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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들 불길 잡은뒤 철수 지하카페 3명 사상

    【광주=김수환 기자】 소방관과 경찰이 진화작업을 마치고 철수했다가 주민의 신고를 받고 다시 출동,3명의 사상자를 찾아내 인명구조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1일 상오 3시40분쯤 광주시 남구 봉선동 지하 1층 카페 「카루소」에서 불이나 손님 유정기씨(40·광주시 동구 충장로 3가)와 종업원 이현숙씨(32·여·광주시 남구 주월동)가 연기에 질식돼 숨지고 주인 현순경씨(29·여)가 중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으나 중태이다. 불은 30여평의 주점 내부를 모두 태우고 1시간만에 꺼졌다. 불이 나자 소방관과 경찰이 곧바로 출동해 50여분만에 불길을 잡았으나 지하계단에 쓰러져 있던 유씨 등 사상자를 발견하지 못하고 철수했다가 카페건물 1층에서 지업사를 운영하는 강상수씨(56)의 신고로 다시 출동해 사상자를 찾아냈다. 강씨는 『소방대원과 경찰이 철수한 뒤 가게를 살피던중 현씨의 신음소리를 듣고 내려가보니 출입문 뒤쪽 화장실과 계단에 유씨 등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이에대해 광주 서부소방서 관계자는 『불을 끈뒤 지하카페를 몇차례 수색했으나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산불 소방대 창설하자/황석현 논설위원(서울논단)

    올해는 유난히 산불이 잦고 그 피해도 엄청나다.지난 23일 경기도 동두천 야산에서 일어난 산불은 7명의 귀중한 목숨을 단숨에 앗아간 끔찍한 참사로 이어졌다.같은날 강원도 고성군 죽변산 계곡에서 발생한 산불은 사흘만인 25일 하오에야 겨우 불길이 잡히기는 했으나 3개면에 걸쳐 3천여㏊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가옥과 축사등 1백35개의 건물을 불태웠다.이 때문에 61가구 1백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동두천 산불과 고성 산불은 산불피해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들이다. 산불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90년 71건에 불과했던 산불이 93년 2백26건,지난해에는 6백30건으로 늘어났다.불과 5년 사이에 9배나 증가한 것이다. 올들어서는 26일 현재 4백94건의 산불이 일어나 지난해 봄철 발생건수를 이미 넘어섰다.산불의 건당 피해면적도 늘어나고 있다.80년대에는 산불 한건의 피해면적이 평균 1㏊였으나 90년대 들어서는 20배가 넘는 23㏊나 된다. 해마다 산불발생건수와 피해면적이 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추세라고 할 수도 있다.지금 우리나라 산에는 30년 이상의 수림이 우거져있어 자연발화의 가능성이 많아졌을 뿐 아니라 대형화된 요인도 안고 있기 때문이다.산불 발생요인이 늘어나면 그 대비책도 다양해져야 한다. 그러나 산불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전문인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진화장비도 원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산불이 났을때 관할 행정관청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는 것은 이때문이다.불길을 잡는데 필수적인 진화장비와 인명보호장비도 없이 맨손으로 뛰어들었다간 애꿎은 인명피해만 내기 십상이다. 산불이 나면 TV화면엔 으례 헬리콥터가 떠 진화작업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그러나 산림청 산불진화용 헬리콥터는 20대밖에 없고 그나마 50%만 가동되는 실정이다.동력펌프,등짐펌프,동력롭등이 동원되기도 하지만 아직도 낫,괭이,갈퀴같은 원시적 장비의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내무부는 최근 산불예방과 초동진화를 위해 지방행정기관의 행정력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이에따라 산림공무원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고 산불취약지구 입산통제,조기발견·조기신고체제 강화등 나름대로의 대책을 세워놓기는 했다.그러나 지금과 같은 열악한 장비와 부족한 인력으로 이런 대책들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수 있을지 의문이다. 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등산·행락·성묘객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나는 산불이 45%나 된다고 한다.한마디로 기초질서 위반이 산불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따라서 국민의 산행질서를 바로잡는 것이 산불예방을 위한 일차적인 과제다.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효율적인 산불대책이다.산불이 일어났을때 조기진화할 수 있는 전문요원을 대폭 늘려야 하고 장비 현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미국·일본등 선진외국에서는 국립공원마다 산불전문 소방대가 있다.우리도 이제 예산타령만 할것이 아니라 산물전문 소방대를 운영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그러기 위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전문인력과 함께 예비군과 민방위대원들을 상시동원할 수 있는 이원체제를 갖추어야 한다.또 외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산불진화 자원봉사대의 결성도 서둘러야 한다.장비의 현대화도 시급하다.우선 진화용 헬리콥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산림이 울창하고 산세가 험할뿐 아니라 농촌인력 동원이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진화성능이 뛰어난 첨단 헬리콥터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산불진화와 확산방지를 위한 임간도로도 요소요소에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귀중한 자산인 산림을 잿더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불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자산은 푸른숲과 맑은물등 깨끗한 자연환경뿐임을 새삼 깨달아야 할 때다.
  • 산불 사흘째… 임야 1천만평 피해/고성일대

    ◎군·경 1만여명 철야진화/이재민 61세대 1백87명 발생/가옥포함 건물 1백35동 소실/최 강원지사 재해지역 지정요청 【고성=조성 호기자】 강원도 고성군에서 3일째 계속된 산불은 3개면 16개리 3천여㏊를 태워 막대한 피해를 내고 25일 하오 현재 토성면 도원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큰 불길은 잡혔다. 이번 산불로 가옥 78채를 비롯한 축사 등 건물 1백35동이 소실됐고 61가구 1백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소·닭 등 가축 3백마리가 불에 타 죽었다.또 군인관사 9채와 군용 통신케이블 2㎞가 소실됐다. 25일 새벽 불길이 새로 옮겨붙은 도원리,선유실리,학야2리에서는 27가구 주민 80여명이 잠자다 맨 몸으로 긴급 대피했다. 경찰은 전체피해액을 20억원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산불은 이날 낮 거센 바람을 타고 죽왕면 가진리에서 북족 향목리 방향,간성읍 탑동리에서 진부령 방면인 흘2리 방향,토성면 도원리에서 잼버리수련장이 있는 성대리 방향 등 3개 방향으로 각각 번져나가다 하오 4시20분쯤 도원리를 제외한 2개 방향의 큰 불길은 일단 잡혔다. 고성군은 이날 상오 6시부터 경찰·군용 헬기 20대와 소방차 50여대,의용소방대원 2천여명과 공무원·경찰 등 모두 1만여명의 인원을 동원,진화작업을 폈다. 한편 최각규 강원지사는 이날 현장을 방문한 이수성 총리에게 재해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주택피해자를 위해 농촌주택융자금지원을 정부에 요청키로 하고 벼농사를 위해 육묘상자 1천3백20개와 종자 2백㎏을 지원키로 했다. 대한적십자사 강원지사도 쌀과 라면,모포 등이 들은 구호배낭을 이재민들에게 지급했다. 피해지역 대부분은 검은 숯덩이로 변했으며 아직도 매캐한 연기가 계속 나와 전쟁터를 연상시켰다.또 불탄 집에서 가재도구라도 꺼내려던 주민들은 참혹하게 변한 마을모습에 넋을 잃었다. 일부주민들은 올 농사를 위해 만든 못자리로 달려 갔으나 그 곳도 모두 타버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산불진화 왜 늦어졌나/항공장비 부족… 산세험해 인력투입 한계/건조한 날씨에 강풍겹쳐 불길 크게 번져 강원도 고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3일 동안이나 완전히 진화되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진 이유는 장비부족·강풍·건조한 날씨·험한 산세·전문인력부족 등이 원인이다. 그동안 경찰과 군용 헬기 10대 등 모두 20대의 헬기를 현장에 투입했고 의용소방대 2천명과 공무원·경찰 등 모두 1만여명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피해범위는 생각보다 확산됐다. 이는 우선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다 방향도 시시각각 변했기 때문이다.화재 현장 부근에는 초속 30m의 강풍이 계속 불었고 바람의 방향도 북동∼북서∼남동풍으로 변해 속수무책이었다. 산불이 나면 산림청 헬기를 지원받을 수밖에 없으나 강원도에는 진화용 헬기가 1대도 없고 진화장비도 뒷불정리용에 불과했다.고성군의 경우도 동력펌프 6대,등짐펌프 2백24대,동력톱 7대,불갈퀴 등 진화도구 1천2백41개 등 장비가 겨우 1천5백43개였다.1만명이 넘는 동원인력중에는 군병력이 5천명,민방위대원이 1천2백여명,공무원 5백60명,주민 6백명 등 대부분 산불진화에 미경험자들이고 소방관이나 의용소방대원은 2천여명뿐이었다. 더구나 이번 화재는 급경사 등 지형이 험한데서 발생,개인장비보다는 헬기 등을 이용한 진화작업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어서 동원인력은 진화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와 함께 대형 산불에 대한 대비책에도 한계를 드러냈다.초기진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장비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이는 엄두도 못냈고 산림청에 지원을 요청한 헬기도 격납고가 서울에 있어 현장에 도착하는 데만 최소한 1시간30분 이상 걸려야 했다.〈곽영완 기자〉
  • 갑자기 닥친 역풍에 질식 참변/동두천 산불

    ◎날씨 건조해 불길 급속 확산/미군 사격훈련중 불씨 번져/야산 5천여평 태우고 진화 【동두천=박성수·김태균·강충식 기자】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공무원과 공익요원 등 7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23일 하오 2시35분쯤 경기도 동두천시 걸산동 미 2사단 켐프 케이시와 켐프 호비 사이 야산에서 산불 진화작업을 하던 동두천시 산림계장 이강욱씨(38)와 공익근무요원 6명 등 7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지고 공익근무요원 김원기씨(21)는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숨진 이씨등 27명은 이날 화재신고를 받고 현장에 달려가 몇개 조로 나뉘어 초기진화작업을 폈다.그러나 불길이 강하게 번지고 심한 바람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이계장은 산 계곡쪽에서 동료 7명과 함께 불길을 잡다가 갑자기 불어닥친 역풍으로 불길이 뒤쪽에서 번져 불길에 포위된 상태에서 연기에 질식돼 쓰러지면서 그대로 불에 타 숨졌다. 경찰은 미 제2사단 503보병대 1대대 C중대 소속 미군들이 연막탄 사격훈련 중 불씨가 옮겨붙어 산불이 난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불이 난 곳은 미군 탱크사격 연습장으로 최근 인근의 탱크사격장 확장문제와 관련,반대하는 주민과 미군측이 갈등을 빚어온 곳이다. 불이 나자 미군헬기·펌프차등과 소방대원·주민 등 1백50여명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폈으며 불은 야산 5천여평을 태운뒤 하오 6시쯤 꺼졌다. 숨진 이계장은 지난 77년 6월 산림직 9급으로 포천에서 공무원생활을 시작,지난해 1월 계장으로 승진해 동두천시 산림계장으로 근무해왔으며 가족으로는 조모(88)·노모(63)와 부인(37) 남매(11·9)가 있다. 한편 동두천시는 이날 하오 시청 제2회의실에 사고수습대책본부(본부장 방제환 시장)를 설치,희생자들의 사후대책등을 논의했다. 사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곽정근(21·동두천시 상패동 53의13) ▲박영선(21·〃 보산동 305)▲박종석(21·〃 동안동 245의85)▲김동완(23·〃 생연3동 628)▲윤상희(21·〃 내행동 400)▲김태훈(22·〃 생연 2동 678) ◎이총리,수습만전 지시 이수성 국무총리는 23일 경기 동두천에서 산불진화 작업중 7명이 희생된 사고와 관련,이인제 경기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희생자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표하고 부상자 치료등 수습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 사망 150명으로 늘어/비 디스코장 화재

    【마닐라 AFP AP 연합】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쪽 케손시에 있는 오존 디스코장에서 19일 0시30분(현지시간)께 화재가 발생,최고 1백50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고 관리들이 밝혔다. 디스코장의 한 경비원은 불이 났을 당시 2층 건물을 사용하는 디스코장에 3백여명이 있었으나 출구가 하나밖에 없어 절반 밖에 빠져 나오지 못했다고 경찰에 말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사망자의 다수가 졸업 축하모임을 갖던 학생들이었다면서 불에 탄 사체들이 뒤엉킨채 처참하게 건물안에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자원봉사활동을 폈던 한 소방대원도 1백50구의 사체를 보았다고 말한 것으로 현지 라디오방송이 보도했다. 화재가 난 오존 디스코장은 한 곳 뿐인 출입구가 협소한 데다 춤을 추는 플로어에서 출구까지 가는 복도도 멀어 희생자가 많았다고 목격자들은 말했다.
  • 산불 조심(외언내언)

    우리는 해마다 엄청난 산불피해를 입고 있다.지난해의 산불피해면적은 1천7백52ha.서울 남산만한 크기의 숲이 4개나 불에 타 사라졌다고 한다.많은 묘목을 심는 것도 필요하지만 귀중한 산림자원을 산불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이 3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3개월동안 전국 16개 국립공원 2백13개 등산로 가운데 1백21개 등산로를 전면폐쇄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이 조치에 불만을 터뜨리는 등산객들도 많겠지만 우리의 산림자원을 우리 스스로 보호한다는 뜻에서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산은 극심한 겨울가뭄으로 바싹 메말라 있다.기상청은 봄철에도 가뭄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보하고 서울·경기·충청·영남·호남지방에 건조주의보를 발령했다.이럴때 어느 한 곳에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산 전체로 번지기 십상이다.전북지방의 경우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40여건의 산불이 잇따라 일어나 4억여원의 피해를 냈다. 산불은 대부분 사소한 부주의에서 발생한다.산림청 분석에 따르면 등산·행락·성묘객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일어나는 산불이 36%나 된다.89년부터 5년동안 경찰청이 살펴본 산불발생원인도 등산객 실화 47%,논·밭두렁 실화 23%,성묘객 실화 6% 등으로 나타났다.한마디로 기초질서 위반이 산불의 주요원인이 되고 있다. 국민들의 산행질서를 바로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효율적인 진화대책 마련도 시급하다.산불이 일어났을 때 조기진화할 수 있는 전문요원을 대폭 늘려야하고 헬리콥터와 동력펌프등 장비 현대화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선진외국과 같이 산불전문 소방대를 운영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진화요원의 확충과 장비 현대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그래야만 대형 산림피해를 막을 수 있다. 우리 모두의 귀중한 자산인 산림을 잿더미로 날려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산불 조심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제레미 리프킨 사회평론가/미 네이션지 기고(해외논단)

    ◎정보화시대 실업문제 어떻게 해결할까/자동화 가속… 시장·정부의 고용주역할 한계/환경단체 등 「시민 섹터」가 고용창출 나서야 전 산업의 자동화추세로 인한 실직·고용문제가 이미 여러나라에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일의 종말,시장이후 시대의 여명」이란 책을 쓴 미국의 사회평론가 제레미 리프킨은 「공민단체의 촉진」을 이의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미 진보적 주간지 「네이션」에 실린 그의 「정보화시대의 공민사회」를 요약한다. 세계는 지금 정보화 혁명의 신기술들로 인해 「노동,일」의 의미가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다.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사람들을 대신하고 있는 컴퓨터,로봇,첨단통신술 등의 신기술은 공학적,경제적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정치나 국민의 의미에 관한 기성관념을 근본부터 흔들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30년 사이 제조업 인구가 전 취업자의 33%에서 17%로 줄어들었다.그러고도 제조업 총생산량은 증가일로를 걸으면서 제조업 세계최강의 위치를 줄곧 유지해 왔다.미국내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자꾸 줄어들자 이를 값싼 해외노동시장,외국의 경쟁력 탓으로 돌리는 게 지난 80년대의 일관된 풍조였다.그러나 최근들어 경제학자들부터 생각을 바꾸기 시작했다.저명한 폴 크루그먼(스탠포드대),로버트 로런스(하버드대)교수는 『산업시대에선 자동화 때문에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지난 50·60년대 한때 풍미했던 견해가 외국 경쟁력 때문에 제조업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현재의 일반적인 생각보다 진실에 더 가까워 보인다』고 광범위한 자료를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자동화신기술은 인간노동력에 대한 필요를 감소시켜 앞으로 10년내 미국 제조업 종사자는 12% 밑으로 떨어질 것이며 20 20년에는 전 세계를 통틀어 단 2%만이 공장에서 일을 할 것이다.공장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은 서비스 분야에서 새 직장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경제학자들과 정치가들은 이제까지 생각해 왔다.그러나 지금 서비스 분야도 자동화가 차근차근 진행되면서 이곳 역시 일자리수를 줄이고 있다.이처럼 제조업,서비스가 같이 자동화하자 정보 초고속도로등 최첨단 지식산업에 대규모 새 일자리 창출의 기대가 모아졌다.그러나 지식산업은 본래가 엘리트분야여서 첨단기술 도래로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명을 수용하기에는 너무도 좁은 산업이다.실상 대량노동력에서 소수정예 고용으로의 변동이 기존 산업시대와 새 정보화시대의 일을 구별짓는 징표인 것이다. 그러면 갈수록 자동화되는 세계경제 추세에서 노동력이 필요없거나 쓸모가 축소되는 수백만명의 근로자는 어디로 가야 하고,국가는 이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주당 근무시간 줄이기,교대근무제 등이 고안되고 있으나 미봉책에 불과하다.선진국에서조차 경제적 위기가 생기면 으레 민간기업 중심의 시장과 정부등 두곳을 유일한 해결사로 쳐다보기 마련이었다.그러나 현재 시장경제는 영구고용의 보장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으며 정부도 마지막으로 기댈 고용주로서의 전통적 역할에서 후퇴하고 있다.이제 처음으로 돌아가 사회를 다시 보아야 한다. 미국 예를 들자면 정치가들은 정부와 시장이 양극단에 있는 스펙트럼으로 미국 전체를 분할하는 버릇이있다.그러나 시장,정부 및 공민(시빌)의 세발로 된 정족으로서 사회를 생각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것이다.첫째발은 시장 자본을,둘째발은 공공 자본을,그리고 세째발은 사회적 자본을 창출한다.이 3개발중 가장 오래되고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덜 인식된 것이 제3의 섹터(분야),공민 분야다. 미국의 경우 지난 2백여년에 걸쳐 이 섹터는 아메리카의 공통적 경험을 일구는데 커다란 일을 했다.초중 및 대학교,병원,사회봉사조직,우애친목회,여성클럽,청소년조직,민권운동기구,사회정의단체,보존·환경단체,동물애호단체,연극장,오케스트라,미술관,도서관,박물관,시민협회,공동단체개발기구,마을협의회,의용소방대,자치순찰대 등이 모두 제3섹터에 속한다.이 비영리조직은 지금 1백40만개에 달하며 총 자산합계가 5천억달러(한국GDP 4천억달러)를 웃돈다.세계에서 G­7에 속한 일곱나라만이 이들의 지출 총액보다 많은 국내총생산액을 기록할 따름이다.비영리 공민단체는 이미 미국내총생산액의 6% 이상을 점하고 있으며 전 취업자의 10.5%에게 일자리를 주고 있다.나아가 이 공민분야에 수백만의 새 일자리를 창출할 조건은 충분히 갖춰져 있다.새 하이테크의 시장경제가 산출하는 부의 일정분에 세금을 매겨 이를 비영리단체에 돌리면 되는데 이때 생기는 일자리는 결코 실직자를 억지로 고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어느 분야보다 양질의 일터인 것이 바로 이 섹터에서 긴요한 사회적 자본이 산출,축적되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자본주의 국가에서 정치는 시장과 정부 사이에 적당한 균형잡기라고 말할 수 있다.지금까지의 양자 구도에 제3의 요인이 가세하면 이때의 삼자간 균형잡기 정치는 양극단 모델의 현 정치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제3의 공민섹터에 참가하는 국민은 공동사회 봉사와 사회적 자본 창출의 중요성에 대한 신념을 공유하고 있어 이 공통의 가치관이 공동의 목표로까지 승화될 경우 분명 정치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것이다.
  • 난지도 불 나흘째/유독가스 계속 확산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 내 자원재생공사 재활용공장의 대형 쓰레기 야적장에서 발생한 불이 나흘째인 16일 새벽까지 계속됐다. 마포소방서는 불이 오래도록 계속되자 15일부터 이웃한 5개 소방서로부터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아 소방차 42대와 포클레인,불도저 등 중장비 22대,소방대원 2백70여명을 동원하는 등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야적장에 쌓아둔 냉장고,소파,세탁기,매트리스 등의 소재인 우레탄,석면,플라스틱,합성섬유 등이 타면서 발생한 일산화탄소,아황산가스 등 다량의 유독가스와 악취가 서풍을 타고 인근 성산동,망원동 일대로 퍼져 주민 수만명이 연일 고통을 겪었다.마포소방서에는 주민들의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 경마장 대피소동을 보고/차재호서울대심리학과교수(기고)

    ◎우리사회 「신뢰의 끈」 약한 탓 일요일인 11일 서울근교 과천경마장에서 2층 화장실 앞에 비치된 분말소화기가 갑자기 분출하는 바람에 이를 폭발사고로 오인한 관람객 1천여명이 급히 대피하려고 서두는 판에 대혼란이 일어나고,이 와중에 1백여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2층에는 3만여 관람객이 있었으나 분말소화기 근처의 1천여명이 비상구를 통해 급히 탈출하려고 좁은 계단에서 뒤엉키고,마구 밀어대며 나가는 바람에 관람객들이 넘어지면서 밟히고 한 것이다.일부는 계단 난간에서 1층으로 뛰어 내리면서 골절상을 입기로 했다고 한다. 이런 사고는 세계 도처에서 흔히 있는 일이지만 이번 사고에서 보인 시민들의 행동을 놓고 항간에서는 요즘 한국인의 불안한 심리 또는 질서의식의 결여를 나타내는 사건으로 해석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은 많은 사람이 집결하고 위험을 내포한 장소에서 으레 일어나게 마련이다.사람들은 위험한 사태가 일어날 것을 알면 도피구를 찾는데 폐쇄된 공간에는 대개 한번에 많은 사람이 탈출할 만큼 큰출입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대개 그런 시설의 출입구는 평상시에 질서있게 차례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나갈 수 있는 그런 공간밖에 지니고 있지 않다.따라서 위급한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들면 자연히 병목현상을 빚게 되어 있다. 심리학에서 이런 상황은 「도피공황」이라 부르기도 하고 「상호의존적 도피」라고 부르고 있다.미국에서도 1903년 시카고의 이로쿼이스 극장에서 화재가 났는데 극장측은 관중을 진정시키려 했지만 전기가 나가고 무대 뒤에 화염이 넘실거리는 것이 보이게 되자 관중은 무작정 출구로 쏠렸다.일부 관중은 타 죽고 일부는 밖으로 뛰어내리면서 길바닥에 추락해 죽었다.그러나 희생자의 다수는 순전히 밟혀 죽었다.계단이 구부러지는 목에는 사람들이 1백50㎝ 높이로 쌓였다 한다.이런 사람무덤 속에서 목숨을 건진 사람이 한두명 있었지만 나머지는 시체로 발견되었다.시체들은 옷이 찢겨나가 있었고 어떤 경우는 뼈에서 살점이 떨어져 나간 경우도 있었다.이 사고에서는 소방대가 신속히 반응해 불을 10분만에 껐지만 6백명이상의 사망자를 내고 말았다. 이런 사고는 질서의식이나,사회풍토나,사람의 불안감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앞서 말했지만 상황구조가 사람으로 하여금 소·돼지처럼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 이같은 사고를 막으려면 이런 특수상황에서 일어날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해가 앞서야 하고 이같은 예상상황에 입각한 대처방안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우선 이번 사고를 놓고 볼때 관중에게 소화기 분출사고가 났다는 사실과 인명에 전혀 위험이 없다는 사실을 알렸어야 한다.그러나 이런 방송이 사태가 벌어진지 15분이 지나서야 나왔다는 것이 문제이다.물론 이런 사건은 우연히 터지는 것이기에 미리 대비한다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현장에 가깝게 있던 어떤 직원 한사람이라도 빨리 군중을 진정시키는 일을 했다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이런 경우에 시간이 절대 중요하다.시간을 놓치면,그리고 혼란이 일어난 다음에는 아무리 설득을 해도 사람들은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또 군중들의 경영자에 대한 신뢰가 이런 사고의 관리에서는절대 중요하다.이런 사고는 평소에 쌓아두어야 하는 것이지 일시적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만일 위험한 일이 일어났을 경우,희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은 도피구를 알려주고 질서있게 행동하면 모두가 피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요소요소에 직원이 나가 사람들의 흐름을 조절하고 이끌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화재라면 연기가 가득한 혼란한 상황에서 안내자가 잘 눈에 띄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사고를 보면서 「질서의식」을 들먹이는 구태의연한 습성을 버려야 한다.이런 것은 집단역학이란 사회심리학의 분야에서 과학적으로 다루는 문제이므로 이런 분야의 지식을 사회가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광명 중앙상가 큰 불/2명 중태·둘 부상

    ◎점포 1백25개 피워 70억 피해/경찰,전신주 변압기 누전으로 발화 추정 31일 상오 8시 25분쯤 경기도 광명시 광명3동 중앙상가 건물에 원인 모를 불이 나 점포 1백25개,1천4백여평을 모두 태워 70여억원의 재산피해(상인들 추산)를 낸 뒤 3시간 30분만에 진화됐다. 이날 불로 김복희씨(50·여·광명3동)와 김씨의 딸 어경숙양(14·여)이 온몸에 화상을 입고 인근 광명성애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으나 중태다.이경섭씨(40·상인) 등 2명은 경상을 입고 연세정형외과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불이 나자 구로·안양·안산소방서 소속 소방관 및 의용소방대원 등 5백여명과 소방차 55대가 동원,진화작업을 벌였으나 지물포와 옷가게 등 인화성이 강한 품목을 취급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유독가스가 많이 새어나온데다 시장내 소방도로가 좁아 진화하는데 애를 먹었다. 불이 난 시간이 영업시작 전이라 다행히 인명피해는 크지 않았다. 불이 난 것을 처음 본 김종탁씨(57·뉴스타 양화점 운영)는 『상가 좌측 통로로 통하는 셔터문을 열어 보니 실내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신주와 붙어있는 중앙상가 2층 좌측 모퉁이 점포부근에서 불길이 솟았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전신주의 변압기에서 전기누전이 발생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불이 난 중앙상가는 85년 8월 완공된 연건평 1천4백여평규모의 지상 2층·지하 1층 건물로 보험에 가입돼 있다.
  • 김해시 신어산에 불 강풍타고 계속 번져

    【김해=이정규 기자】 26일 하오 3시30분쯤 경남 김해시 삼방동 신어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하오 10시 현재 임야 7㏊를 태우고 부근 야산으로 번지고 있다. 불이 나자 경남도 소방본부 소속 헬기 3대와 소방차 10대 소방대원·공무원·주민 등 1천여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건조한 기후에다 강한 바람까지 불어 불길을 잡지 못하고 인근 대동면 야산쪽으로 확산되고 있다.
  • 어느 소방관의 순직/서울 송파소방서 김성중 경방

    ◎지하 1층서 진화작업중 넘어져 질식 참변/“누구보다 책임감 강했는데”… 동료들 눈물 화재진압에 나선 소방대원이 연기에 질식돼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상오1시쯤 서울 송파구 삼전동 모범이삿짐센터에서 일어난 불을 진화하던 서울 송파소방서 소속 김성중(26·송파구 송파동 39의8)경방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김경방은 위험한 건물 지하 1층에서 진화작업을 벌이다 장애물에 걸려 넘어지면서 얼굴에 쓰고 있던 산소마스크가 벗겨지는 바람에 자욱한 유독가스에 질식돼 변을 당한 것. 김경방은 부인 박오례씨(25)와 지난해 10월 결혼,딸 선희양의 백일을 불과 13일 앞둔 상태였다. 부인 박씨는 김경방이 안치된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의료원 영안실에서 『결혼하고 나서도 바쁜 업무로 가족과 함께 지낼 시간이 없어 항상 미안해 했다』며 『전날 아침 출근하면서 딸의 볼에 얼굴을 비비더니 마지막 보는 줄을 알고 그랬나보다』고 오열했다. 동료 소방관들은 『김경방은 화재진압에 누구보다도 적극적이었다』며 『이날도 「지하에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화재현장에서는 가장 위험한 지하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며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김경방은 전남고를 졸업하고 군복무를 마친 뒤 지난 91년12월부터 소방대원으로 일해왔다.
  • 터키에 강진… 1백여명 사망/일엔 군발 지진→대지진 공포

    ◎비 열대성 폴풍… 2백명 사망·실종 【이스탄불 AFP DPA 연합】 터키 서부에서 1일 하오(현지 시간) 리히터 규모 6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적어도 1백여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터키 관리들이 밝혔다. 관리들은 이날 하오 5시57분(한국시간 2일 상오 0시57분)에 이스탄불에서 남동쪽으로 4백50㎞ 떨어진 아프욘주의 디나르를 진앙지로 한 진도 6의 강력한 지진이 발생했다면서 현재 사망자가 1백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보이며 매몰자들이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현재 디나르시는 붕괴된 다수의 건물에 많은 사람들이 매몰돼 있으며 전화와 전기는 물론 무선교신도 차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터키 정부는 이번 지진과 관련,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현재 각지의 의료진과 소방대원들이 지진 피해현장으로 급파되고 있다.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도쿄에서 1백50여㎞떨어진 이즈반도의 군발 지진이 2일에도 계속되면서 대형지진의 전조가 아닌가 하는 지진공포가더욱 증폭되고 있다.
  • 전국 2천여곳 복구 “구슬땀”/민·관·군 50만명

    ◎중장비 동원 제방 보수/침수도로·고수부지 청소 한창/시민공원 복구 6개월 걸릴듯 27일 태풍 재니스가 지나가면서 연 5일째 계속된 폭우가 멈추자 전국 2천여곳에서 물난리를 수습하기 위한 복구작업이 일제히 펼쳐졌다. 중앙재해대책본부는 이날 호우피해 복구를 위해 군·관·민 총동원령을 내리고 이달까지 복구작업을 완료키로 했다. 서울을 비롯,유달리 수마의 상처가 깊었던 충남·경기·강원지역 등에서는 주민을 비롯,공무원·소방대·민방위대원·예비군 등 모두 50만여명이 복구작업에 나섰다.또 행정기관 및 군부대가 보유한 굴삭기·덤프트럭 등은 물론 민간업체의 중장비 1천여대를 동원,농경지에서 물을 빼고 도로·집 등을 보수했다. 보건 당국에서는 긴급 방역활동에 나섰고 한국전력·가스안전공사가 나서 전기와 가스시설을 점검·보수했다. 또 가전사들은 피해지역에 순회 서비스반을 보내 파손되거나 물에 젖어 고장난 가전제품들을 무료로 고쳐주기도 했다. 피해가 가장 컸던 충남도에서는 이날 예비군·민방위대원·공무원·주민 등 24만여명이 물난리 뒷수습에 구슬땀을 흘렸다. 범람한 삽교천 주변의 홍성·예산·당진·보령 등 9개 시·군에서 일제히 벌어진 이날 복구작업에는 중장비 3백여대와 덤프트럭 60여대,양수기 등 모두 5백여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여주군을 비롯,남양주·구리·부천·오산·평택 등 9개 시·군이 극심한 침수 피해를 입은 경기도에서도 모두 18여만명이 복구에 나섰다.또 중장비 3백여대가 투입돼 침수된 1만여㏊의 농경지 등에서 물빼기 작업을 벌였고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국도 42호선 등 도로보수 작업에 온힘을 쏟았다. ◎철도·도로 복구 순조/철도­충북선 제외한 전노선 소통/도로­불통 52곳중 33곳 보수 끝나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로 불통됐던 철도와 도로가 빠른 속도로 복구되고 있다. 27일 건설교통부와 철도청,서울시 등에 따르면 경부선 철도운행이 중단되는 등 최악의 마비 상태를 맞았던 전국 주요 철도와 도로망은 충북선 철도를 제외하고 28일 새벽까지 임시복구가 끝나 소통이 재개됐다.그러나 완전 복구는 내달 2일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철도청은 지금까지 내린 폭우로 전국 7개노선 39곳에서 탈선사고와 노반유실등의 피해가 발생,이 가운데 36곳은 복구가 끝났으며 충북선 3곳의 복구작업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도로유실,산사태,낙석 등으로 전국의 국도 52개 지점에서 교량이나 도로가 피해를 입었으나 이 가운데 33곳의 복구가 끝났다.
  • 폭우에 아파트 붕괴 위험/서울 도곡동 주공

    ◎2개동 지반 50m 무너져/1백20가구 4백여명 긴급대피/지하기둥 노출… 가스 누출대비 응급조치 24일 하오1시25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도곡주공아파트 32동에서 33동에 걸친 50m가량의 남쪽지반이 집중호우로 10m가량 밑으로 무너져 아파트 지하기둥이 드러나는등 붕괴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 사고로 32동과 33동 1백20세대,4백여명의 주민이 인근 현대체육관으로 긴급 대피,수용됐다. 이날 사고는 밤새 내린 빗물이 아파트 남측 시멘트지반에 스며들어 지반이 10분간격으로 두차례에 걸쳐 침하되면서 발생했으며 무너져 내린 토사 더미가 아파트 아래 대도국민학교와 중대부속중학교 신축공사장을 덮쳐 공사장인부 5∼6명이 긴급대피했다. 사고가 나자 119소방대원,가스안전공사 직원등 50여명이 현장에 나와 아파트 붕괴위험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으며 가스밸브를 잠그고 무너져 내린 토사에 비닐을 씌우는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경비원 정석원(47)씨는 『상오10시쯤 산비탈위에 위치한 33동쪽 지반이 폭 10㎝,길이 1m가량 갈라지기 시작했으며 계속된 비로 하오1시가 넘어서자 32,34동의 흙더미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씨(40·여)는 『갑자기 「쉬」하면서 가스 새는 소리가 나고 집이 심하게 흔들리면서 흙이 무너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 급히 대피했다』고 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93년 가을 폭우가 쏟아졌을때도 이 아파트 34동쪽 지반이 침하돼 주민들이 대피소동을 빚은 적이 있으며 최근에는 지난해 봄부터 시작된 중대부중 공사로 소음과 함께 유리창이 흔들릴 정도의 심한 진동으로 구청에 여러번 진정을 내기도 했었다는 것이다. 지난 77년 6월 매봉산기슭에 준공된 이 아파트는 노후화돼 곧 재건축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 삼풍참사 구조 자원봉사자 현장증언 토론회

    ◎콘크리트더미속 “살려달라” 애원 아직도 생생…/장비부족·체계없는 구조활동에 아쉬움/늦게 도착한 구조대 생색내기에 실망도 삼풍백화점 붕괴참사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벌였던 민간인 자원봉사자 10여명은 24일 하오 2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에서 열린 「삼풍사고 현장증언 토론회」에 나와 당시의 처참한 상황과 지휘 체계 및 장비의 미비 등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민간자원구조단」(단장 고진광·40·호산실업대표)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곽정호(44·사진관경영)씨는 『사고직후 현장에서 중앙엘리베이터로 들어갔는데 콘크리트 더미에 다리가 깔린 한 남자가 손을 잡고 살려달라고 애원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2차 붕괴가 우려된다며 지휘본부에서 철수지시를 내려 2차례나 손을 뿌리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그 사람은 그 곳에서 숨지고 말았다』며 체계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당국을 원망했다. 용접 절단공이 필요하다는 방송을 듣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육광남(44·건축업)씨는 『현장에 있었지만 경찰의 제지로 작업에 투입되지 못한 민간인 용접공들이 많았다』면서 『이들이 투입됐더라면 부진했던 지상 잔해수거작업이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특히 사고직후 80여명을 구조하는 활약을 보였던 정제훈(33·식당업)씨는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 소방구조대가 도착하지 않아 함께 있던 민간인 6명과 장비도 없이 청진기를 들고 수 작업으로 흙을 파내 생존자들을 구출했다』면서 『뒤늦게 도착한 군,경찰,소방대 등이 생존자 쟁탈전을 벌이는 바람에 병원 후송이 지연되는 것을 봤을 때는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 잠결 매캐한 연기…현관문 잠겨“발동동”/기술학원 화재 생존자 증언

    ◎화장실서 소리지르다 정신잃었어요 『탈출하려고 유리창을 깼지만 쇠창살을 뜯어낼 수가 없어 비명만 지르다 정신을 잃었어요』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 화재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구조된 윤모양(15·경기 성남시 수진2동)은 끔찍했던 순간을 이렇게 돌이켰다. 21일 상오 2시10분쯤 윤양은 『불이야』를 외치는 옆방 선배 원생의 다급한 목소리에 잠이 깼다.그러나 화재를 알리는 경보음은 들리지 않았다. 이불과 장판 등이 타면서 생긴 연기와 유독가스로 복도는 물론 방안까지 이미 자욱해진 상태였다.기숙사 2층 15호실에서 자고 있던 윤양은 필사적으로 탈출구를 찾았으나 창문은 굳게 잠겨있었다.하는 수 없이 수건으로 대강 입을 막고 1층 사감실 옆에 있는 현관문으로 달려갔으나 이 역시 언제나처럼 굳게 닫혀있었다.유리창을 깨뜨리려 여러차례 어깨로 부딪쳤으나 너무 두꺼워 끄떡도 하지 않았다. 본능적으로 물을 찾아 2층 화장실로 몸을 피했다.화장실에는 2층에서 자고 있던 50여명의 원생들이 몰려들어 어느새 아수라장으로 변해있었다.다급해진 원생들의 『살려달라』는 비명과 기침소리,몸부림으로 아비규환이었다.다시 화장실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지만 화장실 안쪽으로 여는 구조인데다 워낙 사람이 많아 열 수가 없었다. 이때 다급해진 한 원생이 유리창을 깨는 모습이 연기사이로 희미하게 보였다.그러나 유리창 뒤에는 두꺼운 쇠창살이 버티고 있었다.여럿이 달려들어 뜯어내려 했지만 가냘픈 10대 소녀들로서는 무리였다.자포자기 상태가 된 윤양은 20여분동안 화장실에 갇혀 비명만 지르다가 끝내 실신하고 말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동수원병원 응급실이었다.상오 2시50분쯤 소방대원들에게 극적으로 구조된 것이다.윤양은 그래도 부상이 가벼운 쪽에 속했다.어렵긴하지만 그나마 당시의 상황을 얘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일 이 학원에 들어온 윤양은 『그동안 너무 엄격한 생활통제와 벌칙 때문에 달아나고 싶은 생각이 여러번 들었다』며 『탈출을 막기 위한 쇠창살만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동료들이 숨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원생 방화사건 왜 일어났나/또 다른 「여자 교도소」… 죄수 취급 불만/외출 등 금지… 원생들끼리 구타 빈번 경기여자기술학원 기숙사 방화 참사는 평소 학원측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극히 통제된 생활에 불만을 품은 원생들이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원생들은 10개월의 교육기간 동안 단하루의 졸업여행 말고는 한차례의 외출·외박도 허용되지 않는데다 날마다 하오 7시부터 다음날 상오 7시까지(동절기는 7시30분) 기숙사 출입문이 바깥에서 굳게 잠긴 가운데 「죄수」나 다름없는 생활을 해왔다.정해진 규율에 따라 밤마다 9시에 점호를 받았고 학원측이나 같은 원생들사이에도 구타가 공공연하게 횡행했다. 또 부모가 순수하게 교육을 위탁한 비교적 「건전한」 원생과 윤락녀 출신의 원생사이에 크고 작은 충돌이 잦았지만 학원측에서 이를 무시하고 통제에만 급급해 일부 원생들이 학원측에 대한 불만을 면회온 가족들에게 털어놓기도 해 이미 많은 문제점이 외부로 노출된 상태였다. 학원측은 특히 1백37명의 원생가운데 윤락녀 출신은 7명밖에되지 않는데도 다른 원생들까지 모두 윤락녀를 대하듯 비인격적으로 취급하며 통제의 고삐를 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생들이 작성한 일기장과 서로 주고 받은 편지에는 『모든게 싫다.차라리 죽어 버렸으면…』『그저 눈을 감아 버리고 싶다』『부모에게 버림받은 나』『달아나고 싶다』는 구절이 곳곳에 씌여져 있어 평소 강압적이고 융통성없는 학원생활을 짐작하게 했다. 지난해 1월 교육기간단축과 구타근절등을 주장하며 방화와 함께 2명이 달아나고 4명이 구속된 것을 비롯,해마다 「탈출」 행렬이 2∼3건씩 끊이지 않았던 것도 개성을 무시한 통제위주의 비인격적 교육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참사 이틀전인 19일 담을 넘어 학원을 빠져나가려다 미수에 그친 6명의 원생들이 「1주일 유급」이라는 중징계를 받자 일부 원생들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와 이게 방화의 도화선이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 사감감금… 8개방 동시방화/기술학원 불

    ◎하루전 4개조 나눠 역할분담/원생들 쇠창살 잡고 “살려달라”/탈출구 못찾아 대부분 질식사 【용인=특별취재반】 경기여자기술학원 화재사건은 윤락여성과 함께 수용된 문제소녀들이 비인격적인 처우를 견디다 못해 집단으로 탈출하기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방화사건이었다.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은 21일 원생 이모양(16) 등 주동자 14명을 상대로 분산조사한 결과,이들이 범행 하루전인 20일 하오 2시 쯤 1층 9호실에 모여 ▲신호조 ▲출입문 유리창 파손조 ▲경비원 차단조 ▲방화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기로 하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이 학원에는 1백37명이 수용돼 있으나 8명만 윤락여성이고 나머지는 가정에서 위탁된 문제소녀들이었다. ▷발생◁ 21일 상오 2시 8분쯤 기숙사 1층과 2층 원생들이 사용하는 방 8곳에서 동시에 불길이 치솟으며 순식간에 건물전체로 번졌다.원생들은 방 가운데 이불 등을 쌓아놓고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여 이불에 불을 지르는 등 신호에 맞춰 불을 질렀다.일부는 기름을 사용했다. 불이 나기30분전인 1시 30분쯤 원생 4∼5명은 2층 사감실로 몰려 가 잠을 자고 있던 사감 박영희씨(56·여)를 이불로 덮어 씌우고 20∼30분 동안 집단 구타했다. ▷진화◁ 불이 나자 수원소방서와 용인소방서 소속 소방차 40대와 소방대원 2백 96명이 동원돼 진화작업을 벌였으나 2층 건물 1천 6백여평을 모두 태우고 1시간 30분만인 3시 30분쯤 완전 진화했다. ▷화재현장◁ 불이 난 기숙사는 연면적 5백44평의 2층 콘크리트 건물로 1·2층 침실 24개외에 예절실·주방·식당·양재실·한복실·세탁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최초 발화지점인 1층 4·8·9호 침실과 사감실,2층 12·14·19·20호실 등 8곳에는 이불과 담요 등이 불에 그을린채 쌓여 있었다. 또 복도와 침실 유리창 10여장이 깨져 있어 원생들이 탈출을 위해 발버둥쳤던 것으로 보인다.기숙사 건물 외벽이 온통 검게 그을린 가운데 30여명이 질식해 쓰러져 있던 2층화장실에는 원생들이 신고 있던 슬리퍼와 운동화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경찰수사◁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사감폭행조,방화조,청원경찰제지조 등 역할을 분담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1층 5호실 방바닥에서 「1,2층 다 도망가는데 갈거야.두시에 2층이랑 폰(인터폰이나 전화연락)친대」라는 메모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불을 지른 뒤 현관을 통해 달아나려 했으나 현관문이 잠겨 달아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망자 명단◁ ▲아주대병원(9명)=고해진(14·서울 양천구 신월3동),김영미(16·송파구 송파2동),홍지연(16·전북 부안군 부안읍 동죽리),박미자(17·서울 동작구 상도4동),강선화(17·서울 강동구 암사1동),이영진(나이미상·경기도 부천시 심곡동),이장경(18·서울 강남구 수서동),이정하(16·서울 성동구 성수1가),이연주(14). ▲동수원병원(9명)=이경아(17·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서경화(16·서울 서초구 서초3동),박지예(15·서울 강서구 공항동),최명숙(15·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우정덕(15·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신미희(14·경기도 평택시 지산동),권미성(16·경북 포항시 해도2동),김미란(16·서울 강남구 수서동),황수정(13·주소미상).▲성빈센트병원(3명)=배정희(17·전북 김제군 황산면 쌍감리),김지은(16·경기 성남시 중원구 금광2동),유진(14·서울 용산구 보광동). ▲수원의료원(9명)=이성아(17·경기도 하남시 덕풍2동),민혜경(16·서울 관악구 봉천8동),권선임(18·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신흥2동),양승심(16·주소불상),김희재(16·서울 관악구 신림5동),윤여경(20·서울 도봉구 수유5동),배지혜(17·서울 관악구 신림7동),이정숙(18·서울 성동구 성수2가),이혜미(13). ▲용인세브란스병원(2명)=김효숙(15),이자옥(16). ▲오산도인병원(5명)=사은혜(16·안양시 동안구 달안동),이경림(34·부산시 동래구 연산3동),정선아(17·서울 은평구 갈현1동),성현숙(16·서울 강북구 우이동),최정은(16·용인군 모현면 초부리).
  • 알제리회교도 집중 추적/「지하철테러」 파리 표정

    ◎“몽파르나스 테러 10년만에 또 악몽재현”/소방관­경찰 등 구조­복구작업 질서정연 프랑스정부는 파리시내 중심가인 생 미셸 도시고속전철(RER) 지하철역에서 25일 발생한 열차 폭탄테러범을 색출하기 위해 모든 수사력을 동원하고 있다. ○…프랑스경찰은 일단 이날 사고가 알제리 회교 근본주의자 등 전문테러범들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 경찰은 또 최근 핵실험계획에 반대하는 집단의 소행이거나 보스니아사태와 관련해 서방의 강경조치를 촉구하고 있는 프랑스정부에 항의하는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관련자들의 범행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수사. ○…프랑스는 지난 86년 파리 몽파르나스 폭탄테러사건이 일어난지 10년만에 또다시 겪은 폭탄테러의 「악몽」에 몸서리. 특히 파리시민들은 이번 사건이 시내 중심지에서 불특정다수를 겨냥해 일어났다는 점에서 제2의 테러 가능성에 불안해 하는 표정. ○…사건이 일어난 셍 미셸 고속전철역 주변은 희생자를 치료하고 후송하느라 아수라장.경찰과 소방대원 3백여명은 사건발생 30분만인 하오 6시 현장에 출동,역주변의 한 카페를 임시치료소로 사용하면서 부상자들을 치료했는데 평소 비상사태에대한 준비가 잘돼 있어선지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질서정연한 모습. ○…목격자들은 『전철이 역구내에 들어서는 순간 열차 가운데 칸에서 폭발이 일어난뒤 화재가 나면서 검은 연기와 화약냄새가 진동했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 전문가들은 『범인은 4㎏짜리 폭탄을 시한장치를 해 전철안에 놓고 한 정거장전에 미리 내린것 같다』고 관측. ○…사고현장에는 자크 시라크 대통령,알렝 쥐페 총리,장 루이 드브레 내무장관,장 티베리 파리시장등이 나와 부상자를 위로하고 철저한 범인색출을 지시.
  • 구난체계 재정비 시급/「삼풍」계기로 본 문제점과 과제

    ◎지휘체계 확립… 인력·장비 보완해야/일관성 없는 구조… 실종자 파악도 미흡/대형참사 효율적 대처위한 예산 뒷받침 절실 6·25전쟁이후 최악의 사고로 기록된 삼풍백화점 붕괴는 성수대교붕괴·대구가스폭발사고 등 수많은 재난을 겪고도 우리의 구난체계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일이 터지면 우왕좌왕하다 시간이 지나면 망각하는 전철의 연속이었다. 사고발생 24일째를 맞아 사고현장의 사체수습 및 잔해제거작업이 최종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23일 지휘체계 및 구난체제의 부재,허술한 실종자관리,부족한 인력·장비 등 구난체제의 문제점을 중간점검해 보고 과제와 교훈을 도출해 본다. ▷지휘체계의 분산◁ 서울시대책본부는 사고발생 5일이상이 지난뒤에야 현장을 어느정도 일괄해 통제할 수 있었다. 현장에 나간 소방본부·경찰·군 등은 초기에 자체 지휘체계에 따라서만 움직였고 서울시는 무능했다.특히 이들 사이에서는 정보교환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대책본부에서는 소방본부·경찰등에서 파견한 병력·장비등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정도였다.그만큼 인명구조도 더뎌질 수밖에 없었다. ▷민·관 협조체계부재◁ 사고초기 적극적으로 인명구조와 사고수습에 나섰던 자원봉사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대책본부와 잦은 마찰을 빚었다.처음에 자원봉사자들을 아무런 제한없이 구조현장에 투입했던 대책본부가 자원봉사자를 가장한 절도범 등으로 인한 문제점이 불거지자 비표를 발급하고 구조현장접근을 막는등 통제를 했기 때문이었다. 현장관계자들은 신속한 민·관 공조가 이뤄졌다면 부족한 인원과 장비속에서도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허술한 실종자관리◁ 사체발굴이 한창 진행되던 13일,그때까지 실종자수가 2백여명이라고 발표해왔던 서울시는 하루아침에 실종자수를 4백9명으로 두배이상 늘려 발표,실종자가족의 분노를 샀다. 실종자 신고접수창구가 서울시와 서초구청 두 곳으로 이분화돼 일어났던 이같은 어이 없는 착오는 대책본부가 얼마나 안이하고 무성의한 자세로 사고수습에 임했는가를 보여줬다. ▷부족한 인력·장비◁ 사고현장에는 소방대원 1만2천여명,경찰 3만4천명,군 1만1천여명 등 엄청난 인력이 투입됐다.그러나 정작 매몰지역에서 구조작업을 펼칠 수 있는 119구조대와 같은 전문인력은 태부족이었다. 전국의 22개 119구조대원 1백27명이 상경해 구조활동을 펴야 했다.서울의 구조대원은 1백65명에 불과했기때문이다. 복구장비역시 현대·대우·삼성등 7개 민간기업이 제공한 중장비 1천7백여대(연동원대수)가 이용됐으며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장비는 전무했다.가장 중요한 인명구조장비 역시 대부분 민간기업이 제공했다. 대책본부는 또 구조반원 및 실종자가족들에게 제공하는 음식까지 민간기업과 자원봉사자 등 외부 지원에만 의존했다.심지어 중장비 가동을 위한 기름도 민간기업으로부터 무상공급받았다. ▷응급구조체계 미비◁ 사고초기 현장에서 후송된 사체를 검안한 의사들은 아깝게 사망한 희생자가 많았다고 한결같이 지적했다.낙후된 응급의료체계때문이었다.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환자의 등급 분류없이 무조건 아무 병원으로 옮기는 바람에 구조된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었다.실제로 사고초기에 나온 많은 사체들은 조기에 응급조치를 받으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던 과다출혈에 의한 쇼크사·압사증후군·화상등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관성없는 구조작업◁ 대책본부는 사고후 5일이 지난 4일부터 포클레인등 중장비를 건물잔해제거에 대거 투입했다. 초기 사체발굴보다는 생존자구출에 주력하겠다며 수작업에 의존하던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지난 9일 최명석(20)군이 콘크리트건물더미에서 10일만에 극적으로 구조되자 대책본부는 다시 생존자구조쪽에 치중한다며 처음 방법으로 돌아갔다. 많은 구조요원들은 『대책본부나 소방지휘본부가 처음부터 중장비를 대거 투입,건물잔해를 과감하게 들어내고 생존자를 수색해나가는 방법을 썼더라면 더 많은 생존자를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대책본부측의 일관성없고 즉흥적인 조치에 불만을 표시했다. ▷과제와교훈◁ 재난의 효율적인 수습을 뒷받침하는 「재난관리법」이 최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삼풍사고에서 노출된 갖가지 구난·구조체계의 문제점을 교훈으로 삼아 자치단체장의 총책임아래 현장 구난활동을 소방관서의 최고 책임자가 총괄적으로 지휘토록 하는 것이 주내용이다. 그러나 대형 참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구난·구조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획기적인 예산지원등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이번 대책 역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의 되풀이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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