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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위 살피지 않는 오만… 껍데기 타버린 ‘자신’만 남았네[영화 프리뷰]

    주위 살피지 않는 오만… 껍데기 타버린 ‘자신’만 남았네[영화 프리뷰]

    어디로 번질지 알 수 없는 산불. 넋 놓고 있으면 불길에 포위당할 수도 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어파이어’는 한 소설가를 통해 남들을 잘 살피지 않고 자기 안에만 갇혀 있는 이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책을 마무리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별장에 온 소설가 레온은 먼저 머물고 있던 매력적인 여성 나디아를 보고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나디아가 남자친구와 밤새워 즐겁게 노는 소리를 듣고는 질투를 느낀다. 나디아의 남자친구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그는 자신을 ‘인명구조원’이라 소개했지만, 레온은 ‘안전요원과 무슨 차이냐’고 비아냥거려 모두의 눈총을 받는다. 영화 제목은 ‘불속에’라는 뜻도 있고, ‘불처럼 격한 감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레온의 마음속에서도 호감, 질투, 분노, 당혹감이 불길처럼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른다. 레온은 나디아를 훔쳐보면서도 정작 친해질 기회가 오면 “일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바쁜 척한다. 그런데 사실 그마저도 변변찮다. 나디아에게 원고를 보여 줬다가 혹평을 듣자 ‘아이스크림 점원 주제에 뭘 알겠느냐’면서 속으로 무시하고 화만 낸다. 등장인물이 5명에 불과하고 한정된 배경에서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독일의 주목받는 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뛰어난 연출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레온을 연기한 배우 토마스 슈베르트는 자존심 강하지만 사실은 속물인 소설가를 자연스레 연기하며 관객에게 ‘고구마’를 제대로 먹인다. 옆에 있으면 한 대 때려 주고 싶은데, 신기하게도 밉지 않다. 나디아 역에는 페촐트 감독 영화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는 파울라 베어가 이번에도 등판했다. 앞서 ‘운디네’(2020)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받은 그가 활짝 웃을 때, 정색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의자를 당겨 앉게 된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으면 제대로 당한 뒤에야 주변을 보게 된다. 레온은 자신의 마음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보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가려졌던 진실을 마주한다. 거기엔 껍데기가 홀랑 타 버린 자신이 남았다. 인간의 심리를 기막히게 그려 낸 이 영화에 베를린영화제는 올해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수여했다. 이번 영화는 물을 주제로 한 ‘운디네’에 이어 감독이 구상한 ‘원소 삼부작’ 중 두 번째다. 마지막 영화의 주제는 ‘공기’다. 아직 구상 중이라 밝혔지만 이번 영화를 보고 나니 다음 편을 간절히 기다리게 된다. 102분. 12세 이상 관람가.
  • 이호철통일로문학상에 日 작가 메도루마 슌…특별상은 진은영 시인

    이호철통일로문학상에 日 작가 메도루마 슌…특별상은 진은영 시인

    제7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본상 수상자로 일본 작가 메도루마 슌이 선정됐다고 서울 은평구가 11일 밝혔다. 상금은 5000만원이다.메도루마는 일본 오키나와의 식민지적 차별과 억압, 미군 주둔 문제 등 지역이 직면해온 모순과 부조리를 비판해온 작가다. 오키나와의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소설, 에세이, 평론, 웹 블로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라는 점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1997년 ‘물방울’로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그는 ‘혼 불어넣기’, ‘무지개 새’ 등을 주요 저서로 써냈다. 특별상은 진은영 시인에게 돌아갔다. 진 시인은 지난해 펴낸 시집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에서 사랑과 연대를 중심으로 한 시대 정신을 통해 시민의 역할은 무엇인가에 대한 탁월한 사유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공동체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목소리와 다양한 삶의 문제들에 귀를 기울여 어렵고 힘든 일을 문학적으로 가시화해 저마다 아름답게 해내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상으로 선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은 은평구 불광동에서 반세기 가까이 집필 활동을 해온 고 이호철(1932∼2016) 작가의 문학 활동과 통일 염원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7년 은평구에서 제정한 상이다. 시상식은 12일 오전 10시 은평구 진관사한문화체험관에서 열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작가와의 만남도 부대 행사로 진행된다. 김미경 은평구청장은 “이호철통일로문학상을 통해 평화와 화합의 가치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길 바란다”며 “이 상이 문학인들의 안정적으로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버팀목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불길 휩싸인 채 자신만 생각하는 소설가, 그런데 왠지 밉지가 않네…영화 ‘어파이어’

    불길 휩싸인 채 자신만 생각하는 소설가, 그런데 왠지 밉지가 않네…영화 ‘어파이어’

    도통 어디로 번진질 알 수 없는 산불.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넋 놓고 있으면 불길에 포위당할 수 있다. 13일 개봉하는 영화 ‘어파이어’는 한 소설가를 통해 남들을 잘 살피지 않은 채 자기 안에만 갇혀 있는 이들을 날카롭게 풍자한다. 책을 마무리하기 위해 친구와 함께 별장에 온 소설가 레온(토마스 슈베르트)은 먼저 머물고 있던 매력적인 여성 나디아(파울라 베어)를 보고 호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나디아가 남자친구와 밤새워 즐겁게 노는 소리를 듣고는 질투를 느낀다. 나디아의 남자친구가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그가 자신을 ‘인명구조원’이라 소개했지만, 레온은 굳이 ‘안전요원이랑 무슨 차이냐’고 비아냥거려 모두의 눈총을 받는다. 영화 제목은 ‘불 속에’라는 뜻도 있고, ‘불처럼 격한 감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불길처럼 레온의 마음속에서도 호감, 질투, 분노 당혹감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고 마구 흔들린다. 레온은 나디아를 훔쳐보면서도 정작 친해질 기회가 오면 “일이 허락하지 않는다”며 바쁜 척 한다. 그런데 사실 그마저도 변변찮다. 나디아에게 자신의 원고를 보여줬다가 혹평을 듣자 ‘고작 아이스크림 점원 주제에 뭘 알겠느냐’면서 속으로 무시하고 화만 낸다. 등장인물이 5명에 불과하고, 한정된 배경에서 이야기를 펼치지만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와 독일의 주목 받는 감독 크리스티안 페촐트의 뛰어난 연출에 그저 빠져들 수밖에 없다. 레온을 연기한 배우 토마스 슈베르트는 자존심 강하지만 사실은 속물인 소설가를 자연스레 연기하며 관객에게 ‘고구마’를 제대로 먹인다. 옆에 있으면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은데, 신기하게도 밉지가 않다. 여주인공 나디아역에는 페촐트 감독 영화에 잇따라 참여하고 있는 파울라 베어가 이번에도 등판했다. 앞서 ‘운디네’(2020)로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받은 그가 활짝 웃을 때, 정색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의자를 당겨 앉게 된다.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 있으면 제대로 당한 뒤에야 주변을 볼 수 있게 된다. 레온은 자신의 마음에만 집중하느라 주변을 보지 못하다가, 나중에야 가려졌던 진실을 마주한다. 거기엔 껍데기가 홀랑 타버린 자신이 남았다. 인간의 심리를 기막히게 그려낸 영화에 베를린 영화제는 올해 은곰상(심사위원대상)을 수여했다. 이번 영화는 물을 주제로 한 ‘운디네’에 이어 감독이 구상한 ‘원소 삼부작’ 중 두 번째다. 마지막 영화 주제는 ‘공기’다. 아직 구상 중이라 밝혔지만, 이번 영화를 본다면 다음 편을 목 빼고 기다리게 될 터다. 102분. 12세 이상 관람가.
  • 효석문화제 ‘달빛흐믓 낭만로드’ 새 단장

    효석문화제 ‘달빛흐믓 낭만로드’ 새 단장

    평창효석문화제가 4년 만에 열린 10일 강원 평창군 봉평 효석문화마을을 찾은 방문객들이 새로 개장한 ‘달빛흐믓 낭만로드’를 거닐고 있다. 달빛흐믓 낭만로드는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들처럼 봉평장과 메밀꽃밭을 걸을 수 있게 만든 문학·생태 체험 탐방로다. 평창 연합뉴스
  • [사고] 동학농민혁명 웹툰 공모전 개최합니다

    [사고] 동학농민혁명 웹툰 공모전 개최합니다

    서울신문사는 전북도·전주시와 함께 반봉건 반외세 민중항쟁인 동학농민혁명의 위상을 드높이고 애국·애족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동학농민혁명 웹툰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이번 공모전은 2022년 동학농민혁명 스토리 공모전에 이어 한층 더 발전된 웹툰 공모전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는 새로운 문화가치를 창출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수상작들은 다양한 문화콘텐츠 생산에 활용될 예정입니다. 실력 있는 우수 작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주제:1)동학농민혁명 관련 내용 자유 창작 2)동학농민혁명 관련 추천도서 내용 활용 창작 3)2022년 공모전 웹소설 분야 수상작 활용 창작 ■접수기간:2024년 1월 19일(금) 18:00까지 ■총상금:7000만원(대상 3000만원) ■참가자격 등 자세한 사항은 공모전 홈페이지(www.동학농민혁명스토리공모전.kr)에서 확인
  • 성큼 다가온 가을, 강원 물들인 축제들

    성큼 다가온 가을, 강원 물들인 축제들

    강원 곳곳에서 가을과 어울리는 축제가 잇달아 열린다. 정선군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공설운동장과 아리랑시장 등에서 제48회 정선아리랑제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국민고향 정선! 가고 싶다 정선아!’를 주제로 한 이번 정선아리랑제는 퍼레이드, 주제공연, 콘서트, 노래자랑, 전국 아리랑 경창대회, A-POP경연대회 등 총 14개 부문 45개 행사로 꾸며진다. 퍼레이드에서는 40여개 팀이 9개 읍·면을 상징하는 아리랑과 연계한 퍼포먼스를 펼친다. 횡성 8대 명품 중 하나인 더덕을 홍보하는 횡성 더덕축제는 15~17일 청일면 농거리축제장에서 스탬프투어, 황금&더덕찾기, 한우·더덕 무료시식, 더덕 캐기 체험 등으로 진행된다. 평창 농악축제는 15~18일 용평면 장평리 전통민속상설공연장에서 열려 국악, 퓨전국악, 민요 등을 선보인다. 22일에는 강원세계산림엑스포와 춘천 술페스타, 원주 댄싱카니발, 동해 무릉제가 일제히 개막한다. 강원세계산림엑스포는 다음 달 22일까지 한 달간 주행사장인 고성 토성면 인흥리 세계잼버리수련장을 중심으로 속초, 인제, 양양에서 개최된다. ‘세계 인류의 미래, 산림에서 찾는다’를 대주제로 한 엑스포에서는 푸른지구관, 산림평화관, 문화유산관, 휴양치유관, 산업교류관 등 5개 전시관이 운영된다. 체험·공연 프로그램과 부대행사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술 페스타는 KT&G상상마당 춘천에서 14개 양조장이 참가한 가운데 열려 관광객들이 전통주를 직접 빚고 맛볼 수 있다. 원주시가 주최, 원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댄싱카니발은 댄싱공연장에서 24일까지 열린다. 주요 프로그램은 무대형 퍼포먼스 경연, 문화예술공연, 프린지 페스티벌 등이다. 동해 웰빙레포츠타운에서 열리는 무릉제에서는 드론 400대가 밤하늘을 수놓는 드론 라이트 쇼와 청소년·예술인 공연, DMF 댄스 페스티벌, 불빛 퍼레이드, 세대공감 콘서트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난 8일 평창 효석마을에서 막을 올린 효석문화제는 17일까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낭송, 마당극, 민속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 이준석 “尹정부, 나만의 낭만에 빠져…위험한 현상”

    이준석 “尹정부, 나만의 낭만에 빠져…위험한 현상”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지난 7일 “정치인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쉬운 함정은 나만의 낭만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인천대에서 열린 초청 특강에서 “윤석열 정부를 분석했을 때 안타까운 지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소설 ‘돈키호테’를 언급하며 “길거리 건달이 기사도 정신에 심취해 돌아다니고 풍차라는 적을 억지로 만들어 망상에 뼈져 산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옆에서 보면 미친 사람이겠지만, 어젠다 세팅이 잘못됐을 때 대부분 정치인이 겪게 되는 현상들”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산전체주의’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위정자들이 어떤 이념을 강하게 주입하려고 하는 순간 정치는 민생과 거리가 먼 다른 방향으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바라는 건 이념 아닌 민생’이라던 윤 대통령은 1년 만에 방향을 정해 돌격을 시작했다”며 “정치와 대중의 괴리가 일어나는 가장 위험한 현상이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강연이 열리기 전 취재진과 만나 최근 온라인 매체 ‘더탐사’가 공개한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 간 녹취록을 놓고 재차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논란을 차치하고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들”이라며 “제 행동 때문에 윤 대통령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변명들을 한방에 무력화시키는 녹취였다”고 했다. 이어 “해명하거나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는 게 정치 세력 간 도리인데 문제 될 만한 일을 덮기 위해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에도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1년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 이뤄진 통화로 알려진 녹취록에는 윤 대통령이 여권 인사에게 국민의힘 입당이 왜 불가피한지 자세하게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였던 이 전 대표를 견제하는 듯한 언급을 여러 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이 아무리 까불어봤자 3개월 짜리다”고 말한 게 한 예다. 이 전 대표는 인천대 법학부 초청으로 열린 이날 행사에서 ‘청년 정치인이 바라본 진보와 보수의 민낯, 그리고 대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 43년 만에 넘은 ‘나’의 벽… 여전히 넘나들기 힘든 벽

    43년 만에 넘은 ‘나’의 벽… 여전히 넘나들기 힘든 벽

    하루키의 6년 만의 신작오래된 꿈인 듯, 미지의 현실인 듯사랑했던 그때의 ‘너’를 찾아 나서는 ‘나’아련하게 쌓아 올린 의식의 세계 속에서길을 찾거나 혹은 길을 잃거나 반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고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을 냈다. 무려 6년 만의 장편소설인 데다 그가 유달리 애정을 보였던 작품인 만큼 출간 전부터 화제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발매 직후 책을 사려는 독자들이 장사진을 이룬 모습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팬층이 두꺼운 한국에서도 지난달 말 예약 판매만으로 2주 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출간 전 이미 3쇄에 들어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소설은 열일곱 살의 남고생 ‘나’가 한 살 아래 여고생 ‘너’를 만나 서로 좋아하게 되면서 시작한다. 소녀는 진짜 자신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 안에 있고, 지금 여기 있는 자신은 그림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느 날 돌연 사라져 버린다. ‘나’는 좋아했던 소녀를 찾아 도시로 간다. 하루키는 앞서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동명의 단편을 발표했다. 이를 마뜩잖게 여기다가 지난 3년 동안 새롭게 써 43년 만에 다시 선보이게 됐다. 벽에 둘러싸인 도시라는 설정은 앞서 1985년 장편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도 나온 적이 있다. 단편과 1985년의 장편, 그리고 이번 소설 모두 주인공은 벽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분리된 채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 읽기’를 한다. 주인공은 이 도시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만들어진 세계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그림자가 죽기 전 그림자를 구출해 벽 바깥으로 보낸 뒤 혼자 남는다. 소설은 현실의 ‘나’가 어느덧 중년이 되면서 겪는 일들을 이어서 그린다. ‘나’는 현실을 살고 있지만 소녀가 있는 도시를 계속 그리워한다. 그동안 다른 여자들을 간혹 만났지만 과거의 애틋한 기분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오래 몸담았던 출판 유통업계 일을 그만두고 산간 지방 작은 도서관에서 신임 관장으로 일한다. 그곳에서 전임 관장인 고야스, 사서인 소에다, 노란 잠수함이 그려진 옷을 입고 매일 도서관을 찾아와 엄청난 속도로 책을 읽는 소년 M과 교류한다. 현실과 의식의 세계, 진실과 허구, 비밀과 공유, 분리와 결속 등 이분화된 세계를 오가는 탓에 독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760쪽이 넘는 분량이 놀랍도록 술술 읽힌다. ‘나’의 옛 경험과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 특히 의식이란 무엇인지 설명하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역시 하루키!’라는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 다만 소설은 상당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의식의 세계를 모호하게 그려 낸다. 의식 속에서 만든 세계를 설명하는 내용은 앞서 단편과 장편에 소개됐던 만큼 그리 새롭지 않다. 도시에 대한 설명은 그저 묘사에만 그친다. 뭔가 시원한 설명 없이 여러 차례 도시의 모습을 반복해 설명하는 바람에 후반으로 갈수록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뭐 어쩌라는 건가’ 싶은 불만마저 생긴다. 오히려 고야스의 정체가 드러나는 대목, 소년 M의 천재성, 역 앞 커피숍을 운영하는 여성과의 연애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하루키가 복구한 의식의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안개 낀 노르웨이의 숲을 걷는 느낌만 준다. 읽는 이에 따라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 보고만 있어도 깊게 배어드는 향 [그 책속 이미지]

    보고만 있어도 깊게 배어드는 향 [그 책속 이미지]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에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향수를 만들기 위해 살인을 저지르는 조향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향수는 사향, 용연향, 해리향 등 동물성 물질을 원료로 해 만들기도 하지만 식물을 이용하거나 식물에서 영감을 얻어 만드는 경우가 훨씬 많다. 1985년 디올이 출시한 향수 ‘쁘와종’은 독이라는 이름만큼 향이 강렬하다. 그래서 이 향수를 뿌린 사람은 고급 레스토랑 출입이 금지되기도 했다. 진한 향이 두통을 유발하고 다른 손님의 식사를 방해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쁘와종의 원료는 인도 혹은 멕시코가 원산지로 알려진 투베로즈다. 독과는 거리가 먼 투베로즈는 하나만 있으면 은은한 향을 풍기지만 다발로 있으면 향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세계적 명품 브랜드의 수석 조향사로 활약했던 저자가 향수를 만들 때 활용하는 식물 40종을 골라 어떻게 향수로 변모되는지를 재미있게 풀어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식물 고유의 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착각에 빠질 정도로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 ‘IP 보고’ 웹소설, 587만명이 터치… ‘작가 절반 ‘투잡’

    ‘IP 보고’ 웹소설, 587만명이 터치… ‘작가 절반 ‘투잡’

    이용자 35% “최근 1년 매일 이용”네이버 4266억·카카오 4145억원시장 규모 10년 만에 100배 성장작가 절반 이상 “불공정 경험”“해외 판권 팔 때 일방적 계약” 34%“적정한 수익 배분받지 못 해” 31%이차적 저작물 수입 비중 1% 그쳐 웹소설을 즐기는 인구가 587만여명에 이르고 전체 산업 규모도 1조원을 넘겼다는 정부의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웹소설 작가의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487만원이었는데, 웹소설 연재 수입은 이 중 절반이 채 안 됐다. 절반 이상의 작가가 웹소설 계약이나 거래 시 법적인 문제 또는 불공정을 겪었다고 응답했다.●웹소설 시장, ‘네이버’·‘카카오’가 양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진행한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 390억원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11개 웹소설 플랫폼의 매출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가 매출 4266억원, 카카오페이지가 4145억원으로 두 곳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웹소설 시장은 단기간에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2020년 시장 규모가 640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2년 만에 62%가 늘어났다. 2013년 100억∼200억원 규모로 추산됐음을 고려하면 10년 동안 무려 10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국내 웹소설 이용자 수는 587만명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웹소설 애플리케이션(앱) 21곳의 이용자 수를 집계한 뒤 점유율을 고려해 추산한 규모다. 웹소설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 이용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근 1년간 매일 이용했다는 응답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3∼4번이 31.3%, 일주일에 1∼2번이 20.9%로 뒤를 이었다. 하루 평균 30분 이상~1시간 미만 이용한다는 응답이 주중 기준으로는 35.6%, 주말에는 28.6%로 가장 많았다. ●작가 한 해 평균 3487만원 수입 웹소설 작가의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487만원이었지만, 웹소설 연재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1년 웹소설 창작활동을 한 만 20~69세 작가로, 500명을 조사했다. 이들의 연재 수입 비중은 46.1%, 웹소설과 무관한 기타 수입 비중은 52.8%였다. 특히 이차적 저작물 수입 비중이 1.1%에 그친 점도 눈에 띈다. 김환철 한국웹소설협회장은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드라마화에 크게 성공하는 사례가 전체 작품 수에 비해 적은 데다가 이차 저작물로 이어지는 사례가 활발해진 시점도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한 편당 평균 원고료는 10만∼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다. 100만∼300만원이 19.8%, 10만원 미만이 14.8%였다. 반면 인기 작가는 5000만원 이상 고료를 받기도 했다. 작품당 5000만∼1억원을 받는 경우가 2.8%, 1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도 1.2%였다. 이 때문에 웹소설 작가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투잡’ 형태로 생계를 잇고 있었다. 창작자 외 정규직 직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24.5%였고 프리랜서가 24.5%, 기간제나 계약직·임시직이 15% 등이었다. 웹소설 관련 거래에서 절반이 넘는 55.0%가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했다. 중복 응답으로 물어본 결과 ‘이차적 저작권이나 해외 판권 등 제작사에 유리한 일방적 계약 경험’이 34.4%로 가장 많았다. ‘계약 체결 전 수정 요청을 거부당한 사례’가 33.4%였고 ‘매출 또는 정산 내역을 불성실하게 제공했거나 제공하지 않음’이 32.6%였다. ‘적정한 수익 배분을 받지 못했거나 지연’이 30.6%, ‘일방적 계약 해지’를 당한 경우도 22.6%였다. 사업체에 소속된 작가 수는 평균 16.4명, 이 가운데 독점 작가는 평균 3.7명이다. 플랫폼과 콘텐츠제작사(CP사), 전자책 출판사 등 공급자는 2021년 기준 신규 웹소설 28.7개를 등록했고 판매 수익의 37.9%는 작가, 34.3%는 플랫폼, 27.8%는 CP·에이전시가 나눠 갖고 있었다. 한편 정부와 작가,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 합동 웹소설 상생협의체가 8일 출범한다. 웹소설 표준계약서 내용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불법유통 근절과 고유 식별체계 도입 등의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 유명 배우, 딸 베드신 직접 촬영…“소름끼치는 아빠”

    유명 배우, 딸 베드신 직접 촬영…“소름끼치는 아빠”

    배우 에단 호크(52)가 딸이자 배우 마야 호크(25)의 베드신을 직접 촬영했다고 밝혔다. 지난 5일(현지 시간) 버라이어티 매거진은 영화 ‘와일드캣’(WildCat)의 연출과 조연을 맡은 에단 호크, 주연 마야 호크와 함께 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마야 호크는 감독인 아버지 에단 호크에 대해 “처음에는 현장에서 아버지를 이름으로 불렀다. 그러다가 다시 ‘아빠’(Dad)라고 부르게 됐다”며 “현장에서 아버지를 이름으로 부르는 게 사람들을 더 불편하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와일드캣’은 에단 호크가 연출을 맡았다. 마야 호크가 소설가 플래너리 오코너 역을 맡았다. 에단은 극에서 마야의 아버지 역을 맡기도 했다. 마야 호크는 영화에서 두 번의 베드신을 소화해냈다. 아버지가 자신의 베드신을 촬영한 것에 대해 마야는 “어색하지 않았다. 우린 너무 편안했다”며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에단은 오히려 딸의 상대 남성 배우들을 신경 써야 했다고 전했다. 마야가 “그들이 감시당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고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촬영 분위기를 신경 썼다”고 말하자 에단은 “어떤 소름끼치는 아빠가 촬영하긴 했지만”이라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 웹소설 산업 규모 1조 넘는데, 창작자 절반 ‘투잡’ 뛴다

    웹소설 산업 규모 1조 넘는데, 창작자 절반 ‘투잡’ 뛴다

    웹소설을 즐기는 인구가 587만여명에 이르고, 전체 산업 규모도 1조원을 넘겼다는 정부 첫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웹소설 작가의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487만원이었는데, 웹소설 연재 수입은 절반이 채 안 됐다. 절반 이상의 작가가 웹소설 계약이나 거래 시 법적인 문제 또는 불공정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1조 넘은 웹시장, ‘네이버’·‘카카오’가 양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과 2021년 진행한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웹소설 시장 규모는 약 1조390억원으로 추산된다.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리디 등 11개 웹소설 플랫폼의 매출을 기준으로 추정한 것이다. 이 가운데 네이버가 매출 4266억원, 카카오페이지가 4145억원으로 두 곳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웹소설 시장은 단기간에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2020년 시장 규모가 6400억원으로 추정됐는데, 2년 만에 62%가 늘어났다. 2013년 100억∼200억원 규모로 추산됐음을 고려하면 10년 동안 무려 100배가량 성장한 셈이다. 국내 웹소설 이용자 수는 587만명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웹소설 애플리케이션(앱) 21곳의 이용자 수를 집계한 뒤 점유율을 고려해 추산한 규모다. 웹소설을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본 이용자 59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최근 1년간 매일 이용했다는 응답이 34.5%로 가장 많았다. 일주일에 3∼4번 31.3%, 일주일에 1∼2번이 20.9%로 뒤를 이었다. 하루 평균 30분 이상에서 1시간 미만 이용한다는 응답이 주중 기준으로는 35.6%, 주말에는 28.6%로 가장 많았다. ●작가 절반 이상 ‘투잡’ 뛰고 ‘불공정’ 경험 웹소설 작가 한 해 총수입은 평균 3487만원이었지만, 웹소설 연재로 벌어들이는 돈은 전체 수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2021년 웹소설 창작활동을 한 만 20~69세 작가로, 500명을 조사했다. 이들의 연재 수입 비중이 46.1%, 웹소설과 무관한 기타 수입 비중은 52.8%였다. 특히 이차적 저작물 수입 비중이 1.1%에 그친 점도 눈에 띈다. 김환철 한국웹소설협회장은 “‘재벌집 막내아들’처럼 드라마화에 크게 성공하는 사례가 전체 작품 수에 비해 적은 데다가, 이차 저작물로 이어지는 사례가 활발해진 시점도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품 한 편당 평균 원고료는 10만∼1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이 27.8%로 가장 많았다. 100만∼300만원이 19.8%, 10만원 미만이 14.8%였다. 반면 인기 작가는 5000만원 이상 고료를 받기도 했다. 작품당 5000만∼1억원을 받는 경우가 2.8%, 1억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도 1.2%였다. 이 때문에 웹소설 작가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투잡’ 형태로 생계를 잇고 있었다. 창작자 외 정규직 직원으로 일하는 경우가 24.5%였고, 프리랜서가 24.5%, 기간제나 계약직, 임시직이 15% 등이었다. 웹소설 관련 거래에서 절반이 넘는 55.0%가 ‘불공정을 경험했다’고 했다. 중복 응답으로 물어본 결과 ‘2차적 저작권이나 해외 판권 등 제작사에 유리한 일방적 계약을 경험’이 34.4%로 가장 많았다. ‘계약 체결 전 수정 요청을 거부당한 사례’가 33.4%였고, ‘매출 또는 정산 내역을 불성실하게 제공했거나 제공하지 않음’이 32.6%였다. ‘적정한 수익 배분을 받지 못했거나 지연’이 30.6%, ‘일방적 계약 해지’를 당한 경우도 22.6%였다.사업체에 소속된 작가 수는 평균 16.4명, 이 가운데 독점 작가는 평균 3.7 명이다. 플랫폼과 콘텐츠제작사(CP사), 전자책 출판사 등 공급자는 2021년 기준 신규 웹소설 28.7개를 등록했고, 판매 수익의 37.9%는 작가, 34.3%는 플랫폼, 27.8%는 CP·에이전시가 나눠 갖고 있었다. 한편, 정부와 작가,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민관합동 웹소설 상생협의체가 오는 8일 출범한다. 웹소설 표준계약서 내용을 깊이 있게 논의하고 불법유통 근절과 고유 식별체계 도입 등의 현안을 다룰 예정이다. 김 협회장은 “출판물 시장가지 포함해 실태조사를 해보니 전체 불법 유통물의 90% 이상이 웹소설 쪽이었고, 웹소설 불법 유통 사이트에 대한 트래픽이 네이버 전체 트랙픽의 10%에 이를 정도”라면서 “협의체에서 이와 관련한 대책 마련을 건의하겠다”고 했다. 강수상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이번 협의체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소통을 거쳐 공정과 상생의 문화가 웹소설 계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43년 만에 재구축했지만…호불호 갈릴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43년 만에 재구축했지만…호불호 갈릴 하루키의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홍은주 옮김/문학동네/768쪽/1만 7500원 반세기에 걸쳐 세계 최고 작가로서 입지를 굳히고, 매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보에 거론되는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신작을 냈다. 무려 6년 만의 장편소설인 데다, 그가 유달리 애정을 보였던 작품인 만큼 출간 전부터 화제였다. 일본에서는 지난 4월 발매 직후 책을 사려는 독자들의 장사진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팬층이 두꺼운 한국에서도 지난달 말부터 예약 판매만으로 2주 동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출간 전 이미 3쇄에 들어갈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소설은 열일곱 살의 남자 고교생 ‘나’가 한 살 아래 여고생 ‘너’를 만나 서로 좋아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소녀는 나에게 진짜 자신은 높은 벽에 둘러싸인 도시 안에 있고, 지금 여기 있는 자신은 그림자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느 날 돌연 사라져버린다. 나는 좋아했던 소녀를 찾아 도시로 간다. 하루키는 앞서 1980년 문예지 ‘문학계’에 동명의 단편을 발표했다. 그러나 계속 마음 속으로 마뜩잖게 여기다가, 지난 3년 동안 새롭게 써 43년 만에 이번 소설을 선보이게 됐다. 벽에 둘러싸인 도시라는 설정은 앞서 1985년 장편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민음사)에도 나온 적이 있다. 단편과 1985년의 장편, 그리고 이번 소설 모두 주인공은 벽으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자신의 그림자와 분리가 된 채 도서관에서 ‘오래된 꿈 읽기’를 한다. 주인공은 이 도시가 자신의 의식 속에서 만든 세계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그림자가 죽기 전 그림자를 구출해 벽의 바깥으로 보내고 혼자 남는다.소설은 현실의 내가 어느덧 중년이 되면서 겪는 일들을 이어서 그린다. 나는 현실에서 살고 있지만, 소녀가 있는 도시를 계속 그리워한다. 그동안 다른 여자들을 간혹 만났지만, 유년기의 애틋한 기분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어느 날 오래 몸담았던 출판 유통업계 일을 그만두고, 산간 지방 작은 도서관에서 신임 관장으로 일한다. 그곳에서 전임 관장인 고야스, 사서인 소에다, 노란 잠수함이 그려진 옷을 입고 매일 도서관을 찾아와 엄청난 속도로 책을 읽는 소년 M과 교류한다. 현실과 의식의 세계, 진실과 허구, 비밀과 공유, 분리와 결속 등 이분화한 세계를 계속 오가는 까닭에 독자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760쪽이 넘는 분량에도 놀랍도록 술술 읽힌다. 나의 옛 경험과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 특히 의식이란 어떤 것인지 설명하는 문장들을 읽다 보면 ‘역시 하루키!’라는 감탄사가 나올 법하다. 다만 소설은 상당한 분량에도 불구, 의식의 세계를 여전히 모호하게 그려낸다. 자신의 의식 속에서 만든 세계를 설명하는 내용은 앞서 단편과 장편에 소개됐던 만큼 그리 새롭지 않다. 그러나 도시에 대한 설명은 그저 묘사에만 그친다. 뭔가 시원한 설명 없이 여러 차례 도시의 모습을 반복해 설명하는 바람에 후반으로 갈수록 슬슬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급기야 ‘뭐 어쩌라는 건가?’ 싶은 불만마저 생긴다. 오히려 고야스의 정체가 드러나는 부분이라든가, 소년 M의 천재성, 역 앞 커피숍을 운영하는 여성과의 연애 이야기가 더 흥미진진하게 다가온다. 하루키가 다시 복구한 의식의 세계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안개가 낀 숲을 걷는 느낌만 든다. 읽는 이에 따라 이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 [사설] 대선 공작 인터뷰, 민주당 먼저 알았나

    대장동 비리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가짜 인터뷰를 기획한 의혹이 갈수록 몸집을 불리고 있다. 김씨가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돌리려고 허위 인터뷰한 뒤 보도 과정의 납득하기 어려운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 조작된 뉴스인 줄을 알고도 계속 모른 척한 당시 검찰은 말할 것 없이 황당하다. 그런가 하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은 가짜 인터뷰가 보도되기 한 달 전에 방송에서 관련 내용을 세세하게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선 판도를 뒤흔들 의혹을 놓고 어떻게 이런 소설 같은 일들이 벌어졌는지 경악스러울 따름이다. 검찰에 따르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2021년 9월 김씨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 1억 6500만원을 주고 가짜 인터뷰를 했다. 대선 주자였던 윤 대통령이 2011년 검사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조작이다. 조씨에게 윤 대통령이 커피까지 타 주며 사건을 무마한 덕분에 김씨 일당이 1800억원의 부당 대출을 받아 대장동 종잣돈을 삼았다는 프레임이었다. 김씨는 조씨한테 “대장동 ‘그분’은 유동규라고 대답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 한둘 아니다. 조씨는 이후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저축은행 대출은 대장동 수사 대상도 아니었고 대검 중수부가 수사한 적도 없다는 해명을 반복했다고 한다. 그랬는데도 매체들은 윤 대통령의 의혹을 집중 보도했고 이를 뒷배 삼아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고 공세를 폈다. 정작 의혹의 당사자인 이 대표와 민주당이 과연 허위 인터뷰와 무관했는지 갈수록 의심을 거두기 어려워진다. 특히 JTBC가 지난해 2월 21일 ‘윤 대통령 커피’ 관련 허위 사실을 처음 보도하자마자 민주당 의원 다수가 앞다퉈 각 방송에 나가 이를 기정사실인양 역공에 나선 정황은 사전 교감 가능성마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이 사건은 김씨의 일탈 범죄로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엉뚱한 방향으로 끌고 가겠다”고 했다는 김씨의 장담대로 가짜 인터뷰 이후 대선까지 6개월간 일부 언론, 검찰, 민주당이 궤를 같이하며 움직인 정황이다. 다른 것도 아니고 대선 결과를 흔들려는 의도였다면 국민의 이름으로 응징될 심대한 국기 문란이다. 철저하게 진상이 규명돼야만 한다.
  • [문화마당] 가을의 부산 여행 가이드/이은선 소설가

    [문화마당] 가을의 부산 여행 가이드/이은선 소설가

    왁자하고 활활하던 해변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면 청쾌한 하늘 아래로 하나둘씩 낙엽이 지고 바다의 수색이 더 짙어진다. 그제야 비로소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있다. 가을 여행자들을 위해 특별한 여행 코스를 준비했다. 소설가 함정임을 일컫는 ‘호모비아토르’(여행하는 인간)라는 말 외에 ‘정임 선배’라는 호칭이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나이와 성별을 초월해 ‘선배’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하는데 특히 ‘함정임 선배’가 두루 통용이 된다. 문단 안팎 애경사와 선후배 작가들의 삶 속 디테일들을 세세하게 챙긴 훈장 같은 지칭이다. 30년이 훌쩍 넘도록 소설과 여행을 인생의 모티브 삼던 그인 만큼 사람과 사랑의 인심이 풍부하다는 뜻. 이번에도 “어느 나라에 계시느냐” 물었더니 안식년을 맞이해 떠나온 프랑스를 거쳐 조지아행을 위한 짐을 꾸리는 중이라고 했다. 부산에 터를 잡고 있는 그에게 가을 부산 여행 코스를 좀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더니 ‘베테랑 여행 선배’답게 아주 멋진 코스를 세세하게 건네주었다. “부산 동쪽 해운대 달맞이 언덕 송정에서 서쪽 낙동강 하구 을숙도와 다대포, 몰운대 낙조와 해변의 노을을 추천해요. 해운대에서 출발하다 보면 중간에 이기대와 영도가 있지요. 그리고 가을이니까 금정산의 범어사를 꼭 돌아보길 권합니다.” 역시 함정임이다. 조지아 이후 여행을 묻고 싶었지만 멀리 떠날 준비를 하는 그와 아주 잠깐 우주선들의 도킹을 한 느낌이어서 참았다. 어차피 다음에 출간될 책에 그 여행기가 나올 테니까. 그 이전에 저 위의 코스대로 부산을 다녀와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어머나, 해운대라니. 내친김에 ‘호텔 해운대’의 오선영 소설가에게도 부산의 여행 지도를 부탁했다. 이 소설은 취준생과 사회 초년생인 젊은 연인이 라디오 프로그램의 호텔 숙박권에 당첨돼 해운대를 가게 되면서 겪는 애달픈 호텔 체류기다. 휴가철의 붕붕한 모든 것들을 담고 있는 대표 관광지에서 숙박권에 포함되지 않은 세금과 가난한 연인을 스쳐 갔던 모든 기억들이 해운대를 덮치는 파도처럼 몰려온다. 부산 토박이인 오선영 작가의 소설집 대부분이 부산 어디쯤 아닌가. 그 책에 나온 지명을 따라가 본다면? 여러 바람대로 그 특별한 소설 여행법이 도착했다. “부산의 가을 산 어떠신가요?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에 내리셔서 90번 버스를 타시면 범어사 앞에 내릴 수 있습니다. 금정산 단풍에 싸인 범어사를 보시고, 근처 둘레길을 산책하시면 부산의 가을 정취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범어사는 요산 김정한 소설가의 ‘사하촌’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범어사에서 내려오면 김정한 소설가의 생가를 복원해 만든 ‘요산 김정한 문학관’도 나온다고 했다. “요산 선생의 삶을 만날 수 있는 멋진 곳”이라고 소개했다. ‘모래톱이야기’, ‘수라도’, ‘뒷기미나루’ 등을 읽고 방문하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가을에 알맞춤한 산속 절과 바다 그리고 소설들이라니. 이 멋진 작가들의 안내대로 부산을 여행하다 보면 특별한 무늬의 낙엽과 조개껍데기를 주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가을에는 ‘부산 선배’들의 안내를 따라가 보아도 좋겠다. 운이 좋으면 여행지 어디쯤에서 이 작가들과 잠시 스칠 수도 있으니. 가을에는 기어코 다시 부산이다.
  • ACC아시아문화주간 15~24일 개최…풍성한 프로그램 준비

    ACC아시아문화주간 15~24일 개최…풍성한 프로그램 준비

    문화행사·공연·전시·체험 등 총 21개 프로그램 운영 열흘간 문화전당 일대…‘아시아 공동체’ 구현 주목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열정을 체험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아시아축제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펼쳐진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이강현)이 ‘함께 가는 아시아, 동행’을 주제로 ‘2023 아시아문화주간’을 오는 15일부터 24일까지 10일간 ACC 일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ACC는 이번 아시아문화주간 기간 동안 아시아인의 문화교류 열정을 담은 문화행사 및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아시아 공연과 전시, 국제회의, 포럼 등으로 아시아인의 삶을 엿보고 아시아의 도시와 그 속에서 문화를 만들어가는 현장을 시민이 체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아시아문화광장 일대에 아시아 13개국 50여개의 체험 부스와 청년주간 관련 부스를 운영한다. 지난해보다 규모를 확대한 아시아아트마켓은 관람객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아시아 전통공연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했다. 양쿠라, 한석경 작가와 함께 아시아의 도시와 환경을 주제로 체험 행사를 진행하고 태국 치앙마이의 마켓 공예가와 판매자를 초청해 현지 시장을 재현한다. 키르기스스탄 대사관과 협력해 전통 이동식 천막집인 유르트를 소개하고 인도의 차이티와 태국식 커피를 체험하는 등 아시아 각국 문화를 탐방하는 듯 한 경험을 제공한다.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이색 공연 무대도 마련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수교 50주년을 맞아 오는 17일 ‘올 데이 인도네시아’ 행사를 하루 동안 펼친다. 밤에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전통 음악인으로 구성된 ‘아시아 전통 오케스트라’ 인도네시아 공연이 시민을 찾아간다.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 가믈란 장인과 그래미상 수상 가수 주디스 힐이 발리의 음악과 춤을 알리고자 협업하는 과정을 담은 ‘발리: 천상의 울림’ 영화도 예술극장 야외무대에서 상영한다. 이번 축제 기간 동안 아시아무용커뮤니티는 스크린댄스 상영과 방글라데시 민속 무용 공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평소 접하지 못한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무용을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시아 스크린 댄스’는 오는 22~24일 미디어월과 극장3에서 선보인다. 오는 23~24일 예술극장 극장1에선 ACC 국제공동 창, 제작 공연 ‘남편 없는 부두’의 막이 오른다. ACC가 사단법인 한국공연프로듀서협 베트남국립극장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번 공연은 베트남 소설인 ‘남편 없는 부두’를 원작으로 전쟁 후 고통 속에서도 더 나은 삶을 향해 전진하는 인간의 의지를 그려낸다. 국내는 물론 베트남 현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번 작품은 공연의 배경이 되는 ‘딘 강’을 실제 물을 이용해 무대를 연출하고 베트남의 자연을 몽환적인 영상과 색감으로 구현했다. 한국의 정가와 전통 무용, 피아노와 첼로, 바이올린과 가야금, 베트남의 쩨오 등 라이브 연주가 어우러진 무대 연출도 선보일 예정이다.한국과 수교 50주년을 기념해 인도, 인도네시아 작가를 초청해 국가별 작품의 특색을 드러내면서도 작가들 간의 협업으로 완성한 ‘아시아 파노라마’가 오는 24일까지 대나무정원에 60m 벽화 형식으로 전시된다. 참여 작가는 황인숙(한국), B. Ajay(인도), 인디게릴라(인도네시아)로 전시는 이들의 신작들로 구성해 아시아문화주간 기간 동안 관람객을 맞는다. 방글라데시 민속 무용 공연과 인도의 춤을 감상할 수 있는 인도 특별 프로그램도 극장3에서 펼쳐진다. 야외에서는 환경파괴와 기후위기 시대의 미학적 실천을 모색하는 ‘하늬풍경’ 전시가 열린다. 문화창조원 복합전시6관에서는 일상풍경을 주제로 20세기 한국과 서아시아 거장을 조명하는 전시 ‘일상첨화’가, 예술극장 로비에서는 ACC 공모전시 ‘틈이 내게 말을 걸어올 때’가 ‘틈’을 주제로 ACC 내부 공용공간의 색다른 시선과 해석들을 보여준다. 아시아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장도 마련됐다. 가장 먼저 오는 16일 ‘2023 아시아문학포럼’이 국제회의실에서 열린다. 문학에 관심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아시아문학의 이해를 돕고 참여와 관심을 높이기 위한 이번 포럼에서는 아시아의 한국, 대만, 베트남, 일본, 중국 작가들과 번역가들 출판 종사들과 함께 ‘아시아 도시와 문학, 젊은 작가들을 만나다’는 주제로 시민에게 문학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오는 18일엔 ‘2023 아시아전통음악위원회 회의’가 비공개로 개최된다. 이 자리에선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관계자와 전문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아시아 전통음악’을 주제로 지속가능한 교류 및 협력 사업 아이템 현황을 공유하며 향후 협력 사업 발굴한다. 이어 오는 19일엔 ‘아시아무용커뮤니티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날 학술행사에선 한국의 탈춤, 태국의 콘뿐만 아니라 네팔, 방글라데시 등의 탈춤 사례를 이야기한다. 지난해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탈춤이 등재된 것을 계기로 아시아 공통의 독특한 실천인 마스크 댄스 가치와 의의를 살펴본다. ACC는 오는 19~22일 키르기스스탄 및 라오스 문화부 관계자 25명을 초청해 ACC가 원조사업으로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 디지털문화자원관리시스템 활용 관련 역량강화 공동워크숍을 개최한다. ACC는 아날로그 형태로 보관한 아시아국가 박물관, 미술관, 도서관의 유·무형 문화자원을 디지털아카이빙하고 디지털자원을 기반으로 문화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올해 아시아문화주간은 ‘함께 가는 아시아, 동행’을 주제로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와 예술 그리고 아시아 도심 속 일상을 체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준비했다”면서 “각종 프로그램별 일정을 확인하고 문화전당 곳곳에서 이뤄지는 행사들을 빠짐없이 즐기며 하나가 되는 아시아 공동체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드라큘라, 알고보니 피눈물 흘리는 채식주의자? [핵잼 사이언스]

    드라큘라, 알고보니 피눈물 흘리는 채식주의자? [핵잼 사이언스]

    지금까지도 숱한 영화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 드라큘라가 사실은 '채식주의자'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최근 이탈리아 카타니아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드라큘라의 실존 모델인 ‘블라드 3세 드라쿨레아‘가 실제로는 채식을 위주로 한 식단을 가졌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우리에게도 익숙한 드라큘라는 실제 역사 속 인물이다. 블라드 3세는 지난 1431년 루마니아의 원류인 왈라키아(발라히아) 공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그는 왕위에 오른 후 강력한 군주로 거듭나면서 오스만 제국의 군대를 물리친 용장(勇將)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무려 8만명에 달하는 오스만인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살해했는데 대표적으로 죄인을 산 채로 꼬챙이에 꿰여 서서히 죽이는 것을 즐겼다. 이 때문에 그의 별칭은 블라드 체페슈로, 체페슈는 루마니아어로 가시 혹은 꼬챙이라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최근 보도된 블라드 3세가 헤모라크리아(haemolacria)라는 희소병으로 피가 섞인 눈물을 흘렸다는 연구결과에 이어진 것이다. 이같은 결과의 근거가 된 것은 지난 1475년 블라드 3세가 직접 쓴 편지 등 세가지 문서에 기반한다.카타니아 대학 연구팀은 지난 5월 이 편지에서 생전 그가 남긴 피와 땀, 지문, 타액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사람이 종이에 글을 쓰는 과정에서 피부와의 접촉을 통해 다양한 물질과 단백질이 남는 것에 착안해 이를 화학적으로 분석한 것. 그 결과 연구팀은 이 편지에서 동물성 식품 단백질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글렙 질베르스타인 박사는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편지 속의) 식품 단백질은 식물성 식품에서만 발견된다"면서 "블라드 3세가 실제로는 채식주의자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질베르스타인 박사는 "생전 그가 채식을 한 것은 스스로의 욕구라기보다는 필요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면서 "15세기 유럽은 매우 추워 식량이 별로 없었으며 유럽 귀족들도 매우 빈약한 식단으로 고기를 먹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카타니아 대학 연구팀은 같은 편지를 분석한 결과 블라드 3세가 헤모라크리아라는 매우 희소한 질환을 앓았을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빈센조 쿤솔로 교수는 “우리의 데이터가 완벽하다고 할 수 없지만 블라드 3세는 말년에 헤모라크리아라는 희소병을 앓아 피가 섞인 눈물을 흘렸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는 아마도 호흡기 질환과 피부 염증 등을 앓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추측한다면 생전의 진짜 드라큘라는 피눈물을 흘리는 채식주의자인 셈.    한편 그가 드라큘라라는 이름을 얻게된 사연은 아버지 블라드 2세가 드라큘(Dracul)로 불렸기 때문인데, 드라큘라는 그의 아들을 의미한다. 특히 드라큘은 라틴어로 드래곤이라는 뜻도 있지만 악마라는 의미도 갖고있다. 이후 블라드 3세의 악명은 영국작가 브람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의 모티브가 되면서 그는 사람을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의 대명사가 됐다. 
  • MIT에서 만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킨 연구 공간 ‘스타타 센터’ [노승완의 공간짓기]

    MIT에서 만난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탄생시킨 연구 공간 ‘스타타 센터’ [노승완의 공간짓기]

    2019년 서울 청담동에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1929~·Frank Gehry)의 첫 한국 작품인 루이비통 메종 서울이 오픈하였다. 사람들은 유명건축가의 건물을 보기 위해 몰려들었고, 이 매장은 금세 소설미디어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해체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 미국 보스톤 인근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에 있어 요소요소 내외부를 해체하듯 살펴보았다. 건물을 종이처럼 꾸깃꾸깃 구겨 설계하는 건축가 해체주의 건축가로 일컬어지는 프랭크 게리는 여느 건축가처럼 건물을 네모 반듯하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종이를 구겨놓은 듯 비정형으로 설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89년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추상주의가 사물의 근원적 특징인 구, 원기둥, 삼각형 등의 형태를 중심으로 사물을 재해석 하는 것과는 달리 해체주의는 건물의 요소요소를 모두 파괴하듯 뜯어내어 재배열하는 콜라주의 형식에 더 가깝다. 프랭크 게리의 대표작은 역시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빌바오는 철강산업으로 유명한 도시였으나 1970년대 경제위기가 닥치며 실업률이 증가하고 사람들이 떠나기 시작했다. 1991년 지방정부는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법으로 문화산업을 택했고 구겐하임과 협약하여 7년간의 공사 끝에 ‘헤엄치는 물고기’ 형상을 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개관하였다. 이후 빌바오는 해마다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명소로 거듭나게 되었다. 철재 바스켓을 조각내 오려붙인 듯한 MIT 스타타 센터 MIT는 공대로 유명한만큼 유명 건축가들이 설계한 건물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스타타 센터(Stata Center)가 가장 유명하다. 멀리서 보면 철재 바스켓을 조각조각 내어 오려 붙인 듯한 어지러운 모습인데 컬러까지 입혀 놓으니 마치 테마파크에 있을 법한 건물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건물은 MIT의 핵심공간인 연구센터로 사용되고 있다. 일부 건물은 외부인 통제가 되지만 이 건물은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실내로 들어서면 외부에서 형태만 보고 느꼈던 충격보다 열 배 이상의 충격을 받게 된다. 도무지 내부의 구조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저 부재가 저기 붙어있을 수 있을까란 의문과 함께 구조 계산을 수행한 사람이 그저 대단하게 여겨진다.프랭크 게리는 색채를 다양하고 화려하게 사용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이 건물이 학제 간 협력(Cross-disciplinary collaboration)공간으로 혁신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대한 공간을 창의적으로 꾸몄다. 외부 마감재가 그대로 내벽의 마감재가 되기도 하고 내부 박스에서 밖으로 나오면 또 다른 실내가 되기도 하는 등 공간의 변화가 끝이 없다. 이러한 공간에서 연구를 한다면 절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부 계단을 끝까지 올라 야외로 나오니 옥외 휴게공간이 펼쳐지고 학생들 몇몇이 의자에서 쉬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때마침 먹구름이 몰려왔는데 이 시커먼 구름조차도 스테인리스 패널에 반사되어 하늘빛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었다. 유명 건축가도 피해가지 못한 누수 하자  건물을 한참 둘러보다가 문득 직업병이 발동하여 이렇게 건물의 형태가 복잡하고 외벽이 갑자기 내부의 벽체가 되기도 하는데 방수나 단열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궁금했다. 군데군데 디테일을 살펴보니 누수가 된 흔적도 있고 보수를 한 곳도 여럿 보였다. 실제로 대학측은 프랭크 게리를 누수, 곰팡이, 균열 등의 하자로 고소를 하기도 했다. 설계 용역비로 1500만 달러(한화 약 200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급했으나 하자 보수비로 용역비의 10분의 1인 약 20억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타 센터는 명실상부한 MIT 최고의 건물임에 틀림없고 많은 관광객이 학교를 방문하면 반드시 들르는 곳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로 하자보수비 보다 이 건물이 창의적 연구와 학제간 협력 활동을 자극한 덕택에 많은 공학적 아이디어가 탄생했고 그 결과 창출된 숨은 경제적 효과가 훨씬 더 크지 않을까 생각된다.
  • [사설] ‘대장동 몸통 尹’ 가짜뉴스 전말 낱낱이 파헤쳐야

    [사설] ‘대장동 몸통 尹’ 가짜뉴스 전말 낱낱이 파헤쳐야

    대장동 비리의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가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가짜뉴스를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무엇보다 충격인 것은 대선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조작한 가짜뉴스에 당시 검찰은 물론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관계자들까지 연루됐을 가능성이다. 소설 같은 거짓말로 대선판을 흔든 의혹이 털끝만큼이라도 사실이라면 민주주의 근간을 농락한 희대의 선거 범죄다. 서울중앙지검 등에 따르면 김씨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된 2021년 9월 신학림 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과 짜고 허위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이 2011년 검사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면서 대장동 대출 브로커인 조우형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했다는 조작이다. 김씨는 “윤석열이 (당신에게) 커피를 타 줬다고 인터뷰할 테니 양해하라”며 조씨의 입단속까지 했다 한다. 조작 인터뷰를 하고서는 “아주 엉뚱한 방향으로 사건을 끌고 갈 것”, “이재명을 끌어들여서는 안 된다” 등의 말도 했다. 터무니없는 인터뷰를 대선 직전 보도해 주는 대가로 신씨에게는 1억 6500만원을 줬다. 의혹이 드러나자 신씨는 자신의 책 3권 값으로 그 돈을 받았다는 삼척동자도 웃을 변명을 하고 있다. 조작된 인터뷰는 MBC 등 일부 방송매체에서 집중 보도했고 이를 뒷배 삼아 대선 과정 내내 이 대표는 “대장동 몸통은 윤석열”이라는 프레임의 정치 공세를 폈다. 당시 검찰은 두세 달 뒤 김씨의 농간을 알고서도 가짜뉴스를 바로잡지 않았다.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와 집권당인 민주당이 검찰이 확인한 사실을 몰랐다면 누가 믿어 주겠는가. 놀란 입을 다물기 어렵다. 대국민 기망극의 전말을 지금이라도 털끝 하나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
  • 中 “홍범도 홀대하는 한국”…보훈부 “내정간섭 받을 이유 없어”

    中 “홍범도 홀대하는 한국”…보훈부 “내정간섭 받을 이유 없어”

    중국 언론이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장관 흉상 이전 논란을 비난한 데 대해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중국 언론이 그토록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반박에 나섰다. 박 장관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보훈업무에 대한 중국의 훈수를 사양하며, ‘부용치훼’(不容置喙·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는 표현을 돌려 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부용치훼’는 청나라 작가인 포송령의 소설에 등장하는 말로 상대방의 간섭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표현이다. 중국 외교 당국이 강한 어조로 상대방을 비판할 때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30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진정 항일독립투사를 홀대하는 나라가 대체 어디냐”며 “한국은 육군사관학교 내 항일 장군 홍범도 흉상은 이전하면서, 일본 제국주의 시기 만주군 출신 친일 백선엽 장군으로 대체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박 장관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은 중국 언론이 그토록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홍범도는 대한민국 독립유공자”라면서 “독립지사에 대한 예우는 대한민국 국가보훈부에서 차질 없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이 더 많은 국민이 찾는 독립기념관으로 오게 되면 대한민국 국가보훈부 장관인 제가 책임지고 그 격에 맞게 더 영예롭게 빛날 수 있도록 모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오히려 중국에서 대한민국 독립지사 안중근 전시실과 윤동주 생가를 수리 핑계 대며 폐쇄하고 중국인으로 만들려는 행태를 보이는 것이 이들 언론의 말과는 전혀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중국 언론들이 나서 독립지사 방치를 논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언론들이 날조와 비방, 허위사실을 동원해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면서 “더욱이 홍범도는 어떻게 대우하고 백선엽은 어떻게 대우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보훈부가 하는 일을 마치 자신들의 정부가 하는 일인 양 훈수를 두고 있는데, 이를 사양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중국의 내정 간섭을 받을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며 “타국에 대한 도 넘는 참견, 외교관계상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에 유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마지막으로 “중국의 이런 움직임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우리나라 일각에서도 나온다는 것은 정말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제대로 된 역사관, 국가관을 더 다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한편 육군사관학교는 지난달 31일 홍 장군 흉상은 외부로, 나머지 흉상들은 교내 다른 장소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육사는 “홍범도 장군 흉상은 육사의 정체성과 독립투사로서의 예우를 동시에 고려해 육사 외 독립운동 업적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고, 홍 장군 외 5인의 흉상은 육사 교정 내 적절한 장소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육사의 종합강의동인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으며, 충무관 내부에는 대한제국 군대해산에 항의하며 자결한 박승환 참령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홍 장군 흉상의 외부 이전 장소로는 독립기념관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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