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급부상’ 딘 ‘주춤’
|디 모인(미 아이오와주) 백문일특파원|“한번 밀리면 끝장이다.”민주당 대선 후보 주자들이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생사’를 걸었다.32년만의 최대 격전지로 평가되는 이번 코커스가 과거와 달리 ‘4파전’으로 치닫자 이번 코커스 자체보다 향후 장기전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혈전’이 계속되고 있다.
판세는 존 케리·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의 ‘급부상’과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의 ‘약세’다.그러나 여론조사 결과 모두 오차한계 범위 내에 있어 아무도 1위를 장담하진 못한다.
현지 유력지인 ‘디모인 레지스터’가 600여명을 상대로 13∼16일 조사한 결과 케리(26%),에드워즈(23%),딘(20%),게파트(18%)의 순으로 케리 후보가 오차범위 내 1위를 굳히고 있다.17일 조그비 인터내셔널의 조사도 케리(23%),딘(22%),게파트(19%),에드워즈(18%)의 순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전의 초반 판세는 뉴햄프셔나 사우스캐롤라이나 예비선거까지 치러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그러나 득표율의 근소한 차이로도 후보들의 희비는 엇갈릴 수 있어 각 후보들의 선거진영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선두권에서 조금이라도 멀어지면 당장 여론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처지다.때문에 적어도 ‘주목받는’ 2위권에 포함되거나 승자가 ‘불분명한’ 선두그룹에 있어야 조기탈락을 면할 수 있다.
전국적인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딘 후보의 경우 미 전역에서 3000명의 자원자가 아이오와로 몰렸으나 인터넷 지지기반이 ‘표’로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질 경우 부시 대통령을 이길 만한 ‘재목’인가 하는 논란이 거세게 일 가능성이 높다.특히 앨 고어 전 부통령과 아이오와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센 4선의 톰 하킨 상원의원에 이어 18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지지를 얻고도 코커스에서 졌다면 딘 후보로서는 할 말이 없다.
매사추세츠의 케리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기록,한껏 고무됐다.퇴역군인과 소방관들의 지지를 받아 여론조사에서 막판 역전을 이뤘으나 결과를 낙관하진 못한다.다만 당초 예상된 딘과 게파트의 ‘2강 구도’를 깼다는 점에서 여론의 주목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그러나 뉴햄프셔에서는 여전히 딘과 클라크가 1,2위를 달리고 있다.따라서 케리 후보 역시 이번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하거나 최소한 근소한 차이의 2위를 일궈내야만 뉴햄프셔에서 승산이 있다.
아이오와에 남쪽으로 이웃한 미주리주 출신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말 그대로 28년의 정치생명을 걸었다.사실상 자신의 ‘아성’으로 자처한 아이오와에서 패배하면 중도사퇴해야 할 위기에 빠진다.1988년 코커스에서 승리하고도 그의 인기는 ‘5일 천하’로 끝났다.이번에 선두권에 들지 못하면 동부에선 크게 기대할 게 없다.지지층인 노조단체를 총동원,막판 유세에 나섰지만 지지율은 요지부동이다.
에드워즈 후보는 ‘게임’을 2월3일 사우스 캐롤라이나 예비선거까지 끌고가야 할 처지다.다른 후보만큼 꼭 1위를 해야 할 부담은 적으나 적어도 상승세를 타야 한다.‘디모인 레지스터’의 지지 선언 이후 급부상하고 있으나 ‘표’를 움직일 조직이 없다는 게 큰 약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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