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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리처드 포드 ‘박경리문학상’ 수상

    美 리처드 포드 ‘박경리문학상’ 수상

    “정치라는 것이 집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한 개인이나 가족의 삶을 다루면서 국가적 정치 상황에 대해 내포하는 작품을 쓰고 있습니다.”미국 작가 리처드 포드(74)가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소설가 박경리(1926~2008)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박경리문학상의 제8회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다. 1976년 소설 ‘내 마음의 한 조각’으로 데뷔한 포드는 ‘독립기념일’(1995)로 퓰리처상과 펜 포크너상을 수상하며 미국 대표 작가 반열에 올랐다. 국내에는 ‘스포츠라이터’, ‘캐나다’ 등이 번역돼 소개됐다. 그의 대표작 ‘독립기념일’은 1997년 ‘잃어버린 날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이후 절판됐다가 이번에 문학동네에서 새롭게 출간됐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문화마당] 독서가 필요 없는 가을/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독서가 필요 없는 가을/김이설 소설가

    지난주 지역 도서관에서 야간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인문학 저자 특강’이라는 이름의 강좌였다. 시간은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주제도 다양해서 클래식 속 시대상, 문학 작품에 투영된 작가의 세계관, 그림책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 역사 속 인물 탐구 등의 강좌가 매주 열리고 있었다. 내가 들었던 강좌는 ‘인문학과 함께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주제로 ‘내성적인 여행자’를 쓴 정여울 작가의 강의였다.모처럼 식구들을 떼놓고 혼자 나선 길인 데다 공부를 하러 간다는 생각에 들떴는지 강의 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해 버렸다. 읽어 온 책을 다시 뒤적이는데 점점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생각보다 큰 강당인 데다 7시가 다 돼가도 앉아 있는 사람들이 두세 명밖에 없었던 것이다. 내가 강의를 할 것도 아닌데 벌겋게 얼굴이 달아오르며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거짓말처럼 강의 10분 전부터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하는데, 내 또래의 중년들은 물론이고 많은 어르신들과 노년의 부부들,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대학생들, 이제 막 퇴근하고 온 직장인 무리들. 뿐인가, 아이까지 대동해 온 한 가족도 구석 자리를 차지하고 앉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 시간에 공부하기 위해 모인다니. 내가 사는 곳은 인구 30만명쯤 되는 지방 신도시. 2만여명이 사는 지역 동도서관의 인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 저녁 시간을 할애한 사람들이 100여명이 넘었다. 보통이라면 저녁을 먹고 한창 꾸벅꾸벅 졸을 시간이었는데 다른 이들은 이렇게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니. 내 게으름이 부끄러운 건 당연하고, 사람들이 이렇게 지식 탐닉 열망이 컸다는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고 보니 유명하지도 않은 소설가인 나의 글쓰기 강좌나 고전문학 읽기 수업에도 수강생은 늘 꽉 찼었다. 주제 불문하고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의 특강에도 강의실의 빈자리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종 도서관이나 기관, 평생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강좌를 떠올려 봐도, 방송이나 다양한 매체에서 만나는 갖가지 인문·교양 강의 프로그램을 봐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공부를 좋아하는지 충분히 알 것 같다. 출판계가 호황이라는 말은 들어 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 국민의 1년 평균 독서량이 한 권도 안 된다는 사실은 유명하다. 무너지는 출판사와 사라지는 서점들에 관한 우려의 칼럼은 잊을 만하면 등장한다. 도서관은 많이 짓는데 사서는 턱없이 부족하고, 책은 팔리지 않는데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은 늘고 있다. 문맹률은 0%에 가깝지만 문해율도 높은 국민이라 한다.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다. 확실히 스스로 읽고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보고 듣는 강의가, 타인을 통한 정리된 정보 습득이 더욱 인기 많은 요즘인 건 분명한 듯싶다. 입시와 입사 시험에 그렇게 시달린 국민치고는 공부에 대한 한이 계속 남아 있다는 것이 신기한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얻고 싶은 지식과 정보는 이제 내 손으로 찾지 않아도 된다. 스스로 질문을 만들고 해답을 찾는 공부는 어렵고 번거로운 데다 구시대적이다. 넘쳐나는 인문학 강좌를 마음껏 보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먹여 주는 밥이 얼마나 편한가. 그렇다면 이제 다시 고민해야겠다. 우리에게 굳이 책이 필요할까. 우리에게 독서는 의미 있는 일일까. 책의 물성과 독서의 의미 존재에 대해 다르게 해석할 때가 된 것은 아닐까. 문득 이런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본 건 도서 판매량은 제일 낮다는 독서의 계절 가을의 복판에서였다.
  • 공지영 “한 개인 말살해도 되나···조직적 움직임”···‘사마귀 여인’ 사진 캡처

    공지영 “한 개인 말살해도 되나···조직적 움직임”···‘사마귀 여인’ 사진 캡처

    소설가 공지영(56)씨가 배우 김부선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처음 SNS에 게재한 사람을 고소하겠다고 밝힌 후 ‘조직적인’ 악성댓글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공지영씨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한 개인으로 한계가 있다. 아침부터 ‘자살하라’, ‘절필하라’는 메시지가 쏟아진다”며 “한 개인을 이렇게 말살해도 되는 건가? 이건 거의 조직적 움직임···”이라고 썼다. 이와 함께 공지영씨는 ‘이재명-김부선 스캔들 의혹’과 관련, 자신을 “교미하고 수컷을 잡아먹는다는 사마귀 여인”이라고 비난한 네티즌의 글과 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 등을 공유했다.앞서 공지영씨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부선과의 통화 녹취파일을 트위터에 유출한 최초 인터넷 게시자를 고소하겠다고 했다. ▶[관련기사] 공지영 “김부선과 통화 녹취록 첫 게시자 ‘낙지사전과4범찢자’ 고소”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지영 “김부선과 통화 녹취록 첫 게시자 ‘낙지사전과4범찢자’ 고소”

    공지영 “김부선과 통화 녹취록 첫 게시자 ‘낙지사전과4범찢자’ 고소”

    “통화 녹취록은 1시간30분··· 분당경찰이 집에 와서 가져가”“함께 폭로하자던 이OO씨, 변호사·심리상담사에 녹취록 넘겨”“일주일 만에 ‘점’ 이슈화···셀프검증 후 광기 어린 공격 자행”소설가 공지영이 배우 김부선 씨와의 통화 녹취파일 유출과 관련해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며 최초 인터넷 게시자를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 녹취파일 발췌본에는 김부선씨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한 신체부문 특징으로 ‘점’이 있다고 밝혀 이재명 지사가 의료진으로부터 신체 검증을 자처하는 등 파문이 일었다. 공지영 작가는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낙지사전과4범찢자’란 아이디의 트위터 게시글을 링크하며 “오랫동안 별 활동이 없던 이 자는 이전 트위터 게시물을 모두 지워 자신의 게시물을 없애고 트윗네임을 이렇게 바꾼 후 10월 4일 저와 김부선 녹취 발췌를 트윗에 올립니다. 이 자를 고소합니다. 이 자에 대해 아시는 분 제보 주세요”라고 썼다.이어 “현재 이 자는 이 게시물을 끝으로 사라진 상태. 유출된 파일은 원래 1시간 30분짜리 녹취인데 그것도 대화 중간부터 녹음했습니다. 부선샘과 첫 통화였지요”라고 덧붙였다. 또 “제가 이것을 건넨 사람은 이OO씨ㅡ함께 폭로하자고 조른 그분은 지금 저를 차단하고 연락 두절 상태ㅡ그분이 김부선씨가 불안하니 함께 대처방안을 연구해보자는 취지에서 비밀 엄수를 약속하고 건넸어요ㅡ비밀 엄수하겠다는 약속들 캡처 있습니다ㅡ 이분은 자신이 변호사 심리상담사 등 파일 건넨 다섯 명을 후에 알려왔지요. 물론 제 허락 없이 말입니다. 이분에 대한 고소도 검토 중입니다”라고 녹취파일이 유출된 경위를 설명했다.이어 “마지막 8월 초 저는 분당서에 참고인으로 출석해서 이 파일을 제출합니다. 두 사람의 믿을 만한 변호사에게 조언을 받았고 분당서는 제가 파일 조작이 미숙하자 1주일 후 서초동 저희 집 앞으로까지 찾아와서 이 파일을 받아갑니다. 그리고 두 달이 지난 10월 4일 이 파일이 유출됩니다. 처음 당황했던 것은 이 파일이 대체 이 시기에 누구에게 유용할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김부선 강용석 측은 저와 이OO씨를 고소하겠다고 노발대발했고 저는 김부선씨에게 정말 미안했습니다.ㅡ 녹취 사실을 후에 알렸고 분당서 제출 건도 알렸지만 미안한 것은 미안한 것이지요. 이 파일이 이재명 지사 측에 불리했을 테니 ㅠㅠ 그에게도 인간적으로 미안했습니다. 법정용으로 녹음한 것이었으니까요”라고 이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기도 했다.이어 “그리고 일주일 만에 갑자기 ‘점’이 공중파의 이슈가 되더니 셀프검증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그 셀프 결과를 토대로 저에 대한 무지막지하고 광기 어린 공격이, “자살하라” “절필하라” 등의 총공격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제 눈이 이 악의들을 다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라며 견디기 힘든 상황임을 밝혔다. 글 말미에는 ‘#사마리아인’, ‘#돌맞는사마리아인’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걱정되어 돌아와 보니 자신이 강도로부터 구해준 사람이 허언증이고 너는 작전세력이라며 매를 맞는 참신한 버전이 이 세상에 있던가요???”라며 현 상황에 관한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진짜 소설가로 산다는 것

    진짜 소설가로 산다는 것

    소설가/박상우 지음/해냄/356쪽/1만 6000원 매년 11월, 신춘문예 시즌이면 신문사마다 몇백 편의 소설 원고가 쏟아진다. 그중에 어떤 글이 당선되는지도 궁금하지만 그중에 딱 한 명, 당선된 그가 이후에 어떤 삶을 사는지도 궁금하다. 등단했다고 해서 모두가 스타 소설가가 되는 것은 아니니. ‘소설가’는 등단 30주년, 이상문학상 수상 작가이면서 소설 창작 강좌를 통해 18년 동안 소설가 지망생들과 함께 호흡한 소설가 박상우가 말하는 ‘소설’과 ‘소설가’ 이야기다. 실전 지침서를 표방한 책답게 소설가가 되는 길, 소설가로 사는 길에 대한 통렬한 고언을 가득 실었다.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소설가로 산다는 것’에서 조급해지기 쉬운 지망생 시절 마음을 다잡는 법과 연마해야 할 것들, 등단 그 후의 생활을, 2부 ‘소설 창작에 대하여’에서는 소설을 쓸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부터 올바른 소설 독법을 설명했다. 3부 ‘소설가를 넘어, 문학을 넘어’에서는 문학을 평생의 업으로 삼기 위해 그 너머의 인생을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이상, 김동인, 에밀리 브론테, 헤르만 헤세 등의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소설가 지망생 입장에서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소설 잘 쓰는 법’이다. 자기 뇌의 활성화 시간대를 체크해 가장 능률이 높게 나타나는 시간대에 하루 두 시간에서 네 시간 정도 쓰는 것이 좋다.(57쪽) 소설가로서의 감성을 가꾸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는 ‘클래식 음악 감상’을 추천했다. 3분 내외인 대중가요나 팝에 비해 훨씬 길고 복잡한 서사구조가 소설 창작에 도움이 된단다. 혼자서 하는 여행도 외로울지언정 그만큼 얻는 게 많다.(51쪽) 심사위원 2~3명이 몇백 편을 심사하는 신춘문예 예심의 비밀도 그려진다. 심사위원들은 원고의 도입부 몇 단락만 읽어 보면 필력을 판단할 수 있다. 맞춤법, 띄어쓰기, 표현에 이르기까지 도입부가 부실하다고 판단되면 심사위원들은 더이상 읽지 않는다. 소설가, 그 이후의 삶은 마음가짐의 문제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는 지망생 시절부터 단순히 글을 쓰는 게 아니라 ‘소설가가 되겠다’는 뜻을 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사람들이야말로 목표가 글이 아니라 ‘소설가’이기 때문에 오래 견디며 자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견딘다. 21세기, 인공지능(AI) 시대에 문학은 어떤 길을 가야 할까. 그는 영화와 게임, 오락 위주의 장르 문학, 이동통신 매체들의 비약적인 발전 앞에 시대적 대응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당신이 살아가는 당신의 우주에서는 당신만이 유일무이한 스토리텔러입니다.”(319쪽) 일견 안일한 듯 보이지만, 반박이 불가한 내용이다. 소설가가 내는 모든 소설집은 한 우주 안에 있으면서 서로 다른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창작은 똑같거나 비슷한 일을 두 번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매번 새로운 주제의식, 새로운 작품 세계에 대해 치열하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 30년, 아니 그 이상을 ‘절차탁마’하는 대선배의 삶. 문학을 살려는 소설가 지망생들이 새겨들음 직한 조언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순천, 내년 1000만 관광시대 연다

    순천, 내년 1000만 관광시대 연다

    생태관광 1번지로 도약 거점 마련 이홍렬·김홍신·안숙선 홍보대사 위촉“국민 여러분! 남도의 아름다운 고장 순천에 오십시오. 열렬히 환영합니다.” 전남 순천시가 ‘2019 순천 방문의 해’를 공식 선포하고, 1000만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허석 순천시장, 서정진 시의회 의장, 출향인사와 관광협회·여행업협회 관계자, 여행기자, 작가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순천 방문의 해’ 홍보대사로 개그맨 이홍렬, 소설가 김홍신, 국악인 안숙선씨가 위촉됐다. 허 시장은 “내년 시 승격 70돌을 맞아 시민 화합으로 경제활력을 찾고, 대한민국 관광 선도 도시로 도약하고자 순천 방문의 해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순천을 널리 알려 세계적인 생태관광 거점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열렸다. 시는 유네스코에서 가치를 인정한 순천만습지, 선암사와 국가정원 등 자연과 생태, 문화와 역사가 어우러진 특성을 최대한 살릴 계획이다. 이익주 서울시립대 교수의 순천 역사 토크 콘서트, 홍보대사 위촉, 방문의 해 퍼포먼스로 진행됐다. 이 교수는 “순천은 청백리의 고향으로 위기 때마다 정의를 지켜 왔고 근대와 현대에는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선암사를 비롯해 풍부한 문화유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춰 관광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 시장은 “산과 바다, 호수 등 아름다운 자연과 인심, 음식맛까지 내로라하는 고장”이라며 “시민들과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따뜻하게 반기겠다”고 강조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제거 흔적 없다”…강용석 “생쇼”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제거 흔적 없다”…강용석 “생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없는 것으로 의료기관의 신체 검증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에는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씩 참여했으며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 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번 신체 검증은 경찰이 점의 유무가 진실 규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재명 지사가 자청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검증에는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도 ‘참관인’ 형태로 동행했다. 신체검증을 마친 뒤 경기도 김용 대변인은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과 치욕을 감수하고 힘들게 신체 검증을 결정했다”면서 “검증 결과 김부선 측의 주장이 허위로 증명된 만큼 이제 더는 소모적인 논란이 중단되고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서 이날 신체 검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김부선씨의 변호인인 강용석 변호사는 “신체의 점 하나로 하늘을 가리려나보다”라고 비판했다. 강용석 변호사는 신체검증 직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도지사가 박원순 시장이 했던 것과 똑같은 생쇼를 하려나 보다”라면서 “한번은 당했지만 두번은 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강용석 변호사는 지난 14일에도 “내가 들은 바로는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아닌데 이상한 방식으로 빠져나가려고 머리를 쓰신다”고 비꼬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기자도 참관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기자도 참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없는 것으로 의료기관의 신체 검증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에는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씩 참여했으며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 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번 신체 검증은 경찰이 점의 유무가 진실 규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자 이재명 지사가 자청해서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검증에는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도 ‘참관인’ 형태로 동행했다. 신체검증을 마친 뒤 경기도 김용 대변인은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모멸감과 치욕을 감수하고 힘들게 신체 검증을 결정했다”면서 “검증 결과 김부선 측의 주장이 허위로 증명된 만큼 이제 더는 소모적인 논란이 중단되고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정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서 이날 신체 검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

    아주대 의료진 “이재명 지사 신체에 점이나 제거 흔적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특정 신체 부위에 큰 점이 없는 것으로 의료기관의 신체 검증 결과가 나왔다. 아주대병원 의료진은 16일 “(여배우 김부선씨와 작가 공지영씨)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면서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신체 검증에는 아주대병원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1명씩 참여했으며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 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진행됐다. 이번 검증은 이재명 지사가 자진해서 이뤄졌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나서 이날 신체 검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재명, 김부선 ‘큰 점’ 주장에 “당장 신체공개하겠다”

    이재명, 김부선 ‘큰 점’ 주장에 “당장 신체공개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우 김부선씨가 주장한 자신의 ‘신체 특징’과 관련해 “당장 (다음주) 월요일부터라도 신체 검증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지사는 13일 오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경기도민과 국민 여러분께 이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고 말했다. 이어 “참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지만, 더 이상 이 문제로 경기도정이 방해받지 않도록 제 신체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앞서 소설가 공지영씨가 이재명 지사의 특정 부위 ‘동그랗고 큰 까만 점’이 있다는 김부선씨의 말을 녹음해 경찰에 제출했다. 또 김부선씨는 여러 차례 특수 관계인만 알 수 있는 은밀한 특징이 불륜의 결정적 증거라며 “경찰도 이제 사실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대해 “나는 경기도민의 삶을 책임진 지사로서 불필요한 논란을 끝내고 도정에 매진할 책임이 있다. 모멸감과 수치심에 몸둘 바를 모르겠지만, 이 치욕과 수모가 소모적 논란의 종식, 도정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면 공직자가 짊어질 책임의 일부로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수사에 협조해 경찰이 지정하는 방식으로 김부선씨가 주장하는 부위에 점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드리겠다”고 말한 뒤 “지금부터 이 문제의 대응은 법률전문가에 맡기고 오로지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사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방해 MB 때부터 시작됐다니

    5·18 기념식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방해가 이명박 정권 초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국가보훈처의 ‘위법·부당행위 재발방지위원회’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 재발방지위원회는 이 전 대통령이 참석한 2008년 28주년 기념식 이후 행진곡 제창에 대한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의 부정적인 의견과 지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문건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노래 제창은 이듬해 29주년 행사부터 공식 식순에서 빠졌다. 지금까지는 노래 제창과 관련한 파행이 박근혜 정권 때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왔다. 제창 못하게 공연요소 넣은 치밀함까지 보훈처는 2011년 31주년 행사부터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 정부 대표나 참석자들의 기립이나 제창을 막기 위해 사전 준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32주년 공연 계획안에는 참석자들의 기립과 제창을 차단하기 위해 ‘첫 소절은 연주 및 무용만(2분), 둘째 소절은 합창(빠르게, 1분30초), 또는 전주(1분30초) 도입, 무용, 특수효과 등의 공연 요소를 추가하여 기립·제창의 시점을 잡을 수 없게 진행’하겠다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13년 6월 27일 국회가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를 한 뒤에도 보훈처는 공정한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 구두나 전화로 의견을 물은 뒤 이 가운데 반대의견만을 부각시키는가 하면 전문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기념곡 찬성이 43%, 반대가 20%로 찬성이 반대의 두배를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찬성이 절반에 못미쳐 국민공감대 형성이 미흡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또한 보훈처는 행진곡의 기념곡 지정을 저지하기 위해 보훈단체의 2014년 4월 9일자 모 보수신문의 반대광고를 사전에 계획했으며, 기념곡 지정을 포함한 ‘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도 반대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1980년 5월 27일 최후 항쟁 과정에서 전남도청에서 최후를 맞이한 윤상원과 노동·야학 운동을 하다 1978년 사망한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창작의 계기가 됐다. 1981년 광주 운암동의 소설가 황석영씨의 자택에 김종률씨 등이 모인 가운데 오월항쟁을 추모하고 윤상원, 박기순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창작 노래극을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황씨는 백기완씨가 80년 서대문 구치소에서 지은 장시 ‘묏비나리’를 개작하여 노랫말을 만들고 김종률씨가 곡을 붙이면서 82년 노래가 완성됐다. 이 노래는 테이프로 녹음되어 대중에 배포되면서 급속히 시위 및 집회 현장 등에 확산됐다. 내년 5.18 기념식에는 지정곡되도록 법제화해야 1983~1997년 5·18 유공자유족회에서 추모제를 지낼 때 노래를 제창한 데 이어 1997년부터는 정부 주관 기념식 때 제창을 해오다가 이명박 정권 출범 이듬해부터 파행을 겪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2일 37주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것을 지시해 파행은 일단락됐다. 보훈처가 뒤늦게나마 ‘임을 위한 행진곡’의 파행 진상을 밝히고, 조사결과에 따라 기념곡 지정을 추진한다고 하니 만시지탄이지만 다행한 일이다.  현재 국회에는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의 기념곡 지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보훈처는 내년 5·18 기념식에는 행진곡이 지정곡으로서 제창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국회 또한 협력해야 한다. 만에 하나 법 개정이 야당 반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시행령 제정을 통해 기념곡 지정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 ‘여성 비하 논란’ 일으킨 이외수 작가의 SNS 시

    ‘여성 비하 논란’ 일으킨 이외수 작가의 SNS 시

    소설가 이외수씨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시 한 편으로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이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풍’이라는 제목의 시와 함께 단풍 사진 두 장을 올렸다. 그는 “저 년이 아무리 예쁘게 단장을 하고 치맛자락을 살랑거리며 화냥기를 드러내 보여도 절대로 거들떠 보지 말아라. 저 년은 지금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명심해라. 저 년이 떠난 뒤에는 이내 겨울이 닥칠 것이고 날이면 날마다 엄동설한, 북풍한설, 너만 외로움에 절어서 술독에 빠진 몰골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고 적었다.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시에 포함된 ‘화냥기’ 라는 말이 여성을 비하하는 의미가 있다며 반발했다. ‘남자를 밝히는 여자의 바람기’라는 뜻을 지닌 ‘화냥기’는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절개를 잃고 고향으로 돌아온 여성을 뜻하는 ‘환향녀(還鄕女)’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에 이씨는 “화냥기라는 표현은 단풍의 비극적이면서도 해학적이면서 단풍의 처절한 아픔까지를 함유한 단어를 선택하려는 의도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한다는 둥 여성을 비하했다는 둥 하는 비난은 제 표현력이 부족한 결과로 받아들이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성을 비하할 의도나 남성우월을 표출할 의도는 추호도 없었다”고 적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재시인 이상의 삶 뒤편, 민족주의자 이상을 만나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천재시인 이상의 삶 뒤편, 민족주의자 이상을 만나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및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23회 서울의 문학2(이상의 날개) 편이 제25호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6일 빗속에서 진행됐다. 전날 밤새 비가 내린 데다 당일 오전 내내 만만찮은 강수량이 예보된 상태여서 행사 취소 여부를 묻는 문의가 쇄도했다. 이 와중에 “고&고!”를 외친 데는 세 가지 믿는 구석이 있었다. 첫째 서울신문사 측의 과감한 투자로 도입한 고가의 오디오가이드시스템이 효자 역할을 해줄 것이고, 둘째 지난해 25회와 올해 22회까지 47회를 진행했지만 단 한 번도 날씨가 말썽을 피운 적이 없다는 ‘근거 있는’ 믿음이 작용했다. 셋째 만약의 경우에 대비, 통의동 보안여관과 지난달 문을연 공평도시유적전시관 등 실내에서 비를 피한다는 나름대로의 대비책도 세워놨다.서울미래유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40여명이 궂은 날씨에 아랑곳없이 모여들었다. ‘가을비 우산 속에’ 요절한 천재시인 이상의 흔적과 작품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오히려 즐겼다. 이날 오전 10시 사직동 주민센터 정자 앞을 출발한 투어단은 사직동 이상의 출생지~통인동 이상의 집~통의동 보안여관~경복궁 조선총독부 터~이상이 다녔던 수송동 옛 보성고등학교 터~오감도가 실린 옛 조선중앙일보 터~동헌필방~옛 화신백화점 터~소공동 옛 낙랑파라 터~날개에 등장하는 옛 미쓰코시백화점 터를 순례했다. 강영진 해설사의 노련한 해설이 돋보였다. 형형색색의 우산과 비옷차림으로 시작한 답사는 맑게 갠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산뜻하게 마무리됐다. 시인 김지하는 “이상을 아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이상을 아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이상은 허상이다. 이상은 단순한 경성의 모더니스트가 아니라 열렬한 민족주의자였다. 난해한 작품과 여성편력, 괴짜 행동을 통해 본색을 감췄을 뿐이다. 그렇다면 이상(李箱)이라는 이상(異常)한 필명 뒤에 숨은 김해경이 품은 민족의식의 실체는 무엇이었을까.이상은 대한제국이 국권을 잃은 1910년 8월 29일 서울 사직동 165번지에서 태어나 식민통치가 절정을 이룬 1937년 4월 17일 일본 도쿄의 병원에서 27살의 짧은 여정을 마감했다. 그의 삶 궤적은 식민지 서막에서 시작돼 한복판에서 끝났지만 조선인이라는 민족적 자각이 강했다. 부인 변동림(화가 김환기와 재혼 후 김향안으로 개명)에 따르면 이상은 일제에 강한 저항감을 갖고 있었고, 자신이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늘 의식했으며, 한복을 즐겨 입었다. 이상을 중심으로 ‘좌본웅 우태원’이라고 할만한 ‘절친’ 소설가 박태원이 남긴 ‘이상의 편모’라는 회상기에서도 이상은 한복차림으로 나온다. 변동림은 자신과 첫 만남에 이상이 밤색 두루마기를 입고 나왔다고 회상했다. 혜화동에서 살던 시절 한복을 입으면 일경에 불심검문당하는 것을 극단적으로 불편해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봉두난발이나 파이프를 입에 문 데카당스한 모습과는 다르다. 기이한 행적이나 극단적 일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장면이다. 1937년 2월 12일 일본 유학 중이던 이상은 일본경찰에 체포됐다. 구인회 멤버이자 납북시인 김기림에 따르면 이상의 하숙집 책상 위에 불온 책자가 놓여 있었고, 이상이라는 ‘이상한 이름’을 사용했고, 노트에 불온한 내용을 적어놨다는 게 좌익사상범으로 몰린 이유였다. 풀려난 지 한 달여 만에 유명을 달리했는데 폐결핵 환자에게 감방의 냉기는 결정적 사인이었다. 윤동주와 마찬가지로 이상 또한 민족주의자로서 최후를 맞았다. 이상은 단순한 불령선인(불량한 조선인)이 아니라 민족 저항 작가였다. 이상은 건축가였다.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수석졸업, 총독부 내무국 건축과 기사로 근무하면서 조선건축회지 ‘조선과 건축’ 표지도안 현상모집에 당선되기도 했다. 1926년 경성고공에 입학, 1933년 총독부를 그만둘 때까지 7년 동안 촉망받는 건축가로 살았다. ‘이상한 가역반응’, ‘조감도’, ‘삼차각설계도’, ‘건축무한육면각체’ 같은 시의 제목이나 내용은 건축가의 삶과 경험이 묻어 있다. 돌연변이의 이단아로 살아가기 전까지 세상이 부러워하는 멀쩡한 건축가였다. 그러나 건축은 화가가 되고 싶었던 이상의 대안이었다. “난 말야, 그림을 그리고 싶었어, 어릴 때부터 그림에 미쳐 있었으니까.” 이상의 경성고공 입학기에는 그림에 대한 갈망이 나타나 있다. 보성고등학교 교내 미술전람회에서 수상할 당시 미술교사가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었다. 서촌 자락 고희동의 집과 이상의 집은 지척에 있었다. 이상이 남긴 건축물은 없다. 실명이 거의 쓰이지 않는 이상의 대표작 ‘날개’에 등장하는 단 2개의 고유지명은 경성역(서울역)과 미쓰코시백화점(신세계백화점)이다. 이 중 미쓰코시백화점 옥상은 날개의 무대로 쓰였다. 연애담이나 퇴폐적인 일상이 아니라 자신을 옥죄는 일제의 감시와 통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내면의 몸부림이 담겼다. “나는 걷던 걸음을 멈추고 그리고 어디 한번 이렇게 외쳐보고 싶었다./날개야 다시 돋아라./날자.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라고 썼다. 이상은 표면적으로는 1920~30년대 경성 모더니즘의 절정을 누린 전형적인 ‘아스팔트 키드’였다. 여러 편의 문제작 중 자신의 인생을 정리한 ‘종생기’에서 “나는 벼를 본 적이 없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건축가 출신답게 경성이라는 도시 공간 속 건축물을 작품소재로 삼았다. 그가 전성기를 보낸 1920~30년대 경성은 조선총독부, 경성역, 조선은행(한국은행), 경성부청(서울시청) 같은 근대건축의 아성이었다. 철골과 시멘트 화강암으로 이뤄진 현대성의 거대한 상징물이 건축물이었다. 인간 이상을 이야기할 때 화가 구본웅과 소설가 박태원을 빠뜨릴 수 없다. 세 사람의 관계항이 이상의 인생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다. 세 사람은 동행했다. 사직동에서 태어나 통인동에서 자란 이상과 필운동에서 나고 자란 구본웅은 필생의 동반자였다. ‘꼽추 화가’와 ‘폐병쟁이 괴짜 시인’으로 유명했다. 이상이라는 필명은 구본웅이 선물한 그림도구가 든 상자에서 비롯됐다. 이상은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아호에 ‘상자 상(箱)’자를 넣겠다고 약속했다. 이상이라는 이름은 “이(李)씨 성을 붙이면 나름대로 묘한 여운도 있어 좋겠다”라는 두 사람의 의견일치에 따라 탄생했다. 기생 금홍이를 만난 것도, 다방 제비를 연 것도, 이상에게 창문사 직장을 알선한 것도, 파이프를 문 이상의 초상화 ‘우인의 초상’을 그려준 사람도 모두 구본웅이었다. 이상의 최후를 지킨 부인 변동림도 구본웅 계모의 동생이었다. 나이 어린 이모를 4살 아래 친구에게 소개한 것이다. 이상이 남긴 ‘차(且)8씨의 출발’은 구본웅에게 바친 헌시였다. “사실 차8씨는 자발적으로 발광하였다.”에서 차8은 구본웅의 성씨 구(具)자를 파자한 것이다. 구보 박태원과도 붙어살다시피 했다. 구보의 대표작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 조선중앙일보에 연재됐을 때, 이상은 하융이라는 필명으로 삽화를 그렸다. 다방과 술집을 전전하면서 인생과 문학예술을 논했다. 두 사람의 작품세계는 이때 완성됐다. 이상은 구보의 결혼피로연 방명록 첫 장에 ‘면회거절 절대반대’라는 호소문을 남겼다. 언론인이자 작가 조용만은 ‘구인회 만들 무렵’에서 “이상과 구보는 짝패였다”고 기록했다. 살아생전의 이상을 “우리가 가진 가장 뛰어난 근대파 시인”이라 평했고, 사후에는 “우리가 가졌던 황홀한 천재”라고 극찬했던 시인 김기림은 이상의 죽음으로 한국문학이 50년 후퇴했다고 아쉬워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일정:강동(광나루길) ●일시:10월 13일(토) 오전 10~12시 ●집결장소: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2번 출구 앞 ●신청(무료):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제10회 현진건문학상에 소설가 김가경

    제10회 현진건문학상에 소설가 김가경

    제10회 현진건문학상 수상자에 소설가 김가경(53)씨가 선정됐다.현진건문학상 운영위원회는 김가경 작가의 단편 소설 ‘유린 이야기’를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9일 밝혔다. 우수상에는 이아타 소설가의 단편 ‘무릎 위에’가 선정됐다. 본상을 수상한 김가경 작가는 1965년 충북 진천 출생으로, 동아대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와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됐다. 2016년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7년 요산창작지원금 대상자가 되었다. 우수상을 수상한 이아타 작가는 2010년 계간 ‘작가세계’로 등단했으며 중편 소설 ‘버드’로 심훈문학상을 수상했다. 상금은 본상 1500만원, 우수상 500만원이다.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대구경북디자인센터 컨벤션홀에서 개최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작가의 마음 후비는 난민·젠더, 지금 여기 있습니까

    작가의 마음 후비는 난민·젠더, 지금 여기 있습니까

    당면한 현실 문제와 문학의 역할을 고민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축제가 열린다.한국문학번역원은 21~28일 ‘2018 서울국제작가축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 7회째를 맞는 축제에는 국내 작가 16명, 해외 작가 14명 등 총 30명의 작가들이 참여한다.이번 축제의 테마는 ‘지금 여기 있습니까’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심보선 시인은 “젠더·난민 등의 이슈는 고심해서 나온 주제가 아니라 마땅히 다뤄야 할 주제라는 생각이었다”며 “시대적 화두와 연결해 ‘지금 여기’ 문학이 처한 현실과 작가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짚어볼 것”이라고 전했다. 개막식은 21일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정원에서 열린다. 작가들은 23~26일 연희문학창작촌, 더숲(노원문고), 순화동천 책박물관, 최인아책방에서 젠더·사회적 재난·디아스포라·개인vs시스템 등을 주제로 의견을 나눈다. 23일 오후 8시에는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작가와의 만남’이, 24~27일에는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작품 낭독 행사가 개최된다. 무대연출을 맡은 이근욱 다랑어스토리 감독은 “작품을 미리 읽지 않았더라도 현장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영상과 노래, 전문 배우들의 공연을 곁들여 구성했다”고 말했다. 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공지영·김희선·박솔뫼·이인휘·장강명·정지돈·표명희, 시인 김근·김혜자·김현·박소란·박준·신해욱·심보선·오은·장석남이 참여한다. 해외 작가로는 소설가 크리스 리(미국), 안드레스 펠리페 솔라노(콜롬비아), 진런순(중국) 등과 시인 조엘 맥스위니(미국), 브뤼노 두세(프랑스), 발레리에 메헤르 카소(멕시코), 하미드레자 셰카르사리(이란) 등이 함께한다. 참가 신청은 축제 누리집(www.siwf.or.kr)과 네이버 예약(booking.naver.com)을 통해 받는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바보야, 문제는 홍보야!

    [금요일의 서재]바보야, 문제는 홍보야!

    ‘공무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서울시 새 브랜드 제작 공모전 홍보 문구다. 공무원이 만들면 그저 그런 작품이 나올 게 뻔하니 시민들이 참여해달라는 의도가 담겼다. 이 정도면 자신을 비하하는 ‘셀프 디스’를 넘어 아예 자폭하겠단 이야기다. 피식, 웃음이 터진다. 자칫 무관심으로 묻힐 뻔했던 공모전은 카피 문구 한 줄 덕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화제가 됐다. 폭발적인 참여가 이어진 것은 물론이다. 너저분한 긴 설명보다 이런 홍보 문구 한 줄이 더 강력한 법이다. 이번 주 ‘금요일의 서재’에서는 최근 나온 책 가운데 홍보의 중요성을 다룬 책을 골라봤다. 퇴근하실 때 한 권 골라 주말에 읽어보시라. ●강력한 한 줄, 이렇게 만들어봐=‘생각을 압축한 딱 한 줄’(끌리는 책)은 앞서 소개한 ‘공무원이 만들면 안 봐도 비디오’ 카피 문구를 만든 서울시청 공공카피라이터 1호 김건호 씨가 쓴 책이다. ‘0.25초를 놓치면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소개 글에 맞게 ‘강렬한 한 줄’ 사례를 가득 담았다. ‘다리 아픈 길(순천만 생태공원)’, ‘먼저 가. 난 이미 틀렸어’ 등 셀프디스 사례를 비롯해 ’깜빡 졸음, 번쩍 저승’, ‘길에서 잠들면 영원히 잠들 수 있습니다’와 같은 문구를 분석한다. 저자는 넘쳐나는 텍스트를 담은 글에 반해 짧고 강한 글이 눈에 오히려 더 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무조건 압축만 한다고 잘 될 리 없다. 자기를 낮추는 방법을 비롯해 ‘관리비, 왜 우리가 더 내?’ ‘옆집 영감도 먹더라’처럼 경쟁심을 자극하는 한 줄, ‘책 읽는 개만 들어오세요(도서관 애견 출입 금지 문구)’, ‘지금 들어오는 저 열차 여기서 뛰어도 못 탑니다. 제가 해봤어요’처럼 유머를 가미하는 방법 등을 수록했다. ●어? 내가 생각한 그 단어 맞아?=글을 잘 쓰려면 단어 선택이 중요하다. 어차피 글이란 단어의 조합 아닌가. ‘단어의 발견’(낮은산)은 ’지금 다시, 헌법‘(로고폴리스)을 냈던 차병직 변호사가 낸 단어 묶음 책이다. 저자는 책을 읽다 눈에 띄는 단어를 보면 우선 수집하고, 떠오른 생각을 1000자 이내로 적었다. 2016년부터 2년 동안 수집한 100여개 단어를 출판사가 받아 다시 88개로 추려 묶었다. ‘변호사니까 법률 용어가 잔뜩 있는 거 아닐까?’ 이런 의심일랑 하지 마시라. 뜻밖에 말랑말랑한 단어들이 가득하다. 어떤 구절에서 멈칫했고, 자신은 그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어보자. 예컨대 ’책‘이란 단어는 소설가 황석영이 ‘책을 쓴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제 팔자를 남에게 다 내주는 일이란다’라는 문구를 읽으면서 수집했다. 저자는 ‘책’ 단어에 관해 ‘동력도 질량도 없는 활자의 그림자를 총알처럼 뿜어 뇌의 이곳저곳을 서서히 점령하게 한다.…중략….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책을 멸종시키려는 신종 바이러스로 오인되고 있다.…중략…. 동물들은 왜 애당초 책을 읽지 않았을까? 그 점에 착안하면, 종이책의 유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출판사나 서점의 책 장사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적었다. 가슴에 팍 와 닿는 유명한 문구를 읽고, 저자의 독특한 시선이 담긴 새로운 설명을 읽으며 대조해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유분방한 사고를 자유롭게 읽어보자. 누가 알겠나. 잠자던 뇌가 조금이라도 열릴지. ●강원도 펜션, 어떻게 유명해졌을까?=강원도 정선 첩첩산중에 있는 한 펜션은 ‘한국의 몰디브’로 불리며 어지간한 리조트보다 더 많은 사람이 몰린다. 그 이유가 도대체 뭘까. 잘 만들기도 했지만, 홍보를 워낙 잘했다. 신간 ‘드위트리 스토리’(혜화동) 저자 하대석 씨는 ‘스브스뉴스’ 공동 기획자다. 2015년 컨테이너 박스 같은 사무실에서 시작해 100만명 가까운 뉴스 구독자를 모았다. 저자는 아버지와 펜션을 직접 만들면서 스브스뉴스 기획 경험을 십분 발휘했다. 예컨대 “펜션 홈페이지 촬영을 새로 하자”고 제안하자 그의 아버지는 “그럴 돈 있으면 펜션을 개선하는 게 낫다”고 맞선다. 그는 이와 관련 “펜션은 오직 홈페이지에서 첫인상을 보고 구매결정을 한다”면서 세계적인 리조트와 풀빌라의 홈페이지를 연구하고, 20대 여성들이 “우와”, “대박” 탄성이 나올 때까지 만들라고 조언한다. 페이스북 활용법, 각종 CF 섭외 방법, 제휴 마케팅 방법 등을 담았다. 눈여겨 볼 곳은 ‘미디어 잇셀프’ 부분이다. 미디어를 대상으로 어떻게 홍보를 했는지, 성공한 각종 아이디어가 담겼으니 꼭 눈여겨 보자.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상에 완전한 악인은 없습니다”

    “세상에 완전한 악인은 없습니다”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전혜정 지음/다산책방/340쪽/1만 4000원3년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식장. 별안간 “내가 누군지 몰라?” 하는 고성이 들려왔다. 이름과 직함을 묻는 기자들에 대한 답변이었다. 남의 빈소 앞에서, 자신을 몰라본다고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가며 타박하는 모습이 영 꼴불견이었다. 1990년 ‘3당 합당’ 무렵에나 ‘배지’였던 인물을 그 시절쯤 태어난 기자들이 어찌 알아볼 것인가.제8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인 전혜정의 ‘독재자 리아민의 다른 삶’은 대통령의 전기를 의뢰받은 소설가 박상호가 대통령 출생의 비밀을 듣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헌법을 뜯어고쳐 가며 연임하려는 ‘독재자’ 리아민은 전기 출간을 통해 자신의 장기 집권을 공고히 하려고 한다. 8년 전 작품의 반짝 성공 외에 별 볼 일 없던 소설가 박상호는 대박 작품에서나 나타나는 전조라는 ‘펜의 떨림’을 간만에 느끼고 싶다. 전기 출간은 ‘살아 있는 권력’ 이야기로 한탕 하려는 출판사의 뒷배까지 맞아떨어진, ‘짝짜꿍’의 소산이다. 그러나 전기를 쓰는 일은 대통령의 일생을 단순 기술하는 게 아니었다. 그 불행한 전조는 유년 시절 에피소드를 듣고 ‘어디선가 들어본 이야기’라고 항변하는 박상호에게 리아민이 그때까지 하던 존대를 싹 거두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나는 이 나라의 대통령이야. 대통령의 기억이 다른 사람들의 기억과 비슷하게 들린다면 당연히 그들의 기억을 삭제해야지, 대통령의 기억을 삭제할 순 없잖아. 안 그래?”(65쪽) 그들의 기억을 삭제하는 일, 즉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적당히 윤색된 ‘대통령 영웅 전기’를 만드는 게 박상호의 몫이다. 그러나 정치인의 권력욕에 비견되는 것이 소설가의 창작욕이다. 적당적당한 이야기로 시시껄렁한 전기를 쓸 수 없었던 박상호. 그는 리아민 없는 리아민 전기, 리아민의 이름만 빌린 소설을 써낸다. 결국 리리궁(대통령 관저)은 ‘중견 작가 박상호’의 이름만 빌린 전기를 출간한다. 파워게임에서 밀린 힘없는 소설가에 의해 ‘박상호 없는 박상호 작 전기’만 나온 셈이다. 제법 두께감이 있지만 술술 읽히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나’인 박상호를 위시하여 리아민, 영부인 최세희, 수석비서관 김세원, 정치부 기자 정율리가 나누는 대화들은 모두가 ‘몸 쪽 꽉찬 직구’처럼 위력적이다. 그 팽팽한 긴장감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장이다. 작가는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완전한 악인도 완전히 선한 사람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며 “리아민이 사적으로는 매력이 넘치지만 사회적으로 보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실을 왜곡하는 인물인 것처럼 인간의 복잡한 심리에 대해 독자들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복잡다단한 심리라는 것이 독자가 예상 가능한 정도라는 게 이 소설의 한계다. 제목에서부터 ‘독재자’라고 지칭된 리아민이 전기를 의뢰했다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불 보듯 뻔한 일. 리아민이 들려주는 유년 시절 이야기들이 실상은 본인 얘기가 아닌 것도, 대통령 서가에 꽂혀 있던 ‘안나 카레니나’가 리아민의 책이 아닌 데서 다 짐작 가능했던 일이다. ‘화무십일홍’. 권력의 말로는 장례식장 앞에서 외치는 “내가 누군지 몰라?”인 것 같다. 그나마 좌중을 뒤흔드는 그 쩌렁쩌렁한 소리를 낼 수 있는 기력마저 그것에서 나왔다는 데서, 권력욕의 유용성이 있는가 싶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황교익 ‘작심 반격’···“막걸리 12종, 맛 보고 브랜드 맞히는 건 불가능”

    맛집과 음식에 대한 흥미로운 칼럼으로 유명한 황교익씨가 ‘백종원 막걸리 저격’으로 비롯된 각종 반격에 “12종의 막걸리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다시 밝히며 반박했다. 황교익씨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 말의 요지는 이렇다. 사전에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12종의 막걸리의 맛을 보고 브랜드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 내용의 방송은 억지라는 것이다”며 방송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게 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이면 실제로 해보자는 것이다. 겨우 그 정도의 일에 온 기레기들이 들고일어나 날 잡아먹자고 덤빈다. 그렇게 해서 뭘 보호하자는 것인가. 거짓 기사로 도배를 하여 너네들이 얻는 이득은 무엇인가. 너네들에게 기레기라는 말도 아깝다. 그냥 쓰레기들이다.”고 일갈했다.이날 황교익씨는 네이버와 다음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면서 그에 관한 각종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일부 기사가 그의 말뜻을 살리지 못하고 왜곡이나 과장으로 말꼬리잡기식의 비난에 치우치자 그는 이를 쓴 기자들을 “기레기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선 페이스북 글에서 그는 “방송에서 이랬다고요? 아무리 예능이어도 이건”이라고 말문을 시작하며 “전국에 막걸리 양조장 수가 얼마나 되나요? 저도 꽤 마셔봤지만 분별의 지점을 찾는다는 게 정말 어렵습니다”라며 방송 순수성에 의문을 던졌다. 이어 “막걸리 브랜드를 미리 알려주고 찾아내기를 했어도 ‘신의 입’이 아니라면 정확히 맞출 확률은 매우 낮습니다”라며 “이들 막걸리를 챙겨서 가져온 사람은 다를 수 있겠지요”라고 비판했다.황교익씨가 언급한 해당 방송은 지난달 12일에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대전의 막걸리 가게 사장에게 블라인드 퀴즈를 제안한 장면이다. 이날 백종원씨는 해당 가게의 막걸리가 다른 막걸리에 비해 맛과 대중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것을 설득하기 위해 해당 테스트를 제안했다. 이같은 글이 온라인상에 퍼지자 황교익씨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 방송 당시의 상황과 테스트 취지를 이해하지 않은 채 무턱대고 비판의 글을 남긴 것이 적절치 못했다는 것. 일부 시청자와 댓글을 남긴 이들은 그가 출연하는 tvN ‘수요미식회’의 하차까지 요구하고 있다.황교익씨가 ‘수요미식회’에 출연하는 동안 등장하는 일부 음식의 기원이 일본이라는 주장을 펼친 과거 발언 때문에 하차설을 부풀리고 있다. 그는 2015년 방송된 ‘국수’ 편에서 멸치 육수 조리법의 기원이 일본이라고 주장했다.특히 2015년 방송된 ‘불고기’ 편에서 후폭풍이 컸다. 당시 그는 방송에서 불고기가 일본 ‘야키니쿠’를 번역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일본은 1872년까지 육류 섭취 지식이 전무했고 불고기는 맥적에서 전승됐는데 이는 고구려 때의 음식”이라며 반박 하기도 했다. 이에 발끈한 황교익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설가 이효석 선생이 1939년 잡이 ‘여성’에 기고한 글을 게재하며 “야끼니꾸를 대신하는 불고기라는 말이 만들어진 시기가 1939년보다는 앞서는 것으로 파악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일제강점기 당시 신문에 ‘소육’(?肉)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이유를 반문하며 자신을 비판하는 주장에 대해 “국뽕은 무지를 먹고 자라는 종교”라고 묵직한 돌직구를 날렸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의 재난소설…김유명 작가 ‘마취’ 출간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의 재난소설…김유명 작가 ‘마취’ 출간

    의사라는 직업 세계에서 건져 올린 독특한 소재로 삶과 죽음, 그 이면의 진실을 일깨우는 의학 소설이 출간돼 눈길을 끈다.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이자 작가인 김유명의 ‘마취’(가쎄출판사)가 그 주인공이다. 소설 ‘마취’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의학박사 출신의 개업 12년 차 성형외과 전문의인 김유명이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소재로 펴낸 재난 소설이다. 그는 성형외과 의사로 수많은 수술과 마취를 경험하며, 마취를 하면 사람의 의식이 소실되었다가 다시 깨어난다는 점에서 마취가 죽음과 새로운 탄생에 대한 하나의 은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서양의학을 배운 동양인으로서 마취라는 소재를 가지고 잠과 꿈, 삶과 죽음의 의미를 풀어나가면 이제까지 보지 못한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 것이다. 작가는 전신마취제 부작용인 ‘악성고열증’으로 환자를 잃은 아픔을 가진 마취과 의사가 프로포폴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여배우의 진실을 추적하다 탐욕적인 제약회사가 초래한 대재난과 마주한 이야기를 자신의 의학적 경험을 바탕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속도감 있게 풀어낸다. 천만 명이 사는 메트로폴리스. 마취제 공장의 폭발사고로 전신 마취제가 대량 유출되고, 스모그와 뒤섞인 마취제를 들이마신 도시가 순식간에 깨어날 수 없는 잠에 빠져든다. 방독면 필터조차 무용지물인 전신 마취제 ‘하이퍼란’의 습격으로 수백만 명이 한꺼번에 의식을 잃게 된 것이다. 대통령마저 잠든, 전대미문의 사건 앞에서 도시와 국가 시스템은 마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죽음의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존의 의학 재난 소설과는 스케일부터 다른 소설 ‘마취’의 등장에 문학계의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마취’를 읽고 난 대부분의 독자들은 마치 한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본 것 같다는 평을 하고 있다. 저작권 에이전트사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화려하고 위대한 것과 그 각각의 이면에 들러붙어 보이지 않는 초라하고 폭력적인 추한 것들을 함께 조명한 소설”이라고 평가하며 소설 ‘마취’는 국내는 물론 해외의 독자들에게도 큰 반응을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의 화원’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정명은 “현직 의사로써 가지고 있는 생생한 의학 지식과 날카로운 사회의식, 인간에 대한 따뜻한 통찰을 흥미진진하게 버무려내었다”며 호평하였다. 작가 김유명은 최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서 소설 ‘마취’가 해외 번역소개 작품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전하며 “현재 4번째 작품을 집필 중이다. ‘마취‘를 시작으로 K-pop처럼 문학 한류를 리드하는 K-medical literature 장르를 개척하고 싶다. 사회적 명성과 양심 사이에서 고민하는 성형외과 의사 이야기, 가족의 생계와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신경외과 의사의 이야기 등 의사를 주인공으로 하는 다양한 소설을 연이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이냐 북이냐… 1950년대 전후작가들의 내면 풍경

    남이냐 북이냐… 1950년대 전후작가들의 내면 풍경

    1950년대 전후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장용학(1921~1999), 오상원(1930~1985), 최인훈(1934~2018) 3인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전시가 열린다.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은 오는 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1950년대 작가들의 내면풍경Ⅱ-장용학·오상원·최인훈전(展)’을 연다. 장용학은 1950년에 ‘지동설’로, 오상원은 1955년 ‘유예’로, 최인훈은 1959년에 ‘그레이 구락부 전말기’로 등단했다. 세 작가 모두 한국전쟁을 직접 겪은 한편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분단·이데올로기와 유착, 남한과 북한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문제와 결부돼 있다. 최인훈의 ‘광장’이 살고 싶은 나라를 선택하는 고뇌를, 장용학의 ‘요한 시집’이 수용소에서 자살한 반공 포로 이야기를 다루는 식이다. 전시에는 세 작가의 작품 초판과 육필 원고, 초고와 메모, 지인들과 주고받은 편지, 관련 신문 기사, 초상화, 사진, 애장품 등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외손녀의 돌잔치를 축하하는 최인훈의 글, 오상원의 부탁으로 자녀의 이름을 지어 보낸 김동리 소설가의 편지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가 시작되는 5일에는 이어령 문학평론가의 강연이 열리고 최인훈의 딸이 참석, 아버지를 회고한다. 전시 기간 중 토요일 오후 2시에는 정과리 평론가, 김훈 소설가, 방민호 평론가, 구효서 소설가의 강연이 이어진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 30분~오후 5시. 관람료는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이다. 매주 일·월요일 휴관. (02)379-3182.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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