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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길이 8m 대왕오징어, 세계 최초 촬영성공

    일본국가과학박물관이 세계 최초로 자연 상태의 초대형 ‘대왕오징어’를 포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재팬타임즈 등 해외언론의 7일자 보도에 다르면, 일본국가과학박물관 해양연구팀은 지난해 7월 북태평양 치치섬 부근 해저 630m 지점에서 야생 대왕오징어를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했다. 선원이나 거대한 배를 죽음으로 이끈다는 고대 신화 속 동물과 쏙 닮은 이 대왕오징어는 오랫동안 동물학자, 소설가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에게 신비의 대상이었다. 연구팀이 포착한 이 대왕오징어는 대략 몸길이 8m로 추정된다. 탐색작업을 지휘한 박물관의 츠네미 쿠보데라는 “깊은 바다에서 밝고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대왕오징어는 1874년 캐나다의 한 어부가 우연히 포획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으며, 죽은 채 해변에서 발견된 사례도 있다. 2006년에는 쿠보데라가 이끄는 연구팀이 7m 길이의 대왕오징어를 발견했지만 역시 죽어 있는 대왕오징어를 덫을 이용해 배 위로 끌어올려 촬영한 것이다. 이번 영상은 세계 최초로 자연 상태에서 살아 헤엄치는 대왕오징어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연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대왕오징어의 모습은 오는 13일 NHK와 27일 디스커버리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한편 스미소니언자연사박물관 자료에 따르면 ‘바다에 남겨진 마지막 미스터리’라고 불리기도 하는 대왕오징어의 최대 몸길이는 13m에 달하며, 다리 8개와 긴 촉수 2개, 날카로운 이빨 등을 가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천재 예술가 고흐는 천문학에도 조예 깊었다

    천재 예술가 고흐는 천문학에도 조예 깊었다

    썰렁 농담 하나. 예술가는 모두 할망구다. ‘영감’이 있을 때만 일해서다. 예술혼에 불타오르는 고귀한 천재들 얘기, 지칠 법도 하다. 그래서 ‘필’받은 천재 예술가를 부정하는 ‘실험실의 명화’(이소영 지음, 모요사 펴냄)가 흥미로운지도 모르겠다. 도입부에서 이미 19세기 영국 화가 조지프 터너의 눈과 1995년부터 목성을 관측한 우주선 갈릴레오호의 렌즈를 ‘풍경화가’라는 기준으로 비교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이다. 광기어린 천재의 대표선수 고흐를 두고 측두엽 뇌전증 환자였고 당대 천문학 지식을 충분히 연구했다고 지적한다. 측두엽 뇌전증은 뇌가 오버해서 주변 자극을 더 크고 활발하게 받아들인다. 고흐의 사이프러스 나무를 보면 왠지 그럴 것도 같다. 고흐의 천문학 지식도 상당했다. 17세기 플랑드르 화가 요하네스 베르메르를 두고서는 먹지로 대상을 베끼듯 그림을 베껴서 그렸을 것이란 추측을 소개해 뒀다. ‘천지창조’ 등의 그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시스티나대성당의 천장화는 미켈란젤로의 해부학 강의였단다. 그러니까 그 천장에 뇌와 장기와 등뼈가 가득했다는 얘기다. 영국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은 거의 기상학자 대접을 받는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에서는 2004년 캐나다에서 발견된 ‘틸타알릭’ 화석을 떠올리는 식이다. 사실 이런 얘기들은 좀 거북하다. 모처럼 우아와 교양 한번 떨어보려는데 재 뿌리는 것 같아서다. 그럼에도 왜 이런 얘기를 할까. “과학의 출발이 그러한 것처럼 예술의 출발도 관찰”이라 믿기 때문이다. 과학과 예술은 관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는 갈릴레오와 카할(1906년 노벨생의학상 수상자)처럼 뛰어난 과학자들이 남긴 아름다운 드로잉도 만날 수 있다. 이 얘길 듣다 보면 소설가 김연수가 떠오른다. 김연수는 제일 듣기 싫은 말로 “소설 쓰고 있네”를 꼽았다. 어떤 장면, 심리, 상태를 문장으로 묘사하는 건 집요한 관찰의 결과물인데 제 마음대로 지어내면 된다고 착각한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저자의 주장을 재수없게 여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디서 “예술하고 있네” 비아냥 소리가 들린다면, 충분히 함께 흥분해줄 것 같으니까. 소재가 딱히 새로운 건 아닌데, 주물럭대며 비빈 손맛이 좋다. 1만 68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신화가 된 남자 만화로 만난다

    역사소설가 에드워드 베르는 “햇빛에 비추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비추면 신화가 된다”라고 말했다. 한 인간의 생애를 들여다볼 때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미처 인식하지 못한 많은 의미들이 내포돼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12년 전인 2001년 3월 21일, 인간 정주영은 너무나 많은 신화와 전설을 간직한 채, 또 대한민국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사라졌다. 하여 딱히 어떤 인물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굳이 설명한다면 그가 남긴 어록 중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낙관하자. 긍정적으로 생각하자.” “장애란 뛰어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 나가면 된다.” 소 한 마리 판 돈으로 굴지의 대기업 현대그룹을 일으킨 고(故) 정주영 회장이 남긴 말들에는 그의 철학과 기업가 정신이 오롯이 배어 있다. 때로는 소탈하면서도 때로는 강인한 신념을 엿보게 한다.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우뚝 서기까지 그는 “나는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했다. 신간 ‘만화 정주영’(백무현 글·그림, 서울신문사 펴냄)은 정주영 회장의 철학과 일대기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주영 회장과 관련된 책은 여러 권 출간된 적이 있으나 이례적으로 만평 작가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린 만화라 눈길을 끈다. 두 권짜리 ‘만화 정주영’은 제1권 ‘담대한 도전자’ 편에서 고향인 강원도 통천의 어린 시절을 시작으로 ‘신용으로 넘겨받은 쌀집’ ‘현대의 태동과 한국전쟁’ ‘박정희와 5·16’ ‘경부고속도로와 조선대국의 신화’ 등 인간적인 면모와 불굴의 의지,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비화 등을 흥미진진하게 버무리고 있다. 제2권 ‘민족의 이름으로’ 편에서는 20세기 최대 공사로 일컬어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산업항 공사 수주의 막전 막후를 시작으로 시련기라고 할 수 있는 ‘10·26과 5·17’ ‘삼성과의 광고전쟁’ ‘기업통폐합’ ‘정치보복’, 그리고 ‘올림픽 유치’와 ‘통일 대통령의 꿈’ 등을 많은 자료와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통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의 눈으로 정주영을 보고자 했고, 국민의 눈으로, 언론인의 눈으로 관찰하고자 했다. 따라서 정주영의 일대기에 기대기보다 박정희,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들의 통치 사료는 물론 등장하는 인물들의 방대한 저작물들을 두루 섭렵해야만 했다”고 집필 과정을 설명한다. 소 판 돈을 훔쳐 집을 나온 소년, 28개 대기업을 키우고 거느렸던 재벌 총수, 전경련 회장, 전 세계 37대 부호, 세계 제1의 조선소를 지은 인물, 소떼 방북 드라마의 주인공, 대규모 간척사업, 한국 경제사를 새로 썼던 역사의 인물 등이라는 많은 수식어와 함께 86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파란만장한 일대기가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파노라마처럼 흥미롭게 펼쳐진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씨줄날줄] 투자대비 회수효과/함혜리 논설위원

    사람들은 돈을 쓸 때 “과연 이 돈이 얼마나 나에게 큰 만족을 가져다 줄지”를 알고 싶어한다. 규모나 액수와는 무관하다. 돈을 쓰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소비를 한 것인지, 혹은 제대로 투자를 한 것인지를 따져본다. 들인 돈에 비해서 얼마나 이익을 창출했는지를 수치화한 것이 투자 대비 회수효과(ROI·Return on Investment)인데, 마케팅이나 투자분석에서 매우 중요한 측정항목이다. 회수효과는 유형과 무형의 효과를 모두 합쳐 측정한다. 노동생산성 향상, 프로세스 생산성 증대, 자산비용 절감효과, 영업이익 증가 등 금전적인 이익으로 환산되는 것이 유형의 효과다. 반면 브랜드 파워의 향상이나, 경쟁우위 혹은 전략적 우위와 같은 잠재적 이익을 무형의 효과라고 한다. 이 경우 당장에 예측하기 힘들고 가치 기준도 애매한 구석이 많아 논란의 소지를 남긴다. 정초부터 트위터 세상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소설가 이외수씨의 아방궁 논란도 투자 대비 회수효과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겠다. 보수성향의 윤정훈 목사는 지난달부터 트위터를 통해 이씨가 살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다목리의 감성마을이 화천군 지원금으로 조성됐으며, 이씨가 그 안에서 고가의 오디오와 요트 등을 보유하고 호화 생활을 하고 있다며 ‘이외수 감성마을 퇴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SNS와 화천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그의 감성마을 퇴거를 요구하는 글들이 줄줄이 이어졌다. 총 사업비 90억원 규모의 ‘감성테마문학공원조성사업’을 벌이고 있는 화천군 측은 이씨를 산천어축제와 함께 화천군을 알린 1등 공신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정갑철 화천군수는 “2005년 이후 감성마을 조성에 80억원가량 소요됐지만 이씨로 인해 화천군은 1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주거공간과 집필실에 12억원, 교육·강연시설인 모월당에 10억원의 군 예산을 들여 2006년 완공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씨는 트위터를 통해 “문화는 관광자원”이라며, 오디오 등은 열심히 번 돈으로 샀고 전기요금도 자신이 냈는데 경제민주화시대에 웬 생트집이냐고 반박했다. 옹색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예산으로 이씨를 위한 공간을 조성한 것은 화천군이 지역문화와 문학발전이라는 무형의 효과를 기대했을 터. 하지만 158만 팔로어를 보유한 ‘트위트 대통령’은 문학활동 외에 트위트 활동으로 거침없이 정치색을 드러냈다. 정치적 활동은 개인영역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지만 그게 지나치면 역풍을 부른다는 것을 예상치 못했던 모양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문화마당] 이제 TV를 끄자/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이제 TV를 끄자/백가흠 소설가

    새해를 앞둔 연말, 각 방송사에서는 경쟁적으로 화려한 시상식을 마련해 한 해를 마무리 한다. 한 해 동안 인기를 끈 가수들의 잔치도 대중들의 시선을 모은다. 프로그램 이름도 화려하다. 연예대상, 연기대상, 방송연예대상, 가요대전, 가요대제전, 가요대축제 등 대(大)가 빠지면 모양새가 흠집이라도 날 것처럼, 혹은 무슨 전쟁을 치르는 듯 비장함마저 들게 한다. 목숨을 걸고 전장에 나온 장수들의 한 해 전과(戰果)를 구경하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탤런트와 가수들은 이브닝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레드카펫 위에 서서 한껏 위용을 뽐내고, 사람들은 TV 앞에 앉아 상을 주고 상을 받는 모습을 지켜보며 축하를 보낸다. 이제는 낯설지 않은 우리 대중들의 연말 풍경이다. 가족들은 TV 앞에 둘러앉아 연예인들의 수상을 지켜보고, 한 해 유행한 가요를 듣고 보며 한 해 동안 TV 안에 있었던 일들을 떠올린다. 때론 가족들끼리 수상한 사람들에 대한 토론을 격정적으로 벌이기도 한다. 정작, 우리에게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는 잊어버린 채, TV의 노고와 TV의 수고에 대해 가족들은 둘러앉아 위로한다. 한 해 동안 TV를 통해 대중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으니, 노고를 인정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허나 그곳에는 우리도 없고, 우리의 문화도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왜 우리는 우리의 삶과 고통과 절망을 잊은 채 TV가 보낸 한 해의 마무리를 지켜보아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가 생각을 잊은 채 TV 앞에 모여 앉아 있기를 TV는 바라는 것이 아닐까. TV는 우리의 삶에서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TV는 누군가에게 삶에서 문화를 책임지는 전부가 되었다. TV는 남녀노소 대중 전반의 문화 수준 척도라는 이름의 중요한 옷이 되었다. 옷이라는 것은 멋있기만 하고 예쁘기만 해서는 그 기능을 다할 수 없는 것이다. 추울 땐 따뜻해야 하고, 더울 때는 시원해야 하는 옷의 기능 위에 이미지, 즉 미적인 것이 덧붙을 때 옷은 사람에게 가장 큰 효용을 거두는 것이다. 지금 우리의 TV는 그 옷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상실한 옷이다. 한겨울에 하늘하늘한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여인의 모습이다. 머리에 꽃을 달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가 정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이제 TV는 오로지 이미지를 전달하는 도구에 불과하다. TV 스스로 그런 제약된 기능에 더욱 충실하게 된 요즘이다. TV는 생각을 잊게 만드는 도구가 되었다. 누군가에게는 대중이 생각을 잊는 것이 중요한 목표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요즘이다. 그들에게는 획일화된 정치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도구화된 뉴스가 가장 큰 목적일 테고, TV가 다루는 대중문화는 사람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을 미끼나 소스에 불과할 것이다. 문화는 다양성에 대한 소통이다. TV가 그 기능을 상실하고 다른 목적에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면, 우리가 TV를 선택할 수 없다면 거부해야만 한다. 이제 TV를 끄고, 뉴스를 꺼야만 한다. TV가 없던 시절로 돌아가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어야 한다. 우리의 삶과 모습, 현실이 적나라하게 보일 것이다. 타인과의 소통이 바로 문화라는, 우리가 지금 꼭 입어야 하는 계절에 맞는 옷이다. TV를 꺼야만 가능한 옷이다.
  • [정보마당] 쇼핑·구인·구직·교육소식

    [쇼핑] ●홈플러스 28일까지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설 상품권을 사전 판매한다. 500만원 이상 구매고객에게 구매 시점과 액수에 따라 상품권을 추가 증정하는 등 행사 기간과 혜택을 확대했다. 법인 전용 마일리지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여 100만원 이상 구매하면 금액의 0.1%를 적립해준다. ●CJ푸드빌 중국레스토랑 차이나팩토리가 올 한해 동안 신메뉴 시식회, 이벤트 행사 등에 참석해 서비스를 평가할 모니터요원 ‘테이스티클럽’ 5기(20명)를 모집한다. 4일부터 27일까지 홈페이지(www.chinafactory.co.kr)에서 신청 가능하다. 선정되면 월 1회 동반 1인 포함 차이나팩토리 무료 식사권과 VIP시식회 참석 기회 등이 부여된다. ●굽네치킨 쇼핑몰 굽네몰(www.goobnemall.com) 요리사 신효섭씨의 요리교실 참가자를 6일까지 모집한다. 16명(7일 발표)을 뽑아 15일 신효섭 셰프 요리연구소에서 열리는 요리교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채요리부터 2개의 메인 요리와 후식까지, 신씨가 제안하는 건강에 좋은 총 4가지 음식을 같이 만들어 볼 수 있다. ●맥도날드 온라인 주문·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맥딜리버리 웹사이트 (www.mcdelivery.co.kr)에서 주문을 받으며 메뉴와 가격, 배송예상 시간 등도 알려준다. 24시간 이용 가능하며 아침 메뉴에서 야식까지 골고루 주문할 수 있다. ●광동제약 6일까지 홈페이지(www.ekdp.com)에서 새해 소망 메시지 이벤트를 진행한다. 돈, 사랑, 다이어트, 건강, 승진, 금연 등의 키워드를 선택해 복주머니에 담고 소망 메시지를 적어 응모하면 된다. 8일 담청자를 발표해 비타500, 옥수수 수염차 등을 제공한다. ●키엘 16일까지 페이스북(www.facebook.com/kiehls.korea)에서 울트라 촉촉 이벤트를 진행한다. 친구나 가족의 마음을 감동시킬 메시지를 작성하면 작성자와 수신자 모두에게 인기제품인 ‘울트라 훼이셜 크림’(3㎖), ‘미드나잇 리커버리 컨센트레이트’(2㎖)를 체험할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한다. 선착순 1만명에게 지급하며 추첨으로 100명을 뽑아 상품도 증정한다. ●롯데백화점 본점 영플라자는 13일까지 소녀시대 신규앨범 팝업스토어를 연다. 롯데백화점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소녀시대’ 멤버들의 이미지를 활용한 쿠션, 모자 등 상품뿐 아니라 신규앨범 ‘아이 갓어 보이(I got a boy)’도 판매한다. ●ABC마트 20일까지 대한적십자사와 함께 소아암을 비롯해 희귀병을 앓고 있는 취약계층 아동을 후원하는 흙 묻은 운동화(Dirty Shoes) 캠페인을 진행한다. 기간 동안 120여개 매장에서 판매된 아동화의 수익금 중 1%를 희귀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아들의 치료비와 생활비로 지원한다. ●제일모직 아웃도어 브랜드 빈폴아웃도어가 6일까지 고객 감사 대잔치를 벌인다. 다운점퍼와 팬츠를 세트로 구매하는 고객에게 3만원 모바일 금액권을 31일까지 증정한다. 금액권은 2월 한달 동안 사용할 수 있다. 빈폴아웃도어 전국 매장을 비롯해 빈폴닷컴(www.beanpole.com)에서도 진행한다. ●GS샵 겨울방학을 맞아 바티칸 박물관전 초대권(2만 8000장)을 쏜다. 27일까지 ‘GS샵 인터넷 쇼핑몰(www.gsshop.com)과 모바일GS샵(m.gsshop.com)의 ‘바티칸 문화탐방’ 페이지에서 응모버튼을 눌러 신청하면 매주 수요일마다 2000명씩, 총 1만 4000명을 뽑아 초대권 2장을 증정한다. 주 1회 응모 가능하며 초대권은 휴대전화 문자로 발송된다. ●SK텔레콤 온라인 직영 쇼핑몰인 T월드샵(www.tworldshop.co.kr)에서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푸짐한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18일까지 펼친다. T월드샵 아이디당 한번 참여 가능하며 개통 철회 고객은 제외된다. ●KT 올레마켓 이용자를 대상으로 올레마켓(market.olleh.com) 퀴즈를 풀고 정답을 맞히면 맥북에어, 기프티쇼 등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이벤트는 다음달 4일까지며 참여 고객에게는 9종의 인기 유료앱도 무료로 준다. ●안랩 안랩 PC주치의 컴퓨터 출시 이벤트(shop.ahnlab.com)를 다음달 28일까지 진행한다. 안랩 PC주치의 컴퓨터 구매 후 동봉된 V3 365 클리닉 제품을 등록한 고객에게 스타벅스 커피 기프티콘, 국민관광 상품권 등을 증정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오피스 프로그램인 오피스 365를 10인 미만 기업을 대상으로 90일간 무료 체험할 수 있는 프로모션을 2월까지 펼친다. 신청은 홈페이지(www.office365.com)에서 가능하다. ●파비스 비만 탈출 힐링 캠프를 5~15일 자사의 홍천 힐링타운에서 진행한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3박 4일(1인당 18만원) 또는 9박 10일(1인당 54만원)로 진행되며 체성분 검사, 효소를 이용한 식이요법을 비롯해 요가 및 명상, 산행, 썰매타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구성돼 있다. 자세한 사항은 카페(cafe.naver.com/anyzyme4u) 및 블로그 (blog.naver.com/anyzyme4u) 참조. (033)435-3472. [구인·구직] ●LG MMA 영업, 지원, R&D 부문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다. 9일까지 사람인 채용 홈페이지(lgmma.saramin.co.kr)에서 지원할 수 있다. ●신성통상 구매소싱본부 니트소싱팀, 패션영업본부 VMD팀 등 4개 부문에서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접수는 6일까지 이메일(nich@ssts.co.kr)로 해야 한다. ●현대종합금속 구매, 공무, 출하, 원가관리 부문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지원은 8일까지 홈페이지(www.hyundaiwelding.com)에서 할 수 있다. ●서한그룹 생산관리, 연구개발, 가공생산 등 20개 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모집한다. 8일까지 홈페이지(www.seohan.com)에서 접수한다. ●삼화페인트공업 R&D, 영업, 감리 등 11개 부문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다. 입사지원서는 홈페이지(www.spi.co.kr)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으며, 접수는 우편 및 방문으로 받는다.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묘동 125번지 삼화페인트공업이다. ●동성하이켐 R&D, 공장혁신, 영업, 영업관리 분야 신입 및 경력사원을 뽑는다. 지원은 4일까지 홈페이지(www.i-chemex.com)에서 할 수 있다. ●삼강엠앤티 도장파트와 품질보증팀 경력사원을 뽑는다. 6일까지 이메일(recruit@sam-kang.com)이나 사람인 온라인 입사지원을 통해 접수하면 된다. ●쌍용정보통신 공공 및 엔터프라이즈 영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등 6개 분야에서 신입 및 경력사원을 채용한다. 홈페이지(www.sicc.co.kr)에서 지원서 양식을 다운받아 작성하여 4일까지 이메일(recruit@sicc.co.kr)로 접수 해야 한다. 자료: 사람인(www.saramin.co.kr) ●한국수자원공사 고졸 운영직 신입 ○○명을 모집한다. 4일까지. 고졸검정고시 합격자는 과목별 성적 평균이 80점 이상에 관련분야 자격증 보유자. 인터넷(www.kwater.or.kr) 접수. ●성동구치소 시설관리 기간제 근로자 1명을 모집한다. 남성만 응시 가능. 4일까지. 응시원서 접수처는 성동구치소 총무과(02)402-9131~4. ●창원시 지방계약직 공무원 3명을 모집한다. 국제협력·통상지원(영어 및 중국어 각 1명) 및 도시경관 업무 1명. 4일까지. 문의(055)224-2805. ●국립중앙도서관 국립장애인도서관 내 업무보조 기간제 근로자 1명을 모집한다. 4일까지. 신분은 공무원을 보조하는 근로자. 이메일(khorchid@korea.kr) 접수. ●충북발전연구원 충북공공투자분석센터 위촉연구원 1명을 채용한다. 10일까지. 이메일(kskim@cri.re.kr) 접수.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온실가스 감축관리 전문계약직 가급 및 나급 공무원 각 1명을 채용한다. 14일까지. 채용 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014년 9월 30일까지. 접수처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www.gir.go.kr). ●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 10일까지 동식물 전문가 5명 채용. 수의전문테크니션 1명 , 온실 식물관리 3명, 야외공간 식물관리 1명. 계약기간은 임용 시부터 2013년 12월31일까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ecoplex.go.kr). ●울산시 개방형 직위 감사관 1명을 모집한다. 7~11일.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ulsan.go.kr) ‘시험정보’란 참고 또는 총무과(052-229-2441)로 문의. ●전라북도교육청 홍보기획 전임 계약직 1명을 모집한다. 원서 접수 8~10일, 대리 및 우편접수 불가. 자세한 사항 홈페이지(www.jbe.go.kr). ●한국보건복지인력원 보건교육사업분야 과제연구원 1명을 채용한다. 채용 기간은 21일~2013년 12월 31일. 접수는 13일까지. 이메일(1004@kohu.or.kr). 문의는 보건교육부(043)710-9293. ●국립재활원 장애인 대상 운전교육강사 2명과 행정보조원 1명을 채용한다. 근무기간은 2013년 12월 31일까지, 접수기간은 11일까지.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nrc.go.kr). 문의 장애인운전지원과(02)901-1553. ●전략물자관리원 2013년 청년인턴을 채용한다. 6일까지. 이메일(recruit@kosti.or.kr) 접수. [교육소식]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독서활동과 경험을 통헤 독서를 생활화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2013년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는 7일(월)부터 11일(금)까지는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책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라는 주제로 독서교실을 연다. 고대 인쇄술에서부터 오늘날의 전자 출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의 위대한 문화유산인 책과 출판을 주제로 하여 우리 책의 우수성을 알려주고 문화적 자부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도록 마련됐다. 이어 14일(월)부터 18일(금)까지는 중학생을 대상으로 ‘십대, 성장소설을 읽다-나 알기, 너 이해하기’라는 독서교실을 갖는다. 청소년기의 갈등과 혼란을 잘 그려낸 청소년 성장소설을 읽음으로써 청소년들 간의 진지하고 솔직한 소통을 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또 수능시험과 학업에 지친 청소년과 초등학생들을 위해 5일(토)부터 27일(일)까지 특별영화도 상영할 예정이다. 문의 (02)3413-4882. ●겨울방학 청소년 프로그램 올 겨울방학에는 서울시내 곳곳에서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취미활동과 해외문화 체험, 스포츠활동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서울시는 38개 청소년시설을 중심으로 건강·취미활동, 취약계층 학습 지원, 가족 활동 프로그램, 선진문화체험 등 4개 분야 모두 536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1만 250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할 수 있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강·취미활동 분야에서는 스키·스노보드·눈썰매 등과 소설가에게 배우는 글쓰기 강습, 방송댄스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됐다. 청소년지원단의 일대일 학습멘토나 대학교 캠퍼스 탐방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무료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관심 있는 학생들은 청소년 프로그램 포털 사이트인 유스내비(www.youthnavi.net)에서 모든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2013학년도 겨울방학시즌을 맞아 기획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그리고 어린이전용 미술관인 ‘에듀스튜디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청소년과 어린이들에게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설치미술 등 다소 생소한 현대미술의 장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맞춤형 워크북을 개발해 미술관을 좀 더 친숙한 존재로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과천관 제1전시실에서는 다음달 24일까지 ‘임충섭 달, 그리고 월인천지전’과 연계한 청소년 대상 감상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작가 및 작품에 대한 비평 감상교육을 하고 작품을 보고 느낀 감성을 글로 표현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해 4월 교육형 전시공간으로 새롭게 개편된 어린이미술관 에듀스튜디오는 약 20만명의 어린이 관람객이 이곳을 다녀갔다.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자세한 내용 및 신청은 어린이미술관 홈페이지(www.moca.go.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육기부 프로그램 교육과학기술부는 올 겨울방학 동안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전·대구·강원 등 전국 각지에서 교육청과 대학, 공공기관 등 다양한 교육기부 주체가 참여하고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지역과 여건에 따라 자신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찾아서 신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대구에서는 영진전문대학 사회복지과에서 참여하는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강원도에서는 대학생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나눔과 베품’에서 진행하는 4박 5일 일정의 자전거 트레킹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사이트에서는 지역이나 주제에 따라 자신이 받고 싶은 교육기부를 신청하면 교육기부를 하는 단체 또는 기관과 매칭을 해주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어 맞춤형 교육기부와 활용이 가능하다. 다양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찾으려면 교과부 교육기부 사이트(www.teachforkorea.go.kr)로 접속하면 된다.
  • [주목할만한 문화계 인사들] 보고싶어, 봉 감독 설국열차… 궁금해, 싸이 후속곡

    [주목할만한 문화계 인사들] 보고싶어, 봉 감독 설국열차… 궁금해, 싸이 후속곡

    서울신문은 최근 문학·학술·영화·공연·방송·가요·클래식·미술 등 각계 전문가 52명에게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지난 12월 24일 자 19면 참조)하면서 새해에 가장 주목해야 할 문화계 인사도 물었다. 총 39명(혹은 단체)이 후보로 거론됐다.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인물은 영화감독 봉준호(44)다. 6명이 추천했다. 2000년 ‘플란다스의 개’로 데뷔한 이후 ‘살인의 추억’(2003년·서울 191만명), ‘괴물’(2006년·1301만명), ‘마더’(2009년·301만명)까지 한 번도 실망을 시킨 적이 없다. 평단의 열광적 지지를 끌어낸 것은 물론 데뷔작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은 흥행도 놓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봉 감독에 대한 기대를 표현한 건 올여름 다섯 번째(옴니버스영화 ‘도쿄’ 제외) 장편영화 ‘설국열차’로 돌아오기 때문. 봉 감독의 첫 공상과학(SF)영화인 데다 한국영화의 또 다른 간판 박찬욱(50)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면서 기획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CJ E&M의 책임투자로 순제작비만 4000만 달러(약 429억원)가 들어갔다. 송강호와 고아성을 비롯해 크리스 에번스와 에드 해리스, 틸다 스윈튼, 존 허트, 옥타비아 스펜서 등 할리우드의 A급 배우들이 동참했다. ‘설국열차’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국내에서 1200만 관객을 동원해 봤자 순제작비도 못 건지기 때문. 지난 11월 ‘킹스스피치’와 ‘아티스트’를 배급했던 미국의 와인스타인 컴퍼니가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배급권을 확보함에 따라 한국영화로는 처음 북미 등에서 대규모 개봉(와이드 릴리즈) 형태로 배급된다. 김의석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영화계 인사는 물론, 소설가 임성순과 뮤지컬제작자인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 등도 “봉 감독의 ‘설국열차’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의 문화예술인’ 조사에서 영화감독 김기덕에게 1표 뒤진 2위를 했던 가수 싸이(36)가 올해 기대되는 인물에서도 ‘넘버 2’를 지켰다. 4명이 그를 꼽았다. 지난해 ‘강남스타일’로 유튜브 조회건수 10억뷰 돌파를 비롯해 미국 빌보드 싱글차트 2위, 영국 UK차트 1위를 정복하는 등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던’ 싸이에겐 후속곡 성패가 관건이다. 싸이는 2~3월쯤 미국 등 세계 시장을 겨냥해 새 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싸이의 미국 활동을 총괄하는 매니저 스쿠터 브라운은 최근 한 시상식에서 “(싸이에게 힙합뮤지션 겸 프로듀서인) MC 해머와의 협업을 제안했다. 영어가 조금 들어가겠지만 한국어 가사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드라마 제작사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는 “싸이가 곧 출시할 세계 앨범이 또 얼마나 큰 열풍을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노래를 부를 정도가 됐으니 말이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도 “올 초 전 세계에 앨범을 발표하는 싸이가 또 다른 재미와 비주얼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스터리 스릴러 ‘스토커’로 할리우드 데뷔전을 치르는 박찬욱 감독은 3명의 추천을 받았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3),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 등 내놓는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던 박 감독이 4년 만에 내놓는 복귀작이자 그의 첫 영어 영화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썼고, 니콜 키드먼을 비롯해 미아 바시코브스카, 매튜 구드가 출연했다. 3월 1일 북미 개봉을 앞두고 17일부터 열리는 제29회 선댄스영화제에서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이 밖에 피아니스트 김선욱(25)과 김다솔(24), 손열음(27)도 나란히 2명의 지지를 얻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2013 신춘문예-평론 당선작]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들/유인혁

    1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 이집트의 영조(靈鳥) 피닉스는 수명이 다하면 헬리오폴리스에 있는 태양의 신전으로 날아가 스스로 불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타오르는 화염 속에서 피닉스는, 이윽고 새로운 생명을 얻어 다시 태어났다. 그래서 이 영조는 불사조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보르헤스는 불 속에서 파괴되며 재생하는 이 영원한 순환을 묘사한 적이 있다. ‘원형의 폐허들’의 주인공은 ‘불의 신전’에서 한 소년을 만들었다. 그는 꿈속에서 소년의 폐동맥과 심장, 뼈대, 눈꺼풀, 셀 수 없이 많은 머리카락 등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생생하게 떠올렸다. 정교한 상상 속에서, 소년은 마침내 실체가 되어 현신했다. 그런데 이 창조자는 소년이 언젠가 자신이 환영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챌 것이라 걱정했다. 불의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에게 비밀을 누설하는 것은 결국 불이 될 것이다. 환영은 불에 탈 리가 없으므로, 언젠가 소년은 불에 닿았을 때 자신의 비밀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고민으로 천일 하고도 하루 동안 노심초사하다가 불타는 신전으로 뛰어들었다. 이 기나긴 고민을 끝내줄 죽음을 기다리면서. 그러나 불타는 폐허 안에서, 그는 자신이 불에 타지 않음을, 그러니까 자신도 누군가의 환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다면 소년 또한 먼 훗날 환영을 만들 것이다. 이 과정은 영원히 반복 되리라…. 피닉스와 보르헤스의 환영은 모두 반복을 통해 영원을 성취한다. 그것은 끝없이 뻗어나가는 직선이 아니라, 영구히 되돌아오는 원환이다. 그러니까 끝이 무한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새로운 시작이 펼쳐진다는 뜻이 아니다. 이 이야기의 진정한 메시지는 바로 반복이다. 끝에 도달했을 때, 모든 것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끝과 무한(無限). 최근 소설쓰기 자체를 주제로 삼은 일련의 메타픽션 속에서 발견되는 문제는 참으로 이렇다. 한유주는 “내가 쓰고 싶었던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 나는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베끼고 또 베낀다”(한유주, ‘농담’,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30쪽)고 말한다. 이때 새로운 글쓰기는 불가능한 것으로 제시된다. 대홍수가 인간의 문명을 송두리째 박살낸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창작의 가능성은 이 세상과 함께 종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한유주는 끈질기게 자신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한유주는 자기 글쓰기의 한 조건으로 ‘이야기의 끝’을 상정하고 있다. 이미 “이야기는 오래전에 모두 매진되” (한유주, ‘죽음의 푸가’, “달로”, 문학과지성사, 2006, 48쪽)어서 그 어떤 처녀작도 새로 쓰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최제훈은 끝없는 이야기의 모델을 보여준다. 너무나 많은 것들이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다”는 사실은 오히려 충만한 자유를 제공한다. ‘괴물을 위한 변명’에서 “프랑켄슈타인”을, ‘퀴르발 남작의 성’에서는 흡혈귀 전설을, ‘셜록 홈스의 숨겨진 사건’에서는 셜록 홈스의 이야기를 솜씨 있게 패러디했던 그는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애거사 크리스티, 에도가와 란포, 오스카 와일드, 스티븐 킹, 로베르트 비네 등을 종횡무진 누빈다. 기성의 작품이 많으면 많을수록, 최제훈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한유주에게 제약이었던 것이 그에게는 기회요, 즐거움이 되는 것이다. 최제훈은 바로 이러한 조건 아래서 “완성되는 순간 사라지고, 사라지는 순간 다시 시작되는 영원한 이야기” (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82쪽)를 상상했다. 2 플롯 없는 소설들 왜 차라리 ‘소설의 끝’이 아니라 ‘이야기의 끝’인가.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에서 진실로 끝나버린 것은 바로 플롯이다. 바꿔 말해 시작과 끝을 유기적으로 형성하는 서사가 부재하고 있다. 한유주의 소설에서 내용이 짐작 가능한 이야기는 드물게 출현한다. 한유주의 소설은 대부분 그녀의 의식을 (불)투명하게 묘사하는 데 진력할 뿐이다. 무엇인가 사건이 일어났을 경우, 그 진위는 참으로 모호하다. ‘흑백사진사’에서 ‘아이’는 유괴당한 지 일주일 만에 목이 졸려 살해됐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 소설의 화자는 납치된 지 나흘 째 되는 날 풀려났고 중학생이 되어 사건을 회상하고 있다. 이 의도적인 교란은 화자의 모든 진술을 믿을 수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때 이야기는 진술들의 나열일 뿐이지 통일되고 연속적인 흐름을 형성하지 못한다. 심지어 한유주의 소설에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단위로서의 사건(event)도 없다. 그녀의 소설에서는 사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한유주는 어떤 행위를 묘사하거나 진술한 다음, 곧바로 그것을 부정한다. 누군가 담배를 피웠는데 “연기는 나지” 않고 “재는 떨어지지”(한유주, ‘재의 수요일’,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208쪽) 않는다는 식이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소설 속의 내용이 사실 허구(虛構)라는 점을 계속해서 인식시킨다. 이것은 부정문이 거의 사용되지 않는 소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를테면 ‘허구0’에서 한유주 본인으로 짐작되는 화자는 현재진행형 시제의 문장을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 행동, 계획들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허구0’이라는 제목은 이 모든 진술들이, 그러니까 가장 투명하게 작가의 머릿속을 베껴낸 이 문장들이 모두 거짓이라고 암시한다. ‘불가능한 동화’ 역시 같은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부정문, 혹은 명명(命名)을 통해 이루어졌던 일들이 이제 소설의 형식 자체를 통해 실천된다. 이 소설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우선 앞에서는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소녀의 테러리즘을 다룬다. 이 소녀는 반 급우들의 일기에 “나도 죽여보고 싶다”, “바늘 끝은 뾰족하다”, “불은 뜨겁다” 따위의 문장들을 몰래 적어 넣었다. 선생님은 이 테러의 진의를 알 수 없다. 그는 아이들에게 성을 내지만, 이것이 왜 나쁜 행동인지는 좀처럼 설명할 수 없다. 이 교실에는 “없어진 것도, 사라진 것도 없”으므로. 그저 “의미도 불분명하고 출처도 없는 문장들이 있을 뿐”이므로(한유주, ‘불가능한 동화’, “문학과 사회” 2011년 겨울호, 165쪽) 이것은 타인의 문장에 가해진 목적이 불분명한 테러인 것이다. ‘불가능한 동화’는 이렇듯 모호한 폭력을 가한 소녀를 중심으로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발아시킨다. 이름이 주어지지 않으므로 소녀의 정체는 미스터리이다. 그녀가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는지도 알 수 없다. 한편 소녀는 미아라는 급우가 자신의 범행을 알고 있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그래서 소녀는 미아를 살해하고 도망친다. 이제 우리는 미스터리의 해결(소녀는 누구인가)과 서스펜스의 지속(소녀는 잡힐 것인가)을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다만 한유주는 어느 대학의 문예창작학과에서 글쓰기 강의를 하고 있는 한 여성을 조명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수업 도중 강의실 뒤편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그 아이는 바로 ‘소녀’. 자기 소설의 주인공이었다. 아이는 마치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괴물처럼 자신의 창조주를 찾아온 것이다. 그리고 왜 자신을 끔찍한 모습으로 창조했는지 따져 묻는다. 이제 한유주는 앞선 이야기가 모두 허구였음을 고백하고, 허구란 대체 무엇인지 설명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한유주 소설의 시그니처와 같은 부정문은 형식의 차원으로 확장된다. 그녀는 말한 다음, 바로 부정한다.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제시한 다음 그것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노라고 고백한다. 이것은 마치 만다라와 같은 작업이다. 형형색색의 모래를 뿌려 만들어지는 이 신성한 그림은, 완성과 동시에 물에 씻겨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유주가 가지고 있는 언어에 대한 회의 때문에 생겨났다. 그녀는 언어가 현실을 재현할 수 있다는 믿음을 좀처럼 갖지 못한다. 이는 사전에 대한 불신 속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K에게’에서 사전은 “모두 다섯 권이었지만, 첫 번째 사전부터 마지막 사전까지 합친 두께가 손바닥 한 뼘을 넘지 않”는 “무성의한 생일 선물”에 불과하다. 그것은 “조야한 방식으로 선별된 하나의 작은 세계”를 펼쳐 놓고, “수수께끼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드러낼 뿐 아무런 해답도 내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한유주는 “백과사전이라는 이름은 틀린 것”이라고 진술한다(한유주, ‘K에게’,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72~73쪽). 사전이 결코 세계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언어는 현실을 투명하게 재현할 수 없다. 플라톤이 말한 바와 같이 문학은 세계를 열등하게 모사한 것에 불과하므로, 우리는 문학에서 삶과 현실을 찾아서는 안 된다. 그래서 한유주는 자신의 글이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을 것이”(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 지성사, 2009, 19쪽)라고 선언한다. 언어는 그런 것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언어는, 소설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한유주의 해답은 바로 메타픽션이다. 글쓰기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다. 언어는 결코 현실을 적절히 재현할 수 없으므로 차라리 언어 자체를 재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에게 ‘이야기의 끝’이란 단순히 모든 이야기가 이미 쓰였다는 인식으로 요약되지 않는다. 그것은 이야기가 현실을 재현하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었던 시대가 이미 오래전에 끝났음을 의미한다. 이때 이야기를 쓴다는 것은, 도대체 이야기를 쓸 수 있는지 의심하는 행위가 된다. 이러한 한유주 소설의 특징은 좀처럼 요약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우리는 ‘오이디푸스왕’을 오이디푸스에게 일어난 몇몇 사건들을 중심으로 요약할 수 있다. 라이오스왕의 죽음, 이오카스테와의 결혼, 모호하면서도 분명한 신탁…. 하지만 한유주의 소설을 같은 방식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수고롭게 그러한 작업을 한다고 해도 그녀 소설의 특징은 하나도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이야기를 요약할 수 없다는 것은, 최제훈 소설의 특징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최제훈이 한유주처럼 사건을 부정하기 때문이 아니다. 반대로 최제훈의 소설에서 사건은 너무 많이 일어난다. 다만 그것들은 좀처럼 결말을 향해 회수되지 않는다.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장편소설’로 소개되고 있지만, 실은 ‘여섯번째 꿈’, ‘복수의 공식’, ‘π’, ‘일곱 개의 고양이 눈’ 네 편의 소설이 느슨하게 연결된 연작소설의 형식을 띠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 나오는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의 인물들은 뒤의 세 작품 안에서 조금씩 설정과 역할을 달리하여 변주된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의 연우와 ‘π’의 M은 동일인물로 보인다. 연우와 M은 모두 번역가인데, 자기가 번역을 맡은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운명을 바꾼 일이 있다. 비중이 거의 없는 인물을 슬그머니 죽은 것으로 오역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우가 스페인어 번역가인 데 반하여 M은 일본어 소설을 번역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완전히 다른 죽음을 맞는다. 연우가 눈이 오는 산장에 고립되어 수수께끼의 살인마에게 살해당했다면, M은 소설을 쓰다가 탈진해 쓰러졌다.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는 탐욕스러운 셰헤라자드에게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58쪽). 한 편의 장편소설에서 인물이 복수(複數)의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래도 이상하다. 사실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소설은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고 어떠한 인간도 두 번 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죽음은 삶의 의미를 확정하는 사건이다. 발터 벤야민은 다음과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 “소설에 나타나는 인물들의 삶의 의미는 오로지 그들의 죽음에 의해서만 비로소 해명될 수 있다.”(발터 벤야민, 반성완 편역, ‘얘기꾼과 소설가’,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민음사, 1983, 185쪽). 많은 소설들이 등장인물의 죽음으로 끝난다는 것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적과 흑”은 줄리앙 소렐의 죽음으로 끝나며, “레미제라블”은 장 발장의 죽음으로 끝나고, “보바리 부인”은 엠마 보바리의 죽음으로 끝난다. 그들의 죽음이 삶과 소설의 의미를 확정짓는 것이다. 하지만 최제훈의 소설에서 인물들은 여러 겹의 삶을 살아가고, 복수의 죽음을 맞이한다. 그것은 삶이 아니라 차라리 연극이다. 예컨대 햄릿의 죽음은 연출가의 각색에 따라 매번 달라지지 않는가. 이러한 최제훈 소설의 특징은 그가 중심적으로 사용하는 기법에 의해 촉발되었다. 바로 패스티시다. 한유주 소설이 부정문의 특징을 형식적 차원에까지 확장한 결과라면, 최제훈은 패스티시의 가능성을 극단까지 활용하여 “일곱개의 고양이 눈”을 쓴다. 예를 들어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와 ‘쥐덫’,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을 인용하고 있다. ‘여섯번째 꿈’에서 민규, 현숙, 세나, 연우, 영수, 태식 등은 연쇄 살인범의 세계를 탐구하는 ‘실버 해머’라는 인터넷 동호회의 회원들이다. 이들은 어느 겨울 ‘악마’라는 별명을 가진 회장의 초대장을 받고 산장에 모였다. 그런데 정작 ‘악마’는 나타나지 않고, 회원들은 폭설로 고립된 산장에서 하나씩 하나씩 살해당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들 안에 ‘악마’가 숨어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서는 판사, 사업가, 의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열 명의 사람이 외딴섬에 모인다. 그들은 어느 사업가에게 초대 받았다. 그런데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초대장의 주인은 섬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의 노랫말에 맞추어 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한편 ‘쥐덫’에서도 사람들은 밀실에 갇혀 있다. 이들은 ‘여섯번째 꿈’과 마찬가지로 폭설이 내리는 산장에 고립된 것이다. 그리고 에도가와 란포의 ‘붉은 방’에서 ‘붉은 방 클럽’은 ‘실버 해머’처럼 극단적이고 파격적인 취미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이다. 이때 ‘여섯번째 꿈’은 애거사 크리스티와 에도가와 란포의 소설을 인용하고, 수정하는 가운데 쓰였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여섯번째 꿈’은,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다른 소설을 재현하는 글쓰기이다. 소설의 인물이 두 개의 죽음을 경험하는 이유는, 그들이 각각 다른 이야기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제훈의 소설에는 이야기만 있을 뿐 그 이야기가 재현하는 인간의 삶이 없다. 그런 것은 도무지 중요하지가 않다. 이야기가 인간을 설명하기 위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인물들이 선택되는 것이다. 이때 소설에서 인간적 삶의 내용은 사라지고 주인공은 그저 한 기능으로 퇴락한다. 그러니까 “돈키호테”에서 이 우스꽝스러운 기사는 다만 “무관한 일화와 에피소드의 모음으로 떨어져 버릴지도 모르는 것에 통일을 주기 위해”(프레드릭 제임슨, 윤지관 옮김, “언어의 감옥”, 까치, 1977, 61쪽) 고안되었다는 식이 된다. 소설은 한 인간의 삶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야기 재료들의 짜깁기가 되는 것이다. 3 전문가로서의 작가 그래서 패스티시의 소설은 반인간적이다. 소설 속의 인간에게 고유한 삶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패스티시는 소설 바깥의 인간에게서도 존엄성을 빼앗는다. 그러니까 소설을 쓰고 있는 작가에게서 창조주의 권위를 앗아간다. ‘π’에서 M은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려고 한다. 그런데 그의 직업은 소설가가 아니라 번역가이다. 즉, 그는 타인의 언어를 거쳐야 비로소 무엇인가를 쓸 수 있는 존재이다. 이는 M이 결코 글쓰기의 주체가 아니라는 점을 암시한다. M은 어느 날 아름다운 여인을 만났다. 그녀는 밤마다 M에게 으스스한 이야기를 속삭인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M이 쓰고 있는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M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셰헤라자드이자, M의 영감의 원천이 되는 뮤즈이기도 하다. 그런데 셰헤라자드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소설이 되기 위해서, M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이는 맵시벌의 다큐멘터리에서 우의적인 방식으로 설명된다. 맵시벌은 거미의 몸에 알을 깐다. 세월이 흘러 다 자란 “유충은 쓸모없어진 거미의 몸을 뚫고 밖으로” 나간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기 위해 숙주의 목숨이 희생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M은 “맵시벌 다큐멘터리를 전에도 본 것 같았다”(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244쪽). 채널을 돌려도 화면에는 계속 맵시벌만 나타났다. 여기서 M은 사실 환상적인 방식으로 자신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다. 그의 배역은 다름 아닌 거미인데, 이야기가 완성되자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은 상태가 되었던 것이다. M의 운명은 롤랑 바르트가 ‘저자의 죽음’이라고 지칭했던 현상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바르트가 주장한 바, 근대적 글쓰기는 “수많은 문화의 온상에서 온 인용들의 짜임”(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32쪽)이다. 이때 작가는 작품의 유일하고도 온전한 ‘아버지’가 아니다. 그는 마치 신이 인간을 창조하듯이 소설을 쓰지 않는다. 그는 다만 다른 소설을 베끼는 필경사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저자의 죽음은 단지 M의 운명을 통해 우의적으로 표현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 문학론은 실제 ‘π’의, 그리고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작법(作法)을 통해 실현된다. ‘π’는 그 자체로 “인용들의 짜임”이다. 우선 우리는 “천일야화‘의 이야기꾼인 셰헤라자드의 흔적을 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독일 표현주의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의 영향을 감지하게 된다. ‘π’의 액자 속 주인공 하루는 어느 터널에 49일이나 갇혀 있었고, 결국 미쳐버렸다. 그는 이제 정신병원에 있다. 그리고 정신병원의 의사, 간호사, 동료 환자들을 상상 속에서 변형시키며 계속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로베르토 비네가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에서 한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프란시스는 박람회에서 칼리가리 박사의 상자를 보게 된다. 그 상자에는 체사레라는 몽유병 환자가 누워 있다. 체사레는 프란시스의 약혼녀인 제인의 죽음을 예언하는데, 칼리가리 박사는 이 예언을 실현시키기 위해 제인을 살해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이상의 이야기는 매우 기이하다. 비현실적이며 악몽을 닮아 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정신병원에 수감된 프란시스가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칼리가리 박사는 정신병원의 원장이며, 체사레는 병원의 직원이다. 제인은 프란시스와 마찬가지로 정신병을 앓는 환자였다. 프란시스는 자신의 망상 속에서 이들 인물을 변주하여 이야기를 자아내고 있었던 것이다.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드는 이러한 아이디어는 이미 대중문화 안에서 여러 번 변주된 바 있다. 최근에는 리들리 스콧의 ‘토탈 리콜’(1990)이나 알레한드로 아메나바르의 ‘오픈 유어 아이즈’(1997),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2001), 마틴 스코세이지의 ‘셔터 아일랜드’(2010)에서 활용되었다. 요컨대 이미 널리 알려진 수법이라는 뜻이다. 그런 만큼 최제훈은 자신의 아이디어가 독창적이지 않다는 것을 넌지시 인정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단 한 편의 완벽한 미스터리 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 작가의 역할은 사실 보잘 것 없는 것이다. 작가는 이제 독창적인 트릭을 고안하지 않는다. 오히려 타인의 트릭에 의존한다. 다만 그 트릭을 끊임없이 변주한다.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을,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붉은 방’을…. 이때 최제훈은 “일곱 개의 고양이 눈”의 창조자라 할 수는 없다. 그는 저자가 아니다. 자기 작품의 “유일하고 동일한 목소리”(롤랑 바르트, ‘저자의 죽음’, “텍스트의 즐거움”, 동문선, 1997, 28쪽)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타인의 언어와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있으므로 자기 작품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돈키호테가 서로 다른 우스꽝스러운 사건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인 것처럼 그는 서로 다른 이야기의 묶음에 통일을 부여하는 기능이다. 이제 소설의 인물과 작가는 모두 하나의 기능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렇다면 최제훈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아마 창조는 아닐 것이다. 다른 사람의 피조물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노동일까? 그는 문화산업의 많은 ‘크리에이터’(creator)들이 하고 있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불가사리’(1962)가 ‘고질라’(1956)를 참조하고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 ‘지상 최후의 사나이’(1964)를 차용하는 것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는 다만 진귀한 구경거리(spectacle)를 생산하고 있는 것인가? 반쯤은 옳다. 그는 창조하기보다 생산한다. 그것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부품을 조립하여 완제품을 만드는 과정에 비유할만한 것이다. 아마 “안에서부터 파먹”혀 “거죽만 남”아버린 M의 모습은 초과노동에 시달리는 어느 현대 노동자의 비유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좀처럼 잠을 자지 못하지 않는가. 하지만 최제훈은 뒤샹이 예술가인 만큼은 예술가이다. 레디메이드를 활용하더라도 그것을 조합하는 방식은 자유에 맡겨진다. 아무리 풍부한 재료가 주어진다고 하더라도 아무나 그것에 형식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뉴욕의 어느 배관공이 ‘샘’을 만들어낼 가능성은 정말이지 없다. 뒤샹 스스로 인정했듯이, “당신의 가능성은 나의 가능성과 같지 않은 것이다”(“Your chance is not the same as my chance.” (Calvin Tomkins, The Bride and the Bachelors: Five Masters of the Avant-Garde, Penguin, 1968, p.33)). 여기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전문가(specialist)로서의 작가이다. 무엇인가 짜깁기를 하기 위해서는, 그 재료를 많이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재료가 많으면 많을수록 짜깁기의 예술은 풍성해질 수 있다. 이것은 규칙을 잘 알고 있는 사람만이 참가할 수 있는 게임이다. 그래서 최제훈은 자신의 생산물로부터 완전히 소외된 노동자로 볼 수 없다. 자기가 조작하는 이야기의 관습을 썩 훌륭하게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점을 좀처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 같다. 한유주는 ‘저자의 죽음’을 자신에게 주어진 문학적 조건으로 뼈아프게 인식하고 있다. 이미 “문장들은 모두, 오래전부터, 당신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심지어 미리 “읽어본 적이 없는 문장”들을 적을 때도 그것은 베끼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유주는 “모든 사물들은, 혹은 모든 사물화 된 문장들은, 일종의 자연사 박물관에 귀속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르면 도서관의 어느 서가에 진열된 책들은 모두 일종의 “전시된 죽음들”이며, “검은 플라스틱판에, 흰 글씨로 이름을” 새겨 넣은 명패가 달린 박제이다(한유주, ‘자연사 박물관’,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87쪽). 한유주는 이러한 조건을 순순히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우리는 그녀가 누구를 참조하고 있는지, 도대체 누구를 ‘베끼고’ 있는지 알아채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예컨대 ‘허구0’이라는 제목은 “픽션들”이라고 하는 보르헤스의 단편집 표제를, 그리고 “얼음의 책”이라고 하는 표제는 ‘모래의 책’이라고 하는 보르헤스 단편의 제목을 떠올리게 만든다. 허구의 영점(零點)과 허구의 복수형은 분명한 대비를 형성한다. 거기에 만들어지자마자 모두 녹아 사라지는 얼음의 책과, 영원히 모래처럼 변화하며 두 번 다시 같은 페이지를 펼칠 수 없는 모래의 책은 모두 의미가 고정되지 않거나, 아예 사라지는 책을 상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추측에 지나지 않으며, 그녀는 주의 깊게도 단서를 남겨놓지 않았다. 이것은 한유주 스스로 어떤 작품을 베끼고 있다고 주장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인력이거나, 척력이거나’ 세 편의 작품을 통해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끼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상의 작품들에서 발견되는 것은 오히려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와 달라지려 하는 한유주의 부단한 노력이다.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는 연극에 대해 논문을 쓰려는 한 사내가 어느 광인을 만난다는 이야기이다. 이 광인은 자신이 22년 전에 살해한 여성의 옷과 구두를 몸에 걸치고 있다. 한유주는 ‘자연사 박물관’에서 이 짤막한 이야기의 틈을 헤집고 억지로 자신의 언어를 밀어 넣는다. 한유주는 이 사내와 광인을 각각 트리스탄과 햄릿이라 명명하고, 그들의 조우에 복잡한 운명을 부여한다. 그런데 아마 한유주가 토마스 베른하르트라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면,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의 흔적을 알아챘을 것이다. 이 두 소설의 공통점이란 시간을 물어보는 행위, 다리 위에서의 대화 등 몇몇 지점에서 눈치채기 어려운 방식으로만 나타난다. 아무리 주의 깊은 독자라도 이 정도의 단서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토마스 베른하르트의 흔적을 알아채는 것은 훨씬 어려워진다. 주인공 하령은 대재앙이 닥쳐 대륙의 절반이 물에 잠기고, 인구의 절반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소설을 쓰고 있다. 그녀는 ‘희극입니까? 비극입니까?’를 베껴서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를 쓰려 한다. 하지만 그녀가 베끼려고 하는 소설은 책장에 없거나, 아니면 물에 젖어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다. 무엇인가 베끼는 것이 도무지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189쪽). 하령은 무엇인가 참조할 때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결말과는 다른” 페이지들을 마주하게 된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3쪽). 그래서 하령의 베끼기는 계속해서 원작과 달라진다. 이것은 굉장히 수고로운 작업이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야기와 언어의 관습들을 익혀야 한다. 이미 모든 이야기들은 다른 사람에 의해 기록되었으므로, 잠깐의 방심은 ‘베끼기’로 이어질 것이다. 이것은 표절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모든 멜로디를 검토하는 작곡가나, 신기술을 개발하기 전에 기존의 특허를 검토하는 기술자의 태도에 비견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한유주는 이러한 자신의 노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한유주는 담담하게 토로하고 있는데, “언어는 진화하지 않고, 문학은 진보하지 않”는다. 그저 베끼는 와중에 조금씩 변화할 뿐이다. 그것은 진화의 개념이 사라진 돌연변이와 같다. 대재앙 이후의 세계에서 호랑이는 아가미를 발달시켰다. 물에 잠긴 세계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도 이것이 “진화인가 퇴화인가” 말할 수 없다(한유주,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 “나의 왼손은 왕, 오른손은 왕의 필경사”, 문학과지성사, 2012, 201쪽). 한유주의 소설 역시 ‘자연사 박물관’에 박제된 모습과는 다른 형태로 제시된다. 그녀의 ‘베끼기’가 박제를 변형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작업이 문학을 ‘진보’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력이 다만 돌연변이 하나를 만들어 내는 것에서 그친다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끝’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의 세계에서 새로운 글쓰기의 가능성은 인류와 함께 절멸했다. 이 ‘끝’에서 문학은, 그리고 글쓰기는 과거의 박제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그런 것은 불가능하다. 이미 창조의 엿새는 오래전에 지나가 버렸으므로. 4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 ‘이야기의 끝’이거나 ‘끝없는 이야기’이거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새로움’의 쇠퇴이다. 이제 작가는 매우 제한적인 방식으로 무엇인가를 만든다. 그는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없으며, 다만 기왕의 설계도를 다소 변형시키는 선에서 만족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유주와 최제훈의 작품이 새롭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자신이 타자의 언어를 베끼고 있음을 드러내지만, 그들의 작품은 전에 없이 독특하다. 우리는 아무렇게나 펼친 페이지에서도 한유주의 문체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부정문을 사용하는 방식은 참으로 고유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최제훈은 기성의 관습들을 짜깁기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마치 괴물처럼 낯설다. 이것은 개인의 창조성을 부정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예술가들이 역설적인 방식으로 창조적이라는 아이러니와 무관하지 않다. 존 케이지는 문자 그대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음으로써 ‘4분33초’를 만들었으며, 앤디 워홀은 대중문화 속의 이미지를 조합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다. 여기서 예술가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거나, 적어도 새로운 것은 하나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의 작업은 파천황의 것이며 예술의 경계를 도전적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움은 공허한 것이다. 마치 ‘4분33초’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예술의 경계를 허문다. 하지만 그 다음은? ‘4분33초’는 결코 녹음되거나 재연(再演)될 수 없다.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의미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앤디 워홀의 작업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워홀의 유명한 병뚜껑, 혹은 메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바라보며 이것이 어째서 예술인지 질문하고, 대체 예술이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더 나아갈 수 없다. 이 새로움은 우리에게 아무런 말도 걸지 않는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포스트모더니즘 예술의 공허함을 다음과 같이 간파했다. “앤디 워홀의 ‘다이아몬드 가루 신발’은 반 고흐의 신발이 가진 직접성을 전적으로 결여한 채 우리에게 말을 건다. 정말이지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 실제로 어떤 말도 걸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프레드릭 제임슨, 강내희 옮김, ‘포스트모더니즘 ― 후기자본주의 문화논리’, 정정호·강내희 편, “포스트모더니즘론”, 문화과학사, 1989, 150쪽)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분명 새롭다. 그들은 우리에게 소설이란 무엇인지, 소설쓰기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하지만 그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소설은 “아무것에도 봉사하지 않”으며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한유주, ‘허구0’, “얼음의 책”, 문학과지성사, 2009, 19쪽)기 때문이다. 이때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모든 책무로부터 자유롭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용한 형식이 된다. 즉, 자족적인 동시에 자기폐쇄적인 형식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한유주와 최제훈 소설의 공간들이 감옥을 닮았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자연사 박물관은 모든 생명들이 박제되어 진열된 공간이며, ‘인력입니까, 척력입니까’에서 사람들은 온통 물에 잠겨버린 건물에서 고립되어 살아간다. ‘불가능한 동화’에서 선생님은 마치 취조실의 형사처럼 아이들을 겁주고 추궁한다. 최제훈을 살펴보면, M은 맵시벌의 둥지에 갇혔고, 하루는 동굴 속에 갇혔으며, 영수는 산장 안에 갇혔다. ‘일곱 개의 고양이 눈’에서 액자 속의 미미는 스토커에게 납치당해 갇혔고, 액자 바깥의 ‘나’는 망막박리에 걸려 눈이 먼 채 병실에 갇혔다. 모두가 갇혀 있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은 메타픽션이며, 이들은 모두 알레고리 속의 인물이다. 이들을 가두고 있는 감옥은 사실 상징적인 방식으로 글쓰기 자체를 가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러니까 이것은 바로 언어의 감옥이다. 한유주와 최제훈의 글쓰기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그들이 단지 타인의 언어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 아니다. 마치 모든 발화가 랑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소설 역시 글쓰기의 관습이나 전통 바깥으로 벗어날 수 없다. 모든 사람은 타인을 흉내 내며 말을 배운다. 소설이 그러지 않으리란 법이 어디에 있는가. 언어의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은, 소설이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는 폐쇄적인 형식이 된다는 뜻이다. 이때 언어는 자기를 가리키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영원한 동어반복과 다름없다. 하지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위해 말을 사용하는 것이며, 작가란 발언을 하는 사람(parleur)이다. 우리는 무엇인가 요구하기 위해, 혹은 불만을 토로하기 위해, 심지어 선전포고를 하기 위해 글을 쓴다(장 폴 사르트르, 정명환 옮김,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인가”, 민음사, 1998, 27쪽). 그러니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말하는 행위인 것이다. 그러나 소설의 책무가 다만 다른 소설에 관하여 말하는 것이 되었을 때, 글쓰기는 베끼기가 된다. 이때 독서란 소설 안에 존재하는 다른 소설의 흔적을 찾는 놀이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말이라는 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 없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78쪽). 오직 언어로 이루어진 곳을 헤매는 것이 독서라면, 그것은 언어로 이루어진 테마파크를 유람하는 행위와 다름없다. 그렇다면 언어의 감옥에서 글을 쓰는 사람은 얼마나 지나야 그곳이 감옥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까. 그러니까 “폐쇄된 미로에 갇힌 사람은, 얼마나 헤매야 그 미로가 폐쇄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될까?”(최제훈,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자음과모음, 2011, 179쪽). 그리고 다음에는 무엇을 할 것인가. 파우스트는 평생에 걸쳐 “철학도, 법학도, 의학도, 게다가 신학까지 열성을 다하여 연구”한 끝에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탄식했다. 그가 마술의 세계에 몸을 맡기기로 결심했던 것은, 정통한 지식들이 세계에 대해 조금도 알려주지 않는 “부질없는 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요한 볼프강 폰 괴테, 김수용 옮김, “파우스트” 1부, 책세상, 2006, 31~33쪽). 그가 악마와 계약하여 처녀를 희롱하고, 신화 속의 전쟁에 뛰어들고, 바다를 메우는 개간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태초에 말이 있었다’는 세계관을 거부하고 ‘태초에 행동이 있었다’고 선언한 후였다. 가장 열심히 말의 세계를 믿었던 자가, 행동의 세계로 뛰어들었던 것이다. 아마 파우스트와 같은 모험이 필요할 것이다. 파우스트가 자신의 서재를 벗어나 시공을 뒤집는 모험에 나섰던 것처럼, 한유주와 최제훈도 이야기의 끝, 혹은 끝없는 이야기라는 감옥을 벗어날 필요가 있다. 이때 소설 역시 감옥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엄을 되찾을 것이다. ■당선소감 책은 끝없는 미로… 내 모든 단어 빚지고 있어 아직 더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은데 덜컥 당선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더듬더듬 잘 모르는 길을 걸어가야 한다. 문득 어지럽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이 길은 앞이 명확했던 적이 없었다. 책을 한 권 읽으면, 세상은 그만큼 분명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 권의 책을 숙제로 남겼다. 그러니까 이 길은 목적지가 분명한 대로가 아니라,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미로이다. 이 미로를 열심히 헤매고 싶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다. 사실 나는 그들이 전해준 것을 비로소 적었을 뿐이다. 나는 모든 단어들을 빚지고 있다. 그래서 당선의 영광을 돌리고 싶다는 말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 우선 나는 박광현 선생님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배웠다. 내가 지키고 있는 규칙들은 전부 선생님에게 받은 것이다. 황종연 선생님은 소설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보여주셨다. 한만수 선생님은 어떻게 학문이 정의로워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 그리고 김춘식 선생님께는 글쓰기의 즐거움을 배웠다. 더불어 오랫동안 함께 공부한 ‘책읽기의 즐거움’의 멤버들에게 감사를 전한다. 허병식 선생님, 복도훈 선생님, 서희원 선생님, 조형래 선배, 김민선, 박진솔, 임세화, 전호성, 한정현, 홍덕구 등 모두들 내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이들에게 동의하거나, 혹은 반박하면서 비로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 또한 내 글을 가장 먼저, 그리고 아마도 가장 즐겁게 읽어준 경연에게 감사한다. 너에게는 늘 고마운 마음뿐이다. 고집 센 아들의 선택을 지금까지 지지해주신 부모님께는 가장 큰 감사를 올린다. 마지막으로 많이 부족한 글에서 가능성을 보아주신 두 심사위원 선생님께 고개 숙여 인사드리고 싶다. ●약력 ▲1983년생 ▲ 2002년 동국대 국문과 입학 ▲동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심사평 균형적 함의 도출 … 평론가로서의 앞날 기대 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17편이었다. 심사위원 두 사람은 이들 작품을 통독하고 그 가운데 최종 논의 대상으로 4편을 선정하였다. 그리고 다시 이를 정독한 후 장시간의 논의를 거쳐 당선작을 확정하였다. 심사기준으로는 응모 평론이 기본적으로 작품의 가치를 잘 부각시키고 이를 논리적으로 해명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에 두었으며, 글의 전체적인 통일성과 비평적 견식을 담보할 수 있는 문장력도 면밀히 살펴보았다. 대체로 올해의 평론 응모작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었으며, 그 성향에 있어서도 여전히 세부적 탐색과 분석에 치중하고 동시대 사회 속에서 해당 작품이 가진 의미를 구명하는 데는 소홀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평론이 단순하게 한 작품의 성과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데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을 배태하고 산출한 환경과 문학사적 친연성 등을 두루 고찰하고 있을 때 객관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할 터이다. 마지막까지 논의의 대상이 된 4편의 평론 가운데 이은이의 ‘희미해져가는 인간다움에 대하여’는 유연한 상상력과 감각적인 문장이 뛰어났다. 하지만 보다 정치한 시각과 정론적 방식으로 대상 작품에 접근하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정영의 ‘비린내, 혼종의 정체성에 저항하는 존재성’은 후각적 관점을 중심으로 작품을 규정하는 독창성이 참신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독창적 사유가 총괄적 해석력을 확보하는 데 미흡했고 비린내와 혼종성의 상관관계도, 좀 더 명료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만영의 ‘유령의 서사, 열림의 정치’는 시종일관 무난하고 균형성 있는 관점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분석 대상이 된 두 작품의 저변을 보다 치열하게 드러내고 그 상관성에 대해서도 입체적 조명이 있었으면 하는 후감이 있었다. 당선작이 된 ‘언어의 감옥에서 글쓰기’는 한유주와 최제훈의 소설이 가진 문학적 함의를 비교적 정확하고 균형성 있게 도출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적 근거에 있어서도 폭넓은 공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이는 또한 평론가로서의 앞날에 대한 기대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당선자에게는 축하를, 그리고 간발의 차이로 낙선한 분들께는 따뜻한 위로와 함께 다음 기회의 분발을 바라마지 않는다.
  • 이중섭·한용운 묻힌 망우리공동묘지 시민유산 될 듯

    이중섭·한용운 묻힌 망우리공동묘지 시민유산 될 듯

    죽산 조봉암의 비석에는 비문이 없다. 1959년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처형돼 정부가 비문을 새기지 못하게 했던 탓이다. 2011년 1월 대법원에서 간첩죄 등에 대해 무죄 선고가 내려진 뒤 유족과 죽산조봉암선생기념사업회는 뒤늦게 비문을 새기는 방안과 함께 비석의 공백을 그대로 두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비문 없는 비석이 한국 근현대사의 상흔을 드러내는 상징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31일 죽산이 묻힌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동묘지에 동행한 ‘그와 나 사이를 걷다-망우리 비명(碑銘)으로 읽는 근현대 인물사’의 저자 김영식(50)씨는 이곳을 “격동의 근현대사를 만날 수 있는 역사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는 1933년 개장 이후 분묘가 가득 찬 1973년까지 사망한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이 묻혀 있다. 망우리 공동묘지는 한국내셔널트러스트의 보전 대상지 시민 공모전 ‘이곳만은 꼭 지키자’ 10회에 강화도 남단 갯벌,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사 유적지 등 6곳과 함께 선정돼 오는 26일 시상을 앞두고 있다. 내셔널트러스트란 시민들의 자발적 기증과 기부를 통해 보존 가치가 높은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확보해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망우리 공동묘지에는 화가 이중섭과 독립운동가 한용운,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아동문학가 방정환,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다. 1938년 묻힌 뒤 1973년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으로 이장된 안창호와 순조의 딸 명온공주 등도 여기에 묻혔다. 그러나 망우리 공동묘지 내 묘지 관리는 사실상 방치 상태에 있다. 중랑구가 연보비를 세우고 산책로를 정비하는 등 관리에 힘을 쏟고 있지만 국립묘역이 아닌 까닭에 개별 묘지는 유족이 관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993년 국립묘지로 이장된 독립운동가 박찬익의 비석이 두 동강 난 채 쓰러져 있는 것이나 한국에 유족이 없는 소설가 최학송의 묘가 수풀로 덮여 있는 것 등이 단적인 예다. 김씨는 “프랑스의 공동묘지 ‘페르 라셰즈’처럼 ‘역사공원’이나 문화재로 지정해 국가가 관리하는 역사 교육 현장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페르 라셰즈는 작곡가 프레데릭 쇼팽과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 등이 묻힌 파리의 관광 명소다. 내셔널트러스트 관계자는 “산에 위치한 특성을 감안해 ‘역사 올레길’을 조성하는 등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면서 “보전 대상지로 선정되더라도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통해 보존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조작·왜곡된 기억에 관한 슬프고 황당한 이야기들

    조두진(45) 작가가 독특한 관점으로 그려낸 세상은 소설을 읽는 독자를 늘 깜짝 놀라게 했다. 정유재란 당시 일본군 하급 무사의 시선으로 바라본 전쟁을 그린 ‘도모유키’를 비롯해 ‘능소화’ ‘유이화’ ‘몽혼’ 등의 장편소설이 그랬다. 그간 작가가 현역 신문기자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었다. 소설집 ‘진실한 고백’(예담 펴냄)은 이 같은 질문에 답을 준다. 조작된 과거, 왜곡된 기억 등 기억하고 싶은 대로만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몇 안 되는 잘나가는 40대 소설가로서 기억에 관한 슬프고, 섬뜩하고, 기막히고, 황당하고, 안타까운 이야기들을 특유의 담담한 문체로 묘사했다. 소문 때문에 강박증에 걸려 자살한 아이돌 스타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담은 ‘끼끗한 여자’, 돈 몇 푼에 식당에 팔린 안타까운 자신의 과거를 소재로 시를 쓰는 여류 시인의 이야기인 ‘시인의 탄생’, 회사 동료를 겁탈하고 친구를 살해한 살인범이 실은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다는 ‘진실한 고백’, 어머니의 그리운 손맛에 감춰진 비밀을 뒤집어 본 ‘장인정신’, 한 사람의 유년을 송두리째 악몽으로 만들어 버린 가혹한 선생님 이야기인 ‘이정희 선생님’, 한 소년의 기억과 거기에 얽힌 마을의 숨겨진 비극을 다룬 ‘뻐꾸기를 보다’ 등 모두 여섯 편이다. 그렇다면 왜곡된 진실이란 무엇일까. 작가는 “내 잘못에 대해 변명하고 도망치는 것 또한 잘못이겠지만 죄의식에 고통스러워하기보다는 그편이 나았다는 그런 마음에 관한 이야기들”이라고 설명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주말 영화]

    ●애자(OBS 토요일 밤 12시 15분) 세상 무서울 것 없는 스물아홉 박애자(최강희·오른쪽)와 해병대도 못 잡는 그녀를 잡는 단 한 사람, ‘인생 끝물’ 쉰아홉 최영희(김영애·왼쪽). 둘은 모녀 사이다. 고등학교 시절 ‘부산의 톨스토이’로 이름을 날렸던 박애자는 소설가의 꿈을 품고 상경한다. 그녀는 꿈과 달리 현실에서는 지방 신문 당선 경력과 바람둥이 남자 친구, 산더미 같은 빚만 남은 스물아홉 인생이다. 깡다구 하나는 죽지 않은 그녀의 유일무이한 적수는 바로 엄마 영희다. 눈만 뜨면 ‘소설 써서 빤스 한 장이라도 사 봤냐’고 구박하는 엄마에게 회심의 일격을 준비하고 있던 애자는 오빠의 결혼식을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통쾌한 복수를 마치고 콧노래를 부르며 귀가하던 중 그녀는 엄마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 서둘러 병원으로 달려간 그녀에게 더욱 놀랄 만한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엄마의 이별 통보. 있을 땐 성가시고 없을 땐 그립기만 했던 엄마를 향한 딸의 마지막 러브레터가 시작된다. ●황금연못(EBS 일요일 오후 2시 30분) 해마다 뉴잉글랜드에 있는 황금연못 호숫가 별장에서 여름을 보내는 노만 테이어와 에델 테이어 노부부. 올해도 어김없이 호숫가를 찾은 노부부에게 한 통의 편지가 온다. 외동딸 첼시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80세 생일을 맞는 노만은 심장 기능도 불안정하고 기억력이 약해져서 아내의 도움 없이는 외출도 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괴팍한 성격은 여전하다. 남자 친구 빌과 빌의 아들 빌리와 별장에 도착한 첼시는 노부부와 오랜만에 해후한다. 세월이 오래 흘렀지만 아직도 서로가 낯설기만 한 부녀는 만나는 순간부터 티격태격하고, 빌 또한 노만의 무례한 태도에 질려 첼시와 유럽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러던 어느 날 보트를 몰고 낚시를 떠난 노만과 빌리가 밤늦도록 돌아오지 않자 불안해진 에델은 우체부와 함께 이들을 찾아 나서는데…. ●쉘 위 댄스(EBS 토요일 밤 11시) 28세에 결혼해서 30세에 딸이 생기고 마흔 넘어서야 융자받아 정원이 딸린 이층집 장만에 성공한 스기야마. 예전에도 그랬던 것처럼 그는 융자를 갚기 위해 열심히 일만 하는 중년의 직장인이다. 어느 날 회식을 마치고 전철을 타고 귀가하던 중 우연히 사교댄스 교습소 창가에 서 있는 여인 마이를 목격한다. 스기야마는 아름답지만 수심이 가득한 그녀의 모습에 이끌리게 되고 마치 뭔가에 홀린 것처럼 사교댄스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그녀가 강사로 있는 교습소를 찾아간 그는 얼떨결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초보자 그룹 레슨을 받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마이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됐지만 어느새 교습소에서 만난 직장 동료 아오키와 회사 화장실에서 춤을 연습할 정도로 그는 사교댄스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 10년만에 200번째 동화책

    고정욱(52) 작가가 200번째 동화책 ‘가슴으로 크는 아이’(자유로운상상 펴냄)를 펴냈다. 소설가로 등단해 동화를 쓰기 시작한 지 10여년 만이다. 작가는 돌 무렵 앓은 소아마비로 장애인이 됐지만 성균관대 국문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20년 넘도록 대학에서 강연해 왔다. 지체장애아와 친구의 우정을 그린 ‘가방 들어주는 아이’는 100만권, 뇌성마비 장애아가 주인공인 데뷔작 ‘아주 특별한 우리 형’은 70만권, 시각장애아와 안내견의 이야기를 다룬 ‘안내견 탄실이’는 30만권이 각각 팔렸다. 지금까지 그의 이름 석 자를 달고 팔린 동화책만 모두 305만권에 이른다. 신간도 14편의 짧은 동화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편견에 맞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힘내… ‘해리 포터’도 12번 퇴짜 맞았어

    힘내… ‘해리 포터’도 12번 퇴짜 맞았어

    ‘신춘문예 당선자들 통보를 했느냐’는 문의 전화를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적지 않게 받았다. 문학 지망생들에게 신춘문예 당선은 ‘크리스마스 선물’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수화기 저편에서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 응모자에게 사무적으로 가장해 “모두 개별 통보됐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고역이었다. 반면 1월 1일에 발표할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을 미리 만난 지난주 어느 날 그들은 흥분이 가득했다. 다소 높은 목소리로 “당선 발표를 듣고 사흘 동안 잠을 못 잤다.”거나, 당선 통보를 진정 믿을 수 없었던 터라 “당선을 취소한다고 다시 전화가 오면 어쩌지?” 하는 망상부터 “당선됐다고 이미 발표했으니까 취소해도 당신들이 책임지라고 해야 할까?”라며 안하무인으로 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해 응모작보다 1450여 편이 더 많이 몰린 올해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를 생각해 보았다. 대학을 나와도 88만원 세대로 전락하는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칠순 팔순의 나이 든 노인들도 신춘문예라는 ‘장원급제’에 목을 매고 있었다. 그런데 이것은 한국적 상황만은 아니었다. ‘소설거절술’(카밀리앵 루아 지음, 최정수 옮김, 톨 펴냄)은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열정과 비애, 고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저자 카밀리앵 루아는 새해에 만 50세가 되는 캐나다 출신의 소설가다. 프랑스계 혈통인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소설책도 두 권이나 냈다. 책 두 권을 내고 두 번째 소설로 2005년에 ‘엘루아즈상’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데, 그는 자신을 두고 무명에 가까운 소설가라고 주장한다. ‘편집자가 투고 원고를 거절하는 99가지 방법’이라는 부제에 맞게 이 책은 그가 보낸 소설을 읽고 출판사가 출판 거절 의사를 밝힌 내용을 모아서 냈다. 신춘문예가 없으니 캐나다에 사는 루아는 출판사에 투고하고, 출판 결정을 눈 빠지게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루아는 힘들여 쓴 자식 같은 원고를 출판사에 보내 놓고 99번 퇴짜를 맞았다고 보면 된다. 출판사는 이렇게 말한다. “선불금을 내면 출판해 주겠다.”는 사기꾼 같은 출판사(28쪽)도 있고, “아마도 당신은 제2의 프루스트”라고 추어 준 뒤 “오늘날 출판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피, 폭력, 섹스가 난무하는 책을 출간해야 한다.”거나 “인맥이 좋아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한다(44~45쪽). “아프리카가 죽어 가고 지구 전체가 독재자들의 파렴치한 개발주의에 질식해 갑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런 연애소설이나 쓰고 희희낙락하고 있다.”며 꾸짖는 아나키즘 출판사도 있다(48쪽). 오히려 “우리 출판사를 암흑에서 끌어내 줄 무명 작가는 결코 우리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하지 않는다.”고 한탄도 한다(63쪽). “너는 훨씬 더 잘할 수 있다. 40년 넘게 이 직업에 종사해 왔다. 내 말을 믿어도 돼.”라고 아버지처럼 충고도 한다(116쪽). 그러나 이런 것이 다 무슨 소용인가. 어차피 출간 거부의 소식들인데 말이다. 이 책은 신춘문예에 낙선해 낙심한 나이불문의 ‘문학청년’들에게 상당한 위안을 줄 것이다. 문학을 하려는 섬세한 심성의 작가들은 낙선과 퇴짜에서 맷집을 기르고, 포기를 모르는 열정을 꾸준히 유지하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출판사로부터 12번 퇴짜를 맞았고 겨우 조그마한 출판사에서 출간이 결정됐지만, 원고료로 겨우 1500파운드(약 260만원)를 받았을 뿐이고, 초쇄로 500권밖에 찍지 못했던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세계적인 작가 J K 롤링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젖먹이를 둘러업고 추위에 곱은 손에 입김을 쐬며 타자기를 두드리는 가난한 롤링을 생각하면 기운이 번쩍 나지 않는가. 세계적인 작품을 알아보지 못하는 심사위원과 편집장들을 탓할 수밖에 없으리라. 다만 신춘문예를 진행하다 보니 투고한 원고 중엔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아서 읽어 보지도 않고 ‘탈락’ 박스로 직행하는 원고들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싶다. 과도한 장식도 문제지만, 형식이 내용의 질을 설명하기도 한다. 국내 유명 출판사들은 투고해 온 원고를 창고에 쌓아 놓고 세월만 보내지 말고, 오매불망 전화를 기다리는 응모자들에게 가부를 빨리 알려 주길 바란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 필진 바뀝니다

    새해부터 서울신문 오피니언 면이 한층 새로워집니다. ‘특별칼럼’ ‘열린세상’ ‘생명의 창’ ‘옴부즈맨 칼럼’ ‘지방시대’등의 필진이 바뀝니다. ‘특별칼럼’에는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과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이 새로 참여합니다. ‘열린세상’에는 20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합류합니다. 날카로운 현안 진단과 깊이 있는 대안이 담긴 글을 선보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 바랍니다. ■새 필진(가나다순) ●특별칼럼 김일수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열린세상 권영걸 서울대 미대 교수, 김광선 한국기술교육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 김정기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김정현 소설가, 김춘식 한국외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박정동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 배종하 전 한국농수산대학 총장, 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 회장, 석영철 산업기술진흥원 부원장,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근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 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정서용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정재서 이화여대 중문과 교수, 조성환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진창수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소장,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최종건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표학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생명의 窓 보경 스님(법련사 주지), 상지종 신부(의정부교구 성소국장), 김진 가톨릭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글로벌시대 사사가세 유지 도쿄신문 서울지국장, 김문주 재미 특허전문가, 이명신 월드비전 동해종합사회복지관장 ●CEO칼럼 박상진 ㈜한양 대표 ●옴부즈맨칼럼 안혜련 주부 ●문화마당 백가흠 소설가, 임형주 파페라 가수 ●지방시대 나간채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 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과 교수, 서정욱 배재대 심리철학과 교수, 이성근 대구경북연구원장,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 선관위, 정권교체 광고 낸 젊은 문인들 고발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젊은 문인 137명이 정권교체를 바란다는 내용의 선언문을 일간지에 광고로 게재한 것과 관련, 소설가 손홍규씨를 검찰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손씨 등에 따르면 서울시 선관위는 문인들의 선언문 광고에 선거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보고 광고 의뢰를 맡았던 손씨를 서울중앙지검에 대표 고발했다. 서울시 선관위는 문인들이 선언문에서 ‘독재자’라는 표현과 ‘우리는 새로운 대통령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 답은 정권교대가 아닌 정권교체’라는 표현을 쓴 부분 등을 문제 삼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인 137명은 대선을 엿새 앞둔 13일 ‘우리는 정권교체를 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우리 젊은 시인과 소설가들은 조금이라도 삶의 고통이 덜어질 수 있는 세상, 그래서 조금이라도 삶의 가치가 높아지는 세상을 바란다. 그 출발이 정권교체에 있음을 절실히 공감한다.”고 밝혔고 다음 날인 14일 같은 내용을 경향신문에 전면광고로 게재했다. 선언에는 김연수, 천명관, 백가흠, 박민규, 박성원, 권여선, 하성란 등 소설가 56명과 김선우, 나희덕, 장석남, 김민정, 박후기 등 시인 81명이 참여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부고] 장편 소설 ‘동토’ 작가 박경수씨

    소설가 박경수씨가 24일 오후 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82세. 1955년 월간 ‘사상계’를 통해 단편 ‘그들이’로 등단한 고인은 장편소설 ‘동토’ ‘흔들리는 산하’ ‘향토기’ 등을 펴내며 농촌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제8회 한국문학상과 제2회 농민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03년엔 장준하 선생의 일대기를 정리해 ‘장준하 민족주의자의 길’을 펴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상일씨와 딸 소영·금영·후영씨가 있다. 빈소는 적십자병원에 차려졌으며 발인은 26일 오전 6시, 장지는 고향 충남 서천이다. (02)2002-8477.
  • ‘대선 공신’ 새누리 여성 4인방 운명은

    ‘대선 공신’ 새누리 여성 4인방 운명은

    새누리당 대선 승리 이후 당내 여성 4인방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과 조윤선 당 대변인, 이혜훈 최고위원, 정옥임 선대위 대변인이 주인공이다. 박근혜 당선인의 측근이기도 했던 이들은 대선 이후 각자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선대위원장은 선거가 끝나자마자 본업인 성주그룹 회장직으로 복귀했다. 그는 대선일 다음 날인 20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한 뒤 21일 선대위 사무실에서 짐을 뺐다. 애초 지난 10월 공동선대위원장직 임명 때부터 “저의 역할이 끝나면 정치권을 떠나 경영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던 약속을 실천한 셈이다. 튀는 발언으로 시선을 끌어모은 그는 박 당선인의 딱딱한 이미지를 상쇄하고 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기여했다. 선거기간 내내 그림자 수행을 맡았던 조 대변인은 지난 24일 여성 대변인으로 인수위원회행이 확정됐다. 7월 경선 캠프 출범 이후 반년 가까이 박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며 속정이 깊이 들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문화 분야에 조예가 깊은 그는 김지하 시인, 이외수 소설가 등 문화계 인사들과 접촉면을 넓히면서 박 당선인을 보좌했다. 문화재정 2% 확보 등의 공약도 조 대변인의 남다른 관심 덕분이었다. 인수위 이후 입각 가능성을 조심스레 점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최고위원, 정 대변인도 박근혜 정부에서의 중용이 점쳐진다. 박 당선인이 인사의 제1원칙으로 전문성을 천명한 만큼 각각 주전공 분야인 경제·정치개혁 분야에서 날개를 펼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UCLA 경제학 박사 출신인 이 최고위원은 이한구 원내대표, 당선인 비서실장에 임명된 유일호 의원 등과 더불어 당내 대표적 경제통이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에서 활동하면서 보수적인 이 원내대표와 각을 세우며 경제민주화와 동반성장 가능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친이계였던 정 대변인은 선거국면에서 정치쇄신특위 위원이자 선대위 대변인으로 영입된 이후 외교·안보, 정치개혁 분야에서 특유의 논리력과 언변을 인정받았다. 선거 막판엔 하루에도 수차례 방송 인터뷰에 불려다니며 지원사격을 자청했다.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대탕평인사의 일환으로 등용 가능성이 높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시론] 자신과 반대를 이해하는 일/백가흠 소설가

    [시론] 자신과 반대를 이해하는 일/백가흠 소설가

    대선이 끝났다. 이번 투표는 두 진영 모두 역대 최고의 득표로 마무리됐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어느 때보다 짜릿한 승리감을 맛보았을 것이고, 민주당 지지자들은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을 느꼈을 것이다. 투표의 시대적 의미는 정황이나 정세에 따라, 또 경제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이번 선거는 보수정권의 탈서민 정책 심판에 그 의미를 두고 출발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이에 대한 정책 싸움은 완전히 사라지고 후보들 이미지에 국민의 민의가 움직이는 형국으로 전환되었다. 이미지 싸움은 집권세력의 연장을 바라는 이들의 바람이기도 했고, 결국 결과를 놓고 보면 집권당의 프레임이 성공했다. 국민이 정책에 대한 방향성이나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해법을 가진 후보에 투표했다기보다, 오로지 이미지로써 모든 것을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의 키워드가 향수, 세대, 지역, 남녀 성대결 등과 같은 것이었다는 점에서 무엇이 우리의 선택을 결정했는지 자명한 일이다. 찬성한다기보다 반대하는 것에 대한 이미지의 판단이 가장 큰 변수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 선거였다. 결과만 놓고 논하자면, 승리한 새누리당은 후보의 이미지 선점에 성공한 셈이겠고, 민주당은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옳겠다. 그런데 이러한 이미지 투표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어느 투표나 마찬가지겠지만, 선거는 이긴 자가 남긴 성과보다도 패한 자의 상처가 큰 법이다. 투표는 국민의 다양성에 대한 표출이어야겠지만, 우리의 현실은 아직 그러한 대의를 반영하기에는 미숙한 면이 없지 않은 것 같다. 결과를 놓고 보니,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오간 데 없어졌고, 오로지 세대 간에 펼쳐진 시선의 어마어마한 간극만을 확인한 셈이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세대별로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이 달랐다는 것을 확인한 일이다. 선거에서 이겼는지 몰라도 새 정부가 어렵고 위험한 문제를 떠안게 된 것은 분명하다. 새 정부가 정책으로 한 세대의 욕구를 정책에 반영함으로써 세대 간의 갈등을 좁히기는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2030세대는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국가의 총체적 난국을 온몸으로 뚫고 자라난 세대이다. 정치적 정체성, 경제개념 등이 새롭게 정립된 세대이다. 이는 과거 수구적 역사 아래 길든 세대의 가치관과 결별을 의미한다. 젊은 세대들에게는 이번 선거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었다. 스스로 아무것도 결정할 수 없이 무한경쟁에 내몰린 자신들의 처지에 대한 변화 욕구와 현재 상황을 초래한 과거 세력에 대한 심판의 의미가 크다. 반대로 중장년층의 이번 선거에 대한 관점은 젊은 세대와는 달랐다. 고령화 사회로 가는 길목, 사회 주체로서의 소외에 대한 불안감, 이념적 정체성 등이 주된 관점이었다. 세대 간에 벌어진 사회적, 정치적 관점에 대한 간극을 어떻게 좁히는가 하는 게 새 정부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선거가 끝나고 젊은 친구들이 주로 소통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절망과 중장년층에 대한 비난이 봇물을 이루었다. 연말이면 겨우 정성이 모이곤 했던 사회 기부가 예년만 못하다고 한다. 노인들에 대한 자극적인 폄하와 비하가 떠돌기도 한다. 자신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 좌절된 것에 상심이 큰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절망감의 표출이 불특정한 사람들에게 더해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자칫 이번 선거가 세대 간 반목과 갈등의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요즘 학생들의 문자가 넘쳐난다. 대부분의 내용은 선거가 끝나고 거의 매일 부모와 싸운다는 얘기들이다. 부모세대는 자신들의 과거로 자식들을 이해할 수 없고, 자식들은 지금의 현실로 부모세대를 이해할 수 없는 법이다. 서로 반대했던 것이 세대가 아니었음을 상기하자. 승리한 여당의 선거 프레임에 갇히게 된 것은 아닌지 반성하자. 넓은 마음, 이해와 미덕으로 패배감에 젖은 우리 젊은 세대의 진심 어린 목소리를 진심으로 끌어안아야 하겠다.
  • 세계를 뒤흔든 문화한국 저력… 전문가 52명이 꼽은 ‘올해의 문화 예술인’

    세계를 뒤흔든 문화한국 저력… 전문가 52명이 꼽은 ‘올해의 문화 예술인’

    2012년은 한국 문화의 저력이 세계를 뒤흔든 해로 기록될 만하다. ‘충무로의 이단아’ 김기덕(52) 감독은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칸과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그랑프리를 받은 건 처음이다. 가수 싸이(35)는 ‘강남스타일’로 K팝의 역사를 고쳐 썼다. 지난 7월 15일 발표 이후 5개월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했다. 2005년 유튜브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가 기록한 8억 1415만뷰였다. 또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했다. 이 역시 한국 가수로는 처음이다. 서울신문은 문학·영화·공연·방송·가요·클래식·미술 등 각계 전문가 52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문화예술인’을 설문조사했다. 한 해 동안 두드러진 족적을 남겼거나 사회·문화의 흐름을 돌려놓는 데 역할을 했다고 판단되는 후보를 2~3명씩 추천받았다. 총 58명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복수로 추천을 받은 인물은 13명이었다. 한 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뽑아 달라는 질문에는 ‘(K팝을 포함) 한류’(12명)란 응답이 많았고, ‘힐링’(10명)이 뒤를 이었다. ●30명이 김기덕 감독 추천 설문조사 전에는 싸이의 독주를 예상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예상을 깨고 올해의 문화예술인으로 꼽혔다. 52명 가운데 30명이 김 감독을 추천할 만큼 쏠림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서울신문의 같은 조사에서 신경숙 작가가 9명의 지지를 얻어 1위를 했던 것을 떠올리면 그가 얼마나 강한 인상을 남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베니스영화제 수상이 결정적이다. 하지만 중학교 졸업 이후 청계천과 구로공단 노동자로 살았고, 정규 영화교육은커녕 연출부 경력도 없는 남다른 이력에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자본과 타협하지 않고 일관된 주제 의식을 고수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상용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첫 3대 국제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이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뚝심으로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밀어붙인 점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영 감독은 “지배 이데올로기만을 재생산하는 영상이 일상을 지배하는 오늘 전복적 테마로 우리 삶을 환기시켰다.”고 평가했다. 비(非)영화계 인사로부터도 고른 지지를 얻었다. 김기봉 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은 “모성과 용서라는 인간 근원 감정과 문제에 대해 서양의 문화 코드를 한국적 방식으로 해석해 냄으로써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피에타’를 통해 거대 자본에 장악당한 한국영화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고 언급했다. ●한국대중문화 세계 반열에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대중음악 시장을 뒤흔든 싸이는 29명의 추천을 받았다. 싸이의 정규 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올해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주목할 만한 노래임이 틀림없다. 웃기고 친근한 말춤에 섹시 코드를 버무린 B급 정서의 뮤직비디오는 팝시장 변방 출신에 외국어(한국어) 노래의 핸디캡을 딛고 유튜브를 통해 수용자와 직접 소통했다. 지금껏 SM과 YG, JYP 등 대형 기획사가 키워 낸 아이돌 중심으로 성장한 K팝 한류에 새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 또한 의미가 있다. 송한샘 쇼노트 이사는 “한국 대중문화를 세계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K팝을 세계인의 대화 소재로 만든 것은 확실하다. 나머진 한국 음악계의 몫이다. 혹시라도 ‘강남스타일’ 후속타가 없다고 그에게 돌을 던지진 말자.”고 말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으로 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변방의 솔로 뮤지션이 세계 음악시장을 뒤흔든 쾌거”라고 평가했다. “대중음악이 미소년이나 예쁜 걸그룹만 있는 게 아니라 즐거운 콘텐츠가 있고,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 해야 한다는 걸 알게 해 줬다. 또 우리가 기마민족이란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이원철 서울시향 경영본부장)는 재치 있는 언급도 있었다. ●3위는 이병헌, 양현석, 공지영 한국영화 1억명의 밑거름이 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주인공 이병헌(42)은 3명의 추천을 받았다. ‘지아이조2’와 ‘레드2’ 등 내년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잇따라 출연한 점도 한몫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43) 대표와 공지영(49) 작가도 각각 3명에게 선택을 받았다. 양 대표는 기존 대형 기획사와 어울리지 않는 B급 정서의 싸이에게 둥지를 마련해 줬다는 점에서, 공 작가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사회참여적 문화예술인이란 점에서 평가를 받았다. 이 밖에 만화가 윤태호, 소설가 정영문, ‘개그콘서트’의 서수민 PD, 김대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박찬욱 감독, 발레리나 김지영,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혜민 스님이 나란히 2명에게 추천을 받았다. 문화예술계를 관통한 키워드로는 ‘한류’와 ‘힐링’이 가장 눈에 띄었다. ‘K팝’(3명)이란 답을 포함한 ‘한류’(12명)가 근소한 차로 ‘힐링’(10명)보다 많았다. ‘한류’를 꼽은 이들은 대부분 싸이와 연관지어 설명했다.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아시아에 국한된 한류가 세계로 확장됐다. 또 드라마나 아이돌 중심의 K팝도 싸이를 계기로 다양해졌다. 영화, 음식, 스타일 등 문화 전반으로 한류가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복고·정치영화 열풍도 꼽아 음악과 방송, 광고, 미술 등 문화예술 전 분야로 퍼진 힐링 열풍을 꼽은 이들도 많았다.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극심한 불안과 고통을 겪으면서 힐링을 찾는 흐름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MB 정부 5년 동안 유행한 키워드는 ‘자기치유’가 유일하다. 끝 모를 서민경제 침체에 지친 이들은 오로지 트위터리안이 던져 주는 한 줄 어록의 공감 에세이에서 심리적 위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예술계의 최대 현안인 예술인복지법(4명)과 영화와 음악에서 비롯돼 대중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1990년대 복고열풍(3명)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융복합, 한국영화 1억명 시대, ‘남영동 1985’ ‘26년’ 등 정치영화 붐, ‘강남스타일’을 꼽은 이들도 2명씩 있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설문에 응해 주신 분(52명·가나다순) ▲강태규(대중음악평론가)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고영탁(KBS 드라마국장) ▲김기봉(한국연구재단 인문학단장)▲김대진(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김영수(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김용연(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부사장) ▲김윤수(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은양(한국학 중앙연구원 전문위원) ▲김의석(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노혜령(CJ E&M 상무) ▲류태형(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 ▲박명성(신시뮤지컬 대표) ▲박병성(더 뮤지컬 편집장) ▲박상혁(SBS 강심장 PD) ▲박세원(서울대 음대 교수) ▲백성종(마을공동체 문화연구소 대표) ▲백현순(한국무용연구회 부이사장) ▲성기숙(한예종 교수) ▲손진책(국립극단 예술감독) ▲송한샘(쇼노트 이사) ▲신동호(시인) ▲신춘수(오디뮤지컬 대표) ▲심재명(명필름 대표) ▲윤석진(충남대 국문과 교수) ▲윤호진(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 ▲이원철(서울시향 경영본부장) ▲이상무(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장) ▲이상용(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 ▲이용관(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이은선(소설가) ▲이주헌(미술평론가·서울미술관장) ▲이창주(빈체로 대표) ▲임성순(소설가) ▲장동석(출판평론가) ▲장승헌(MCT 대표) ▲장인주(무용평론가) ▲장일범(음악평론가) ▲전찬일(영화평론가)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정선규(앙상블시나위 대표) ▲정재왈(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 ▲정준모(미술평론가) ▲정지영(영화감독) ▲정태원(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주원규(소설가) ▲최용배(청어람 대표) ▲최열(미술평론가) ▲최현(문화창작집단 날 대표) ▲표미선(표화랑 대표) ▲표정훈(출판평론가) ▲한기호(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황혜숙(창비 인문사회출판부 팀장)
  • [씨줄날줄] 오적(五賊)/함혜리 논설위원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1905년 11월 17일 대한제국을 강압해 조약 아닌 조약을 체결했다. 외교권을 박탈하고 통감부와 이사청을 설치해 내정간섭을 공식화함으로써 대한제국은 사실상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가 됐다. 간지로 을사년에 이뤄진 이 조약을 일제는 을사보호조약이라고 했고, 우리는 체결 과정의 강압성을 비판하는 뜻에서 을사늑약이라고도 부른다. 이 조약에 서명한 5명의 대신을 ‘을사오적’(박제순, 이지용, 이근택, 이완용, 권중현)이라고 한다. 나라를 넘기고 그 공로로 일본의 귀족작위를 받고 호의호식했으니, 도적질을 해도 한탕 크게 한 이들이다. 오적의 의미를 사회화시킨 이는 시인 김지하다. 그는 1970년 ‘사상계’ 5월호에 오적이라는 300여행의 담시(譚詩) 를 발표하고 서울 장안 한복판에 모여 사는 다섯 도둑의 부패상을 걸쭉하게 고발했다.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천하에 흉포한 오적으로 꼽았다. 이들 오적과 포도대장은 어느 맑게 갠 날 아침 커다랗게 기지개를 켜다가 갑자기 벼락을 맞아 급살한다. 첨예한 정치적 사건들과 이에 얽힌 사람들을 희화화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이 시로 인해 김지하와 사상계 발행인이 구속됐고, 사상계는 휴간 뒤 폐간됐다. 대선 결과를 놓고 다양한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한 가지는 새누리당이 선전해서 이겼다기보다 야권인사 스스로 문제 되는 언행으로 표를 깎아먹어서 졌다는 ‘민주당 5적설’이다. 여러 버전이 있는데, 박근혜 후보를 떨어뜨리는 게 목적이라고 공언하며 1, 2차 TV토론을 주도한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를 비롯해 노인 비하 발언의 정동영 고문, 신천지 연루설을 퍼뜨린 시사평론가 김용민, 종북 논란에 불을 붙인 소설가 공지영, 여성의 가슴을 드러낸 사진으로 투표 독려메시지를 보낸 한광원 전 의원 등 5인이 주로 꼽히고 있다. 이 밖에도 연예인, 진보 교수, 재야 인사 가운데 필요 이상의 거친 언사로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이 ‘낙선의 1등 공신’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투표장에 간 노인들과 투표장에 가지 않은 20대까지 싸잡아 비난을 받는다. 민주통합당 손학규 고문은 “대선 패배는 전체 야권과 진보적 정치세력 전체의 대오각성과 성찰을 준엄히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 인사들은 패배의 책임을 남에게서 찾기 전에 결과적으로 자신이 ‘오적’이 아니었는지 자문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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