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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0대 여류’ 틀 깬 실험소설

    김재영(39)과 김록(37). 이번주 나란히 첫번째 소설책을 낸 신인 여성작가다. 두 사람에게 남다른 관심이 쏠리는 건 소재 선택이나 주제의식, 소설작법 등이 흔히 ‘30대 여성작가’라는 타이틀에서 연상되는 일정한 틀을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관과 스타일을 당당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김재영의 첫 소설집 ‘코끼리’(실천문학사)는 외국인 노동자, 도시 빈민 등 소외 계층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2000년 ‘내일을 여는 작가’신인상으로 데뷔한 이후 5년간 발표한 단편 10편을 묶었다. 외국인 노동자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표제작 ‘코끼리’는 작가의 문학적 관심사가 어디를 향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인공 ‘나’는 네팔인 아버지와 조선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열세살 소년이다. 아버지는 ‘땀과 화약약품과 욕설’에 찌들어 십수년을 보냈지만 돼지 축사 같은 쪽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때 병든 아버지의 이마를 따뜻한 손길로 짚어주던 어머니는 지긋지긋한 가난을 피해 도망을 쳤다. 혼인신고를 못한 부모 덕에 ‘나’는 ‘살아 있지만 태어난 적이 없다고 되어 있는 아이’다.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코리안 드림은 ‘외’(소용돌이를 뜻하는 미얀마어)다. 허우적거릴수록 빠져드는 ‘외’처럼 천박한 자본주의는 그들의 손가락뿐만 아니라 희망의 싹마저 싹뚝 잘라버린다. 발로 뛴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는 이 작품은 국내 문학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문제소설’과 작가들이 뽑은 ‘올해의 좋은 소설’에 선정됐다. 소설집에는 이밖에 러시아 무용수 쏘냐를 주인공으로 한 ‘아홉개의 푸른 쏘냐’와 중산층 소시민의 속물성을 드러낸 ‘자정의 불빛’ 등이 실렸다.9000원. 시집 ‘광기의 다이아몬드’를 낸 시인 김록의 첫 장편소설 ‘악담’(열림원)은 일반적인 소설의 서사 구조와 문체의 틀에서 자유롭다. 때로 자유로움을 넘어 극단으로 치닫는다. 문학평론가 성민엽이 ‘과잉의 미학’이라고 지적하는 이러한 특징은 아무 사전 지식 없이 책장을 넘기는 독자들을 일순 당혹시킨다. 먼저 ‘악담’에는 기승전결을 갖춘 뚜렷한 스토리가 없다.9개의 장과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이루어진 소설은 종잡을 수 없는 회상과 연상, 꿈으로 이어지는 무의식의 세계를 자유롭게 유영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소설 속 화자인 ‘나’는 시를 쓰는 독신여성이다. 어느 봄날 ‘나’는 혼자 영화를 보고 난 뒤 카페에서 ‘그’를 만난다.2월 초순 ‘뮤즈 클럽’의 시낭송회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고, 그 다음날 친구 ‘목이’와 여행을 다녀온다. 얼마 후 예술의거리 ‘땅땅’에서 열리는 시낭송회에 참가했다가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그’를 만난다. 이들 각각의 에피소드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나 인과관계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탈문법적인 문장이나 표현도 잦다. 의도적으로 구사되는 비문이나 부적절한 호응 관계 등은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어느 정도 익숙한 단계에 이르면 작가의 독창적인 스타일로 받아들이게 된다.“김록의 소설이 보여주는 과잉의 미학은 한국어로 쓰인 소설의 역사에 있어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성민엽).9500원.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디지털 도서관 ‘짱’ 주민들 눈 붙잡다

    디지털 도서관 ‘짱’ 주민들 눈 붙잡다

    ‘구 도서관 디지털로 진화하다.’ 디지털과 만나면서 가장 큰 발전을 한 분야는 도서관이다. 도서의 체계적인 분류가 쉬워지면서 방대한 지식의 정리가 가능해졌다. 사서가 책을 찾아서 가져다 주는 대신 독자가 직접 컴퓨터로 찾아 대출하는 방식이 도입된 지도 채 10년이 안 됐다. ‘디지털 진화’는 구 도서관에도 불고 있다. 특히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최근 동 주민자치센터의 도서와 구청의 도서를 통합 관리·운영하기 시작했다. 이젠 집에서 클릭 몇 번으로 도서 검색은 물론, 대출과 예약 등도 가능해졌다.‘내 집 도서관’이 등장한 셈이다. ●인터넷 검색, 대출 예약 ‘논스톱’ 양천구는 양천구청 홈페이지에서 ‘양천구 디지털 도서방’(lib.yangcheon.go.kr)이라는 이름의 도서방 통합관리 프로그램을 새롭게 설치, 운영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 양천구 도서방은 동 주민자치센터와 양천도서방 및 양천구청역, 신정네거리역, 목동역 등 현장민원실을 통해 구가 직접 운영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양천구도서관과 혼동을 막기 위해 ‘도서방’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양천구 도서방은 현재 20만여권의 보유 장서를 자랑한다. 특히 동화책과 소설책이 많이 구비돼 있다. 매년 1만여권의 신간 도서가 보급될 정도다. 도서방의 연 이용인원은 20만여명, 대여권수는 40만여권에 달한다. 올해 예산도 1억 3000만원으로 많은 편이다. 기존 도서방의 전산시스템은 어느 도서방에 어떤 책이 있는지 검색만 가능했다. 그러나 양천 도서방 통합관리 프로그램은 검색은 물론 대출예약 기능까지 가능해졌다. 디지털화가 가장 잘 된 서울시내 자치구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또한 신착도서, 많이 대출된 책 확인과 함께 비디오 등 영상 자료 대출도 할 수 있게 됐다. 읽고 싶지만 없는 책은 구매신청도 할 수 있다. 주민에 대한 도서방 서비스 질이 훨씬 업그레이드된 셈이다. ●내년 주민자치센터별로 특화 양천구 도서방 시스템의 진화는 내년에도 계속된다. 동 주민자치센터 도서방은 10개 분야로 특화돼 운영될 예정이다. 예를 들면 목2동은 소설, 신월3동은 자기개발서, 신정4동은 그림동화 책을 중심으로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젠 같은 책을 중복해서 살 필요가 없어 구 도서방 소장 책자의 종류가 훨씬 많아지게 된다. 양천구 주민이면 누구나 각 동 주민자치센터 도서방에서 한꺼번에 3∼5권씩 빌릴 수 있다. 다른 동 주민들 사이의 교류도 더욱 활발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이번 양천구 도서방이 업그레이드되면서 온라인 독서문화가 정착되고 도서방 이용주민이 좀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면서 “독서인구의 저변 확대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74세의 국민학교 졸업

    74세의 국민학교 졸업

      강원도 삼척군 장성읍의 철암국민학교 6학년 담임이었던 김용태(23)선생은 요즘 학교의 먼 변소에 가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좋게 되었다. 동교 6년생이던 홍순식(洪淳植)(74)노인이 졸업을 했기 때문이다. 국어공부 제일 좋아 손자 복습시키고, 산수공부에는 끙끙 앓아 만학(晩學)이라는 말이 숫제 미안해진다. 68세로 국민하교 1학년에 입학을 해서 6년간을 개근하고 졸업을 했으니 말이다. 한국 교육사상 가장 나이 많은 국교졸업생이 홍노인이다. 바로 주요광산지대로 알려져 있는 머리보다 육체노동이 판을 치는 고장에서 있었던 이야기이다. 홍노인은 2월 10일 제24회 졸업식에서 손자 성덕(13)군과 함께 정든 교실을 떠났다. 제3312호의 졸업장과 6년 개근상과 그리고 군 교육장의 공로표창장과 상품을 한아름 안고 눈길을 걸어 나오는 노인의 얼굴엔 착잡한 감정이 어리고 있었다. 이날 꼬마졸업생 334명에 끼여 홍노인은 남자자리 앞 셋째줄 의자에 손자와 나란히 앉아 귀빈과 학부형들의 눈을 모았다. 재학생 대표 이정아양의 송사(送辭)와 졸업생 답사가 낭독될 때 노인은 두툼한 돋보기 안경을 벗고 노란 손수건을 온통 주름투성이인 얼굴에 연상 갖다 대며 학교를 떠나는 아쉬움에 눈물을 적시었다. 「70줄을 넘어선 놈」이 손자뻘 되는 꼬마들과 6년간 학교에 다니는 사이에는 홍노인을 중심으로 흥미진진한 반응들이 나타났다. 그는 처음 손자가 입학한 68년 3월 7일 병에 앓아 누운 애를 업어 갔고 8일 동안을 내처 그렇게 했다. 이때였다. 못 배운 한을 풀자는 소원이 솟구쳐 손자 보호 겸 자기 공부를 위한 입학수속을 취했다. 1, 2학년 때는 학교서 배운 ㄱ, ㄴ, ㄷ이나「참새 한 마리」같은 것이 재미가 있어 집에 돌아와서는 꼬마놈에게 복습을 시키는 등 열심이었다. 그것이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사과 반쪽을 칠판에 그려놓고 1/2 혹은 1/3 하는 산수공부가 시작되자 어찌나 어려운지 집에 가서도 손자 앞에 큰 소리 한번 못치고 끙끙 앓아야 하기도 했다. 등교길에 손자와 간판 읽기 경쟁, 학교선 청소하고 불피워 1,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노인이 손자를 앞세우고 집을 나서면 동네 사람들의 손가락짓이 대단했다. 그렇지만 노인은 즐거웠다. 학교에 가는 길가에 광부모집광고나 영화선전「포스터」가 나붙어 있으면 으레 손자와 알아맞히기 내기를 걸었고 판가름을 담임선생에게 부탁했다. 노인은 이 내기에서 이기면 이긴대로 지면 진대로 신이 났었다. 학교에 도착하면 교실을 청소하고 난로불을 피워놓고 담임선생을 교무실에 가서 모셔왔다. 공부가 끝나면 손자 또래를 모두 집으로 보내고 교실 복도 유리창 변소청소를 도맡았다. 이러한 생활이 계속됐다. 6년 동안 한 책상에서 할아버지와 나란히 공부한 손자 성덕군에게도 여러가지 감상이 없을 리 없다. 성덕군은 졸업생 중의 가장 친한「클라스·메이트」나 길동무로는 할아버지 한 사람밖에 가지지 않는다. 『4학년 때부터는 할아버지가 내 책가방을 들고 가면 창피해서 할아버지 것도 내가 들고 다녔어요. 공부시간에는 할아버지한테서 담배냄새가 자꾸 나서 참는데 혼나기도 했구요. 그렇지만 이제는 그것도 구수해졌어요』라고 말한다. - 할아버지는 어떤 공부를 제일 많이 했니? 『참 우스워요. 할아버진 집에서 국어공부만 자꾸 하자고 조르거든요. 과학 산수 미술 음악 공부는 전혀 하려고 하지를 않아요. 그래서 시험 때는 내가 할아버지를 도로 가르치느라고 혼이 나기도 했죠』 공부시간에 가끔 담배생각 나는지, 라이터 뚜껑을 잘칵잘칵 - 공부시간에 할아버지가 장난도 쳤니? 『그럼요, 이따금 뚜껑이 떨어져 나간「라이터」를 꺼내 가지고 잘칵잘칵 켜보곤 해요. 담배생각이 나서 그러는 지도 모르겠어요』 체육시간에 손자 또래들이 공차기 시합을 하면 홍노인은 옆에서 지켜 서있는다. 그러다가 애들이 넘어지면 얼른 뛰어가서 일으켜준다. 이 때문에 시합이 잠깐 중단되곤 한다. 노소(老少)가 동락하는 6년이었다. 6학년 담임 김용태 교사는 노인을 깍듯이 모셨다. 맨 처음 담임을 맡아 교실에 쓱 들어섰을 때가 제일 거북했다. 출석부를 부르는데 할아버지뻘 되는 홍노인의 이름을 감히 입에 올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익힌 수법은 눈으로 슬그머니 노인의 모습을 확인하면 그대로 출석란에 도장을 찍었다. 선생님은 출석점호 이름 못부르고 담배도 노인 안보는 곳서 그래서 홍노인은 6년 동안 한 번도 출석부로 호명받지 않으면서도 개근상을 타는 우리나라 유일의 국민학교생도가 되기도 했다. 또 하나 담임선생이 거북했던 것은 담배 피우는 장소. 꽤 먼 변소에 가서 피워야 했으니 말이다. 그런가 하면 학급운영, 아이들 싸움, 시설물 유지 같은 까다로운 일은 담임이 나서지 않아도 홍노인이 도맡아 처리했다. 더욱이 할아버지가 열심히 공부를 하는 통에 덕을 본 사람이 김선생이다. 이 학교에 있는 6학년 6개반 중 김선생의 반이 제일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유는 노인이 열심히 공부하는 통에 꼬마들도 덩달아 공부를 했기 때문이다. 김교사는『노인이 우리반에 계셨기 때문에 교과서대로의 공부를 가르치기는 했지만 내가 인생을 배운 것은 가르친 것보다 더 많다』고 말한다. 노인은 잘못하면 졸업장을 못탈 뻔도 했다. 교직원 중에서 주자는 파는 김준한 교장 단 한 사람뿐이고 나머지 45명은 반대파였다. 1주일 동안이나 옥신각신이 벌어졌다. 교직원들은 의무교육법상 칠순 노인에게 졸업장을 줄 수 없다는 유권적 해석(?)을 내세웠고 김교장은 배움에 무슨 나이냐고 주장, 끝내 교장의 교육관이 이겨 졸업대장명부에 3312번으로 등록되고 졸업장이 나갔다. 학교에서 3km나 떨어진 곳에서 매일 등교할 때면 3곳의 철도 건널목을 지켜 꼬마들의 안전통학을 보장한 임시교통순경도 홍노인이었다고. 학교의 시설보수, 학풍조성, 문제아동선도 등에 나서 교사들보다 더 열심히 일한 사람이 또 홍노인이었다. 소원을 푼 노인은 글을 익힌 눈으로 죽을 때까지「소설책」을 많이 읽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날 졸업식을 끝낸 노인은 교문까지 따라 나온 담임선생과 허리를 굽혀 깍듯이 인사를 나누었다. 손자 같은 교사에게 노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인사는『선생님 감사합니다』였다. <삼척 = 송병훈 기자> [ 선데이서울 69년 2/23 제2권 제8호 통권 제22호 ]
  • [어제는 한길 오늘은 딴길] (5) 이경숙 vs 이계경

    [어제는 한길 오늘은 딴길] (5) 이경숙 vs 이계경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눈물’이었다. 갖은 전근대적 억압 아래 신음하느라 웬만한 여성이라면 ‘소설책 한 권’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여성운동가들은 ‘두 가지 적’과 싸워야 했다. 인권 등 ‘비(非)민주 영역’과 전근대적인 ‘아비 이데올로기’와 동시에 대결해야 했다. 자연스레 다른 분야의 운동보다 갑절 힘들었고 여성운동 내부의 동질감은 튼실했다.‘공동의 적’ 앞에서 어지간한 방법론상의 차이는 문제되지 않았다. 그런데 이들이 여야로 갈려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을 땐 어떤 양상일까? ●여성의전화·여성민우회 창립 한나라당 이계경 의원은 여성운동 1세대의 마지막 인물. 이화여대 시절 눈뜬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크리스찬 아카데미를 통해 담금질한 뒤 여성운동으로 꽃피웠다. 여성운동계의 중심에 몸담으면서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며 활동했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이 투옥됐을 때 뒷바라지한 일이나 빈민운동가인 홍미영 의원을 도우려 인천으로 내려갔던 일 등 숱한 일화가 있다. 이 시절 이 의원의 활동에 대해 열린우리당 이경숙 의원은 “여성운동계의 귀중한 선배로 많은 선후배를 물심 양면으로 도와줬다.”고 말한다. 이경숙 의원은 크리스찬 아카데미 중간집단교육을 통해 여성문제에 눈을 떴다. 이후 83년 여성평우회 창립에 참여한 뒤 87년 여성민우회를 창립하고 방송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계경 의원은 후배 여성운동가에게 “여성단체 모임에 가보면 늘 논리적이고 정리를 잘했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지난 17대 때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다. 둘다 비례대표였지만 입장은 여야로 나뉘었다. 이계경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에 대해 당시 여성계 시각은 곱지만은 않았다. 이경숙 의원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감추지 않는다. 그 이유로 “여성운동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선배로서 중요한 결정을 의논도 하지 않고 결정한 점과 한나라당과 같은 보수적 집단에서 여성운동을 할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계경 의원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당에 입당할 때 여성계의 비판이 거센 데 놀랐다. 제 원칙은 여성의 권익 신장을 위해 혼자 100걸음을 앞서가기보다는 100명이 한 걸음 나가는 게 낫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계경 의원은 한나라당에서 여성문제에 관해 많은 족적을 남겼다.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 부부재산분할권 등이 그가 흘린 땀의 결정체다. ●‘박근혜 패러디´등 입장차 선명 두 사람의 입장 차이는 지난해 7월 청와대 홈페이지에 ‘박근혜 대표 패러디’가 실렸을 때 선명해졌다. 이계경 의원은 “사건 발생 초기 열린우리당 여성의원들이 당 입장 때문인지 함께 싸워주지 않으려고 미적거려 곤혹스러웠다.”고 토로했다. 반면 이경숙 의원은 “여성특위에서 함께 풀려고 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이 먼저 성명서를 내고 회견을 하는 바람에 힘을 합칠 기회를 놓쳤다.”고 반론을 편다. 이 사건 이후 ‘여야 공조’가 재연됐다. 두 의원도 ‘문화정책포럼’에서 함께하면서 ‘거리’를 좁혔다. 하지만 여성의원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전히 차이를 보인다. 이경숙 의원은 “여성문제는 여성운동 독자적 시각에서 풀 수도 있지만 민주화라는 다른 시각도 겹쳐 있는데 이 점에서 이 선배가 열린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민주화’에 무게를 둔다. 이에 견줘 이계경 의원은 “여성운동 관점에서 당론을 떠나 우리 사회의 뒤처진 곳을 테메우다 보면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고 그에 따라 공정한 평가가 내릴 것”이라며 ‘여성’에 악센트를 찍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어깨너머 시선을 돌리면 한강물이 넘실거린다. 한강 물줄기 따라 멀리 도심 빌딩숲과 차량 행렬이 아득히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구릿빛 피부를 꿈꾸는 젊은 남녀는 벤치에 누워 뜨거운 햇살에 어깨를 내맡긴다. 수영이 서툴러도 어린 아이들은 첨벙첨벙 물놀이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 한적한 외국의 유명휴양지 풍경이 아니다.21일 한강시민공원 망원지구 수영장에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몸짱’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여느 휴양지 못지않은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장마가 지나가고 한여름에 접어들자 많은 시민들이 ‘알뜰 물놀이’를 즐기러 한강시민공원 수영장으로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강변 야외 수영장은 모두 6곳. 강북쪽 뚝섬·망원지구와 강남쪽 여의도·잠원·잠실·광나루지구에 만들어진 야외 수영장이 다음달 말까지 운영된다. 이중 뚝섬·망원지구 수영장은 서울시가 올해부터 시작한 ‘한강 야외수영장 업그레이드’작업에 따라 황토바닥·수세식화장실·간이 샤워시설 등으로 깔끔하게 새단장했다. 시는 앞으로 대형 물미끄럼틀 등 물놀이 시설도 주변 경관과 맞게 설치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한강 수영장에서 올여름 알뜰 피서를 즐겨보자. 집에서 가까운 수영장을 찾아 가는 것도 좋지만 여섯군데 한강변 수영장의 특징을 미리 알고 취향에 맞는 수영장을 골라 즐길 수도 있다. 여름방학이 시작된 첫번째 주, 여섯군데의 한강수영장을 직접 비교체험해 봤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물놀이 명소 한강시민공원 수영장 한강시민공원에 수영장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 1989년. 잠원·뚝섬지구에 먼저 들어섰고 잠실·망원지구(90년), 여의도·광나루지구(91년)가 뒤를 이었다. 큰 길과 산책로 등이 가까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쳐다볼 것만 같고 물미끄럼틀 등 별다른 놀이시설이 없어 누가 찾을까 싶지만 지난해만 해도 4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찾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입장료는 어린이 2000원, 청소년 3000원, 어른 4000원으로 저렴하다. 운영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후 7시까지며 8월 말까지 휴일없이 운영된다. 주차장이 따로 없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가면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에 대고 주차요금을 내야 한다. 단 일요일에는 주차료를 받지 않는다. 한강 남단에 있는 여의도·잠원·잠실·광나루지구 수영장은 3년째 위탁운영 중이다. 강북쪽인 뚝섬·망원지구 수영장은 올해부터 서울시가 직접 운영을 맡았다. 올 여름 개장을 앞두고 서울시는 한강 수영장 업그레이드 작업을 실시했다. 망원·뚝섬지구 수영장을 중심으로 새로 갖춘 개방형 샤워장은 냄새나고 수증기로 꽉찬 실내 샤워장보다 훨씬 쾌적하게 샤워할 수 있다. 먹을거리가 마땅치 않다는 편견은 버려도 좋다. 수영장 분식코너에서는 1000∼4000원만 내면 자장면·우동·탕수육·와플·팥빙수 등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시멘트나 벽돌·점토 등으로 돼있는 바닥은 깔끔한 편이지만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돗자리를 미리 준비해가면 좋다. 수영장 내 설치된 파라솔은 무료이므로 아무 곳이나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다. ●전경좋고 깔끔한 망원지구 수영장 한강에 가장 가까이 자리잡고 있어 한강변 수영장 중 전경이 제일 좋은 곳이다. 성산대교 아래로 흐르는 강물과 유유히 떠다니는 유람선이 수영장 안에서 한눈에 들어온다. 수영장 둘레는 황토 바닥이 깔려있고 미끄럼 방지용 매트도 설치돼 있다. 수영장과 수영장 사이 간격도 비교적 넓어 물이 튀기지 않는 곳에서 선탠을 즐길 수 있다. 선탠용 의자가 마련돼 있지만 많은 편은 아니므로 앉거나 누워서 쉬고 싶다면 돗자리를 미리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샤워도구는 최소한의 것만 가져가자. 수영복을 입은 채 씻는 야외 샤워장이기 때문에 때수건 등을 이용한 ‘목욕’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 비누와 수건 정도를 준비해 간단하게 씻고 목욕은 집에 가서 하는 게 좋다. 남녀가 같은 공간에서 씻고 바로 옆에 자전거 길도 있어 처음에는 약간 민망할 수 있다.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1번 출구에서 9·16번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가야 한다. 걸어갈 수도 있지만 어른 걸음으로 30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수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지칠 수 있다.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인기있는 뚝섬지구 수영장 망원지구와 같이 새단장한 뚝섬지구는 쾌적한 샤워시설과 깔끔한 바닥에 흙장난할 수 있는 모래사장까지 갖춰져 있어 최상급 시설을 자랑한다. 다른 곳과 달리 구명조끼를 대여할 수 있다. 가격은 5000원. 수영복도 4000∼5000원이면 대여할 수 있지만 50벌 정도만 내놓기 때문에 사람이 많을 경우 물량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미리 준비해 가는 게 안전하다. 인근에 어린이용 놀이터, 농구대, 축구장, 자전거·인라인 전용 공간도 있어 수영을 마치고 놀 수 있다. 교통도 편리한 편이다. 지하철 7호선 뚝섬유원지역에서 내리면 걸어서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환경이 잘 되어 있는 곳인 만큼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이 몰린다. 한적한 수영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주말을 피하는 것이 좋다. ●교통편리하고 넉넉한 잠실지구 수영장 잠실 수영장은 한강변 수영장 중 찾아가기 가장 쉽고 편한 곳 중 하나다. 잠실역(2·8호선)이나 신천역(2호선)에서 내려 15∼20분 정도만 걸으면 된다. 잠실역보다는 신천역이 가깝다. 전체적으로 공간이 넓어 여유롭고, 모래사장과도 연결되어 있다.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할 수 있지만 바로 옆에 운동하는 트랙이 있어 누워 있으려면 약간의 강심장이 필요하다. 탈의실과 샤워실은 트레일러 같은 실내 공간에 있는데 컴컴하고 낙후돼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넓고 교통 편리한 여의도지구 수영장 여의도지구 수영장은 한강 수영장 가운데 유일하게 물미끄럼틀이 있는 곳이다. 튜브로 만들어진 임시시설이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이용객 수는 많지만 망원지구 다음으로 수영장 규모가 넓어 크게 붐빈다는 느낌은 적은 편. 여의도 순복음교회 버스정류장과 가깝고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과도 인접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가족단위 이용객들도 좋아하지만 선탠을 즐기는 젊은 남녀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수영장 옆에 만들어진 모래사장에서 모래찜질이나 모래성 쌓기 등도 할 수 있다. 수영을 마친 뒤 근처 자연학습장이나 여의도공원을 둘러보는 것도 또다른 즐거움이다. 수영을 마친 뒤 여의도 중심부로 이동해 맛집이나 카페 등을 둘러보는 재미도 맛볼 수 있다. ●‘몸짱’의 천국 잠원지구 수영장 신반포 18단지 아파트 주변에 있는 잠원지구 수영장은 지하철보다는 버스로 접근하는 것이 낫다. 한강시민공원 사업소 홈페이지에 있는 대로 3호선 압구정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길을 찾기 어려워 헤매기 쉬우니 조심할 것. 차라리 3호선 신사역이나 잠원역에서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강남지역 아파트 한가운데 있어 그런지 가족단위 이용객보다는 젊은 남녀들이 더 많이 찾는다.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햇빛을 쬐며 한가로이 소설책을 읽는 늘씬한 미녀들을 넋놓고 계속 쳐다보다가는 치한으로 오해받기 쉬운 만큼 곁눈질도 눈치껏 해야 한다. 이용자 수가 적은 편이니 오히려 붐비는 것을 싫어하는 가족들이 역으로 이용하면 좋을 듯하다. 이용객이 적어 올해까지만 운영되고 내년에 폐쇄될 예정이다. ●자연습지와 인접한 광나루지구 수영장 광나루지구는 풀장도 2군데밖에 없고 공간도 좁은 편. 수영복을 빌려 입을 수 없고 시설도 낡아 내년엔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그러나 주변이 생태보호 지역이라 한강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맞은편으로 쉐라톤 워커힐호텔이 보이는 탁 트인 전망도 볼 만하다.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내려 강변 방향으로 20분정도 걷다가 천호대교 옆 계단으로 들어올 수 있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수영장 꼴불견 ‘워스트5’ ‘이러시면 정말 곤란합니다.’ 서울시 한강시민공원사업소 권종수 소장의 도움말로 다섯 유형의 ‘수영장 꼴불견’을 소개한다. ●몸에 오일 잔뜩 바르고 물에 첨벙 뛰어드는 사람 이런 시민들이 가장 문제가 된다. 몸에 오일을 바른 채로 수영장으로 들어가면 물에 기름이 떠 수질을 나쁘게 한다. 사용한 물을 정화시켜 버릴 때도 기름 성분이 필터를 막아버려 정화작업을 어렵게 만든다. ●안전요원 지시에 따르지 않는 독불장군 수영장은 언제라도 사고가 일어나기 쉬운 곳이므로 안전요원의 지시나 안내문을 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따르지 않고 모른 척하는 시민들도 많다. 특히 수영장에서는 유아풀을 제외하고는 튜브·오리발 등의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튜브 등에 가려 사고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못 보고 지나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영모를 챙겨 쓰는 것은 기본이다. ●샤워할 때 때밀고 빨래까지 하는 과다 깔끔족 수영을 마치고 샤워를 할 때 거의 목욕하듯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수영복이나 수건까지 빨래하는 사람들도 왕왕 있다. 하지만 수영장 샤워장에서는 간단히 몸만 씻고 나머지는 집으로 돌아가서 해야 한다. 올해 야외 샤워장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이런 사람들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카드놀이·도박판을 벌이는 사람들 많지는 않지만 젊은 사람들끼리 오면 카드나 화투 등을 하는 경우가 있다. 수영장 특성상 어린이나 청소년, 가족단위 이용객들이 많으므로 이런 행동은 삼가야 한다. ●낯뜨거운 애정행각을 보이는 연인 역시 젊은 남녀들끼리 오는 경우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다중이용시설에서 과도한 애정표현은 주위사람들에게 오히려 짜증과 불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또 선탠을 할 때 민망할 정도로 과한 노출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자제해야겠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빼놓으면 후회할 만한 준비물

    빼놓으면 후회할 만한 준비물

    여행을 떠나기 전에 아무리 준비물을 꼼꼼하게 챙겨도 현지에 가면 항상 부족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요긴하지만 빼놓기 쉬운 것이 장시간 비행이나 버스에서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소설책과 MP3. 여행을 하면서 가볍게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해양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회용 수중카메라도 챙기는 것이 좋다. 현지에서 사면 국내보다 2∼3배 이상 비싸다. 평소에 안경·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여분용 안경을 준비한다. 선글라스는 챙기지만 여분용 안경을 챙기지 못해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상약으로 두통약과 소화제, 반창고·연고 등은 반드시 챙겨가는 것이 좋다. 출출할 때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이나 사탕, 과자 등 간식거리와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라면 튜브형 고추장과 컵라면 등 간단한 밑반찬도 준비하면 효과 만점. 이밖에 챙이 있는 모자와 선탠 로션,비치 샌들, 복대용 지갑, 방수용 비닐백, 해당국가 여행서적 등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해외 전화 로밍서비스 해외에서 불편을 겪지 않고 자신의 휴대전화나 빌린 휴대전화를 이용해 전화를 할 수 있는 요긴한 서비스. 동남아 일부 호텔에서는 전화를 할 경우 전화료 외에 2000∼3000원의 커넥팅 차지를 붙인다. 로밍의 경우 자동로밍·반자동로밍·임대로밍 등의 서비스가 있는데, 자동로밍을 이용하면 자신의 휴대전화와 번호를 그대로 외국에서 쓸 수 있다. 자동로밍은 현재 SK텔레콤에서만 미국과 중국, 일본 등 13개국에서 한정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반자동로밍은 KTF와 유럽 등 SKT의 자동로밍 이외지역에서 사용하는데, 자신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쓸 수 있지만 휴대전화를 공항에서 빌려가야 한다.LG텔레콤의 경우 공항에서 전화번호와 휴대전화를 빌리는 임대로밍을 이용할 수 있다. ●여행자 보험은 필수 여행자 보험은 해외여행을 떠나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까지의 사고에 대한 보상을 해주는 일회성 보험.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돈이 아깝고 귀찮아 빼놓는 경우가 많지만 불의의 사고나 질병, 휴대전화 도난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들어두는 것이 좋다. 출국 직전 공항에서 들으면 된다. 비용은 보상액에 따라 차이가 있다. 사망 1억원, 상해치료 3000만원, 질병치료 2000만원, 휴대품 분실 40만원의 경우 5일에 1만 5000∼2만원선이다. 비행기 안은 매우 건조하고 기압이 낮아 탈수가 일어나기 쉽다. 때문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고, 스트레칭이나 걷기 등으로 몸을 풀어줘 근육통이나 ‘이코노미클라스 증후군’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긴급상황 대처법 여행을 하다보면 여권, 비행기표, 여행가방 등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여행자라면 스스로 사고 처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항공권을 분실했을 때는 분실 즉시 해당 항공사에 신고해 새로운 항공권을 재발급 받거나 새로 구입하고 나중에 환불받을 수도 있다. 항공권을 미리 한 장 정도 복사해두면 편리하다. 항공 수하물로 짐을 보냈는데 이 짐이 다른 항공편으로 잘못 실려갔거나 분실되었을 때는 공항에서 바로 해당 항공사에 신고하여 짐의 소재를 확인한다. 모든 항공사는 공항의 수하물 찾는 곳에 승객의 짐 문제를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당일로 수하물 전달이 안되는 경우에는 일용품 구입비로 미화 50달러가 지불된다. 수하물이 분실되었을 경우는 1㎏당 20달러가 지급된다. 여권을 분실했을 경우 재발행되기까지는 절차가 복잡하다. 최소 2∼3일이 소요된다. 여권을 분실하게 되면 가까운 경찰서에 가서 분실신고를 한 뒤 증명 확인서를 발급받아 한국 총영사관에 가서 여행자 증명서를 발급받는다. 분실에 대비해 여권 사본과 증명사진 2장을 준비해 별도로 보관해 놓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를 분실했을 경우에는 빠른 시간 내에 발행 은행 또는 현지 제휴 은행에 이름과 카드 넘버를 통보해야 한다. 비용이 들더라도 한국에 전화를 걸어 한국의 신용 카드 회사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이다.
  •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 현대 터키문학의 대표주자 오르한 파묵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 현대 터키문학의 대표주자 오르한 파묵

    ‘하얀 성’ ‘내 이름은 빨강’ 등의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오르한 파묵(53)은 현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슬람문명과 서구문명의 갈등을 매혹적인 서사구조 안에 풀어놓는 그의 독특한 작품세계는 30여개 언어로 번역될 정도로 전세계 독자들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얻고 있다. 제2회 서울국제문학포럼 마지막날인 26일 만난 그는 “이모부가 한국전에 참전했고, 어린 시절 한국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자랐다. 터키인들에게 한국은 형제 같은 나라”라고 첫 방문 소감을 밝혔다. 한국어로 번역된 ‘하얀 성’ ‘내 이름은 빨강’ 덕에 국내에도 상당수 팬을 확보하고 있는 그는 전날 사인회에서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 가운데 하나인 ‘눈’도 그의 방한에 맞춰 지난주 출간됐다. ●한국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받아 ▶소설을 구성하는 상상력의 근원은 무엇인가. -모든 소설책은 터키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만 난 현실주의자는 아니다. 일례로 ‘눈’은 신문기자가 쓰는 리포트 형식의 정치소설이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초현실적인 부분이 강하다고 말한다. 작가의 비밀스러움은 현실의 답답함을 상상력의 즐거움으로 보완하는 데 있다. ‘내 이름은 빨강’은 어떤 상상력으로 탄생한 것인가. -일곱살부터 스물두살 때까지 화가가 꿈이었다. 소설은 스물세살 때부터 쓰기 시작했는데 오래전부터 그림과 관련된 소설을 쓰고 싶었다. 특히 이슬람세계의 시각예술이 서양 문명의 영향으로 어떻게 사라졌는지에 관심이 많았다. 한마디로 그림에 대한 열정을 지닌 사람들의 고뇌를 다룬 소설이다. 서구 문화에 대한 반발이 느껴지는데. -정치·경제적으로는 터키가 서구화되길 바란다. 하지만 오스만제국의 건축이나 시각예술 등 전통문화가 사라지는 것에는 화가 난다.‘내 이름은 빨강’은 이런 현실에 대한 슬픔을 노래한 것이다. 나는 문화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정치적으로는 서구적이다. 이 때문에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지만 터키인들이 서구화를 지향하면서 과거 전통을 잃어버리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서구화 지향하면서 전통 잃어버려 ▶화가지망생, 건축학도에서 소설가로 변신했다. 소설가가 된 계기와 문학수업 과정에서 영향받은 서구 작가들은. -소설은 서양에서 태어나고 발전한 것이다. 때문에 초기소설은 도스토예프스키에서 보르헤스까지 서양 작가의 영향을 받은 게 사실이지만 이슬람의 신비주의 경향도 크다. 터키의 전통을 보르헤스 스타일로 쓰는 것, 즉 전혀 닮지 않은 두 가지를 한 선상에 놓을 수 있는 능력이 독창성의 비밀이다. 소설을 쓰기 전에 시를 먼저 썼다. 시인은 신이 할 말을 대신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상상했던 것을 썼고, 그것이 소설이 됐다. 터키의 문학적 전통과 현재 상황은. -오스만제국 당시 지식인들이 좋아했던 장르는 시였다. 최근 100년간은 프랑스의 영향으로 소설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예전 시가 누렸던 영광을 소설이 이어받은 건 아니다. 나는 터키인들에게 과거 우리 선조들이 시인에게 보여줬던 관심을 지금 소설가들에게 보여달라고 외치고 있다. 서구와 아시아 사이에 놓인 터키인들의 정체성 고민이 클 텐데. -터키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문화적인 것도 정치적으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거리 가로등 하나 바꾸는 것조차도 프랑스적인지, 이슬람적인지를 놓고 논쟁한다. 터키가 동서양의 접점에 있다는 건 터키의 운명이고 특성이다. 제발 터키인들에게 동양과 서양의 양분구조를 강요하지 말아달라. ●터키에 동·서양 양분구조 강요말라 ▶터키 고유의 문화를 다룬 소설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독자가 얼마나 될까를 따지면 좋은 소설을 쓸 수 없다. 좋은 작품을 쓰면 세계적으로 읽힌다. 독자는 작가의 국적이나 종교, 문화에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소설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보편적인 종교다. 그는 이어 “중동분쟁을 이슬람문명과 기독교문명의 충돌로 보는 시각은 옳지 않다.”면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종교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어! 손바닥보다 작네 소설책도 미니미니

    ‘감량 소설책’이 뜬다? 침체된 문학시장의 활로를 뚫기 위한 문학시장 내부의 모색이 한창이다. 구체적인 최근 사례가 책의 사이즈와 가격을 동시에 줄인 ‘작은 책’ 출간 움직임. 해외 도서시장에서는 일반화된 포켓북 형태의 이른바 ‘페이퍼백’ 소설책이 시리즈로 속속 기획돼 눈길을 끈다. 출판사 일송포켓북은 이번주 ‘한국문학 베스트’ 시리즈를 서점가에 풀었다. 소설책의 판형으로는 국내 처음인 이른바 ‘신서판’(105×172㎜). 책의 세로가 볼펜의 길이와 거의 맞먹어 손아귀에 쏙 들어간다. 출판사측은 “시장조사를 한 결과, 기존 양장본의 소설책 값을 부담스러워하는 독자들이 의외로 많았다.”면서 “사이즈와 종이 질을 바꿔 제작비를 크게 줄였고, 결과적으로 책값도 파격적으로 끌어내렸다.”고 전략을 밝혔다.‘저가 소설’이 소설시장의 불황을 뚫는 하나의 자구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 결과다. 가격대는 권당 최저 3800원에서 최고 6200원까지. 이 시리즈는 이문열 이청준 전상국 윤흥길 박범신 고은주 등 국내 대표작가 10명의 작품집 10권을 1차분으로 내놓았다. 시리즈를 기획한 권태현 모던타임즈 주간은 “외국처럼 포켓북 출간이 뿌리내려 제본기술이 정착되면 더 저렴한 종이로 책값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면서 “조만간 비소설 분야의 책도 포켓북 형태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틈북스에서 지난 3월 처음 내놓은 ‘지금의 소설’ 시리즈도 주목해볼만한 참신한 시도로 꼽힌다.‘B6 변형판’(106×188㎜)의 얇고 가벼운 판형 덕분에 가격은 권당 4000원대(4900원)까지 내려갔다. 사이즈와 가격이 줄어든 ‘감량 소설’이란 점에 신선한 기획으로 평가받는 대목은 또 있다. 중·단편을 1∼2년씩 묵혔다가 창작집으로 묶어내는 기존의 소설출판 관행을 깨보겠다는 것. “‘띠지’가 필수일 정도로 국내 책들이 지나치게 화려한데다, 순문학과 대중독자간의 괴리가 너무 커진 현실이 안타까웠다.”는 안동욱 틈북스 대표는 “메이저 출판사들이 ‘관리하는’ 등단작가가 아닌 신인작가들의 글을 제때제때 단행본으로 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1960년대 이후 출생자를 전제로, 현실감각을 발빠르게 투영하기만 한다면 미등단 작가의 글도 출간한다는 원칙이다. 지난 3월 신인급인 서준환과 최대환의 작품을 소개했고, 지난주에는 우광훈의 소설 ‘목구멍 깊숙이’를 잇따라 냈다. 양장본에 치중해온 문학전문 출판사 문이당의 임성규 대표는 “페이퍼백에 비해 2∼3배의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들지만, 특히 신인작가들의 작품집일 경우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양장본을 낼 때가 많다.”면서 “문학시장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가 메이저 출판사들 쪽으로도 확대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개원 한달 노원 어린이 영어교실 ‘문전성시’

    개원 한달 노원 어린이 영어교실 ‘문전성시’

    매주 월∼목요일 오후 3시가 되면 서울 노원구 공릉동 삼육대학교 캠퍼스로 어린이들을 가득 태운 통학용 버스가 속속 들어선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캠퍼스 내 옛 우유공장 내부를 새로 고쳐 문을 연 ‘노원 어린이 영어교실(Nowon Children’s English Class)’. 버스에서 내린 어린이들이 노란색 조끼를 입은 대학생 보조교사의 지도 아래 각자 수업을 받는 교실로 질서있게 이동하면서부터 수업은 시작된다. ●선생님들은 모두 내·외국인 대학 강사 지난달부터 노원구(구청장 이기재)와 삼육대(총장 서광수)가 손잡고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영어교실’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Old MacDonald had a farm,Ee-i-ee-i-o.And on his farm he had a duck,Ee-i-ee-i-o(맥도널드 아저씨네는 농장이 있었어, 이아이아오. 그 농장에는 오리가 있었어, 이아이아오).”┢┪ 지난 11일 오후 3시 20분 직접 둘러본 영어교실에서는 영어 동요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영어교실의 교장선생님 정은주(영미어문학부) 교수는 “주교재를 이용해 단어와 문장을 익히는 수업을 네번 진행한 뒤 하루는 놀이중심의 수업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놀이 곁들이고 영어만 사용해 큰 효과 현재 수업은 레벨 테스트를 거쳐 학년별, 수준별로 세단계로 나뉘며 한반은 20명씩으로 이뤄진다. 주교재는 옥스퍼드 출판사의 ‘English Time’을, 부교재로는 ‘William Tell’,‘The Gingerbread Man’ 등 어린이용 소설책을 이용하고 있다. 수업은 2개월 과정으로 매일 월∼목요일 50분씩 진행된다. 25분은 외국인 강사들이 직접 강의를 하고, 나머지 25분은 한국인강사가 진행하지만 50분간은 단 한마디도 우리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학급별로 1명씩 대학생 도우미 교사가 들어가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돌봐준다. 정 교수는 “두달 동안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는 없지만 외국인과 외국문화에 대한 거리감을 덜고 영어공부에 대한 동기유발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강사들은 한국 어린이들이 오히려 외국 어린이들보다 버릇없이 굴 때가 많고 감정표현이 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영어로 생활질서 지도를 하는 것도 뻬놓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달 과정 수업료 9만원 교재비까지 포함된 수업료는 두달과정이 18만 5000원이지만 구가 절반을 부담하기 때문에 학생은 9만원만 내면 된다. 기초생활수급자의 자녀 등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는 수업료가 전액 면제라는 점도 특징이다. 수업료도 저렴하고 강사진 수준이 높아 벌써부터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노원구청 함대진 공보팀장은 “다른 구 학부모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할 수 없느냐며 문의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참가 어린이들은 또다른 수업을 들어야하는 부담이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김수빈(12·여·신상계초교6)양은 “영어학원을 다녀보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학원보다는 훨씬 재밌다고 한다.”면서 “이제는 외국사람을 만나도 두렵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 [문화마당] 컴맹과 완행열차/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사실 이 글을 쓰는 당사자는 컴퓨터에 대해 상당히 원망을 한 때가 있다. 처음 286 기종이 출시되었을 때 컴퓨터 구조와 체계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기종이 386에서 486으로 그리고 586으로 순식간에 바뀌면서 모르는 것이 점차 많아지더니, 최첨단의 복잡한 기능을 지닌 지금의 컴퓨터에 이르러 아는 것이라곤 한글 문서를 작성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밖에 없다. 이른바 시대에 뒤떨어진 ‘컴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컴맹’인 것이 고마울 때가 많다. 컴퓨터를 잘 모르니 컴퓨터 외의 다른 것을 많이 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 시집이나 소설책을 읽기도 하고, 교정을 산책하고 등산을 하기도 하고, 때론 훌쩍 먼 곳으로 여행을 홀가분하게 떠나기도 한다. 사각의 밀폐된 컴퓨터 화면에 어쩔 수 없이 붙잡혀 있던 시선을 탁 트인 자연으로 돌릴 때 느끼는 상쾌함과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간혹 시골의 완행버스를 타다 보면 순박한 이들의 걸쭉한 입담과 투박한 사투리에 배어 있는 사람다운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다. 얼마 전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간 적이 있다. 예전에는 5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불과 2시간 반으로 줄어들었으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면서 비판적 상상력이 작동하면서 ‘파시스트적 속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 단어는 컴퓨터로 상징되는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사회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음을 함축하고 있다. 이전의 사회변화가 완행열차의 속도에 비유될 수 있다면, 정보사회의 변화는 고속열차의 속도에 비유될 수 있다. 완행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느릿하게 창 밖을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면서 지난 삶을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 그리고 간이역에 내려 자신이 타고 가는 열차의 모습을 조망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타고 가는 열차가 아름다운 것인지, 아니면 흉측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고속열차를 타고 가면 그런 풍경 감상이나 삶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없다. 열차의 가공할 속도로부터 일탈되지 않기 위해 그 열차의 속도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고속열차에서 내려 열차의 전체적인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망할 여유도 전혀 없다. 고속열차의 속도로 급변하는 시대,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신없이 따라가야만 하는 시대가 오늘날이다. 컴퓨터가 바뀌면 기존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바꾸어야 한다. 옷이며, 가구며, 액세서리며, 핸드폰이며 모든 것이 바뀔 때마다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낙오자가 되지 않고 사회의 최신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결국 모두가 개성이나 독창성, 인간다움, 혹은 비판정신을 상실한 채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회, 그것은 똑같은 제복을 입은 로봇 전사들이 위협적으로 거리를 행진하는 끔찍한 전체주의 사회에 다름 아니다. 속도로부터 일탈해, 그립고 고마운 이들에게 사나흘 밤을 새워 사랑 가득한 편지를 쓴다. 그리곤 완행열차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가서 눈 덮인 들길을 산책한다. 그곳에서 지난 시간을 반성하면서 순백의 하얀 눈 위에 앞날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새겨 본다. 그러면 속도의 노예가 되어 그 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체취를 새록새록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설날 아침, 그런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내고 밝고 희망찬 앞날을 까치의 경쾌한 노래에 담아 창공으로 날려 보내면 올 일년이 풍요롭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박경리 소설무대에 표석 세운다

    원로작가 박경리(78)씨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과 ‘토지’ 일부의 배경이 된 경남 통영에 작품내용을 담은 표석이 설치된다. 통영시는 14일 ‘통영을 빛낸 예술인 기념사업’의 하나로 내달 두 소설에 등장하는 시내 지명 28곳을 선정, 박 선생과 협의를 벌여 이 가운데 명정동 생가를 비롯해 명정골, 충렬사, 죽림고개, 서문고개, 간창골 등 8곳을 최종 엄선해 표석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죽림고개는 김약국의 딸들 속에 ‘타관의 영락한 양반들이 이 고장을 찾을 때 통영 어구에 있는 죽림고개에서 갓을 벗어 나무에다 걸어놓고 들어온다.’라고 적혀 있고 서문고개는 토지 속에 ‘서문안 고개는 가난한 초가들로 이뤄졌고, 그곳에서 충렬사로 이르게 되는 내리막의 골짜기는 대개 가난한 서민들의 주거다.’라고 소개돼 있다. 표석은 해당 지명이 등장하는 소설의 이같은 내용을 담은 동판과 함께 소설책이 포개진 모양으로 만들어진다. 김약국의 딸들은 1894년부터 1930년 사이 통영 바닷가를 배경으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집안이 욕망에 얽혀 다섯 딸이 불행한 삶을 사는 등 비극적인 몰락을 그린 작품이다. 토지는 1897년부터 1945년까지 하동군 평사리 최씨 가문의 4대에 걸친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한국과 중국을 배경으로 식민지적 고통과 운명, 민족의 한을 다룬 대하소설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내년에는 미술분야의 예술인과 2006년에는 음악분야의 윤이상 선생에 대해서도 이들 예술인이 남긴 흔적과 업적을 토대로 표석을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정보뱅크] 쪽지통신

    ●고려학력평가연구소 수능시험 전 최종 전국 단위 모의평가를 12일(금) 실시한다. 서울 노량진 한샘학원 등 전국 시험장에서 치러지며 응시를 원하는 학생은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응시료는 1만 2000원.(02)825-2451∼2. ●온라인 전문 교육기업 이투스(www.etoos.com) 지난 5일부터 내신 대비 강좌인 ‘기말고사 속전속결 특강’을 제공하고 있다. 언어와 수리, 외국어, 사회탐구, 과학탐구 등 모두 30여개 강의로 이뤄졌으며 각 강의마다 진단평가를 실시한다. 과목별로 꼭 알고 넘어가야 할 공식과 중요 사항들을 정리한 ‘핵심암기노트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자신만의 효율적인 내신 공부법과 노하우를 공개하는 ‘내신공부 비법공개 이벤트’도 개최한다. 이달 30일까지 회원들의 추천을 많이 받은 학생들에게는 MP3플레이어와 장학금 등을 준다. ●인천시교육청(www.ice.go.kr) 2004학년도 중학생 영어캠프 지도교사를 모집한다. 인천의 중·고교에 재직 중인 영어교사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고교 교사는 시교육청 중등과에, 중학교 교사는 지역교육청 중등과에 9일(화)까지 접수하면 된다. 영어캠프는 내년 1월5∼18일,1월20일 ∼2월2일 두차례에 나누어 진행된다. 캠프 장소는 영종도 인천광역시교육연수원이다. 참여 교사들은 원어민 강사와 협력해 수업을 진행하거나 기타 캠프활동을 지원하게 된다.(032)420-8288. ●인터넷초등학습지 와이즈캠프(www.wisecamp.com)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13일(토)까지 인터넷 수학경시대회를 실시하고 있다. 초등학교 1∼5학년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전국 단위 순위를 알 수 있어 수학 실력을 점검할 수 있다. 특강은 18일(목)까지 진행되며 아무 때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들을 수 있다. 경시대회는 13일까지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제를 풀면 된다. 특강과 경시대회에 참여하려면 유료 또는 무료로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무료회원은 2주 동안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한동대 올 겨울방학을 맞아 내년 1월10∼29일 3주 동안 호서대 천안캠퍼스에서 ‘한동 패로스 영어캠프’(www.pharos camp.co.kr)를 개최한다. 레벨 테스트를 거쳐 11개반을 편성한 뒤 수준에 맞는 교재로 강의한다. 학생들은 읽기·쓰기·듣기·말하기 등 전반적인 영어 능력을 익히게 된다. 영어소설책과 영어성경 읽기, 영어 드라마 만들기, 미술과 음악활동, 외국 문화와 매너 배우기, 동아리 활동, 컴퓨터로 영어 배우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날마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영어일기를 쓰며 숙제도 내준다.35명의 외국인 강사가 강의를 하며,35명의 재외국민 스태프들이 학습·생활 도우미로 참여한다.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3까지이다. 초등학교 1·2학년은 상담을 거쳐 참가할 수 있다. 모집 인원은 408명이며 참가비는 195만원이다. 접수 마감은 다음달 20일(월)까지 인터넷으로 접수하면 된다.(054)261-2124,260-1962.
  • [레저+α ]

    [레저+α ]

    ●4000그루 단풍나무길 산책 멀리 갈 수 없고, 단풍은 보고싶은 사람들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가자. 화려한 단풍으로 유명한 청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어 울긋불긋한 단풍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철새들도 쉬어 가는 서울대공원 호숫가의 단풍, 서울랜드 외곽 순환길과 4㎞의 공원 호수 주변,2㎞의 미술관 가는 길 등 빼곡히 들어선 각양각색 단풍나무 4000여 그루가 10㎞에 걸쳐 이어져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환상의 나라 단풍터널,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베니스 무대 주변은 연인들에게 ‘강추’ 코스다. 또 밤이 할러윈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할러윈 로큰롤 라이브’가 펼친다. 으스스하면서도 화려한 할러윈 풍의 무대 위에서 록밴드의 웅장한 생음악에 맞춰 50여명의 공연단이 펼치는 새로운 개념의 할러윈 라이브 뮤지컬로, 레이저와 불꽃놀이 등과 어우러져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02)504-0011,www.seoulland.co.kr ●내일부터 책선물 이벤트 코엑스 아쿠아리움에서는 22일부터 인터넷 수족관에서 공짜 책을 낚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누구나 코엑스 아쿠아리움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물고기에 관한 퀴즈를 풀면 원하는 책 1권을 선택해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입체그림을 통해 바다생물에 대한 지식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입체영상북,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주는 그림책, 어른들을 위한 소설책까지 마련되어 있다. 누구나 참여가능.(02)6002-6200,www,coexaqua.co.kr ●’04 / 05 시즌권 40% 할인 용평리조트는 오는 11월7일까지 최대 40% 할인된 가격에 2004/2005시즌권을 판매한다. 정상가격은 87만원이나 용평홈페이지의 사이버회원으로 가입하면 대인 48만원, 소인 35만원에 살 수 있다. 학생전용 평일시즌권(33만원)도 나와 선택의 폭을 넓혀주었다. 또 올 시즌부터 스노보더들의 놀이공간인 테레인파크도 조성, 최정상급 보드강사를 영입해 2시간 내에 턴을 할 수 있을 만큼 책임지고 강습해준다.www.yongpyong.co.kr (02)3270-1131. ●스키시즌권 구입 사은행사 현대성우리조트는 오는 31일까지 04/05 스키시즌을 앞두고 인터넷 회원들에게 대폭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한다. 스키어와 스노보더를 위한 스키 시즌권을 판매한다. 대인기준으로 전일시즌권은 35만원, 평일시즌권 25만원, 야간시즌권 27만원에 판매한다. 또한 홈페이지에서 직접 구입시에는 버튼보드데크, 백화점 상품권, 리프트 무료권 등 푸짐한 상품을 주는 특별사은행사를 하고 있다.www.hdsungwooresort.co.kr (02)523-7111. ●전나무 오솔길 새단장 광릉 국립수목원은 수백년된 전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광릉 숲 관통도로인 86번 지방도로변의 오솔길을 새롭게 단장했다. 수목원을 찾는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산책할 수 있도록 오솔길 주변의 풀베기, 노면정지와 확장, 소하천을 연결하는 통나무다리도 설치했다.
  • [문화마당] 책을 읽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요즘 ‘몸짱’과 ‘웰빙’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의 의식을 사로잡고 있다.아름다운 몸매와 건강한 신체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두고 굳이 나쁘다고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조깅,등산 등을 통해 몸매를 가꾸고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과연 육체적인 아름다움과 건강만이 삶의 전부일까.어쩌면 우리는 지금 우리네 삶에서 진정으로 가치 있는 소중한 어떤 것을 잊은 채,유행을 따라 몸을 가꾸는 데 여념이 없는 것은 아닐까. 몸은 마음을 따른다.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기 마련이다.그런데 지금의 우리 사회는 마음의 존재 가치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오로지 겉모습으로서의 몸 가꾸기에만 여념이 없고,마음을 가꾸는 데는 지극히 소홀한 것 같다.마치 마음은 석고처럼 화석화되어 있고,몸만 아름답게 꾸며진 비너스 상 같은 모습이 지금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닐까. 아름답고 건강한 몸만큼 마음 역시 아름답고 건강해야 한다.마음을 가꾸는 데에는 훌륭한 책만큼 좋은 스승이 없을 것이다.지난 30여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양서만을 출판해 온 사람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책은 지식의 보고이자,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은 것이다.온갖 정성을 기울여 심오한 지식이 가득 찬 원고를 쓴 사람과 그것을 만든 사람의 영혼이 오롯이 살아 숨쉬는 것이 책이다.인생과 삶에 대한 예지로 충만한 책은 우리네 삶을 가치 있는 것으로 이끄는 소중한 스승과 같다. 그런데 그런 책이 도통 읽히지 않고 있다.아니 읽혀지긴 읽혀진다.몸짱이니 웰빙과 관련된 책이 베스트 셀러가 되고 있지 않은가.서점마다 이들 관련서적들은 판매망 상위권을 독식하면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어찌 되었든 책이 팔린다 하니 사상 최악의 불경기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출판사의 입장에서 볼 때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하지만,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책이 아니라,단지 몸을 가꾸기 위한 책이 팔린다 하니,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한 사람으로서 씁쓸함을 숨길 수가 없다. 씁쓸한 일은 또 있다.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우할 지성의 전당인 대학가에서는 학기초가 되면 무슨무슨 교재를 반값에 판다는 내용이 학교 벽보 이곳저곳에 붙거나 인터넷 게시판을 장식하기 일쑤다.어떻게 자신이 밑줄을 그으면서 공부한 책을 그렇게 쉽게 헐값에 내던져 버릴 수가 있는가.자신의 손때가 묻은 책을 헐값에 파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헐값에 파는 것과 같다.이를 ‘마음의 매춘’이라 한다면 조금 심한 독설일까. 한 권의 좋은 책은 마음을 아름답게 살찌운다.그뿐만 아니라 좋은 책은 몸도 날씬하게 만들 수 있다.그 방법은 간단하다.자장면 한 그릇은 한끼 배부른 식사가 된다.좋은 시집 한 권은 한 달,일년,아니 평생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그래서 하루에 두 끼니를 굶고 돈을 모아 좋은 시집과 소설책 같은 양서를 사서 읽는다면,몸은 야윌 대로 야위어져 날씬해질 것이고,반면 마음은 삶과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지식으로 넘쳐흐를 것이다.이른바 ‘몸짱’도 되고 ‘지식짱’도 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몸은 날씬하고 탄력이 넘치지만 마음이 텅 비어 있다면 그것은 살아있는 유기적 생명체로서의 인간이 아니라 상품 전시장의 마네킹에 불과하다.책을 읽으면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몸과 마음이 모두 함께 윤택해지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 ·문학평론가
  • [출판계이슈 따라잡기] ‘책값 양극화’로 불황 이겨낼까

    출판시장은 경제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현재로선 마지막 호경기로 기억되는 1993년 여러 권의 밀리언셀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왔지만 불경기가 닥치면 출판시장은 더욱 심하게 움츠러든다.체감경기가 IMF 구제금융기보다도 나쁘다는 요즘 출판계는 ‘단군이래 최대 불황’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출판시장이 불경기에 더욱 위축되는 것은 경제 사정이 나빠질수록 문화비의 지출을 줄이기 때문이다.얼마 전,대한상공회의소가 7개 광역시에 사는 1000가구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구매 패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응답자의 57.9%가 1년 전에 비해 가처분소비 소득이 줄었고 옷,외식,식료품,문화레저의 순으로 씀씀이를 줄였다고 답했다.아마도 감소한 문화레저비 지출에서 가장 먼저 깎인 항목은 책값일 것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책값 수준이 얼마나 높기에, 아니면 평소 책을 얼마나 많이 사기에 가계는 불황 국면에서 책 구입비부터 줄일까.그렇지는 않다.2000년 평균 가격이 1만원을 돌파하는 등 책값은 물가상승률에 연동해 완만하게 오르고 있으나 그리 비싼 편은 아니다.또한 각종 독서실태 조사에서 1년에 단 한 권도 구입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우리는 책을 사는 데 인색하다.불황기에는 책을 꾸준히 구입하는 독자층조차도 책 구매를 줄여 출판시장이 냉각되는 것이다. ‘책값 양극화’는 이런 상황에 직면한 출판사들이 마련한 하나의 자구책이자 생존 전략이 아닌가 한다.한때는 시집의 가격이 책값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시집이 1500원(19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2000원(80년대 중반)이던 시절,소설책의 가격은 그것의 갑절로 보면 된다. 이러한 환산법은 시집이 2500원,3000원,3500원이 될 때까지는 어느 정도 통용이 되다가 4000원과 5000원을 거쳐 6000원과 7000원이 된 근자에 와서 시집은 더 이상 책값의 척도가 되지 못한다.이제 시집은 가격면에서 소설책에 꽤 근접해 있다.다시 말해 단순 수치로 셈한 시집과 소설책의 가격차는 30년 전이나 다를 게 없다.‘책값 양극화’는 팔릴 책은 저렴하게,덜 팔릴 책은 좀 비싸게 책값을 매기는 가격 차별화 전략으로 볼 수 있다.지난해부터 3만원 안팎의 일반 교양서가 잇따라 선을 보였다.하지만 최근 간행된 ‘2004한국출판연감’에 따르면,2003년의 평균 책값(1만 975원)은 2002년(1만 1959원)에 비해 오히려 1000원 가까이 낮아졌다. 날로 가중되는 책값 상승의 압박 속에 출판사들이 언제까지 ‘책값 양극화’의 저점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다만 이런 틈바구니에서 비싼 책만 골라 사서 읽으며 ‘웰빙 독서가’를 자처하는 철딱서니 없는 독자는 없었으면 한다. 최성일(출판평론가)
  • [인터넷 쇼핑] ‘특별한’ 여름방학 디자인하세요

    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그러나 바쁜 학원일정에 보충수업까지 겹친 학생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하루쯤은 공부에서 벗어나 평소 읽지 않던 소설책도 읽어 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들이를 떠날 계획을 세워보자. 색다른 게임을 즐겨보거나 새로 학용품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인터넷쇼핑몰에서 방학을 맞이해 게임·도서전,전자사전·컴퓨터 특별전 등 다양한 방학맞이 행사를 마련했다. ●교과서 아닌 책으로 머리 식히기 여름이 독서의 계절은 아니지만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편한 자세로 교과서나 문제집이 아닌 다른 책을 읽어보는 것도 머리를 식히는 데 그만이다.인터파크는 25일까지 도서분야 상반기 베스트셀러 200종을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청소년 토지세트(전 12권)는 다음달 1일까지 40%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다.사은품으로 구매자중 30명을 추첨해 ‘한 권으로 읽는 청소년 서양미술사’도 준다. 신세계닷컴은 초등학교 저학년용 전집부문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최고 87%까지 할인한다.한국 삐아제 교연아카데미,동아출판사 등의 도서를 내놓았고,구매자 모두에게 ‘퍼니하하 5권’,또는 동화책 5권을 증정한다.계몽드림월드 드림 위인전기 문학관은 9만 5000원,안데르센 동화 완역본 20권세트는 6만 5000원이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새로운 게임에 도전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제로마켓은 여름방학을 맞아 ‘게임전문매장’을 오픈하고 각종 게임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게임기를 10∼15% 할인 판매한다.학생들이 선호하는 게임 타이틀을 시중가보다 15∼20% 싸게 판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공각기동대 스페셜패시지’는 6만 9000원,‘스트리트파이터 애니버셔리 컬렉션’은 3만 9000원에 예약 판매한다.예약을 주문하면 스크롤 기능의 휠 마우스를 증정한다. ●뛰어노는게 몸과 마음엔 최고 여유가 있으면 산이나 바다가 있는 야외로 떠나보는 것만큼 심신에 좋은 일도 없다.CJ몰은 13세 이하 어린이를 위해 교통비,레크리에이션,교육비 등을 포함한 내린천 래프팅 1박상품을 4만원에 판다. 가족과 함께 괌으로 떠나는 연수 프로그램도 있다.부모와 함께 ‘University of GUAM’에서 오전에는 영어학습을,오후에는 카약·스쿠버다이빙·스노쿨링 등의 레포츠 강습을 받는 ‘하계 괌 가족연수 프로그램 8일코스’는 어른 197만원,어린이 175만원이다. 방안의 가구나 학용품을 바꿔 새로운 환경으로 방학을 맞을 수 있다면 큰 선물이 될 것이다.옥션은 23일까지 ‘방학맞이 홈오피스전’ 이벤트를 열어 책상,의자,책장 등 인기가구 7개 품목 1700여점을 평균 20∼30%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등과 목받침이 있는 듀오백 의자는 4만∼6만원대,크기 조절이 가능한 맞춤 책장은 6만∼24만원대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LG이숍은 30일까지 ‘샤프전자와 함께하는 여름맞이 특가전’을 진행한다.전자사전·전자수첩·전자계산기 등 3개 상품군 제품을 특가에 판매하고 경품행사를 연다. 샤프 전자사전 RD-6200 19만 8000원,샤프 전자사전 RD-6100을 17만 9000원에 30대 한정판매한다.복합기를 포함 펜티엄4 컴퓨터(2.8G 17LCD)패키지를 120만원 대에 판매하는 ‘현주 컴퓨터 특가 모음전’도 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인터넷 쇼핑] ‘특별한’ 여름방학 디자인하세요

    [인터넷 쇼핑] ‘특별한’ 여름방학 디자인하세요

    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그러나 바쁜 학원일정에 보충수업까지 겹친 학생들의 마음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하루쯤은 공부에서 벗어나 평소 읽지 않던 소설책도 읽어 보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나들이를 떠날 계획을 세워보자. 색다른 게임을 즐겨보거나 새로 학용품을 마련해 보는 것은 어떨까.인터넷쇼핑몰에서 방학을 맞이해 게임·도서전,전자사전·컴퓨터 특별전 등 다양한 방학맞이 행사를 마련했다. ●교과서 아닌 책으로 머리 식히기 여름이 독서의 계절은 아니지만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편한 자세로 교과서나 문제집이 아닌 다른 책을 읽어보는 것도 머리를 식히는 데 그만이다.인터파크는 25일까지 도서분야 상반기 베스트셀러 200종을 최고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청소년 토지세트(전 12권)는 다음달 1일까지 40% 할인된 가격에 내놓았다.사은품으로 구매자중 30명을 추첨해 ‘한 권으로 읽는 청소년 서양미술사’도 준다. 신세계닷컴은 초등학교 저학년용 전집부문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최고 87%까지 할인한다.한국 삐아제 교연아카데미,동아출판사 등의 도서를 내놓았고,구매자 모두에게 ‘퍼니하하 5권’,또는 동화책 5권을 증정한다.계몽드림월드 드림 위인전기 문학관은 9만 5000원,안데르센 동화 완역본 20권세트는 6만 5000원이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새로운 게임에 도전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제로마켓은 여름방학을 맞아 ‘게임전문매장’을 오픈하고 각종 게임상품을 할인 판매한다. ‘플레이스테이션’과 ‘X-box’ 게임기를 10∼15% 할인 판매한다.학생들이 선호하는 게임 타이틀을 시중가보다 15∼20% 싸게 판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공각기동대 스페셜패시지’는 6만 9000원,‘스트리트파이터 애니버셔리 컬렉션’은 3만 9000원에 예약 판매한다.예약을 주문하면 스크롤 기능의 휠 마우스를 증정한다. ●뛰어노는게 몸과 마음엔 최고 여유가 있으면 산이나 바다가 있는 야외로 떠나보는 것만큼 심신에 좋은 일도 없다.CJ몰은 13세 이하 어린이를 위해 교통비,레크리에이션,교육비 등을 포함한 내린천 래프팅 1박상품을 4만원에 판다. 가족과 함께 괌으로 떠나는 연수 프로그램도 있다.부모와 함께 ‘University of GUAM’에서 오전에는 영어학습을,오후에는 카약·스쿠버다이빙·스노쿨링 등의 레포츠 강습을 받는 ‘하계 괌 가족연수 프로그램 8일코스’는 어른 197만원,어린이 175만원이다. 방안의 가구나 학용품을 바꿔 새로운 환경으로 방학을 맞을 수 있다면 큰 선물이 될 것이다.옥션은 23일까지 ‘방학맞이 홈오피스전’ 이벤트를 열어 책상,의자,책장 등 인기가구 7개 품목 1700여점을 평균 20∼30% 저렴한 가격에 팔고 있다.등과 목받침이 있는 듀오백 의자는 4만∼6만원대,크기 조절이 가능한 맞춤 책장은 6만∼24만원대로 다양하게 나와 있다. LG이숍은 30일까지 ‘샤프전자와 함께하는 여름맞이 특가전’을 진행한다.전자사전·전자수첩·전자계산기 등 3개 상품군 제품을 특가에 판매하고 경품행사를 연다. 샤프 전자사전 RD-6200 19만 8000원,샤프 전자사전 RD-6100을 17만 9000원에 30대 한정판매한다.복합기를 포함 펜티엄4 컴퓨터(2.8G 17LCD)패키지를 120만원 대에 판매하는 ‘현주 컴퓨터 특가 모음전’도 연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원로 예술인의 삶’ 다시 본다

    지금은 현장에서 물러났지만 격동의 근현대를 살면서 문화예술의 창조자로 맹활약했던 원로들이 역사기록자로 나섰다. 지난해 6월부터 ‘한국 근현대예술사 증언채록사업’을 벌여온 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연구소(소장 강태희)는 최근 문화예술계 원로 32명의 증언채록을 마쳤다고 23일 밝혔다. 문예진흥원 후원으로 진행되는 증언채록사업은 지난 세기 현장에서 활약했던 80·90대 원로 예술인 100인의 증언을 통해 한국 근현대예술사를 정리하는 기획으로,이번에 1차사업이 마무리됐다. 이달 말 책으로 발간될 32명에 대한 증언 채록 작업에는 자문,발제,토론,촬영,녹취문 작성 등에 200여명의 예술인과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2005년까지 진행될 채록사업은 음악,무용,연극,미술,문학,대중예술 등 6개 분야에 걸쳐 1930년 이전 출생한 원로 예술인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이번 1차연도에는 1920년 이전 출생자들이 인터뷰 대상자로 참여했다. 해당분야 전문가들이 5∼6회에 걸쳐 대상자의 자택을 직접 방문해 촬영,녹취한 증언 채록작업 결과 총 300여 시간 분량의 영상자료와 200자 원고지 4만 5000장의 녹취문이 만들어졌다. 영상자료와 녹취 문집은 문예진흥원 예술사료관에 보관돼 연구의 1차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1차연도 사업에 참여한 문화예술인에는 정진숙(92) 을유문화사 사장,국악인 이은관(87),미술사학자 황수영(88)·진홍섭(88),연극배우 김동원(88),시인 황금찬(86),화가 전혁림(88)·정점식(88)·김흥수(85),무속인 김석출(82),건축가 엄동문(85),방송작가 한운사(81)씨 등이다.구상 시인,영화배우 독고성씨,한만년 일조각 대표도 인터뷰 대상이었으나 채록에 앞서 별세했다.아동문학가 어효선 선생은 증언채록 한 달 뒤인 지난 5월 작고했다. 경제학을 전공한 미술사학자 진홍섭씨는 고유섭 선생을 만나 미술사로 전환한 경위와 동료 미술사학자 황수영·최순우씨 등과 교유했던 과정을 상세히 전했다. 미수(米壽)의 화가 전혁림은 “처음부터 화가가 되려던 게 아니고 문학을 하기 위해 일본어로 번역된 소설책을 탐독했다.”며 자신의 그림작업이 문학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털어놓았다. 정진숙 사장의 증언에는 광복 직후 문화예술인들이 출판사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당시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동해안별신굿의 무속인 김석출옹은 우리네 삶은 전통과 현대,몸과 정신이 한꺼번에 버무려진 집합체임을 들려준다. 이인범 예술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시기까지 역사의 주체이자 문화예술의 당사자였던 원로예술인들의 체험과 기억은 우리 근현대예술사의 단절과 공백을 메울 중요한 자료”라며 “구술작업을 통해 삶과 인간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없던 지난 시절을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0)남해 노도(櫓島)의 파도소리

    국문소설 ‘구운몽(九雲夢)’의 작가이자 조선 후기 이름 난 문신(文臣)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1637∼1692)은 경남 남해군 이동면 양오리 백연 마을 건너 노도(櫓島)에서 56세 일기로 생을 마쳤다.그는 서울 태생인 데다 생애 대부분을 서울에서 살았다.그런 그가 한반도의 끝 남해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한 작은 무인도에서 숨을 거둔 이유는 정치범이라는 죄를 덮어 쓰고 이곳으로 유배되었기 때문이다. ●역모죄로 유배… 천연의 무인도 특별감옥 노도는 유배지였다.그러나 김만중 이전,또는 이후에 이곳으로 유배된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노도는 김만중 한 사람을 유형시키기 위해 선택된 특별감옥이었던 셈이다. 그의 죄목은 역모와 관련되었다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숙종 임금과 희빈 장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서인(西人)과 남인(南人)의 다툼에서 서인이 패배하게 되자 관직을 빼앗기고 죄인이 되었다.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무거웠다.사람이 살 수 없는 변방으로 끌려갔다가 다시 남해(南海)에 위리안치(圍籬安置),즉 사방에 울타리를 둘러치고 그 안에 감금하는 형벌이었다. 이같은 조건을 잘 갖춘 곳이 노도다.섬의 동남쪽은 가파른 경사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어서 일부러 울타리를 칠 필요가 없다.서쪽도 급경사지여서 탈출이 불가능하다.북쪽으로 난 밋밋한 한 자락만이 간신히 바다에 이르는 길로 이용할 수 있는데,이곳에서 맞은편 남해까지 사이에는 급류가 흐르고 있어 이 또한 천혜의 장애물이다.감옥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춘 노도에다 김만중을 혼자 몰아 넣어 놓고 숙종은 장희빈과 쾌락의 나날을 보냈고,남인 권력자들의 끝없는 욕망은 조선시대를 비탈로 끌어내렸다. 그리움의 정서가 자주 표출되는 그의 시편들은 그의 생애가 잘 투영된 것들이다.또한 많은 인물 대부분이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는 소설과 시들은 그의 낭만주의 정감을 엿보게 한다.실제로 노도에 유배당한 김만중은 유배지로 찾아온 어머니와 아내와의 피맺힌 해후를 통하여 한글소설 ‘구운몽’을 탄생시켰다. 그가 53세 되던 1689년에 끌려와서 3년 뒤인 1692년 타계할 때까지 홀로 꿈꾸고 절규했던 적소(謫所),노도로 가기 위해 백연 마을 포구에서 고깃배를 빌려 탔다.불과 5분 남짓이면 노도에 닿는 거리다.그러나 노도와 백연마을 사이를 왕래하는 정기 여객선 같은 것은 있었던 적이 없었다.포구의 방파제는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태풍의 패악질로 곳곳이 무너진 채 파도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작은 고깃배를 몰고 가는 초로의 남자가 전해 준 말에 따르면 백연마을이나 노도는 1985년까지도 등잔불을 켜고 살았단다.십여 년 전부터 노도를 찾아오는 이들이 가끔 있어서 기름값이나 받고 손님을 실어다 주기도 한다는데,그 손님들 대부분이 어떻게 노도에서 혼자 3년 동안이나 지낼 수 있었는지 끔찍하다며 말을 잃곤 하더란다. 노도에는 그가 귀양살이 한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북쪽 산비탈에 울창한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숲에서 산새 몇 마리가 가는 소리로 울고 있다.김만중의 외로운 넋이런가 싶다.이 섬에서 북쪽 동백나무 숲 아래의 다소 밋밋한 언덕배기가 배를 접근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피눈물로 얼룩진 어머니·아내와의 해후 필자는 배가 닿았던 지점에서 맞은편 백연마을 포구를 바라본다.소리치면 건너편 포구까지 닿을 듯도 싶다.큰소리로 외쳐본다.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는 날이어서 그런지 포구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보인다.내 목소리가 들린다는 뜻이다.그때 필자는 김만중이 유배생활 중에 겪었던 피눈물로 얼룩진 사건을 떠올렸다.어쩌면 바로 이 자리였을지도 모른다.그가 노도로 유배 온 이듬해 늦은 봄이었다.움막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애절한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붓을 놓고 귀를 귀울였다.분명 사람 목소리였다.움막 밖으로 나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그의 눈길이 노도 맞은편 백연마을 언덕으로 가 닿는다.세 사람이 언덕 위에 서서 노도 쪽을 바라보고 있다.두 사람은 여인이고 한 명은 남자였다.그 남자가 다시 고함을 쳤다.저쪽 사내는 김만중을 찾고 있었다.놀랍고 반가웠다.되도록 한 발짝이라도 가까운 곳으로 다가섰다.바람이 불고 있었다.저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바람에 파묻혔다가 토막난 채 들려온다.김만중 자신을 찾는 것이 분명했다.그렇다고 대답했다.그러자 저쪽의 여자 한 사람이 절규한다.김만중의 아내였다.그 옆의 여인은 어머니였다.남자는 김만중의 집일을 도맡고 있는 주석아범이었다. 죄수가 유형생활하는 유배지에 가족이 찾아오는 것은 법으로 엄금했다.그리하여 주변을 지키는 포졸들에게 뇌물을 주고 잠시만 만나기도 했다.노도에 있는 김만중을 만나려면 특별하게 마련된 배가 필요했다.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주석아범은 백방으로 손을 써봤지만 배를 구할 수 없었고,그렇게 먼발치에서라도 소리쳐 이름 불러볼 수 있게 된 것도 여간 공들인 것이 아님을 알렸다.어머니는 자식이 하도 보고 싶어 서울에서 남해까지 왔지만 자식의 적소까지는 다가설 수 없어서 애를 태웠다.김만중은 울음을 참으면서 소리 질러 집안 안부를 물었고 어머니는 주석아범 목소리를 빌려서 부디 몸조심하라 신신당부했다. 늦은 봄날 하루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마침내 어머니가 혼절했다.주석아범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아내는 나귀를 몰고 돌아섰다.아내가 가다 말고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세 사람 모습이 사라진 뒤 김만중은 바닷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오래오래 울었다.늦은 봄밤이 깊어와 파도소리도 따라 울었다. ●소설 못보고 어머니 눈감자 그도 앓다 숨져 그날 이후 김만중은 소설 쓰기에 매달렸다.어머니께 보내드리기 위해서였다.그는 어머니께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었다.지난날 그가 중국 사신으로 가게 되었을 때 어머니는 중국 소설책 몇 권을 구해와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그런데 사신의 임무가 너무 막중하고 분주하여 어머니의 부탁을 그만 잊어버렸던 것이다.그 뒤로 다시는 중국 여행길이 마련되지 않아 늘 어머니께 송구한 마음이었다.김만중은 노도에서 그렇게 어머니와 이별한 뒤로 지키지 못한 어머니와의 약속을 다시 떠올렸다.언제 풀려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절해고도에 갇힌 몸이라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초조함이 더했다. ‘구운몽’은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인생을 특정한 사상의 틀 안에 넣어서 보지 않고 모든 틀을 깨고 나와서 자유롭게 관조한다는 주제로 씌어진 소설이다.그래서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인 금강경의 공(空)을 소설화했다고도 볼 수 있는 소설이다.김만중 자신의 육신이 절해고도에 감금당하고 자신의 삶이 철저한 불행 속에 놓여진 뒤에야 깨닫게 된 정신세계의 변화였다. 세속의 상식으로 볼 때 그의 인생은 끝장난 것이다.남은 것은 외로움에 찢겨 피흘리다 파도소리에 젖은 채 죽는 일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그때 그는 역설의 묘법을 눈치챈 것이다.명예,권력,소유의 욕망을 놓아버리면 한없이 자유로운 자연이 된다는 것을 안 것이다.마침내 자신의 감옥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기 시작하면서 ‘구운몽’을 쓴 셈이다. 소설이 완성되었지만 보낼 길이 막연했다.어머니는 그렇게 다녀가신 그 해 가을에 눈을 감았다.소식을 갖고 온 조카에게 완성된 ‘구운몽’을 들려보내면서 장례에도 못 가는 불효자식을 대신하여 구운몽을 어머니 영전에 올려달라며 피울음을 울었다.자식 기다리는 어머니를 위로해드리기 위해 쓴 소설이지만 정작 그 소설을 보지도 못한 채 눈 감은 어머니를 부르며 바닷가를 거닐었다.어머니라는 등불이 꺼지고나자 자신의 삶은 더욱 작고 초라했다. 어머니와 아내가 서 있던 언덕의 느티나무 잎이 지고 파도가 흰 갈기를 세우며 세상을 질타하는 겨울 내내 김만중은 병을 앓았다.그리움은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김만중은 그렇게 앓으며 파도소리에 갇힌 채 유배지 불 꺼진 방에서 홀로 쓸쓸히 숨을 거두었다.육신을 벗어버림으로써 더는 갇힐 것 없는 무애의 빛이 되었을까.구운몽 책갈피가 파도소리에 젖는다. 우리말과 글을 버리고 다른 나라 말로 글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 말을 흉내내는 것과 같다면서 국문가사예찬론을 폈던 서포 김만중의 목소리가 이 여름 노도를 씻어가는 파도소리로 다가온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50)남해 노도(櫓島)의 파도소리

    국문소설 ‘구운몽(九雲夢)’의 작가이자 조선 후기 이름 난 문신(文臣)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1637∼1692)은 경남 남해군 이동면 양오리 백연 마을 건너 노도(櫓島)에서 56세 일기로 생을 마쳤다.그는 서울 태생인 데다 생애 대부분을 서울에서 살았다.그런 그가 한반도의 끝 남해바다에 외롭게 떠 있는 한 작은 무인도에서 숨을 거둔 이유는 정치범이라는 죄를 덮어 쓰고 이곳으로 유배되었기 때문이다. ●역모죄로 유배… 천연의 무인도 특별감옥 노도는 유배지였다.그러나 김만중 이전,또는 이후에 이곳으로 유배된 사람이 있었다는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노도는 김만중 한 사람을 유형시키기 위해 선택된 특별감옥이었던 셈이다. 그의 죄목은 역모와 관련되었다는 무시무시한 것이었다.숙종 임금과 희빈 장씨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벌어진 서인(西人)과 남인(南人)의 다툼에서 서인이 패배하게 되자 관직을 빼앗기고 죄인이 되었다.그에게 내려진 형벌은 무거웠다.사람이 살 수 없는 변방으로 끌려갔다가 다시 남해(南海)에 위리안치(圍籬安置),즉 사방에 울타리를 둘러치고 그 안에 감금하는 형벌이었다. 이같은 조건을 잘 갖춘 곳이 노도다.섬의 동남쪽은 가파른 경사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어서 일부러 울타리를 칠 필요가 없다.서쪽도 급경사지여서 탈출이 불가능하다.북쪽으로 난 밋밋한 한 자락만이 간신히 바다에 이르는 길로 이용할 수 있는데,이곳에서 맞은편 남해까지 사이에는 급류가 흐르고 있어 이 또한 천혜의 장애물이다.감옥으로서의 모든 조건을 갖춘 노도에다 김만중을 혼자 몰아 넣어 놓고 숙종은 장희빈과 쾌락의 나날을 보냈고,남인 권력자들의 끝없는 욕망은 조선시대를 비탈로 끌어내렸다. 그리움의 정서가 자주 표출되는 그의 시편들은 그의 생애가 잘 투영된 것들이다.또한 많은 인물 대부분이 여성으로 그려지고 있는 소설과 시들은 그의 낭만주의 정감을 엿보게 한다.실제로 노도에 유배당한 김만중은 유배지로 찾아온 어머니와 아내와의 피맺힌 해후를 통하여 한글소설 ‘구운몽’을 탄생시켰다. 그가 53세 되던 1689년에 끌려와서 3년 뒤인 1692년 타계할 때까지 홀로 꿈꾸고 절규했던 적소(謫所),노도로 가기 위해 백연 마을 포구에서 고깃배를 빌려 탔다.불과 5분 남짓이면 노도에 닿는 거리다.그러나 노도와 백연마을 사이를 왕래하는 정기 여객선 같은 것은 있었던 적이 없었다.포구의 방파제는 해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태풍의 패악질로 곳곳이 무너진 채 파도소리를 들으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작은 고깃배를 몰고 가는 초로의 남자가 전해 준 말에 따르면 백연마을이나 노도는 1985년까지도 등잔불을 켜고 살았단다.십여 년 전부터 노도를 찾아오는 이들이 가끔 있어서 기름값이나 받고 손님을 실어다 주기도 한다는데,그 손님들 대부분이 어떻게 노도에서 혼자 3년 동안이나 지낼 수 있었는지 끔찍하다며 말을 잃곤 하더란다. 노도에는 그가 귀양살이 한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다.북쪽 산비탈에 울창한 동백나무와 비자나무 숲에서 산새 몇 마리가 가는 소리로 울고 있다.김만중의 외로운 넋이런가 싶다.이 섬에서 북쪽 동백나무 숲 아래의 다소 밋밋한 언덕배기가 배를 접근시킬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다. ●피눈물로 얼룩진 어머니·아내와의 해후 필자는 배가 닿았던 지점에서 맞은편 백연마을 포구를 바라본다.소리치면 건너편 포구까지 닿을 듯도 싶다.큰소리로 외쳐본다.바람이 그다지 불지 않는 날이어서 그런지 포구에서 그물을 손질하던 마을 사람들이 손을 흔들어 보인다.내 목소리가 들린다는 뜻이다.그때 필자는 김만중이 유배생활 중에 겪었던 피눈물로 얼룩진 사건을 떠올렸다.어쩌면 바로 이 자리였을지도 모른다.그가 노도로 유배 온 이듬해 늦은 봄이었다.움막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어디선가 애절한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았다.붓을 놓고 귀를 귀울였다.분명 사람 목소리였다.움막 밖으로 나와 사방을 두리번거렸다.그의 눈길이 노도 맞은편 백연마을 언덕으로 가 닿는다.세 사람이 언덕 위에 서서 노도 쪽을 바라보고 있다.두 사람은 여인이고 한 명은 남자였다.그 남자가 다시 고함을 쳤다.저쪽 사내는 김만중을 찾고 있었다.놀랍고 반가웠다.되도록 한 발짝이라도 가까운 곳으로 다가섰다.바람이 불고 있었다.저쪽에서 외치는 소리가 바람에 파묻혔다가 토막난 채 들려온다.김만중 자신을 찾는 것이 분명했다.그렇다고 대답했다.그러자 저쪽의 여자 한 사람이 절규한다.김만중의 아내였다.그 옆의 여인은 어머니였다.남자는 김만중의 집일을 도맡고 있는 주석아범이었다. 죄수가 유형생활하는 유배지에 가족이 찾아오는 것은 법으로 엄금했다.그리하여 주변을 지키는 포졸들에게 뇌물을 주고 잠시만 만나기도 했다.노도에 있는 김만중을 만나려면 특별하게 마련된 배가 필요했다.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주석아범은 백방으로 손을 써봤지만 배를 구할 수 없었고,그렇게 먼발치에서라도 소리쳐 이름 불러볼 수 있게 된 것도 여간 공들인 것이 아님을 알렸다.어머니는 자식이 하도 보고 싶어 서울에서 남해까지 왔지만 자식의 적소까지는 다가설 수 없어서 애를 태웠다.김만중은 울음을 참으면서 소리 질러 집안 안부를 물었고 어머니는 주석아범 목소리를 빌려서 부디 몸조심하라 신신당부했다. 늦은 봄날 하루 이름을 부르고 또 불렀다.마침내 어머니가 혼절했다.주석아범은 어머니를 등에 업고,아내는 나귀를 몰고 돌아섰다.아내가 가다 말고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세 사람 모습이 사라진 뒤 김만중은 바닷가에 무릎을 꿇고 앉아 오래오래 울었다.늦은 봄밤이 깊어와 파도소리도 따라 울었다. ●소설 못보고 어머니 눈감자 그도 앓다 숨져 그날 이후 김만중은 소설 쓰기에 매달렸다.어머니께 보내드리기 위해서였다.그는 어머니께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었다.지난날 그가 중국 사신으로 가게 되었을 때 어머니는 중국 소설책 몇 권을 구해와 달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다.그런데 사신의 임무가 너무 막중하고 분주하여 어머니의 부탁을 그만 잊어버렸던 것이다.그 뒤로 다시는 중국 여행길이 마련되지 않아 늘 어머니께 송구한 마음이었다.김만중은 노도에서 그렇게 어머니와 이별한 뒤로 지키지 못한 어머니와의 약속을 다시 떠올렸다.언제 풀려나게 될지 알 수 없는 절해고도에 갇힌 몸이라서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초조함이 더했다. ‘구운몽’은 삶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인생을 특정한 사상의 틀 안에 넣어서 보지 않고 모든 틀을 깨고 나와서 자유롭게 관조한다는 주제로 씌어진 소설이다.그래서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인 금강경의 공(空)을 소설화했다고도 볼 수 있는 소설이다.김만중 자신의 육신이 절해고도에 감금당하고 자신의 삶이 철저한 불행 속에 놓여진 뒤에야 깨닫게 된 정신세계의 변화였다. 세속의 상식으로 볼 때 그의 인생은 끝장난 것이다.남은 것은 외로움에 찢겨 피흘리다 파도소리에 젖은 채 죽는 일뿐이라고 볼 수도 있다.그때 그는 역설의 묘법을 눈치챈 것이다.명예,권력,소유의 욕망을 놓아버리면 한없이 자유로운 자연이 된다는 것을 안 것이다.마침내 자신의 감옥으로부터 조금씩 자유로워지기 시작하면서 ‘구운몽’을 쓴 셈이다. 소설이 완성되었지만 보낼 길이 막연했다.어머니는 그렇게 다녀가신 그 해 가을에 눈을 감았다.소식을 갖고 온 조카에게 완성된 ‘구운몽’을 들려보내면서 장례에도 못 가는 불효자식을 대신하여 구운몽을 어머니 영전에 올려달라며 피울음을 울었다.자식 기다리는 어머니를 위로해드리기 위해 쓴 소설이지만 정작 그 소설을 보지도 못한 채 눈 감은 어머니를 부르며 바닷가를 거닐었다.어머니라는 등불이 꺼지고나자 자신의 삶은 더욱 작고 초라했다. 어머니와 아내가 서 있던 언덕의 느티나무 잎이 지고 파도가 흰 갈기를 세우며 세상을 질타하는 겨울 내내 김만중은 병을 앓았다.그리움은 육신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김만중은 그렇게 앓으며 파도소리에 갇힌 채 유배지 불 꺼진 방에서 홀로 쓸쓸히 숨을 거두었다.육신을 벗어버림으로써 더는 갇힐 것 없는 무애의 빛이 되었을까.구운몽 책갈피가 파도소리에 젖는다. 우리말과 글을 버리고 다른 나라 말로 글을 짓는다면 이는 앵무새가 사람 말을 흉내내는 것과 같다면서 국문가사예찬론을 폈던 서포 김만중의 목소리가 이 여름 노도를 씻어가는 파도소리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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