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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 끝, 자신의 내면을 볼 때

    벼랑 끝, 자신의 내면을 볼 때

    임신 초기 자연유산을 진단받고(‘마켓’),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별안간 파혼당한다(‘완전한 하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생면부지의 괴한에게 습격을 당하기도 한다(‘사치와 고요’). 기준영 작가의 소설집 ‘사치와 고요’ 속 주인공들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삶 일부를 영영 잃어버린다. 특기할 점은 누군가는 삶의 전부를 잃어버렸다고 자책할 수도 있는 시간에 그들은 자신의 내면 풍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진다는 데에 있다. 수록작 ‘완전한 하루’에서 파혼을 겪은 주현은 예전과 똑같은 사람일 수 없다. 지인들과 다닥다닥 붙어 앉아 먹는 점심시간을 견딜 수 없어 한동안 식사를 거르고 창밖을 내다보며 사과를 먹는다. 이런 주현의 앞에 나타난 민규는 한때 자신의 형수였던 이와 해외로 도피했던 인물이다. 다사다난했던 과거를 얘기하면서 그들은 문득 깨닫는다. 지난 사랑의 실패로 지금 서로의 앞에 와 있다는 사실을. ‘여기 없는 모든 것’에 등장하는 남녀도 10여년간 기묘한 관계를 유지한 독특한 사이다. 인주와 이석은 지인이 만든 술자리에서 우연히 만나 인주의 가족들 앞에서 ‘애인 대행’을 하는 사이로까지 나아간다. 그들 사이에 연인이라고 할 만한 진전까지는 생기지 않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인주에게 감정적으로 가장 의존적이던 두 존재가 그녀를 떠나갈 때 이석이 모두 함께했다’(63쪽)는 것이다. 반려견과 어머니가 떠나갈 때 인주의 곁에는 항상 이석이 있었다. 다른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최초의 자리’를 서로 공유한 그들은 한낮의 숲속에서 벌거벗고 지내도 서로 거리낌이 없는 사이가 됐다. ‘사치와 고요’ 속 인물들의 미덕은 극한 상황에서도 나와 타인을 돌아보는 긍정에서 온다. ‘때로 낮에 넘어졌던 자리가 어떤 문장을 쓰게 되리라는 예감 같은 것이었음을 밤이 되기 전에 알아차립니다.’(292쪽) ‘작가의 말’ 속 문장처럼 ‘넘어져도 괜찮아’를 몸소 보여 주는 짧은 소설 9편의 등장이 반갑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과학소설 속 흑인 여성들, 낡은 질서에 저항하다

    과학소설 속 흑인 여성들, 낡은 질서에 저항하다

    과학소설(SF)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흑인 여성 작가들의 단행본이 나란히 출간됐다. 이들 소설에는 그간 SF에서 소외됐던 흑인 여성들이 등장해 낡은 질서에 맹렬히 저항한다.‘쇼리’(프시케의숲)는 네뷸러상, 휴고상 등을 수상한 미국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1947~2006)가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소설이다. 외견상 소녀로 보이는 53세의 흑인 뱀파이어 주인공이 치명적인 기억상실에도 불구하고 자기 자신의 정체를 찾아나간다는 이야기다. 버틀러 특유의 흥미진진한 플롯과 속도감 있는 필치 아래 젠더와 인종, 섹스, 중독 등의 문제가 아슬아슬한 지점까지 거침없이 다뤄진다. 버틀러는 뱀파이어의 흡혈 행위에서 ‘중독’과 ‘섹스’라는 키워드를 뽑아내 집요하게 파고들고, 모든 것이 파괴된 폐허 위의 공생의 공동체를 쌓아올린다. 그가 만드는 공동체는 사랑과 쾌락에 기반하며, 차별과 폭력이 없으며, 모계로 구성된다.‘검은 미래의 달까지 얼마나 걸릴까?’(황금가지)는 휴고상을 3년 연속 수상한 N K 제미신의 첫 소설집이다. ‘부서진 대지’ 시리즈로 널리 알려진 제미신 작품 세계의 근간을 알 수 있는 책으로, 비행선이 보편화된 19세기 미국 배경의 스팀펑크물, 23세기 외계 생명체와의 무역 협상 등 다양한 시공간과 소재를 다뤘다. 제목은 제미신이 흑인 여성으로서 SF와 판타지를 사랑하기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털어놨던 동명의 에세이에서 따왔다. 머리말에서 제미신은 여성과 유색인이 소외당하던 현실을 고하며, 스스로를 제외시킬 수 없었기에 이야기에 꾸준히 자신의 소설에 흑인 캐릭터를 넣었다고 밝힌다. 특히 민권운동이 확산되던 1960년대 앨라배마주를 무대로 사악한 요정에게서 딸을 지키려는 여성의 분투를 다룬 ‘붉은 흙의 마녀’, 혁명으로 세운 최초의 흑인 공화국인 아이티의 첩자 여성과 미국 혼혈 여성 사이의 로맨스를 그린 ‘폐수 엔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닥친 뉴올리언스에서 ‘괴물’이라는 형태로 실체화한 혐오에 대항해 분투하는 인물들을 다룬 ‘잔잔한 물 아래 도시의 죄인들, 성자들, 용들 그리고 혼령들’은 현재도 공고하게 남아 있는 인종차별의 민낯에 전면 대항하는 작품이다. 제미신은 1972년 미국 아이오와에서 태어나 낮에는 상담 심리사로 일하고 밤에는 창작 활동을 이어갔다. 2016년 ‘부서진 대지’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 ‘다섯 번째 계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는 처음 휴고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이어 ‘오벨리스크의 문’, ‘석조 하늘’까지 수상에 성공, 한 시리즈의 3년 연속 장편상 수상이라는 휴고상 역사에 전례 없는 기록을 낳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봉곤 “글쓰기 폭력 반성”… 젊은작가상 반납

    김봉곤 “글쓰기 폭력 반성”… 젊은작가상 반납

    사적 대화를 소설에 무단으로 인용, 사생활 침해 논란을 낳은 김봉곤(35) 작가의 책이 전량 회수 및 환불 조치에 들어간다. 김 작가는 사과와 함께 젊은작가상을 반납했다. 문학동네와 창비는 문제가 된 김 작가의 소설이 실린 작품을 회수하고, 이미 구매한 독자들에게는 환불해 주겠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단행본은 ‘여름, 스피드’와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상 문학동네), ‘시절과 기분’(창비)이다. 이와 함께 문학동네는 김 작가의 젊은작가상 반납 결정을 심사위원들이 받아들였으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그런 생활’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경위를 담은 개정판이 재출간될 예정이며, 이전에 구입한 책은 새 책으로 교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김 작가는 소설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무단 인용하고,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기재해 ‘강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 논란을 낳았다. 그는 사태 발생 약 열흘 만인 21일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김 작가는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논란은 지난 10일 A씨가 트위터를 통해 본인이 김 작가의 젊은작가상 수상작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이며,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무단 인용됐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이어 지난 17일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인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며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가 소설 속에 적시돼 아우팅당했다”는 폭로가 나와 논란이 가중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독자들은 출판사와 김 작가의 소극적인 입장 표명에 거세게 항의했다.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김 작가는 ‘오토픽션’(자전 소설)을 통한 퀴어 서사로 주목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봉곤 작가 “부주의한 글쓰기 폭력 반성”… 젊은작가상 반납

    김봉곤 작가 “부주의한 글쓰기 폭력 반성”… 젊은작가상 반납

    소설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무단 인용하고,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기재해 ‘강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 논란을 낳았던 김봉곤(35) 작가가 공식 사과했다. 사태 발생 약 열흘 만이다. 김 작가는 21일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논란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A씨가 본인이 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이며,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무단 인용됐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이어 지난 17일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인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이며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아우팅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독자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어났으며, 해당 책들의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 작가는 올해 ‘그런 생활’로 받은 젊은작가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제기된 소설들이 실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 ‘시절과 기분’(창비)은 현재 판매 중지된 상태다. 김 작가의 사과문 발표 직후 창비는 ‘시절과 기분’ 환불을 공지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김봉곤 작가, 젊은작가상 반납… 문학동네 “심사위원 수락”(종합)

    김봉곤 작가, 젊은작가상 반납… 문학동네 “심사위원 수락”(종합)

    소설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무단 인용하고,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기재해 ‘강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 논란을 낳았던 김봉곤(35) 작가가 공식 사과했다. 사태 발생 약 열흘 만이다. 김 작가는 21일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논란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A씨가 본인이 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이며,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무단 인용됐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이어 지난 17일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인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이며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아우팅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독자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어났으며, 해당 책들의 교환을 넘어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 작가는 올해 ‘그런 생활’로 받은 젊은작가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제기된 소설들이 실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 ‘시절과 기분’(창비)은 현재 판매 중지된 상태다. 김 작가의 사과문 발표 직후 창비는 ‘시절과 기분’ 환불을 공지했다. 문학동네는 김 작가의 젊은작가상 반납 결정을 심사위원들이 받아들였으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그런 생활’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경위를 담은 개정판을 수상작가들의 동의를 거쳐 재출간하겠다고 밝혔다. ‘여름, 스피드’는 환불 조치하며, 지금까지 출간된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9만부 전량은 개정판으로 교환 혹은 환불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학동네는 “젊은 비평가들의 선고심을 거쳐 3배수의 작품을 본심에 올리고 그중 7편의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이라며 “심사의 독립성을 전제로 등단 10년 이하 작가가 발표한 모든 중단편을 심사 대상으로 해왔으나, 이번 사안과 관련하여 제기된 비판에 귀를 기울여 젊은작가상 운영에 대해 다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김 작가는 ‘오토픽션’(자전 소설)을 통한 퀴어 서사로 주목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생활 무단 인용’ 김봉곤 작가 “젊은작가상 반납”

    ‘사생활 무단 인용’ 김봉곤 작가 “젊은작가상 반납”

    소설에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무단 인용하고,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기재해 ‘강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 논란을 낳았던 김봉곤(35) 작가가 공식 사과했다. 사태 발생 약 열흘 만이다. 김 작가는 21일 트위터에 올린 입장문에서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며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썼다. 논란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A씨가 본인이 김 작가의 소설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누나’이며,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가 무단 인용됐다고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이어 지난 17일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인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이며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아우팅당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더욱 가중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독자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어났으며, 해당 책들의 교환을 넘어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김 작가는 올해 ‘그런 생활’로 받은 젊은작가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문제가 제기된 소설들이 실린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과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 ‘시절과 기분’(창비)는 현재 판매 중지된 상태다. 김 작가의 사과문 발표 직후 창비는 ‘시절과 기분’ 환불을 공지했다. 문학동네는 “후속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돼 등단한 김 작가는 ‘오토픽션’(자전 소설)을 통한 퀴어 서사로 주목받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사적대화 인용’ 김봉곤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상 반납

    ‘사적대화 인용’ 김봉곤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상 반납

    지인들과 나눈 사적인 대화 내용을 소설에 인용해 논란을 일으킨 작가 김봉곤이 피해자와 독자, 출판사와 동료 작가들에게 사과하며 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봉곤은 21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그간의 모든 일에 대해 사죄드린다”면서 “제 소설로 인해 고통받은 ‘다이섹슈얼’님과 ‘0’님께 사죄드린다. 독자 여러분, 출판 관계자분, 동료 작가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특히 김봉곤은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밝힌 남성을 거론하며 “‘0’님의 문제 제기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부주의한 글쓰기가 가져온 폭력과 피해에 다시 한번 사죄드린다”면서 “고유의 삶과 아픔을 헤아리지 못한 채 타인을 들여놓은 제 글쓰기의 문제점을 ‘다이섹슈얼’님과 0님의 말씀을 통해 뒤늦게 깨닫고 이를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김봉곤은 또 단편 ‘그런 생활’로 받은 제1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도 반납하겠다고 밝히고 “앞으로도 이 문제를 직시하며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적 대화 무단 인용 논란으로 문제가 된 소설책은 이미 출판사에 의해 모두 판매 중단됐다. 해당 작품은 단편 ‘그런 생활’이 실린 소설집 ‘시절과 기분’(창비)과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단편 ‘여름, 스피드’가 실린 소설집 ‘여름 스피드’(이상 문학동네)다. 앞서 지난 10일 자신이 ‘그런 생활’에 등장하는 ‘C 누나’라고 밝힌 여성이 자신이 김봉곤에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이 소설에 그대로 인용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지난 17일 자신이 ‘여름, 스피드’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밝힌 한 남성도 과거 김봉곤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 동의 없이 소설 도입부에 인용됐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동성애자임을 밝힌 김봉곤은 2016년 등단 이후 동성애를 주제로 한 사소설(私小說) 형태의 작품을 써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박기동 前서울예대 교수 별세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박기동 前서울예대 교수 별세

    원로 소설가 박기동 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가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76세. 경북 경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와 국민대 대학원 현대문학과를 졸업하고 성남고와 이대부고 교사를 거쳐 월간문학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고인은 서울예대 조교수와 부교수로 강단에 섰고, 1998년부터 2010년까지 같은 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내며 많은 후배 문인을 양성했다. ‘아버지의 바다에 은빛 고기 떼’, ‘달과 까마귀’, ‘모닥불에 바친다’, ‘쓸쓸한 외계인’ 등 소설집과 ‘내 몸이 동굴이다’, ‘어머니와 콩나물’ 등 시집을 남겼다. 유족으로 부인 문영순씨와 자녀 세기·수연씨가 있다. 빈소는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22일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퀴어 작가의 강제 아우팅… ‘문단의 윤리’를 묻다

    퀴어 작가의 강제 아우팅… ‘문단의 윤리’를 묻다

    ‘카카오톡 무단 도용’으로 시작된 김봉곤 작가를 둘러싼 논란이 문단 윤리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커밍아웃한 퀴어 작가인 그는 ‘오토픽션’(자전 소설)을 통한 퀴어 서사로 주목을 받아 왔다.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소설 ‘그런 생활’에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가 무단 인용됐다는 여성의 주장이 제기된 이래 추가로 작가의 소설로 ‘강제 아우팅’(타인에 의해 성적 지향·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을 당했다는 폭로까지 이어졌다. 여론은 들끓었고, 작가의 소설을 출간했던 문학동네와 창비는 판매 중지를 선언하고 나섰다.1차 발단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자신을 ‘그런 생활’에 등장한 ‘C누나’라고 밝힌 A씨가 글을 올린 데서 시작됐다. 그는 “‘C누나’의 말은 제가 김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쓴 것”이라며 “전체 분량은 원고지 약 10매”라고 밝혔다. A씨는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작가가 그대로 썼으며, 자신의 항의는 묵살됐다고 적었다. ‘그런 생활’은 ‘문학과사회’ 2019 여름호,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김 작가의 소설집인 ‘시절과 기분’(창비) 등에 실렸다.17일에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문학동네)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주장하는 인물 B씨가 나타났다. 그는 트위터에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돼 아우팅당했다”고 적었다. 문학동네와 창비는 애초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 직면, 태도를 바꿨다. 두 출판사는 A씨의 폭로가 나온 직후인 14일 당사자의 문제제기 후 해당 내용을 즉시 수정했다고 밝혔다. 16일에는 수정 전 판매분을 수정 판본으로 교환해 주겠다고 공지했다가 B씨의 발언이 나온 17일부터는 해당 단행본 3권에 대해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김 작가는 A씨에 대해 “미스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으나 B씨 건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의 판매 중지 선언에도 ‘김봉곤 사태’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출판사와 작가의 소극적인 입장 표명에 거듭 항의하던 독자들은 해당 책들의 교환을 넘어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작가와 친분이 있는 작가들의 SNS를 찾아가 ‘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느냐’는 식의 ‘사이버불링’도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의 폭로에 작가들도 분노했다. 김 작가와 함께 올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초엽 작가는 “소설의 가치가 한 사람의 삶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소설을 싣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현석 작가도 창비에서 발간하는 ‘창작과비평’, ‘문학3’ 보이콧에 이어 “제대로 된 사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두 회사(문학동네·창비)와 맺은 출판 계약을 해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토픽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신을 소설 속 영우라고 밝혔던 B씨는 입장문의 마지막에 “오토픽션이라는 이름하에 행하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의 갈취가 여전히 실재하는 인물들에게 가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론의 장에서 다시금 알릴 뿐”이라고 적었다. 최근 창비에 출판물 계약 해지를 요청한 정소연 작가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토픽션이니 하는 흰소리만 하며 작가를 고평가해 온 ‘선생님’들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며 문단 비평에 대한 역할을 촉구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판매중지까지 간 ‘김봉곤 사태’… 문단 윤리를 묻다

    판매중지까지 간 ‘김봉곤 사태’… 문단 윤리를 묻다

    ‘카카오톡 무단 도용’으로 시작된 김봉곤 작가를 둘러싼 논란이 문단 윤리에 대한 논의로 확장되고 있다. 커밍아웃한 퀴어 작가인 그는 ‘오토픽션’(자전 소설)을 통한 퀴어 서사로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소설 ‘그런 생활’에 자신의 카카오톡 대화가 무단 인용됐다는 여성의 주장이 제기된 이래 추가로 작가의 소설로 ‘강제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적 지향·정체성이 공개되는 행위)을 당했다는 폭로까지 이어졌다. 여론은 들끓었고, 작가의 소설을 출간했던 문학동네와 창비는 판매 중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카톡 내용 무단 인용, 강제 아웃팅… 이어진 폭로 1차 발단은 지난 10일 트위터에 자신을 ‘그런 생활’에 등장한 ‘C누나’ 라고 밝힌 A씨가 글을 올린 데서 시작됐다. 그는 “‘C누나’의 말은 제가 김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쓴 것”이라며 “전체 분량은 원고지 약 10매”라고 밝혔다. A씨는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작가가 그대로 썼으며, 자신의 항의는 묵살됐다고 적었다. ‘그런 생활’은 ‘문학과사회’ 2019 여름호,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김 작가의 소설집인 ‘시절과 기분’(창비) 등에 실렸다. 17일에는 자신이 김 작가의 첫 소설집 ‘여름, 스피드’(문학동네)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영우라고 주장하는 인물 B씨가 나타났다. 그는 트위터에 “이름을 제외한 대부분의 요소들이 소설 속에 적시되어 아웃팅 당했다”고 적었다. 문학동네와 창비는 애초 소극적인 입장을 밝혔다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에 직면, 태도를 바꿨다. 두 출판사는 A씨의 폭로가 나온 직후인 14일 당사자의 문제제기 후 해당 내용을 즉시 수정했다고 밝혔다. 16일에는 수정 전 판매분을 수정 판본으로 교환해주겠다고 공지했다가 B씨의 폭로가 나온 17일부터는 해당 단행본 3권에 대해 판매 중지를 선언했다. 김 작가는 A씨에 대해 “미스커뮤니케이션에 의해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으나 B씨 건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판매중지 선언에도 이어지는 여진… “문단 비평에도 책임” 출판사의 판매중지 선언에도 불구하고 ‘김봉곤 사태’의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 출판사와 작가의 소극적인 입장 표명에 거듭 항의하던 독자들은 해당 책들의 교환을 넘어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 작가와 친분이 있는 작가들의 SNS를 찾아가 ‘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느냐’는 식의 사이버 불링도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의 폭로에 작가들도 분노했다. 김 작가와 함께 올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김초엽 작가는 “소설의 가치가 한 사람의 삶보다 우선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계간 ‘창작과비평’ 가을호에 소설을 싣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역시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이현석 작가도 창비에서 발간하는 ‘창작과비평’, ‘문학3’ 보이콧에 이어 “제대로 된 사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두 회사(문학동네·창비)와 맺은 출판 계약을 해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오토픽션’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자신을 소설 속 영우라고 밝혔던 B씨는 입장문의 마지막에 “오토픽션이라는 이름하에 행하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망의 갈취가 여전히 실재하는 인물들에게 가해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공론의 장에서 다시금 알릴 뿐”이라고 적은 바 있다. 최근 창비에 출판물 계약을 해지를 요청한 정소연 작가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토픽션이니 하는 흰소리만 하며 작가를 고평가해 온 ‘선생님’들에게도 분명 책임이 있다”며 문단 비평에 책임을 촉구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거대도시 서울 철도(전현우 지음, 워크룸프레스 펴냄) 서울이라는 대도시를 둘러싸고 전국의 도시로 뻗어 있는 철도를 총망라했다. 런던, 도쿄, 파리 등 전통적인 거대도시 철도는 물론 자동차와의 싸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미국의 철도, 신흥 철도 강자 중국 등 대표 도시 50개를 선발, 그 도시들의 철도를 분석했다. 552쪽. 2만 7000원.부부 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전보림·이승환 지음, 눌와 펴냄) 젊은건축가상을 수상한 부부 건축가의 직업 에세이. 건축 설계의 가치, 작은 건축사사무소의 현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건축 실무와 함께 건축가의 역할을 돌아본다. 공공 건축의 의미와 중요성, 건축 현실의 문제점 등 우리 사회, 동네를 배경으로 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건축을 이야기한다. 252쪽. 1만 3800원.젊은이들이 모여드는 산골기업, 군겐도를 말하다(모리 마유미·마쓰바 도미 지음, 정영희 옮김, 이유출판 펴냄) 인구 500명, 한때 일본 최대의 은 산출량을 자랑하던 이와미 은광이 폐광하며 쇠락한 산골 마을. 이곳에서 100여명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 기업, 군겐도가 태어났다. 군겐도 리더 마쓰바 도미가 일본 환경보존활동가 모리 마유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328쪽. 1만 8000원.볼라르가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앙브루아즈 볼라르 지음, 이세진 옮김, 현암사 펴냄) 세잔, 피카소, 마티스 등 예술가들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세계적인 미술상이 남긴 파리 미술계에 대한 세밀한 기록. 19세기 말 볼라르는 많은 인상파 무명 화가들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개인전을 열어주었고, 위대한 화가들도 그 앞에서는 한 인간으로서 울고 웃고 질투하며 자신을 드러냈다. 512쪽. 2만 2000원.좋은 여자들(박향 지음, 강출판사 펴냄) 199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중견 작가의 소설집. 그의 소설에는 고통에 몸서리치고 허우적대면서도 그 시간에 머묾으로써 해당 시간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여자들이 있다. 고통에 찬 여자들에게 작가는 기꺼이 ‘좋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304쪽. 1만 4000원.빛(브루스 왓슨 지음, 이수영 옮김, 삼천리 펴냄) 문학과 예술, 종교와 철학, 과학과 인문학을 아울러 ‘빛’에 관해 서술한 평전. 인류가 남긴 신화와 경전, 에술과 문학 작품, 과학 논문과 실험 자료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연구와 독서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미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을 파헤쳐 온 저널리스트이자 역사가인 브루스 왓슨이 썼다. 456쪽. 2만 5000원.
  • 김봉곤 작가, 성적 대화 인용 논란… 왜 수정 사실 공지 안했나

    김봉곤 작가, 성적 대화 인용 논란… 왜 수정 사실 공지 안했나

    김봉곤(35) 작가가 올해 젊은작가상 수상작인 단편 소설 ‘그런 생활’에 지인과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동의 없이 인용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작가는 자전적 경험에 기반한 ‘퀴어 서사’로 문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는 작가다. 해당 소설은 2019년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첫 게재된 것을 시작으로 이듬해 4월 출간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5월 출간된 작가의 소설집 ‘시절과 기분’(창비)에 실렸다. ●C씨 “성적 수치심, 자기 혐오 불러일으키는 부분 그대로 실어” 지난 10일 트위터에는 스스로를 ‘그런 생활’에 등장한 ‘C누나’라고 밝힌 인물이 글을 올렸다. C씨는 “‘C누나’의 말은 제가 김봉곤 작가에게 보낸 카카오톡을 단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옮겨 쓴 것”이라며 “전체 분량은 원고지 약 10매”라고 밝혔다. 그는 김 작가가 2019년 5월 ‘그런 생활’을 발표하기 전, 작품에 등장시켜도 될 지 물은 적이 있으나 어느 정도 가공을 하리라고 예상하고 허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활’을 처음 읽었을 때, 김 작가가 제 말을 띄어쓰기 하나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베껴 쓴 것, 우리가 했던 대화 중 성적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부분을 그대로 쓴 것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C씨는 김 작가에게 항의해 수정을 약속받았으나, ‘문학과사회’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시절과 기분’ 등 지면 세 곳에 해당 부분이 모두 수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변호사를 선임한 다음에야 김 작가는 원고를 수정했으나, 원고 수정 사실을 공지해달라는 제 요청은 지금까지도 무시당하고 있다”고 적었다. C씨에 따르면 C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담긴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시절과 기분’은 약 7만부 가량 배포됐다. 10년 차 문학 편집자인 C씨는 12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작가는 다음날인 11일 트위터에 입장문을 올렸다. 그는 “(C씨가) 주로 ‘그런 생활’의 소설적 완성도를 거론했기에, 저는 C씨의 코멘트를 항의와 수정 요청이 아닌 소설 전반에 대한 조언으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C씨의) 문제제기 후 이 부분에서 분명 소통이 미흡했음을 인지했고, 작가로서 미리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대해 먼저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작가는 또한 “(C씨는) 소설 발표 1년여가 지난 시점인 지난해 4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에 특정 대사가 수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며 “즉각 사과하고 수정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작가는 ‘문학과사회’ 에 온라인 열람 서비스 중지를, 문학동네와 창비에 수록작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수정 사실 왜 공지 안했나… 문학동네 “당사자, 작가 주장 엇갈려” 해당 사실이 알려진 후 트위터에는 문학동네와 창비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문학동네는 올린 입장문에서 지난 5월 8일 사안을 인지한 뒤 젊은작가상 심사위원들에게 알리고, 수정 원고를 보내 재심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해당 내용이 전체 작품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수정 사실을 공지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사용 허락 과정과 수정 이유에 대한 당사자의 주장과 작가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는 사안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비는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SNS 등에서는 이러한 출판사와 작가 측 해명이 석연찮다는 주장이 많다. 특히 책의 수정 사실을 공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올초 이상문학상 사태로 절필을 선언했던 윤이형 작가는 13일 트위터에 “이번 일이 이상문학상 사태와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심사가 두 번 이루어졌고 작품집 내용이 수정된 것을 독자들이 계속 모르고 지나갈 수 있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입장 차가 있었더라도 공지는 해야 했다”고 적었다. 김 작가는 이에 대해 지난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C씨가) 내밀한 대화가 공개된 것에 대한 고통을 호소했는데, 개고 사유를 고지해 (그 쪽으로) 관심이 쏠릴 수가 있어 고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인 미스커뮤니케이션에서 시작된 문제이고, 그것에 대해 사과하고 수정 요청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그 이후의 문제에 대해서는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구름빵 사태를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구름빵 사태를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올해 초 이상문학상 관련 저작권 분쟁이 있었다. 수상 작품집과 관련한 계약 내용에 김금희, 최은영 등 작가 몇몇이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주관사인 문학사상사는 우수상 수상자한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수상작 저작권을 3년 동안 문학사상에 양도할 것. 둘째, 이후 소설집을 출간할 때 이 작품을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것. 두 요구는 예부터 있었던 ‘관행’이었다. 이 정도나 되는 권리를 상금 100만원에 넘기는 건 내 생각에 일단 비례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돈 문제일 수만은 없다. 저작권 ‘이용’과 ‘양도’는 다르다. 이용은 수상 작품집에 한해 출판권을 넘겨받겠다는 것이고, 양도는 해당 기간 출판사에서 작품 관련 저작권 일체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3년 사이 작품이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되거나, 교과서나 참고서에 게재되면 수입이 출판사로 간다. 법적으로는 작가 자신의 소설집에 수록할 때조차 출판사가 허락을 결정하게 된다. 이것은 당연히 과도하다. 관행 자체가 이상하다. 일정 금액을 받고 저작권 전체를 양도하는 관행, 즉 매절 계약이 실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게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사건이다. 2003년 ‘구름빵’을 처음 출간할 때 신인이었던 작가는 저작권료 850만원을 받고 저작권 일체를 출판사 한솔교육에 양도했다. 이 역시 관행이었다. 당시 아동 전집 출판에서는 이 같은 매절 계약이 흔했다. 출판사는 초기 비용을 무겁게 부담하는 쪽을 감수했고, 작가의 경우 실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작업 비용 등을 든든히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나쁘지 않은 계약이었다. 나중에 출판사에서 단행본을 낼 때 인센티브 형태로 1000만원을 별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약의 진짜 문제는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하는 특약이 끼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출판사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권을 임의로 처리하고 관련 수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출판사 입장에선 투자를 잘한 셈이지만, 작가 입장에선 억울한 기분이 든 것 같다. 뒤늦게 작가는 저작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얼마 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법적 결론은 이럴 수밖에 없다. 출판에서 매절은 현재에도 양자 합의가 있을 때 수시로 맺어진다. 판매 규모가 크지 않거나, 여러 사람이 참여하거나, 번역 등 저작물 창조성이 약한 경우 매절이 선호된다. 또한 아주 많은 저작물은 매절보다 인세 계약의 수입이 더 적기에 매절이 작가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매절은 외국에서도 드물지 않다. 현재 이와 관련한 수많은 계약이 쌓여 있고, 하나를 무효로 하면 출판산업 전체의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구름빵’의 경우 솔직히 일단 계약을 한 이상 법정까지 갈 일은 아니었다. 출판의 또 다른 관행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경우 작가와 출판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서 사적으로 타협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맺곤 했다.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작품의 잠재력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그러나 설령 작가가 판단을 실수해 저작권 일체를 양도한 귀책이 있더라도 이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무엇보다 매절 범위가 너무 과도하다. 출판사에서 출판 행위에 직접 필요하지도 않은 권리까지 매절로 양도받을 이유가 없다. ‘구름빵’ 사태가 잦아들기도 전에 다시 ‘검정 고무신’ 사태가 터졌다. 이 사건도 본질은 비슷하다. 사업자가 2차 저작권 등을 포괄해서 확보한 후 임의로 권리를 행사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작가와 출판사가 각자 권리를 명확히 인식하고 필요한 만큼 계약하는 것이야말로 긴 길을 함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출판 계약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 소설 ‘겨울여자’ 쓴 조해일 작가 별세

    소설 ‘겨울여자’ 쓴 조해일 작가 별세

    소설 ‘아메리카’, ‘겨울여자’ 등을 썼던 조해일(본명 조해룡)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가 19일 별세했다. 79세. 고인은 1941년 만주 하얼빈에서 태어나 1945년 해방을 맞고 귀국했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매일 죽는 사람’이 당선돼 등단했다. 고인은 일상 속에 만연된 폭력의 여러 양상을 우의적으로 형상화했으며, 1970년대 송영, 조선작과 함꼐 활발한 작품활동을 했다. 대표작으로는 미군 부대 기지촌 여성들의 소외된 삶을 조명한 ‘아메리카’를 비롯, 소설집 ‘왕십리’, ‘무쇠탈’, ‘임꺽정에 관한 일곱 개의 이야기’ 등이 있다. 특히 장편 ‘겨울여자’는 1975년 중앙일보에 연재했다 단행본으로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됐다. 1970년대 대중소설의 전형인 ‘겨울여자’는 1977년 장미희·신성일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큰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경희대, 서울예전 전임강사를 거쳐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들에게 소설 창작을 지도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굉미씨와 아들 대형씨가 있다. 빈소는 경희의료원 장례식장 303호. 발인은 21일 오전 9시.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교묘한 편견 옥죄어 와도, 여성은 이제 지지 않는다

    교묘한 편견 옥죄어 와도, 여성은 이제 지지 않는다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적인 여성들 가족·친척·시가 속 미묘한 갈등에도 스스로 삶 선물하려 가시밭길 선택 ‘달려라 아비’를 쓴 김애란 작가는 “소설이 주는 위로란 따뜻함이 아니라 정확함에서 오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 말에서 힌트를 얻자면, 강화길의 소설은 막힌 혈을 뚫는 바늘 같은 존재다. 그의 여성 서사는 일방향적이지 않고 다층적이며, 그의 소설 속 여성은 대상화되지 않고 주체적이다. 그의 두 번째 소설집 ‘화이트 호스’는 바늘 같은 정확함이 주는 위로의 장이다.‘화이트 호스’ 속 여성 인물들은 더이상 모르고 당하지 않는다. 다 알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이다. 생존을 위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속속들이 파악해 한결 넓어진 이들의 시야에는 여성의 신체에 가해지는 위협뿐 아니라 소문과 험담, 부당한 인식과 관습 등이 포착된다. 그 교묘한 실상을 파악하는 과정에서부터 소설 전반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지만, 본 게임은 지금부터다. 알기 전엔 약자였으되 알고 나서는 더이상 약자가 아닌 여성이 벌이는 자기 주도적인 행동들. 여기서부터가 강화길 소설이 주는 숨막히는 서스펜스다. ‘화이트 호스’의 포문을 여는 ‘음복’은 올해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이다. ‘나’는 새댁으로서 처음 참석한 시가 제사에서 무례한 언사를 쏘아붙이는 시고모와 맞닥뜨린다. “아기 말이야, 아기. 안 낳아?”(12쪽)라며 대뜸 쏘아붙이는 어느 집안에나 있는 악역 같은 사람. 그러나 자신의 친정에서 벌어지는 외삼촌과 엄마 사이, 미묘한 갈등 관계 등을 떠올리던 ‘나’는 거듭되는 고모의 공격에도 속 편한 자신의 남편 정우가 이 집의 진정한 악역임을 깨닫게 된다. ‘가원佳圓’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느닷없이 사라진 할머니를 찾기 위해 살아생전 할아버지의 기억을 소환하는 ‘나’. 무능력하지만 사람 좋았던 할아버지와 생활력 좋지만 그악스러웠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대를 건너뛸 것도 없이 흔한 우리네 엄마·아빠 서사다. 악역을 자처한 할머니 또는 엄마 때문에 우리의 오늘이 있음을 이제는 알지만 ‘왜 어째서. 그 무책임한 남자를 미워하는 것이, 이 미련한 여자를 사랑하는 것보다 힘든 것일까.’(73쪽) 이어지는 소설 ‘손’이 만드는 풍경은 그로테스크하지만 손에 닿을 듯 가깝다. 남편의 해외 파견으로 딸 하나 데리고 시어머니가 있는 시골 마을에 전근 온 초등학교 교사는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딸을 수성하려고 한다. 시어머니와 마을 이장과 ‘연자네’라 불리는 아주머니 사이의 미묘한 삼각관계, 이들의 손자들을 둘러싸고 재생산되는 권력관계를 감지한 ‘나’는 편집증적인 태도를 드러낸다. 그의 행동이 과한가 싶으면서도 이해되는 까닭은 비슷한 위험에 우리 모두가 노출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서우’와 ‘오물자의 출현’, ‘화이트 호스’에서 느끼는 감정도 매한가지다. 책의 끝을 장식하는 작품 ‘카밀라’에 나오는 언설처럼 “삶이란, 누군가에게 선물받을 수 있는 그런 게 아니”(244쪽)다. 그런 점에서 ‘화이트 호스’는 삶을 스스로에게 선물하기 위해 분투하는 여자들의 얘기다. 그렇다면 삶을 선물받은 ‘음복’ 속 남편 같은 이의 삶은 행복한가. 기꺼이 내가 만드는 가시밭길을 택하겠다는 여자들을 보면서 책 제목 ‘화이트 호스’를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떠오른 국가와 버려진 국민(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사계절 펴냄) 2018년 메이지 150주년을 앞둔 일본 전역에 관한 기행문. 재일 한인 2세로 대표적인 비판적 지식인인 저자가 전국 30여개 일간지에 동시 연재했던 기행문 ‘강상중 사색의 여행 1868년부터’를 묶었다. 그에 따르면 메이지 이후 일본의 역사는 국민을 버리는 정책들로 가득했다. 228쪽. 1만 3800원.조선영화라는 근대(정종화 지음, 박이정 펴냄) 1901~1945년 한국 근대 영화의 역사를 정리했다. 일제강점기 영화를 ‘조선영화’라 부르며 초창기 무성영화 전·후기, 발성영화기, 전시체제기로 구분해 살핀다. 친일 혹은 저항이라는 이분법적 잣대 외에 조선영화를 만드는 데 있어 일제와 식민지 조선의 교섭, 조선과 일본 영화인들 교류의 역사에 초점을 두고 서술했다. 472쪽. 2만 4000원.어떻게 동물을 헤아릴 것인가(셸리 케이건 지음, 김후 옮김, 안타레스 펴냄) 인간과 동물의 도덕적 지위와 의무론적 권리, 윤리적 공존에 관한 고찰. 8년 전 ‘죽음이란 무엇인가’로 인생의 의미를 탐구했던 저자는 사람과 동물의 도덕적 차이를 철학적으로 살피며 무엇이 인간을 가치 있는 존재로 만드는지 곱씹게 한다. 512쪽. 1만 9800원.혐오와 한국 교회(권지성 지음, 삼인 펴냄) 민중신학자인 저자가 한국 개신교는 어떻게 혐오의 첨병이 됐는지 들여다본다. 개신교 교회는 1945년 해방 이래 공산주의, 북한, 국내 좌파에서부터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이슬람교도, 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대상을 혐오해 왔다고 주장한다. 이런 혐오는 역설적으로 한국 개신교를 성장시킨 동력으로 기능했다. 312쪽. 1만 6000원.플랫폼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제레미아스 아담스 프라슬 지음, 이영주 옮김, 숨쉬는책공장 펴냄) 앱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배달대행, 대리운전, 가사노동 등의 수요가 폭발한다. 빠르며 유연한 플랫폼 노동은 노동자들에게 불안정과 저임금, 위험을 떠안긴다. 옥스퍼드대 막달렌칼리지 법학 교수인 저자는 노동법 사각지대에 놓인 플랫폼 노동이 건강하게 진보할 방안을 제안한다. 316쪽. 1만 6000원.우리는 같은 곳에서(박선우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2018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작가의 첫 소설집. 대체로 퀴어 정체성을 가진 인물들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체화하면서 마주하는 내적 불안과 분열, 대립과 갈등, 화해와 통합의 여정을 서사화했다. 퀴어의 사랑과 관계성 속에서 드러나는 미묘한 감정의 갈래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252쪽. 1만 3000원.
  • 동족상잔 70년, 기록으로 기억하다

    동족상잔 70년, 기록으로 기억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가 평화를 이야기할 무렵, 한반도는 치열한 전투 끝에 두 개로 쪼개졌다. 이후 70년, 누군가에겐 여전히 욱신거리는 상처지만 대다수에게 한국전쟁은 그저 빛바랜 역사일 것이다. 반짝 평화모드였다가 다시 강대강 대치를 이어 가는 오늘의 남과 북을 거슬러 70년 전 그날의 이야기를 하는 책들이 눈에 띈다. 한국전쟁을 가장 오래 취재한 미국 사진기자의 생생한 컬러 사진집과 함께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집도 눈여겨볼 만하다. 다양한 측면에서 한국전쟁을 바라보면, 한국전쟁 70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한국전쟁:전쟁을 불러온 것들, 전쟁이 불러온 것들/이상호 지음/섬앤섬/328쪽/1만 9000원●가려졌던 진실, 생생한 증언들 ‘한국전쟁: 전쟁을 불러온 것들, 전쟁이 불러온 것들’은 냉전이라는 거대담론이나 미시적인 국내 기원론 대신 한국전쟁의 발발을 다른 시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우선 우리 시선을 한국전쟁이 일어난 1950년이 아니라 1945년 2차대전 종전 직후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로운 한미 관계, 한일 관계, 미일 관계 등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국제관계 정립 한복판에서 벌어진 이데올로기의 갈등 결과가 바로 한국전쟁이라는 것이다.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 선임연구원이자 맥아더 전문가인 저자는 이를 위해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 당시 맥아더 미국 연합국최고사령관이 일왕을 전범으로 기소하는 데에 왜 반대했는지 설명한다. 일본의 죄를 제대로 묻지 않은 까닭에 한국전쟁은 일본 재건을 위한 발판이 됐고, 한일 관계의 왜곡을 불렀다고 주장한다. 미국이 1948년 주한미군 철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그리고 이 과정에서 첫 주한 미국대사 존 무초가 어떤 생각을 했고 한국전쟁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설명한다. 한국전쟁에서 활약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미8군 사령관 워커의 죽음에 관한 진실도 흥미롭다. 한국전쟁, 전장의 기억과 목소리/신기철 지음/역사만들기/308쪽/1만 8000원‘전장의 기억과 목소리’는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재단 인권평화연구소장이 북한과 맞닿은 인천 옹진 주민의 목소리로 한국전쟁 전후를 다시 재구성했다.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이 지역은 그 특성 때문에 해방과 분단의 중심에 있었다. 군인이 아닌데도 청장년은 물론 여성과 아이들마저 전쟁에 동원됐다. “신도는 ‘대한민국’, 연결된 시도는 ‘인민공화국’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지역 주민은 말한다. “만약 덕적이 육지였다면 아무도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민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 지역 민간인 학살은 섬이라서 더욱 잔혹했다. “빨갱이가 사람 이름인 줄 알았다”며 두 손을 모아 “빨갱이님 저 좀 살려 주세요”라고 했던 주민들의 기억과 증언이 한국전쟁을 좀더 생생하게 재현한다. 인민군과 국군의 교차 점령기에 벌어진 비극을 주민들의 증언으로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1950/존 리치 지음/존 리치 사진/서울셀렉션/320쪽/2만원●사진으로 보고, 소설로 생각하다 한국전쟁 관련 사진은 대개 전쟁의 참상만 부각하고 흑백사진이 대부분이라 다소 옛이야기처럼 느껴진다. 한국전쟁 당시 미국 통신사 인터내셔널 뉴스 서비스(INS) 도쿄특파원으로 일했던 존 리치의 사진집 ‘1950’은 당시 다양한 일상 풍경과 거리, 그리고 사람을 생생한 컬러 사진으로 담았다. 리치는 한국전쟁이 터지자 한국으로 급파한 미 해병대 상륙함에 동승해 한국에 도착했다. 이후 3년 동안 한국전쟁을 전 세계에 알렸다. 책은 차 상자 안에 담긴 채 그의 고향 집에 보관됐다가 50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사진 900장 가운데 150장을 추렸다. 한국군과 미군, 유엔군 장병의 현장감 넘치는 모습과 참혹한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삶을 살아낸 사람들의 모습이다. 여기저기 총상을 입은 남대문, 절반이 날아가 버린 수원성, 여전히 모습을 보존한 서울역과 서울시청,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중앙청의 거리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기자들이 썼던 코닥사의 전설적인 컬러필름 ‘코다크롬’으로 촬영했다. 고인이 된 리치는 책 서문에서 “이 사진을 보는 독자들이 한국전쟁을 과거의 역사로만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화가 온다/류재향, 한정영, 박미연, 강리오, 문상은 지음/서해문집/224쪽/1만 1900원‘평화가 온다’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작가 5명의 단편소설을 묶은 청소년 소설집이다. 단편 ‘한반도 특급열차 2050’은 한국전쟁 80년이 되는 2030년이 배경이다.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 그리고 북한과 만주를 거쳐 독일의 베를린까지 일주일간 달리는 열차 개통식에 초대받은 한아와 할머니 이야기다. 실향민의 후손으로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할머니와 손녀 한아의 속사정을 좇는다. 단편 ‘뼈’에서는 강원도 철원이 고향인 아버지와 늦둥이 아들 해윤이 철원에 홀로 계시는 할머니 집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하고 ‘마스코트 테디’에선 한국전쟁 당시 우연히 미군의 마스코트가 된 봉구처럼 독특한 인물의 서사를 그린다. 한국전쟁 당시 정찰 임무를 맡아 섬에 파병된 국군 범석과 북한군 병사 화수의 우정을 그린 ‘섬, 원추리´도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다. 작가마다 여러 이야기를 펼치지만 소설의 지향점은 하나다. ‘전쟁은 잊지 말고, 평화를 생각하자.’
  • 담담히 그려낸 노동자 부부의 고단한 삶…이수경 첫 소설집 ‘자연사박물관’

    담담히 그려낸 노동자 부부의 고단한 삶…이수경 첫 소설집 ‘자연사박물관’

    자연사박물관/이수경 지음/도서출판 강/216쪽/1만 3000원 201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수경 작가가 첫번째 소설집 ‘자연사박물관’을 발간했다. ‘자연사박물관’은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한 노동자 가족의 불안한 생존의 연대기다. 여기엔 대학 졸업 후 노동 현장에 투신한 운동권 학생의 후일담이 있고, 척박한 노동자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싸우는 노동운동가의 투쟁이 있다. 또 남편을 지지하면서도 가족의 안위와 생존을 걱정하며 막막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노동자 아내의 불안이 담겨있다. 한때는 혁명을 꿈꿨던 이들에게 지금 남아 있는 것은 충직한 노예로서의 삶과 막막한 생계의 불안뿐이다. ‘자연사박물관’은 오랜 기간에 걸친 이 부부의 고단한 삶의 사연들을 일곱 편의 단편에 촘촘히 그렸다. 한 노동자 가족이 맞닥뜨린 현실을 중심으로 단편들이 연작의 사슬을 구축해간다는 점에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연상시킨다. 두 작품 사이에는 40여 년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가난은 여전히 대물림되고 있고 공장 노동자가 떠안아야 하는 가혹함도 그때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소설집 전체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나-아내‘의 간단치 않은 심리적 풍경이 글을 이끈다. 대학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함께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나 이후 노동단체를 떠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노동운동가의 아내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불안에 시달리는 ‘나’의 분열적인 마음의 지도를 통해 운동권 출신 노동운동가의 아내라는 인물형에서 연상할 법한 익숙한 스테레오타입을 해체하면서 노동가족이 처한 현실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신념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어느새 잃어버린 채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가는 이 노동자 부부의 실상을 담담하고 냉정하게 해부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우주여행시대에 인간은 행복할까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이 지난달 30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됐다. 민간 주도 유인 우주선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국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우주 개발이 민간 영역으로 확장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현장에서 우주선 발사 광경을 지켜봤다. 뉴욕타임스는 “민간 기업이 미국의 탁월한 존재감을 상기시켜 줬다”고 논평하기도 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보던 우주 관광도 머잖아 실현될 분위기다. 뉴스를 지켜보며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떠올랐다. 캐릭터가 한껏 살아 있는 단편 7편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표제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주인공은 할머니 과학자 안나다. 우주 개척 시대에 다른 행성계로 남편과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고 냉동수면 기술을 연구하던 여성 과학자였다.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날, 그날따라 길어진 기자들의 질문 때문에 가족 곁으로 가는 우주선을 놓쳤다. 곧이어 우주의 구멍 웜홀이 발견되고, 안나가 연구하던 냉동수면 기술로는 더는 장기여행을 하지 않게 됐다. 낡은 기술은 신기술 앞에서 무력할 수밖에 없을 터.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주인공 역시 우주인이다. 우주인 하면 다들 성공의 대명사처럼 생각하지만, 주인공 최재경은 실패한 우주인이다. 마흔여덟 살에 인류 최초 터널 우주비행사에 선발됐는데, 터널을 통과하기 위해 기괴한 신체 개조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일명 ‘사이보그 그라인딩’은 목적 달성을 위해 인간 본래의 신체를 포기하는 행위다. 작가는 이를 두고 ‘이게 과연 인간의 성취인가’라고 의문을 던진다. ‘스펙트럼’은 외계 존재와 조우하는 우주비행사 희진이 주인공이다. 그는 지구와 유사한 행성에 난파됐는데, 무리에 섞여 무려 1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다. 외계 존재들은 3~5년밖에 생존하지 못하지만 자아는 다른 무리 중 하나에게 전달되고, 색채 언어로 소통한다. 지구로 돌아온 희진은 외계 존재의 실존을 주장하지만, 사람들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 소설집은 단지 공상과학소설 범주에 묶어 둘 수 없는 작품이다. 주인공들이 보여 주는 캐릭터와 주변 상황이 공상과학적이지만 실제로는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과 상황을 씨줄과 날줄처럼 직조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집은 새로운 이야기꾼의 탄생을 알린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머스크가 앞당긴 우주여행 시대, 그곳에 가기 전 이 책을 가방에 챙기시라고 당부드린다.
  •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단단·발칙·따뜻… 한·미·일 작가 3인의 3색 산문

    한국과 미국, 일본의 소설가들이 쓴 산문집 3권이 출간됐다. 2010년대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작가인 김금희(41), 형식 파괴로 명성과 악명을 동시에 얻었던 미국의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1962~2008), 한국에는 덜 알려졌으나 미시마 유키오가 ‘제일가는 문장가’로 꼽았던 일본의 우치다 켄(1889~1971)이 직조해 낸 저마다 다른 세상이다. 단단함과 발칙함, 따뜻함으로 중무장한 산문집은 이들의 국적만큼이나 다른 매력으로 독자들에게 손짓한다.●김금희 ‘사랑 밖의 모든 말들’ 이상문학상 사태 촉발한 솔직한 소감 눈길 ‘사랑 밖의 모든 말들’(문학동네)은 김 작가가 데뷔 11년 만에 펴내는 첫 산문집이다. 사랑과 연애, 가족과 친구, 사회와 노동, 마음의 풍경 등을 꼭꼭 눌러쓴 책에서는 등단 이래 소설집 4권, 중·장편소설 2권을 부지런히 펴낸 작가의 옹골찬 단단함이 느껴진다. 특히 ‘저작권을 3년간 양도한다’는 조항에 반발해 ‘이상문학상 사태’를 촉발했던 작가의 올 초 이야기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노동의 자세’라는 글에서 작가는 수상 거부라는 목소리를 내기까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함께 상을 받은 작가들”(162쪽)이었다고 털어놓는다. 건물 청소 노동자로 일하며 반짝반짝 닦아 놓은 층계참을 바라보는 가족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작가에게 생계와 존엄, 이후의 노동을 가능케 하는 힘인 ‘저작권’을 지키는 자부에 대해 말한다.●월리스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 시니컬한 작가의 세밀한 관찰력과 독설들 월리스가 쓴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바다출판사)는 ‘무규칙 에세이’다. 일리노이주 축제 취재기, 데이비드 린치 영화 촬영장 탐방기 같은 르포형 에세이에 소설 서평, 가치 있는 에세이의 기준 등 다양한 종류의 글을 총망라했다. 불안장애와 우울증, 술·마리화나·섹스 중독으로 순탄치 않은 생애를 보냈던 월리스는 거의 모든 사물과 사건에 멀미를 느끼는 인간이다. 그의 멀미는 오히려 세상을 뒤집어엎는 눈으로 기능한다. 가령 표제작인 ‘거의 떠나온 상태에서 떠나오기’에서 월리스는 자신이 성장한 일리노이주의 축제에서 중부 사람들의 기이한 공동체 의식과 불가해한 행태를 여과 없이 포착해 낸다. ‘무엇의 종말인지 좀더 생각해 봐야겠지만 종말인 것만은 분명한’에서는 존 업다이크, 필립 로스 같은 전후 미국 소설계를 지배했던 남성 소설가들을 향한 비아냥도 서슴지 않는다. 월리스의 눈에 그들은 찬양에 길들여진 ‘위대한 남성 나르시시스트’(Great Male Narcissists, GMN)일 뿐이다.●우치다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 제멋대로인 반려묘에 대한 노작가의 헌사 반면 우치다의 ‘당신이 나의 고양이를 만났기를’(봄날의책)은 따뜻함이 주를 이룬다. 책에 담긴 것은 고양이 노라, 쿠루와 보낸 노(老)작가의 하루하루다. 그는 스승인 나쓰메 소세키의 ‘몽십야’에서 영감을 얻은 창작집 ‘명도’로 데뷔했지만, 소설보다는 수필가로서 더욱 명성을 얻었다. ‘네 다리를 사정없이 뻗어 대자로 자는’(13쪽) 방약무인한 존재인 고양이에 대한 헌사, 짧은 세월 함께 지낸 뒤 훌쩍 떠나 버린 고양이를 회상하는 노작가의 눈물이 아릿하고 따뜻하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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