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설가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김정은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TV 공연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미술관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 달러 유입
    2026-08-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55
  • [5차 촛불집회] 소설가 김홍신 “촛불집회의 정기, 남북통일로 이어졌으면”

    [5차 촛불집회] 소설가 김홍신 “촛불집회의 정기, 남북통일로 이어졌으면”

    26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5차 촛불집회에 참여한 소설가 김홍신(69)씨는 “우리 민족은 장엄하다. 애절하게 만든 이 나라를 이렇게 망가뜨리니 국민들이 참을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딸과 함께 집회에 나온 그는 “가족 끼리 나와서 이렇게 질서있게 집회를 하는것만 봐도 우리는 향기로운 민족이고 결코 망하지 않는다”며 “세계인들이 정권에 대해서는 불쾌해 하겠지만, 가족끼리 나와서 질서있게 평화로운 시위를 하는 것을 보면 격찬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 정기가 남북통일로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날 집회에는 양희은, 안치환 등 가수들의 공연도 펼쳐졌다. 오후 6시부터 열린 본집회에 참석한 양희은은 ‘아침이슬’, ‘행복의 나라로’ 등을 열창했다. 특히 ‘상록수’의 “깨치고 나가 끝내 이기리라”는 부분을 열창할 때는 숙연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또 안치환이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를 때는 많은 시민들이 ‘떼창’을 했다. 록밴드 노브레인 등도 참여했고 전날 밤 전야제 격으로 열린 대학생 시국선언에는 가수 이승환이 노래를 불렀다. 최지은(30·여)씨는 “이번이 첫 참여인데 날씨가 추워서 사람이 적을 줄 알았는데 광장이 가득차 있어서 놀랐다. 이게 국민의 요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모(44)씨는 “여기 모인 한 사람 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며 “먼 훗날 내 아이에게 이 자리에서 서 있던 것을 자랑스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박대통령·최순실 ‘40년 유착’의 비밀 ■그것이 알고 싶다(SBS 토요일 밤 11시 5분) 국정 농단 사태를 낳게 한 최태민·최순실 일가와 박근혜 대통령의 40년 넘게 이어져 온 유착의 비밀을 추적한다. 일본 순사에서 불교 승려로, 다시 중학교 교장에서 사이비 무속인과 목사에 이르기까지 변신을 거듭하며 이름도 무려 일곱 번이나 바꾼 의문의 인물 최태민. 최태민이 박 대통령을 처음 만난 영애 시절부터 대통령으로 만들 꿈을 꿨던 정황을 캔다. 그의 계획은 10·26 사태로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하면서 무산된 듯했지만 결국 그의 딸 최순실에 의해 2대에 걸쳐 완성됐다고 제작진은 봤다. 변신의 귀재로 생존을 이어오다 권력에 기생해 부를 쌓아 온 최태민의 행적을 추적해 그의 딸 최순실에게까지 이어진 국정 농단의 근원을 밝힌다. ■불어라 미풍아(MBC 토요일 밤 8시 45분) 미풍(임지연)과 장고(손호준)는 결혼 생활을 시작하지만 금실(금보라)은 미풍을 며느리로 인정하지 못한다. 청자(이휘향)는 신애(임수향)의 정체를 알게 되고 쫓아내려 하지만 신애는 자신의 거짓말을 덮을 방법으로는 돈을 주는 것밖에 없다며 청자를 설득한다. ■서가식당(KBS1 일요일 밤 11시 10분) 책과 음식을 접목한 교양 프로그램으로 책에 등장하는 음식을 통해 책 한 권을 소화한다는 콘셉트다. 배우 권해효, KBS 아나운서 강승화,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 셰프 박찬일, 희극배우 겸 인터넷 소설가 이세영 등 6명의 출연자가 한 주에 한 권씩 책을 읽은 다음 찬사는 물론 혹평을 내놓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사고] 서울신문 신춘문예 샛별 기다립니다

    어둠이 짙었던 올 한 해 우리에게 환희의 순간을 안긴 주인공이 있습니다. 세계 문학계의 시선을 한국 문학으로 끌어모은 소설가 한강입니다. 그는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가의 길을 걸었습니다. 22년 전 한강을 알아본 눈 밝은 서울신문이 우리 문단을 밝힐 샛별을 찾습니다. 밀도 높은 성찰, 팽팽하게 벼려진 감각으로 시대를 들깨울 당신을 기다립니다. “무릎이 꺾인다 해도 그 꺾이는 무릎으로 다시 한 발자국 내딛는 용기”(1994년 한강의 당선 소감에서)로 도전하십시오. ■마감 2016년 12월 8일 목요일(당일 도착 우편물까지 유효) ■모집 부문 및 상금 ●단편소설(80장 안팎) 500만원 ●시(3편 이상) 300만원 ●시조(3편 이상) 250만원 ●희곡(90장 안팎) 250만원 ●문학평론(70장 안팎) 250만원 ●동화(30장 안팎) 250만원 ※원고량은 200자 원고지 기준 ■당선작 발표 2017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지면 ■응모 요령 -응모작은 기존에 어떤 형태로든 발표되지 않은 순수 창작물이어야 합니다. 같은 원고를 타사 신춘문예에 중복 투고하거나 표절로 인정될 경우 당선을 취소합니다. -컴퓨터로 작성한 원고는 반드시 A4 용지로 출력해 우송하십시오. 팩스나 이메일 원고는 받지 않습니다. -겉봉투에 ‘신춘문예 응모작 ○○ 부문’이라고 붉은 글씨로 쓰고 이름(반드시 본명), 주소, 연락처(집·직장 전화, 휴대전화)는 A4 용지에 별도로 적어 원고 뒤에 첨부해 주십시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보내실 곳 (우편번호 04520) 서울 중구 세종대로 124 서울신문사 3층 편집국 문화부 신춘문예 담당자 앞 ■문의 서울신문 문화부(02)2000-9192~5
  •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新전원일기] 물려받은 ‘손맛’ 청정 계룡산 ‘물맛’ 3년 숙성 ‘장맛’

    사회적 기업 ‘소망’ 연매출 5억 ‘희망’ 해외 진출 ‘야망’ 처음에는 귀농도 귀촌도 아니었다. 사 남매 중 셋을 잘 키워 시집 장가 보내고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근무하던 남편도 은퇴했으니, 이제 남은 여생 우리 둘째딸 효진(42)이 곁에 가서 살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엔 뇌성마비 둘째딸 곁에 살려고 내려왔죠” “저 산 너머에 성모마을이라는 중증 장애인 시설이 있어요. 우리 효진이 집이죠. 뇌성마비 1급이거든요. 대전 살 때도 주말마다 왔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귀농 귀촌이라는 개념도 없이 이제 됐다. 가자, 우리 효진이랑 놀아 주고 봉사도 하며 살자. 그렇게 생각했던 거죠.” 충남 논산시 상월면에 위치한 ‘궁골식품영농조합’의 최명선(67) 대표가 오랜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계룡산 자락의 한 작은 마을로 이주해 오게 된 이유였다. 2005년 8월 마을의 농가 주택을 구입해 들어와서는 그저 매일 행복했다. 아침마다 성모 마을로 가서 효진이와 나란히 앉아 미사를 보고, 효진이 친구들과도 놀아 주고, 하루종일 자연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런데 밤에는 좀 무섭더라고요. 천지가 온통 다 캄캄해서 아예 밖을 내다볼 수도 없었죠. 한동안은 밤마다 미쳤어, 미쳤어, 여길 왜 왔어, 맨날 그랬어요. 새벽이면 이상한 새소리, 산짐승 소리까지 들려서 거의 잠을 잘 수도 없었고요.” 그러다가도 창밖이 부옇게 밝아오면 다시 다른 세상이 되더란다. 거실 창으로 황금 들판이 내다보였다. 초록이 우거진 산등성이에 드리운 구름 그림자,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름도 알 수 없는 갖가지 야생화, 온몸을 정화시키듯 폐부 깊숙이 들어왔다 나가는 맑디맑은 공기, 천지가 다 내 것인 듯 흐뭇해지더란다. “사람이 아무리 많이 가져도 손에 쥘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그런데 이런 것들을 다 쳐다보며 누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 부자가 된 듯 행복했어요.” 차츰 이 마을에 뜨는 달이 얼마나 예쁜지도 알게 되었다. 상월면, 대명리, 항월리, 사월리 인근의 마을 이름이 모두 달과 관련된 것들이다. 달이 얼마나 예쁜 동네이면 그런 이름들이 붙었을까. 다시 국문학 공부라도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마당 한편에 장독대 놓고 이집 저집 ‘장’ 담가 줘 당시만 해도 10여 가구뿐이었다는 마을에서 외지인으로서 갈등은 없었는지, 어떻게 서로의 마음을 터놓고 전통장 법인까지 설립하게 되었는지 물었다. “이사 와서 보니 집으로 들어오는 입구의 저 나무 밑이 마을 어르신들의 놀이터더라고요. 제가 원체 성격이 좋아서 친구들이 많이 드나들어 먹을거리가 풍족한 편이었죠. 그래서 늘 간식거리도 내다 드리고 시간 날 때는 부침개도 부쳐다 드렸죠. 농작물이 나오면 도시 친구들에게 가져다 팔아드리기도 하고.” 그러면서 콩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콩 한 말 팔아봐야 1만 8000원인데 메주로 띄워 팔면 6만원이었다. 어르신들에게 “이렇게 좋은 콩을 어찌 이리도 싸게 파느냐. 메주를 한 번 담가 보시라. 제가 팔아드릴게”라고 권했다.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긴 하지만 어차피 집집마다 1년 먹을 장을 담그기 위해 직접 메주를 띄웠다. 이왕 하는 김에 양만 조금 늘리면 되는 것이었다. #‘장맛 좋다’ 입소문에 지인의 지인까지 찾아와 그런데 이번엔 도시의 지인들이 아파트에서 장을 담그면 맛이 없다고 푸념들을 했다. “우리 집 마당 넓잖아. 우리 집에다 담가 놓으면 되지”라고 했다. 그래서 하루종일 짱짱하게 햇볕 드는 마당 한쪽이 지인들의 장독대가 되었다. “그래 놓고 보니 더 많은 사람이 수시로 저희 집을 드나들게 된 거죠. 제가 담가 놓은 장맛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 지인의 지인들까지 찾아와서 좀 팔면 안 되냐고 하기도 하고.” 그러기를 2년. 이걸로 아예 사업을 한 번 해 보면 어떨까 해서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소일거리 삼아 시작했다. 2008년 허가를 내고 지역 농산물에 대해 알아가며 좀더 전문화하기 위해 발효 식품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009년 법인으로 등록하고 소상공인 대출로 5000만원을 받아 시설을 갖추고 유통과 마케팅, 비즈니스 등까지 시간만 맞으면 모두 배우러 다녔다. 장맛은 절반이 물맛이란다. 청정지역인 계룡산 자락이니 물맛이 좋을 수밖에 없다.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손맛에 마을 어른들의 조언까지 더했다. 인근 지역에서 수매한 콩으로 띄운 메주와 고추로 담근 장맛에 대한 자신감은 그래서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시행착오도 참 많이 겪었어요. 사실 이렇게 많은 일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일 자체도 너무 힘들고. 도시에서 전업주부가 일을 해 봐야 얼마나 해 봤겠어요. 거기에 장은 또 숙성기간이 필요하잖아요. 보통 공장에서는 6개월 정도 숙성시키는데 전통 기법은 3년은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맛이 나거든요. 일단 시작은 해 놓았는데 돈은 끝도 없이 들어가고 눈만 뜨면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정말 내가 이걸 왜 벌였을까 후회도 많이 했죠.” 더욱이 문제가 되었던 것은 홍보와 유통이었다. 지인들을 통해 입소문만으로 판매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궁리 끝에 논산시청에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담당 직원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해 안내해주었다. “전국에 축제가 얼마나 많아요. 거길 장돌뱅이처럼 죄다 돌아다녔어요. 전단지 만들어서 일일이 돌려가며 맛보라고 장 끓여가며 고생도 엄청 했죠. 그런데 그렇게 돌아다니다 보니 아는 사람이 하나둘 생기면서 어떤 연결고리들이 나오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매출이 올라가던 중에….”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 기사를 계기로 TV 방송에도 나가게 되었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르며 순식간에 홈페이지가 마비되었다. 전화 두 대가 마비되고 작업장 일대 교통까지 모두 마비되었다. “15일 만에 1억원의 매출을 올렸어요. 그동안 담가 놓은 장을 다 팔고 인근의 맛있는 장이란 장은 다 가져다 팔아드렸죠. 시청으로도 문의가 엄청나게 갔던 모양이에요. 한창 바쁜데 시청에서도 나왔더라고요. 그런데 마을 어르신들이 모두 여기서 일을 하고 있으니 자기들도 놀란 거죠.” #사회적기업·농가 체험·농가 맛집으로 선정도 “우리는 그때만 해도 사회적기업이 뭔지도 몰랐어요. 시에서 먼저 인증을 내준다며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도와주더라고요.” 사회적기업이란 비영리조직과 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로 취약계층에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한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생산과 판매 등의 영업 활동을 한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으면 직원 임금이 보조되고 각종 지원 사업에서도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대신 1000원을 벌면 200원은 사회에 환원해야 해요. 우리 같은 경우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에 여러 형태의 후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6차 산업 인증도 수월하게 받았다. 전부터도 지인들이며 고객들이 항아리를 가져와 직접 장을 담가 두거나 가져가기도 했으니 6차 산업 인증 제도가 생기기 전부터 이미 제반 조건들이 갖춰져 있었던 셈이다. 사업이 커지며 3년 전부터는 대전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막내아들 이경환(37)씨가 들어와 마케팅을 돕고 있다. 남편 이종일(72)씨는 농사 담당이다. 그동안 마을 어르신 10명 중 5명이 돌아가셨다. 남은 어르신들도 연로해 함께 일하지는 못하지만 늘 곁에서 장맛을 봐 주신다. 그리고 10가구가 이 산자락 마을로 새로 집을 지어 들어왔다. 모두 최 대표의 지인이거나 지인의 지인들이다. 사회적기업으로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주변 농가의 소득을 올려 주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비롯해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 등을 수상했다. 그러는 가운데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해 해마다 전국 단위의 발효식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메주와 장을 비롯해 딸기 고추장, 천연 소스 등 여러 특허도 보유하게 되었다. 특히 논산의 특산물 중 하나인 단무지 무는 바로 밭에서 손질해 공장으로 보내지고 무청은 그대로 밭에 버려지는데, 이를 아깝게 여겨 활용할 방안을 모색한 끝에 ‘시래기 된장국’과 ‘시래기 된장무침’ 등의 즉석요리로 개발해 매출 상승의 큰 요인이 되었다. #“연매출 4억~5억… 해외 진출이 최종 목표” 현재 연매출 4억~5억원을 올리고 있는 궁골식품의 장에는 여전히 방부제나 색소 등 화학 첨가물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절반 정도는 수작업, 절반 정도는 기계화 작업을 거치고 있다. 하지만 토종 콩을 가마솥에 삶아 맥반석 황토방에서 띄우고 태안에서 채취해 3년 동안 간수를 뺀 천일염에 재워 500여개의 항아리에서 숙성시키는 전통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콩을 비롯해 고추, 소금, 시래기 등 철저하게 지역 농산물만으로 원재료만 1억 5000만원어치 이상을 수매하고 있다. 한 해 다녀가는 체험객만 해도 3000명이 넘는다. 지난해는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하는 ‘6차 산업 수익모델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국비 50%·지방비 50%)으로 가공 시설과 체험 시설을 확충했다. 또 방문객들에게 직접 생산한 농산물로 친환경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농가 맛집도 개장하게 되었다. 단지 장을 생산하는 사업장을 넘어 마을 전체가 누구나 이용 가능한 테마 파크로까지 기능하게 된 것이다. 최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지역과 같이 걸어가는 기업으로서 해외 시장으로까지 진출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반평생을 전업 주부로 살다가 불과 11년 전 소박한 꿈을 안고 이 작은 마을로 들어온 최 대표의 소망은 이제 마을의 소망을 넘어 지역의 소망으로, 나아가 한국의 소망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사람을 좋아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최 대표의 푸근한 마음이 담긴 우리의 구수한 전통장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날을 생각하며 길 위로 나서자, 예쁜 초저녁달이 마주 보이는 산자락에 걸려 있다. 글쓴이 소설가 서진연 2007년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2013년 ‘괴산’으로 EBS 라디오 문학상 수상. 저서로는 소설집 ‘붉은 나무젓가락’, 장편소설 ‘수목원’ 등이 있다.
  • 소설가 데뷔 신동욱, ‘말하는대로’ 버스킹 후 눈물 흘린 이유

    소설가 데뷔 신동욱, ‘말하는대로’ 버스킹 후 눈물 흘린 이유

    소설가로 데뷔한 신동욱이 6년 만에 방송에 출연한 소감을 전했다. 22일 서울 합정동 다산북카페에서는 소설가로 정식 데뷔한 배우 신동욱의 첫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의 출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신동욱은 최근 JTBC ‘말하는 대로’로 녹화에 참여하며 6년 만에 방송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많은 분들 앞에서 버스킹을 했는데 제가 말을 잘 할 수 있을지가 걱정됐다”며 “사실 어떻게 말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말을 잘 끝마쳤다고 다행이라고 말씀해주시더라. 제 생각에는 제가 응원 하고 힘을 주러 간 건데 오히려 제가 많은 위로를 받아 무사히 끝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굉장히 떨렸지만 눈물도 났다”고 털어놨다. 신동욱은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소울메이트’ ‘쩐의 전쟁’ ‘별을 따다줘’ 등에서 연기를 펼쳤다. 지난 2011년 군 복무 중 희소병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판정을 받고 투병 중 첫 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집필하고 소설가로 데뷔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동욱 소설가 데뷔 “CRPS 투병..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 뿐이었다”

    신동욱 소설가 데뷔 “CRPS 투병..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 뿐이었다”

    CRPS 투병으로 연기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신동욱이 소설을 내고 소설가로 데뷔했다. 22일 서울 합정동 다산북카페에서 배우 신동욱의 첫 장편소설 ‘씁니다, 우주일지’의 출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씁니다, 우주일지’는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주인공이 우주로 떠났다가 표류하는 이야기다. 그간 신동욱이 겪었던 시련과 고민을 주인공을 통해 고스란히 표현한 소설이다. 신동욱은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드라마 ‘슬픔이여 안녕’ ‘소울메이트’ ‘쩐의 전쟁’ ‘별을 따다줘’ 등에서 연기를 펼친 배우다. 지난 2011년 군 복무 중 희소병인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판정을 받고 투병 중 첫 소설 ‘씁니다, 우주일지’를 집필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오랜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신동욱은 소설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2013년에 팬들 때문에 강제소환당한 적이 있다. 팬들에게 ‘몸을 회복해 뻔뻔하게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컨디션이 회복되지도 않고 기약을 할 수가 없었다. 어떤 방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그게 글쓰기였다. 그러다보니 소설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신동욱은 “두 번째 이유는, 제가 조금 아팠는데 저 같이 갑자기 시련을 겪은 사람들이 삶의 의욕을 잃는 일이 굉장히 많다. 그런 분들에게 저처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해보시라고, 하실 수 있다고, 스스로 시련을 헤쳐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글을 쓰게 됐다. 거창한 내용은 아니고 제가 읽고 싶은 내용을 쓴 것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을 ‘우주 덕후’라 소개한 신동욱은 ‘씁니다, 우주일지’의 내용에 대해 “과학 소설이다. 칼 세이건의 ‘콘택트’ 혹은 영화 ‘인터스텔라’ ‘마션’ 같은 내용의, 우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보셔야 할 내용”이라며 “로맨스, 우주과학, 어드벤처, 그런 내용이다. 제가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것을 굉장히 잘 못 한다. 적힌 내용을 보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재밌다. 내가 읽고 싶은 것을 썼다”고 전했다. 연기 복귀에 대해서는 “연기를 하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하지만 약속을 하면 후회할 것 같다. 약속을 못 드리는 이유는 저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좋아졌다가 안 좋아졌다가 들쑥날쑥 하다”면서 “더 좋아지면, 좋은 기회가 오면 좋은 작품으로 인사드릴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탁류는 서해로 흘렀다…군산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탁류는 서해로 흘렀다…군산

    '오늘이 아득하기는 일반이로되, 그러나 그런 사람들과도 또 달라 ‘명일(明日)’이 없는 사람들…이런 사람들은 어디고 수두룩해서 이곳에도 많이 있다.' 위 글이 나온 채만식의 소설, ‘탁류’가 당시 신문에 연재되기 시작한 해가 1937년이었다. 딱 80년 전의 시대풍광이, 세태가 지금과 별반 다르지는 않았는 듯하다. 전라북도 군산(群山) 출신의 소설가, 채만식(1902~1950)의 대표작 ‘탁류’는 1930년대 말, 일제의 미곡 수탈의 현장이었던 군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밑천없이 미두(米豆·곡물) 투기를 하는 3류 인생‘하바꾼’인 정주사와 그녀의 고운 딸, 초봉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작품은 일제 강점기 말엽 군산의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1899년 5월 1일에 근대항으로 개항된 군산을 모항(母港)으로 삼아, 일제는 전라북도의 만경평야와 동진강 유역 지평선이 보일 정도로 넓은 김제평야에서 산출되는 미곡들을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 그러다보니 군산이라는 도시는 자연스레 일본인 지주들과 더불어 미곡(米穀) 관련 연계 사업장이 번성하였다. 또한 1930년대 군산 거주 일본인 비율과 한국인 비율이 반반이었다고 하니 부유한(?) 항구도시의 명성을 일제강점기 시절에는 뜻하지 않게 누리게 되었다. 바로 그 때의 기억과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이다. ● 일제 강점기 시기의 유산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역사는 미래가 된다"는 의미를 다시금 찾기 위해 2011년 9월 30일에 개관하였다. 현재 일반인들에게는 주로 일제 강점기 시절의 문화 유산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알려졌으나 원래는 ‘국제 무역항 군산’의 모습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거 번성했던 해상 무역항이자 서해 해상물류유통의 중심지였던 예전 군산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항일운동의 역사까지 아우르는 전라북도 지역의 대표 문화체험관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실제 군산은 일제 강점기 당시의 문화 유산 원형이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이다. 바로 이런 근대 문화 유산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게끔 하는 공간으로서 박물관이 만들어졌다. 공사의 시작은 2009년 3월 20일이며 2011년 5월 3일에 준공하였다. 박물관의 대지면적 8347㎡이며 건축연면적은 4248㎡ 규모로 박물관으로서는 큰 편이다. 현재는 지하1층 지상 4층으로 전시장이 꾸며져 있으며 해양물류역사관, 어린이박물관, 수장고, 근대자료 규장각실, 근대생활관, 기획전시실, 세미나실 등이 갖추어져 있다. ● 소설 ‘탁류’의 주무대인 군산 거리 모습을 재현 박물관을 좀 더 구석구석 살펴보자면, 입구 1층에는 ‘국제무역항 군산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해양물류역사관’이 구성되어 있다. 해양물류역사관은 ‘국제무역항 군산’, ‘삶과 문화’, ‘해상유통의 중심’, ‘해상유통의 전성기’, ‘근현대의 무역’, ‘바다와 문화’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연출공간에 관련 유물과 영상을 배치하여 관람객의 이해를 돕고 있다. 2층에는 ‘군산의 자랑스러운 독립영웅들’이라는 주제로 ‘독립영웅관’이 열려 있다. 이 곳에는 의병장 임병찬 장군의 여러 유품과 아울러, 호남 최초 3.1만세운동과 전국 최대 농민항쟁이 있었던 민족저항 도시로서의 군산을 기념하고 있다. 특히 군산에서 1927년 11월에 일어난 옥구농민항일항쟁은 당시 일본인 지주의 75%라는 높은 소작료 요구와 혹독한 착취, 폭압에 맞서 봉기한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농민항쟁이었다. 3층은 박물관의 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근대생활관’이 있는 곳이다. ‘1930년 9월, 군산의 거리에서 나를 만나다’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하여 ‘도시의 역사’, ‘수탈의 현장’, ‘서민들의 삶’, ‘저항과 삶’, ‘근대건축물’, ‘탁본체험’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연출공간에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어 볼거리가 아주 풍부하다. 특히 이 곳에서는 1930년대 군산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주는 당시의 잡화점, 인력거 조합, 고무신 상점, 술 도매상, 토막집 등이 그대로 재현되어 있다. 특히, 채만식의 소설 ‘탁류’의 주무대 공간으로 미곡을 매점매석하여 투기하는 공간인 ‘미곡취인소’가 있어 일제 강점기 당시의 군산의 모습을 민낯으로 만나게 된다. 이 외에도 박물관에는 기획전시실, 기증자전시실, 어린이체험관 등이 있어 관람객들에게 풍부한 역사적, 문화적 체험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군산근대역사박물관에서 우리는 군산 금강(錦江) 상류의 맑은 물이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탁류가 되어 서해 바다로 빠져 나간 역사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군산 근대역사 박물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박물관이다. 박물관 자체 방문도 의미있지만 주변에 있는 일제 강점기 시절의 문화 유산도 같이 거닐어 보면 더더욱 좋을 듯하다. 2. 누구와 함께?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족들이라면 3. 가는 방법은? -전라북도 군산시 해망로 240(장미동 1-67)/ 063-443-8283 -군산 시내에서 1~2, 8~9, 11~14, 88~89번 버스 이용⇒박물관 앞 승강장에서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일제강점기 시절의 가옥이나 문화 유산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대표적인 관람장소로 군산의 근대 문화 유산의 거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거리 인근에 관광을 위한 인프라(식당, 숙박, 쇼핑)가 좀 더 갖추어져야 할 듯. 6. 꼭 봐야할 장소는? -3층 근대 생활관 내에 있는 다다미방으로 만든 영화관 7. 먹거리 추천? -군산 현지인들의 추천 장소 ‘이성당’. 빵집으로 빙수도 유명함.(063)445-2772/ ‘일해옥’ 콩나물국밥집(063)443-0999/ ‘정원’ 가정식 백반집으로 반찬이 많음.(063)452-2561 8. 홈페이지 주소는? -museum.gunsan.go.kr/index.jsp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새만금 간척지, 은파 호수공원, 고군산군도, 금강호 시민공원, 금강 철새 조망대, 진포 해양 테마공원 등이 있다. 10. 총평 및 당부사항 -군사 근대 문화의 거리를 여행하기 전에 꼭 채만식의 ‘탁류’를 읽고 방문하길 바란다. 이해와 감상의 폭이 커질 뿐만 아니라 근대문화거리가 채만식의 ‘탁류’의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뉴스 뜯어보기] ‘문단 성폭력’ 들불처럼 타오른 분노, 그 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침체됐던 문단이 다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습니다. 지난달 중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성추행, 성폭행을 저지른 문인들이 잇달아 실명으로 폭로됐기 때문입니다. 문학에의 푸른 꿈을 품은 습작생, 또는 철저히 ‘을’일 수밖에 없는 편집자의 위치를 이용한 일부 문인들의 파렴치한 가해 사실이 터져 나오면서 ‘충격과 분노’가 들끓었습니다. ‘#문단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는 오타쿠 내, 미술계 내, 영화계 내 등 문화계 전체로 번지며 권력관계를 이용한 남성중심주의 문화의 추악한 민낯을 들춰냈습니다. ◆실명으로 불려나온 가해자들, 폭로 이후는 문단 성추문 사건은 충격적인 가해 사실과 실명이 하나씩 거론될 때만 해도 SNS에서 폭발력 있는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리며 시선이 옮겨지고 일부 가해 문인들이 사과문을 내고 활동 중단을 선언하면서 점차 수그러들었습니다. 또 일부 가해 문인들이 ‘합의된 성관계’ 등의 이유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할 움직임에 나서면서 SNS에서 힘겹게 용기를 냈던 피해자들이 꽁꽁 숨는 상황도 벌어졌습니다. 작가의 꿈을 키우던 그들로서는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할 거란 두려움,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등이 클 수밖에 없으니까요. 한 문인은 “SNS에서 실명이 거론되며 여론은 들끓었지만 일부 문인들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를 한다고 하니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당할까봐 떨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대부분 학생이라 변호사 선임 비용 마련 등도 막막해 한다”고 전했습니다. 학교에서 문예창작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한 문인도 “애들이 ‘선생님 그게 사실이에요?’ 하며 문인 성폭력 사건을 물어오는데 너무 부끄러워 아무 말도 해줄 수가 없다”며 “문학을 한다는 게 이렇게 무력하게 느껴진 적이 없다”고 토로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개인 아닌 조직으로 대응해야” SNS를 통해 들불처럼 문제 제기는 됐지만 SNS에 가해자의 실명을 직접 올리는 것은 형사법상 명예훼손으로 고소 당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섣부르게 SNS에 가해 사실과 실명을 올리면 매스미디어를 통한 파급력이 엄청나고 내가 삭제한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람(피해자)이 처벌을 받게 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단체를 통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귀띔했습니다. 단체는 변호사 연계 등 법적 지원, 언론을 통한 이슈화 등 체계적인 대응에 나설 수 있습니다. 김재련 변호사는 “단체의 대응이 자리잡으면 피해자는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좌절하거나 포기하기 않고 나아갈 수 있고,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숨어 있던 피해자들도 힘을 얻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며 “검증이 되면 대중들도 가해 문인들을 제대로 평가하면서 문단 내 자정 노력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성폭력 뿌리 뽑겠다” 피해자 품으려 연대 나선 문단, 페미라이터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에서도 피해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단체가 생겨났습니다. 특히 문단에서는 전례 없는 단체가 꾸려졌습니다. ‘창작, 출판, 교육 등 문학의 장에서 발생해 온 성폭력·위계 폭력을 뿌리 뽑겠다’고 뜻을 모은 작가들의 모임 ‘페미라이터’입니다. 페미라이터가 지난 15일부터 SNS를 통해 받은 문학출판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서약에는 25일 현재 600명 이상의 문인들이 동참했습니다. 소설가 권여선, 김이설, 윤이형, 이은선, 정세랑, 천희란, 시인 김소연, 오은, 신해욱, 김현, 백은선, 유진목, 정영효, 이민하, 문학평론가 양경언 등이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 측은 “문학, 출판계에선 성폭력 사안이 터졌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전문기관과 연계하면서 고민하는 단체가 없었던 만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공식 창구로 기능하는 게 목표”라며 “피해 생존자들의 용기에 답하기 위해 1차 서약 명단을 다음 달 1일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페미라이터는 앞으로 ▲문단 내 성폭력 사례 기록 및 아카이빙 ▲추가 피해 제보 받기 ▲피해자와 전문기관 연결 ▲관련 이슈에 대한 잡지 창간 ▲세미나, 포럼 진행 등 피해자와 연대하는 다양한 활동을 펴나갈 계획입니다. 문예창작학과 강사로 일했던 시인의 성폭력 행태가 폭로된 고양예고에서는 졸업생 107명으로 이뤄진 모임 ‘탈선’이 지난 11일 성명을 내며 피해자 지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주요 문학 출판사들 ‘문단 내 성폭력’ 돌아본다 지난해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문단 권력을 점검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던 주요 문학 출판사들은 이번 사태도 예의 주시하며 자성의 목소리를 낼 예정입니다. 문학동네는 이달 말 펴낼 계간 ‘문학동네’ 겨울호를 페미니즘 이슈로 꾸미면서 문인, 사회학자, 여성학자들이 진행한 ‘문단 내 성폭력’ 좌담 등을 실을 예정입니다.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내는 계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서도 같은 이슈를 내부의 목소리로 들어보는 지면을 마련합니다. 지난달 문단 내 적나라한 여성 혐오 실태를 고발했던 김현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박시하 시인이 함께 만드는 독립 문예지 ‘더 멀리’에서도 문단 내 성폭력을 겪은 이들의 경험담을 수집해 12월 말 펴낼 예정이라 논쟁은 장기전이 될 전망입니다. 창비는 지난 16일 주간논평(양경언 평론가)을 통해 이렇게 짚었습니다. “가해 지목자가 가책 없이 개인의 사적인 생활인 양 무마하려 하는 배후에는, 그리고 심지어 피해생존자들의 고발 뒤에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시도하려는 배경에는, 성폭력의 발생을 방조하고 묵인해 왔던 사회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일 거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중략) 이 고발과 생존의 말들이 출발한 이상, 우리는 더 이상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이슈가 빠르게 소비되는 SNS에서 ‘ΟΟ_내_성폭력’이라는 해시태그만큼은 진땀나는 손으로 그러쥐고 더 깊고 뜨겁게, 오래 논쟁해야 할 이유입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이외수 “김진태 정신 차려라, 요즘은 건전지 촛불”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이외수 “김진태 정신 차려라, 요즘은 건전지 촛불”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이 17일 ‘촛불은 촛불일 뿐 바람 불면 꺼지게 된다’는 발언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소설가 이외수가 “100만 국민의 함성을 애써 무시하려는 막말”이라고 비난했다. 이외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김진태 의원,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 말했군요. 아직도 조선시대인 줄 아십니까. 정신 차리세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파라핀 촛불 들고 시위하는 사람 없습니다. 모두들 건전지 촛불 씁니다. 푸헐”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저는 건전지 촛불이에요. 비바람에도 끄떡없죠. 꺼지지 않는 촛불의 힘을 보여드릴게요’라는 사진을 올렸다. 앞서 ‘진박(진짜 친박근혜계)’으로 꼽히는 김진태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결국 바람이 불면 다 꺼지게 돼 있다”, “민심은 변한다”면서 “특검법안이 통과된다고 하면 촛불에 밀려서 원칙에 어긋나는 법사위 오욕의 역사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선약이 있어서…” 노벨상 밥 딜런 시상식 끝내 불참

    “선약이 있어서…” 노벨상 밥 딜런 시상식 끝내 불참

    201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75)이 다음달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 CNN 등에 따르면 노벨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밥 딜런으로부터 12월에 상을 받기 위해 스톡홀름으로 올 수 없다는 사적인 편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딜런은 편지에서 “개인적으로 상을 받았으면 좋겠지만 다른 약속이 있어 불가능하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한림원은 그러나 딜런이 “노벨상을 받은 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영광스럽다는 점을 강조했다”며 상을 타기 위해 스톡홀름에 오지 않겠다는 딜런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수상자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드물긴 하지만 예외가 없지도 않다”고 전했다. 문학상 수상자의 시상식 불참은 평화상 등 다른 분야보다 많은 편이다. 영국 극작가 해럴드 핀터(2005)와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2007)이 각각 병원 입원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시상식에 나오지 못했다. 프랑스 극작가 사뮈엘 베케트(1969)와 오스트리아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크(2004)는 대인기피증을 이유로 불참했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1970)은 출국했다가 재입국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 두려워 참석하지 못했다. 스웨덴 대사관에서 특별 기념식을 해달라고 제의했지만 스웨덴은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이를 거절했다. 결국 추방당한 이후인 1974년에야 스톡홀름에서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림원은 딜런에게 노벨상 수상자들이 시상식 후 6개월 이내에 관례적으로 해 온 강연은 의무라며 꼭 지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라 다니우스 한림원 사무총장은 딜런이 불참 이유로 댄 다른 약속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수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딜런은 줄곧 한림원의 전화를 받지 않고 따로 공식 입장도 내놓지 않는 등 침묵을 지키다가 보름 뒤인 지난달 28일에야 수상 수락 의사를 밝혔다. 한림원 관계자는 그의 이런 행동을 두고 “무례하고 건방지다”고 비판한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외수 ‘박근혜 길라임’ 패러디 동참, 현빈으로 변신 “길라임?”

    이외수 ‘박근혜 길라임’ 패러디 동참, 현빈으로 변신 “길라임?”

    소설가 이외수가 ‘박근혜 길라임’ 패러디에 동참했다. 16일 이외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길라임?”이라는 짧은 글과 함께 자신의 사진 한 장을 올렸다. 사진에는 이외수가 선글라스를 끼고 반짝이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이외수가 입은 반짝이 옷은 지난 2010년 방영된 SBS 드라마 ‘시크릿 가든’ 속 현빈이 입던 옷이다. 당시 드라마가 유행하면서 극 중 현빈이 입고 있는 옷 또한 함께 유행했다. 지난 대선 전 박근혜 대통령이 차움병원을 이용하며 가명으로 극 중 하지원의 이름인 ‘길라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자 이를 풍자하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외수 트위터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목숨 건 연애’ 천정명 “하지원, 예전부터 팬..11년 전 꿈 이뤘다”

    ‘목숨 건 연애’ 천정명 “하지원, 예전부터 팬..11년 전 꿈 이뤘다”

    배우 천정명이 하지원의 팬임을 고백했다. 17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목숨 건 연애’(감독 송민규)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천정명은 “예전부터 누나 팬이었다. 2005년에 처음 뵀다. 당시 ‘패션 70s’ 출연 중이었는데 누나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현장에서 뵀는데 그때 처음 보고 꼭 한 번 같이 촬영하고 싶다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유명한 배우가 된다면 촬영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같이 하게 되서 너무 즐거웠다”고 고백했다. ‘목숨 건 연애’는 비공식 수사에 나선 허당 추리 소설가의 아찔하고 스릴 넘치는 코믹 수사극이다. 허당추리소설가 한제인 역 하지원, 이태원지구대 순경인 설록환 역 천정명, FBI 프로파일러 뇌섹남 제이슨 역 진백림을 비롯해 오정세, 정해균, 윤소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 사진=더팩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또 체면 구긴 노벨문학상?..밥 딜런 “선약 있어 시상식 못가”..누가누가 불참했나

    또 체면 구긴 노벨문학상?..밥 딜런 “선약 있어 시상식 못가”..누가누가 불참했나

    올해 노벨문학상을 두고 ‘파격’을 선택했던 한림원이 또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수상자인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이 다음 달 10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열리는 시상식에 “선약이 있다”며 불참한다는 연락을 해 왔기 때문이다. 한림원은 “전날 밥 딜런이 개인적인 편지를 통해 직접 상을 받고 싶었지만 다른 선약 때문에 불운하게도 올 수 없게 됐다는 전갈을 보냈다”고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밝혔다. 한림원은 밥 딜런이 “노벨상 수상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영광스럽다고 강조했다. 밥 딜런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뒷말이 나올 것을 미리 경계했다. 지난달 13일 한림원은 밥 딜런의 노랫말들을 고대 그리스 서정 시인 호메로스와 사포에 비유하며 그의 문학적 성취를 높이 평가했다. 이를 두고 “문학의 경계를 확장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지만 문단 일부에서는 “작가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수상자인 밥 딜런이 수상 직후는 물론 이후에도 보름간 한림원의 연락을 받지도 수상에 대한 입장도 내지 않아 한림원을 겸연쩍게 했다. 당시 한림원의 한 관계자는 “무례하고 건방지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자가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건 매우 드문 일이지만 몇몇 사례는 있다.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던 앨리스 먼로는 “나이가 많고 건강이 좋지 않다”며 시상식에 불참했다. 200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였던 영국 소설가 도리스 레싱은 너무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2005년 수상자인 영국 극작가 해롤드 핀터는 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시상식에 나타나지 않았다. 수상 당시 도리스 레싱은 여든 여덟살로 역대 최고령 수상자였다. 2004년 수상자인 오스트리아 소설가 엘프리데 옐리네트는 대인기피증을 이유로 참석을 거절한 대신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임무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임무

    임무(Commission)-에즈라 파운드 가라 내 노래여, 외로운 사람과 불만으로 가득한 사람들에게,신경쇠약에 걸린 사람, 인습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도,가서 내가 그들을 억압하는 자를 경멸한다고 전해다오,차갑고 도도한 물결처럼 가라,내가 폭군을 경멸한다고 전해다오, 의식하지 못하는 억압에 반대하라,상상력이 부족한 폭군에게 반항하라,속박을 물리치라고 말하라,지루해 죽을 지경인 부르조아지에게 가라,교외에 사는 부인들에게 가라,어쩔 수 없이 부부가 된 이들에게 가라,자신의 실패를 몰래 숨긴 이들에게 가라,불운하게도 짝을 잘못 만난 이들에게,팔려온 아내에게,한정 상속을 받은 여인에게 가라. 미묘한 욕망에 사로잡힌 이들에게 가라,미묘한 욕망이 좌절된 이들에게 가라,…(중략)…자유로운 마음과 정신의 유대를 옹호하라,가서, 모든 형태의 억압에 반대하라. * Go, my songs, to the lonely and the unsatisfied,Go also to the nerve-racked, go to the enslaved-by-convention,Bear to them my contempt for their oppressors.Go as a great wave of cool water,Bear my contempt of oppressors. Speak against unconscious oppression,Speak against the tyranny of the unimaginative,Speak against bonds.Go to the bourgeoise who is dying of her ennuis,Go to the women in suburbs.Go to the hideously wedded,Go to them whose failure is concealed,Go to the unluckily mated,Go to the bought wife,Go to the woman entailed. Go to those who have delicate lust,Go to those whose delicate desires are thwarted,.........Speak for the free kinship of the mind and spirit.Go, against all forms of oppression. * 파운드가 이처럼 선동적인 시를 썼어? 의아해할 사람들이 많을 게다. 오래전, 나의 난삽한 독서 편력 중에 ‘가라, 내 노래여’를 발견하고 나도 화들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한국에서 에즈라 파운드(1884~1972)는 20세기 초의 대표적인 모더니스트로, 이미지즘 운동을 이끌었던 시인이며 문예비평가로 알려져 있다. 현대 시의 개척자, 탐미적인 개인주의자이며 나치에 협력했던 시인이 ‘임무’처럼 도발적인 시를? 믿기지 않았지만 인터넷이 없을 때라 진위를 확인하지 못해 답답했었다. ‘임무’는 파운드가 시 잡지 ‘Poetry’에 1913년 발표한 시이다. 그즈음 파운드와 그의 친구들은 이미지즘을 선언했다. 오로지 언어와 재현에만 관심을 두겠다. 낭만주의의 애매한 표현, 형용사의 과도한 사용에 반대한다. 뻔한 상투어를 피하며 현대적인 목소리를 지닌 시각적인 시를 옹호한다. 그가 1912년에 발표한 이미지즘의 세 가지 원칙은 아래와 같다. 1. 주관적이든 객관적이든 대상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2. 표현에 기여하지 않는 단어는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3. 리듬에 대하여: 메트로놈에 의지하지 않고, 음악적인 시구의 연속에 따라 시를 구성하기. ‘이미지즘 시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몇 가지’라는 글에서 그는 이미지를 “순간에 지적이며 감성적인 복잡성을 전달하는 무엇”이라고 정의했다. 이러저러한 문학적 업적보다 나는 파운드의 사람됨을 더 높이 평가하며 존경한다. 그는 동시대의 중요한 작가들-예이츠, 프로스트, 제임스 조이스, 헤밍웨이 그리고 TS 엘리엇-의 재능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데 자신의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파운드와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작품은 더 훌륭하게 변모했다. 파운드의 인간성에 대해, 그의 관대함과 친절한 마음을 헤밍웨이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친구들이 공격당하면 그들을 변호했고, 그들을 감옥에서 꺼내고 잡지에 글을 실어주었다.…그는 그들에게 (가난한 문인들에게) 부유한 여인들을 소개했다. 그는 그들의 책을 펴낼 출판업자들을 대주었다. 사경을 헤매는 친구가 있으면 밤새 앉아서 그의 곁을 지켰다.… 그는 그들의 병원비를 대신 내주었고, 누군가 죽고 싶다고 말하면 그를 설득해 살게 했다.” 파운드는 1885년 미국 아이다호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2년 공부한 뒤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여행하고 1908년 영국으로 건너갔다. 시인 예이츠의 연인이었던 소설가 올리비아 셰익스피어의 딸 도러시와 결혼하고, 문예잡지의 편집자로 일하며 영국과 미국의 문인들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외국문화에 관심이 많았던 파운드는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과 중국의 한시를 영어로 번역했다. 1924년에 영국을 떠나 이탈리아로 이주한 파운드는 2차 세계대전 중에 파시스트에 동조해 미국을 비난하는 라디오 연설을 한 반역죄로 1945년 미군에 의해 체포됐다. 심한 스트레스로 정신이 이상해진 그는 미국으로 압송돼 워싱턴DC의 정신병원에서 12년을 보낸 뒤에 헤밍웨이를 비롯한 친구들의 탄원으로 1958년 석방됐다. 이탈리아로 돌아간 파운드는 1972년 죽을 때까지 베네치아에서 살았다. 엘리엇은 그의 야심작 ‘황무지’(원본은 약 800행이었는데 파운드가 433행으로 줄여 주었다)를 ‘나보다 나은 예술가 에즈라 파운드에게’ 바쳤다. 한 시인이 다른 시인에게 바치는 최고의 찬사였다.
  • 소설가 이순원·시인 문인수 2016 동리목월문학상 수상

    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15일 ‘2016 동리목월문학상’에 소설가 이순원씨, 시인 문인수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상금은 각각 7000만원이다. 이 상은 경주 출신 소설가 김동리(1913∼1995) 선생과 시인 박목월(1916∼1978)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었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후 6시 경주 보문단지 ‘The-K’ 경주호텔에서 열린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1985년 강원일보 신춘문예에서 ‘소’로 등단한 뒤 현대문학상(1997), 이효석 문학상(2000), 허균작가문학상(2006), 녹색문화상(2016) 등을 받았다. 창작집으로 ‘그 여름의 꽃게’, ‘말을 찾아서’, ‘첫눈’ 등이, 장편소설로는 ‘우리들의 석기시대’,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첫사랑’, ‘그대 정동진에 가면’ 등이 있다. 시인 문인수씨는 1985년 ‘심상신인상’으로 등단해 대구문학상, 금복문화예술상, 미당문학상, 대구시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뿔’, ‘홰치는 산’, ‘동강의 높은 새’, ‘배꼽’ 등이 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부서진 우리에게 에둘러 건넨 안부

    부서진 우리에게 에둘러 건넨 안부

    “세상에 부서지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악몽과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현실이 더 악몽 같은 요즘을 살고 있어서일까. 작가의 말에 묘하게 설득됐다. 소설가 조수경이 최근 펴낸 첫 소설집 ‘모두가 부서진’(문학과지성사)에 대해 건넨 말이다. 제목처럼 그의 소설에는 권력의 먹이사슬에, 극악한 폭력 앞에 몸이든 마음이든 부서진 사람들이 파편처럼 널려 있다. 이들은 머리가 잘려나가고(마르첼리노, 마리안느), 절단된 사지들이 바다를 부유하고(젤리피시), 좀비가 된 애인이 흉기를 들고 덤비는(할로윈-런,런,런) 악몽을 거듭 꾼다. 다들 ‘그때까지만, 그때까지만 버티면 되는 것’(153쪽)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결국 내려딛은 곳은 허방이다. ‘사슬’에 이르러서는 개와 돼지가 소녀를 겁탈하고 동물이 인간 위에 군림하는 기괴하고 끔찍한 현실을 목도하게 된다. ‘할로윈-런,런,런’은 세월호 사건과 ‘혼이 비정상’이라는 대통령의 말에서, ‘사슬’은 인간사회의 먹이사슬에서 풀어냈다는 작가의 말에서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니 현실이 지옥보다, 악몽보다 끔찍하고 참담할 수밖에. “저는 사람들이 들여다보기 두려워하는 내면의 지하실 같은 곳에 시선이 머물러요. 고통스럽기는 저도 마찬가지지만, 꼭 그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집요함이 있어요. ‘사슬’은 자연에서의 먹이사슬과 완연히 다르고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는, 그래서 무서운 인간사회의 먹이사슬을 주목했어요. 더 무서운 건 이 먹이사슬이 무한 연쇄로 이어져 있다는 거죠.” ‘할로윈-런,런,런’에서는 죽음과 공포를 상품화하는 놀이공원이 등장한다. 좀비가 되어 인간 사냥을 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나’는 가장 약한 사람을 물색해 그의 생명줄을 낚아챈다. 사람들은 경보음이 들리면 무조건 대피소로 내달린다. 그런 나에게 동료는 말한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건 공포지. 공포를 던져주면, 그냥 믿는 거야.”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에 정말 가만히 있었을 때, 그 후의 세상을 상상해 본 거죠. 진실로 둔갑한 거짓, 거기에 공포를 더할 때 그것이 갖는 위력에 대해서요. 진실을 덮기 위해 사람들에게 계속 공포를 심어주면 결국 진실보다 공포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잖아요. 그런 모습이 ‘좀비’나 다름없죠. 세월호 이후 이 이야기가 계속 맴돌았는데 ‘혼이 비정상’이란 말을 듣고 세상이 얼마나 비정상인지가 선명해졌어요. 이야기가 빠르게 완성될 수 있었던 촉매제였죠.”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그의 첫 소설이자 이번 소설집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보이는 ‘젤리피시’는 ‘부서진 우리의 내면’을 부감하는 듯하다. 성생활용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남자들에게 ‘도구’처럼 이용당하는 장애 여성 ‘나’는 분절된 신체 기구로 이뤄진 상품들을 보며 생각한다. ‘그것들은 나와 제법 어울렸다. (중략) 내 몸뚱이는 버려진 재료를 모아다가 아무렇게나 조립해 만든 결과물 같기도 했다. 나는 가끔 분해된 채로 가게에 진열된 내 모습을 상상해보곤 했다.’(77쪽) “세상에 부서지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어쩌면 저는 이 인물들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안부를 묻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괜찮으냐고…. ‘사는 게 재앙’ 같은 날들도 많지만, 최승자의 시처럼 결국 ‘살아 있다는 건 참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몸이든 마음이든 부서진 사람들이 이 ‘아슬아슬하게 아름다운’ 생을 꽉 붙잡았으면 좋겠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29회 경희문학상에 소설가 신지견·평론가 문흥술

    제29회 경희문학상에 소설가 신지견·평론가 문흥술

    경희대 경희문인회(회장 박이도)는 15일 ‘제29회 경희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신지견(왼쪽)씨와 평론가 문흥술(오른쪽)씨를 선정했다. 수상 작품은 신 작가의 대하소설 ‘서산’(연인M&B, 2014)과 문 평론가의 평론집 ‘환각의 인을 찾아서’(역락, 2016)다. 시상식은 오는 18일 오후 6시 경희대 서울캠퍼스 중앙도서관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금 1000만원과 상패가 수여된다.
  •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新전원일기] 음악 듣는 배, 행복 두 배… 농약 없는 배, 건강 열 배

    배나무숲 너머 산등성이 그애의 집을 바라볼 때마다/(중략)/배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밤이면 옹골지게 익은 배가/후두둑 후두둑 녀석은 도둑고양이처럼 잽싸게 주워담았다/배로 허기진 배를 채운 새벽, 녀석과 난 텅 빈 신사동 사거리에서/유령처럼 축구를… 해골바가지… 난 자식아, 여기 최후의 원주민이야.(유하 시인의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 1’) ‘배’ 하면 여지없이 유하의 시가 떠오른다. 국가적 단위의 개발사업에 떠밀려 사라졌으나 여전히 어딘가에 살아 있을 고향, 푸른 공간으로 대변되는 추억의 장소가 배나무숲과 함께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탐스러운 배, 배 서리에 나선 동네 꼬마들, 꼬마들을 뒤쫓으며 허투루 소리를 지르는 배나무 주인. 생각만으로도 들큼한 배를 한입 가득 베어 문 듯 감미롭고 달착지근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1970년대 이전에 서울 압구정동은 배밭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그런데 불과 30여년 만에 압구정동은 높은 빌딩과 아파트, 성형외과에 점령당했다. 압구정동 사거리에 서 있자니 그 많던 배나무는 어디로 갔나 궁금해진다.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바람에 흩어지는 배꽃이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하기도 한다. 모든 게 너무 빠르게 변화하고 소멸한다. 그래서인지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의 모습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쩍 그립고 고맙다. 권윤주(59) ‘미디안 농산’ 대표는 3대째 경기 양평군 지평면을 지키며 4000평 규모의 배 농사를 짓고 있다. 1896년 조부가 이곳으로 이주해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 100년이 넘게 붙박이 농군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물론 재배 방법이나 상품종과 관련해서는 많은 변화가 있어 왔다. 그 계기가 된 것이 1984년 농약 중독으로 쓰러져 죽을 뻔한 일이다. 병상에 누운 권 대표를 가장 괴롭혔던 것은 이렇게 유해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해 농사를 짓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사람이 먹자고 농사를 짓는 건데 이것을 사람이 먹어도 되는가 생각하니 섬뜩하더군요. 그래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마자 농약을 쓰지 않고 농사 짓는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만류하는 사람도 많았고 더러 미쳤다는 소리도 들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유기농법에 대한 개념 자체가 희박했으니까요. 힘들고 외로웠죠. 그러다 ‘정농회’(正農會)를 알게 됐습니다.” 정농회는 1970년대 후반부터 친환경 유기농법을 개발하고 실천 활동을 벌여 온 단체로서, 권 대표는 당시의 심정을 “한 줄기 빛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표현한다. 권 대표는 정농회와 정보를 공유하며 환경친화적 농법을 도입해 흙과 생명을 살리는 먹거리 재배에 박차를 가했다. 또 한 번 변화의 계기가 찾아왔다. “서울신문을 보다가 해외 토픽란에 눈길이 멈췄어요. 모차르트 사과라는 게 시판돼서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기사였습니다.” 태교 때 음악을 듣는 게 태아의 정서와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농사를 짓는 데도 음악을 사용한다니, 놀라운 발상이 아닐 수 없었다. 권 대표는 당장 관련 자료를 찾기 시작했고 음악이 작물의 생육과 해충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음악의 파동을 느끼면 식물도 반응해 숨구멍을 많이 연다. 이로써 호흡 작용이 왕성해지고 비료 흡수율도 높아져 생육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 식물에는 ‘자기방어 기능 물질’이라는 게 있어 해충의 섭식성을 방해하고 해충의 대사를 교란시키는데, 음악을 들려주면 이러한 물질 분비가 왕성해진다. 더불어 음악은 해충 자체가 갖고 있는 호르몬 균형을 깨뜨리고 성충이 되는 것도 방해하기 때문에 자연히 해충발생 억제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권 대표는 1987년 친환경 농업으로 전면 전환하는 것과 동시에 전국 최초로 음악 농법을 시도했다. 그리고 배밭을 지나며 의아해했던 질문 하나가 풀렸다. 갑자기 싸늘해진 날씨에 옷깃을 여며야 했음에도 배나무 잎은 여전히 푸르렀고, 배밭 여기저기에는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허수아비와 수확한 배를 가득 담은 상자가 놓여 있었다. 머릿속에서 그려 왔던 풍경, 언젠가 한 번은 보았던 익숙한 풍경에 몸이 저절로 녹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배나무 곳곳에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는 네모난 스피커의 정체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아, 너희들이 음악을 들으며 자란 거구나. 모차르트를, 베토벤을, 사물놀이를 듣고 자라서 그렇게 푸르고 건강했던 거로구나. 비로소 머리가 탁 트이는 듯했다. 권 대표의 노력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배를 재배한다는 자부심이 생산성과 수익까지 보장해 주지는 못했던 것이다. 매년 물가는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는데 기존의 방법만으로는 기초 생활을 유지하는 것만도 힘들 지경이었다. 권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진 배를 상품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동의보감’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효능이 숨어 있다. 환절기에는 몸이 쉽게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이때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품으로 배를 빠뜨릴 수 없다. 비타민과 미네랄 등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할 뿐더러 면역력 강화에 좋은 ‘케르세틴’과 ‘카테킨’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서다. 이 밖에 두 성분은 동맥경화와 고혈압 등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또 배에는 ‘알부틴’이 많이 함유돼 있다. 알부틴은 주근깨와 기미의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발생을 억제해 피부를 맑고 청결하게 가꿔 준다. 최근에는 배의 성분 중 하나인 ‘폴리페놀’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 폴리페놀은 몸속의 유해 산소를 제거하고 암을 예방하는 데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물질로 요즘 같은 환절기에 섭취하면 더욱 좋다. 한방에서는 기관지염이나 감기 환자에게 배를 권하는데, 동의보감에 따르면 배를 즙으로 내 먹으면 기침·감기·천식이 잦아들고 폐와 기관지, 코 등의 열독을 빼낼 수 있다. 권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부엌에 쪼그리고 앉아 배를 달이던 엄마 생각이 났다. 배 윗부분을 잘라내 속을 파내고 그 안에 꿀과 배의 속살을 넣어 오랜 시간 중탕하던 모습이며, 갈색즙을 후후 불며 식기 전에 마시라며 내밀던 모습이 옛날 영사기 속의 한 장면처럼 떠올랐다. 추억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나를 권 대표의 목소리가 잡아끌었다. “처음에는 배잼으로 특허 출원을 했어요. 그게 1993년의 일이었죠. 1995년에는 양평군 최초로 농가공 공장을 설립했고요. 1997년에 배로 만든 잼의 특허를 획득했는데 조금 더 먹기 편한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1998년에 전국에서 최초로 배즙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그 후로 권 대표는 상품의 다양화에 전력을 다했다. 허브배즙과 도라지배즙, 산수유청과 산수유엿을 개발해 경기도 G마크를 획득하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기능성 순무 배즙과 오디뽕즙도 출시된 상태다. 배 농사와 배 가공산업에서 나오는 연 매출액은 7억원 수준이다. 배와 함께한 일련의 과정이 소득증대와 관련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권 대표는 “소득은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한다. “소득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말인데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그런데 권 대표는 이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고민한 결과를 일상 속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한다. 권 대표는 경기 양평군 지평면 가루매마을 위원장이기도 한데, 여러 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6차 산업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이지만 개별농가에서 이를 실현하기란 매우 어렵다. 농산물 생산(1차)만 하던 농가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가공(2차)하고, 향토 자원을 활용한 서비스업(3차)까지 확대하기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것이다. 권 대표는 이에 대한 해법으로 농가가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마미온푸드 협동조합’ 설립과 마을 단위의 체험 프로그램 진행이 그중 하나다. 가루매마을에서는 각 농가에서 재배하는 품종과 관련해 유아식품을 개발·생산하고, 농사나 농촌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을 단위로 진행한다. 그중에서 특히 ‘따뜻한 한 끼 밥상’은 권 대표가 생각하는 ‘행복’이 어떤 것인가를 확연하게 드러낸다. “농사꾼의 눈에는 보이는 모든 것이 일거리예요. 특히 농번기에는 밥을 챙겨 먹는 게 아주 큰일이죠. 시간도 없고 일손도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마을회관을 이용해 농부와 노인들에게 점심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따뜻한 한 끼 밥상’ 식당은 마을 부녀회가 중심이 된 협동조합으로, 마을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을 위주로 제철 밥상을 차려 저렴하게 공급한다. 농부들이 가져온 농산물은 소매 가격으로 사주고, 식당에서 일하는 부녀자들에게는 별도로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니 진정한 로컬푸드라 할 만하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배밭을 빠져나오는데 권 대표가 뛰어와 도라지배즙을 건넨다. 이야기하는 내내 기침하던 모습을 눈여겨보았던 모양이다. 배 서리꾼을 잡는 시늉만 하다가 허허 웃어버릴 것 같은,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배려하고 함께 잘 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2016년을 살고 있으나 마음은 정으로 가득 찬 과거의 어디쯤에 가 있을 것만 같은 농부의 손길이 따뜻하고 정겹다. ■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새 영화] ‘카페 6’

    [새 영화] ‘카페 6’

    아날로그 복고 감성으로 무장한 대만의 청춘 로맨스물이 국내 극장가에서 은근한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해 저우제룬 주연, 감독의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재개봉해 인기를 끌더니 올해는 왕다루 주연의 ‘나의 소녀시대’가 40만명을 동원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16일 개봉하는 ‘카페 6’도 이러한 흐름을 타고 국내에 상륙하는 대만 청춘 로맨스물이다. 1995년 대만. 민록(둥쯔젠)은 단짝인 백지(린바이훙)와 짓궂은 장난을 즐기는 고3 남학생이다. 2년간 짝사랑해온 같은 반 모범생 심예(옌줘링)와 우여곡절 끝에 사귀게 된다. 공부에는 젬병이던 민록은 심예와 같은 대학에 가려고 노력하지만 꿈을 이루지 못한다. 민록은 백지와 함께 난저우에 있는 대학에, 심예는 타이베이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게 된 것. 대만 남쪽의 난저우와 북쪽의 타이베이는 한국으로 치면 부산과 서울 거리다.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된 두 사람. 민록은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의 태반을 털어가며 틈 나는 대로 타이베이로 달려간다. 이들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같은 메뉴로 식사를 하며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 나가지만 장거리 연애의 앞날이 마냥 순탄치만은 않아 보이는데…. 2007년 대만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소설이 원작이다. 인터넷 소설가인 우쯔윈 감독이 직접 각색해 영화 감독으로 데뷔했다. 복고가 테마인 작품들은 으레 당대 유행하던 팝송 등을 잔뜩 깔아 귀를 자극하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 대신 공중전화, 카세트테이프, 교환일기, 에어조던 운동화 등 우리에게도 향수를 일으키는 소품들이 꽤 등장한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한국 청춘이나 대만 청춘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그러한 점 때문에 한국에서도 대만 청춘 로맨스물이 인기를 끄는 게 아닐까 싶다. 잔잔하게 흘러가는가 싶은데 나름 파격적인 반전이 있다. 첫사랑의 뜨거운 열병을 담은 청춘 로맨스물로 시작했다가 청춘 버디물로 막을 내리는 게 다소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하는데, 대만 청춘 로맨스물을 즐기기에는 무리가 없는 작품이다. 라테를 마시다가 갑자기 에스프레소를 들이켜는 느낌이랄까.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12세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