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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시 수당’ 형평성 논란

    정부가 내년 공무원 보수를 2.8% 인상하고 세종시로 이전하는 공무원에게 월 20만원의 수당을 1년간 지급하기로 한 것이 알려진 20일 공직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이전수당 없이 대전청사나 충북 오송으로 이전했던 공무원들은 ‘공직사회의 불공정성’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1998년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한 통계청 등 9개 외청과 2010년 11월 충북 오송으로 이전한 식품의약품안전청 공무원들은 ‘센 기관의 독단’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식약청 공무원들의 소외감은 더욱 심하다. 대전청사와 세종시 같은 종합청사가 아닌 오송으로 단독 이전하면서 관심조차 받지 못한 데다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불편을 겪고 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전 지원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무시됐다.”면서 “같은 공무원으로서 딴죽걸기로 비쳐질 수 있지만 정부 스스로 원칙과 기준을 깬 것은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공무원은 “기획재정부가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으면 이전 수당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청사 이전 당시는 가족 이주 공무원에 한해 일시불로 60만원의 이사비용을 지원했다. ‘나홀로 이주자’나 개인 사정으로 출퇴근이 불가피했던 이들에게는 혜택이 전혀 없었다. 당시는 고속철도가 개통되지 않아 서울에서 출퇴근에만 5시간 이상이 걸려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지만 정책적 배려는 없었다. 대전청사의 한 공무원은 “당시 대전청사 이전 기관 선정을 놓고도 잘나가는, 일명 권력 기관은 빠졌다는 말이 나와 자괴감을 느꼈었다.”면서 “개인에 대한 이전 수당 지급이 아닌 숙소나 출퇴근 등 기반시설을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 이전 공무원은 “지방 혁신도시로 가는 공기업 직원들은 3년간 월 50만원의 이사비 지원을 받는다.”며 역시 불만스러워했다. 내년도 공무원 보수 2.8% 인상안에 대해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행정부노조)은 이날 기획재정부를 항의 방문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행정부 노조는 규탄 성명을 내고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무원보수 현실화와 보수교섭 이행을 요구해 왔는데, 해마다 반복되는 정부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고 밝혔다. 행정부노조는 또 “2010년과 올해 각각 5.1%와 3.5% 인상했지만 소비자물가를 반영한 공무원보수는 민간임금(상용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체 기준)과 비교해 2004년 94.9%에서 85.2% 수준으로 낮아졌다.”면서 “내년도 보수인상안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오히려 실질임금이 삭감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 일선 공무원은 “내년 세계 경제 전망이 암울함에도 일단 보수가 인상됐다는 사실에 만족스럽다.”며 “국회가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공무원 보수 인상률을 더 깎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와 관련, 국민들은 “공무원의 월급이 하는 일에 비해서 많이 올랐고, 임금 체불 염려도 없다.”는 의견과 “19대 국회의원의 세비 인상 비율인 20%만큼 올라야 하며, 국격에 맞게 공무원들을 대우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엇갈렸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윤창수기자 skpark@seoul.co.kr
  • [시론]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절실하다/김용권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시론] 전기요금체계 개편이 절실하다/김용권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2011년 9월 대규모 정전 위기를 겪으면서 전력에 관한 국민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 전기를 값싸게 쓰는 것도 좋지만 안정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 전기요금을 적절히 올려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전기요금 체계는 전반적으로 이상하다. 가정용 요금이 산업용보다 비싼 꼴이고, 또 살인적인 누진제를 가정용에 부과하고 있다. 가정에서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것이 죄악시되고 있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 전기·전자업체들이 삼성에 패배한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본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는 것을 예로 들고 있다. 우리 산업용 전기가 싸도 너무 싸다는 얘기이다. 한국전력은 가정용 요금 체계를 변경하겠다고 발표했다. 6단계인 누진 단계를 3단계로 줄이고 최대 11배에 이르는 누진율을 3배 정도로 줄여서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시행 시기가 언제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우리 전력 소비 행태도 특이해서 난방으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겨울에도 소비전력 피크를 걱정할 정도인데, 누진제 개편 시행시기는 아직 언제인지 발표하지 않은 것이다. 시쳇말로 ‘3대 거짓말’이 있다. 노처녀가 결혼 안 하겠다, 노인이 죽어야겠다,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것이다. 요즘에는 이를 ‘3대 참말’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통계를 보면 정말로 결혼을 안 하겠다는 노처녀들이 꽤 되는 것 같고, 자살하는 노인도 상당수 된다고 한다. 한전도 전기를 밑지고 팔고 있으니 3대 거짓말이 이제는 모두 참말이라고 해야 하겠다. 전기를 100원에 사서 90원도 안 되는 가격에 팔고 있다는 게 한전의 주장이고, 실제 그렇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요금체계인데, 한전 마음대로 요금을 올려 받지도 못하고 있다. 전기요금 인상이 산업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에너지 복지 정책에 걸림돌이 된다는 이론에 밀려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저가의 전기요금은 에너지 사용을 왜곡시키고 있다. 회사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려면 공정한 평가와 보수체계가 있어야 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을 잘 교육하려면 공정한 시험과 평가가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10년간 경유, 등유, 도시가스 등 전기를 제외한 다른 에너지 가격이 2.5배 또는 1.7배 정도 올랐는데 전기요금은 1.2배 정도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러니 겨울에 난방을 할 때 기름보다 더 귀중한 전기를 선호하게 된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용하기도 편하고 가격도 저렴하니 당연한 얘기이다. 그런데 국가적인 차원에 보면 영 이상한 얘기이다. 석탄이나 기름을 사용하여 비싸게 생산한 전기를 늘 유지·관리해야 하는 송·배전 시설을 이용, 수송해서 이를 난방에 사용하고 있다. 벤츠를 타고 우유 배달하는 꼴이고, 몸에 좋은 약수로 빨래하는 꼴이다. 저가의 전기요금 체계는 우리나라 전기산업 진흥에도 방해가 되고 있다. 전기산업계에서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는다. 전기 절약 제품이 잘 팔리는 일본과는 대조적이다. 전기요금이 싼데 굳이 에너지를 절감하는 전기제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초기 구입비용이 싸지 않으면 굳이 전기를 아끼는 제품을 비교해서 살 이유가 없다. 이것은 가솔린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고 나니 소비자가 자동차 연비를 따지기 시작했고, 연비가 좋은 차나 하이브리드카 등을 구입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시작한 것과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현재는 저가의 전기요금, 가정용 전기의 과다한 누진제 및 상대적으로 저렴한 산업용 전기요금제 때문에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소비자가 이득을 보고 일반 가정이 징벌적인 누진 전기요금을 내고 있다. 전기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적절한 가격을 지불하는 제도가 시급하다.
  • [데스크 시각] 거꾸로 대선승리법/오일만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거꾸로 대선승리법/오일만 정치부 차장

    율곡 이이(李珥)는 1569년 갓 등극한 17세 어린 군주(선조)에게 장문의 상소문을 올린다. 조선 건국 177년이 지나 기존 질서가 붕괴되어 과감한 경장(更張)만이 살 길이라는 게 요지였다. 그 유명한 동호문답이다. 그는 조선의 정세를 옛집이 오래돼 대들보가 썩어서 곧 무너지려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근본적인 개혁을 설파했다. 어린 선조와 그를 둘러싼 권력 실세들은 “지금은 만백성이 춤을 추는 태평성대”라며 코웃음 쳤다. 꼭 23년 후 조선은 임진왜란의 국난을 맞는다. 이이 선생의 고민은 2012년 대한민국에도 적용된다. 가중되는 서민들의 생활고, 무너지는 중산층, 비생산적인 정치권, 고질적인 지역주의, 절망에 빠진 젊은 세대…. 이것이 우리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단순하게 집을 수리하는 식의 미봉책으로는 출구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패러다임 자체의 변화 없이 한국병은 도저히 손을 댈 수 없는 중증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원인과 결과에 대한 다양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1987년 체제 자체의 변혁을 처방으로 내놓는다. 직선 5년 단임제(대통령)와 소선구제(국회의원)로 요약되는 87년 개헌은 엄밀히 말하면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과 군부의 타협물이다. 당시 정치적으로 독재-반독재 구도 속에서 경제적으로는 고도성장을 뒷받침하는 체제였지만 25년이 지나면서 노화현상을 보이며 수명이 다해 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상은 국내외적으로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은 ‘유통기간’이 지난 과거 시스템에 매달려 있다. 주체사상을 금과옥조로 되뇌는 북한 김정은 3대 세습 정권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반문하고 싶을 정도다. 우리 역시 이이가 지적한 경장의 시기에 직면한 것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은 지금 반란을 꿈꾸고 있다. 다원적 가치를 추구하는 유권자들에게 이분법적 분열의 논리를 강요하는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혐오는 극에 달해 있다. ‘안철수 현상’이 단적인 예다. 지난해 10월 재보궐선거에서 5% 지지율을 보인 박원순씨를 일약 서울시장으로 만든 것은 유례가 없는 선거 쿠데타였다. 정치 소비자인 국민들의 요구가 외면당하는 상황에서 ‘반란의 대열’에 서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정치 변혁이란 측면에서 “큰 혼란 속에 큰 통치가 가능하다.”는 마오쩌둥의 대란대치(大亂大治)식 반어법이 통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런 맥락에서 12월 대선은 어찌 보면 이미 해답이 나와 있다. 유권자들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문법에 충실하게 따르면 된다. 신정치문법은 지난 25년간 작동했던 기존의 정치 행태를 거꾸로 뒤집으면 된다. 멱살잡이 정치에서 상생의 희망 정치로, 눈앞의 표를 손해 보더라도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제시하면 된다. 앞으로 누릴 복지 리스트만 잔뜩 나열하지 말고 국민들의 땀을 요구하는 진정성이 되레 표심을 잡을 것이다. 여야 모두 성장과 복지, 경제 공약 정책에서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솔직한 진정성에 더 무게를 둘 것이다. 네거티브 전략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도 주요한 키워드다. 여권에서 진행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신상털기식 검증은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마련이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가해지는 여당의 ‘유신 공세’ 역시 과거의 덫에 걸려 있는 야권의 밑천만 드러낼 뿐이다. 유권자들은 희망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후보에게 박수를 보낸다. 네거티브 전략은 당장은 효과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은 마이너스가 되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 ‘바보 노무현’이 대권을 거머쥔 결정적인 동기는 누가 뭐래도 그의 도전 정신이었다. 지역구도의 정치 시스템이 시퍼렇게 작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거꾸로 정신’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꿈꾸는 국민들은 상대방에게 박수를 치면서 ‘나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긍정의 비전을 제시하는 후보에게 찬사를 보낼 것이다. 이것이 국민들을 감동시킨다. 이것이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우리 국민들의 밑바닥 민심이다. oilman@seoul.co.kr
  • [사설] 전기료 누진제 축소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전이 현행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을 3단계로 축소하되 최저와 최고 구간의 누진율을 11.7배에서 3배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가 ‘중장기 검토 과제’로 한발 물러섰다. 전기료 인상 때처럼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불쑥 내놓았다가 제동이 걸린 듯하다. 한전은 2004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현행 6단계 누진 방식이 가전기기 보급 확대 및 대형화에 따른 전력 사용량 증가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18년 만에 닥친 폭염으로 에어컨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기요금도 급등했다. 한전은 누진제로 인한 ‘전기료 폭탄’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누진제 축소를 돌파구로 삼으려는 것 같다. 누진제 개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제도 변경을 느닷없이 들고나온 한전의 무신경과 판단 수준이 놀랍기만 하다. 1973년 석유파동을 계기로 전기 소비 절약과 서민층 보호를 위해 도입된 누진제가 다섯 차례의 개편에도 불구하고 전기 사용량 급증이라는 추세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 가구의 87%가 생산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전기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과도한 누진제로 인해 전기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 주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혹한과 폭염이 반복되면서 전기 사용이 많은 저소득층이 누진제의 피해를 보고 있다. 따라서 공급 원가와의 괴리를 최소화하면서 요금이 급격하게 높아지지 않도록 원가회수율과 누진구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누진제 개편 시기는 전력수급난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2014년 이후가 돼야 할 것이다. 누진제 축소가 고소득층의 부담만 경감시키거나 서민층의 부담이 더 커지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전기를 펑펑 쓰는 소비 행태를 부추기는 꼴이 돼서도 안 된다. ‘수익자 부담’ 원칙 아래 원가회수율을 높이되 징벌적 누진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시간대별, 계절별 차등요금 적용 방식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누차 지적했지만 한전의 방만한 경영 형태는 뜯어고쳐야 한다. 모든 것을 요금 탓으로 돌리는 한전의 태도에 국민들의 인내도 한계에 이르렀다.
  • 은행장 교체사실 1년뒤 알려… ‘늑장 보고’ 금감원

    은행장 교체사실 1년뒤 알려… ‘늑장 보고’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은행 주식 변동이나 은행장 교체 등 소비자들의 권익과 밀접한 정보조차 제때 금융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심지어 외국계 은행장 교체는 거의 1년이 지난 뒤에야 늑장 보고했다. 금융위원회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정보 접근 권한을 조정하지 않는 등 소비자들의 권익 정보 챙기기에 마찬가지로 둔감한 행태를 보였다. 9일 감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고 있는 외국계 은행 두 곳은 은행장이 해임된 사실을 금감원에 지난해 2월 15, 16일 각각 보고했다. 금감원이 이 내용을 금융위에 보고한 것은 350여일 뒤인 올 2월 3일이다. 1년 가까이 묵살하고 있다가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보고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보고받은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 대표자 선임 정보도 올 2월에야 금융위에 알렸다. 은행법 18조 1항과 은행업 감독규정 84조 등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내에 지점을 두고 있는 외국 은행의 행장이 해임됐을 때는 관련 법규 저촉 여부와 은행 이용자의 권익 침해 여부를 검토해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임원 선임도 은행법상의 결격사유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4월 국민연금공단의 은행 보유 지분 현황도 보고받았다. 외환은행 보유 지분이 5.00%에서 3.97%로 줄어들고, 모 은행의 지분을 4.05%까지 보유했다는 내용이었다. 은행은 공공적인 성격이 강한 만큼 주식 변동 사항 등은 금융위가 상시 모니터링해야 한다. 다만 금융위 직원 수와 업무 부하 등을 감안해 일부 업무는 금감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대신 금감원은 이를 지체 없이 금융위에 보고해야 한다. 현재 금감원이 금융위에 곧바로 보고해야 하는 위탁 업무는 13개다. 국민연금공단의 은행 보유 지분 변동도 여기에 해당하지만 금감원은 이 또한 10개월이 지난 올 2월에야 보고했다. 감사원 측은 “지난 7월 금융위에 대한 감사 결과 금감원이 3개 업무에 대해 특별한 사유 없이 최장 353일까지 금융위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보고 과정에서 일부 지연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조직개편 논의가 불거지면서 이때부터 금감원 내부에 일을 미루는 풍조가 팽배해진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감원장의 ‘불협화음’도 보이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감사원은 2004년 감사 때 당시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와 금감원의 정보 공유가 미흡하다며 6개월마다 두 기관이 정보협의회를 열어 정보공유 방안을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정보협의회는 2004년 11월과 2005년 3월 딱 두 번 열리고 말았다. 직무를 유기한 것은 금융위도 마찬가지다. 보고받을 정보를 제대로 챙기지 않은 것은 물론 마땅히 자신들이 파악해야 할 정보에 접근이 안 되는데도 시정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금융위 직원들의 소속 과별로 금융감독 정보 시스템 접근 권한을 다르게 부여한다. 인사 이동이 이뤄지면 접근 권한을 곧바로 조정해야 하는데 이게 안 돼 2008년 9월 이후 소속 과가 바뀐 금융위 직원 50명 중 12명이 감사원 감사가 이뤄질 때까지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다. 간부를 제외한 금융위 직원 수가 170명인 것을 감안하면 10%가량이 관련 정보에 접근조차 못 했던 셈이다. 감사원은 이번에도 금감원과의 정보공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금융위에 주문했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양측의 감정 대립이 워낙 심해 쉽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뿔난 엄마들에 롯데쇼핑 ‘무릎’

    미국 아동복 브랜드 ‘짐보리’는 한국 주부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아 미국 영문판 홈페이지에서 제품을 직접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짐보리 영문판 홈페이지의 국내 접속이 차단됐다. 지난해 10월 롯데쇼핑이 짐보리를 독점 수입하면서부터 벌어진 일이다. 이는 롯데가 미국 짐보리사와 아동복 판매를 계약하면서 넣은 ‘독소조항’ 때문. 롯데는 매년 짐보리 아동복을 일정 물량 사들이되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할 수 없도록 막았고 이후 해외배송 서비스가 중단됐다. 즉각 엄마들의 원성이 터졌다. 더구나 짐보리 홈페이지에서 7.1달러(8100원가량)면 살 수 있는 여아 티셔츠를 롯데에서는 4만 2750원에 팔아 불만을 키웠다. 다음 ‘아고라’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소비자 청원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고 급기야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칼’을 빼들었다. 공정위의 불공정거래 직권조사에 롯데는 결국 백기 투항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짐보리의 국내 판매를 독점해 가격을 높인 행태를 스스로 바로잡겠다는 뜻을 공정위에 밝혔다. 롯데의 자진 시정에 따라 지난달 29일부터 국내 소비자들의 짐보리 홈페이지 접속이 가능해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들이 외국 의류 등을 수입하면서 값을 ‘뻥튀기’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면서 “병행수입 등 유통채널 다양화로 가격이 내려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사설] 보호무역주의 우산 아래 기업엔 미래 없다

    유럽 경제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돼 세계 경제의 주름살이 커지자 자국 기업을 지키려는 움직임이 필사적이다. 선진국이 후발개도국의 추격을 견제하는 방식이 과거엔 반덤핑이었다면 이제는 특허로 바뀌었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미국 내 특허소송에서 이긴 기세를 몰아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3와 갤럭시노트도 소송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를 겨냥해 급증한 잠재적 무역제한조치도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확산추세에 있는 보호무역주의가 비상식적이고 비정상적인 행태를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미국 법정에서의 애플-삼성, 듀폰-코오롱 소송 평결이 공정성을 잃은 부실투성이의 ‘동네 재판’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 동부법원의 배심원단이 듀폰의 아라미드 섬유기술을 무단도용했다는 이유로 코오롱에 향후 20년간 전세계 판매금지 결정을 내렸다. 미국 한 지방법원에 불과한 법원이 ‘전세계 판매 금지’ 결정을 내린 것은 명백한 월권행위이자 오만이 아니고 무엇인가. 삼성-애플 소송의 배심원장 벨빈 호건의 자격 시비는 소송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갖게 한다. 모바일 특허를 갖고 있어 그 자신도 배심원에서 제외될 줄 알았다고 하지 않는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일본 법원의 판결은 미국 분위기와 완전히 딴판이다. 본사와 공장이 있는 홈그라운드에서 진행된 두 소송이 ‘미국식 앞마당 재판’이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국내 한 모바일 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삼성-애플 소송 평결 이후 애플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졌다는 응답이 절반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배심원 설득에는 성공했지만 소비자 설득에는 실패했다는 얘기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지속적 혁신을 위해서는 애플이 항소심에서 삼성전자에 져야 한다는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호무역주의 우산 아래 온실 속에 자란 기업에는 미래가 없다.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아이디어를 취하고 지속적으로 재창조할 수 있는 생태계에서만 혁신이 이뤄진다는 논리는 애플뿐만 아니라 우리 기업도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주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릴 아·태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역기능이 제대로 다뤄지기를 기대한다.
  •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품질·현지화 승부수…한국車 이유있는 ‘질주’

    [커버스토리-한국車 생산 50년] 품질·현지화 승부수…한국車 이유있는 ‘질주’

    ‘올 상반기 이익률 11.4%로 세계 2위, 판매 증가율 중국 7.3%, 인도 10.3%, 러시아 22.9%, 6~7월 연속 미국 소형·준중형·중형차 판매 1위, 유럽진출 30년 만에 점유율 6.3% 달성, 아프리카 시장 점유율 2위….’ 올 들어 현대기아차의 성적표다. 50년의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이런 경쟁력을 갖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현대기아차는 그 비결로 ‘품질경영’과 ‘현지 전략형 모델’ 생산을 꼽는다. 현대기아차는 이런 전략으로 유로존 재정 위기로 흔들리는 글로벌 자동차업체와는 달리 2011년 현대차 15.1%, 기아차 16.4% 등 두 자릿수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전 세계에 총 540만여대를 팔며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해 조지아 등 현지 공장을 돌아보고 직원들에게 ‘완벽한 품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오늘의 현대차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현대차는 2004년 미국 제이디파워 신차품질조사(IQS)에서 사상 처음 토요타를 제치고 일반 브랜드 부문 4위에 올랐다. 2008년 6월에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며 인기를 이어갔다. 제네시스는 2010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발표한 ‘2009 북미 올해 최고의 차’에 선정됐다. 2012년에는 아반떼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면서 현대기아차의 품질과 기술력을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품질경영의 노력으로 독일의 명차라는 BMW, 벤츠 등보다 소비자 평가에서 앞선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신흥 시장의 특성에 맞춰 현지전략형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중국 시장에 내놓은 신형 아반떼 ‘랑둥’이 대표적이다. 국내 아반떼와 비교해 전장과 전고를 각각 40㎜, 10㎜ 늘렸고 화려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중국인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소위 화려함과 원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 ●印모델 ‘쌍트로’ 5년만에 50만대 판매 인도에 선보인 쌍트로와 이온도 대표적인 현지전략 모델이다. 1998년 처음으로 인도에 선보인 쌍트로는 판매 5년 만에 50만대를 돌파했다. 인도인이 좋아하는 ‘S’ 자를 앞에 붙여 차량의 이름을 쌍트로로 정했다. 또 지난 2월 처음으로 월 판매 1만대를 돌파한 800㏄급 이온도 국내에선 볼 수 없는 현대차의 경차 모델이다. 눈이 많이 내리는 러시아 시장에서는 쏠라리스(엑센트)에 4ℓ의 대용량 워셔액 탱크와 와이퍼 결빙 방지 장치 등을 장착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듯 각 나라의 문화적·지리적 특성을 파악한 뒤 차량을 만들고 있다.”면서 “현지 전략 차종 강화로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한둘이 아니다. 우선 생산량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토요타는 2015년 990만대, GM은 1025만대, 폭스바겐도 1000만대(2018년)를 판매목표로 잡았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2015년 연간 생산량을 1000만대로 잡고 있는 만큼 현재 600만대 수준인 현대기아차도 생산량을 최소 800만대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생산량 확대는 자칫 토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 같은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철저한 통제와 관리 시스템도 함께 갖춰야 한다. 또 고급차 브랜드 이미지를 확고히 하는 것도 과제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주요 활동 무대는 중·소형차였다. 이것이 고유가와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고속 성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벤츠나 BMW, 렉서스 같은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들은 대중차 업체들이 얻기 힘든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준다. 실제로 벤츠 1대의 수익은 현대기아차 5대를 판 것과 같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카 등 미래형 자동차에 대한 기술 확보도 현안 가운데 하나다. 지난 6월에는 애플이 차세대 모바일 운영체제 ‘iOS6’를 GM과 토요타, 혼다, BMW 등에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현대기아차는 빠져 있어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친환경 스마트카’로 토요타·GM 앞서야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기술(IT) 경쟁력을 갖춘 우리로서는 ‘친환경 스마트카’야말로 가장 앞서 나갈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현대차도 스마트화를 통해 얼마든지 토요타나 GM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친환경 스마트카를 위한 각종 연구개발과 자동차 전장부품 국산화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면서 “현대기아차는 품질향상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세계 3위 자동차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안방도 걱정이다. 올해 내수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지만 BMW, 벤츠, 아우디 등 독일차 3인방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성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수입차 10만대 시장을 열더니 올해는 내수 점유율 10%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내에 외국산 차들이 공식 수입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정부가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외국산 자동차 수입을 전면 허용했다. 하지만 첫해 등록된 수입차는 10대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1996년 수입차 판매 대수가 1만대를 넘어서면서 수입차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렉서스와 인피니티, 혼다 등 일본차 전성시대였다.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차 전성시대가 열린다. 특히 BMW의 판매량이 급격히 늘면서 2011년 수입차 판매가 10만대를 넘어섰다. 가장 큰 이유는 가격 인하다. 수입차값이 2000만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차=사치품’이란 공식이 깨졌다. 멋과 개성을 좇아 20~30대부터 중장년층까지 수입차 구입에 나서고 있다. 비슷한 가격이라면 국산차보다 날렵한 디자인과 편안한 승차감, 우수한 주행성능을 갖춘 수입차를 사겠다는 것이다. 또 차종의 다양화도 수입차 대중화의 한 축이다. 수입차 모델은 10년 전만 해도 150여종이었지만 지금은 25개 수입차 브랜드에서 매년 평균 60~70종의 신차를 출시하면서 차 종류만 350개에 달한다.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디젤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츠카 등 다양한 신차들을 쏟아내고 있다. 고급 세단 일색이던 과거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소음과 진동으로 국내에서 기피했던 디젤 승용차를 비롯해 해치백·왜건·쿠페 등의 모델이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또 고유가로 좋은 연비와 정숙성을 갖춘 수입 디젤차의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지난 3월 수입차 판매에서 처음으로 디젤 모델(5249대)이 가솔린 모델(4974대)을 뛰어넘었다. 현재 전체 수입차 가운데 디젤차는 49.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수입차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돼 온 비싼 부품가격과 공임, 부실한 애프터서비스(AS)가 개선되지 않고서는 추가적인 상승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국내 판매가격이 선진국 판매가와 격차를 보이는 점도 개선해야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가 좀더 시장을 확대하려면 팔고 보자는 식의 판매 행태를 고쳐야 한다.”면서 “서비스센터 확충과 부품가격 인하, 사회공헌활동 강화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한준규·류지영기자 hihi@seoul.co.kr
  • “우리는 더 많은 사람이 체포될수록 행복해져”

    러시아 정교회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는 노래를 불러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여성 펑크 록밴드 ‘푸시 라이엇’(Pussy Riot) 멤버 3명 외에 나머지 멤버들이 푸틴을 비난하는 새 노래를 발표해 푸틴에게 정면으로 도전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레프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멤버 4명은 ‘푸틴이 불을 붙이네’(Putin Lights Up the Fires)라는 곡을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체포될수록 우리는 더 행복해진다.’고 노래하면서, 러시아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고 푸틴도 조만간 쫓겨날 것이라고 암시하고 있다. 그룹 푸시 라이엇은 리더를 별도로 두지 않아 누구나 그룹에 참여할 수 있으며, 지금은 그룹의 상징물이 된 스키 마스크를 착용해 멤버들의 신분노출을 막고 있다. 러시아 대선을 앞둔 지난해 11월 구성 당시 5명이었던 멤버도 현재는 10명까지 늘었다. 러시아 법원이 푸시 라이엇에 대해 ‘종교적 증오에 따른 난폭 행위’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한 뒤 폴 매카트니와 마돈나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의 반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반(反) 푸틴’ 역풍도 거세지고 있다. 오는 9월 10일에는 국제 앰네스티의 후원으로 뉴욕 예술의 거리인 첼시가의 롬바르드 프레이드 전시장에서 교도소에 있는 멤버들을 위한 행위예술가들의 전시회와 기금 모음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의 한 비평가는 “이번 푸시 라이엇 사태는 과거 소비에트 시절 반체제 인사를 잡아들였던 재판을 연상시킨다.”면서 시위를 단속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재판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옴부즈맨 칼럼]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이소영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4년

    ‘우리 선수’, ‘우리 땅’…. 국가대표 선수들이 선전한 런던 올림픽이 끝나기도 전에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전격 방문하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독도 문제와 위안부 문제 등을 강력하게 발언했다. 일본이 이에 강하게 대응하고 나서면서, 관련 보도는 계속해서 이어져 대부분의 신문지면은 ‘우리’라는 단어로 뒤덮였다. 한국 국적을 가진 선수에, 우리 영토에 ‘우리’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 보도에 대한 과격한 반응을 살펴보면 혹시 이러한 행태가 어긋난 민족주의에 기반한 구분짓기 이데올로기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우리’는 ‘나’의 확장된 개념이다. 개인은 공통점을 바탕으로 여러 타인과 관계를 맺고 공동체를 형성한다. 민족·고향·성별 등의 생득적 요소나 취향과 같은 후천적 요소에서 공통점을 가진 공동체에 소속감을 느끼고 공동체의 구성원에 대해 애정을 갖는 것은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의 경계 너머에 ‘그들’이 형성되고, 이들에게 이질감을 느끼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때로 이러한 구분은 문제가 되기도 한다. ‘그들’이 우리와 ‘다른’ 존재가 아닌 대립항이 되고, ‘적’으로 규정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대한 불법적 사이버테러가 ‘애국심’으로 여겨지는 것이 대표적이라 하겠다. 대통령의 강경한 대일 태도가 지지율을 상승시켰다는 사실 역시 마찬가지다. 그 해악은 비단 일본과의 사례뿐 아니라 종북 혐의로 민주화 열사들을 탄압한 사례나 잔존하는 지역감정이 정치에 이용되는 행태, 진영논리에서도 드러난다. 언론은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만들어 내고 유지·강화한다. 기사 자체의 내용은 중립적이라 할지라도, 기삿거리를 선정하고 이를 어떤 제목과 어떤 단어를 통해 표현할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혹은 기자나 편집자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이데올로기가 개입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걸러지지 않은 채 독자에게 수용되고, 독자가 인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그의 사상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언론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강조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체에서는 이러한 소명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도 대부분의 언론은 자극적인 제목을 통해 우리와 그들의 구분을 감정적으로 강조하고 반일감정을 부채질하는 모습만을 보였다. 다행히도 서울신문에서는 무분별한 구분짓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았다. 오원춘 살인사건을 보도할 때에도 그가 조선족이었음을 강조, 사람들의 분노가 외국인에게 향하도록 했던 다른 매체들과는 달리 사건 이후 증가한 외국인 혐오증에 대한 비판 기사(5월 4일 자)를 내보내는 등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번 사건에서도 애국심으로 포장된 무분별한 반일감정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취재수첩(8월 16일 자)과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에 대한 일본의 반박과 이어지는 여러 갈등에 대해서도 비교적 실리적이고 공정한 자세를 유지하는(8월 20일 자) 기사들이 돋보였다. 구분짓기의 이데올로기는 배타성으로 인해 다원성의 시대에 적합하지 않을뿐더러 우리의 눈을 가리고 바른 판단을 막는다. ‘오늘의 눈’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박종우 선수의 독도 세리머니에 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문제제기를 비판해야 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활동을 금지하는 규정 자체에 대한 비판이거나 우발적인 행위에 내려진 지나친 제재에 대한 것이어야지, ‘일본도 그랬는데 왜 우리에게만 그러냐.’는, 날 선 구분짓기가 더 이상 비판의 논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신문이 이번 사건뿐 아니라 앞으로 다른 사안의 보도에 있어서도 어긋난 구분짓기 이데올로기의 사용을 지양하고 사실관계에 입각한 공정한 태도를 보임으로써 사회에 만연한 구분짓기의 논리를 없애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夏夏夏! 폭염에 지친 당신 시원하게 떠나라

    夏夏夏! 폭염에 지친 당신 시원하게 떠나라

    경기불황에 어딜 봐도 온통 ‘안 좋다’는 얘기뿐이다. 얇은 지갑에 한숨이 나오고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매기도 힘들지만 일상탈출의 꿈까지 접을 수는 없다. 꽁꽁 언 소비심리 속에서도 꼭 써야 될 때, 써야 할 곳에는 지갑을 여는 게 요즘 소비자들의 행태. 당연히 알뜰 휴가에 대한 열망은 이글거리는 태양처럼 뜨거울 수밖에.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그 덕에 저렴한 비용으로 그럴싸한 식탁을 차릴 수 있고, 최대 60% 할인된 가격에 휴가지 패션을 완성할 수 있으며 내 몸 안팎을 다스리며 휴가를 만끽하는 게 어렵지 않다. 발품과 손품을 좀 팔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맛·있·게 채우자…휴가지서 인기높은 먹거리들 휴가지에서 고민 중의 하나는 배를 채우는 일일 것이다. 현지 맛집 순례도 여행의 묘미지만 예년에 비해 더욱 얇아진 지갑이 받쳐주지 않는다. 게다가 바캉스 특수를 노린 바가지 상술은 여전해 자칫 즐거운 휴가를 망치기도 한다. ●캠핑족 증가에 즉석식품 인기 업 1인 가구와 캠핑족 증가 덕에 날로 진일보한 즉석식품은 먹는 걱정, 돈 걱정을 깨끗이 덜어줄 만하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즉석식품의 성수기는 본격 휴가철인 7~8월. 두 달간 즉석식품 매출은 보통 30% 이상 증가한다. 여름 성수기에 대한 기대를 잔뜩 걸고 오뚜기는 일찌감치 즉석식품 완벽 ‘라인업’을 구축했다. 오뚜기 제품만 가지고 집밥 수준의 상차림이 가능할 정도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참치를 활용한 ‘뚝딱 볶음장 참치’, ‘뚝딱 김치&날치알 참치’, ‘뚝딱 청양고추 참치’ 등 반찬 3종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는 평가를 얻으며 매출 상승세다. DHA가 풍부한 등푸른 생선인 꽁치를 손질해 담은 ‘한입꽁치’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씻어 나온 맛있는 오뚜기쌀’은 밥 짓는 수고를 덜어줘 특히 환영받는다. 씻지 않고 그냥 물만 부으면 밥이 뚝딱 만들어진다. 특수공법을 이용해 만들어 집밥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1㎏, 3㎏짜리 소용량에 지퍼백 포장으로 휴대도 간편하다. 식후 커피 한잔의 여유는 휴가지에서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즐거움. 탁 트인 바다와 시원한 계곡에서 음미하는 커피 맛이 도심 여느 커피전문점의 맛을 능가하고도 남을 듯. 커피시장 후발주자들의 공세를 따돌리기 위해 동서식품은 지난해 신개념 인스턴트 원두커피인 ‘카누’를 선보였다.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에 맞춰 나온 카누는 현재 하루 평균 60만개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제품으로 등극했다. 커피전문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방법으로 뽑은 커피를 그대로 냉동 건조한 커피 파우더에 미세하게 분쇄한 볶은 커피를 코팅해 만든 제품이다. 찬물에도 잘 녹는 것이 장점으로 아이스 원두커피가 손쉽게 만들어지니 여행 필수품이 되고 있다. 커피전문점에서 먹는 아이스라테 맛이 그립다고?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아이스’가 가려운 곳을 긁어준다. 남양유업은 2년 전 무지방 우유로 만든 프림을 넣은 커피믹스로 돌풍을 일으킨 뒤 현재 20%대의 점유율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카페믹스 아이스’는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데다 우유로 만든 프림이 들어 있으니 제대로 된 아이스라테 맛을 선사한다. 최근 소비자의 기호 변화에 맞춰 종이컵 한 잔에 맞춰 용량을 13.2g으로 줄인 제품도 선보였다. 언제부턴가 음료수는 갈증 해소 외에 멋을 추구하는 패션 소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롯데칠청음료의 ‘데일리C 비타민워터’는 젊은 소비자들의 이런 욕구를 재빠르게 간파해 성공했다. 비타민C와 필수 비타민을 매일 물처럼 즐길 수 있는 제품의 개념과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유럽산 비타민을 사용한 프리미엄 음료라는 것보다 슈퍼모델들이 마신 멋있는 음료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젊은층에겐 음료수도 스타일 도구로 지난해 유명 슈퍼모델들이 등장한 TV광고 효과가 크다. 런웨이를 누비는 모델들처럼 세련되게 빼입고 휴양지를 거니는 선남선녀들에게 비타민 음료는 스타일을 완성하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여름과 막걸리는 사실 그다지 훌륭한 조합은 아니다. 이 같은 편견을 깨고 비수기인 휴가철에 국순당이 지난 6월 내놓은 ‘옛날 막걸리’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60여년 전 할아버지 세대들이 즐기던 막걸리 원형의 맛을 그대로 살려 중장년층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시중 막걸리(1000원대)보다 배나 비싼 가격임에도 인기를 끄는 비결은 입안 가득 퍼지는 묵직한 첫맛 때문이다. 또 그 뒤에 따라오는 새콤달콤함에 반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원형에 가깝게 복원하기 위해 누룩의 양을 일반 제품에 비해 3배나 높였고, 누룩도 전통누룩인 밀누룩을 사용해 전통제법으로 빚었다. 이로 인해 일반 막걸리에 비해 10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을 함유한 것도 특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알·뜰·하·게 챙기자…백화점·카드사 할인이벤트 풍성 요즘 소비자들은 정상상품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콧대 높은 백화점에서 알뜰 휴가족을 잡기 위한 특가전을 진행하고, 카드업체가 유명 휴양시설과 연계한 혜택을 강조하는 등 판촉에 나서는 이유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9층에서 3~5일 ‘물빛 바캉스룩 특집전’을 진행한다. 플라스틱아일랜드, 스파이시칼라 등 6개 브랜드의 의류를 60~8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행사장을 바닷가처럼 꾸미고 ‘짠물’ 고객들의 발길을 유도할 작정이다. 같은 행사장에서 9일까지 잡화 상품전도 진행해 선글라스, 모자, 샌들 등을 40~60% 싸게 판다. 3~5일 잠실점 9층 행사장에서는 구두, 핸드백 브랜드들을 모아 30~60% 할인전을 펼친다. 탠디 여성구두 6만 9000~11만 5000원, 나인웨스트 여름샌들 2만 9000~12만 5300원, 피에르가르뎅 핸드백을 5만원 등에 살 수 있다. 영등포점 9층에서는 9일까지 수영복 매장을 운영한다. 아레나, 레노마, 엘르, 휠라 등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2만~6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알뜰 휴가족을 겨냥한 이벤트는 카드업계도 마찬가지. 롯데카드는 전국 유명 워터파크 최대 60% 할인을 내세운다. 15일까지 인터파크티켓 홈페이지에서 워터파크 입장권을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전월 실적, 입장 인원에 관계없이 30~60%를 할인해준다. 오션월드, 캐리비안 베이, 설악한화워터피아등 27곳이 참여했다. 해외여행객들에겐 캐시백 서비스로 유혹한다. 31일까지 롯데카드로 항공권을 결제하면 금액에 따라 5~15% 현금으로 돌려준다. 또한 이벤트 기간 동안 롯데카드로 2회 이상 대한항공 항공권을 결제한 고객에게 추첨을 통해 영화표 등 경품도 마련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건·강·하·게 즐기자…자외선 차단·체력 보충 제품들 올여름은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폭염이 이어지고 있어서 휴가지에서 건강관리에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바닷가, 계곡 등 야외 활동에서 경계 대상 1호는 자외선. 여름철 자외선은 다른 계절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차단 지수가 SPF50 이상 되는 제품은 필수다. 수시로 덧바르는 것이 최상이므로 간편하게 찍어 바르는 팩트나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가 대세. 여기에 열로 인한 주름까지 예방하도록 피부 온도를 낮춰주는 ‘쿨링’을 내세운 차단제가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헤라의 ‘UV 미스트 쿠션’(SPF50+PA+++)은 미백·자외선·쿨링·메이크업 등의 기능을 한번에 겸비했다. 바르는 즉시 피부 온도를 2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미스트를 막 뿌린 것처럼 촉촉함도 유지해준다. 퍼프 일체형 제품인 ‘아이오페 선파우더’는 알로에 추출물을 함유, 붉은기를 진정시키는 데 효과가 좋아 인기몰이 중이다. 피부도 몸속을 제대로 다스렸을 때에 비로소 건강해진다.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만 아무리 좋은 걸 먹어도 기본 바탕이 충실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현대인이 만성피로와 소화불량에 시달리는 이유는 효소 부족 때문이다. 효소전문기업 ‘푸른친구들’의 ‘산야초 효소력’은 몸속 부족한 효소를 보충해 기본을 다져주는 제품이다. ‘효소력’은 보리·현미·율무·흑미 등 곡물을 그대로 통발효시킨 것이 특징이다. 과립 형태라 음용이 간편하고 영양분 흡수도 높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경제프리즘] 정도·책임경영 실천선언 봇물 은행들 너도나도 민심 달래기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 학력차별 대출 논란, 대출서류 조작 등으로 홍역을 치른 은행들이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그간의 영업 행태를 반성하고, 정도(正道)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CD금리 담합 의혹 등 악재 극복 의지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국민은행이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전날 임원진과 부·점장 1260명을 천안연수원으로 불러 모아 ‘KB의 희망경영’이란 이름으로 정도경영 실천을 선언했다. 국민은행은 민 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그 밑에 ▲사회적 책임경영 ▲윤리·정도경영 ▲고객중심경영 등 세 분야의 위원회를 두고 서민금융 지원 확대, 가계부채 연착륙 지원, 불완전 업무처리 개선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이순우 행장을 비롯한 1600여명의 임직원이 ‘참금융 실천결의대회’를 열었다. 은행의 이익만 앞세워 부당한 금리나 수수료를 받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차별하지 않는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 행장은 “금융업은 다른 산업보다 더 많은 공공성과 사회적 역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하 등 없으면 생색내기” 지적 신한은행은 오는 7일 임직원이 참여하는 ‘사회책임경영 실천 다짐대회’를 연다. 은행 업무를 고객 중심으로 개선하는 태스크포스(TF)도 신설할 방침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도 전날 창립51주년 기념사에서 “고객의 신뢰를 저버리는 일은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은행들의 반성과 다짐이 고객 혜택과 직결되는 금리 인하 등으로 나타나지 않는다면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생색내기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에 뿔난 고객들의 법적 대응도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소비자원 등 시민단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 손실을 고객에게 돌리는 은행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이모씨 등 3명은 은행의 CD 금리 담합으로 피해를 봤으니 1인당 700만원을 배상하라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을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재고 옷의 재탄생… 코오롱 ‘R라벨’ 출시

    재고 옷의 재탄생… 코오롱 ‘R라벨’ 출시

    불황으로 저가 의류인 ‘패스트패션’의 기세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에서도 슬로패션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해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 소각 운명에 처한 재고 의류를 재활용한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리코드’를 출시한 의류업체 코오롱FnC가 또 하나의 시도를 감행한다. 코오롱FnC는 판매가 부진하고 철이 지나 재고로 쌓인 의류를 활용해 새로운 상품으로 선보이는 ‘R라벨’을 출시한다고 1일 밝혔다. ‘Re-birth’(다시 태어나다)를 뜻하는 R라벨은 기존 상품을 다시 염색하거나 디자인을 변형, 소비자들에게 다시 한번 선보이는 제품이다. 코오롱스포츠, 잭니클라우스, 시리즈, 커스텀멜로, 지오투, 브렌우드, 스파소 등 7개 브랜드가 23가지 제품을 내놓는다. 소비자의 반응을 보기 위한 시험적인 성격이라 브랜드별로 50~100장 한정 물량이다. 가격은 정상가의 70~80% 수준으로 재고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싼 편은 아니다. 회사 관계자는 “‘리코드’를 통해 가치 소비를 원하는 고객층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8~9월에만 백화점 등에 리코드의 팝업 매장을 5~6차례 열 정도로 재활용 시도에 관해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의류 업체들은 보통 3년이 지난 옷들을 브랜드 관리 차원에서 소각한다. 여기에는 수십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관계자는 “R라벨 출시가 비용 절감 차원보다 손쉽게 사고 버리는 소비 행태를 바꾸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R라벨 제품은 코오롱FnC의 백화점을 제외한 직영 매장과 직영 인터넷몰인 조이코롱(www.joykolon.com)에서 판매한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불황시대 양극화 되는 소비 행태] 항공여행객 최대… 매출 ‘쑥’

    불황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울고 있는 가운데 면세점들은 희색만면하다. 해외여행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비약적으로 증가한 덕분에 역대 최고 매출을 올려서다. 극심한 소비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소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상반기 국제항공 여객은 지난해보다 14.6% 늘어난 2287만명으로, 이 역시 사상 최대인원이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상반기 매출은 90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507억원)보다 39.2%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1억원으로 지난해(152억원)보다 4배가량 증가했다. 롯데면세점 역시 상반기 사상 최고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전체 매출의 3분의1가량을 차지하는 소공점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3%가량 늘었다. 면세점은 해외여행객들이 출국 전에 명품 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어서 부유층의 상징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면세점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에는 ‘왕서방’들의 역할도 지대했다. 신라면세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에서 중국인이 52.6%를 기록, 처음으로 일본인(33.6%)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일본인(40.1%)의 매출 비중이 중국인(39.8%)보다 높았다. 중국인은 씀씀이도 커서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3% 증가해 백화점에 이어 면세점에서도 ‘큰손’임을 여실히 증명했다. 이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본점 9층에 업계 최초로 중국인 전용 상설매장을 31일 연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 700여종을 한자리에 모아 쇼핑 편의를 돕는다. 상반기에 롯데백화점에서 중국인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배나 돈을 더 썼다. 휴가철인 7월에는 중국인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3.5배 증가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불황시대 양극화 되는 소비 행태] “최저가 판매”에 고객 우르르

    [불황시대 양극화 되는 소비 행태] “최저가 판매”에 고객 우르르

    롯데마트의 첫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빅마켓’ 금천점(서울 구로동)에서 ‘신라면’(30입)의 30일 오전 기준 가격은 1만 390원. 5~6㎞ 떨어진 미국계 경쟁사인 ‘코스트코’ 양평점은 이에 맞서 신라면의 가격을 똑같이 맞췄다. 이를 확인한 빅마켓 관계자들은 곧바로 추가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빅마켓 개점 이후 양측이 신라면을 두고 벌인 전쟁으로 가격은 당초(1만 5690원)보다 20여 차례 내려갔고, 결국 제품가는 롯데마트 일반 매장보다 무려 42%나 싸졌다. 코스트코를 철저히 모방한 ‘미투’ 전략에 ‘코스트코보다 10원이라도 싸게 판다’는 사생결단식 가격 정책으로 빅마켓은 한달 만에 위축된 소비심리를 푸는 데 성공했다. 현재 빅마켓의 회원 수는 8만 5000여명. 연내 10만명 모집은 ‘소박한 목표’였음이 드러났다. 한달 동안 무려 100억원어치를 팔았다. 하루 평균 4억~5억원 매출로 일반 대형마트로 운영할 때보다 약 3배나 늘었다. 불황으로 가격에 더욱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반색하며 저렴한 상품을 대량으로 한번에 구매하길 마다하지 않았다. 이에 객단가도 8만~9만원으로 일반 매장보다 배나 높아졌다. 경기침체에 의무휴업까지 겹쳐 고전 중인 대형마트 업계에 창고형 할인점은 ‘숨통’이 됐다. 롯데마트는 빅마켓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오는 10월 경기 화성에 2호점을 열고, 내년 광주광역시에 3호점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이마트도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7번째 매장을 천안에 열었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국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차별화된 상품과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더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시, 꼼수 업체 9곳 2690억원 추징

    서울시가 경남 등 다른 지자체에 자동차 등록을 한 자동차 리스업체 9곳에 대해 세무조사를 통해 269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업체들은 리스차가 주로 운행하는 지역이 서울임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해 다른 지자체에 차량을 등록해 왔다. 지자체가 리스업계 편법영업 행태를 이유로 세무조사를 하고 관련 세금 추징까지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해당 리스업체들은 물론 이 리스차량들을 등록해 준 경남 등 다른 지자체도 반발하고 있어 ‘지자체 간 세금전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서울시가 중구·강남·종로 등 6개 자치구와 함께 리스차량 세무조사를 한 결과, 서울에 본사를 둔 13개 자동차 리스업체 중 9개 업체가 자동차 사용 본거지로 지방 23개 사업장을 위장 신고, 관련 세금을 탈루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최근 5년 안에 이 허위사업장들 앞으로 등록된 차량 4만 5000대에 대한 세금 2690억원을 추징하기로 했다. 2690억원에는 취득세, 취득세와 함께 부과되는 지방교육세 및 신고 납부 불이행에 따른 가산세가 포함됐다. 업체별 추징세액은 최저 3억원에서 최대 1000억원대다. 시는 이달 중 해당 자치구를 통해 이 같은 세무조사 결과를 리스업체들에 통지한 뒤 다음 달부터 차량취득세 고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강종필 시 재무국장은 “인적·물적 시설이 없는 허위사업장의 자동차 사용 본거지는 법인 주사무소 소재지인 서울이기 때문에 취득세 과세권은 서울시에 있다.”면서 “조세정의 차원에서 취득세를 추징하게 됐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등록하려면 취득세를 납부하고 지방채를 매입해야 한다. 서울의 지방채 매입비율은 차량 금액의 20%이지만 부산 인천 대구 경남 제주 등 지방의 경우 5%인 곳이 많다. 예를 들어 1억 9000만원인 차량을 서울에서 등록하면 3800만원의 지방채를 사야 하지만 제주 지역에서는 950만원어치만 매입하면 돼 2850만원의 이득을 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량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리스업체는 세금을 줄일 수 있다. 재정난에 시달려 온 지자체들은 지방채 매입비율 인하를 통해 이 같은 차량등록을 유도해 왔다. 경남 부산 대구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자동차를 등록하면 납부한 지방세의 0.5~5%에 해당하는 수천만원을 포상금 형태로 되돌려 주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서울시 방침에 리스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리스업체가 회원사로 있는 여신금융협회는 “서울시 방침은 지자체 간 과세권 갈등문제를 민간회사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정”이라면서 “업계는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협회 관계자는 “서울시는 오랫동안 지속된 리스차량의 등록형태에 대해 한 번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서울시만의 이해를 앞세운 일방적인 논리로 지자체 간 조정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추징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남도 관계자도 “리스업체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전국 지자체에 차량을 등록한 것이기 때문에 서울시가 이제 와서 뒤늦게 지방세를 추징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내년 1월부터 취득세와 자동차세 납부지를 리스업체 등록지에서 리스차 이용자 거주지로 변경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했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의 리스차 유치 경쟁이 개선될 것으로 행안부는 보고 있다. 강원식·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신용조회 자주 하고 신용카드 바로 쓰고 빚독촉 전화 잘 받고

    신용조회 자주 하고 신용카드 바로 쓰고 빚독촉 전화 잘 받고

    최근 연체율이 크게 오르면서 금융권의 대출 행태가 더 보수적이 될 전망이다. 돈 빌리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 신용등급 관리가 중요하다. 대출 가능성도 높일뿐더러 조금이라도 낮은 이자에 돈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455조 8000억원을 기록했다. 연체율은 0.89%로 5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집단대출 연체율은 1.56%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업 연체율도 지난해 말 8.0%로 2년 만에 최고치로 올라섰다.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어 ‘가계부채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신용카드 연체율은 지난 3월 말 3년 만에 2%를 돌파했다. 이렇듯 연체가 늘다 보니 금융권은 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조금이라도 떼일 위험이 있는 돈은 아예 빌려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도 그럴 것이 연체가 쌓이게 되면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흔들려 더 큰 ‘돈맥경화’를 불러올 수 있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 관리를 더 철저히 해야 하는 것이다. 개인 신용등급은 자신도 모르게 떨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나이스(NICE)신용평가정보가 운영하는 크레딧뱅크의 ‘신(新)신용관리 10계명’ 조언을 소개한다. 우선 신용정보 조회를 자주 해야 한다. 잘못된 상식 가운데 하나가 신용 조회를 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생각이다. 본인이 직접 자신의 신용을 조회하는 것은 신용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자주 확인하고 계획을 세워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빚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대출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에 불리하다. 빚이 많을수록, 건수가 잦을수록 신용점수는 떨어지게 돼 있다. 대출 금리가 낮다 보니 빚을 갚는 대신에 적금을 드는 방안을 놓고 고민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전문가들은 빚부터 갚으라고 조언한다. 적금이 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는 안 쓰기보다 잘 써야 한다. 카드 사용 실적이 아예 없으면 신용 거래가 없는 것으로 간주돼 오히려 등급 평가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한도 대비 적정 수준을 사용하고 연체하지 않는다면 금융거래 내역과 상환 이력 등이 신용평점에 가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급전이 필요하다고 해서 섣불리 비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이 수직 하락한다. 부득이하게 대부업체를 이용해야 때는 반드시 등록업체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소액이라도 불법 대부업체를 이용하면 신용등급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빚 갚으라는 독촉 전화도 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무작정 피했다가는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자신도 모르게 빚이 늘거나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거래 알림(SMS) 및 고지서 수신 정보 등이 바뀌었을 때는 해당기관에 꼭 통보하는 게 좋다. 이미 연체가 생겼다고 해서 체념하지 말고 수시로 연체 정보를 체크해야 한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시론] ‘좌 복지·우 봉사’ 틀 벗어나야/김종구 개인정보보호 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시론] ‘좌 복지·우 봉사’ 틀 벗어나야/김종구 개인정보보호 범국민운동본부 운영위원장

    한국사회에 ‘개인’이란 말이 정착된 건 언제쯤일까? 언뜻 잘 생각이 나질 않는다. 유교적 가부장 사회와 이민족의 압제, 엄혹한 군사정권하에서 살아온 한국인들에게 개인이란 그만큼 낯선 용어였던 게 사실이다. 대신에 ‘나라’나 ‘민족’ ‘집안’ ‘가문’ 등의 용어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던 게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사회는 집단 우선의 사회였다. ‘정보’도 마찬가지다. 굳이 정보화나 정보혁명을 들추지 않더라도, ‘정보’는 ‘지식’과 더불어 과거와 현재를 가르는 중요한 잣대임이 분명하다. 갑자기 왜 뜬금없는 ‘개인’ 타령인가 하면, 지난해부터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을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함이다. 이미 관계법령이 발효돼 시행 중인데도 우리 국민 상당수는 이 법에 대한 이해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 정부는 정부대로, 관계 기관이나 매체들은 또 그들대로 많은 담론을 쏟아내고 있으나, 정작 국민의 머릿속에 쏙 들어갈 단순명쾌한 메시지는 아직 제시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민간부문 개인정보보호의 한 축을 맡은 사람으로서, 그 단순명쾌한 개념과 논리는 ‘인터넷’이나 ‘보안’이 아니라 오히려 ‘개인’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아져야 한다고 믿고 있다. 개인정보는 이미 우리 헌법 곳곳에 그 의미와 보호 목적이 명시돼 있다.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제18조 ‘통신의 비밀’, 제10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 바탕을 둔 일반적 ‘인격권’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집단지향성이 바로 이 ‘개인정보보호법’의 정착을 가로막는 중요한 장애물이라고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이 법의 시행은 때늦은 감이 있으며, 금후의 우리 국민에게 개인정보 보호는 다른 어느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라고 믿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정보’ 혹은 ‘개인정보 보호’는 우리가 한결같이 신봉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핵심가치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민대중(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하는 기업·기관·단체들의 인식과 행태가 문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기업과 기관에도 사회공헌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기업과 기관들이 경쟁적으로 이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좌 복지(사회복지), 우 봉사(자원봉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나눔국민운동본부가 공동 주관한 ‘제2회 국제 나눔 콘퍼런스’는 그런 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었다. 기업의 사회공헌이란 게 단순히 어려운 사람들에게 무얼 주거나 베푸는 차원이 아니라 미래형 공동체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점이 새롭게 두드러졌다. 발제자로 나선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박상순 파트너, 그리고 국제 NGO인 BSR(Business for Social Responsibility)의 제러미 프렙셔스는 글로벌 기업을 꿈꾸는 한국 기업들에 새로운 사회공헌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프렙셔스는 ‘사회적 경쟁우위 가치’(Social Advantage Value)란 표현까지 써가며 개인정보 보호, 투명성 제고, 소비자 보호 등 미래형 사회공헌의 중요성을 역설해 눈길을 끌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며, 더 나아가 ‘미래형 사회공헌’이라는 사실에 눈뜬 한국기업이 과연 얼마나 될까. 개인정보 보호는 단순히 ‘인터넷상의 보안’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고객과 국민의 정보인권을 지켜주는 일이요, 이른바 ‘인권경영’을 통하여 해당 기업은 물론 그 기업이 속한 사회를 보다 성숙한 민주사회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다. 경영전략의 대가(大家)로 꼽히는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의 공유가치 창출은 더욱 진화된 자본주의의 새로운 기업경영 패러다임이다.” 개인정보처리자인 기업, 기관, 단체들의 인식 전환과 함께 특히 CEO들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이다.
  • 카드·증권업계 쌍끌이 부진

    유럽발 경제위기 여파로 신용카드 업계와 증권사가 비상이 걸렸다. 금융감독원이 10일 발표한 올 1분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KB국민카드를 제외한 6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340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줄었다. 특히 지난 3년간 1%대를 유지하던 신용카드 연체율이 2% 선을 돌파해 서민경제 위기를 반영했다. 1분기 신용카드 연체율은 2.09%로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연체율 3.43%보다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초에는 소비를 줄이는 행태 때문에 카드자산 잔액은 76조 8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6% 줄었다.”며 “경기 둔화로 신규 연체 채권이 늘어나는 등 연체율은 증가했으나 7개 전업 카드사의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6.2%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신용카드 수수료율 체계 개편으로 수익 저하가 예상되는 카드사에 비해 증권사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유럽 위기에 따른 주식 거래 위축으로 말미암은 수익 감소에다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의 무산으로 신규사업에 대한 기대마저 사라졌다. 한 증권업계 임원은 “마른 수건을 짜다 피가 날 지경”이라고 한탄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증권업 지수의 수익률은 지난 8일 기준 최근 1년간 -30.62%로 의료정밀(-32.56%), 화학(-31.87%) 다음으로 저조하다. 최소 6조 5000억원은 되어야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일 거래대금도 수준 이하다. 유가증권시장의 5월 말일 거래대금은 4조 6061억원으로 지난해 8월 말일의 6조 201억원에 비해 25% 줄었다. 지난주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를 통해 3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확보한 대형증권사 5곳은 자본시장통합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미뤄지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업종 간의 벽을 허문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면 한국형 투자은행(IB)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신 수익원 부재와 규제 정책으로 증권사 수익성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요 증권사들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했던 정부의 정책에 따라 3조원까지 증자를 하며 대형화했지만 이 자금들이 방향성을 잃고 수익 기반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창수·이성원기자 geo@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미확인 동영상’

    세희(박보영)와 정미(강별) 자매는 커다란 집에 단둘이 산다. 엄마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고 아빠는 멀리 미국에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세희는 남자 친구 준혁(주원)과 사소한 일로 다투었다. 세희와 화해하려고 준혁이 정미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정미는 사이버수사대에서 일하는 그에게 엉뚱한 거래 조건을 제시한다. 폐쇄된 사이트에서 동영상을 몰래 받아달라는 것. 준혁은 별생각 없이 동영상 하나를 넘겨주는데 그것이 매개가 돼 자매의 비극을 부른다. 한 소녀의 끔찍한 저주가 담긴 동영상은 재생될 때마다 다른 모습으로 바뀌고 동영상을 본 사람은 조금씩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떤다. 저주받은 동영상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타고 수많은 컴퓨터로 퍼진다. 공포영화의 계절이다.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는 올해 공포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영화의 스타일은 근래 십대들의 사랑을 받았던 공포영화를 따랐다. 공포의 속성에 충실하게 접근하는 대신 청소년의 문화에 집중하고 거기서 공포를 안겨줄 만한 소재를 찾아낸 쪽이다. 당연히 성인 취향의 본격 공포영화를 기대한 관객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영화이며 ‘령’(2004), ‘므이’(2007)에 이어 세 번째 공포영화를 선보인 김태경 감독의 이력을 감안하면 적잖이 실망스럽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에서 비주류 장르로 취급받는 공포영화로 살아남기가 어렵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미확인 동영상’은 보는 것을 통한 쾌감에 통제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작품이다. 웹의 중심이 문자와 이미지에서 움직이는 영상으로 옮겨 가면서 원하는 만큼 동영상에 접근하는 게 가능해졌다. 쉽게 소화할 수 있는 동영상 문화의 폭발은 일각에서 잘못된 생산과 소비 행태를 낳았다. 누군가가 본질과 상관없는 자극적인 영상을 웹상에 풀어놓으면 떠도는 영상을 주워 본 사람들은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으로 반응한다.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자칫 거대한 언어의 폭력을 조장할 경우 그 때문에 상처받을 사람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미확인 동영상’은 어느새 사회 문제로 자리 잡은 쟁점을 재빠르게 영화 소재로 사용했다. 이런 영화의 주 소비층인 십대의 관심사를 공략한 결과다. 동영상의 폐해라는 주제를 십대 관객층에 맞춰 아주 쉽게 전달하기도 한다. 계절용 상업영화인지라 그러한 태도 자체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다. 이 영화의 빈틈은 멈추어야 했을 지점에서 과욕을 부린 데서 발생한다. 동영상에 깃든 영혼과 십대의 문화를 연결하는 데만 주력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확인 동영상’은 매듭짓지 못할 이야깃거리까지 끌어들였다.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못하는 것들은 공포영화이니 넘어갈 수 있겠으나 줍다가 버린 이야기들은 영화의 구조를 무너뜨린다. 예를 들어 ‘감시 카메라와 시선의 홍수’ ‘가족의 위기와 십대의 방황’은 영화의 성격상 함께 다루기엔 버거운 주제인데 감독은 전부 손에 쥐고 있다 슬며시 놓치고 만다. 그 밖에 공간, 미술, 음악 등에 들인 공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한국 공포영화의 고질적인 과제들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공포영화를 만들려는 감독은 최소한 이것만이라도 기억해주면 고맙겠다. 보는 사람보다 배우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놀라는 공포영화를 만들면 안 된다. 5월 30일 개봉.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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