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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노점상·마을버스가 싫다는 신축아파트

    단지 지난다고 버스 운행도 반대 서울역선 노숙자 쉼터 논란 지속 고급아파트-인근주민 갈등 심화 “여기서 노점을 연 지 20년이 넘었어요. 고가 아파트 단지가 새로 들어섰다고 하루아침에 나가라는 게 말이 됩니까.” 16일 서울 마포구 아현초등학교 후문의 굴레방로를 따라 늘어선 노점상에서 만난 이모(69·여)씨는 “여기에서 냉면, 팥죽, 녹두죽 팔아서 애들 다 키웠는데, 이제 어딜 가라는 말이냐”고 한숨지었다. 이씨는 “매년 구청에 40만~50만원씩 점유 사용료를 내며 생계를 꾸리는 동안 한 번도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 새로 들어온 아파트 주민들이 싫어한다고 갑자기 우리더러 가게를 비우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해로 7년째 붕어빵을 만들어 팔고 있는 임모(59·여)씨는 “아직 애들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다른 곳에 가게를 낼 돈도 없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채소, 생선, 잡곡, 잡화, 분식 등을 파는 노점 30여곳이 일렬로 붙어 있다. 그 아래쪽에는 포장마차도 있다. 1960년대 하천 복개 공사로 생긴 이 도로의 한쪽에서 40년 넘게 장사를 한 곳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바로 앞 아파트의 주민 입주가 끝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아파트 주민들은 불법 노점을 없애라고 마포구청에 민원을 넣고 시위를 시작했다. 결국 구청은 지난 1월 노점상들에게 오는 6월까지 자진 퇴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전 이 아파트 주민 30여명은 “아이들과 노인이 위험하다, 마을버스 결사반대”라고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구청이 2009년부터 이 아파트의 재개발 기간 동안 통행을 중단했던 마을버스를 다시 운행하려 하자 주민들이 반대에 나선 것이다. 아파트 주민 장모(42·여)씨는 “아파트 가운데 뚫려 있는 도로는 인근 아현시장 점포에 물건을 납품하는 화물차, 학원 차, 자가용 등으로 너무 붐빈다”며 “특히 아이들의 등교 시간이 출근 시간대와 겹치기 때문에 마을버스까지 운행하면 아이들의 교통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자택에서 지하철 2호선 아현역까지 가기 위해 마을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재개발, 재건축으로 들어선 신축 아파트에 입주한 주민들과 인근에 사는 원주민들 간의 갈등은 최근 들어 심화되는 추세다. 아파트 주민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요인이 되거나 미관상 좋지 않은 시설에 대해 적극적으로 철거나 이전을 요구한다. 하지만 생계가 걸린 노점 등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내는 형국’이라며 반발한다. 서울역 인근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10년 이후 서울역 앞에 고가 아파트가 연이어 생기면서 노숙자 시설에 대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있었던 서울시 노숙자 급식소 ‘따스한 채움터’에는 배식받기 위해 노숙자들이 줄을 선 모습이 보기 싫다는 인근 아파트 주민들의 민원이 이어졌다. 이에 서울시는 2014년 말 급식소에 노숙자 대기소를 설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아예 시설을 이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곳 관계자는 “서울역 13, 14번 출구 사이의 관목과 나무 때문에 노숙자들이 소변 등을 본다며 나무를 심지 말아 달라는 민원도 있고, 노숙자들이 자기 눈에 띄지 않게 해 달라는 민원도 있다”며 “그저 노숙자에게 주의를 주고 잘 관리하겠다고 응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연구위원은 “새 입주민들은 원주민들이 가꿔 온 공동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양자의 갈등을 자발적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갈등 요소를 협의, 조정할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애니멀 픽]당신의 고양이는 아플 때 이렇게 한다…25가지 징후

    [애니멀 픽]당신의 고양이는 아플 때 이렇게 한다…25가지 징후

    고양이를 오래 키운 애묘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속속들이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국 링컨대학교 연구팀이 전 세계 전문가 19명의 의견을 수렴, 고양이들의 고통을 말해주는 25가지 징후들을 밝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에게 고양이들이 일반적으로 자주 보이는 91가지 행동을 분석해줄 것을 요구한 뒤, 80% 이상의 전문가가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징후 25가지를 간추려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밝힌 25가지 징후들은 고양이의 신체적 고통 및 정신적 고통을 대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밀스 링컨대학교 생명공학부 동물행동의학과 교수는 “수의사와 고양이 주인들은 고통으로 인한 고양이의 행동변화를 대부분 알아차릴 수 있지만 가끔은 특정 행동에 의학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라고 오인해 수의사에게 문의해야 할 큰 문제라고 생각지 못할 수도 있다”며 “기존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거해 작성한 이번 리스트가 고양이 주인 및 수의사들로 하여금 고양이의 고통을 인지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밝힌 고통 징후 2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절뚝거림2. 도약을 잘 하지 못함3. 걸음걸이 이상4. 움직임 기피5.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 반응6. 도망/숨기7. 털 손질 하지 않음8. 놀이행동 감소9. 식욕 감소10. 전반적인 활동 감소11. 인간에게 몸을 비비는 행동 감소12. 전반적인 기분 변화13. 신경질적 행동14. 등을 굽혀 높이 세우는 자세 취함15. 몸 무게중심 전환 행동16. 신체 특정 부위를 핥는 행동17. 머리를 낮추는 자세 취함18. 안검경련 (눈 둘레 근육 경련으로 눈 깜박임이 많아지는 증상)19. 먹이 섭취 방식 변화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0. 밝은 장소 기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1. 으르렁거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2. 신음소리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3. 눈 감음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4. 소변보기를 미룸25. 꼬리 움찔거림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원영이 찬물에 젖은 채 숨진 날, 바깥은 -10도였다

    원영이 찬물에 젖은 채 숨진 날, 바깥은 -10도였다

    계모 3개월간 욕실 가두고 폭행 알몸에 찬물… 저체온증 가능성 숨지자 베란다에 열흘간 방치… “원영이 잘 있지” 거짓 문자 보내 수사 대비해 알리바이 만들기도 7살 원영군을 수개월 동안 학대하다 끝내 숨지게 한 계모와 친부가 거짓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치밀하게 사건 은폐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계모 김모(38)씨는 지난달 2일 신군이 끝내 숨지자 남편 신씨(38)와 짜고 신군이 살아 있는 것처럼 꾸미기 위해 서로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범행 은폐 시도들을 확인했다. 신씨는 아들이 숨진 다음날인 지난달 3일 뻔뻔하게 김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원영이 잘 있지?’라고 묻고, 김씨는 ‘나는 비빔밥, 원영이는 칼국수 먹었어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신군을 암매장한 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지난달 책가방과 신주머니 등도 구매했다. 이들은 경찰에서 “신군이 숨지자, 경찰이 수사에 나설 것에 대비해 알리바이를 남긴 것”이라고 진술했다. 한편 원영군의 장례식이 이날 경기 평택시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빈소도 없었고 추모 꽃 한 송이도 없었다. 원영군은 화장돼 평택시립추모공원 납골당에서 영원한 평화를 맞았다. 원영군 사인은 “살해하지 않았다. 길가에 버리고 왔다”던 계모의 반복적인 학대로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굶주림과 지속적인 폭행에 따른 외상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과수는 1차 부검의 소견에서 “머리 부위에서 장기간 폭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다발성 혈종(피고임 현상)이 관찰됐고, 이마 부위 피부 조직은 락스 학대로 인한 섬유화 현상(딱딱해짐)이 나타났다”는 의견을 내놨다. 계모 김모씨는 원영군이 대소변을 잘 못 가린다는 이유로 지난 3개월 동안 욕실에 가둬 놨던 것으로 경찰 조사 드러났다. 숨지기 나흘 전에는 같은 이유로 무릎을 꿇리고 락스까지 부었다. 이렇게 폭행이 누적된 상태에서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옷에 대변을 봤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찬물을 뿌린 후 그대로 방치, 이튿날 친부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그날 평택 일대 최저기온은 영하 10도까지 떨어졌고 화장실은 난방이 안 돼 저체온증이 왔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 부부는 원영군이 숨지자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하다가 지난달 12일 밤 8㎞ 떨어진 원영군의 조부 묘 근처에 암매장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과 암매장한 근처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한 내역을 토대로 범행을 자백받았다. 경찰은 14일 현장검증 등을 거쳐 김씨 부부에 대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원영군 누나(10)는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와 함께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美 켈로그 생산라인 ‘방뇨 비디오’ 공개…시리얼에 소변보는 남성, 왜?

    美 켈로그 생산라인 ‘방뇨 비디오’ 공개…시리얼에 소변보는 남성, 왜?

    미 유명 시리얼 제조사 켈로그(Kellogg)의 멤피스 생산공장에서 소변보는 남성의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는 켈로그의 멤피스 제조공장에서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생산라인을 향해 방뇨하는 영상을 기사와 함께 보도했다. 이 43초짜리 영상은 지난 11일 ‘월드 스타 힙합’란 사이트에 게재됐으며 지난 2014년 테네시 주(州) 멤피스 생산라인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는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켈로그 생산라인 앞에서 방뇨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켈로그 크리스 찰스 대변인은 12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번 사안을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며 비디오의 존재를 알고 큰 충격을 받았고 매우 실망스러웠다”면서 “우리는 즉시 수사당국과 식품의약국(FDA)에 수사를 의뢰해 범죄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CNN을 비롯해 미국 주요언론들은 “남성이 방뇨한 라인은 켈로그 라이스 크리스피 트리츠(Rice Krispies Treats) 시리얼 등의 제품 생산 라인으로 동영상이 공개된 현재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모두 유통기한이 지난 상태”며 “2014년 당시 켈로그 멤피스 공장에서 노사분규가 발생했을 때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 영상은 현재 월드 스타 힙합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태다. 사진·영상= KTLA / Zap !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트럼프, 유세장 폭력 샌더스에 책임전가…“난 성난 군중 메신저” ☞ 여성교사에 구애 거절당하자 알몸 시위한 중국 엽기청년
  • 신부전증 부르는 콩팥 이상 어릴 때 단백뇨 관리가 중요

    신부전증 부르는 콩팥 이상 어릴 때 단백뇨 관리가 중요

    우리 몸에는 크기가 주먹만 한 콩 모양의 기관이 두 개 있다. 바로 콩팥(신장)이다. 국제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은 3월 10일을 ‘세계 콩팥의 날’로 정하고 해마다 콩팥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몸무게의 0.4%에 지나지 않는 작은 기관이지만, 망가지면 생명을 위협받게 된다. 올해 콩팥의 날 슬로건은 ‘콩팥병 어릴 때 예방이 최선’이다. 김성권(서울K내과 원장)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13일 그 이유를 물었다. Q. 국내 말기 신부전증 환자가 얼마나 되나요. A. 말기 신부전증은 콩팥 기능이 85% 이상 손상돼 신장 투석이나 콩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1994년 1만 3787명이었던 환자가 2014년 8만 674명으로 10년 동안 6배가량 늘어났습니다. Q. 초기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혈액을 걸러 소변을 만들어 내는 기관을 ‘사구체’라고 하는데 콩팥 1개당 약 100만개가 있습니다. 정상일 때는 이 기관이 혈액을 거를 때 단백질이 빠져나가지 않지만, 염증으로 손상되면 소변으로 빠져나갑니다. 그래서 조기 치료를 위해서는 단백뇨 진단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1998년부터 초·중·고교생 소변 검사를 하고 있지만 단백뇨 진단이 나와도 신장내과 정밀검사를 받는 사례는 전체의 5%에도 못 미칩니다. 사구체신염은 신부전을 일으키는 중요 요인인데 학교 소변 검사 18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전문의 진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콩팥병 조기 발견을 위한 소변 검사를 도입한 이후 말기 신부전증 환자가 줄고 있습니다. Q. 치료의 관건은 무엇인가요. A. 우연한 검사에서 단백뇨가 발견된 어린이는 치료가 쉽지 않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정기 검사를 하는 어린이는 단백뇨가 발견돼도 완치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기 검사에서 나온 단백뇨는 발생한 지 1년 이내여서 치료가 잘 되지만 우연히 발견하면 발병한 지 오래됐을 가능성이 많습니다. 콩팥병의 주된 요인은 당뇨병과 고혈압, 가족력이 꼽힙니다. 따라서 가족 중에 콩팥병 환자가 있는 가정에서는 적극적으로 자녀에게 소변 검사를 받게 하고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방문해 정밀 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원영이 숨지게 한 부모 살인죄로 처벌해야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줄로만 알았던 일곱 살 신원영군이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애초 부모가 길에 버린 것으로 알고 신 군을 수색해 왔던 경찰은 그제 경기도 평택의 한 야산에서 원영이의 시신을 찾아냈다고 한다. 제발 살아 돌아오길 기도했던 국민들의 한 가닥 희망은 이제 충격과 분노로 바뀌고 있다. 숨지기 전 원영이가 오랫동안 차디찬 욕실에 갇혀 찬물과 락스 세례를 받는 등 끔찍한 학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하 12도의 엄동설한에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옷을 발가벗겨 찬물을 퍼붓고 욕실에 감금했다면 누가 봐도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건장한 어른들도 몇 시간 견디지 못할 환경에 20시간이나 울부짖는 아이를 방치해 결국 숨지게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경찰이 오랜 폭행과 찬물 세례로 인한 저체온증, 오랫동안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한 영양실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영군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소견을 바탕으로 계모와 친부에게 살인죄 적용을 검토하는 이유다. 이런 반인륜적이고도 악질적인 범죄는 살인죄로 처벌하는 것이 옳다. 더구나 이들은 아이가 죽은 후에도 “원영이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는 등 거짓문자를 서로 주고받고 원영이의 책가방을 구입하는 등 범죄 은폐 시도까지 하는 치밀함을 보였다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한다. 원영이가 불행하게 짧은 인생을 마감한 데 대해 우리 사회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3년 전에 아동보호기관과 경찰도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만 해도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되기 전이라 아동 학대를 신고해도 부모가 “내가 키우겠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아이를 격리할 수 없었다. 어떤 이유에서든 아이를 아동보호망의 사각지대로 내몬 것은 문명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다. 맨발로 탈출한 인천의 16㎏ 소녀, 냉동상태로 발견된 부천 초등학생, 미라 여중생 등 아동학대의 끔찍한 사례들이 잊을 만하면 불거지고 있다. 아동학대 문제를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바라보고 당국은 물론 지역사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으면 이런 불행한 일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아이는 마을이 키운다’는 말이 있듯이 이웃과 학교 등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연결해 앞으로 제2의 원영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8]“자녀들 콩팥, 한 번쯤 살펴 보세요”

    [심재억 기자의 헬스토리 38]“자녀들 콩팥, 한 번쯤 살펴 보세요”

    만성 콩팥병은 흔히 신부전증이라고도 합니다. 이게 누군가에게 만성질환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그냥 신부전증이 아니라 ‘말기’를 붙여 불러도 이상하지 않은데, 다른 만성 질환이 대부분 그렇듯 이 병 역시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다양한 치료법이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녹록한 게 없고, 그러다 보니 치료하다 지쳐서 자포자기에 이르는 사례도 많습니다.  혈액 투석만 하더라도 그렇습니다. 자기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 주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몇 시간씩 혈액 투석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도시는 그렇다 해도 만약 병원이 멀리 있는 시골 환자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혈액 투석이 이러니 콩팥 이식은 더 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치료하다 제풀에 지쳐 주저앉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만성 신부전증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런 저런 질환 때문에 콩팥이 망가져 사구체의 여과율이 기준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사구체란 모세혈관이 실뭉치처럼 뭉쳐있는 콩팥의 핵심 조직입니다. 이 사구체는 콩팥동맥에서 들어온 피를 깨끗하게 걸러서 몸으로 다시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액상 배설물인 오줌은 피가 사구체를 거쳐 여과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최종 배설물이지요. 콩팥을 망가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그리고 만성 사구체신염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질환들이 콩팥의 주요 기능인 배설과 혈액 정화, 대사 및 내분비적 기능을 떨어뜨리면 신부전 상태라고 합니다.  사구체의 기능은 ‘사구체 여과율’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즉, 일정한 시간 동안 콩팥이 특정 물질을 걸러내는 능력을 수치화한 것인데, 신장의 기능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반영하는 지표로 평가되는 방식입니다. 콩팥이 안 좋아 병원을 다니신 분들이라면 들었음직한 ‘크레아티닌 청소율’이나 ‘크레아티닌 농도’ 등이 모두 이 사구체 여과율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이 사구체 여과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 대부분의 경우 자연적인 회복은 어렵습니다. 이 상태라면 지속적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져 종국에는 말기 신부전증에 이르게 되지요. 콩팥 기능이 85% 이상 영구적으로 손실된 상태를 말합니다. 약이나 식이요법으로 치료하는 만성 신부전 상태에서 더 악화되어 말기 신부전에 이르면 신대체요법, 즉, 혈액투석이 필요하며 적극적으로 콩팥 이식을 고려해야 합니다. 콩팥병의 마지막 단계인 셈이지요.  이처럼 자칫 치명적인 단계로 발전하기 쉬운 콩팥병은 성인에게도 두려운 질환이지만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할 계층은 어린이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콩팥병을 성인 질환으로 인식해 어린이들이 콩팥병에 노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많은 어린이들이 치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받고 있으니까요. 참고로, 우리 나라 소아(16세 미만 기준)의 만성 신부전 빈도는 100만 명당 3.68명 꼴입니다. 이런 어린이 콩팥병에 대해 국내 신장내과 개척자이자 콩팥병의 대가로 꼽히는 김성권 박사의 조언을 토대로 알아보겠습니다. 김성권 박사는 서울대병원 신장내과에서 정년 퇴임했으며,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을 거쳐 지금은 이 병원 명예교수이자 서울K내과를 개원해 환자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김성권 교수가 생소하다면, 뮤지컬 배우 김소현씨의 아버지이자 영특한 귀염둥이 주안이 외할아버지라면 이해가 쉬울까요.  ●주목해야 할 사구체신염  고혈압이나 당뇨병은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성인이 된 이후에 문제가 됩니다. 물론 기질적인 요인이 작용하지만 아무래도 생활습관이 크게 작용하며, 안 좋은 습관이 오랜 세월 누적되면서 발병하니까요. 그래서 이런 질병을 ‘성인병’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구체 신염은 좀 다릅니다. 흔히 신장염이나 신염이라고도 하는 사구체 신염은 신장의 여과체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정상 성인의 경우 하나의 콩팥에 약 100만 개의 사구체가 있어 양쪽을 합해 200만 개 가량이 있는데, 여기에 염증이 생기는 건 아이든 어른이든 충분히 가능한 일이니까요. 콩팥의 1차적 기능은 피를 걸러 독소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염증으로 콩팥이 손상되면 체내에 요독이 쌓여 심하면 목숨까지 잃게 됩니다. 이런 사구체 신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는데, 아시겠지만 급성은 사구체에 비세균성 염증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입니다. 급성 사구체 신염이 생기면 혈뇨·단백뇨가 나타나며, 소변량 감소 및 전신이 푸석푸석해지는 부종과 함께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요독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런 급성은 치료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와 달리 사구체에 생긴 염증이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면서 콩팥을 망가뜨리는 유형을 만성 사구체 신염이라고 합니다.  통계를 보면 사구체 신염은 점차 줄어드는 듯이 보입니다.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말기 신부전증의 3대 원인 질환은 당뇨병(48%),고혈압(21.2%),사구체 신염(8.2%)이었습니다.  좀 더 세부적으로 들여다 보면, 당뇨병과 고혈압의 비중은 꾸준히 늘고 있고, 사구체 신염은 줄어드는 추세지요.  하지만 오해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빠른 고령화 때문에 당뇨병과 고혈압에 의한 사구체 신염 역시 급속하게 늘어나고 있으며, 이 때문에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말기 신부전증의 원인 질환 1위에 올랐다가 지금은 3위로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절대 환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습니다.  덩달아 말기 신부전증 환자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사구체 신염에 의한 말기 신부전증 환자는 1994년 3500여 명이었다가 2006년 6000명을 넘어섰고, 최근에는 매년 6600여 명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검사는 하지만 대책은 없는 현실  사구체 신염은 특징이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소아기나 청소년기에 조기 진단하기가 쉽지 않지요. 그 시기에는 병증이 잠복해 있기도 하고, 또 예외적으로 기질적인 경우라도 어린 나이에 만성 질환에 노출됐을 것이라고 여기지 않기 때문에 유의해서 살피지도 않습니다. 이에 비해 사구체 신염은 소아∼청소년기에도 얼마든지 조기 진단이 가능하며, 일찍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지요. 간단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로 유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어 검사가 까다롭지도 않고요.  문제는 이처럼 간단한 검사를 외면해 치료가 어려운 만성으로 치닫는 사례가 많다는 점입니다. 오죽하면 국제신장학회와 국제신장재단연맹이 “급·만성 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 어릴 때부터 콩팥 조기검진과 치료가 절실하다”고 밝히고 있을까요. 지난 3월 10일이 ‘세계 콩팥의 날’이었는데, 이 때 내건 슬로건도 ‘콩팥병 어릴 때 예방이 최선입니다’였습니다.(포스터 사진 참조)  물론 이런 말기 신부전증의 문제를 보건 당국이나 의료계가 잘 알고 있지만 적극적인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큰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또 짜게 먹는 우리의 식습관을 고려할 때 벌써 진즉에 생애 주기적 검진과 사회적 홍보활동 등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속을 들여다보면 신장학회만 발을 동동거리는 모양입니다. 이처럼 정책당국이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니 일선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소변검사를 하고 있고, 거기에서도 틀림없이 관련 실태가 잡힐 터인데, 이걸 정책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실제로 국내에서는 1998년부터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변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실시된 학교 소변검사 결과, 검사에 응한 초·중·고교생의 0.5∼0.9%에서 혈뇨가, 0.2%에서 단백뇨가 검출된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다고 여겨지는 학생들이 신장내과 전문의의 정밀검사를 받은 경우는 전체의 5%에 그치고 있습니다. 나머지 95%는 어떤 후속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돼 있는 셈입니다. 사구체 신염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목적으로 일선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집단 소변검사를 시작한 지 18년째에 접어들었으나, 콩팥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학생의 95%가 신장내과 문턱조차도 딛지 않고 있는 현실을 누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조기 발견에서 희망 찾는 콩팥병  많은 만성질환 중에서 어릴 때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은 사구체 신염이 거의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프랑스 등 일부 선진국들은 국가 예산을 들여 전 국민을 대상으로 소변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구체 신염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기 위해서인데, 당연히 효과도 입증됩니다.  일본 나고야대 마츠오 세이치 교수팀이 2007년 미국신장학회지에 게재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일본은 1970년대부터 콩팥병 조기 발견을 위한 소변검사 제도를 도입했으며, 이후 말기 신부전증 환자가 줄고 있다는 점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에게서 단백뇨가 나타나면 나중에 신장투석을 받을 확률이 8.5%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단백뇨가 없는 사람의 0.1%보다 무려 85배나 높은 가능성입니다.  또 콩팥의 기능이 정상일 때 단백뇨가 있는 사람의 투석 확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약 2.7배 높았습니다. 이는 단백뇨 여부가 나중에 말기 신부전증 발생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말해줍니다.  일본의 사례는 ‘단백뇨 검사를 통해 사구체 신염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말기 신부전증 발생 가능성을 확실하게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모든 학생과 근로자의 단백뇨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김성권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연하게 실시한 검사에서 단백뇨가 발견된 어린이는 치료가 쉽지 않으나,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는 어린이는 단백뇨가 발견돼도 완치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이유는 정기 검사에서 찾아낸 단백뇨는 발생한 지 오래 되지 않아 치료가 쉽지만, 우연히 발견된 경우는 대부분 발병한 지 오래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박사는 이어 “콩팥병의 주요 원인으로는 당뇨병과 고혈압, 고령과 함께 가족력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따라서 부모 등 가족 중에 콩팥병 환자가 있다면 자녀들이 적극적으로 소변검사를 받도록 해야 하며, 만약 이상 소견이 있다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신장내과 전문의를 찾아 콩팥 질환 여부를 꼭 확인해 달라”고 신신당부합니다.  자녀들의 건강은 모든 부모의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 관심권에서 항상 콩팥은 빠져 있습니다. 그 인식의 틈새를 비집고 언제 병마가 자녀들의 콩팥을 망가뜨릴 지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이라도 자녀들 콩팥 한 번 살펴 보는 건 어떨까요.  jeshim@seoul.co.kr
  • 경찰, 평택 야산서 ‘실종 아동’ 원영군 시신 수습… “백골화 진행”

    경찰, 평택 야산서 ‘실종 아동’ 원영군 시신 수습… “백골화 진행”

    ‘평택 실종 아동’으로 알려졌던 신원영(7)군 살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12일 오전 경기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에서 신군의 시신을 수습해 이송했다. 평택경찰서는 신군의 시신은 옷을 입은 채 땅속 50㎝ 깊이에 묻혀 있었으며 백골화가 약간 진행된 상태였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백골화가 진행된 상태여서 폭행 등의 외상 흔적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면서 “계모가 이마에 상처가 있다고 했는데 시신에서도 이마 왼쪽 부위에 상처가 있는 것으로 미뤄 시신은 원영군이 맞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에 대한 부검을 의뢰, 정확한 사인을 밝힐 예정이다. 계모 김모(38)씨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신군이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화를 내 옷을 벗겨 찬물을 끼얹고, 욕실에 가둔 뒤 20여시간 동안 감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오전 9시 30분쯤 신군이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계모와 신씨의 친부는 아이의 시신을 열흘 정도 방치한 뒤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평택 실종 아동’ 계모, 원영군 상습 폭행…화장실에 감금, 온몸에 락스 뿌리기도

    ‘평택 실종 아동’ 계모, 원영군 상습 폭행…화장실에 감금, 온몸에 락스 뿌리기도

     살해하지는 않았다고 일관되게 부인해오던 계모 김모(38)씨는 신원영(7)군을 상습적으로 폭행 학대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경기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신군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초 난방이 되지 않는 화장실에 신군을 감금한 채 생활하게 했다. 화장실에 있기 싫다며 밖으로 나오려는 신군을 폭행하기도 했으며 이후로는 나오려 하지 않았다.  김씨는 화장실에 감금한 후에도 신군이 변기 밖으로 소변을 흐르게 했다는 이유로 변기청소용 플라스틱 솔로 수차례 온몸을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에는 화장실 바닥에 소변을 보았다는 이유로 폭행, 신군이 이를 피하려다 바닥에 넘어지며 변기에 이마를 부딪혀 상처를 입었지만 병원 치료 없이 붕대만 감아 줬다.,  숨진 채 발견되기 5일 전인 1월 28일에는 소변을 변기 밖으로 흘렸다는 이유로 또 다시 무릎을 꿇리고 온몸에 락스를 들이 부었다. 이후 신군은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괴로움을 호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누적 폭행으로 심신이 미약해져 있던 지난 달 1일 오후 1시쯤에는 입고 있던 옷에 대변을 보았다는 이유로 옷을 벗기고 전신에 샤워기로 찬물을 뿌린 후 그대로 방치, 이튿날 친부(38)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평택 일대 최저기온은 영하 10도 까지 떨어졌고 화장실은 난방아 안돼 몹시 추워 저체온증이 왔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014년 김씨와 재혼한 친부는 이러한 학대 사실을 알고도 김씨에게 “그만 하라”고 만 하고 그 이상 적극적으로 학대행위를 만류하거나 제지한 사실이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달 20일 이전 폐쇄회로(CC)TV 영상과 김씨 부부의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하던 중 신군의 조부 묘 근처 풀숲에서 암매장 당시 사용된 삽 2자루를 발견, 추궁 끝에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김씨 부부는 신군 시신을 이불로 감싼 채 10여일 간 베란다에 방치하던중 지난 달 12일 밤 자택에서 8.3km 떨어진 평택시 청북면 삼계리 신군 조부 묘 5m 근처에 매장한 후 14일 오후 1시쯤에는 근처 마트에서 막걸리와 초콜릿 등을 구입해 장례의식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부부는 우울증 등 정신병력을 앓거나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국과수 부검결과가 나오는 대로 김씨 부부에 대해 살인죄 적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장검증은 14일 오전 실시할 계획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평택 실종 아동´ 끝내 숨진 채 발견…계모가 학대해 숨지자 암매장

    ´평택 실종 아동´ 끝내 숨진 채 발견…계모가 학대해 숨지자 암매장

     계모가 길가에 버리고 왔다던 ‘7살 원영’이는 끝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평택경찰서는 신군의 계모 김모(38)씨가 원영군이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지난달 1일 욕실에 가둬놓았고,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되자 시신을 열흘간 베란다에 방치하다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 원영군이 소변을 못가린다는 이유로 밥을 주지 않고 욕실에서 옷을 벗겨 찬물을 끼얹고 20시간 가량 가둬놨다. 이날 평택 일대 바깥 기온은 최저 영하 10.7도 였다. 원영군은 다음날 오전 9시30분쯤 친부 신모(38)씨가 욕실 문을 열자 숨진 채 발견됐다.  신씨 부부는 이후 10일간 원영군의 시신을 이불에 싸 베란다에 방치한 뒤 같은달 12일 오후 11시 20분쯤 시신을 차에 싣고 청북면의 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진술했다. 암매장 장소는 신씨 아버지의 묘지에서 5m가량 떨어진 곳이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신씨 부부가 청북면의 한 슈퍼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와 육포,초콜릿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하고, 이 장소에 간 경위를 조사하던 중 신씨와 김씨의 진술에서 모순점을 발견해 추궁하다가 암매장 사실을 자백받았다. 신씨는 ”원영이를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한 반면, 김씨는 ”아이를 데려갔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범행 시점이 지난달 20일이 아닌 14일 전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자택 인근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던 중 12일 오후 11시 25분쯤 빌라 현관 바로 앞에 차를 대놓고 무언가를 싣는 장면을 확보했다. 이어 차량 동선을 추적한 경찰은 신씨 부부가 당일 밤 신씨 아버지 묘소가 있는 청북면 야산으로 가는 CCTV 영상을 확보했다. 경찰은 신씨 부부가 12일 밤 원영군을 암매장한 뒤 14일 초콜릿 등을 구입해 암매장 장소를 다시 찾아 장례 의식을 치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달 20일 포털 사이트에서 ‘살인 몇년 형’등의 키워드를 검색한 사실도 확인했다.   결국 지난 달 20일 자택 인근 초등학교 앞 폐쇄회로(CC)TV 등에 찍힌 여성과 아이는 김씨와 원영군이 아닌 셈이다.  경찰은 청북면 야산에서 원영군 시신을 수습하는 한편 시신을 부검해 학대 여부 등 정확한 사인을 밝힌 뒤 신씨 부부에 대해 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계모 김씨는 살인에 대해 부인하고, 신씨는 김씨가 아들을 욕실에 가둔 사실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평택 실종 아동’ 계모, 한 겨울에 찬물 끼얹고 20시간 감금 ‘끔찍’

    ‘평택 실종 아동’ 계모, 한 겨울에 찬물 끼얹고 20시간 감금 ‘끔찍’

    ‘평택 실종 아동’ 신원영(7)군이 끝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가운데 경찰 조사 결과 계모와 친부의 끔찍한 만행들이 드러났다. 계모 김모(38)씨는 원영군이 소변을 못 가린다는 이유로 한 겨울에 찬물을 끼얹고 하루 동안 욕실에 가둬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계모 김씨는 지난달 1일 오후 1시쯤 소변을 제대로 가리지 못하는 원영이를 보고 화가 머리 끝까지 치솟았고, 원영이를 집안 욕실로 끌고 들어가 옷을 모두 벗긴 뒤 양손을 들라고 소리쳤다. 발가벗겨져 오들오들 떨고 있는 원영이에게 김씨는 가차 없이 찬물을 퍼붓기 시작했다. 유난히 추웠던 이번 겨울, 원영이는 울부짖었지만 김씨는 계속해서 찬물을 끼얹었다. 그리고 하루 동안 원영이를 홀로 욕실에 가둬 두고, 밥도 한 끼 먹이지 않았다. 원영이는 그 상태로 20시간 넘도록 감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평소에도 원영이를 제대로 먹이거나 입힌 적이 없어서 크게 개의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날 오전 9시 30분쯤 친부 신모(38)씨가 욕실 문을 열었을 때 원영이는 이미 숨져 있었다. 이들 부부는 욕실 바닥에 축 늘어져 있는 원영이를 이불에 둘둘 말아 베란다에 팽개쳐 놓고 무려 열흘 동안 방치했다. 이후 지난달 12일 심야에 원영이의 시신을 차에 싣고 평택시 청북면의 한 야산으로 가 암매장했다. 신씨의 아버지 묘지가 있는 곳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인을 밝혀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고개 숙인 남성 지침서 “뱃살 빼면 강한 남자”

    [메디컬 인사이드] 고개 숙인 남성 지침서 “뱃살 빼면 강한 남자”

    혈관 건강 유지해야 남성 활력 배우자에 털어놓고 적극 치료해야 ‘성욕’은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입니다. 식욕, 수면욕과 더불어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로 꼽힙니다. 정신분석학 창시자인 프로이트는 인간이 태어나면서부터 갖는 욕구라고 했습니다. 특히 사춘기가 지나면 남성과 여성 모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됩니다. 본능을 스스로 억누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터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남녀 모두에게 주된 관심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남성은 다소 애매모호한 ‘정력’(精力)이라는 용어로 자신의 성적 능력을 과시하기도 합니다. 신체 활력과 성적 능력이 모두 좋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 지인과의 대화에서 이 이야기를 단 한번도 꺼내지 않은 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고개 숙인 남성’은 어떨까요. 최근에는 인식이 많이 바뀐 편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 문제를 드러내 놓고 이야기하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속으로만 끙끙 앓다가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남성이 많습니다. 그래서 고개 숙인 남성을 위한 지침서를 준비했습니다. 종종 술상 안줏거리로 올라오는 각종 속설에 대해 6일 비뇨기과 전문가 3명에게 물었습니다. ●정력제, 큰 효과 없는 이유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 중 하나는 ‘정력제’일 겁니다. 식품을 먹어 성기능을 높일 수 있을까. 그런데 전문가 두 명의 의견이 입을 맞춘 듯 일치했습니다.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형래 강동경희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개고기, 장어, 뱀 같은 식품은 대부분 고열량, 고단백, 고콜레스테롤 식품이기 때문에 체력을 보충하는 데 도움은 된다”면서도 “영양 섭취가 충분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성기능 강화에 일부 도움이 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열량 식품을 과잉 섭취하면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일 가능성이 높아 오히려 성기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판 킨제이 박사’로 불리는 성의학 전문가 이윤수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원장도 “콜레스테롤은 남성호르몬을 생성하는 기능이 있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과거 못 먹고 살던 시절엔 콜레스테롤을 보충해야 힘이 났지만 최근에는 너무 먹어 동맥경화가 문제가 될 정도여서 해로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머리와 남성호르몬 상관관계 없어 ‘오줌발이 세면 정력이 세다’는 속설도 있는데, 이건 그냥 속설이라고 합니다. 이 교수는 “소변 줄기가 점차 약해지는 증상은 일반적으로 전립선 비대증과 관련한 노화 현상으로 본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 다양한 요인들이 연관돼 있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정력과 직접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머리와 성기능도 큰 관련성이 없다고 합니다. 선천적으로 대머리인 사람과 머리숱이 많은 사람을 비교한 여러 연구에서 근육의 양과 정자 수, 남성호르몬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원장은 “나이가 많아져도 머리숱이 적어지는데 남성호르몬이 감소하면 오히려 성기능이 감퇴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성기능은 혈액순환과 밀접한 관계 남성호르몬은 남성의 성기능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성욕이 감소하는 주된 이유입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30대에 최고조에 이르고 이후 분비가 감소해 55~60세에는 매해 0.8%씩 감소해 75세에는 최정상기보다 60% 이상 줄어듭니다. 대한남성과학회와 아시아태평양성의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세웅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은 여러 신체 장기의 평형 유지에 필수적인 생물학적 인자로, 결핍되면 성욕 감퇴와 성기능 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다만 남성호르몬은 서서히 감소하고 개인차가 심해 여성의 안면홍조 같은 전형적인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남성의 성기능은 혈액순환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발기를 담당하는 신경에서 혈관 확장 물질인 ‘산화질소’가 분비돼 남성 음경해면체 안의 동맥을 확장시키고 혈액을 가득 채웁니다.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당연히 성기능에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흡연’을 공통적으로 꼽았습니다. 이 교수는 “흡연은 동맥경화를 일으키는데 음경 동맥이 딱딱해지면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발기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과음으로 인한 발기부전은 일시적인 현상이지만 알코올 의존증이나 심혈관 질환이 생길 정도로 마시면 마찬가지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 원장은 “계속 과음해 심혈관 질환이 생기면 호르몬 대사에 문제가 생기고 여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지며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다”고 했습니다. 고혈압과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도 중요 위험인자입니다. 복부 비만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합니다. 이 교수는 “복부 비만이 있으면 복압이 높아지고 정맥압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혈액의 조직공급 기능이 저하된다”며 “전립선, 음경해면체, 고환에 혈액 공급이 저하되면서 성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를 이용하는 분도 많습니다.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 규모는 1000억원에 이릅니다. 암암리에 유통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은 3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2014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적발한 불법의약품 판매 사이트 1만 3542건 가운데 발기부전 치료제와 관련된 곳이 4311건(31.8%)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문제는 없을까. 김 교수는 “가짜 발기부전 치료제 부작용을 조사한 결과 심한 홍조가 51%, 심혈관계 이상이 44%, 두통 20%, 지속발기증 13%로 정품 발기부전 치료제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부작용 빈도가 높고 정도가 심했다”고 했습니다. 정확한 용량으로 정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효과를 높이려고 약 성분을 과도하게 넣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특히 지속발기증과 심혈관계 부작용은 영구적인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발기부전, 스트레스로 악순환 발기부전 치료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요인도 따져 봐야 합니다. 발기부전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다시 발기부전을 부릅니다. 실제로 몸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데 지레 겁을 먹어 발기부전 상태가 유지되는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도 건강기능식품 정도로 생각하는 분이 많은데 그냥 먹는 것이 아닙니다. ‘PDE5 억제제’로 불리는,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본래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한 약입니다. 과복용하면 심혈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정확한 용량과 하루 최대 용량, 음주가 약물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효과를 충분히 교육받고 복용해야 합니다. 규칙적인 운동, 금연, 체중 조절, 충분한 수면 같은 생활습관 교정이 동반돼야 치료 효과가 높아집니다. 이 원장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정력제로 생각해 먹으면 딱 낫는다는 생각으로 오는 환자가 많다”며 “조급증을 버리고 치료와 건강 관리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발기부전에 대해 “부부가 함께 치료하는 병”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부부가 서로 터놓고 얘기하고 배우자가 치료 의지를 지지해 줘야 치료 기간이 줄어듭니다. 김 교수는 “부부 관계는 서로의 의견을 솔직하게 나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심리적인 문제 이외의 부분이라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인 3분의2는 도핑해도 안 걸린다? 가능성은 있는데…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한국인 3분의2는 도핑해도 안 걸린다? 가능성은 있는데…

    ‘한국인의 3분의2는 도핑(금지약물) 테스트를 무사 통과할 수 있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 데이비드 엡스타인의 책 ‘스포츠 유전자’(한글 번역본 213쪽)에는 이 땅의 적지 않은 운동 선수들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 줄 수 있는 위험한 내용이 담겨 있다. 2008년 스웨덴 과학자 제니 제이콥슨 슐츠는 자국과 국내 인하대병원의 자료를 활용해 (소변검사에 널리 쓰이는) 반도핑 검사인 ‘T/E 비율’을 무사 통과하게 해 주는 유전자 변이체 ‘UGT2B17’을 쌍으로 가진 사람이 동아시아 등에서 더 높은 비율로 나타난다고 주장한 것이다. 연구진은 특히 한국인의 3분의2가 이 변이체를 갖고 있다고 했다.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론이란 호르몬의 비율을 따지는 이 검사 결과 1대1이면 정상, 4대1 이상이면 도핑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런데 연구진은 테스토스테론을 소변에 배출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체를 지니고 있어 T/E 비율에 변화를 주지 않을 수 있다며 약물검사가 더 효율적이려면 약물검사가 유전적으로 더 다듬어져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난달 23일 한국반도핑위원회(KADA) 관계자에게 이 내용이 얼마나 사실과 부합하는지, 국내 연구자들이나 KADA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정보를 축적하고 있는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엡스타인에게도 물었더니 “나도 반도핑 관리들에게 질의했는데 그때마다 ‘아냐, 괜찮아. 맞지 않는 얘기야’라거나 ‘아주 희귀한 경우야’와 같은 대답을 들었다. 그러나 옳았고, 희귀한 일도 아니었다. 그들은 부인하기에 급급했다”고 답했다. 이어 “좋은 소식은 T/E 비율 테스트가 덜 중요해지고 생체여권과 같은 기술들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반도핑 분야의 권위자 중 한 명인 크리스안 아요테가 “T/E 비율보다 더 나은 테스트를 보고야 말겠다는 것이 내가 은퇴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털어놓았다고 전했다. 낙천적인 기질의 엡스타인은 “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 선수들은 정작 자신이 그런 줄 모르고 있어서 이 테스트가 여전히 일정 정도로 도핑 시도를 막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정원 KADA 교육홍보부 대리는 3일 “T/E 비율은 1차적인 검사 방법일 뿐이며 도핑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검사 자료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예를 들어 IRMS와 같은 2차 검사들이 있고 유전적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축적한 생물학적 정보시스템을 구축해 최종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T/E 비율을 무사 통과한다고 해서 도핑 판정을 피하는 길은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개는 걸리지 않고, 고양이는 걸리는 치매(연구)

    개는 걸리지 않고, 고양이는 걸리는 치매(연구)

    영리하고 사리분별 잘 하던 고양이가 아무 이유 없이 계속 운다. 늘상 다니던 집안에서 헤맨다. 모래 위에서 잘 보던 대소변을 침대 위나 엉뚱한 곳에서 해결한다. 전형적인 '고양이 치매' 증상이다. 일본 도쿄대 등 연구진은 최근 고령으로 죽은 고야잉의 뇌를 자세히 조사한 결과, 인간의 알츠하이머와 같은 메커니즘으로 신경세포의 탈락이 일어나고 있던 것을 규명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나이가 22세까지였던 고양이 23마리를 조사했다. 이들의 뇌에는 8세쯤부터 베타아밀로이드가 쌓였고 14세 무렵에는 타우 단백질이 쌓여 신경원 섬유변화가 나타나고 해마에서는 신경세포가 탈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고양이의 수명은 최대 20년 정도다. 사람으로 치면 100세 정도에 해당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의 신경세포 밖에 쌓여 생기는 ‘플라크’(노인반)와 ‘타우’(tau) 단백질이 과잉으로 인산화돼 세포 속에 쌓여 생기는 ‘신경원 섬유변화’라는 두 가지 병리 변화로 나타난다. 또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해마 신경세포가 탈락해도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로 고양이 몸에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우리 인간의 몸에 쌓이는 것과 같다는 것도 밝혀졌다. 반면 개와 원숭이, 실험용 쥐는 고양이와 달리 나이가 들어 플라크가 쌓여도 신경원섬유변화나 신경세포의 탈락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나이 든 고양이의 뇌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의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치료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신경병리학회지(International Journal of Neuropath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늘어나는 돌봄시설 노인 학대… 왜?

    노인돌봄시설에서 입소자인 노인을 학대하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 29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4년 관련 시설에서 확인된 학대만도 300여건으로 2006년 조사 이래 최고치다. 피해자의 80%가량이 수발자에게 큰 부담을 주는 치매 노인이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고 때로 욕설과 폭력까지 휘두르고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거동이 불편한 치매 환자나 고령 노인을 돌보는 일의 어려움과 스트레스가 학대 행위와 무관치 않다. 시설과 입소자 증가로 학대도 늘고 있지만 실태 파악은 쉽지 않다. 노인 돌봄을 담당하는 개호 복지사의 낮은 급여도 학대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으로 직결됐다. 이직자가 많아 일손이 부족하고 자질이 부족한 직원들이 빈자리를 채운다. 개호 직원의 평균 임금은 2014년 월 약 22만엔대다. 전체 산업 평균보다 11만엔 정도 적었다. 작년 12월 개호 서비스의 유효구인배율은 3.08배로, 전 직종 평균 1.21배를 훨씬 웃돌았다. 사람 구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일본개호노동안정센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14년도 연간 이직률은 16.5%다. 이 가운데 40%가 채 1년도 안 돼 그만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7일자에서 “학대 요인으로 치매에 대한 이해 부족, 교육·지식·간호 기술 부족이 6할을 넘어 가장 많았다. 직원 스트레스나 감정 조절 문제도 2할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경험 적은 직원이 숨 쉴 새 없는 격무 속에서 여유를 잃고 학대자로 돌변하는 상황이다. 개호 연구 및 실태 점검 등을 하는 비영리단체 ‘U비전연구소’의 혼마 이쿠코 이사장은 “심각한 학대는 밤에 많이 일어난다”면서 “불시에 외부의 눈으로 정기적으로 (개호시설을) 점검하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학대 징후를 발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일본 노인학대방지학회 시보오 게이지 이사는 “자치단체나 복수 사업자가 힘을 합쳐 치매 노인에 대한 바람직한 대응 방법을 공유하고 훈련하는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며 “신입 직원에 대한 연수 시스템 구축 등 교육 내실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커피 하루 1~2잔 골다공증 막는다

    커피 하루 1~2잔 골다공증 막는다

    2013년 정부 조사 결과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은 ‘커피’로 나타났다. 1인당 일주일에 12.2회로 하루 두 잔씩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밥은 굶어도 커피는 마신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우리 국민의 커피사랑은 남다르다. 최근에는 커피가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공동 연구에서는 커피가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박 교수와 28일 연구 결과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Q. 커피의 골다공증 예방 효과를 어떻게 확인했습니까. A.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은 폐경 여성 4066명을 조사했습니다. 그런데 커피를 하루 한 잔 미만으로 마시면 골다공증 위험이 21%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 잔 마시면 33%, 두 잔 마시면 36%로 골다공증 위험이 낮아졌습니다. 적당량의 커피를 마시면 골밀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Q. 카페인은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는데. A. 네. 커피의 카페인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칼슘이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하죠. 하지만 골다공증을 유발하는 카페인 양은 하루 330㎎ 이상으로, 하루에 커피 600㎖를 마셔야 섭취할 수 있는 양입니다. 커피를 두 잔 이내로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될 겁니다. Q. 뼈 건강에 이로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A. 커피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항산화 효과가 있는 클로로겐산, 항염증 효과를 보이는 디테르펜 성분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런 성분들이 뼈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 냥이가 좀 이상해요”…반려묘의 고통 징후 25가지

    “우리 냥이가 좀 이상해요”…반려묘의 고통 징후 25가지

    고양이를 오래 키운 애묘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속속들이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국 링컨대학교 연구팀이 전 세계 전문가 19명의 의견을 수렴, 고양이들의 고통을 말해주는 25가지 징후들을 밝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에게 고양이들이 일반적으로 자주 보이는 91가지 행동을 분석해줄 것을 요구한 뒤, 80% 이상의 전문가가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징후 25가지를 간추려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밝힌 25가지 징후들은 고양이의 신체적 고통 및 정신적 고통을 대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밀스 링컨대학교 생명공학부 동물행동의학과 교수는 “수의사와 고양이 주인들은 고통으로 인한 고양이의 행동변화를 대부분 알아차릴 수 있지만 가끔은 특정 행동에 의학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라고 오인해 수의사에게 문의해야 할 큰 문제라고 생각지 못할 수도 있다”며 “기존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거해 작성한 이번 리스트가 고양이 주인 및 수의사들로 하여금 고양이의 고통을 인지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밝힌 고통 징후 2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절뚝거림2. 도약을 잘 하지 못함3. 걸음걸이 이상4. 움직임 기피5.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 반응6. 도망/숨기7. 털 손질 하지 않음8. 놀이행동 감소9. 식욕 감소10. 전반적인 활동 감소11. 인간에게 몸을 비비는 행동 감소12. 전반적인 기분 변화13. 신경질적 행동14. 등을 굽혀 높이 세우는 자세 취함15. 몸 무게중심 전환 행동16. 신체 특정 부위를 핥는 행동17. 머리를 낮추는 자세 취함18. 안검경련 (눈 둘레 근육 경련으로 눈 깜박임이 많아지는 증상)19. 먹이 섭취 방식 변화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0. 밝은 장소 기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1. 으르렁거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2. 신음소리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3. 눈 감음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4. 소변보기를 미룸25. 꼬리 움찔거림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냥이가 털 손질을 안한다고요?” 반려묘 ‘고통’ 25가지 징후

    “냥이가 털 손질을 안한다고요?” 반려묘 ‘고통’ 25가지 징후

    고양이를 오래 키운 애묘인들이라고 하더라도 고양이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속속들이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영국 링컨대학교 연구팀이 전 세계 전문가 19명의 의견을 수렴, 고양이들의 고통을 말해주는 25가지 징후들을 밝혀내 관심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에게 고양이들이 일반적으로 자주 보이는 91가지 행동을 분석해줄 것을 요구한 뒤, 80% 이상의 전문가가 '고통'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징후 25가지를 간추려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국립과학도서관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이 밝힌 25가지 징후들은 고양이의 신체적 고통 및 정신적 고통을 대변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는 한 이들 행동을 보일 때에는 고양이가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25가지 행동 중 한 가지 만을 보였다고 해서 고통을 느끼고 있다 확신할 수는 없으며, 두 가지 이상의 행동이 동시에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이들은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다니엘 밀스 링컨대학교 생명공학부 동물행동의학과 교수는 “수의사와 고양이 주인들은 고통으로 인한 고양이의 행동변화를 대부분 알아차릴 수 있지만 가끔은 특정 행동에 의학적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컨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일부라고 오인해 수의사에게 문의해야 할 큰 문제라고 생각지 못할 수도 있다”며 “기존보다 객관적인 기준에 의거해 작성한 이번 리스트가 고양이 주인 및 수의사들로 하여금 고양이의 고통을 인지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밝힌 고통 징후 25가지는 다음과 같다. 1. 절뚝거림2. 도약을 잘 하지 못함3. 걸음걸이 이상4. 움직임 기피5. 심계항진(불규칙하거나 빠른 심장 박동) 반응6. 도망/숨기7. 털 손질 하지 않음8. 놀이행동 감소9. 식욕 감소10. 전반적인 활동 감소11. 인간에게 몸을 비비는 행동 감소12. 전반적인 기분 변화13. 신경질적 행동14. 등을 굽혀 높이 세우는 자세 취함15. 몸 무게중심 전환 행동16. 신체 특정 부위를 핥는 행동17. 머리를 낮추는 자세 취함18. 안검경련 (눈 둘레 근육 경련으로 눈 깜박임이 많아지는 증상)19. 먹이 섭취 방식 변화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0. 밝은 장소 기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1. 으르렁거림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2. 신음소리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3. 눈 감음 (낮은 수준의 고통 있을 때 드물게 발생)24. 소변보기를 미룸25. 꼬리 움찔거림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선관위 불법여론조사 신고하면 최대 5억 포상

    선관위 불법여론조사 신고하면 최대 5억 포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4·13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를 왜곡한 것으로 의심되는 44건에 대해 특별조사를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또 불법선거여론조사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도 최대 5억원으로 늘린다.  선관위는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된 모든 여론조사를 대상으로 ‘후보자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 의심이 가는 여론조사를 특별조사 대상을 선정했다.  선정기준은 비슷한 시기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있는 여론조사 조사 의뢰자에 따라 해당 후보자의 지지도가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여론조사 가중치 부여 과정에서 왜곡이 의심되는 여론조사 등이다.  이와 함께 선관위는 선거여론조사 신고서를 접수할 때 불공정한 항목이 있는지 심사를 강화해 위반행위를 사전에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여심위도 선거일까지 후보자 지지율 추이 분석과 공표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선관위는 이날 정당관계자와 주요 여론조사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불법 선거여론조사근절을 위한 특별대책회의를 개최했다.  선관위는 특정후보자를 부각시키는 질문지 작성,예비후보자 등록시 제출한 경력 이외의 경력 사용,추가 가중값 부여시 조사결과 왜곡 등 주요 위반사례에 대한 집중 단속 방침을 안내했다.  또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한 경선 여론조사의 불공정 시비를 차단하기 위한 세부 방침도 정당관계자들에게 전달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세부 방침은 특정일자 이후 착신전환 배제 한 사람이 여러 대 전화를 착신전환한 경우 한 개의 번호만 추출 1인 다회선인 경우 최초 가입 휴대전화만 추출 주소변경시 특정일자 기준으로 대상자 선정 등이다.  아울러 조직적 불법선거여론조사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을 현행 5000만원에서 최고 5억원까지 확대키로 결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입체파 화가가 물리·기하학 공부한 까닭은

    최근 요소·변온물감 화학 반응 이용 미술품 복원에도 첨단과학 기법 접목 얼마 전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과 우주’라는 주제의 미술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되는 회화 작품들은 ‘요소’와 ‘변온 물감’이라는 화학 재료와 화학반응을 이용한 것들이다. 요소는 사람의 소변 속에 포함된 물질 중 하나로 독일 화학자 프리드리히 뵐러가 시안산암모늄 수용액을 가열해 만들어 냄으로써 인간이 처음으로 합성에 성공한 유기화합물이다. 요소액과 원색 안료, 아교, 먹과 소금 등을 섞어 만든 물감을 캔버스에 채색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은 증발하고 결정체가 만들어져 독특한 작품으로 탄생하게 된다. 변온물감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데 아무것도 없어 보이는 캔버스에 뜨거운 물을 붓거나 온도를 높여 주면 그림이 나타나게 된다. 최근 들어 이런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장이 자주 마련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미술과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홍성욱 서울대 과학사및과학철학협동과정 교수는 “미술 분야는 과학에서 새로운 표현 매체, 세계관, 미술을 기록하는 새로운 방법, 인간과 인간 활동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져오고 과학은 미술로부터 새로운 비전과 과학적 세계관의 정당화 같은 통찰력을 얻는 식으로 상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입체파를 탄생시키고 20세기 미술계의 최고 거장으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는 “내 그림들은 모두 논리적 순서를 가진 연구와 실험으로 과학자가 새로운 이론이나 현상을 발견하는 것과 같다”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다. 피카소를 필두로 한 입체파 화가들은 기존 회화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당시 최첨단 과학인, 프랑스 과학자 푸앵카레의 물리학과 비(非)유클리드 기하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입체파 훨씬 이전인 르네상스 시기에는 풍경화나 인물화 등의 사실적인 표현을 위해 투시(透視)화법이라는 신기술을 도입했다. 한 시선에 포착되는 사물의 형태를 원근법 원리에 따라 평면에 그리는 이 방법은 지금도 많은 미술 작품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3차원 세계를 2차원 세계에 투영시키는 투시화법은 기하학의 한 분야인 사영(射影)기하학에서 기원한다. 영국의 대표적인 풍경화가인 존 컨스터블은 자연현상에 대한 과학적 이해 없이는 무지개 같은 자연을 정확히 그릴 수 없다고 믿었다. 구름을 잘 그리기 위해 기상학에서 구름의 분류를 공부하고 무지개 그림을 위해 뉴턴의 광학을 독학으로 공부했다는 것은 미술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물리학이나 수학이 미술 작품의 새로운 표현 언어나 논리를 제시한다면 화학은 실제로 캔버스나 조각 작품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응용된다. 회화에 쓰이는 여러 가지 안료, 조각에 쓰이는 석재·구리·철 등의 재료는 화학적 재료이고, 공예작품에 쓰이는 섬유나 유리·금속·목재도 화학적 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독특한 형태의 질감이나 형태를 갖는 작품이 된다. 미술과 과학의 접목이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곳은 복원·보존 분야다. 미술품 복원이나 보존 연구자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시키지 않고 원재료와 작품을 분석한 뒤 손상된 부분을 수리, 복원함으로써 더이상 손상이 진행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 지난해 초 멕시코 미초아칸대 복원팀은 1초에 1조회를 진동하는 고주파인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18세기에 지어진 이 지역 성당의 제단화가 1850년대에 처음 그린 그림과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복원팀은 테라헤르츠파로 분석한 결과, 성당 제단화가 1차례의 보강 처리 후 세 차례나 덧칠됐다는 것을 규명했다. 이에 앞서 2013년 미국 로체스터대 연구팀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로마시대 프레스코화가 여러 번 덧칠되는 과정에서 원래 그림과 다르게 변형됐다는 것을 찾아냈다. 엑스선보다 투과력이 좋고 인체에 무해해 국제공항 검색대에서 많이 활용되는 테라헤르츠파는 최근 들어 이처럼 원형 훼손이 심한 미술품과 문화재 복원에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미술 작품이나 문화재를 손상하지 않으면서 성질을 파악하는 데 가장 선호되는 과학은 ‘라만 분광법’이다. 라만 분광법은 1930년 빛의 산란 연구로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찬드라세카라 라만이 발견한 분석 기법으로, 빛이 분자를 만나면 종류에 따라 고유한 파장이 나타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면 원료 성분을 분자 단위로 분석해 낼 수 있다. 한 과학계 인사는 “최근 과학기술 분야가 점점 전문화, 세분화돼 새로운 기술을 창조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며 “미술 분야에서 새로운 기법을 만들어 내기 위해 과학기술을 활용하는 것처럼 과학기술 역시 예술적 감성을 바탕으로 창조성에 대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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