘 쇼노트 부사장은 “상대에게 직진하지 못하고 이루지 못하는, 그래서 우회하는 안타까운 청춘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고 했다. 성종완 연출가도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고 끊어 내는 일에 대한 ‘포비아’(공포)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동화 부문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박숙경 아동문학평론가는 “전반적으로 기운을 북돋우려는 분위기가 느껴졌다. 좋은 작품을 골라 보니 확실히 씩씩한 느낌들이 강했다”고 소개했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도 “구태의연하지 않으면서 인상적인 동화가 많았다. 아무래도 청년 세대가 동화 부문으로 많이 도전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심사위원들은 도시 중산층이 아닌 소외된 아이들에게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들을 높이 평가했다. 작품 수는 줄었지만 시조에서는 전통 형식을 고수하면서도 한결 편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했다. 이근배 시인은 “고리타분한 시조가 줄고 자유로움이 한껏 늘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무언가를 깨닫고, 인간으로서 성찰하게 하는 작품이 대다수였다”고 했다. 한분순 시인도 “언어가 쉬워진 게 전반적인 경향이다. 여기에 운율까지 잘 맞춘 표현 방식 역시 좋았다”고 평했다. 평론에서는 젊은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경수 평론가는 “황석영이나 김훈, 성석제와 같은 작가들 대신 황정은을 비롯해 젊은 작가들을 탐구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면서 “특히 필자가 주제를 선정해 여러 작가를 끌어와 세팅하는 식으로 쓰는 방식이 주목할 만한데, 평론 자체가 하나의 완결성 높은 읽을거리처럼 보여 반가웠다”고 부연했다. 유성호 평론가는 “여전히 작가론이 대세지만 여러 작가나 작품을 끌어와 우리 시대의 징후나 의제를 도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예창작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평론을 쓰는 사례가 많아졌고, 여러 잡지에서도 평론을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 아기가 ‘짐’이었던 미혼모들… 인간의 밑바닥은 어디일까?

    아기가 ‘짐’이었던 미혼모들… 인간의 밑바닥은 어디일까?

    열여덟 살에 임신하고 거리를 떠돌던 하리는 불법으로 아이를 입양시켜 주는 대신 숙식을 제공하는 ‘분홍하마의 집’을 찾는다. 쉼터를 운영하는 원장과 대모인 마마는 임산부들을 마치 상품처럼 관리한다. 처음부터 아이를 낳을 생각이 없었던 하리는 불청객처럼 자기 인생을 덮친 이 ‘괴물’을 어떻게 하면 죽여 버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미혼모를 주인공으로 내세웠으니 애잔한 사연을 늘어놓을 줄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소설은 독자의 짐작을 비웃듯 중반부터 이야기를 꼬아 가며 혼란의 구덩이에 몰아넣는다. 하리는 마침내 아이를 유산하는 데 성공하고, 쉼터에서 쫓겨나 또다시 노숙을 하던 중 마마의 제안으로 다시 쉼터로 돌아온다. 안정을 찾은 것도 잠시, 정부 지원금을 받아 그럭저럭 살아가던 하리와 다른 미혼모들의 삶은 원장이 사기를 치고 달아나면서 급격하게 위태로워진다. 소설은 이를 기점으로 폭주 기관차처럼 달려간다. 인간 밑바닥을 보여 주는 사건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기야 폭설이 이들을 싸늘한 쉼터에 가둬 버린다. 장밋빛 개발 전망에 들떴다가 이제는 완전히 버려지다시피 한 북방 지역에 들어선 쉼터에 모인 하리와 초련, 예나, 아이린, 소희. 한때 꿈과 사랑을 좇았다가 가장 낮고 외진 곳까지 밀려난 이들이다. 하루 살기도 버거운 이들에게 아이는 괴물이거나, 돈으로 바꿀 수도 있던 것이며, 잠시 사랑을 느꼈을지라도 생존 앞에선 짐일 뿐이다. 미혼모의 삶을 통해 입양특례법의 맹점, 영유아 유기 사건, 불법 영유아 매매 등을 적절히 엮어 블랙코미디 톤으로 그렸다. 미혼모들이 모인 쉼터라는 공간에서 점점 거칠어지는 이들을 지켜보노라면 ‘이럴 수도 있을까’ 싶다가도 작가의 필력에 ‘그럴 수도 있겠네’ 생각이 들 법하다. 점차 망가지는 이들의 삶은 불편하지만 책을 다 읽은 뒤엔 강한 잔상을 남긴다. 소설보다 때론 현실이 더 잔혹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뒤따른다.
  • 테슬라株 폭락 불러온 머스크의 기행…원인 알고보니

    테슬라株 폭락 불러온 머스크의 기행…원인 알고보니

    ‘영화 ‘아이언맨’ 주인공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 실리콘밸리의 공학 천재이자 억만장자, 세상을 바꾼 혁신가… 세계 1위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51)에겐 늘 화려한 수식어가 뒤따랐다. 공상과학(SF) 소설에나 존재하던 화성 유인 탐사, 초고속 진공 열차 유인 주행 등을 줄줄이 성공시킨 그에게 월가는 ‘스티브 잡스 이후 가장 혁신적인 기업가’라는 찬사를 보냈다. 창립 이후 20년 가깝게 적자를 냈던 테슬라가 지난해 전 세계 시가총액 6위(5552억 달러·당시 환율로 613조 5000억원) 반열에 오른 후에는 그가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에 시장이 출렁였다. 그러나 그가 올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잇단 설화로 ‘평지풍파’를 일으켜 테슬라 주식이 거의 반 토막나자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주식시장이 침체하면서 그의 입은 애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희대의 ‘관종’이란 불명예스런 평가도 나온다. 화려한 이력에 가렸던 과거 기행에 가까운 언행도 다시 눈길을 끈다. 197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난 그의 집안은 꽤 넉넉했다. 아버지 에롤 머스크는 엔지니어이자 부동산 개발업자로 에메랄드 광산을 보유한 부호였다. 행복하진 않았다. 그는 2017년 한 인터뷰에서 “내 아버지는 인간말종이다. 당신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악행과 범죄를 다 저질러본 악마”라며 흐느꼈다. 머스크의 부모는 1980년 이혼했다. 학교에서는 ‘왕따’를 겪었다. 또래들에게 ‘괴짜’라고 놀림 받으며 계단 아래로 떠밀리거나 코가 부러져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다. 대신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SF 소설에 묻혀 지냈다. ‘은하계로 가는 히치하이커의 안내서’는 추후 그의 사업에 영감을 제공한 원천이다. ‘괴짜’ 별명은 머스크의 사업이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한 이후에도 떠나지 않았다. 트위터를 통해 원대한 사업 비전을 내놓으면서도 일본 망가(만화)를 흠모하는 오타쿠적 면모도 드러냈다. 고양이 귀를 한 일본 게임 여주인공 삽화를 올리고선 “사실 난 고양이 소녀이고 이건 내 셀카”라는 트윗을 올리는 식이다. 2020년 5월에는 뜬금없이 테슬라 주가가 “너무 높다”고 발언해 하루 만에 주가가 10% 폭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같은해 7월에도 “이집트 피라미드는 분명히 외계인이 만들었다”고 했고 올해 3월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일대일 결투를 신청한다”고 했다. 팝가수 그라임스(본명 클레어 부셰)와 동거해 얻은 첫 아들에게는 ‘요정 철자’와 ‘인공지능’, 비행기 ‘A-12’라는 뜻이 담긴 ‘엑스 애시 에이 트웰브(X Æ A-Xii)’라는 괴상한 이름을 지었다. 기행이 입길에 오르자 지난해 5월 미국 코미디쇼에 출연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지만 사회적 소통에 있어선 어려움을 겪는 자폐장애의 일종이다. 머스크는 “내가 가끔 이상한 소리를 하거나 뜬금없는 게시물을 올린다는 걸 안다”면서 “하지만 그건 단지 내 뇌가 그렇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트위터는 그런 처지에 세상과 소통하는 최우선 방편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트위터 인수 이후 경영과 대외소통에 있어 유난한 집착을 보여 왔다. 21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재무상태가 비상이었던 트위터의 비용을 ‘미친 듯이’ 절감했다며 “내가 변덕스럽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테슬라 후임자도 거론된다.
  • [전민식의 달달한 삶] 광장/소설가

    [전민식의 달달한 삶] 광장/소설가

    고등학생이 되는 아들과 즐겨 보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 집 텔레비전은 사실상 유명무실한데 그나마 매년 꾸준히 보는 프로그램으로 연말 즈음 금요일 저녁에 방영되는 ‘쇼미더머니’가 그것이다. 매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가 종이 울리면 만사 제쳐 놓고 텔레비전 앞에 앉는다. 우리 부자가 열광하는 건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많은 청춘들이 도전한다는 것과 자신만의 실력으로 경쟁을 거쳐 꿈을 이룬다는 사실 때문이다. ‘쇼미더머니’를 40년이라는 세대 차이를 초월해 아들과 내가 같이 응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력한 시간들이 결과를 증명해 보인다는 점에 있다. 하나의 문화적 현상이고 트렌드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하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수만명이 모인다는 게 무모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힙합의 본고장이라는 미국에서도 수백명이 예선을 치르기 위해 줄을 서는데, 그들이 그러는 건 마지막에 남을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꿈꾸던 세상에 한발 다가서기 위함인 듯하다. 그래서 십대부터 삼십대까지의 래퍼들이 광장에 나온다. 청춘들만이라도 마음놓고 꿈꿀 수 있는 마당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데, 작금의 어른들은 무책임한 데다 청춘들에게 거침없이 상처를 안기는 일에나 서슴지 않을 뿐 꿈꾸고 놀고 즐길 마당이나 광장에는 관심이 없다. 계층의 사다리는 진즉 사라졌고 개천에서 용 나오는 시대도 가 버렸으니 애써 뭔가를 열심히 해볼 필요도 못 느낀다. 대부분의 청춘에게 안정적인 직장 잡기가 최대의 꿈이 돼 버린 세상이니 서글프기만 하다. 이번 ‘쇼미더머니’에서 아들과 나를 사로잡은 노래 한 곡이 있다. ‘마이웨이’라는 곡인데, 주변의 환경과 사람들이 내가 꿈을 꿀 수 없도록 바리케이드를 쳐도 나는 결국 ‘빛이 나는’ 꿈을 꾸겠다는 내용의 힙합이었다. 비트가 십대의 아들과 오십대의 아빠가 공감할 수 있을 정도로 원시적 리듬감을 지니고 있었고, 다섯 명의 래퍼들이 지닌 사연들이 마음을 울렸다. 실패하더라도 청춘들에게 한 번쯤 무엇에든 도전해 보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사회가 돼야 하는데, 세상 어른들은 거짓말이나 하고 제 밥그릇 찾는 일에나 소리 지르는 통에 청춘들이 세상 일에 무심한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어디 청춘들뿐이겠는가. 중년이나 노년에게도 꿈은 있다. 그런데 청춘들조차 마음대로 꿈꿀 수 있는 마당이나 광장이 사라진 판이니 중년이나 노년이 무슨 꿈을 꾸겠는가. 그렇다고 나라말 잘 듣는 이들은 자다가도 떡이 생기고 나라말에 반기를 들면 내 안방조차 빼앗길 수도 있는 시대를 한탄만 할 순 없는 일이다. 꿈꾸었던 일에 원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세상, 실패를 하더라도 충분히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린 다시 광장으로 나가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의를 발톱의 때처럼 생각하는 가짜 어른들 말에 반기를 들고 성실하게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을 욕하거나 비웃는 공정하지 못한 자들에게 굴하지 않으려면 다시 광장에 나가 우리가 상식으로 믿고 의지해 온 정의를 풀어놓아야 할 듯하다. 광장에 서설이기를 바라는 함박눈이 내렸다. 광장이 정의로운 무대가 돼야 청춘들이 상처받더라도 큰 꿈을 꿀 수 있으며 어른들도 가슴 저 밑바닥에 꽁꽁 숨겨 두었던 꿈을 꺼내 볼 수 있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당연한 권리마저 빼앗고 끝없이 편을 가르고, 가짜의 이야기로 눈을 가리고, 정의는 찜쪄먹는 그런 사람들이 발 붙이지 못할 광장을 만들어야겠다. 비판에 귀 기울일 줄 알고 누군가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먼저 나서서 사과하고 반성하는 어른의 사회가 되기를 빈다. 지금의 이 시대가 그렇지 못한 것은 다 어른들의 잘못이고 나의 잘못이다. 반성한다.
  • 소설가 90명의 추천 ‘이토록 평범한 미래’

    소설가 90명의 추천 ‘이토록 평범한 미래’

    교보문고는 ‘소설가들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가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소설가 90여명에게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출간된 소설 중 가장 작품성이 뛰어나다고 여기는 소설을 최대 5권까지 추천받았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모두 10명에게 추천을 받았다. 김 작가가 9년 만에 펴낸 소설집으로, 동반자살을 결심한 스물한 살 두 대학생의 이야기인 ‘이토록 평범한 미래’를 포함해 8편의 단편을 묶었다. 김 작가는 1위 선정에 대해 “동료 소설가들이 소설을 좋게 읽어 주셨다고 하니 굉장히 특별한 칭찬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공동 2위는 총 7표를 받은 김지연의 ‘마음에 없는 소리’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이 차지했다. 공동 3위로는 임선우 첫 소설집 ‘유령의 마음으로’, 정지아의 ‘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선정됐다. 5명의 추천을 받은 이미상의 ‘이중 작가 초롱’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의 작품도 5명의 추천을 받는 등 주목을 받았다. 강윤정 문학동네 편집부 차장은 “올해는 중견작가뿐 아니라 젊은 작가들의 작품 역시 고루 사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청와대 춘추관을 이상·윤동주·현진건·염상섭 22일부터 거닌다

    청와대 춘추관을 이상·윤동주·현진건·염상섭 22일부터 거닌다

    청와대에 멜빵 바지와 셔츠에 넥타이 차림으로 팔짱을 낀 채 정면을 응시하는 시인 이상이 등장했다. 그 뿐인가? 노타이 셔츠 차림에 안경을 쓴 소설가 박태원과 재킷을 입고 비스듬하게 앉아 있는 시인 김소운도 눈에 들어온다. 청와대 춘추관 2층에서 22일부터 일반에 공개되는 문학 특별전시 ‘이상, 염상섭, 현진건, 윤동주, 청와대를 거닐다’를 하루 앞두고 미디어에 사전 공개했다. 1934∼1935년에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가로 15㎝, 세로 14.2㎝의 낡은 사진이다. 네 작가는 모두 청와대 근처 서촌 지역에서 활동했던 인연을 공유한 인물들이다. 사진 중 하나에는 “아동세계를 간행당시의 편집실에서”라는 메모와 함께 세 작가의 모습 아래 성명이 청색으로 각각 적혀 있어 이들의 각별한 관계를 짐작케 한다. 권철호 국립한국문학관 전기시획부장은 사전설명회 도중 “여태까지는 이미지로만 보다가 실제 원화를 아마 처음 볼 것”이라고 전시물의 희소성을 강조했다. 네 작가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전시물도 있지만, 이들의 인간 관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예를 들면 이상이 친구인 김기림 시인을 위해 손수 장정한 시집 ‘기상도’ 작품이 전시돼 있다. 모더니스트 작가, 시인으로 주로 알려진 이상이 훌륭한 디자이너였으며 빼어난 타이포그래피 작가였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기상도는 김기림이 200부만 제작했기 때문에 직접 접할 기회 자체가 드물다. 이상은 역시 친구인 소설가 박태원이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삽화를 그렸는데 역시 전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이한 점은 이상이 이때 하융이란 필명을 썼다는 사실이다. 박태원이 쓴 다른 단편소설에는 ‘하웅’이라는 이름의 청년 화가가 등장하는데 삽화를 그려준 데 보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권 부장은 해석했다. 해바라기, 신혼기, 추도 등 염상섭이 나혜석의 일대기를 소설화한 작품도 선보인다. 이들 작품에서 염상섭과 오래 교류했던 한국 최초의 근대 여성작가인 나혜석의 흔적을 관람객들이 발견할 수 있다. 권 부장은 “청와대가 국민에게 돌아오면서 한국 문학도 다시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는 22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이어지며 정기 휴관일인 화요일만 빼고 예약하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다. 청와대를 역사·문화·예술 복합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취지로 기획한 두 번째 행사로 지난 9월에는 청와대 춘추관에서 장애 예술인 작품 특별전시가 열렸다.
  • 설국으로의 초대… 1100도로 한라산 설경버스 임시 운행

    설국으로의 초대… 1100도로 한라산 설경버스 임시 운행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자, 눈의 고장이었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지난 주말 내린 눈으로 한라산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 ‘설국’처럼 ‘하얘졌다’는 표현은 부족하다. 너무나 눈부시도록 시린 풍경이 가슴에 박힌다. 제주시내 어디에서도 한라산 정상에 쌓인 눈이 한 눈에 들어오지만 주말·휴일 좀 더 가까이 다가서서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이처럼 한라산 설경을 만끽하려는 도민과 관광객·등산객이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2월 24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토·공휴일에 한해 임시버스를 운행한다. 한라산 설경버스는 일반간선 240번 정규노선에 이달 24일부터 토요일과 공휴일에 한해 차량 2대를 임시 투입해 제주터미널에서 영실매표소까지 왕복 운행한다. 한라산 1100도로를 운행하는 버스는 240번 노선이 유일하다. 이번 임시버스 도입으로 240번은 토·공휴일에 기존 4대에서 6대로 증차하며, 운행횟수는 편도 9회에서 15회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배차간격이 1시간에서 30분으로 줄어들어 한라산을 찾는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불편이 조금이나마 해소될 전망이다. 기존 240번 노선버스는 제주버스터미널에서 제주국제컨벤션센터까지. 그러나 이번에 증차돼 투입되는 임시버스는 제주버스터미널-한라병원-어리목-영실매표소까지만 운행한다. 중문사거리와 제주국제컨벤션센터는 운행하지 않는다. 증차되는 임시버스 제주터미널 출발 시각은 오전 8시, 오전 9시, 오전 11시, 낮 12시, 오후 2시, 오후 3시 5분이다. 반면 영실매표소 출발 시각은 오전 9시 5분, 오전 10시 5분, 낮 12시 5분, 오후 1시 5분, 오후 3시 5분, 오후 4시 5분이다. 평일 노선은 기존대로 동일한 시간대에 정상 운행된다. 이상헌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겨울철 설경버스, 단풍철 단풍버스, 만차 구간 출퇴근버스 등 이용객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교통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1100도로의 경우 겨울철에는 도로 결빙 등 기상변화가 많은 지역인 만큼 가급적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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