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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시민 ‘화성지킴이’로 나선다

    경기도 수원시민들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華城) 지킴이로 나섰다. 지난 1일 화성의 서장대가 방화로 소실된 사건이 계기가 됐다. 수원화성 관리를 담당하는 화성사업소는 10일 화성내 화령전에서 수원에 거주하는 시민 283명을 ‘화성지킴이’로 위촉하고 수원화성내 26개 목조문화재를 보호하는 임무를 맡겼다. 화성지킴이는 화성연구회 회원 20명, 무예24기보존회 회원 30명, 문화관광해설사 73명, 수원시 해병전우회 30명, 신한은행 수원지점 직원 40명에 화성 인근 11개 동 주민 90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무예24기보존회 회원들은 매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해병전우회는 자정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화성 성곽을 순찰하며 음주자의 방화행위 차단 등 화재예방활동을 벌이게 된다. 또 화성과 인접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평소처럼 화성에서 운동과 산책 등을 하다 화성내 목조문화재에 대한 방화 등 훼손행위를 발견시 즉시 소방서와 경찰서에 신고하고 훼손행위를 막는 역할을 맡는다. 특히 주민들 집에는 소화기를 1대씩 비치해 화재발생시 신속히 진화할 수 있도록 했다. 화성지킴이들에게는 모자와 순찰봉, 호루라기 등 순찰용품을 비롯해 화성지킴이 신분증이 지급됐으며 이날 위촉장을 받은 뒤 수원중부소방서 소방관들로부터 소화기 사용요령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화성지킴이로 나선 신한은행 수원지점 허순석(48) 지점장은 “수원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화성을 지키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며 “직원들과 함께 화성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연습하면 성난 불길 안 무서워요”

    “연습하면 성난 불길 안 무서워요”

    ‘아차’하는 순간, 안전사고로 사망하는 어린이들이 한해 1000여명에 이른다.2002년 1210명,2003년 1016명,2004년 891명이나 되는 어린이들이 교통사고나 추락, 익사, 화상 등으로 숨졌다. 사망자는 조금씩 줄고 있지만 전체 어린이 안전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소비자보호원 CISS(소비자위해정보감시시스템) 집계에 따르면,2004년 3345건이던 안전사고는 지난해 4040건으로 20% 정도 늘었다. 특히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집이나 보육시설 내에서 발생한다. 어른들의 부주의 탓이라는 얘기다. 아이 사랑은 어린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안전을 가르치는 일인 셈이다. ●위험대비 요령 체험교육 지난 3일 서울 염곡동에 위치한 소보원이 ‘특별한’ 손님 맞이를 위해 모처럼 한껏 단장을 했다. 색색의 풍선장식이 길목에서부터 눈길을 잡아 끌었고, 공터에는 대형 놀이기구 모양의 차량과 천막 등이 준비돼 있었다. “우와, 신기하다. 저거 타는 거예요?”인근 유치원에서 찾아온 어린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알록달록 그림으로 치장된 이동소방 안전차량에 쏠렸다. 소보원이 어린이 안전 체험행사를 위해 준비한 차량이었다. “이 차에는 불이 난 집이 들어있어요. 바닥도 흔들리고, 진짜 연기도 나요. 한 사람씩 들어가서 안전하게 밖으로 나오는 연습을 할 거예요.”“진짜 유독가스예요?”,“우린 일곱살인데….”아이들의 눈빛에 긴장감과 걱정스러움이 묻어났다. “진짜 가스처럼 만들었지만 몸에는 해롭지 않아요. 그래도 불이 났을 때처럼 소매 끝으로 코와 입을 막고 숨을 쉬세요.”소방관이 이끌자 아이들은 진짜 불이라도 난 듯 진지한 표정으로 차량 안으로 향했다. 뿌연 연기가 가득한 어둑한 내부에 들어서자 방문이 막아섰다.“불이 났을 때는 앞에서 문을 열면 안 돼요. 문 뒤에 숨어서 살짝 열어보고 불길이 없으면 나가세요.”설명대로 문을 열자 이제는 우르르쾅쾅 무너지는 소리가 귀를 때렸다.“으악, 무서워요.”“밀지 말고 천천히 벽을 짚으면서 밖으로 나가면 돼요.” 드디어 바깥으로 나오자 2층 높이의 차량 꼭대기.“전혀 안 무서워요. 탈출구 천 안에 들어가면 미끄럼틀 타듯이 바닥으로 쑥 내려가요.”높이가 꽤 높지만 예닐곱살 꼬마들은 무서워하기보다 신기해하는 표정이다.“와∼내려간다.”불길을 피해 땅으로 안전하게 대피한 아이들은 스스로 대견한 듯 박수를 치며 즐거워했다. 다음 코스는 안전이동체험. 대형 천막 속에 마련된 가상공간 안에서 안전하게 벽을 따라 대비하는 훈련을 받았다. 뿌연 연기와 벽이 곳곳에서 발목을 잡았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침착하게 움직였다. 함께 안전교육도 받고 위험한 장남감 전시행사도 둘러본 유치원 교사 이현하씨는 “꼭 필요하지만 평소에는 기회가 없었던 안전교육이었다.1시간 남짓한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몸으로 익힐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글 사진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북한산 큰 불… 정상으로 번져

    서울 북한산에서 원인 모를 불이 나서 밤새 진화 작업이 진행됐다. 28일 오후 8시45분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북한산 백련사 뒤 소기천 계곡 인근에서 큰 불이 나 임야 6000평 이상을 태웠다. 이 불로 소방관 300여명과 경찰 100명 등 750명이 동원됐으나 야간에 바람이 분 데다 불난 곳이 정상 부근이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방대는 정상 부근으로 향하는 불이 자칫 소방 인력을 고립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 발화 지점 밑에서 낙엽들을 치워 방화선을 구축했다. 야간이어서 소방헬기도 출동하지 못했다. 소방 관계자는 “소방관과 동원 인력이 직접 발화지점까지 걸어 올라가 낙엽들을 치우고 방화선을 구축하고 있다.”면서 “바람이 강하지는 않지만 정상으로 번지는 불을 쉽게 진화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 토익 만점 소방관

    소방관이 토익 시험에서 만점을 받아 화제다. 전남 담양소방서 장성 삼계 소방파출소 조현(34) 소방교는 지난달 26일 치러진 제159회 토익시험에서 만점인 990점을 받았다. 격일제로 근무하면서 2003년 말부터 시험준비에 들어가 하루평균 3시간씩 공부해 일궈낸 성과여서 더 값지다. 그는 2003년 10월에 본 토익에서는 680점,12월 840점, 올 2월 870점을 받을 정도로 일취월장해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한다. 1998년 전남대 공대를 졸업한 조씨는 2001년 6월 소방서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순천소방서에 있을 때 순천 남부교회에서 외국인 선교사들과 친하게 지내면서 영어에 취미를 붙였다. 빼먹지 않고 들은 교육방송(EBS)의 토익강좌가 만점을 받는 데 일등공신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장에 얽매이다 보니 집중력과 정보력이 떨어졌고 무엇보다 자신과의 싸움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오는 9월 미국 소방본부에서 치르는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4개월가량 미국에 머문다. 조씨는 “영어는 꾸준히 공부해야 실력이 늘고 무엇보다 흥미를 갖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담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회플러스] 소방관 화재진압중 추락 순직

    17일 오전 11시32분쯤 서울 강남구 신사동 H사 신축 사옥 공사장에서 진화 작업을 하던 강남소방서 소속 허재경(43) 소방교가 지하 1층에서 4층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3시쯤 끝내 숨졌다. 허 소방교는 이날 오전 11시22분쯤 이 공사장 지하 1층에서 난 불을 끄기 위해 소방관 85명과 함께 출동,10여분 만에 불을 모두 껐다. 이후 잔불과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둘러보다 참변을 당했다.
  • ‘소방직 노조’ 결성 움직임

    현행법으로는 금지된 ‘소방관 노조’를 만드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일고 있어 논란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소방직 공무원 K씨는 “현행 공무원노조특별법이 소방직 공무원의 단체행동권과 단결권을 박탈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17일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K씨의 대리인인 나라종합법률사무소 김경규 변호사는 “소방직 공무원들의 근로 3권 제한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단체행동권뿐만 아니라 단결권조차 박탈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그는 “소방직만 노조결성을 못하도록 막는 것은 평등의 원칙이나 근로자의 행복추구권에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 등 지역의 소방직을 중심으로 노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은숙 언론홍보국장은 “소방관 노조 설립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행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서 소방직은 검·경직, 교정직 등과 함께 노동조합의 결성·가입이 금지돼 있다. 직장협의회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다. 일종의 사용자인 정부에 목소리를 낼 창구가 아예 봉쇄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소방직 노조는 다른 특정직과 형평성 문제가 걸림돌이다. 조성혜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 “헌법 소원의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소방직에 단결권을 부여하면 경찰과 군인 등 모든 6급 이하 공무원에게 노조를 허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현재 소방직 공무원의 1인당 담당 인구는 평균 1700여명으로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의 600∼1000여명에 비해 월등히 높다.구조대원의 한달 평균 근무시간은 336시간, 실제 초과근무시간은 162시간에 이른다.하지만 수당이 지급되는 인정 초과근무시간은 평균 75시간에 그친다. 소방 파출소 근무자들은 “통계상으로도 최근 5년 동안 소방직 순직자가 직업군 가운데 가장 높은 56명으로 나타났다.”면서 “열악한 근무여건 등을 개선요구 등을 할 수 있는 노조설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노동기구(ILO)도 지난달 우리 정부에 ‘소방관이 스스로 선택에 따라 조합을 결성하고 가입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권고하기도 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정부 ‘ILO 권고안’ 거부

    정부가 “공무원에게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을 인정하라.”는 국제노동기구(ILO) 권고안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단 강경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올 가을 부산에서 열리는 IL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30일 “권고안이 지나치게 편파적이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답변서를 30일 ILO에 제출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권고안은 미국, 일본 등 노동 선진국들조차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사안”이라면서 “ILO 이사회에 파견된 국제 노동자대표들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무원노조가 아직 ‘장내’로 들어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ILO 권고안이 노동단체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전임자 임금을 노사자율로 결정하고, 소방관 및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가입을 허용하라는 ILO 권고를 환영한다.”면서 “정부는 즉각 권고안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노동부는 ILO에 적지 않은 ‘섭섭함’까지 느끼고 있는 듯하다. 오는 8월29일부터 9월1일까지 부산에서는 제14차 ILO 아시아·태평양 지역총회가 열린다. 이번 총회에는 ILO 사무총장을 비롯해 전 세계 43개국에서 6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정부는 노동행정 및 노사관계 발전상을 적극 홍보해 ILO 내에서 위상을 높이는 계기로 활용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노동부 국제협력국장 등 정부 대표단이 스위스 제네바의 ILO 본부를 찾아 총회 개최 협정서에 서명한 것이 지난 27일.ILO 권고안이 나오기 불과 이틀전이었다. 정부는 총회에 1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워놓은 만큼 그야말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꼴이 됐다는 것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ILO ‘공무원 파업권’ 권고

    국제노동기구(ILO)가 우리 정부에 공무원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 확대를 요구하는 권고문을 채택했다. 29일 노동부에 따르면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한국 정부에 공무원의 단체행동권(파업권)을 제약하지 말고,5급 이상 공무원과 소방관 등에도 단결권을 허용하라고 권고했다. 권고안은 ▲공무원 노조에 기업단위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전임자의 임금 지급 문제를 노사협상에서 결정하며 ▲필수공익사업의 범위를 축소할 것 등 9개 항을 담고 있다. 현재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제295차 ILO 이사회가 열리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공무원 노조에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인정해주고 있으나 단체행동권은 허용치 않고 있다. 또 6급 이하 공무원에게만 노조활동을 허용하고,6급 이하라도 소방관 등 특정직은 노조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앞서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은 지난 2월17일 공무원노조법이 공무원의 단결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정부를 ILO에 제소했다. 공노총 박성철 위원장은 “ILO의 권고는 직급별로 제한하거나 소방직의 가입을 제한하는 공무원법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당연한 결정”이라고 반겼다.박 위원장은 또 “ILO 제소와는 별도로 지난 2월13일 헌법재판소에 단결권을 제한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내용의 위헌심판청구를 해놓은 상태”라면서 “ILO 권고문을 헌재에 참고자료로 제출해 공무원법이 국제기준에도 맞지 않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도 “ILO의 권고에 따라 정부는 이제라도 조합원의 탈퇴 종용 등 불법행위를 중단하고 노동3권 보장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노사관계 로드맵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것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 인정받았다.”면서 “이번 권고는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유감의 뜻을 ILO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ILO가 회원국 사법부의 판단에 왈가왈부한 것도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번 권고는 국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도 있는 만큼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 8대 도시 집값 폭등… 흑인 중산층 대거 이동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미국의 중산층 가정이 대도시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2000∼2004년 샌프란시스코·뉴욕·보스턴·시애틀 등 8대 대도시에서 흑인 가정을 중심으로 아이를 둔 중산층이 사라졌다.1999∼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흑인 아동중 45%가 사라지면서, 전체 인구 중 15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현재 14.5%로 추락했다.유치원 등록률은 2001∼2004년 닷컴 열풍에도 불구하고 6% 포인트나 떨어졌다. 공립학교는 매년 1000명의 학생들이 전학을 가면서 지난 1월 14개의 학교가 문을 닫거나 통합됐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2000∼2004년 흑인 아동 8%, 백인 아동 4%가 각각 사라졌다. 이 도시 집값은 지난해에만 50%나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의 열차 운전사인 모니카 버튼은 딸, 두 손녀와 함께 16년간 살던 도시를 떠나 2004년 새크라멘토로 이사했다. 매일 254㎞를 운전해 출근해야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집값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중간 수준의 주택 가격이 78만달러(약 7억 8000만원)로 오르면서, 연간소득 5만달러 이상의 중산층도 도시를 떠난 것이다. 소방관, 경찰관, 구조요원, 간호사, 교사의 절반 이상이 도시 바깥 몬태나와 같은 교외에 살고 있다. 뉴욕·보스턴과 같은 동부 대도시도 마찬가지다. 중산층은 선벨트(sun belt)로 불리는 따뜻한 남부 지역으로 이주하고 있다. 때문에 시 공무원들은 미국 대도시가 이탈리아 베네치아처럼 장기 거주자나 가족은 없고 관광객만 들끓는 곳이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개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24세 미만을 위한 의료보험, 근로 가정을 위한 세액공제, 훌륭한 유치원 등을 만들었지만 가족들이 계속 도시를 떠난다.”고 토로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대구지하철 “휴~”

    8일 오후 2시11분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지하철 2호선 수성구청역 지하 2층 환기실에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작동, 역사 내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던 승객 수십명이 놀라 급히 대피했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역사 내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되자 소방차 40여대와 100여명의 소방관들이 현장으로 긴급 출동, 일대가 한때 큰 혼잡을 빚기도 했다. 특히 연기가 발생할 당시 범어역에서 수성구청역으로 진입하던 전동차 1대가 선로 위에 10여분간 서있다가 만일의 경우에 대비, 수성구청역 승강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했으며 후속 열차들도 인근역에 10여분간 정차해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공사 관계자는 “환기실 모터팬 과열로 연기가 발생하자 역무원들이 전원을 차단, 연기 확산을 막았으며 화재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밝혔다.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소방올림픽서 빛난 ‘119’

    국민들의 눈길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이탈리아 토리노에 쏠려 있던 그 시각, 지구 반대편 홍콩에서도 금메달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소방올림픽’으로 불리는 제9회 세계소방관경기대회가 그것. 한국의 명예를 걸고 각국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펼친 우리 119소방대는 동계올림픽보다 훨씬 많은 금메달을 수확했다.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2년마다 열린다. 올해는 지난달 15일부터 27일까지 13일 동안 38개국 5000여명의 소방관이 60개 종목에서 열전을 벌였다. 한국은 61명의 소방관이 참가해 15개 종목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23개를 따냈다. ‘보물찾기’는 ‘한국 대표선수단’에 4개의 금메달을 안겨준 메달박스. 주경기장인 ‘게임빌리지’를 출발해 200m 떨어진 번화가에서 가로수, 공중전화 등에 숨겨진 쪽지를 찾아낸 뒤 씌어있는 임무를 수행하고 주경기장을 돌아와 징을 먼저 치면 승리한다. 24일 오후에 열린 4인 1조 경기에서 프랑스 대표팀이 임무를 마치고 가장 먼저 주경기장에 도착했다. 채를 들고 다른 팀을 기다리는 여유를 부리며 한눈을 파는 사이 한국 선수가 재빨리 머리로 징을 들이받았다. 메달 색깔이 은색에서 금색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한국 선수단의 활약상은 현지 일간지에 소개되고, 몇몇은 홍콩방송의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다. 한복과 사물놀이도 눈길을 끌었다. 선수단과 동행한 소방방재청 여직원들은 한복 차림으로 개막행사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의 단아한 모습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여직원들은 사진을 함께 찍자는 각국 대표선수들의 요청에 식사도 제대로 못할 지경이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한국 119소방대는 이번 대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어 위기상황 대처능력을 세계에 과시했다.”면서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거리행진’ 부문에서 우승하는 등 민간 외교사절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자랑스러워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다중이용시설 안전실태

    서울 중랑구의 한 찜질방. 안전 교육 담당 소방관 3명이 안내 팸플릿과 모형 소화기를 들고 찾았다. “지금 바쁜 시간인데….” 찜질방 주인의 얼굴에는 귀찮은 기색이 역력하다.1000여평이 넘는 대형 찜질방에서 교육에 참석한 직원은 단 4명. 그것도 10여분 만에 끝났다. 중랑소방서 관계자는 “안전 교육이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찜질방들은 대놓고 ‘대충 하고 끝내자.’고 한다.”면서 “대부분의 찜질방은 안전요원이 없는 것은 물론 미로처럼 돼 있어 불이라도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대형 놀이시설과 찜질방,PC방, 고시원 등 신종 다중이용업소가 크게 늘고 있지만 안전 규제를 받지 않는 ‘안전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목욕탕 등 기존 다중이용업소의 사고도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언제든 대형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찜질방은 ‘안전사각지대’ 다중(多衆)이용업소는 글자 그대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목욕탕, 음식점, 유흥주점, 단란주점, 노래방 등을 뜻한다. 신종 다중이용업소는 기존 다중이용업소와 달리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소방법)의 규제를 받지 않아 완벽한 소방 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 신종 다중이용업소는 올해 1월1일 현재 전국적으로 2만 7000여곳. 이 가운데 찜질방은 867곳이다. 한때 1000곳이 넘던 찜질방은 영세업소가 정리되면서 조금 줄었으나 안전 사고는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찜질방과 목욕탕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는 모두 184건이다.2003년 91건,2004년 130건에서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다치는 사고가 전체의 70%인 133건, 나머지는 화상과 날카로운 물체에 다치는 열상 등이다. 특히 찜질방은 상당수가 안전지수 ‘제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2003년 소방방재청이 서울지역 대형 찜질방 20곳을 조사한 결과 ▲10곳은 안전요원을 배치하지 않았고 ▲7곳은 전기 배선이 노출된 상태였으며 ▲열원을 실내에 둔 12곳 가운데 11곳은 주의 표지를 부착하지 않았다. 더구나 정원을 통제하는 업소는 3곳뿐이었고, 식당을 운영하는 18곳 가운데 영업 신고를 한 업소는 9곳에 지나지 않았다. 절반 이상인 13곳이 술을 팔았지만 음주자의 출입을 통제하는 찜질방은 한 곳도 없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시설 및 설비 기준을 마련해 찜질방 인·허가제를 도입하는 한편 지방자치단체 등 행정기관의 시설·설비·위생 점검도 강화하는 조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안전불감증이 대형 참사 불러 지난 4일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의 캐리비언베이 6층 스파사우나에서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6명이 다치고 80여명은 수영복 차림으로 황급히 대피했다. 용인소방서가 추정하는 사고 시간은 오후 4시30분. 그러나 119신고는 오후 5시6분에 들어왔다. 그것도 신고한 사람은 이용객이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대응이 미숙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바로 119 신고를 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 사망자가 발생한 것도 아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신고하면 온갖 곳에서 걸려오는 전화로 일을 할 수가 없다.”는 해명 아닌 해명도 있었다. 에버랜드는 대피 방송도 하지 않았다.12분 뒤 ‘6층의 출입을 금한다.’는 안내방송이 고작이었다.1∼5층은 정상 영업을 했다. 소방 관계자는 “추가 붕괴가 일어났으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멀티플렉스 영화관이나 쇼핑몰 등 다른 대형 시설도 안전 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5일 밤 11시30분쯤 인천 부평구의 극장에 설치된 6m짜리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났다. 순식간에 3∼6층의 상영관 내부에 연기가 차면서 극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관람객 600여명이 긴급 대피했지만, 안내방송이 없었던 것은 물론 비상벨조차 울리지 않았다. 비상계단마저 터무니없이 좁았음에도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오로지 위급한 상황에서도 질서를 유지한 시민의식 덕택이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안전기준 불이행업소 인터넷 공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규제는 올해 크게 강화된다.‘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3월 임시국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를 통과하면 오는 5월30일부터 시행된다. 특별법은 다중이용업소를 ‘다수인이 이용하는 영업소 중 화재 때 인명피해의 우려가 높은 곳’으로 정의했다. 음식점과 노래방, 찜질방, 고시원, 비디오방, 산후조리원, 전화방 등 기존 다중이용업소에 신종 업소까지 법규 적용 대상에 포함시킨 것이다. 소방안전 교육과 소방 관련 시설 확충도 의무화했다. 먼저 영업주와 종업원은 소방서장 등이 실시하는 소방안전교육을 필수적으로 받아야 한다. 화재 등 재난이 발생했을 때 위기대응 능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또한 소방방재청 등은 화재에 따른 인명·재산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다중이용업소가 밀집한 건축물에 화재위험평가를 실시할 수 있다. 업소는 스프링클러 등 자동확산소화기, 비상방송설비, 피난안내도 등을 설치해야 한다. 폭 75㎝의 비상 계단도 필수 요건이다. 반면 안전관리 기준 등을 상습적으로 위반, 조치 명령을 받고도 이행하지 않는 업소는 인터넷 등에 이름이 공개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인·허가 기준에 방재 조항을 신설하는 등 관련 부처의 협조가 추가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있다. 구조상 특별법의 시행에 맞추어 규정대로 시설을 개·보수하기 어려운 건물도 많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공사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사처벌을 당하든지 법규에 맞는 건물로 이사하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는 불만도 나온다. 더구나 규정을 이행해야 하는 주체는 건물주가 아니라 세입자가 대부분이어서 공사가 가능한 구조의 건물이라도 반대에 부딪친다. 때문에 해당 업소들이 집단반발하는 ‘5·30 소방대란설(說)’이 나오기도 한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일단 새로 문을 여는 다중이용업소에 안전 기준을 철저히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또 “기존 업소가 기준을 지키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도 “인천 호프집 참사처럼 대피로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인명피해가 커지는 사례가 많은 만큼 엄격한 법 적용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협찬 : 대한손해보험협회, 한국소방안전협회, 한국소방검정공사
  • “세계 최강 119대원 되렵니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뿐 아니라 위험에서 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최강 소방관이죠.” 세계소방관경기대회는 2년마다 펼쳐지는 전 세계 소방관의 축제.9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는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홍콩에서 펼쳐진다. 대회 종목의 하나인 ‘최강 소방관 경기’는 소방관들에게 ‘꿈의 무대’다. 이 경기에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가는 ‘대한민국 대표선수’는 서울 마포소방서 노영필(35) 소방사와 경남 양산소방서 손정원(29) 소방교.15일 경기 남양주시 중앙119구조대에서 만난 이들은 자부심이 가득했다. 두 사람은 ▲호스를 연결하고 20m를 이동하는 ‘호스끌기’ ▲6㎏ 망치로 상자를 50차례 때린 뒤 80㎏짜리 마네킹을 45m 끌고가는 ‘장애물코스’ ▲사다리나 로프로 20m 높이의 건물 벽을 등반하는 ‘타워 코스’ ▲15층 고층 건물의 계단 오르기 등 4단계 난코스를 극복해야 한다. 홍콩 대회에는 60개국에서 온 1만여명의 소방관이 60개 종목에서 겨룬다. 한국은 10개 종목에서 48명의 선수단이 참가한다.2004년 영국 쉐필드 대회에서는 금 10개, 은 14개, 동 8개의 빛나는 성적을 거뒀다. 노씨와 손씨는 지난해 서울과 경남의 ‘최강 소방관’으로 각각 뽑힌 뒤 전국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두 사람이 근력과 스피드, 순발력을 모두 필요로 하는 최강 소방관 경기의 전체 코스를 완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20여초. 손씨는 “산소호흡기와 헬멧, 방수복 등 17㎏의 장비를 지녀야 하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면 대부분 쓰러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 경기는 소방관들의 일상적인 구조 작업의 연장이다. 호스 끌기는 진화 작업, 계단 오르기는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춘 고층 빌딩에 인명구조를 위해 빨리 오르는 것과 같다. 대회 코스는 서구의 화재현장을 모델로 하고 있어 두 사람의 수상 가능성은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동료들과 부대끼며 땀 흘리는 것만으로도 소방관들에게는 큰 즐거움이다. 노씨와 손씨의 희망도 메달에 있지 않다. 노씨는 “경기에서 최강 소방관에 오르는 것보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독거노인 한 분을 병원으로 모시는 게 더욱 보람있는 일”이라면서 “경기 준비를 하면서 쌓은 체력을 바탕으로 인명 구조나 화재 진압에 더 많이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남양주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대구참사 3년…지하철 안전점검해보니

    대구참사 3년…지하철 안전점검해보니

    전국 지하철의 열차 비상벨 설치율이 61%에 불과하고 인터폰은 고작 39%밖에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승강장이 지하 40∼50m에 있는 역사가 많지만 직통 피난계단 등은 한곳도 없었다.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지하철공사 직원은 20%에 불과했다. 이는 한국화재소방학회, 걷고싶은도시 만들기 시민연대, 전국궤도노조연대회의가 대구지하철참사 3주기를 맞아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 등 5개 도시의 지하철 안전실태를 지난 7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지하철 및 수도권전철 안전관리 시스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밝혀졌다.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 때 인명피해를 키운 원인인 승객-기관사-사령실간 비상연락체계는 여전히 미흡했다.5대 도시에서 비상벨이 설치된 열차는 61%, 인터폰이 설치된 곳은 39%뿐이었다. 비상벨·인터폰이 있어도 차량 1대당 1개씩에 불과하고 바닥에서 185㎝ 높이에 달려 있어 이용이 어려웠다. 기관사와 통화가 어려울 때 사령실로 자동 연결되는 시스템은 인천지하철만 갖추고 있었으나, 이 또한 20초나 걸렸다. 전동차 내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폐쇄회로(CC) TV를 설치한 지하철역은 단 한 곳도 없어 전동차에서 화재 등이 났을 때 상황 파악이 불가능했다. 대피 공간으로 쓰이는 승강장도 규정보다 좁은 곳이 많았다. 섬식 승강장(승강장이 가운데에 있는 형태)의 폭은 8.0m, 상대식 승강장(양쪽에 승강장이 있는 형태)은 3.7m 이상으로 규정돼 있으나 섬식 승강장인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은 2.4m로 조사됐다. 터널구간도 안전하지 않았다. 소화기 등 소방시설은 물론 비상조명등·유도표지·비상전화 등이 거의 없었다. 비상시 승객 피난로는 물론이고 심지어 소방관의 진입을 위한 비상구도 없었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는 직통피난 계단이 설치된 역사도 전무했다. 그러나 터널구간은 건축법과 소방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제재할 수도 없게 돼 있다. 한편 지하철 종사자 117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세이프 코리아] 지하철 여전히 ‘안전사각’

    지난해 1월3일 오전 7시11분 서울 가리봉역에서 철산역으로 향하던 서울지하철 7호선 열차에서 강모(50)씨가 불 붙인 신문지를 승객들에게 던졌다.2분 뒤인 7시13분 철산역에서 객실화재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서울도시철도공사 사령실에 화재가 보고됐지만 전동차는 그대로 떠났다. 기관사에게는 화재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하철은 계속 달려 결국 승객들이 광명사거리역에 모두 내린 것은 발생 14분이 지난 7시25분이었다.7시31분에 소방대가 출동해 불을 껐지만 6·7호 객차가 완전히 불타는 피해가 났다. 이 사고는 대구지하철 참사 이후 잠깐 떠들썩했던 안전대책이 거의 효과를 내지 못했음을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의 보고서에서도 상황은 거의 나아진 게 없음이 드러난다. ●비상사태 알릴 길 막막…통신체계 엉망 비상벨·인터폰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재난 비상대응체계가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호선별 사령실과 전력·통신·신호·설비 등 분야별 사령이 통합돼 있지 않았다. 사고 때 승객의 대피 방향을 지시하기 위한 선로 표시와 전선급전상태 등도 따로 운영되고 있었다. 정확한 정보 전달과 소방서 등과의 신속한 연계를 저해하는 요소임은 물론이다. 일본의 경우 국토교통성령에 따라 승객-기관사-사령실간 신속한 통화설비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나고야 지하철의 경우 기관사가 10초간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종합사령실과 연결된다. 서울·부산·대구·인천 지하철은 분야별 사령자가 같은 건물에 근무하면서도 사무실을 별도로 사용하거나 칸막이를 설치해 비상시 통합 사령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으며, 서울1~4호선과 수도권 전철은 사령실에서 폐쇄회로(CC)TV로 승강장을 감시하고 있지 않았다. 현재 국내 역사에는 CCTV가 최소 2대씩 설치돼 있지만 열차 외부상황만 파악할 수 있고 열차 내부를 확인할 수 있는 CCTV나 모니터는 전무하다. 설치 규정이나 기준도 없다. ●대피경로 길고 복잡해 지하철 노선의 증가와 토지이용 제한 등으로 역사가 갈수록 지하 깊숙이 들어가고 있는 것도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지적됐다. 서울지하철의 구간 평균 심도(深度)는 제1기(1∼4호선)는 13.7m지만 제2기(5∼8호선)는 22.6m로 거의 두 배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2기 전체 역사 147개의 약 39%인 57개역이 평균 심도를 웃돌고 있다.8호선 산성역(55.4m),6호선 버티고개역(49.3m),5호선 신금호역(43.6m),7호선 숭실대역(43.1m) 등 40m가 넘는 역사도 많다. 개찰구와 계단이 충분한 거리 및 여유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것도 비상시 위험요소로 지적됐다. 승객이 한꺼번에 빠져나올 때 개찰구에 승객이 몰리거나 넘어지면 대형사고가 날 수 있다. 이용인구의 고려 없이 지어진 역사 출구도 위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출입구별 이용객이 가장 많은 서울지하철 5호선 신길역은 출입구가 1개밖에 없어 피난·출입구에서의 극심한 병목현상이 우려됐다. 왕십리역, 고속터미널역도 이용가능 출입구가 2개밖에 없다. ●터널로 대피하면 안전? 비상사태 때 터널을 통해 다음 역으로 대피하는 것도 위험한 구조다. 우리나라 건축법상 지하철도의 터널구간은 다른 지하구조물과 달리 건축물에 해당되지 않아 소방법과 건축법의 규제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 지하철의 터널구간에는 비상조명등이나 유도표지가 거의 없다. 양쪽 역사에서 절반씩 전원을 공급해 시설물 점검을 위한 상시등(형광등)을 터널 시작점에서 종착점까지 10m 간격으로 설치한 것이 전부다. 수도권 지역 일부 전동차에는 환기설비가 있으나, 자동 소화설비와 유독가스 배출설비가 설치된 역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부실한 인력운영 체계 민간위탁 운영도 지적됐다. 철도공사가 관할하고 있는 수도권 전철역 122개역 중 철도공사 직원이 한 명도 없이 민간업체에 위탁 운영하는 곳이 25개역에 이른다. 안전관리 요원도 없이 비상안전체계도 갖추지 못한 이러한 위탁역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로 이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지하공간은 ▲소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피난 때 출구가 한정돼 있으며 ▲외부로부터 구조활동이 어렵고 ▲연기 등 유해물질의 배출이 어려우며 ▲재난 피해자가 패닉(심리적 공황)현상을 일으키기 쉽기 때문에 화재 및 폭발 사고 때 피해가 크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해온 백민호(강원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지하철 안전관리와 재난대책은 그동안 너무 소홀히 다뤄져 왔다.”면서 “안전대책 시행에 대한 감시와 성과평가 등을 담당할 수 있는 별도의 기구나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누구나 다 알지만 지켜지지 않아요” 서울메트로는 대구지하철 화재참사 3주기를 맞아 ‘지하철 승객 10대 안전수칙’을 마련,13일 발표했다. 메트로는 지하철 1∼4호선 전동차 내에 안전수칙을 부착해 이용객들에게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그동안 안전대책을 마련을 통해 직원들에게 안전마인드를 고취시키는 한편, 스크린도어 설치, 다자간 통신시스템 마련 등 각종 안전시설 개선에 노력했다.”면서 “그러나 아무리 안전시설을 갖추었지만 안전은 이용객들이 스스로 안전을 지키고, 서로를 배려하고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재난인명피해 30% 줄인다 각종 재해로부터 안전한 환경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도록 소방방재 행정에 국민 참여가 크게 늘어난다. 이에 발맞춰 재난으로부터 국민생활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생활밀착형 국민보호사업이 추진된다. 소방방재청은 이런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 2007년에는 재난에 따른 인명피해를 최근 10년 평균보다 30%정도 줄이겠다는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13일 밝혔다. ●민간협력사업 주력 재난 예방에 일반 국민의 참여가 활성화되도록 해 자율안전문화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기로 했다. 안전하게 살 권리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함에 따라 관주도의 방재행정을 민관협력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등 10개 단체로 구성된 한국재난안전네트워크를 중심으로 5대 민간협력사업을 중점 추진한다.3월에 안전기원 걷기대회를 열고,6월에는 재난구호 종합훈련을 실시한다.7∼8월에는 여름철 물놀이 안전캠페인을 갖는다. 11월 첫째주에는 안전관리헌장 실천주간을 정해 안전문화실천운동을 강화하고, 안전교육훈련 우수학교를 현재 10곳에서 30곳으로 늘린다. 짙은 안개가 끼었을 때 교통사고 예·경보를 발령하는 등 다양한 생활안전 예·경보제도가 도입된다. 생활안전 예·경보제는 일상 생활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예방을 위해 추진된다. 올해 안에 기준·절차 등 세부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법령을 개정해 제도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동전화로 조난자 구조 등을 활성화하는 이동전화 위치정보시스템도 대폭 개선된다. 국토지리정보원이 보유한 항공·위성지도로 정밀도를 높인다. 통신 단절에 대비하고, 신고자 조회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심폐소생술을 운전면허 취득교육이나 학교교육, 공무원 교육과정의 필수 교과과목으로 선정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소방관서에서는 시민 개방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하기로 했다. 사이버안전 교육은 소방방재청 홈페이지(safekorea.go.kr)에서 교육 콘텐츠를 이수하면 봉사활동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소규모 민방위대 통합 운영 민방위제도는 창설 30년만에 바뀐다. 현재 통·리 단위로 운영되는 민방대는 200명 미만이면 읍·면·동 단위로 통합 편성된다. 민방위대 규모롤 적정하게 확대,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다. 또 1∼4년차 민방위대원을 중심으로 50∼200명으로 구성되는 재난전담 상설 민방위지원대를 편성 운용, 재난대비 중추조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소방방재청은 조만간 민방위교육제도 종합개선안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 국민 생활안전을 전담할 안전복지사 제도도 도입이 검토된다. 재난피해 주민의 재활을 돕는 ‘재난후유 스트레스 치료센터’도 건립이 추진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지하철 종사자 5명중 1명만 “안전” 운행·정비·역무 등 지하철 업무 종사자 가운데 지하철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고작 5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서울과 부산은 특히 안전도에 대한 불안이 심해서 각각 7명 중 1명,13명 중 1명 정도만 안전하다고 느낀다. 대구지하철 방화참사 3주년을 맞아 한국화재소방학회 등이 서울·인천·부산·대구·광주지하철 및 수도권전철의 현업 종사자 117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반적으로 안전하다는 응답은 전체의 20.6%에 불과했다.‘매우 안전’은 단 1.0%였고 ‘안전’이 19.6%였다.28.1%는 위험하다고 답했다. 지역별로 서울과 부산의 경우 안전하다는(안전+매우 안전) 대답이 각각 14.7%와 7.5%로 가장 낮았다. 안전도가 가장 높다고 답한 곳은 광주로 51.0%를 기록,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실제로 ‘업무중 안전사고 위험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서울지하철 종사자들은 ‘자주 느낀다.’‘가끔 느낀다.’를 합해 76.4%로 가장 높았다. 광주는 이런 응답이 42.1%로 역시 가장 낮았다. 응답자들은 지하철 안전을 위협하는 자연재난으로는 가장 많은 44.7%(복수응답)가 ‘홍수’를 들었다. 부산에서는 지역특성상 ‘태풍’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다. 인적 재난으로는 ‘화재’가 가장 많은 85.8%로 나왔다. 붕괴 및 폭발(45.7%)이 뒤를 이었다. 특히 ‘테러’에 대한 우려도 37.4%로 세번째를 기록했다. 자체 안전교육에 대한 직원들의 평가는 대체로 부정적이었다. 전체의 72.3%가 ‘안전교육이 규정대로 실시되고는 있지만 성과가 미흡하다.”고 답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세이프 코리아] ‘악몽’ 된 설 명절 사례

    [세이프 코리아] ‘악몽’ 된 설 명절 사례

    “다 잊고 싶어요. 오죽하면 이사까지 갔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이런 고통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광주에 사는 주부 강순임(36·가명)씨에게 설은 더 이상 기쁜 날이 아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 미영(당시 12살)이는 지난해 설 연휴가 시작되던 2월8일 액화석유가스(LPG) 중독 사고로 곁을 떠났다. 강씨는 딸을 가슴 속에 꼭꼭 묻었다. 악몽의 발단은 식혜였다. 밤 11시부터 식혜를 끓이기 시작했다. 온 가족이 깜박 잠이 들면서 비극은 시작됐다. 약하게 불을 켜 놓은 가스레인지는 불꽃은 사라지고 가스만 조금씩 내뱉고 있었다. 가스는 미닫이문 틈으로 방까지 스며들었다. 침대에는 강씨 부부와 아들, 바닥에는 딸이 잠들어 있었다. 아침 7시, 가스 냄새 진동하는 가운데 심한 두통으로 잠자리에서 일어난 부부는 바닥에서 자고 있던 딸아이를 흔들었다. 그러나 미영이는 미동조차 없었고, 동공도 이미 풀려 있었다. 공기보다 무거운 가스가 침대 밑에서 자고 있던 딸 아이에게는 치명적이었다. 119 구조대가 출동했지만 딸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강씨 가족의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남편은 딸을 잃은 충격으로 한동안 일도 제대로 못했다. 강씨는 “사고 직후 동구에서 북구로 집까지 옮겼지만 그날의 고통은 여전히 생생하다.”면서 “다른 사람들은 부주의로 가족을 잃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눈시울을 적셨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은 기쁨 대신 고통이 더해지기 일쑤다. 명절 분위기에 들떠 화재 등 각종 재난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명절 때는 평소보다 20% 가까이 각종 재난 사고가 늘어난다. 지난해 2월8일부터 10일까지 3일 동안의 설 연휴 기간에 발생한 화재 등 재난사고는 모두 305건. 하루 평균 102건이 일어난 셈이다. 설 연휴의 대표적인 재난사고는 교통사고. 지난해 2월7일부터 10일까지 4일 동안 1589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나 50명이 사망하고 3083명이 다쳤다. 즐거운 귀성·귀경길이 자칫 ‘황천길’이 될 수 있고, 가족이 함께 참변을 당할 가능성도 높다. 지난해 2월7일 오후 8시쯤 경북 울진군 삼율리 도로에서 이모(62)씨가 술에 취한 채 오토바이에 아내와 손자, 손녀를 태우고 가다 승합차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이씨는 아내와 손자를 한꺼번에 떠나보내야 했다.2월8일 오전 1시 쯤에는 충북 괴산군 동부리에서 승용차 2대가 정면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9일 오후 9시쯤에는 전북 완주군 구이면 전주~순창 도로에서 부부를 포함해 3명이 한꺼번에 승용차에 들이받혔다. 빙판길 접촉사고로 견인차를 기다리고 있던 길이었다.30대 초반이던 부부는 그 자리에서 세상을 떴다. 명절 교통사고에는 ‘주마(酒魔)’가 끼어든다. 명절 제사상의 음복(飮福)이 자신과 가족을 파괴하는 독약이 된 셈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설 연휴 대부분의 교통사고는 음주운전으로 비롯되곤 한다.”고 아쉬워했다. 화재도 명절을 악몽으로 만드는 대표적인 재난이다. 지난해 2월10일 오전 2시쯤 전북 정읍시 내장동의 한 음식점에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일어났다. 정읍소방서 소방차 12대와 소방관 44명이 출동했지만 외진 곳의 80평짜리 목조 건물은 순식간에 타버렸다. 새벽 시간이라 사상자는 없었지만 가게 주인은 설에 1억 6000여만원어치의 재산손실을 봐야 했다. 연휴 기간 관리의 손길을 받지 못한 공장도 화마의 희생양이 됐다. 지난해 2월10일 오후 9시쯤 경북 칠곡군 중리의 섬유염색공장에서 일어난 불로 원단과 기계, 그리고 공장 1층 400여평을 다 태웠다. 이에 앞서 2월8일 오후 5시 쯤에는 전북 김제시 용지면의 한 돈사에서 전기합선으로 불이 났다. 돼지 500여마리가 죽고, 돈사 270여평이 잿더미로 변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연휴 때면 사람의 손길이 끊기는 상점이나 공장은 쌓인 먼지가 작은 불꽃에도 발화돼 큰 불로 번지곤 한다.”면서 “설 이전 전기, 가스, 보일러 등을 점검해야 화재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연휴 119신고전화 백태 온갖 사건 사고들이 다 몰려드는 119 신고. 설 연휴 때는 어이 없는 전화가 쏟아져 고생하는 일선 근무자들을 애먹이기도 한다. ●생활민원형 설 연휴에 가장 많이 쏟아진다. 귀성 길 도중, 집의 가스 밸브나 수도꼭지를 잠가달라는 것이다.“음식을 만들다가 급하게 나오는 바람에 가스레인지를 켜 놓고 온 것 같아요. 집에 가서 대신 좀 잠가주면 안될까요.”하는 식이다. 위험이 있다는데 119 대원들이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이다. 때로는 곡예하듯 집안으로 들어가지만, 절반 이상은 허탕치기 일쑤다. 애써 들어간 집에 가스밸브는 얌전히 잠겨 있다. ●얌체형 고향에 내려가는 사람보다 휴양지로 놀러간 부류에 많다. 대부분 부모님에게는 “급한 일이 있어 이번 설에는 못내려간다.”고 둘러댄 사람들이다. 그러나 휴양지에 있으면서 고향에 전화를 걸었을 때 부모님이 “몸이 좀 안좋다.”고 하면,119에 전화해서는 “고향집에 가서 부모님 상태를 확인해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막상 대원들이 고향 집에 가 보면 아프다던 부모님들은 대부분 멀쩡하다. 자식들이 거짓말을 한 것을 눈치 채고 “관심 좀 가지라.”는 뜻에서 그런 전화를 한 것이다. ●읍소형 사회적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심심찮게 걸려오는 전화내용이다. 신고자는 대부분 취객이다.“사고를 당했다.”고 신고한 뒤 대원들이 달려가보면 멀쩡한 상태다. 이들은 “고향에 좀 데려가 달라.”고 떼를 쓴다. 형편이 어려워 고향 갈 사정은 안 되고, 홧김에 술을 마시니 고향집에 모여있을 일가친척 생각이 간절하다. 이런 사람들은 살살 달래서 집에 곱게 모시는 게 상책이다. ●불륜형 명절 때 심심찮게 벌어진다. 대부분 유부남·미혼녀 커플이 주인공이다. 유부남은 평소 가정에 충실하지 못한 만큼, 명절 때라도 고향에 내려가려고 한다. 미혼녀가 가만히 지켜보기만 하는 것은 만무한 일. 당연히 유부남의 팔을 붙들고 늘어진다. 이렇게 되면 십중팔구 싸움이 일어난다. 평소의 ‘불안정한’ 관계에서 시작되어 말싸움의 수위가 높아지면 폭력 사건이나 자살, 분신 소동 등 별의별 일이 다 벌어진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명절연휴 재난원인과 대책 설 연휴에 사고가 몰리는 것은 아무래도 명절을 맞아 분위기가 들뜨기 때문이다. 경각심이 느슨해지면서 안전사고가 증가한다. 시장이나 상가, 역 등 다중이용시설의 이용객도 늘어난다. 재난이 발생할 위험요인이 높아지는 셈이다. 폭설과 한파 등의 피해도 작지 않다. 소방방재청은 이번 설 연휴에도 특별 경계근무에 들어간다. 중앙·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을 보강하고, 폭설을 대비해 비상연락체제도 구축한다. 백화점, 재래시장, 터미널, 레저시설 등에 대한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제설대책으로는 제설차, 염화칼슘 살포기 등 장비를 철저히 정비하고 대설·한파로 인한 상습결빙 및 교통두절 예상구간을 특별 관리한다. 교통사고는 대표적인 명절 재난. 도로교통안전관리공단은 겨울철 눈이 내릴 때는 운전자들에게 ▲되도록 큰 길로 다니며 ▲절대감속하고 안전거리를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고속도로나 시가지 중심도로는 제설제를 자주 뿌리기 때문에 결빙되는 일이 드물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큰 길로 가는 것이 안전하다. 또 빙판에서 급가속, 급브레이크는 금물이다. 귀성 전 차량 점검도 필수다. 타이어 공기압, 오일, 냉각수, 제동장치 등을 살펴야 한다. 스노타이어나 체인도 미리 준비해야 고생하지 않는다. 고향 가는 길은 장시간 운전이 불가피하다. 한두시간에 한번씩은 반드시 쉬고, 차안에서라도 몸을 자주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운전을 할 때 의식적으로 몸을 앞으로 당겨 앉고 등과 허리는 바로 세워야 오랜 운전으로 인한 피로도 줄일 수 있다. 특히 명절 교통사고의 대부분이 귀경길에 집중되는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귀성길, 집을 나서기 전에는 가스 기구 접속부분에 가스가 새는지 비눗물로 점검을 해본다. 가스레인지는 중간밸브를 잠가둔다. 불필요한 전기 플러그나 콘센트는 뽑아둔다. 누전차단기가 정상작동하고 있는지도 확인한다. 그러나 가스보일러는 동파를 방지하기 위해 얼지 않을 만큼 가동이 되도록 해두어야 한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실내에서 가스 냄새가 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개벽이 동생 ‘고벽’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고양이 한마리가 지하실 벽 속에 5일간 갇혀 있다 다행히 구출돼 에드거 앨런 포의 공포소설 ‘검은 고양이’와 같은 신세를 모면했다. 미국 NBC 방송은 13일 벽 속에 갇혀 있다 무사히 구출된 검은 고양이 메리 포핀스의 이야기를 보도했다.메리 포핀스의 주인인 제니 쿠마스는 지난 2일 지하실 리모델링 공사를 한 뒤 고양이가 며칠간 보이지 않아 처음에는 달아난 것으로 생각했다가 곧 집 이곳 저곳을 찾기 시작했다. 지하실 벽 속에서 희미한 고양이 울음 소리를 들은 쿠마스는 지역 소방서에 연락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고양이 소리가 들리는 벽쪽에 작은 구멍을 뚫었으나 내연재만을 발견했고 이후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해 벽과 천장을 조사한 뒤 천장에 다시 구멍을 뚫었다. 쿠마스는 “구멍을 통해 ‘고양아 이리온’이라고 하자 메리 포핀스가 다가왔다가 구멍을 통해 선반으로 떨어졌고 내가 고양이를 잡았다.”고 말했다.5일만에 벽에서 세상으로 나온 메리 포핀스는 먼지를 뒤집어쓴 채 지치고 굶은 상태였으나 큰 이상은 없었다. 쿠마스는 “제때 고양이를 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며칠만 더 지났으면 고양이는 벽속에서 죽었을 것”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시카고 연합뉴스
  • [독자의 소리] 어린이 안전교육 조직 신설을/정용인

    현 정부에서는 2003년 5월5일을 기점으로 어린이 안전원년을 선포하며 모든 제도와 환경을 정비하여 어린이 사고를 매년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 주위에 어린이보호구역(School-Zone) 지정 확대, 등·하교 시간대 교통지도 강화 등으로 14세 이하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2003년 338명에서 2004년 252명으로 25.4% 감소하였다. 특히 소방방재청에서는 ‘우리는 안전 어린이’란 초등학생용 안전교재를 발간하여 전국 초등학교·소방관서·도서관 등에 보급하였다. 이와 함께 다양한 안전교육 자료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처럼 어린이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다각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일선 소방서의 경우 안전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조직이 없다. 또 인력 역시 다른 업무와 병행하고 있어 효과적인 교육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생각한다. 하루속히 어린이 안전교육을 위한 전문조직 신설과 인력 확보가 뒷받침돼야 큰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정용인 <전남 보성군 벌교읍>
  • [사설] 당·정 따로 가는 경찰공무원법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이 ‘후폭풍’을 일으킬 전망이다. 순경과 경장의 근속승진 기간을 각각 1년씩 단축하고 경사로 8년간 근속하면 경위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한 게 개정안의 골자다. 청와대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같은 개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노 대통령의 의중을 모르는 만큼 섣불리 진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여당 의원의 대표 발의로 의원입법한 터라 당혹스럽다. 당·정의 손발이 맞지 않았음을 그대로 드러낸 셈이다. 또 잔뜩 기대를 모았던 10만 경찰과 그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이겠는가. 무엇보다 경찰의 사기진작 차원에서 이 법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니 애초부터 잘못된 법안이라고 판단할 근거도 없다. 그러나 입법 과정에서 당·정 협의를 소홀히 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원의 조직·인사·예산을 맡은 행정자치부 등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근속승진에 따른 예산 부담뿐만 아니라 승진체계가 유사한 소방관 및 교정직 공무원과의 형평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럼에도 이 법안은 열린우리당 주도로 국회에서 통과됐다. 법률안 재의(再議)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개정안에 대해서는 ‘선심성’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 표를 의식해 정치적인 고려를 앞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만약 그런 의도가 있었다면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 또한 이런 범주를 벗어나면 안 된다. 노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든 경찰관의 사기는 올려 주어야 한다. 근속승진을 포함해 해법은 얼마든지 있다.
  • 뉴욕 대중교통 파업 ‘3일 천하’

    막대한 벌금과 시민들의 분노에 따라 미국 뉴욕시 대중교통 노조원들이 22일(현지시간) 3일간의 파업을 끝냈다. 파업 60시간만인 이날 밤 11시부터 맨해튼에 버스가 다니기 시작했고, 지하철은 무료로 승객을 태웠다. 20일부터 25년만의 파업을 강행한 뉴욕 대중교통 노조 집행위원회는 투표를 통해 압도적인 표차로 일단 업무에 복귀한 뒤 협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노사협상의 핵심 쟁점사항인 연금문제 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대중교통 노조가 3일만에 ‘백기(白旗)투항’한 것은 크리스마스 직전의 강추위에 단행된 파업에 시민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법원은 공공기관 근로자들의 파업을 금지한 주법인 테일러법에 따라 노조에 하루 100만달러(약 1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1966년 제정된 테일러법은 파업 하루당 이틀치의 임금을 반납토록 해 3만 3000여명의 노조원들은 자동적으로 파업한 날짜의 두배에 이르는 임금이 삭감됐다. 이번 파업으로 뉴욕시가 입은 경제적 손해는 1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뉴욕 시민들은 자전거, 승용차 함께타기, 걷기 등으로 파업을 이겨내 끔찍한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노조가 업무복귀를 결정하기 직전에 소방관이 자전거로 출근 도중 개인 버스에 치인 것이 가장 큰 사고였다. 뉴욕 시민들은 “이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갈 수 있게 됐다.”며 기뻐했다. 브루클린의 통근자 로렌 카라미코(22)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쌍한 노조원들은 6일치의 임금만 날려버리고 얻은 것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노조원들에 대한 벌금 부과가 철회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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