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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항준, ♥김은희 딸 공개 “취해서 애한테 카드 달라고”

    장항준, ♥김은희 딸 공개 “취해서 애한테 카드 달라고”

    영화감독 장항준이 딸을 공개했다. 1일 MBC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한 장 감독은 딸 교육 문제를 언급했다. 부모 유전자를 물려받아 딸 윤서 양도 글쓰기에 재능을 보인다고 자랑했다. 이때 화면에는 장 감독 아내이자 스타 작가인 김은희와 똑 닮은 딸 얼굴이 등장했다. 이를 본 패널들이 모두 “엄마랑 판박이”라고 반응하자 장항준은 “그래서 술 취하면 딸에게 카드 달라 그런다”고 해 웃음을 줬다. 한편 장항준은 “아빠도 강연집이 있고 엄마는 대본집이 있다. 딸도 소설집이 있다. 가족 세 명 모두 교보문고에 책이 있다”며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외국인보호소의 인권침해들… 해외에 가면 우리 문제일 수도

    외국인보호소의 인권침해들… 해외에 가면 우리 문제일 수도

    국내에는 외국인보호소가 2곳, 출입국 외국인사무소 내 보호실이 27곳 있다. 한국 체류 기간이 만료되거나 난민 심사가 늦어지면서 강제퇴거 대상이 된 외국인이 추방되기 전까지 머무르는 곳이다. 현재 외국인 820여명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이름은 ‘보호소’지만 적잖은 인권침해가 발생한다. 2021년 6월 경기도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모로코 출신 외국인이 보호소 직원과 마찰을 빚은 뒤 몸이 뒤로 꺾인 채 이른바 ‘새우꺾기’ 자세로 포박당한 동영상이 공개돼 논란을 불렀다. 최근엔 헌법재판소가 이들을 무기한 가둬 둘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이 위법이라고 결정하기도 했다.소설은 은행에서 일하다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서 희망퇴직한 ‘나’가 어느 날 집으로 온 이주민 단체의 책자를 받고 외국인보호소 방문에 참여하면서 겪은 일들을 그렸다. 보호소에서 만난 이들, 관련한 주요 인물을 통해 인권의 문제를 들춘다. 예컨대 ‘파란’은 나이지리아에서 종교 분쟁으로 부모를 여의고 한국으로 도피했다. 그가 처음으로 배운 한국어는 “살려 주세요”였다고 한다. 동료 수용자를 제압하고자 자신이 살인자라고 거짓말하는 ‘이쌈’은 종교적인 이유로 금식하던 도중 죽었다. 그의 동료인 ‘야신’은 아내와 어린 딸아이를 한국에 두고 혼자만 추방당할 위기에 놓였는데, 공항으로 향하는 이들을 만나 구걸하면서 비행기표를 마련한다. 아내를 찾아갈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그는 곧 사라졌다. 이쌈은 야신의 아내와 통화한 뒤 사정을 파악하고, 야신이 캐리어를 들고 공항에서 어디로 향할지 방황하는 꿈을 꾸며 괴로워한다. 이쌈이 그저 종교적인 이유로 죽지는 않았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소설은 그저 외국인들의 사정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의 상황을 계속해서 대비하며 보여 준다. 이쌈을 만나러 가는 길에 ‘승승장구’라는 선인장을 샀지만 그의 죽음과 마주하는 식으로 연결한다.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아나스’를 통해서는 불현듯 중학생 시절 영어 문장을 암기하지 못하면 따귀를 맞았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기도 한다.은행에서 함께 일했던 한국인 지연은 사실상 ‘나’의 투사체로 그려진다. 지연은 일을 그만두고 네덜란드 헤이그로 유학을 떠나 이민자로 살아간다. 처음 기대와 달리 지연은 그곳에서 동양인 여자가 겪을 수 있는 각종 차별을 접했다. 그가 비자 문제로 잠시 귀국했을 때 한국에서 우연히 마주친 흑인을 향해 무의식적으로 편견을 드러낸 뒤 자책하는 모습은 그저 씁쓸함을 남긴다. 같은 직장의 남편 대신 퇴직한 ‘나’는 전업주부가 된 이후 아이를 가져 보려 난임 시술을 받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나’는 소설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남편을 ‘당신’이라고 지칭한다. 소설 제목 ‘당신들의 나라’가 낯설지 않은 이유다. 외국인보호소를 직접 방문한 저자의 취재 덕분에 소설은 현실을 생생하게 소환하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지 묻는다. 그리고 우리에게 여기가 아닌 다른 ‘당신들의 나라’에서 우리가 이방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 “돈키호테를 돈키호테답게 실컷 사랑하고 춤추게 했죠”

    “돈키호테를 돈키호테답게 실컷 사랑하고 춤추게 했죠”

    마임만 하던 원작 캐릭터 변형돈키호테 비중 높여 관객 유혹무용수서 안무가로 발돋움 중“연출이 흥미로워져 꿈도 생겨” 소설 ‘돈키호테’는 오롯이 돈키호테의 이야기다. 그렇지만 발레 ‘돈키호테’는 바질과 키트리의 사랑 이야기다. 어딘가 모순적이다 보니 잘 모르는 사람이 보면 돈키호테의 이야기가 아닌 돈키호테는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어릴 때부터 발레 돈키호테를 보면서 제목은 돈키호테인데 왜 주인공은 바질과 키트리일까 생각했어요. 발레 원작에서 돈키호테는 부수적인 존재이지만 돈키호테 캐릭터를 조금 더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오는 4월 12~1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의 돈키호테를 재안무한 송정빈(37)도 궁금증을 가졌던 사람 중 하나다. 최근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만난 그는 “돈키호테가 원작에서는 마임만 하는 캐릭터인데 두 시간 동안 마임만 할 수 없어서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꿈이라면 뭐든 이룰 수 있으니 2막의 드림신에서 젊게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정빈이 재탄생시킨 돈키호테는 꿈에서나마 회춘해 사랑하는 사람과 마음껏 춤을 추고 존재감을 뽐내며 돈키호테를 진짜 돈키호테답게 만든다. 원작에서는 돈키호테의 환상 속 여인 둘시네아와 키트리를 한 명이 소화하지만, 국립발레단 돈키호테에서는 2명의 무용수가 각각 둘시네아와 키트리를 맡는다. 원작의 큰 흐름과 주요 장면은 그대로 유지하되 돈키호테의 비중을 높이고 개연성 있게 작품을 재구성해 관객들이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재안무 작업은 강수진(56) 단장이 국립발레단만의 레퍼토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간 추진해 온 창작 작업의 연속선상에 있다. 이번 돈키호테가 국립발레단의 오리지널 돈키호테인 셈이다. 이미 ‘해적’(2020) 재안무를 통해 안무가로서의 역량을 보여 준 송정빈이 다시 한번 신임을 받게 됐다.송정빈은 “우리만의 레퍼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단장님 생각에 공감했다”면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바도 있고 너무 바꾸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분도 있어 선을 잘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루하루 창작의 고통이 컸지만 단원들과 적극 소통하며 함께 만들어 왔기에 힘을 낼 수 있었다. 특히 돈키호테는 송정빈이 학창 시절 김용걸(50)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김지영(45) 경희대 교수가 1998년 파리 국제 무용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을 보며 늘 동경해 왔던 터라 더 좋은 작품으로 만들고 싶은 책임감이 컸다.이번 돈키호테는 무용수에서 안무가로 발돋움해 가는 그의 커리어에서도 중요한 작품이다. 송정빈은 “연출적인 부분이 흥미롭고 재밌어서 이제는 꿈이 생기는 것 같다. 앞으로 기회가 어떻게 올지 모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저변 확대를 위해 보다 대중적인 발레 작품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그는 “돈키호테도 발레를 처음 보는 분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만들었으니 편안하고 재밌게 봐 달라”고 했다.
  • 브리즈번 작가축제…정보라 공식 초청

    브리즈번 작가축제…정보라 공식 초청

    세계적인 문학축제인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정보라 작가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5월 10~14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2023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대한민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고 29일 밝혔다. 호주 문학축제 중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61회를 맞는 브리즈번 작가 축제는 매년 5월 열리며, 축제 기간에 160여개 안팎의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주빈국으로 선정하고 있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하면서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저주 토끼’(아작)의 정보라 작가를 공식 초청했다. 정 작가는 이에 따라 지난해 부커상 수상자인 셰한 카루나틸라카와 함께 ‘우선 공개 작가’ 5명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한국문학번역원이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박상영 작가와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자음과 모음) 배수아 작가를 추천해 소설 부문에는 한국 작가 3명이 축제에 참가한다. 이 밖에 김민정 시인이 축제에서 시 낭독·퍼포먼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인 ‘워드 플레이’에서 이지현·이기훈 작가가 호주의 독자들을 만나 미술 활동 프로그램, 작가와의 토론 등 행사를 이끈다. 이 밖에 한국계 미국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인 크리스 리가 여러 작가와 함께 ‘공감’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멜리사 베이츠 브리즈번 작가 축제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중점 국가로 선정한 한국은 다양한 문화를 보유해 주목받고 있으며, 문학도 그중 하나”라면서 “한국 문학의 역동성을 고려하면 올해 중점국가 프로그램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 브리즈번 작가축제에 정보라 작가 공식 초청

    브리즈번 작가축제에 정보라 작가 공식 초청

    세계적인 문학축제인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정보라 작가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오는 5월 10~14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리는 ‘2023 브리즈번 작가 축제’에 대한민국이 주빈국으로 참여한다고 29일 밝혔다. 호주 문학축제 중 한국이 주빈국으로 선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61회를 맞는 브리즈번 작가 축제는 매년 5월 열리며, 축제 기간 160여개 안팎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해부터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주빈국으로 선정하고 있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한국을 주빈국으로 선정하면서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후보에 올랐던 ‘저주 토끼’(아작)의 정보라 작가를 공식 초청했다. 정 작가는 이에 따라 지난해 부커상 수상자인 셰한 카루나틸라카와 함께 ‘우선 공개 작가’ 5인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한국문학번역원이 ‘대도시의 사랑법’(창비) 박상영 작가와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자음과 모음) 배수아 작가를 추천해 소설 부문에는 한국 작가 3명이 축제에 참여한다. 이밖에 김민정 시인이 축제에서 시 낭독·퍼포먼스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동·청소년 대상 프로그램인 ‘워드 플레이’에 이지현·이기훈 작가가 호주의 독자들을 만나 미술 활동 프로그램, 작가와의 토론 등 행사를 이끈다. 이밖에 한국계 미국인 작가이자 번역가로 활동 중인 크리스 리가 여러 작가들과 함께 공감을 주제로 대담을 나눈다. 멜리사 베이츠 브리즈번 작가 축제 CEO는 “올해 중점국가로 선정한 한국은 다양한 문화의 모습을 보유해 주목받고 있으며, 문학도 그중 하나”라면서 “한국 문학의 역동성을 고려하면 올해 중점국가 프로그램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밝혔다.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내 노동은 아직 대체되지 않았다/번역가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내 노동은 아직 대체되지 않았다/번역가

    2016년 휴고상 중편소설 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하오징팡의 ‘접는 도시’(‘고독 깊은 곳’ 수록, 글항아리 펴냄, 2018)를 보면 ‘멀지 않은 시대’ 베이징의 우울한 초상이 그려져 있다. 그곳에서는 빈부 격차가 계급과 직업을 결정짓는 걸 넘어 삶의 시공간까지 분할한다. 그곳은 시설물을 ‘접는’ 기술을 통해 같은 장소에서 제1, 제2, 제3 공간이 교대로 출현하게 한다. 셋 중 어느 공간이 지상에 나와 활성화돼 있을 때 다른 두 공간은 지하에 ‘접혀’ 있고 그곳 사람들은 모두 최면 가스에 의해 캡슐 속에서 잠들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초거대 도시의 과밀화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아이디어일 수도 있다. 인간은 어차피 24시간 내내 활동할 수 없으니 서로 활동 시간을 달리 정해 생활한다면 교통과 에너지 사용이 분산돼 훨씬 여유로워지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도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장 철저한 방식으로 계급을 분할한다. 권력 집단과 전문가 계층 500만명이 사는 제1공간은 아침 6시부터 이튿날 아침 6시까지(24시간) 활성화되고, 중간 관료와 사무직 계층 2500만명이 사는 제2공간은 둘째 날의 아침 6시부터 밤 10시까지(16시간), 소상인과 노동자 계층 5000만명이 사는 제3공간은 밤 10시부터 그다음 날 아침 6시(8시간)까지 활성화된다. 요컨대 가진 자가 못 가진 자보다 최대 3배나 삶의 시간을 만끽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 공간들 사이의 차별성은 자동화 기술에 의해 더 부각된다. 제1공간은 차량 공유와 무인 쇼핑이 일반화돼 있다. 반면 제3공간에선 인구 중 40%를 차지하는 2000만명이 제1공간과 제2공간에서 나오는 생활 쓰레기를 손수 세척하고 분류하는 일에 종사한다. 이를 문제시한 제1공간의 과학자가 쓰레기 자동 관리 기술을 채택하자고 건의하지만 정부 지도자는 “수천만 명의 쓰레기 처리공이 실직하는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건가”라고 반문하며 묵살한다. 역사적으로 어떤 노동력 대체 기술을 한 사회가 채택하느냐 마느냐는 그 기술의 도입으로 생계 수단을 잃고 말 계층의 항의와 분노를 권력 집단이 무마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됐다. 아니면 19세기 초반 영국에서처럼 러다이트운동 같은 강력한 사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국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국가가 강경하게 기술 도입을 관철하기도 했다. 따라서 오늘날 신기술의 발전과 전파를 마치 불가항력의 역사 법칙처럼 간주하는 일부 관점은 오히려 비역사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 전 ‘딥엘’(DeepL)이라는 신형 번역기가 출시돼 찬사를 받는 것을 보고 요즘 번역 중인 중국 웹소설 원문을 시험 삼아 입력해 봤다. 한국어 번역문이 출력되기까지 짧은 몇 초 동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다행히 한국어 번역문은 일일이 고치느니 새로 번역하는 게 더 빠를 만큼 오류가 많았다. 내 노동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되는 건 아직 이른 듯하다. 물론 인공지능이 딥러닝으로 웹소설의 문법을 다 터득하는 건 그저 시간문제일 것 같기는 하지만 말이다.
  • 文 전 대통령 “이념이 상처 헤집지 말길…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 빈다”

    文 전 대통령 “이념이 상처 헤집지 말길…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 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8일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더 이상 이념이 상처를 헤집지 말기 바란다”면서 “4·3의 완전한 치유와 안식을 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주 4·3 사건을 소재로 한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다는 근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책에 대해 “가슴 속에 오래 묻어두었다가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주는 듯한 이야기를 들으며 4·3의 상실과 아픔을 깊이 공감했다”고 적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소설가인 주인공이 손가락이 잘리는 사고를 당한 친구의 제주도 집에 가서 친구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은 “억울한 죽음과 상실의 삶을 견디는 가족의 사랑이 너무 아프고 간절하다”며 “그 지극한 사랑이야말로 파묻힌 진실을 마침내 찾아낼 희망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아픔을 드러내는 것이 문학적 감수성이라면, 그 위에 치유를 위한 정치적 감수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아 위령 제단에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4·3 희생자 추념일에 제주를 찾는 첫 전직 대통령이 된다.
  • 하남 구산성당 등 근대문화유산 3건 경기도 등록문화재 선정

    하남 구산성당 등 근대문화유산 3건 경기도 등록문화재 선정

    경기도는 ‘하남 구산성당’, 이해조 작가의 ‘구마검’, 오천석 작가의 ‘금방울’ 등 근대문화유산 3건을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신규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도는 경기도문화재위원회 등록문화재 분과위원회를 열고 3건의 경기도 등록문화재 등록을 최종 의결했다. 하남 구산성당은 1956년 주민과 신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모금을 통해 공소(公所)로 건립됐다.외관은 소박하지만,전후 복구 시대에 마을공동체가 공유했던 역사와 당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미사지구 개발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처하기도 했으나 논란 끝에 2017년 원형 이축 방식으로 200여m를 옮겨 보존된 상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소장하고 있는 구마검은 대한서림에서 1908년 12월 간행한 단행본으로,한국 신소설의 시초 가운데 한 명인 동농 이해조의 작품이다. 근대적 창작기법에 근접한 구성으로 근대교육과 법률의 중요성을 강조해 계몽사상을 잘 드러낸 근대기록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역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금방울은 현재 전해지는 최고(最古)의 번역동화집이다.오천석이 1921년 8월 성냥팔이 소녀 등 10편의 동화와 13개의 삽화를 모아 발행한 초판본으로 근대아동문학과 근대언어,번역체 연구를 위한 문화재적 가치를 평가받았다. 이들 2건의 소장본은 표지가 훼손되지 않고 온전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더욱 희소성이 있다. 경기도 등록문화재는 국가등록문화재 탈락 시 마땅히 보호할 방법이 없는 50년 이상된 근대문화유산을 관리하기 위해 2021년부터 제1호 ‘한국전쟁 피난민 태극기’ 등 15건이 선정됐다. 홍성덕 도 문화유산과장은 “이번에 등록된 문화재는 격동의 시기를 버텨낸 우리 선조들 삶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경기도의 지역성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 있는 문화유산”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근대 문화유산을 발굴해 가치를 널리 알리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범부처 협의체 발족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범부처 협의체 발족

    한국 콘텐츠 불법 유통에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대응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법무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협의체를 발족하고 제1차 회의를 28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한국 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를 타고 불법 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방문자 수가 늘어나고, 웹소설 전용 불법 사이트가 등장하는 등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온라인 환경이 국제화·고도화하면서 대응 방법이 더욱 복잡해지는 실정이다. 문체부는 이와 관련 저작권 침해 사범 수사·단속, 불법복제 사이트 접속차단, 해외 저작권 침해 대응 및 콘텐츠 이용자 인식개선 등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을 위한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한다. 또 부처 간 협력으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다. 협의체 실무회의를 통해 부처별 추진계획을 종합하고, 방송·영화·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분야 업체·기관으로 구성된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 등 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6월 ‘K-콘텐츠 불법유통 근절 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임성환 문체부 저작권국장은 “우리나라 수출 전선의 구원투수로서 콘텐츠 산업의 수출액은 지난 5년간 연평균 9.0%의 높은 성장세를 보인다”면서 “이 협의체를 통해 K-콘텐츠 저작권을 보호하고 콘텐츠 산업의 성장세를 지킬 수 있는 적극적이고 획기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시력 잃은 보르헤스 돌본 일본계 부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시력 잃은 보르헤스 돌본 일본계 부인

    20세기 위대한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의 영미문학 교수로 일하던 1950년대 후반 시력을 잃었다.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유전 질환 탓이었다. 앞을 못 보는 그가 불러주는 대로 작품을 타이프한 것은 어머니와 비서, 친구들이었다. 일본인 아버지와 유럽 혈통 아르헨티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마리아 코다마는 10대 때 보르헤스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함께 30년 넘게 문학 공부를 하며 그의 비서로 일했다. 1986년 4월 26일, 당시 87세였던 보르헤스와 49세였던 코다마는 결혼했다. 두 사람 나이 차는 38세였고, 보르헤스는 재혼이었다. 예식을 올린 곳은 파라과이 아순시온, 아르헨티나 결혼법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자연스럽게 세상사람들은 보르헤스의 유산을 노리고 결혼한 것이라고 쑤군댔다. 실제로 간암으로 투병했던 보르헤스는 두 달 뒤인 6월 1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별세했다. 그런 코다마가 지난 26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유방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났다고 현지 매체 라나시온과 텔람 통신이 유족들의 말을 빌어 다음날 전했다. 향년 86, 보르헤스와 똑같은 나이에 세상을 등졌다. 유산을 챙기려는 결혼이란 뒷말이 많았지만 코다마는 1967년 어느 미망인과 혼인해 3년이 채 안돼 막을 내린 보르헤스의 첫 결혼 생활을 제외하고 약 30년 넘게 그의 곁을 지키며 그를 보호했다는 평가가 더 많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보르헤스의 유일한 상속자였던 코다마는 남편 사망 후 재혼하지 않은 채 보르헤스 국제 재단을 설립하고 그의 작품을 관리하는 데 여생을 보냈다. 이 과정에 외국어 번역 로열티를 비롯한 판권 등에 대해 번역가 또는 출판사와 법적 소송을 벌이기도 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보르헤스는 연작 형태의 짤막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소설 ‘픽션들’을 비롯해 ‘불한당들의 세계사’, ‘알레프’, ‘모래의 책’ 같은 세계적인 소설과 수필 등을 남겼다.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의 선구자로 꼽혔으며, 방대한 독서량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저작으로 ‘20세기 도서관’으로도 불렸다. 보르헤스는 “나는 늘 낙원을 상상했는데 그것은 도서관의 모습일 것”이란 유명한 말을 남겼다.
  • [마감 후] 기미가요 작곡가가 묻힌 곳/안석 정치부 차장

    [마감 후] 기미가요 작곡가가 묻힌 곳/안석 정치부 차장

    서울 마포구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는 ‘프란츠 에케르트’라는 독일인의 묘지가 있다. 이름도 생소한 이 외국인은 어떤 사연으로 고국이 아닌 한국 땅에 묻힌 것일까. 그가 누구인지는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에 앞서 순방 동행 취재진에게 배포된 외교부 ‘일본 개황’ 책자에 나온 일본 국가(國歌) ‘기미가요’에 대한 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1880년 궁내성 아악과 직원인 하야시 히로모리가 선율을 붙인 것을 독일 음악가 프란츠 에케르트가 완성.’ 기미가요 작곡가(또는 편곡자)가 일본이 아닌 한국의 서울 한복판에 묻혀 있다는 사실은 한일 관계의 무수한 단면 중 하나를 보여 준다. 기미가요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노래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 작곡가의 무덤이 한국에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1박2일의 순방 기간 잠시나마 경험한 도쿄는 서울과 비슷한 풍경을 지니고 있었다. 좌우가 바뀐 운전석은 낯설었지만 한자가 적힌 교통표지판은 같은 한자문화권이라는 친숙함을 느끼게 했고, 이미 ‘마스크 프리’가 된 지 오래인 북미나 유럽과 달리 꼼꼼하게 얼굴 절반을 방역 마스크로 가리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한국을 떠올리게 했다. 시내 중심가는 물론 뒷골목 풍경까지 서울과 가장 비슷한 도시가 도쿄일 만큼 양국은 닮은 부분이 많지만, 정작 국민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은 세계 어느 국가보다도 먼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친일 세력을 심판하자며 ‘이번 총선은 한일전’이라는 반일 캠페인이 여전히 유효하고, 일본의 주요 서점가 한쪽 코너에는 ‘혐한’ 서적들이 버젓이 꽂혀 있는 게 현실이다. 반일과 혐한의 관점에서 보면 한일은 상대를 적으로 규정해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하지만 웬만한 도시 규모 인구가 매달 서로를 오가는 두 나라는 실제로는 왕래하고 교류해야 살아갈 수 있는 공생관계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 방일 기간 민단 등 재일동포 사회가 크게 환영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한일 관계가 방치되고, ‘반일 대 혐한’의 증오심이 커질수록 무고하게 피해를 보는 소시민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일본 출장길에 소설가 오에 겐자부로와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의 짧은 대담집을 읽었다. 겐자부로는 대담에서 “패전 덕에 일본에 민주주의가 유입됐다”며 “민주주의 덕에 지금의 제 인생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목을 읽으며 한일 양국이 경제나 안보뿐만이 아니라 민주주의나 자유, 인권에 대해서도 더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일이나 혐한의 시각으로는 이 같은 대화가 절대 나올 수 없겠지만. 앞서 소개한 에케르트는 우리나라 최초 국가인 ‘대한제국 애국가’의 작곡가이기도 하다. 대한제국 군악대장이었던 에케르트는 애국가를 작곡한 공로로 고종으로부터 태극 3등급 훈장을 받았고, 그의 일가는 3대에 걸쳐 격동의 우리 근현대사와 함께했다. 대한제국 애국가와 기미가요가 같은 음악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는 양국 역사의 아이러니를 비롯해 우리가 여전히 모르는 한일 관계의 무수한 파편들을, ‘죽창가’를 부르는 반일 감정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가 너무나 어렵다.
  • 미스터블루, 제13회 웹툰 공모전 ‘Dear.블루’ 수상작 발표

    미스터블루, 제13회 웹툰 공모전 ‘Dear.블루’ 수상작 발표

    웹툰·소설 플랫폼 미스터블루(대표 조승진)가 제13회 웹툰 공모전 ‘Dear.블루’ 당선작을 24일 발표했다. 지난 1월 9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된 공모전은 로맨스, BL 장르를 중심으로 응모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고 신인 및 기성 작가 발굴을 목적으로 진행됐다. 이번 공모전 수상작은 총 6작품으로 여느 때보다 뛰어난 작품들이 다수 투고되어 예정된 장편부문 2작품, 단편부문 2작품 외에 특별상 2작품을 추가로 시상하게 됐다. 미스터블루 관계자는 “작품의 확장성을 바탕으로 작화와 연출, 스토리가 얼마나 매력 있게 어우러지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며 심사 기준을 밝혔다. 장편부문 수상작은 ‘ㅈ이 나왔어요♡(복덕 작가)’와 ‘손해 없는 연애(글 엉망덕, 그림 옴 작가)’가 선정됐다. ‘ㅈ이 나왔어요♡’는 개성있고 임팩트있는 전개, 예상하기 어려운 스토리가 매력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손해 없는 연애’는 매력적인 작화로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 나갔다는 평이 이어졌다. 단편부문 수상작은 ‘그 색귀(블랙김찌 작가)’와 ‘크로스라인(글 자명, 그림 천석)’이 선정됐다. ‘그 색귀’는 뛰어난 작화 역량과 긴장감 있는 연출이 인상적이라는 호평을 받았으며 ‘크로스라인’은 임팩트 있는 소재와 매력적인 작화가 잘 어우러지는 작품으로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는 심사평을 받았다. 또한 깔끔하고 귀여운 작화를 바탕으로 매력적이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인 ‘스무번의 밤(글 0.S, 그림 uo)’과 스크롤을 멈칫하게 만들 정도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 끄는 ‘손과 손이 맞닿을 때(진력 작가)’ 총 두 작품이 특별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공모전 수상자에게는 각 부문 별로 상금 1천만 원(장편부문), 5백만 원(단편부문), 3백만 원(특별상)과 함께 미스터블루 정식 연재의 기회가 주어진다. 연재하는 작가에게는 예술인 고용보험 가입은 물론, 돈드로우 VIP 무제한 패키지 제공, 그리고 작품 홍보용 블루머니 쿠폰도 추가로 지급된다. 미스터블루 관계자는 “바라오던 차별화된 신선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 즐겁고 기쁜 공모전이었다”며 “지원해준 모든 작가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수상자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모전 수상작들은 준비 기간을 거친 후 미스터블루 홈페이지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 [김성진의 미래한국 서치라이트] 인구 소멸 위기,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해야/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김성진의 미래한국 서치라이트] 인구 소멸 위기, 정책 패러다임 대전환해야/전 산업통상자원부 대변인

    “2100년 5000만 인구는 반토막이 난다. 서울지하철 노선 9개 중 4개가 폐쇄된다. 국민연금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이고 지방 도시들은 방치된 채 황폐화된다. 그리고 2500년 인구는 33만명으로 급감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소멸하는 나라가 된다.” 인구 소멸로 인한 미래 모습이다. 공상소설의 한 장면이 아니고 삼성경제연구소가 2010년에 예측한 인구 전망이다. 이러한 예측보다 더 빨리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다. 한 달 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0년 1.17명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2년 0.78명으로 급락했다. 우리나라 역대 최저 기록과 세계 신기록을 해마다 경신하고 있다. 향후 전망은 더 암울하다. 정부는 향후 합계출산율이 더 떨어져 2025년 0.61명까지 추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이 심각해도 우리는 너무 태평하다. 어제오늘 뉴스가 아니다 보니 둔감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는 ‘끓는 물 속의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다. 프랑스는 인구 감소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나라다. 2020년 합계출산율이 1.7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높다. 비결은 일관된 정책 집행, 개방적인 이민정책, 아이 키우기 좋은 인프라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정부는 지난 16년 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약 280조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토막인 25만명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정책 패러다임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저출산 정책은 출산과 양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최근 지원 규모와 대상이 확대되고는 있지만, 가짓수만 많고 금액도 적어 체감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출산은 양육환경뿐만 아니라 일자리, 주택, 교육, 노동 등 사회 전반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출산과 양육에 중점을 둔 단편적인 정책을 전 사회적 문제를 포괄하는 미래전략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주관 부처를 기획재정부로 바꾸고 인프라 확충을 위한 예산 규모를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위원회를 가칭 ‘미래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 개편하고 실질적 예산편성권을 부여해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수도권 집중이 인구 소멸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59명으로 광역시 중 가장 낮고, 경기도는 0.84명으로 광역도 중 꼴찌다. 수도권의 낮은 출산율이 우리나라의 저출산을 주도하고 있다. 좋은 직장이 밀집한 수도권에 지방 청년들이 몰리면서 취업과 주거 등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고 그럴수록 결혼과 출산이 늦어진다. 인구 소멸과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에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최선의 해법이다. 지방에 투자하는 기업들에 수도권에서 체험할 수 없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재정 지원, 규제 철폐를 해 주어야 한다.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다문화 정책’을 ‘다민족 정책’으로 전환하는 보다 적극적인 이민정책도 하나의 해결책이다. 일부 이민에 대해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더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고령화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다. 우리도 이미 농촌과 건설업 등 3D 업종은 외국 노동자 없이는 인력 수급이 어려운 실정이다. 상황이 더 악화되기 전에 이민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 “고 이윤기 작가의 첫 독자이자 의논 상대” 부인 권오순씨 별세

    “고 이윤기 작가의 첫 독자이자 의논 상대” 부인 권오순씨 별세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번역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겸 번역자 고 이윤기(1947∼2010)의 부인 권오순 여사가 25일 새벽 3시 지병으로 별세했다. 69세. 1954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고인은 젊을 때 동양화를 그린 화가였다. 잡지 ‘학원’사에 근무할 때 기자로 활동하던 이씨를 만나 1978년 결혼했다. 처음 만나 가까워진 뒤로 늘 이씨의 작품을 가장 먼저 읽어준 독자였고 의논 상대였다. 딸 이다희씨는 “아버지는 작품 아이디어가 있으면 늘 어머니와 의논하셨다”며 “아버지는 어머니가 없었으면 소설을 못 쓰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은 페이스북에 “이윤기, 권오순님의 과천댁은 항상 개방되어 동료들을 초청, 온갖 주제를 놓고 토론과 술판을 벌였다. 그때 온갖 뒷바라지를 한 분이 권오순 여사”였다고 적었다. 최 이사장은 “23년 전 이윤기, 권오순 여사와 함께 가까운 동료 부부가 그리스, 로마, 튀르키예 여행을 다닌 후 앙코르와트를 비롯해 몽골 그리고 피스엔 그린보트를 타고 ‘동아시아의 평화와 환경을 위한 항해’를 함께 한 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족으론 아들 이가람씨와 딸 이다희씨, 사위 유광용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8호실, 발인은 27일 오후 2시, 장지는 수원 연화장이다.
  • [토요일의 서재]거, ‘괴담’ 읽기 딱 좋은 날씨네!

    [토요일의 서재]거, ‘괴담’ 읽기 딱 좋은 날씨네!

    화창한 봄날은 괴담을 읽기에 좋다. 안개 낀 으스스한 날, 혹은 싸늘한 한기가 감도는 날 읽으면 너무 무서우니까. 우리와는 다른 존재에 관한 이야기, 괴담과 관련한 책들 가운데 최신작을 서가에서 스르륵 빼 왔다.의지할 가족도 없는 가난한 노인 김감역은 ‘구룡산 느티나무에 종이를 걸고 오면 술자리에 초대하겠다’는 친구들 말에 느티나무로 향하고, 마침 나무에 목을 매고 있던 여인을 발견하고 구해준다. 이를 계기로 둘은 함께 살면서 자식도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날 김감역이 병에 걸렸고, 아내와 아들들의 정성스러운 간호 속에 잠들었다 깨어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느티나무 뿌리를 배고 있는 김감역의 입에는 말똥과 개똥이 물려 있었다. ‘매일신보’(지금의 서울신문) 1927년 8월 9일 자에 실린 이야기다. 도깨비에게 홀리면 하룻밤도 몇십년과 같다는 내용이다. 당시 매일신보는 3면에 ‘괴담’ 면을 만들어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당시로선 파격적인 구성이었다. ‘한국 근대 괴담집’(소명출판)은 당시 실린 괴담 시리즈를 한데 모았다. 그저 괴담을 수록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괴담이 하나의 서사 장르가 되기까지를 분석했다. ‘매일신보’는 1927년부터 23회에 걸쳐 모두 15편의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했다. 1930년에는 ‘괴기행각’ 란을 만들어 20편의 괴담을 연재했고, 1936년에는 한 면 전체에 ‘괴담특집’을 기획해 3편의 괴담을 함께 보여주기도 했다. 이전 시대에도 괴담은 있었지만, 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 하나의 장르적 인식을 바탕으로 괴담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매일신보가 처음이었다. 특히 삽화를 통해 귀신이나 도깨비의 모습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재현했다.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논리로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들과 초현실적인 이야기들은 신문이라는 근대 미디어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 장르로 자리 잡는다. 이번엔 조선시대로 가보자. ‘한성요괴상점’(씨엘비북스)은 마포장터 외진 골목에 등장한 요상한 상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소설이다. 어느 날 새벽 화염 속에서 눈을 뜬 최한기는 겨우 집에서 빠져나와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한성요괴상점으로 달려가지만, 이미 상점은 쑥대밭이 됐다. 부모님의 행방도 묘연한데, 그는 어머니가 남긴 수수께끼 같은 말을 힌트 삼아 매화나무 아래에서 청동 함을 발견한다. 그곳에는 열두 마리의 요괴를 잡아 요괴 화첩에 봉인할 때까지는 부모의 복수에 나서지 말라는 당부가 담긴 아버지의 편지가 들어 있었다. 한성요괴상점의 새로운 주인이 된 최한기는 아버지의 당부대로 요괴 화첩을 완성하고 원수를 찾아 복수하기로 다짐한다. 두억시니, 무두귀, 귀구, 금저, 청목자 등 우리 전통 요괴들이 등장한다. 인간적이면서도 다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한국형 요괴를 소재로 탄탄한 이야기에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묘사까지, 남대문과 종로 거리 등 옛 한성 풍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날렵하고 상쾌한 활극이다.괴담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제25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을 받은 ‘후회하는 소녀와 축제의 밤’(알에이치코리아)은 독특한 구성으로 주목받는 괴담 소설이다. 아키타케 사라다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1화는 인적이 끊긴 구교사에서 나무 바닥판을 뒤집는 기이한 존재와 맞닥뜨린 사카구치의 이야기다. 그는 처음에는 기분 탓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다음 날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같은 장소에 갔다가 ‘그것’이 발밑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2화는 매일 밤 지네의 모습을 한 거대 생물체로부터 도망치는 소년의 이야기다. 겁에 질려 떨고 있던 소년은 일순간 이불 속에서 정적을 뚫고 나오는 ‘그것’의 기척을 느낀다. 이렇게 모두 4편의 단편을 실었다. 각기 다른 주인공을 화자로 설정해 그들에게 어떤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고, 이 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쓰리비 사야가 공통으로 등장한다. 마지막 4화 ‘축제 날 밤에’에는 각 이야기에서 나왔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한다. 단편과 중단편을 복합한 새로운 시도 속에서 일본 특유의 괴이한 이야기가 숨을 죽이게 만든다.
  • [베스트셀러]‘세이노의 가르침’ 4주째 1위...재테크 봄바람

    [베스트셀러]‘세이노의 가르침’ 4주째 1위...재테크 봄바람

    천억대원대 자산가 ‘세이노’가 쓴 재테크 도서가 4주째 1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종료가 임박했다는 시장 예상이 나오면서 재테크, 투자서의 인기도 올라가고 있다. 24일 교보문고가 집계한 3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세이노의 가르침’이 4주째 1위를 지켰다. ‘세이노(Say No)’는 한 수천억원대 자산가의 필명으로,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No’를 외치고 제대로 살아가라는 뜻을 담았다. 2000년부터 발표한 돈에 관련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전자책으로는 무료로 볼 수 있지만 실물 책으로 소장하려는 사람들이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괴짜 주식 천재로 불리는 강영현의 투자서 ‘살 때, 팔 때, 벌 때’는 지난주보다 6계단 상승한 4위를 기록했다. 피터 나바로의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는 6위에 올랐다. VIP 자산운용의 최준철·김민국 공동 대표가 쓴 ‘한국형 가치투자’도 16위로 진입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은 지난주와 같은 2위를 지켰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쓴 소설 ‘스즈메의 문단속’은 3계단 오른 3위다. 영화 역시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음은 교보문고 3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세이노의 가르침(데이원) 2. 김미경의 마흔 수업(어웨이크북스) 3. 스즈메의 문단속(대원씨아이) 4. 살 때, 팔 때, 벌 때(21세기북스) 5. 원씽(비즈니스북스) 6.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 주식을 사라(에프엔미디어) 7. 불편한 편의점(나무옆의자) 8. 심리학이 제갈량에게 말하다 2(리드리드출판) 9. K 배터리 레볼루션(지와인) 10. 1퍼센트 부자의 법칙(나비스쿨)
  • [책꽂이]

    [책꽂이]

    수소경제의 과학(김희준·이현규 지음, 사회평론) 수소는 기후위기의 구원자로 불린다. 수소 전기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고, 경제·산업 규모도 점차 커지는 추세다. 빅뱅 이후 가장 먼저 생겨나고, 우주 질량의 4분의3을 차지하는 수소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2명의 과학자가 수소와 수소경제의 모든 것을 과학적 원리로 풀었다. 140쪽. 1만 2000원.보이지 않는 군대(맥스 부트 지음, 문상준·조상근 옮김, 플래닛미디어) 게릴라, 테러리스트, 반군 등이 치르는 비정규전은 21세기 전쟁에서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비정규전의 5000년 진화사를 돌아보고 게릴라전의 대가, 유명했던 테러리스트, 반란전 해결사들 등 흥미로운 사례로 그 본질을 분석했다. 884쪽. 4만 5000원.순례(박범신 지음, 파람북) 박범신 작가가 데뷔 50주년을 맞아 산문집 2권을 냈다. ‘순례’는 예전에 쓴 히말라야와 카일라스 순례기에 최근 산문을 붙였다. 육체의 한계를 맞닥뜨리면서 겪는 병고의 여정도 순례로 여긴다. 다른 산문집 ‘두근거리는 고요’는 고향, 문학, 사랑, 세상에 관해 썼다. 숨겼던 아픈 기억과 문학을 향한 치열한 갈망을 담았다. 320쪽. 1만 7000원.통영이에요, 지금(구효서 지음, 해냄) 휴식차 통영을 찾은 37년 차 소설가 이로는 한 카페의 단골이 되고, 문학상 심사에서 끝내 당선시키지 못한 원고의 내용을 곱씹는다. 1980년대에 보안분실로 잡혀가 여러 차례 고문당하고 왼팔을 쓸 수 없게 된 박희린과 그의 연인 주은후, 보안분실에서 일하던 경찰 김상헌에 관해 쓴 소설이 어느 순간 현재와 얽힌다. 284쪽. 1만 6800원.그러나 절망으로부터(마이클 이그나티에프 지음, 김한영 옮김, 까치) 고통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했던 종교와 철학, 많은 사람이 꿈꿨던 내세나 미래의 이상향, 깊은 절망과 슬픔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돼 준 음악이나 편지 등 17편의 이야기를 통해 그동안 인류가 구해 온 절망 속 위로가 무엇인지 여러모로 탐구했다. 400쪽. 2만원.누구나 할 수 있는 NFT 아트테크(강희정 지음, 아라크네) 대체불가토큰(NFT) 작품이 수백억원대에 팔렸다는 이야기가 한창 돌더니 코인 열풍이 식으면서 관련 이야기도 쏙 들어갔다. 미술을 전공한 저자는 여전히 NFT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NFT의 개념을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즐기면서 돈 버는 방법들도 소개한다. 256쪽. 1만 8000원.
  • 저출산국인데 난임 병원 북적… “난임, 여성 아닌 사회적 문제”

    저출산국인데 난임 병원 북적… “난임, 여성 아닌 사회적 문제”

    난임 병원서 만난 3040 여성들경제력·경력단절… 늦어진 임신시술 고통·사회문제 묘사 생생수림문학상 ‘콜센터’ 김의경 신작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8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저출산 대책도 쏟아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남성이 30세 이전에 자녀를 3명 이상 두면 병역을 면제한다느니, 0~18세까지 매달 100만원의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느니 별별 안이 다 나온다. 대통령까지 나서서 각 부처에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과감하고 확실한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가에선 아이를 낳아 달라고 호소하지만, 불확실한 출산을 향해 혹독한 시간을 견디고 있는 이들에게는 정작 관심이 적어 보인다. ‘헬로 베이비’는 시험관 시술을 전문으로 하는 ‘아기천사병원’에서 만나 친해진 30~40대 여성들을 통해 난임과 이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소설은 경제적 이유로 임신을 계속 미루다 아기를 갖기로 결심한 프리랜서 기자 문정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난임 병원을 찾은 그는 동갑내기 변호사 혜경을 만나 친해지고, ‘헬로 베이비’라는 단톡방을 만들어 다른 이들을 초대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더이상 시험관 시술을 받지 않겠다고 한 뒤 오프라인 모임에도 나오지 않았던 정효가 아기를 낳았다는 소식을 갑자기 단톡방에 올린다. 회사를 그만두고 난임 병원을 찾은 지은, 오래 사귄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난자 냉동 프로젝트를 시작한 수의사 소라, 아동학대 현장에서 생명의 의미를 되새기는 경찰 은하 등 여러 직업, 여러 환경의 여성들이 등장해 난임이 단지 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님을 강변한다. 의사들은 20대 중후반에서 30대 초반을 임신 성공률이 높은 시점으로 꼽지만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취직하고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나이에 아이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경제적 여유도 갖추지 못했다. 여기에 더해 남편들은 때때로 무심하고, 아이를 원하는 시댁과 친정의 관심은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훤칠하고 몸도 건장한 지은의 남편은 무정자증이고, 겉으로 완벽해 보이는 혜경의 남편은 혜경이 일곱 번이나 시험관 시술을 받았지만 인공수정과의 차이를 잘 모른다. 문정의 남편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지만 소용없다. 정효의 남편은 잦은 출장으로 거의 집에 없다시피 한데, 함께 사는 시어머니는 손자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정효를 자주 벼랑 끝으로 내몬다. 회사 화장실에서 여성 혼자서 홀로 배에 주사기를 찌르고, 민망한 자세로 진찰을 받고, 고통을 견디며 난소를 채취하는 모습이라든가 근종 수술을 비롯한 각종 수술 등 난임 병원 내 여러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이 밖에 의사의 경력이나 성향까지 비교해 가며 담당 의사를 고르는 여성들의 모습도 현실감이 느껴진다.장편소설 ‘콜센터’(광화문글방)로 제6회 수림문학상을 받은 김의경 작가의 이번 소설도 특정한 장소에서의 인물, 그리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일들로 우리 사회의 문제를 한 꺼풀 벗겨 낸다. 소설 첫머리에 남편과 함께 병원을 찾은 문정이 대기석을 가득 메운 사람들을 보고 ‘심각한 저출산 국가의 난임 병원이 이렇게 붐비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는 부분이 나오는데, 저출산과 난임은 사실상 맞닿아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생생한 취재로 난임이라는 문제를 생생하게 그려 낸 소설은 그저 문학으로만 두기엔 아깝게 느껴진다.
  • 굽이굽이마다 바다를 맛보다

    굽이굽이마다 바다를 맛보다

    차창에 봄바람 매달고 달리기 좋은 계절이다. 한 굽이 돌 때마다 화사한 봄 풍경이 걸개그림처럼 걸린다. 느릿느릿 길 따라가다 마음 가는 곳에 내리면 거기가 곧 풍경의 한복판이다. 이 계절에 찾을 만한 해안 드라이브길 세 곳을 꼽았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봄바다에 헹구고 오기 좋은 곳들이다. 여기에 제철 음식을 곁들인다면 세상 부러울 게 없겠다.1. 이야기가 흐르는 적요한 길, 장흥 ‘정남진’ 전남 장흥으로 먼저 간다.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확히 남쪽 끝자락에 있다고 해서 ‘정남진’이다. 정남진의 해안도로는 문향(文香) 가득한 길이다. 이 길 언저리에서 이청준, 송기숙, 한승원, 이승우 등 수많은 문인이 태어났고 빼어난 작품들이 탄생했다. 이 지역 출신의 이대흠 시인은 장흥의 해안도로를 이렇게 묘사했다. “회진항에서 남포까지 이어진 장흥의 해안도로는 굽이마다 이야기가 맺혀 있고, 또 태어난다. 설화에서 소설까지 길은 이어지고, 이미 쓰인 소설에서 아직 태어나지 않은 이야기로 길은 이어진다. 길 끝이 어디냐고 묻지를 마라. 여기 이곳에서 이 나라의 소설 길이 시작된다.”오래전부터 많은 이에게 보여 주고 싶던 우리 바다가 있었다. 그 바다의 봄 빛깔이 너무 고와 혼자만 새기기는 참 아까웠다. 거기가 장흥의 회진 앞바다다. 여기 바닷빛은 동해안이나 제주의 산호바다처럼 맑고 영롱한 파란색이 아니다. 외려 파스텔톤의 연둣빛 우유에 가깝다. 술 좋아하는 주당이라면 연둣빛 막걸리라도 본 양 껄껄 웃어 젖힐 게 분명하다. 그 바다에서 키조개며 바지락 등의 온갖 갯것들이 난다. 장흥 바닷길의 장점은 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적요하다. 차량 소통량이 적어 마주 오는 차에 신경을 쓸 일이 없다. 비켜 줘야 할 뒤차도 많지 않으니 룸미러를 볼 일도 적다. 그리고 수더분하다. 여느 바닷길처럼 떠들썩한 긴장과 흥분이 없다. 가장 좋은 건 길 따라 먹거리가 주렁주렁 널렸다는 것. 장흥은 맛의 방주와도 같은 곳이다. 키조개, 바지락, 낙지 등의 제철 해산물이 늘 따라다닌다.장흥 바닷길의 들머리는 수문해변이다. 키조개의 대표 산지다. 그 아래 여닫이해변엔 ‘한승원 문학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그의 글을 새긴 비석들이 바다를 따라 700m 정도 이어진다. 장재도 바다 너머는 소등(小燈)섬으로 유명한 남포마을이다. 예전엔 지척에 두고도 크게 우회해야 했지만 연륙교가 놓인 덕에 요즘엔 불과 몇 분 만에 닿을 수 있다. 남포마을 앞 소등섬은 해돋이 명소다. 썰물 때 활처럼 굽어진 노두길을 따라 마을과 연결된다. 장흥 바다의 물색은 장환도와 회진항에 이르러 절정에 이른다. 봄볕을 받은 바다가 연둣빛으로 살랑댄다. 우리 선조들이 저 물빛을 보고 청자를 빚었다지. 회진은 흔히 ‘장흥 문학의 자궁’으로 표현되는 곳이다. 이 지역 출신의 작가들에게 문학적 영감을 안겨 줬다. 이순신 장군이 조선의 수군을 재건한 곳이기도 하다. 백의종군해 삼도수군통제사가 된 이순신 장군이 판옥선 십여 척으로 조선 수군의 명맥을 되살렸고, 이는 연이은 승전보로 이어졌다.2. 금빛 노을 한눈에, 백수해안도로 영광의 백수해안도로는 전남 쪽의 서해안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코스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 선정될 때마다 늘 순위 앞쪽에 이름을 올리는 명소다. 거리는 17㎞ 정도다. 이름의 ‘백수’는 실업자를 뜻하는 ‘白手’가 아니다. ‘흰 백(白)’ 자에 ‘산봉우리 수(岫)’ 자를 쓴다. 이 일대의 산봉우리가 100개에서 하나가 모자란 탓에 ‘일백 백(百)’의 획 하나를 지워 ‘白岫’란다. 백수해안도로는 법성포에서 시작된다. 도로 아래로 참조기가 ‘징허게’ 잡혔던 칠산(七山) 바다가 늘 동행한다. 칠산은 영광 앞바다에 떠 있는 일곱 개의 섬을 일컫는다. 예전엔 해안도로에 볼거리라고는 칠산정 하나밖에 없었다. 요즘은 길 전체가 관광지다. 도로 곳곳에 전망대와 주차장을 세웠다. 바닷가 쪽으로는 목재데크로 ‘노을길’도 놓았다. 요즘 최고의 포토존은 스카이 워크다. 데크 끝에 괭이갈매기 날개를 형상화한 포토존을 만들었다.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인증샷 남기기 딱 좋다. 노을종(鐘), 노을전시관 등의 볼거리도 만들어 뒀다. 전망이 근사한 카페들도 숱하게 들어섰다.법성포는 대한민국의 ‘굴비 수도’다. 칠산 바다의 굴비 생산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굴비거리 건조대엔 여전히 많은 굴비가 내걸렸다. 바람과 햇볕을 받으며 살점마다 풍미가 더해지는 중이다. 길가에 모시송편을 파는 집들도 많다. 모시송편은 이름 그대로 모싯잎으로 만든 떡이다. 모시가 천연방부제 역할을 해 여름에도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3. 계단처럼 펼쳐진 논밭, 남해도 경남 남해군 남해도는 해안도로 전체가 드라이브 코스다. 굴곡이 심한 리아스식해안은 세계의 해안지형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어서 이른바 ‘한국식 해안’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그중 돋보이는 코스는 평산에서 월포를 잇는 서남해안 구간이다. 거리는 16㎞ 정도다. 봄의 훈풍을 타고 동백과 매화나무들이 꽃술을 열어 외지인을 맞고 있다. 밭고랑 사이사이에 앉아 섬초(시금치)와 마늘을 캐는 할머니들의 모습도 정겹다. 평산리 포구를 지나 오르막길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해안 경관이 시작된다. 해안길 곳곳에 들어찬 펜션과 카페들이 이 일대의 빼어난 풍경을 웅변하는 듯하다.하이라이트는 가천 다랭이마을(공식 문화재(명승) 명칭은 다랑이논)이다. 사실 남해는 거의 전부가 다랑논이다. 바다에서 숨 가쁘게 치솟은 산지 형태의 섬이라 그렇다. 가천 다랭이마을 일대에는 다른 지역에 비해 크기가 작은 논밭들이 더 오종종하게 몰려 있을 뿐이다. 논 갈던 소가 한눈팔면 곧바로 바다에 떨어진다는 말이 전해질 만큼 가파른 설흘산 절벽에 고만고만한 논들이 층계를 이루고 있다. 옛 주민들에게 고단하기 이를 데 없던 땅이 이젠 ‘핫플’ 소리를 들을 만큼 풍경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이어지는 홍현리와 월포도 해안 경치 좋은 마을이다. 전통 어로시설인 석방렴(돌그물)도 만날 수 있다. 신전삼거리에서 우회전해도 볼만한 바다 풍경이 이어진다. 미조~물건 도로가 특히 경관이 좋다. 멸치로 유명한 지족해협의 죽방렴 풍경도 놓치지 마시길. 지족리 일대에는 멸치쌈밥을 내는 횟집들이 많다.이 계절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지족해협 일대의 개불잡이 어선들이다. 여기선 지금도 ‘물돛’을 이용한 전통 방식으로 개불을 잡는다. 지족해협의 거센 조류가 흐르는 쪽에 물돛을 내려 배를 움직이고, 반대편에 설치한 갈고리로 바닥을 긁으며 개불을 잡는다. 아주 조심스럽게 바닥을 긁어야 하는 탓에 선외기 등의 동력은 사용하지 않고 오직 물돛의 힘으로만 섬세하게 배를 움직인다. 그 덕에 지족해협의 ‘손도 개불’은 예부터 뛰어난 맛으로 정평이 났다.아쉽게도 요즘엔 개불잡이 어선을 보기가 쉽지 않다. 어로 작업을 포기하는 어부들이 대부분일 정도로 개불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개불이 집하되는 삼천포항에서조차 귀한 몸이 됐고, 덩달아 몸값도 치솟은 상태다.
  • 그림 속에 담긴 살인 공모 현장…범인은?[으른들의 미술사]  

    그림 속에 담긴 살인 공모 현장…범인은?[으른들의 미술사]  

    이사벨라와 로렌초는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1313~1375)의 소설 ‘데카메론’(1351)에 실린 애틋한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데카메론은 1348년 페스트를 피해 피렌체 교외 피에졸레 언덕으로 모여든 7명의 귀부인과 3명의 귀족 청년들이 하루에 10개씩 10일간 나눈 에피소드 100개를 모은 책이다. 이 이야기는 부유한 이탈리아 상인의 딸 이사벨라와 하인 로렌초의 이뤄질 수 없는 슬픈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이사벨라에게는 탐욕에 눈이 먼 세 오빠들이 있었다. 오빠들은 이사벨라를 부유한 이에게 시집보내 지참금으로 한밑천을 잡으려 했다. 그러나 이사벨라와 로렌초가 이미 사랑하는 사이라는 사실을 안 오빠들은 둘 사이를 떼어 놓으려 했다. 둘 사이를 영원히 뗴어 놓기 위해 오빠들은 로렌초를 숲으로 유인해 죽인 뒤 묻어버렸다. 뒤늦게 로렌초의 영혼이 이사벨라에게 나타나 진실을 밝히고, 슬픔에 빠진 이사벨라는 시체를 파내 그의 머리를 항아리에 담고 바질씨를 뿌린 뒤 정성껏 키운다.항아리를 끼고 사는 동생을 본 오빠들이 실성한게 아닌가 싶어 항아리를 훔쳐 깨버렸고, 그 속에 있는 로렌초 얼굴을 보고 혼비백산한다. 이사벨라는 결국 슬픔에 못이겨 끝내 사망하고 만다.  신분의 벽을 넘지 못한 슬픈 사랑, 존 에버렛 밀레이의 <이사벨라>  존 에버렛 밀레이(Sir John Everett Millais·1829~1896)는 이사벨라의 오빠들이 로렌조를 살해하기로 공모한 그 순간을 그렸다. 여동생을 정략적으로 결혼시키려던 계획이 방해받자 음모를 꾸미는 오빠들의 모습을 담았다. 밀레이는 이사벨라와 로렌조를 제외하고 식탁에 앉아 식사하는 여성 3명, 남성 7명을 묘사했다. 데카메론에 등장한 남성 3명과 여성 7명의 성별을 바꿔 그린 것이다.오른편 식탁 끝에 앉은 로렌조가 수줍어하며 이사벨라에게 접시에 담긴 붉은 오렌지를 건네고 있다. 그러나 회화는 연인들의 달달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앞으로 벌어질 비극을 암시하고 있다. 먼저 가련한 두 연인의 비극적 미래는 접시와 붉은 오렌지에서 짐작할 수 있다. 접시 위에 그려진 참수 도상은 로렌조의 슬픈 마지막을 의미하며 붉은 오렌지는 로렌조의 피를 상징한다. 탁자 위 칼은 로렌조를 살해하기 위한 도구로서 로렌조 앞 식탁에 하나 놓여 있으며, 오른편 끝에서 세 번째 인물이 과일을 깎는데 칼을 사용하고 있다. 로렌조와 이사벨라 뒤 창가에 놓인 바질 화분은 후에 죽은 로렌조의 머리를 담을 그릇으로서 로렌조의 참혹한 마지막을 상징한다. 탐욕스런 살인 공모자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 표현  식탁에 앉은 오빠들 표정과 몸짓에서 로렌조의 살인 공모 혹은 암묵적 동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왼편 인물들은 이 살인극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살인 행위를 미리 공모한 인물들이다. 네 인물 가운데 검은 모자를 쓴 이는 의자 뒤에 매가 앉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모든 살인극을 연출하고 주동한 인물로 보인다. 가장 적극적으로 살인 의지를 보여주는 인물은 맨 앞에 다홍색 상의를 입은 사내다. 그는 견과류를 부수어 먹고 이를 드러내 씩 웃는 태도로 보아 성정이 포악한 사내인 듯하다. 더욱이 발을 뻗어 개를 괴롭히는 것으로 보아 동물 학대 정황도 보인다. 동물 학대는 모든 사이코패스 범죄자들이 공통으로 보인 사전 징후이기도 하다. 그가 갑작스럽고 과격하게 발을 뻗었기 때문에 식탁 위에 놓인 소금 용기가 엎어졌다. 이는 그들의 살인 계획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음흉한 살인 음모에 희생된 애틋한 사랑 이야기 적극적으로 가담한 왼편 인물들에 비해 오른편 인물들은 대체로 무관심, 동조, 방조 등의 행동을 보인다. 사실 방조는 형법에서 범죄 행위에 대해 조언, 격려, 묵인과 같은 소극적 행위부터 범죄 장소의 제공 및 범죄 도구와 자금의 대여 및 은닉처 제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방조 역시 범죄 행위다. 이들은 신체적으로 상당히 밀착되어 있으며 이는 살인 공모로 인한 심리적 유착 관계를 나타낸다. 밀레이는 포악한 속내를 감춘 형제들의 행동과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의 부드러운 관계를 대조시켜 순수한 사랑과 도덕성을 강조했다.  밀레이는 음흉한 살인 음모 뒤에 놓인 위대한 사랑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다. 따라서 살인 계획을 공모하는 끔찍한 식탁 위에서 시작하는 연인들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는 그래서 더 위대해 보인다. 새 봄, 새롭게 시작하는 모든 연인들에게 14세기 연인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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