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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G 허위 과장 광고” 참여연대, 이통 3사 공정위 신고

    “5G 허위 과장 광고” 참여연대, 이통 3사 공정위 신고

    참여연대가 이동통신 3사가 5G 기술 관련 허위·과장 광고를 일삼았다며 공정위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참여연대는 8일 기자회견을 열고 “5G ‘전국 상용화’가 발표된 지 14개월이 지났음에도 광고에서 나온 삶의 변화는 체감되지 않고 있다”며 “그런데도 이통 3사는 소비자 불만을 쉬쉬하며 개별 보상으로 무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본격 상용화에 들어간 5G 네트워크는 4세대(4G) LTE나 와이파이보다 높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해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정보를 전송할 수 있다. 그러나 전파의 도달거리가 짧고 장애물 통과율이 비교적 낮아 서비스 범위가 좁은 특징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전파를 중개하는 기지국이 4G보다 더 많이 필요하지만, 올해 3월 기준 5G 기지국은 10만여곳으로 LTE 기지국 약 80만곳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고 참여연대는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인 오픈시그널이 올해 1∼4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이통 3사 이용자들의 평균 5G 접속시간은 하루 24시간 중 3.4시간가량(약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는 5G 전파의 특성상 기지국 부족으로 인한 끊김 현상, 빠른 배터리 소진, 서비스 이용지역 제한 등의 불편을 상용화 전부터 예상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 3사는 전국에서 5G 서비스가 사용 가능하지 않음에도 서비스 지역과 기지국 설치 예상일 등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다”며 비무장지대 마을 사람들이나 시골 노인 등이 5G를 사용하는 광고가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이럴 경우 광고는 ‘최대 속도 2.7Gbps가 이론상 구현되는 최대 속도이며 실제 속도는 외부환경, 단말기 등의 영향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등의 내용을 표기해야 하지만 일부 TV 광고에서 이 문구가 누락된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참여연대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콘텐츠는 5G 서비스가 아닌 LTE, 와이파이, 심지어 3세대에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5G 전용 콘텐츠로 홍보해 5G 휴대폰 구매를 유도하는 행위를 했고 최근까지도 이 같은 홍보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이동통신사의 이런 행태는 부당한 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명백히 소비자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공정위가 이를 금지하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며 “또한 소비자들이 기대한 내용과 실제 서비스 품질의 차이로 피해가 발생한 만큼 과징금 부과나 소비자 피해 보상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날개 단 온라인쇼핑 거래…4월 음식서비스 83.7% 급증

    날개 단 온라인쇼핑 거래…4월 음식서비스 83.7% 급증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휘청거리는 가운데 온라인쇼핑만큼은 날개 달고 솟구치고 있다. 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 4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조 26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5% 증가했다. 온라인쇼핑 거래는 한번도 감소세를 보인 적이 없긴 하지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비대면(언택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특히 음식서비스는 전년 대비 5755억원(83.7%) 증가했다. 코로나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배달음식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어 농축수산물(69.6%), 음식료품(43.6%), 생활용품(36.0%), 가전·전자·통신기기(19.0%)도 코로나로 인한 소비행태 변화로 거래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문화 및 레저 서비스는 85.8%, 여행 및 교통 서비스는 69.6% 감소했다.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영화관람, 여행 등이 급격히 줄어든 탓이다. 다만 국내 코로나 상황이 개선된다는 기대감이 반영돼 지난 3월에 비해선 감소폭이 소폭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온라인쇼핑 가운데 모바일을 통한 거래는 7조 96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 따르면 40~50대 중장년층 스마트폰 보유율이 2015년 81.0%에서 지난해 98.3%로 급증했다. 이미 보유율이 높았던 20~30대와 더불어 모바일쇼핑 구매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모바일을 통한 거래도 음식서비스가 가장 많았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대중교통 찜찜해… 자전거 매출 늘고, 집콕 길어진 김에… 성형·안과로 몰려

    대중교통 찜찜해… 자전거 매출 늘고, 집콕 길어진 김에… 성형·안과로 몰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소비가 크게 쪼그라든 가운데 자전거와 외제차, 성형외과, 안과 등은 되레 매출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자전거와 외제차는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영향이 컸고, 재택근무 등으로 ‘집콕’이 길어지면서 성형외과와 안과 시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1일 이런 내용의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3월 하나카드 매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자전거 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9% 급증했다. 코로나19로 대중교통을 기피하는 분위기에 근거리·친환경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어서다. 대전 유성구의 대형 자전거매장에서 일하는 임정빈(35)씨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3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며 “매장을 찾는 손님 대부분은 대중교통의 대체 수단으로 자전거를 구매한다”고 말했다. 정훈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은 피하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덩달아 자전거 구매도 많아졌다”며 “서울시 공공자전거인 ‘따릉이’의 이용률도 지난해와 비교해 67% 정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과 관련된 소비는 고속버스(-72%)와 철도(-68%), 지하철(-33%), 택시(-34%), 시내버스(-32%) 등 모든 분야에서 감소했다. 이처럼 평일에는 대중교통을 피하고 주말에는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을 벗어나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자동차 구매는 증가했다. 특히 수입 신차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2% 증가했고 국산차도 9% 늘었다. 의료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 성형외과와 안과, 수의과의 매출만 증가했다. 성형외과는 지난해 3월과 비교해 9%, 안과는 6% 증가했다. 소아과(-46%), 이비인후과(-42%), 내과(-24%) 등의 매출이 대폭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성형외과 접수담당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간단한 시술을 받으려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며 “재택근무를 하거나 마스크를 쓰고 외부에 나가기 때문에 부기를 가릴 수 있는 지금이 기회”라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美, 화웨이 압박에…中 “필요한 모든 조치 취할 것” 경고

    궈핑 회장 “결국 미국 국익에도 손해”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이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계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이라며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조치는 화웨이뿐 아니라 화웨이의 소비자에도 해를 끼칠 뿐이다”고 밝혔다. 18일 열린 ‘화웨이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 2020’의 기조연설자로 나선 궈핑 회장은 “미국 정부의 화웨이 때리기가 미국 정부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없다”며 “화웨이는 70여개 국가에 1500개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6억명 이상의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디바이스를 공급한 뒤 35억명 이상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화웨이는 항상 다양하고 번영하는 사업 생태계를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며 “미국의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해외 반도체 기업이 제품을 화웨이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사전승인을 받은 뒤 화웨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지난해 조치보다도 강화한 제재안이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글로벌 세계화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지식재산권(IPR) 보호 강화, 공정한 경쟁 보호, 통합 된 글로벌 표준 보호 및 협업 글로벌 공급망 촉진을 위해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궈핑 회장은 “화웨이는 8만여건의 특허를 갖고 있지만, 이를 무기화하거나 과도한 비용을 받는 행태를 벌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지난해 180억달러어치의 물건(약 22조2300억원)을 미국으로부터 구매했는데, 미국 정부의 허락이 있으면 계속 사고싶다. 미국의 국익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기업의 합법적인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단호히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잘못된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이 취한 조치는 글로벌 공급망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재난지원금 결제 땐 10% 웃돈’ 암행조사에 딱 걸린 업소 15곳

    ‘재난지원금 결제 땐 10% 웃돈’ 암행조사에 딱 걸린 업소 15곳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 지급된 경기도의 재난기본소득(재난지원금)으로 결제할 때 웃돈을 요구한 일부 업소들의 ‘바가지’ 행태가 경기도의 암행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경기도는 특별사법경찰 20명(2인 1조)을 동원해 손님으로 가장, 7일 화성·용인·수원·부천 4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재난기본소득 카드를 차별한 업소 15곳을 적발했다. 부가세 명목으로 10%를 더 요구한 업소가 9곳, 결제 수수료 명목으로 5~10% 웃돈을 요구하거나 같은 물건에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한 업소가 6곳이었다. 떡집·카센터·옷가게 등 4개시 15곳 적발 8일 경기도가 공개한 적발 내용을 보면 ▲용인 기흥·처인 ▲수원 장안 ▲화성 능동·동탄 ▲부천 상동 지역의 의류, 이·미용, 철물, 인테리어, 카센터, 체육관 매장 9곳이 신용카드 결제 때 부가세 10%를 더 요구하는 차별 거래를 하다가 현장조사팀에 적발됐다. ▲용인 처인·기흥 ▲화성 동탄·정남 지역의 떡집·컴퓨터·의류·수족관 매장 6곳은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소비자에게 수수료나 부가세 명목으로 5∼10%를 더 요구하거나 같은 물건에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하다가 단속에 걸렸다.특사경은 “주민 신고가 들어온 매장 위주로 40여곳을 조사해 적발된 가게가 많았다”면서 “적발한 업소는 여신전문금융업법 또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매출 조작 여부에 대한 세무조사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도내 31개 전 시·군을 대상으로 차별거래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현금과 카드를 차별하는 행위는 공동체 이익을 훼손하는 반사회적 행위로 세무조사 등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더 쪼들린 저소득층

    더 쪼들린 저소득층

    저소득·고소득자 소비행태 분석사교육비 5000원 vs 33만 1000원 月지출은 102만 vs 422만원 4배차상위 20%, 여가 활동·교육비 최다지난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는 한 달 평균 102만 4000원을 쓰고 살았다. 상위 20%(5분위) 가구 422만 1000원의 4분의1 수준이다. 먹는 것 말고 가르치거나 즐기는 것에 돈을 쓸 여유는 거의 없었다. 특히 1분위의 자녀 사교육비(학생 학원교육) 지출은 고작 5000원인 반면 5분위는 33만 1000원에 달했다. 65배의 격차다. 오락·문화비 지출도 1분위(5만 3000원)와 5분위(38만 4000원) 간 차이가 컸다. 7일 통계청의 ‘2019년도 연간 지출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저소득층과 고소득층 간 소비행태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1분위는 먹는 것(식료품·비주류음료)에 전체 소비의 19.9%(20만 3000원)가 집중된 반면 5분위는 11.2%(47만 2000원)만 할애됐다. 대신 5분위의 소비는 여가 활동과 교육에 몰렸다. 외식이나 여행 비용인 음식·숙박비가 59만 8000원(14.2%)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교육비(50만 4000원)도 먹는 것을 웃돌았다. 1분위의 교육비 지출이 겨우 2만 2000원(2.1%)에 불과한 것과 대비된다. 교육비가 이렇게 차이 난 이유는 사교육비 때문이다. 1분위에는 1인 혹은 노인 가구가 많아 자녀가 없는 경우가 많다는 걸 감안해도 격차가 너무 컸다. 꾸미는 것에도 차이가 많았다. 1분위의 의류·신발 소비는 4만원(3.9%)에 그친 반면 5분위는 27만 1000원(6.4%)으로 7배 가까이 많았다. 반면 주류·담배는 1분위(2만 3000원)와 5분위(3만 9000원) 간 격차가 미미했다. 가구주 연령별로 보면 40대(319만 8000원) 때 가장 많은 소비를 하다 50대(284만 4000원) 때부터 꺾여 60대(165만 9000원) 때는 100만원대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1인 가구 평균 지출은 142만 6000원, 4인 가구는 371만 800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비 지출은 245만 7000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253만 8000원)보다 3.2% 줄었다. 문재인 정부의 아이콘인 소득주도성장 효과에 대해 의문이 나온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을 늘려 주면 소비가 활성화돼 경제가 발전한다는 게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논리다. 다만 통계청은 지난해 조사의 경우 2018년과 통계 표본체계와 조사 방법이 달라 비교 때 유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017~18년 가계동향조사는 매달 1000가구씩을 새로 추출해 총 12개월(1만 2000가구) 조사했다. 지난해는 7200가구를 6개월 동안 연속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매달 표본을 바꾸는 것보다 동일한 가구를 연속해서 조사하는 게 신뢰도가 높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도별 비교가 불가능한 2017~18년 조사 결과에 대해선 보정 작업을 거쳐 별도로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여야가 합의한 재난지원금 지급, 빠를수록 좋다

    여야가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고 코로나19 대응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제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처리키로 어제 전격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윤후덕, 미래통합당 김한표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이런 내용의 의사일정을 밝혔다. 4·15 총선 이후 재난지원금의 ‘전 국민 지급·고소득자 기부안’을 놓고 벌인 여야의 대립은 우리 정치의 한심한 수준을 보는 것 같아 국민의 실망이 컸다. 제1야당인 통합당이 총선 공약을 뒤집고 발목을 잡는 모양새로 비쳤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야당의 행태에 분노한 국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여야는 허겁지겁 협상에 임했고 어렵사리 쟁점인 국채 발행 등의 현안을 타결했다. 이를 토대로 어제 법제사법위원회 등 13개 상임위를 열어 2차 추경안 심사에 착수했으니 늦었지만 환영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제조업을 포함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아예 문을 닫았거나 간신히 버티는 형국이지만 이 상태로 가다간 줄도산은 불가피하다. 지역경제는 코로나 사태로 이미 파산 직전에 몰려 있다. 여야가 29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 처리를 약속한 것은 재난지원금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국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효과는 반감될 것이란 점을 인식한 것이다. 미국이나 캐나다, 독일, 일본 등이 긴급재난지원금을 1~2주 안에 전광석화처럼 지급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동안 재정건전성을 우려했던 야당이 국가 위기 상황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재난지원금은 단순한 생계지원을 위한 보전이 아니라 소비진작을 위한 성격을 갖고 있다. 14조 3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2171만 가구가 40만~100만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이는 국가 경제 회생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와 고양시 등 기초자치단체가 4월 중순부터 각각 1인당 10만원과 5만원의 재난지원금을 지원했는데 지역경제가 활성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민의 고통과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파행과 대립을 일삼았던 20대 국회가 어렵사리 재난지원 처리를 약속한 것은 국민들의 입장에서 한숨을 돌릴 만한 일이다. 막판 변수로 남아 있는 세출조정이 난관이 돼서는 안 된다. 정치권의 당리당략이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행여 지역구 이익을 앞세워 국익을 침해하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 마지막 남은 임기까지 그동안 실종된 대화와 협상의 정치 복원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고소득·저소득 가구 격차 부동산 자산으로 더 커졌다

    고소득·저소득 가구 격차 부동산 자산으로 더 커졌다

    부동산·금융자산 합친 총자산 격차는 9배 집값 상승 혜택, 고소득 가구 집중 드러나 중고생 둔 40대 가구 교육비에 28% 소비 투잡족 비율 10.2%… 1년새 2.1%P 늘어지난해 경제활동가구의 월소득은 전년보다 평균 10만원 늘었지만 집값 상승으로 총자산은 평균 1958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가구와 저소득 가구 간 격차는 부동산 자산 차이로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는 27일 전국의 만 20~64세 경제활동인구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0’을 발표했다. 연령과 결혼 여부, 자녀 유무 등에 따라 소득과 지출, 자산, 저축 행태 등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이 가장 많은 상위 20% 가구는 세후 실수령액 기준으로 월평균 902만원을, 하위 20% 가구는 189만원을 벌었다. 소득만 보면 4.8배 차이 나지만 부동산과 금융자산을 더한 총자산의 격차는 9배가 넘었다. 상위 20% 가구의 총자산은 8억 8294만원이었고 하위 20% 가구는 9592만원에 그쳤다. 하위 20% 가구의 소득상승률은 2.2%, 상위 20% 가구는 1.1%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처럼 자산 차이가 벌어진 것은 부동산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자산은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부동산 자산은 1년 전보다 평균 1525만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 상승의 혜택은 부동산 자산 비중이 큰 고소득 가구에 집중됐다. 상위 20%와 하위 20% 가구의 부동산 자산 격차는 12.3배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 중 11%는 2017∼2019년 집을 구매했고 5억원 이상 아파트를 산 경우 현재 아파트 가격 상승분이 대출받은 돈의 절반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486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인 241만원(49.6%)이 소비로 나갔고 117만원(24.1%)은 저축·투자, 41만원(8.4%)은 빚을 갚는 데 썼다. 특히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40대 가구는 한 달 소비액(371만원)의 28%인 103만원을 교육비로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가구의 교육비도 한 달 108만원으로 전체 지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본업과 부업을 병행하는 ‘투잡족’의 비율은 10.2%로 1년 전과 비교해 2.1% 포인트 증가했다. 투잡족의 본업 수입은 월평균 228만원, 부업 수입은 월평균 54만원이었다. 주로 월소득이 평균보다 낮으면 투잡을 하는 사례가 많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재명 “통합당, 정신 못 차려…계속 그러면 용도폐기 당할 것”

    이재명 “통합당, 정신 못 차려…계속 그러면 용도폐기 당할 것”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 약속 입장 바꿔”“‘국민들한테 비난 좀 받아봐라’ 심사 작동”‘소득하위 70%’ 기재부엔 “과거 젖어 있어”이재명 경기지사는 “지금까지 미래통합당의 행태는 국민들을 무시한 것이 분명했다”며 “앞으로 계속 그러면 용도폐기 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특히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와 관련해 통합당이 정부안인 소득하위 70%를 주장하는데 대해 “선거 전에는 그런(전국민 지급) 약속을 하다가 선거 지고 나니까 (여당에) ‘한번 고생 좀 해봐라. 국민들한테 비난 좀 받아봐라’ 이런 심사가 작동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통합당이) 선거에는 졌지만 여전히 임기 개시 전에는 상당한 의석을 가지고 있으니까 (재난지원금 전국민 지급을) 동의하지 않으면 처리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여전히 정신 못 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황교안 대표가 마음에 없는 소리를 선거가 다급하다 보니까 한 것으로 보여졌는데 그래도 전 선거 끝나면 협조할 것으로 봤지만 지금 와선 또 입장을 바꿔서 30% 빼자고 주장하고 있다”며 “(정부와 입장이 같지만) 사실은 정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득 하위 70% 안을 고수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에 대해서도 “이분들 생각이 좀 과거에 젖어 있어서 그렇다”며 “새로운 시대, 새로운 상황에 전혀 적응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과거 고도성장 시기에는 투자자금이 부족해서 기업에 몰아줘야 되고 정말 재원을 아껴야 되고 이런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소비 수요가 부족한 시대가 됐기 때문에 소비 진작이 주요 정책 과제가 된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국민총생산의 10%에 가까운 돈을 투자해서 소비 수요를 진작시키고 기업을 살리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기재부가) 가난한 사람을 도와주는 복지 정책으로 착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이 지사는 “경제상황이나 재정상황에 대한 걱정이기보다 국민들한테 예를 들면 ‘현금지원하면 국민들이 나쁜 습관 들지 않을까’라는 황당무계한 잘못된 생각이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기재부의 완고한 입장을 어떻게 번복시킬 수 있겠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제일 문제되는 건 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가 모든 정책 결정권은 청와대가 갖고 있고, 청와대 입장은 국회의 합의에 따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재원에 대해서는 “재원을 마련할 수 없다면 국채발행해서 필요한 만큼 전 국민한테 추가 지원하면 간단하다”며 “우리나라 국가예산이 500조를 넘어가고 있기 때문에 20조원을 추가 발행한다고 해도 올해 몫에서 한 7조원 정도 하고, 나머지 한 13조원 정도를 나눠서 내면 별로 어려운 게 없다. 내년, 내후년은 아직 미정 상태니까 조정은 아주 쉽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당의 총선 패배에 대해 “이번에 ‘왜 이렇게 국민들한테 버림 받았느냐’라고 하면 과거의 잘못도 있지만 선거 과정에 보인 그런 행태들 때문”이라며 “후보들을 마구 여기서 저기로 마구 옮겨 꽂는다든지, 표가 된다고 하면 주장을 했다가 또 필요하면 말 바꾸고 국민들은 너무 우습게 봤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 팬데믹, 초연결비대면사회로의 전환 기회/이은우 건양대 교수

    [열린세상] 코로나 팬데믹, 초연결비대면사회로의 전환 기회/이은우 건양대 교수

    14세기에 시작된 페스트의 창궐로 사람들이 죽음의 공포에 떨고 있을 때 교황청은 면죄부를 팔아 치부를 한다. 민심은 이반되고 신과 봉건영주의 권위가 추락해 중세가 무너지기 시작하고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이 일어나게 된다. 페스트의 창궐이 역사적 전환점을 만든 계기가 된 셈이다. 18세기 말과 19세기 초 제너의 천연두 백신 개발과 파스퇴르를 필두로 한 각종 백신의 개발로 인류는 한동안 태평성대를 구가하고 1000만명 규모의 도시를 만들 수 있었으며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지구촌시대를 열었다. 2020년, 전염력이 독감의 4배나 되는 코로나19로 4월 13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가 180만명, 사망자는 1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지금까지 어떠한 권력도 하지 못했던 전 세계 77억명의 인류를 대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제한,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등을 통해 비대면 사회를 강제하고 있다. 이로 인한 세계 곳곳의 텅 빈 공항과 도시의 거리, 주가폭락, 매출격감 등은 지구촌의 성장열차를 후진시키고 심각한 불황의 긴 터널을 예고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세계는 그 이전의 세계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코로나 팬데믹이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며 정치·경제의 격변이 이어질 것이다. 성곽시대의 사고가 되살아날 수 있으므로 자유세계의 질서를 지켜내야 한다. 미국은 바이러스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계획하는 시급한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코로나19는 안일한 삶에 빠진 우리를 채찍질하고 극단적 상황으로 몰아넣어 그동안 미루었던 일을 단숨에 해결하게 하는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 사태는 방역이나 치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로 봐야 한다. 거시적으로 보면 코로나 이후에는 초연결비대면사회(hyper-connected, but untact society)가 넥스트 노멀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노멀(new normal)로 가는 핵심적인 수단이며 이번 코로나 사태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첫째, 세계화 시대가 퇴조하고 지역화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중세의 성곽시대로 회귀하지는 않겠지만 국가와 지역의 안전을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화될 것이다. 글로벌 공급망이 중국에서 탈피해 다른 국가로 이동하려는 움직임도 예견되고 있다. 둘째, 이코노미스트지와 매킨지가 ‘지구 전체가 전자상거래, 디지털 결제, 원격 근무, 디지털 교육 등에 대한 특강을 받고 있다. 시장과 교육의 소비자들의 소비행태 변화에 따라 비대면 거래가 영구적인 소비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지적했듯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기술의 채택이 빨라질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동안 거부감을 갖던 교수들이나 선생님들이 아무런 저항 없이 온라인 강의 방식을 순식간에 받아들이게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쿠팡과 배달의민족 등에서 물품 배송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국제결제은행(BIS)은 4월 5일 ‘코로나 사태로 디지털 결제 도입이 가속화되고 각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 도입 논의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셋째, 일부 생물학자들은 ‘바이러스로 인해 이번 세기에 인류의 종말이 와도 놀랍지 않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바이러스의 위협이 심각하며 새로운 전염병 방지 시스템의 구축이 시급하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기존 방역 시스템의 한계와 한국의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 융합 방역의 장점을 인식하게 됐다. 새로운 사회에서는 전염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T와 BT의 융합을 통한 선제적 예방과 핀 포인트 스마트 방역 시스템이 자리잡을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공학, 의학 등 과학기술 전문지식 없이는 좋은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것을 경험했으며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시스템 도입에 대한 사회적ㆍ기술적 수용성이 크게 확장되고 있다. 다시 옛날로 되돌아가기 전에 과학기술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부가 선도적으로 초연결비대면사회로 가는 국가 로드맵을 만들고 실행해 나간다면 대한민국이 넥스트 노멀 시대의 강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다.
  • 강준만 “조국 감싼 문 대통령, ‘상도덕‘ 지켰나”

    강준만 “조국 감싼 문 대통령, ‘상도덕‘ 지켰나”

    대표적인 진보 논객인 강준만(63) 전북대 교수가 문재인 대통령과 이른바 ‘문빠’(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그룹)의 행태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책을 출간했다. 강 교수는 최근 출간한 저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인물과 사상사)에서 “유권자는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로 거듭날 수 있는 가”라며 최근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군 이슈를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강 교수는 정치적 소비자 운동에 대해 “정치와 무관한 것으로 간주되어온 쇼핑 행위가 정치적 행동주의의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시장을 정치적 표현의 장으로 간주해 정치인에게 투표하는 대신 기업에 투표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가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된 가운데 정치적 소비자 운동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은 296쪽, 8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강 교수는 ‘왜 진보 언론은 자주 불매 위협에 시달리는 시달리는가’(3장)와 ‘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시민단체와 언론개혁의 후원이 줄어들었을까’(5장)에서 진보 진영에 비판의 칼날을 들이댔다. 그는 “촛불집회 덕분에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수준에나마 상응하는 ‘상도덕’을 지켰는 지켰는가”라며 “분열과 갈등의 정치,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그는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조국 사태’가 대표적인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국이 사퇴했지만,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국에 대한 애틋한 심정을 드러냄으로써 제2차 국론 분열 전쟁의 불씨를 던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기자회견에서 “조 전 장관이 지금껏 겪은 고초만으로 마음의 빚을 크게 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문빠’에 대해 “한국 민주주의와 진보적 개혁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들이 ‘우리 이니’에 관한 문제에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특히 ‘걸핏하면 한겨레 절독을 부르짖는 어용 시민’, ‘뉴스타파 후원자 3000명이 사라진 조국 코미디’ 등을 통해 ‘어용 저널리즘’을 요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후보자일 당시 그에게 불리한 보도를 했던 진보 성향의 언론매체가 후원자 급감 등 큰 후유증에 시달렸으나 윤 총장이 정권과 대립하게 되자 ‘후원 철회를 사과한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면서 “이런 ‘조국 코미디’에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어용 저널리즘이 과연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는 도움이 될지 정말로 궁금하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많은 진보주의자가 ‘시민’을 내세워 진보 행세를 하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윤리적인 소비자’로 살고 있는 이중성과 위선을 깨는 게 더 시급한 일”이라면서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책을 읽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씨줄날줄] 언택트 경제/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언택트 경제/장세훈 논설위원

    코로나19 확산 사태로 ‘언택트(비대면)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재화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대신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행위가 대표적이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도 그중 하나다. 결제할 때마다 스마트폰에 저장해 둔 은행 계좌나 신용카드 정보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간편결제는 온라인 카드 결제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난 2월 온라인 카드 결제액은 1년 전보다 34.3% 급증했다. 정부와 서울시 주도로 2018년 12월 출시된 ‘제로페이’ 역시 적극적인 홍보에도 가맹점 수는 월평균 1만~2만개 정도씩 늘어나는 데 그쳤으나 지난달에는 무려 8만 5000여개가 증가했다. 거래 과정에서 카드나 현금을 주고받지 않아도 돼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결제 방식의 변화는 소비 행태가 바뀐다는 것도 의미한다. 더욱이 언택트 경제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낮추고 대면접촉에 따른 거부감이나 불편함도 덜어 줄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기보다는 장기적 추세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의료 분야에도 적용된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월 24일부터 원격진료를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환자는 병원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 전화로 상담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바이러스의 의료기관 유입과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다만 현행법상 원격의료는 여전히 불법이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2000년 시범사업을 시작했음에도 의료계 등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20년 넘게 제자리걸음 중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원격의료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의 틀 자체를 바꿔 놓은 셈이 됐다. 국내 의료 시스템, 나아가 의료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외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언택트 경제 확산이 곧 관련 기업의 성장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음식 시장도 언택트 경제의 한 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은 최근 자영업자에 대한 수수료 부과 방식을 ‘정액제’(월 8만 8000원)에서 ‘정률제’(주문 1건당 5.8%)로 바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대부분의 소상공인은 엄청난 폭의 (수수료)인상을 감내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말 업계 2위 업체인 ‘요기요’와의 합병 발표 이후 ‘독과점의 횡포’(합병 시 시장점유율 약 90%)가 현실화됐다는 비판마저 감수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용자 편익 중시라는 변화의 파도에도 잘 올라타야 침몰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4·15 총선과 독과점 카르텔 정치의 민낯/오일만 논설위원

    역대 최악의 선거를 맞이하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통상적 선거운동 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이유지만 4·15 총선이 함축한 퇴행성에서 그 책임을 찾을 수 있다. ‘정책과 비전이 보이지 않는 선거’라는 지적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다. 정치의 존재 이유가 사라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이다. 선거 때만 되면 말이라도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알랑거렸지만 이젠 대놓고 무시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국민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노골적으로 ‘권력질’을 해대는 꼴이 볼썽사납다. 우리 정치가 이 지경이 된 결정적 이유는 정치의 독과점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 가격 결정권을 가진 독과점 기업들이 소비자들을 무시하고 마음대로 이윤을 뽑아내듯 거대 정당들은 그들의 충성스런 ‘고객’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특권을 향유하는 형국이다. 진보와 보수가 갈려 서로에게 총을 겨누는 이른바 여야의 ‘적대적 공존’ 체제가 탄생한 배경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이 ‘개판’을 쳐도 지지 유권자들이 편을 갈라 싸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볼모의 정치나 다름없다. 정치 소비자인 유권자들이 아무리 새로운 정치를 요구해도 당내 기득권을 가진 공급자들에겐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하다. 정치는 근본적으로 민의를 담아 실천하는 행위다. 이것이 대의민주주의의 핵심이고 이를 실천하는 전위기구인 정당은 본질적으로 수평적 구조여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정치는 독과점 체제에 기반을 둔 수직적 구조로 왜곡 변형되고 말았다. 현재 우리 정치 구조로는 죽었다 깨어나도 39세에 프랑스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이나 승승장구하던 보수당을 단숨에 무너뜨린 44세의 토니 블레어가 나올 수 없다. 대표적인 것이 개정 선거법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은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려는 등가성 원칙에 토대를 뒀다. 거대 양당의 독과점 폐해를 줄이고 다양한 가치를 담은 소수정당의 원내 진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선거개혁의 허점을 비집고 일부 올드보이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 정치 신인들과 전문가 그룹의 등장조차 막은 채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전락한 것이다.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나 미래한국당은 각각 공천 탈락자들의 구명줄이 됐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구현해야 할 총선 자체가 기회주의 정치꾼들의 먹잇감이 됐다. 올드보이들의 행태를 보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이었던 8선의 서청원(77) 의원은 우리공화당 비례후보 2번, 4선의 ‘친박’ 핵심 홍문종(65) 의원도 친박신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 2년 전 단식까지 하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산파역을 자임했던 손학규(73)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민생당 비례후보 2번을 받았다가 거센 여론에 밀려 14번으로 물러났다. 올드보이 귀환의 압권은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이다. 그는 전두환ㆍ노태우ㆍ김대중ㆍ박근혜ㆍ문재인 정권에서 여야를 넘나들며 요직을 꿰찬 인물이다. 전두환 정권에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에 참여했고 노태우 정권에서는 보건사회부 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다. 11대를 시작으로 12대, 14대, 17대,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로 5선을 역임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런 그가 제1야당인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삼고초려 끝에 총선을 지휘하게 됐다. 과거 3차례 선거에서 승부사로서 명성을 떨쳤다는 이유로 선거판에 불려 나왔지만 한국의 유권자들이 그리 만만치 않다. 그의 취임 일성은 1956년 3대 대선 당시 이승만 정권을 향한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슬로건이었다. 과거 그가 보여 준 미래지향적 시대정신이 결여된 구호이다. 원대한 비전 대신 증오를 부추기는 얄팍한 정치공학의 냄새가 풍긴다. 스스로 발광체가 되지 못한 채 반사이익을 노리는 선거전략은 결국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게 된다. 자기희생과 책임감이 결여된 올드보이의 귀환은 한국정치의 퇴행성 그 자체를 보여 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누가 봐도 자신들의 밥그룻을 절대 내놓지 않으려는 노욕으로 비친다. 불과 몇 달 전 정치개혁을 앞세워 청년 정치를 활성화하겠다는 다짐은 자취를 감췄다. 주요 정당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자 584명 가운데 20·30대 청년 후보는 4.7%에 그쳤다. 정치 철학과 패러다임의 혁신 그리고 ‘처절한 인적 쇄신’을 기대한 국민의 실망은 크다. 거고취신(去古取新·잘못된 과거를 씻고 새롭게 나아간다)의 정치는 언제나 가능할지, 그저 답답할 뿐이다. oilman@seoul.co.kr
  • 박재욱 “이젠 창업 권하지 않겠다”… 고객들 “타다 살려내라”

    박재욱 “이젠 창업 권하지 않겠다”… 고객들 “타다 살려내라”

    ‘25만 택시표’ 눈치에 법안 통과 강행 이재웅 “정부가 드라이버들 책임져야” “타다가 혁신 산업이냐” 비판 목소리도 생존위협 택시 상생 방안 적극 내놔야국민들에게 일반 택시보다 월등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던 ‘타다’가 사라질 위기에 몰리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이 6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되면 운영업체는 타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터라 그동안 유용하게 서비스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은 ‘타다를 살려내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법원이 합법 결론 내린것 국회가 뒤집어 우버나 에어비앤비 등 앞선 혁신서비스가 기존 전통산업의 반발로 무산되거나 서비스가 제약된 사례를 들면서 타다까지 또 막는 것은 시대 역행적인 조치라고 비난한다. 국민들이 고급서비스를 누릴 기회를 박탈하고 국회가 4월 총선을 앞두고 25만 택시기사의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결정을 내린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적인 행태라는 것이다. 타다 서비스가 혁신 산업이냐를 놓고 논란도 있다. 하지만 기존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체의 갈등을 현재 법 테두리 안에서 풀지 못하고 또 다른 규제를 가해 족쇄를 채우면서 국민들의 선택권만 좁아지게 됐다는 지적이다. 물론 타다를 반대하는 쪽의 목소리도 여전히 적지 않다. 타다가 사실상 콜택시지 무슨 혁신이 있냐는 반론이다. 타다를 허용하게 되면 유사 업체가 난립해 결국 택시 면허가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타다라는 선택지가 사라지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인 국민들에게 오롯이 돌아가고 국내 모빌리티 산업의 발전 동력이 통째로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일 법사위가 반대 의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표결 없이 타다금지법의 통과를 강행한 것은 택시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적인 결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타다금지법에 끝까지 반대한 채이배 민생당 의원과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두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나머지 법사위 위원들 중에서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타다금지법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비친 이가 있었으나 정작 전체회의에서는 “택시 업계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며 슬며시 입장을 바꿨다. 법원이 합법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을 입법부가 뒤집은 것도 정상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상 합법인 것을 근거로 이미 막대한 돈을 투자해 사업을 벌여 놨는데 하루아침에 이를 뒤집게 되면 앞으로 신규 산업에 과감히 도전할 사람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이미 법에 근거해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이를 규제한다면 소급 적용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면서 “타다금지법은 또다시 돈을 대거 투자해야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사업자에 대한 진입 규제를 둔 것이기 때문에 연쇄적으로 경쟁도 줄고 결국 서비스질까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타다 베이직’ 서비스 중단 선언이 나온 이후 여타 모빌리티 업체들의 사업 포기 선언이 연쇄적으로 이어질 조짐이 보인다. 모빌리티 스타트업의 ‘맏형’이 버텨 내지 못하자 연쇄적으로 무너지는 현상이다. 국내 시장을 버리고 해외로 진출하겠다는 업체들도 있다. 김성준 차차크리에이션 창업자 겸 명예대표는 “국회가 렌터카에 기반한 사업자들의 기반을 죽인 것이 사실이다. 기존에 운영하던 차차 서비스를 중단하게 될 것”이라며 “투자를 못 받고, 사업의 확장성도 없게 됐는데 어떻게 서비스를 계속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타다를 운영하는 박재욱 VCNC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72만명이나 되는 이용자들의 새로운 이동 방식도, 1만 2000명 드라이버의 일자리도 표로 계산되지 않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나 보다”면서 “이젠 그 누구에게도 창업하라고 감히 권하지 못 할 것 같다. 가슴으로 낳고 기르던 타다라는 아이가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날, 배 속에 있는 내 아이에게 물려줄 세상이 너무 부끄러워서 잠에 들 수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재웅 쏘카 대표도 이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정부는 혁신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들의 눈물과 자신이 주도한 정책으로 일자리를 잃게 된 수천명의 드라이버들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웅, 차량 확대·사회 환원 등 논란도 하지만 타다가 너무 독선적이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어떻게 혁신을 이어 나가겠다는 비전 없이 국회·정부·택시 모두와 설전을 벌이다 보니 상황이 이렇게 됐다는 것이다. 이 대표 측은 타다 차량을 1만대까지 늘리겠다고 기습 발표하거나 타다를 비판한 김경진 무소속 의원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법안의 국회 통과가 임박해서야 타다로 얻을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여러 논란을 야기해 왔다. 한 모빌리티 업체 대표는 “올곧은 길을 가는 것은 존경하나 택시와의 상생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했어야 한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전 세계에 부는 ‘짜파구리’ 열풍… 유통시장 넘어 숙박·외식업계로 확장

    전 세계에 부는 ‘짜파구리’ 열풍… 유통시장 넘어 숙박·외식업계로 확장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오스카상의 영예를 안으며 일상 곳곳에 ‘짜파구리’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에서부터 호텔, 온라인마켓, 해외 레스토랑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고 기생충의 오스카 수상을 축하하는 이벤트가 한창이다. 그 중 가장 핫한 소재는 단연 짜파구리다. 한 편의점에서는 짜파구리·한우 한정판 세트를 출시했고 호텔에서는 짜파구리를 룸서비스 메뉴로 선보였다. 이러한 짜파구리 인기는 침체된 경기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 오랜 경기불황에 중국발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면서 어느 때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요즘, 영화와 짜파구리의 인기가 소비자들을 다시 시장으로 불러내고 있는 것이다. 짜파구리 열풍은 대형마트를 넘어 호텔 스위트룸에서 프렌차이즈까지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최근 숙박업계엔 ‘짜파구리 호캉스’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여의도 글래드호텔’은 스위트 객실에서 부채살이 들어간 짜파구리를 룸서비스로 즐길 수 있는 ‘스위트 플렉스’ 패키지를,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짜파구리가 포함된 특별 패키지를 다음 달 31일까지 선보인다. 글래드 강남 코엑스센터의 ‘뷔페G’는 오는 29일까지 런치 또는 디너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채끝 짜파구리를 2인당 1개씩 제공한다. 외식업계도 마찬가지다. 서울 광화문에 있는 고급 한우 레스토랑 ‘한육감’ 디타워점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기념해 지난 18일부터 ‘한우 채끝 짜파구리’ 판매에 들어갔다. 레스토랑 대표는 “2인분에 한우 채끝살 140g을 넣고 별도 볶음춘장과 트러플까지 더해 영화 속 상류층 입맛을 재현했다”며 “하루 20그릇 한정으로 3월 초까지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명 맥주 프렌차이즈 ‘역전할머니맥주’에서는 짜파구리가 인싸 메뉴로 등극했다. 이곳에서는 짜파구리에 어묵, 떡, 메추리알, 치즈 등을 넣은 퓨전요리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또한 서울 중랑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중식셰프 이연복 씨가 김정숙 여사에게 전수한 ‘대파 짜파구리’도 장안의 화제다. 그는 한우 채끝살 대신 돼지목살을 넣고 대파와 함께 볶는 것이 비법이라고 소개했다. 짜파구리 열풍은 최근 코로나19로 침체되어 있던 우리나라 경기에 모처럼 활력을 더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오스카 수상일인 지난 10일을 기준으로 11일부터 15일까지 짜파게티와 너구리 합산 매출은 전 주보다 약 55% 증가했다. 한국 영화 최초 오스카 4관왕이라는 쾌거에 소비자들은 화제가 된 짜파구리를 먹어보기 위해 직접 마트를 찾은 것이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서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후 3일간 짜파게티 매출액이 신라면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사실 짜파구리는 소비자가 취향대로 제품을 요리해 먹는 ‘모디슈머’(Modify와 Consumer의 합성어) 열풍의 원조다. 모디슈머들은 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영역에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짜파구리와 같은 소비 트렌드는 대중들이 자발적으로 찾는 재미와 즐거움이 핵심요소”라고 설명했다.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소비자들은 구매를 일종의 게임으로 여기며 재미와 즐거움을 이용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들은 소비 행태를 SNS를 통해 끊임없이 공유·모방하며 확대 재생산을 하기 때문에 기업의 매출은 물론 타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 해외시장 수출 등 다양한 경제 영역으로 확산된다는 분석이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비싸도 편하니까 ‘편리미엄’

    비싸도 편하니까 ‘편리미엄’

    평소 신조어에 둔감한 사람들도 이제는 ‘가성비’나 ‘소확행’이라는 단어에는 꽤 익숙해졌을 것이다. 누군가 뜻을 묻는다면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소확행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라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아재’들도 많아졌다. 그렇다면 ‘편리미엄’은 무엇인지 아는가. 편리함과 프리미엄의 합성어로 ‘편리하다면 기꺼이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는 소비 행태’를 뜻한다. 2010년대에는 가성비나 소확행의 소비 트렌드가 주류를 이뤘다면 2020년대의 시작점에 편리미엄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워라밸’ 확대에 집 안 생활 늘어나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는 아무리 좋은 공기청정기라도 가격이 수백만원에 달하면 진열대에 도로 상품을 내려놓는다. 소확행을 추구하는 소비자는 싸고 조그맣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가 그려진 가습기를 구매하고선 빙그레 미소를 지을 것이다. 반면 편리미엄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매일 깨끗한 옷을 입기 위해 100만원 초중반대의 LG전자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에 지갑을 열고, 200만원대의 일렉트로룩스 대형 식기세척기를 과감히 결제한다. 고가의 제품을 사는 행위지만 과소비와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평소엔 큰돈을 쓰지 않거나 심지어 자린고비처럼 지내다 ‘이게 있으면 정말 편리하겠다’ 싶으면 기꺼이 거금을 쓰는 것이다.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때우며 돈을 차곡차곡 모아 최신 노트북을 구매하는 식이다. 편리미엄 소비 행태는 특히 가전제품을 구매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이베이코리아가 지난달 1915명의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보니 ‘비싸도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호하는 카테고리’를 묻는 질문에 ‘패션·뷰티’와 ‘디지털·가전’이라고 답한 이가 각각 23%로 가장 많았다. ‘올해 가장 사고 싶은 제품’을 묻는 질문에는 남성(노트북·TV·공기청정기·태블릿·청소기)과 여성(명품가방·건조기·냉장고·여행상품·의류관리기)의 대답 상당수가 전자기기였다. 반면 ‘이왕이면 싸고 저렴한 제품을 찾는 카테고리’라는 질문에서 ‘디지털·가전’을 꼽은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편리미엄 소비가 늘어난 이유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향과 연관이 있다. 이전과 달리 퇴근 이후 곧장 집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영화 마니아라면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8K 텔레비전을 사고, 반려견을 기른다면 출고가가 100만원이 넘는 LG전자의 반려동물용 공기청정기(퓨리케어 공기청정기 펫)를 구매하며 집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집 밖이 생활의 중심이었고 집은 그저 누워서 자는 곳이라고 생각했었다”면서 “이제는 집에서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 보니 가정에서의 활동을 도와주는 가전제품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자기애’ 강한 밀레니얼 세대 적극적 소비 1980년대~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는 어릴 적부터 꾸준히 새로운 전자기기들을 접하며 살아와서 새로운 기기에 대한 거부감이 다른 세대에 비해 적은 편이다. 오히려 새로운 기기를 이용하는 것을 즐기는 모습까지 엿보인다.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을 중시하는 ‘자기애적 성향’이 강하기도 하다. 가스레인지 대신 전기레인지를 쓰면 실내 공기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자신을 위해 해당 제품을 구매하는 적극성은 어르신들보다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업체들도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비싸지만 좋고 새로운 제품들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소비자들의 취향에 딱 맞는 제품을 내놓으면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매출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생겼다. 기존에는 중견가전업체들에서 주로 출시하던 제품군에도 대기업들이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LG전자는 지난해 집에서 수제 맥주를 만들 수 있는 ‘LG홈브루’를 399만원(3년간 관리서비스 포함)이라는 고가에 내놨다. 삼성전자도 초프리미엄 고객을 겨냥해 크기와 색상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를 선보였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연간 3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국내 가정용 식기세척기 시장에는 삼성, LG, SK매직, 일렉트로룩스 등이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나란히 가정용 실내 식물재배기를 공개하며 향후 제품 출시를 암시했다. 냄새와 습기를 없애주는 삼성전자의 ‘신발 관리기’도 올해 상반기에 국내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리함을 앞세운 의류건조기와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이 서서히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실내 식물재배기·신발 관리기도 출시 예정 최근 출시되는 대기업들의 가전 신제품에는 가격이 올라가더라도 인공지능(AI) 기능을 기본적으로 탑재해 편리성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2020년형 세탁기·건조기 ‘그랑데 AI’는 1200만건이 넘는 데이터를 학습했으며 사용자 습관도 꾸준히 파악해 최적의 세탁 방식을 추천해 준다. LG전자의 2020년형 ‘휘센 씽큐 에어컨’은 일정한 거리 내에서 사람이 감지되지 않으면 알아서 최대 절전모드로 전환되는 등의 AI 기능이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는 AI 스피커인 ‘갤럭시 홈 미니’도 상반기 중에 선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여자 화장실이 없어 남자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합니다. 기숙사도 남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인에게서 이런 황당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룹의 계열사가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26년차 ‘워킹맘’을 보복 인사발령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경기 성남 판교에서 충남 공주의 계열사로 발령을 냈는데 이 회사는 여자 화장실도, 여자 기숙사도 없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면 3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곳이기도 하다. 여직원을 내쫓기 위해 이같이 성차별적이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는 50여년 전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기업이 있다니 참 기가 막힌 일이다. 발령 난 곳에서 내놓은 조치라는 게 화장실 입구에 ‘사용중’이 있으면 남자 직원들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꼼수’였다. 더욱 황당한 건 남자 직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주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직원이 이를 알고 항의했더니 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직원에게는 희망퇴직 기준이 없다고.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그룹의 계열사에서 이처럼 공공연하게 성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양성 평등으로 진보하는 사회 흐름을 무시하고 권위적인 정권에서나 일어날 만한 경영 행태가 아직도 있다니….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으로 경제가 불안하다 보니 많은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을 한다.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부서를 통폐합한다. 기업들은 인력을 구조조정할 때 우선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도 ‘사실상 권고사직’이다. 그나마 기업이 그동안 헌신한 직원을 내보내기 위한 작은 성의라고 볼 수 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해리 하트를 연기한 콜린 퍼스가 한 대사로 유명해진 말이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윈체스터 주교와 장관을 지낸 신학자이자 정치가 겸 교육자인 위컴의 윌리엄(1324~1404)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남학교인 윈체스터 칼리지를 세우면서 표어로 사용해 널리 알려진 말이다. 매너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행동이나 태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 기업도 사원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사람이 옷을 잘 입는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기업도 본사 건물이 화려하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매너 없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피터 드러커와 함께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앞으로 비즈니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는 ‘매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많은 기업이 매너 있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 주기 위해 마케팅을 펼친다. 눈앞의 이윤 추구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게 매너다. 매너 있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공감과 신뢰, 감동을 준다. 실제로 매너 없는 기업이 주가에 악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이 대표 사례다. 브랜드 가치 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 조사 결과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탓에 2015년 브랜드 종합가치가 전년 6위에서 무려 33계단이나 떨어진 39위로 주저앉았다. 경쟁 브랜드인 아시아나(18위)에도 밀려 업계 1위 자리도 내줘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기업들이 모욕적이고 성차별적인 방식으로 직원을 대하면 노조도 강성으로 치닫게 되지 않겠는가. 매너가 없는 기업에서 만든 것을 사거나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는 없다는 걸 기업들은 새겨들어야 한다. jeunesse@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김영중 사회2부 선임기자

    “여자 화장실이 없어 남자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합니다. 기숙사도 남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인에게서 이런 황당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룹의 계열사가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26년차 ‘워킹맘’을 보복 인사발령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경기 성남 판교에서 충남 공주의 계열사로 발령을 냈는데 이 회사는 여자 화장실도, 여자 기숙사도 없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면 3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곳이기도 하다. 여직원을 내쫓기 위해 이같이 성차별적이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는 50여년 전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기업이 있다니 참 기가 막힌 일이다. 발령 난 곳에서 내놓은 조치라는 게 화장실 입구에 ‘사용중’이 있으면 남자 직원들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꼼수’였다. 더욱 황당한 건 남자 직원들에게는 근속 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주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직원이 이를 알고 항의했더니 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직원에게는 희망퇴직 기준이 없다고.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그룹의 계열사에서 이처럼 공공연하게 성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양성 평등으로 진보하는 사회 흐름을 무시하고 권위적인 정권에서나 일어날 만한 경영 행태가 아직도 있다니….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으로 경제가 불안하다 보니 많은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을 한다.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부서를 통폐합한다. 기업들은 인력을 구조조정할 때 우선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도 ‘사실상 권고사직’이다. 그나마 기업이 그동안 헌신한 직원을 내보내기 위한 작은 성의라고 볼 수 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해리 하트를 연기한 콜린 퍼스가 한 대사로 유명해진 말이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윈체스터 주교와 장관을 지낸 신학자이자 정치가 겸 교육자인 위컴의 윌리엄(1324~1404)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남학교인 윈체스터 칼리지를 세우면서 표어로 사용해 널리 알려진 말이다. 매너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행동이나 태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 기업도 사원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사람이 옷을 잘 입는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기업도 본사 건물이 화려하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매너 없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피터 드러커와 함께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앞으로 비즈니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는 ‘매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많은 기업이 매너 있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게 심어 주기 위해 마케팅을 펼친다. 눈앞의 이윤 추구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게 매너다. 매너 있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공감과 신뢰, 감동을 준다. 실제로 매너 없는 기업이 주가에 악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이 대표 사례다. 브랜드 가치 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 조사 결과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탓에 2015년 브랜드 종합가치가 전년 6위에서 무려 33계단이나 떨어진 39위로 주저앉았다. 경쟁 브랜드인 아시아나(18위)에도 밀려 업계 1위 자리도 내줘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기업들이 모욕적이고 성차별적인 방식으로 직원을 대하면 노조도 강성으로 치닫게 되지 않겠는가. 매너가 없는 기업에서 만든 것을 사거나 먹고 싶어 하는 소비자는 없다는 걸 기업들은 새겨들어야 한다. jeunesse@seoul.co.kr
  • 여자 화장실도 없는 계열사로 여직원 보복 인사

    여자 화장실도 없는 계열사로 여직원 보복 인사

    “여자 화장실이 없어 남자 화장실을 같이 써야 합니다. 기숙사도 남자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인에게서 이런 황당한 얘기를 전해 들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그룹의 계열사가 권고사직을 받아들이지 않는 26년차 ‘워킹맘’을 보복 인사발령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경기 성남 판교에서 충남 공주의 계열사로 발령을 냈는데 이 회사는 여자 화장실도, 여자 기숙사도 없다. 대중교통으로 출근하려면 3시간이 넘게 걸리는 먼 곳이기도 하다. 여직원을 내쫓기 위해 이같이 성 차별적이고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행태를 보이는 50여년 전으로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기업이 있다니 참 기가 막힌 일이다. 발령 난 곳에서 내놓은 조치라는 게 화장실 입구에 ‘사용 중’이 있으면 남자 직원들에게 들어가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꼼수’였다. 더욱 황당한 건 남직원들에게는 근속연수에 따라 위로금을 주는 희망퇴직을 받았다. 이 직원이 이를 알고 항의했더니 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다. 여직원에게는 희망퇴직 기준이 없다고.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식품, 의약바이오 사업을 하는 S그룹의 계열사에서 이처럼 공공연하게 성 차별이 벌어지고 있다. 양성 평등으로 진보하는 사회 흐름을 무시하고 권위적인 정권에서나 일어날만한 경영 행태가 아직도 있다니¨. 여러 가지 내외부적 요인으로 경제가 불안하다 보니 많은 기업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구책으로 구조조정을 한다. 기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인력을 감축하고 부서를 통폐합한다. 기업들은 인력을 구조조정할 때 우선 희망퇴직을 받는다. 희망퇴직도 ‘사실상 권고사직’이다. 그나마 기업이 그동안 헌신한 직원을 내보내기 위한 작은 성의라고 볼 수 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에서 해리 하트를 연기한 콜린 퍼스가 한 대사로 유명해진 말이 있다. “매너가 사람을 만든다.” 윈체스터 주교와 장관을 지낸 신학자이자 정치가 겸 교육자인 위컴의 윌리엄(1324~1404)이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명문 남학교인 윈체스터 칼리지를 세우면서 표어로 사용해 널리 알려진 말이다. 매너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행동이나 태도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매너가 기업을 만든다. 기업도 사원을 배려하고 존중해야 한다. 사람이 옷을 잘 입는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기업도 본사 건물이 화려하다고 매너가 있는 게 아니다. 매너 없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피터 드러커와 함께 현대 경영의 창시자로 불리는 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는 “앞으로 비즈니스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경쟁 우위는 ‘매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많은 기업이 매너 있다는 이지미를 소비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마케팅을 펼친다. 눈앞의 이윤 추구와 맞지 않아 보이지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든든한 밑바탕이 될 수 있는 게 매너다. 매너 있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공감과 신뢰, 감동을 준다. 실제로 매너 없는 기업이 주가에 악영향을 받은 적이 있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의 ‘물컵 갑질’이 대표 사례다. 브랜드 가치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 조사 결과 대한항공은 ‘땅콩 회항’ 탓에 2015년 브랜드 종합가치가 전년 6위에서 무려 33계단이나 떨어진 39위로 주저앉았다. 경쟁브랜드인 아시아나(18위)에도 밀려 업계 1위 자리도 내줘야 하는 수모를 당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은 직원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기업들이 모욕적이고 성 차별적인 방식으로 직원을 대하면 노조도 강성으로 치닫게 되지 않겠는가. 매너가 없는 기업에서 만든 것을 사거나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는 없다는 걸 기업들은 새겨들어야 한다. 김영중 선임기자 jeunesse@seoul.co.kr
  • [단독] 객실에 껌 붙이고 “스위트룸 내놔”…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단독] 객실에 껌 붙이고 “스위트룸 내놔”…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비스·판매직 갑질 피해 경험률 83.6%폭력에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응답 25%‘실적 달성’ 때문에 갑질 제대로 대응 못해 ‘갑질’이 사회적인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서비스·판매직 종사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근무 기간 동안 소비자에 의한 갑질 피해경험률이 83.6%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중 1~2명을 제외한 대다수 서비스직 노동자가 갑질 피해를 경험한다는 의미다. 지난 1년 동안 갑질을 당했다고 밝힌 비율도 68.2%나 돼 ‘갑질 사회’라는 무수히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갑질 행태가 근절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4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소비자 갑질 폭력에 대한 피해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9월 서비스·판매직 종사자 중 만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갑질 피해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지난 1년 동안 갑질 피해를 입은 노동자의 평균 피해 건수는 13.7회로 최소 1개월에 1회 이상 소비자 갑질을 경험한 것으로 집계됐다. 회사 규모가 클수록 오히려 갑질 피해는 더 많았다. 모욕이나 고함에 대한 대응(복수응답)은 ‘개인적으로 대응했다’(43%), ‘그대로 받아들였다’(37.5%)는 응답이 ‘회사 응대 매뉴얼에 따랐다’(29.1%), ‘회사 대처방법에 따랐다’(23.8%)는 응답보다 많아 문제의 심각성을 더했다. 성적인 신체접촉이나 성희롱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응답도 22.5%나 됐다. 폭력 등 물리적인 신체접촉에는 같은 대답이 25.2%였다. 성적인 신체접촉이나 성희롱 뒤 회사를 그만둔 인원은 9.1%로 10명 중 1명 꼴이었다. 폭력을 당한 뒤 직장을 그만둔 인원도 6.8%나 됐다. 사업장에 ‘소비자 갑질 대응 매뉴얼’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1.3%에 불과했다. 지난해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으로 상사의 갑질은 어느 정도 법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지만, 소비자 갑질은 여전히 체계적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회사가 ‘서비스·판매직 노동자를 적절히 보호하고 있다’는 응답은 42.0%로 ‘그렇지 않다’는 응답(43.2%)보다 적었다. 회사가 갑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는 ‘갑질에도 불구하고 실적을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연구팀은 판매, 숙박, 공연, 자동차, 미용, 승무원, 전화상담 등 12개 분야의 24명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도 진행했다. 이들의 인터뷰 내용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실태가 녹아있다. 무응답 4명을 제외한 11명은 과거에 비해 ‘갑질이 증가했다’고 말했고, 8명은 ‘갑질이 줄었다’, 1명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아래는 서비스·판매직 노동자들이 밝힌 주요 갑질 피해 내용이다. ●“속옷·팬티 사와라. 왜 안 사주냐” “아무래도 여직원들은 성희롱이나 성적인 신체접촉에 대한 게 더 많죠. 남자 손님이 속옷만 입고 나온다거나 객실에 음식을 가지고 들어가면 문을 닫아버린다거나, 객실 방문을 잠그고 ‘커피나 한 잔 하고 가라‘고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직업 특성상 치료를 위해 신체 접촉을 하는데 ‘시원한데 거기 좀 더 기쁘게 해줘봐’라고 했습니다. 하인 부르듯 하고 심지어 자기 속옷, 팬티 같은 것을 사달라고 합니다. ‘왜 안 사주냐’고 물건을 막 집어던지기까지 했죠.” “전화 상담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습니다. ‘잠이 안와서 그러는데 잘 자요 한 마디만 해 달라’는 분도 있는데, 그런 경우에는 해줄 수 밖에 없어요. 욕설이 아니니까 먼저 못 끊잖아요. 성인 채널에 대해서 ‘어떤 게 더 진해?’라고 물어보고, 여직원이 당황하면 ‘왜 그것도 모르냐’고 유도한 적도 있어요.” “대표이사 사장실에 그 여자 고객 2명이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서 ‘내 돈 내놓으라’고 그랬어요. 1시간도 안 돼 회사에 소문이 다 퍼져서 제가 스타가 됐어요.” “항상 똥을 모아서 건물의 폐쇄회로(CC)TV 없는 곳에 던지는 여성 고객이 있었어요. 잡긴 잡았는데 경찰도 경범죄 말고는 처벌이 불가능다고 해요. 그 뒤로 주차요금 500원 때문에 팀장, 사장 오라고 하고 욕하고…대학교수인데 당연히 내야 할 주차요금 1500원을 못 내겠대요.” “욕하면 전화를 끊을 수 있다는 걸 아니까 욕만 빼고 다 얘기하는 거에요. 2시간 동안. ‘너 내가 하는 말 제대로 안 들었잖아’라고 하면서. 욕과 폭언을 하는 사람만 괴로운 건 아니잖아요.” ●물건 헤질 때까지 쓰고 1년 뒤에 “바꿔달라” “체크인을 한 객실 벽이나 안 보이는 곳에 씹던 껌을 붙여놓고 직원들에게 ‘내가 얼마를 내고 이 객실에 예약했는데’라며 호텔에 못 있겠다고 하는 거에요. 고의인 걸 알면서도 ‘죄송하다’고 하면서 객실을 1단계 업그레이드 해드린다고 하면 12배 가격의 객실을 요구해요. ‘안 주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린다’고 해요. 총지배인도 너무 시달리니까 ‘말 안 나오게 그냥 줘’라고 했어요.”“파손수리를 하면 세차를 시켜드리거든요. 검정색 차량은 아무리 깨끗한 걸레로 닦아도 미세한 스크래치가 나요. 그런데 ‘너희들에게 오기 전에는 기스가 하나도 없었다’며 광택비 50만원을 내놓으라고 했어요. 욕이란 욕은 다하면서. 카페에 글 올리고 본사에 전화하면 똑바로 못 한다고 더 욕먹으니 현장에서 끝내는 거죠. 그냥 60만원 현찰로 줬죠.” “손님이 음식에 못이 나왔다고 하는 거에요. 그걸 씹어서 이빨이 깨졌다고 하는데 치료비를 20만원 달라고 한 거에요. 사실 음식에서 머리카락, 벌레 같은 이물은 나올 수 있어도 못은 나오기 어렵거든요. 본사에 연락했더니 ‘돈 드리지 말고 보험처리하라’고 해서 말했더니 무조건 20만원 달라고 하더라고요. 본사 직원이 직접 온다고 하니까 그냥 돈도 안 받고 보험도 필요없다고 하고 갔어요.” “물건을 사가서 다 가지고 놀고 그 물건이 헤질 때쯤 가져와요. 단종이 됐을 정도로 1년 뒤에도 오고. 한 달에 1번씩 그래요. 안 해주면 소리 지르고 막 물건 던지고 해서 그냥 해드려요. 회사는 안 도와줘요. 그냥 방패막이로 삼는 느낌이 들어요.” “음료가 잘못 나간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즉시 사과해 환불을 하고 음료도 무료로 제공해 드렸어요. ‘내가 이런 걸 많이 겪어봤는데 다른 곳은 기본적으로 케익을 주는데 너희는 왜 안줘’라고 요구하면서 계산대에서 30분을 언성을 높이고 카드도 던졌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케익을 줄 권한이 없어서 계속 사과하고요. 다음날 점장님이 손님과 전화를 했는데 3시간을 또 요구해서 결국 매장 전화선을 뽑았어요.“ ●뜨거운 음료 시키고 “왜 차가운 걸 안 주냐” “고객이 망원경에 달린 몰래카메라로 공연을 촬영해서 조용히 메모리만 회수하기로 했어요. 그런데 이 분이 도망가는 거에요. 경찰에 잡혔는데 쫓아온 제가 더 잘못이라고 하더라고요.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 걸로 합의했는데 그 이후에 계속 오더라고요. 그런데 그걸 막을 방법이 없어요.” “뜨거운 걸 주문해놓고 ‘왜 뜨거운 걸 줬냐. 차가운 건 왜 안 주냐’고 말합니다. ‘커피값만 XX 비싸고 서비스는 X판이네’라는 식으로 인터넷에 그대로 남겨요. 너무 스트레스 받아서 저희 회사 고객서비스팀이 다 퇴사했어요.” “갑자기 저한테 ‘이 물건 살 테니까 안아달라’는 거에요.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분이 손을 이렇게 벌리시더니 10초 정도 서로 정적이 흘렀어요. 아 장난이 아니구나. 무섭고 식은 땀이 나는데 그분은 계속 안아달라는 거에요. 심지어 맨정신에 점심시간이었어요. 포기를 안 하는 거에요. 그래서 악수해준다고 하니까 갑자기 다른 손도 달라고 하면서 끈적거리게 만지고 주먹도 쳐달라고 했어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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