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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일파 700여명 명단 이달말 발표”

    대통령 직속기구인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이하 규명위)는 10일 친일인사 700여명의 명단을 이달 말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최근 민간기관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해 공개한 데 뒤이은 조치다. 이번에 공개되는 인사는 일제통치 막바지인 1937~45년 사이 친일활동을 한 인사들이다. 김성수 전 동아일보 사장과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 소설가 모윤숙씨 등 당시 사회지도급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명위 관계자는 “이달 말 공식활동 종료를 앞두고 4년 6개월의 활동기한 동안 가려낸 친일인사 1006명에 대한 종합보고서가 나올 것”이라면서 “지난 2006년과 2007년에 이어 이번에는 1937~45년(3기) 사이 활동한 친일인사 705명이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규명위는 일제 강점기를 1904∼19년(1기), 1919∼37년(2기)으로 나눠 이완용과 송병준, 민영휘 등 친일인사 301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장지연 황성신문 주필은 증거 미비를 이유로 명단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규명위 핵심관계자는 “장지연 주필에 대해서는 올해 6월 유족에게 ‘여러 정황상 (친일인사 기준이 규정된) 위원회 특별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며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통보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도 자료 부족 등의 이유로 친일 행위를 입증할 수 없다고 결론낸 것으로 알려졌다. 규명위 측은 “박 전 대통령의 경우 민족문제연구소가 공개한 혈서관련 자료를 그동안 확인 못했기 때문에 후대가 평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학예실장은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직접 쓴 ‘친일혈서’가 발견되는 등 부일행위가 명백히 입증됐다.”면서 “규명위의 결정은 재산환수 등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어 너무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한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유대근기자 oscal@seoul.co.kr
  •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우익청년 탄생기… 새 성장소설 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장정일은 대단한 독서광이다. ‘장정일의 공부’, ‘독서일기’ 등을 보면 그의 넓고 방대한 독서 편력에 놀라움을 감추기 어렵다. 또한 정력적인 작가이기도 하다. 1987년 내놓은 첫 시집 ‘햄버거에 대한 명상’은 기존 문단의 나른한 모더니즘 혹은 리얼리즘 경향을 찌릿하게 감전시켰다. 그는 첫 시집으로 대뜸 김수영문학상을 안았다. 소재, 주제, 기법, 시적 장르 문법 등 모든 측면에서 기존 경향을 비웃는 실험적인 시를 한참 써대던 장정일은 어느날 문득 소설가로 ‘전업’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를 통해 대중의 화제와 문단의 외면을 함께 얻은 그는 작품의 외설성 등으로 호되게 곤혹을 겪었다. 그러나 ‘아담이 눈뜰 때’,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등 내놓은 작품마다 영화화되는 등 대중성과 비대중성의 애매한 경계를 자유롭게 오갔다. 희곡작가와 자유기고가, 에세이스트 등 신분을 바꿔가던 장정일은 1999년 11월 경장편소설 ‘중국에서 온 편지’를 마지막으로 남들 앞에서 소설을 쓰지 않았다. ●우리네 모습 담은 배경 설정… 이념적 좌표 문제 등장 그리고 꼬박 10년이 흘렀다. 장정일의 새 장편소설 ‘구월의 이틀’(랜덤하우스 펴냄)은 시인 류시화의 시에서 제목을 따왔다. 이 작품은 장정일의 기존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구체적 현실 상황을 배경으로 설정했고, 이념적인 좌표의 문제를 등장시켰다. 그는 ‘구월의 이틀’ 소설 바깥에서, 그리고 소설 안에서 연신 강조하듯 ‘우익청년 탄생기’로서의 새로운 성장소설을 표방하고 있다. 진보적이고 건강한 청년이 아닌 우익적 이념을 가진 청년이란 설정도, 동성애를 통한 성에 대한 눈뜸도, 최소한의 교훈의 가치(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아라!) 등도 모두 성장소설적 코드들이다. 소설은 바로 엊그제 우리네 모습을 담았다. 2003년 참여정부가 출범한다. 광주에서 활동해온 시민운동가의 아들인 ‘금’과 경제적·사회적 기득권을 누리며 부산에서 자랐던 ‘은’은 서울에 있는 같은 대학에 입학하며 만난다. ●개연성 없는 서사·설익은 인물 아쉬워 그들이 서 있는 위치는 거의 절대적인 대립항에 가깝다. 금의 아버지는 청와대 비서실 보좌관이고, 은의 아버지는 밥먹듯 부도를 내지만 부유한 형제들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선다. 외향적인 금은 만인이 올려다보는 정치인을 꿈꾸지만 삶의 본질과 인생의 비의를 어렴풋이 깨닫고 작가를 꿈꾼다. 내성적이고 유약한 은은 고등학교 때부터 시를 써오며 시인의 삶을 꿈꾸지만 자신의 열등의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강함을 추구하는 우익 청년정치에 발을 디딘다. 절대 다른 색깔의 금과 은은 자신들의 만남을 ‘이종교배를 통해 우성을 낳는 자연선택’이라고 부르며 아슬아슬한 동성애적 만남을 이어간다. 그렇다고 장정일의 이념적 가치가 투영됐다고 읽는 것은 오독(誤讀)에 가깝다. ‘5%의 논리로 절대 95%의 논리를 이길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우파들’이 ‘다짜고짜 빨갱이라고 인장부터 찍고 보는’ 행태나 또다른 형식의 인간애인 동성애를 애써 감추며 보수연(然)하는 우파들의 위선에 우회적인 야유를 잊지 않는다. 다만 아쉽게도 그가 새롭게 창조한 인물의 전형성은 부족하다. ‘우익 청년 탄생기’라고 스스로 밝혔듯 새로운 인물상의 제시를 기대했건만 살아 꿈틀대는 모습보다는 좌충우돌의 설익은 인물들만 소설 속을 배회한다. 특히 작품 후반부에서 금의 아버지의 난데없는 자살, 은의 아버지의 가정부와 바람 등 개연성없는 서사(敍事)의 연속은 허탈감마저 들게 한다. 불과 몇 년 전의 당대와 그 인물들을 다뤘기에 배반감은 더욱 크다. 우리가 삶 속에서 스무살의 청춘에게 보내곤하는 관대함이 갓 태어난 ‘퓨어 라이트 은’ 혹은 장정일의 작품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는 의문 부호를 남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플러스] 화요문화예술대학 운영

    구로구(구청장 양대웅)‘거장에게 듣는 화요 문화예술대학’을 운영한다. 문화예술계 거장들이 자신들의 삶과 예술 등을 현장감 있는 강의로 전달한다. 10일 소설가 김홍신의 ‘인생에도 사용 설명서가 있다.’, 17일 뮤지컬 배우 남경읍의 ‘남자가 뮤지컬에 빠질 때’ 등으로 진행된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구로아트밸리 예술극장에서 열린다. 구청이나 사이버평생학습센터 홈페이지에서 강좌 이틀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수강료는 3000원. 교육진흥과 860-2840.
  • 다시보는 최승희… 새 사진·영상 공개

    다시보는 최승희… 새 사진·영상 공개

    “지금 생각하면 춤을 처음 배울 때 참 바보스러운 아이였는데 선생이 괜찮다고, 계속 노력하면 된다고 독려해 주었기에 춤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됐죠. 선생은 춤이라는 것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자기 민족의 예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예술관을 심어준 분입니다.” 장주휘(73) 전 중국발레무극단장(중국 국립발레단)이 기억하는 한국의 무용가 최승희(1911~1969년)의 모습이다. 장 전 단장은 중국 여류소설가 딩링(丁玲)의 딸이자 중국 무용계의 거물로 꼽힌다. 13살 때인 1949년부터 3년 동안 북한에서 최승희에게 춤을 배운 직계 제자이기도 하다. 그는 무용가 최승희 기념사업회 주최로 4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최승희 춤 축제 국제 포럼-다시 최승희를 말한다’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포럼에 앞서 3일 대학로 서울연극센터에는 포럼 참석자들이 최승희를 회고하고, 알려지지 않은 사진과 영상을 미리 공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만난 장 전 단장은 1949년 3월 평양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특별히 춤을 사랑했던 어머니에게 당시 상무대사가 ‘예술학원에 유명한 사람이 있으니 배워 보라.’고 주선해 스승을 만나게 됐다.”고 회상했다. “처음 배운 조선민족무용은 너무 느리고 어려웠어요. 선생에게 ‘무용이 이런 거요?’ 물었더니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에는 복잡해져도 간단하게 느껴지면서 더욱 아름다워질 것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해 겨울 중국 공연에서 부채를 들어주는 작은 역할로 선생과 무대에 섰는데, 선생의 멋지고 아름다운 춤을 보면서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장 전 단장이 기억하는 최승희는 굉장한 노력파였다. 1951년에 세운 최승희무용연구반에서 경극의 대가들을 불러 무용을 가르치게 하고, 그는 연습실에서 점심을 먹으며 이들의 춤을 정리했다. 이게 중국의 경극·곤극의 기본 바탕이 됐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이애순 중국 옌볜대 예술연구소장은 북한에서 찍은 최승희 열사묘와 현재 북한에 있는 친척 사진과 최승희 춤 경연대회 장면을 공개했다. 최노사(최승희 오빠의 딸), 최호섭(오빠의 막내아들) 등을 만난 사진, 2003년에 조성된 열사묘 이장식의 장면들이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무용가 최승희 관련 연구 발표와 토론, 제자들의 증언, 미공개 영상물과 시연 등을 곁들여 최승희를 다양한 시점에서 조명한다. 이 소장은 포럼에서 ‘최승희와 동양무용’을 발표한다. 일본의 문학평론가 고노 에이지가 ‘일본인들이 본 최승희’를, 최해리 한국춤문화자료원 연구위원이 ‘한국에서의 최승희 춤 연구, 어디까지 와있나’를 각각 발제한다. 장 전 단장과 김백봉 예술원 회원 등 국내외에 거주하는 제자들이 스승을 회고하고, 그의 제자였던 박용원을 사사한 이영욱 전 옌볜대 무용과 교수가 박력있고 남성적인 최승희 춤의 기본 움직임과 이를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동작들을 소개한다. 아울러 오랜기간 최승희의 궤적을 추적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정수웅 작가는 ‘추적 30년, 영상으로 찾은 최승희’를 통해 그가 추적한 최승희의 행적, 뉴욕 할렘가 생활 등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60대에 상 받으니 부끄럽고 민망”

    “젊어 상을 받으면 그저 기쁘지만 50대가 되면 부끄러움이 추가됩니다. 지금 60대가 돼 상을 받으니 거기에 민망함까지 더합니다.”소설가 박범신(63)이 제17회 대산문학상(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3일 서울 교보문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젊은 작가, 늙은 작가 치우치지 않아 이 상은 꼭 한 번 받고 싶었는데, 정작 받아보니 너무 민망하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수상작은 그의 장편소설 ‘고산자’. 대동여지도를 그린 고산자 김정호의 생애를 그린 작품이다. 이에 작가는 “고산자는 그 이름과 대동여지도만 알려졌을 뿐 육체가 없는 유령같은 사람”이라면서 “이 상은 독자들 마음 속에 그가 육체를 가진 인물로 복원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는 또 “젊었을 때 소설은 내 삶의 목표였지만, 지금 보니 내 목표는 소설 너머에 있는 어렴풋한 어떤 것인 것 같다.”면서 “김정호 선생 역시 지도를 핑계로 그 너머에 더 깊은 꿈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시 부문에는 송찬호 시인의 시집 ‘고양이가 돌아오는 저녁’이, 평론 부문에는 평론가 이광호의 평론집 ‘익명의 사랑’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한편 번역 부문은 브루스 풀턴·주찬 풀턴·김기청이 공역한 최윤 원작 ‘There a Petal Silently Falls(저기 소리없이 한 점 꽃잎이 지고)’가 선정됐고, 희곡 부문은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수상작들은 내년 번역 지원을 통해 해외에서도 출간될 예정이다. 상금은 소설 5000만원, 시·평론·번역 각 3000만원이다. 시상식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지방시대] 요산의 휴머니즘 정신 아래 화합할 때/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지방시대] 요산의 휴머니즘 정신 아래 화합할 때/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국제 영화제와 불꽃 축제가 부산의 초가을을 열더니 요산 문학제가 이어지면서 부산의 만추를 적시고 있다. 별들의 행진과 불의 향연은 가을밤에 스러지고 영혼을 살찌우는 인문학의 잔치가 제격이다. 영화와 불꽃, 그리고 문학제라는 절묘한 순열이 세상살이의 행복샘을 자극한다. 마치 오감의 카타르시스 뒤에 허탈함이 따르니 정신의 허기를 돋우라는 자연의 이치 같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해 8일까지 열리는 ‘요산 문학제’를 바라보는 기대가 남다른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그래도 개항 이후 부산이 내세울 수 있는 ‘정신적 가치’는 요산 김정한(1908~1996)에게서 찾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41편의 소설을 발표한 요산의 문학적 업적과 기법은 잘 알려졌다. 작품 속에 스며있는 사상과 가치관은 말할 것도 없고 문체와 사투리에 이르기까지 면밀하게 해석한 평론, 논문을 접속하기도 어렵잖다. 작품 속에 녹아있는 요산의 문학 정신은 한마디로 ‘사람답게 살아라.’라는 것이다. ‘사람답게 살아가라.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불의에 타협한다든가, 굴복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사람이 갈 길이 아니다.’는 글귀는 요산이 원로 소설가 최해군에게 직접 뽑아준 대표적 구절이다. 또 하나,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은 꼬장꼬장한 정신 속에 깃든 성실과 치열함이다. 작품을 쓰기 위해 식물도감까지 만들 정도였다. 1970년대 후반 요산은 동아대생들에게 “세상에 이름 모를 꽃이 어디있나. 작가 자신이 이름을 모를 뿐이지. 이런 무책임한 표현을 쓰지 말라.”고 일갈했다. 올해 요산문학제 테마는 ‘요산 정신,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다. 지난해 탄생 100년을 맞아 ‘요산은 살아 있다’는 캐치프레이즈의 속편이다. 올 문학제는 창작기금이 신설됐고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된 것이 특징이다. ‘사진으로 보는 요산의 삶과 정신’ 전시회와 요산이 한때 교직에 몸담았던 경남 통영으로 문학기행을 떠나는 것도 이채롭다. 참가 문인단체의 외연도 확대됐다.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한국펜클럽문학회 부산지회 등을 포함해 요산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그러나 문단 내부의 불협화음을 극복하지 못한 점은 옥에 티다. 부산작가회의가 불참하게 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요산 문학제에 문단이 모두 참여해 최대 규모로 단합을 과시하자는 뜻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지난 12년 동안 요산기념사업을 주관해온 작가회의의 전문성과 경험을 활용할 수 없게 된 것은 기념사업에 손실이 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작가회의 측의 불참 선언에 대한 배경이 아직은 정확하게 공개되지는 않은 것 같다. 기념사업회 측은 범 문단의 행사로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작가회의는 기념사업회 측이 문학제의 정체성을 흔든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갈등과 대립은 세상살이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 그래도 요산 정신이 ‘지역 사회의 소금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숙성되는 가운데 양측 관계자 일부가 서로 돌아앉은 듯한 모습은 협량스럽게 보이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요산의 삶과 정신을 공감하고 실행하는가에 달렸다. 요산 정신은 문학인만 누리는 것보다 보통 사람이 함께 느끼고 실천할 때 감동이 배가 된다. 누구나 요산의 삶을 이야기하고, 요산 문학을 비평할 수도 있어야 ‘요산은 살아 있고, 또 새로운 100년을 향하여’ 나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요산 기념사업회 측이나 작가회의 측이 대승적 견지에서 양보와 포용의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산 정신은 혼탁한 우리 사회에 공명을 주는 곧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박창호 부산도시공사 감사
  • 은희경과 떠나는 크로아티아 가을여행

    은희경과 떠나는 크로아티아 가을여행

    빼어난 풍경과 온화한 기후로 유럽인들에게 사랑받는 여행국가 크로아티아. 이곳은 고대 그리스와 로마시대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 역사 도시이지만 국내에는 아직 안내 책자 한 권 없을 정도로 알려지지 않았다. 2일부터 월~목 오후 8시50분 방송하는 EBS세계테마기행은 4부에 걸쳐 크로아티아의 숨은 매력을 공개한다. 이번 여행은 아직 소녀 같은 웃음을 지니고 있는 소설가 은희경이 함께 한다. ‘새의 선물’을 비롯해 ‘아내의 상자’,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 소설을 통해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그는 여전히 발랄한 모습으로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크로아티아 가을 풍경을 전한다. 2일 방송하는 1부 ‘요정들의 호수 플리트비체’ 편은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를 찾는다. 방송은 이곳에서 수백 년 된 케이블카 등 각종 역사 유적을 소개한 뒤, 세계자연유산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방문한다. 공원에는 백운암·석회암 지대 및 여러 가지 색을 내는 신비의 호수, 90여개의 폭포 등 천혜의 예술작품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3일 2부 ‘중세의 낭만 이스트라’ 편은 크로아티아 이스트라 반도에 자리한 역사 도시들을 찾아간다. 이곳은 로마의 지배 당시 지어진 원형극장 같은 유적과 함께 세계 3대 진미라는 송로버섯으로 유명하다. 제작진은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는 송로버섯의 채취과정과 요리법 등을 전한다. 이어 4일 방송하는 3부 ‘향기의 섬 흐바르’ 편은 도나트 성당이 위치한 도시 자다르를 찾아 유서 깊은 성당의 모습과 함께 환상의 풍경을 자랑하는 해변을 소개한다. 마지막 5일 4부 ‘아드리아의 진주 두브로브니크’편은 크로아티아의 전통공예·음악·춤을 즐길 수 있는 전통 마을을 찾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모녀가 흘린 땀과 눈물의 10년 세월 오롯이

    모녀가 흘린 땀과 눈물의 10년 세월 오롯이

    가끔 청소년 문학작품을 읽다가 문득 드는 어리석은 의문점 하나. 청소년 소설들은 보통 200자 원고지 400~500매 남짓이다. 또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쉬운 구어체로 쓰여지곤 한다. 독자로서는 두어 시간 집중하면 훌쩍 읽어내는데, 실제로 작가들도 그만큼 쉽게 쓸까, 하는 것이다. ●연애·이혼 등 구체적 생활상 투영 소설가 김연의 첫 청소년 소설 ‘나의 얼토당토않은 엄마’(실천문학사 펴냄)는 딸과 함께 살았던 10년의 세월을 정리하고 있다. 10년 동안 두 모녀가 쏟아놓은 땀과 눈물, 고함과 다툼, 깔깔거림과 토라짐이 오롯이 담겼음은 물론이다. 길게 잡아 한나절에 휙 읽어버린 이 작품이 쓰여지기까지 10년이 걸린 셈이다. 김연의 등단 작품은 장편소설 ‘함께 가자 우리’다. ‘차주옥’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했다. 제목만 들어도 내용이 얼추 짐작되듯 김연이 대학(연세대 영문과)에 다니던 중 현장으로 들어가 노동운동을 하며 쓴 작품으로서 당시 노동문학의 대표적 작품 가운데 하나였다. 이후 1997년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제2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이름을 정식으로 문단에 알린다. 그렇지만 창작은 뜸했다. 김연은 2006년 장편소설(‘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을 낸 뒤 또다시 3년이 흘러서야 이 작품을 탈고했고, 지난 8월 딸과 함께 훌쩍 미국 아이오와시티로 떠났다. 맞다. 그는 또한 ‘63년생 작가 그룹’의 하나다. 공지영, 김인숙, 한창훈, 고 김소진, 유하 등 쟁쟁한 틈바구니 안에 있다. 워낙 과작(寡作)인지라 사람들이 가끔 김연을 까먹곤하지만 말이다. ‘나의…엄마’에서는 김연의 모든 것이 거의 날것에 가깝게 투영된다. 성생활을 포함한 엄마의 연애, 이혼 후 친부와 관계 등이 ‘자장면도 배달 안 되는 첩첩산중’ 경기도 가평에서 쑥쑥 자라는 중학생 딸과 단 둘이 살아가는 그의 구체적인 생활상과 함께 드러난다. 또한 불안감, 두려움, 희망, 기대감, 자존심 등 복잡하게 얽힌 작가의 심리 상태까지 모두 집어넣었다. ●“치열하게 지켜온 딸에게 자긍심을” 그러다보니 때로는 낄낄대며 책장 넘기는 청소년 성장소설의 성격이다가도 때로는 설익은 밥을 크게 한술 떠넣은 듯 불편한 느낌을 주는 자전 소설의 성격까지 지니고 있다. 역시 쉽게 읽힌다고 해서 쉽게 썼을리는 없다. 딸의 눈높이에서 보자면 딸에게 인정받고 싶은 ‘철없는 엄마’의 분투기가 될 것이다. 또 김연의 입장에서 보자면 힘들었지만 잘 이겨온 자신의 삶을 짐짓 객관화하여 평가받고픈 욕구의 반영이기도 하다. 또 한편으로는 더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훌훌 털어버리고자 하는 해원(解寃)의 한바탕 푸닥거리의 성격도 담고 있다. 김연은 “엄마는 모든 것을 걸고 딸을 지금까지 지켜왔으므로 너도 앞으로 그 자긍심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라는 것이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오와와는 2년 전 한국번역원의 후원으로 잠시 머물렀던 인연이 있다. 앞으로 2년 동안 더 머물면서 미군과 결혼한 뒤 미국으로 이주해서 살고 있는 ‘기지촌여성’을 취재해 소설을 쓸 생각이다.”고 밝혔다. 실천문학사 측에서는 책 띠지에 ‘반드시 13세 이상 소녀와 딸이 있는 엄마만 보시오.’라는 경고 문구를 남겼다. 실제로 남성 독자의 경우라면, 엄마와 딸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감정 라인을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약간 걸릴 수 있다. 감안해서 읽으시라.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상인들 애환 담긴 추억의 장터

    지방의 5일장은 국립민속박물관을 방문하지 않아도 30~40년대, 멀게는 80년 전까지 세월을 훌쩍 뛰어넘을 수 있는 공간이다. 쇠전(우전)과 삼베장은 사라졌고 미곡전은 축소됐지만, 어물전은 크게 확대돼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장돌뱅이의 꽁꽁 언 몸을 녹여주는 펄펄 끓는 국밥과 잔치국수도 먹어볼 수 있다. 장터 한편에서는 뻥튀기 장사의 ‘뻥’ 소리에 깜짝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이벤트도 기대된다. ‘북평장터 이야기’(홍구보 글, 북평동주민자치위원회 펴냄)는 3·8일에 열리는 강원도의 북평장터를 다뤘다. 평생을 회사원으로 살면서 펜을 놓지 않고 강원도 지역에서 소설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고향의 사라져가는 풍경과 사람들의 일상을 마치 카메라가 피사체를 포획하듯 찰깍찰깍 잡아냈다. 문패를 만들며 평생을 살아온 심재림 할아버지나 ‘애들은 가라!’고 소리를 질러대는 약장수, 장작 석단을 지게에 지고 새벽길을 걸어오는 나무꾼들, 중학교를 가거나 장가를 갈 때 의식처럼 양복을 맞춰 입었던 양복점 주인의 흥정, 등짐으로 지고 날라주는 항아리 장수 등등. 저자는 또한 기록했다. 북평장터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1930년대에 개업해 대를 이어 영업하는 중화요리점 ‘덕취원’이고, 두 번째로 오래된 집은 ‘별표국수집’이고, ‘동해목공소’, ‘천일철물상사’, 국밥집인 ‘대성집’과 ‘두꺼비집’, ‘3000리호 자전거’, ‘삼송사진관’ 등 순이라고. 30년 이상 장터를 지키는 터줏대감들도 많다. ‘샘방앗간’을 비롯해 ‘제일기름집’, ‘창영이발관’, ‘이주이발소’, 북평 최초의 양복점 ‘유일라사’, ‘흥농종묘사’, ‘경북그릇마트’ 등등. 이제 미용실에, 기성복에, 대형할인마트에 자신들의 역할을 내주고 있는 사라져가는 흔적이기도 하다. 북평장터에서는 쇠머리국밥과 묵사발(묵 냉채)을 꼭 먹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특히 묵사발은 ‘북평장에 가서 메밀묵 안 먹고 그냥 가면 자식새끼가 묵사발 난다.’는 말도 있다니 꼭 먹어볼 일이다. 구속이 싫어서 자기 점포 갖기를 싫어하는 장돌뱅이의 삶을 진득한 애정을 가지고 되짚어보고, 그들의 삶이 장터의 활성화를 통해 복원되길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강원도 사투리, 오래된 흑백 사진과 잘 버무려져 40~50대 독자들을 꼼짝없이 어린 시절로 되돌려 놓을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파주’ 보일듯 말듯한 사랑·진실, 안개 자욱한 파주와 닮아

    7년 전, 신학대생 중식은 경찰의 수배를 피해 첫사랑 선배 집에서 지냈다. 그녀와 관계를 나누다 돌이키기 힘든 사고를 저지른 그는 파주로 떠난다. 목회활동을 펼치는 선배의 교회에서 야학을 꾸리는 한편, 중식은 그곳에서 두 명의 여자와 운명적으로 만난다. 7년 전 어느 날, 은모 앞에 중식이 나타났다. 그와 언니가 결혼한 후, 언니에 대한 애정과 중식에게 느끼는 묘한 감정 사이에서 혼란을 겪던 반항기의 소녀는 집을 나가기로 결심한다. 시간이 흘러 2003년. 만남과 헤어짐 뒤에 중식과 은모는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한 사람의 죽음을 놓고 각기 다른 진실을 품고 있는 두 사람은 관계의 실체에 접근하려 바동댄다. ‘파주’는 종종 안개에 싸여 앞뒤를 분간하기 힘든 파주의 풍경처럼 신비한 영화다. 시간을 오가며 벌어지는 상황 속에서 관객은 둘 혹은 서넛의 감정 흐름을 따라가야 하는데, 갇힌 인물의 속내를 파고든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물론 ‘파주’를 단순하게 읽는 것도 가능하다. ‘파주’는 불륜의 관계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다 끝내 파국으로 치닫는 두 사람의 멜로드라마 곁으로 사회드라마를 슬쩍 더한 작품이다. 그렇게 읽어낸 관객에겐 ‘파주’가 괜히 시간과 사건을 비비꼬아 지적인 채하는 작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평가 또한 결과적으로 영화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는 데 일조할 따름이며, ‘파주’는 진실을 바라보려하면 할수록 정체를 숨기는 아슬아슬한 미스터리로 완성된다. ‘파주’는 ‘어쩔 수 없는 존재’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므로 ‘저 사람이 왜 저렇게 행동할까’라고 질문하기 전에, ‘그렇게 밖에 행동할 수 없는 존재’를 파악해야 한다(그것이 ‘파주’를 접근하기 힘든 작품으로 만든다). 영화의 중심에 선 남자와 여자는 미약함으로 인해 잘못된 행동을 선택하고, 그 선택은 필연적으로 비극을 낳는다. 중식은 선과 의가 통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부단하게 노력하지만, 한 개체로서 줄곧 어긋난 관계를 형성하는 그는 안팎의 부조화 때문에 고통에 시달린다. 누군가의 보살핌에 굶주린 은모는 현실이 보호막을 박탈할 때마다 도피에 빠진다. 홀로 서지 못하는 존재인 그녀에게 세상은 언제나 두려운 존재다. ‘파주’는 중식을 고통 받게 만들고, 은모를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 실체를 파주라는 도시에서 찾는다. 소설가 김연수는 단편 ‘케이케이의 이름을 불러봤어’에서 (외국인의 말임을 밝히며) ‘서울은 무엇도 영원한 것이 없는, 스쳐지나가는 것들로 가득한, 좌충우돌의 도시’라고 썼다. 비단 서울뿐이랴, 한국의 모든 도시는 과거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으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도시는 자신의 뿌리와 본질을 잊어버리려고 애쓰는 것 같다. 오로지 미래의 번영만이 의미를 지닌 한국이다 보니, 다가올 시간에 대한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감은 나날이 증폭되기만 한다. 파주는 지금 변화의 핵심에 놓인 공간이지만, 인간이 서로 나눌 가치가 파주의 현재형에는 없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다. 중식과 은모는, 자신의 삶과 온전히 관계하지 못하는 수많은 한국인의 이름이며, ‘파주’는 뿌리를 잃은, 그래서 불안에 기거하는 존재를 다독이는 위안의 노래다. 감독 박찬옥, 개봉 28일. <영화평론가>
  • 장르·세대 아우르는 도심의 문학 산실

    장르·세대 아우르는 도심의 문학 산실

    시인 김경주는 엊그제 ‘이곳’에서 희곡집을 막 탈고했다. 장정일, 하일지 등 선배 작가들과 함께 만든 희곡집 ‘숭어 마스크 레플리카’(이매진 펴냄)다. 한 달 가까이 지내고 있다는 그는 “일탈하기 쉽고 나태해지기 쉬운데 ‘이곳’에 있으니 나도 모르게 일찍 일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소설가 백가흠은 최근 2년 동안 고작 단편소설 2편만을 내놓았다고 푸념했다. 강의와 일상 등에 쫓긴 탓이다. 하지만 ‘이곳’에 터를 잡고 모처럼 소설 창작에만 몰두하며 내년 초 장편소설을 내놓을 계획이다. ●시인·소설가·희곡작가 등 다양하게 입주 이밖에도 시인 이시영, 신달자, 김근, 신용목, 박준 등과 소설 쓰는 김남일, 손홍규, 은희경, 권지예, 이현수, 조용호, 김이은, 김이정 등이 ‘이곳’에서 술먹고, 담배 피우고, 글쓰고, 자고, 놀고 있다. 동화 작가 김해등, 유은실과 희곡작가 최창근도 ‘이곳’에 산다. ‘이곳’은 다음달 5일 정식으로 문을 여는 ‘연희문학창작촌’(이하 창작촌)이다.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이 만든 공방, 연극공연, 미술 등에 이은 다섯 번째 서울시창작공간이다. 작가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듯 장르와 세대의 경계를 뛰어넘어 문인들의 창작 활동의 공간으로 새로 만들어진 곳이다. 이름대로 서대문구 연희동 주택가 골목 끝에 자리잡고 있다. ●최소 1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머물러 무료는 아니다. 창작촌은 한 평당 5000원의 운영비를 받고 있다. 보통 10평 정도이기 때문에 한 달에 내는 돈은 5만원 정도다. 하지만 창작촌이 선사하는 미덕은 싼 방값이 아니다. 침실이 딸린 독립적인 집필실 20개는 물론, 세미나실, 사랑방, 공동 주방 등을 갖췄다. 여기에 고즈넉하고 아담한 산책로와 운동과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는 ‘예술가 놀이터’ 등이 있어 집필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신청자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최소 1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만 지낼 수 있다. 단순히 집필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 달에 한 차례씩 낭송회를 갖는 등 주민들과 문학적 소통을 위한 문학 공동체 역할도 담당할 예정이다. 게다가 외국인 작가가 묵을 공간도 하나를 따로 빼놨으니 국제적 교류 소통의 역할까지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범신 운영위원장은 “과거와 달리 문단의 끈끈함이 옅어졌다고 하는데, 이 창작촌을 통해 장르와 세대를 아우르는 문학적 소통의 마당이 마련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글 사진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하희경, 외설논란 ‘저녁의 게임’ 속 예술연기

    하희경, 외설논란 ‘저녁의 게임’ 속 예술연기

    소설가 오정희의 동명소설을 모티프로 한 영화 ‘저녁의 게임’으로 스크린 데뷔를 앞둔 배우 하희경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오는 29일 개봉을 앞둔 영화 ‘저녁의 게임’은 성기 노출 등 파격적인 장면들이 가감 없이 삽입돼 개봉 전부터 외설 논란에 휘말렸던 영화다. 하희경은 극중 어린 시절 아버지(정재진 분)의 폭력으로 귀머거리가 된 여주인공 성재로 분했다. 특히 치매에 걸린 늙은 아버지를 씻기며 성기를 만져 발기시키는 장면과 전라 자위행위 등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금기시됐던 장면들이 포함됐지만 ‘저녁의 게임’이 내포한 예술성을 감안해 심의에서도 무삭제 통과됐다. 평단도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성재의 내면을 표현한 영화의 독특함에 주목하고 있다. 적나라한 노출과 깊은 내면 연기를 무리 없이 소화해낸 하희경은 스크린에서는 신인이지만 연극무대에서는 이미 탄탄한 연기로 주목 받아온 배우다. 서울예술대학 출신인 하희경은 1996년부터 극단 목화에서 오태석이 연출한 연극 ‘로미오와 줄리엣’ ‘새들은 횡단보도로 건너지 않는다’ 등에 출연했다. 또 영화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정재영 분)에게 죽임을 당하는 정 귀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던 하희경은 ‘저녁의 게임’을 통해 주연으로 급부상했다. 한편 하희경의 열연이 돋보인 ‘저녁의 게임’은 올해 일본 유바리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았고, 바르셀로나 아시아영화제와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의 공식경쟁부문에도 출품됐다. 사진 = 실버스푼,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첫 장편 ‘피아노 교사’로 세계를 놀래킨 한인2세 소설가 재니스 리

    첫 장편 ‘피아노 교사’로 세계를 놀래킨 한인2세 소설가 재니스 리

    “주제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니 아직 확신하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다음 작품은 한국이 소재, 또는 배경이 될 것입니다. 한국(사람)에 대해 쓴다는 생각만으로도 많은 부담이 되고 떨리네요.” ● 24개국 출판… 美서 10만부 넘게 팔려 첫 장편소설 ‘피아노 교사’(문학동네 펴냄·김안나 옮김)를 내기 전부터 전 세계 24개국에서 출판 계약이 이뤄질 정도로 초대박을 터뜨린 한인 2세 소설가 재니스 리(36)가 한국 출간에 맞춰 모국을 찾았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난 재니스 리는 자신의 첫 소설이 한인이 등장하거나, 한국의 정서를 담지 않은 것 같다는 질문에 “그동안 대학원 시절 썼던 단편 소설에서는 한국인이나 코리안-아메리칸의 얘기를 많이 담았다.”면서 이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피아노 교사’는 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한 1940~1950년대 홍콩에서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엇갈린 사랑의 관계를 그린 소설이다. 단편소설을 들고 찾아간 출판사마다 번번이 퇴짜를 맞던 재니스 리는 2007년 가을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서 인생 역전을 이룬다. 5년에 걸쳐 쓴 ‘피아노 교사’가 픽션 부문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뒤 미국, 영국은 물론 유럽, 남미, 중국 등 여러 나라의 출판 제안 쇄도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된다. 게다가 지난 1월 미국에서 출간된 직후 10만부가 넘게 팔리며 뉴욕 타임스 집계 전미 베스트셀러에 5주 동안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전례없는 일이었다. ● 홍콩 출생… 하버드대서 영문학 전공 그는 “이렇게 큰 반향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꿈같은 일”이라면서 “과거(1940~50년대)와 낯선 공간(홍콩)이라는 경험하기 어려운 배경에서 사랑과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것이 주효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준비된 재원에 가까웠다. 재니스 리는 한국인 부모가 사업차 홍콩으로 건너간 뒤 태어났고 15세에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엘르 USA’에서 출판 담당 기자로 일하며 한 달에 15권씩 책을 보고 서평을 썼다. 그러다가 스물여덟 살에 아예 기자 일을 내던지고 헌터 대학원에서 재미 소설가 이창래 교수로부터 소설 창작법을 집중적으로 배웠다. 모국어 소통이 능란하지는 않지만 그의 바람은 모국에서 그의 작품이 사랑받는 것, 단 하나다. “모국인 한국에서의 책 출간은 내게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 독자들이 많이 읽고 성원해주시길 바랍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도살장의 시간 27일~11월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소설가 이승우의 단편 ‘도살장의 책’을 강렬한 연극성으로 이름난 한태숙 연출이 무대화했다. 과거 도살장이었던 도서관을 배경으로 연극의 죽음을 다룬다. 2만~3만원. (02)3673-2561~4. ●길삼봉뎐 27일~31일 남산예술센터. 선조 시대인 1589년 천재 선비 1000여명이 처형된 사건인 기축옥사를 소재로 가무악의 전통연희에 현대적인 무대 형식을 접목. 1만 5000~2만 5000원. (02)744-5701. ●두드림러브 시즌2 12월31일까지 라이브극장. 사랑의 설렘과 애틋함 대신 익숙함이 밴 오래된 연인을 위한 사랑 재충전 뮤지컬. 김승대 김소향 등 출연. 4만원. (02)747-0094.
  • [도시와 산] 통영 미륵산

    [도시와 산] 통영 미륵산

    미륵산(彌勒山)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은 경남 통영시, 경북 울릉군, 전북 익산시, 강원도 원주시 등 전국에 4곳이 있다. 통영 미륵산(461m)은 통영시 육지 쪽과 2개의 다리로 연결된 산양읍 미륵도 중앙에 우뚝 솟아 있다. 높지 않은 산임에도 산림청이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당당히 이름이 올라 있다. 남해안 중앙에 있어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비경을 시원하게 볼 수 있는 탁월한 조망이 빼어나다. 정상에 올라보면 통영항 일대를 왜 동양의 나폴리로 부르고, 미륵산이 명산의 반열에 들게 됐는지 그 이유를 보고 느낄 수 있다. 케이블카가 설치돼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미륵산을 찾는 관광객이 사계절 줄을 잇고 있다. ●명산 조건 고루 갖춘 산 1억 2000여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기에 화산 폭발로 이뤄진 산으로 알려진 미륵산은 울창한 산림,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기암괴석, 오래된 절 등 명산의 요건도 고루 갖췄다. 미래의 부처인 미륵존불이 내려오는 산이라고 해서 미륵산으로 불린다. 산 북쪽에 용화사라는 오래된 절이 있어 용화산이라고도 불린다. 불교와 인연이 깊은 산으로 용화사를 비롯해 고려 태조 때 도솔선사가 창건한 도솔암, 조선 영조 때 창건된 관음암, 고승 효봉(1888~1966년)이 머물렀던 효봉 문중의 발상지인 미래사 등의 사찰이 있다. 용화사는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때 은점 선사가 지금의 관음전 자리에 정수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했다. 623년 동안 계승되다 1260년에 산사태가 나면서 무너져 3년뒤 미륵산 제3봉 아래로 절을 옮겨 짓고 천택사라 불렀다. 천택사도 1628년 화재로 폐허가 돼 1724년 벽담 선사가 현재의 용화사 자리에 천택사의 보광전 기둥을 비롯해 남은 건물을 옮겨 새로 중창했다. 당시 벽담 선사는 천택사 중창을 앞두고 미륵산 봉우리에서 7일 동안 밤낮 기도를 올리던 중에 한 신인(神人)으로부터 “이 산은 미래세계에 미륵불이 내려와 용화회상이 될 도량이니 이곳에 절을 세워 용화사라고 부르면 만세기에 전하게 될 것”이라는 계시를 받고 지었다고 전해진다. 용화사는 조선시대 수군막사로도 이용됐다. 미래사는 효봉 스님의 상좌였던 구산 스님이 석두·효봉 두 큰 스님의 안거를 위해 1954년 세웠다. 주변의 울창한 편백숲이 산사 주변의 호젓한 분위기를 더한다. 미륵산 정상 부근 제2봉에는 고려 말~조선 초에 설치된 것으로 전해지는 봉수대 터가 있다. 봉수대 터 주변에서는 조선시대 기왓조각과 통일신라시대 도장무늬토기 조각도 출토된다. ●날마다 수천명 등정 미륵산은 어느 산행길에서 출발하더라도 1시간 남짓이면 정상에 닿는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뒤에도 걸어서 정상까지 오르는 등산객들은 여전하다. 미래사 쪽에서 오르는 산길이 정상까지 30여분으로 가장 빠르다. 용화사와 미래사를 잇는 산길은 통영시민들이 즐겨 이용하는 길이다. 미륵산 정상은 바위로 이뤄져 있다. 케이블카가 설치된 뒤 하루 수천명씩 몰리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미륵산 정상에 목재로 데크 시설을 하는 바람에 산 정상의 자연스런 모습이 가려졌다. 정상에 이르면 호수처럼 고요하고 평온한 한려해상 국립공원 다도해의 그림 같은 풍광이 사방으로 펼쳐진다. 해질 무렵 낙조로 붉게 물든 서쪽 바다 위에 떠 있는 크고 작은 섬의 자태가 눈길을 붙든다. 정상에서 직선거리로 90㎞쯤 떨어져 있는 대마도는 일년에 30여일, 105㎞ 떨어진 지리산 천왕봉은 일년에 절반쯤은 육안으로 볼 수 있다. ●예술·문학 영감의 원천 정지용 시인은 한국전쟁 직전에 통영을 둘러보고 ‘통영1’에서 ‘통영6’까지 6편의 기행문을 남겼다. 그는 미륵산 정상에서 통영과 바다 풍경을 보고 쓴 기행문 ‘통영5’에서 “통영과 한산도 일대의 풍경 자연미를 나는 문필로 묘사할 능력이 없다. … 우리가 미륵도 미륵산 상봉에 올라 한려수도 일대를 부감할 때 특별히 통영포구와 한산도 일폭의 천연미는 다시 있을 수 없는 것이라 단언할 뿐이다.”라고 예찬했다. 통영시는 정지용 시인의 통영예찬을 기리는 문학비를 오는 12월 미륵산 정상에 세운다. 말과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시인조차 표현할 언어를 찾지 못하는 한려수도의 천연미와 천혜의 자연 전망대인 미륵산은 통영을 예향으로 만든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고 문인들은 말한다. 극작가 유치진과 시인 유치환 형제를 비롯해 시인 김춘수, 김상옥, 작곡가 윤이상, 소설가 박경리, 화가 전혁림 등 통영 출신의 걸출한 문학·예술인이 미륵산에서 한려해상 국립공원을 굽어보며 문학·예술적 영감을 키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윤이상은 통영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면서 자주 찾았던 미륵산과 용화사에서 보고 들었던 숲과 바다 갈매기, 스님들의 염불소리 등이 음악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면서 생전에 미륵산에 애착을 보였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는 그의 바람대로 한려수도가 내려다보이는 미륵산 양지바른 자락에서 영원히 잠들어 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케이블카 타고 꿈의 하늘로 경남 통영 미륵산의 케이블카가 인기다. 정상까지 빠르고 편하게 이동시켜 주기 때문이다. 아래 하부역에서 정상 턱밑인 상부역까지 10여분 만에 도착한다. 특히 통영항과 한려수도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모습도 하늘에서 감상할 수 있다. 통영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하는 이 케이블카는 하부역에서 상부역 사이 선로길이가 1975m로 국내에서 가장 길다. 2가닥으로 된 선로가 자동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다. 선로에 달린 8인승 곤돌라 47대가 초속 6m 속도로 상·하부역을 오르내린다. 시간당 1000여명을 수송한다. 미륵산 케이블카 설치사업은 2002년 12월 사업비 173억원으로 착공됐으나 환경단체 등의 반대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4월18일 개통됐다. 통영관광개발공사측은 미륵산 케이블카는 ‘그린 케이블카’에 역점을 두고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하부역 사이에 1개의 지주만을 설치했고 많은 사람이 지나다녀 환경 훼손 우려가 있는 구간에는 나무데크로 길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륵산 케이블카는 누적 이용객이 지난 3일 100만명을 넘어 통영관광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지난여름 휴가철에는 평일 5000명, 휴일에는 9000여명이 몰렸다. 2~3시간씩 기다려야 탈 수 있었다. 8월1일에는 하루 이용객 최고인 1만 96명을 기록했다. 요즘에도 하루 평균 2000여명에 이른다. 통영관광개발공사는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미륵산 케이블카 관광객 한 사람이 통영 지역에서 5만~10만원을 쓰는 것으로 계산할 때 케이블카에 따른 관광수익은 700억~8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통영시 1년 세수규모인 1100억원의 70%에 이르는 금액이다. 신경철 통영관광개발공사 사장은 “전국에서 많은 사람이 미륵산 정상에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케이블카 안전 운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통영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유럽중심 세계문학 흐름을 바꿔보자”

    “유럽중심 세계문학 흐름을 바꿔보자”

    올해 노벨상은 루마니아 출신의 독일 여성작가 헤르타 뮐러에게 돌아갔다. 이에 한편에서는 ‘이주문학’, ‘여성문학’ 등 문단에서 이중으로 소외받던 주변부 작가의 수상이라며, 이것을 유럽 문단의 인식 변화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주변부 문학에 대한 인식 변화도 결국은 유럽권에 머무른 것이라 비서구 문단에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아쉬움을 딛고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등 세계문단에서 상대적 소외를 받고 있는 지역의 작가들이 모인 심포지엄이 열린다. 국내의 문학 전공자들과 작가들을 중심으로 해 구성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문학포럼은 28~29일 인천 아트플랫폼에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심포지엄(AALA)’을 개최한다. ●지역 경계를 넘어선 문인들의 네트워크 한국문학번역원의 후원으로 열리는 올해 행사는 ‘경계를 넘어서’를 주제로 국내를 포함 비서구 지역 문인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 서구·비서구의 경계를 극복하고 유럽 중심의 세계 문학판을 바꾸기 위한 비서구 문인들의 네트워크인 셈이다. 역사 속에서 이러한 비서구 지역 문인 네트워크는 냉전 이후 소련의 지원으로 결성된 ‘아시아 아프리카 문학연대’가 거의 유일했다. 이 단체는 학회지 발간, 관련 포럼 개최는 물론, 김지하 시인의 수상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로터스 상’ 등을 제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사라져 버렸다. 그후 문학 전공자들과 작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포럼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고, 국내에서는 2007년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 등 이와 관련한 행사를 간헐적·부분적으로 열었다. 그러던 것을 각 행사 기획자들이 힘을 합쳐 이번 포럼으로 구성한 것이다. ●소설가 박완서 국내대표로 주제발표 행사는 양일간 1·2부로 나눠 진행된다. 28일 1부는 ‘비서구 여성작가들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각 지역의 작가들이 주제 발표를 한다. 소설 ‘유산’의 국내 번역을 앞두고 있는 팔레스타인 작가 사하르 칼리파, 아르헨티나의 루이사 발렌수엘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디웨 마고나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국내 작가로는 소설가 박완서가 ‘내가 믿는 이야기의 힘’이란 주제로 행사의 첫문을 연다. 28일 2부에는 필리핀 작가 아센조 제네이아브 람파사와 함께 소설가 천운영, 손홍규, 시인 신용목, 문학평론가 이경재 아주대 교수 등이 참석해 ‘세계화와 문학’에 대해 토론한다. 행사를 기획한 원광대 김재용 교수는 “이러한 포럼은 국내에서는 물론, 국제 행사 등에서 만난 외국작가들도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던 것.”이라면서 “주변부의 시각을 통해 유럽 중심의 세계문학 흐름을 바꿔보자는 목소리를 담아 내겠다.”고 했다. 포럼은 올해 심포지엄 이후 내년 봄쯤 정식 단체를 발족하고 다시 대규모 국제행사를 연다. 한국어판·영어판 학회지도 발간하고, 향후 각 지역에 지역센터를 만들어 비서구 문인 간 네트워크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박경리·홍성원·이청준을 추억하다

    기억은 실체 없는 잔영이지만, 실체들은 기억에 기대어 산다. 평생을 문학에 기대 살아온 비평가 김병익(72). 그가 5년 만에 펴낸 비평집 ‘기억의 타작-도저한 작가 정신을 위하여’(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자신을 살 수 있게 했던 문학이란 들판에서 기억의 알곡을 털어내는 타작마당이다. ‘마지막에서 두 번째의 책’이라고 스스로 정하고 묶은 이 책을, 그는 존경했지만 같이 떠날 수 없었던 작고 문인 3인에 대한 기억으로 반쯤 채웠다. 바로 2008년 영면에 든 소설가 박경리, 홍성원, 이청준. 평론가와 소설가라는 직업적 연계를 떠나 존경어린 우정으로 엮어져 있던 각별한 인연들이었다. 김병익은 “나는 이들의 문학적 업적을 아주 높이 평가해 왔을 뿐 아니라 그들의 도저한 작가 정신을 깊이 존경했으며 생전에 그들과 가까이 사귈 수 있었던 행운을 자랑스러워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2008년에 이 세 분을 한꺼번에 잃은 것이 우리 소설 문학의 더없이 큰 손실”이라면서 다섯 편의 글을 할애해 그들의 문학을 정리한다. 또 “정권에 경례하지도, 대중에 아첨하지도, 부나 인기에 연연해 하지도 않은 이”(박경리), “삶에서 고상했고 뜻에서 고원했으며 인품에서 고매했고 작가로서 한국문학의 최고”(이청준), “당당하고 고상한 삶이란 어떤 모습인가를 스스로의 올곧은 삶을 통해 보여준 이”(홍성원)라고 글로 만날 수 없었던 생전의 인간적인 모습들도 함께 회상한다. 김현, 김치수 등과 함께 ‘문지’(문학과 지성) 1세대로 지금도 그 언저리에 자리한 김병익에게는 문지에 대한 기억도 가벼울 수가 없다. “사회생활 40년 중 35년을 문지와 함께 했다.”는 그는 ‘자유와 성찰’, ‘자유와 개성’을 키워드로 문지의 비평적·지적 경향을 되짚어 낸다. 또 지난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황동규 시인의 작품세계를 돌아보고, 소설가 김연수, 송영에 대한 비평부터 도스토예프스키, 토마스 만에 관한 단상까지 수십 년간 키워온 기억들을 충실하게 털어낸다. 그외 전작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할 자리’ 이후 발표한 강연문, 에세이 등이 모두 수록돼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경남도 인터넷신문 창간

    경남도는 22일 도정을 널리 알리고 도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넓히기 위해 경남도 인터넷 신문인 ‘경남e데이’를 창간해 이날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제호는 전국공모와 도청 공무원들의 의견수렴 등을 거쳐 결정했다. 제호의 ‘e’는 인터넷 매체라는 뜻으로 ‘경남이야’의 경상도 사투리 발음인 ‘경남이데이’라는 친근한 의미도 담고 있다. 경남e데이는 기본적인 행정소식 외에 지역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소식과 전문가 의견 등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조문호 사진작가, 윤영수 소설가, 이만방 작곡가 등 경남에 연고를 둔 외부 전문가 10명과 대학생 명예기자 22명, 지역내 대학교수 20명, 경제인을 비롯한 지역사회 인사 5명 등을 초빙해 외부필진을 구성했다. 도는 폭넓은 시각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두루 담아 전하기 위해 앞으로 주부명예기자와 실버명예기자단도 위촉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경남e데이 창간을 기념해 지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오는 연말까지 체험수기 공모를 한다. 공모 주제는 경남도 역점 시책인 ‘녹색생활 체험’과 ‘남해안 시대’를 비롯해 ‘자원봉사 체험’ 등이며 최우수상 1명은 100만원, 우수상 3명 각 50만원, 장려상 10명 각 10만원씩 상금을 준다. 도 관계자는 “경남e데이 창간으로 기존의 인터넷방송, 홍보블로그 등과 함께 다양한 인터넷 매체가 확보돼 더욱 알차고 깊이 있는 도정 소식을 알리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길섶에서] 부암동/진경호 논설위원

    처음엔, 신기한 표정으로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그들이 신기했다. ‘어머~ 이런 동네도 있네’ 하며 기웃대는 중년의 그네들이, 갓 하루 된 ‘이런 동네 사람’의 처지로 기연미연 신기했다. ‘그런가? 신기한가?’ 풀어 놓은 이삿짐이 자리를 찾고, 집 둘레를 돌던 발자국이 점점 멀어지던 어느 날, 그네들이 동네 어귀에 터뜨려 놓고 간 말이 절로 입속을 맴돌다 새어 나왔다. ‘정말 이런 동네가 다 있었네.’ 소설가 엄흥섭이 서울 바닥에선 만금을 주고도 사지 못할 양미만괴(凉味萬魁)라 했던, 북악산 자락의 부암동은 그렇게 도심 속 시골의 속살을 마루 끝 처마그늘에 던져진 달빛마냥 조용히 내보였다. 대형 마트도 없고, 변변한 학원도 없고, 빵빵한 집도 없고 그래서 땅 투기도 없는 곳. 그래서 좋지 않으냐 묻는 바람이 담쟁이덩굴을 간질이곤 도롱뇽 물질하는 백사실 계곡으로 미끄럼 타는 곳. 공영주차장 없어도 좋으니 그냥 이대로 살게 내버려 달라며 구청에 하소연하는 주민들이 사는 곳. 부쩍 늘어난 셔터 소리에 사람들이 몰려들까 점점 겁이 나는, 그냥 그곳. 진경호 논설위원
  • “입시생들 약속이나 한 듯 대답 똑같았다”

    “자신의 논리가 없고 약속한 듯 똑같은 대답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입학사정관으로 변신한 소설가 이문열(61) 교수가 천편일률적인 대답을 한 입시생들에게 쓴소리를 남겼다. 18일 한국외국어대학에 따르면 지난 17일 글로벌인재 전형의 구술면접 시험에 석좌교수인 이 교수가 면접관으로 참여했다. 그는 국제스포츠레저학부와 컴퓨터공학과에 지원한 학생 14명의 면접을 맡아 인·적성 등을 두루 살폈다. 이 교수는 한 학생당 15분간 주어진 면접에서 학생들의 태도, 의견 표현 방식 등을 통해 인·적성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민족교육과 국제화가 충돌할 경우 민족교육을 포기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 지원자 14명 모두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것을 예로 들면서 일부 질문에 대해선 학생들의 답변이 거의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답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학생들의 생각이 똑같았다.”면서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 질문을 잘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문열 교수는 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등 우리 사회 주요사건을 거론하면서 당시 정권과 386세대 정치인 등을 비판한 일부 내용이 담긴 ‘호모 엑세쿠탄스’를 2007년 발간해 정치풍자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이후 이 교수는 올해 3월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인문대의 석좌교수로 임용돼 ‘세계명작 특강’ 등을 맡아 가르치고 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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