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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다피 몰락] 카다피 몰락 ‘호재’

    [카다피 몰락] 카다피 몰락 ‘호재’

    6개월간의 내전 상태였던 리비아에서 반군의 승리는 국제 석유시장을 억눌러왔던 불안요소가 제거됐다는 의미다. 유가의 하향 안정세에 따른 물가 상승폭 둔화, 건설업종 호황 등이 예상되면서 23일 건설업종은 6.55% 상승한 채 장을 마쳤고 화학업종 역시 7.59%의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다. ●세계경제 심리적 불안감 해소 리비아는 북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으로 하루 평균 원유 150만 배럴을 수출했으나 지난달 말 15만 배럴까지 수출량이 줄어들었다. 리비아의 석유 수출이 정상 수준을 회복하는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예정이지만 유가를 둘러싼 심리적 불안감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준다. 특히 리비아의 석유는 유럽과 아시아로 수출돼 왔다는 점에서 두바이유의 하향 안정세가 예상된다. 물가 당국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7월 석유류는 지난해보다 13.6% 상승, 소비자물가 상승률 4.7% 중 0.81% 포인트를 차지했었다. 대(對)리비아 수출은 빠른 속도로 회복될 전망이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9% 줄어든 1억 1900만 달러다. 내전 이후 복구 수요까지 가세할 경우 지난해 수출 규모(14억 1100만 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유가의 안정세는 세계 경제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미국 소비심리 회복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좀처럼 하락하지 않던 미국의 휘발유 가격이 하락한다면 미국이 앞으로 통화정책을 사용함에 있어 여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가정의 소득에서 휘발유값이 차지하는 비중이 2년 전 2%에서 5%까지 올랐고 이는 올 상반기 미국의 개인소비 감소의 주요 원인이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더블딥(경기 이중침체) 위기에 직면해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면 유가 하향안정은 그나마 긍정적인 뉴스”라고 평가했다. 리비아의 재건활동은 이탈리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 재정위기설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이탈리아 정유업체인 에니는 리비아의 가장 큰 외국인 투자자이고 이탈리아 최대은행인 유니크레디트가 리비아 국부펀드의 7.2%의 지분을 갖고 있을 정도로 양국은 긴밀한 경제협력 체제를 갖췄다. ●수출 회복·유가안정 기대감 국내 건설 부진으로 활로를 찾지 못했던 건설사들에는 리비아 내전의 종결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가뭄의 단비가 됐다. 리비아 현지에 가장 많은 건설현장을 두고 있는 대우건설 주가는 전일 대비 9.62% 오른 1만 600원을 기록했고, 현대건설은 9.82% 상승했다. GS건설도 5.18% 상승하는 등 이날 건설업종은 2개 종목을 제외하고 모두 주가 상승을 알리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유덕상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리비아 사태 진정으로 인해 중동 민주화 시위 전체가 수그러들 것이라는 분위기를 전제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 수주 능력이 있는 건설사는 호재”라면서 “그러나 하나의 이벤트로 완전한 회복을 단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유가 안정 기대감에 정유·화학주와 해운주도 강세를 보였다. LG화학 주가는 전날보다 13.39%나 오른 34만 3000원에 장을 마쳤고 한화케미칼(14.96%)과 S-Oil(13.76%), 금호석유(12.86%), 대우조선해양(7.87%)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전경하·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열린세상] 그놈의 빚이 웬수지/국중호 日 요코하마시립대 재정학 교수

    세상이 어수선하다. 미국은 훗날에 갚을 빚 증서(장기국채) 등급이 내려갔다고 어수선하고, 그 직격탄을 맞은 한국과 일본은 현기증이 나 어지럽다. 잘살려고 하는 경제성장인데 왜 이리 어지러운가? 결국 빚 때문이다. 빚이 ‘웬수’다. 사업하느라 생기는 빚은 거래를 활발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사업가나 개인은 자신이 나중에 갚아야 하는 강박감이 있기에 돈을 빌리는 데 무척 신중하다. 반면 정치가(또는 정책당국자)가 만드는 국가 빚은 개인 빚과는 성격이 다르다. 빚을 얻어 쓴(국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 정치가는 ‘내가 이런 공사를 했다. 내 업적이다’라고 생색을 내지만 빚 갚는 데는 뒷전이다. 다음 정권도 물려받은 빚은 잘 갚지 않으려 한다. 앞 정권의 뒤치다꺼리를 한다는 인상이 싫기 때문이다. 빚을 갚다 자기 업적을 이루지 못한다는 조바심도 깔려 있다. 상당수 정치가는 빚을 내 쓰는 자신의 정책은 효과가 커 늘어나는 세수입으로 갚으면 된다고 말한다. 유감스럽게도 비상시도 아닌데 빚을 내 쓴 선진국의 정책은 대개 실패했다. 선심성 지출이 대부분이고 개발도상국처럼 사회간접자본 투자라는 마땅한 투자처도 찾기 어렵다. 설령 경기가 좋아져 세수입이 늘어나도 자신의 정책으로 세수입이 늘어났다고 주장하고, 빚을 갚기보다는 생색이 나는 다른 곳에 쓰려고 하는 게 정치인이다. 이처럼 쓰는 데 과감하고 갚는 데 인색한 게 국가채무의 속성이다. 그러다 보니 빚을 늘려놓고(잘했다는 정권조차도 빚을 줄이지는 못하고), 다음 정권으로 넘기는 ‘빚의 확대 재생산’이 나타난다. 미국, 일본만이 아니라 유럽(이탈리아,스페인 등) 국가의 재정적자 심각성이 그 증거들이다. 빚 때문에 그리스는 파탄났고, 포르투갈도 위험하다. 일본처럼 나랏빚이 너무 많을 때는 ‘내 정권 동안에는 파탄나지 않겠지’하며 빌려쓰는 데 익숙해져 버린다. 빚을 내 쓴다는 감각이 무뎌진다. 빚 재정을 키워놓은 데는 경제학자들도 한몫했다. 거시경제학의 한 축을 이루는 케인스 경제학에서는 ‘불황 때는 빚을 내(공채 발행) 지출을 늘리고, 경기가 좋아지면 빚을 갚으면 된다’는 이론이 자리잡고 있다. 불행히도 거기에는 정치가의 이기심을 제어하는 장치가 없다. 불황 때는 빚을 내 경기회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호황 때는 업적을 드러내려는 정치의 속성상 빚 줄이기를 주저한다. 이런 비대칭성으로 빚은 불어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먹는다지만 그렇게 먹은 양잿물은 심각한 후유증을 가져온다. 1000조엔(한국 돈이라면 여태껏 사용해 보지 않은 단위인 1경 4000조원) 가까운 천문학적 금액의 빚만 불어나고 경기침체는 계속돼 온 일본이 그렇다. 빚쟁이 국가 일본을 미국이 닮아 갔다. 부동산을 담보로 한 빚으로 흥청망청 소비했고, 미국 정부와 금융기관은 소비가 미덕이라며 그런 개인들에게 돈을 계속 대 주었다. 그 자금은 중국과 일본을 위시한 세계각국으로부터 들어왔다. 그 돈으로 빚잔치를 했고, 그러다 당한 게 2008년의 리먼 쇼크다. 미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진 러시아의 푸틴 총리는 ‘미국은 세계의 기생충’이라며 비난했다. 러시아가 미국에 그런 말을 할 여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미국 대중매체의 건전한 비판은 살아 있다. 미국 의회는 이달 초 채무규모 상한을 인상해 ‘채무불이행’이란 파국을 가까스로 면했다. 뉴욕타임스는 이 사태와 관련해 ‘미국의 일본화’ 현상을 지적했다. 증세나 세출 삭감이라는 고통이 따르는 결단을 뒤로 미루고, 당리와 자신의 몸보신(사익)을 우선하는 방식이 일본의 정치를 닮았다는 말이다. 서민의 빚은 무덤까지 따라오지만 나랏빚은 다르다. 빚놀이가 잘되면 ‘내가 했다’고 자랑하고, 잘 안 되면 ‘내 정권 때는 괜찮았다’고 도망칠 수 있으니, 정치가에게 나랏빚만큼 좋은 먹잇감이 없다. 이렇게 돌을 던지는 나 또한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 결국 우리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게 빚 문제다. 빚더미를 짊어질 후세대를 염려하였다면 함부로 못할 짓이었다. ‘어이구, 그놈의 빚이 웬수지!’하던 우리네 역정은 진리였다. 역정의 해결은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이타심이다.
  • 금융 전문가 10인 세계경제 긴급진단

    금융 전문가 10인 세계경제 긴급진단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현 위기 단기해결 난망… 금융 타격 우려” 현 상황의 원인은 유럽에서 시작된 재정위기가 미국으로 확산된 것이다. 재정위기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과거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된 것처럼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도 향후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또 재정위기의 장기적인 특성상 실물 경기의 침체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곧바로 실물 경제에 타격을 주지는 않겠지만, 향후 그럴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현재 금융시장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미국은 유럽과 달리 3차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는 정책) 등을 통해 확장된 통화정책을 쓸 여지가 있다. 달러를 대체할 기축통화가 없기 때문이다.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 “시장 반응 과도… 美 더블딥 가능성 낮아”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됐고, 쓸 수 있는 재정수단이 과거보다 제한적이라는 부분을 감안해도 시장의 반응은 과도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가 갑자기 나타난 상황처럼 움직이고 있다. 심리적인 부분에서 위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끼쳐 신용경색 상황이 올 가능성이나 미국의 더블딥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 신용등급이 강등되기는 했지만, 리먼 사태 이후 미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취했던 정책의 효과는 유효하기 때문이다. 다만, 실물 부문에서 미국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 경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금융위기 때마다 한국에서 낙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이는 유동성이 좋기 때문이다. 규제를 강화하기보다 자본시장의 깊이와 넓이를 키우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송태정 우리금융지주 수석연구위원 “외국인 채권 매각땐 환율 급등할 수도” 가장 눈여겨봐야 하는 변수가 환율이다. 주식 시장은 폭락한 반면 환율과 채권, 외화유동성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2~3년 전부터 우리 국채를 많이 사들인 외국인이 주식에 이어 채권까지 팔기 시작하면 환율이 급등할 수 있다. 달러당 10원 안팎에서 움직인다면 영향이 적지만 그 이상 오르내릴 경우 환차익을 노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이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실물 경제의 변화가 이번 사태의 장기화 여부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전세계 실물 경기는 하락세라고 볼 수 있는데 한국은 그 속도가 점진적이고 미국은 가파르다. 실물 지표마저 영향을 받게 되면 세계 경제는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 “韓·中 등 보유 美국채 매각 가능성 적어” 2008년 서브프라임 금융위기의 연장선상에서 현 사태를 바라봐야 한다.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의 위기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각국은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하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민간의 부실이 정부의 부실로 옮겨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 곳간이 바닥났고 재정위기가 불거졌다. 미국은 3차 양적완화를 단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이했다. 이 와중에도 미국 국채와 달러에 대한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전세계 경제가 ‘어글리 콘테스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 국가들이 그나마 덜 나쁜,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것이다. 중국과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가 많이 보유한 미 국채를 매각할 가능성도 낮다. 다만 장기적으로 미 국채의 비중을 줄이고 외환보유고를 다양화해야 한다.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G7 공조 예상… 美침체땐 수출한국 타격” 금융시장의 앞날을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 단기적으로 개선될 모멘텀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주식시장뿐 아니라 외환시장의 충격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미국 경제가 이중침체(더블딥)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이 자국 경제를 충격 속으로 몰고 가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주요 7개국(G7) 등의 국제 공조가 이뤄질 전망이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 실행 여부에 따라 장기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뿐 아니라 유럽의 재정위기도 심각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의 실물 경제가 침체되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될 경우 한국처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는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국제금융실장 “긴축 경제… 외화 유입 경로 다양화해야”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해 국내 경제가 구조적으로 어떤 문제가 생겼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현상은 연초부터 지속된 것이고, 투자심리가 악화된 것일 뿐이다. 오히려 더 큰 문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재정 악화 상태 등 유럽이다. 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다. 올 들어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펴서 더 이상 경기 회복은 어렵다고 시장이 예측한 듯싶다. 또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재정 적자가 너무 심각하다. 이런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 해결방안이 없다. 세계 경제는 긴축으로 갈 가능성이 있고, 지속될 우려도 있다. 우리는 외화가 필요한 국가지만 70%가 유럽과 미국에서 들어오고 있다.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외화 유입 경로를 아시아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 “저성장 기조 예상… 실물경제 불똥 튈듯” 금융시장은 주식과 채권, 외환 등이 있지만, 주가가 너무 크게 요동치고 있는 만큼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당초 예상은 이렇게 파급력 있을 것으로 보지 않았다. 시장은 향후 저성장을 예상하고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블딥을 미국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정의한다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상반기만 해도 일본 대지진과 유가 급등 등의 악재가 있었지만 마이너스 성장은 하지 않았다. 우리 실물 경제는 적든 크든 불똥이 예상된다. 이번 사태는 금융 시장이 진정된다고 해서 완전히 끝나는 게 아니다. 주기의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변화의 단초로 볼 수 있을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듯하다. ▶신석하 한국개발연구원 거시금융정책연구부 팀장 “美 침체 가능성 낮아… 주가 급락 그칠 것” 금융시장이 과잉반응인지 아닌지는 지금 판단이 어렵다.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에 빠졌을 때 외국인이 우리 시장에서 자금 회수를 했던 것은 과거에도 있었다. 이번 사태는 우리 경제 자체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기가 둔화될 수는 있지만 침체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 금융시장 불안은 장기간 지속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주가 급락도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을 이번에 단행해 물가를 안정화하는 게 바람직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기회를 놓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영무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수출 한국에 악재… 증시 조정 오래갈 듯” 이번 사안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에 버금가는 중대한 상황이다.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것을 과잉반응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국 경제는 벌써 더블딥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도 힘든 상황인 만큼 우리 실물경제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하하려는 노력이 여러 국가에서 있을 것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주식 시장은 앞으로 조정이 상당 기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변수지만, 신통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준금리는 중장기적으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송상훈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주가 2008년보다 낮아… 환율 급변 우려” 주가지수는 적정 가치가 있는데, 일시적으로 1700선도 깨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어느 정도 과잉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상황은 손절매가 손절매를 추가로 부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증시 급락으로 외국인 매도가 겹치면서 사태가 나빠졌다. 미국의 더블딥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화됐다. 다만 미국이 극단적인 상황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모두 공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율 급변동이 우려되고, 수출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9일 중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공개되면서 장기화 염려가 더 커졌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처럼 대외 여건이 악화되면 어려울 것 같다. 홍희경·오달란·임주형기자 dallan@seoul.co.kr
  •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中도 손 쓸 수 없는 상황… 새로운 소비영역 창출해야 산다”

    전 세계 증시가 미국과 유럽발 ‘더블 악재’로 폭락했다. 2008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위기는 파생상품으로 촉발된 단순한 금융위기가 아니라 경제 펀더멘털의 위기로 더욱 심각하며 세계 각국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대응책이 제한돼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경제전문가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위기 원인과 전망, 대응방안 등을 긴급 진단했다. ■손성원 美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그리스 등 유럽 재정위기 국가 부도 인정하고 대책 수립해야” →세계 증시 폭락 원인은. -크게 봐서 미국과 유럽 문제 때문이다. 미국 정치권의 재정적자 감축 협상을 지켜보면서 투자자들이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 정치가 경기 회복에 기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올해 말 2단계 재정적자 감축 협상에서도 미 정치권이 경제에 좋은 방안을 내놓을 리 없다는 불신이 확산됐다. 더 큰 걱정은 유럽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지연되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차라리 부도를 인정하고 빨리 대책을 세우는 게 나은데 1990년대 일본 경제가 그랬던 것처럼 썩은 생선을 계속 방치하는 식이니 냄새가 진동하는 것이다. 유럽의 재정위기는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은 중국의 가장 큰 시장인데, 유럽이 망가지면 세계 경제의 기관차로 불리는 중국도 잘될 수 없다. 이런 총체적 비관론이 모여 증시가 폭락한 것 같다. →더블딥이 오는 것인가. -더블딥 확률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3개월 전 더블딥 확률이 20~25% 정도였다면 지금은 30~35%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더블딥이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경기가 이미 바닥까지 내려올 만큼 내려왔기 때문에 더 이상 내려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는 언제쯤 회복될까. -하반기에는 지금보다 좀 나아질 것 같지만 바닥을 기다 조금 올라가는 정도일 것이다. 완연하게 회복될 가능성은 없다. 과거 바닥에서 반등했던 경기 순환 역사로 볼 때 정상적이라면 미국의 잠재 성장률이 5~6%는 돼야 한다. 그런데 하반기 잠재 성장률은 거의 0%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우울한 지표 때문에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투자자들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현금을 갖고 있는 게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어떤가. -그때보다 더 나쁘다고 할 수 있다. 그때는 유럽 경제가 튼튼했었다. 유럽이 미국에 경제운용 좀 똑바로 하라고 비판하고 유럽을 배우라고 손가락질했었다. 중국도 그때는 부동산 거품이 없었는데 지금은 확실히 부동산 거품이 가시화되고 있다. →2008년 위기 때는 중국 등 아시아 경제가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 -분명한 것은 미국과 유럽이 안 좋으면 중국도 잘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 국가의 수출구조를 보면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이 40%, 아시아 밖으로의 수출이 60%다. 그나마 아시아 국가끼리의 수출 40%도 동남아가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형태 등이 대부분이다. 결국 미국·유럽 등 수출 시장이 안 좋아지면 중국이 원자재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 총체적으로 아시아 수출 환경이 나빠지는 것이다. →한국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영향을 받을까. -당연하다. 한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튼튼하다고는 해도 수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수출이 안 되면 내수로라도 버텨야 하는데 가계부채가 많아 내수로 수출 부진을 상쇄하기가 어렵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손성원(66)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하버드대·피츠버그대 경제학 석·박사 ▲백악관 수석경제관, 미 웰스파고은행 수석부행장 ■궈톈 융 中중앙재경대 교수 “기업 경영환경 개선해 이노베이션 추진해야” →현 경제위기를 어떻게 보나.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경제체가 모두 좋지 않다. 미국 경제를 돌아보면 두 차례 양적완화 조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치유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성장은 여전히 더디고, 높은 실업률 등 펀더멘털이 좋지 않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유럽의 위기는 근본적인 해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유럽 각국의 채무위기는 앞으로 신뢰 문제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전 세계 경제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높은 통화팽창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정부가 통화 억제 정책을 길게 끌고간다면 중국 경제 역시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주요 경제체가 이런 상황 속에서 공황 정서가 확산돼 전 세계 주식시장의 폭락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2008년 금융위기와 현 위기의 차이점. -2008년에는 금융 부문에서 드러난 버블 과다가 금융위기를 불렀고, 세계 각국은 앞다퉈 경기부양에 나섰다. 그때는 금융영역의 거품을 없애고,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를 거뒀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데 문제가 있다. 이번 위기는 펀더멘털의 위기이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주요 경제체에 진짜 위기가 몰아친다면 정부가 적극 경기부양에 나선다 해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 사실상 그럴 만한 힘도 없고, 방법도 부족하다. →2008년 위기극복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컸다.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나. -2008년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중국은 정부가 주도하는 경제성장의 한계를 절감했다. 지금 중국은 경제성장 방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기업의 혁신과 국내 소비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중국이 세계경제를 부양시킬 저력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을 꾀하는 상황에서 (세계 경기회복을 주도하길) 기대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경우, 통화팽창과 자산버블이 우려되는데. -정부 주도에서 기업 주도, 수출 주도에서 내수 강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경제성장 방식의 전환이 실효를 거두게 된다면 통화팽창, 부동산 거품 등의 난제를 해결하고, 진정한 경제성장의 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유럽의 채무위기 해결 방안은. -지금 세계는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의존해서는 위기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걱정에 휩싸여 있다. 경제에서 심리적 요인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해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면서 새로운 소비영역을 창조하는 것만이 경제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경제의 강점과 약점은. -중국은 여전히 1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투자를 주도하면서 이런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는 통화팽창과 자산거품이라는 불청객을 불러 왔다. 중국은 이제 이런 경제성장 방식을 바꾸려 한다. 불합리를 고치겠다는 것이다. ‘적절한 시점의 적절한 선택’ 이것이 중국 경제의 강점이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 stinger@seoul.co.kr ●궈톈융(郭田勇·45) 중앙재경대학 금융학원 교수 ▲산둥대 졸업 ▲중국인민대 재정금융학원 석사 ▲중국인민은행 연구생부 박사 ■ 무사 료지 日무사리서치 대표 “양적인 금융 완화정책 절실 고용 늘려 민간수요 높여야” →경제위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쇼크 이후 후유증이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이 부채한도 합의로 채무 불이행(디폴트) 위기를 겨우 막았지만 경기침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적은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리스를 비롯해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의 채무 위기 후유증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으로 몰고 갔다. →이번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닮은 점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닮은 점은 기업들의 수익이 향상되고 저축이 증가했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없어지고 고용도 없어졌다는 점이다. 리먼 쇼크를 계기로 단기적으로 만들어진 수요가 없어지며 위기를 맞은 것이다. 공적 수요를 만들거나 단기적인 경제안정을 취한 것 처럼 보였으나 수요가 없는 게 문제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나. -생산성 혁명에 따라 글로벌 수익이 많아졌지만 싼 노동력으로 흘러갔고, 인터넷 혁명으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수요가 줄어든 게 가장 큰 문제다. 세계시장 측면에서 보면 기업들이 수익을 증가시켜도 수요가 늘어나야 생산성 혁명이 지속되고 중국과 인도, 아프리카 등의 신흥국 등이 힘을 받는다. 해결책으로는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통해 민간 수요를 늘려야 한다. 양적인 금융완화정책을 취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 공황 때 전쟁 등 나쁜 쪽으로 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이번 경제는 얼마나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가. 또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는가. -금융 및 재정정책을 재구축해야만 정상화될 것으로 본다. 닛케이주가는 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크게 올라갈 것이다. 현재 9000엔대의 주가는 굉장히 싼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중국과 아시아 경제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나. -중국 경제는 2008년에는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인플레이션과 버블 문제 때문에 중국 경제 자체도 주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경제는 당분간 성장은 계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세계 경제의 위기를 구할 정도의 영향력은 아직 갖추질 못했다. →일본 정부 당국은 이번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는가. 일본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수단은 어떤 것이 있나. -일본 경제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야 하는데 정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규제가 많아서 새로운 기업들이 성장을 못하고 있다. 일본은행의 역할이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고용이 늘어나는 정책을 써야 한다. →일본 정부가 지난 4일 외환시장에 개입했는데 앞으로 엔화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미국 경제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기업은 벌고 있는데 주식은 내려가고 있다. 금융 및 재정정책이 재구축되면 시장이 정상화될 것이다. 구매력으로 볼 때 1달러당 90~110엔대가 적절하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무사 료지(62) 무사 리서치 대표 ▲요코하마 국립대 졸업 ▲도이치증권 부회장겸 선임투자고문 ▲사이타마대 대학원 객원교수
  • [美 디폴트 면했다] 급한 불 껐지만 불씨 여전

    1일 미국의 부채상한 증액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는 소식에 한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미국이 국가 부도 사태를 피하게 됨에 따라 당분간 세계 금융시장은 호재를 맞을 전망이다. 급한 불은 꺼졌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 정부가 국가 빚을 줄이기 위해 긴축 정책에 들어가면 미국의 경제 회복은 더 지연되고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채무 불이행(디폴트)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는 안도감에 국내 증시는 급등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39.10포인트(1.83%) 오른 2172.31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지수는 8.34포인트(1.56%) 오른 544.39를 나타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도쿄 닛케이지수는 1.34% 올랐고 홍콩 항셍지수도 0.99% 상승한 가운데 마감됐다. 호주(1.61%), 필리핀(1.04%), 싱가포르(0.82%) 등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국내은행 달러자금 확보 숨통 글로벌 달러 가치도 상승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뉴욕시장 대비 0.95엔 오른 달러당 77.72엔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수출 호조와 물가 고공행진 영향으로 한때 1048.9원까지 하락했으나 미국 부채 협상 타결 등으로 하락폭이 제한돼 전날보다 4원 내린 1050.50원으로 장을 마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국 경제가 국가 디폴트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도 “부채 협상 타결은 국내외 금융시장에 단기적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번 협상 타결로 국내 은행들의 달러 자금 확보에도 숨통이 틔었다. 은행들은 미국의 부채 협상이 결렬돼 디폴트 사태를 맞는다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신용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해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미국 국채에 대한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부도날 확률이 높을수록 오름)이 급등해 은행들의 외화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었지만, 부채 협상 타결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전했다. ●美 긴축 돌입땐 더블딥 가능성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안심할 상황이 아니어서 장기적인 불확실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김종만 국제금융센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에 그쳤고, 당초 1.9%로 발표했던 1분기 GDP도 0.4%로 하향 조정하는 등 경제 회복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면서 “경제지표가 개선되지 않으면 부채 협상 타결 효과도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물 경제의 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가 실물 경제의 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펼쳤던 미국이 디폴트 직전까지 간 것은 정책적 대응이 한계에 부딪힌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의 소비 수요가 점진적으로 둔화하면 1차적으로 중국의 수출이 타격을 받고, 중국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도 연쇄적인 영향권에 놓일 것”이라면서 “이는 실업률 증가와 소득 감소, 가계부채 부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에코붐세대를 말한다] “현재를 즐긴다”… 월세면 어때 & 지름신 강림 괜찮아

    [에코붐세대를 말한다] “현재를 즐긴다”… 월세면 어때 & 지름신 강림 괜찮아

    베이비부머는 사회에 진입할 때부터 각종 변화를 이끌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초등학교 오전·오후반이 생겼고 이들이 자산을 모아 집을 살 무렵 집값이 오르기 시작했다. 이들이 은퇴를 시작한 지금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이 세대의 자녀들인 에코부머( echo-boomer)들은 어떨까.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에 비해 510만명이라 사회적 영향력은 부모 세대보다는 작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포용이 늘어났고 이들이 자기 정체성이 강하다는 점에서 작은 트렌드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는 현상도 나올 수 있다. 사회적 양극화가 빨라지면서 부모 세대의 부를 기반으로 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월세주택시장이 열렸다” 우선 월세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에코부머의 41.7%가 월세 및 사글세를 산다. 에코부머 중에서도 20대 후반(26~29세)은 월세로 사는 비중이 47.7%로 더 높아진다. 20년 전, 20대 후반 베이비부머가 월세를 살았던 비중은 32.5%였다. 홍춘욱 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코부머가 월세주택시장의 지평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변화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2006년 출간)를 통해 베이비부머에 의한 우리나라 자산시장의 변화를 분석한 바 있다. 그는 “에코부머가 부동산 변화의 1세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형 평형에 대한 수요는 매매가 아닌 거주 수요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 팀장은 “에코부머는 가치관이 변해 집을 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원룸이나 트윈룸으로 교통이 좋은 곳의 월세가 이들이 선호하는 부동산”이라고 지적했다. 박유성 고려대 통계학과 교수는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 대부분이 되면서 부모가 물려줄 집을 왜 사느냐는 생각이 보편화돼 있는 일본의 경우를 따라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저축습관보다는 현재를 즐기는 생활 습관을 가지고 있다.”며 “집은 없어도 차는 있는 젊은 층의 소비행태가 이를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웨딩시장 약진 예상 젊은 층의 소비는 가치소비, ‘지름신’(충동소비를 뜻하는 신조어) 등으로 대변된다. 가치소비는 문화적 경험과 가치를 소비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품목은 저렴한 상품을 선호하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최고의 브랜드와 서비스를 선호하는 경향을 뜻한다. 웨딩 시장이 대표적이다. 국내 혼인건수는 2008년 32만 7715건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30만 9759건으로 줄어든 뒤 지난해 32만 6104건으로 다시 회복되고 있다. 여기에 예식에만 1억원 이상을 쓰는 골든웨딩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만혼으로 경제력을 갖춘 신랑신부, 한번의 자식 결혼식을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쓰는 부모가 상승효과를 일으켜 골든웨딩 시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점에서 전문가들은 웨딩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지름신’은 인터넷쇼핑의 매출이 늘어나는 점에서도 증명된다. 에코부머들은 디지털 세대이기도 해 전자상거래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이들의 성장으로 지난해 인터넷쇼핑몰 판매액은 25조 1546억원으로 백화점(24조 3870억원), 슈퍼마켓(23조 8196억원)을 추월했다. ●‘내리사랑’이 가져오는 변화 자녀의 결혼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 상속의 시작이다. 주택 마련부터 시작해 사전 상속이 꾸준히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남수 팀장은 “앞으로 10년에 걸쳐 증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유아·아동 산업의 발전으로 연결된다. 일본과 미국에서 나타난 ‘여섯개 주머니 세대’(six pocket generation·부모 2명과 조부모·외조부모 등 6명이 한명의 자녀를 위해 돈을 쓰는 현상)가 우리나라에도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부머의 등장으로 출생아수가 지난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해당 산업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더위 잡고 입맛 돋우는 원기충전 ‘한 그릇’

    더위 잡고 입맛 돋우는 원기충전 ‘한 그릇’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길었던 장맛비가 그치고 나면 다음 주부터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찾아온다. 폭염과 열대야에 시달리다 보면 기운이 빠져나가기 십상이다. 여름 더위와의 싸움에서 지지 않으려면 잘 먹는 게 최선. 하지만 숨이 턱턱 막히는 기온에 입맛마저 잃게 된다. 여름이 보양식의 계절인 이유가 다 있다. 원기충전이 필요한 시기, 미각 회복과 영양 충만을 내세운 먹거리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침이 보약!…상큼 달콤한 두부·생식 아침 식사는 하루를 지탱하는 힘. 하지만 시간은 빠듯하고 입안은 깔깔해 끼니를 챙기기 쉽지 않다. 대상 FNF 종가집은 아침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떠먹을 수 있는 두부 ‘살아있는 아침’(왼쪽)을 내놨다.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블루베리와 키위 맛, 두 가지다. 1등급 국산 발아콩을 갈아 만든 두부는 입자가 부드럽고 한층 고소하며, 과일의 상큼함이 더해져 입맛 없는 아침에 좋다. 아침에 선식·생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의 불만은 맛이 없다거나 냄새가 난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곡물 분말에다 과일 분말을 넣어 영양은 물론 맛도 살린 ‘과일아침’(가운데)을 출시했다. 밀감, 키위, 사과 등 국내산 과일과 보리, 현미, 찹쌀 등 3가지 곡물을 함유했다. 과일함량 23% 이상에 한끼에 115㎉로 칼로리가 낮으며 설탕이나 화학첨가물이 전혀 없다. 풀무원녹즙이 내놓은 ‘복분자와 산수유’(오른쪽·120㎖·2600원)도 더위와 피로에 시달리는 남성들을 위한 건강음료다. 복분자·산수유·오디·대추 등의 추출액이 아닌 생즙이 한병에 담겼다. 외식업체 보양메뉴…닭갈비 피자·한방 갈비탕 외식업체들도 메뉴판에 여름철 보양식을 속속 채워 넣었다. 미스터피자는 닭갈비와 파인애플이 어우러져 매콤달콤한 맛으로 여름철 입맛을 돋워줄 ‘닭갈비 피자’(왼쪽)를 선보였고, 베이커리 브랜드 브렌댄코는 마늘을 넣은 신제품들을 대거 마련했다. 마늘에 함유된 알리티아민은 피로 회복과 활력 충전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프랑스식 고급파이에 마늘과 말린 토마토 등이 들어간 ‘갈릭 토마토 끼쉬’를 비롯해 ‘갈릭 커리 브레드’, 갈릭 어니언 브레드, ‘갈릭 토마토 피자’ ‘까망베르 갈릭 바게트’ 등 다채롭다. 테이크아웃 브랜드 카페아모제도 ‘불닭 세트’, ‘커리 치킨’, ‘비비큐 폭립&킹 프라운’(오른쪽) 등 보양메뉴 3종을 내놓았다. 한식 레스토랑 불고기브라더스는 갖가지 한약재를 넣은 ‘한방보양갈비탕’으로 삼계탕에 물린 성인 고객을, 청포묵의 탱글탱글한 식감이 매력적인 ‘소고기 묵 샐러드’로 어린이 고객을 잡겠다는 심산이다. 유통업체 보양식 마케팅…즉석 전복 삼계탕 등 할인 올해 삼계탕은 가격이 너무 뛰어 ‘금계탕’으로 불린다. 이에 각 유통업체들은 저렴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삼계탕 제품으로 알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8월 14일까지 ‘즉석 전복 삼계탕’을 전국 88개 점포에서 하루 70통을 준비, 1만원에 1인 1통 한정 판매한다. 미역, 전복, 인삼, 황기, 마늘 등 삼계탕 재료들도 최대 30%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이마트는 타이완산 민물장어 4만 마리를 들여와 20일까지 판매한다. 한 마리에 1만 2400원이란 가격에다 양념까지 다 돼 있어 주부들의 환영을 받을 만하다. 보광훼미리마트는 바쁜 직장인이나 싱글족을 위해 집에서 데워 먹기만 하면 되는 반조리 삼계탕인 ‘하림삼계탕’(600g·7000원)을 내놨다. 복날 구매하면 500㎖짜리 콜라를 무료로 증정한다. 삼계탕도 귀찮은 이들에겐 여름 전용 ‘묵밥 도시락’(3000원)을 추천한다. 데울 필요 없고 소고기 육수를 그대로 부어 즐길 수 있다. 미니스톱은 삼각김밥의 주고객층으로, 더운 여름 공부와 씨름하느라 가장 보양이 필요한 중고생들을 겨냥해 훈제 오리를 넣은 삼각김밥을 한정 판매한다. ‘훈제오리샐러드’와 ‘훈제오리주물럭’ 2종(각 800원)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美·유럽·中 3대엔진 이상… 韓 소비위축 → 경기회복 ‘찬바람’

    美·유럽·中 3대엔진 이상… 韓 소비위축 → 경기회복 ‘찬바람’

    유럽 재정 위기와 미국의 부진한 고용 지표, 중국의 고물가 등 ‘글로벌 3대 악재’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47포인트가량 급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3대 악재의 여파가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늦출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로 확산된 유럽 재정 위기는 우리 경제에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47.43포인트(2.20%) 내린 2109.73을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1.43%), 타이완 자취안지수 (2.02%), 중국 상하이지수(1.73%) 등도 동반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1.44포인트(1.2%) 내렸다. 이날 ‘공포 지수’로 불리는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 VIX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3% 상승한 18.39를 기록해 지난달 28일(19.17) 이후 2주 만에 최대치였다. 이 지수는 글로벌 증시가 급락할 것으로 예견되면 치솟는다. 이날 금융시장 여파의 주원인은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발(發) 악재였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이 지연되는 데다 이탈리아의 재정긴축 능력에 대한 의심이 겹쳤다. 미국의 6월 비농업 고용 창출이 1만 8000개로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미국의 더블딥 우려도 계속됐다. 중국 역시 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6월에 비해 6.4% 오르면서 ‘오버 킬’(과도한 경기진정 정책)에 대한 관측이 나왔다. 세계 경제 성장의 3대 엔진이 모두 멈추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높은 물가 및 출렁이는 환율과 싸우면서 경기 회복세를 이어 가려는 우리나라에도 큰 경고일 수밖에 없다. 이미 유럽 재정 위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에 몰리는 경향이 뚜렷하다. 김동완 국제금융센터 상황정보실장은 “미국 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은 지난달 말 2.89%에서 12일 3.16%로, 같은 기간 독일 국채 10년물은 2.67%에서 3.03%로 올랐다.”면서 “심화될 경우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인성 삼성경제연구소 상무는 “유럽발 재정위기는 국내 금융 시장의 위기로 전이되면서 소비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이 경우 우리나라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의 더블딥과 중국의 긴축기조 강화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의견이 강했다. 미국은 최악의 순간에 양적완화 정책을 취할 수 있고 중국은 하반기 기저효과로 물가 상승폭이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외 유럽 재정위기로 달러화 약세 기조가 사라지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기업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70원 오른 1066.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홍지민·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반값 등록금 올해는 불가”

    “반값 등록금 올해는 불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반값 등록금에 대해 균형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언론사 경제부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반값 등록금과 관련,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협의 중”이라며 “추가경정예산으로 9월부터 하자는 얘기도 있지만 추경 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빨라도 내년 예산에나 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담항설에 휘둘려선 안 된다.”며 “정부 재정만으로 모든 대학 등록금을 반값으로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등록금 지원 빨라야 내년 반영 →해외 경제 여건이 불확실한데 어떻게 보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2013년 퍼펙트 스톰(끔찍한 재앙)을 전망하는 등 불확실한 면은 있지만 전문가 대부분은 하반기부터 회복 국면이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가계 부채 문제는. -가계 부채 증가 속도가 빠르고 취약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당장 시스템 리스크 또는 위기라고 볼 정도는 아니다.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다. →국가 부채 문제는 어떤가. -작년 말 393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아졌지만 작년에 생각했던 것보다 선전했다. GDP 대비 2% 정도 빨리 개선됐다. 이 정도면 국가 부채 쪽은 정치 일정과 겹친 팽창 수요를 잘 관리하면 괜찮은 수준이다. 국제기구도 양호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큰 틀에서 관리가 가능하다. ●국가·가계빚 관리 가능한 수준 →하반기 물가와 독과점 관리 계획은. -독과점은 서구와 우리의 생성 역사가 다르다. 독과점에 따른 거품이 있다고 추정하는 학자가 있어 현재 그 연구 결과를 보고 있다. 해당 실국도 개선 방안을 보고 있다. 일반적 불공정거래 감시와 공정거래 확대 등의 방향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살펴보고 있다. ‘메뉴코스트’라고 식당의 가격은 하방 경직성이 강한데 정부가 식당까지 통제하기는 힘들고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금융통화위원회 열석발언은 유지하나. -거시경제를 책임지는 부처와 기관이 각개약진해 힘을 사장시키기보다 공유하고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유리하다. 다만 간섭과 부당한 영향력 행사를 해서는 안 된다. 열석발언도 금리 결정 전에 행정부의 시각을 제시하고, 결정은 한국은행이 독립적으로 하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선출과 관련한 정부 입장은. -후보 2명이 모두 훌륭한 분이다. 이번에는 신흥국들의 통일된 목소리가 결집되지 않았다. 하지만 언젠간 신흥국에서 총재가 나올 것이다. IMF 이사실을 통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외국 정부와 협의 중이다. 현재는 말할 단계가 아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强 드라이브 ‘시동’

    强 드라이브 ‘시동’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 정책에 자신의 철학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취임사에서 밝힌 대로 고용과 물가를 정책의 최우선에 놓고 일하는 복지, 서비스업 선진화 등 기존의 과제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논란에서 청와대의 지원 사격까지 더해져 박 장관이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우선 박 장관이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총력을 기울였던 ‘일하는 복지’가 첫선을 보였다. 고용부는 9일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수급자 28만명 중 올해 2만명, 내년 4만명, 2013년 6만명 등 3년간 12만명이 고용을 통해 기초수급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은 서술 순서를 해외경제·민간소비·설비투자·건설투자·수출입·고용 등의 순서에서 고용·물가·해외경제 등으로 대폭 바꿨다. 6번째 순서였던 고용이 맨 앞으로 나왔고, 13개 부문 중 11번째였던 물가는 두 번째로 기술됐다. 기술 순서가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산업별 취업자 총인원, 비경제활동인구 통계, 부문별 소비자물가 등 관련 지표도 보강됐다. 재정부는 그동안 실물지표 동향을 먼저 서술했으나 경제 회복의 최종 목표인 고용과 물가의 중요성을 반영해 새롭게 개편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회 기획재정위에서도 서민 경제 관련 지표를 우선 기술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를 가장 우선시하는 현 정부의 3기 경제팀이 가동되면서 결실을 맺은 셈이다. 체감경기라면 물가를 빼놓을 수 없다. 박 장관은 10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물가 관련 부처 장관 회의를 주재한다. 지난 8일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행정부의 일사불란한 대응을 주문한 지 이틀 만이다. 그동안 정부는 지난 1월 물가대책 발표 이후 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하는 관계 부처 1급회의를 매주 열어 왔다. 이번 회의는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물가 관련 장관회의다. 그동안 재정부는 물가 관련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업계의 이익을 옹호하는 관련 부처의 반대에 부딪힌다고 토로해 왔던 터라 ‘칸막이를 낮춰 달라.’는 박 장관의 당부가 어떤 효과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정부에 칸막이가 가장 높은 부처는 보건복지부로 꼽힌다. 의료서비스 선진화를 두고 수년에 걸쳐 줄다리기를 해 왔다. 일반의약품(OTC)의 약국 외 판매는 청와대의 ‘진노’ 때문에 일부분 허용되는 조짐이다. 그 다음은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의료법인)이다. 8일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의료관광사업 활성화 대책이 논의됐으나 의료법인 관련 내용은 빠져 있었다. 박 장관은 취임사에서 “의료·교육·관광산업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지진 일본’ 서쪽으로 간다/이춘규 논설위원

    지난 4일 밤 서울에서 일본 도요타자동차 인사를 만났다. 글로벌 경쟁력 회복 방안을 찾아 방한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을 수행했다. 도요타에게 한국은 각별하다. 창업 후 최대위기 때 한국전쟁 특수로 회생했다. 승승장구하던 도요타. 3·11 대지진 뒤 도요타식 JIT(필요한 만큼만 부품을 조달하는) 방식이 문제가 됐다. 부품공장과 전세계 공장이 연쇄적으로 멈췄다. 리콜사태와 겹쳐 한국과 전세계에서 판매가 급락했다. 이 위기에 사장이 한국을 찾아 뒷말이 많다. 도요타 측은 방한 기간 현대자동차 등 한국 노사분규 문제에 관심이 컸다. 신차 다양화, 한국의 지진 지원, 한류도 언급했다. 도요다 사장은 안보상황 등 한국을 더 알아보겠다며 파주 통일전망대도 찾았다. ‘부품 한국투자설’만은 말을 아꼈다. 도요타의 앞날은 여전히 예측불허다. 대지진의 상처가 예상 외로 깊고 심각해지면서 도요타의 경우처럼 일본, 일본인들이 돌파구를 찾아 서쪽으로 간다. 지진과 지진해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의 직격탄을 맞은 동일본을 떠나 서진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는 현상이다. 개인도, 기업도, 단체도 옮겨가고 있다. 도쿄는 대지진에 취약하다며 오사카가 제2 수도로 거론된다. 에도바쿠후가 도쿄에 자리잡은 뒤 400년 만의 서쪽 역귀환이다. 전력 소비가 많은 기업들이 우선 위험을 분산 중이다. 원전사고 영향이 크다. 도쿄 미나토구의 한 인터넷쇼핑몰 회사는 직원 140명 중 70명을 급거 후쿠오카로 이사시켰다. 정부는 “도호쿠가 공동화되지 않도록 타지역 거점의 기업들이 위험 분산을 시도할 때 도호쿠지방에 공장을 지어달라.”고 간청하지만 공허하다. 도쿄 서쪽 500여㎞의 오사카는 미분양 아파트가 대지진 이후 자취를 감췄다. 도쿄 부유층들이 비상 대피용으로 오사카 주택을 구입하기 때문. 더 먼 오키나와의 맨션들도 불티나게 팔렸다. 인천 송도신도시 아파트를 알아보는 일본인이 늘었다. IT기업 소프트뱅크는 오는 9월까지 싸고 안정적인 전력사용이 가능한 김해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반도체 제조업체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자동차용 칩을 싱가포르에서 위탁생산키로 했다. 2000년대 중반의 제조업체 일본 유턴이 끝나고 아시아 국가로 되돌아간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경계구역 등 출입제한구역 거점의 7000여개 기업 중 상당수도 서일본과 해외 이전을 검토 중이다. 농약회사 아그로카네쇼는 한국 등 해외생산을 모색한다. 스테인리스 기업 일동금속공업은 사이타마현 공장으로 종업원이 이주했다. 후쿠시마현은 땅·자금을 대며 현내 이전을 호소하지만 효과가 없다. 대지진 3개월, 일본은 자신감을 잃었다. 여전히 10만 이재민은 피난소 생활이다. 앞도 뒤도 지옥 같은 진퇴양난의 형세다. 전체 복구작업이 예상외로 늦어진다. 복구 예정지에는 엉뚱하게 땅투기 바람마저 일고 있어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재해 복구 작업이 시급한데 개인 간 권리 충돌도 잦아 뒤엉켜 있다. 고향을 떠난 후쿠시마 원전 주변 2만여 주민은 귀향할 기약도 없다. 언론은 매일 전력예비율을 발표, 마치 준전시체제 같다. 원전 54기 중 35기가 가동 정지,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목격한 다른 원전 주변 지역 주민 다수도 불안감에 이사를 검토한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서 12명이 굶어 죽었다는 주장이 나오며 사회가 공포감에 짓눌린 인상도 주고 있다. 매뉴얼 집착, 관료주의는 고통을 키운다. 3조원 넘는 의연금 중 15%만 현장에 지원됐다. 정치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오늘 취임 1주년을 맞은 간 나오토 총리는 쓰레기 취급까지 당하는 신세다. 대안도 마땅치 않다. 일본 주식시장에서 사상 최장 29주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던 외국인도 30주 만인 5월 넷째주 매도우위로 전환, 일본을 등졌다. 그런데도 패닉은 없다. 일본이라는 국가사회 시스템만은 위기 속에서도 가동되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의 위기 지속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taein@seoul.co.kr
  • 잘나가는 종교 다큐… 비결은 ‘휴먼스토리’

    잘나가는 종교 다큐… 비결은 ‘휴먼스토리’

    종교 영화는 극장가에서 그리 대접받지 못한다. ‘미션’(1986),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2004) 등 예외가 있긴 하지만, 흥행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물며 종교 다큐멘터리는 스크린에 걸기조차 어려운, 말 그대로 찬밥 신세였다. 그러다 보니 교회나 성당에서 교인끼리 공동 관람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랬던 종교 다큐가 최근 들어 상업적인 경쟁력을 지닌 장르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2년 새 10만명 안팎을 동원한 작품만 해도 독일 다큐멘터리 ‘위대한 침묵’ 등 4편이나 된다. 이쯤 되면 다큐멘터리로는 ‘초대박’ 수준이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추모하는 ‘바보야’와 고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정스님의 의자’가 5월 극장가에 나란히 걸린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김수환 추기경·법정스님 5월 극장가 나란히 휴먼 다큐멘터리의 성격이 강한 ‘법정스님의 의자’는 지난 12일 CGV의 다양성영화전용관인 무비꼴라쥬 9개관에서 개봉했다. 19일부터는 전국의 예술영화 전용관 등 8개관이 더 늘어난다. 지난달 21일 개봉한 ‘바보야’는 17일 현재 1만 5758명을 불러모으는 등 순항 중이다. 영화계는 이렇듯 소리 없이 약진하는 종교 다큐의 힘을 우선 ‘휴먼 스토리’에서 찾는다. ‘법정스님의 의자’ 마케팅을 맡은 키노아이DMC 박주원 대리는 “(작품이) 특정 종교색을 띠기보다는 보편적인 수행자의 삶을 그린 휴먼 다큐멘터리에 가까워서 폭넓은 공감을 얻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종교 다큐는 물론, 독립영화를 통틀어 ‘워낭소리’(2009) 이후 최고 히트작이라는 ‘울지마, 톤즈’도 고 이태석 신부의 헌신적인 아프리카 봉사 인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9월 초 개봉해 8개월 넘게 상영되면서 누적관객수 44만명을 돌파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에 대한 관객과 극장의 인식이 달라진 것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295만명을 동원한 ‘워낭소리’가 한몫했다. 마니아의 전유물 정도로 여겨지던 다큐멘터리에 대해 이제 돈 내고 봐도 아깝지 않은 장르라는 인식 전환이 이뤄진 것. 극장이나 배급사들 또한 장기 상영을 통해 다큐멘터리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학습효과를 얻었다. 마침 ‘워낭소리’ 이후 잇따른 종교 다큐멘터리의 작품성도 뒷받침됐다. 2009년 4월 개봉한 신현원 감독의 ‘소명’은 단 한 곳에서 상영됐는데도 9만 7314명을 모으면서 종교 다큐 흥행의 첫 단추를 끼웠다. 그해 12월에 나온 2시간 48분짜리 ‘위대한 침묵’도 10만명 가까이(9만 5334명) 동원했다. 지난해 1월에는 김종철 감독의 ‘회복’이 16만 663명을 모았다. ●‘워낭소리’가 준 다큐영화 호감도 한 몫 물론 종교 커뮤니티의 티켓 파워도 빼놓을 수 없다. 특정 종교 모임에서 상영관 한 회차를 아예 통째로 대관하기도 한다. 인터넷이나 소셜네트워크(SNS)의 평판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20대와 달리, ‘구전’에 의존하는 중장년층이 주소비층인 탓에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상규 CGV 홍보팀장은 “‘소명’ 이후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잇따르면서 종교 다큐가 하나의 장르처럼 자리잡는 추세”라면서 “(아무래도 마니아층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독립영화에 비해 일반 관객을 흡수할 여지가 상대적으로 커 장기 상영이 가능한 것도 흥행에 플러스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집값 변동 없어도 민간소비는 줄어”

    집값이 하락할 때는 물론이고 변동이 없을 때도 민간 소비는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영일 연구위원 등이 발표한 ‘주택가격의 장기 침체에 따른 자산효과’라는 논문에 따르면, 집값이 2년간 매년 10% 하락한 뒤 3년차부터 5.79%의 상승률(2000~09년 연간 평균치)을 회복한다고 가정할 때 민간 소비는 1년차에 2.51%, 2년차에 4.54%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은 민간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55%임을 감안하면 집값 10% 하락은 GDP를 1년차에 1.3~1.4%, 2년차에 2.3~2.5% 축소시키는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의 변동이 없을 때도 민간 소비는 1년차에 0.82%, 2년차에 1.50%씩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집값이 매년 평균 5.79% 상승했기 때문에 소비 주체들은 가격 변동이 없어도 소득이 줄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이것이 소비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집값 하락에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까지 겹치면 이자부담 증가 등으로 민간소비가 위축되는 폭이 더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집값 변동이 없고 금리만 2000~2009년 평균치(6.21%)보다 2% 포인트 오를 경우 민간소비는 1년차에 1.67%, 2년차에 1.98% 감소한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실질금리 5개월째 ‘마이너스’

    실질금리 5개월째 ‘마이너스’

    ‘마이너스 실질금리’가 5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1995년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이후로 최장 기간 마이너스 상태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예금이나 채권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올려도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사실상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금리가 낮은 만큼 가계와 기업도 재무건전성 개선에 덜 신경쓴다. 이에 따라 1000조원에 이르는 가계빚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며, 투기시장에 돈이 몰리는 자금 배분의 왜곡도 심화될 수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해 7월 0.25% 포인트에 이어 11월부터 격월로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와 채권금리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엇박자 현상까지 생기면서 ‘마이너스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점쳐지지만 이자소득세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마이너스 실질금리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년 만기 국고채 4월 실질금리 -0.46% 11일 금융투자협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3년 만기 국고채의 4월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0.46%를 기록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였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연 3.74%(월평균)였다. 3년물 국채에 투자해 얻는 명목금리가 연 3.74%이지만 물가상승률을 빼면 실제로 0.46% 손실을 본다는 뜻이다. 실질금리는 지난해 9~10월 마이너스에서 11월 0.07%로 ‘반짝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이내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0.25% ▲올해 1월 -0.39% ▲2월 -0.56% ▲3월 -0.96% 등을 나타냈다. 이자소득세(세율 15.4%)까지 고려하면 지난해 9월부터 7개월째 마이너스 실질금리를 이어왔다. ●이자소득세 고려땐 7개월째 ‘-’ 채권금리 통계가 집계된 1995년 이후로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2004년 중반(7~10월, 4개월)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2008년12월~2009년3월, 4개월)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다른 채권이나 예금 금리도 비슷한 처지다. 5년 만기 국고채의 실질금리는 석달째 플러스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예금은행 저축성 수신(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3월 3.67%로 같은 달 물가상승률(4.7%)을 1.03% 포인트 밑돌았다. 특히 국제 원자재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시중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실질금리의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은 형국이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시장금리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점도 문제다. 지난 3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전세계 과잉유동성 탓에 채권금리는 오히려 떨어졌다. 최석원 삼성증권 채권분석팀 이사는 “기저효과로 물가상승률이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 3분기 이후에나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통위 내일 기준금리 인상 예상 한편 채권전문가 대다수는 13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 비율이 74.4%를 차지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지방세 감면 까다로워진다

    지방세 감면 까다로워진다

    올 하반기부터 지방세 감면 심사가 까다로워진다. 각 부처의 요청에 따라 수시로 하던 감면 심사 대신 연 1회 통합 심사로 방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취득세 감면 조치 여파 이후 지방재정의 건전성을 제고하고 지나친 지방세 비과세·감면 관행을 정비하기 위해서다. 현재 부가가치세의 5%인 지방소비세율을 10%로 인상하는 시기는 당초 예정했던 2013년에서 내년으로 1년 앞당기는 안이 적극 검토된다. 올해부터 시행 중인 지방세 감면 총량제 비율은 지자체별로 전전년도 지방세 징수액 대비 0.5~0.7% 이내로 정해졌다. 행정안전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재정 건전성 제고 방안을 마련, 관련 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우선 지방세 감면 심사 방식은 수시 심사에서 올해부터는 7월 한 차례 통합 심사하는 것으로 바뀐다. 현재 보건복지부, 농림수산식품부 등 각 부처는 ‘지방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농어업, 사회복지, 교육 분야 등 특정 영역 종사자에 대한 지방세 감면이 필요한 경우, 건의서를 행안부에 제출하고 이를 토대로 행안부는 감면 사유와 세목, 세율, 감면 기간 등을 정한다. 그러나 행안부는 남발되는 수시 심사로 인해 지방재정이 악화된다는 비판이 높아지자 이를 연 1회로 제한키로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한꺼번에 모아 우선순위별로 통합 심사를 하면, 산발적으로 깎아주던 지방세를 우선순위, 중요도에 따라 계획적으로 깎아줄 수 있고 지방재정 확충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기준 15조원에 이르는 지방세 감면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에 징수됐어야 할 지방세는 약 60조 2000억원이었는데 15조원이 감면돼 실제 징수액은 45조 1677억원에 그쳤다. 지방세 감면 총량제 시행 첫해인 올해 감면 한도는 전전년도 지방세 징수분의 최소 0.5%에서 최대 0.7% 범위로 고시됐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사살소식 후 주가 껑충·달러 강세 “알카에다 예측불가… 반짝 호재”

    사살소식 후 주가 껑충·달러 강세 “알카에다 예측불가… 반짝 호재”

    오사마 빈라덴의 사살 소식에 세계 주가는 오르고 원자재값은 떨어지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호재이긴 하지만 구심점을 잃은 알카에다의 행동이 예측 불가능이라는 점에서 반짝 호재에 그친다는 전망이 대세다. ●코스피 2228.96… 사상 최고치 2일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6.60포인트(1.67%) 오른 2228.96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도 154.46포인트(1.57%) 상승한 1만 4.20에 마감됐다. 지난 3월 14일 이후 처음으로 1만선 돌파다. 장 초반부터 오름세를 기록하다가 빈라덴 사살 소식에 상승폭이 확대됐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6.15원 내린 1065.34원으로 급락했다. 2008년 8월 25일(1064.10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 안팎의 하락세를 보였고 금·면화 등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빈라덴 사살 소식이 세계 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미국 소비 심리 개선과 소비 확대→미 경제 회복 가속화→세계 경제에 긍정적 영향 등의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 국제적 신용평가기관의 ‘경고’까지 받았던 미 재정적자의 축소 가능성이다. 빈라덴 사살로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대에서 10년간 벌어지던 미국의 추격전은 끝날 전망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전쟁이 끝나 군비지출이 줄면서 재정 건전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도 “미 경제와 증시의 신뢰감을 높여 준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직접 영향보다 美소비심리 개선 긍정” 지난달 말 발표된 4월 미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는 69.8로 전월보다 개선됐다. 빈라덴 소식 외에도 야외 활동이 많은 드라이빙 시즌에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설 빌미가 제공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서서히 개선되고 있는 고용시장까지 가세하면 소비 심리 개선의 증폭 효과가 크다. 미국 소비의 증가는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 각국의 수출 증가로 이어진다. 돌발변수는 알카에다의 후속 대응이다. 김중관 동국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알카에다가 점조직이라 부르기도 어려울 정도의 활동을 벌여 왔다는 점에서 빈라덴 사살이 알카에다의 무력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경하·오달란기자 lark3@seoul.co.kr
  • 더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

    더 팍팍해진 서민 살림살이

    2일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4월보다 4.2% 상승했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4%대 고공행진이다. 하지만 지난달의 4.7%보다는 0.5% 포인트 하락했다. 고유가로 인해 석유류 가격이 상승했고 인플레 기대 심리에 따라 개인서비스료 상승폭이 컸다. 반면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은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식경제부는 상반기 중 공공요금 인상을 자제하겠다는 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고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4.7% 기습 인상했다. 부문별 인상폭은 ▲주택용 4.9% ▲업무·난방용 2.1% ▲일반용 4.5% ▲산업용 7.1% 등이다. 4인 가구 기준으로 월평균 약 1130원의 추가 부담이 예상된다. 도시가스 이외에도 전기와 지하철 등 공공요금의 인상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물가안정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4월보다 7.7% 올라 2010년 1월 5.2% 상승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선어개(魚介)와 신선과일은 각각 9.4%, 24.1%씩 올랐다. 하지만 신선채소가 지난해 4월보다 9.8% 하락했다. 이는 2009년 2월(-7.3%) 이후 26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문별로 농축수산물은 지난해 4월보다 9.2% 올랐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1.8% 하락했다. 품목별로 지난해 4월보다 마늘(77.0%), 돼지고기(27.3%), 고춧가루(25.1%) 등이 크게 올랐지만 배추(-20.8%), 국산쇠고기(-13.2%) 등의 가격 낙폭도 컸다. 반면 석유류 가격 상승으로 공업제품은 3월보다 0.2% 상승했고, 인플레 기대 심리 때문에 서비스부문은 3월보다 0.3% 오르면서 물가 인상 요인이 됐다. 하지만 정부의 물가정책이 언제까지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4월 휘발유 가격은 3월보다 0.1% 하락하는 데 그쳤고, 경유는 오히려 1.2% 올랐다. 국제유가의 상승분을 고려하더라도 정유업계가 ℓ당 100원씩 인하한 효과가 크지 않았다. 통계청은 4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은 3월 평균가격(오피넷 기준)보다 각각 2.2%, 2.1%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주유소 소매 가격은 각각 64원, 55.3원 내리는 데 불과했다. 경기회복으로 인한 임금인상으로 수요가 늘면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도 악재로 볼 수 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4월 근원물가가 3.2%로 3개월 연속 3%대를 유지하면서 정부도 수요 측 물가 상승 압력에 주목하고 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천일염 연구가 김인철 목포대 교수

    천일염 연구가 김인철 목포대 교수

    요즘 천일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최근 일본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사고 이후 ‘방사능 피폭 효험설’ 덕분이다. 천일염 가격은 누출 사고 이전보다 70~100% 올랐다. 소금을 원료로 한 김치와 젓갈 등도 덩달아 가격이 뛰었다. 전국 천일염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신안 등 전남 일대 염전들은 생산시설을 완전 가동해도 주문량을 대지 못하고 있다. 천일염은 최소 3년 동안 간수를 빼야 제맛이 난다. 하지만 ‘방사능 공포’에 따른 이상 특수로 올해 생산한 햇소금마저 팔려 나가고 있다. 일부 제품은 한 사람당 판매량을 5포대(20㎏짜리)로 제한할 정도로 물량이 달린다. 2007년부터 목포대의 산학협력사업으로 ‘천일염 및 염생식물 산업화 사업단’을 이끌고 있는 김인철(식품공학과 교수) 단장을 18일 만나 ‘천일염의 미래’에 대해 들어 봤다. →천일염이 왜 인기를 끌고 있나. -몇해 전부터 건강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정제염에 비해 탁월하게 높은 미네랄 성분을 함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가 천일염에 대한 관심을 더 높였다. 방사능 피폭에 예방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또 소비자들이 바다가 오염되기 이전에 생산한 소금을 사둬야겠다고 여긴 것 같다. →천일염이 방사능 피폭 예방 효과가 있나. -없다는 쪽에 가깝다. 천일염에 예방 효과가 있는 요오드가 극소량 들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천일염에 포함된 요오드가 몸에서 방사성 요오드를 대체할 만큼은 안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미역, 톳, 다시마 등 해조류를 자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서 요오드 결핍증 환자가 거의 없다. 괜한 걱정을 할 필요도 없다. →그럼 천일염이 뜬 진짜 이유는. -소금은 2008년 ‘염관리법’이 개정되면서 ‘광물’에서 ‘식품’으로 지위를 회복했다. 그러면서 천일염 생산자들이 자기 회사의 이미지를 걸고 생산 환경을 정비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자연상태의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이 각광을 받았다. 육지의 소금 덩어리를 잘게 깨서 만든 수입산과는 맛과 품질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연구자로서 천일염의 우수성을 든다면. -맛, 생산환경(갯벌), 복합 미네랄 덩어리로 대표된다. 우선 맛이 좋다. 명품으로 통하는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도 맛으로 승부해 명성을 얻었다. 또 칼륨·칼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다. 발효를 주도하는 미생물이 꼭 필요로 하는 요소다.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갯벌에서 소금을 만드는 나라는 거의 없다. 최근 미국·캐나다 등지로 수출길에 올랐다. →그럼에도 산업화가 더딘 이유는. -아직도 다른 나라 것을 섞거나 속여 팔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가 많다. 실제로 일부 유통업자들이 중국산 소금을 국산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팔다가 적발된 사례도 여러 차례 있다. 정부는 천일염 이력 추적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생산자와 생산일시 및 장소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해주(바닷물 중간 저장소), 창고 개선, 친환경 바닥재 사용 등 생산환경 개선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성분 분석 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표준 모델 개발과 등급화를 꾀하고 있다. →세계화를 위한 역점 과제는. -한식의 세계화와 함께 가야 한다. 김치, 장류, 젓갈 등 한식의 기본 맛을 내는 발효 식품에는 천일염 사용이 필수적이다. 문화와 역사 등 전통 소금과 얽힌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다. 기능성 또는 건강식품 개발의 여지도 충분하다. 우리 사업단이 지난해 중앙대와 공동으로 천일염과 관련한 임상실험을 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천일염을 섭취한 사람들의 혈압이 상당히 낮아진 사실을 확인했다. 조만간 이를 논문으로 내놓을 계획이다. 목포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데스크 시각] ‘기름값 100원 인하’ 관전법/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기름값 100원 인하’ 관전법/김태균 온라인뉴스부장

    뛰는 물가를 잡고 싶은 정부의 절박한 사정을 현 시점에서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들이 있다. 정부의 일시적인 가격 통제가 시간이 흐른 뒤 또 다른 물가 불안으로 확대·재생산될 수 있다는 지적은 하지 말아야 한다. 민생 안정을 정권의 존립 기반으로 삼은 마당에 그까짓 경제학 교과서의 ABC쯤 잠시 접어둔다고 무슨 일이 생기겠는가. 게다가 4·27 재·보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와 있지 않은가. 현 정권 출범 이후 계속된 고환율 정책이 가파른 물가상승을 이끌었다는 실증적 분석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2007년 이명박 대통령 당선 이후 지난해 말까지 한국의 달러 대비 환율 상승률은 주요 경제권 21개국 중 2위였고, 그것은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비교 대상국 1위로 끌어올렸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인데 왜 물가 잡겠다고 팔을 걷어붙인 정부를 자극하느냐는 질책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해 초저금리 기조를 장기화시킴으로써 물가 불안을 부추겼다고 정부를 비난하는 것도 금물이다. 어차피 금리동결 의사봉을 계속 두드려댄 사람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니라 중앙은행 총재가 아니었던가. 고환율 정책으로 진짜 대박 난 업종은 전자나 자동차 산업인데 왜 재미도 별로 못본 우리들한테만 가격인하 압력을 가하느냐는 정유·통신·식품 업종의 볼멘소리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다. 기업들은 늘상 그런 소리를 하기 마련이니까. 1970년 미국 닉슨 대통령이 취한 90일간의 물가동결 조치처럼 해외에서 실패한 정부 가격통제 사례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 역시 무시해도 좋다. 한국의 정부·기업 관계가 어디 미국과 같은가. 지금 정부가 벌이는 물가와의 전쟁은 이런 ‘전제’가 사전에 뒷받침되지 않으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일러둔다. 이해를 했다면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 게 좋다. 하지만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석달간 이어진 정부의 유가인하 전쟁이 별다른 알맹이 없이 오래된 대책의 리바이벌로 일단락된 게 대표적이다. 나라 곳간(유류세)은 손대지 않고 업자들의 수익구조만 건드리려던 게 애초부터 무리였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와 닿는 것은 없고, 내세울 거라곤 ‘휘발유·등유 ℓ당 100원 할인(그것도 3개월만)’뿐인 형국이다. 고작 이 정도 대책을 위해 대통령이 특별한 표현(“묘하다”)을 동원하고 관계부처 장관들이 번갈아 정유업계를 압박했던 것인지 궁금할 정도다. 정유업계는 7월까지 기름값을 ℓ당 100원씩 내리면 8000억원가량 손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그만큼은 소비자 몫이 되겠다. 하지만 한달에 100ℓ를 넣는다고 해야 3개월간 3만원이다(석달 3만원에 대한 평가는 독자 여러분에게 맡긴다). 정부는 왜 ‘ℓ당 100원 인하’ 이상으로는 건져내지 못했을까. 업계나 경제학자들로부터 비난받을 일이라는 것, 어차피 처음부터 알고 시작한 것 아닌가. 전방위로 기업들의 팔을 비틀기로 했으면 대책 발표문의 공식 타이틀(석유시장 투명성 제고 및 경쟁 촉진방안)처럼 업계의 반발이 있더라도 그동안 별러왔던 시장구조 혁신에서 뭔가를 이뤄냈어야 했다. 이를테면 ‘석유 혼합판매’ 추진방침을 강하게 담지 못한 게 아쉽다. 혼합판매는 이를테면 SK에너지 간판을 걸고 GS칼텍스나 에쓰오일, 오일뱅크의 기름을 동시에 취급하는 것으로 석유 유통업 경쟁을 촉진하고 사업자 참여를 늘림으로써 가격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서는 ‘향후 검토과제’로만 분류했다. 기름값을 내리기로 한 마당에 업계에 이것까지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모르겠다. 정부는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3년 전 정권 출범할 때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외치면서 가장 강조했던 게 규제완화와 시장기능의 회복이었다. 아무리 급해도 정공법을 제쳐두고 장사하는 사람들한테 적자를 강요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windsea@seoul.co.kr
  •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대지진 파급 3題] 일본發 ‘핵 불확실성’…글로벌 금융시장 떨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이 원전 사태로까지 번지면서 일본 경제가 총체적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일본 엔화가 초강세를 기록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방정식도 복잡해졌다. 엔화 강세는 수출기업에는 반갑지만, 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물가 불안이 만만치 않다.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의 현재 상태와 앞으로의 전망을 짚어본다. [금융시장] 주가·환율 ‘출렁출렁’ 코스피 ‘롤러코스터’… 환율 변동성 확대 불가피 17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본발(發) ‘핵 공포’에 짓눌렸다가 서서히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각국 증시는 급락과 반등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를 연출했고, 환율도 올들어 최고와 최저 수준을 향해 치달았다. 당분간 ‘핵 불확실성’이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후쿠시마 원전의 통제 불능 소식으로 36.38포인트 급락세로 출발했다. 오후 들어 원전 전력공급이 부분적으로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에 반등해 1.06포인트(0.05%) 오른 1959.03에 마감했다. 전력 공급으로 냉각수 순환이 이뤄지면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작용한 덕분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전에 전기를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일본 증시도 낙폭을 크게 줄여 증시에 안정감을 줬다.”고 말했다. 반면 코스닥은 전날보다 4.55포인트(0.92%) 하락한 487.81을 기록해 또다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지만 낙폭을 줄여 나갔다. 장 초반 5% 가까이 급락했던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31.05포인트(1.44%) 하락한 8962.67로 마감했고,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한 토픽스지수도 6.83포인트(0.84%) 내린 810.80을 기록했다. 급락세로 출발한 타이완 가권지수도 41.89포인트(0.50%) 내린 8282.69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보다 33.50포인트(1.14%) 하락한 2897.29를 찍었다. 간밤에 ‘원전 사태’가 통제 불능 상태로 알려지면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영국 FTSE100 지수가 1.70%, 프랑스 CAC40 지수 2.22%, 독일 DAX 지수 2.01%, 미국 다우 지수도 2.04% 각각 하락했다. 환율도 변동폭이 컸다. 원·달러 환율은 1141원에 출발하며 올해 처음으로 1140원대에 올라섰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줄여 4.5원 오른 1135.3원으로 마감했다. 은행 관계자는 “일본의 원전 사태 향방은 누구도 예상하기 힘들다.”면서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불확실성이기 때문에 환율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원자재시장] 金팔고 채권 사들여 전문가들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 확신한 결과” 동일본 지진으로 원자재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불안하면 가격이 급등하는 안전자산인 금의 선물가격마저 1.3% 빠졌다. 단순히 일본 원전 사태의 우려로 인한 투자 회수로 보기에는 너무 큰 대세 하락이다. 전문가들은 대다수의 투자자들이 세계 실물경제 성장률 둔화를 확신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17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1393.60원을 기록했다. 일본 지진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10일 1412.2원에서 1.3% 내렸다. 반면 5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10일 2.025%에서 16일 1.839%로 떨어졌다. 한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 주요 국가의 국채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같은 안전 자산임에도 채권은 강세를 띠는 반면 금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이유는 금이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구입하는 상품이라는 데 있다. 그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예측하고 금을 구입했던 이들이 일본 지진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를 예측하면서 금을 팔고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을 산다는 것이다. 곡물, 금속 할 것 없이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내렸다는 점에서 경기 둔화 전망은 더욱 힘을 받는다.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밀과 옥수수의 국제 가격이 각각 9.1%, 8.2% 하락했고 면과 은도 7.0%, 3.9% 떨어졌다. 지난 10일 배럴당 110.55달러를 기록했던 두바이유 가격(현물)은 16일 104.19달러까지 내려왔다. 김효진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기존 악재에 일본 원전 문제가 겹치자 대부분 세계 경기 하락을 점치면서 원자재보다 채권에 투자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의 지진 사태가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국제 원자재 시장의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작은 뉴스에도 크게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원전의 대체재인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3.1% 올랐다. 아직 가격이 급등하지는 않았지만 화력발전에 쓰이는 석탄의 수요도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일본의 지진 피해 복구가 시작되면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석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위원은 “일본 내에 공급되는 유동성은 결국 중장기적으로 생필품 및 원자재를 구입하는 비용으로 쓰이면서 국제 원자재 수요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끝나지 않은 중동 사태와 맞물려 원자재가 다시 안전자산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국제환율시장] 엔 강세… 물가 ‘빨간불’ 對日 수입금액 643억弗… G7 재무장관 대책논의 엔·달러 환율이 사상 최저치 경신을 지속하고 있다. 일본 기업과 국제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얻을 수는 있지만, 수출 품목에도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과 소재가 쓰인다는 점에서 마냥 반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는 것도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한 우리 정부에 부담이다. 17일 시장정보제공업체인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미국 뉴욕시장에서 장중 한때 1달러당 76.32엔까지 떨어졌다. 사상 최저치이나 이어 열린 싱가포르시장 등에서도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 중이다. 문제는 엔화 강세를 일본 정부나 일본중앙은행(BOJ)이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점이다. 20조엔이 넘는 긴급자금을 풀어도 이는 재해 복구를 위해 국내에서 쓰일 확률이 높고,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프랑스의 주도로 18일 주요7개국(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화상회의가 열려 엔화 초강세와 대지진 피해복구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문제는 각국이 논의 뒤 합의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유동성 완화 정책으로 달러화를 인위적으로 절하시켜 놓은 상태에서 미국이 협조적으로 나올지가 의문이다. 그동안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우리나라 원화도 보통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오른 1135.3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가 각각 10% 오를 때 소비자물가 상승효과는 0.8%포인트, 0.2%포인트에 이른다. 즉, 환율의 영향력이 유가의 4배로, 환율 상승이 유가 안정에 따른 효과를 훨씬 뛰어넘는다. 이에 따라 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되는 원·엔 환율은 이날 100엔당 1434.90원으로 전날보다 35.49원(2.54%) 올랐다.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떨어지는 반면 엔화 가치는 오르기 때문에 원·엔 환율 변동폭이 더 큰 것이다. 원·엔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에 직격탄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하는 금액은 643억 달러로 전체 물량의 15.1%를 차지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가산금리도 오르고 있다. 외평채 가산금리란 국제금융시장에서 유통되는 한국 정부 채권의 수익률을 나타내는 지표로 대외신인도가 개선될수록 낮아진다. 국제금융센터에 외평채 가산금리는 지난 15일 2.1%로 지난 1월 6일 2.11% 이후 가장 높았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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