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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전비상/전력 수급조절 시급/제한송전 위기… 개선책 없을까

    ◎하오 2∼4시가 피크타임… 예비율 한계수위/심야전기는 남아돌아 할인혜택 더 늘려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냉방수요의 급증으로 대낮에 전기가 모자라 제한송전이라는 비상사태가 빚어지지않을까 동자부와 한전이 가슴을 조이고 있다.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절전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아 보다 절실한 과제는 전력수요를 계절별·시간별로 평준화하는 일로 꼽히고 있다. 전기의 특성상 저장이나 보관이 불가능한데다 발전소 역시 자동차나 TV처럼 필요에 따라 수시로 스위치를 껐다가 켜는 식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자동차의 전지나 전기면도기처럼 소량의 전기를 저장할 수는 있다.그러나 아직은 몇천kwH 이상의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조차 개발되지 못했으며 가까운 장래에 실용적인 저장기술이 햇볕을 보기도 무망한 실정이다. 발전소 역시 출력을 한꺼번에 높였다 줄였다 하는 일이 구조적으로 어렵다.꺼진 상태에서 정상출력을 내기까지 원자력은 30시간,LNG(액화천연가스)는 10∼24시간,유연탄은 5∼12시간이 걸린다.석유는 2∼4시간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고 수력은 5분밖에 안된다.또 65∼75% 이상의 출력을 유지해야 효율이나 기기 등에 무리가 없다. 이때문에 발전소는 수요가 없을 때도 일정량 이상의 발전을 해야 한다.이때 생산하는 전기를 그냥 흘려보내기가 아까워 고안된 것이 양수발전이며 이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전기저장 방식이다. 양수발전은 한밤중에 남아도는 전기로 물을 끌어올려 산꼭대기의 저수지에 저장해두었다가 전력수요가 몰리는 시간대에 이 물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전기수급이 아슬아슬한 요즘 소비절약 운동은 바람직한 일이고 또 절약 외에 다른 묘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전기의 특성 때문에 피크타임을 제외한 다른 시간대의 획일적인 절약은 오히려 불합리한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 여름철의 전기수요는 퇴근시간 이후부터 떨어져 새벽에 최저를 기록한 뒤 출근시간 직전까지 소강사태를 유지한다.출근과 함께 다시 늘어나 대낮에 피크를 기록하고 퇴근과 함께 줄어드는 현상이 반복된다.물론 점심시간에는 수요가 뚝 떨어진다. 지난달 19일의 경우 최저수요는 새벽 4시의 1천2백7만5천㎾,최대수요는 하오3시의 1천7백57만7천㎾로 그 차이는 5백50만2천㎾였다.이날의 공급능력은 1천9백30만㎾로 새벽의 예비율은 30%나 됐다. 수요가 들쑥날쑥한 것은 계절별로도 마찬가지이다.지난 해의 월별 최저수요는 4월의 1천3백74만㎾,최대수요는 8월의 1천7백25만2천㎾로 차이가 무려 3백51만2천㎾나 됐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한전은 요즘 절전캠페인에 앞장서면서도 『물건을 팔면서 그만 사라는 장사가 어디 있겠느냐』며 고충을 털어놓고 있다.야간에 남는 전기는 더 팔아야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전체적인 사회분위기 때문에 가로등을 꺼야 하느니,야간경기를 금지해야 하느니 등의 비논리적 주장에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반론을 삼가고 있다. 결국 가장 합리적인 방안은 대낮에 쓸 전기를 밤시간대에 쓰도록 사용시간을 바꾸는 일이다.이렇게 돼야 막대한 돈을 들여 세워놓은 발전소를 최대한 활용하게돼 요금도 싸지고 한전의 수익도 올라간다.물론 수요의 평준화는 간단히 이루어질 수도 없고 평준화에도 한계가 있다. 이처럼 자연발생적인 소비행태를 인위적으로 바꾸려면 피크타임과 심야의 요금격차를 대폭 확대하고 냉방용 전력수요를 LNG(액화천연가스)로 바꾸도록 유인책을 마련하는 등의 다양한 제도적 개선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대권 대권 하는데…”/김만오 정치부차장(오늘의 눈)

    88올림픽이 열렸을 때 일본사람들은 한국을 가리켜 『다이헨 스바라시이 구니』(대단히 훌륭한 나라)라고 격찬했었다.세계 최강의 경제대국 일본의 바로 옆에 이처럼 훌륭한 나라가 선의의 경쟁자로서 등장했다는 것이 두렵기조차 하다며 경이의 눈초리를 보냈었다.그러나 그런 눈길은 오래가지 않았다.도쿄 도처에 들어섰던 니스(NIES)상품의 판매장도 반짝했던 경기를 끝으로 속속 문을 닫았다.올림픽을 치른뒤 벌어진 한국사회의 혼란상­과격학생운동·노사분규 한국상품의 질은 떨어지고 아프터서비스가 뒷받침 되지않아 일본의 소비자들이 눈을 돌렸다는 사실을 우리는 듣고 있다. 저명한 경제비평가 하세가와 게이다로(장곡천경태낭)는 이렇게까지 공언했다.『한국은 일본을 80%나 90%쯤은 따라 올지 모른다.그러나 나머지 20∼10%는 쫓아 올수 없는 벽이다.그것은 영원히 극복할 수 없는 질적인 차이일지도 모른다』며 큰소리 쳤다. 우리 사회가 제할 일을 제쳐두고 정치에 너무 민감하며 과열되어 있는 나머지 이같은 결과를 빚었는지 모른다. 엊그제 느닷없이 남부지방을 할퀸 태풍 캐틀린에 이어 제주도에서 때도없는 「바람」이 불고 있다.모두가 『대권·대권』한다. 대권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국민을 다스리겠다는 권위주의적이며 봉건주의적인 이미지가 물씬 풍기는 정치용어이다.국민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하는 사람은 대권욕에 사로잡혀서는 안된다.겸허한 마음으로 국가의 발전과 국민에의 봉사를 위해 때가 오기를 기다려야 한다. 한 나라의 정상에 서려는 사람은 자기가 원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국민으로부터 떠받들어져야 한다.나만이 「대통령감」이라는 인식의 강요도 부질없는 짓이다. 몇몇 정치파벌의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남몰래 담합하거나 밀실에 숨어 흥정을 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그런데도 휴가철까지 겹친 요즘 제주도행 비행기는 만원이다.찾아가고 불려가고 따지려가고 다짐하러 가는 정치인들로 법석이다. 민자당의 한 당직자는 『우리 당의 분위기가 마치 대권경쟁이나 붙은 듯 국민들에게 비치고 있는데 그게 아니다』고 말한다. 우리 속담에 「가죽은 탐나고 범은 무섭다」라는 말이 있다.요즘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정치행태는 이 속담에 비유될만 하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가죽(대권)은 구해야겠고 범(국민여론)은 두렵고…. 「대권·대권」하는 것에 묵묵히 자신의 직분을 다하고 있는 국민들은 진작부터 넌더리를 내고 있는지 모른다. 일부 정치인들의 대권싸움에 국력을 소모시킬 만한 여유가 우리에겐 없다.
  • 7월의 무역적자를 우려한다(사설)

    7월 들어 무역수지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것을 보면 무역수지가 하반기에는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정책당국의 전망이 비현실적 낙관론에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우리경제가 다시 적자시대로 깊이 빠져들고 있다는 불안감을 지울수 없다. 중간집계이긴 하나 이달들어 25일까지 무역적자폭은 2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한다. 무역적자 행진은 올들어 단 1개월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어왔다.그러나 7월의 무역적자에 유달리 관심을 갖는 것은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에는 무역수지가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관계당국이나 연구기관의 전망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첫달부터 큰폭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고 이것이 연말까지 계속 이어지리라는 불길한 징후들이 많기 때문이다.정부의 하반기 무역전망이 아니더라도 상반기중 무역적자가 65억달러였으니까 하반기에는 무역수지가 균형으로 가야 경제운용계획상의 무역적자폭 60억달러를 유지하게 된다.그러나 하반기 첫달부터 계획과 전망이 이같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는 것은 정부의 계획이나 전망이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한것인지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으며 그동안 정부가 국제수지문제에 지나치게 온건하게 대처해왔지 않느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더욱이 최근의 무역적자확대는 내년에는 균형을,그리고 93년부터는 흑자를 예상하고 있는 7차5개년계획상의 국제수지전망을 원초부터 흐려놓을 공산도 크다.물론 올들어 지금까지 수출입의 내용을 보면 물가나 장래의 경쟁력강화를 위해 무역수지가 희생된 점이 없지않다.국내물가안정을 위해 쇠고기를 비롯한 농축산물의 확대,자동화 설비를 위한 기계류수입의 촉진 등이 그것이다.그러나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무역수지의 악화가 정책적 선택에서 보다 구조적인데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3대수출시장인 미국에 대한 무역역조가 계속되고 있고 대일무역적자는 커져가고만 있다.EC시장에 대한 무역적자도 일시적인 것으로만 해석될 수 없다. 또 수출이 늘어날수록 수입이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무역구조와 개방화 국제화에 따른 불필요한 수입증가 행태가 개선되기 보다는 악화될 요소가 더 많다는 것을최근의 무역수지는 보여주고 있다.무역수지나 국제수지의 적자는 한마디로 적자폭 만큼의 과소비를 의미한다.수출을 위한 필요 원자재의 수입증가는 당분간 어쩔 수 없는 장기적인 과제라 치더라도 수입자유화 등에 편승한 과소비적 수입수요만이라도 줄이지 않는다면 올해 무역수지 적자는 예상을 넘어설 수밖에 없다.상반기중 일본에서만 침구류 도자기 등이 2억달러이상 수입되고 소비성상품 수입이 40억달러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능력이상으로 지나친 소비를 하고 있다는 증거다.물가도 안정시켜야 되고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설비의 수입도 필요하다. 그러나 물가안정을 수입수요로만 해결하려 한다면 또다시 만성적 적자시대를 감수해야 한다.물가안정은 소비생활의 건전화,내수의 억제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국제수지 흑자를 이뤄야 하는 이유가 너무 많다.정부의 적극적인 무역수지대책이 요망된다.
  • 외국업체 진출현황과 업계의 대응

    ◎의류/격전대비… 코오롱등 직영매장 설치 박차 의류부문은 유통시장개방전부터 상당량의 수입품이 국내시장을 점유하고 있어 연내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오롱상사 스포츠의류 판매부의 이호걸부장은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때 외국의 유명의류 및 브랜드업체가 국내에 직판장을 설치할 경우 가격과 신용 등 모든 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국내의류업계 종사자들은 심리적으로 매우 긴장된 상태』라고 현재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시장개방후 두드러진 것은 일본의류업계의 움직임이다.한국의 시장개척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의류업체는 의류양판업체인 「아오키 인터내셔널」을 비롯,캐주얼 전문업체 「캐빈」,아동복브랜드 「기무라타」등 10여개 업체에 이르고 있다. 일본업계가 한국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는 한국소비자들의 의류소비행태와 패션사이클·디자인감각·체형 등이 비슷하고 특유의 판매전략을 구사하면 시장형성이 쉬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특히 일본업체들은 이미 지난 80년대부터 합작 및 라이선스제공 등으로 20여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이밖에 패션선진국인 이탈리아·프랑스·홍콩 등 업체의 국내진출도 내년 상반기쯤이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한국봉제산업협회 정황진전무는 『시장개방으로 국내의류산업이 발전되고 종전의 의류수입상들에 의한 독과점횡포도 막을 수 있게 됐지만 외국업체들이 시장점유를 위해 재고상품을 터무니 없는 저가로 넘길 경우 유통질서가 크게 흔들릴 뿐만 아니라 국내유통업자들도 큰 피해를 입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코오롱·제일모직·반도패션 등 국내 대형의류업체들은 장기대응책으로 현재의 위탁판매 방식에서 직영매장 운영이나 국내 유명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오픈매장의 설치를 서두르고 있다. ◎가전/일 라옥스사 서울 강남에 전문매장 추진 유통시장개방조치로 가장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는 국내 가전업계는 요즘 연일 시장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개방조치이후 아직 눈에 띌 정도의 급격한 물량유입은 없지만 용산전자상가및 청계천전자대리점 등지에서일본가전제품이 심상치 않은 비율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가전유통업체인 라옥스사가 이달초부터 서울 송파구에 3백평규모의 단독매장개설을 추진,서울 강남권의 중산층을 상대로 상당한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곧 일본에서 현지연수를 마친 애프터서비스(A/S)요원 2백여명이 국내상륙을 서두르고 있다는등 국내전자업계를 긴장시키는 각종 루머들도 꾸준히 나돌고 있다. 현재 5%내외에 머물고 있는 소니·도시바등 일본업체를 비롯한 외국전자제품의 시장점유율은 6개월이후에는 1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따라 삼성·대우·김성사등 국내가전업체는 영업본부내 전담팀을 구성,지금까지 회사의 정책에 맞추었던 마케팅전략을 고객과 시장의 요구위주로 전환하는 한편 A/S의 질을 향상하기위해 신규인력을 대거 양성중이다. 전자공업진흥회의 김태곤 전산업부장은 『최대 경계대상인 일본가전업계의 경우 한국민의 감정등을 감안,고도의 상술을 통해 단계적으로 잠식하는 방식을 택할 것같다』고 전망하고 『국내업체의 대리점확대및 양판점설치에 따른 각종 제한조치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 ◎잡화/편의점 잇단 개업… 매출 연 1백% 신장 유통시장의 개방은 영세한 도소매업자들에게 벌써부터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종업원 2인이하의 영세사업장이 전체소매상의 90%를 넘고는 도소매평균매장이 일본의 20%수준인 8평에 불과한 영세한 국내도소매유통업계는 미국 일본등 선진국의 파상적인 공세에 속수무책,폐업하는 업체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다. 2평규모의 가게를 운영하는 오상교씨(56·여·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7)는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이 2년전이웃에 들어선 뒤 수입이 50% 줄었다』면서 『앞으로 구멍가게는 사라지게 될것 같다』고 지난 89년부터 일부국내대기업과의 기술제휴로 등장한 외국의 편의점(CVS)으로인한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이에반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44의26에 있는 세븐일레븐(편의점)매장에서 근무하는 오창근씨(26)는 『물품배치 등을 비롯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연1백%정도의 매출액신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서울 종로구 세종로의 로슨즈매장에 근무하는 김철원씨(27)는 『신선하고 다양하다는 점때문에 편의점의 매출이 늘고있다』면서 『도심지보다는 아파트촌등 주택가에서 장사가 더 잘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슈퍼체인협회의 이광종전무는 『유통구조의 개선과 전문인력개발및 점포의 대형화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전국중소상인연쇄점협회의 한 관계자는 『상인들이 공동구매하는등 단결격과 조직력을 갖춰야하고 중소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 비해 차별을 받고있는 현실이 시정되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가격 비싸 수요한정… 대기업서 판매대행 유통시장 개방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동차 메이커의 국내진출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꾸준히 외제차의 국내수요가 늘고는 있으나 외제차들이 아직은 가격이 비싸 수요층이 한정돼 있는데다 전문매장 설치에 상당한 자본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현재 외제차량 수입판매업체는 주로 대기업들이 대행하고 있다. 기아가 세이블,한성이 벤츠·코오롱이 BMW,두산이 사브,한진이 볼보,대우가 캐딜락등을 취급하고 있다.이들 메이커들은 세계의 유수한 업체들로 이들 제휴선을 제치고 독자적으로 국내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위험부담과 고정투자비용이 엄청나다. 현재 국내진출을 노리는 외국업체는 영국의 차량전문딜러사인 인치케이프와 포드사정도로 알려져있다.그러나 포드사가 과연 기아가 전국영업망을 통해 판매해온 세이블의 독자판매를 위해 진출할지는 미지수이다. 한성의 김종욱차장은 『외국메이커의 대리점설치 허가로 인해 외제차의 수입 및 판매가 국내의 대형차 선호경향과 맞물려 증가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특히 국내실정으로 볼때 그랜저수준인 세이블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동화국제부장은 『올해 외국업체의 진출은 눈에 띄지 않을 것이나 금융시장개방으로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외국메이커가 자동차구입할부금리인하등의 유리한 조건으로 판매에 나설 때 기존 수입업체나 국내메이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자동차업계는 그러나언젠가는 밀려올 외제자동차의 판매공세에 대비,국산자동차의 품질향상을 위한 단계적 계획을 세우고 애프터서비스 강화,딜러제 도입추진 등 자동차시장의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 「자자 여인」들의 행진/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나는 창씨 이름이 「가자」였었다.「요시코」라고 불렀다.다행히 창씨를 강요당하기 이전에 태어났으므로 「맑을숙」자가 붙은 전통식 이름이 이미 호적에 올라 있었으므로 해방이 되자 원이름을 찾아서 쓸수 있었다.완고한 조부모가 계셨기때문에 창씨이름을 집안에서는 일체 쓰지 않아서,「요시코」나 「가자」가 스스로의 이름이라는 실감이 정착할 기회도 없었던 셈이다. 지난 주말의 한 TV 코미디프로는 요즈음의 「자자여인들」의 행태를 소재로 삼았다.「큰손 장영자」 「오대양 박순자」 「순자라는 이름이 어디 그 뿐인가…」 「반바지가 당당한 조춘자」…를 줄줄이 한두름에 엮어가며 질펀하게 비꼬았다.누구라도 재미있어하며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자」이름을 가진 많은 다른 여성들은 몇사람의 「자자」들이 벌인 행각때문에 졸지에 망신살이 들어 뒷맛이 씁쓸했을지도 모르겠다. 이름을 자신의 뜻대로 지어서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철이 든다음 자신의 이름에 불만을 느껴 자기뜻대로 바꾸려고 원해 보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힘이 들어서아주 절박한 이유가 있기 전에는 그 결심을 결행하기가 어렵다.들은 소문으로는 1백만원쯤만 들이면 대행해주는 개명상인도 있기는 있다지만 그렇게까지 들여서 절박하게 개명을 실행할 사람이 많지는 못할 것이다. 요즈음은 많이 바뀌었지만 지금의 기성세대가 태어나던 시절만 해도 딸의 이름을 짓는 일에 당시의 「어른」들은 별로 공을 들이지 않았다.공은 커녕 잔뜩 섭섭해하면서,더러는 미워까지하면서 야단치듯 이름을 정하기도 했었다. 「섭섭이」 「서운이」 「고만이」 「말순」 「말숙」 「말례」 「말자」따위로 지어서 딸을 낳은 유감과,딸을 끝내는 기원을 이름속에 내장시키려고 했었다.아들들에게 처럼 족보를 갖다놓고 행열을 따지고 한학이 높은 집안어른께 여쭈어가며 정성스럽게 결정하는 따위의 일을 거의 하지않았다. 또 이름에다 운세의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적 관습때문에 「남성적 작명」이 지닌 운세를 딸에게 내려주면 「계집아이가 팔자만 셀테니까」부덕있고 복이나 많은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부모다운 배려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우리 조부께서는 『딸들한테 행열자 달아주려면 집안간에 겹칠 이름이 많고 마땅한 글자도 모자라니 딸들일랑 낳는대로 맑을숙자나 하나씩 붙여 주자』고 선언을 하시어서,사촌간만으로도 「무슨무슨 숙」이 수두룩하다. 이와 비슷한 연유로 해서 창씨이후 해방전까지 사이에 태어난 우리나라 여성들 중에는 「무슨무슨 자」가 그렇게 많아지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더라도 큰손이나,통큰 일에 동원된 여자이름에는 왜 유난히 「자자 이름」이 즐비한듯 보이는 것인가.이름의 운세와 유관한 것일까 하는 의문도 생긴다. 그러나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지금 「자자」이름을 가진 여성들은 대체로 40대중반 이상에서 50대중반의 세대다.「40대이후」라는 나이는 남성들일 경우 어느 정도 기반을 잡고 크고 작은 자신의 뜻을 펼수있는 「불혹」이고 「지천명」하는 성숙한 나이다. 여성은 어떨까.신체적 성숙과정은 남성과 비슷하다고 봐야 한다.안목·판단력·정력·실행력 같은 것이 충분히 고조된 연령이다.인생의 무상함도 천천히 각성되고 소유결핍,상대적박탈감,여성의 운명이 겪는 부당함 따위도 절실히 깨닫게 되는 나이다.그러면서 그걸 구현하거나 분출시킬 정당한 길은 막혀있는 세대다. 아이들은 다 자라 제갈길로 떠나려 하고 있고 몇십년 구덥처럼 씨름해온 살림은 서글퍼졌고,한창 바쁜시기에 있는 남편들은 「중년이 된 매력없는 마누라」를 덤덤이 방임한다. 넘치는 기운과 능력과 시간,그리고 담력까지 지닌 여성이 세상을 향해 도전을 시도해 볼 시기에 바로 「자자」세대들이 지금 이르러 있다는 뜻이다.따라서 특별히 문제를 크게 일으키지 않은 축에도 잠복기를 보내거나 작은 문제들의 분화구로 상처를 입고 있는 가정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는 「경아」「정아」「진경」「미진」「민지」같은 이름의 세대로 계승되어 갈 것이다. 아직은 중산층에 확실히 진입했다고 볼 수 없는 계층의 부모까지도 『딸도 대학까지 공부시키고 싶다』고 간절하게 소망하고 고졸정도는 벽지의 문맹인 부모들까지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이 한국여성의 현실이다.1천만대나 보급된 TV는 자고 새면 「주부님」들을과녁삼아 「소유욕」과 「소비욕」을 자극하는 메시지를,드라마로 광고로 퍼부어댄다.교육열을 치맛바람으로 연소시키고 그 역할이 끝난 뒤에는 비슷한 강도의 어떤 일을 하지 않으면 병이라도 나게 만든다. 있는 사람들은 먹으러 다니고,쇼핑 다니고,헬스크럽 다니고,이런 저런 놀이도 하고,골프 다니고 하는 일로 화려하게 시간을 죽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층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기도 하고 복수심도 생긴다.더러는 「쩜백짜리 고스톱」의 유혹도 받는다.그런 환경에서 눈앞에 치부의 수단이 아른거리면 자제할 이유가 있을 턱이 없다. 이런 허방다리를 잘 겪어갈 수 있는 장치도,제도도,기회도 우리사회에서는 황무지다.평생교육기회,지역사회학교,자원봉사훈련,직업의 선택의길,박물관·미술관 같은 사회시설들에서 흡수해주는 길이 별로 없고 세련도 되어 있지 않다. 이런 것을 필요로 하는 아내의 호소에 아직도 많은 남편들은 『……살림하는 여자가 집안에서 살림이나 하면 그만이지 복에 겨워서…』그러느냐고 벽창호식으로 윽박지를 뿐이다. 여성들이 이렇게 부정적으로 대담·추악해지고 피폐해지는 일은 이대로 간다면 더 심해지고 더 규모가 커질 것이다.그 넘치는 에너지를 수용해서 건강하게 연소시켜 그 열량을 사회에 유익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길을 본격적으로 모색하지 않는 한 그걸 막기는 어렵다.전체 사회의 지혜로운 연구가 있어야 할 것 같다.
  • 새달 유가 자유화/소비자는 웃고 업계는 울상

    ◎정유사들 불꽃튀는 판촉전/덤핑등 성행… 값 인하 불가피/등유가 ℓ당 20∼15원 하락할듯 말도 많고 잡음도 많던 휘발유와 등유값의 자유화가 마침내 오는 8월부터 실시된다. 10년전인 지난 82년 처음 거론되기 시작했던 유가자유화가 실시되면 과연 휘발유와 등유값은 어떻게 되며 국내 석유유통시장엔 어떤 변화를 몰고 올 것인가. 자유화란 지금까지의 정부 통제가격 체제에서 벗어나 국제 현물시장 가격의 추이에 따라 국내가격이 연동된다는 뜻이다.현물시장의 가격이 변하면 국내 판매가격도 달라지게 된다. 우선 휘발유와 등유부터 자유경쟁에 의한 판매체제에 돌입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따라서 각 정유회사들의 생산여건이나 주유소들의 사정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게 된다. 국내 정유회사들의 경쟁체제와 주유소의 유통구조 및 판매행태로 미뤄볼 때,또 국제 현물시장가격 추이를 감안하면 이들 유종의 가격은 자유화와 동시에 다소 떨어질게 분명하다. 국내 휘발유와 등유값은 국제 현물시장 가격에 비해 약간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등유의 현 국내시장가격은 배럴당 30달러 수준이나 국제가격은 20%쯤 싼 25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휘발유의 경우에는 국제가격보다 1%정도 비싸다. 여기에 정유회사들이 서로 많은 판매망을 확충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어 자유화 초기에는 가격하락이 불가피하다. 자유화가 되면 휘발유는 ℓ당 5∼3원,등유는 ℓ당 20∼15원정도 떨어지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자유화는 이처럼 정유회사들의 판매수익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유회사들은 한결같이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그렇지 않아도 지난 1일부터 시행된 국내 유가인하로 연간 1천억원 정도의 판매수익 감소가 예상되는데다 그동안 국제가격보다 훨씬 싼 벙커C유와 경유판매에서 밑지는 부분을 휘발유와 등유의 판매로 만회해온 정유사들로서는 당연한 반발이다. 소비자와 직접 상대하는 주유소들도 자유화에 반대하는 입장은 마찬가지이다.주유소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판매이윤이 줄어들 게 불을 보듯 뻔할 뿐더러 시장 선점을 위해선 각종 서비스를 강화해야 되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부산등 대도시에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는 주유소 편의점이나 이들의 선물공세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주유소는 일본처럼 매일 달라진 판매가격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옆 주유소보다 쌀때는 더 크게 써놓아야할 것이며 비쌀 때는 당장 가격을 내려야될 게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주유소의 경영행태와 각종 주유시설이 달라져야 된다. 지금은 주유소탱크에서 줄어든 양만을 계산,고시가격을 곱하면 판매액수가 나와 경영자가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었으나 앞으로는 매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사장이 자리를 비우기 어려울 것이다. 주유소의 대행경영체제가 없어지고 가족중심의 새로운 경영방식이 도입되거나 아니면 판매량을 매시간 체크할 수 있는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시설의 설치가 필수적이라는게 주유소업자들의 생각이다. 이처럼 가격인하와 판매방식및 유통구조에 일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유가자유화는 8월초가 아닌 8월말 쯤 실시될 가능성이 높다.
  • 우리는 큰 부자인가/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몰라보게 좋아지고 넓어진 세상에서는 정말 할일도 많고 보고 싶은 것들도 쌓여있다.복잡하고 어려운 세상 살아가다가는 더러 내 나라와 고장을 떠나 세상을 주유하며 갖은 풍물이나 신기한 세상일에 접하는 재미 또한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얼마나 부자인가.아주 꽤 큰 부자인가.막혔던 봇물 터지듯 세상물정찾아 몰려나가고 서방으로 북방으로 달려간다.벌써 여러해 전에 미국의 한 주간지가 「한국인이 달려온다」면서 현기증을 보였는데 이제 세계가는 곳마다 한국인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북방지역 쪽으로는 더하다.사할린스크의 하늘 아래서 만나 눈물을 쏟는 동포들이 있고 중국쪽 백두산에 오르는 길목은 사철없이 한국인 관광객으로 메어진다는 얘기도 들린지 오래다.이십수년전 베트남 전쟁이 한창일때 거기 가보지 못한 사람은 말상대가 안된다고 한적이 있다.이른바 「월남 특수」때 얘기다. 이제 중국쪽인가.급기야 그곳으로부터 우리 여행객들의 혼탁상을 꼬집는 내용의 기사들이 터져나왔다.중국을 여행하는 일부 한국인들의 「졸부행각」을 놓고 그들의 반감이 폭발한 것이다.얼마전에 그곳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격일간 「종합참고지는 그 조선어판에 「무지하고 거만한 한국의 유람객들」이라는 기사를 실었다는 소식이 전해진지는 꽤 오래됐다.연변의 조선족 자치주등에서 벌어지는 우리 여행객들의 천박한 몸가짐과 돈자랑행태를 신랄하게 비난한 것이었다. 그 무렵 북경의 외교 소식통들이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거나 허황된 투자약속등을 남발하는 것이 중앙정부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고 공식 지적했다는 소식도 들려왔다.부끄러운 일이다.참으로 면괴스럽다. 남의 고장에 가면 거기 사람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언동을 살피고 조심하는게 인간사회의 기본예의이다.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했다.우리조상들은 예로부터 유독 이 남과의 관계에서의 예절에 유의하여 이웃나라로부터 존중되어왔다. 찾아온 손님은 후하고 편안하게 모시되 남의 손님이 되면 그집가풍이나 사회관습에 어긋나지 않도록 숨조차 절제하는게 당연했다.백의민족동방예의지국의 미풍양속이었다.그 안존하고 중후한 우리의 옛모습이 사라지고 희미해져감을 이웃나라로부터 지적받고 있는 것이다. 70·80년대 개발후기의 경제적 신장세를 타고 한국인들 해외나들이도 잦아졌다.외국의 다양한 풍속과 이질문화와의 접촉이 많아졌고 갖가지 문화적인 쇼크도 겪었다.그로부터 빚어지는 오해와 갈등도 불가피했을 것이다.그러나 외국현지에서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평균적인 한국인의 모습은 조급하고 무례한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현지 백화점이나 음식점·호텔등에서 벌이는 과소비행태라든지 까닭없이 현지인들을 얕잡아보는 경박함을 보고 한국여행객 모두를 싸잡아 무뢰배로 몰지않았을까 생각하면서도 뭔가 단단히 짚이는게 없는 것이 아니다. 70년대 한시기 일본인들의 「깃발관광」이 한창 줄을 잇던 시절에 세계곳곳에서는 그들의 조잡스럽고 절제안된 행태가 계속 조소의 대상이 된 일이 있었다.기내에서의 소란은 물론이고 가는데마다 제 세상인양 우쭐대는 짓거리에 아무리 달러수입을 거둔다한들 현지주민들의 심기가편할리가 없었을 게다. 세상일 바뀌어 이제는 우리가 그 조악했던 일본 관광객들의 행태를 전해받고 있다면 그것은 안될 일이다.그런데 신화통신은 한국여행객들을 꼬집으면서 일본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주석을 달고 있다.일본인들은 중국을 이해하려하고 점잖고 예의바르다고 했다.사실이 그러한지 아니면 시각이 왜곡됐는지는 몰라도 어떻든 전혀 근거가 없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대륙은 우리에게 반세기에 가깝도록 흡사 금단의 지역이었다.그만큼 중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은 컸다고도 할 수 있다.역사·지리적 관계는 물론 우리 동포가 2백만이상 살고 있으니 한국인들이 구경삼아 찾고 싶고 연줄찾아 가고싶은 땅이다. 무역대표부는 교환설치돼 있으나 아직 수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그런데도 작년 한햇동안 6만명이 왕복교환됐고 91년에는 10만에 이르리라는 예측이다.작년 한해 양국 교역은 38억달러였다. 해외여행이 거의 자유화된 89년부터 국민들의 해외나들이는 부쩍 늘어났다.작년의 경우 1백73만명이나 되는데 이는 자유화 첫해인 89년에 비해 43%나 증가한 것이다.그들이 외국에서 쓴 외화만도 37억달러로서 그해 무역수지적자 47억달러와 비교될 수 있는 엄청난 금액이다. 올들어서 지난 3월이전 출국한 사람도 작년의 같은 기간보다 10%이상 늘어나 벌써 4천2백10만달러의 여행수지적자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여행객들은 점점 인색해지면서 검약·절제된 행동을 보이는데 우리들은 거꾸로 밖에 나가 저들 표현대로 돈을 물쓰듯 하고 「무지하고 거만한 행동」을 예사로 한다면 정말이지 안될 일이다. 당국이 앞으로 중국을 방문하려는 내국인들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리라 한다.지금도 소양교육이라는 명분으로 출국전에 현지소개와 당부가 있다.하나 그것만으로 될 일은 아니다.그보다는 이른바 해외여행문화가 성숙되고 기본적으로는 여행자 개개인의 인격과 소양이 갖춰져야 하는 것이다.
  • 노 총리 국정보고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동북아시아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에 대한 소련의 인식을 반영한 것일 뿐만 아니라 북방외교로 드높아진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세계에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 이번 제주정상회담에서 한소 양국 대통령은 한반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아태지역 협력증진,한소 양국 관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공동노력을 펴나가기로 합의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우리의 유엔가입 문제에 대해 보편성 원칙에 비춰 이해를 표명했으며 북한의 핵사찰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와 견해를 같이했다. 또 양국 관계를 역동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선린협력조약의 체결을 제의했으며 양국 대통령은 이를 외무장관간에 논의토록 했다. 정부는 양국 정상회담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경주해나가겠다. 기초의회선거를 경제적·사회적 부담없이 공명정대하게 치르게 된 것은 우리 헌정사에 빛날 선거혁명으로 평가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공명선거 분위기가 6월로 예정된 시·도 의회선거에도이어지게 해 선거문화의 혁명을 기필코 완수할 것이다. 여야는 물론 누구도 불법·부정을 저지를 때는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 지난 1·4분기의 국내경제는 수출이 10.2%의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산업생산도 10% 이상 증가하는 등 경기 자체는 전반적으로 호전되었지만 소비자물가가 4.9%나 오르고 노사간 임금타결도 저조하며 제조업 경쟁력도 악화되고 있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정책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전세 및 집값 문제도 일일동향 점검을 실시,철저히 대처해나가겠다. 정부는 금년중 총 1조6천억원의 예산을 절감하거나 집행을 유보하고 통화증가율도 17∼19% 수준에서 엄격히 관리하고 정부 및 투자기관의 건설사업중 사회간접시설을 제외한 분야의 공기를 조절,수요팽창으로 인한 물가불안요인도 예방해나가겠다. 전면적 개방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개방의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노력하고 농업도 상품제조산업이라는 인식 아래 육성해나가겠다.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 도모를 위해 주택공급 확대·환경오염 방지·교통난 완화 등 국민생활 환경 개선에 힘쓰고 물관리 행정의 문제점을 보완,전국 주요 상수원의 수질검사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공해유발업체에 대한 상시점검체제를 확립해나가겠다. 환경파괴를 반사회적 범죄로 규정,처벌을 강화하는 특별조치법을 제정하고 환경오염분담금제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교육제도 전반에 걸친 개혁방안을 강구하면서 현재 대학교육체제를 학문 중심의 대학과 직능교육 중심의 특수대학체제로 개편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구조적으로 새롭게 재정비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공직풍토 쇄신과 공직자의 자정노력이라고 생각하고 행정내부의 선례답습적 행태,무사안일과 잔존 부조리를 척결해나갈 것이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교통·건축·소방·위생·환경·조세 등 대민행정의 구조적 부조리의 집중단속과 함께 불합리하고 비현실적인 관련법령 및 제도를 전면 개선해나갈 것이다. 남북통일에 이르는 지름길은 남북한 대화를 진전시켜 합의를 창출하고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상호 이해와 신뢰를 다지는 일이다. 정부는 중단된 남북고위급회담이 재개될 수 있도록 인내와 성의를 다하고 있다. 남북한 유엔가입은 한반도 긴장완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정부는 남북한이 함께 가입하기를 희망하지만 북한이 끝내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가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본다. 정부는 이같은 기본입장 아래 금년중 우리의 유엔가입이 실현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외교노력을 전개해나갈 것이다.
  • 공정거래법 시행 10돌/최수병 공정거래위원장에 듣는다

    ◎“독과점·하도급 비리 뿌리뽑겠다”/경제력 집중 막아 경제효율 제고/창의적 기업활동 최대한 보장/허위·비방광고등 5천여 건 시정조치 1일로 우리나라에서 공정거래법이 시행된 지 10돌을 맞았다. 경제포도청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최수병 위원장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동안 경제력 집중완화와 거래행태를 바로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미흡한 점이 적지 않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되고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제도를 더욱 보완하고 기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공정 과징금 23억원 ­공정거래제 시행 10년의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지난 81년 4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라는 긴 이름의 법을 제정한 것은 소수 재벌그룹에 의한 과도한 경제력 집중을 막고 경제의 각 부문에 걸쳐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미국의 공정거래 역사가 1백년이고 일본이 45년임에 비추어 일천한 실정이지만 하도급 거래공정화에 관한 법률제정,대규모 기업집단에 대한 경제력 집중억제제도의 도입과 함께 공정거래실을 공정거래위원회로 확대개편하는 등 기능을 강화한 결과 흡족하지는 못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독과점 품목의 수입규제완화 및 자유화 등으로 시장구조가 갈수록 개선되고 있으며 대규모 기업집단에 의한 경제력 집중완화조치로 30대 재벌그룹의 출하액 비율이 81년 39.7%에서 89년엔 35.2%로 낮아졌다. 그 동안 허위·비방광고 등 공정거래법 위반혐의로 경고 이상의 시정조치를 내린 것만 해도 무려 5천여 건에 육박하고 있다. 불공정거래행위로 고발한 것이 25건에 이르고 과징금도 23억원이나 부과했다. ○인·허가규제 대폭 완화 ­그럼에도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는 업체들이 있고 경제력 집중현상은 여전한 데… ▲공정거래제는 처벌보다는 공정거래질서확립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위반자에 대해선 예방적 차원에서 시정명령을 내리는 것이다. 불복할 때는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데 이는 공정거래제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력 집중도 많이 완화됐지만 아직도 독과점 시장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만큼 공정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고 앞으로 효과적인 경제력 집중완화정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자율적으로 운용되기 위해서는 각종 인·허가에 대한 정부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많은데 어떻게 시정해 나갈 계획인가. ▲좋은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해 주류·연탄·해운산업 등 10개 산업을 대상으로 신규참여를 허용하고 규제를 완화하여 사업활동의 자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물가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분야는 인허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 나갈 방침이다. ­기업을 혼내 주는 일만 하니까 처신하기가 곤란할 때가 많을 텐데… ▲비방·허위광고 등에 대해 제재조치를 취하다 보면 해당기업으로부터 욕을 먹는 경우가 많다. 백화점 사기세일 사건 때는 처음에 고발하지 않았다고 해서 오해를 받기도 했다.조금이라도 처신을 잘못 했다간 따가운 눈총을 받게 마련이어서 외부인사 등을 만날 때 조심하는 편이다. ○개방관련 법규를 보강 ­앞으로 미국 등으로부터 시장개방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시장의 대외개방과 관련,어떻게 대처해 나갈 계획인지. ▲우리 시장의 대외개방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점이 고려되어야 한다. 하나는 외국기업의 진출에 따른 다국적 기업의 불공정거래행위의 자행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느냐는 것이고,다른 하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쟁력을 어느 정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외국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 외국기업에 의해 자행되기 쉬운 행위에 대한 안내서를 만들어 위법행위를 예방적 차원에서 차단하고 지적소유권 남용행위에 대한 규제 등 시장개방과 관련된 법규를 보강할 방침이다. ○수범업체엔 금융지원 ­앞으로 공정거래제도를 어떻게 운용해 나갈 방침인가. ▲지금까지는 거래관행의 시정에 중점을 두어 왔으나 앞으로는 시장구조의 비경쟁적인 요인을 없애는 한편 불공정한 거래관행도 지속적으로 시정하여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질서가 확립되도록 해 나가겠다. 이를 위해 공정거래제도의 보완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하고 조사와 연구활동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또 대기업의 횡포를 막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업체간 하도급거래에 관한 특별조사기간을 설정,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위반사례 적발에 나서겠다. 이와 함께 표준계약서나 공정경쟁규약 사용을 권장하고 수범업체에 대해서는 세제 및 금융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끝으로 최 위원장은 공정거래제도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이 더 많은 협조를 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소비자들도 합리적인 소비활동과 고발정신으로 공정거래 관행이 정착되도록 적극 뒷받침해 주기를 당부했다.
  • 윤리규범의 공백을 경계한다/홍문신 한국감정원 원장·경박 (서울시론

    ) ◎제2 「페놀오염」 막을 새가치관 확립 시급 아인슈타인 이래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물리학자라는 영국의 스티븐 호킹박사가 작년에 서울에 왔었다. 이 천체물리학자 덕분에 우리같은 비전문가도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의 생성과 신비에 대해 깊은 명상에 잠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호킹박사의 이야기중 특히 나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블랙홀에 관한 내용이다. 지구에서 약 6천5백광년 떨어진 우주 저편의 은하계에 있다는 블랙홀,거대한 중력을 가진 진공상태로 무엇이든지 빨아들여 그곳에서 탈출할 수 없다는 블랙홀,중력에 의해 빛조차 탈출할 수 없고 빛의 진로가 휘게되고 시간과 공간이 단절된 상태라는 블랙홀­. 우주의 신비에 잠겨있는 것은 잠시일뿐 사회과학도인 나의 상상력은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경제사회가 블랙홀의 위험에 빠진다면?」 「우리 경제사회가 블랙홀의 위험에서 벗어나 그 영향을 받지 않고 운행케 되려면?」이라는 생각에 미치게 되었다. 한나라의 경제사회가 블랙홀의 중심부로 끌려가면 갈수록 위험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결국엔 그 위험을 감지할 수 없게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그 위험에서 벗어나는 대책조차 세울 수 없음은 물론 모든 일은 패닉(공황) 상태가 되고만다. 눈을 돌려 세계를 바라보면 블랙홀에 빠져버린 몇몇 나라가 있다. 1930년대 부자를 표현할때 「아르헨티나 사람처럼 부자」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그때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들의 대평원은 오늘날 중동유전에 비견할만한 부의 원천이었다. 2차대전까지만 해도 아르헨티나의 국민소득은 선발국인 캐나다·호주에 비견할만했다. 그러던 나라가 2차 대전후 국민들의 자부심과 사기는 떨어지고 국민소득은 제3세계 수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비슷한 경우로 브라질도 블랙홀에 빠진 나라다. 쌍둥이 적자라는 구조적 숙제를 안고있는 미국경제의 「흐느적거림」도 블랙홀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걸프전쟁이후 미국 경기는 다소 호전될지 모르나 구조적 어려움으로부터의 탈출은 용이한 일이 아니다. 우리 경제사회는 어떠한가. 또 이 시점에서 우리가 블랙홀에 빠진 사례를 보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될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욱일승천하던 우리 경제사회는 지금 대구조전환기의 국면에 이르렀다. 이 전환기에 가장 염려가 되는 것은 경제주체들의 「경제하려는 의욕」(투자의욕,근로의욕 등)의 약화이다. 그러나 보다 더 염려가 되는 것은 우리 경제사회의 기본 룰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의 경제사회를 얽어매고 있던 규칙과 운동법칙이 흔들리고 있다.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과거의 윤리도덕규범은 사라져가고 새로운 규범은 형성되지 못하였다. 지금 우리사회는 윤리도덕규범의 공백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 윤리도덕규범의 공백상태로 말미암아 기업가도 소비자도 근로자도 방황을 하고있다. 구시대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이미 우리경제사회가 용납하지 않게 되었다. 아무리 이윤추구가 지고의 선으로 간주되는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소비자도 근로자도 염두에 두지않고 돈을 버는데만 정신이 팔린 소위 천민자본주의 방식의 기업가는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없게 되었고 더 나아가 살아남을 수 없게 되었다. 이는 근로자나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공동체 속에서의 책임과 의무를 생각하지 않고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제주체들은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과거방식대로 관성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윤리도덕규범의 전환기에 구시대·구질서의 기업행태가 어떤 사회적 귀결을 가져오느냐 하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이다. 공장폐수를 방류하여 낙동강을 독극물로 만들어 그 물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1천만 영남주민을 공포에 싸이게 한 이 사건은 환경오염차원 이상의 문제이다. 대통령도 이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반사회적·반윤리적 범죄행위」라고 규정하였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사회적 교훈은 기업 뿐만 아니라 어떤 경제주체도 과거의 행동방식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윤리의식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면 우리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면 새로운 윤리도덕규범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가. 과거 우리 윤리규범의 전형은 상하관계에관한 것이다. 멀리 조선시대부터 유래된 임금과 신하,주인과 하인,부모와 자식관계와 같은 수직적 윤리관계였다. 산업화가 되면서 이 규범은 새로운 환경에 걸맞는 상하관계에 규범으로 재정립되지 못하였다. 지금 우리가 사는 새로운 시대의 윤리규범은 과거 상하윤리관계의 보완만으로는 불충분하게 되었다. 이보다 더 중심이 되는 것은 인간과 인간간의 횡적관계,사회와 나,기업가와 근로자,기업가와 소비자,대기업과 중소기업,모기업과 계열­하청기업과의 관계 등과 같은 수많은 횡적관계가 문제이다. 한마디로 「더불어 함께 사는」관계에 대한 윤리규범이 중요하게 되었다. 이러한 횡적관계는 오늘날과 같이 복잡한 경제사회가 되기 이전까지는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최근 몇년간의 노사갈등,각계각층의 욕구의 분출이 사회적으로 성숙하게 수렴되지 못한 것은 첫째 새 윤리관,새로운 공동체의식이 학립되지 못한데 있고 둘째 경제주체들이 새로 싹트는 윤리의식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낙동강의 분노」는 남의 탓으로만 돌릴 문제가 아니라 우리자신 스스로에 대한 분노임을 국민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이로부터 「더불어 같이 사는」 윤리와 규범이 만들어지고 실천되어야 한다. 우리가 새로운 기업가윤리·근로자윤리·소비자윤리를 정립하고 실천해야지 그렇지 못한다면 블랙홀에 빠진 남미 몇나라의 전철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한 경제사회가 앞서 말한 블랙홀의 위험을 벗어나는 길은 「판을 깨서는 안된다」는 인식에 근거하여 사회구성원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자기운동법칙을 정립하는데 있다. 이것이 새 윤리관의 확립과 실천의 문제이다. 오늘의 역사를 우리가 만들어내지 않고 그냥 끌려가듯 살아가는 국민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 소보원,국민소비의식 조사

    ◎“국산보다 외제품이 좋아도 구입 안해” 65%/51%가 “다른사람들 과소비 심하다” 비판도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과시적인 소비심리나 외제품에 대한 선호의식이 비교적 낮아 건전한 소비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최근 도서지역을 제외한 전국 14개 시도지역의 20세 이상 65세 미만의 남녀 2천9백83명을 대상으로 2백50개 조사구에서 직접 방문 조사한 「국민소비행태 및 의식구조 조사」 결과 밝혀졌다. 우선 소비의 비교심리 조사에서 「다른사람이 소유한 좋은 옷이나 자가용을 보고 무리를 해서라도 구입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86.8%가 「그렇지 않다」고 답변한 반면,불과 5.8%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5.8%의 뇌동소비 성향은 연령이 높거나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그리고 「국산품보다 품질이 좋더라도 외국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국산품 애용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65.1%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전문·행정·사무직 등 고학력·고소득자 일수록 높았다.이밖에 응답자의 51.1%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득수준에 비해 과다한 소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을 성별로 볼때 여자보다는 남자가,학력별로는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우리사회에 팽배한 과소비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소비의 비교심리 분석결과,35.6%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입고 있는 옷이나 소유하고 있는 물건에 의해 그 사람의 지위를 판단한다」고 답변,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상대적 빈곤감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형편에 맞지않는 과소비행태에 젖어 있음을 보여줬다. 소비행태 조사결과,소비물품 구입에 따른 주된 의사결정자는 주부(생활용품 51.5%,식품 45.6%,의류 39.6%)였으며 이들 상품의 구매정보원은 소비자 자신의 경험에 의존하고 있었다. 그러나 약품구입에 있어서는 약사의 권유가 5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전문품목의 경우 전문가에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 국민들이 상품을 주로 구입하는 장소로는 식품의 경우 동네의 슈퍼(28.9%)·일반시장(28.4%)이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의류의 경우 일반시장(40.4%)·백화점(15.4%),생활용품은 동네슈퍼(42.7%)·농협연쇄점(12.5%)·할인코너(9.8%) 순이었다. 구매장소를 선택하는 이유는 가까운 거리,싼가격,단골,다양한 구색,상품의 질 등이 영향을 미쳤다. 소비자의 만족수준에 있어 식품의 경우 불만족 소비자의 46.3%가 그냥 지나쳤으나 41.6%는 불만족한 특정상표나 상점이용의 기피,또는 가족친지·이웃 등에 구전하는 소극적 행동을 보였다. 다만 12.1%만이 판매자·제조업자·소비자단체·행정관청 등을 통해 불만이나 피해를 해결하는 적극적 행동을 보였을 뿐이다. 소비자의식이란 소비자·기업·정부간의 유기적 관계에서 형성된 소비자들의 특정가치 및 행동양식에 대한 태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조사결과,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성향은 대체로 건전한 것으로 종합 평가되었다.
  • 외언내언

    녹용 세계소비량의 70%를 한국인이 먹고 있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상구 박사의 새로운 출발」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육식론 대 채식론의 건강논쟁을 불러 일으켰을때 그 어느쪽이든 건강식품이라는게 원래 있을 수 없다,조금쯤 그것도 부분적으로 보조를 해줄 수는 있다는 정론이 대두되고,그러고 보면 우리는 너무 건강식품을 맹신하고 있다는 자성론까지 나오면서 제시됐던 자료이다. ◆그때만해도 녹용 70%를 우리가 먹을까 의아했지만 이제 그 주장이 그럴듯해 보이는 자료가 첨가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엊그제 내놓은 국민의 보건의식행태 조사결과를 보면 20%가 인삼을,14%가 한약이나 녹용을 먹고 있다. 특히 연령별로 40대 이상 남자의 82%가 이런 건강식품 영양제에 몰두해 있다는게 인상적이다. ◆이 그룹은 24%가 꿀과 로열젤리를,7%가 흑염소 개소주를,6%가 영지버섯을 먹고 있다. 흑염소는 또 세계 소비량의 몇%나 될는지 궁금하다. 이렇게 되니까 자연별 희한한 사기꾼들의 「기적의 영약」들고 등장하게 마련이다. 가장 우수작은 아마도 「개암죽염」이었을 것이다. 소금·대나무·황토·송진을 10대 1대 0.1대 0.1 비율로 섞은 뒤 「1천2백34년전 진표율사가 게시한 비법으로 개암사주지 효산스님이 만든 영약으로」선전하여 1억5천만원어치나 팔았던 사건이다. ◆이번조사의 결론은 평범하면서도 정곡을 찌르고 있다. 영양제 보다는 적당한 운동이 낫지 않은가,그런 질문을 하고 있다. 하기는 24%가 마음을 편히 먹으며 잘자고 있고,10%는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건강유지를 해가고 있다. 그러나 운동을 통해 건강에 접근하려는 생각은 6% 뿐이다. 적당한 운동을 또 모두 하러 나선대도 문제는 있다. 4천만이 어느 공간에서 어떤 공기를 마시며 건강운동을 할 수 있을까. 이래저래 아마도 당분간은 더 기적의 건강 영양제들이 목돈벌이를 할 것 같다.
  • “새해엔 새정치를…” 각계 인사들의 당부

    ◎“통일비전 제시·국민신뢰 회복에 전력” 새해에는 30여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원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의 활성화·민주화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정치는 국민의식의 향상,경제의 성장에 걸맞는 발전을 이룩하지 못하고 극단주의와 흑백논리,지역감정,당리당략 우선주의 등이 판을 치는 구태의연한 후진성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새해를 맞아 오늘날 우리 정치의 실상을 짚어보고 민주화시대 지방화시대에 어울리는 정치 민주화·선진화의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각계 원로들의 제언을 통해 알아본다. ◎정계/북방정책 지속추진,한반도 냉전 종식을 신미년 새해에 우리는 적어도 다음 세가지 과제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다. 지난해 연말 노태우대통령의 방소와 올 봄으로 예상되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이 상징하는 북방정책의 결과가 남북한 고위급회담으로 연결되어 한반도에서의 냉전 종식이라는 구체적 내용의 선언이 되도록 해야한다. 둘째는 지방자치제 선거의 공정한 실시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자제선거는 이 땅에 민주주의가 확고히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인데 이 선거의 공정여부는 장차 14대 총선 및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지자제선거가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지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셋째는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각 산업분야에서 심각한 위기징후에 직면해 있는데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는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인플레와 과소비 진정이 절실하다.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혀야만 민생치안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인바 올해는 안정의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가지 과제는 기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각 운영주체들이 확고한 역사의식을 가질때 비로소 실현가능해질 것이다. 우선 방북정책의 경우 현 집권층이 이를 정권안보적 차원에서 활용하려들면 과속에 따른 위험부담을 안게 될 것이며 지자제선거의 경우 다시 타락·부패선거가 된다면 민주주의는 더욱 천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경제의 안정이나 민생의 안정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90년대 10년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할 때 지난 1년간 정치인들이 보여준 작태는 정말 낯 뜨거운 모습이었다. 올해 그들이 대오각성해야만 당면과제도 풀려 갈수 있다. 새 정치문화의 창출은 바로 현실적 과제에 대응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할 수도 있다. 고흥문 ◎경제계/국제경쟁력 높이게 투자의욕 북돋워야 우리 국민의 최대 희망은 통일이다. 이를 위한 가장 무거운 책무는 정치권에 있다고 본다. 올해의 우리 정치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21세기를 향한 희망찬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사소한 다툼에서 벗어나 국가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성숙한 정치를 보고싶다. 그러기 위해선 흔들리고 있는 정치권의 신뢰회복이 급선무일 것이다. 다가오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이를 보여줘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혼란이 가중되던 지난날의 선거행태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권의 신뢰회복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지역감정과계층별 위화감도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가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새해에는 정치인들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작은 욕심을 버리고 보다 큰 마음으로 정치를 펴야한다. 대화와 타협,그리고 화합의 정치를 펴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경제인의 한사람으로서 다가올 시장자유화와 개방화에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는 정치권이 앞장서 정치·사회 안정을 이룩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업들이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정치·사회의 안정보다 긴요한게 없다. 정치인 모두가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역사앞에 겸허한 마음을 가질때 정치 선진화는 가능하며 경제도 함께 도약하게 될 것이다. 박성용 ◎학계/파당 정치서 탈피… 민주주의 정착 시켜야 최근 여러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여당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나 지지율이 현저하게 떨어져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의 정당정치가 아직 파당정치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개탄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정당과 파당,공당과 사당을 식별하는 기준은 그 세력이 공익을 추구하느냐 정파의 이익을 추구하느냐에 있다. 한국정당이 후자의 경우라고 인정되는 한 기성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야당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떨어지기를 바라고 또 노력한다. 그러나 여당의 위신이 떨어져도 야당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6공에 와서 야당의 위세가 높아졌기 때문에 정치불안·경제쇠퇴·사회혼란의 추세를 놓고 야당이 무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같은 배에 타고 있으므로 자신이 살아 남으려면 먼저 상대방도 살리는 슬기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여야가 공멸함을 깨달아야 한다. 민주화의 시대에 와서 정치불안과 경제쇠퇴·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래서 여야가 서로 경쟁하는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망을 악화 또는 상실케 한다면 오늘의 정당들은 이 나라의 민주정치를 망쳐놓은 반역자들로 지목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망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독재세력만이 아니다. 과잉민주주의나 성급한 시도 역시 민주주의의 정착화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91년에는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다. 앞으로 몇년동안 지방자치가 건실하게 성장하기 보다는 역기능을 더 보여줄때 지방자치를 일찌감치 죽이는 꼴이된다. 50년대초 지방자치의 실패가 그 실현을 4반세기 이상 지연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아직도 그 경험에서 배운바가 없는 것 같아서 염려가 된다. 한승조 ◎문화계/「문화주의 팻말」 달고 공동체의식 확대를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당면해있는,그리고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는 약간 수사적으로 표현하자면 「산더미」 같다고 해도 좋을듯 하다. 그러나 많다는 것이 곧바로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풀어나가는 순서나 그 순서를 정하는데 있어서의 선후를 어떻게 가려 나가느냐에 크게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역시 가치의 기준이 문제가 될 것이고 민주주의라는 기본바탕 위에서 우리가 복원해야 할것,아니면 창출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숙고를 거듭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을 보다 값진 것으로 해주는 일,우리는 오랫동안 그 의미를 물질적 계량적 표피적인 것에 일방적으로 무게를 싣고오지 않았던가. 그럼으로해서 상실해버린 여러가지 것들,새로 생겨난 엉뚱한 짓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전통적 가치체계는 붕괴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은 희석되어버리고 공동체로서의 사회통합 기능은 상실된 채 거기 대응할 진정한 문화의식은 싹트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뜻에서 나는 지금 우리사회가 빠져버린 혼란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그리고 보다 살만한 값어치가 있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정치 선진화의 이정표 어딘가에 문화주의의 팻말을 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석기 ◎종교계/사리사욕 버리고 도덕·도의정치 펼칠 때 목사라는 직업은 대중매체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그만큼 대중을 많이 상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인들에 대한 대중의 여론 혹은 평가는 이렇다. 지난번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이후 여야 정치인들의 정치적 협상을 보고 정치인들의 도박판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자제협상·국정감사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욕심부리자면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당리당략에 급급하여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으고 정권을 오래 유지하느냐에만 줄다리기 하는데,대학 초년생들까지 그들의 흑심을 빤히 들여다 보기 때문에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선포를 한후,대형 범죄사건과 법관들의 타락상을 보면 범죄자들이 정부와 지도자들에 대해 전쟁포고를 한 느낌이다. 마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지 않겠느냐?」고 비웃는 것 같다.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21세기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9월 성인남녀 1천5백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1세기를 향한 국민의식성향 조사연구에서 민주화 저해요인으로 41%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지적했고,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정치인·대기업가,즉 지도층이라고 지적한 사람이 70%나 되는 것은 한국정치 근대화를 위한 제언을 정치문외한도 간단명료하게 제시할 수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 첫째는 도덕정치요,둘째는 도의정치요,셋째가 그에 따른 한국인의 의식구조 개혁이라 하겠다. 이 제언은 이·박·전 정권때도 강단에서 늘 외쳐왔던 말이다. 정치구조나 환경이 변해봤자 지도자들,즉 정치인들이 변하지 않고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지정학인 환경탓하고 주어진 정치적 조건 탓하지만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이 환경이나 정치적 조건이 나빴는가. 오히려 완벽한 낙원이었다. 그런데 아담의 심보가 명예심과 탐욕 때문이라는 죄로 타락하고만 것이다. 마음의 문제이다. 그래서 이상적인 국가를 제창했던 아리스토텔레스도 국가란 무엇이며,시민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이며,누가 그것을 누려야 하는가라는 정의를 내려는 데서부터 시작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리사욕에 급급해서 판돈을 뜯으려고 싸움하는 「꾼」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영향을 생각하는 인기보다 존경받는 정치라야 정치·교육·경제·문화 각 분야의 근대화가 이루어진다. 윤남중
  • 「범죄와의 전쟁」 이기는 길을 찾는다(질서있는 사회로:19)

    ◎사치품 수입 연 60억불… 「외제상가」가 과소비 부채질/해외레저 즐기는 졸부 전국에 40만/월급만원 오르면 외식등에 8천원 지출/블라우스 한벌 4백50만원 짜리도 강남구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속칭 「로데오 거리」. 대리석으로 잘 단장된 호화빌딩들이 길 양편에 늘어서 있다. 진열장마다 세계 각국의 유명 상표가 붙은 의류·핸드백·구두·시계류 등 값비싼 수입상품들이 홍수를 이뤄 외국의 어느 거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비쌀수록 잘 팔려 이 일대의 수입품 매장에서 판매되는 수입 의류나 핸드백·넥타이·구두 등은 모두 가격표시가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실제로 판매되는 가격은 서민들의 상상을 초월한다. 여성의류의 경우 니나리치 원피스가 1백40만∼1백80만원 정도이고 1벌에 4백50만원이나 되는 블라우스도 있다. 악어피 핸드백 70만원에서 1백만원에 거래되며 30만원 내지 50만원짜리 가죽구두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강남구 신사동 R호텔의 사우나는 국내 최고급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철저하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입장료가 8천8백원이다. 목욕도중 5천원짜리 차를 한잔 마시고 목욕후 1만2천∼1만5천원짜리 식사를 하고 나서 안마서비스를 받은후 사우나를 나올 경우 1인당 5만원의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말은 말할 것도 없고 평일에도 점심시간대부터 손님들이 밀려들기 시작해 저녁 퇴근 무렵에는 운동장처럼 넓은 탕안이 손님들로 가득찬다. 평일 대낮부터 붐비기는 서울 주변의 20여개 골프장들도 마찬가지다. 점심무렵부터 클럽하우스에 모여들기 시작하는 골프 애호가들중에는 50∼60대의 노년층이 주류를 이루지만 30∼40대의 젊은층과 여성 애호가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골프장 상습출입자들 가운데는 수억원대의 내기골프를 즐기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알래스카서 낚시 소득이 늘어나고 해외여행이 자유화되면서 해외관광의 행태도 고급화·사치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 순례의 단계를 넘어 최근에는 낚시 골프 스키 윈드서핑 수렵 등 고급 취미활동과 사교를 곁들인 사치성 레저관광이 각광을 받고있다.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급속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호화사치성 레저관광의 유형을 보면 알래스카에서 연어낚시와 흑곰사냥을 즐기거나 스위스 스키여행,하와이·필리핀·태국 등지의 골프투어,괌·사이판 등지의 윈드서핑여행 등이 있다. 이같은 사치와 향락은 대부분의 서민들과는 무관한 일부계층의 극단적인 과소비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부동산투기와 증권투자로 땀흘리지 않고 떼돈을 긁어모은 불로소득계층에 속하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이다. 현재 이같은 불로소득자가 전국적으로 40만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의 극단적이고 퇴폐적인 과소비행태는 사회전체에 위화감을 조성할뿐 아니라 전국민적인 과소비풍조를 만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6년에서 89년까지 3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해외여행자수는 45만5천명에서 1백21만3천명으로 2.7배 늘어났다. 각종 소비재의 수입규모는 86년에 30억5천9백만달러에서 60억8천1백만달러로 2배가 증가했으며 승용차 보유대수는 66만4천대에서 1백55만9천대로 2.3배 증가했다. 이제는 전세집에 살더라도 자가용은 굴려야 한다는 인식이 근로자들 사이에 보편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봉급생활자인 중산층의 가계지출 가운데 오락비나 외식비 등의 소비성 지출이 최근들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과소비풍조가 일부계층에 국한하지 않고 모든 계층으로 확산돼 가고 있음을 말해준다.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한 통계자료는 도시 근로자들의 과소비풍조를 엿볼수 있게 한다. 지난 87년 전국의 도시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월급이 1만원 오를 경우 6천6백원을 소비하고 3천4백원을 저축했다. 그러나 올 1.4분기(1∼3월)에 도시근로자들은 월급이 1만원 오르면 1천9백60원만 저축하고 8천40원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용어를 빌려 설명하면 도시근로자들의 한계 저축성향이 3년전 34%에서 올해에는 19.6%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돈이 생기면 아끼고 쪼개서 저축을 늘려가는 것보다는 우선 쓰고 보자는 풍조가 전국민적으로 확산돼 가고 있는 것이다. ○저축률 급격 하락 이같은 과소비풍조의 전국민적 확산을 배경으로 외제 승용차와 컬러TV·세탁기·가스레인지·오디오제품 등 외제 가전제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외제 승용차 판매는 페르시아만사태 등에 따른 국산 중·대형 승용차의 신규수요 감소추세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에서 팔린 외제 승용차는 모두 2천30대로 지난해 전체 판매실적 1천4백10대를 이미 6백20대나 앞지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판매실적 7백22대에 비해 세배에 가까운 실적이다. 수입 차종별로도 1대에 1억∼1억5천만원인 벤츠·BMW 등 최고급 차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고 세이블·캐딜락·볼보·아우디·사브 등 고급 차종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월까지의 외제 가전제품 수입실적을 보면 세탁기가 8백94만6천달러 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실적의 4.7배,컬러TV가 2천47만6천달러 어치로 2배,가스레인지가 6백90만6천달러 어치로 2배,비디오게임기가 8백98만6천달러 어치로 7.5배나 증가하고 있다.
  • 치과의사들의 현명한 선택(사설)

    치과의사들의 「승용차자제운동」은 매우 대견하고 바람직스러운 운동이다. 매월 2일을 「자가용 안 타는 날」로 정하여 전국의 9천5백여 회원들이 지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전국에서 몇천 대 정도의 차가 한 달에 하루쯤 운행 안 된다고 해서 수백만 대가 벌이는 교통전쟁에서 얼마나 실효를 거둘까 하는 회의도 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의지의 문제다. 치과의사라고 하는 사회의 한 지도계층이,교통난이라는 사회문제의 해결을 위해 스스로의 불편을 무릅쓰고 비록 한 달에 하루나마라도 감수하겠다고 생각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같은 결정에 전국의 회원들이 동의하고 합의해서 실천을 결의했다는 사실이 매우 의미가 있는 것이다. 치과의사들은 여러 가지 뜻에서 사회를 앞서서 이끄는 영향력있는 지도층이다. 경제적으로 보나 지식층이라는 뜻으로 보나 최상의 사회적 지위를 지니고 있는 능력있는 계층이고 많은 환자를 상대로 시술을 하고 있으므로 그 행동과 생각에 동조하거나 따르고 싶어하는 상대도 많이 지니고 있다. 이런 집단이 모범을 보이면 그걸 따르는 사람이 저절로 생긴다. 비교적 혜택받은 유복한 계층이면서도 각가지 이기적인 행태로 사회 부조리에 편승하거나,오히려 부패를 주도하는 것 같은 오해를 받아오는 것이 의사계층이기도 하다. 그런 전문직의 모임이 사회를 치유하고 개혁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앞장을 선다는 것은 그 자체가 평가받을 만한 일이다. 게다가 사회운동이라면 으레 관이 주도하거나 간접으로 지원하는 것이 보통이어서 싫으면서도 따라가는 체하는 생리에 순치되어온 것이 우리의 습성이다. 그런 영향으로 정작 필요한 사회운동조차도 결실을 맺기가 어려운 체질이 되어온 것이 우리의 약점이기도 하다. 그런 뜻에서도 우리는 치과의사들의 자가용 승차 자제운동을 높이 평가한다. 치과의사들 스스로가 사회를 개선하기 위한 운동을 자율적으로 발상하여 실천에 옮긴다면 비슷한 수준의 단체들에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의사·변호사·주부·상인 등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가 작고 큰 모임에 속해 있다. 그 세포들이 모두가 이 치과의사들처럼 각성해간다면 한달 내내 승용차를 자제하는 집단이 한두 개씩 있게 마련일 것이고,그것만으로 커다란 공헌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한 달에 하루라도 정례로 자제를 하다보면 평소의 생활을 통해서도 덜 필요하거나 덜 급한 일에는 차타기를 삼가는 체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실천은 또한 이웃에 번질 수도 있다. 작은 씨앗이 땅에 묻혀 큰 나무의 싹을 키우게 되는 일과 같다. 치과의사들의 작아 보이는 실천운동이 절대로 작지 않은 씨앗일 수 있음을 알고 있으므로 우리는 기대를 보낸다. 쓰레기를 안 만들기 위해 슈퍼에서 비닐봉투를 안받아오는운동을 주부가 한다면,퇴폐향략업소 안 드나들기를 가장들이 한다면,거리질서운동을 상인들이 솔선해서 한다면,소비재수입자제하기운동을 기업이 한다면,이 모든 운동을 각계각층이 솔선해서 한다면 우리 앞에 아무 어려움도 없어진다. 지금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도 거기에 있다. 스스로 생각하여 사회개조운동을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치과의사들의 자가용 자제운동이 그런 것을 위한 작지만 큰 의미의 기폭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한·미 통상마찰 조기수습 방침”/이 부총리

    ◎내년초 방미… 한국입장 미에 전달/미서 수입규제 오해 안하도록/「근검절약 운동」 형평있게 추진 정부는 과소비억제운동으로 야기되고 있는 한미간의 통상마찰을 조기에 수습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이를 위해 모든 국내외 상품에 대해 내외국 동등대우 원칙을 철저히 지켜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가수입품 소비자에 대한 세무조사등 미국으로부터 차별적인 수입규제라는 오해를 부를 가능성이 있는 행정조치는 가급적 절제할 방침이다. 이승윤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은 23일 『근검절약운동이 불필요한 수입을 자제하자는 측면도 없지 않으나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의한 수입품 구매까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하고 『이 운동은 국내외 상품에 차별없이 추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근검절약(과소비억제)운동이 수입규제라는 미국측의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면서 본래의 취지대로 추진하기 위해 내외국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차별을 배제하고 정상적인 수입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행정조치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하고 『호화·낭비·사치적인 소비행태를 합리적인 소비로 유도하자는 운동이므로 상품품질과 가격을 고려한 합리적인 소비행위가 단순히 수입품이라는 이유로 배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의 최대수출시장인 미국과의 통상관계가 악화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하고 『과소비억제 문제를 포함,양국간의 통상현안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미국측에 설명하고 통상마찰을 조기에 해소키 위해 사정이 허락하면 정기국회 후 연말 또는 내년초 방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특히 과소비억제와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대응방향 등을 둘러싸고 한미통상관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의 대외경제정책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고 각 부문에서의 통상마찰이 확대돼 향후 우리 경제의 운용에 커다란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데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 부총리는 향후 통상정책방향에 대해 『경제의 자유화·국제화라는 대외경제정책방향은 변함이 있을 수 없으며 대내외적 필요성에 비추어 차질이 없도록 추진될 것』이라면서 『수입에 대한 불필요한 부정적 인식이나 배타적 자세는 국내업계의 경쟁유인을 약화시키며 소비자의 선택기회를 축소시키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유가 인상폭 낮아질듯/이 동자/원유가 상승분 반영 내주중 결정

    ◎시기는 월말·새달초 예상 정부는 국내 석유류 가격의 연내 인상문제와 관련,내주중 관계부처 협의를 갖고 인상시기·인상폭 등을 최종결정키로 했다. 이희일 동력자원부 장관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9∼12월중 국내원유 평균도입단가가 배럴당 25달러를 넘어설 것이 확실해진만큼 다음주중으로 관계부처와 회의를 갖고 연내 인상에 관한 정부의 입장을 최종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실무진들에게 가능한 한 이른 시일내에 11월 평균도입단가와 12월 및 91년도 유가전망을 파악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해 이미 연내 인상작업이 진행중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국내 석유류 제품의 인상은 빠르면 이달말,늦어도 12월초에는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그러나 『국내 기름값 인상에는 산업구조 조정문제,에너지 소비행태,물가 등 외부요인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페르시아만사태가 다소 진정되거나 물가가 크게 불안할 경우 협의과정에서 유가인상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만약 인상할 경우 국제원유가 상승폭은 국내유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면서 유가완충용 자금을 활용,인상요인을 다소 흡수하는 방안이 소망스럽다고 말해 인상폭은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9월에 이어 10월중 원유를 비롯,등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입에 따른 정유사 손실분 2천5백10억원을 석유사업기금에서 보전해주기로 했다. 20일 동력자원부에 따르면 이는 페르시아만사태 이후 국제원유가 급등에 따른 국내유가 인상요인을 석유사업기금으로 흡수한 데 따른 것으로 10월중 원유도입가가 배럴당 26.78달러,환율이 달러당 7백17원48전으로 원유보전단가가 배럴당 9달러75센트로 나타나 10월중 통관물량 원유 2천1백60만배럴,제품 6백60만배럴에 대해 2천5백10억원을 지급키로 했다. 이에 따라 10월까지 석유사업기금 보전액은 9월14일 이전 국내에 들여온 원유 중 기준가격 상회분을 상계처리한 9백20억원과 9월15일부터 30일까지 도입분에 대해 이미 지급한 7백49억원을 포함,모두 4천1백79억원에 이르고 있다. 동자부는 현재와 같은 유가추세가 지속되고 올해 국내유가를 조성치 않는 것으로 추정할 때 11·12월 중 석유사업기금 보전액은 약5천억원에 달해 금년중 석유사업기금 보전규모가 9천억원 내외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 과소비 추방 앞장/새질서 실천 결의대회

    대한상의ㆍ전경련ㆍ무역협회ㆍ중소기협중앙회 등 경제4단체를 비롯,무역대리점협회ㆍ백화점협회 등 6개 단체는 15일 상의회관에서 「새질서ㆍ새생활실천결의대회」를 열고 과소비추방과 근로의욕고취에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 김상하 상의회장(기업체 건전생활운동추진위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최근 우리사회에는 불건전한 소비행태가 만연하고 근로자세가 해이해져 물가불안 및 국제수지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기업인들과 근로자들이 건전한 근로정신을 되살려 열심히 일한다면 우리경제가 직면한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제조업이 신바람나야 한다/안충영 중앙대교수ㆍ경제학(서울시론)

    ◎서비스업 비대는 “경제조로”의 신호 스무살이 갓 넘어선 청년의 얼굴 곳곳에 주름살이 괴고 신체에 탄력이 없이 굳어 보이면 조로현상이 있다는 표현을 쓴다. 지금 우리경제는 1인당 국민소득 5천달러 수준의 젊은 나이에 비교하여 벌써 늙어 버리는 조짐이 도처에 일어나고 있다. 작년과 올해를 고비로 우리경제는 신체의 탄력을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강을 회복하기 위한 활력의 재충전도 게을리 하고 있다. ○자금흐름의 왜곡 심화 우선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88년의 32.5%에서 89년에는 31.3%로 낮아지고 올해에는 더욱 낮아지고 있다. 이른바 제조업의 공동화 현상은 경제의 대들보를 휘청거리게 하고 있다. 인력과 자금이 제조업을 떠나서 소비형 서비스 업종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으니 수출주문이 있어도 적기에 맞추지도 못해 손님을 잃어가고 있다. 올 1ㆍ4분기 취업자수는 전년동기에 비교해서 2.5%포인트나 감소한 반면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취업자수는 각각 6.8%와 18.7%로 증가하였다. 지금 금형ㆍ주물ㆍ열 및 표면처리등의 부품생산 현장은 기능인력을 못구해 전자업계까지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주고 있으며 이는 결국 수출에까지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관광ㆍ레저ㆍ유흥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고급화되고 번창하고 있다. 힘드는 생산현장을 떠난 근로인력이 소비형 서비스 산업으로 이동됨으로써 이제 우리의 전통적 근로관에도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편 자금의 흐름도 경제의 건강을 회복하기는 커녕 노쇠화의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민간여신중 제조업에 대한 비중은 86년의 50%에서 90년 4월말에는 40.4%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동안 건설 및 서비스업에 대한 대출은 44.8%에서 48.5%로 높아졌다. 제조업의 수익률이 낮고 수면아래 잠복하고 있는 노사분규의 위험성은 기업가들로 하여금 제조업에 대한 확장이나 합리화 투자보다는 사업의 축소나 안전위주로 몸을 도사리게 만들고 마침내 「아직도 제조업을 하십니까」라는 시중의 유행어를 낳게 하고 있다. ○나라 망치는 과소비병 1인당 소득 5천달러에서 일고 있는 우리의 소비행동은 1인당 소득 2만달러 이상의 선진국형 소비행태에 못지않게 곳곳에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파리에서 목격한 승용차는 대부분 우리나라의 최소형 승용차보다 더 작은 것이었다. 우리는 어느 틈엔가 중형차 이상으로 승용차가 바뀌고 1가구당 두대 이상 보유가 늘어나서 대도시 길거리는 온통 주차장으로 바뀌고 있다. 옴짝달싹 못하는 정지된 자동차속에서 우리는 고가의 기름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수출품을 빨리 실어 날라야할 화물차들이 도로상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꼴이다. 해외여행은 이제 저소득계층에로 불이 붙고 동남아 곳곳에서 싹쓸이 쇼핑에 여념이 없는 한국관광객을 잡으려는 경쟁이 치열하게 일어나고 있다. 과소비와 함께 씀씀이가 헤퍼지면서 국내 저축률이 최근 크게 떨어지고 있다. 체너리와 쉬르킨 같은 경제학자들은 1인당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오늘날 선진국들이 걸어온 발자취를 산업구조 변화의 측면에서 분석한후 하나의 경험적 법칙을 도출하였다. 1인당 소득수준이 1천달러에서 2만달러에 이르는 동안 모든 경제의 선도산업들은 농업중심의 전통사회에서 노동집약 경공업→자본집약 중화학→기술ㆍ지식ㆍ정보집약의 첨단산업→제조업 연계형 서비스산업으로 발전해 갔다. 일본의 경우 1970∼85년동안 제조업의 비중은 GNP 35.8%에서 30.2%의 비율을 유지하면서 제조업의 기술심화를 바탕으로 오늘날 세계 최대의 흑자국 위상을 만들었다.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1인당 소득수준이 일본의 5분의 1에 불과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은 일본보다 월등히 높아야 됨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본수준과 비슷하게 된다는 것은 우리경제가 성장의 정상궤도로부터 크게 탈선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 주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으로부터 생산된 제품이 있기에 수송ㆍ통신ㆍ금융ㆍ보험ㆍ광고ㆍ음식 숙박업 등의 서비스산업이 파생되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1인당 소득이 이제 3만달러대로 육박하고 있지만 아직도 제조업은 부동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값싸게 부단히 국제시장에 내어놓고 있다. 우리의 제조업이 위축되니 수출이 제대로 될리가 없다. 10월중 무역적자는 81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하여 8억6천만달러를 나타냈으며 올해 전체 무역적자는 5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우리는 이제 86년부터 반짝하면서 벌어 놓았던 무역흑자를 탕진했다. 외채가 올해 10억달러나 다시 늘어나기 시작하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로 고유가가 촉발하는 고물가는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조업의 공동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인플레 경제체제 아래서 부동산이 최대의 고수익 투자대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자금의 물꼬는 계속 제조업을 외면하게 될 것이 뻔하다. ○근로자를 우대해야만… 국제시장에서 챔피언 상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기업가들의 사업의욕을 북돋워주는 정책을 이제 과감히 펴야 한다. 이 시대의 참된 애국자는 새로운 제품으로 국제경쟁에서 승리하여 외화를 벌어 오는 사람이다. 경제정책의 모든 초점은 제조업 부활로 모아져야 한다. 수출의 돌파구도 바로 제조업의 성장에서 가능하다. 자금의 물꼬가 제조업으로 가도록 모든 시책을 강구하고 제조업의 현장에서 일하는 기능 근로자들을 우대해야 된다. 제조업의 현장이 신바람나게 돌아가도록 각종유인정책과 함께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내는데 정치권이 하루빨리 앞장서야 한다. 우리경제의 나이에 걸맞지 않게 늙어가고 있는 경제를 이제 실기하지 말고 빨리 정상으로 복원하여야 한다. 경제의 조로화처럼 한나라의 운명을 퇴락의 길로 빠뜨리는 무서운 질병은 없다.
  • 절약운동은 도덕운동이다/미 상의가 참견할 일이 아니다(사설)

    주한 미 상의가 우리 정부에 고가 사치품 수입규제를 해제하고 과소비자제운동을 중단해달라고 정식으로 요구해왔다는 소식은 우리를 불쾌하고 섭섭하게 한다. 통상압력의 차원을 넘어서는 내정간섭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어느 민족에게나 그 민족이 지닌 독특한 정신적 규범이 있다. 풍요할 때 오히려 빈곤을 기억하고,검약으로 절도의 품격을 수련하는 것은 우리가 지녀온 고유한 덕목이고 미래에까지 이어가기를 바라는 정신적 가치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있어 절약운동은 도덕운동인 것이다. 외제사치품을 분별없이 수입하여 분수없는 과소비생활을 일삼는 풍조를 없애기 위한 이 운동은 사회를 부패시키는 타락한 물질주의와 함수관계가 있음을 인식해 건전사회를 되찾기 위한 우리의 순수한 내부적 합의사항이다. 그 운동을 몇 푼 안되는 자국의 상통이익에 저해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자제하도록 압력을 가한다는 것은 우선 우방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강대국의 금도에 먹칠을 하는 매우 실망스런 행태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또한 절차만으로 보아도 이 일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는 한국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업자모임이다. 업자수준의 불평이나 사익에 관한 요구를 그 당사자들이 막바로 우리 정부에 한다는 것은 오만한 군림의 태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각기 자기 정부를 통해 외교적 수렴을 거쳐 주고 받는 것이 주권국가에 대한 예의다. 이 절차의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정부측 관계자들에게도 허물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 상의가 이런 종류의 간담회를 갖는다면 그 카운터파트는 우리 상공회의소 수준이 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을 과잉대응하여 외무부 상공부 등의 고위급관리가 대거 참석했다는 것은 모양부터가 좋지 않았다. 게다가 위압적으로 어린아이 손목이라도 비틀 듯 우리의 건전한 사회운동까지를 시비하며 사소하고 부당한 간섭을 해온 것을 공식 접수하는 형국이 되게 한 것은 현명한 결과가 아니었다. 고조되는 반미감정의 우려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양국 사이의 책임있는 사람들은 아주 섬세한 행동에서까지 조심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더욱이 지금은 우루과이라운드가 진행중인 시기다. 다자간 협상에 의해 시장개방협상이 진행중인 상태에 있다. 길어 보아야 1개월이면 끝난다. 그 결과를 기다려보고 나서 쌍무협정을 진행시키는 것이 순서다. 그런데도 그 도중에 뛰어들어 온당한 절차까지 무시해가며 요구하는 것은 저의가 따로 있음을 의심하게 만든다. 미국측은 UR협상에서 농산물 등의 시장개방을 위해 방금 막바지 공세를 가하는 중이다. 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쌍무적 통상압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는 중이다. 미 상의 구성원들의 「과소비억제운동 중단 요청」은 쌍무적 통상압력을 즉물적으로 현시한 것이라고 보여서 더욱 입맛이 쓰다. 그밖에도 미 상의가 요청한 것은 많이 있다. 한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했고 국내유통부문 중 소매업종을 개방하여 미국의 자동차며 전자업체들이 직영대리점을 설치할 수 있게 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외국 보험업의 국내시장 접근의 전면자유화,원유와 수출용 원자재의 외상수입 허용 등 심지어 와인쿨러의 주세율 인상에까지 숱한 이의를 제기했다. 크고 굵은 것에서 미세한 것에 이르기까지 덩치 큰 부자나라가 할 수 있는 행동치고는 너무 잗다란 일들까지 시시콜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온갖 맹수들이 대문 앞까지 다가와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이 우리의 당면한 실정임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들은 국제간에 부는 생존을 위한 무역태풍은 실로 냉혹하고 유보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럴수록 우리가 할 일은 건전하고 건강한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생존수련을 게을리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전자제품 중에서도 대형을 선호하는 풍조가 날로 늘어나고,양탄자며 모피 비디오게임용구 고급승용차와 가구에 이르기까지 온갖 고가품을 수입해 들여오는 부도덕한 상혼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국민적 각성을 촉구하는 절제운동이 필요하다. 사회안에 범죄가 창궐하고 부유층의 도박행위가 나라 안팎으로 성행하며 마약이 전계층을 무차별 공략하는 오늘과 같은 사회의 모습은 우리의 미래를 절망으로 몰아가는 무서운 병인들이다.이같은 병리현상은 당장 우리의 대문 밖에 몰려와 으르렁거리는 맹수들에게 만만하고 안일하게 보이는 빌미를 제공한다. 자성할 줄 모르는,참을성도 없고 부도덕한 국민이라고 판단되면 그들은 우리를 더 우습게 보고 함부로 요구하게 된다. 자구력을 가진 이웃에게는 경외를 보내며 조심을 하는 것이 사사로운 인간관계에서나 국제간에 다같이 통용되는 생각이다. 사치를 추방하고 절약하는 운동은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가장 익숙하고 효과적인 운동이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사상으로 자녀를 훈육했고 법도를 지켜왔다. 근면과 성실의 근원도 이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이것은 관이 주도해서는 되지도 않는 운동이다. 방금 일고 있는 우리의 각성운동도 민간에서 자생한 자발적인 움직임이다. 이 움직임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성화시켜 부패를 방지하고 건전한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 그런 우리가 이웃에게도 능력있고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전통있는 우방이 서로 반일하는 나라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도 우리의 노력을 도와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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