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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헉’ 한 달 새 채소값 두 배… 밥상이 미쳤다

    ‘헉’ 한 달 새 채소값 두 배… 밥상이 미쳤다

    “채소값이 금값이라 장보기가 무섭습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주부 김모(43)씨는 1일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찾았다가 빈 장바구니째로 발길을 돌렸다. 밑반찬으로 오랜만에 시금치무침을 하려고 했는데 지난번 장을 봤을 때보다 값이 2배나 뛰었다. 열무김치를 담거나 배추된장국을 끓이려 눈길을 돌렸지만 열무와 배추 가격도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시금치 소매가격(상품 기준)은 1㎏에 9934원으로 지난 6월 평균 4796원의 2.1배다. 배추값은 포기당 5404원으로 2배, 열무 가격은 ㎏당 2977원으로 1.6배가 뛰었다. 지난달 10일부터 계속된 폭염으로 더위에 약한 채소가 타들어 가면서 값이 폭등해 식탁물가가 들썩이는 것이다.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물가는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10개월째 1%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농산물 가격은 4.2%나 올랐다. 채소류 가격은 오히려 전년 동월 대비 1.0% 하락한 것으로 나왔는데 지난해 7월 폭우·폭염으로 10.1%나 폭등한 데 따른 기저 효과다. 7월 채소값은 폭염이 닥치기 전인 6월과 비교하면 3.7% 상승했다. 특히 시금치값은 50.1%, 열무 42.1%, 배추 39.0%, 상추 24.5% 등으로 비싸졌다. 채소류 외에도 기름값이 1년 전보다 12.5%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54% 포인트 끌어올렸다. 14.6%가 뛴 경유 가격은 지난해 3월(18.2%)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휘발유는 11.8%,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는 10.7% 인상됐다. 황수경 통계청장은 “일부 채소류 가격의 강세로 체감물가가 높다”면서 “체감물가와 공식물가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올해 안에 가중치 기준시점을 현재 2015년에서 2017년으로 최신화해 현실 설명력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폭염에 따른 농축수산물 수급·가격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배추는 당분간 정부 비축 물량을 하루에 100~200t가량 시장에 풀고 계약 재배 물량 6700t을 활용해 출하량을 조절하기로 했다. 무는 계약 재배 물량 3500t을 활용해 이달 중순 이후 풀릴 물량을 상순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품목별 수급 안정 대책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사 위한 ‘3000만원 룰’… 수개월 밀린 내 월급은 ‘덤핑 재판’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판사 위한 ‘3000만원 룰’… 수개월 밀린 내 월급은 ‘덤핑 재판’

    상한선 20년 새 1000만원 급상승 민사소송 76% 3분 만에 ‘땅땅땅’1973년 20만원이던 소액재판 기준 금액은 76년 30만원, 80년 50만원, 81년 100만원, 83년 200만원, 87년 500만원, 93년 1000만원, 98년 2000만원으로 오르다 지난해 1월부터 3000만원이 됐다. 명목금액을 보면 2000만원이 된 98년 즈음부터 한국의 소액재판 기준 금액은 수십만~수백만원대인 해외 주요국보다 월등하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이 통계청 화폐가치계산 사이트를 활용해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한 실질가치로 금액을 재계산해 보니 문제는 90년대가 아닌 80년대부터 본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80년대부터 대법원이 알아서 기준 정해 현행 기준(3000만원)을 채택한 지난해 1월에 준해 소액재판 기준 금액의 실질가치를 재계산해 보니 73년 316만원, 80년 254만원, 81년 400만원 수준으로 당시로서는 다른 나라와 비슷했다. 그러던 것이 83년 687만원, 87년 1525만원, 93년 2045만원, 98년 3168만원으로 개정 때마다 50~75%씩 크게 높아졌다. 80년대 초 이후 변동이 컸던 까닭은 이때를 기점으로 소액재판 기준 금액을 정할 권한이 입법부에서 사법부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원래의 소액사건심판법은 소액재판 기준 금액을 국회가 법률로 정하도록 해 뒀지만, 1980년 1월 금액을 대법원 규칙으로 위임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이후 38년째 소액재판 기준 금액을 ‘재판 공급자’인 사법부가 직접 정하는 법제가 유지됐고, 대법원은 가파르게 기준 금액을 높였다. 대법원 규칙은 대법관 회의만 거치면 즉시, 혹은 약 6개월 동안의 기간을 둔 뒤 고칠 수 있다. 이렇게 우리 사법부는 소액재판 기준 금액을 높이며 전체 민사재판 중 소액재판 심리를 70%대로 유지해 온 것이다. 소액재판은 원고·피고 변론을 들은 뒤 숙고 없이 곧바로 선고를 내릴 수 있고, 심지어 청구가 이유 없다고 판단되면 아예 변론을 듣지 않은 채 판결할 수 있고, 왜 그렇게 판결했는지 설명을 생략한 채 트위터(140자)보다 짧은 판결문을 쓸 수 있기 때문에 민사 본안사건에 비해 여러모로 판사를 편하게 한다. ●“사법 신뢰 뿌리부터 흔들릴 수도 있어” 대법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1심 법원이 다룬 민사사건 중 76.1%를 ‘공정한 재판을 받을 장치를 제한할 소액재판 특례’가 적용되도록 규칙을 설계했다. 김상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는 이에 대해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이런 기준을 시민 의견 수렴이나 국회 공론화 과정 없이 대법원이 결정하게 한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법원에도 판사 수 증원이 어렵고 금융사가 대량으로 제기하는 다툼 없는 소송 등은 소액재판으로 신속 해결하는 게 사법 서비스 측면에서 적합하다는 사정이 있겠지만, 개인적인 분쟁에 휘말려 재판까지 받게 된 서민 입장에서 3000만원으로 매우 높게 정한 소액재판 기준은 국민을 위한 것인지, (판사들이) 사건을 떼려고 분류한 것인지 의심을 품게 하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으로 김 교수는 “소액재판은 보통 서민이 ‘생전 처음 법원과 접촉하는 소송’인데 간소 절차를 밟아 ‘우당탕탕 판결’을 내면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뿌리부터 흔들리게 된다”면서 “우리 하급심이 스피드는 빠지지 않는데 품질이 썩 좋지 않다 보니 항소, 상고심이 늘어 결국 재판 업무는 더 가중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정식 재판 청구위해 ‘3000만원+100원’ 소송 사법부가 직접 재판 제도를 설계할 수 있는 한국과 다르게 재판 제도 설계는 입법부에 맡기고 사법부는 재판에 전념하도록 권한을 분리한 해외 주요국에선 ‘재판 수요자’인 시민들을 배려한 장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일본에선 소액재판 기준을 한국의 5분의1 수준인 60만엔(약 600만원)으로 제한한 데다, 소송가액(소가) 60만엔 이하 소송이더라도 원고·피고에게 소액재판과 정식재판(민사본안 재판)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도록 했다. 원고가 소액소송을 청구하더라도 피고가 정식재판을 원하면 정식재판을 해야 한다. 한국에선 3000만원 이하 사건에 대해 소액재판이 아닌 정식재판을 청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손해배상 청구 항목에 위자료 등을 더하는 방식으로 3100만원, 심지어 3000만 100원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변호사들은 귀띔했다. ●외국선 다툼 큰 사건은 소액재판서 배제 캐나다는 사건 종류에 따라 소액재판 금액 기준을 차등 적용하도록 소액소송법을 설계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경우 금전 지급·계약이행·환불 청구처럼 원고·피고 간 잘잘못이 비교적 명백한 사건에 대해선 2만 5000캐나다달러(약 2150만원)까지 소액재판으로 다룬다. 주요국 중 소액재판 기준을 높게 책정한 것이지만,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명예훼손·모욕·무고에 따른 손해배상 사건이나 주택 임대차 분쟁처럼 다툼이 큰 사건에 대해선 소가가 2만 5000캐나다달러 이하더라도 소액재판 대상에서 제외했다. 캐나다에선 주에 따라 한국처럼 소액재판 금액 기준을 법률에 정하지 않고 사법부 규칙에 위임한 경우가 있지만, 시민들의 재판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툼이 큰 사건은 소액재판에서 배제하는 보완책을 마련한 셈이다. 독일에서도 소액재판 대상 사건을 법에 정해 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근원 인플레이션

    기초 경제여건에 의해 결정되는 물가상승률.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곡물 이외의 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지수를 사용하고 있다. 물가에 미치는 단기적, 불규칙적 충격이 제외돼 물가상승 흐름을 포착할 수 있다. 반면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와 괴리될 수도 있다.
  • 밥상물가 주춤하니 교통비가 ‘껑충’

    6월 1.5% 상승… 석유류 10%↑ 경유 12% 뛰어 교통물가 4.1%↑ 달걀·닭·양파·감자 오름폭 꺾여 지난달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밥상 물가는 주춤했지만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교통 물가가 뜀박질쳤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1.5% 상승했다. 전체적인 물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9개월 연속 1%대 상승률로 안정적인 흐름이다.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2.0%)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품목별로 보면 사정은 다르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0.0% 올랐다. 이는 전체 물가를 0.44% 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특히 경유값은 12.3%나 뛰어 지난해 4월 14.1%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나타냈다. 기름값 상승 여파로 교통비 물가 역시 지난해 5월 4.5% 이후 가장 크게 오른 4.1%의 상승률을 보였다. 공업제품 가격도 1.8% 올라 평균치를 옷돌았다. 앞으로 유가 상승과 맞물려 가계 교통·에너지요금 부담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당장 도시가스요금이 이달부터 평균 4.2%(주택용 4.0%) 인상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자구 노력으로 공공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도록 하고 인상 폭과 시기를 조정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밥상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다. 농·축·수산물 물가지수 상승률은 1.8%로 지난 1월 -0.6% 이후 가장 낮았다. 특히 5월 무려 59.1%나 급등했던 감자 가격은 출하량이 늘면서 지난달 8.1% 상승에 그쳤다. 채소류 가격 상승 폭도 5월 13.5%에서 지난달 6.4%로 둔화됐다. 축산물 가격은 1년 전보다 오히려 7.4% 떨어졌다. 다만 재고량이 부족한 쌀 가격이 1년 전보다 34.0% 뛰었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째 두 자릿수 상승률을 유지했다. 또 서비스요금 중에서는 가사도우미 요금이 1년 전보다 10.7% 올라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으며, 외식비는 3개월 연속으로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최저임금 인상과 전반적인 물가 상승 기조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6년째 물가보다 더 뛴 관리비…담합·유착 막는다

    6년째 물가보다 더 뛴 관리비…담합·유착 막는다

    물가 상승률의 최대 5.6배 달해 올 들어서도 매달 5%↑ 고공행진 관리업체 선정 과정 등 불법 여지아파트 관리비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6년 연속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업체들의 가격 담합, 입주자대표회의와의 유착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각종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한 대책을 올해 안에 내놓기로 했다.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24일 “공동주택 관리비 운영이 불투명해 입주자 불만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공동주택 관리·운영에서 경쟁을 제한하거나 투명성을 저해하는 각종 불공정 행위를 시정할 대책을 국토교통부와의 협의를 거쳐 올해 안에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공정위는 최근 ‘공동주택 관리업에 대한 시장분석’ 연구용역 입찰 계획을 공고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만 해도 공동주택 관리비 상승률은 3.0%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4.0%보다 낮았다. 그러나 2012년(관리비 4.3%, 소비자물가 2.2%) 역전된 뒤 지난해까지 이 추세가 이어졌다. 최근 6년 동안 연간 관리비 상승률은 물가 상승률의 최소 1.9배, 최대 5.6배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까지 관리비는 매달 5% 이상 오르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전 국민의 60%가량이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거비 상승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공정위는 관리업체 선정 과정에서 빚어지는 각종 불공정 행위가 관리비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기준 전국 주택관리업체는 499개인데 경쟁 과열에 따른 관리수수료 하락을 막기 위해 가격 담합 등 밀실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 2월 서울·경기·충남 5개 아파트단지의 관리업체 선정 입찰에서 7개 업체의 담합 사실을 적발하고 4개 업체를 검찰 고발했다. 공정위는 또 일반관리와 하자보수, 생활편의시설 운영, 청소 등 관리비에 포함된 모든 서비스 거래의 운영 체계와 방식을 조사하고 개선 대책을 만들 계획이다. 부정 청탁이나 뒷돈 거래, 입주자대표회의·부녀회와의 유착 등 불법 행위가 개입될 여지가 많다는 판단에서다. 국토부는 지난해 816개 아파트단지에 대한 감사를 벌여 87.4%인 713개 단지에서 3435건의 비리를 적발했다. 이 과정에서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5년 동안 2억 7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번 대책 추진은 지난 14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동주택 관리·유지보수 등 소비자 불만이 큰 분야는 시장 분석을 실시해 경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한 발언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주택관리업계는 전체 관리비의 60% 정도를 차지하는 경비원 등의 ‘인건비 증가’를 관리비 상승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궁색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서울의 한 아파트 주민은 “경비원 월급이 지속적으로 올랐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고, 관리비가 오르면 하자보수 등 서비스가 나아져야 하는데 체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최저임금 올라도 팍팍한 서민, 섬세한 정책 조율해야

    체감경기는 바닥을 때리는데 밥상 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서민경제를 압박하고 있다는 경제지표들이 나왔다.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체 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1.5%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농산물 가격은 9.0%나 올랐다. 채소류 가격 상승률은 13.5%에 달했다. 지난해 8월(22.5%)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그 바람에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는 2.5%, 음식 및 숙박비 물가는 2.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 통계도 경기가 호조를 보인다는 정부의 장밋빛 평가와는 거리가 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보다 1.0% 성장했다. 한 달 전 발표된 속보치인 1.1%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속보치에서 제외됐던 3월 실적을 반영해 보니 최근 경기 흐름이 1, 2월보다 좋지 않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서민에 밀접한 음식 및 숙박이 2.8%나 뒷걸음질쳤다.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음식숙박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소득 분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저소득층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앞으로 분기당 0.85%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도 연간 3%의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은이 연초에 예측한 대로 올해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 추세를 보이고 내수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다면 3% 성장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그런 만큼 문재인 대통령이 그제 ‘2018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강조한 것은 다소 안이해 보였다. 다행히 이튿날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으로 못 갈 수도 있다”고 언급해 정책의 변화를 시사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와 경기 부진 등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경제의 성장은 당장은 수출이 주도하지만, 세계 경기가 둔화될 때는 내수 활성화로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재정지출 확대 등 소득주도성장론이 대안이 될 수밖에 없다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한다. 다만 방법론과 속도에서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완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재인 정부가 안정적인 소득주도성장을 이끌고 1, 2분위 저소득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려고 노력하는 태도는 평가할 만하다. 다만 경제팀의 엇박자를 줄이고 전문가의 쓴 목소리를 경청하는 동시에 섬세한 조율로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
  • 씨마르는 밥상 위 채소

    씨마르는 밥상 위 채소

    채소류 14%·쌀 30% 급등… ‘金감자’ 59% 소비자물가 1%대 안정 불구 체감물가 비상감자와 무, 고춧가루,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밥상에 채소 올리기가 조심스럽다. 달걀, 갈치, 돼지고기, 닭고기 값이 내린 건 다행이다. 통계청은 1일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1.8%를 기록한 뒤 8개월째 1%대 물가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기는 2012년 11월∼2016년 12월(4년 2개월) 이후 처음이다. 음식·숙박비는 지난달과 마찬가지로 전년 동월 대비 2.7% 올랐다. 자주 사고 지출 비중이 큰 약 140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해 체감 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4% 상승했다. 채소류가 13.5% 오르면서 지난해 8월(22.5%)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하며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 쌀 역시 29.5%로 3월(26.4%) 이후 석 달째 두 자릿수다. 특히 감자와 무가 각각 59.1%와 45.4%나 올랐다. 감자는 4월(76.9%)보다는 상승폭이 줄었지만 ‘하지 감자’가 시장에 나오기 전까지는 최근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축산물은 4월(-4.7%)에 이어 5월에도 8.1% 떨어졌다.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지난해 11월(-6.7%) 이후 가장 큰 폭인 3.3%가 내렸다. 가장 많이 감소한 주요 품목은 달걀(-38.9%), 파(-22.2%), 갈치(-15.4%) 등이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한숨 돌린 경제…한숨 쉬는 분배

    한숨 돌린 경제…한숨 쉬는 분배

    경기 논쟁에 휩싸인 한국 경제가 한숨 돌렸다. 지난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했고 물가는 1%대로 안정됐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경기 하강 의구심을 떨치지 못한 데다 분배 악화 불안감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수출 두 자릿수 증가… 1분기 성장률 1%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수출은 509억 8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3.5% 증가했다. 역대 5위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17개월 연속 증가하다 4월(-1.5%)에 한풀 꺾였지만 한 달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5% 올랐다. 8개월 연속 1%대 상승 흐름으로 한국은행의 물가 안정 목표치(2.0%)를 밑돌고 있다. 체감물가를 보여 주는 생활물가지수도 1.4% 오르는 데 그쳤다. 또 한은이 내놓은 ‘1분기(1~3월)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5조 605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남은 3개 분기에 평균 0.8%대로 성장하면 연간 전망치(3.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다만 1분기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떨어졌다. 최근 불거진 경기 논란을 잠재우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정부와 민간 모두 올해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上高下底)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수출 주도 성장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이면 이를 대체할 수단도 마땅찮다. 지난달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1.3%에 달했다. ●음식·숙박업 성장률 -2.8%… 밥상물가 ‘악화’ 성장의 온기를 느끼지 못하는 영세 자영업자, 밥상물가 상승에 허리가 휘는 서민들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복병’이다. 대표적 자영업종인 음식·숙박업의 1분기 성장률은 -2.8%로 2005년 1분기(-3.5%) 이후 13년 만에 최악의 부진을 보였다. 지난달 농산물(9.0%)과 석유류(6.0%) 가격 상승률이 각각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6배, 4배에 달했기 때문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생산자물가 41개월 만에 ‘최고’

    생산자물가 41개월 만에 ‘최고’

    근원 생산자물가는 비교적 안정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체감 효과가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비교적 안정적이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아직 낮은 것으로 보인다.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보다 0.1% 상승한 104.13(2010=100 기준)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1월 104.13 이후 41개월 만에 최고치다. 1년 전 같은 달에 비해서는 1.6% 올라 2016년 11월 이후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 갔다. 생산자물가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보여 주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1개월 정도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0.5%, 2월 0.4%, 3월 0.0%로 축소되다 다시 확대됐다. 한은 관계자는 “3월에는 유가가 보합세였는데 4월에는 8.8% 올랐다”면서 “유가 때문에 생산자물가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근원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1년 전보다 1.4% 올랐으나 전월과 비교하면 보합세를 나타냈다. 1월 이후 4개월 연속 1%대 초반의 상승 흐름을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0%보다 낮은 오름세다. 연초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농산물과 유가 외에는 뚜렷한 상승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와 물가 당국이 예의주시하는 근원 물가 사이에 괴리감만 커지는 모양새다. 그나마 농산물 물가는 3월(-0.9%)에 이어 지난달(-1.1%)에도 하락세를 보였다. 대신 축산물 물가가 3.6% 뛰면서 전체 농림수산물 물가를 0.4% 끌어올렸다. 돼지고기(9.0%)와 달걀(10.4%) 등의 오름 폭이 컸다. 서비스 물가에서는 음식점 및 숙박이 0.4%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고유가에…수입물가 ‘껑충’

    고유가에…수입물가 ‘껑충’

    체감물가가 들썩이는 가운데 지난달 수입물가마저 3년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서민 경제의 주름살을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4월 수출입 물가지수’에 따르면 수입물가지수는 85.03(2010=100·원화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1.2% 상승했다. 2014년 12월 86.54 이후 40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승률 역시 지난해 9월 1.8% 이후 최대다. 수입물가는 지난 1월부터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면서 1년 전과 비교하면 4.0%나 뛰었다. 수입물가를 끌어올리는 최대 요인은 국제 유가다. 3월 평균 배럴당 62.74달러였던 두바이유는 지난달 평균 68.27달러로 한 달 사이 8.8%나 상승했다. 수입 품목별로는 원유 8.4%, 나프타 5.2%, 벙커C유 6.0%, 천연가스(LNG) 3.4% 등으로 상승 폭이 컸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강세)이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평균 환율은 3월 1071.89원에서 지난달 1067.76원으로 떨어져 수입물가 상승세를 누그러뜨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이란발 원유 공급 차질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적게는 배럴당 75~80달러, 많게는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린 달러 강세 현상도 물가에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와 환율이 지금은 수입물가 변동 폭을 줄이는 ‘상쇄 효과’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는 변동 폭을 키우는 ‘승수 효과’를 발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콜라 등 가공식품값도 급등

    콜라 등 가공식품값도 급등

    정부가 소비자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콜라와 즉석밥, 설탕 등 주요 가공식품의 가격이 1년 새 최대 10% 넘게 뛰었다.한국소비자원은 지난달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가공식품 30개의 판매가격을 분석한 결과 콜라값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9%나 오르는 등 일부 품목의 상승폭이 컸다고 14일 밝혔다. 콜라에 이어 즉석밥(8.1%)과 설탕(6.8%), 어묵(5.8%) 등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 반면 두부(-33.2%)와 냉동만두(-12.7%), 햄(-4.7%), 맛살(-3.0%) 등은 가격이 싸졌다. 소비자원은 “즉석밥과 밀가루, 시리얼, 라면, 국수 등 곡물 가공품과 설탕, 간장, 참기름 등 조미료류 가격이 주로 올랐다”고 분석했다. 한 달 사이 가장 많이 비싸진 품목은 카레 등 간편식품이었다. 지난달 카레 가격은 전월 대비 4.3% 상승했고 컵라면(2.2%)과 시리얼(2.0%) 등 15개 품목의 값이 소폭 올랐다. 하락 품목은 국수(-3.8%)와 커피믹스(-1.7%) 등 13개였고 오렌지 주스와 생수는 보합세를 유지했다. 카레와 냉동만두는 올해 2월 이후 지속해서 가격이 상승했지만 두부, 된장은 하락세를 보였다. 유통업별로 보면 대형마트에서 다소비 가공식품을 사면 백화점보다 11.6% 저렴했다. 다소비 가공식품 30개의 총 구매비용이 대형마트는 평균 11만 6895원으로 가장 쌌고 전통시장(11만 9127원), 기업형 슈퍼마켓(SSM·12만 2517원), 백화점(13만 2163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유통업별로 가격 차이가 가장 큰 품목은 두부로 최고가와 최저가 사이에 40.0%나 차이가 났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스포트라이트] 아니 땐 굴뚝서 물가 오르겠나… 까마귀 나니까 고용 떨어진 격

    [스포트라이트] 아니 땐 굴뚝서 물가 오르겠나… 까마귀 나니까 고용 떨어진 격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과 물가에 미친 영향을 놓고 정부와 민간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민간에서는 얼어붙은 고용지표와 껑충 뛴 외식비 등을 놓고 ‘아니 땐 굴뚝에서 연기가 날 리 만무하다’는 반응이다. 반면 고용이나 물가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은 영향 관계가 불분명하다며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격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정말 고용·물가에 미친 영향이 없는 걸까.13일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 수 증가폭(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 1월 33만 4000명으로 깜짝 상승했다가 2월 10만 4000명, 3월 11만 2000명 등으로 곤두박질쳤다. 음식·숙박업종 일자리 수는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은 올해 총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6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1월 전망(30만명)보다 4만명을 더 줄여 잡은 것이다. 이렇듯 각종 고용지표가 후퇴하자 올해 최저임금이 16.4% 오른 영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반응이다.그러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2~3개월 내에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16일에 김 부총리는 최근 고용 부진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부총리는 2~3월의 고용 부진에 대해 기저 효과와 조선업과 자동차 등 업종별 구조조정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렇듯 진단이 엇갈리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통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매달 발표하는 ‘고용동향’에서 이를 파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은 되지만 이슈가 있을 때마다 고용통계를 새로 만들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고용시장의 환경 변화를 보기 위해서는 별도의 특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최저임금과 고용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주더라도 정책 방향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자리 정책을 담당하는 기재부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나 효과를 따로 볼 수 있는 통계가 없지만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기재부의 또 다른 국장은 “프랜차이즈 업종에서 아르바이트 고용이 감소하는 것이 최저임금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면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3일 내놓은 분석 결과도 눈에 띈다. 핵심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없다는 것이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 쇼크’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한 것이다. 홍민기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올해 3월까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임시·일용직은 감소하고 상용직은 증가할 가능성이 나타났지만 고용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이는 경제활동인구조사, 사업체노동력조사, 고용보험 등의 분석에서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기재부 물가정책과에서는 최근 최저임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통계 분석 작업을 실시했다. 역대 최저임금이 두자릿수 이상 올랐던 시기는 2000년 9월부터 올해까지 합쳐 총 6차례다. 최저임금 인상 시기 전후 1년의 소비자물가 변동률을 분석한 결과 -1.1~2.2% 포인트 사이에 머물렀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았던 셈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하고 지난달보다는 0.3%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정부에서는 지난해 10월 이후 소비자물가가 7개월째 1%대에 머무르고 있어 물가 상승률이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기재부의 한 국장은 “거시지표로는 물가 상승률이 갑자기 높아지기가 쉽지 않다”면서 “언론에서 미시적인 부분만을 다루다 보니 공무원들의 시각과 괴리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외식물가와 개인서비스물가가 들썩여 ‘체감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4월 외식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7%, 개인서비스물가는 2.4% 올랐다. 특히 김밥(5.9%), 짜장면(4.0%) 등이 많이 올라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학생이나 청년층들이 주로 체감물가 인상을 피부로 느낄 수밖에 없다. 개인서비스 물가에서는 인건비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공동주택관리비(6.8%)나 가사도우미료(10.8%) 등이 껑충 뛰었다. 장보영 기재부 물가정책과장은 “쉽게 체감되는 외식비, 개인서비스물가가 올랐지만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린 측면도 있는데 체감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김밥·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를 대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러시아 위기와 LTCM 사태 전염을 기억하라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러시아 위기와 LTCM 사태 전염을 기억하라

    최근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선거에서 압승하며 연임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서방의 제재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는 2014년 큰 폭의 유가 하락과 함께 경제성장률이 0.7%(2014년)와 -2.8%(2015년)로 떨어지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8%(2014년)와 15.5%(2015년)에 이를 정도로 이미 위기를 경험했었다. 최근 유가가 다소 회복되며 경제 사정이 일부 개선됐지만, 미국의 셰일가스가 본격화된 이후 과거와 같이 고유가를 통한 산유국의 우월적 지위를 누리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석유 등 자연자원에 의존하는 경제로서의 취약성은 커져 있다. 물론 러시아 정부는 대규모 정부 지출 확대를 통해 경제의 어려움을 타개하려 하고 있으나, 이를 통해 상황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1998년은 루블화 강세와 재정적자로 러시아 경제에 대한 대외 신뢰가 약화된 상태에서 루블화에 대한 국제적인 투기 공격이 가세하면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고 러시아 정부는 대외 부채에 대한 지급유예를 의미하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던 해다. 즉 러시아가 사실상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한 해였다. 결과적으로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1998년 -5.3%에 이르고 물가상승률은 27%(1998년), 85%(1999년)로 솟구쳤다. 그런데 최근 미국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서 경기 과열을 우려하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자 러시아를 비롯해 일부 라틴아메리카 및 아시아 국가 금융시장에 대해 과거 1998년 러시아 위기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장기자본 투자가 이루어지기보다 금리 차이에 의존한 국제 투자자금이 주로 유입됐던 것으로 보이는 국가들의 채권시장 및 금융기관 은행차입금을 중심으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기대를 반영해 국제채권시장에서는 장기채권 금리가 많이 올랐는데, 미국 10년 장기국채 금리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상황이고, 아시아권에서는 베트남,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2018년 4월에 20bp 가까이 또는 그 이상 큰 폭으로 10년 만기 국채의 가격이 오른 바 있다. 우리나라도 기준금리를 올리지는 않았지만 장기국채 금리는 오름세로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일수록 신흥국의 약한 고리에서 문제가 터지면 다른 국가로 위기가 전염될 수 있다. 1998년 러시아 위기를 보면 당사자인 러시아도 어려움에 빠지지만, 실제로는 미국도 충격을 받는데 ‘롱텀캐피탈매니지먼트’(LTCM) 사태 때문이다. 당시 LTCM은 러시아와 미국 국채의 이자율 차이가 너무 크다는 판단하에 러시아 국채에 크게 투자하고 미국 국채를 공매도(空賣渡)해 놓은 상태였다. 즉 러시아 국채의 이자율이 떨어지거나 미국 국채의 이자율이 상승하는 방향이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현실은 반대로 움직였다. 러시아에 위기가 닥치면서 러시아 국채의 이자율이 급등했고 러시아와 미국 국채 간의 이자율 차이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LTCM은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는데, 문제는 이를 현실화하면 LTCM에 투자한 많은 미국 금융기관들 역시 동반 위기에 처할 형편이었다. 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금융기관이 많은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을 통해 미국 금융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폭락한다면 미국에서도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즉 러시아 위기가 LTCM 사태를 통해 미국의 금융위기로 전염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를 막기 위해 미국 연준은 LTCM에 구제금융을 제공하게 된다. 최근같이 미국이 통화정책을 변경하는 상황에서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1998년 러시아처럼 이자율 차이에 의존하는 자금이 많이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불안 요소가 증대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금융시장에 직접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러한 신흥국가에 투자된 자금에 노출된 우리 금융기관이나 회사의 경우에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서비스업 완만한 성장세…제조업 생산은 조정국면”

    “서비스업 완만한 성장세…제조업 생산은 조정국면”

    최근 우리 경제가 생산과 투자 증가세는 둔화되고 있는 반면 소비 성장세는 양호한 것으로 평가됐다. 경제 전체적으로는 하강 위험이 크다기보다는 조정 국면으로 풀이된다.●3월 광공업 생산 전년比 4.3% 감소 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5월호는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생산이 조정되고 있지만 소비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3월 전산업 생산지수는 광공업 생산이 전년 같은 달 대비 4.3% 줄어들면서 전월(-1.2%)에 이어 1.0%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도 5.6% 감소했고, 제조업 재고율은 반도체(8.2%)를 중심으로 재고가 늘면서 전월 대비 3.9% 포인트 오른 114.2%를 기록했다. 투자 부문도 조정을 받고 있다. 3월 설비투자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0.2% 줄었다. KDI는 “4월 반도체 제조용장비 수입액 증가율이 3월 수준에 그친 것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반도체 중심의 높은 설비투자 증가세가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그나마 소비는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3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6.6%)보다 높은 7.0%의 증가율을 올렸다. 서비스업 생산지수도 2.3% 증가하며 전월(1.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내년에도 2.9%대 성장률 기록 예상 한편 KDI가 국내 경제 전문가 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 경제가 올해와 내년에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해 2.9%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올해 8% 내외 증가하고 내년에도 견실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3%대 후반까지 오르고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0만명대 초중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1.6%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경제 성적 B”… 3%대 성장 양호했지만 청년들 웃음 사라져

    집권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의 1년간 경제 성적표는 어느 수준일까.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3대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심층 인터뷰한 결과 총론과 방향성에서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반면 세부적으로 일자리·소득주도성장 등 분야에선 냉정한 평가도 많았다. 당장 보이는 성적표도 중요하지만 집권 5년 동안의 청사진 속에서 지속적·구조적 개혁에 힘써야 한다는 분석도 적지 않았다.8일 서울신문이 10명의 경제학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8명이 “성적으로 치면 B학점”(B+ 2명 포함), 두 명은 A학점을 부여했다. 진보나 보수 같은 성향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양호한 경제성장률, 부동산시장 안정화, 양호한 세수전망 등에선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청년고용, 구조개혁 등에선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여소야대라는 우호적이지 않은 정치환경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었다. 장점(S), 약점(W), 기회(O), 위협(T)을 파악해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데 많이 활용하는 분석기법인 SWOT 분석을 적용한 결과 이들이 지적한 강점으로는 대체로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을, 약점으로는 빈부 격차와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수출경쟁력 약화와 구조조정 지체를 지목했다. 대다수가 남북관계 진전과 동남아 등 신흥시장 부상을 기회로 꼽았고 미국이 촉발시킨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위협요인으로 지목했다. ●2명 ‘A’ 8명 ‘B’… 총점 양호, 각론은 글쎄 좋은 점수를 받은 핵심 요인으로 꼽힌 건 전반적으로 양호한 거시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 성장이 확실해 보이는 데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이 유력하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으로 전체적으론 안정세다. 1·4분기 산업생산과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6%와 5.0% 증가했다. 지난 3월 경상수지 흑자가 52억 달러로 73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조영철 전 국회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은 “탄핵 등 정치적 혼란 속에서 집권한 것을 감안하면 결코 나쁜 성적표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만약 억지로 경기부양을 한 결과라면 물가가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성장률과 경상수지 흑자, 소비자물가지수 같은 거시경제 지표상으로 볼 때 그래도 괜찮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공정거래라든지 노동자의 후생을 높이는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은 총론 차원에선 미묘하게 의견이 엇갈렸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총평을 한다면 방향을 잘 잡은 걸 높이 평가한다”면서 “다만 속도가 더디고 강도가 약하다. 경제상황 자체가 여러 가지 위협요인이 많아서 신중한 모습이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주도성장이나 혁신성장 모두 시대적 과제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도 “구조개혁 측면에선 아쉬운 게 많다. 문재인 정부가 너무 신중한 게 아닌가 싶다. 좀더 속도를 내고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책방향에 있어서는 필요한 부분이 있었음에도 현실적인 측면과 괴리된 부분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정책의 기준을 효율성에서 일자리 창출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것 자체는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도 규제 완화가 더딘 점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혼란 등을 지적하며 비판적인 견해를 내놨다. ●최저임금·일자리… 최대 아킬레스건 문재인 정부가 직면한 아킬레스건은 고용 문제다. 올해부터 시간당 최저임금을 7530원으로 16.4% 인상해 17년 만에 최대 폭으로 끌어올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목표도 변함이 없다. 취약계층 소득 개선 등으로 지난해 4분기 가계 실질소득은 9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악화일로였던 분배지표도 8분기 만에 개선되는 효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당장 올 들어 서민들이 대다수인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18만개 넘게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3년 1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크다. ‘서민 자영업’으로 꼽히는 숙박·음식업의 감소 폭이 약 2만명 확대됐다. 하지만 정부는 숙박·음식업 취업자 수 감소는 기저효과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 때문이라며, 아직 최저임금으로 인한 고용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반박한다. 이런 이유로 우리 경제가 직면한 약점으로 양극화와 일자리 문제를 지목하는 목소리가 높다. 김진방 교수는 “경제가 너무 특정 소수기업·업종에 쏠려 있다”면서 “경제구조 자체도 약점이지만 동시에 소득분배 문제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자산 분배가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를 점점 벗어나고 있다. 그것이 불만이나 혼란, 개혁 요구 등으로 경제를 흔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적자원·기술력 4차산업 도약 기회로 이번 심층 인터뷰에선 우수한 인적 자원과 축적된 기술력이 현재 한국 경제가 갖고 있는 강점이라는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는 여전히 노동과 자본 모두 질과 양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성태윤 교수 역시 “여전히 인적 자본이 갖는 충실성은 상당한 강점”이라고 말했다. 김정식 교수는 “그동안 축적된 기술력을 4차 산업에서 잘 활용한다면 한국경제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무역구조 다변화(김진방 교수), 중소벤처기업 성장(정세은 교수) 등이 강점으로 꼽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외부 요인에 주목하기도 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앞으로 북·미 간 협상이 잘돼서 안보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지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줄게 된다”(김정식 교수)는 언급처럼 외국인투자 확대, 남북경협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이 부상하는 것 역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외부 위협요인으로는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마찰, 중국의 추격을 꼽는 데 이견이 없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지나친 해외노출도”(하준경 교수)와 맞물려 문재인 정부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산업정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문으로 이어졌다. 홍준표 위원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부상은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지목했다. 성태윤 교수는 “한국 경제가 자유무역체제에서 성장했는데 보호무역이나 통상마찰 등으로 자유무역체제가 약화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서울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이주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노력… 시기가 문제”

    “작년 소녀상 갈등으로 논의 중단…정치 아닌 경협 차원서 접근 입장 물가보다 실물지표에 더 신경…금리는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와 관련해 “일본과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앞으로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금리 인상 고려 요인에 대해서는 “물가보다 소비나 고용, 투자 등 실물지표를 더 신경 쓰고 있다”며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이 총재는 지난 4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 참석차 방문한 필리핀 마닐라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통화스와프는) 중앙은행이 경제협력 차원에서 접근하자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고 그렇게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20억 달러 규모로 체결돼 2011년 700억 달러 수준까지 확대됐다. 이후 양국 외교 관계가 악화되면서 2015년 완전 종료됐다. 이듬해인 2016년 한·일 양국은 재개 논의를 시작했지만 지난해 1월 부산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자 논의를 중단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때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이 한창이었지만 정치적 논의를 배제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시기가 문제”라며 구체적인 논의 재개 시점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총재는 지난 3월까지만 해도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문제와 관련해 “정치·외교적 사안과 맞물려 논의가 중단된 상황이며 재개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4·27 남북 정상회담과 맞물려 동북아 정세가 급변하면서 한은 측의 기류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과 관련, 이 총재는 “소비, 투자, 관광객, 고용 등 실물지표를 물가보다 조금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다. 실물지표 개선세가 확인될 경우 물가 상승률이 한은의 중기 목표 수준인 2%에 못 미치더라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만에 최고인 1.6%를 기록한 데 대해 “서프라이즈는 아니다”라며 “유가가 생각보다 높아졌지만 우리 경제 성장과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수정할 만큼 더 오르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가 3% 성장세를 유지하고 물가 상승률도 2%대에 수렴한다면 이걸(금리를) 그대로 끌고 갈 때 금융 불균형이 커진다”며 “금리를 올릴 수 있을 때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금값’ 장난감… 허리 휘는 어린이날

    ‘금값’ 장난감… 허리 휘는 어린이날

    인기 시리즈 상품 10만원 ‘훌쩍’ 월평균 육아 비용 10% 육박 장난감 물가 2년 새 5.24% ↑ “비용 줄이려 직구·중고·대여”장난감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어린이날을 앞둔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부모들은 1년에 한 번 있는 어린이날에 아이들의 기대를 외면하기 어렵다면서도 장난감 하나에 10만원이 훌쩍 넘을 정도라 가계에 부담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날 선물로 만화 캐릭터 팽이나 카드, 인형 시리즈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1주일 전부터 좀비 게임의 피규어 특별전을 열었는데 일주일 만에 2만개, 3억원어치를 팔았다”며 “피규어 1개당 1만 5000원이지만 8개가 한 세트라 고객들이 12만원짜리 세트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로봇과 같은 6만~7만원짜리 상품이 인기였다면 요즘은 하나의 시리즈에 다양한 제품이 나와 이를 수집하는 게 유행”이라면서 “시리즈 제품은 개당 1만~2만 5000원이지만 선물로는 여러 개로 구성된 5만~10만원짜리 세트가 잘 나간다”고 덧붙였다. 어린이날 선물 비용은 가계 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여성가족부의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에 따르면 한 달 평균 육아비용은 107만원이다. 5만~10만원가량 하는 어린이날 선물 하나가 한 달 육아비용의 5~10%에 이르는 셈이다. 올해 9살 자녀에게 6만원어치 게임 CD와 리모컨을 선물로 줬다는 박모(37)씨는 “아이가 아빠와 엄마에게 따로 선물을 받길 원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함께 주는 걸로 했다”면서 “6만원도 한 달 육아비용의 10%에 가깝다”고 말했다. 문제는 장난감 물가가 해마다 오르며 부모들의 부담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해 장난감지수는 2015년에 견줘 5.24% 올랐다. 2017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2015년에 비해 2.93%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장난감 물가 상승률은 전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셈이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중 육아 품목 12개를 선정해 산출한 육아물가지수에서도 장난감은 유모차 다음으로 높은 물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5월 기준 12개 육아품목 물가는 2년 전에 비해 2.2% 오른 반면 유모차는 11.9%, 장난감은 5.16% 올랐다. 주부 신모(45)씨는 “어린이날 선물로 레고를 사주는 편인데 새로 나오는 시리즈는 이전 것보다 훨씬 비싸고 아이가 클수록 큰 장난감을 원해 비싼 레고를 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탓에 부모들은 해외 직구(직접 구매)나 중고 구매, 대여 등의 방법으로 장난감 구매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 육아문화 인식조사 응답자의 91.8%가 ‘옷이나 장난감 등은 물려 쓰거나 돌려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주부 박모(37)씨는 “해외 장난감은 해외 온라인 쇼핑업체에서 직접 사면 배송비를 포함해도 한국보다 30% 저렴하다”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장난감이 해가 다르게 바뀌기 때문에 어떻게든 저렴하게 구매하려 한다”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채소·외식비 급등… ‘빨간불’ 켜진 장바구니 물가

    채소·외식비 급등… ‘빨간불’ 켜진 장바구니 물가

    감자 77%·고춧가루 43% 올라정부 “식재료비 부담 완화 추진”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같은 달 대비 1.6%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연속 1%대의 저물가를 유지했지만, 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체감물가와 지표물가의 괴리가 커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1.6%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2.1%를 기록한 뒤 올해 4월까지 7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개월 연속 2%를 밑돈 것은 2012년 11월∼2016년 12월(4년 2개월) 이후 처음이다. 다만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이고, 지난해 10월 1.8% 이래 최고치다. 문제는 서민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농산물 가격이 8.9%나 올라 지난해 8월 16.2% 상승 이래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신선채소 가격은 8.5% 올라 지난해 8월 22.8% 오른 뒤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감자 가격은 무려 76.9%나 급등했다. 이는 2004년 3월 85.8% 오른 뒤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쌀값은 30.2% 상승해 1981년 9월(35.5%)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다. 서비스 물가는 1.6% 올랐지만, 이 가운데 외식비가 2.7% 상승했다. 구내식당 식사비는 3.7%, 생선회(외식)는 5.4%, 김밥은 4.9%, 갈비탕은 6.3% 올랐다.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농산물 수급관리 기반 강화와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소비자단체와 연계해 프랜차이즈 등을 대상으로 공동구매를 조직화하는 등 식재료비 부담 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닫힌 지갑… 작년 가계 필수지출 비중 18년 만에 최대

    가계의 필수지출 비중이 18년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먹거리 물가가 오른 데다 소비 심리마저 움츠러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를 겪었던 1999년 41.9%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18일 한국은행의 가계 목적별 최종소비지출(명목)에 따르면 지난해 식료품·음료, 임료·수도·광열, 가계시설·운영, 의료·보건 등 4개 필수품목 지출은 317조 2301억원이다. 가계의 국내 소비 지출 772조 6778억원의 41.1%를 차지한다.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연속 30%대를 유지했던 필수지출 비중은 2016년(40.4%) 40%대로 올라선 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0.7% 포인트 더 상승했다.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은 12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중 필수지출 4개 항목을 제외한 주류·담배, 의류·신발, 교통, 통신, 오락·문화, 교육, 음식·숙박 등은 소득 변화나 경제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소비를 줄이거나 늘릴 수 있다. 필수지출 비중이 확대된 원인으로는 식료품 가격 상승이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9% 상승한 반면 식료품·음료 가격은 3.4%나 올랐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진짜,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진짜, 월급 빼고 다 올랐다

    실질임금 증가율 0.8% 불과 예금금리 ‘-’… 돈 맡기면 손해 각종 통계로 상당 부분 증명돼정부는 저물가를 고민하는데 서민들은 고물가에 허리가 휜다. 정부는 경기 회복세를 언급하는데 서민들은 ‘월급 빼고 다 오른다’고 하소연한다. 정부와 가계의 ‘경기 계산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불만이 괜한 투정이 아니라는 것은 각종 통계에서 상당 부분 증명됐다. 1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임금 증가율은 0.8%였다. 2011년 -2.9% 이후 6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실질임금은 5인 이상 사업체의 전체 근로자 1인당 명목임금에 소비자물가지수를 반영한 것으로 근로자들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낸다. 지난해 3.1% 성장한 한국 경제와 달리 근로자들의 주머니 사정은 나아진 게 별로 없다는 의미다. 앞서 2015년과 2016년에는 실질임금이 2.7%, 2.8% 늘어나 각각 2.8%였던 경제성장률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지만 지난해는 달랐다. 또 지난해 생활물가 상승률은 2.5%로 소비자물가 상승률 1.9%를 앞질렀다. ‘장바구니 물가’로도 불리는 생활물가가 소비자물가를 추월한 것도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소비자물가는 대표 품목 460개의 가격을 매달 조사한 뒤 지출 비중에 따라 가중치를 반영해 산출한다. 생활물가는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구입하는 생활필수품 141개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소비자물가가 ‘경제 현실’을 반영한다면 생활물가는 ‘소비 심리’와 연결된다. 생활물가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체감 물가 고통이 커진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기에 앞서 저물가를 우려하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서민들에게는 ‘딴 세상 얘기’처럼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벌이가 시원찮은 상황에서 목돈 마련도 쉽지 않았다. 지난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1.56%였다. 여기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는 -0.34%였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 역시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예·적금 이자 수익률이 물가 상승률을 밑돌아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의미다.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닌 ‘티끌 모아 티끌’인 셈이다. 이렇듯 서민 입장에서 지난해는 2011년 이후 경제고가 가장 컸던 해라고 할 수 있다. 그나마 2011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불거지면서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지난해 우리 경제는 3년 만에 3%대 성장을 일궈 냈지만 반대로 서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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