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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능 컨트롤타워’!… 국민 여가를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궁·능 컨트롤타워’!… 국민 여가를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궁궐과 종묘, 조선왕릉은 연간 1100만명 이상이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유산이다. 그 가운데 조선시대 궁궐의 전형을 보여주는 창덕궁과 유교적 왕실 제례 건축 공간인 종묘, 왕과 왕비의 무덤 유적인 조선왕릉은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됐다. 500년 이상을 이어온 조선시대 왕실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사후에 대한 당대의 인식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방대한 유산이지만 궁궐과 왕릉을 통합해서 관리하는 전담 행정조직은 지난 1월에서야 마련됐다. 지난 10일 출범 100일을 맞은 문화재청 소속 책임운영기관인 궁능유적본부다.궁궐과 왕릉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업무는 지난해까지는 문화재청 활용국 산하 궁능문화재과, 활용정책과, 조선왕릉관리소, 궁·종묘 관리소 등으로 나뉘어 운영됐다. 문화재청 내부에서는 궁궐과 왕릉을 총괄하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미 오래전부터 나왔다. 특히 2009년 조선왕릉 40기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궁·능 활용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지만 전담 조직을 마련한 여건이 조성되지는 않았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능과 업무의 성격이 유사한 각 유적의 관리소 등 개별 조직이 난립한 상황에서 유적 보존과 복원, 정비, 관람 서비스 등이 일원화되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서 “10여년 전부터 문화재청 내에서는 궁·능 전담 조직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고, 지난 5~6년 전부터 계획안을 구체화해 행정안전부 측에 조직 신설을 요청해 왔었다”고 설명했다. 궁능유적본부가 문화재청의 숙원 사업이었던 만큼 지난 1월 출범식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궁궐과 왕릉은 문화재청이 심혈을 기울여 국민에게 다가간 유산”이라며 “궁능유적본부가 문화재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보여주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궁·능을 수리하고 복원하는 업무와 활용 업무로 이원화되어 운영하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궁능유적본부는 궁능서비스기획과와 복원정비과, 4대 궁·종묘·세종대왕유적·조선왕릉 동부·중부·서부지구 관리소로 구성된 2과 9관리소 체제다. 직원은 공무원 210여명을 비롯해 매표, 안내 등을 담당하는 공무직 근로자까지 합하면 1000명이 넘는다. 궁궐과 왕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됐지만 아직 내부 조직 체계는 ‘미완성’이다. 우선 전체 인력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관련 조직의 인력을 재편한 데 지나지 않는다. 현재 공모를 통해 선발 중인 궁능유적본부장 역시 실무 인력을 한 자리 줄이는 대신 마련한 자리다. 그 까닭에 청 내부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큰 조직으로 정비되어 인력도 는 것 같지만 궁능유적본부장 직위 하나만 생겼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무가 늘어나서 물리적으로 힘든 가운데 조직에 대한 외부의 기대치가 높아져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확대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궁궐과 왕릉은 기획, 복원·정비, 활용이 기본인데 현재 궁능유적본부에는 궁능서비스기획과와 복원정비과만 마련돼 있다. 정성조 문화재청 대변인은 “그간 궁·능의 보수·정비·유지 업무가 중점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창덕궁 달빛기행, 덕수궁 달빛산책 등 관람 서비스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관람객이 증가하면서 대국민 현장 인력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조직의 큰 틀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니 추후 궁능활용과(가칭)를 신설하고 실무 인력을 단계에 따라 점차 늘려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생 책임운영기관으로서 문화재계 안팎의 큰 기대를 안고 출범한 만큼 궁능유적본부의 어깨는 꽤 무겁다. 올해 문화재청 주요 업무 계획 중에서 궁·능 보존 및 활용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진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국민들의 여가 시간이 늘어나고 궁·능 관람객도 크게 증가한 만큼 궁능유적본부는 관람객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궁능유적본부는 궁궐 전각 및 비공개 지역 개방 확대, 일제강점기 변형·훼손된 궁·능 정비, 장애인 관람객을 위한 무장애공간 조성 등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확충을 올해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는 “2016년 4대궁·종묘·조선왕릉 관람객이 1300만명을 기록한 이후 연간 관람객이 1100만명대에서 머물렀는데 올해 1분기(1~3월) 관람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다”면서 궁능유적본부 출범 이후 그간 공개하지 않은 전각 내부를 개방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나 본부장 직무대리는 “앞으로도 각 궁의 특색에 맞는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관람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궁궐에 비해 활용도가 높지 않았던 왕릉으로 발길을 이끌 수 있는 둘레길 조성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광화문 월대, 덕수궁 돈덕전 등 문화유산을 복원·정비하는 사업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안 된다… WTO, 韓 손 들어줘

    “자의적 차별·부당한 무역 제한 아니다” 식물위생 관련 분쟁 최초로 1심 뒤집어 해수부 “원산지 표시제 강화 지속할 것” 한국의 일본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일 무역 분쟁에서 한국이 예상을 깨고 사실상 승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1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조치가 타당한 것으로 판정했다. 무역 분쟁의 최종심 격인 WTO 상소기구는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에서 일본의 손을 들어줬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결정을 뒤집고 모두 한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상소기구는 세슘 검사만으로 적정 보호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수입금지와 기타 핵종 추가 검사를 요구한 조치는 무역 제한이라고 본 1심 패널 판정을 파기하면서 과도한 조치가 아니라고 봤다. 1심 패널은 지난해 2월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WTO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불합치된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줬는데, SPS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소기구는 다만 한국 정부가 수입금지 조처와 관련해 일본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절차적인 부분만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2013년 9월 일본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내려진 수입금지 조처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소기구 판정을 앞두고 1심 판결이 대부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상 일본에 유리하게 판정됐던 핵심 쟁점들이 줄줄이 파기됐다.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수입금지 조처를 한 50여개국 중 한국만을 상대로 2015년 5월 WTO에 제소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12일 분쟁 승소에 대해 ‘다행스럽다’며 일본 식품에 대한 기존 검역절차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그동안 SPS 협정 관련 소송에서 이긴 적이 없었기 때문에 비관적 분위기가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1심 판정이 뒤집혔다”며 안도했다. 해양수산부도 “전적으로 다행이라고 본다”며 “이번 판정을 계기로 원산지 표시제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승려 범렴 다녀감”… 울진 성류굴서 1200년 전 글씨 발견

    “승려 범렴 다녀감”… 울진 성류굴서 1200년 전 글씨 발견

    신라시대 화랑·승려가 작성한 것 추정천연기념물 제155호 경북 울진 성류굴에서 1200여년 전인 신라 원성왕 14년(798)에 화랑과 승려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씨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21일 울진군이 성류굴 종합정비계획 수립을 위해 동굴을 조사하던 중 입구에서 23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각석(刻石) 명문 30여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동굴 내부에서 명문이 발견된 것은 국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 발견 지역은 일반인 출입이 제한된 장소로, 명문 중 하나는 ‘정원십사년 무인팔월이십오일 범렴행’(貞元十四年 戊寅八月卄五日 梵廉行)이었다. 정원 14년 8월 25일에 승려 범렴이 다녀갔다는 의미로, 정원(貞元)은 중국 당나라 황제 덕종(재위 779∼805)이 785년부터 사용한 연호다. 이 명문 근처에서는 ‘임랑’(林郞), ‘우’(牛) 등 화랑 이름으로 추정되는 글자도 발견됐다. 명문은 석주, 석순, 암벽에 오목새김돼 있고, 글자 크기는 다양했다. 대부분 자형이 똑바른 해서체로 쓰였지만, 약간 흘려 쓴 행서체도 일부 발견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성류굴이 신라시대 화랑이나 승려들이 찾아오는 유명한 명승지였으며, 수련 장소로도 활용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동물 이름이 나타난 것으로 보아 화랑들이 동굴에서 의례를 치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류굴에서는 이외에도 ‘신유년’(辛酉年)과 ‘경진년’(庚辰年) 같은 간지, 통일신라시대 관직 명칭인 ‘병부사’(兵府史), 조선시대 율진현령을 지낸 인물인 ‘이복연’(李復淵)이라는 글자도 확인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안 된다… WTO, 韓 손 들어줘

    “자의적 차별·부당한 무역 제한 아냐” 식물위생 관련 분쟁 최초로 1심 뒤집어 “日에 정보 제공 안 해” 절차적 지적만 한국의 일본 후쿠시마 주변산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둘러싼 한일 무역 분쟁에서 한국이 예상을 깨고 사실상 승소했다. 세계무역기구(WTO) 상소기구는 11일(현지시간) 일본이 제기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제소 사건에서 1심 격인 분쟁해결기구(DSB) 패널의 판정을 뒤집고 한국의 조치가 타당한 것으로 판정했다. 무역 분쟁의 최종심 격인 WTO 상소기구는 한국의 수입금지 조치가 자의적 차별에 해당하지 않으며 부당한 무역 제한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1심에서 일본의 손을 들어줬던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결정을 뒤집고 모두 한국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상소기구는 세슘 검사만으로 적정 보호 수준을 달성할 수 있는데도 수입금지와 기타 핵종 추가 검사를 요구한 조치는 무역 제한이라고 본 1심 패널 판정을 파기하면서 과도한 조치가 아니라고 봤다. 1심 패널은 지난해 2월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WTO 위생 및 식물위생(SPS) 협정에 불합치된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줬는데, SPS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소기구는 다만 한국 정부가 수입금지 조처와 관련해 일본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절차적인 부분만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2013년 9월 일본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인근 8개 현에서 잡힌 28개 어종의 수산물에 대해 내려진 수입금지 조처는 계속 유지될 수 있을 전망이다. 상소기구 판정을 앞두고 1심 판결이 대부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막상 일본에 유리하게 판정됐던 핵심 쟁점들이 줄줄이 파기됐다. 일본은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수입금지 조처를 한 50여개국 중 한국만을 상대로 2015년 5월 WTO에 제소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에어비앤비 숙소서 ‘몰카’ 발견한 가족…해킹해 인증샷 후 신고

    에어비앤비 숙소서 ‘몰카’ 발견한 가족…해킹해 인증샷 후 신고

    아일랜드를 방문한 뉴질랜드 가족이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몰카를 발견했다. 지난달 3일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떠나 아일랜드 코크에 도착한 닐리와 앤드류 바커 부부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숙소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부부는 4명의 자녀와 조카를 데리고 14개월간 유럽을 여행 중이었다. IT 보안업체에서 근무하는 앤드류는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수상한 기기를 하나 발견했다. 바커는 그 기기가 몰래카메라임을 확인하고 장비를 해킹해 컴퓨터와 연결시켰다. 이후 모니터에는 숙소를 돌아다니는 가족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됐고, 앤드류는 짐작한 위치에서 화재경보기로 위장한 몰카를 발견했다. 가족은 몰래카메라 앞에 모두 모여 인증사진을 찍고 곧바로 에어비앤비에 신고했다. 부인 닐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남편이 몰카를 찾아내지 못했다면 어땠을지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족은 에어비앤비 측에 그 어떤 조언도 받지 못했다. 닐리는 “에어비앤비에 전화를 걸어 몰래카메라가 발견됐음을 신고했지만, 상담원은 그저 지금 숙소를 취소할 경우 환불 받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숙소 주인 역시 앤드류가 몰래카메라에 대해 묻자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후 다시 전화를 걸어온 숙소 주인은 카메라는 방범용으로 거실에만 설치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마음이 놓이지 않은 앤드류는 숙소 주인에게 녹음만 되고 있는 것인지 실시간으로 녹화가 되고 있는 것인지 확인을 요구했지만 그 어떤 답변도 듣지 못했다.근처 호텔로 숙소를 옮긴 바커 가족은 다시 에어비앤비 측에 전화를 걸어 항의했다. 닐리는 “에어비앤비는 여전히 사안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그저 예약을 취소한 것과 환불 규정만 읊어댔다”며 분노했다. 바커 가족의 계속되는 항의에 에어비앤비는 사건에 대한 조사와 숙소 주인의 활동 금지를 약속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후 2주가 지나도록 에어비앤비는 그 어떤 회신도 하지 않았고 해당 숙소는 다시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화가 난 바커 가족은 해당 사실을 SNS에 공개했고 뉴질랜드 현지 언론들이 이를 보도하기 시작하자 에어비앤비는 그제서야 숙소 주인의 활동을 영구적으로 금지했다. 에어비앤비가 몰카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비판이 일자 에어비앤비는 보도자료를 내고 “모든 고객의 프라이버시가 최우선 과제”라면서 “우리는 숙소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사안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숙소는 영구 삭제시켰다. 현재까지 5억 명의 이용자가 에어비앤비를 이용했지만 이런 일은 드물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는 충격을 받았을 가족들에게 사과하며 초기 대응 매뉴얼에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숙소 주인 역시 바커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몰래카메라 설치를 시인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바커 가족은 에어비앤비 사용자들에게 “화재 경보장치나 다른 기기로 위장한 몰래카메라가 많다”며 “에어비앤비를 이용할 거라면 몰래카메라 검색하는 방법부터 배우라”고 조언했다. 에어비앤비는 자신의 방이나 집, 별장 등 모든 공간을 임대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숙박 공유 플랫폼이다. 191개 이상의 국가, 3만4000개 이상의 도시에 진출해 있으며 현재까지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사람만 60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최근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몰래카메라가 심심찮게 발견되면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씨줄날줄] 온라인 채용설명회/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온라인 채용설명회/박현갑 논설위원

    대학 졸업은 하지만 취직난으로 졸업을 유예하는 취업준비생들이 적지 않다. 여기저기 취업의 문을 두드리나 원하는 문은 쉽게 열리지 않는다. 기업마다 회사 홈페이지에 채용 절차, 보수와 복지 수준 등을 안내하지만, 취준생의 이런저런 궁금증을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 대학 캠퍼스를 찾아가서 하는 채용설명회도 마찬가지다. 수요자 맞춤형 채용설명회 성격이지만, 제한된 공간과 질의응답 시간 등 시공간적 제약으로 취준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하기에는 여전히 미흡하다. 지방에 있는 학생들이라면 고충은 더하다. 수도권에 비해 채용설명회 등 취업정보를 접할 기회가 원천적으로 적다. 이런 점에서 몇 년 전부터 붐이 인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공평하다. 서울에 있든, 지방에 있든 물리적 이동 없이 집안에서 평상복 차림으로 기업의 채용정보를 들을 수 있다.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오프라인 설명회에서 충족시키기 어려운 시시콜콜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지난해 지원했다가 탈락했는데 재지원 불이익은 없는지, 학점이 낮고 나이는 많고 전공도 직무와 관련 없는데 지원해도 괜찮은지, 특정 전공우대라고 소개한 분야에 일반 전공자가 지원할 경우 서류전형 통과도 되지 않는지, 구체적인 자소서 작성 요령 등 취준생 입장에서는 궁금한 것들을 실시간 채팅창을 이용해 물어볼 수 있다. 기업에 온라인 채용설명회는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효과적인 방법인 동시에 또다른 기업 홍보 수단이다. 오프라인 설명회가 일회성이라면 온라인 설명회는 언제든지 다시 볼 수 있어 지속적인 홍보채널이다. 이 때문에 사전 질문지 확인과 방송 연습 등 치밀한 사전준비는 기본이다. 이런 준비는 초기화면 구성에서부터 드러난다. 3일로 예정된 라이브 채용설명회를 안내하는 한화의 유튜브 초기화면은 전투비행기에 낙하산에다 총을 든 전투병들까지 등장해 눈길을 끈다. 화약ㆍ방산 부문의 모든 것을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카카오TV 라이브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 시청자에게 채용설명을 한다. 한화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 당시 첫 온라인 라이브 채용설명회를 했는데 당시 오프라인 설명회보다 20배 많은 지원자들이 참여하는 등 호응도가 좋아 올해도 온라인 채용설명회를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CJ그룹은 2015년 상반기 실시간 온라인 화상채팅 채용설명회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에 인턴사원 채용 지원자를 위한 채용설명회 T커리어 라이브를 했다. 기업과 취준생의 온라인 만남이 기업과 취준생 모두에게 만족스런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agleduo@seoul.co.kr
  • 대낮 보건지소서 전부인에 흉기 휘두르고 자해…2명 사망

    50대 남성이 이혼한 전 부인이 근무하는 보건지소에 찾아가 흉기를 휘두르고 자해해 2명 모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28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24분쯤 화순군 북면 보건지소에서 이모(52)씨가 흉기를 들고 들어가 근무하던 전 부인 강모(54)씨를 찔렀다. 이씨는 이어 자신도 자살을 기도했다. 이들은 각각 광주와 화순의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으나 1시간여 만에 결국 숨졌다. 이들은 지난달 초 이혼했다. 이씨는 보건소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강씨의 직장에 찾아가 이야기를 하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옆 별도 공간에서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다 곧바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이씨가 미리 흉기를 준비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화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남북연락사무소서 철수했던 북측 인원 일부 복귀

    남북연락사무소서 철수했던 북측 인원 일부 복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북측 인원 일부가 복귀해 연락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통일부가 25일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 22일 ‘상부의 지시’라면서 연락사무소에서 간단한 서류 정도만 챙기고 장비 등은 그대로 둔 채 북측 인원을 전원 철수시킨 적이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오늘 오전 8시 10분쯤 북측 인력 가운데 일부가 복귀해 연락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오늘 오전에 남북 연락대표 간 협의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평소처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은 평소대로 교대근무차 내려왔다고 언급했다”면서 “북측은 연락사무소가 ‘북남공동선언의 지향에 맞게 사업을 잘 해 나가야 한다는 뜻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재 북측 연락사무소에는 연락대표 등 4∼5명 정도의 실무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고 있으며, 북측 소장 대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동안 북측 연락사무소에는 평소에 10명 내외의 인원이 근무했던 것으로 알려져 아직까지 완전한 정상 가동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청문회 슈퍼위크… 野 “부동산투기·자녀 특혜채용 등 송곳 검증”

    청문회 슈퍼위크… 野 “부동산투기·자녀 특혜채용 등 송곳 검증”

    집 꼼수증여 최정호 “국민 눈높이에 송구” 문성혁 아들 자소서 3분의1 분량으로 합격 진영 10억에 산 땅으로 26억 분양권 받아 박영선 세금 지각납부·장남 병역연기 논란 한국당 “7명 모두 5대 인사 배제 대상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국토교통부 등 7명의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5일부터 사흘간 실시된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후보자들이 부동산 투기, 자녀 특혜 채용 등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25일 청문회장에 서는 최정호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강남권과 세종시 아파트 부동산 거래로 20억원대 시세 차익을 얻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후보자 지명 직전 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해 다주택자 비판을 피하기 위한 ‘꼼수 증여’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최 후보자는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에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6일 청문회에 서는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이 2015년 한국선급 공개채용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자기소개서를 전체 분량의 3분의1만 채웠는데도 만점을 받아 합격했다는 것이다. ‘가족 중에 해양대 출신이 많다’며 아버지의 직업을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화 관련 협회장을 맡는 동안 소득 신고를 누락한 의혹이 제기된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도 같은 날 열린다. 박 후보자는 6번의 위장전입, 12번의 도로교통법 위반 전력도 드러났다. 역시 같은 날 청문회에 서는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과거 발언으로 안보관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보수진영으로부터 받고 있다. 배우자가 2004년 서울 서초구의 한 아파트에 대해 시세보다 5억원 낮은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의혹도 나왔다. 김 후보자는 이날 북측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수에 대해 서면 답변서를 통해 “장관에 취임하면 공동연락사무소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청문회 슈퍼위크 마지막 날인 27일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와 조동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린다. 진 후보자는 지역구인 용산에서 2014년 배우자 명의로 10억원에 사 놓은 토지가 재개발되면서 26억원대 아파트와 상가 분양권 등을 받았다. 특히 해당 부지가 2009년 용산 참사가 발생한 건물 인근이라는 점에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후보자도 배우자가 서초구 주상복합 아파트 등 주택만 4채를 보유한 데다가 증여받은 경기 양평의 토지에 국도가 들어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다. 박 후보자는 소득과 지출 규모, 종합소득세 납부 여부 등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박 후보자의 배우자는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직전 종합소득세 2000여만원을 냈다가 실무상의 착오로 이중 납부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한국·미국 이중 국적인 장남의 병역 연기 문제도 논란이 된다. 김정재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24일 “7명의 후보자 중 5대 인사 배제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 후보자는 단 1명도 없다”며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기대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면 큰 오산”이라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수뢰 혐의로 美로 도피한 페루 前대통령 만취로 체포

    수뢰 혐의로 美로 도피한 페루 前대통령 만취로 체포

    뇌물 수수 혐의로 수배를 받자 미국으로 도피한 알레한드로 톨레도(72) 전 페루 대통령이 공공장소에서 만취한 혐의로 체포돼 하룻 밤을 감옥에서 보낸 뒤 석방됐다. 18일(현지시간) RPP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톨레도 전 대통령은 17일 밤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멘로파크의 한 식당에서 만취해 행패를 부린 뒤 체포됐다가 이날 오전 석방됐다. 경찰은 “톨레도 전 대통령이 하룻밤을 유치장에서 보낸 뒤 벌금 없이 풀려났다”면서 “이는 공공장소서 만취로 체포된 이들에게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그러면서 “톨레도 전 대통령을 놓고 페루에서 제기된 법적인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면서 “페루에서 혐의가 존재한다는 이유 만으로 미국에서 용의자를 체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페루 대통령을 지닌 톨레도는 재임 당시 브라질 북부와 페루 남부 지역을 연결하는 남미대륙 횡단 고속도로 건설 사업 입찰을 따내기 위해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시가 준 2000만 달러(약 230억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돈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련 회의 참석차 부인과 함께 프랑스 파리로 출국한 뒤 부패 스캔들이 터져 사법당국의 포위망이 좁혀지자 잠적한 뒤 캘리포니아 지역에 거주했다. 페루 정부는 미 정부에 톨레도를 구금하거나 추방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미국은 여전히 페루 정부의 신병 인도 요청을 검토하는 중이다. 페루 정부는 톨레도의 체포를 유도하고자 3만 달러(약 3450만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인터폴에도 그의 체포를 위한 적색경보 발령을 요청하기도 했다. 페루 대법원은 지난해 3월 톨레도에 대한 정부의 신병 인도 요청을 승인했다. 톨레도 전 대통령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지만 오데브레시는 2016년 미 법무부와 협의 과정에서 남미 전역에서 페루의 29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8억 달러의 거액 뇌물을 살포한 혐의를 인정했다.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전 대통령도 지난해 야당 의원들이 그의 개인변호사가 오데브레시와 비밀리에 관련을 맺고 있었다는 사실을 폭로한 뒤에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日법원 곤 前닛산 회장 보석 결정에 檢 ‘준항고‘로 맞서

    日법원 곤 前닛산 회장 보석 결정에 檢 ‘준항고‘로 맞서

    보석금 10억엔 완납에 준항고 기각되면 ‘석방’거주지 도쿄도내·주택 출입구 감시카메라 설치해외방문 금지에 컴퓨터·휴대폰 사용 제한 조건자신에 대한 구속이 “반역”이라고 주장했던 카를로스 곤(64) 전 니산자동차 회장에 대해 일본 법원이 5일 보석 결정을 내렸다. 이에 검찰이 이날 즉시 준항고했다. 검찰의 준항고가 기각되고 보석금을 완납하면 곤 전 회장을 풀려날 수 있다. 일본 도쿄(東京)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이날 곤 전 회장에 대한 보석을 결정했다. 보석금은 10억엔(약 100억원)이다. 보석 조건으로 거주지도 도쿄도이며, 자택 출입구에 감시카메라 설치와 사건 관계자와의 접촉 금지, 해외 방문도 금지된다. 또 컴퓨터와 휴대전화 사용도 제한된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전했다. ▶ “이건 책략이고, 반역이다”…구치소서 인터뷰한 곤 前회장 법원이 그동안 곤 전 회장 측의 보석 청구를 두 번 거절한 끝에 세 번 만에 보석을 결정했지만 검찰은 즉시 이에 불복해 준항고를 했다. 법원이 검찰의 준항고를 기각하고 보석금 10억엔을 완납하면 이르면 풀려날 전망이다. 보석을 결정한 재판관(판사)와 다른 별도의 재판관이 준항고에 대해 판단한다. NHK는 보석 결정과 관련해 법원이 보석을 승인해도 곤 전 회장이 관계자와 말을 맞추는 등 증거 인멸을 할 우려는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곤 전 회장은 2011~2015년 유가증권보고서에 5년간의 연봉 50억엔(약 500억원)을 축소 신고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1월 19일 도쿄지검 특수부에 체포됐다. 곤 전 회장은 자신의 혐의를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구속 상태는 107일째 이어지고 있다. 르노-닛산-미쓰비시 자동차 3사 연합(얼라이언스)의 수장이던 그는 검찰에 체포된 이후 닛산과 미쓰비시 회장직에서 해임됐으며 지난 1월 르노 회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앙드레 프레빈 90세에 타계, 미아 패로·소피 무터 등 다섯 차례 결혼[영상]

    앙드레 프레빈 90세에 타계, 미아 패로·소피 무터 등 다섯 차례 결혼[영상]

    독일 출신의 작곡가 겸 지휘자인 앙드레 프레빈이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의 매니저는 고인이 지난 28일(현지시간) 아침 미국 뉴욕 맨해튼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영국 BBC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사랑, 재즈 피아니스트로도 잘 알려진 프레빈은 특히 할리우드에서의 경력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Gigi’와 ‘포기와 베스’, ‘Irma La Douce’, ‘마이 페어 레이디’로 네 차례나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를 지휘했고 또 다섯 차례나 결혼한 개인사로도 유명하다. 재즈 가수 베티 베넷과 처음 혼인해 두 딸을 낳고 곧바로 이혼했고 몇년 뒤 작사가 도리 랭던과 결혼해 함께 곡을 썼다. 둘이 함께 쓴 곡으로는 1960년 오스카 후보로 추천된 영화 ‘페페’ 수록곡들과 1962년 ‘Two For the Seesaw’가 있다.역시 가장 유명했던 그의 배우자는 여배우이자 인권운동가이며 프랭크 시내트라와 결혼했다가 헤어진 미아 패로였는데 1970년 혼인해 1979년 이혼할 때까지 그녀와 사이에 세 자녀를 뒀다. 패로는 생전에 함께 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사랑받은 친구여 아침에 또 만나요. 영광스러운 심포니 안에서 안식하소서”란 글을 남겼다. 둘은 세 아이를 입양했는데 그 중에는 나중에 프레빈과 헤어진 뒤 패로의 파트너가 됐던 우디 앨런과 결혼한 한국계 순이도 포함돼 있었다. 네 번째로는 헤더 매리 헤일스와 결혼해 17년 뒤에 헤어졌다. 그리고 2002년 마지막으로 음악적 능력을 존경해 마지 않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와 결혼해 자신이 태어난 독일 뮌헨에서 살았지만 6년 뒤 이혼했다. 20세기 활동한 음악인 가운데 고인처럼 다양한 장르에 빼어난 자질을 보인 이는 없었다. 1970년대 텔레비전 방송에서 클래식 음악 자체가 소개되기 어려웠는데 그는 영국 방송에 ‘뮤직 나이트’ 시리즈를 만들어 클래식 소품들을 연주하고 지휘하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인들을 소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무려 2500만명이 즐겨 시청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 코미디언 에릭 모어캠과 에른 와이즈가 진행하는 쇼에 1971년 성탄절에 초대돼 공항에서 택시로 이동하며 대사를 외어 리허설도 하지 못한 채 코미디언들의 익살을 능숙하게 받아넘기며 그리그의 피아노협주곡을 소재로 웃고 떠들 정도로 프레빈의 엔터테이너 기질은 대단했다.고인은 80대에 들어서도 왕성한 연주 활동을 벌였고,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Brief Encounter’ 같은 오페라 작업에 참여했는데 평단의 평가는 엇갈렸다. 그가 상당한 애정을 쏟았던 런던심포니오케스트라와 상임 음악 감독 캐스린 맥도웰, 퍼시픽심포니, 리듬앤블루스 가수 디온 워익, 코미디언 겸 배우 스티븐 프라이, 오페라 가수 르네 플레밍 등 음악계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아이템’ 주지훈 “뭔가 불길한 일이..” 떡밥 대사 짚어보기

    ‘아이템’ 주지훈 “뭔가 불길한 일이..” 떡밥 대사 짚어보기

    MBC 월화미니시리즈 ‘아이템’(극본 정이도 연출 김성욱)이 첫 회부터 판타지에 더한 미스터리에 궁금증과 몰입력을 높이는 떡밥들로 2주간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불태웠다. 이에 다음 주가 더욱 기대되는 미스터리 떡밥 대사를 총정리했다. #1. 주지훈의 꿈,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이학준(조선묵) 변호사의 살인 사건이 일어난 정진역에서 신소영(진세연)에게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어쩌면 앞으로 일어날 사건들은 우리가 알아온 사건과는 다를 겁니다”라며 불안감을 내비친 강곤(주지훈). 정진역이 바로 아이템 팔찌의 힘으로 전속력을 달리는 열차를 멈춰 세우고 소영이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것을 본 꿈속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어마어마한 힘을 가진 팔찌를 현실에서 목격한 것도 믿을 수 없는데, 그 장소까지 두 눈으로 확인한 강곤. 꿈속에서 본 모든 사건이 미래를 예지한 것일까. 그렇다면 앞으로 소영의 죽음과 열차 참사가 실제로 일어날까. #2. 진세연의 휴대폰, “엄마가 미안해.” 동료들에겐 “끔찍한 사체를 보고도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다”는 소리를 듣지만, 신소영은 사실 신경안정제가 없으면 잠을 설치고, 낮엔 불안해 집중도 안 될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특별한 인연이 있는 구동영(박원상) 신부를 찾아가 사람들은 다 잊은 것 같지만 자신은 매일이 똑같다고 털어놓은 이유였다. 그리고 밝혀진 사실은 그녀가 드림월드 화재 참사의 유가족이라는 것. 드림월드 앞에서 촬영한 고대수(이정현)의 사진을 보고, 강곤이 지난 2003년 11월 101명의 사망자와 292명의 부상자를 낸 참사였다는 사실을 언급하자, “검사님이 그걸 어떻게?!”라며 놀란 이유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날 밤, 낡은 폴더폰에 녹음된 음성을 들으며 슬픔에 잠긴 신소영. “소영아 엄마야. 엄마가 우리 딸 너무너무 사랑해. 그리고 엄마가 미안해”라는 엄마의 목소리였다. 화재 참사와 엄마의 죽음은 드림월드 유류품으로 밝혀진 아이템을 둘러싼 사건을 수사중인 신소영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3. 박원상의 기도, “모든 죄는 제가 짊어지고 가겠사오니.” 첫 방송부터 아이템 레이저포인터로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채찍질했고, 끔찍한 살인을 저질러 미스터리를 증폭시킨 구동영 신부. 세 번째 살인을 저지르기 전, 잠든 아이들 앞에서 “모든 죄는 제가 짊어지고 가겠사오니 남겨진 아이들은 부디 악에서 구하여주시옵소서”라며 간절하게 기도를 올렸다. 신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죄를 짓고 있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 대목이었다. 게다가 그가 살인 사건의 시그니처로 남긴 성경의 잠언 6장 16절-19절을 분석한 신소영의 프로파일링에 의하면, 앞으로 총 4건의 살인사건이 남아있다. 신소영, 신구철(이대연)과 함께 ‘드림월드 화재 참사 유가족 공동체’ 사진 속에 있었던 구동영. 그가 아이템을 이용해 벌이고 있는 연쇄살인과 드림월드 화재 참사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아이템’,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 MBC 방송. 사진제공 = MBC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비정규직의 비극…당진제철소서 50대 하청 노동자 사망

    비정규직의 비극…당진제철소서 50대 하청 노동자 사망

    충남에 있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50대 협력업체 노동자가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여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홀로 일하다 사망한 이후 ‘위험의 외주화’ 현상을 막기 위해 법이 개정됐지만, 협력업체에 속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번에도 막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후 5시 30분쯤 이 제철소에서 이모(50)씨가 동료 3명과 철광석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의 표면 고무를 교체하다가 근처에 있던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숨졌다. 이씨는 가동을 중단한 컨베이어벨트에서 교체 작업을 하다 부품이 바닥나자 공구창고로 새 부품을 가지러 갔다가 인근 컨베이어벨트에 빨려 들어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와 함께 작업한 한 동료는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공구창고에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사라진 뒤 계속 안 보여 찾아보니 다른 컨베이어벨트 아래에 쓰러져 있어 신고했다고 진술했다. 산업재해가 발생하자 현대제철은 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벨트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대전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은 근로감독관을 보내 사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 있었던 동료들과 제철소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씨는 이 제철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전문적으로 수리하는 협력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다. 하지만 이씨가 하던 일은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개정된 산안법은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원청(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했다. 또 원청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하지만 컨베이어벨트 정비 업무와 같이 발전소나 제철소 내 기계·설비 운전, 정비, 점검, 유지·보수·관리 등의 업무는 도급 금지 업무에 포함되지 않았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2007년부터 올해까지 노동자 30여명이 각종 사고로 사망했다. 2017년 12월 20대 노동자가 설비 정기보수를 하던 중 갑자기 작동한 설비에 끼여 숨졌고, 2016년 11월 이 공장의 환습탑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2010년 5월에도 같은 환승탑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노동자가 추락사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송혜교·한혜진·혜박, 과거 인연 떠올리며 카를 라거펠트 추모

    송혜교·한혜진·혜박, 과거 인연 떠올리며 카를 라거펠트 추모

    샤넬의 전성기를 이끈 패션계 거장 카를 라거펠트의 별세 소식에 그와 인연이 있는 국내 스타들이 애도를 표했다. 배우 송혜교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Rest in peace”(평화로이 잠드소서)라는 글과 함께 카를 라거펠트와의 화보 사진 등을 올렸다. 흑백사진 속에는 송혜교와 카를 라거펠트가 모델과 디자이너로서 손을 잡고 서로를 응시하는 모습 등이 담겼다.송혜교는 2012년 카를 라거펠트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샤넬 재킷을 입은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집 ‘리틀 블랙 재킷: 카를 라거펠트와 카린 로이펠드가 다시 찾은 샤넬의 클래식’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한 바 있다. 모델 한혜진도 칼 라거펠트와의 추억을 떠올렸다. 한혜진은 이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카를 라거펠트의 사진과 함께 “2006년 파리에서 처음 그의 무대에 올랐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팬으로서, 모델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했다. 그가 없는 펜디와 샤넬을 상상하는 건 힘들지만 그의 마지막 컬렉션들이 잘 마무리되길 기도한다. 이제 마드모아젤 코코의 곁으로 또 한 명의 전설을 보내며 존경과 사랑으로 그를 추모한다. 카를. 편히 쉬기를”이라며 추모글을 남겼다.모델 혜박도 인스타그램에 카를 라거펠트와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백발의 카를 라거펠트를 만난 혜박이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장면이 담겼다. 혜박은 “Thank you and you will be missed. RIP Karl”(고마워요. 그리고 그리울 거예요. 편히 쉬기를 카를)이라는 글을 함께 올렸다.1933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카를 라거펠트는 1983년 샤넬 예술 감독을 맡으며 이름을 알렸다. 패션업계의 전설적인 디자이너로 이름을 떨친 카를 라거펠트는 지난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구체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건강상태가 많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어지러운 세상에 떠밀려 백발의 나이에 이르도록/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네/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바람 앞의 가물거리는 촛불 푸른 하늘 비추누나//(중략)//새 짐승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시름거리니/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하고 말았네/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역사를 돌이켜보니/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하략).’ 조선 말기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1855~1910)은 2000여수의 시를 짓고 한국 근대사 연구에 중요한 저술로 꼽히는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을 남겼다. 그는 1910년 8월 29일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9월 8일 칠언절구 한시 ‘절명시’와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죽음으로 일본의 침략과 탄압에 항거하기 위함이었다. 구절마다 비통함과 참담함이 배어 있는 이 시에서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라고 말한 황현은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토로했다. ‘절명시’ 마지막 부분에서 국가의 기강을 세우는 상소를 하고 황제의 노여움을 사서 억울하게 죽은 송나라 선비 진동(陳東)과 자신을 비교하며 적극적인 저항이 아닌 자결이라는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못내 부끄러워했다.나라의 자주독립을 갈망했던 한 시인의 죽음은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황현의 친필 유묵첩 ‘사해형제’(四海兄弟)에 담겨 있는 독립운동가 한용운(1879~1944)의 친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에는 고인의 숭고한 충절을 존경하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리로써 조용히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 나시네/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 또 다른 자료인 ‘수택존언’(手澤存焉)에서도 황현의 항일의식을 살펴볼 수 있다. 황현은 1908년 3월 독립운동가 전명운·장인환의 스티븐스 저격 사건, 1909년 12월 독립운동가 이재명의 이완용 암살 시도 등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독립운동가들의 신문 기사를 꼼꼼히 스크랩했다. 특히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과 안 의사의 공판 과정에 대한 신문 기사를 빠짐없이 모아둔 점은 황현이 얼마나 나라의 명운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10주기 추모도 낮게…약자의 손잡던 바보가 그립습니다

    노동 인권·민주화 등 현대사 질곡 관통 ‘세상 속 교회’ 기치로 민주적 가치 실현 분열된 사회, 자비·사랑으로 포용 실천 선종 후 ‘바보 정신’ 재단 통해 유지 이어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둘러싼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발언이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여야 4당이 문제 발언을 한 의원 제명을 요구하는 등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역사전쟁으로까지 치닫는 분위기다. 그 와중에 5·18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광주 시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정치적 입장을 앞세운 발언이라지만 민주화운동 폄훼와 왜곡은 많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 5·18 민주화운동을 놓고 김수환 추기경은 이런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무슨 보복이나 원수를 갚는다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 바로 세우기를 위해섭니다. 책임자는 분명히 나타나야 하고 법에 의해 공정한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어디 5·18 민주화운동뿐인가. 김 추기경은 생전 약자 편에 선 채 불의에 강하게 맞선 쓴소리와 행동을 주저하지 않았다. “위정자도, 국민도, 여당도, 야당도, 부모도, 교사도, 종교인도 모두 이 한 젊은이의 참혹한 죽음 앞에서 무릎을 꿇고 가슴을 치며 통곡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1987년 1월 26일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 중 일부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일들이 생길 때마다 많은 이들은 김 추기경을 떠올린다. ‘김 추기경이 계셨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까.’ 16일은 김 추기경이 선종한 지 10주기가 되는 날. 그날을 중심으로 추기경의 사랑과 배려 정신을 되새겨 실천으로 옮기자는 행사들이 이어질 전망이다. 추모 미사(16일 오후 2시 명동성당), 추모 사진전(23일까지 명동성당 지하 1898광장), 유품 전시회(16일~6월 20일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기념 음악회(18일 오후 8시 명동성당), ‘내 기억 속의 김수환 추기경’ 토크콘서트(17일 오후 5시 명동대성당 꼬스트홀)…. 그런데 이어지는 그 추모의 몸짓들이 요란하지 않다. 천주교의 최대 지도자, 시대의 사표, 민족의 양심…. 그 막중한 수식어들만 보더라도 성대한 행사가 있을 법한데 영 딴판이다. 그 조용하고 잔잔한 추모 열기를 놓고 천주교 서울대교구 신부들은 귀띔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닙니다. 그분의 가르침을 본받아 우리 삶 안에서 하루하루 살아 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그분의 가르침’은 무엇일까. 김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맡은 30여년간 서울대교구는 48개 본당 신자 14만여명에서 197개 본당 신자 121만여명으로 무려 8배 넘게 교세가 불어났다. 그 종교적 위업에서 비롯된 존경과 추모만일까. 김 추기경의 어록을 다시 뒤져 보았다. “교회가 모든 것을 바쳐서 사회에 봉사하는 ‘세상 속 교회’가 되어야 한다”(1968년 서울대교구장 취임 미사), “항상 가난한 사람들 속에 들어가 살고 싶은 열망을 갖고 살았지만 그러지 못해 답답했다. 추기경이란 직책 때문이 아니라 용기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1998년 서울대교구장 퇴임 소견)김 추기경은 그랬다. 인류 구원을 위해 존재하는 교회는 가난하고 고통받는 약자들 편에 기꺼이 서야 한다고 믿었다. 단순히 종교지도자에 머물지 않고 현대 시민사회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앞장섰으며 각 개인의 양심을 일깨워 주고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그 인권과 노동, 생명 사랑의 족적은 너무 혁혁하다. 경제성장이 지상의 과제였던 1960, 1970년대 추기경은 산업화 과정에서 희생된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1967년 5월 강화도 심도직물의 노조원 해고 사태 당시 김 추기경의 건의에 따라 주교회의는 사회 정의와 노동자 권익 옹호를 위한 교단 공동 성명서을 발표했다. 이 사건은 김 추기경이 처음으로 대사회 메시지를 던진 사건이다. 이것 말고도 유사한 노동 탄압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추기경은 노동자 인권을 지키는 데 앞장섰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에게 더 적극적인 사목을 펼쳐야 한다.’ 서울 상계동 철거 사태 등 정부 주도의 반강제적 철거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고 빈민으로 전락하던 무렵 추기경은 스스로 빈민들의 삶의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다. 직접 도시 빈민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청회에 참가해 당시 정부의 정책이 빈민을 양산하고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1987년 4월 28일 도시빈민사목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지금의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는 바로 그 추기경의 의지를 담아 탄생한 단체다. 그렇게 현대 한국 천주교회를 이끈 주역이었지만 그는 교회 안에만 머물지 않았다. 유신독재,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등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외면하지 않고 한가운데서 뚫고 나갔다. 1987년 6월 13일 밤 경찰력 투입을 통보하러 명당성당에 들어온 경찰 고위 관계자에게 던진 말은 아직도 쩌렁쩌렁하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다음 시한부 농성 중인 신부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당신들이 연행하려는 학생들은 수녀들 뒤에 있습니다.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가십시오.”그런가 하면 1971년 12월 24일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성탄 자정 미사에선 이렇게 소리쳤다. “비상 대권을 대통령에게 주는 것이 나라를 위해서 유익한 일입니까. 그렇지 않아도 대통령한테 막강한 권력이 가 있는데, 이런 법을 또 만들면 오히려 국민과의 일치를 깨고 그렇게 되면 국가안보에 위협을 주고 평화에 해를 줄 것입니다.” 또 1972년 10월 유신 개헌 소식을 로마에서 접하곤 큰소리로 외쳤다. “10월 유신 같은 초헌법적 철권통치는 우리나라를 큰 불행에 빠뜨릴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그랬던 추기경은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장에서 이런 기도를 남겼다. “이제 대통령이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주님 앞에서 박정희를 불쌍히 여기소서.”스스로를 ‘바보’라 부르면서 ‘밥이 되고 싶다’고 외쳤던 김 추기경의 아호는 옹기다. “옹기는 먹는 것도 담지만 더러운 것도 담는다. 우리 자신도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웃었던 추기경의 유지와 정신을 이은 사랑과 봉사의 물결은 추기경 선종 이후 도도히 흐르고 있다. 박신언 몬시뇰이 설립을 건의해 김 추기경이 사재를 털어 2002년 설립된 옹기장학회와 김 추기경의 바보 정신을 이어받아 2010년 설립된 (재)바보의나눔은 대표적인 단체들이다. 갈라지고 분열된 세상을 사랑과 자비로 포용하려는 김 추기경의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옹기장학회는 통일 이후 북녘 동포들에게 복음을 전할 사제 양성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현재 북한과 중국은 물론 아시아 선교에 뜻을 둔 신학생까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놓고 있다. (재)바보의나눔은 종교와 지역, 계층을 초월해 국내외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지원한다. 형편이 어려운 아동과 청소년 돌봄이 필요한 노인, 편견에 휘청이는 장애인과 다문화가정 등을 돕고 있다.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한편 신자와 국민을 위해 눈물 흘리는 따뜻하고 인간적인 지도자.’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김 추기경이다. 물신주의 팽배와 경쟁 심화, 고통을 호소하는 가난한 사람들…. 그 어두운 모습 탓에 김 추기경이 더 그리워지는 게 아닐까.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 추기경의 마지막 유언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고 김용균씨 발인

    “비정규직 없는 세상에 환생하소서”…고 김용균씨 발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 홀로 일하다가 사고로 사망한 지 62일째 되는 날인 9일 새벽 고인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새벽 3시 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발인식에 고인의 가족과 장례위원, 추모객들이 모여 고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호상을 맡은 이준석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장을 시작으로 다른 장례위원들도 차례로 절을 올렸다. 상주를 맡은 고인의 아버지 김해기씨는 그 모습을 묵묵히 뒤에서 지켜봤고, 어머니 김미숙씨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빈소 바깥에서는 고인과 함께 일하던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머리띠와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없는 세상’이라고 적힌 조끼를 착용한 채 굳은 표정으로 대기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영정이 장례식장을 나서기에 앞서 고인의 넋을 기리는 조사를 낭독했다. 박 대표는 “김용균 동지의 희생이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라는 악순환을 끊는 출발점이 되었다”면서 “이제 이 세상에서의 온갖 고단함을 내려놓고 편히 가소서. 비정규직도 차별도 배제도 없는 새 세상에 환생하소서”라고 기원했다.새벽 4시쯤 고인의 관이 나오자 아버지 김해기씨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다른 유족들도 고인의 이름을 외치면서 오열했다.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조용히 묵념했다. 참담한 표정으로 뒤따르던 어머니 김미숙씨는 운구차의 문이 닫힌 뒤에도 잠시 서서 아들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운구차는 고인이 생전에 근무하던 태안화력발전소로 출발했다. 오전 7시쯤 발전소에서 1차 노제를, 이어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흥국생명 빌딩 앞에서 2차 노제를 치르고 광화문광장까지 행진해 정오쯤 영결식을 연다. 영결식을 마친 고인의 유해는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병철에 고마움 전한 윤세아 “꽃길만 걸으소서”

    김병철에 고마움 전한 윤세아 “꽃길만 걸으소서”

    윤세아가 김병철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3일 윤세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윤세아가 김병철과 함께 JTBC ‘SKY 캐슬’ 촬영을 할 당시의 모습이 담겼다. 윤세아는 “김병철선배님!! 저길이 꽃길이요..꽃길만 걸으소서! 최고의 부부로 사랑받게 해주셔서..부족한 저를 인내와 끈기로 이끌어주시고 별빛승혜로 태어나게 해주셔서 고마와요. 선배님의 멋짐에 온세상이 들썩이는 오늘이 행복합니다”라며 김병철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JTBC ‘SKY 캐슬’은 지난 1일 종영했다. 극 중 윤세아는 ‘노승혜’ 역으로, 김병철은 ‘차민혁’ 역으로 출연했다. 부부 역할을 맡은 두 사람은 환상의 케미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서울포토] 이제는 훨훨 나소서

    [서울포토] 이제는 훨훨 나소서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故 김복동 할머니의 영결식이 거행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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