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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불교 바로 알아야 한국불교 발전”

    “日불교 바로 알아야 한국불교 발전”

    “중세나 고대의 일본 불교에는 한국불교에 못지않은 고승들과 찬란한 전통이 많은데도 우리는 근대 일본불교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지 못한 채 오해와 폄훼 일색의 낮은 인식차원에 머물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다음달 23일 개원식을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하는 국내 첫 일본불교 연구기관인 일본불교사연구소의 초대 소장 김호성(49)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김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불모지대나 다름없는 일본불교 연구의 거름을 만들기 위해 연구소를 세우게 됐다.”고 창립 취지를 설명했다. “백제 성왕기인 538년 백제로부터 전래된 일본불교는 ‘한국불교의 아류’, 혹은 결혼한 ‘대처승들의 불교’라는 굳은 인식에 가려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근대 이전 일본불교는 한국불교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은 게 사실이지만 근대 이후 불교학문 측면에선 오히려 우리가 일본불교에서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영향받은 사실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현재 국내엔 일본불교학 전문가는 물론 일본불교 관련 강좌가 개설된 대학조차 전무한 실정. “예부터 불교를 통해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한·일 양국의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서도 일본불교 바로알기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안”이라는 김 교수는 그래서 2005년부터 홀로 일본불교학 연구서인 ‘일본불교사공부방’이라는 반년간 책자를 내왔다. 현재까지 6호를 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일본학 관련 연구자들과 뜻을 모아 연구소를 출범케 됐다. 윤창화 민족사 대표, 동국대 불교학부 신성현 교수, 황인규 동국대 사범대(역사교육학) 교수,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연구교수 원영상 박사, 이연숙 고려대장경연구소 연구원, 이성운 정우서적 대표 등이 연구위원으로 동참했다.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선 다양한 불교 전통과의 새로운 융합이 절대적이라고 할 때 당연히 일본불교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리 불교 전통에 견주어 손색 없는 일본의 찬란한 불교전통을 제대로 돌아본다면 미래 우리 불교의 소중한 자양분이 될 수 있습니다.” 김 교수는 우선 전국의 일본학 관련 전문가들이 결집하는 학술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그 연구성과를 발표하고 학술진흥재단에 등재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무엇보다 젊은 소장학자들을 전임연구원으로 키워 논문을 쓰게 하고 연구비도 지원받아 자생력을 키우는 한편 일반인을 상대로 일본 현지에서 일본불교사 강좌며 한·일문화교류 아카데미도 열어가겠다고 한다. 그 첫 행사로 개원식 당일인 다음달 23일 오후 2시 동국대에서 학술세미나를 마련할 예정. 한국불교와 일본불교의 선(禪) 전통이 잘 어우러졌다고 평가받는, 한국출신 일본 소설가 다치하라 마사아키(立原正秋·작고)의 작품 ‘겨울의 유산’을 집중 조명하는 자리로 연구소의 문을 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칼의 노래’ 소설가 김훈씨 명량대첩 축제 고문으로

    정유재란(1597년) 때 충무공의 명량대첩을 주제로 한 ‘칼의 노래’를 쓴 소설가 김훈(60)씨가 명량대첩 축제의 고문으로 위촉됐다. 전남도는 10월 초 진도와 해남 사이 울돌목에서 열릴 명량대첩 축제에 앞서 13일 김씨를 고문으로 선정, 소설 구상 때 활용한 아이디어와 정보 등을 축제 프로그램에 집어 넣기로 했다. 김씨는 ‘칼의 노래’에서 물살이 빠르고 폭이 좁은 울돌목에서 전선 12척으로 왜선 133척을 격파한 해전사에 유례가 없는 대승을 거둔 충무공의 지략을 시간대별로 실감나게 묘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축제 때 해남과 진도 바닷가에서 주민들이 강강술래를 하고 주변 산봉우리마다 봉화를 올려 왜적의 동태를 보고하는 장면을 벽파진에서 명량까지 재현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이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나아가 울돌목에서 바닷물이 물속 바위에 부딪쳐 내는 공명을 음향으로 만들어 축제 현장에서 틀어 분위기를 살리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남도는 김씨의 조언을 바탕으로 올 명량 축제에서 민초와 백의종군한 충무공, 울돌목 등 3대 명량대첩 승리 요인을 묶어 당시 전투상황을 재현한다.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톰 크루즈 딸 ‘수리’ 사이언톨로지 학교 입학

    톰 크루즈 딸 ‘수리’ 사이언톨로지 학교 입학

    톰 크루즈의 딸 수리(Suri)가 이번주부터 사이언톨로지 교육을 받을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SF소설가이자 사진작가였던 론 하버드가 창시한 사이언톨로지(Scientology)는 과학기술을 통한 정신치료, 영혼윤회 등을 신봉하며 전세계적으로 약 800만명의 신도를 두고 있다. 특히 톰 크루즈 외에도 제니퍼 로페즈, 존 트라볼타 등 유명 스타들의 지지를 받는 신흥종교로 관심을 끌고 있다. 톰과 아내 케이티 홈즈는 수리의 세 번째 생일이 있는 이번 주부터 사이언톨로지 교육을 시킬 예정이라고 공개했다. 이들은 딸 수리를 LA에 위치한 사이언톨로지 학교에 보내 주 5일 교육을 받게 할 것으로 알려졌다. 1년 교육비가 8700달러(약 1200만원)에 달하는 이 학교는 톰 크루즈의 친구이자 사이언톨로지 신도로 알려진 윌 스미스(Will Smith)가 세웠다. 수리는 이 학교에서 사이언톨로지 신도들로부터 교육을 받으며 필수 교리 과정을 이수할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톨로지교회의 한 관계자는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엄격한 식사조절을 요구한다.”면서 “영양사가 저탄수화물, 저염분, 저당류 성의 유기농 식단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리의 엄마(케이티)는 아이와 한동안 떨어져 지낼 것에 대해 큰 염려를 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톰 크루즈 일가는 독실한 사이언톨로지 신도로서 매주 직접 고해성사문을 작성하는 등 바쁜 일상 속에서도 신앙 활동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케이티 홈즈는 뉴욕에서 새 영화 ‘엑스트라 맨’(Extra Man)촬영 중에 있으며 최근에는 둘째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혀 새로운 ‘파워 베이비’ 탄생을 예고했다. 사진=usmagazine.com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천상병 예술제 열린다

    ‘문단의 마지막 기인’이자 아이 같은 순수함을 죽는 날까지 간직했던, ‘귀천’의 시인 천상병(1930~1993)을 기리는 ‘천상병 예술제’가 18일부터 26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의정부는 시인이 생전에 삶의 둥지를 틀었던 곳이자 그가 영면해 있는 곳. 시인의 정신을 기리기 위한 문학캠프, 음악회, 백일장 등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천상병 예술제는 시인의 기일인 28일을 즈음해 열려 왔으며 올해로 6회를 맞는다. 특히 올해에는 천상병기념사업회에서 추진 중인 ‘천상병시인추모기념관’ 설립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소장품 특별전’도 열린다. 특별전에는 부인 목옥순 여사가 간직하고 있던 천 시인의 유품 200여점이 전시된다. 지금껏 공개된 적 없었던 시인의 자필원고, 안경 등을 볼 수 있고 시집 등 유품의 일부는 관람객들에게 판매된다. 또 시인이 생전에 인연을 맺었던 소설가 이외수, 화가 배정례, 중광 스님 등이 간직해 오던 시인의 유품도 같이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문학캠프도 처음으로 마련했다. 예술제에 일반인의 참여를 돋우고 천상병 시인의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된 이 행사는 25일부터 1박2일로 일정이 짜여졌다. 첫날 의정부 송산동 공원묘지에 있는 천 시인의 묘소를 참배하며 시작되는 이 캠프에는 시인 정호승의 문학강좌도 준비돼 있다. 천상병백일장, 연극공연 관람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25일에는 ‘천상병 시(詩)상 시상식’이 열린다. 올해는 박철의 시집 ‘불을 지펴야겠다’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천상병 시인의 순수한 시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이 시상식은 올해 11회를 맞았다. 18일에는 연극배우 권성덕과 함께하는 ‘책 함께 읽자’, 25일에는 책 맞교환, 중고책 판매코너 등이 마련된 ‘책벼룩시장’ 등 행사도 마련돼 있다. 한편 서울 노원구는 22일 수락산에서 천상병 시인 시비 공원 개막식을 연다. 이 행사에는 시인의 대표작인 ‘귀천’ 시비 및 시인의 동상 제막식과 함께, 친필 원고가 담긴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도 연다. 의정부 예술의전당 (031)828-5834.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신경숙 작가 초청 무대

    지난 9일 개막한 제1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소설가 신경숙,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밴드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서울 신촌 아트레온 극장 열린광장에 마련한다. 우선 ‘책 읽어 주는 음악 공연-너와 나의 이야기’에서는 최근 장편소설 ‘엄마를 부탁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신경숙 작가가 참석해 책과 인생에 대해 관람객과 대화를 나눈다. 또 책 속 감동을 아름다운 곡과 노랫말로 재탄생시키는 3인조 밴드 ‘북밴’이 ‘엄마를 부탁해’의 한 소절을 발췌해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선보인다. 행사는 11일 오후 3시에 무료로 진행된다. 또 다른 행사 ‘거꾸로 가는 시간’에서는 평균 연령 40~50대의 주부, 간호사, 교사 등으로 구성된 아줌마 밴드 ‘해피데이’, 특이한 악기로 동요를 연주하는 20대 여성 타악 밴드 ‘부추라마’가 공연을 펼친다. 11일과 12일 오후 7시에 열릴 예정. 역시 무료 입장이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금기는 없다… 이호철판 역사 바로 세우기

    올해 77세의 노(老)작가는 결코 지치지 않는다. 함경남도 원산생으로 젊은 시절 인민군으로 한국전쟁을 겪었고, 1974년에는 ‘문인 지식인 간첩단’으로 몰렸으며,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에 연루되기도 했고, 1987년 6월에는 시위대 앞줄 어딘가에 있었다. 그렇게 분단과 독재의 질곡이 고스란히 그 한 몸에 화인(火印)처럼 새겨졌다. 그가 1955년 단편소설 ‘탈향’으로 등단한 뒤 ‘문’, ‘남녘사람 북녘사람’ 등 수십 권의 작품을 쏟아낸 50여년 동안 분단과 통일, 평화와 전쟁의 문제 등 우리 민족의 근원적 모순에 대한 천착에서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던 이유다. 이호철이다. 1991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이 된 그가 최근 내놓은 ‘별들 너머 저쪽과 이쪽’(중앙북스 펴냄)은 역사의 복판에 있었던 자신의 인생과 그 치열한 작품 세계를 총체적으로 정리한 장편소설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는 서사(敍事)가 없다. 소설가가 자의로 창조한 캐릭터도 없다. 차라리 장편소설을 표방한 ‘한반도 근현대사 교과서’에 가깝다. ●역사 인물 가상 대담 형식 취해 이호철은 “현 정부 들어 좌우 진영 간에 교과서의 근현대사 기술(記述)에 있어 왜곡 논쟁이 분분한데 이 소설이 어느 것보다 엄정한 역사교과서가 될 수 있으리라 자부한다.”고 ‘실험적 기법의 장편소설’을 쓴 배경을 설명했다. 근현대사의 주요인물인 이승만, 송진우, 김구, 조만식, 최용건, 민영환, 이준 등을 불러내서 ‘별 너머 가상 대담’을 시키는 형식을 취했다. 엄정한 역사적 사료와 함께 역사적 인물의 ‘텍스트 사이’에 대한 방대한 평생의 취재를 바닥에 깔고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물론 작가의 역사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조만식, 최용건 등 누군가의 입을 통해 담겼음은 물론이다. 이는 자신이 1992년에 쓴 소설 ‘개화와 척사’에서 이미 한번 실험한 기법이다. 물론 작가 자신이 밝히듯 슈테판 츠바이크가 소설 ‘마리 앙투아네트’를 쓰며 역사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소설적 기법에서 체득한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고종 말부터 해방, 분단까지 우리네 현대사 통한의 순간, 치열했던 상황을 잔인하리만치 세밀하게 서술한다. ●“시선 치우치면 현재의 문제 푸는 방식도 왜곡” 이호철은 “진보건 보수건 근현대사를 보는 시선이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고, 때문에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 역시 비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우리가 뻔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역사적 사실조차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의 주장에는 금기(禁忌)가 없다. 애써 에두르지도 않는다. 조만식과 최용건의 입을 빌려 북한 주석 김일성, 그리고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이승만이 갖고 있는 공과를 일일이 나열한다. 일종의 인물 재평가를 통한 ‘이호철식 역사 바로세우기’다. ●이승만·김일성 공과 가감없이 나열 김일성은-최근 학계에서 인정받은 사실이긴 하지만- 항일무장투쟁의 지도자로서 1937년 6월 보천보 전투의 공적, 일본의 공작으로 내부분열이 일 때 모두를 껴안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또한 국부, 또는 분단의 원흉으로 취급받던 이승만에 대해서는 “그만큼 20세기 초반 한반도를 둘러싼 안팎의 정세를 명확하게 인식한 리얼리스트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가 조만식의 입을 빌려 ‘이승만이야말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유일한 지도자’라고 평가한 이유이기도 하다. “앞으로 내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더욱 열심히 소설을 써야겠어요. 날마다 요가하고, 등산하며 건강 챙겨야 할 이유죠. 조만간 단편소설 세 편이 나올 텐데 아흔 살까지는 쓸 겁니다.” 젊은이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정력적인 집필은 물론 몇 사람이 모여 있건 독자를 만나는 독회 활동에 열의를 쏟는 것도, ‘거시기 산악회’와 요가로 건강을 챙기는 것도 모두 자신의 통일론, 남북평화의 중요성에 공감을 얻고자 하는 필생의 소명 때문이다. 좌우도, 노소도 모두 곰곰이 생각해야 할 대목이다. 글ㆍ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하드코어 맛기행①] ‘목포의 봄 맛’은 비릿하지만 깊다

    이상한 일이다. 목포에만 오면 노래가 떠오른다. 가사도, 리듬도 분명치는 않은 노래다. 그저 노래 초입부 한 구절 가사만 선명하다. 그렇다고 이제 목포의 시가(市歌)가 된 ‘목포의 눈물’은 아니다. 물론 그 노래처럼 비애에 젖게 하는 노래이기는 하다. 그러나 쇠락한 목포 시가지를 더 삼삼하게 떠오르게 만드는 노래다. ‘영산강 안개 속에 기적이 울고, 삼학도 등대 아래 기러기 우는...’ ‘목포는 항구다’라는 노래다. 영국의 소설가 써머셋 모옴이 그랬던가. 만일 어느 낯선 곳이 고향처럼 정겹게 느껴진다면, 그 곳은 선대(先代) 누군가가 머물렀던 곳이었을 거라고.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격세 유전으로 피를 타고 흘러내려, 그 곳을 찾았을 때 포근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내게는 목포가 그런 곳이다. 그리고 그런 고향의 포근함을 더해주는 것이 바로 목포의 맛이다. ‘항구’라는 말보다 더 목포의 맛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도 없다. 목포는 다양한 해산물의 고장이다. 그러나 그 곳에서 단순히 싱싱한 해산물만을 찾는다면 그건 제주에서 용두암만 찾는 것만큼이나 미련한 짓이다. 먹을 것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그 가운데서도 그 곳에서는 항구의 냄새에 해당하는 맛을 찾아야 한다. 얼핏 경험하면 짜고 시큼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비린 맛이다. 그러나 되새길수록 깊은 맛이다. 싱싱한 해산물에 오랜 조리법과 섬세한 손맛이 가미된 맛이다. 눈으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그런 항구의 맛을 찾아야 한다. 목포 맛 기행은 1박 2일로는 조금 부족하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는다면 모를까. 일단 목포의 대표 맛으로 홍어, 세발낙지, 민어, 갈치, 꽃게무침 등 다섯 가지를 꼽는다. 그것만 소화하기에도 하루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2박 3일로 정했다. 금요일 오후에 떠나 일요일 오전까지 총 다섯끼를 먹는 기행이다. 물론 여느 때처럼 인터넷을 통해 행선지를 정했다. 그러나 진짜 모험은 현지에서 벌어진다. 행선지 외에도 해당 분야의 맛집을 현지에서 알아보기 때문이다. 현지인들은 관광객들에게만 유명한 맛집을 평가절하 할 때가 많다. 오랜 경험에 따르면 현지의 평가가 대부분 맞다. 목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터넷보다는 현지인의 평가가 더 나았다. 인터넷을 통해 분야별로 서너 개의 맛집을 고른 후, 현지 평가를 확인하고 선택했다. ▶제 철은 아니지만, 낙지를 빼놓을 수야 없지… 목포에서 세발낙지를 빼놓을 수는 없다. 목포는 갯뻘이 어느 지역보다도 깊어, 이 곳 낙지는 어떤 낙지보다도 부드럽고 담백하다. 특히 이 곳에서 나는 세발낙지는 갯뻘에서 서식하는 낙지 가운데 가장 작은 부류다. 세(細)발이라는 이름도 발이 가늘고 길다고 해서 붙은 것이다. 세발 낙지를 젓가락 한 짝에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는 것도 이렇게 작아서 가능한 일이다. 세발낙지의 제철은 초가을 무렵이다. 가격도 이 때가 가장 싸다. 이 때만은 못해도 목포에서는 사시사철 세발낙지를 맛볼 수 있다. 세발낙지 요리로 이름난 곳은 목포에서도 대여섯 곳이 있다. 목포에 도착하고 동네를 수소문 하고 난 오후 7시경까지도 세발낙지 맛집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최종 맛집 후보는 남도음식축제 대상에 빛나는 독천식당과 전통의 낙지 명가 호산회관 두 곳. 독천식당은 시내와 영암, 두 곳에 있다(두 곳의 관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영암 쪽이 더 싸다는 평이 많다). 이 곳에는 낙지 외의 요리는 없다. 대신 호산회관은 낙지 외에 회를 맛볼 수도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다가 시내쪽 독천식당을 선택했다. 이 곳에서 선택한 낙지 요리는 낙지 구이와 연포탕. 밥 대신 이 곳 소주인 ‘잎새주’를 시켰다. 낙지 구이는 네 마리에 3만5천원. 듣던 대로 나무 젓가락 한 짝에 한 마리씩 구어 내 왔다. 1만2천원짜리 연포탕에도 낙지를 몇 마리는 넣은 것 같다. 서울의 묽은 연포탕과는 비교도 안 된다. 두 가지 메뉴 모두 낙지는 부드럽고 구수했다. 구이는 매콤했고, 연포탕은 시원했다. 흠이 있다면 낙지 외의 메뉴가 없다는 것 정도다. 낙지를 유별나게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메뉴가 지나치게 단순해서 좀 아쉬울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낙지 매니아라면 죽기 전에 꼭 한 번 먹어야 할 맛이다. 낙지 맛의 정상이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그 떠난 지 17년… 탈고 안된 마지막회를 완성하다

    한 방송사에서 열린 독서토론회가 끝나고 출연진들은 근처 다방에 모여 앉았다. 그날 다룬 작품은 소설가 이병주(1921~1992)의 ‘비창’. 40대 술집 여주인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었다. 남은 얘기를 하던 중 그날 사회를 봤던 문학비평가 김윤식 서울대 교수가 술김에 이병주에게 대거리를 했다. 열다섯 살 위 선배에게 손가락질까지 하며 “당신 소설이 그게 어떻게 소설이냐.”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환갑을 넘긴 소설가는 큰소리도 못 내고 “환갑 넘은 나도 어찌 살아갈지 모르겠는데, 40대 마담이 그럼 어쨌으면 좋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때 그 소설가는 떠났고, 그때 그 비평가는 그의 유작을 엮어 냈다. 그가 끝내 결말을 못 보고 간 소설 ‘별이 차가운 밤이면’(김윤식·김종회 엮음, 문학의 숲 펴냄)이 그가 떠난 지 17년 만에 나왔다. 문학계간지 ‘민족과 문학’ 1989년 겨울부터 1992년 봄, 그가 작고하기 전까지 연재한 걸 묶은 것이다. 기껏 묶어 놓고도 그 비평가는 좋은 소리를 안 한다. “그 사람이 한국문학에다 큰 획을 긋고 그런 건 아니야. 학병 다녀와서 글 쓴 소설가가 없으니까 관심을 두는 거지.”라고만 한다. ‘별이~’을 두고는 ‘관부연락선’, ‘지리산’에 이은 ‘학병체험 3부작’의 마지막 소설로, 학병에 자원입대해 탈출을 꿈도 꾸지 않은 이병주의 노예사상이 담긴 소설이라고도 비평했다. 전작들도 모두 학병 이야기지만, 이번에는 노비 출신의 학병 이야기다. 종의 자식인 주인공 박달세가 신분상승을 위해 도쿄대에 들어갔다가 학병에 지원, 일본군 정보부 장교 행세를 하며 상하이 정보전에 몸을 던지는 이야기다. 그렇게 민족의식 없이 방황하던 박달세가 해방을 앞두고 처신을 고민하는 곳에서 책은 끝난다. 작가는 마지막 한 회 연재를 남겨 두고 세상을 떠났다. 소설의 끝이야 이제 알 방도가 없다. 하지만 떠난 작가의 흔적을 찾아 그가 학병으로 근무했던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까지 다녀온 비평가는 박달세가 ‘어쨌으면 좋겠느냐.’는 물음에 조심스럽게 결말을 제시해 본다. “박달세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지만 결국에는 계층을 뛰어넘고 임시정부 편에 설 겁니다.”라고.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영인문학관 육필원고전

    서울 평창동의 영인문학관은 17일부터 5월31일까지 황순원, 윤석중, 오상원, 이청준, 박경리 등 여러 작고 문인을 비롯해 고은, 김윤식, 김승옥, 이문열, 은희경, 신달자 등 생존 작가 등 총 70여명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들의 육필원고와 애장품을 전시한다. 전시 제목은 ‘창조의 발상-초고와 육필원고전’이다. (02)379-3182.
  • “시민들 힘모아 재활병원 세우자”

    “시민들 힘모아 재활병원 세우자”

    국내 최초로 시민이 만드는 장애재활병원 건립에 각계 인사들이 힘을 모으기로 했다. 푸르메재단은 8일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시민과 기업이 함께하는 장애재활병원 건립 선포식’을 가졌다. 2012년 경기 화성시 향남읍 일대에 조성될 ‘푸르메재활병원’ 건립에 필요한 비용을 모으기 위해서다. 선포식에는 김성수 이사장, 강지원 변호사 등 푸르메재단 이사진을 비롯해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최영근 화성시장, 박형규 목사 등이 참석, 건립비용 모금에 나서기로 했다. 김민수(서울대 교수)·구성애(아우성소장)·박완서(소설가)씨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 246명도 건립위원으로 동참했다.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김용해 신부는 ‘푸르메 재활병원 건립을 위한 시민 호소문’을 통해 “매년 30만명 이상이 교통사고와 질병으로 장애인이 되고 있지만 취약한 재활프로그램과 정부의 관심 부족으로 재활치료를 받기 힘든 실정”이라면서 시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푸르메재단은 이날 엄홍길(산악인)·이은미(가수)·나경은(MBC 아나운서)씨와 김세진(12·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 3관왕)군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했고, 아주대학교 이일영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건립추진위원회도 구성했다. 이 교수는 “스위스 루체른에 있는 노트윌재활병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부지를 제공하고 민간 후원금으로 설립·운영되는 병원으로 100% 무료”라면서 “우리나라에도 이 같은 선진국형 재활전문병원 건립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전체 장애인 400만명 가운데 90% 이상이 후천적 장애인으로 추정됨에도 재활병상을 찾아 전국을 떠돌거나 후진적 재활치료로 희망을 잃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푸르메재단은 오는 2012년까지 건축비 340억원을 투입해 3만 8057㎡(1만 1512평)의 부지에 연면적 1만 6500㎡의 재활병원(150병상 규모)을 건립한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소설가 이순원씨 출판기념회 축사

    최명희 강원 강릉시장 8일 강릉문화원에서 열린 소설가 이순원씨의 관광강릉 스토리텔링북 ‘강릉에 가고 싶다’ 출판기념회에 참석, 축사했다.
  • 소설가 최수철씨 김유정문학상

    소설가 최수철(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51)씨가 김유정문학촌(촌장 전상국)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발전처가 주관하는 제3회 김유정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작은 계간지 ‘작가세계’에 지난해 발표된 단편소설 ‘피노키오들’이다. 시상식은 26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김유정문학촌에서 열리며 상금은 3000만원이다.
  • 엄마·아빠 없는 복동이 슬프기만 할까

    소설가 박완서씨가 가정 해체로 상처 받은 아이들이 늘어가는 요즘 이들을 감싸 안는 따뜻한 성장 동화를 펴냈다. 태어나자마자 엄마를 잃고 아빠마저 떠난 뒤 이모와 외할머니의 손에 커온 초등학생 5학년 복동이. “아이고 이 지지리 복도 없는 새끼”라며 외할머니는 눈물을 훔치지만 기실 복동이는 이름처럼 어느 정도 행복을 누리며 사는 아이다. 시집도 안 가고 복동이만을 바라보며 사는 이모가 있고 겉으로 구박하는 듯하지만 누구보다 복동이를 아끼는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함께 있으면 ‘삼총사’ 부럽지 않은 국일이, 준걸이가 있어 늘 즐겁다. 하지만 한편으론 “나는 버림 받은 아이다. 되는 대로 살아도 뭐랄 사람이 없다.”는 어두운 생각도 품고 있다. 여름 방학 동안 영어를 배울 요량으로 미국에 사는 아버지, 이질적인 새 식구들과 살게 된 복동이는 더이상 상처 받지 않으려는 듯 아버지에게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다독인다. 하지만 함께한 시간 속에서 가족의 의미를 발견하고 미국 학교에서 만난 한국인 입양아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를 듣고 처음으로 자신을 긍정하게 된다. 박씨는 작가의 말에서 “아이들이 편견 없는 사람이 되어 태어나길 참 잘했다며 감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이야기를 썼다.”고 밝혔다. 동화의 출발은 지인에게서 건네받은 짤막한 기사였다. ‘송곳에 찔린 것처럼 아픈’ 기사의 내용은 책 속에 브라운 박사의 이야기로 녹아 있다. “나 같은 게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하면서 살 때하고 이 세상에 태어나길 참 잘했다 하면서 사는 세상이 같을 수가 없죠.” 브라운 박사의 입을 빌려 할머니 작가가 손자뻘 아이들에게 건네는 위로와 긍정의 메시지다. 9000원.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새 옷 입은 두 고전… 봄바람 일으킬까

    새 옷 입은 두 고전… 봄바람 일으킬까

    반가운 고전 두 권이 잇따라 출간됐다. 일본의 국민소설가 나쓰메 소세키(1867~1916)의 ‘도련님’(이민영 옮김, 평단 펴냄)과 프랑스 자연주의 소설의 대가 에밀 졸라의 ‘테레즈 라캥’(박이문 옮김, 문학동네 펴냄)이 오랜만에 새 옷을 입고 나왔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각종 문학상 수상작들이 우후죽순처럼 출간되는 소설시장에서 두 책의 재출간은 일별 뜬금없다. 하지만 내부 사정을 들여다보면 두 고전의 출간은 결국 불황속 출판업계가 생존하는 두 방식을 잘 요약해 준다. 1867년작인 ‘테레즈 라캥’은 에밀 졸라가 처음으로 쓴 자연주의 소설이다. 연인들의 삼각관계를 통해 졸라가 그려낸 인간 내면의 욕망과 증오, 분노는 보는 이를 전율케 한다. 주인공 테레즈는 아내 카미유의 친구 로랑과 육체적 관계를 맺다가 결국 야성에 눈이 멀어 아내를 죽인다. 그 후 남은 둘은 죽은 카미유의 유령에 시달리며 서로 증오하게 되고 결국 자살한다. 지난 2003년 출간됐던 ‘테레즈 라캥’은 이번에는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같은 출판사에서 개정판을 냈다. 박찬욱 영화감독이 이달 말 개봉할 자신의 영화 ‘박쥐’가 ‘테레즈 라캥’을 모티프로 삼았다고 몇몇 인터뷰에서 언급하자 화제가 됐었는데, 거기에 출판사측이 재고정리를 위해 발빠르게 반응을 한 것이다. 영화 인기에 힘입어 원작소설이 재출간되는 경우는 흔하다. 동명영화의 원작소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스콧 피츠제럴드 지음)는 올해 초 대략 예닐곱 군데 출판사에서 책을 냈다.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소설인 ‘Q&A’(비카스 스와루프 지음)도 마찬가지 경우다. 하지만 이번 ‘테레즈 라캥’ 개정판은 고전과 영화를 함께 보는 재미 말고는 기대할 게 딱히 없다. 개정판이라지만 내용은 전혀 손대지 않았다. 기존 박이문 교수의 번역에 오탈자만 잡는 수준으로 손을 보고, 양장으로 판형을 바꿔 책을 냈다. 물론 가격은 올랐다. 6800원이던 것이 6년 만에 1만 2000원으로 두 배 정도가 됐다. 나쓰메 소세키는 작품 자체에 무게를 실은 경우다. ‘도련님’은 나쓰메의 1906년작으로 그가 한 중학교 교사로 재직했던 당시 경험을 살려 쓴 작품이다. 자전적 인물인 ‘도련님’ 외에도 교장선생 ‘너구리’, 사람 좋은 영어 선생 ‘끝물 호박’, 아부쟁이 미술 선생 ‘알랑쇠’ 등 개성 넘치는 인물 군상들이 나온다. 주인공이 현실에 눈떠가는 과정을 나쓰메 특유의 유쾌한 해학으로 그렸다. ‘도련님’은 국내에서도 지난해까지 몇 차례 출간된 적이 있다. 하지만 논술 시리즈나 청소년용으로 출간된 게 많아 편의대로 일부 누락되고 축소된 번역이 많았다고 한다. 이번에 나온 책은 기생집에서 주인공들이 요란하게 노는 장면 등이 그대로 번역돼 실렸다. 또 현대적 감각의 옷을 입히기 위해 시각적인 부분을 강조해 책 곳곳에 판화 일러스트도 넣었다. 고전 작품의 재발간은 출판사 쪽에서는 비용을 아낀다는 장점도 있다. 사후 50년이 훌쩍 넘은 나쓰메 등은 이미 저작권 보호기간이 지나 저작권료를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 대신 그만큼을 책 자체에 투자하는 셈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시장에서 신간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전을 잘 만들어 다시 내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대형 출판사가 아닌 경우 값비싼 저작료를 내고 문학상 수상작품의 판권을 마구 사들일 수는 없는 입장”이라고 귀띔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여류작가 9인이 본 아홉색깔 서울

    “나는 아직도 서울이 누군가의 고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소설가 윤성희) 그녀의 말처럼 서울은 누구에게도 쉽게 고향의 편안함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도 그곳에는 국내 인구 중 4분의1이 살고 있다. 과연 서울은 우리에게 어떤 도시이며, 서울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홉 명의 여성 소설가들이 모였다. 현장에서 왕성한 필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혜경, 하성란, 권여선, 김숨, 강영숙, 이신조, 윤성희, 편혜영, 김애란이 모여 서울을 테마로 한 소설집을 낸 것. ‘서울, 어느 날 소설이 되다’(강 펴냄)는 아홉 작가가 그려내는 아홉 가지 서울의 모습을 담았다. 서울은 대한민국의 중심이다. 편혜영이 쓴 ‘크림색 소파의 방’의 주인공 가족처럼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퍼붓는 비에 고장난 와이퍼’로 서울로 향하고 있다. 길은 평탄하지도 않다. 비가 쏟아지는 날, 정체 모를 사내들이나 짐승들에게 길이 막힌 채 오도가도 못하며 어두운 국도에서 밤을 보내기도 한다. 갖은 고생을 하고 상경해도 그 앞에 펼쳐지는 건 희망뿐이 아니다. 중심을 향해 왔지만, 서울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 앞에는 결국 변두리 인생이 놓여 있다. 하성란은 이곳 사람들이 중심으로 가기 위해 ‘늘 반쯤 뛰고 있으며 어깨나 머리가 채이고 발이 밟히는 일도 허다하다.’(‘1968년의 만우절’)고 썼다. ‘거짓말의 도시’인 서울에서 변두리 인생들이 ‘눈뜨고 코 베이지 않기’ 위해서는 역시 자신들도 거짓말을 무기로 삼아야만 한다. 소설 속 아버지는 상경 직후 남산에 올라 발밑에 서울을 두고 큰소리를 치던 사람이다. 하지만 평생을 아내에게까지 나이를 속여가며 살아온 그는 틀림없는 서울의 변두리 인생일 뿐이었다. 서울 속 변두리 인생들은 북촌(이혜경, ‘북촌’)에도, 망원동 다세대 주택(김숨, ‘내 비밀스런 이웃들’)에도, 한강변 오피스텔(권여선, ‘빈 찻잔 놓기’)에도 살고 있다. 강변북로(강영숙, ‘죽음의 도로’)를 달리고, 한강의 밤섬(이신조, ‘조금밖에 남아 있지 않은’)을 거니는 이들은 서울이 불안하고 초조해도 떠날 수가 없다. ‘서울은 그들과 가장 닮은 도시이기 때문이다.’(편혜영) 작가들 스스로가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이 ‘다른 도시에 비해 비문학적으로 보이는 게 안타깝다.’며 출판 제안을 해 책이 나왔다고 한다. 문학평론가 김영찬 계명대 교수는 “지금껏 서울을 이야기한 작가는 ‘서울, 1964년 겨울’의 김승옥 정도였다.”면서 “아홉 편의 글은 안간힘과 희망, 서울에 대한 안타까운 애증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

    한동원이란 이름은 어색할지라도 영화소개 어디선가 봤던 ‘적정관람료’나 ‘결정적 장면’, ‘무규칙 문화칼럼’ 등은 결코 낯설지 않을 것이다. 발칙하고, 발랄한 문화평론 스타일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한동원이 이번에는 장편소설을 써냈다. 단편도, 별다른 습작도 없이 대뜸 장편소설에 도전했다. 영화평론가이자 방송작가, 칼럼니스트, 또 일러스트레이터이기도 한 그이지만 정작 본인은 ‘소설가’라는 호칭 말고 다른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말이다. “수없이 남의 서사에 토를 달았는데 이번에는 나만의 서사를 갖고 싶었다.”라고 소설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껏 써온 글은 미디어라는 외부적 요인에 너무 영향을 많이 받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고 자유롭게 창작을 하기가 불편했다는 것. 하지만 그는 꽤 오래 소설 쓰기를 준비했다. 이번에 나온 ‘삐릿’은 1년 반 정도를 고심하며 썼다고 한다. 1980년대 유행했던 마이클 잭슨의 노래 ‘Beat It’에서 제목을 딴 이 소설은 명문고등학교에서 밴드를 결성한 문제아 백동광의 이야기다. 지은이는 입학날부터 디스코 패션으로 이미 ‘찍혀 버린’ 주인공 ‘똥광’을 통해 꿈을 가진 청소년이 세상과 만나는 방법, 그리고 억압적인 교육의 문제 등을 거침없는 입담으로 풀어낸다. 곳곳에 등장하는 ‘쌍팔년도’ 문화코드도 볼 만하다. 물론 겁도 없이 문학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 두렵기도 하다. 그는 “등단도 않고 습작도 얼마 안 쓰고 무작정 장편을 썼다. 앞으로가 분명 더 어려울 것이다.”라고 걱정했지만, 이내 “소설은 평생을 걸어볼 만한 일”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쨌든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을 운명처럼 받아들인다는 그의 자세만큼은 이미 소설가에 가깝다. 자신의 이번 작품을 두고는 “책 속에서 그저 재미를 찾고, 조금만 생각할 걸 건진다면 좋겠다.”라고 일축했다. 책의 적정 구입료를 묻는 질문에는 그저 “노코멘트”라며 웃어 넘겼다. 수많은 영화의 적정 관람료를 매겨 왔지만, 정작 자신의 소설에 대해서는 가격을 매기기가 곤란한 모양이었다. 출판사에서 정한 가격은 9800원. 첫 작품을 내자마자 현재는 부지런히 다음 작품을 집필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집단적인 의식이 개인에게 영향을 끼치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다.”면서 “양념처럼 과거의 문화 코드를 닮으면서도 그 속에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 얘기를 하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불황에도 문화예술의 힘 키워야/이순녀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불황에도 문화예술의 힘 키워야/이순녀 문화부 차장

    국공립 공연장과 공연단체가 초·중·고교생, 교사에게 티켓을 60~80% 할인판매하는 ‘기브(give)티켓’제가 어제부터 시행됐다. 공연장이나 공연단체가 날짜별 미판매 예상 티켓을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기브티켓 사이트(www.giveticket.or.kr)에 실시간 알려서 관람 희망자들이 싼 값에 살 수 있도록 하는 통합 할인제도다. 첫날 사이트에 소개된 공연은 24편이다. 가장 비싼 티켓은 뮤지컬 ‘라디오스타’의 R석으로 정상가 7만원짜리를 2만 8000원에 판매한다. 미국 뉴욕 연극발전재단(TDF)회원제를 모델로 한 이 제도는 잠재관객을 개발하고, 공연장과 공연단체의 운영에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세종문화회관, 국립발레단뿐 아니라 LG아트센터, 금호아트홀 같은 민간공연장의 적극적인 동참도 고무적이다. 대상자가 학생과 교사, 예술강사로 제한된다는 점이 아쉽지만 청소년의 감성 지수를 높이고,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선택과 집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은 관객이 티켓 가격을 스스로 정하는 ‘희망티켓’을 최근 선보였다. 오는 25일 열리는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를 시작으로 5월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8월 창무국제예술제, 10월 신나는 국악여행, 12월 송년음악회 등 7개의 공연이 대상이다. 관객은 1000원부터 1만원까지 내고 싶은 만큼만 티켓 가격을 지불하면 된다. 공연이 맘에 들면 공연장 입구에 놓인 ‘행복스폰서’모금함에 따로 기부금을 낼 수도 있다. ‘시가 흐르는 천상음악회’는 벌써 티켓의 60%가량이 팔려나갔다. 공연장 관계자에 따르면 3000~4000원을 낸 관객이 가장 많다고 한다. 여기에 민간단체인 CJ문화재단은 문화나눔 캠페인 ‘위 러브 아츠’를 통해 관객에겐 티켓 가격의 30%를 후원해 주고, 예술단체에는 제작비를 지원해 주고 있다. 금호아시아나재단도 올초부터 금호아트홀의 학생석을 기존 41석에서 전석으로 확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갑이 얇아지면 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손대는 지출 항목이 문화생활이다. 의식주에 필요한 경비나 자녀 교육비, 경조사비는 웬만해선 줄이기 어려우니 여가에 들어가는 비용을 잘라내기 마련이다. 그러니 문화예술, 그중에서도 관람료가 비싼 공연예술은 가계 구조조정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은 우리 영혼의 산소와 같은 것이어서 경제적 여유가 있다고 가까이하고, 여유가 없다고 멀리해선 안 된다는 원론은 빠듯한 현실 앞에서 말 그대로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이럴 때 문화예술 공급자인 공연장과 공연단체가 앞다퉈 내미는 도움의 손길은 가뭄속 단비와 다를 바 없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초 역점 과제로 ‘예술 뉴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작가와 지역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소설가 등 작가 레지던스 프로그램, 소극장과 문예회관의 상주 공연예술단체 집중 육성, 소외 지역에 우수 공연예술 프로그램 파견 등에 70억원을 투입해 예술가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문화 소비자의 문화 향수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기에 루스벨트 정부가 추진해 성공한 문화 뉴딜 프로젝트의 벤치마킹이다. 이에 따라 국립오페라단, 서울예술단 등이 참여하는 ‘사계절 문화 나눔단’이 1일 출범식을 갖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게 된다. 한 나라의 문화예술 수준은 그 나라 정부와 예술가 및 단체, 그리고 국민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어느 한쪽만 뒤처진다고 해도 문화예술 선진국이 되기는 어렵다. 부담없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지원 활동이 펼쳐지고 있는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이다. 이순녀 문화부 차장 coral@seoul.co.kr
  • [부고] 소설가 김성홍씨 타계

    소설가 김성홍씨가 30일 오후 10시23분 지병으로 별세했다. 76세.고인은 1965년 현대문학에 단편 ‘박제의 독수리’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망성이후’, ‘무지개’, ‘우리 자형’ 등으로 경남문화상, 경남예술인상 등을 수상했다. 1970년대 말에는 전상국, 김원일, 현기영 등과 함께 ‘작단’ 동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소설가 김동리의 조카이기도 하다. 유족은 아들 휘장, 효장씨. 빈소는 경남 김해 조은금강병원. 발인은 1일 오전 9시. (055) 330-0413.
  • 여운 오래 남는 어른들을 위한 만화 패셔넬라 국내 첫선

    여운 오래 남는 어른들을 위한 만화 패셔넬라 국내 첫선

    텔레비전 요정 덕택에 굴뚝 청소부 넬라에서 글래머 스타가 된 패셔넬라는 어떻게 진정한 꿈을 이뤘을까. 행정 착오로 군대에 간 네 살배기 꼬마 먼로는 어떤 경험을 했을까. 누구보다 야구공을 멀리 때릴 수 있고, 누구보다 축구공을 멀리 찰 수 있고,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으나 문서 정리를 고집하는 해롤드 스워그는 승리만을 추구하는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 비꼬았을까.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지만 그 여운은 오래오래 남는 어른을 위한 만화, 줄스 파이퍼(1929~)의 ‘패셔넬라’(이숲 펴냄)가 국내에 선보였다. 퓰리처상과 아카데미상에 빛나는 파이퍼는 대표적인 1세대 미국 만화가이자 세계 최고 만화가로 꼽힌다. 만화 예술의 선구자다. 만화에서 어린이의 전유물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만화를 예술 장르로 끌어올리는 등 만화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는 TV 드라마 작가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였다. 2000년 출간된 유아용 그림책 ‘짖어봐 조지야’를 제외하면 그의 만화가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촌철살인의 사회 풍자와 유머, 가슴을 울리는 서정성, 휴머니즘이 넘치는 작품성 등 그의 매력은 외모지상주의를 기상천외한 반전으로 비트는 ‘패셔넬라’, 전체주의적 사고를 꼬집는 ‘꼬마 병사 먼로 이야기’, 승리지상주의에 일침을 가하는 ‘해롤드 스워그’, ‘조지의 달’, ‘외로운 기계’, ‘관계’ 등 여섯 편에 오롯이 담겨 있다. 이미 오래전에 그려진 작품들이지만 그 내용은 오늘날 한국 사회와 오버랩되는 부분이 많다. 박재동 화백은 “이 책은 한 장 한 장 쉽고 재미있게 넘어가지만 마음까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면서 “조금씩 빨려 들어가다가 종내 마음이 짠해진다. 오랫동안 가슴 깊이 치는 것도 있다. 비행기 안에서 책 읽기는 끝났지만 그 여운은 땅에 내려서도 끝나지 않았다.”고 추천했다. ‘패셔넬라’는 미국판 ‘줄스 파이퍼 만화전집’의 제4권으로 구상 시인의 딸이자 중견 소설가인 구자명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1만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日 장르소설의 공습

    추리·호러·판타지 등 대중적인 일본 장르소설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순문학으로 분류할 수 있는 일본 소설이 국내에서 여전히 인기가 높음에도 고환율에 따른 저작권료 부담이 커지는 바람에 번역 출간이 주춤한 틈을 탄 것이다. ●원작소설 영화 개봉·드라마 기획도 이번주에도 일본 장르소설이 무더기로 출간됐다. 마쓰모토 세이초 걸작 단편 컬렉션(북스피어 펴냄)은 범죄 동기를 중시한 이른바 ‘사회파 미스터리’의 창안자인 작가의 초기작을 모았다. 그는 추리소설가이지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호러 판타지 ‘나비’(노블마인 펴냄)의 온다 리쿠도 학원소설에 미스터리, 판타지, 호러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를 모은 작가이다. 추리작가 협회상, 야마모토 슈고로 상을 수상하고 나오키상이나 판타지 노벨 대상 후보로도 올랐다. 연애소설 ‘블랙티’(창해 펴냄)의 야마모토 후미오는 나오키 상, ‘6시간 후 너는 죽는다’(황금가지 펴냄)의 다카노 가즈아키도 에도가와 란포 상 수상자이다. 출판계에서는 이 같은 일본 장르소설 출간 러시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출판 관계자는 “외국문학의 경우 영·미권보다는 아무래도 익숙한 일본 문학이 전망이 좋다.”면서 “엔고로 전처럼 유명 작가 출판권을 두고 과열경쟁을 하기보다는 이왕이면 대중적으로 검증받은 작가의 작품으로 리스크를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본 장르소설은 다른 문화콘텐츠로 전환이 용이하다는 점을 무기로 영화나 드라마 등과 공동작전을 펴며 국내 독서층을 공략하고 있다. 추리·호러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X의 헌신’은 새달 9일 동명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판매량이 급증했다. 올해 탄생 100주년인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도 드라마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의 작품집을 출간한 북스피어 관계자는 “SBS에서 그의 단편을 원작으로 12부작 드라마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본 장르소설의 공세에 국내 작가들은 순문학에 이어 장르문학까지 독자를 빼앗기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창작집단 매드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호러 소설가 이종호는 “판타지를 제외하고는 국내 작가층이 허약한 상황에서 일본 소설이 쏟아져 들어와 일본식 독서층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르문학까지 독자 뺏길까 우려” 그는 또 “유서 깊은 대중문학상을 통해 대형 소설가를 배출하는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관련 시스템이 전무한 상황”이라면서 “연속성 있는 상도 없고 국가 지원도 없는 상황에서 한국 장르소설은 시스템 자체가 일본에 상대가 안 된다.”고 걱정했다. 실제로 우리 장르문학 중 해외에서 번역된 작품은 이형도의 ‘드래곤 라자’와 이종호의 ‘분신사바’ 정도이다. 한국문학번역원 관계자는 “지원사업에서 장르소설을 따로 배제하지는 않고 있지만, 응모한 번역의 질이 낮고 심사위원들이 적극적으로 장르소설을 추천할 만큼 개방적이지도 않다.”라고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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