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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 불황 따른 디플레이션 오나

    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 불황 따른 디플레이션 오나

    ‘식료품·에너지제외지수’ 전년比 0.4%↑ 지난달 소비자물가 전년比 1.0% 상승 “경기 위축·고교 납입금 인하 등이 영향” 새달부터 수요 위축 반영 초저물가 관측코로나19 확산으로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된 마스크 1장 가격이 1800원대로 한 달 전보다 900원 가까이 하락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집밥’ 수요가 늘면서 농축산물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2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아 경기 불황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온다.통계청 관계자는 2일 “지난 2월 말 2700원대로 올랐던 마스크(KF94)의 매장 평균 판매가격이 지난달 2일 공적마스크 판매를 실시한 이후 180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특히 약국 가격은 1600원 수준으로 공적마스크(1500원)와 큰 차이 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상승했다. 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 대비 0.4% 오르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통계청은 외식서비스 상승폭이 둔화되는 등 경기 위축과 고교 납입금 인하와 같은 정책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0.5%에 그쳤고 외식물가는 가격 상승요인이 많은 연초인데도 0.9% 상승에 그쳐 불황을 반영했다. 다만 농축수산물 가격은 3.2% 올랐고 코로나19로 가정 내 식재료 수요가 늘면서 달걀(20.3%), 돼지고기(9.9%)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 코로나19로 수출·투자·소비가 위축되면서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는 78.4로 11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물가가 경기 후행지표라는 점에서 다음달부터 수요 위축이 반영되고 불황형 초저물가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3~4주 시차를 두고 국내에 반영되는 국제유가 하락폭에 따라 물가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시, 용마터널·강남순환로 통행료 인상

    서울시(박원순 시장)가 오는 4월 1일부터 용마터널과 강남순환로의 통행료를 인상한다. 5일 서울시의회 이성배(미래통합당·비례)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관리 중인 용마터널과 강남순환로의 통행료가 4월 1일 0시를 기해 각각 100원씩 인상된다. 용마터널과 강남순환로는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된 도로다. 용마터널은 총사업비 1,181억원이 투입돼 중랑구 면목동(사가정길)과 구리시 아천동을 잇는 왕복 4차로(연장 3.57km)로 ‘14년 11월 개통된 이후 일평균 3만 1천대(2019년 기준)가 이용 중인 도로이다. ’16년 7월 개통된 강남순환로(7,824억원)는 금천구 시흥동에서 서초구 우면동에 이르는 왕복 6~8차로(연장 12.4km)로 매년 이용 차량이 증가돼 현재 일평균 11만 7천대가 이용하고 있다. 통행량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서울시가 통행료를 인상하게 된 것은 시와 시행사가 체결한 실시협약에 따라 ‘누적 소비자물가변동분’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는 용마터널(‘14년 11월)과 강남순환로(’16년 7월)가 개통 된지 각각 65개월, 45개월만이다. 용마터널의 차종별 통행료는 중형과 대형이 각각 100원씩 인상돼 중형은 2,600원, 대형은 3,300원을 내야하고, 소형은 기존대로 1,500원이다. 강남순환로는 모든 차종이 100원씩 인상된다. 소형은 1,700원, 중형은 2,900원이며, 경차는 50%할인을 적용받아 850원이다. 이성배 의원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경기가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 통행료를 인상하는 것은 시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라며 “착한 임대료 운동 등으로 민간에서는 고통을 분담하는데도 공공요금을 올릴 경우 시민들의 무력감이 커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통행료 인상을 유예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고채 금리 1.078%…0%대 금리 시대 온다

    이자생활자 소비 위축·부동산 과열 우려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하 시기나 인하 폭에 대해선 다른 의견들도 있지만, 한국도 조만간 0%대의 초저금리 시대로 진입할 것이라는 관측엔 이견이 없다. 앞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들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발표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8일 한은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6일 연 1.078%로, 현재 연 1.25%인 기준금리에 비춰 보면 한 차례(0.25% 포인트) 정도의 금리 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다. 시장의 관심은 한은이 미 연준처럼 ‘깜짝 인하’에 나설지, 혹은 하반기에 추가로 인하할지 여부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정례회의는 다음달 9일로 한 달가량 남아 있다. 일각에선 한은이 이때까지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어 연준처럼 전격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이달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현 상황에서는 3분기에 0.25% 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할 것으로 봤다. 이는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초저금리 시대를 의미한다. 1%대 초반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 기준금리는 마이너스다. 지난 1월 말 잔액 기준 예금은행의 총수신 금리는 연 1.21%로, 한은의 기준금리 1회 인하분(0.25% 포인트)을 반영하면 0%대에 진입한다. 11조 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정부도 “강력한 폴리시믹스(정책조합)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정책뿐 아니라 통화정책도 가세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예금금리도 낮아지는데, 이 경우 예금이자로 생활하는 사람들의 소비 위축이 우려된다. 또 부동산을 포함해 자산시장의 이상 과열 역시 경계하는 시각이 많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인당 GNI 작년 4.1% 급감… 감소폭 10년 만에 최대

    1인당 GNI 작년 4.1% 급감… 감소폭 10년 만에 최대

    3만 2000달러 그쳐… 경제성장률은 2.0% 원화 GNI는 1.5% 늘어 3735만 6000원 명목 GDP 1914조… 1.1% 성장 머물러 코로나 확산에 올 2% 성장 장담 못 해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2000달러가량으로 1년 새 4% 넘게 감소했다. 경제성장률은 연 2.0%로 간신히 2%선에 턱걸이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국내외에서 번 모든 소득을 말하는 국민총소득(GNI)은 1조 6571억 달러로 전년 대비 4.0% 줄었다. 1인당 GNI도 3만 2047달러로 2018년(3만 3434달러)보다 1387달러(4.1%) 감소했다. 1인당 GNI가 전년 대비 감소한 건 2015년(-1.9%) 이후 4년 만이며, 감소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0.4%) 이후 10년 만에 가장 컸다. 2017년(3만 1734달러)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연 뒤 3년 연속 3만 달러를 지켰지만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경기 둔화로 1인당 GNI가 쪼그라들었다. 한은은 지난해 원화 약세로 달러화 표시 소득이 떨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원화 기준 1인당 GNI는 전년 대비 1.5% 늘어난 3735만 6000원을 기록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한은이 지난 1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2.0%였다. 지난해 4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전기 대비 1.3%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올랐지만 연 성장률에 큰 영향은 없었다. 연간 기준 성장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0.5% 포인트, 정부가 1.5% 포인트로 정부 주도의 성장이었다. 지난해 명목 GDP는 1914조원으로 전년 대비 1.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8년(-0.9%) 이후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 교역 조건이 악화된 여파다.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GDP 디플레이터’는 1년 새 0.9% 하락했다. 2006년(-0.2%) 이후 13년 만에 감소했고, 하락폭은 1999년(-1.2%) 이후 20년 만에 가장 컸다. GDP 디플레이터는 소비자와 밀접한 물가만 측정하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달리 국내에서 생산한 수출품과 투자재 등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종합물가 수준을 보여 준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품들의 가격 급락 탓이지만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더 큰 문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연초부터 우리 경제가 직격탄을 맞아 올해는 2% 성장률도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다. 한은은 이미 올 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2.1%로 내렸고,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외식·여행·꽃 코로나 직격탄… 서비스물가 20년 만에 최저

    외식·여행·꽃 코로나 직격탄… 서비스물가 20년 만에 최저

    5배 폭등 마스크, 물량 풀리며 오름세 둔화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1% 올랐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면서 외식과 여행을 중심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20여년 만에 가장 낮아진 영향이 컸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1.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개월 연속 1%를 밑돌다가 지난 1월 1.5%로 올라섰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상승폭이 줄었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0.3%로 지난 1월(2.5%)보다 크게 감소한 탓도 있지만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0.4%에 그친 영향이 더 컸다. 지난달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1999년 12월(0.1%) 이후 가장 낮았다. 서비스물가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가 0.7% 오르는 데 그치면서 2013년 1월(0.7%)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연초에 인건비 인상 등으로 외식 물가가 많이 상승하는데 지난달에는 전월비 0.0%, 전년 동월비 0.7% 상승에 그쳐 전체적으로 서비스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수요가 확 줄어든 여행과 화훼도 직격탄을 맞았다. 해외 단체여행비는 전월 대비 5.8%, 국제항공료는 4.2% 하락했다. 코로나19로 졸업식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생화 가격은 11.8%나 꺾였다. 치솟던 마스크(KF94 방역용 기준) 가격도 공적 물량이 풀리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안 심의관은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마스크 1개당 오프라인에서 2000원대 초반, 온라인에서 800원 정도에 팔렸지만 사태 이후 온라인 가격이 4000원대로 급상승했다”며 “지난달 29일 공적 물량 보급 후에는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하락 전환됐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코로나19 사태가 물가에 미친 영향이 일부 품목에 제한됐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는 승용차 개별소비세 70% 인하 등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민생·경제 대책이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예적금의 배신…돈 맡기고 보관료 내는 날 오나

    예적금의 배신…돈 맡기고 보관료 내는 날 오나

    금리 2% 넘는 상품은 전체의 1.4%뿐 2000만원 1년간 맡겨도 이자 15만원 물가상승·세금 떼면 사실상 마이너스초저금리가 굳어지면서 예적금 상품의 기본금리가 0%대로 떨어지고 있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떼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다. 은행에 돈을 맡기고 보관료를 내는 게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닌 것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가입 기간에 따라 0.5~0.9%였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0.84%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연 1.4%에서 연 1.1%로 0.3%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0.7~1.1%에서 0.6~1.0%로 인하했다. 한국은행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1.75%로 내리면서 처음으로 기준금리 1%대 시대를 열었고,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도 연 1%대가 됐다. 2014년 평균 연 2.53%였던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15년 1.81%로 낮아졌다. 지난해부터는 0%대 예적금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은의 지난해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정기예금(신규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연 2%를 넘는 경우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반면 금리가 연 1%가 안 되는 경우는 2.5%였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해 기본금리가 연 0.9%인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고 Sh수협은행도 적금상품인 1년 만기 ‘스마트one적금’의 기본금리를 연 0.9%로 내렸다. 연 0.9%의 예금 금리라면 1년간 2000만원을 맡겨도 세금(2만 7720원)을 빼고 이자 15만 2280원을 받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1.0%)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신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시행 등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조정하면서 0%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한은이 이달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기 부진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현재 1.25%에서 1.0%로 내린다면 0%대 금리 상품 출시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0.84~1.65%다. 자유적립식 12개월 기준의 적금도 기본금리는 연 0.85~2.30%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0%대 예적금 금리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은행에 돈을 맡기고 사실상 보관료를 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은행에 돈 맡기고 보관료 내나…0%대 예·적금 금리 수두룩

    은행에 돈 맡기고 보관료 내나…0%대 예·적금 금리 수두룩

    은행 예적금 금리 연 0%대 시대 도래할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예금상품의 기본금리가 0%대로 접어드는 등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고 있다. 물가상승률과 이자소득의 15.4%를 세금으로 떼어가는 것을 고려하면 제로 금리가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지난주부터 일부 예금 상품의 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은 가입기간에 따라 0.5~0.9%였던 ‘WON 예금’의 금리를 0.5~0.87%로 내렸다. 12개월 만기 기준 기본금리는 연 0.84%다. 위비정기예금의 1년 만기 금리도 연 1.4%에서 연 1.1%로 0.3% 포인트 내렸다. 국민은행도 ‘국민수퍼정기예금 단위기간금리연동형’ 상품의 연동단위기간(1~6개월) 금리를 0.7~1.1%에서 0.6~1%로 내렸다. 한국은행이 2015년 3월 기준금리를 1.75%로 인하하면서 처음으로 기준금리 1% 시대를 열었고, 이후 시중은행의 예·적금의 금리는 연 1%대가 됐다. 2014년 평균 연 2.53%였던 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15년 연 1.81%로 낮아졌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지난해부터 금리가 연 1%대에 미치지 못하는 예·적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은의 2019년 12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정기예금(신규취급액 기준) 중 금리가 연 2%를 넘는 경우는 전체의 1.4%에 그쳤다. 반면 금리가 연 1%가 안 되는 경우는 2.5%였다.실제 신한은행은 지난해 기본금리가 연 0.9%인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고, Sh수협은행도 적금상품인 1년 만기 ‘스마트one적금’의 기본금리를 연 0.9%로 내린 바 있다. 연 0.9%의 예금에 1년간 가입하면 2000만원을 맡겨도 세금(2만 7720원)을 제외하고 15만 2280원을 이자로 받게 된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1.0%)를 고려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가 되는 셈이다. 은행 금리 인하 움직임, 한은 기준금리 인하시 가속화 게다가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신 예대율 규제와 오픈뱅킹 시행 등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지 않던 시중은행들이 최근 금리를 조정하면서 0%대 예·적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또 한은이 올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현재 1.25%에서 1.0%로 내린다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 비교공시를 살펴보면, 현재 시중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0.84%~1.65%다. 우대금리를 포함해도 연 1.04%~2.25% 수준이다. 자유적립식 12개월 기준의 적금도 기본금리는 연 0.85~2.30%(우대금리 포함 1.40~3.75%)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7월 카카오뱅크의 연 5% 정기예금이 1초 만에 완판 되고, 최근 하나은행이 내놓은 연 최대 5.01% 적금특판 상품에 136만명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0%대 예금 금리 시대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은행에 돈을 맡기고 사실상 보관료를 내야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대 물가’ 회복하자마자… 신종 코로나發 저물가 공포

    ‘1%대 물가’ 회복하자마자… 신종 코로나發 저물가 공포

    바이러스 영향 반영 땐 0%대 재현 우려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개월 만에 1%대를 기록했다. 채소와 석유류 가격이 오르면서 0%대를 벗어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내 경기가 위축되면 저물가 상황이 재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4일 통계청의 ‘2020년 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79로 지난해 1월보다 1.5% 상승했다. 2018년 12월 1.3%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3개월 만에 1%대를 기록한 것이다.농축수산물이 1년 전보다 2.5% 상승했고, 이 가운데 채소류 가격이 전년보다 15.8% 올랐다. 공업 제품은 2.3% 오른 가운데 이 중 석유류가 12.4% 상승해 전체 물가를 0.49% 포인트 끌어올렸다. 통계청 관계자는 “2018년 하반기 무더위로 고물가가 나타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종료되면서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고 국제 유가도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한 ‘석유류 및 농산물 제외지수’(근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9%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번 통계는 신종 코로나 영향이 본격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바이러스 공포로 소비 부진이 본격화되면 0%대 저물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발생한 2015년 물가 상승률은 0.7%에 그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 위축으로 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지난해 전국 전·월세 14년만에 하락

    지난해 전국 전·월세 14년만에 하락

    지난해 전국 집세(전·월세) 가격이 14년 만에 하락 전환했다. 28일 통계청 품목 성질별 소비자물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집세 지수는 104.04(2015년=100)로 전년보다 0.1% 하락했다. 전국 집세 지수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은 2005년(-0.2%)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전세와 월세로 나눠 보면 월세가 2018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0.3%, 0.4%씩 떨어지며 집세 하락세를 이끌었다. 전세는 0.2% 상승해 2005년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집세가 0.3%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2006년(0.3%) 이후 가장 작았다. 서울 월세는 0.3% 떨어져 2년 연속 하락했다. 전세 가격 역시 2006년(0.6%)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인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서울 부동산이 과열되면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됐고, 상대적으로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결과를 낳은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은 집세가 2.2% 하락해 특별·광역시 중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00년(2.9%) 이후 19년 만에 가장 낙폭이 컸다. 조선업 경기 위축 등으로 유입인구가 줄면서 전·월세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지난해 전월세 14년 만에 하락…조선업 부진 울산은 2.2% 뚝

    지난해 전월세 14년 만에 하락…조선업 부진 울산은 2.2% 뚝

    지난해 전국 전·월세 가격이 14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부진의 직격탄을 맺은 울산은 2.2%가 떨어지면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28일 통계청 품목 성질별 소비자물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전세와 월세를 종합한 집세 지수는 104.04로 전년 대비 0.1% 떨어졌다. 전국 집세 지수가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2005년(-0.2%) 이후 14년 만이다. 집세를 전세와 월세로 나눠보면 월세는 2018년과 2019년 연속으로 0.3%, 0.4%씩 떨어지면서 집세 하락세를 이끌었다. 전세는 0.2% 상승했지만 상승 폭이 2005년(0.1%) 이후 가장 작았다. 지난해 서울 집세도 0.3% 상승했지만, 상승 폭은 2006년(0.3%) 이후 가장 작았다. 서울 전셋값 역시 2006년(0.6%)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인 0.8% 상승했고, 월세는 0.3% 떨어졌다. 월세가 2년 연속 하락한 것은 2005∼2006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는 전월세가 고르게 0.1%씩 빠지면서 집세도 0.1% 하락했다. 경기도 집세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2005년(-0.6%) 이후 처음이다. 주요 시도 중에서 집세 하락세가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세와 월세가 각각 2.3%, 2.1%씩 떨어지면서 전체 집세가 2.2% 하락했다. 낙폭은 2000년(2.9%) 이후 19년 만에 가장 컸다. 울산의 경우 조선업 경기 위축 등으로 유입인구가 꾸준히 줄면서 전·월세 수요가 꾸준히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시도 가운데 전셋값이 상승한 지역은 서울, 인천, 광주, 강원, 전북, 전남 등이었으며, 월세가 상승한 지역은 전남이 유일했다. 전셋값 하락은 울산처럼 유입인구 감소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최근 2∼3년간 빚어진 서울 등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것도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 속에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됐고 상대적으로 전셋값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KB부동산의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과거 서울 주택 매매가격이 하락하거나 0%대 소폭 상승에 그쳤던 2010∼2013년에는 전셋값이 평균 7%가량 상승했다. 반대로 전·월세 가격이 주춤하기 시작한 2018년에는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0.4% 올라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상승했다. 각종 규제가 쏟아진 지난해에도 2.6% 오른 바 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은 “실질금리 인하에는 인구 고령화도 한몫”

    한은 “실질금리 인하에는 인구 고령화도 한몫”

    고령화 비율 9.6%→19.4%, 실질금리 9.0%→0.4%저축 늘면서 금리 하락, 청년 인구 감소로 성장률 하락실질금리 인하에 인구 고령화가 한 몫 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13일 발간한 ‘인구 고령화가 실질금리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고령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1995년~2018년까지 23년간 실질금리를 3% 포인트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값으로, 경제 주체들이 체감하는 금리 수준이다. 20∼64세 대비 65세 이상 인구의 비율은 1995년 9.6%에서 2015년 19.4%로 상승했다. 실질금리는 1995년 9.0%에서 2018년에는 0.4%로 하락했다. 이 가운데 인구 고령화로 인한 하락분은 3.0% 포인트로 전체 하락 수치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했다. 권오익·김명현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인구 고령화로 은퇴 이후 생존 기간이 늘어나 저축이 늘고 소비는 감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저축률이 높아지면 금리는 낮아지고, 저출산에 청년 인구가 줄면서 잠재성장률은 하락한다. 두 가지 모두 금리가 떨어지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기대수명 증가에 따른 실질금리 하락분이 2% 포인트라면, 인구 증가율 변화에 따른 낙폭은 1%포인트로 분석됐다. 아울러 권오익·김명현 부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지속하면 실질금리는 현재 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질금리 하락을 주도하는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데도 한계가 있는 만큼 실질금리의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사설] 2020 경제, 새로운 돌파구 마련해야

    지난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전년 대비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수출액 5424억 1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0.3% 줄었다. 수출이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13.9%) 이후 10년 만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반도체 경기침체 등 대형 대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수출동력이 크게 약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중 수출이 16%나 급락했고, 홍콩 사태, 브렉시트, 전 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도 수출 악재로 작용했다. 대내 상황도 우려할 만하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0.4% 상승에 그쳤다. 1965년 소비자물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보다도 낮다. 내수 경기의 체온계 역할을 하는 근원물가지수도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1년 내내 0%대 물가상승률을 보였다는 점에서 수요 부진에 따른 저물가의 장기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명목성장률 1%대의 낮은 경제성장률과 다른 실물지표의 부진이 결합된 저물가는 사실상 디플레이션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올해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 경제가 회복하기 힘든 장기 부진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해 들어 대외 여건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오는 15일 미중 양국이 워싱턴에서 무역협상 1단계 서명을 하는 등 미중 갈등이 봉합 국면에 들어섰고, 한일 갈등도 지난해 말 정상회담 이후 해소를 위한 동력이 양국에서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5G 투자 확대로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외부 환경의 개선에 더해 투자 확대, 수요 진작 등 내부 체질 강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정책적 지원도 집중돼야 한다. 규제혁파 등으로 혁신성장 동력을 키워 기업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부동산 등 비생산적 부문에 몰렸던 자금이 기업, 특히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 쪽으로 흐르도록 물꼬를 대전환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안팎의 환경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 체질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올해는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
  • 작년 물가 0.4%↑… 54년 만에 최저

    작년 물가 0.4%↑… 54년 만에 최저

    정부 “디플레 우려 안해… 올 1.0% 예상” 전문가 “수요 부진해 저물가 장기화 가능…기업 투자 할 수 있게 경기부양책 필요”2019년 소비자물가가 전년 대비 0.4% 상승해 1965년 통계 작성 시작 이래 5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정부는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긋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수요 부진으로 인한 저물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연간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0.4% 올랐다.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진 것은 저유가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경기가 위축됐던 2015년(0.7%) 이후 4년 만이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을 포함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한 적은 모두 세 차례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1~7월 줄곧 0%대였다가 지난 8월 -0.04%(공식 통계는 0.0%)로 사상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9월에도 -0.4%를 기록했다. 10월에는 0.0%였다가 11월 0.2%로 소폭 반등했고 12월에는 0.7%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5.7%)와 농축수산물(-1.7%)이 전체 물가를 각각 -0.26% 포인트, -0.13% 포인트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수요 측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농수산물, 석유류의 가격 하락과 전년도 기저 효과가 있었다”면서 “무상 교육,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정부 정책도 영향을 미쳐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내수 경기의 체온계 역할을 하는 근원물가지수도 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0.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0.7% 올랐다. 기재부 관계자는 “내년에는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 하락의 기저효과가 사라지면서 물가 상승률이 올해보다 높은 1.0%로 예상된다”면서 “디플레이션을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저물가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물가는 낮은 경제성장률과 다른 실물지표 부진이 결합된 결과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에 가까운 상황이 진행 중”이라면서 “올해 상황이 워낙 안 좋아서 내년 물가가 기저효과로 상승할 수는 있어도 경기 회복의 효과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1년 내내 0%대 물가상승률을 보인 것은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수요 부진이라는 저물가의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선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한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하겠다”

    한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하겠다”

    한국은행은 27일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공개한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잠재성장률 수준을 하회하고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이어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는 주요 리스크 요인의 전개와 국내 거시경제 흐름 및 금융 안정 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한 뒤 낸 통화정책방향 의결문과 비교할 때 별다른 정책변화 신호를 내비치지 않았다는 평가다. 한은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대 초반으로 예상하면서도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했다. 무역분쟁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반도체 경기 회복 지연 가능성 등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남아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설비 투자와 수출이 개선되고 민간 소비도 하반기 이후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성장세가 잠재성장률을 밑돌면서 ‘GDP 갭률’의 마이너스 폭은 소폭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GDP 갭률은 실제 GDP와 잠재 GDP 간 차이를 잠재 GDP로 나눈 비율이다. GDP 갭률이 마이너스 값이면 수요가 공급을 밑도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하다는 의미다. 특히 한은은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우선 기준금리 결정 후 내는 의결문을 개선하고 금리결정 회의자료의 공개를 확대해 정책 소통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또 중장기적인 시계에서 국내 금융·경제 여건에 적합한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의 활용 방안 연구도 강화하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연 1.25%로 낮아지면서 금리정책의 여력이 축소될 것에 대비한 조처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현재는 특정 수단을 염두에 두지 않고 주요국에 도입된 비전통적 정책 수단을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며 금리 이외 정책 수단의 활용 방안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광장] ‘지게꾼’ 정세균이 짊어져야 할 숙제/이종락 논설위원

    [서울광장] ‘지게꾼’ 정세균이 짊어져야 할 숙제/이종락 논설위원

    전북 진안군 능길마을 출신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는 어릴 때부터 지게질을 해야 했다. 산속 고지에 올라가 불을 질러 밭을 만드는 화전(火田)도 일궜다. 점심은 고구마 한 개가 전부였다. 초등학교에서 전 과목 만점으로 한 해 일찍 졸업했지만 60원의 수업료가 없어 중학교에 진학할 수 없었다. 정식 졸업장은 없어도 중학교 과정을 공부시키는 고등공민학교에 들어갔다. 입학한 지 2년도 안 돼 검정고시에 붙었다. 다시 나무를 하고 지게를 지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다행히 그의 재능을 아깝게 여긴 주위의 도움으로 무주 안성고ㆍ전주공고를 거쳐 전주 신흥고에 전학했다. 신흥고에서도 학비를 낼 수 없어 교장 선생님에게 사정해 학교 매점에서 간식거리를 파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했다. 당시 친구들은 매점에서 빵을 파는 그를 ‘빵돌이’라고 놀려댔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자란 정 후보자이지만 늘 웃는 얼굴이기에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또 다른 별명인 ‘호빵맨’과 자신의 이름과 같은 ‘세균맨’ 인형 캐릭터를 국회의장 집무실 책상에 덩그러니 놓고 지냈을 정도로 낙천적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정 후보자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당 대표만 세 차례 지내고 국회의장,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거친 그가 총리 후보에도 올라 입법부와 행정부의 수반을 아우르는 명예를 얻었지만, 야당으로부터 입법부의 권위를 실추시켰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런 우려를 의식해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면서도 “비상한 각오로 모셨다”고 말할 정도다. 정 후보자가 이고 있는 지게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정 후보자의 지명 이유에서도 밝혔듯이 야당과의 협치를 이뤄 내고 경제를 살려야 하는 숙제가 얹혀 있다. 국회의원 6선 출신 대한민국 서열 2위의 국회의장이 서열 5위의 국무총리를 맡는다는 부담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정 후보자는 정치복원을 실현해야 한다. 정치권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 처리를 놓고 극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여야 간 대치는 내년 4월 총선으로 갈 수록 더 극심해질 전망이다. 이처럼 엄혹한 상황에서 성품이 온화하고 갈등 조정 능력이 탁월해 야당 의원들에게도 두루 신망을 받는 정 후보자가 정치를 복원할 적임자인 셈이다. 정 후보자의 ‘협치 DNA’가 극단의 대치로 흐르는 여야 관계를 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 이유다. 정치복원의 첫 시험대는 정 후보자 자신의 인사청문회이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뿐만 아니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까지 거쳐야 한다. 본회의 가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295명) 과반 출석, 재석 의원 과반 찬성’인 만큼 민주당(129석) 단독으로는 가결이 불가능하다. 한국당이 임명을 반대하고 있고 ‘4+1 협의체’ 내 군소 정당 내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수 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을 설득해 인사청문회를 통과함으로써 정치력을 입증해야 한다. 정 후보자는 무엇보다도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는 쌍용그룹에서 17년간 재직하며 상무이사에 올랐을 정도로 실무경제에 밝다. 산자부 장관을 맡아 수출 3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을 정도로 경제 정책 분야에서도 성과를 냈다. 정 후보자 앞에 놓여 있는 우리 경제의 현실은 정권이 휘청거릴 정도로 엄혹하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간신히 2%를 유지할 전망이다. 2%대를 넘지 못한 건 ‘금융위기’를 맞았던 2009년(0.8%)뿐이었다.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2% 상승에 그치며 저물가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감소 폭은 올 1분기 8.5%, 2분기 8.6%, 3분기 12.2%에서 11월에는 14.3%로 커졌다. 11월 제조업 취업자는 446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2만 6000명 감소해 2018년 4월 이후 20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정 후보자가 작금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책임총리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청와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국가 운영체제를 과감히 바꿀 뿐 아니라 내각의 자율성을 보장받도록 총대를 메야 한다. 때론 문 대통령과 얼굴을 붉힐 수 있는 결기를 가져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끌 경우 이낙연 총리와 차기 대권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다. 자신이 즐겨 쓰는 표현인 ‘침과대단’(枕戈待旦·창을 베고 누워 아침을 기다리는)의 심정으로 전장의 장수같이 비장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 jrlee@seoul.co.kr
  • 이주열 “경제 구조적 변화로 저물가… 완만히 상승할 것”

    이주열 “경제 구조적 변화로 저물가… 완만히 상승할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저물가를 가져오고 있다”면서도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은은 18일 발표한 물가안정 목표 운영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4%로 물가안정 목표(2.0%)를 크게 밑돌았다”며 “내년 1.0%, 2021년 1.3%로 물가 상승률도 점차 높아지겠으나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화와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생산·유통비용 절감, 해외 직접구매 확산, 공유경제 활성화, 고령화·자동화에 따른 노동시장의 변화가 물가 상승 압력을 약화하는 요인”이라며 “경제구조 변화는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와 효과가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다만 “저물가를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통화정책 완화 정도는 경기와 금융안정 상황, 정부 정책, 예상되는 효과와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이주열 “경제 구조적 변화로 저물가, 디플레 우려 상황 아냐”

    이주열 “경제 구조적 변화로 저물가, 디플레 우려 상황 아냐”

    한은, 물가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간내년 물가상승률은 1% 내외 수준으로 전망“12·16 부동산 대책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효과”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저물가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기조적 물가 흐름은 1%대 초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18일 발표한 물가 안정 목표 운영상황 보고서에서 “올해 1~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기대비)은 0.4%로 물가 안정 목표(2.0%)를 크게 밑돌았다”고 진단했다. 올해 들어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약화했고, 공급 요인과 정부 정책 측면에서 물가를 낮추는 방향의 압력이 확대한 데 기인한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아울러 물가 전망에 대해선 “물가를 낮추는 요인의 영향이 줄면서 물가 상승률도 점차 높아지겠으나, 목표 수준(2.0%)으로 수렴하는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지난달 내놓은 ‘경제전망’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내년 1.0%, 2021년 1.3%로 제시했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가 더디게 높아질 것으로 보는 이유로 저물가를 야기하는 경제 구조적 변화를 꼽았다. 이 총재는 글로벌화 및 정보기술(IT) 발전에 따른 생산·유통비용 절감, 해외 직접구매 확산 및 공유경제 활성화, 고령화·자동화 등 노동시장 변화가 물가 상승 압력을 약화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경기와 물가의 상관관계가 약화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제시되고 있다”며 “경제구조 변화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와 효과가 과거와 달라졌을 가능성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을 중요 목표로 하는 중앙은행 입장에서 큰 고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저물가 기조를 고려 했을 때 통화정책을 현 수준보다 더 완화적으로 펼칠 여지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저물가를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는 물가 움직임만 보고 결정할 게 아니라 경기 및 금융안정 상황, 정부 정책, 예상되는 효과 및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 상황과 관련해서는 “내년에는 미중 무역분쟁이 어느 정도 완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될 것으로 내다본다”며 “그러나 이런 대외 여건이 예상대로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지난 16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는 “가계부채 증가세를 둔화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여전히 소득보다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 경제의 취약점 중 하나로 꼽히는 점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주로 주택담보대출 동향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정부의 이번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가 있고, 그 외 주택 수요에 영향을 주는 조치들이 함께 담겼다”고 말했다. 최근 집값 과열의 원인 중 하나로 금리 인하가 꼽히는 것에 대해서는 “완화적인 금융 여건으로 차입비용이 낮아진 게 주택 수요를 높인 하나의 요인이 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금리를 내린 것은 경기와 물가관리에 더 중점을 둬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가계빚/전경하 논설위원

    투자 방법 중 대출을 이용한 ‘지렛대’(레버리지) 투자가 있다. 갖고 있는 돈에 대출을 더해 투자원금을 늘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예컨대 10%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가 있다면 자기 돈 5000만원에 5000만원을 빌려 1억원을 투자하면 이익이 1000만원이다. 금융비용이 있지만 2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문제는 투자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다. 10% 투자손실이 발생했다면 빌린 돈 5000만원과 금융비용은 줘야 하니 자기 돈 5000만원 중 1000만원이 사라지고 금융비용까지 더해 손실률이 20%를 넘는다. 레버리지 투자가 위험하다고 평가되는 이유다. 12·16부동산대책에는 레버리지 투자를 막는 조치가 있다. 전세를 끼고 주택값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에 집을 산 뒤 집값 상승의 혜택을 누리는 ‘갭투자’에 주택담보대출이 쓰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부자들의, 부자들에 의한, 부자들을 위한’ 갭투자용 주택담보대출은 금액이 수억원에 달해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게다. 왜 이걸 미리 막지 못했을까. 통계청이 어제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 부채는 7910만원으로 지난해(7668만원)보다 3.2% 늘었다. 소득은 5828만원으로 2.1% 늘었지만 세금·사회보험료 등 비소비지출이 6.2% 증가해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은 1.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1.5%)을 고려하면 가처분소득은 사실상 줄었다. 가계빚 증가율이 낮아지고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기준 가계신용은 1572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3.9% 늘었다. 가계신용은 가계대출에 결제 전 카드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금액으로 가계의 포괄적인 부채를 뜻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를 밑돌 가능성이 매우 높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대다.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명목성장률은 3%가 안될 텐데 가계빚은 4% 가까이 늘었다. 빚은 소득 수준을 넘을 때 큰 문제가 된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가구당 부채를 가구주 연령대별, 종사상지위별로 보면 40대 가구와 자영업자 가구가 상대적으로 빚이 많다. 40대는 고용률이 2018년 2월부터 올 11월까지 22개월 연속 전년보다 낮아졌다. 자영업자는 경기침체로 인해 각종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어제 “3대 핵심 분배지표인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이 조사가 시작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반겼다. 하지만 “고소득가구의 사업소득이 줄어든 점도 분배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강신욱 통계청장의 발언이 정성적 평가로 보인다. lark3@seoul.co.kr
  • 가계살림 더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에 소득 격차는 감소

    가계살림 더 쪼그라들었다… 정부 지원에 소득 격차는 감소

    세금·사회보험료·이자비용 증가 원인 자영업자 몰락… 저소득층 지원 확대 소득 격차, 2011년 통계 작성 후 최소지난해 가계 실질소득 증가율이 물가상승률보다 낮아 사실상 살림살이가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저소득층은 정부의 복지정책 확대로 소득이 개선된 반면 고소득층은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벌이가 시원찮았다. 이런 여파로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는 통계가 작성된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 국민 소득의 하향 평준화 속에서 정부의 저소득층 복지 지원으로 소득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얘기다. 17일 통계청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평균 처분가능소득은 4729만원으로 전년(4671만원) 대비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세금과 사회보험금,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을 뺀 것으로 가계가 실제로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5%인 걸 감안하면 살림살이가 오히려 팍팍해진 것이다. 비소비지출이 많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지난해 평균 가구소득은 5828만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해 물가상승률을 웃돌았다. 하지만 비소비지출도 6.2%(1034만원→1098만원)나 늘어났다. 이자비용이 8.4% 증가했고 공적연금·사회보험료와 세금이 각각 5.0%, 3.3% 늘었다. 특히 증여 등이 포함된 ‘가구 간 이전지출’이 20.4%나 급증했다. 빚 부담이 커지고 세금도 늘어나는데, 증여 등으로 재산을 재분배하다 보니 처분가능소득을 깎아먹은 것이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을 쪼개서 보면 희비가 엇갈렸다.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1104만원으로 전년 대비 4.4% 증가했다. 전체 평균을 2배 이상 웃돈 것이다. 근로소득은 8.0% 감소했지만 연금이나 수당, 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11.4% 늘어난 덕분이다. 전체 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39.6%)이 차지하는 비율은 근로소득(27.3%)을 크게 웃돈다. 반면 소득 상위 20%(5분위) 가구는 지난해 1억 3754만원을 벌어 전년 대비 1.7%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로소득은 6.3% 늘었지만 사업소득이 11.7%나 감소했다. 고소득 자영업자의 벌이가 좋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소득분배는 개선됐다. 지난해 지니계수(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는 0.345로 전년 대비 0.009 감소했다. 지니계수는 0에 가까울수록 소득분배가 잘 돼 있고 1에 가까우면 불평등이 심하다는 걸 뜻한다. 통계청 등이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내놓은 2011년 이후 가장 낮다.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를 나타내는 소득 5분위 배율도 지난해 6.54배를 기록, 전년(6.96배)에 비해 0.42배 포인트 낮아졌다. 역시 2011년 이후 최저다. 소득 5분위 배율도 낮을수록 분배가 개선됐다는 의미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는 앞서 발표된 소득분배지표와 상반된 것이라 의문을 낳는다. 통계청이 분기마다 발표하는 가계동향조사에서 지난해 1~4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최근 수년과 비교해 가장 나쁜 수치를 보였다. 강신욱 통계청장은 “두 조사는 조사 시기와 대상, 가구에 대한 개념, 행정자료 활용 여부 등이 달라 조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소득분배지표의 공식 통계는 이날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라고 설명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은 “반도체 수출, 내년 중반부터 회복 국면”

    한은 “반도체 수출, 내년 중반부터 회복 국면”

    최근 메모리 단가 등 선행지표 나아져 서버용 D램 설계업체 실적 개선 ‘호재’ 농산물·석유 뺀 근원물가 2021년 상승한국은행이 내년 중반부터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은 그동안 수출을 비롯한 국내 주요 경제지표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아울러 소비자물가에서 농산물과 석유류를 뺀 근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0%대로 떨어진 가운데, 한은은 2021년부터 근원물가 상승률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12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최근 메모리 단가와 전방산업 수요 변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주문과 같은 선행지표 움직임 등을 감안할 때 메모리반도체 경기의 회복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경기 관련 선행지표는 개선되는 모습이다. 주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생산업체인 네덜란드 ASML의 반도체 장비 매출액은 지난 3분기 30억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했다. 2분기에는 매출액이 6.3%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주요 시장조사 기관들도 내년 상반기 중 메모리 단가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PC와 모바일 기기 등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낸드플래시(128Gb)의 고정가격은 지난 5~6월 3.9달러까지 떨어졌지만 10월 4.3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서버용 D램 설계업체의 실적이 개선됐다는 점도 반도체 경기 회복에 긍정적이다. 그동안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서버 부문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를 다시 사들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은은 “글로벌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쯤 회복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2021년에는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근원물가는 자연재해와 같은 일시적이고 외부 충격에 영향을 받는 품목을 제외하고 산정하는 물가지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12~2015년과 2017년 이후 두 차례 근원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 2012~2015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2017년 이후에는 정부 정책과 전월세 가격 등 국내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올 들어서는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도 근원물가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의 물가상승 압력이 약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가격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정부 정책의 영향이 줄고 경기가 다소 개선되면서 근원물가 상승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내년 중에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낮은 오름세를 보이다가 2021년 이후 점차 높아질 것”이라면서 “다만 국내외 경기 여건, 복지정책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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