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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환 “증세로 정책전환 아니다”

    최경환 “증세로 정책전환 아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담뱃세와 주민세 등 인상에 대해 정책 방향을 증세로 전환한 것은 아니라면서 “증세는 경제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16일 서울 중구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서민증세·우회증세 논란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주민세가 22년간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복지지출 때문에 재정이 말도 못할 정도로 어려워진 지방자치단체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정부가 주민세 인상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담뱃세 인상에 대해서는 “세수 목적이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것”이라면서 “들어오는 세수는 금연 정책이나 국민안전과 관련된 곳에 쓰겠다”고 재차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어 “일본이 (지난 4월) 소비세를 인상한 뒤 2분기 경제성장률이 -6.8%가 될 정도의 쇼크가 발생했다”면서 “한국 경제가 회복되려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면 경제가 위축되기 때문에 증세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기준금리는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누증이 시스템 리스크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이후 제2금융권에서 은행권으로 대출이 이동해 질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의 정책 효과가 가시화하고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우리 경제가 내년에 4.0%의 성장 경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통화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통화를 알면 경제가 보인다

    우리가 일상에서 경제활동을 할 때 가장 필요로 하는 수단은 아마도 돈일 것이다.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이용해 물건을 사더라도 결국에는 신용카드사에 돈(이용대금)을 내야 거래관계가 끝난다. 따라서 돈을 빼놓고 경제를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별히 경제학을 배우지 않아도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돈이 잘 돌아야 한다는 말을 경험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잘 돌아야 하는 돈’은 무엇일까. 경제 내에서 돌아다니는 돈 즉, 통화와 그 경제학적 의미에 대해 알아보자. 흔히 통화라고 하면 지폐와 동전 같은 현금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은행 예금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은행 창구에서 현금을 찾는 조금의 수고를 감수한다면 쉽게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현금과 차이가 없다. 이렇게 각 경제주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과 유사한 성격의 금융상품도 통화로 볼 수 있다. 즉, 통화는 법정화폐인 현금을 비롯해 현금으로 쉽게 전환될 수 있는 금융자산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경제 내에 있는 통화의 양을 통화량이라고 한다. 한국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기준에 따라 통화량을 측정하는 척도인 통화지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데, 협의통화(M1)와 광의통화(M2)가 대표적이다. M1은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에 결제성예금(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 등)을 더한 것이다. 결제성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수표를 발행해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에 통화의 지급결제 기능을 중시하는 지표인 M1에 포함된다. M2는 M1보다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로 M1 외에 정기예·적금, 시장형금융상품(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등), 실적배당형금융상품(금전신탁, 수익증권 등), 기타 거주자외화예금, 금융채 등을 포함한다. 시장형·실적배당형 금융상품 등은 비록 자산증식이 목적이지만 이자소득만 포기하면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반예금과 비슷하기 때문에 M2에 포함된다. 다만, 장기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가입하는 만기 2년 이상의 금융상품은 제외된다. 최근 한은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7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통화량은 M1 기준으로 약 535조원, M2 기준으로 약 2012조원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M2 기준으로 2000조원이 넘는 돈이 돌고 있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을 11개나 살 수 있는 돈이다. 이렇게 엄청나게 큰돈은 어떻게 생겨난 걸까. 독점적 발권력을 가진 한은이 만들어서 나눠준 것일까. 물론 아니다. 이 중 일부만 한은이 발행한 것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경제활동 과정에서 돈이 돌아다니며 스스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파생통화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의 은행인 한은이 A은행에 100만원을 대출해 준다고 가정해 보자. A은행은 이 100만원을 B기업에 대출해 준다. B기업은 100만원을 C직원에게 월급으로 준다. C직원은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현금 5만원을 제외한 95만원을 다시 A은행에 예금한다. A은행은 95만원 중 예금인출에 대비해 한은에 5만원을 맡긴 후 90만원을 다시 D기업에 대출해 준다. D기업은 이 돈으로 물건을 사고, 그 돈은 다시 돌고 돌아서 A은행으로 들어간다. 이런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 시중의 현금과 예금 규모는 점차 늘어나 한은이 최초 발행한 100만원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이때 은행과 고객 사이에서 예금과 대출이 반복되면서 만들어지는 돈을 파생통화라 한다. 이런 파생통화가 계속 늘어나면서 통화량도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2000년대 이후의 연도별 통화량(M2 기준)은 가계나 기업에 대한 은행대출 확대로 인해 주로 증가해왔다. 때로는 정부의 재정활동, 경상수지 흑자,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유입 등에 의해서 변해 왔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급증했던 2002년과 2006∼07년 중에는 통화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경기가 부진하거나 금융시장이 불안했던 2003∼05년 및 2011∼13년 중에는 통화량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09년에는 위기대응을 위한 한은의 자금 공급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로 통화량이 크게 증가했다. 그렇다면 경제 내에 돈이 잘 돌고 있는지, 통화량이 경제활동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지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예전에는 한은이 공급한 돈에 비해 통화량이 얼마나 늘어났는지를 나타내는 통화승수와 같은 지표를 활용했다. 한은은 1997년까지는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량을 관리해 왔기 때문에 정책효과가 실물경제에 원활하게 파급되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진행된 금융혁신 등으로 금융산업 구조가 크게 변하면서 통화량과 경기·물가와 같은 실물경제 간의 안정적 관계가 약화됐다. 이에 한은도 1998년부터 바뀐 금융여건에 맞춰 금리(주로 초단기금리)를 조정해 물가안정을 달성하는 ‘물가안정목표제’로 통화정책 운영체계를 변경했다. 따라서 현재 통화량은 금리 수준 및 경제상황 등에 따른 가계, 기업의 자금수요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사후적으로 계산되는 수치인 통화승수의 경제적 의미는 크게 축소됐다. 대신 통화량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비율이나 통화량 증가율과 GDP 성장률의 흐름 비교 등을 통해서 통화량이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충분한 수준인지 여부를 판단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통화량 수준을 M2/명목GDP 기준으로 보면 2000년대 들어 대체로 경제활동을 뒷받침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정도였다. 그런데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은이 신용경색 및 경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해 금융기관 등에 대해 자금을 지원했고, 정부도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통화량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이후 2010∼11년 중 경기회복 및 물가 오름세에 대응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자 통화량 수준은 다소 낮아졌다. 그러나 2012년 이후 기준금리가 인하 기조로 전환됨에 따라 통화량 수준이 다시 높아져 현재는 실물경제활동을 원활하게 뒷받침하는 정도인 것으로 판단된다. 통화의 개념은 한 나라 금융제도의 발전 단계 및 새로운 금융상품의 도입 등에 따라 달라지며, 통화와 실물경제 간의 관계 역시 금융구조 및 경제 여건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이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은 경제전문가에게도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평소 통화에 대해 관심을 갖고 통화와 경제현상과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우리 경제의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통찰력을 얻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쏙쏙 경제용어] ■통화승수 통화량을 본원통화로 나눈 배수를 뜻한다. 본원통화란 한국은행이 공급한 화폐발행액과 은행이 고객의 예상치 못한 예금인출에 대비해 한은에 맡겨둔 돈(지급준비금)을 뜻한다. 통화량의 기초를 이루는 자금의 원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여성 노안수술 환자 비중, 작년보다 28% 이상 급증

    여성 노안수술 환자 비중, 작년보다 28% 이상 급증

    40~50대 즈음부터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화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노안이다. 노안의 대표적인 증상은 책을 보거나 모니터를 볼 때 가까운 글자나 물체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고 초점을 맞추기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노안은 과거 돋보기 등을 이용해 교정해왔으나 최근에는 40대 이후에도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면서 돋보기 보다는 노안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 특히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중장년층에서도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급증하게 되어 더욱더 노안에 대한 불편함을 실감하게 된 것도 노안교정 수술 환자의 증가 원인으로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40~50대 여성층 노안수술 대폭 증가는 여성층이 특히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을 더욱 적극적으로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커진데다 예전과 달리 눈 또한 조기검진을 통해 녹내장, 백내장과 같은 질환을 미리 예방하고자 하는 인식이 확산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이리움안과 시기능연구소가 실제 노안수술 환자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동기간보다 2014년 여성 노안수술 환자수는 472% 증가하였고 남녀 성비는 2013년 남성(47.6%), 여성(52.4%)였던 것에 반해 2014년 남성(19.2%), 여성(80.7%)로 여성 비중이 28.4%나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여성 중에서도 40~50대 연령층에서 특히 두드러지게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노안환자 중 40~50대 여성 비중이 66.7%로 2013년 동기간보다 19% 가량 증가한 수치다. 여성 노안수술 환자 급증세는 상대적으로 외부적으로 보여지는 이미지에 대해 남성보다 여성이 민감하기 때문이다. 또 과거보다 노안수술과 같은 안티에이징에 대한 지출 역시 크게 확대된 것도 여성 노안수술 환자 증가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작년 7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소비자 5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여 발표한 ‘안티에이징 산업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86.9%가 ‘과거보다 젊음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나’라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응답하였고 ‘살림은 어려워도 젊게 사는 삶을 누리는데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소비자도 전체의 29.0%에 이르렀다. 이처럼 안티에이징 열풍에 힘입어 노안수술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노안교정술로 역시 날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라식이나 라섹처럼 레이저를 이용하여 각막을 절삭을 하는 레이저 노안교정술과 각막 안에 인레이 렌즈를 삽입하는 수술 방법, 또 노안과 백내장 치료를 동시에 하기 위해 다초점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법을 꼽을 수 있다. 특히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노안교정술은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이 빠르고 안전성이 향상되어 만족도가 높다. 최근 도입된 ‘레인드롭 인레이’의 경우 미국의 ReVision Optics 社에서 개발한 노안교정용 임플란트로 동공의 중심에 레인드롭인레이 렌즈를 삽입해서 노안을 교정하는 수술방법이다. 레인드롭은 2mm의 미세한 사이즈로 80% 이상 수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이드로겔 재질로 이루어져 있어 생체적합성이 우수하고 산소 투과성도 높다. 렌즈삽입을 통해 각막 중심부가 미세하게 볼록해지는 것 같은 효과를 주어 시축 중심부로 근거리를 보고, 주변부를 통해 중간거리 및 원거리 시력을 볼 수 있게 된다. 백내장이 있는 경우 백내장 치료와 노안교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수술방법인 다초점인공수정체 삽입수술이 적합하다. 이 노안수술은 백내장으로 인해 혼탁해진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방법이다. 아이리움안과 시기능연구소 강성용 원장에 따르면 “노안교정수술은 기본적으로 현재 환자의 연령과 눈을 포함한 신체의 건강 상태, 백내장?녹내장 등 기존 질환의 유무, 수술 후 적응 가능성 등 전반적인 것을 파악한 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교정방법이 무엇인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수술 결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수술적 노안 교정이 어려운 환자에게는 돋보기 안경이 가장 좋은 시력교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 원장은 “본인의 노안 여부는 간단한 자가진단 테스트로 확인할 수 있지만 백내장과 같은 안구 노화에 따른 질환이 추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최근 들어 눈이 침침하거나 시력이 저하된 느낌을 받고 있다면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함께 정밀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를 체크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엔저 주의깊게 보고 있다” 우려감 표출한 한은 총재

    “엔저 주의깊게 보고 있다” 우려감 표출한 한은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의 엔화가치 약세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관망 자세에서 한발 나아가 우려감을 직접 표출한 것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기도 한 이 총재는 12일 금통위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5~6개월간 약세를 보인 엔화가치가 추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이게 되면 우리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일본 기업들이 엔화 약세를 가격 정책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수익성이 호전됐는데 (나아진 수익성을 토대로) 앞으로 수출단가를 인하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게 되면 우리 기업들은 타격을 입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의 구두 개입성 발언에도 원·엔 환율은 떨어졌다. 오후 3시 기준으로 100엔당 965.49원을 기록, 전날보다 2.83원 하락했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물가를 떠받치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가 돈풀기를 시사하면서 엔화가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원화도 동반 약세를 띠게 되면 원·엔 환율 하락 폭이 자연스럽게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금통위는 이날 이달 기준금리를 연 2.25%로 동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달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기준금리를 또 한번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다. 1명의 금통위원이 이달에 금리 동결에 반대하며 인하를 주장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이런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이날 채권 금리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 그 방증이다. 이 총재는 “지금까지의 숫자(성장률)만 놓고 보면 올해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야 하지만 8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돈풀기 정책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지난달 인하 효과와 대내외 리스크를 종합 고려해야 하는 만큼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심리가 소폭 개선되기는 했으나 뚜렷한 회복세는 아니다”, “대내외 금리 차에 따른 자본 이탈을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등의 발언을 통해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놓았다. 지난 8월에 급증한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정책 모기지론 증가라는) 특이요인에 따른 것”이라며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시론] 경제살리기 급하지만 장기전 펼쳐야/오문석 LG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경제 살리기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초반 분위기는 조성했지만 ‘최노믹스’가 넘어야 할 장애물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고 세계 경제도 미국을 제외하면 대부분 회복세가 미약하다. 여기에 2000년대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설비투자 둔화, 신성장 사업 부진 등 공급 부문의 문제들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즉 노동과 자본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공급 과정이 원활치 않은 것이다. 국내외 수요 부진과 공급 부문의 구조적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대로 앉아 있다가는 정말 일본과 같이 장기 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내수 심리를 회복하기 위해 수요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적절한 순서였다. 경제는 생물과 같아서 성장하려는 거스를 수 없는 힘이 내재해 있다.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등 수요를 부추겨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 필요가 있다. 그러나 수요 확대 정책은 효과나 지속성 면에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2000년대 초중반 산업경쟁력 약화를 저금리로만 대응한 나머지 결국 부동산 거품 붕괴와 금융위기를 겪어야 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도 강력한 수요 정책으로 성장률을 높이고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올해에는 소비세 인상 등의 여파로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 현재 한국 경제의 침체가 단순한 수요 부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에서 기인한다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예를 들어 청년 실업은 수요 부족으로 일자리 자체가 없다기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업의 능력이 모자라거나 벽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도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투자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제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과거 우리 기업들의 강점인 신속한 설비투자만으로는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워졌다. 성장의 기회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지식과 기술을 다양하게 결합하고 활용해 선진 기업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업들에 국한되고 있다. 따라서 경제를 살리려면 장기간에 걸쳐 공급 부문의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기본이지만 이 시점에서 특히 시급한 것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늘려 나가는 것이다. 그동안 서비스업은 다소 방치됐던 일종의 금맥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욕구가 커질수록 이에 필요한 서비스 상품에 대한 수요가 의료, 교육, 법률서비스, 관광,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늘어날 것이다.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서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도 새로운 서비스 수요를 예상케 한다. 이런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 부문의 막혀 있는 활로를 열어준다면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의 원천이 될 것이다. 현재 국회 계류 중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통과가 중요한 이유다. 세부적으로 논란이 있겠지만 서비스산업을 경제 활성화의 주요 축으로 삼고 규제와 진입장벽을 제거해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취지는 살려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이 법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35만개의 청년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총생산도 1%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법 통과뿐 아니라 정부도 민간의 창의성과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유연한 시스템과 조직문화로 바뀌어야 한다. 경제 활성화 노력이 결실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정치적 리더십이 절실해졌다. 과거에도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이익집단들의 거센 저항에 막혀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개혁으로 피해를 보는 집단의 반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끝까지 소통하고 끈질기게 설득하며 때로는 타협하며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당장 효과를 봐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문제 하나하나를 풀어가는 장기전을 펼쳐주길 바란다.
  • 지방재정 악화 싸고 ‘정면충돌’

    지방재정 악화 싸고 ‘정면충돌’

    지방재정 악화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부가 ‘깜짝쇼’를 하듯이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국책사업을 발표해 놓고 국고보조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재정 부담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것에 대해 자치단체장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한 것이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초연금과 무상보육에 따른 재정 압박을 호소하며 정부 지원 확대를 촉구했다. 협의회는 기초자치단체장 226명 명의로 ▲기초연금 전액 국비 지원 혹은 평균 국고보조율 90% 이상 확대 ▲보육사업 국고보조율 서울 40%, 지방 70% 인상 ▲지방소비세율 16% 즉각 인상 등 3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제시했다. 지방재정 갈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2012년부터다. 2011년 12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료 직전 이명박 정부가 제출해 다음날 통과된 ‘0~2세 영유아보육료지원’이라는 ‘무상보육’이 예산 추계 부실과 준비 부족으로 지자체에서 사업비가 모자라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협의회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취득세 영구 인하 조치 등에 따른 세입 악화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예산은 2008년 22조원에서 올해 40조원으로 지난 7년간 연평균 11%가 늘어 지방예산 전체의 증가율 4.7%보다 두 배 이상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특별시·광역시 자치구는 사회복지예산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거기다 7월 기초연금 시행으로 지난해 대비 약 7000억원, 향후 4년간 연평균 1조 4000억원가량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자회견이 끝나기도 전에 중앙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회견을 열고 지자체의 요청을 즉각 거절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말 마련한 중앙-지방 간 재원 조정 방안에 따라 10년간 연평균 3조 2000억원에 이르는 재원 이전 효과가 있다”면서 “지자체가 재정을 확보할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방만한 지방 재정 운용 실태, 지자체 간 재원 배분 비율 문제 등을 포함한 지자체 재원 부족 실태 전반을 종합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과 문 장관은 두 사업이 중앙과 지자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이고 지원도 계속 늘리고 있다며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기초연금과 관련해서는 국고보조율을 점차 높이고 있으며 무상보육의 경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이관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자체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비용을 전가한다”는 지자체의 문제 제기는 물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관하면 지방교육재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문제에 대해선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지자체 재정 악화는 중앙정부가 교부하는 지방 이전 재원 감소에 더해 무분별한 국고보조사업 확대에 따른 재정지출 급증이 맞물려 발생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온실가스 감축 봐주기 투자로 화답하라

    정부가 결국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산업계에 대폭 양보했다. 두 가지 제도 가운데 배출권 거래제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시행은 하되 모든 업종에서 온실가스 의무 감축률을 10% 줄인다. 그만큼 기업들의 비용 부담은 줄어들게 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애초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었던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2020년 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차기 정권으로 넘겼다. 그저께 경제장관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이다. 자동차 제조업체 등 대기업들의 입장을 반영한 조치다. 기업들은 희색이지만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번 조치로 인한 부작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에 의해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BAU/2009년 기준)의 30%를 2020년까지 줄이게 돼 있다.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인 만큼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정책의 신뢰성에 큰 흠이 생길 수도 있다. 저탄소차 협력금제는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지난해부터 시행할 예정이었던 정책이다. 자동차 업계의 반발로 2년 연기했지만 또다시 2020년 이후로 6년을 미뤄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연기를 거듭한다면 다음 정권에서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대외 신뢰를 생각해서라도 제도 자체가 폐지되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을 유치해 지난해 출범했다. 국제 공조를 통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할 책무가 있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정부는 내년부터 배출권 거래제와 저탄소차 협력금제를 동시에 시행할 경우 국내 산업에 지나친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산업연구원의 공동연구를 통해 저탄소차 협력금제의 시행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애초 의도했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소비자와 국내 산업에 미치는 부작용이 매우 큰 것으로 예상했다고 해명한다. 그렇다고 다음 정권이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부담금 부과를 유예하는 대신 친환경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켜야 하는 온실가스 연비 기준을 2020년까지 선진국(97g/㎞) 수준으로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부디 빈말이 되지 않도록 기업들은 각고의 노력을 하기 바란다. 국내에서 유럽산 중·소형 수입차와 경쟁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해내야 한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두 가지의 제도를 완화 또는 유예하기로 결정하기까지 적잖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제 회복에 나선다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의지가 환경정책에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최 부총리는 어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환경이나 문화재 같은 덩어리 규제는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합리적인 운영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에 따른 부담을 크게 덜어준 만큼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규제 혁파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투자에 나서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정부는 기업 경영을 위축시키는 세무조사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도 인하했다. 기업들이 곳간을 열어 투자하는 일만 남았다.
  • [사설] 집값 띄우기, 서민주택난·가계빚도 살펴야

    정부의 부동산 부양책에 거침이 없다. 최경환 경제팀은 지난 7월 부동산 규제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더니 그저께는 재건축 규제마저 다 걷어내는 ‘9·1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이 가능한 시기를 준공 후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앞당기고, 1980년 제정된 택지개발촉진법은 34년 만에 폐지해 신도시 건설을 중단하는 것이 골자다.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집값 띄우기 전략이 정부의 의도대로 부작용 없이 내수경기 활성화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예년 같지는 않지만 재건축 규제 완화의 위력은 남아 있는 것 같다. 과거 부동산 투기의 온상으로 지목됐던 재건축 규제완화 소식에 강남지역 일부 재건축 추진 아파트는 호가가 하루 사이 1000만원이나 뛰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국회에서 낮잠 자고 있는 점을 의식해서인지, 이번에는 시행령만 고치면 규제 완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복안이어서 곧 실행으로 옮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치로 서울 강남 3구에 3만 7000가구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서만 10만여 가구의 재건축 물량이 6년 안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에 따른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재건축 경기가 주춤한 상황이긴 하지만 특정 지역에만 혜택이 돌아가는 일은 없도록 부동산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 바란다. 투기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해 주택 거래가 이뤄지게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래야 소비가 활성화돼 내수를 살릴 수 있다는 복안이다. 디플레이션이나 일본식 장기 불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는 절박감은 이해한다. 그러나 재개발에 따른 임대주택 비율을 줄이는가 하면 중산·서민층을 겨냥해 중형 이하 규모 위주로 공급해 온 공공택지개발마저 포기할 경우 서민 주택난은 어떻게 해소하겠다는 건지 궁금하다. 집값이 오르고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면 주변 전셋값은 폭등하기 마련이다. 서민들은 가뜩이나 전·월세 가격 급등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걱정이 앞선다. 가계부채 문제도 결코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LTV·DTI 규제 완화로 지난 8월 주택담보 대출은 3조 8000억원 늘었다. 지난 1~7월 월평균 증가액 1조 6200억원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163.8%로 독일(93.2%), 프랑스(104.5%), 미국(114.9%) 등 선진국보다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은 가계부채를 줄여온 반면 우리나라는 연평균 8.7%씩 증가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라고 권장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경우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내수 위축 부작용도 생각해야 한다. 글로벌 경제에 미칠 가장 큰 악재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버블)이 터지는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다.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부동산 정책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 부동산 경기 부양에 편승, 뭉칫돈이 건전한 생산 자금이 아닌 부동산으로 빨려들게 해서는 안 된다. 저출산·고령화 사회에서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인위적인 부양보다는 경제 회복의 효과로 부동산 시장도 자연스럽게 살아나게 해야 한다.
  • 가계빚 1040조… 정부 ‘괜찮다’와 달리 심상찮다

    가계빚 1040조… 정부 ‘괜찮다’와 달리 심상찮다

    가계빚이 1040조원을 넘어섰다. 올 4~6월(2분기) 증가분이 1~3월(1분기)의 4배가 넘는다. 계절적인 요인을 감안하더라도 증가세가 심상찮다. 정부가 이달부터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면서 대출은 더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가을 이사철과 맞물리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장담과는 달리 ‘괜찮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26일 내놓은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가계빚 잔액은 올 6월 말 현재 1040조원이다. 가계빚은 가계대출과 카드빚 등 판매신용(외상판매)을 합친 것이다. 3월 말과 비교해 15조 1000억원 늘었다. 1분기 증가액(3조 5000억원)의 4.3배다. 1년 전과 비교하면 60조 4000억원(6.2%)이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내리 6% 이상 증가율이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빚은 자연히 늘지만 속도가 너무 빠르다. 올 상반기만 놓고 봐도 가계빚 증가세(전년 동기 대비 6.3%)는 경제성장세(3.7%)를 크게 웃돈다. 가계소득증가세(2%대) 보다도 훨씬 높다. 가계빚 가운데 대출은 982조 5000억원, 판매신용은 57조 5000억원이다. 증가분의 거개가 대출에서 생겨났다. 가계대출은 지난 3월 말보다 14조 8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은 3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판매신용이 1분기 마이너스(-1조 3000억원)를 벗어난 것은 소비심리 회복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가계대출이 너무 많이 늘었다. 주범은 은행의 혼합형(고정금리+변동금리) 대출이다. 정부가 제시한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올 연말까지 20%, 6월 말 현재 17.9%)를 맞추기 위해 ‘특판’ 형태로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린 것이다. 그 결과 은행권의 가계대출은 1분기 1000억원에서 2분기 8조 3000억원 증가로 수직 상승했다. 이런 추세는 3분기 들어 더 강해지고 있다. 금융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LTV, DTI가 완화된 이달에만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20일 남짓 동안(1~22일) 3조 9000억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이맘때 증가분이 2조원이 채 안 됐던 것과 비교하면 배로 증가했다. 금융위는 “비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1000억원밖에 늘지 않았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와 규제 완화 등으로 2금융권 고금리 대출 수요가 은행권으로 옮겨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은도 아직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의 대처가 너무 안이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는 쏠림현상이 심해서 지금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한번 문제가 터지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특성이 있다”며 “정부 차원의 통제 복안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그런 액션 플랜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내놓은 ‘가계소득 증대 3대 환류세제’는 효과가 미심쩍다는 지적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주택담보대출 신규 수요는 LTV, DTI 완화보다 주택경기에 더 민감해 아직은 들썩이고 있지 않지만 생활비나 사업자금 등 생계형 대출이 (LTV, DTI 완화 이후) 많이 나가 가계부채 질의 악화가 걱정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주택경기가 살아나면 가계부채 총량도 안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혼례 문화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혼례 문화

    ‘하나, 가까운 분만 모시고 의미 있게 혼인식을 올리겠습니다. 둘, 예물과 예단은 정성껏 그러나 간소하게 마련하겠습니다. 셋, 신혼집과 혼수를 마련하는 비용은 신랑, 신부 양측이 형편에 맞춰 나눠서 내겠습니다.’ 여성가족부가 고비용 혼례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추진하는 ‘작은 혼인식 릴레이 약속’ 내용이다. 혼례 비용의 지속적인 증가는 혼례의 본질적 의미를 퇴색시키고 혼인을 늦게 하거나 안 하는 원인이 되며 하객 부담도 가중시키는 등 사회 문제로 작용한다. 미혼 남녀들은 혼인 비용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어 무력감을 느끼고, 부모들은 자녀 결혼을 위해 노후 대비를 포기하고 빚을 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혼인식이 부모의 경제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변질돼 위화감마저 조성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작은 혼인식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 확산과 더불어 공공시설 예식장 개방을 통한 건전한 혼례문화 정착,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요구된다. 자녀의 혼인을 부모가 책임지고, 자녀는 부모에게 기대는 것을 당연시하는 가족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통해 독립심 향상과 혼인 비용 절감, ‘신랑=집, 신부=혼수’라는 도식 탈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뿌린 것을 거둬들여야 한다는 의식의 사슬을 끊으면 축의금 문화 개선은 덤으로 찾아온다. 작은 혼인식은 의미도 모른 채 결혼예식업체가 제공하는 예식 절차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절차마다 자신들이 의미를 찾아 스스로 준비해 치르는 혼례다. 하객을 150명 내외 초청하고,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힘으로 총혼례비 1000만원 내외에서 치르되 부족한 부분만 양가가 형편에 따라 분담하고, 하객 접대 음식은 1인당 2만원 내외로 하며, 혼인서약은 본인들이 의미를 담아 작성하는 등의 내용이다. 이 캠페인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양승태 대법원장, 정홍원 국무총리 등 사회 지도층 인사를 포함해 217명이 서명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남은 지난해 직계가족 30여명만 모인 가운데 비밀리에 전통혼례로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김숙자 여가부 가족정책과장은 “신랑 신부를 잘 모르는 부모의 직장 동료 등은 제외하고 잘 아는 친구, 친척만 양가 수십명씩으로 예상해 작은 결혼식 하객을 총 150명 정도로 계산했다”면서 “바뀌지 않을 것 같던 매장문화가 20년 만에 화장문화로 완전히 바뀐 것처럼 혼례문화도 머지않아 바뀔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공공시설 예식장 개방을 확대하고 이용 정보를 혼례종합정보센터를 통해 제공한다. 무료 또는 실비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된 공공시설 예식장은 현재 청와대 사랑채와 서울시민청,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 청남대 등 전국 149곳이다. 경기도지사 공관을 9월부터 혼례시설로 개방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건전한 혼례문화 확산을 위한 예비 부부와 그 부모에 대한 교육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하고 있다. 올해 7개월 동안 1000명이 혼례와 혼수의 의미 등을 교육받았다. 올해 예비 부부 4000명을 더 교육한다. 합리적인 결혼 모형 대학생 아이디어 공모(10월) 등 비용 절감 효과가 큰 ‘작은 결혼식 모형’도 개발, 보급한다. 작은 혼인을 위한 웨딩 콘서트, 나만의 아름다운 결혼식 사진 공모 및 전시회, 작은 결혼식 시연회와 심포지엄 등도 올해 연다. 서울시중부여성발전센터는 22명을 대상으로 작은 혼례 웨딩 플래너 양성 교육을 하고 있다. 무료인 청와대 사랑채 작은 혼인식을 신청하고자 하는 사람은 혼인 비용 등 간단한 사연을 적어 혼례종합정보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올해 신청자 50쌍 중 22쌍을 선정해 하반기에 혼례를 치른다. 생활개혁실천협의회 최미정 실장은 “좌석 80석에 식당도 없고 드레스 등을 스스로 준비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이 있지만 경관이 좋고 작은 결혼식에 의미가 있어 만족도는 높다”고 말한다. 서울시 시민청 지하 2층 태평홀은 혼인식 6개월 전 신청하면 10일 이내에 통보하며 이용 요금은 6만 6000원이다. 2012년 7월 작은 결혼식을 치른 김기욱씨는 “보여주기가 아니라 우리 커플이 만족할 수 있는 작은 결혼식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예단과 예물 비용을 대폭 축소했는데 커플링 하나만으로도 만족스러웠고 부모님께 전혀 손 벌리지 않고 우리 힘으로 결혼식을 치르니 진정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도 들었다”며 뿌듯해했다. 김씨는 “신혼집도 부모님 도움 없이 전월세로 시작했기 때문에 내 집 장만을 위해서는 갈 길이 멀지만 내 손으로 일궈 가는 오늘과 내일이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작은 결혼과 함께 결혼 비용도 양성이 평등하게 남녀가 분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랑 측이 먼저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부 측이 제의하는 게 좋다. 당장은 손해 보는 느낌이 들 수 있지만 그것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박모(63)씨는 지난해 아들이 결혼할 때 신혼집을 포함한 결혼 비용을 양측이 분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어렵사리 사돈에게 말을 꺼냈으나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돌아온 답은 “나중에 집 살 때 보태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유모(55)씨는 20대 후반인 딸 둘이 결혼할 때 기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결혼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소신을 실천에 옮길 생각이다. 성미애 한국방송통신대 가정학과 교수는 “이제까지 혼인은 가문 대 가문의 문제로서 혼주인 부모가 주체였기 때문에 지위 과시용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이제는 신랑 신부가 혼인 주체가 돼 준비하도록 의식을 변화할 필요가 있으며 그렇게 되면 간소하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는 소박한 신혼 출발을 당연시하는 의식 변화를 위해 부모 및 예비 부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선 서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혼하는 당사자들이 하고 싶은 것과 보유 자금을 비교한 뒤 차액에 대해서는 규모 축소나 대출, 부모 지원 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남녀 간 의사소통을 이뤄 현실을 직시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happyhome@seoul.co.kr
  • [시론] 소득분배의 구조개선 없이 경기 활성화 어렵다/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소득분배의 구조개선 없이 경기 활성화 어렵다/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 최경환 경제팀이 추진하는 경제 정책의 방향과 효과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경기 회복의 신호탄이라며 부푼 기대감을 나타내는 평가도 있고, 되레 양극화만 가속화할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과연 어떤 평가가 적절할까. 지난달 24일 발표한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자세히 보면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한 진단은 대체로 적절한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어긋나 보인다. 새 경제팀은 지금의 경제 상황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경기 회복의 부진’으로 진단했다. 구체적으로 임금상승 둔화와 고용 불안정, 그리고 과도한 가계부채로 인한 내수 부진, 기업가 정신 쇠퇴에 따른 투자 부진과 서비스산업의 낙후를 구조적인 문제로 분석하고 있다. 이런 진단은 정확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대체로 적절해 보인다. 더 엄밀하게 진단한다면 소비 부진의 원인을 고용 불안정, 가계부채와 함께 실질 임금의 감소와 소득분배 악화에서 찾았어야 했다. 또 투자 부진의 원인도 기업가 정신의 쇠퇴가 아니라 수요 부족에 따른 가동률 부진에서 구하는 것이 정확했을 것이다. 실제로 실질 임금은 2007년 이후 5년간 2.3% 뒷걸음질쳤다. 이와 함께 국민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중도 1998년 대비 12% 포인트 떨어졌다. 여기에 소득 분배도 크게 악화돼 평균 소비성향이 지난 10년간 무려 4.6% 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런 소득 감소와 소득분배의 악화가 결국 소비 부진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신규 투자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투자조정 압력은 저조한 가동률로 인해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낮은 실질 금리와 적절한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투자가 부진한 상태를 지속하는 것은 바로 수요 부족에 기인한 낮은 가동률 때문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당연히 가계부채를 줄이고 고용 안정을 제고시키면서 동시에 실질 임금과 가계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소득 분배의 불균형을 완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한 것이다. 또 가동률을 높일 수 있도록 내수가 살아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소득분배의 구조개선 정책을 써야 할 타이밍인 것이다. 그러나 최경환 경제팀은 가계소득을 늘려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소득분배 개선보다 이를 악화시키고 투기적 행동을 초래할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한 3대 세제 가운데 근로소득 증대세제를 빼고 나머지는 실질 임금 상승이나 소득분배 개선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배당소득세제와 기업소득환류세제는 부자들의 자본소득 증가에 더 기여할 뿐, 실질 임금과 전반적인 가계소득 향상, 소득분배 개선에는 효과적이지 못하다. 또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주택 구입과 임대주택 지원이 핵심을 이루는 부동산 활성화 정책은 가계부채 완화보다 가계부채 증가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어떤 사람들은 배당주 중심의 주가 상승과 서울 강남의 주택거래 증대를 새 경제팀의 경제 정책 성공 신호라고 흥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필요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소득의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투기적 행동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부채 조달을 통한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가 경제를 개선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가져다 준 사례는 없다. 역사의 경험은 항상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만을 낳았다. 우리 경제는 현재 회복세가 다소 부진하다고 할지라도 경기침체의 상태는 아니다. 다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장기 저성장 체제가 구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래서 최경환 경제팀이 구조 개선 없는 단기 부양책만을 들고 나온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득분배의 구조 개선 없이 이뤄지는 경기부양 정책은 경기 활성화를 지속시키지 못하고 부자들의 소득만을 증대시킨다. 또 투기를 부추겨 한국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다.
  • 빚보다 ‘심리’ 초점… 추가 인하엔 신중

    빚보다 ‘심리’ 초점… 추가 인하엔 신중

    시계가 오전 10시 10분을 향해 가자 시장에는 잠시 긴장감이 흘렀다. ‘설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취임 이후 회의가 짧아져 9시 50분쯤이면 결과가 나오던 터였다. 하지만 깜짝쇼는 없었다. 14일 발표된 금리 인하 폭도 다수의 예상대로였다. 초미의 관심사는 추가 인하 여부였다. 이 총재는 “모든 경제지표를 봐 가며 적절히 대응하겠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의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에 “가계부채 동향 점검”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이나 “올해 (3.8% 성장할 것이라는) 경기전망에 변화가 없다”, “우리나라가 유럽처럼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에 빠질 우려는 적지만 경계는 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서 금리를 더 내리면 역대 최저(연 2.0%)였던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아진다. 세월호 여파 등으로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대 성장(1분기 3.9%, 2분기 3.6%)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먹는 ‘최악’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번 인하도 “경기가 더 나빠져서가 아니라 심리 때문”이라고 한은 스스로 설명하고 있다. 정부(41조원 공급)와 한은(금리 인하) 모두 적극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분위기를 고조시킴으로써 얼어붙은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녹여 내겠다는 계산인 것이다. 심리가 풀리면 꽉 닫힌 지갑도 열리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시장은 엷어진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실망하면서도 두 경제사령탑의 정책 공조가 확인됐다는 점에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앞으로의 금리 방향은 인상 쪽”이라고 너무 성급하게 단정지은 신참 총재(이주열)의 말실수와, “금리는 내리는 게 마땅하다”고 너무 노골적으로 떠들어댄 신참 부총리(최경환)의 미숙함이 ‘외압에 떠밀린 듯한 인하’ 모양새를 만들어 낸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가 이런저런 명분을 갖다 댔지만 결국 인하 근거로 심리를 든 것은 (펀더멘털 요인이 아닌) 정치적인 인하임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인하 효과다.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진영은 물론 찬성하는 진영조차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한다. 이재우 BoA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하가 경제주체들의 심리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소비나 투자까지 살려 내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한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수 견해인 ‘상저하고’(上低下高,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더 호전) 관측이 빗나갈 수도 있다는 경고다. 1024조원을 넘어선 가계빚도 큰 부담이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늘릴 것은 분명하지만 지금의 주택 경기나 인구구조 변화 등에 비춰 볼 때 증가 규모가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가처분 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계속 오르는 추세(2012년 159.3%→2013년 160.7%)다. 한은도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고령자나 자영업자 부채가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 왔다.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정책 공조 측면에서 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고 보이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완화 등과 맞물리면 가계부채 문제가 큰 부메랑이 될 수 있는 만큼 면밀한 추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제조업 성장 한계 서비스로 활로… ‘그때 그 대책’ 그림자

    [서비스산업 활성화 대책] 제조업 성장 한계 서비스로 활로… ‘그때 그 대책’ 그림자

    정부가 12일 내놓은 유망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활성화 대책은 가처분소득 확대를 통한 내수 시장 활성화라는 ‘최경환 노믹스’의 ‘팥소’에 해당한다. 한계에 봉착한 제조업 대신 관광, 의료 등 유망 서비스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 일자리를 만들고 이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서민 중산층에 돌리겠다는 정부의 복안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결과물은 ‘쉬어 버린 팥소’라는 우려도 나온다. 재탕 대책이 수두룩한 데다 증권사나 대형 병원에 유리한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번 서비스산업 대책의 배경은 지지부진한 국내 투자의 물꼬를 서비스업으로 돌려놓는다는 것이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는 직전 분기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수치(5.6%)의 4분의1에 불과하다. 건설투자 증가율도 0.6%로 경기회복을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는 자동차·반도체, 조선·화학 등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가던 제조업 분야의 성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뜻이다. 결국 서비스산업을 대안으로 삼아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도소매·운수 등 유통 서비스나 음식·숙박 등 소비자 서비스는 과당 경쟁에 따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교육이나 의료 등은 규제의 벽이 높아 경쟁이 제한돼 있다. 서비스산업의 성장 기여도가 1990년대 수준만 유지했다면 경제성장률이 0.6% 포인트 추가 상승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의료·보건 분야의 해외 진출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전략을 내놨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에 국내에만 머물렀던 서비스업 분야의 ‘파이’를 해외까지 키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책을 뜯어보면 재탕 정책이 상당수 발견된다. ▲제주도 등 투자개방형 외국 병원 유치 ▲영종도 등의 복합리조트 설립 지원 ▲해외 우수 대학 유치 등은 정부가 지난 3월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세부과제에서 이미 나왔던 내용이다. 서비스업종 발전의 효과는 떨어지지만 서민·중산층 대신 기업의 이익만 키우는 규제 완화도 종종 발견된다. 대표적인 사안은 현재 ±15%인 증시 가격제한폭을 ±30%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정부는 “도입된 지 15년이 넘은 데다 시장의 역동성을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가격 변동 폭이 커지면서 주가조작 세력이 활개를 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미국 등이 양적 완화 조치를 거둬들이며 시장의 불안이 커질 수 있는 상태에서 쓸 정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우리 증시가 가격 변동 확대를 감내할 만큼 튼튼한지는 미지수지만 거래량 증가로 증권사들의 수익이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병원이 환자의 의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문제로 꼽힌다. 환자 개인의 동의가 전제돼야 하지만 병원들이 금융사처럼 고객 정보를 자의적으로 활용할 여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술을 받을 때 정보 제공 여부에 동의하지 않을 환자는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 “환자들의 질병 정보가 보험사 등으로 유출될 여지도 크다”고 우려했다. 대책에 따른 효과도 부풀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화역사공원(2조 6000억원) 등 8조 7000억원의 복합리조트 투자는 올해 초 이미 투자 규모가 확정된 사안이다. 경기 화성시 송산 그린시티에 국제테마파크를 유치하겠다는 방안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다. IPv6 인터넷 주소 체제 확산 역시 민간기업이 적극 호응해야 현실화될 수 있다. 18조원의 투자 확대분 중 80%에 가까운 13조 5000억원이 ‘허수’인 셈이다. 15만개의 일자리 창출 역시 투자금액을 기초로 산출돼 근거가 허약하다. 박 위원은 “정부가 직종 간 칸막이 해소 등 민감한 문제는 회피한 채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규제만 손댄 셈”이라며 “장기적으로 서비스업과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시장 호황,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가 ‘1등 공신’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시장 호황,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가 ‘1등 공신’

    주택 분양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상태에 돌입하는 여름에도 아파트 분양 시장이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8월 1일부터 시행되는 LTV∙DTI 규제완화 소식에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고, 가을 분양시장의 치열한 청약 경쟁을 피하기 위해 분양비수기로 통하는 여름임에도 전국 각지에서 입지와 제품력을 갖춘 알짜 단지들이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LTV와 DTI는 부동산 광풍이 불었던 2002년과 2005년에 도입돼 부동산으로 흘러드는 자금줄을 막으며 폭등하던 집값을 잠재운 파괴력 큰 규제다.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가 LTV와 DTI 완화카드를 들고 나오자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는 것도 규제 도입 전 집값 상승기에 대한 향수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전국 중개업소에는 매수 문의가 늘고 있고,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신규분양 아파트보다 경쟁률이 덜한 미분양 아파트로 수요자가 몰리며 미분양 소진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규제완화를 통해 수요자들의 자금 운용이 원활해진 만큼 주택 시장의 분위기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며 “가을의 치열한 신규아파트 분양 경쟁에 뛰어들기 보다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미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것도 내 집 마련의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평한다. 수도권에서 주목할 만한 단지는 한국토지신탁이 경기도 수원에서 분양 중인 ‘수원 아너스빌위즈’다. 전매제한이 해제된 데다 금융혜택 제공, 인근 개발 호재까지 겹치며 인근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려왔다. 특히 이번 규제완화 소식 이후 거래 문의가 급증했다고 분양 관계자는 전한다. 이 단지는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한다. 우선 수요자들의 목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마련된 ‘수원 아너스빌위즈 My Home’ 프로그램은 입주지정일까지 계약금 10% 중 5%만 납부하고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인기가 높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 무상시공과, 분양가에서 할인분양을 할 경우 이전 모든 계약자에게 동일한 혜택을 보장하는 ‘분양가 안심보장제’까지 실시해 혜택은 더욱 극대화 된다. 또한 ‘수원 아너스빌위즈’는 프로야구 신생팀 KT위즈의 홈구장으로 사용될 수원종합운동장 내 수원야구장이 바로 앞에 위치해 경기장 내 시설인 잔디구장, 실내체육관, 인라인 스케이트장, 야외농구장 등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수원야구장은 약 290억원을 들여 올 8월까지 약 25,000석 규모, VIP실과 스카이박스, 가족석, 테이블석, 바베큐석 등을 갖춘 관중 친화적 구장으로 업그레이드 된다. 바로 내년부터 프로야구 공식 경기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어서 인근 부동산 시장 분위기까지 벌써부터 뜨거워지고 있다. 수원시는 이에 발맞춰 올 7월 완공예정인 수원 국민체육센터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이 일대에 스포츠와 문화, 휴식공간이 어우러진 복합스포츠문화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최고 45층의 초고층 아파트인 ‘수원 아너스빌위즈’는 지하 4층 ~ 지상 45층 2개 동, 전용면적 59~128㎡, 8개 타입 총 798가구로 구성되며,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게 인기 높은 중소형이 78%를 차지해 경쟁력이 높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월드컵 개최 경제효과는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월드컵 개최 경제효과는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지 20여일이 지났다. 되돌아보면 16강을 탈락한 우리도 실망스러운 대회였지만 개최국 브라질도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를 통해 월드컵 우승과 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렸지만 준결승전에서 독일에 7대1로 대패하고 3·4위전마저 내줘 ‘삼바축구’의 자존심이 구겨졌다. 이런 결과와 함께 당초 예상한 경제효과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많다. 브라질 정부는 이번 대회를 침체된 브라질 경제를 회복시키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 경기장과 도로를 건설하고 대회를 진행하는 데 12조원에 달하는 정부 예산을 투입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든 돈의 2.9배나 된다. 정부 지출액에 민간 투자가 더해지고 내국인과 외국인의 소비 지출이 이뤄지면 총 53조원의 경제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런 경제효과는 무엇을 의미하고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경제효과란 월드컵으로 인한 생산액 증가분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경제효과는 생산액 외에도 부가가치나 취업자 수로도 측정할 수 있지만 생산액이 기업의 수입이나 매출액에 가까운 개념이라 흔히 쓰인다. 다시 말해 생산액 증가분 53조원은 월드컵과 관련해 브라질 경제 전체에서 유발되는 생산액의 크기다. 정부는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경기장과 도로를 건설하고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을 지출한다. 민간 부문에서도 월드컵 특수에 대비한 숙박 시설이나 문화, 오락시설 등에 대한 시설 투자와 내국인과 외국 방문객의 소비 지출이 이뤄진다. 이와 같이 월드컵과 관련해 정부와 민간부문 및 내외국인의 모든 경제적 지출로 인해 각 산업에서 생산이 유발되고 이런 생산을 위해 2차, 3차 등의 파급 과정을 거쳐 총 53조원의 생산이 이뤄진다는 의미다. 생산유발효과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산파급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정부의 도로건설 투자를 예로 들어 생산파급 과정을 살펴보자. 정부가 건설비를 지출하고 건설업자가 도로를 건설하면 건설업자의 매출액이 된다. 정부 지출이 건설업 생산을 직접 유발한다. 그런데 도로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중간재인 시멘트·철근 등이 필요하므로 정부 지출은 결국 시멘트, 철근 등 중간재 생산을 간접 유발한다. 또 간접 생산유발된 시멘트와 철근 등은 다시 그 중간재인 석회석과 조강(粗鋼)의 생산을 유발한다. 이와 같이 생산의 간접유발 과정은 생산파급액이 영(0)이 될 때까지 계속된다. 월드컵 개최와 관련한 생산유발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세한 품목별 지출액 정보가 필요하다. 품목에 따라 생산파급 경로나 파급 효과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경기장과 도로 시설 건설의 경우 투입되는 중간재의 종류와 크기가 각각 다르므로 정부와 민간 부문의 지출 내역을 가급적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관광객의 지출 항목에 대해서도 교통비, 음식비, 숙박비 등의 형태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산업연관표의 투입계수표가 필요하다. 투입계수는 생산품 1단위에 투입되는 중간재 단위를 의미하기 때문에 산업 간 생산 파급의 매개 변수가 된다. 투입계수는 0과 1 사이의 값을 갖는데 값이 클수록 생산품 산업과 중간재 산업의 연관관계가 높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투입계수표를 이용해 도로건설 1조원 투자의 생산유발효과를 계산해 보자. 먼저 투자액 1조원은 도로 건설 자체의 매출액이므로 직접 생산유발액이 된다. 다음으로 도로건설 생산유발액(1조원)에 중간재인 시멘트의 투입계수(0.009)를 곱해 시멘트의 1차 간접 생산유발액(90억원=1조×0.009)을 구한다. 중간재인 철근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1차 간접 생산유발액(290억원=1조×0.029)을 계산할 수 있다. 1차 간접 생산유발된 시멘트(90억원)와 철근(290억원)에 대해 그 중간재인 석회석과 조강의 투입계수를 각각 곱하면 도로건설 투자와 관련한 석회석, 조강의 2차 간접 생산유발액을 계산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각 파급단계의 생산유발액을 구해서 모두 합치면 도로건설 1조원 투자와 관련한 총 생산유발효과가 된다. 하지만 투입계수를 매개로 생산유발효과를 측정하는 방법을 실제로 적용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왜냐하면 현실 경제의 산업부문은 많은 부문이 서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1개 품목의 파급효과를 계산하려 해도 거의 모든 부문의 투입계수가 필요하며 계산 과정도 무수히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유발계수표를 작성해 발표하고 있다. 생산유발계수는 생산품 1단위를 위해 각 산업 부문에서 직간접으로 생산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생산유발계수표의 세로 합계는 경제 전체의 유발효과이며 각 칸의 값은 해당 산업에서 나타나는 효과다. 도로시설을 보면 도로시설 1단위를 생산하기 위해 시멘트, 조강, 철근 등 중간재의 생산파급을 통해 총 2.315단위가 전 산업에서 직간접적으로 생산이 유발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각 품목별 지출액에 생산유발계수를 곱하면 생산유발효과가 바로 구해진다. 도로건설 투자액 1조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계산해 보면 경제 전체에서 2조 3150억원(1조원× 2.315)의 생산이 유발되고 산업별로는 시멘트 210억원(1조원×0.021), 철근 340억원(1조원×0.034), 조강 520억원(1조원×0.052) 등이 각각 유발된다. 그리고 도로건설과는 직접 상관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금융이나 운수 부문에도 생산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부가가치유발계수표와 고용유발계수표를 이용해 월드컵 개최와 관련한 부가가치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도 각각 계산할 수 있다. 부가가치유발효과는 가치를 새로 창출한 부분을 말하는데 근로자의 몫인 인건비, 자본가의 몫인 영업잉여와 감가상각비, 정부의 몫인 세금 등으로 구성된다. 고용유발효과는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발생한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경제효과의 측정 방법이 비교적 간편하기 때문에 정부, 연구기관, 학계 등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통계가 그렇듯이 산업연관표를 이용할 때에도 주의할 점과 한계점 들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표한 2010년 산업연관표는 우리나라 산업을 384개 부문으로 분류해 작성했으나 대부분의 분석에서는 이를 통합한 30개 부문을 이용하고 있다. 각 부문이 여러 품목을 포괄함으로써 실제 지출하는 세부 품목별 경제 효과와는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경제효과의 의미도 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경제 전체에서 이루어진 생산액 또는 부가가치, 고용 등의 총량을 말한다. 경제효과는 모두 새로 발생하기보다는 각 산업에서 계속적으로 이뤄지는 생산활동에서 월드컵과 관련된 부분의 총량이라는 개념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또 한 가지는 월드컵 개최와 관련한 경제효과가 정부나 민간 부문의 지출액에 대한 파급효과를 측정한 것이지 투자 대비 수익이나 경기장 운영수입 등 나중에 발생하는 수입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 월드컵 개최는 직접적인 경제효과뿐만 아니라 국가 이미지를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간접효과도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시 한번 월드컵이 개최돼 많은 경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면 좋겠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표 선수들이 더욱 잘해서 국민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누리게 해 주기를 기대한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산업연관표 일정 기간(보통 1년) 동안 국민 경제에서 발생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국내 산출+수입) 및 처분(국내 수요+수출)과 관련된 모든 거래를 매트릭스 형식에 따라 기록한 종합 통계표다. 이 표의 세로는 생산활동을 위해 사용한 중간재와 노동·자본 등의 투입구조를, 가로는 생산물 판매내역 등 배분 구조를 나타낸다. 산업연관표를 이용하면 산업부문 간 상호 연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으므로 경제구조 분석, 정책 파급효과 분석 등에 이용된다.
  • [최경환호 배당 확대의 명암] “시총 20대 기업 외국인주주 비율 44%… 국부유출 부작용”

    [최경환호 배당 확대의 명암] “시총 20대 기업 외국인주주 비율 44%… 국부유출 부작용”

    최경환 경제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3년 동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코스피는 단숨에 2100선 문턱을 바라보고 있다. 돈을 쏟아붓고 부동산 규제를 과감하게 풀면서 체감경기 회복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반면 기업의 사내유보금을 배당으로 유도해 가계소득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배당촉진 정책’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뜨겁다. 새 경제팀의 의도와 달리 기업의 배당이 가계소득으로 흘러들어 가기보다는 외국인 주주들의 배만 불리는 국부 유출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대표적이다. 31일 우리투자증권이 7월 말 현재 코스피 시가총액 200대 기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 평균 비율은 22.24%로 집계됐다.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전체 투자 주체별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외국인(32.9%), 법인(24.1%), 개인(23.6%), 기관투자자(16.1%) 순으로 나타났다. 수치만 놓고 보면 시총 200대 기업의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은 오히려 증시 전체 평균보다 낮다. 하지만 이는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 이를 시총 20대 기업으로 축소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시총 20대 기업의 외국인 주주 평균 비율은 43.98%로 전체 주식의 절반에 육박한다. 지난해 말 시총 20대 기업의 전체 배당금 6조 5332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3조 1658억원을 외국인이 가져갔다. 이런 상황에서 새 경제팀의 정책 방향대로 배당수익률을 높이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 배당수익률을 단 1% 포인트만 늘려도 시총 20대 기업의 외국인 주주가 가져가는 배당금은 5조 7480억원으로 껑충 뛴다. 지난해 말 배당금 대비 2조 5822억원(44.92%)을 추가로 외국인 손에 쥐여 주게 되는 셈이다. 오문선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는 “고율배당이 이뤄지는 경우 개인 주주보다 외국인 주주의 혜택이 더 커서 국부 유출이 우려된다”면서 “소액 주주들의 비중은 높지 않아 국내 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경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사내유보금 과세와 같은 배당을 증진시키는 정책적 노력은 현금성 자산을 투자와 고용에 사용하게 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에 배당하면 결국 가계나 법인으로 환류된다”면서 “외국인에게 배당이 가더라도 우리 증시 매력이 높아져 주가가 올라가고, 주가가 오르면 ‘자산효과’로 인해 소비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장대로 기업들이 잔뜩 쌓아 둔 현금을 배당으로 돌린다면 일부 가계소득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10대 그룹 82개 상장사(금융사 제외)의 사내유보금은 477조원에 달했다. 이는 2010년 331조원보다 43.9% 상승한 수치다. 기업의 소득이 배당이나 임금 형태로 흐르는 선순환 효과가 실종된 것도 사실이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배당 확대와 배당소득세 인하 정책을 추진하면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또한 내수침체를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국세청이 발간한 ‘2013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종합소득 1억원이 넘는 고소득층 3만 3000여명이 전체 배당의 95%(7조 1760억원) 이상을 가져갔다. 이는 주식 보유가 소수 개인에게 집중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개미 투자자’들은 소액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을 확대해도 수혜 효과가 크지 않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당 소득을 받는 사람들이 고소득층에 집중돼 있어 소득 하위그룹은 혜택을 볼 수 없다”면서 “내수 부진의 원인인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가 먼저 해소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사내유보금 과세를 통해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정부의 발상은 ‘논리적 허점이 존재한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현재 해외에서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타이완 등이다. 이들 나라에서는 비상장 법인이 이익을 배당하지 않고 적정 규모 이상을 내부에 보유하고 있을 경우 초과한 유보소득에 대해 과세를 하고 있다. 비상장 법인의 개인 주주가 배당소득세 회피 목적으로 사내유보금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서다. 오 교수는 “경기 활성화 수단으로 사내유보금 과세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에서도 특정 비상장 법인에 적용되던 사내유보금 과세가 2001년 12월 폐지된 바 있다. 이는 ‘사내유보금 과세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팀장은 “일시적인 배당 확대에 주가가 환호할 수 있겠지만, 기업의 안정적인 성장 없이는 배당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설] 볕드는 한국경제, 회복 불씨 살리려면

    침체 일로를 걷던 한국 경제에 모처럼 볕이 들었다. 코스피 지수가 3년 만에 박스권을 돌파해 장중에 2090선을 넘어섰고 6월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2.1% 늘어 3년 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장마철에 잠시 나오는 해처럼 ‘반짝 장세’일 수도 있다. 우리 경제의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낙관적이지 못하다. 경기가 일시적인 회복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국민과 정부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경제 회생을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후 한국경제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었다. 2003년 이후 작년까지 성장률 평균은 3.5% 정도다. 경제가 일정한 수준을 넘어서면 성장이 더뎌지는 것은 다른 선진국들도 겪었던 현상이다. 그러나 일본처럼 저성장이 장기간 지속한다면 한국경제는 선진국에 들어서지도 못하고 주저앉을지 모른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성장 속도가 느려진 원인을 명확히 짚어 타개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성장의 원인으로는 일반적으로 저출산과 고령화, 투자의 부진, 세계경제의 침체 등이 꼽힌다. 다른 각도에서는 ‘임금 없는 성장’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경제가 성장했지만 성장의 과실을 경제 주체의 하나인 기업이 차지하고 가계에는 전달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른바 ‘낙수 효과의 실종’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정부는 대기업 감세 정책을 펴며 기업 친화정책을 폈지만 기업들은 세금 감면으로 늘어난 이익을 근로자들에게 돌려주거나 투자에 쓰지 않고 기업 내부에 쌓아둬 성장의 흐름을 끊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지난 5~6년 동안 근로자들은 일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했고 이런 실질평균임금의 정체는 내수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소득이 떨어지면 소비가 줄어 내수가 부진해지며 그 결과 기업의 생산이 감소하고 투자와 고용이 줄게 된다. 내수를 진작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근로자와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상을 해야 한다. 막힌 곳을 뚫어야 전체 경제에 활기가 돌 수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의 시각과도 같다. 대기업이 내부거래와 중소기업에 대한 부당행위를 중단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 풀어야 할 숙제다. 기업들은 돈이 있어도 투자할 곳이 없다고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와 여건 개선을 통해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기업 또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신사업을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노조도 경제 살리기에 방관자가 될 수 없다. 엊그제 발족한 2기 노사정위원회에 민주노총은 또 참여하지 않았다. 노사는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고충을 서로 들어주어야 한다. 양보 없는 노사 대결은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 살아난 경제심리… 구조개혁이 열쇠

    살아난 경제심리… 구조개혁이 열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체감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당장 답답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코스피가 30일 장중 2090선을 단숨에 돌파하며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등 경기지표상으로는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최경환 효과’가 지속되려면 내수 확대와 일자리의 안정적 창출 등을 위한 구조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부총리는 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속도감 있게,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끝까지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체감경기를 높일 수 있도록 정책 집행에 가속 페달을 밟겠다는 의지다. 효과는 이미 실물경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멈춰 섰던 공장이 돌아가고 꽁꽁 얼어붙었던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퍼지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6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전체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2.1% 늘었다. 최 부총리 취임 이전인 4월(-0.6%)과 5월(-1.2%) 연속으로 감소하다가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지난 29일 기준 5375건으로, 이미 지난달 거래량(5193건)을 넘어서면서 4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경제심리 회복의 배후에는 최경환 효과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등 최 부총리의 부동산 살리기 카드가 시장에서 먹히고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에만 26조원의 돈을 푸는 확장적 재정정책과 근로소득 증대세제 등 가계 소득을 늘리기 위한 정책들도 경제 주체들의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는 뜻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 부총리 정책의 핵심은 위축된 가계 소득을 늘리겠다는 것”이라면서 “단순히 정부 재정 지출을 늘리는 이전 경기 부진 대응책과는 달라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심리 회복만으로는 내수 부진과 가계 부채 증가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새 경제팀 경제 정책의 핵심인 기업 사내유보금 과세제도를 도입해도 기업들이 실제로 투자와 임금을 늘릴 여지가 많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단 경기가 안 좋으니까 부동산 활성화 등 단기적 경기 부양책을 쓰고 있지만 ‘반짝 효과’에 그칠 것”이라면서 “소비 침체의 근본 원인인 소득 불평등 심화와 과도한 가계 부채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잠재성장률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3%를 넘지 못하는 등 저성장이 7년이나 계속됐기 때문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지 않으면 경제가 완전히 활력을 잃어버린다”고 조언했다. 서울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세월호 여파에 민간소비 마이너스… 커지는 금리인하 가능성

    세월호 여파에 민간소비 마이너스… 커지는 금리인하 가능성

    2분기(4~6월)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은 민간소비 때문이다. 조금씩 살아나는 듯싶던 민간소비는 구조조정 한파에 휘청대더니 세월호 직격탄에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개인,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경제하고자 하는 의지’가 당초 짐작보다 훨씬 깊게 꺾여 회복 시기를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하반기에는 전기 대비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더블딥’(경기 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더 커졌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 분기에 비해 0.3% 감소했다. 2011년 3분기(-0.4%) 이후 2년 9개월(11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감소세(-0.1%)를 기록한 뒤 차츰 살아났으나 연말부터 금융권 구조조정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올 1분기 0.2% 증가로 주저앉더니 2분기에는 기어코 감소세로 다시 돌아앉았다. 올 들어 증권, 보험, 은행 등에서 감원된 사람만 5000명이 넘는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4일 “세월호 참사뿐 아니라 KT와 금융권 등에서 진행된 대규모 감원 한파,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이상고온에 따른 연료 지출 감소 등도 소비를 끌어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3% 늘어 전 분기(-1.9%)의 감소세에서 벗어났다. 건설투자도 0.6% 늘었지만 전 분기(5.1%) 증가세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이렇듯 소비와 투자가 부진하면서 내수는 2분기 성장률을 되레 갉아먹었다. 성장 기여도가 -0.1% 포인트다. 이를 벌충해 준 것은 수출(성장 기여도 0.7% 포인트)이다. 정부(3.7%)와 한은(3.8%)이 하향 조정한 올해 성장 전망치는 여전히 잠재성장률(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을 유발하지 않고 도달할 수 있는 성장 최대치) 수준에 걸쳐 있지만 하반기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으면 잠재 능력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분기 성장률 0.6%는 한은이 당초 전망했던 1.1%에 크게 못 미칠 뿐 아니라 불과 2주일 전에 내놓은 추정치(0.7%)보다도 낮다. 한은은 “정부 재정 집행률 등 추가로 수집된 지표가 안 좋았다”고 해명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내수와 수출의 양극화가 더 극명해졌다”면서 “예단하기는 이르지만 우리 경제가 소프트 패치(일시적인 어려움)를 넘어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직은 반론이 더 크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성장률이 1분기보다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회복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어려워 더블딥 가능성은 낮다”면서 “성장률이 3분기에 반등할 것은 확실한데 관건은 (반등) 폭”이라고 내다봤다. 확 치고 올라오면 1%를 웃돌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0.9~1.0%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연구위원은 “어느 쪽으로 움직일 것인가는 정부가 오늘 내놓은 경제활성화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채권시장에는 2분기 성장률 부진을 들어 한은이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인하)이 아닌 빅스텝(0.5% 포인트)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과, 정부의 전방위 부양책으로 기준금리가 소폭으로 한 차례만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교차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시론] 돌파하라 일본식 장기불황/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돌파하라 일본식 장기불황/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불황의 구조화를 막는 노력은 정부의 첫 번째 과제가 돼야 한다. 먼저 기존의 막연한 경기 낙관론에서 벗어나 소비와 투자 부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여기에 대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신임 경제팀이 이런 쪽으로 정책의 기본 방향을 잡은 것은 높이 평가할 수 있다. 경제가 지나치게 침체되는 것을 막고 구조 개혁의 여력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적인 통화정책과 정부지출을 증가시키는 재정정책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고려하면 재정정책 사용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지출이 확대되면 현재의 원화 강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고, 이로 인해 수출마저 무너지면 대외 경제 취약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추가적인 재정지출 증가에 따른 국채 발행은 신용도가 낮은 회사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을 포함해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따라서 현재 적극적으로 사용 가능한 부분은 금리를 낮추면서 원화 강세 부담도 더는 완화 통화정책이다. 그런데 이런 통화정책은 본질적으로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행정부 경제팀이 아닌 한국은행의 소관이다. 따라서 한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현실적인 인식에 기초해 완화 통화정책이 이뤄지도록 한은과의 원활한 정책 조율이 요구된다. 물론 완화 통화정책의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물가 상승이 있다. 그러나 현재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한은의 중기 물가관리목표 하단(2.5%)에 미치지 못하고 오히려 물가하락 속에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커지고 있어, 현재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즉 금리 인하를 통해 가계와 기업의 이자비용을 감소시켜 소비와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소득을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이런 정책은 추가적인 부채 확대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따라서 미국의 경기 회복 사례와 같이, 저금리와 양적완화로 상징되는 대규모 완화 통화정책의 기저에는 다양한 채무 위험을 관리하는 금융감독 강화도 동반돼야 함을 인식해야 한다. 금융위기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개혁의 핵심이었던 ‘도드-프랭크’ 법안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서명했던 2010년 7월부터 4년이 경과한 지금까지, 미비한 점도 있지만 투자자를 보호하고 금융기관의 안정성을 높이는 미국의 금융 감독 강화는 계속되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이런 통화 정책과 금융 감독과 더불어 정부 재정의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경기부양 효과를 높이면서도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정수요가 증가하면 재정지출의 총량 증가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세수 및 지출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핵심은 소비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가계의 가처분소득 확대’ 목표에 부합하도록 만드는 것인데, 이를 위해 근로소득을 통한 세원 조달 비중은 줄이고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는 강화하며 지출은 모든 계층을 대상으로 하기보다 저소득층에 집중되도록 설계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에 경기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화정책 정상화 명목으로 급격히 단행된 일본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경제를 구조적으로 침체시켜 ‘잃어버린 20년’ 장기 불황에 빠지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이에 대한 대응으로 비효율적 재정지출이 확대되면서 1990년대 초반 국내총생산(GDP) 대비 60% 내외였던 일본의 정부부채 비율은 최근 거의 240%대에 이를 정도로 악화되며 구조화된 장기불황에 빠졌다. 일본의 정책대응 실패와 그로 인한 장기 불황은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본의 뼈아픈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통화정책과 금융감독 강화, 그리고 조세 체계와 재정지출의 구조 개혁을 모두 아우르는 신임 경제팀의 비상한 노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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