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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겁나게’ 늘어나는 선거인단… ‘급하게’ 수정되는 野 주자들의 구애법

    민주통합당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표결에 참여할 시민 선거인단 수가 5일 40만명을 돌파하면서 당권주자들이 선거 전략을 허겁지겁 수정하고 있다. 폭증한 선거인단 앞에서 사실상 합종연횡이나 조직 동원은 거의 의미를 지니지 못할 만큼 무력화됐다는 판단 때문이다. 투표 반영 비율은 대의원 30%, 당원·시민 70%다. 민주당은 선거인단 모집 마감일인 7일까지 최대 70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은 대전 서구 한국교직원공제회관과 평송청소년문화센터에서 각각 열린 합동기자간담회와 대전·충남도당 합동연설회에서 시민 선거인단을 향한 구애에 부심했다. 당권주자들 가운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한명숙 후보와 박영선 후보는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이다. 국무총리 출신인 한 후보는 소설가 이외수씨를 단장으로 한 지역별 서포터스와 멘토단을 중심으로 시민 선거인단 모집과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 선거에 출마해 인지도를 높인 박 후보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팔로어 5만명 돌파’ 기념으로 6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에서 유권자들과 ‘번개미팅’을 하기로 했다. 시민사회 출신인 문성근(국민의명령)·이학영(전 YMCA 사무총장)·박용진(노동계) 후보도 얼굴에 화색이 감돈다. 이들은 전국 정당화와 정당 개혁을 외치며 2040의 젊은 층에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인적 쇄신 없이는 총선 승리 없다.”고 강조했다. 호남 조직세에 기대하는 박지원 후보는 전날 TV토론 등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세대는 지식 중산층이다. 젊은 청년들에게 지역구 공천 인센티브 제공은 물론 비례대표로 80~90%를 받아들이겠다.”고 당근책을 제시했다. 시민 선거인단 상당수가 모바일로 참여를 신청한 2040 젊은 세대라는 판단에서다. 반면 같은 호남 출신 이강래 후보는 “유권자를 확정해 설득하는 게 선거인데 허공에다 대고 하는 게 정상이냐.”며 시민 선거인단제의 문제를 꼬집었다. 그러면서도 2040세대에 희망의 정당이 돼야 한다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대중적 인지도가 낮은 이인영 후보는 세대 교체를, 김부겸 후보는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 출마로 인한 지역구도 타파 등의 명분과 정치 신인 15% 인센티브를 내걸어 시민 선거인단 붙들기에 나섰다. 대전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문화마당] 아이돌만 기억하는 오만한 세상/주원규 소설가

    [문화마당] 아이돌만 기억하는 오만한 세상/주원규 소설가

    바야흐로 한류의 시대가 본격화된 것 같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류, K팝의 열기는 엇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아시아 대륙에서만 유효한 것으로 이해돼 왔었다. 하지만 이제는 한류가 대세라는 분위기가 아시아 대륙을 넘어 유럽과 미국에서도 연착륙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K팝을 특별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에 아이돌이 자리하는 것 역시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또 한 가지, 아이돌을 떠올릴 때 10대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10대는 언뜻 불완전한 존재로 다가온다. 하지만 오히려 그 미성숙함이 뜻 모를 풋풋함과 신선함을 제공한다. 게다가 10대는 20, 30대보다 훨씬 더 자신만의 세계에 깊이 몰두할 수 있는 헌신의 열정까지 품고 있다. 그러기에 ‘K팝 열풍의 핵심=아이돌=10대’라는 공식의 성립 또한 긍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한류 문화 콘텐츠의 주류를 말하는 대표명사이며, 아이돌이란 트렌드는 2012년에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현상 자체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K팝의 존재가치가 갖는 중대한 의미, 이를 테면 한국사회가 일방적 문화수입국의 역할에서 벗어나 문화수출국으로 전환했다는 자부심으로까지 작용할 수 있는 훌륭한 미덕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딘가 모르게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일까. 한국문화를 세계에 널리 전파하여 대한민국 국격을 높이자는 데 그 어떤 반발심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연치 않은 씁쓸함은 지워지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아이돌로 대표되는 문화적 흐름에서 비롯된 오만함의 정서 때문일 것이다. 오늘의 10대는 오직 아이돌을 위한, 아이돌에 의한 아이돌의 삶을 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10대를 대상으로 장래희망을 묻는 각종 설문조사에서 연예인, 그것도 아이돌 가수가 1위를 차지하는 통계학적 결과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소위 말하는 아이돌 현상은 세대 전체에서 일어나는 광범위한 경향이다. 이 경향은 10대가 아이돌을 열망하고 아이돌의 주인이 되기 위해 광분하도록 배후에서 조장하는 문화인프라의 일방향적 지향성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지향성이 가능한 이유는 단순하다. 세대 전체가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이 아이돌의 전능성에 대한 비판의식 없는 맹목적 합의의 토양 속에서 자라나기 때문이다. 아이돌, 이른바 스타의 개념은 비단 연예계라는 하나의 직업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연예계를 넘어서서 사회 전반에서 아이돌은 말 그대로 대중의 우상이 되려 하는 체질에 길들여져 버렸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많은 이들은 우상이 오직 하나이기를 원한다. 대중에 의해 만들어진 우상, 스타의 희소가치는 하나가 되면 될수록 더 찬란한 광채를 발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우상이 되고자 할 때, 필연적으로 경쟁이 발발한다. 피 말리는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 결과 도태되는 다수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아이돌만 기억하는 가치관을 품은 시선으로 본 무한경쟁의 굿판은 더 이상 소통이나 평등적 연대에 갈수록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있다. 아이돌에 대한 숭배가 드높아질수록 소통과 평등성에 근거한 문화적 다양성은 황폐해지고, 결국 아이돌이 되기 위해, 아이돌을 만들기 위해 1년 365일 아이돌만 기억하는 오만한 세상이 도래하게 될 것이다. 최근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로 인해 우리의 10대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논리의 비약일지 모르지만 이 가슴 아픈 사건들 배후에 일방적인 오만함만을 추구하는 아이돌 추종의 정서가 똬리를 틀고 있다는 의구심을 저버리기 어렵다. 우리의 10대들이 겪는 총체적 고통은 물질주의의 화려함과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만을 최고선으로 용납하는 우리의 문화, 교육 현실이 낳은 것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2012년에는 아이돌로 대표되는 승자의 가치만을 신앙하는 오만함의 대세를 과감히 거스르는 문화적 대안들이 터져 나오길 희망해 본다. 소통과 평등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문화 이야기 말이다.
  • 뭘 볼까? 공연 마니아 행복한 고민

    뭘 볼까? 공연 마니아 행복한 고민

    공연족에게 올해는 ‘선물의 해’다. 유명 대작 뮤지컬 등 다양한 작품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24% 성장한 뮤지컬 시장은 올해도 활황세를 이어갈 조짐이다. 라이선스 대작 초연부터 인기 창작뮤지컬 재공연, 오리지널팀 내한공연까지, 공략 키워드도 다양하다. 올해는 해외 유명 오리지널 공연팀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오는 19일부터 2월 26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이 포문을 연다. 6년 만에 내한하는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팀은 2005년 첫 투어와 2006년 앙코르 공연 당시 세종문화회관 최단 기간 최다 관람객 기록을 연이어 경신한 바 있다. 브로드웨이 최고 히트작으로 손꼽히는 ‘위키드’ 오리지널팀도 5월 24일부터 10월 7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뮤지컬 전용극장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오즈의 마법사’를 뒤집은 뮤지컬로, 원작에 등장하는 두 마녀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거대한 용과 톱니바퀴 등 무대 장치가 특히 돋보인다. 이외에도 2005년 한국을 찾았던 ‘오페라의 유령’ 오리지널팀이 12월 한국을 찾아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인 이른바 ‘무비컬’과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의 흥행 행진은 계속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최신 흥행작이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톰 행크스가 호흡을 맞춰 흥행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로 만든 무비컬 ‘캐치미이프유캔’은 3월 28일 국내 초연된다. 6월 10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되는 ‘캐치미이프유캔’은 세계 곳곳이 배경인 영화를 원작으로 삼은 만큼 쉴 새 없이 전환되는 무대 장치가 일품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창작 뮤지컬 ‘파리의 연인’도 4월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원작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결말과 등장인물에 약간의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대작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도 눈에 띈다.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한국어 버전은 오는 11월, 27년 만에 국내 무대에 초연된다. 또 러시아 소설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1957년 발표한 동명 장편소설이 원작인 ‘닥터 지바고’도 오는 27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 무대에 오른다. 250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으로 배우 주지훈과 홍광호가 투톱으로 발탁됐다.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저지 보이스’ 등을 만든 데스 맥아너프가 연출을 맡아 눈길을 끈다. 역사 속 실존 인물을 그린 작품도 올 한 해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김준수, 옥주현, 송창의, 류정한, 박은태 등 유명 배우를 대거 캐스팅해 티켓파워를 과시한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가의 마지막 황후 엘리자베스의 일대기를 그렸다. 2월 9일부터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천재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치열한 사랑과 라이벌 안토니오 살리에리 간의 대결 등을 그린 프랑스 뮤지컬 ‘모차르트, 오페라 락’은 3월 30일부터 4월 29일까지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열린세상] ‘시티즌 오블리주’가 더 절실한 오늘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열린세상] ‘시티즌 오블리주’가 더 절실한 오늘이다/허동현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임진(壬辰)년 새해가 밝았다. 오리무중 속 우리 시민사회의 진로는 시계 제로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의 등장과 총선, 대선이 연이어 치러지는 ‘선거의 해’가 몰고 올 불안정성이 우리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한 세기 전 아픈 역사의 기억이 가슴을 찢는다. 조선왕조가 기울어 가던 개화기(1876∼1910)의 시대적 과제는 외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지키고 근대 국민국가를 세우는 데 있었다. 그때 우리는 양반과 상놈의 신분제 사회를 넘어 민족을 단위로 한 ‘국민 국가 만들기’(nation building)에 실패했다. 우리의 지도층은 나라를 식민지로 전락하게 만들었고, 백성들은 국민으로 거듭나지 못해 일왕의 신민(臣民)이 되고 말았다. 역사는 우리의 앞길을 비추는 등대다. 실패라는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 오늘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는 시대적 소명은 둘로 요약된다. 하나는 민족을 단위로 한 통일된 국민국가 세우기라는 미완의 근대 과제 달성이다. 다른 하나는 혼혈인과 이주노동자와 같은 타자에 대한 차별 넘어서기, 남녀 동권의 양성 평등사회 만들기, 그리고 환경을 지키는 녹색성장 이루기 같은 근대 이후 과제이다. 이 두 과제도 중요하지만 우리 내부의 분열을 봉합하는 사회통합, 국민통합이 더 시급한 초미의 과제이다. 지금의 현실을 들여다 보면, ‘역사는 반복하는가’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보수와 진보’, ‘친미와 반미’. 오늘 우리 안의 이분법은 한 세기 전 망국을 초래한 ‘개화와 수구’, ‘친일과 반일’의 분열과 진배없다. 벌어진 골과 갈등의 날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국민통합의 상징인 화폐의 도안 인물이 이를 잘 보여준다. 건국에 공이 있는 인물이나 자국을 대표하는 소설가나 과학자들의 초상을 실은 외국과 달리 우리 지폐는 조선조 인물을 담는 역설을 범한다. 민주주의와 산업화의 초석을 놓은 이승만과 박정희, 문호 이광수, 양성평등을 외친 나혜석은 독재자와 친일파란 이유로 세종대왕, 이황, 신사임당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이것만이 아니다. 국민을 하나로 묶는 데 필수적인 역사교육을 둘러싼 갈등은 최근 국사교과서 서술지침을 놓고 벌어진 자유민주주의 논쟁이 웅변하듯 봉합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무상급식과 부자 증세 같은 복지문제, 4대강 사업과 원전 건설 같은 환경문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과 같은 교역문제를 둘러싸고도 좌와 우, 여와 야는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같이 파국을 낳을 뿐인 치킨게임만 일삼고 있다. 한 세기 전 조선의 망국은 전제군주와 특권 양반이 책임을 져야 한다. 통치의 객체에 지나지 않았던 백성들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그러나 국민 개개인이 권리와 의무를 동시에 갖는 다원화된 시민사회를 사는 오늘 이 땅의 사람들은 더 이상 훈육되는 통치의 대상이 아니다. 선거를 통해 리더를 뽑을 권리를 갖고 있는 시민은 통치의 또 다른 주체로 공동체의 번영과 안위에 대해 져야 할 책임의 몫이 있다. 그렇기에 권력자나 지배세력의 리더십만이 아닌, 시민사회의 펠로십(Fellowship)도 중요하다.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지도층이 배려와 나눔을 체화하는 정신적 성숙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시민 모두가 자신보다 못한 사회적 약자와 타자의 권리 보호에도 눈을 돌리는 교양 있고 품격 있는, 깨어 있는 주체로 거듭나야 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일기 시작한 안철수 돌풍이 웅변하듯 시민사회는 구태의연한 기존 정치세력에 식상했다. 우리 시민사회는 갈등을 해소하고 분열을 통합하는 치유의 리더십에 목이 말라 있다. 아직 논란의 불씨는 남았지만,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한 선거운동을 막는 것이 위헌이라는 유권해석을 냈다. SNS가 만들어낸 새로운 시민 공론장이 어떤 역사적 변화를 이끌어 낼지 자못 궁금하다. 더 가진 자의 책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만큼이나, 시민 개개인이 갖추어야 할 도리와 의무인 ‘시티즌 오블리주’(citizen oblige)가 더없이 필요한 오늘이다.
  • 전직 증권맨이 쓴 금융자본의 탐욕

    ‘더 월 1, 2권’(문학의문학 펴냄)은 20년 넘게 증권회사에서 근무한 작가가 쓴 ‘전문가 소설’이다. 영어권에서는 변호사나 의사가 쓴 장르 소설이 주목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증권사 지점장까지 지낸 우영창(55)씨는 우리 문학계에서 희소가치를 지닌 작가다. 우씨는 1985년 시로 먼저 등단했으나 2008년 5000만원이란 거액의 상금을 내건 제1회 ‘문학의문학’ 장편 공모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변신한다. ‘더 월’은 ‘세계금융정의연대’란 금융자본에 도전하는 세계적 기구의 활약을 그리고 있다. 얼핏 경제적 불평등에 항의하는 미국 월가 점령 시위가 연상되지만 우씨는 “99%의 목소리를 대변하고자 쓴 기획소설은 아니다. 10년 전 국내에 처음 파생상품이 소개됐을 때 소설을 구상해 3년 전부터 썼다. 월가 시위가 벌어진 뒤에 한 줄도 소설을 고치진 않았다.”고 말했다. 소설의 주인공은 ‘세계금융정의연대’의 한국 여대원인 하소야. 하소야는 지난 5년간 세계 각국에서 파생상품 불법 운영자와 탐욕스러운 금융업자들을 비밀리에 ‘처리’해 왔다. 남자 주인공 김시주는 전직 대형 증권회사 자산운용과장으로 5년 전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냈다.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고 이혼까지 한 남자는 여동생의 닭집 일을 도와주고 있다. 하소야가 자살하려는 김시주를 구해내면서 두 사람은 소용돌이에 휩쓸린다. 작가는 “세계적으로 경제, 금융 관련이 테러의 70%를 차지한다.”며 소설 속의 ‘세계금융정의연대’는 가상의 단체지만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소설을 쓰면서 증권맨으로 일했던 시절로 돌아가 단기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는 욕망이 불끈 솟은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증권회사에서 일한 체험을 생짜로 노출하기보다는 녹여냈다.”고 소개한 우씨의 신작은 순문학과 장르 소설의 칸막이를 허물고 전문가 소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퇴마록’ 이우혁 “교수가 나를 부담스러워해…”

    모든 창작자는 신의 영역에 접근한다. ‘퇴마록’의 이우혁(46)은 괴팍하지만 절대적인 제우스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는 “작가는 신을 창조해서 부려야 한다. 소설가는 한 인간으로 남아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20년 전 컴퓨터통신 하이텔에 처음으로 연재됐던 ‘퇴마록’은 출간 후 지금까지 1000만부에 이르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했다. 판매량으로는 단행본 출간사상 이문열의 ‘삼국지’ 다음가는 기록이다. 1994년 1권이 나와 이미 2001년 7월 완간된 ‘퇴마록’ 시리즈는 지난 9월 ‘국내편’에 이어 최근 ‘세계편’(엘릭시르 펴냄)이 소장판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작업실 근처에서 만난 작가는 “옛날 ‘퇴마록’을 읽을 때와 똑같은 기분이 든다는 독자가 많다.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지만 문체 등은 많이 고쳤다. 처음 나온 ‘퇴마록’이 잘 쓴 글은 아니란 걸 나도 인정한다. 20년 전 ‘퇴마록’을 낼 때 처음으로 글을 썼고 문학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서울대 공대 기계설계학과와 석사과정을 졸업한 작가는 박사 과정에 진학하려 했지만 교수가 그를 부담스러워해 잘랐다고 말했다. 작가라는 운명은 스스로 찾은 게 아니라 살다 보니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글을 쓰게끔 사람들로부터 강요당했다고 덧붙였다. 악을 쫓는 퇴마사들의 활약을 그린 퇴마록 ‘국내편’은 1998년 영화로 만들어졌지만, 세계편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다. 이집트 고대 석실 발굴의 비밀, 아서 왕의 전설, 드라큘라와 흡혈귀 전설 등 배경도 세계적이고 주인공도 한국인만이 아니다. 영국, 프랑스, 루마니아, 미국 등 세계를 무대로 블랙서클이란 악의 무리와 대적하는 다양한 개성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난 더는 판타지 소설을 쓰지 않아요. 우리 문화의 특수성 안에 전 세계 사람에게 호소할 수 있는 이야기를 집어넣고 있어요. 1990년대 유행했던 판타지 소설이 요즘 거의 사라진 것은 ‘퇴마록’에서는 이야기가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는 수단이었지만 다른 소설은 괴담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요즘 몰두하는 것은 영미권에서 ‘퇴마록’을 번역, 출간하는 일이다. 중국에서도 오래전 ‘퇴마록’이 나와 서점에서 쌓아두고 팔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인세는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타이완에서는 책 한 권을 번역하는 데 4~5년이 걸린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어를 영어로 “제대로” 번역하는 인재가 없는 점이라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자신의 작품이 흔히 판타지 소설, 장르 소설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 이 작가는 “소설과 문학이 대중한테서 멀어지는 건 필연적이다. 소설은 한번 보고 책꽂이에 꽂아두면 자기 책인 줄 안다. 지식을 인터넷으로 공유하면서 인류는 스스로 멍청이가 되어가는 걸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작가들이 트위터에서 수많은 팔로어를 거느리는 것에 대해 “작가들이 나팔수나 확성기가 되어 조종당하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인터넷의 발달과 함께 작가로 성장한 이씨는 인터넷을 적극적인 자료 조사 도구이자 의견 표현 창구로 활용했다. 60~70개의 익명 아이디를 가지고 악플러들과 싸우기도 했지만 결론은 “예수님도 악플러는 감화시키지 못한다.”로 마무리됐다. 상대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들과는 소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현재 그는 독자적인 서버 업체에 개인 홈페이지를 맡겨 광고 없이 운영 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억원을 버는 경험은 이미 해봤습니다. 목표는 내 작품이 대중 문학, 장르 문학을 떠나서 영원히 읽히는 고전이 되는 것입니다. 문학적 잣대는 신경 쓰지 않아요. 작품성으로만 평가할 게 아니라 보편적 인간성을 뽑아내 독자들을 느끼게 한 걸 봐야 합니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아동 애니메이션 ‘부루와 숲 속 친구들’ 시나리오 작업을 끝낸 이 작가는 “우리나라 문화산업의 10%는 내 아이디어였다.”며 자신감을 표현했다. 내가 아니면 못 쓸 이야기를 준비 중이라는 그는 악플러와 싸우는 퇴마사이자 지적 재산을 훔치는 도둑들에게 선전포고를 내리는 전사처럼 보였다. 글 사진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2012서울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분석

    2012서울신문 신춘문예 응모작 분석

    문학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작가라는 ‘운명’을 씌워주는 신춘문예. 2012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는 시 2518편, 소설 457편, 평론 22편, 동화 272편, 시조 401편, 희곡 145편을 합해 모두 3815편이 응모됐다. ●“거칠어도 자신만의 생각 중시” 평론, 동화, 희곡의 응모 편수는 지난해보다 늘고 시조는 비슷했으나 시와 소설 응모작이 줄면서 전체적으로는 지난해(4356편)보다 경쟁률이 다소 낮아졌다. 심사위원들은 공통적으로 서울신문 응모작에 대해 문학에 열정을 바치는 젊은이들의 지원이 많았다고 평했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소설 부문 예심을 맡은 백지연 평론가는 “장르 소설, 공상 과학(SF) 소설, 판타지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등 장르적 실험은 잦아들고 방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많았다.”고 총평을 밝혔다. 같이 예심을 담당한 백가흠 소설가는 “실직이나 취직이 안 되는 등 사회에 두 발을 딛고 설 수 없다는 불안과 가족의 붕괴를 섬세하게 추적한 작품이 많았다.”며 “문학에 인생을 건 젊은이들이 많이 응모해 쉽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 거의 없었다.”고 덧붙였다. 소설 부문 본심을 맡은 윤대녕 작가는 “아들은 키스방 전단지를 돌리고 아버지는 실버 택배를 하는 등 소재가 무척 다양했다.”며 “그러나 주제가 썩 명료하게 다가오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시 부문 예심을 맡은 강정 시인은 “자신이 왜 그런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기술적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드러내는 시가 많아 조금 거칠어도 자신만의 생각을 드러내는 작품을 골랐다.”고 심사기준을 밝혔다. ●팍팍한 현실 희극적 승화 시 본심을 맡은 송찬호 시인은 “신춘문예 신인들에게 요구되는 패기나 뛰어난 상상력이 아쉬운 작품이 많았다.”며 “신춘문예 자체가 규격화되면서 상상력이 판박이처럼 흐르는 듯해 아쉽다.”고 설명했다. 희곡 부문 심사를 맡은 노이정 평론가는 “팍팍한 현실을 희극(comedy)적 톤으로 풀어서 심리적으로 극복하려는 경향이 다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면서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포착해서 우리 시대를 비추는, 신춘문예만이 해낼 수 있는 작품성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시조 부문 심사를 맡은 이근배 시인은 “시조는 시와 다를 것으로 생각하는데 모국어가 가진 기본적 리듬의 형식이 있을 뿐이다.”라며 “오랫동안 연마한 시조의 천재가 방송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처럼 신춘문예에서 경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평론 부문 당선작은 작품 비평이 아니라 평론 자체로 독자적 의미를 지니는 메타 비평이어서 심사위원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심사를 맡은 황현산 문학평론가는 “몇 년 전부터 문단에서 문학이 정치를 어떻게 하는가가 이슈였다. 1970~80년대 두드러졌던 문학의 정치 참여에 대해 본래 문학이 가지는 정치적 기능과 직접적으로 정치를 하는 문학을 아우르는 주장을 편 평론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사설] 대법관 신상털기 SNS의 일탈을 우려한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에게 유죄 확정판결을 내린 이상훈 대법관에 대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신상털기’가 도를 넘었다. 포털사이트에는 부인과 자식도 “만천하에 공개해 대한민국 땅에서 숨쉬고 살지 못하게 해야만 한다.”는 글까지 떠도는 등 단순한 비판을 넘어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섬뜩하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토록 증오와 적개심이 들끓는 분노의 도가니가 됐는가. 자신만의 정의의 잣대로 세상을 재단한다면 제 맘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은 다 불의요 악이 될 수밖에 없다. 판결 선고 전만 해도 이 대법관은 “사법개혁을 주도한 진보 대법관”이란 말을 들었다. PD수첩 무죄판결 때 ‘개념 판사’라며 칭송하는 트위트를 날린 이들이 누구인가. 바로 지금 SNS 공간에 저주의 언어를 쏟아붓는 사람들이다. 상황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그렇게 쉽게 태도를 바꾸는 게 과연 개념 있는 행동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시 지적하건대 사법부의 판결은 존중돼야 한다. 대법원의 결정마저 작심하고 무시하려 든다면 이 땅의 법치주의는 한갓 장식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일부 정치인과 작가까지 나서 사법부의 정치 난장화(場化)를 부추기는 현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정동영 민주통합당 의원은 “대법원은 자신의 판결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할 날이 올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런가 하면 소설가 공지영은 “사법부에도 조종…” 운운하는 글을 올렸다. 앞뒤 고려 없이 너도나도 SNS의 위력을 이용해 사법부를 옥죄려 한다면 어느 법관이 양심에 따라 소신 있게 재판을 할 수 있겠는가. “가카새끼 짬뽕”이라는 막말을 내뱉은 법관이 주목을 받는 판이니 양심이라는 말을 들먹이는 것도 무색하다. 요컨대 SNS상에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지켜져야 한다. 스스로 사회지도층 인사로 여긴다면 자신의 SNS 글질이 진정 무엇을 위한 것인지 진지하게 되돌아보기 바란다.
  • 새해는 ‘헤밍웨이 해’

    2012년에는 어니스트 헤밍웨이, 헤르만 헤세, 윌리엄 포크너 등 외국 유명 작가들의 저작권이 소멸돼 이들의 작품이 앞다투어 출간될 전망이다.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거라’ 등을 쓴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의 저작권 보호 기간이 사후 50년인 올해 말로 만료됨에 따라 국내 여러 출판사가 그의 작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는 ‘노인과 바다’를 비롯한 헤밍웨이 작품의 번역본이 수십 종 나와 있으나 상당수는 저작권법이 엄격하지 않은 시절에 출간됐거나 정식 저작권 계약을 거치지 않은 ‘해적판’이다. 내년부터 합법적으로 헤밍웨이의 작품을 출간할 수 있게 되자 ‘선점 효과’를 노린 출판사들이 앞다퉈 그의 작품을 내놓는 ‘헤밍웨이 대전’에 달려들고 있다. 먼저 세계문학전집을 펴내는 민음사는 다음 달 2일 ‘노인과 바다’를 시작으로 ‘무기여 잘 있거라’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등 장편소설 세 권을 나란히 출간한다. 영문학자 겸 번역가인 김욱동 한국외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문학동네도 1~2월쯤 ‘노인과 바다’(이인규 옮김)를 선보일 예정으로 현재 편집 작업 중이며 이어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무기여’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헤밍웨이에 이어 1962년 사망한 독일 작가 헤르만 헤세와 미국 작가 윌리엄 포크너도 유예 기간에 걸려 저작권 보호 기간 연장을 적용받지 않고 내년 말 저작권이 소멸되면 국내에서 이들 작가의 작품이 대거 출판될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소설 ‘한반도’ 작가 김진명이 내다본 북한의 미래

    소설 ‘한반도’ 작가 김진명이 내다본 북한의 미래

    “우리 국민이 60년간 미루고 피해 오던 상황과 이제 맞닥뜨렸습니다.” 소설 ‘한반도’ 등을 통해 ‘소설이란 드러난 사실보다 더 진실하여야 한다.’는 믿음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세계사의 흐름을 천착해 온 소설가 김진명(53)씨는 19일 “김정일(북한 국방위원장)의 죽음으로 남한 국민들은 중대한 선택의 문제 앞에 놓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남한 사람들은 앞으로 북한으로 말미암아 불똥이 튀지 않기만을 바랄 것이다. 그러려면 (후계자로 거론되는) 김정은이 아버지를 이어받아 군과 잘 협조해서 북한을 끌고 나가줘야 하지만 김정은은 군을 다스릴 만한 경륜이 없어서 어떤 사태가 날 수밖에 없다.”고 예견했다. 이어 지금 김정은은 중국에 기대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북한은 친중파가 장악할 것으로 보이나 친중파와 비(非)친중파 간에 권력 투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가 가장 겁내는 것은 북한에 내란이 일어나고 중국군이 북한에 주둔하는 것인데 그게 일어날 가능성이 아주 큽니다. 북한은 현재 혼자 설 수 없는 나라인 만큼 중국이 대거 북한을 접수할 겁니다. 그때 우리 국민은 중국의 행태를 못 본 척할 것이냐, 아니면 강력하게 경고하고 개입해야 할 것이냐를 선택해야 합니다.” 김 작가는 최근 중국 선원이 우리 해양 경찰을 살해한 사건을 들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가 못 본 척 외면하고 양보하면서 국경을 침범하는 중국 어선을 조금씩 봐주고 부드럽게 하다 결국 우리 해경이 살해당하는 사태가 나지 않았느냐.”면서 “중국이 자꾸 북한에 개입하고 하나씩 장악하는 것을 모른 척 받아들이면 우리는 무사할지 몰라도 우리 자식이 전쟁터로 내몰리는 사태가 틀림없이 생길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지금 우리가 북한에 대해 해야 할 일은 힘들더라도 단호하게 홀로 일어서는 것을 도와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이 북한에 개입하는 것은 철저하게 경고해야 하고, 그 경고를 듣지 않을 때는 충돌까지 피하지 않겠다는 정신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한국과 미국, 일본은 뭉칠 것이나 중국의 실질적인 북한 장악에 대해 미국이나 일본이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우리가 주체가 되어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잘라말했다. 그는 “해경 사건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중국이 북한을 먹으면 다음은 당연히 우리 차례다. 이 시점이 우리가 싸워야 하는 순간이다. 피하면 나중엔 꼼짝 못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19일 TV 하이라이트]

    ●TV 50년 쇼는 즐거워(KBS1 밤 10시) 은퇴 후 40년 만에 컴백무대를 선보이는 ‘펄시스터즈’. 1960년대 당시 ‘커피한잔’, ‘님아’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또 1970년대에 미국 진출을 해 많은 화제를 일으켰고, 브로드웨이 쇼 프로그램에도 출연해 큰 이슈를 불러왔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가요계를 풍미한 가수들이 출연해 TV 50년 역사의 추억 속으로 함께 빠져본다. ●브레인(KBS2 밤 9시 55분) 마음 속 깊은 원한도 억누른 채 순임을 살려달라고 간청하는 강훈. 새로 꾸려진 상철의 연구팀에 자신의 논문이 도움이 될 거라고 설득하지만 상철은 강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한편 고재학은 준석과 함께 강훈의 논문으로 학회 발표를 준비한다. 은숙은 첫사랑 공덕기의 입원으로 들뜨지만 공덕기는 의식을 잃고 재수술을 하게 된다. ●빛과 그림자(MBC 밤 9시 55분) 기태 아버지의 비명 후 1년이 흐르고, 서울로 올라온 기태 가족은 생활이 궁핍해진다. 정혜는 월남에 가서 공연하고 돌아온다. 하지만 양태성의 사기로 돈 한 푼 받지 못한다. 한편 기태는 동철과 오랜만에 나이트클럽에 갔다가 우연히 채영을 만난다. 정혜는 순애의 말만 믿고 안가에 노래를 부르러 따라 나선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밤 11시 15분) 한류스타 최지우가 10년 만에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특유의 매력으로 MC들을 사로잡는다. 여신의 이미지와는 달리 소탈하고 털털한 모습으로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그녀. 그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제해 왔던 이유를 털어놓는다. 춤과 노래 솜씨, 그리고 최지우의 모든 것이 방송된다. ●동물일기(EBS 밤 8시) 서울 중구 신당동에 괴상한 소문이 떠돌고 있다. 바로 공원 한복판에 뛰어 노는 캥거루가 있다는 것인데…. 진상을 파헤치기 위해 찾아가 보니 정말 신나게 뛰노는 모습이 캥거루와 흡사하다. ‘구찌’라 불리는 도심 속 캥거루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14살 주완이와 12살 은주가 ‘동물일기’에서 ‘구찌’의 정체를 밝혀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2010년 1월 첫 방송 이후 100회를 맞은 차인태의 ‘명불허전’. 정치·경제·문화·예술 등 사회 전반에 걸친 명사들이 출연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와 더불어 인생철학을 들려줬다. 100번째 손님으로는 최근 한국인 소설가 최초로 미국의 시사지 뉴요커에 ‘익명의 섬’이 게재되며 다시 한 번 이목을 끈 이문열 작가와 함께한다.
  • 타인의 상처와 슬픔 소통으로 어루만져

    타인의 상처와 슬픔 소통으로 어루만져

    “제가 속한 언어공동체로 돌아올 때마다 이 공동체가 얼마나 뜨거운 곳인지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서교동 북클럽에서 만난 허수경(47) 시인은 고국에 돌아와서인지 활기찼다. 올해 1월 시집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으로 고국 땅을 밟은 지 1년여 만에 이번에는 시가 아닌 장편소설 ‘박하’(문학동네 펴냄)를 냈다. 그가 터키 하튜샤에서 6년간 머물며 고고학 공부와 함께 탄생시킨 작품은 시가 아니라 소설이었다. 시가 아닌 소설을 쓰게 된 것은 그 자체로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었다. “언어공동체와 떨어져 살면서 ‘말의 감각을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고 느꼈어요. 잊겠다가 아니라 잃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에 말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그의 세 번째 소설 ‘박하’는 탄생했다. ‘박하’는 사고로 아내와 아이 둘을 잃은 출판 편집인 이연이 주인공이다. 공허함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이연은 선배가 있는 독일로 떠난다. 그곳에서 고고학자 이무의 기록을 접한 그는 기록을 따라 터키로 향한다. 소설은 시 한 편으로 마무리된다. ‘…박하 향기가 네 상처와 슬픔을 지그시 누르고/ 너의 가슴에 스칠 때/ 얼마나 환하겠어, 우리의 아침은// 어디에선가 박하 향기가 나면/ 내가 다녀갔거니 해줘’ “우리 모두가 상처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우리의 상처만 보고 남의 상처는 보려 하지 않아요.” 허수경 시인은 이 작품을 통해 상처와 상처 사이에 대한 소통을 말하고자 했다. 그는 소설가로서의 행보에 대해 “저는 시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라는 문학사를 출발하게 해 준 건 시고 그것을 완성하게 해 줄 것도 시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응축된 시어로 투명함과 순수함을 발하는 독일 시인 파울 첼란(1920~1970)의 시를 번역하고 있다. 언제나 뒷문을 열어 놓고 살아가고 있다는 그에게 번역 작업이 새로운 길을 제시할지 아니면 시인으로서 삶을 계속 이어 나갈지를 알려 줄 이정표가 될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글 쓸때 특별한 변화 도모 안해 이야기가 내게 오길 기다리죠”

    “글 쓸때 특별한 변화 도모 안해 이야기가 내게 오길 기다리죠”

    그의 소설은 읽고 나면 항상 이미지만 남았다. 하지만 16일 멀리 독일 베를린에 있는 배수아(46)와 통화했을 때 작가는 “항상 이야기를 했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라며 여운이 남는 목소리로 말했다. ●90년대 한국소설의 새로운 문법 개척 1993년 등단해 ‘랩소디 인 블루’ ‘부주의한 사랑’ ‘나는 이제 니가 지겨워’ 등의 장편소설을 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한 그는 ‘90년대 한국 소설의 새로운 문법을 개척한 작가’로 평가받는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한 작가는 졸업 후 공무원이 됐다. 공무원 생활 가운데 2년 정도는 김포공항에서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의 여권에 도장을 찍어 주는 일을 했다. 당시에는 외국에 가 본 적이 없었던 작가는 2001년 지겨워진 직장생활을 떨치고 베를린으로 떠났다. 독일어를 전혀 하지 못했지만 우연히 선택한 도시는 베를린이었다. 그 후 10여년간 작업실이 필요할 때마다 작가는 베를린을 찾았다. 그리고 이제는 독일어를 한국어로 번역한 책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마르틴 발저의 ‘불안의 꽃’, 야코프 하인의 ‘나의 첫번째 티셔츠’,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전쟁교본’ 등을 독일어에서 한국어로 옮겼다. 장편소설을 쓸 때는 6개월 정도 걸리지만, 번역은 한 달이면 끝난단다. “공항 근무를 그만두고 나서 외국에 나가 있기로 했죠. 처음에 올 때는 독일어를 한마디도 못했는데 여기 와서 독일어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독일어 책을 읽다 보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두 가지 언어로 생각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게.” 그의 신간 ‘서울의 낮은 언덕들’(자음과모음 펴냄)의 주인공은 낭송극 전문 무대 배우였던 30대 여성 경희다. 경희는 자신의 독일어 선생이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동적으로 먼 도시로 여행을 떠난다. 낯선 도시의 공항에 도착한 경희는 미스터 노바디, 마리아, 반치, 치유사, 동양인 남성 등 이름조차 소설에서 명확히 표현되지 않은 여러 사람을 만난다. ●“나를 이야기꾼이라 부르지 않을 이유 없어” 소설에는 배수아 특유의 매력이 살아 있다. 최근에는 소설가를 자주 ‘이야기꾼’이라고 부른다. 작가는 “다른 소설가들을 이야기꾼이라 부른다면 나를 그렇게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지만 ‘서울의’을 읽고 나도 남는 것은 이야기보다는 부연 이미지다. 경희의 목소리를 따라 아름다우면서도 혼란스러운 소설을 읽어 가던 독자의 눈앞에 어느 순간 나침반 같았던 경희의 존재가 갑자기 사라진다. 소설은 마지막에 한 편의 낭송극 무대로 변신한다. 작가는 “나에게 여행이란 그 무엇보다도 하나의 작업실에서 다른 작업실로의 이동이었다.”고 말한다. 그의 여행 방식은 특이하다. 집은 달랐지만 독일에서도 항상 베를린에서만 머문다. 3년 동안 여름마다 여행했던 몽골도 항상 갔던 곳을 갔다. ●“외국서 글 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 점점 많은 한국의 작가들이 외국의 도시에 머물며 작품을 만들어 낸다. 배수아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휴식하고 교제하는 것이 움직임의 자연스러운 방향인데 작가는 단지 그것을 글로 쓸 뿐이란 것이다. 그는 소설을 쓸 때 특별한 변화를 도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저는 작가로서 매우 수동적인 편이에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자료 수집을 하기보다는 어떤 이야기가 내게 오느냐를 기다려요. 물론 도시를 돌아다니고 사람을 만나면서 영감을 얻지만요.” 책에는 ‘공항이란 장소가,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이 생에서 저 생으로 건너가는 환생의 정거장처럼 느껴진다.’는 대목이 있다. 실제 그 정거장의 안내자였던 배수아는 이제 그 정거장에서 매혹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술 권하는 사회/구본영 논설위원

    벌써 한해가 저물어 간다. ‘새해 결심’을 한 지가 엊그제인데…. 올 한해는 뜻깊게 살겠다던 그 다짐을 지키지 못했다는 회한을 잊고 싶은 탓일까. 요즘 연례행사처럼 이런저런 망년회(忘年會)에 자주 들르게 된다. 그러나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똑같은’ 후유증이 찾아 온다. 간밤에 마신 술로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진다. 술을 예찬한 글은 동서고금을 통해 넘쳐난다. 주선(酒仙)이라던, 중국 당대 시인 이태백의 시가 대표적이다. 서양에서도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가 ‘취하시오’라는 산문시를 남겼다. ‘시간으로부터 탈출하려면 취하는 길밖에 없다.’면서 애주가들을 부추긴 것이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사랑은 눈으로 들어가나니…”라는 구절로 시작하는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의 ‘술의 노래’도 유명하다. 물론 직접적으로 음주를 권장하진 않았다. 하지만, 그가 사랑한 여인의 뺨 위 보조개를 ‘천사의 실수’로 비유했을 때 술의 마력을 한껏 치켜세운 게 아닌가 싶다. 보조개란 게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천사가 ‘신성(神性)의 액체 한방울’을 실수로 떨어뜨린 자국이라니….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은 1주일에 한 번 이상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적정 권장량보다 술을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공개한 실태조사 결과다. 응답자의 26.5%가 1주일에 한 번 이상 ‘고위험 음주’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WHO가 규정한 ‘고위험 음주’란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성은 60g(소주 8잔), 여성은 40g(소주 5잔)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라고 한다.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는 소설가 현진건이 일찍이 개탄(?)했던 ‘술 권하는 사회’임을 누구나 안다. 송년회를 비롯한 각종 모임에서 독한 술을 많이 마시는 이들이 인기를 끄는 풍속도도 어제오늘 생긴 일이 아니다. 문제는 이로 인한 개인적·사회적 비용 또한 만만찮다는 것이다. 수레 하나로는 술 예찬론을 가득 실을 수 없다지만, 술의 해악을 알리는 서적으로는 작은 도서관의 서가를 모두 채울 수 있다지 않은가. 술은 인간관계의 좋은 윤활제가 될 수 있다. 적당한 양은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러나 “악마가 바쁠 때 대리인으로 술을 보낸다.”는 서양 속담이 생각난다. 과음으로 건강을 잃거나, 술자리 성희롱으로 추락한 공인들을 보면서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는 뜻의 사자성어가 음주문화에도 적용될 만한 금언일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이대통령 “나라위해 큰일 하셨다”

    이대통령 “나라위해 큰일 하셨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는 장례 이틀째인 14일에도 각계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홍구 前총리 “누구든 가까이 껴안아 주신 분”이명박 대통령은 오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조문했다. 장례식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조문을 마친 뒤 “나라를 위해 큰일을 하셨다.”며 유족을 위로했으며 조문록에 ‘박태준 회장님 큰일을 이루셨습니다.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앞서 이 대통령은 장례식장 입구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던 박 전 대표와 만났으나 가볍게 인사만 나눴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앞서 오전에는 박준규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고바야시 겐 미쓰비시 사장,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과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 여상환 포스코 고문 등이 빈소를 찾았다. 이 전 총리는 “어려운 시기에 산업화를 이끈 공을 세운 분”이라면서 “누구든 어렵지 않게 지낼 수 있도록 껴안아 주셨다.”고 회고했다. ●이재용·손학규·조정래 등 각계인사 줄이어 김황식 국무총리도 빈소를 찾아 “산업화에 큰 업적을 남기신 회장님을 국민들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고인의 업적을 모든 국민들이 기억하고 있으며, 이런 사실이 유족에게 작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수성 전 총리는 “일등병 시절 박 명예회장은 대령으로 국방부 인사과장이었다.”고 고인과의 인연을 돌이켰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도 조문을 마친 뒤 “자신의 일에 늘 최선을 다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재계 인사들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태국 출장 중 부음을 듣고 귀국해 빈소를 찾은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상주인 박성빈씨에게 “후배들에게 ‘제철보국’과 ‘선공후사’의 정신을 일깨워 주셨다. 고인의 뜻을 이어받아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박 회장의 열정과 피와 땀이 없었다면 오늘날 포스코 같이 훌륭한 기업도 없고, 우리 사회 경제발전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좀 더 살아 계셔서 더 일하고 후배들을 지도하셨어야 하는데 일찍 가셔서 안타깝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이 밖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 이재오 의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소설가 조정래씨, 홍명보 축구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청조근정훈장… 국내·日 등 6곳에 분향소 한편 행정안전부는 고인의 공로를 기려 최고등급인 청조근정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또 고인이 생전에 수훈했던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국민훈장무궁화장을 추모의 뜻으로 다시 제작해 유족 측에 전달했다. 포스코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 센터 앞과 일본 도쿄 사무소 등 6곳에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을 받았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벨기에 수류탄 살상·伊 인종차별 총격… 유럽 ‘피의 화요일’

    이탈리아와 벨기에에서 같은 날 무차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탈리아의 총기 난사는 극우 인종차별주의자의 소행으로 밝혀져 지난 7월 극우 나치주의자 아네르스 베링 브레이비크가 벌인 노르웨이 대참극의 악몽을 상기시키며 가뜩이나 경제위기로 뒤숭숭한 유럽의 세밑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이탈리아 경찰 당국은 13일(현지시간) 토스카나주 주도인 피렌체 도심 시장 두 곳에서 소설가인 잔루카 카세리(50)가 세네갈 출신 노점상들에게 총을 난사해 2명이 즉사하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 남자는 점심시간에 달마치아 광장에 차를 세운 뒤 갑자기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중태에 빠뜨렸다. 이어 차를 타고 도주한 뒤 2시간이 지나 기차역 인근의 산로렌초 시장에서 또다시 노점상에게 총을 난사해 2명을 다치게 했다. 범인은 지하 주차장에 숨어 있다가 경찰이 다가오자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현지 RAI 국영TV는 카세리가 극우 인종차별주의 단체에서 주최한 시위에 여러 차례 참가한 사실을 경찰이 파악했다면서 인종 증오 범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건 직후 피렌체에 거주하는 세네갈 출신 이민자 200여명은 거리로 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그는 ‘혼돈의 열쇠’라는 역사소설을 쓴 작가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다음 날인 14일 이탈리아 경찰은 로마에 본거지를 둔 극우단체 ‘민병대’(Militia) 회원 5명을 체포하고 10대 1명을 포함한 16명을 연행해 조사했다. 이들은 로마에 사는 유대인 공동체 대표, 조지 부시 전 미 대통령 등 유대인과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테러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벨기에 남동부 리에주시 생랑베르 광장에서는 33세 남성 노르딘 암라니가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난사하는 무차별 살상극을 자행해 생후 23개월 된 아기와 15, 17세 청소년 등 3명이 숨지고, 125명이 다쳤다. 벨기에 검찰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암라니는 여성 1명을 살해하고 광장에서 청소년 등 3명을 죽인 뒤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고 밝혔다. 당시 암라니는 사람들에게 수류탄 3발을 던졌는데 자신이 소지하고 있던 4번째 수류탄이 우발적으로 폭발하면서 죽었을 수도 있다고 검찰은 덧붙였다. 그는 사건 직후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다리에서 시체로 발견됐다. 범행 당시 그가 갖고 있던 배낭 안에서는 수류탄 여러 발과 자동소총, 권총, 잡지 9권이 발견됐다. 이날 임라니의 자택 수색에 나선 경찰은 그가 범행 장소로 가기 전 살해한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피살된 여성은 암라니의 이웃집 청소부(45)로 사건 당일 오전 ‘일자리를 주겠다.’며 집으로 유인해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테러나 조직범죄단체와는 관계없는 단독 범행으로 보고, 범행 동기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외톨이 늑대’형 테러라는 분석도 나온다. 암라니는 규칙적으로 심리치료를 받아왔으며 실업급여를 받고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의 전 변호사는 RTBF TV와의 인터뷰에서 “형을 마친 뒤 그는 사회에 대한 빚을 갚았다고 생각했으나 경찰들로부터 학대를 받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암라니가 총기와 마약, 성폭행 혐의로 복역한 적이 있으며, 2008년 대마초를 재배한 혐의로 5년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10월 가석방됐다고 보도했다. 범행을 저지른 이날도 경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길이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12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대부분의 사람들이 겪는 재난이나 사고는 처음인 경우가 많다. 초행길보다 한 번 가 본 길이 익숙해 다음에 갈 방향을 예측하고 미리 차선을 옮길 수 있는 것처럼 재난이나 사고도 마찬가지다. 연습을 통해 당신의 몸이 기억하게 하라. 그러면 최초의 1분에 당황하지 않고 살아남는 10%가 될 수 있다. ‘과학카페’에서 그 방법을 제시한다. ●브레인(KBS2 밤 9시 55분) 강훈은 혜성대병원 조교수로 임용되는 데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순임마저 쓰러져 응급실에 들어오게 된다. 최고의 실력자 김상철이 순임의 응급 수술을 맡게 된다. 한편 강훈은 모두의 만류를 뿌리치고 천하대병원을 떠나겠다는 결심을 밝힌다. 지혜는 대책 없이 그만두는 강훈이 걱정되고, 강훈에게 적극적인 유진도 신경 쓰이는데…. ●아침드라마 위험한 여자(MBC 오전 7시 50분) 결국 강 회장은 퇴원 후 도희의 집으로 향한다. 자신의 옛 집으로 돌아온 강 회장을 도희와 소라는 기쁜 마음으로 집 앞까지 나가 반긴다. 서재에서 생활하겠다는 강 회장의 말에 도희는 모든 게 강 회장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라며 설득에 나선다. 한편 도희에 대한 동민의 증오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SBS 밤 11시 15분) ‘나는 가수다’ 출연 등으로 데뷔 이후 최고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가수 김연우가 출연한다. 무대 위에서가 아닌 평소 김연우의 모습은 과연 어떨까. 그는 띠동갑 아내와 결혼하기까지의 풀스토리를 공개한다. 12살 어린 아내와 결혼 허락을 받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데…. ●직업의 세계-일인자(EBS 밤 11시 20분) 소설가 김성종은 ‘여명의 눈동자’ ‘제5열’ ‘최후의 증인’ 등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추리소설을 대중화시킨 소설가다. 그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숱한 베스트셀러를 내놓았으며 독자들을 추리소설의 세계로 이끌었다. 각국의 추리 소설 홍수 속에서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켜 나간 그를 만나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평생 소리를 연구하고 365일 소리와 함께 살아 온 소리공학자 배명진씨. 초등학교 1학년 때 외삼촌이 선물해 준 라디오를 뜯어 고치며 몸부림친 것이 소리 열정의 시작이었다. 그가 연구·분석해 발표하는 것은 인터넷상에서 늘 화제가 되었다. 또한 ‘연예인 욕설 파문’이 있었을 때 억울한 누명도 벗겨 주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문화예술인 8명이 담아낸 스펙트럼 같은 한강이야기

    서울의 한가운데를 도도하게 흐르는 한강은 오랜 세월 우리들 삶을 길어 올리던 우물이었고, 도시를 잉태하고 성장시킨 생명줄이었다. 시민들은 한강을 따라 달리고, 걷고, 또 웃으며 강과 함께 호흡했다. 취향에 따라, 그리고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천변만화의 얼굴로 도시인을 맞고, 하루의 고단함을 말끔하게 씻어주는 한강. ‘문득 힘들 때면 한강을 보라’(한수산 외 7명 지음, 인이레 펴냄)는 작가, 일러스트레이터, 사진가, 건축가, 가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직접 느끼고 체험한 한강 이야기다. 그만큼 책의 스펙트럼도 다채롭다. 한강에 대한 개인적 경험과 시대적 사유, 역사적 고찰과 판타지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이야기들이 한강의 일상과 사람들의 풍경을 담은 사진들과 함께 포토 에세이처럼 펼쳐진다. 책은 모두 8명의 저자가 쓴 7편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반포의 거대한 아파트 단지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소설가 백영옥에게 한강은 ‘만남의 광장’ 같은 장소였다. 그는 책에서 모두 세 가지의 에피소드를 얘기하고 있다. 영화 ‘괴물’ 촬영팀, 다짜고짜 TV드라마 ‘삼순이’를 봤느냐며 말을 걸어 온 아줌마, 그리고 마술을 보여주겠다며 전혀 와닿지 않는 방식으로 ‘작업’을 걸어 온 마술사 등과 조우한 이야기들이다. 그는 이런 만남들을 통해 “비가 내리면 다리의 절반이 잠기는 잠수교 같은 ‘시적인’ 다리가 있는 곳, 서울에 한강이 있어 정말 다행”이었다고 전한다. 가수 김세환에게 한강은 연인과의 밀회 장소였다. 그는 ‘나는 오늘도 한강을 만나러 간다’를 통해 “자신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애인 같은’ 자전거가 있고, 한강은 그 애인과 변치 않고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줬다.”고 했다. 그 덕에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 아울러 그는 “아파트가 숲을 이룬 서울에서 눈앞이 확 트인 광경을 만나려면 단연 한강이 으뜸”이라며 “한강에선 신호대기 없이 마음대로 달릴 수 있고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는 편안함과 자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작가 한수산과 시인 신현림, 건축가 임형남·노은주,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 사진가 박재현 등이 저마다의 한강에 대해 이야기한다. 1만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구습의 틀 깬 여성문호 12인

    여성은 사회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고 지성과는 거리가 먼 존재로 끊임없이 폄훼되어 왔다. 이는 고금이 같고, 동서가 다르지 않다. 문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열린문학연구회가 엮어낸 ‘그녀들은 자유로운 영혼을 사랑했다’(한길사 펴냄)는 나혜석 등 자유를 갈구하며 불꽃처럼 살다간 국내외 여성작가 12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은 레즈비언의 효시로 알려진 사포(Sappho)로부터 이야기를 풀어 간다. 기원전 612~556년경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서 태어난 그녀는 시를 통해 여성 제자들에 대한 사랑을 격정적으로 노래했다. 레즈비언은 원래 ‘레스보스 섬 사람들’이라는 뜻이지만 사포와 그녀가 남긴 시로 인해 ‘여성들 간의 동성애’라는 뜻으로 바뀌었다. 당대 최고의 서정 시인이었던 사포지만, 후대에 들면서는 방탕한 동성애자로 낙인찍혔다. 남성들 간의 동성애와 이를 통한 교육이 만연했던 시대에, 같은 방법으로 제자들을 길러냈고, 호메로스가 영웅적인 서사시를 쓸 때, 그녀는 감각적이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는 시를 썼을 뿐이다. 기독교와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덧칠해낸 동성애자 사포는 사실 교육자이자 감정을 자유롭게 풀어낸 문인이었던 것이다. 조선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였던 나혜석(1896-1948)은 1930년 이혼 후 1939년 잡지에 ‘이혼 고백장’이라는 글을 실어 자신의 결혼과 이혼 과정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 글에서 그녀는 가부장적인 인습과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이중적인 정조 관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이 글 발표 후 그녀에게 쏟아진 것은 비난과 조롱이었다. 글과 예술로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고 세상과 맞서려 했던 나혜석은 세상과의 불화 속에 53세의 나이에 행려자로 거리에서 죽음을 맞았다. 시인 뮈세와 피아니스트 쇼팽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조르주 상드(1804~76) 역시 뮈세와의 결혼 생활을 끝낼 때, 프랑스 최초로 이혼 소송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되찾는 등 전통적인 결혼관과 여성관에 일침을 가했다. 버지니아 울프 또한 어린 시절 겪은 이복오빠의 성추행 등으로 어두운 정신세계를 가질 수밖에 없지만,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불리는 ‘자기만의 방’ 등의 걸작을 쏟아냈다. 영국 소설가 조지 엘리엇도 다시는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유부남과 동거 스캔들을 일으키는 등 시대가 규정한 틀을 끊임없이 거부한 여성이다. 책은 아울러 황진이와 히구치 이치요, 딩링(丁玲), 시몬 드 보부아르 등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1만 8000원.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우리는 시사 아이돌”… 워싱턴 간 ‘나꼼수’ 교포 400여명 환호

    “우리는 시사 아이돌”… 워싱턴 간 ‘나꼼수’ 교포 400여명 환호

    인터넷 시사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8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강연회를 열었다.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 시사평론가 김용민, 시사IN 기자 주진우, 소설가 공지영씨 등이 펼친 강연에는 교포 4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강당에 미처 들어가지 못한 수십명은 밖에서 TV 모니터를 통해 강연을 지켜봤다. 김어준씨를 비롯한 출연진은 “우리는 시사 아이돌이다.”라는 인사로 말을 시작하는 등 특유의 입담으로 3시간 동안 시종 웃음을 끌어냈으며, 교포들은 환호를 지르며 화답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주조로 한 이날 강연의 관객들은 대부분 젊은층이었으나 중년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나꼼수 측은 강연 내용에 대해서는 취재진에 ‘비보도’를 요청했다. 김어준씨는 강연 후 인터뷰 요청도 사양했다. 나꼼수 팬클럽이 중심이 된 교포 자원봉사자들이 행사를 도왔다. 메릴랜드주의 미 항공우주국(나사) 우주선센터 연구원인 황경주(36)씨는 “기성 언론은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국내 현안에 대해 자세히 얘기해 줘 나꼼수를 매번 즐겨 듣는다.”고 말했다. 나꼼수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에서의 강연이 남았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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