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소버린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 조정치
    2026-01-1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37
  • 숨죽인 재계 3題

    요즘 재계의 관심사는 온통 검찰 수사에 쏠리고 있다. 환율과 수출은 곁가지로 밀려나고 있다. 또 정부와 ‘코드’를 맞추기 위해 사회공헌과 상생경영방안도 앞다투어 내놓고 있다. 정상적인 재계 모습이 아니다. 앞을 가늠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넘쳐나니 이럴 수밖에 없다는 재계의 볼멘소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 각종 기념일행사 축소·연기 ‘다칠라, 튀지 마라!’ 재계의 몸사리는 행보가 연일 계속되고 있다. 예년 같으면 풍성하게 치렀을 각종 기념일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기업들이 수두룩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7일 창립 60돌을 맞지만 특별한 행사없이 조용한 가운데 회갑을 지내기로 했다. 두산도 오는 11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1주년을 기념해 비전 선포식을 갖기로 했지만 이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두산측은 올해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이 사상 최고가 예상되는 만큼 이를 겸하기 위해 뒤로 미뤘다고 밝혔지만 오너인 박용성 회장가(家)의 재판과 최근의 재계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오는 6월 창업주 고 조홍제 회장의 탄생 100주년 행사를 기획한 효성도 이를 조촐하게 치르기로 했다. 지난해부터 방대한 자료 수집과 관련자 인터뷰를 통해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었지만 소규모 회고전으로 진행키로 했다. 지난달 31일 LG와의 계열분리 1주년을 맞았던 GS그룹도 휴무 실시외에는 기념 행사를 갖지 않았다. ■ 삼성·SK회장 대외행보 활발 ‘우리는 먼저 맞았다.’ 숨죽인 재계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대외 행보는 단연 눈길을 끈다. 이 회장은 지난해 9월 이후 중단된 대외 활동을 사실상 재개했으며, 최 회장은 바깥 행보가 더 왕성해지고 있다. 이들은 악재를 앞서 경험했다는 점에서 최근의 재계 사태에서 그나마 자유로워 보인다. 지난해 ‘X파일’ 사태와 건강 등으로 활동이 주춤했던 삼성 이 회장은 지난 2일 국가올림픽위원회총연합회(ANOC) 총회에 참석해 지난 2월 귀국 후 처음으로 외부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에는 오랜 사업파트너인 제임스 호튼 미국 코닝 회장 일행을 한남동 승지원으로 초청해 만찬을 갖기도 했다. 소버린 경영권분쟁 등을 겪었던 SK㈜ 최 회장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3일 중국 사업장을 방문해 중국 중심의 SK 글로벌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대한상의가 주최한 노무현 대통령의 기업인 초청강연에 4대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참석하기도 했다. ■ 소외계층 지원활동 더 강화 ‘쏟아지는 사회공헌과 상생경영.’ 납작 엎드린 재계에서 그나마 목소리가 나오고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사회공헌 활동과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이 유일해 보인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이런 분위기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지만 정부 눈치를 여전히 살피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삼성법률봉사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은 이달 삼성사회봉사안을 내놓는다. 계열 별로 자원봉사단을 조직하고 30명 가량인 사회복지사를 더 늘릴 계획이다. LG와 SK도 소외계층 지원 활동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전경련도 최근 사회공헌 활동의 지침서를 발표했다. 한화는 국민 감독으로 떠오른 김인식 한화이글스 감독과 함께 최근 ‘사랑의 나눔가게’ 행사를 갖기도 했다.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미국 남가주대학(USC) 캠퍼스내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옛집에 입주한 한국학 연구소 개관식에 참석해 10만달러의 연구 발전 기금을 기부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올 주총 화두는 ‘경영권 방어’

    올 주총 화두는 ‘경영권 방어’

    12월 결산법인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가 이번 주말을 고비로 마무리된다. 올 주총에선 KT&G-칼 아이칸의 지분 표 대결을 계기로 ‘경영권 방어’가 화두에 올랐다. 소액주주들의 ‘권리 찾기’도 시끌벅적하게 진행되며 경영진을 압박했다. 오는 29일 외환은행의 주총에선 대주주 론스타의 무배당 방침에 대한 반발이 나올 수 있다. 27일 증권결제예탁원에 따르면 이번 주에는 336개 결산법인이 주총을 갖는다. 이로써 이달 안에 1541개 법인 가운데 99.1%인 1527개사가 주총을 마친다. KT&G와 아이칸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19일 주총에서 아이칸측이 내세운 사외이사 1명이 이사회에 진출함으로써 일단 ‘휴전 단계’에 들어갔다. 양측의 우호지분 확대 노력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불씨는 언제든 더 크게 불붙을 수 있는 상황이다. ●먹고 먹히는 국일-신호 제지 KT&G 사태에 가려졌지만 국일제지와 신호제지의 경영권 다툼도 살벌한 자본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었다. 국일제지는 지난해 8월부터 신호제지에 대한 주식 매집→경영권 압박→이사회 장악→반발 소송→우호지분 확보 등을 거친 끝에 지난 20일 주총에서 공동대표 선임에 성공했다. 신호제지 경영진의 임기를 일단 보장하는 조건이지만, 결국 지난해 매출액 389억원의 ‘새우’ 국일제지가 5843억원의 ‘고래’ 신호제지를 집어삼켰다. 지난해에도 치열한 공방을 벌인 의류매장업체 세이브존아이앤씨와 이랜드월드는 올 주총에서도 감사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이랜드월드가 2년 연속 패함으로써, 지분을 팔고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주총 때에는 9개 상장사들이 의결권 분쟁을 벌였다. 이 가운데 소버린과 맞붙은 SK㈜ 등 7개사가 ‘방어’(회사안 가결)에 성공했고,1개사(아세아조인트)만이 경영권을 따냈다. 나머지 1개사는 법정 대결을 하고 있다. 올해는 KT&G 등 3개사가 분쟁에 휩싸여 2개사는 ‘불씨를 안은 절충안’을 마련했고,1개사는 경영권을 방어했다. ●소액주주들도 표로 경영진 압박 특히 올해는 주식 가치를 높이려는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압박하고 외국자본처럼 우호지분 확보를 통한 표 대결마저 불사하는 사례도 많았다. 일성신약의 지분을 4.5% 갖고 있는 표모씨는 “회사가 이익을 내고도 배당금을 적게 주고 주주권익을 무시한다.”면서 다른 주주들을 규합, 최대 주주가 추천한 감사 선임안을 부결시켰다. 통신기기업체 케이앤컴퍼니는 지난 20일 주총에서 ‘경영진이 적대적 M&A로 실직하면 대표이사 30억원 등 퇴직보상금을 지급하는 안건’을 올렸다가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사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우티엔씨, 서울식품공업 등도 이같은 ‘황금낙하산’ 도입이 소액주주의 반대로 무산됐다. ●배당 줄어도 사외이사는 거물로 올해도 여전히 법조인, 고위 공무원 등 ‘간판급’ 인사들이 사외이사로 대거 선임됐다. 중소기업청 출신의 오형근 전 벤처기업협회 부회장이 3년 임기의 이노츠 감사로 선임됐다. 시스템설계업체 엔빅스는 노희도 전 정보통신부 국장과 윤홍선 전 국무총리실 수석비서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석일현 전 금융감독위원회 실장을 감사로, 한국신용정보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이장훈씨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또 서영제 변호사가 한솔제지 사외이사로, 검사장을 지낸 류재성 변호사가 동부제강의 사외이사로 일하게 됐다. 김인호 전 중소기업연구원 원장은 삼천리에 몸을 실었다. 올해 1426개 상장사 주총에서 결의한 주주 배당총액은 지난해보다 1.68% 줄어든 10조 4200억원에 그쳤다. 경상이익 등 실적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주당 5500원), 한국전력(1150원),SK텔레콤(9000원) 등 대기업은 지난해 수준의 배당금 지급을 결의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부 주총에선 대주주가 경영권 방어에 급급한 희한한 안건을 상정하고, 소액주주는 투기자본을 본떠 경영진을 흔드는 모습도 보였다.”면서 “기업과 주주가 상생하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KT&G, ‘트로이의 목마’ 어쩌나

    칼 아이칸측이 17일 KT&G 이사회에 ‘둥지’를 튼 것은 사실상 적진에 ‘트로이의 목마’를 보낸 것과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담배 전문가나 전문 경영인을 대리인으로 내세우지 않고 KT&G 공격을 주도해 온 스틸 파트너스의 리크텐스타인 대표가 직접 이사로 나선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일반이사 2명을 선임하는 표 대결에서 KT&G와 아이칸측이 얻은 득표율이 53 대 47로 드러난 점, 내년 3월 곽영균 사장과 사외이사 3명의 임기가 끝난다는 점 등으로 미뤄 아이칸측이 단기적인 ‘먹튀 전략’은 구사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경영권 다툼, 장기전으로 흐를 듯 리크텐스타인 대표가 직접 이사로 나선 것은 현 경영진에 대한 압박의 강도를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이칸측의 목적이 주주가치를 높여 투자수익을 올리는 것이라면 1차적으로 KT&G의 군살을 빼는 기업 구조조정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사회에서 통과될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지만 표 대결에서 나타난 아이칸측의 우호세력을 감안한다면 현 경영진은 결코 ‘긴장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UBS증권의 이재홍 한국대표는 “아이칸측은 이사회에서 경영과 관련한 다양한 제안을 내놓을 것이며 다른 이사들도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면 동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M&A 과정에서의 프리미엄이 아니라 아이칸측 주장이 반영돼 주가가 오르고 회사의 모습에 조금이라도 변화가 생긴다면 내년 주총에서의 표 대결은 전혀 새로운 양상을 띨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아이칸측이 이사로 남아있는 3년간은 계속 KT&G를 흔들 것이고, 당장 내년 주총에서는 이사를 추가로 선임해 아이칸측의 입지를 넓히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아이칸측은 주총이 끝난 직후 KT&G가 우호세력에 자사주를 매각하려는 움직임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KT&G ‘적과의 동침’을 기회로 삼아야 지금까지는 아이칸측이 ‘외부의 적’이었다면 앞으로는 경영진의 일원으로서 ‘내부의 견제자’로 행사하게 된다. 특히 아이칸측이 보유한 지분은 10% 남짓이지만 주총에서 보여준 우호세력 40%를 감안한다면 KT&G가 아이칸측을 계속 ‘적’으로만 간주해서는 곤란하다. 따라서 KT&G는 아이칸측과의 ‘신사협정’을 고려할 수도 있다. 스틸파트너스는 2004년 10월 우주항공업체인 ‘젠코프’의 주식 공개매수에 실패한 뒤 이같은 협정을 맺었다. 앞서 2002년에도 소프트웨어업체 리퀴드오디오와 ‘불가침 협정’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KT&G가 그동안 아이칸측의 요구를 “지나치게 무시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공기업에서 민영화했다지만 경영에서 방만하고 낭비적 요인이 적지 않았으며 그같은 허점이 보였기에 아이칸측의 공격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다. 앞으로는 모든 의사결정 과정이 아이칸측에 노출되기 때문에 KT&G가 경영권을 방어하려는 안건을 이사회에서 통과시키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아이칸측이 내부정보를 최대한 활용,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KT&G를 공격하면서 주가를 충분히 높였기에 이미 공개매수의 시점은 놓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단기매각의 가능성도 적다고 본다.SK를 공격한 소버린과 달리 이사회에 진출한 것은 ‘돈’으로만 승부를 걸지 않고 외국계 주주의 이익을 대변해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KT&G 경영권 분쟁이 남긴 교훈

    KT&G 주총결과, 경영권 공격에 나섰던 헤지펀드 아이칸측이 내세운 사외이사 1명이 이사회에 진입하는 것으로 일단 마무리됐다. 나머지 사외이사 1명과 감사위원 사외이사 4명은 회사측이 내세운 후보들이 선임됐다. 사외이사 선임 투표절차에 대한 소송 승리에 이어 사외이사 표대결에서도 KT&G측이 의도했던 결과를 이끌어냄에 따라 KT&G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 2003년 소버린자산운용의 SK 경영권 공격에 이어 KT&G 경영권 분쟁은 우리 기업 경영에 많은 과제를 던졌다. 불투명하거나 방만한 경영은 언제든지 적대적 인수·합병(M&A)이라는 투기성 자본의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 첫번째 교훈이다. 그리고 경영진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인식도 환기시켰다.SK사태의 경우 대규모 분식회계 등 경영진의 탈법·불법 경영이 경영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KT&G는 방만한 경영이 투기세력에게 허점을 노출시켰던 것이다.SK사태에 이어 이번에도 ‘애국심’에 의존함으로써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점차 가시화되고 있듯이 주주들은 자본의 국적에 상관없이 보다 많은 이익을 보장해주려는 측에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그것이 국제적으로도 통용되는 자본의 논리다. 금융당국은 이번 사태가 진전되는 동안 엄정한 중립를 견지하는 자세를 취했다. 아이칸측이 KT&G에 대한 경영권 공세를 취하면서 위법이나 탈법행위를 하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나 기간산업에 대해서는 적절한 경영권 보호책이 강구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시장논리를 준수하면서 국익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을 강구하길 바란다.
  • KT&G-아이칸 오늘 주총 격돌

    KT&G-아이칸 오늘 주총 격돌

    KT&G와 아이칸이 17일 열릴 KT&G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뉴욕 주식시장 주변의 부동층 소액주주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대리인을 앞세운 ‘뉴욕 표심(票心)’잡기에 막판까지 열을 올리고 있다. 아이칸은 주총이후 제3의 ‘압박 카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뉴욕서 주총 위임장 확보전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KT&G는 아직 어느 편에도 서지 않은 외국인 소액주주(지분 23% 추산)로부터 주총 위임장을 받기 위해 자문회사 골드만삭스를 통해 미국의 위임장 확보 전문업체 ‘조지슨 셰어홀더 커뮤니케이션스’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조지슨’은 세계 3500여개 기업·펀드에게 주주 판명조사(SID) 및 의결권 행사권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최대 전문업체로 알려졌다. 조지슨은 SK㈜-소버린 경영권 분쟁 때에도 SK측으로부터 외국인 소액주주 파악 등을 의뢰받아 경영권 방어에 공을 세웠다. 뛰어난 정보력을 활용,SK의 62.5%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중에 은행·펀드 뒤에 숨어있는 실제 주주를 90% 이상 찾아내 경영진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냈다. 코카콜라, 캐나다 통신업체 BCE,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 SES 등도 주 고객이다. 반면 아이칸 연합은 뉴욕 월가에서 조지슨의 유력한 라이벌로 알려진 ‘이니스프리M&A’를 파트너로 삼았다. 이 업체의 단골이 아이칸 연합의 한 축인 스틸파트너스로, 주로 경영권 공격세력의 편에 서서 SL인더스트리, 유나이티드인더스트리얼 등의 분쟁에서 큰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T&G는 우호지분을 40%선, 아이칸은 35%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얼마나 많은 소액주주를 내 편으로 만드느냐 여부에 주총일 승부의 성패가 달린 셈이다. ●주총이후 새 압박전략에 관심 아이칸은 주총일을 기점으로 새로운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뉴욕의 대리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소액주주들이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본다. 따라서 아이칸으로선 3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려던 계획이 무산되고 단 1명만 뜻대로 될 가능성이 높다. 아이칸은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KT&G 경영진이 장기적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자사주(11.42%)를 특정인에게 배정·매각하면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며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신청’을 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자신들이 매수가격으로 제시한 주당 7만원 이하에 자사주를 매각하면 상법상 주주 재산을 헐값에 파는 셈이라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주주제안 방식을 통해 이사 수를 현재 12명에서 정관에서 보장된 15명까지 늘릴 것으로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아이칸은 지난해 6월 KT&G 지분을 주당 4만 3455원에 매입, 현재 26%(15일 종가 5만 4500원 기준)의 미실현평가익을 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이칸이 분쟁을 오래 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사외이사 1명을 갖고 계속 옥신각신하는 것보다 보유지분을 경영진 등에 비싸게 팔아 주가차익에다 추가 수익까지 얻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생각나눔] “비상경영” 외치면서 임금인상 ‘이중잣대’

    [생각나눔] “비상경영” 외치면서 임금인상 ‘이중잣대’

    올해도 10대 그룹의 주요 상장회사는 사외 이사를 포함한 이사진의 임금(보수한도)을 두 자릿수 인상했다. 경영악화를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은 동결했으나 이사들의 연봉 지급한도는 42.9%나 올린 곳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임원진의 보수는 주요국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에 경영실적만 좋으면 시빗거리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근로자 임금인상률의 3배… 42.9% 올린 곳도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주주총회를 마무리한 10대 그룹 소속 63개 상장사의 올해 등기이사 보수 한도를 분석한 결과,1인당 평균 16.7%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한도는 사내외 등기 이사들에게 지급할 급여 총액의 범위로, 실제 급여액과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주요 상장사들은 지난해 이맘때에도 임원 보수를 평균 34.6% 올린 적이 있다. 올해 임원 보수는 100인 이상 기업의 지난해 평균 협약임금인상률(4.7%)의 3배가 넘는다. 그룹별로는 한화 38.9%, 현대자동차 37.5%, 삼성 24.8% 순으로 높다. 롯데는 1.7%로 가장 낮다. 개별 기업별로는 LG텔레콤이 전체 이사 보수 한도를 지난해 20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100% 올렸다.7명의 이사가 평균 5.7억원씩 받게 된 셈이다. 현대하이스코는 이사 수를 7명에서 5명으로 줄였으나 보수한도는 2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높였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경영악화에 따른 비상경영’을 선언하며 과장급 이상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했으나 이사진의 보수한도는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42.9%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등 사내외 이사 13명의 보수를 동결했으나 보수액이 1인당 46억 2000만원으로 단연 최고를 기록했다. ●임원 보수 정하는 위원회 필요 증권업계 관계자는 “SK 경영권을 위협했던 소버린에 이어 아이칸 연합은 KT&G의 경영진에 이사의 보수 한도 인상의 근거가 불충분하다며 장부열람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뚜렷한 이유 없이 임원 임금만 올리면 주주들이 불만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경영실적은 외국 기업과 견줄 만한데, 임원 보수는 바닥 수준”이라는 게 이유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천이 매출액 5억달러 이상인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보수를 분석한 결과 미국이 216만달러로 가장 높았다. 한국(21만달러)은 조사대상 25개국 가운데 23번째였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우찬 교수는 “우리나라의 임원 보수는 주요국에 비해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임원 보수지급의 기준과 원칙 및 절차 등이 불명확한 점을 개선하고, 보수가 성과와 연동하는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경영권방어법안 국회 ‘낮잠’

    경영권방어법안 국회 ‘낮잠’

    경영권 방어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줄줄이 ‘낮잠’을 자고 있는 사이 2003년 ‘소씨(소버린자산운용) 때문에 밤잠을 못 이룬다.’는 SK㈜ 임원의 하소연이 요즘 국내 대표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입에서 잇따라 터져나오고 있다. 소버린의 수법을 칼 아이칸 등 투기자본들이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음에도 국민정서에 호소하는 것 외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고민이다. 반면 정치권은 여전히 뒷짐이다. 소버린과 SK㈜ 경영권 분쟁으로 여야가 앞다퉈 발의한 경영권 방어 법안 상당수가 2년째 표류하고 있다. 또 양측의 고리 역할을 해야 할 정부는 글로벌 스탠더드와 국내 기업 역차별 논란 속에 ‘갈팡질팡’의 연속이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은 경영권 방어 수단을 놓고 잇단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증권법 개정안 등 2년째 표류 국회에서 표류 중인 경영권 방어 관련 법안은 한둘이 아니다. 의무공개매수 도입 및 주식 대량보유 보고의 기한 단축 등을 담은 ‘증권거래법 개정안’은 민주당 김효석 의원 등 17인이 2004년에 발의했으며, 한나라당 김애실 의원 등 24인도 지난해에 발의했다. 그러나 기업 옹호에 치우친다는 이유로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특히 한나라당 김 의원 안은 아예 소위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여론 생색내기용’ 법안 발의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가안보·경제질서 등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외국인투자를 제한하는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도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과 김종률 의원 등이 각각 2004년과 지난해에 발의했지만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열린우리당 신학용 의원 등 21인이 지난해 발의한 일정 비율 이상의 내국인 이사 선임 강제화 등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적합하지 않다며 뒷전으로 밀려났다. 정부는 정책 혼선을 드러내고 있다. 금감위가 지난달 “경영권방어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하자, 재경부는 브리핑에서 “검토하지 않는다.”며 정부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7일 “기간산업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기업이 빼앗아 가려는 데 대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혀 정책 수정을 내비쳤다. ●재계 “M&A거부권 등 입법화” KT&G에 이어 포스코와 국민은행, 삼성전자 등도 인수합병(M&A) 위협으로 ‘잠 못드는 대열’에 합류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곳곳에 M&A 위협이 도사리고 있는데 기업가치 외에 대응방법이 마땅치 않다.”면서 “국민연금과 군인공제회 등에 주식을 더 사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예 외국인의 높은 지분율과 전문경영인 체제, 저평가, 보유자산 등을 근거로 포스코가 투기자본으로부터 다음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경영권 방어에 뒷짐졌던 정치권이 앞장서 무장해제를 시키고 있다.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2.21%는 2년 유예 후 의결권이 재한된다. 삼성 관계자는 “개정된 법안이 확정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가 위태로워지고 그룹의 지배구조에 일대 변혁이 초래될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회가 경영권 방어책으로 황금주 및 차등의결권제, 적대적 M&A 때 신주 제3자 배정, 의무공개매수제 부활, 독약처방(포이즌 필·기존 경영진에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 전략산업에 대한 정부의 M&A 거부권 등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 박지연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KT&G 사태와 경영권 방어 대책

    국제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에 공개매수 의사를 통보함에 따라 경영권 인수 공방전이 치열하다. 아이칸측이 실제로 공개매수를 통해 KT&G의 경영권 인수에 나설 것인지와, 그 경우 공개매수가 성공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경영권을 인수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주가를 끌어올려 단기간에 막대한 시세차익을 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문제는 이같은 국제투기자본의 횡포에 대해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KT&G가 의지할 수 있는 국내지분은 29.88% 정도고, 백기사로 등장한 기업은행의 지분은 5.85%에 불과하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때 자본시장을 거의 선진국 수준으로 개방했다. 그러나 국제투기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건전한 국내자본은 아직 육성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자본시장의 안방을 탐욕적인 국제투기자본가들에게 내주었고 지금 그 대가를 치르는 중이다. 소버린자산운용은 국내 우량기업인 SK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를 통해 8000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렸고,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3조원의 수익을 챙겨 한국을 떠나려 하고 있다. KT&G뿐만 아니라 포스코·국민은행·KT·삼성전자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국제투기자본의 경영권 위협에 노출돼 있다. 민간기업의 경영권 방어는 기본적으로 해당 기업들의 책임이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당국이 뒷짐만 지고 있기에는 너무도 심각하다. 글로벌화 시대에 수업료가 비싸다고 해서 한번 연 자본시장의 문을 다시 걸어잠글 수는 없지만 큰 원칙을 허물지 않는 범위에서 최소한의 경영권 보호장치는 필요하다. 당국의 신속한 보완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 외국계 자본 ‘먹튀’ 사례와 전망

    외국계 자본 ‘먹튀’ 사례와 전망

    론스타(외환은행 최대주주) 등을 비롯한 외국계 자본의 ‘먹튀(먹고 튀는) 논란’이 최근 한창이다. 지난 22일 2대1 감자를 결정한 하나로텔레콤도 대주주인 뉴브리지-AIG의 본격적인 ‘먹튀 작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KT&G의 대주주로 떠오른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24일 공개매수를 내비치며 KT&G 경영진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이들 투기펀드의 진행 과정을 보면 앞선 사례와 매우 유사하다. 이 때문에 ‘먹튀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외국계 자본의 ‘먹튀 과정’을 보면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헐값 인수→다이어트(구조조정)→실적 호전→고가 매각’ 절차를 꼽을 수 있다. 노조의 반발이 심하면 알짜 자산들을 매각한 뒤 법인 청산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하나로텔레콤은 구조조정을 거쳐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기 위해 감자를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각 절차가 진행중인 외환은행은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탈세혐의 등이 변수로 남아 있다. 론스타는 또 극동건설을 인수한 지 3년도 안 돼 인수자금 대비 3배를 챙겼다. 그동안 고배당과 부동산 매각 등으로 최소 3500억원 이상을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도의 운명도 극동건설과 비슷하다.JP모건 등이 공동투자한 선세이지가 최대주주인데 고배당과 자산 매각 등으로 이미 인수가의 두배 가까이를 최대주주에게 안겨줬다. 지금은 현대자동차 등을 인수후보로 선정해 놓고 있다. 두번째 먹튀 과정은 적대적 M&A 위협에 따른 주가차익 실현이다.‘지분(5% 이상) 매입→M&A 위협→경영권 분쟁→주가 상승→차익 실현’ 등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타이거펀드와 소버린자산운용(SK㈜), 헤르메스(삼성물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경영권 위협을 마치 전매 특허인 양 활용하며 경영진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때로는 주총 표대결과 경영진 참여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공개매수를 강하게 흘리는 아이칸측의 행보는 앞선 투기펀드보다 한층 진일보한 모습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우호지분 끌어들이기? 주가 띄우기?

    우호지분 끌어들이기? 주가 띄우기?

    칼 아이칸이 KT&G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 의사를 선언함에 따라 ‘아이칸-KT&G 사태’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KT&G에 힘을 보태겠다는 국내 주주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아이칸측이 정말 다음달 17일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염두에 둔 행보인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공개매수는 소액주주 노림수 아이칸 연합의 공개매수 선언은 사외이사 선임, 부동산 매각 등 KT&G 경영진에 대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액주주들의 주식을 시세보다 비싼 값에 사들여 지분을 늘리겠다는 의미다. 설령 주총일 이전까지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도 표 대결에서 우호적인 세력을 규합해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구체적인 매집 일정이 나오면 60.5%의 지분을 지닌 외국인과 5% 수준의 국내 소액투자자 가운데 일부가 아이칸측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아이칸측 우호 세력에는 ▲아이칸 연합(6.59%) ▲우호적 헤지펀드(2.26%) 외에 프랭클린뮤추얼(8.14%)을 꼽을 수 있다. 프랭클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 22일 지분을 1% 늘렸다. 프랭클린이 합세하면 우호 지분은 16.99%에 이른다. 반면 KT&G의 우호 세력에는 ▲최대주주 기업은행(5.85%) ▲우리사주조합(5.75%) 등에다 최근 ▲국민연금(3.10%)과 ▲삼성투신(0.25%)이 가세했다.KT&G의 뜻대로 다른 국내 기관투자가 지분 13.36%를 확보하면 지분은 30.07%에 달해 아이칸측을 앞선다. 문제는 나머지 41.52%에 달하는 국내외 소액지분이다. 공개매수 선언은 이들 지분에 대한 노림수로 볼 수 있다. ●힘 모으고 주가 띄우기 속셈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칸측의 태도에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먼저 아이칸측이 한단계 진전된 제안서를 내놓으면서 직접적으로 ‘공개매수’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공개매수는 증권거래법에 따라 주총일 20일전에 2개 이상의 일간지에 공고하고 신고서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24일까지 신고서를 접수해야 다음달 17일 공개매수가 가능한데, 이날 제출하지 않아 주총전 공개매수 의도가 의심스럽다. 그렇다고 주총일 이후 매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기에도 공개매수 가격 6만원은 소액주주 미끼용으로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매수가격은 보통 시세의 30% 이상에서 결정되는데, 제안을 내놓은 23일 종가(5만 1200원)에 비해 불과 17.1% 높다. 더구나 24일 주가는 5만 7000원까지 올라 매력을 잃었다. 이 때문에 아이칸측의 공개매수 선언은 표 대결을 염두에 둔 절차일 수도 있지만 주가를 더 띄우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주가가 6만원을 넘으면 아이칸측 보유지분의 미실현 차익은 지난해 9월 처음 매입했을 때보다 50% 이상 높아진다. ●경영권 보호정책 필요한가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CGS)가 지난 23일 ‘외국자본에 의한 적대적 M&A,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연 토론회에서는 차등 의결권 부여 등 기업경영권 방어수단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서맥법률사무소 서석호 변호사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주투표제, 주주제안권, 주주대표소송 등이 필요하다.”면서 “황금주나 포이즌 필(Poison pill) 등을 도입해도 자본시장이 성숙돼 있어 시민단체에서 주장하는 정책적 남용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황금주란 한 주만으로도 주요 경영안건에 대해 거부권을 갖는 특별 주식이다. 포이즌 필은 우호 주주에게 싼 값에 주식을 발행할 수 있는 제도다. 반면 SK㈜ 경영권 분쟁에서 소버린을 대리한 김영준 변호사는 “기업이 보유 현금이나 유휴자산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헤지펀드의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아이칸의 KT&G 공격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전경하기자 kkwoon@seoul.co.kr
  • [경제정책 돋보기] ‘시장개혁 로드맵’ 종결 앞두고 출총제 다시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시장개혁 로드맵’ 종결 앞두고 출총제 다시 논란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다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9일 연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 이어 10일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15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각계각층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공정위의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올해 안에 끝나는 것을 염두에 둔 기싸움 형국이다. 경제계는 출총제를 폐지하거나 요건 완화를 요구하는 반면, 시민단체는 더 강력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 7개 기업집단 추가 포함될 듯 출총제는 기업집단 총수가 ‘순환출자’를 통해 적은 자본으로 계열사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열사가 다른 국내 회사의 주식을 순자산의 25% 이상 갖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제도다. 자산합계 6조원 이상인 기업집단이 대상이다. 적용후 일정 요건(졸업 기준)을 갖춘 기업집단은 제외해준다. 공정위는 오는 4월 자산을 재평가하고 졸업기준 해당 여부를 따져 출총제 적용 대상기업을 조정할 예정이다. 올해는 7개 정도 기업집단이 새로 출총제에 포함될 것으로 재계는 본다. 기존의 졸업기준 가운데 ‘부채비율 100% 이하’ 조항이 폐지되면서 삼성, 포스코, 롯데, 한국전력이 편입되고 자산 6조원을 돌파한 CJ,LS, 대림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위해 완화 vs 실효성 없어 강화 재계에선 적용기준인 자산 6조원이 너무 낮고, 졸업기준은 너무 엄격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대한상의는 16일 정책건의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의 1%(7조 8000억원)나 2%(15조 6000억원) 정도가 적용기준으로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 졸업기준 완화 요구와 함께 공적자금 투입기업에 대한 출자는 출총제 적용기준 산정에서 제외해야 외국자본의 인수합병(M&A)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유환익 차장은 “기업들은 출자를 투자의 한 방법으로 보는데 출총제가 출자를 제한해 투자가 줄어든다.”면서 “폐지가 바람직하지만 적어도 졸업기준을 다양화하거나 현실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는 출자 제한과 투자 감소는 상관이 없으며, 지금도 출총제 예외조항이 너무 많아 실효성이 없는데 이를 더 완화하면 현 정부가 재벌개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의영(군산대 교수) 경실련 부위원장는 “출총제가 투자를 가로막는다는 것은 재계에서 겉으로 내세우는 논리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총수의 경영권 방어에 출총제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며 소버린이 SK㈜ 경영권을 위협한 사건 이후 더욱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출총제가 폐지됐던 1998년부터 2000년 사이 30대 대기업의 자산은 3배 이상 늘었지만 현물 투자는 제자리 수준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김상조(한성대 교수)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도 “지금도 출총제는 실효성이 낮지만 아쉬운 대로 당분간 더 유지·강화돼야 하는데 이미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이 정해진 것 같다.”며 정부의 개혁의지를 비판했다. ●“올해 기준 변경 없을 것” 전문가들은 이처럼 출총제에 대한 논의가 불붙은 것은 2004∼2006년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이 끝나고 내년부터 대기업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논의가 본격화되기에 앞서 재계의 목소리를 보다 많이 반영시키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인하대 김진방 교수는 “재계에서 출총제를 이슈화하고 있는 것은 다분히 정치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임영재 연구위원도 “사실 출총제 때문에 제약을 받고 있는 대기업은 별로 없다.”면서 “지금 재계가 공세를 취하는 것은 ‘기싸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올해 안에 출총제 규정을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강철규 위원장은 지난 13일 “출총제 졸업기준 기본 틀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로드맵이 차질없이 끝난 뒤 출총제 문제를 새로 구성될 ‘시장경제선진화 T/F’에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데스크시각] 다시 생각해보는 공기업 민영화/류찬희 산업부 차장

    ‘기업 사냥꾼’이라는 말이 이제 낯설지 않다. 정상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은 어려움에 빠진 기업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외국 자본에 투자의 길을 터주는 것 또한 자본 유치에 바람직하다. 그러나 약이 독이 되는 경우도 많다.KT&G사태가 그런 경우다. KT&G의 이번 사태는 외국 자본에 의한 ‘기업 사냥’이라는 점에선 외환위기 이후 유행처럼 번진 M&A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KT&G는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내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늘 외국 기업 사냥꾼들이 호시탐탐 노리던 기업이었다. 공기업 민영화라는 큰 틀에서 어쩔 수 없이 외국 자본의 투자를 허용했지만 이런 사태까지 올 줄은 아무도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공기업에서 민간 회사로 다시 태어난 지 불과 몇년만에 외국 자본이 확대되면서 경영권이 풍전등화의 위기를 맞았다. 한때는 선진화된 지배구조와 투명경영으로 기업 경영의 모범생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발등의 불을 끄기에도 바쁘다. 외국 자본에 기업을 파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국내 한 건설업체의 M&A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이 회사는 외환위기 이후 일시적인 자금난에 몰리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깐깐한 법정관리로 일감이 늘어나거나 회사 덩치를 키우지는 못했지만, 숨어있는 부실채권과 악성 현장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경영의 투명성이 확보돼 클린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적자금 투입이라는 원죄 때문에 매각 절차를 밟아야 했고 결국은 외국계 자본이 삼켜버렸다. KT&G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회사가 국민은행,KT, 포스코다. 공기업 민영화의 산물로 소유 구조가 바뀐 ‘국민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역사나 기술력, 발전 가능성, 국제 경쟁력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 나름대로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어장치가 있다고 하지만 드러나는 대주주가 없는 탓에 기회만 엿보는 외국자본 앞에서는 한낱 먹잇감에 불과하다.‘제2의 KT&G’위기에 몰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설령 어렵사리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권을 확보한다 치더라도 이 회사는 앞으로 늘 대주주의 태클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 자본 비율이 커지면서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고 투명한 기업으로 거듭났다는 점은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 투자자들의 요구는 눈앞의 이익이다. 장기적인 투자 확대나 기술 개발 등은 뒷전으로 밀리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 고용도 늘어난다. 하지만 외국 자본에 시달리는 기업은 그럴 정신이 없다. 고배당에 기업 경영권 방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최근 몇년동안 국내 주요 그룹의 투자액과 상장사의 시가 총액 증가 추이를 보면 쉽게 이해된다. 삼성, 현대차,LG는 해마다 투자 규모를 늘리고 고용도 확대했다. 노사갈등, 원가 상승 등의 악재에 시달렸음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투자 규모를 늘려 글로벌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도 충분히 다졌다. 기업 움직임도 다이내믹하고 그렇다 보니 미래 가치를 평가하는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다. 하지만 SK는 다른 기업들이 멀찌감치 달아나고 있을 때 집안 단속에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투자는 형식에 그쳤고 SK의 시가총액 증가율은 미미하기 짝이 없었다. 이유는 뭘까. 최근 만난 SK그룹 고위 관계자는 “소버린과 기업 경영권 방어에 지쳐 신규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국내 기업에는 출자총액제한제를 들어 시장 진입을 막으면서, 외국 자본에 대해선 무차별적으로 개방하는 것을 두고 역차별이라고 주장하는 기업인도 많다. 국민정서만으로는 외국자본의 투자를 막지 못한다. 차제에 ‘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이나 민영화된 기업에 대해선 큰 틀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에서 ‘주권’을 지킬 수 있는 장치 마련을 위해 공론을 마련할 때가 아닌가 싶다. 류찬희 산업부 차장 chani@seoul.co.kr
  • 주총시즌…사외이사 누굴 미나

    주총시즌…사외이사 누굴 미나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들어가면서 상장·등록사들의 사외이사 후보 면면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기업들이 투명 경영과 이사회 독립 경영의 ‘창(窓)’으로 사외이사들을 영입하는 만큼 후보에 오른 대다수는 전문성을 갖춘 사회적 명망가들이다. 그럼에도 올해 추천된 사외이사 후보들을 살펴 보면 예년과 달리 몇가지 흥미로운 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논란’의 후보들 ‘후보=사외이사’임을 의미하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논란’을 빚고 있는 후보들의 성공 가능성은 반반이다. 주총 표대결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 가장 관심을 끄는 이는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시끄러운 KT&G의 사외이사 후보들. 경영권 간섭을 선언한 미국계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측(지분 6.59%)은 워렌지 리히텐슈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와 하워드 엠 로버 벡터그룹 대표, 스티븐 올로스키 뉴욕주 변호사 연합 임원 등 3명을 추천했다. 이 가운데 하워드 엠 로버는 미국의 담배 제조업체인 벡터그룹의 최고경영자(CEO)로 경쟁업체 임직원은 사외이사를 맡을 수 없다는 규정에 위반돼 논란이 일고 있다. KT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선임 표대결도 3년 연속 이어진다. 노조는 60만 9572주(지분 1.28%)를 위임받아 사외이사 후보로 송덕용씨를 추천했다. 송씨는 노동정책연구소 연구원과 울산 참여연대 설립위원, 이정회계법인 공인회계사 등을 거쳤으며 현재는 한울회계법인 이사, 녹생병원 감사, 민노당 부산시당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다. 노조는 지난 2년연속 이병훈 중앙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주총 표대결에서 졌다. ●‘의외’의 인사 소버린자산운용과 2년간 경영권 분쟁을 치른 SK㈜가 사외이사 후보로 헤지펀드의 대부격인 소로스펀드와 함께 일한 전문경영인을 추천해 매우 의외라는 평이다.SK㈜가 소버린과 싸우면서 투기펀드에 대해 느낀 점을 감안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돈다. 또 젊고, 증권계 업무에 정통한 점도 영입 배경으로 보인다. 주인공은 강찬수(44) 서울증권 회장. 강 회장은 하버드대 경제학과,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 출신으로 1999년 소로스펀드의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인 ‘QE인터내셔날’을 통해 서울증권 주식 732만주(주당 6670원)를 사들여 최대 주주가 되면서 CEO가 됐다. 강 회장은 2001년 회장으로 승진해 서울증권을 이끌면서 주식 1318만 8083주(5.02%)를 보유하고 있다. ●거물급·법조인은 여전히 상종가 사외이사 ‘단골손님’인 관계의 거물급 인사와 법조인들은 올해도 ‘귀하신 몸’이다. 포스코는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과 허성관 동아대 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허 교수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으며, 해양수산부와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다. 삼성전자는 김&장 법률사무소 출신 2명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대전고검 차장 검사 출신인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황재성 김&장 상임고문은 재추천됐다. 정귀호 법무법인 바른법률 고문 변호사도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추천됐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 대법관 출신이며, 황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외국자본 ‘경영권 위협’ 학계 시각

    12월 결산법인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시작됐다.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막이 오른 올해 주총에서는 외국 기업사냥꾼들로부터 경영권을 지켜내는 것이 최대 화두다.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KT&G는 물론 외국인 지분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 국내 대표기업들도 외국인 주주들의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투기자본의 ‘사냥’에 속수무책인 현 상황을 보는 국내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민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투기자본감시센터는 무분별한 지배구조 개선이 투기자본의 ‘기업사냥’을 불렀다며 금융자본에 대한 유럽식 규제를 주장한다. 반면 글로벌 경제를 중시하는 층과 참여연대는 주주권익을 무시한 방만한 경영이 적대적 인수·합병의 빌미가 됐다며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기업가치 제고를 역설한다. ■ “미국식 지배구조가 M&A 불러” 정승일 국민대 교수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KT&G를 노리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KT&G의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1997년의 외환위기가 재벌과 공기업, 은행 등의 잘못된 지배구조 때문에 발생했다는 왜곡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창 시행되고 있다. 자본시장 완전개방과 결합된 개혁의 목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서의 미국 모델이다. 그것은 소유지분 분산과 소액주주권 강화, 경영권 방어제도의 폐지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아이칸이 KT&G 공격의 무기로 삼는 집중투표제와 사외이사 선임권이 소액주주운동의 성과라는 점은 상식이다. ‘주식시장에 의한 기업지배’를 이상(理想)으로 간주하는 미국 시카고학파 재무이론(대리인이론)에 따르면 소액주주권 강화와 적대적 인수·합병(M&A) 활성화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효과를 준다. 소버린과 아이칸의 사례에서 보듯 경영권 인수 위협은 그 성공 여부를 떠나 위협 자체만으로도 주가를 폭등시키는 까닭에 건전한 투자자들도 그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적대적 M&A에 노출된 것은 KT&G만이 아니다. 유력한 대주주가 없는 포스코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외국인지분제한(49%) 폐지를 요구받고 있는 KT도 대상이 될 수 있다. 총수의 지분이 적어 계열사 지분으로 간신히 그룹구조를 유지하는 재벌도 계열사 의결권 제한, 출자총액제한 등으로 위협을 받을 것이다. 일부 시민단체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정부는 삼성 등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며, 그것은 편법 상속을 정당화하려는 재벌의 억지 주장이라고 말한다. 단 비난을 받았던 소버린의 SK 공격은 예외라고 한다. 시카고학파 재무이론의 신봉자인 이들은 공정거래법 강화를 통해 적대적 M&A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재벌의 도덕적 해이를 억제하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한다. 즉 이들은 적대적 M&A의 활성화를 위해 온갖 규제완화 제도의 도입을 요구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선 삼성 등 특정 재벌에 대한 적대적 M&A는 불가능하니 염려하지 말라며 상황을 호도하고 있다. 재벌의 편법상속 문제는 분명히 단죄되고 경영 투명성도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개방된 자본시장과 미국식 기업지배구조가 정착되는 현실이 적대적 M&A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칸이 매각을 요구하는 한국인삼공사는 KT&G의 미래사업이다. 그런데도 적대적 M&A가 과연 국민경제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나. 이는 향후 논쟁의 포인트다. 참여연대 김우찬 교수 등은 이미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발언했다.KT&G, 삼성 사태를 맞아 우리 사회와 학계는 더 이상 이 논쟁을 회피하지 말아야 한다. ■ “주주중시 경영·우호세력 영입을”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 칼 아이칸, 그는 누구인가?아이칸은 1979년부터 다양한 적대적 M&A 방식을 창안하며 M&A 교과서를 장식한 인물이다. 자산매각, 주당 수익증대, 자사주 매입, 배당 증대 등의 수단을 주로 사용한다. 그가 KT&G에 3명의 사외이사 임명을 요구한 이유는 KT&G의 주가가 자산가치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KT&G가 주주를 중시하는 경영을 하면 주가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KT&G는 전세계 담배회사 중에서도 매출총이익률이 40∼60%대로 수익성이 높은 기업이다. 매각 가능한 알짜 자산도 많이 갖고 있다. 인삼 부문의 상장이익뿐 아니라 보유 부동산의 개발이익도 상당할 것이다. 이같은 구조에선 M&A 전문가들이 LBO(차입으로 100% 지분매수)와 같은 손쉬운 방식으로 기업을 매수해도 자산매각을 통해 조기에 부채를 갚을 수 있다. 지분구조도 외국인 지분율이 61.78%에 달해 그 일부와 연합하면 경영진의 대거 교체도 가능하다. 아이칸이 진행중인 ‘타임워너 결전’도 마찬가지다. 지분 3%를 매집한 아이칸은 회사를 4개로 분할하고 200억달러(20조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주가치가 400억달러(40조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주가는 50% 상승한다는 것이다. 아이칸은 파슨스 회장 등 현 경영진이 비전도 없이 재벌체제에 안주하면서 과도한 비용을 발생시킨다고 비난하고 있다. 결국 경영진이 압력에 굴복해 출판사업부를 매각하자 주가는 정말 올랐다. 우량 자산을 다량 보유했음에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이 적대적 M&A의 대상이다.M&A 압력은 방만한 경영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다. 엔론 회계 부정사태 이후 세계는 강력한 최고경영인(CEO)보다 강력한 이사회를 선호하고 있다. 이사회는 주주이익에 문호를 개방하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기관투자가협회, 연금기관, 헤지펀드 등이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들도 유능한 경영진을 선임하고, 높은 주가를 실현하는 주주중시 경영을 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이 활력을 찾도록 해야 한다. 재벌은 독립경영, 중립적 이사회 구축으로 수익성 제고 및 주주 권익보호를 추구해야 한다. 경영권 방어전략으로 기관투자가 등을 우호세력으로 영입해야 한다. 이것이 적대적 M&A 압력을 이겨내는 정공법일 것이다. 정리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기업사냥꾼’ 대책 기업만의 일 아니다

    KT&G가 칼 아이칸으로부터 경영권을 위협받는 가운데 ‘경영권 방어’가 주총시즌을 맞는 재계의 화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경영권 목적의 외국인 지분 5% 이상 상장사는 109개라고 한다. 이들 기업은 외자(外資)가 마음만 먹으면 경영권을 흔들 수 있어 비상사태나 다름없다. 만일의 경우 국부의 유출도 우려된다. 그런데도 일부 기업은 경영권 방어전략 수립에 태만하거나, 아예 무방비로 노출된 곳도 있다고 한다. 당국도 상황만 주시할 뿐, 무대응으로 일관해 걱정스럽다. SK사태 때 소버린은 2년 4개월만에 1조원의 이익을 챙겨 떠나면서 큰 상처를 남긴 바 있다. 국경이 없는 자본시장에서 ‘기업사냥꾼’들의 이같은 행태는 보편화된 지 오래다. 설마하고 방심하다가는 언제 어디서 공격받을지 모르는 게 요즘 경영환경이다. 그렇다고 이익을 좇는 외국자본을 무턱대고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기업보호장치 마련에 소홀한다면 살아날 기업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물론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는 기업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투명경영에 힘쓰는 게 우선이다. 당국도 뒷짐지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게 아니라 뭔가 대책을 찾아봐야 한다. 영국은 1주로도 거부권이 가능한 ‘황금주 제도’로 국부 유출을 막는다고 한다. 미국은 전략 가치가 높은 기업을 ‘엑슨 플로리오법’으로 보호하며, 일본도 우호주주에게 주식을 발행하는 ‘포이즌 필’이란 방어장치를 가동 중이다. 이들 제도는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단점이 있으나, 정부 차원에서 선별 도입을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 기업보호를 기업에만 맡기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 소유구조 개선의 ‘덫’

    소유구조 개선의 ‘덫’

    칼 아이칸은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최고 전문가답게 사전에 꾸며진 ‘기업공략법’에 따라 KT&G에 치밀하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과 6개월전까지 ㈜SK를 틀어쥐고 있던 소버린 펀드를 빼닮은 꼴이지만 어느 면에선 더 교묘하다.KT&G 사태는 기업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독점적 대주주가 없기 때문에 도리어 투기성 자본의 먹잇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여서 파장이 예상된다.9일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아이칸 파트너스 마스터 펀드’는 지난 3일 KT&G의 지분 6.60%를 확보했다며 제2대 주주로 신고했다. ●4개월여간 은밀한 공략 준비 지분을 보유한 목적은 이사 선임 및 해임, 정관 변경, 회사 합병, 자산 처분 등이라고 밝혔다. 펀드의 정체와 관련해서는 카리브해의 조세회피지역 케이만 군도에 법인 등록을 한 사모투자조합으로, 순자산이 15억달러라고 신고했다. 칼 아이칸의 KT&G에 대한 공략은 지난해 9월28일 시작됐다. 아이칸은 이날 4만 7520주,29일 1만 4200주,30일 10만 1980주 등 올 1월9일까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70일 동안 조금씩 주식을 사들였다. 나중에 아이칸과 연합전선을 편 헤지펀드 ‘하이리버’도 아이칸과 같은 날 주식 매집을 시작해 같은 날 매수를 그쳤다. 또다른 연합세력인 ‘스틸파트너스’도 45일 동안 몇만주 단위로 사들였다. 칼 아이칸은 지난해 말 KT&G에 ▲부동산 매각 ▲자사주 소각 ▲한국인삼공사의 증시상장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펀드의 지분은 칼 아이칸 3.83%, 하이리버 0.96%, 스틸파트너스 1.81%였다. 아이칸은 급기야 최근에는 KT&G 경영진에게 자신들이 내세운 사외이사 3명의 인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미 고수익 보장 아이칸 펀드는 ▲고배당 요구 ▲무상증자, 유상감자를 통한 투자금 회수 ▲구조조정 ▲자산매각 등 더욱 노골적으로 KT&G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KT&G의 9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6명은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3월 주주총회에서 6명 중 3명을 아이칸측이 장악할 경우 ‘현 경영진이 주주이익에 소홀하다.’며 퇴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상황에 따라서는 최대주주인 프랭클린 뮤추얼(7.15%)과 제2의 연합을 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분율은 13.75%가 된다. 현재 프랭클린 펀드는 KT&G 경영진 편에 있다. 하지만 미국 타임워너에 대한 공격에서 칼 아이칸과 손잡고 있어서 언제 돌아설지 모른다. 신뢰를 유지해도 KT&G 경영진은 안심할 수 없다. 아이칸 펀드는 과거 소버린과 달리 KT&G를 흔드는 이유로 ‘주주의 실익보장’을 내세우고 있다.49.34%에 달하는 외국인 소액주주 등이 아이칸의 논리에 솔깃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이유다. 소버린은 아이칸과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면서도 ‘지배구조 개선’ 등 명분론에 치우쳐 다른 주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주총 표 대결에서 실패했다. ●자본시장 개방론의 모순? 아이칸 펀드가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해도 새로운 압박카드를 내놓으며 주가부양의 재미를 볼 수 있다.KT&G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이후 26.0% 올랐다. 이로 인해 아이칸 펀드는 이미 1418억 3900만원의 미실현 이익을 올렸다. 소버린도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했지만 주가 시세차익 8000억여원, 환차익 1316억원, 배당금 수입 485억원 등 약 1조원의 돈을 챙겨 한국을 떠났다. KT&G는 1999년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을 잘게 분산시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증권선물거래소로부터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기업사냥꾼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되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포스코도 최대주주가 지분 5.72%를 지닌 외국계 얼라이언스캐피털매니지먼트다. 국내 대주주는 SK텔레콤으로 지분이 2.85%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 전체 지분은 69.02%나 된다.KT도 최대주주인 브랜디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지분이 7.85%이지만, 국내 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은 3.38%에 불과하다. 국민대 경제학부 정승일 교수는 “자본시장 완전개방을 추구하는 쪽이 초래한 최악의 결과”라면서 “공기업을 민영화하더라도 유럽식의 ‘황금주(단 1주로 이사회 의결권을 보유한 주식)’를 도입해 투기자본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종남 기획국장은 “5%룰(지분 5% 이상 매입시 신고)을 강화해 단기수익을 노린 자본은 아예 5% 이상을 매입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미리보는 올 주총] KT&G-아이칸 ‘표대결’ 관심

    [미리보는 올 주총] KT&G-아이칸 ‘표대결’ 관심

    올해 정기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뭘까. 상장·등록사들이 오는 13일 넥센타이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들어간다. 지난해에는 참여연대의 맹활약과 SK㈜-소버린자산운용의 주총 표대결이 눈길을 끌었지만 올해는 KT&G와 세계적 기업사냥꾼인 칼 아이칸의 주총 승부가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참여연대가 주요 대기업의 주총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일부 기관 투자가들은 이번 주총에서 거수기 역할 대신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혀 주목된다. ●조용한 주총(?) 올해 주총은 예년에 비해 조용할 것 같다. 참여연대가 지배구조와 오너가(家)에 문제가 있거나 소액주주를 무시한 대기업들을 타깃으로 삼아 주총장에서 해마다 ‘시시비비’를 따졌지만 올해는 ‘법’으로 해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최근 삼성전자와 두산, 현대자동차,SK㈜ 등의 주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삼성전자는 올해 새로운 이슈가 제기된 것이 없고 지배구조나 대선 비자금 등 다른 문제는 이미 다 알려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주총 참석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면서 “그러나 이사 재선임 문제 등에 대해서는 고발과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004년과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해 삼성카드 증자 참여와 불법 대선자금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반면 기관 투자가들은 주총장에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내비치고 있다. 배당에 만족하며 거수기 역할에 그쳤던 예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미래에셋과 한국투신 등은 주주가치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밝혔으며, 국민연금 등도 주주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KT&G VS 칼 아이칸 올 주총시즌의 관전 하이라이트는 단연 KT&G. 최근 경영참여를 선언한 칼 아이칸측은 6일 KT&G에 사외이사 후보 3명을 추천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사외이사 9명 가운데 3분의1을 내 사람으로 심겠다는 것이다.KT&G측은 이와 관련,“대주주인 칼 아이칸의 요구는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요건을 고려하면 아이칸측의 경영 참여 시도가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한다.KT&G의 지분구조가 표면적으로 취약해 보이지만 경영권을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자사주(9.6%)를 포함한 KT&G의 우호지분은 30% 안팎이다. 한편 넥센타이어는 정기주총 시간을 앞당기며 7년 연속 주총 1위를 사수했다. 넥센타이어는 오는 13일 오전 9시30분에 개최 예정이던 주총을 30분 앞당겨 9시에 연다고 이날 정정 공시했다. 이유는 넥센타이어보다 30분 앞서 주총을 열겠다는 기업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넥센타이어는 지난해까지 6년 연속으로 상장·등록된 1000여개 12월 결산법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사냥꾼/우득정 논설위원

    세계적 기업사냥꾼인 미국의 칼 아이칸이 KT&G의 지분을 대량 매집해놓고 경영참가를 선언하면서 재계가 긴장하고 있다.3년 전 SK㈜의 주식을 대량 매입한 뒤 2년 4개월 동안 경영권 분쟁을 벌이다가 막대한 시세 차익을 챙기고 손을 턴 소버린자산운용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칸은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고 있는 미국의 월가에서도 ‘상어’라는 별명처럼 악명높은 적대적 인수·합병(M&A) 전문가다. 지난 20여년 동안 미국 TWA항공사를 비롯해 철강회사 USX, 자동차회사 GM, 세계 최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등이 공격의 표적이 됐다. 이렇게 해서 벌어들인 돈이 90억달러를 웃돈다고 한다. 그는 경영권 참여 외에 자사주 매입 소각, 유휴자산 매각 등 주가부양조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가장 전형적인 사냥기법이다. 요구에 불응하면 지분의 62%에 해당하는 외국인 투자자들과 연합해 경영권을 빼앗을 수 있다는 위협도 바닥에 깔고 있다.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민영화된 공기업인 KT&G로서는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경영권 위협을 통해 주가를 잔뜩 끌어올린 뒤 ‘먹튀’하겠다는 속셈을 알면서도 절차상 법적으로 하자가 없으니 하소연할 곳도 마땅치 않다. 외환위기 이후 자본시장이 급격히 개방되면서 국내 상장주식의 40%, 코스닥 등록주식의 14%가량을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투명성이 상대적으로 뒤진 코스닥시장의 경우 50여개 우량기업의 2대 주주가 외국인이다. 그러다 보니 올해 외국인 주주들이 배당으로 챙긴 몫이 1조원을 넘는다. 한편에선 외국인의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금 수탈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는 등 이중적인 잣대가 횡행하는 이유다. 지금 세계 각국은 ‘5%룰 강화’를 비롯, 기업사냥꾼 취득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독약처방’, 기존 대주주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황금주’ 도입 등 헤지펀드의 발톱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사냥꾼의 탐욕을 꺾기엔 역부족인 것 같다. 글로벌 잉여유동성은 굶주린 독수리처럼 상공을 맴돌다가 먹잇감이 포착되는 순간 사정없이 낚아채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유능한 최고 경영자(CEO)는 능숙한 사냥꾼이면서 동시에 빈틈없는 수호자도 돼야 하는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오너家 총수들 이사 재선임될까

    주총 시즌이 다가오면서 오너가(家) 출신 최고경영자(CEO)들의 등기이사 재선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또 이사회 독립경영의 ‘바로미터’인 신규 사외이사 면면에도 눈길이 간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8일 열릴 정기주총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그동안 이사선임에 적지 않은 문제를 제기했던 참여연대가 이번 주총엔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혀 ‘조용한 주총’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장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이사들에 대해서는 주총 표 대결보다 고발과 소송이 훨씬 효과적”이라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는 예전처럼 주총장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재웅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오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윤 변호사는 대전고검 차장 검사 출신이다. 정귀호 법무법인 바른법률 고문 변호사와 황재성 김&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은 임기가 만료됐지만 재추천했다. 정 변호사는 대법원 대법관 출신이며, 황 고문은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지냈다.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INI스틸, 현대파워텍의 등기이사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다음달 기아차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돼 정기주총에서 재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아버지와 함께 기아차 주총에서 재선임을 앞두고 있다. 정 사장은 2003년 기아차 등기이사로 새로 선임됐고 지난해 대표이사로 올라섰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2005년 등기이사로 재선임됐기 때문에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 ‘분가설’이 계속 나도는 SK그룹에서는 최신원 SKC 회장이 이번 주총에서 재신임 절차를 밟는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소버린자산운용과의 표대결에서 승리해 등기이사 재선임에 성공했다.4개의 대표이사직과 3개의 등기이사직을 맡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도 이번 주총 시즌에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아시아나레저 등 4개 계열사에서 등기이사 재선임에 나설 예정이다.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펀드 열풍으로 본 한국과 일본

    펀드 열풍으로 본 한국과 일본

    올해 우리나라에서는 적립식펀드의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반면 일본에선 적립식과 반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분할식펀드’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내년에 국내에도 노후 자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 연금 형식인 분할식펀드가 새삼 주목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적립식펀드의 판매 잔액은 11조 6099억원으로 9월말(10조 2404억원)에 비해 무려 1조 3695억원이나 증가했다. 적립식펀드의 월 판매증가액은 지난 4월 5790억원에서 6월에는 3930억원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8월(7380억원)부터 증가폭이 커지면서 올해 주가지수의 상승의 1등 공신이 되었다. 적립식펀드 계좌수도 지난 3월 233만여개였으나 지난달 말에는 500만개를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이로써 주식 관련 금융계좌수는 총 2500만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동인구가 2300만인 점을 감안할 때 성인 한 사람당 1개 이상씩의 주식계좌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분할식펀드는 금융사에 목돈을 한꺼번에 맡긴 뒤 투자수익을 매월 연금식으로 나눠받는 펀드다. 매월 일정액을 불입하면서 원금을 키우는 적립식과는 반대 구조라 할 수 있다. 또 적립식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이 주식인 것과는 달리 분할식펀드는 미국과 유럽에서 발행하는 국채에 주로 투자한다. 적립식이 수익성을 추구한다면, 분할식은 안정성을 중시한다. 분할식펀드는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순자산액이 14조 4000억엔(130조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적립식펀드의 10배를 웃도는 규모다. 대표적인 펀드는 국제투신의 ‘글로벌 소버린’으로,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규모가 4.8조엔(43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선 단일 펀드의 자산액이 1조원을 넘은 예가 없다. 분할식펀드는 국내에도 지난 2003년 잠시 소개된 적이 있으나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지금은 ‘한화팝콘채권1’이라는 펀드 1개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분할식은 은행금리가 연 1%도 안되는 일본의 초(超)저금리 상황에서 목돈이 있는 노년층이 돈을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상대적으로 인기를 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내에선 목돈마련을 원하는 젊은층이 적립식에 몰렸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주식형과 함께 채권에도 분산투자하는 혼합형 펀드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양한 펀드가 나오면 펀드시장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을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산운용협회 노영주 대리는 “노후자금에 대한 관심이 분할식, 채권형 등 다양한 펀드의 수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