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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가는 올해 최대치로 오르고 성장률은 내년에 더 꺾인다

    물가는 올해 최대치로 오르고 성장률은 내년에 더 꺾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우리나라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5.2%로 올려 잡았다. 전망이 현실화하면 외환위기가 불어닥쳤던 1998년 7.5% 이후 24년 만의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 기록이 된다. 경제 성장률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19일 발표한 ‘2022년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6월 4.8%에서 5.2%로 0.4%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 4.7%, 국제통화기금(IMF) 4.0%, 한국개발연구원(KDI) 4.2%, 아시아개발은행(ADB) 4.5% 등 다른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한국은행 전망치와는 같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물가 상승률은 8월까지 이미 전년 누계 대비 5.0% 올랐다. 앞으로 남은 9~12월 월별 상승률이 전월 대비 하락하지 않으면 4%대 예측을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전망은 빗나가고 5%대로 본 OECD의 전망이 현실화하게 된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7%에서 2.8%로 0.1%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정부(2.6%), 한은(2.6%), IMF(2.3%), ADB(2.6%) 전망치보다 높은 수치다. OECD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효과에 따른 소비 회복세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5%에서 0.3% 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했다. 올해보다 내년의 경기 전망이 더 나쁘다는 얘기다. OECD는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한국의 성장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면서 “높은 가계부채와 주택가격이 내수 침체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양수발전소 건설 더 빨리 안되나요?”… 포천시민들 애간장

    “양수발전소 건설 더 빨리 안되나요?”… 포천시민들 애간장

    경기 포천 양수발전소 건립 사업이 입지 선정 3년 넘도록 더디자 인근 주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9일 포천시에 따르면 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019년 6월 750MW급 양수발전소 건립 부지로 발표한 이동면 도평리 산57번지 일대와 주변지역을 연계해 관광자원화 할 계획이다.지난 해 3월 관광자원개발을 위한 최종 용역보고회 까지 개최했다. 양수발전소 상·하부댐 주변과 연계한 관광자원을 발굴하고 이주단지 및 도로 구상 등 종합적인 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 것이다. 용역보고서에서는 관광단지 개발 뿐 아니라, 카라반 캠핑장, 리조트, 방문자 편의시설 등 사업영역별 다양한 계획들이 제시됐다. 당시 시는 “미래 포천의 성장 동력원이 될 양수발전소 관련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주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소득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근 주민들의 기대와 달리 양수발전소는 2027년 착공해 2034년 완공예정으로 10년도 더 남은 장기사업이다. 주민들은 “더 이상 이동갈비와 백운계곡만으로 먹고 살수 없다”면서 “이왕 추진하기로 한 사업이면 착공 및 완공시기를 앞당겨 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백영현 시장은 “한수원은 당초 일정대로 추진중이라고 하지만, 이동면 주민들은 무척 더디게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느끼시는 것 같다”면서 “한수원 관계자들이 최근 시를 방문했을 때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시는 이야기를 전달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2018~2019년 양수발전소 유치 운동 당시 “양수발전소가 건립될 경우 총 7982명(연간 1140명)의 고용유발 효과는 물론 1조6839억원(연간 약 2413억원)의 생산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1조원 가량의 양수발전소 건설비용 중 7000억원 가량이 토지보상비, 발전소 공사비, 기타 비용 등으로 포천지역에서 소비되는 만큼 지역경제에 큰 낙수효과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양수발전소 건설공사가 시작될 경우 발전소 주변 지역주민들에게는 소득증대·사회복지 등을 위한 지원사업비 650억 원도 제공된다. 한수원은 오는 15일 가격제안서 개찰을 끝으로 지난 7월 발주한 종합설계용역 입찰과정을 마무리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후 올해 안에 수용예정지에 대한 감정평가 및 부지매수 협의를 진행할 전망이다.
  • ‘苦환율’ 늪 면세점 숨통 트나

    ‘苦환율’ 늪 면세점 숨통 트나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면세업계가 6일 800달러 면세 한도 상향 조정 시행에 맞춰 역대급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살아남기 위해서다. 5일 업계 등에 따르면 주요 면세업계는 6일부터 주류 면세한도 상향을 겨냥한 대대적인 주류 할인 행사를 전개하는 한편 고물가·고환율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고객에게 보전해 주는 ‘환율 보상 정책’을 강화한다. 현재 면세 시장은 엔데믹 이후 이용객은 늘고 있지만 매출액은 멈춰 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봉쇄 정책에 따라 면세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중국 단체 관광객과 보따리상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 대신 동남아 단체 관광을 잇달아 유치하는 등 외국인 개별 관광객으로 다변화를 꾀했지만 이들 객단가가 중국 관광객의 10분의1 수준밖에 되지 않다 보니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여기에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국인 매출까지 불안한 상태다.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시중가보다 20~30%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면세 찬스’는 옛말이 됐다. 일례로 ‘갈색병’으로 유명한 에스티로더의 세럼(50㎖)을 면세점에서 사면 이날 환율 기준(1371.4원)으로 17만 4167원을 내야 한다. 백화점 가격(17만 5000원)과 비교해도 약 830원 차이로 할인율은 0.5%도 채 되지 않는다. 여기에 궐련형 전자담배는 한 보루 기준 면세 가격(4만 6627원)이 시중 편의점 가격(4만 5000원)을 넘어섰다. 이처럼 일부 품목에서 ‘가격 역전’ 현상까지 발생하면서 면세점 대신 백화점이나 온라인 쇼핑몰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많아지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입국 전 코로나19 검사가 폐지되고 면세한도 상향으로 내국인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비율이 전체의 약 10%에 불과한 만큼 면세한도 상향이나 업계 이벤트가 하반기 실적 개선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객단가가 높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과 보따리상이 돌아오지 않는 한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 “한중관계 모델 재고해야… 정치보다 실용주의에 기반한 외교 절실”

    “한중관계 모델 재고해야… 정치보다 실용주의에 기반한 외교 절실”

    한중 수교 30주년을 하루 앞두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포럼 ‘한중 수교 30년, 갈등 극복 해법을 찾아서’ 주요 발표 내용을 지상 중계한다. 주제 발표는 수교의 의미와 두 나라 간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변화를 돌아보고 현주소를 진단하려 했다. 또 양국 국민들의 상대국에 대한 감정이 거칠어진 이유를 진단하고 해법을 논의하는 한편 민간 등 공공외교와 젊은이들의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돌아봤다. 이욱연 서강대 교수와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가 토론에 참여했다. 특히 이준호 한양대 중국학과 학생과 후성셴(胡聖賢) 같은 대학 국제학대학원 학생이 두 나라를 오가며 체험한 사례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존중해야”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미중 패권 경쟁 속 한중관계 세계는 다극화 시대로 가고 있다. 미국은 양대 진영으로 갈라져 있고 중국은 미국과 서방 중심의 질서를 극복할 대상으로,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는 존중하며 개혁할 대상으로 보고 새로운 안보 질서를 주도하려 한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과 협력국들에 실질적인 이익을 제공하고 광의의 원칙들과 규범적인 체계를 증진시켜 집중적이고 조율된 형태로 집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 정부와 권위 정부로 편을 가르는 가치 동맹을 추구하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등을 통해 무역뿐 아니라 공급망 안보, 디지털 경제, 기후변화 등을 망라한 포괄적 협력체를 만들려고 한다. 나아가 우주와 사이버공간을 선점하고 핵심 및 신흥 기술을 강력히 통제하며 탄소중립 기술 등의 표준전쟁을 공언하고 있다. 중국은 2049년까지 1인당 3만 달러의 국민소득을 달성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는 것을 표방한다. 전랑(戰狼) 외교와 일대일로 구상을 실행하고 있다. 경제의 중심축이 중국으로 이동해 중장기적으론 최강국이 될 것이란 신념으로 뭉친 데다 강대국 외교와 권위주의를 강화해 미중 전략 경쟁이 구체화됐다. 미국과의 직접 충돌이나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면서도 미국과의 경쟁이 장기적이고 포괄적이며 패권 경쟁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감추지는 않는다. 앞으로 한중 관계는 갈등할 여지가 많다. 국가 정체성과 가치의 충돌이 상당하고, 한국은 세력 균형보다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분단 구조와 핵 문제에서의 중국의 역할은 약해지고 한국은 북핵과 미사일에 대한 군사적 대응 능력을 갖추려 들 것이다. 중국은 현재 주권 국가들과의 수평적 관계를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에 의한, 중국의, 중국을 위한’ 것에서 탈피해 ‘중국과 함께’ 하도록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고 동아시아인의 정체성 형성을 도와 지역 협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당장은 서로 참고 과도한 충돌을 자제하는 전략적 거리두기가 필요하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양자 관계의 모델을 재고해야 한다. 조건부 편승 전략이다. 중간국 연대를 적극 추진하고 한미 동맹을 포괄적인 글로벌 동맹으로 전환해 안보 및 핵심 전략 산업 영역은 미국 중심으로 협력하되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존중해 비전통 안보 영역에서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정치보다는 실용주의, 최대 효과보다 최소 비용, 이념과 정치를 탈피한 정책 결정과 국민 공감대에 기반한 외교가 절실하다.■“한국, 중국경제 가치 사슬로 변화 직시해야” 박한진 KOTRA 중국경제관측소장 수교 의미와 경제 관계 전망 수교 이후 30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세계화의 혜택을 입어 나란히 경제 발전에 큰 힘을 얻었다. 한국은 수출 총액이 8배로 늘었는데 이 가운데 중국 수출이 60배나 증가했다. 1992년까지 무역적자를 기록하다가 수교를 계기로 흑자로 전환했다. 교역은 이처럼 늘었는데 이를 더 늘리는 일은 불확실하다. 중간재 위주 수출이라 내수 시장에 진출하는 데 역부족이었고, 중국의 정책과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능력이 떨어져서다. 중국의 경제 발전 모델은 정체된 다른 나라와 달리 시대별로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외수(수출) 구동→내수(SOC·부동산 투자) 구동→내수의 제조업 견인 및 서비스업 육성으로 옮겨왔다. 중국을 보는 시각을 교정해야 한다. 거대시장, 대내 개혁·대외 개방, 외자 유치 정책, 비용 급등, 정책 변동 리스크 등 편견에서 벗어나 중국이 (대외)국제경제 흐름-(대내)산업통상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가치 사슬’로 변화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중국이 최다 교역 파트너인 국가는 124개국인데 미국이 최다 교역 파트너인 나라는 56개국에 지나지 않는다. 대륙별 가치 사슬을 비교해도 미국은 13개, 유럽은 34개, 아시아는 17개국으로 다변화하고 있다. 여기에다 미국과 중국은 완전히 다른 산업 생태계와 운영 체계를 거느리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톈진 등 동부의 잘사는 도시들이 서부와 중부의 뒤처진 도시들을 견인하는 ‘동아시아 기러기 모형’을 구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급박하게 탈중국화가 이뤄질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중국 경제의 향후 트렌드를 내다보면 안정적 성장(Long landing)을 위한 내수 부양을 지속하며 예상보다 앞당겨지는 인구 절벽에 대비하는 한편 신(新) 국산화와 시장 구조의 변화를 도모하며 한중 간 경제협력 모델을 전환해 사회문화적 교류와 지방정부 교류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중국의 내수 시장 유망 분야로는 신형 도시화, Z세대, 대건강(보건 위생 헬스), 제조업 디지털화 등이 꼽힌다. 특히 신형 도시화 프로젝트는 한국에 새로운 시장의 창을 열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제도 개혁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제도 개혁에 주목해야 하는데 토지개혁-엔지니어링 수요, 소득 재분배-일반 소비재와 의료 소비, 호구제도-부동산, 사회보장제도-국민보험 등을 새로운 시장으로 접근해 볼 수 있겠다. 인프라 건설과 스마트시티, 그린시티, 공공위생, 교육, 공공서비스(전자정부 및 국민주택 보급) 등에도 눈길을 돌릴 만하다.■“정치권은 혐중·혐한 정서 이용하지 말아야” 김희교 광운대 교수 반중·반한 감정 원인과 처방 반중 정서가 생겨난 요인과 책임 소재를 따져 보자. 장기적으로는 근대화 모델의 차이, 냉전의 유산(이상 양국), 중국군 현대화에 따른 위협(미중), 중국 경쟁력 성장, 청산되지 못한 충돌의 역사(이상 양국), 중국의 부상이 불러온 전후 체제의 위기(미중, 양국), 개발도상국과 강대국이라는 중국의 양면성,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발달에 따른 외교의 다면화, 압축적 근대화에 따른 근대적 외교의 틀 미비, 미세먼지를 포함한 환경문제(이상 양국) 등이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에 따른 국내 문제의 외부화(한국), 사드 배치 및 보복에 따른 양국 국민의 피해(양국), 북미회담 개최에 따른 미국의 호감도 증가(한국), 시진핑 정부의 적극적 외교에 대한 반감(미중,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중립적 태도(양국), 역사 전쟁의 후유증, 충돌하는 문화 소유권, 혐오주의에 빠진 언론(이상 양국), 다민족 국가에 대한 이해 부족(한국), 공공외교 미흡(양국) 등이다. 특히 젊은층의 반중 정서 확장 요인으로는 생존망 위기의 외부화, 혐오적이고 적대적인 놀이문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확증 편향성, 언론의 혐오 마케팅, 정치권의 혐오 정치, 인종주의·혐오주의·군사주의에 대한 경계심 부족, 감각적이고 유동적인 정치성향, 중국 누리꾼과 언론의 대결적 태도를 꼽을 수 있다. 각계에 주문하는 해법을 정리한다. 정치권의 혐중·혐한 정서 이용 금지, 대미정책과 독립된 대중·대한정책 수립 및 연속성 확보, 탈군사주의적 위기 해결의 제도화, 전후 체제 위기를 넘을 국가 모델 모색 등이다. 언론은 클릭수를 노린 혐중·혐한 정서 이용 자제, 민족주의를 빙자한 혐오 보도와 역사·문화소유권 전쟁 지양, 상대의 ‘근대의 꿈’에 대한 이해, 양국 국민에게 유익한 보도 프레임과 어젠다 설정이 필요하다. 학계는 이중의 근대성 모델이 필요하고 자유와 인권, 노동과 영토, 주권, 공동체 평화체제를 결합하는 모델을 연구해야 한다. 동아시아 국가체제 모델을 개발하고 역사교과서 공동 편찬을 모색했으면 한다. 경제계는 아시아 경제권 재편을 대비하고, 안보적 보수주의와 별도의 경제공동체 미래를 구상하며 전후 체제의 위기에 대응할 장기 전략, 지역민과 더불어 사는 기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청년들에게 혐오할 자유는 없다. 분노에서 탈피하고 소비의 주체에서 생산의 주체로 나설 것을 요구한다. 전후 체제 위기에 걸맞은 세계관을 갖고 국가와 민족, 세계에 대한 꿈을 꾸라고 조언하고 싶다.■“상대 국민에 대한 이해 증진하는 외교 필요”  문현미 지방자치분권위 전문위원 한중 공공외교의 앞날 공공외교란 지방정부(의회), 국제기구, 민간인 등이 쌍방향과 수평적으로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다른 국가 국민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자국에 대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 외교를 말한다. 한국과 중국 지방정부의 자매결연 및 우호 협력은 2002~2011년 가장 활발했다. 국가 간 좋은 관계가 지방정부 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지방정부의 협력 사례가 9872건에 이르렀다.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이듬해 보복으로 한중 관계가 냉각된 상황에도 의정부를 비롯한 경기도와 전남 등에서는 인적 교류에 힘썼다. 공무원 중심에서 청소년과 대학생, 운동선수, 민간단체 등으로 중심이 옮겨졌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 한국인의 중국 이미지는 부정 77%(평균 69%), 긍정 22%(평균 27%)로 2002년 부정 31%의 곱절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인권보다 경제를 우선한다는 응답은 57%로 전체 평균 35%보다 높은 반면 경제보다 인권을 중요시한다는 응답은 39%로 전체 평균 54%보다 낮았다. 한국인의 중국에 대한 감정온도는 2004~2005년 미국과 대등한 수준이었지만 지난달 현재 23.9도로 상당히 떨어졌다.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북한보다 더 낮게 나온 반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올라갔다. 중국인의 한국 이미지는 주변국 가운데 가장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사드 갈등 이후인 2018년 밑바닥으로 떨어졌다가 최근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이다. 연령별 상대 인식을 조사하면 두 나라 젊은이들의 상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가장 심한 것으로 나타난다. 미중 경쟁 속에 한중 관계는 끊임없는 도전과 과제에 직면하고 있는데 다양한 비(非)국가 행위자가 나타나고 있어 외교 주체들의 역할을 제고하는 노력이 긴요하다. 진일보하는 중국 소프트파워 전략에 발맞춘 우리의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한중 관계의 회복과 발전을 위해 공통의 요구를 찾아내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며 특히 젊은층에 대한 맞춤형 공공외교 방안이 마련됐으면 한다. 이번 포럼에 두 나라 젊은이가 사례 발표에 나섰는데 매우 신선하며 뜻깊다. 이준호 한양대 중국학과 학생과 후성셴(胡聖賢) 한양대 국제관계대학원 학생이 두 나라 젊은이들의 현재 생각을 들여다보게 한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완화되면 더 많은 젊은이들이 구동존이(求同存異·다른 점은 인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구함)의 지혜를 널리 나누길 기대한다.
  • 고환율 엎친 데 재고 폭탄까지 덮친 기업들… “매일매일이 비상”

    고환율 엎친 데 재고 폭탄까지 덮친 기업들… “매일매일이 비상”

    “안 그래도 수급 문제로 원자재값이 천정부지인데 환율 상승까지 겹치며 원가 부담을 이중으로 지게 돼 악 소리가 난다. 원가 관리에 매일매일이 비상이다.”(건설업계 관계자) “달러 강세로 부채 상환 부담뿐 아니라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등의 비용 부담도 커지게 됐다. 겨우 회복한 여행 심리마저 위축될까 걱정이 크다.”(항공업계 관계자) 천장을 모르고 치솟는 환율 쇼크에 기업들도 초비상이 걸렸다. 원자재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달러까지 강세를 보이며 원료·원자재값 수입 비용 부담, 외화 채무에 대한 이자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수익성 악화로 기업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비용 증가로 기업들의 신규 투자도 위축되게 됐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지만 경쟁국인 일본, 중국의 통화 가치도 함께 떨어지며 이런 효과가 상쇄됐다. 고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은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려 수요 둔화를 일으킬 수 있다. 23일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 500대 대기업의 재고자산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50%가량 대폭 쌓인 것으로 나타나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는 신호라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이에 기업들은 환위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나리오별 전망을 통해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환율 변동에 취약한 항공·철강업계 등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 중이다. 철강 수요 부진으로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데 원가 부담은 커지게 된 철강업계도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는 철강 제품을 수출해 벌어들이는 외화로 유연탄과 철광석 등의 주요 원료를 사들이는 ‘내추럴 헤지’를 상시 운영하는 등 환율 변동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2분기 기준 순외화부채가 약 35억 달러인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익이 발생한다. 이에 대한항공은 환율 변동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고정금리 차입을 최대로 늘리고 원화, 엔화 등 차입 통화를 다변화해 달러화 차입금의 비중을 줄이는 등 시시각각 대응하고 있다. 환율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반도체 업계는 환율 상승이 하반기 매출 하락을 방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달러 강세에 힘입어 각각 1조 3000억원과 5000억원의 환차익을 거둔 바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환율 효과가 애초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이 제한적인 만큼 제품 기술력 강화, 수익성 제고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현 상황이 장기화하면 무역수지와 더불어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서는 ‘쌍둥이 적자’에 빠질 위험까지 있다”며 “환율을 잡겠다고 금리를 인상하면 가계부채 부담이 늘고 부동산 버블까지 꺼지면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수출 독려를 통한 무역수지 흑자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2.4%로 하향”..물가상승률 20년래 ‘최고치’

    한경연 “올해 경제성장률 2.4%로 하향”..물가상승률 20년래 ‘최고치’

    물가 급등으로 소비심리가 줄어들고 금리 인상으로 투자도 위축되며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2.4%로 예상된다고 22일 밝혔다. 전 분기에 전망했던 2.5%보다 0.1%포인트(p) 내려잡은 수치다. 한경연은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과 예상치를 웃도는 경기둔화 속도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상고하저(상반기 2.9%·하반기 2.1%) 양상을 보이면서 연간 기준으로 2.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파른 금리 인상, 경기 불확실성 증폭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도 성장률 하향 전망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부문 별로 보면 내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는 3.2%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민간소비 성장률 3.6%보다 0.4%p 낮은 수준이다. 경기 회복 기대감에 회복세를 보였던 민간 소비가 경기 둔화 불안 등의 악재와 마주하며 앞으로 다시 위축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빠른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것도 민간의 소비 여력을 크게 줄어들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수의 주요 부문 가운데 하나인 설비투자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2.8%를 기록하며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설비투자 성장률(8.3%)보다 11.1%p 낮은 수치다. 건설투자도 최근 공공 재개발 등 정부가 주도하는 건설물량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연간 기준으로 -1.7%를 나타내며 역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0년 내 최고치인 5.3%를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지속된 폭우로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을 기점으로 높아질 수요 압력과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질 공공요금 인상도 하반기 물가 상승 속도를 빠르게 할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실질 수출도 역기저효과와 중국의 성장 둔화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해 9.9%보다 5.8%p 낮은 4.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와 주요국의 통화 정책 기조 변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폭 확대로 교역 조건이 악화되는 상황이 길어지면 수출 증가세가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 [책꽂이]

    [책꽂이]

    지그문트 바우만(이자벨라 바그너 지음, 김정아 옮김, 북스힐 펴냄) 현대 서구 사회를 ‘유동하는 근대’로 설명한 폴란드 출신 사상가 지그문트 바우만(1925~2017)에 대한 최초의 전기. 유대인으로 2차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사회를 겪은 그의 생애와 소비주의와 상품화, 국제화, 신식민주의 등을 다룬 연구활동에 대해 살펴본다. 784쪽. 3만 6000원.항행력(캐스 R 선스타인 지음, 박세연 옮김, 열린책들 펴냄) 세계적 베스트셀러 ‘넛지’의 저자인 선스타인이 ‘목표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게 해 주는 능력’에 대해 말한다. 타인의 행동을 이끄는 부드러운 개입을 의미하는 ‘넛지’를 내비게이션에 비유하며 진정한 자유를 누리려면 선택의 자유 못지않게 삶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36쪽. 1만 4000원.부모는 중요하지 않다(로버트 러바인·세라 러바인 지음, 안준희 옮김, 눌민 펴냄) 부부 인류학자인 저자들이 현대 미국 사회의 양육과 교육 문제를 통렬히 비판했다. 아동 발달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력은 과장돼 있으며 부모가 아동 발달의 모든 단계에 연연해하고 몸 달아 하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잘 성장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다고 주장한다. 352쪽. 2만 8000원.제 꿈 꾸세요(김멜라 지음, 문학동네 펴냄)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을 수상한 김멜라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레즈비언 커플을 불만족스럽게 바라보는 딜도의 관찰기’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화제작이 된 ‘저녁놀’과 맑은 마음으로 깨끗하게 아름답게 다가오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은 ‘제 꿈 꾸세요’가 포함된 이 책은 도발적이며 경쾌한 상상력으로 가득 차 있다. 344쪽. 1만 4500원.인문학 쫌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조이엘 지음, 섬타임즈 펴냄) 제주에서 청소년과 성인들에게 ‘고전보다 유익한 책’을 소개하는 저자가 역사와 예술·종교 등 이야기 154편을 우리 삶과 연결 지어 설명한다. 프랑스의 독특한 부동산 거래 방법인 ‘비아제 거래’와 노인 빈곤 문제를 설명하면서 부동산과 빈곤 비즈니스 등과도 연결 짓는다. 312쪽. 1만 6000원.영화와 문학, 세계를 걷다(황영미 외 9인 지음, 역락 펴냄) 황영미 교수를 비롯해 숙명여대 국어국문학과 박사 출신 저자들이 의기투합해 쓴 여행 인문 에세이집. 세계 각지에서 만난 문학 작품과 영화 이야기를 유쾌함과 진지함으로 풀어낸다. 예컨대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인 하동 기행을 통해 우리나라의 알프스를 만나 본다. 368쪽. 2만 2000원.
  • 3高에 재정·규제 풀어 고군분투… 정책 쌓이는데 장바구니는 ‘텅텅’ [INTO]

    3高에 재정·규제 풀어 고군분투… 정책 쌓이는데 장바구니는 ‘텅텅’ [INTO]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저성장까지 경제적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지난해까지 2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응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상황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정부 경제팀이 꺼져 가는 한국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100일간 각종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숨 가쁘게 쏟아 내며 고군분투했다. 정치 분야에 비해 경제 분야를 향한 여론의 비판도 덜했다. 하지만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추경호 경제팀과 민심 간 ‘허니문’은 17일 출범 100일을 맞아 차츰 끝나 가는 분위기다. 아직은 피부에 안 와닿는 대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상 최대액인 6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전금부터 지급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에 집중했다. 당시 공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5%대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추경 이후 물가 상승률은 5월 5.4%, 6월 6.0%, 7월 6.3%로 계속 올랐다. 정부는 추경이 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지적을 불식시키고자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5월 30일)라는 물가 대책을 함께 내놨다. 수입 돼지고기·소고기·식용유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등의 생계비 완화책을 담았다. 이어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 등 국정과제와 유류세 30% 인하 등 물가 대책이 총망라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6월 13일)을 대대적으로 발표했고, 기름값이 계속 치솟자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37%까지 늘리는 내용의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6월 19일)을 내놨다. 1주택 상생임대인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6월 21일)도 잇따라 공개했다. 정부의 대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소득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 완화 등 13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담은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명절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16일에는 첫 주택 공급대책을 공개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가 100일간 8차례 이상 쏟아 낸 물가·민생·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공급망 교란 등 손을 쓸 수 없는 대외적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각종 대책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여론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출범 100일에 이르자 경제 정책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이 6%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내린 폭우는 장바구니 물가를 한층 더 자극했다. 야당은 정부가 ‘세제 정상화’라고 강조한 감세 정책을 ‘슈퍼리치 감세’라고 규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특히 세제개편안은 ‘여소야대’ 지형의 국회 문턱을 넘기 전엔 모두 미정인 상태이다 보니 올해 종부세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국민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여러 가지 대책이 백화점식으로 많이 나온다고 해서 충분한 건 아니다”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세 정책에 우선순위를 뒀는데, 세계적으로 봐도 시급한 정책은 아니다. 기술 패권경쟁을 비롯한 산업정책 부활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때부터 친기업 기조 천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친기업 기조’를 천명한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먼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기로 했다. 추 부총리가 팀장을 맡은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는 기업경영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공동팀장을 맡은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는 불합리한 경제형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를 규제하는 친족 범위를 현행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가 선순환할 것으로 보고 기업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벗기기 작업에 나섰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경제 정책으로 ‘민간주도 성장’이란 별칭이 붙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6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방치된 국유재산을 매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민간 주도의 경제 선순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규제완화 움직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야당은 “기업과 부자만 신경 쓰다 취약계층이 정책에서 소외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을 ‘민영화’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뜬금없는 지적이다. 근거 없는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여론은 썩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유력 경제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전을 위한 추경과 재정건전성 강화를 꼽았다. ABCD로 점수를 매겼을 땐 일제히 ‘B’라고 답했다. “경제적 악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A를 받기엔 모자라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테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을 건전화하겠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방안이 특히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초점을 신산업 육성에 맞춰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경제정책은 할 만큼 했다지만… 끝나가는 尹정부 ‘허니문’

    경제정책은 할 만큼 했다지만… 끝나가는 尹정부 ‘허니문’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출범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저성장까지 경제적 악조건이 한꺼번에 몰아닥쳤다. 지난해까지 2년 가까이 코로나19 대응에 재정 지출을 늘리면서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등 재정 상황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새 정부 경제팀이 꺼져 가는 한국 경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 100일간 각종 민생·물가 안정 대책을 숨 가쁘게 쏟아 내며 고군분투했다. 정치 분야에 비해 경제 분야를 향한 여론의 비판도 덜했다. 하지만 출범 3개월이 지나도록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추경호 경제팀과 민심 간 ‘허니문’은 17일 출범 100일을 맞아 차츰 끝나 가는 분위기다. 아직은 피부에 안 와닿는 민생대책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상 최대액인 62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손실보전금부터 지급했다. 시장에 돈이 풀리면 물가가 더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 이행에 집중했다. 당시 공개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8%로 5%대 진입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추경 이후 물가 상승률은 5월 5.4%, 6월 6.0%, 7월 6.3%로 계속 올랐다. 정부는 추경이 물가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이란 지적을 불식시키고자 ‘긴급 민생안정 10대 프로젝트’(5월 30일)라는 물가 대책을 함께 내놨다. 수입 돼지고기·소고기·식용유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 원가를 낮추고 5세대 이동통신(5G) 중간요금제 출시를 유도하는 등의 생계비 완화책을 담았다. 이어 공공·노동·교육·금융개혁 등 국정과제와 유류세 30% 인하 등 물가 대책이 총망라된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6월 13일)을 대대적으로 발표했고, 기름값이 계속 치솟자 유류세 인하 폭을 최대 37%까지 늘리는 내용의 ‘당면 민생 물가안정 대책’(6월 19일)을 내놨다. 1주택 상생임대인의 양도세 비과세 거주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임대차 시장 안정 방안’(6월 21일)도 잇따라 공개했다. 정부의 대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21일 소득세·종합부동산세·법인세 완화 등 13조원 규모의 감세안을 담은 세제개편안에 이어 지난 11일에는 명절 성수품 공급량을 역대급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16일에는 첫 주택 공급대책을 공개하고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정부가 100일간 8차례 이상 쏟아 낸 물가·민생·부동산 대책은 그야말로 다채로웠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 공급망 교란 등 손을 쓸 수 없는 대외적 경제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각종 대책의 효과가 당장 나타나지 않아도 여론은 비교적 관대한 편이었다. 일각에선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에서는 할 만큼 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출범 100일에 이르자 경제 정책에 대해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물가 상승률이 6%대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내린 폭우는 장바구니 물가를 한층 더 자극했다. 야당은 정부가 ‘세제 정상화’라고 강조한 감세 정책을 ‘슈퍼리치 감세’라고 규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특히 세제개편안은 ‘여소야대’ 지형의 국회 문턱을 넘기 전엔 모두 미정인 상태이다 보니 올해 종부세는 얼마를 내야 하는지 국민의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여러 가지 대책이 백화점식으로 많이 나온다고 해서 충분한 건 아니다”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감세 정책에 우선순위를 뒀는데, 세계적으로 봐도 시급한 정책은 아니다. 기술 패권경쟁을 비롯한 산업정책 부활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수위 때부터 ‘친기업’ 기조 천명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단계부터 ‘친기업 기조’를 천명한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경제활성화로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겠다는 목표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먼저 법인세 최고세율을 25%에서 22%로 낮추기로 했다. 추 부총리가 팀장을 맡은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는 기업경영의 발목을 붙잡는 각종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방기선 기재부 1차관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공동팀장을 맡은 경제 형벌규정 개선 TF는 불합리한 경제형벌을 행정제재로 전환하는 방안을 모색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 총수를 규제하는 친족 범위를 현행 ‘혈족 6촌·인척 4촌 이내’에서 ‘혈족 4촌·인척 3촌 이내’로 축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투자와 일자리를 늘려야 경제가 선순환할 것으로 보고 기업에 채워진 모래주머니 벗기기 작업에 나섰다. 일종의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경제 정책으로 ‘민간주도 성장’이란 별칭이 붙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16조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방치된 국유재산을 매각하려는 이유에 대해서도 “민간 주도의 경제 선순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친기업 기조와 규제완화 움직임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야당은 “기업과 부자만 신경 쓰다 취약계층이 정책에서 소외될 우려가 크다”고 비판한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유재산 민영화는 소수 특권층 배 불리기”라며 정부의 국유재산 매각을 ‘민영화’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추 부총리는 “뜬금없는 지적이다. 근거 없는 상상력은 어디서 나오나”라고 강하게 반박하며 민영화가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지만, 여론은 썩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유력 경제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 소상공인 손실보전을 위한 추경과 재정건전성 강화를 꼽았다. ABCD로 점수를 매겼을 땐 일제히 ‘B’라고 답했다. “경제적 악조건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 A를 받기엔 모자라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를테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글로벌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민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재정을 건전화하겠다는 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방안이 특히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으로의 경제정책 운용 방향에 대해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초점을 신산업 육성에 맞춰 경제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 이천시, 이천사랑화폐 쓰면 최대 6만원 캐시백 지급

    이천시, 이천사랑화폐 쓰면 최대 6만원 캐시백 지급

    경기 이천시는 오는 9월부터 이천사랑지역화폐 결제금액의 30%를 실시간 캐시백으로 지급하는 2차 소비지원금을 지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소상공인과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다. 최대 6만원 한도로 지급되며, 사용 기한은 소비지원금 지급일로부터 3개월 이내이며 미사용시 자동 소멸된다. 1차 소비지원금보다 지급 비율이 상향되고 (기존 25%→ 30%), 사용기한이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연장되어 소비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는 예산 9억2000만원이 소진될 때까지 지급할 예정이다. 지급한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소멸하므로 반드시 해당 기간 안에 사용해야 한다. 시 관계자는 “자체적 소비지원금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소비회복 촉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폭염 한방에 날릴 풋귤청에이드·풋귤청 빙수… 제주 풋귤의 무한변신

    폭염 한방에 날릴 풋귤청에이드·풋귤청 빙수… 제주 풋귤의 무한변신

    한달 넘게 열대야가 이어지고 연일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더위를 한방에 날릴 풋귤청에이드나 풋귤청 빙수를 만들어 먹어보면 어떨까.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은 풋귤 출하에 맞춰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풋귤 활용 레시피를 제공한다고 8일 밝혔다. 새콤달콤한 풋귤을 슬라이스 형태로 잘라 백설탕과 1대1비율로 혼합해 만든 풋귤청 4큰술에 생수 1컵과 얼음을 넣으면 풋귤청에이드가 뚝딱 만들어진다. 애플민트 허브를 위에 살짝 올려주면 카페 음료 안 부럽다. 도는 풋귤의 기능성 성분을 이용할 목적으로 지난 1일부터 9월 15일까지 시장에 출하하고 있으며 농업기술원은 풋귤의 기능을 알리고, 풋귤과 풋귤청을 활용한 다양한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2019년 감귤연구소에 따르면 풋귤은 완숙과 대비 구연산 3.1배, 총 폴리페놀 1.9배, 나리푸틴 3.5배, 헤스페리딘 2.0배로 기능성이 뛰어나다. 피로 회복은 물론 항산화 활성 증가,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풋귤은 풋귤청으로 만들어 ▲풋귤청에이드 ▲풋귤청차 ▲다용도 양념장 ▲풋귤청 빙수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풋귤을 얇게 썰어 만든 풋귤수제청과 풋귤을 착즙한 풋귤착즙청을 만들어 이용하면 된다. 누구나 쉽게 풋귤청을 담가 새콤달콤한 음료나 음식, 간식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이 가능하다. 풋귤 정보는 농업기술원 홈페이지(agri.jeju.go.kr/agri/index.htm)에서 내려 받은 후 자유롭게 인쇄하여 소비자에게 택배 발송 시 동봉하는 등 농가 실정에 맞게 활용하면 된다. 김동현 농촌지도사는 “풋귤지정농가가 소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홍보하는데 활용해 출하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풋귤의 기능성과 다양한 활용방법을 알려 소비확대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 부당이득 환수도, 피해자 보호도 미흡한 ‘불공정거래 처벌’ [전경하의 실패학]

    부당이득 환수도, 피해자 보호도 미흡한 ‘불공정거래 처벌’ [전경하의 실패학]

    자본시장 범죄는 ‘남는 장사’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지만 겨우 몇 년 징역형에 벌금도 적다. 모범수가 되면 가석방되고, 부당이득 대부분은 수중에 그대로다. 피해자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는다. 증권집단소송이 2005년 도입됐지만 최종 판결까지 몇 년 이상 걸리고 승소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은 적다.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지만 과연 자본시장이 공정한가 의문이다. 2013년 10월 CJ E&M(현 CJ ENM) 기업홍보(IR)팀 직원 3명이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자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착륙’을 막으려고 이 정보를 4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알렸다. 정보를 받은 애널리스트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알렸고, 펀드매니저들은 실적 공시 전 보유 주식을 팔거나 공매도를 해 671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들이 판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봤다. 다섯 번째 재판인 재항고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의 논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IR팀 직원과 애널리스트의 유죄 여부다. 대법원은 2020년 10월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게 한 ‘타인’의 범위를 적극 해석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항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돼도 이들이 받는 처벌은 벌금형 수천만원이다. 애널리스트 소속 증권사들은 2014년 기관 경고·주의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이 사건 이후 관련 법이 개정돼 이 같은 미공개 정보 이용은 처벌 대상이다.●불공정거래, 자본시장 해치는 범죄 미공개 정보 이용은 시세 조종, 부정 거래와 함께 자본시장의 3대 불공정거래행위다. 신뢰가 기본인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범죄이고 투자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하게 처벌하기 위해 징역이나 벌금의 형사 처벌을 한다. 형사 처벌은 엄격한 증거 관계에 의해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수많은 요인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부당이득액을 계산해 내기가 어렵다. 상당수 불공정거래행위가 불기소되거나 기소돼도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벌금은 적게 부과되는 이유다. CJ E&M 사례처럼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불공정거래행위보다 위법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공매도, 공시 위반 등은 금융위원회가 금전적 제재인 과징금과 행정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자본시장 불법행위의 절반이 넘는 3대 불공정거래행위는 처벌도 느리고 금전적 제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 고치려는 노력은 꾸준히 있었다. 21대 국회에 금융위가 불공정거래행위에 과징금을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부과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현재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부당이득의 1.5배까지 물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안은 금융위가 검찰로부터 수사·처분 결과를 통보받거나, 금융위가 검찰에 혐의를 통보하고 1년이 지난 후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금융위와 검찰이 합의한 안이다. 박용진 의원안은 부당이득 산출이 어려워도 5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을 담고 있다. 두 법안은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미국, 영국, 홍콩, 캐나다 등은 자본시장 범죄에 대해 형사 처벌 외에도 금융감독 당국이 금전적 제재를 가한다. 빠르게 위법행위를 처벌할 수 있고 과징금 규모가 커지면 범죄 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부당이득 전부를 몰수할 수 있고 이에 더해 민사제재금도 부과한다.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에 민사제재로 14억 5600만 달러, 부당이득 환수로 23억 9600만 달러를 더해 총 38억 5200만 달러(약 5조 615억원)가 부과됐다. 역대 최고 부과액은 2020회계연도의 46억 8000만 달러(6조 1495억원)다. 부당이득 몰수와 민사제재에 합의하면 피의자는 연방법원의 승인이 있으면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는다.●美, 환수금으로 내부 제보자 포상 금융위는 2021년 과징금 338억원을 거뒀다. 징수 결정액(513억원)의 65.9%지만 이마저 모두 국고로 들어갔다. 다른 정부 부처가 걷는 모든 과징금이 그렇다. 과징금 일부를 소비자 피해 구제 등에 쓰려는 시도들은 기획재정부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했다. 법 위반 사항에 대해 과징금을 물리지 않고 기업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시·이행해 사건을 끝내는 제도다. 10년간 19건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10건만 받아들여졌다. 최근 진행 중인 동의의결제는 대형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의 거래상 지위 남용이다. 쇼핑몰 공사 기간에도 입점업체에 관리비를 다 받은 스타필드하남은 관리비 반환, 광고 지원 등의 시정조치를 내놨고 현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해당 기업이 형사 처벌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기업 봐주기’ 논란이 있지만 소비자들로선 피해 구제가 빠르고 실질적이다. 자본시장의 투자자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로 집단소송이 있다. 증권 분야에 한해 2005년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10건만 제기됐다. 3심제인 소송 허가를 받아야만 소송이 가능한데 허가받는 데만 몇 년이 걸린다. 소송 비용도 많이 든다. 오래 걸리다 보니 막상 소송에서 이겼을 때 권리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는 배상을 받지 못한다. 집단소송 범위를 넓히고 소송 절차를 줄이려는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관련 상임위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SEC는 민사 제재금과 부당이득 환수금 일부를 투자자 피해 보상과 내부 제보자 보상에 쓴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시세 조종 수법이 진화하면서 내부 제보자 없이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SEC는 2021회계연도에 내부 제보자 108명에게 5억 6400만 달러(7411억원)를 포상했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2002년부터 해당 사건별로 피해자보상기금(fair fund)을 운영 중인데 2021회계연도에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배분된 금액은 5억 2100만 달러(6846억원)다. SEC에 따르며 현재 135개 페어펀드가 운영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회사명이나 불공정거래 행위자별로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게재하고 있어 피해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투자자 피해 사후 구제 방안 필요 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자본시장 전문가와 간담회를 열고 불공정거래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가 금융위의 과징금 부과를 담은 법안의 국회 통과 추진이다. 두 번째로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인 증권 거래 및 계좌 개설 제한,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이 논의됐다. 모두 필요한 조치이나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불과하다. 이미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려면 SEC처럼 페어펀드를 운영하거나 집단소송의 범위를 넓히고 절차를 단순화해야 한다. 피해자가 있는 과징금을 모두 국고에 넣고 도로 건설 등에 정부가 쓸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을 피해 보상 기금이나 집단소송 비용 지원 등 피해자 지원에 쓰는 방안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 피해자 지원은 재정 당국, 집단소송 활성화는 사법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국회 통과가 필수다. 불공정거래행위는 재범 비율이 20% 전후로 높은 편이다. 자금이 필요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짜뉴스 제작 및 유포 능력이 있어야 하고, 거래량을 늘리면서 주가를 조종하는 복잡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한정돼 있어서다. 조사가 진행될 때 혐의자가 이미 다른 범죄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는 경우도 이런 까닭이다. 부당이득을 모두 몰수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른 제재도 가할 수 있어야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남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
  • “공매도로 670억 벌고도, 벌금은 고작 몇천만원”...분노하는 투자자들

    “공매도로 670억 벌고도, 벌금은 고작 몇천만원”...분노하는 투자자들

    자본시장 범죄는 ‘남는 장사’다.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얻었지만 겨우 몇 년 징역형에 벌금도 적다. 모범수가 되면 가석방되고, 부당이득의 대부분은 수중에 그대로 남는다. 피해자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는다. 증권집단소송이 2005년 도입됐지만 최종 판결까지 몇 년 이상 걸리고 승소하더라도 손해배상액은 적다.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지만 과연 자본시장이 공정한가 의문이다. 2013년 10월 CJ E&M(현 CJ ENM) 기업홍보(IR)팀 직원 3명이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자 회사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경착륙’을 막으려고 이 정보를 4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알렸다. 정보를 받은 애널리스트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알렸고, 펀드매니저들은 실적 공시 전 보유 주식을 팔거나 공매도를 해 671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이들이 판 주식을 산 개인투자자들만 손해를 봤다. 다섯 번째 재판인 재항고가 진행 중인 이 사건의 논점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IR팀 직원과 애널리스트의 유죄 여부다. 대법원은 2020년 10월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하게 한 ‘타인’의 범위를 적극 해석해 무죄라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항고심에서 유죄가 확정돼도 이들이 받는 처벌은 벌금형 수천만원이다. 애널리스트 소속 증권사들은 2014년 기관 경고·주의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이 사건 이후 관련 법이 개정돼 이 같은 미공개 정보 이용은 처벌 대상이다. 미공개 정보 이용은 시세 조종, 부정 거래와 함께 자본시장의 3대 불공정거래행위다. 신뢰가 기본인 자본시장 전체에 대한 범죄이고 투자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하게 처벌하기 위해 징역이나 벌금의 형사 처벌을 한다. 형사 처벌은 엄격한 증거 관계에 의해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수많은 요인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공정거래행위로 인한 부당이득액을 계산해 내기가 어렵다. 상당수 불공정거래행위가 불기소되거나 기소돼도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벌금은 적게 부과되는 이유다. CJ E&M 사례처럼 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불공정거래행위보다 위법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공매도, 공시 위반 등은 금융위원회가 금전적 제재인 과징금과 행정적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 자본시장 불법행위의 절반이 넘는 3대 불공정거래행위는 처벌도 느리고 금전적 제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를 고치려는 노력은 꾸준히 있었다. 21대 국회에 금융위가 불공정거래행위에 과징금을 부당이득의 최대 2배까지 부과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계류돼 있다. 현재는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해 부당이득의 1.5배까지 물릴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안은 금융위가 검찰로부터 수사·처분 결과를 통보받거나, 금융위가 검찰에 혐의를 통보하고 1년이 지난 후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금융위와 검찰이 합의한 안이다. 박용진 의원안은 부당이득 산출이 어려워도 5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조항을 담고 있다. 두 법안은 정무위원회 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미국, 영국, 홍콩, 캐나다 등은 자본시장 범죄에 대해 형사처벌 외에도 금융감독 당국이 금전적 제재를 가한다. 빠르게 위법행위를 처벌할 수 있고 과징금 규모가 커지면 범죄 예방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부당이득 전부를 몰수할 수 있고 이에 더해 민사제재금도 부과한다. 2021회계연도(2020년 10월 1일~2021년 9월 30일)에 민사제재로 14억 5600만 달러, 부당이득 환수로 23억 9600만 달러를 더해 총 38억 5200만 달러(약 5조 615억원)가 부과됐다. 역대 최고 부과액은 2020회계연도의 46억 8000만 달러(6조 1495억원)다. 부당이득 몰수와 민사제재에 합의하면 피의자는 연방법원의 승인이 있으면 재판에 회부되지는 않는다. 과징금 더 걷어도 피해자와 무관 금융위는 2021년 과징금 338억원을 거뒀다. 징수 결정액(513억원)의 65.9%지만 이마저 모두 국고로 들어갔다. 다른 정부 부처가 걷는 모든 과징금이 그렇다. 과징금 일부를 소비자 피해 구제 등에 쓰려는 시도들은 기획재정부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했다. 법 위반 사항에 대해 과징금을 물리지 않고 기업 스스로 시정 방안을 제시·이행해 사건을 끝내는 제도다. 10년간 19건이 신청됐고 이 가운데 10건만 받아들여졌다. 최근 진행 중인 동의의결제는 대형복합쇼핑몰 스타필드하남의 거래상 지위 남용이다. 쇼핑몰 공사 기간에도 입점업체에 관리비를 다 받은 스타필드하남은 관리비 반환, 광고 지원 등의 시정조치를 내놨고 현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있다. 해당 기업이 형사 처벌 대상에서 벗어난다는 점에서 ‘기업 봐주기’ 논란이 있지만 소비자들로선 피해 구제가 빠르고 실질적이다. 자본시장의 투자자 피해 회복을 위한 제도로 집단소송이 있다. 증권 분야에 한해 2005년 도입됐지만 지금까지 10건만 제기됐다. 3심제인 소송 허가를 받아야만 소송이 가능한데 허가받는 데만 몇 년이 걸린다. 소송 비용도 많이 든다. 오래 걸리다 보니 막상 소송에서 이겼을 때 권리신고를 하지 않은 피해자는 배상을 받지 못한다. 집단소송 범위를 넓히고 소송 절차를 줄이려는 개정안들이 발의돼 있지만 관련 상임위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SEC는 민사 제재금과 부당이득 환수금 일부를 투자자 피해 보상과 내부 제보자 보상에 쓴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시세 조종 수법이 진화하면서 내부 제보자 없이는 불법 행위를 단속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SEC는 2021회계연도에 내부 제보자 108명에게 5억 6400만 달러(7411억원)를 포상했다. 역대 최대 금액이다. 2002년부터 해당 사건별로 피해자보상기금(fair fund)을 운영 중인데 2021회계연도에 피해를 본 투자자에게 배분된 금액은 5억 2100만 달러(6846억원)다. SEC에 따르며 현재 135개 페어펀드가 운영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회사명이나 불공정거래 행위자별로 진행 상황을 알 수 있도록 게재하고 있어 피해자의 접근성을 높였다. 투자자 피해에 대한 사후 구제방안 필요금융위원회는 지난 26일 자본시장 전문가와 간담회를 열고 불공정거래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가 금융위의 과징금 부과를 담은 법안의 국회 통과 추진이다. 두 번째는 일부 국가에서 시행 중인 증권 거래 및 계좌 개설 제한, 상장사 임원 선임 제한 등이 논의됐다. 모두 필요한 조치이나 투자자 피해를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에 불과하다. 이미 발생한 피해를 복구하려면 SEC처럼 페어펀드를 운영하거나 집단소송의 범위를 넓히고 절차를 단순화해야 한다. 피해자가 있는 과징금을 모두 국고에 넣고 도로 건설 등에 정부가 쓸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을 피해 보상 기금이나 집단소송 비용 지원 등 피해자 지원에 쓰는 방안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 피해자 지원은 재정 당국, 집단소송 활성화는 사법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는 국회 통과가 필수다. 불공정거래행위는 재범 비율이 20% 전후로 높은 편이다. 자금이 필요하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가짜뉴스 제작 및 유포 능력이 있어야 하고, 거래량을 늘리면서 주가를 조종하는 복잡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한정돼 있어서다. 조사가 진행될 때 혐의자가 이미 다른 범죄로 구치소나 교도소에 있는 경우도 이런 까닭이다. 부당이득을 모두 몰수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른 제재도 가할 수 있어야 자본시장의 불공정거래행위가 ‘남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
  •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매출에도...“하반기 수요 위축에 투자 축소 검토”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매출에도...“하반기 수요 위축에 투자 축소 검토”

    SK하이닉스가 복합위기를 딛고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새로 썼다.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투자도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며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에 매출 13조 8110억원, 영업이익 4조 1926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SK하이닉스가 13조원대의 분기 매출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존 최대치(지난해 4분기 12조 3766억원)를 2분기 만에 경신했다. 증권가 전망치를 웃돈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7%,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6% 늘어난 규모다. 지난 1분기 24%였던 영업이익률도 2분기에는 30%로 훌쩍 뛰었다. 2분기 D램 제품 가격 하락에도 매출 신기록을 세운 데는 판매량 증가,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 달러 강세 등이 함께 작용했다. 회사 측은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분기보다 5% 포인트 오르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000억원, 4000억원가량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자회사로 편입된 인텔 낸드사업부, 솔리다임의 실적이 더해진 것도 실적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2분기 말부터 소비자의 구매심리 위축, 기업의 비용 감축이 본격화되며 하반기 실적 전망은 불투명해지고 있다. 하반기에는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고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의 서버용 메모리 수요도 기업들이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재고를 우선 소진하며 둔화될 거란 관측이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이날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업계와 고객사들에서 재고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내년 시설 투자를 상당폭 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 사장은 “하반기에는 실질 수요 위축이라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메모리 수요 전망도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내년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생산량과 이에 필요한 투자 수준에 대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날 경쟁사인 세계 3위 메모리반도체 기업 미국 마이크론이 업계 최초로 232단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각자 페이스와 템포가 있다”며 “연내 238단 개발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한미 금리 역전보다 ‘경제 체력’이 변수… 정부·한은 엇박자 불가피”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 가며 베이비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의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터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물가·고비용 고착화되면 더 큰 타격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 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연 2.25%)보다 금리가 높아지게 된다. 이런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 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 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털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 ●취약층 구제는 정부재정이 맡아야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 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 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 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 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美 경제 첫 번째 딥도 아직 안 와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 논쟁이 뜨겁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 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이 많이 나오는데 있으면 좋은 안전판이지만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더 강구했으면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 필수재 아냐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 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 세제 혜택을 준다든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싶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잘 적응이 안 됐다.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하는 게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에 신성환 교수(홍익대)가 지명됐다.(26일 추가 통화) “훌륭한 분이다. 다만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 ■ 임지원은  피아노→문학도→경제학 박사JP모건 ‘간판’ 거시경제 전문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일곱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 때 피아노가 더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 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 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 돌아 거시경제 전문가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 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美 따라가는 금리 인상, 한국 경제에 정답인지 알 수 없어“... 前금통위원의 고언

    갑자기 ‘스텝’(step·보폭) 얘기가 많아졌다. ‘시장 출신 1호’ 임지원(59) 전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날도 거대한 두 스텝 사이에 낀 때였다.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을 밟은 직후이자, 미국이 사상 처음으로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두 번 연속 밟기 직전이었다. 금리가 올라 봤자 0.25% 포인트 정도 아장아장 오르는 데(베이비 스텝) 익숙했던 우리 국민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커진 중앙은행의 보폭은 급격히 불어난 대출이자 부담으로 돌아왔다. 시장에 있을 때는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금통위원 재직 때는 ‘강경 매파’(경기보다 물가 중시)로 유명했던 임 전 위원은 “더 엄청난 태풍이 몰아칠 수도, 거센 비바람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다. 변수가 너무 많은 만큼 모든 경제주체들이 허리띠를 단단히 졸라매야 한다”고 경고했다. 4년 임기를 마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부하는 그를 지난 19일 어렵게 만났다. -금리 얘기부터 안 할 수가 없다. 가파른 물가 상승 폭을 꺾으려면 한은이 다음 달에 또 한 번 빅스텝을 밟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경기상황도 염두에 둬가며 베이비 스텝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전직 금통위원이 전망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다만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 인상 페달을) 밟으라고 말하기는 쉽다. 세게 밟으라고 하는 건 더 쉽다. 미국 등 선진국이 다 급격히 금리를 올리고 있으니까. 하지만 빅스텝을 밟았을 때 우리가 얻을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지금의 물가 상승은 우리의 통제권 밖인 공급쪽 요인이 크다. 우리는 다른 나라와 달리 변동금리 대출도 많다. 선진국을 따라가면 욕은 덜 먹겠지만 그게 과연 우리 경제에도 정답인지는 자신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철저하게 (경기·금융·물가 등) 데이타에 기반한 대응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강경 매파치고는 의외의 발언이다. “(웃으며)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을 빼고 누가 금리가 오르는 걸 좋아하겠나. 하지만 지금의 물가 상승이 임금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고물가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면 모두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기대 인플레를 꺾는 데는 금리만한 게 없다. 따라서 금리 인상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다만 속도와 정도는 우리 실정에 맞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부와 한은은 10월쯤을 물가 정점으로 본다. 동의하나. “전월 대비 물가 상승률(계절조정 연율)이 8~9%로 여전히 높다. 이게 한 두 달 안에 다소 꺾이면 10월 정점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가 외에 농수산물 가격 등 물가 불확실 요인이 너무 많다. 농수산물은 태풍 등 날씨 영향을 많이 받지 않나. 도미노 임금 인상과 슈퍼 강달러가 지속되면 정점이 더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미국이 예상대로 28일 자이언트 스텝을 밟아 기준금리를 연 2.25~2.50%로 끌어올리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연 2.25%)보다 높아지게 된다. 이런 금리 역전이 자본 유출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많은데. “한미간 금리 역전은 과거에도 세 차례 있었지만 자본 유출은 없었다.” -지금은 유가와 환율이 높아 과거와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반박도 있다. “이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금융)시장에 오래 몸담았던 경험에 비춰볼 때 자본 유출의 결정적 요인은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지, 금리 차가 아니다.” -경제 펀더멘탈을 두고서도 해외 예측기관들의 전망이 너무 다르다. 일본 노무라는 우리 경제가 3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하면서 내년에 최악을 맞을 것이라고 한다. 반면 미국 모건스탠리는 지금의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내년에 골디락스(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경제상황)를 즐길 것이라고 한다. “그만큼 불확실 요인이 크다는 방증이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경로가 다 가능성 있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의 대응이 중요하다.”-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정부, 기업, 개인 각각의 주체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외에 뾰족한 수는 없다. 이 과정에서 서민층과 금융 취약층의 고통이 너무 커질 수 있다. (금리를 올리는)통화정책은 모든 경제주체에게 무차별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취약층을 구제하고 지원하는 것은 재정이 맡아야 한다. 현금 지원이든 부채 리스케줄링(재조정)이든 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러려면 나랏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새 정부의 기조는 감세와 건전재정이다. 부가가치세만 빼고 거의 모든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는데. “감세를 하면서 건전재정을 유지하려면 방법은 하나다. 불요불급한 지출을 확 줄이고 대선 공약을 취사선택해야 한다.” -한은은 금리를 올려 수요를 억제하는데 정부는 세금을 깎아 수요를 진작시키려 하니 엇박자라는 지적도 있는데. “공급쪽 요인으로 물가가 올라갈 땐 어느 정도의 엇박자는 불가피하다. 다만, 유류세 인하나 생필품 가격 통제의 경우 정책 시차나 소득계층별 영향 차별화 등을 고려하면 저소득층에게 현금이나 바우처(쿠폰)로 직접 지원해주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유가 상승이 길어질 때는 가격 부담을 어느 정도 소비자에게 전가해 수입 감소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래야 무역수지가 개선된다.” -미국 경기를 두고서도 더블딥(경기 침체 뒤 회복됐다가 다시 침체)이 온다, 안 온다로 전망이 분분하다. “더블딥이 오려면 그 전에 첫 번째 딥(침체)이 먼저 있어야 하지 않나. 미국 경제가 올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줄이고 있진 않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첫 번째 딥도 안 왔는데 두 번째 딥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빠르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까지 오르면서 적정 외환보유액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년간 해온 씨름이다(웃음). 한미 통화스와프 주장도 많이 나오는데 안전판 확보라는 측면에서 있으면 좋다. 하지만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재는 아니다. 그보다는 서학개미라는 신조어가 생긴 데서 보듯 최근 몇 년간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개인의 해외투자가 무척 많이 늘었다. 민간 부문 해외자산이 많이 쌓인 만큼 이를 활용하는 방안을 좀 더 강구했으면 싶다.” -개인의 해외자산을 국내로 유턴시키자는 얘기인가. “그렇다. 국내에서 보유외환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 민간이 나라 밖에 쌓아놓은 외환보유고를 국내로 들여오게 유도하는 것이다. 예컨대 해외자산을 원화로 바꿀 때나 배당소득 등에 대해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준다는지 여러 환류 방안을 고민해 봤으면 한다.” -관료나 교수가 아닌 민간인으로 처음 금통위원을 했는데 4년 일해 본 소감은. “가장 큰 차이는 앵글(보는 시각)이다. 시장과 한은의 앵글이 너무 다르더라. 처음엔 낯설기도 하고 적응이 안 되기도 했다. 퇴임식 때도 얘기했지만 한은은 금융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 면에서 한은도 시장의 일부다. 미국을 보면 시장은 매우 빨리 반응하는 반면 깊이가 부족하다. 이를 받아 (깊이를) 보완하는 게 학계다. 코로나 시절에도 미국 학계는 현안을 매우 활발하게 연구했다. 둘 사이에서 소통을 하는 게 연준(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다. 우리도 이런 구조가 좀 더 활성화됐으면 싶다. 그러자면 한은맨들의 ‘틀릴 자유’가 좀 더 보장돼야 한다. 뛰어난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 보니 틀리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강하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께서 그런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어 기대가 크다.” -후임이 두 달 넘게 공석인데. “주요국 중앙은행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시장 출신 금통위원이 너무 늦게 나왔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길 바래 본다.”  ■임지원 전 금통위원은…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런데 고등학교까지 피아노를 전공했다. 대전에서 태어나 7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서울예고 진학 후에도 피아니스트의 꿈을 의심하지 않았으나 고3때 피아노가 더 이상 재미있지 않았다. 문학도(서울대 영문과)로 진로를 틀었다. “삶에 대해 답도 없이 계속 질문을 해대는” 문학에도 다시 흥미를 잃었다. ‘뭔가 실용적인 것을 해보자’고 생각해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선택했다. 경영학을 공부하려니 경제학이 필수였다. “대학에 들어갈 땐 문학, 철학, 역사, 경영 등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는데 졸업할 땐 하고픈 게 아무 것도 없었다.” 흔들리던 그를 잡아준 것은 가족이었다. 어머니의 권유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그나마 “답이 명확한” 경제학을 선택했다. 돌고돌아 경제학자로 안착한 순간이었다. 경제학을 함께 공부하던 미국인 친구들은 “그동안 선택을 참 잘 바꿔왔는데 최종 선택이 영 별로”라며 놀렸다고 한다. 박사학위를 딴 직후인 1996년 1월 귀국해 삼성경제연구소에 몸담았다. 2년쯤 지난 어느날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의 공개 채용 공고를 보고 직장을 옮겼다. 결혼도 이 무렵 했다. 이후 20년 가까이 JP모건의 ‘간판’(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자리했다. 2018년 금통위원으로 지명됐을 때 모두가 깜짝 놀랐다. 금융시장의 ‘선수’가 발탁되기는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성 금통위원으로는 이성남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에 이어 두 번째다. 올 3월 말 기준 금통위원 7명의 평균 재산은 57억원이다. “금통위원들이 부자 일색인 것은 문제 아니냐”고 물었다. 불쾌한 기색 없이 그는 “금통위원의 중요한 책무가 금리를 결정하는 일이니 자산가로 너무 꾸려지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으로는 ‘슈퍼리치’ 금통위원의 재테크가 궁금했다. 싱겁게도 집을 뺀 재산의 대부분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있었다.
  • [사설] 쓸 데 안 쓰고 줄일 데 안 줄이면 감세효과 못 본다

    [사설] 쓸 데 안 쓰고 줄일 데 안 줄이면 감세효과 못 본다

    기획재정부가 어제 윤석열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부가가치세를 제외한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대규모 감세를 한다. 법인세 최고세율은 25%에서 22%로 내린다. 과세표준 4000억원 기업이라면 법인세 30억원을 절감하게 된다. 소득세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을 상향 조정해 소득세도 인하한다. 연봉 7800만원인 직장인이라면 최고 83만원의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종부세도 줄여 준다. 공시가액 합산 30억원인 2주택자의 종부세는 최고 5600만원이 줄어든다. 물가가 치솟고 서민들은 빚에 허덕대는데 소득세를 비롯한 전반적인 세금 부담을 줄여 주는 건 반길 일이다. 세금을 깎아 주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경기가 회복되고 세수가 다시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된다. 문제는 이런 선순환 효과를 거두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반면 세수 감소는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소득세, 법인세, 종부세 등은 전체 국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인한 세수 감소 규모만 1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줄어든 세금만큼 씀씀이를 줄이지 않으면 세수에 구멍이 난다. 이전 정부가 툭하면 나랏돈을 뿌려서 막는 선심성 정책을 남발하면서 2017년 660조원이던 국가부채는 이미 1000조원을 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도 50%를 넘어섰다. 윤석열 정부가 앞으로 5년간 쓰겠다고 대선 때 약속한 돈만 209조원에 달한다. 더욱이 더이상 적자국채는 찍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고물가, 고금리에 코로나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서민, 취약계층은 정부의 집중 지원을 필요로 한다. 세수는 줄어드는데 앞으로 얼마나 돈이 더 들어갈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그렇다고 취약계층 지원이라는 정부의 역할을 포기할 수도 없다. 꼭 써야 할 데가 아니면 안 쓰고, 줄일 수 있는 데는 다 줄이는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가급적 피하고, 불요불급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과다한 국방예산 등을 줄여야 건전재정을 이룰 수 있다. 방만한 공기업도 인력, 조직, 임금을 과감히 손봐야 한다. 세제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다. 법인세 인하는 ‘재벌감세’라며 반드시 막겠다고 선언한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한다.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부응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 [데스크 시각] 경제고통지수와 약자동행지수/김미경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경제고통지수와 약자동행지수/김미경 경제부장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경제도 회복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는 무참히 깨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은 풀렸지만 확진자가 매일 3만~4만명을 오르내리며 재유행 기세이고, 21세기 초유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국제 유가와 원자재·곡물 등의 가격 상승이 수출입물가에 악영향을 미쳐 장바구니와 밥상 등 소비자물가 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래 최고치라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미국을 비롯,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사상 처음 기준금리 0.5% 포인트 인상이라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지난달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인상)을 따라가는 조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위기’가 닥치고 민생이 팍팍해지면서 눈에 띄는 지수가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구하는 ‘경제고통지수’(misery index)다. 미 경제학자 아서 오쿤이 고안했다고 한다. 영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영어 단어 ‘misery’는 고통·빈곤 등을 뜻한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이를 ‘국민고통지수’라고 표현하며 올해 1분기 10.6을 기록해 2015년 이후 분기 최고치라고 밝혔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5월 경제고통지수가 8.4로 월 기준 2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김 의원은 “고물가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경제고통지수가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해 3월 국민의힘 의원 시절 경제고통지수가 물가 상승과 고용 한파로 6.0을 넘어 2017년 8월 이후 최고치라고 밝혔다. ‘국민이 경제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것을 잘 알아서일까. 추 부총리는 취임 후 추경을 시작으로 민생·물가안정 대책을 다섯 차례나 발표했다. 그는 그러나 “정책들이 제대로 이행되고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된 게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정도 한목소리로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정책적으로 효과를 발휘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제고통지수로부터 ‘고통’을 느끼고 있을 때 눈길이 가는 다른 지수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취임하면서 밝힌 ‘약자동행지수’다. 오 시장은 취임사에서 “시의 모든 정책은 ‘약자와의 동행’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어렵고 소외된 분들에게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며 “약자를 위한 시의 노력이 실제로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수치로 보여 줄 수 있는 약자동행지수를 개발해 모든 정책 수립과 예산 집행 단계부터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최근 열린 서울신문 ‘광화문라운지’ 강연에서 약자동행지수에 대해 “약자가 계층이동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일명 ‘사다리지수’와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더욱 양극화된 상황에서 시의 모든 사업에 약자 개념을 도입해 연말까지 지수를 개발할 것”이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더 나은 삶의 질 지수’(BLI) 등을 적극 참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민간·투자주도성장’을 천명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민간과 투자 위주 성장이 이뤄지려면 기업시민과 일반국민, 노사,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서민과 노동자는 허리가 휘는데 고소득층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없어야 한다. 금융·부동산 정책도 취약층을 위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경제는 심리이자 신뢰’라고 한다. 윤 정부가 “경제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신뢰를 제고해 경제고통지수는 낮추고 약자동행지수는 높일 수 있기를 바란다.
  • 아직 여름휴가 시작도 안했는데… 상반기 제주 방문 관광객 700만명 육박

    아직 여름휴가 시작도 안했는데… 상반기 제주 방문 관광객 700만명 육박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7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682만 6468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550만 1505명보다 132만 4963명(26.2%) 늘어난 수치다. 특히 이 기간 내국인 관광객은 680만 1978명으로, 동 기간 역대 최다였던 2018년(658만 34명)을 훌쩍 넘었다. 지난 5월 제주 방문 관광객은 130만 6619명에 이어 6월에는 126만 8002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내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의 국제선 정상화 방안에 맞춰 해외 여행길이 열렸지만 해외 여행심리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데다 거리두기 해제가 맞물린 효과로 분석된다. 이달부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요일과 주말 제주행 항공권 예약률은 90%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항공권 가격도 4인 기준 김포~제주 왕복 100만원 이상이 소요되는 실정이다. 렌터카 예약률도 평년보다 30~50% 이상 높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내국인 관광객 130만 2045명 중 개별여행·부분패키지가 여행 전체의 94%를 차지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개별관광객 증가 추세를 보면 올해 내국인 관광객 수는 물론 소비금액도 역대 최대 기록 달성이 가능하다”며 “단체 관광 시장과 외국인 관광 시장 회복을 위한 준비 작업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 ‘믿보배’들의 스크린 출격… 올 두 번째 천만영화 바통 누가 이을까

    ‘믿보배’들의 스크린 출격… 올 두 번째 천만영화 바통 누가 이을까

    최동훈표 판타지 ‘외계+인’ 1부류준열·김우빈 등 캐스팅 눈길 ‘한산’ 박해일, 젊은 이순신 변신300억원 들인 한산도 대첩 볼만 ‘비상선언’ 한국 대표 배우 총출동송강호·전도연·이병헌 등 열연 이정재 감독 데뷔작 ‘헌트’도 관심정우성과 23년 만에 한 작품 호흡‘이 날만을 기다렸다!’ 극장가 최대 대목인 7~8월 여름 성수기 시장의 서막이 올랐다. 올여름은 코로나19로 개봉을 미뤘던 한국 영화들이 쏟아지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관록 있는 대형 감독들과 ‘믿고 보는’ 톱스타들의 귀환으로 ‘범죄도시2’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천만 영화가 탄생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매년 여름이면 혈투를 방불케 하던 대형 배급사들의 텐트폴 영화(성수기용 대작) 경쟁도 3년 만에 재현됐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매주 한 작품씩 개봉하는 불꽃 튀는 4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CJ ENM이 오는 20일 영화 ‘외계+인’ 1부로 포문을 연다. ‘도둑들’과 ‘암살’로 1200만 관객을 동원했던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다. 외계인이라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었다는 최 감독이 SF, 액션, 판타지 등의 다양한 장르를 어떻게 유기적으로 결합했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쌍천만을 동원했던 영화 ‘신과 함께’처럼 1부와 2부를 동시에 촬영한 프랜차이즈 영화로 총 4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풍문 속의 신검을 차지하려는 고려의 도사들과 외계인 죄수를 쫓는 2022년 경비 요원의 이야기가 시공간을 초월해 펼쳐진다. 최 감독은 “할리우드 버금가는 한국의 시각특수효과(VFX) 기술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이하늬 등 배우들의 멀티캐스팅을 내세운 만큼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조화도 볼거리다.오는 27일 개봉하는 ‘한산: 용의 출현’은 영화계에서 기대했던 대작 중 하나다. 총 1761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 역대 최고 흥행작에 오른 ‘명량’(2014)의 후속편으로 명량해전 5년 전인 1592년에 한산도 앞바다에서 펼쳐진 한산도 대첩을 그린다. 박해일이 전편의 최민식이 연기한 이순신으로 새롭게 나선다. 총 3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인 만큼 51분 분량의 초대형 해상 전투 장면 등 시원한 스펙터클을 선보일 전망.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 전술과 전편에 나왔던 거북선 등 해양 블록버스터로서의 면모도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8월 초 쇼박스가 선보이는 영화 ‘비상선언’은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한 재난 블록버스터로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작품이다. 테러에 직면한 하와이행 항공기가 무조건 착륙해야 하는 상황에서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해운대’(2009), ‘부산행’(2016) 등 여름 시장에서 강세를 보여 온 재난 영화 흥행의 뒤를 이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연기파 배우들의 앙상블이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칸영화제 남녀 주연상을 수상한 송강호와 전도연이 각각 테러 용의자를 추적하는 베테랑 형사팀장과 국토교통부 장관 역을 맡았고, 이병헌이 비행공포증에도 불구하고 딸과 함께 탑승한 아버지로, 김남길이 책임감이 투철한 비행기 부기장 역으로 출연한다. 한재림 감독은 “한국 사회의 크고 작은 재난을 보며 연출을 결심했다”면서 “신파보다 공감에 차별성을 뒀다”고 말했다.4파전의 마지막 주자인 영화 ‘헌트’는 다음달 10일 개봉한다. 연예계 대표 ‘절친’ 이정재와 정우성이 투톱으로 나서 영화 ‘태양은 없다’(1999) 이후 23년 만에 의기투합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스파이로 의심하는 라이벌 관계로 등장한다.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으로 올해 칸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되면서 국내외의 관심이 한껏 높아진 상태다. 조성진 CGV 전략지원담당은 “1200만 관객을 돌파한 ‘범죄도시2’ 이후 극장 소비 심리가 살아나 예년의 70~80%까지 회복된 상태”라면서 “극장에서 볼만한 스케일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많아 입소문과 관객 흐름을 잘 탄다면 두 번째 천만 영화도 조심스럽게 예상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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