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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 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단독] 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 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이유 없이 결재 미루고 왕처럼 군림 성희롱은 예사… 관용차량도 사적 사용 서울시설공단 응답 74% “당해도 참아” 참은 이유, 처벌 미약·2차 피해 등 꼽아소방청 부서장인 A 간부는 ‘점심식사 모시기 순번제’라는 엽기적인 제도를 만들어 부하 직원들한테 돌아가면서 자신에게 점심을 사도록 했다. 이 간부는 또 직무 관련자와 골프를 친 뒤 그 관련자의 회원권으로 총 26만원을 할인받았다. 다른 동료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직원에게 인격 모독을 가하고 명확한 이유도 없이 결재를 늦추기도 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런 갑질로 A 간부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소방청 B 간부는 공가, 외출, 일과 이후 대학원 출석, 모임 및 경조사 참석 등을 위해 관용차량을 127회 사적으로 이용했다. 이 간부는 근무평정 재평정 지시, 사적 심부름, 관용차량 대기·운행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36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해 중징계 및 징계 부가금 요구 조치가 건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대책 수립을 지시했지만 지난 1년간 공공기관 내 갑질 관행은 여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2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개정했지만,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는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7일 행안위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청 직원 39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116명(29%), 주변 지인의 경험을 들었다는 147명(37%)에 달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갑질 경험 응답자는 134명(19.7%)으로 나타났다. SH공사 갑질 경험 응답자 134명은 ‘직장이 아니라 군대 같다’, ‘결재권자는 왕처럼 행동하고 생활한다’, ‘성희롱적인 대화’, ‘특정인에 대한 근거 없는 악소문이나 과장 왜곡’, ‘퇴근한 직원도 다시 회사로 오게 해 업무시간 이후 회의를 열었다’ 등 총 153건의 갑질 경험을 밝혔다. 특히 SH공사 직원 면담 과정에서는 일부 상사의 모욕, 강압적인 반말, 술자리 강요, 인터넷 쇼핑 등 사적 용무 지시 등 다수의 심각한 사례가 발견됐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저촉될 여지 또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1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46%, 주변 지인의 경험 24%, 주변에서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21%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설공단 직원 중 최근 1년간 갑질을 경험한 직원은 응답자의 23%에 달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원 4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갑질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는 119명(25%)이었다. 그러나 서울시설공단 응답자의 74%, 소방청 응답자의 60%, 한국정보화진흥원 응답자의 39.9%는 갑질을 당했을 때 ‘그냥 참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갑질을 참은 이유에 대해 원활한 관계 유지, 대응수단 부족, 불이익 등 2차 피해 우려, 피해구제가 어렵고 처벌이 미약하다 등을 꼽아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국무총리가 법 실시 전 관련 설문을 실시하라고 했지만 아직도 실행에 나서지 않는 기관들이 있다”며 “법 준수를 위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단독]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단독]퇴근자 불러 회의·부하에 점심값 떠넘겨…갑질 판치는 공공기관

    이유 없이 결재 미루고 왕처럼 군림성희롱은 예사…관용차량도 사적 사용서울시설공단 응답 74% “당해도 참아”참은 이유, 처벌 미약·2차 피해 등 꼽아소방청 부서장인 A 간부는 ‘점심식사 모시기 순번제’라는 엽기적인 제도를 만들어 부하 직원들한테 돌아가면서 자신에게 점심을 사도록 했다. 이 간부는 또 직무 관련자와 골프를 친 뒤 그 관련자의 회원권으로 총 26만원을 할인받았다. 다른 동료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특정 직원에게 인격 모독을 가하고 명확한 이유도 없이 결재를 늦추기도 했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이런 갑질로 A 간부는 정직 1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 소방청 B 간부는 공가, 외출, 일과 이후 대학원 출석, 모임 및 경조사 참석 등을 위해 관용차량을 127회 사적으로 이용했다. 이 간부는 근무평정 재평정 지시, 사적 심부름, 휴일 관용차량 대기·운행 등 부당한 업무지시를 36회 하는 등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을 해 중징계 및 징계 부가금 요구 조치가 건의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대책 수립을 지시했지만 지난 1년간 공공기관 내 갑질 관행은 여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가 지난 2월 공공분야 갑질 근절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7월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을 개정했지만, 권위주의적 조직 문화는 개선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이 17일 행안위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방청 직원 39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116명(29%), 주변 지인의 경험을 들었다는 147명(37%)에 달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직원 68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갑질 경험 응답자는 134명(19.7%)으로 나타났다. SH공사 갑질 경험 응답자 134명은 ‘직장이 아니라 군대 같다’, ‘결재권자는 왕처럼 행동하고 생활한다’, ‘성희롱적인 대화’, ‘특정인에 대한 근거 없는 악소문이나 과장 왜곡’, ‘퇴근한 직원도 다시 회사로 오게 해 업무시간 이후 회의를 열었다’ 등 총 153건의 갑질 경험을 밝혔다. 특히 SH공사 직원 면담 과정에서는 일부 상사의 모욕, 강압적인 반말, 술자리 강요, 인터넷 쇼핑 등 사적 용무 지시 등 다수의 심각한 사례가 발견됐고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저촉될 여지 또한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설공단 직원 158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갑질을 직접 경험했다는 46%, 주변 지인의 경험 24%, 주변에서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21%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시설공단 직원 중 최근 1년간 갑질을 경험한 직원은 응답자의 23%에 달했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직원 47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년간 갑질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는 119명(25%)이었다.그러나 서울시설공단 응답자의 74%, 소방청 응답자의 60%, 한국정보화진흥원 응답자의 39.9%는 갑질을 당했을 때 ‘그냥 참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갑질을 참은 이유에 대해 원활한 관계 유지, 대응수단 부족, 불이익 등 2차 피해 우려, 피해구제가 어렵고 처벌이 미약하다 등을 꼽아 제도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국무총리가 법 실시 전 관련 설문을 실시하라고 했지만 아직도 실행에 나서지 않는 기관들이 있다”며 “법 준수를 위한 공공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오거돈부산시장,동남권 관문공항 필요 호소문 발표

    오거돈 부산시장이 동남권 관문공항을 위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17일 “지난 6월 김해신공항의 적정성에 대한 판정을 국무총리실로 이관한 이후 4개월이 지나도록 검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총선용 이벤트였다는 흑색선전을 불식하기 위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영남권 관문공항을 건설하자던 5개 시·도 합의를 먼저 파기한 것은 대구·경북이며, 정치적으로 공항문제를 접근한 것도 박근혜 정부가 먼저였다”고 지적했다.그는 지난 11일 부산시에 대한 국회 행안위 국정감사 때 이같은 내용을 처음 밝혔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대구·경북 역시 수도권 일극집중체제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8월 이후 두 차례에 걸친 실무협의회를 통해 ‘중립성’ ‘전문성’ ‘투명성’이라는 검증원칙을 다시 확인했으나, 분명한 입장 차이도 존재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 국무총리실 판정 이관은 기술적 검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판단까지 이뤄져야 한다. 책임과 권한을 가진 의사결정권자들이 충분히 논의하고 국무총리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기술검증단 구성시 공정성을 보장하자는 제안도 했다. 그는 또 “김해공항 적정성에 대한 논리적 대립의 주체는 부산·울산·경남과 국토부이므로, 양측에서 동수의 검증위원을 추천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이 결과를 바탕으로 격렬한 논쟁을 벌이고 이에 대한 정책적 판단을 행정협의회를 거쳐 국무총리가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또 김해공항이 군사공항임을 감안했을 때, 국방부 및 환경부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야 하나 어떤 협의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검증과정에 국방, 환경 전문가가 결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오 시장은 국무총리와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의 논의테이블을 제안했다. 오 시장은 “지금까지의 더딘 논의과정을 볼 때, 근본적인 합의는 결국 최고 의사결정권자들의 결단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속도있고 발전적인 논의를 위해 국무총리와 부산·울산·경남 시도지사 간의 논의테이블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유치원 ‘추천서’ ‘선착순’ 원아모집 불가능 … 사립유치원도 ‘처음학교로’ 의무화

    유치원 ‘추천서’ ‘선착순’ 원아모집 불가능 … 사립유치원도 ‘처음학교로’ 의무화

    사립유치원에서 추천서나 선착순 접수 등을 통해 원아를 모집하는 관행이 올해부터 불가능해졌다. 내년도 유치원 입학부터 전국의 모든 국·공립 및 사립 유치원에서 유치원 입학관리스시템인 ‘처음학교로’를 통한 원아모집이 의무화된다. 17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조례가 제정돼 공·사립을 불문하고 모든 유치원이 처음학교로를 통해 원아를 모집하게 된다. 처음학교로는 유치원 접수와 추첨, 등록을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으로, 유치원에 선착순으로 접수하거나 추첨에 참여하기 위해 온 가족이 발품을 파는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지난해 사립유치원의 참여율이 59.4%에 그쳤지만, 올해는 처음학교로 참여를 의무화하는 조례에 따라 100% 참여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간 사립유치원들이 관행적으로 실시해왔던 추천서나 선착순 접수 등을 통한 원아모집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사립유치원들은 그동안 재원생의 학부모를 통해 얻은 추천서에 신상을 적어 유치원으로 제출하거나 선착순으로 방문 접수하는 유아를 우선 입학시키고, 입학설명회에 참여해야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식으로 원아를 모집해왔다. 이같은 ‘깜깜이’ 원아모집 탓에 학부모들은 발품을 팔거나 지역 맘카페에서 추천서를 수소문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교육당국은 이같은 방식의 원아모집을 ‘불공정 모집’으로 간주해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처음학교로 시스템의 우선모집 대상은 법정 저소득층과 국가보훈대상자, 북한이탈주민 가정 유아다. 각 시도교육청과 유치원이 여건에 따라 다자녀, 다문화가정 같은 우선모집 자격조건을 처음학교로 시스템에 추가로 설정할 수 있지만, 추천서나 선착순 접수, 입학설명회 참석과 같은 자격조건은 설정 자체가 불가능하다. 각 시도교육청은 18일부터 처음학교로 학부모 시스템이 개통되는 내달 1일 전까지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해 유치원들을 대상으로 지도감독을 벌일 계획이다.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거나 불공정 모집을 하고도 시정하지 않는 유치원은 시도교육청의 조례에 따라 재정지원을 제한받을 수도 있다. 가령 추천서나 선착순 접수 등의 방식으로 유치원 입학 허가를 받았더라도 시도교육청의 모니터링을 거쳐 취소될 수 있으므로 학부모들은 유의해야 한다. 자녀를 유치원에 입학시키려는 학부모는 내달 1일 처음학교로 사이트에 가입하고 유치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우선모집 대상자는 5~7일 우선모집 기간에, 일반모집 대상자는 19~21일 일반모집 기간에 원하는 유치원 3곳을 정해 접수하면 된다. 처음학교로 사이트는 PC로만 이용할 수 있으며, 선착순이 아닌 추첨으로 유치원에 배정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대법원장, 피고인석에 서다-37회]노골적인 헌재 견제·무력화 검토···문건 쓴 판사 “크게 후회”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 헌재 견제 ‘비상적 대처’ 검토‘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진술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행정처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통진당 행정소송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는 것 알게 돼”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들 가운데 한 축에는 헌법재판소를 견제한 부분이 있다. 헌재는 사법부와는 독립된 기관이었지만 ‘양승태 사법부’는 법률에 대해 위헌심판을 할 수 있는 헌재가 대법원의 판단과 비슷한 역할을 하거나 특히 대법원의 판단과 배치되는 결정을 할 경우 법원의 위상이 떨어질 것을 우려했다. 법원이 최고의 사법기관이 될 수 있도록 헌재를 견제하고 위상을 떨어뜨리자는 것이 당시 사법부의 중요 과제였다고 당시 법원행정처 심의관을 지낸 판사들은 말한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 심리로 열린 양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36차 공판에는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행정처 사법정책실 심의관을 지낸 문성호 서울중앙지법 판사가 증인으로 나왔다. 문 판사는 당시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지시를 받아 헌법과 헌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 관련 여러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의혹으로 지난해 견책 처분을 받기도 했다.문 판사는 이날 재판에서 행정처가 헌재를 견제하기 위해 계획하거나 실제 실행한 일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2014년 출범한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에서 사법부의 권한과 관할을 대폭 축소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의견서가 채택된 상황이어서 행정처에서 고위 법관들은 헌재와 관련된 사안들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는 게 문 판사의 설명이다. ●‘노골적 비하·좋지 않은 소문 활용’…헌재 견제 위해 ‘비상적 대처’ 검토한 행정처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2015년 7월 ‘헌재 관련 비상적 대처 방안 검토(대외비)’ 문건을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법)원장님 지시사항”이라는 말과 함께 헌재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여러 방안을 불러줬다고 한다. 석 달이 지나 완성된 문건에는 ‘헌재 재판소원 관련 민감한 현안이 다수 계류 중이고 상고법원 국회 심사 등 주요 국면에서 법원의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임’, ‘헌재 역량을 악화시키고 노골적 비하전략을 세워서 헌재의 위상을 하락시키면 헌재의 결정에 대한 권위가 하락될 것으로 예상’, ‘(헌재 관련) 좋지 않은 소문 확인 활용’, ‘통진당 행정소송 재판 적절히 활용’ 등의 내용들이 담겼다. 대부분 이 전 상임위원이 불러준 방안들을 토대로 적은 방안들이었다고 문 판사가 말했다. “이 전 상임위원이 한 번도 ‘톤 다운’(표현의 수위를 낮추라는) 하라고 말한 적이 없고 점점 (수정 지시에서 요구한 표현의) 강도가 세졌나”라고 검찰이 묻자 문 판사는 “그런 기억은 안 나고 저로서도 어떤 것이 비상적인지 잘 떠오르진 않고 여러 방안에 대해 구두로 말씀해 주셔서 제가 가져간 메모지에 적어왔고 9월 중하순 무렵쯤부터 (문건 작성에) 착수했을 땐 메모에 있는 내용을 주로 활용해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만 말했다. 톤 다운 지시를 받지 않았는지, 수정 지시를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풀려지거나 양이 많아지지 않았는지 검찰이 거듭 묻자 “어느 부분을 누가 수정했는지 몰라도 ‘노골적 비하’ 이런 표현은 저로선 좀 생경하고 혼란스러웠다”고 답했다. 노골적인 표현들에 검찰은 “부당한 지시라고 생각했으면 작성을 거절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문 판사에게 질문했다. 그러자 문 판사는 “그 점에 대해선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그해 3월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에게 헌재 내부 정보를 수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지시에 따라 헌재 내부의 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웠다가 당시 헌재에 파견된 최모 부장판사가 헌재 내부 정보를 전달한 이후 직접 정보를 수집하진 않았다. 문 판사는 “사법정책심의관으로 부임한 초기였는데 이 전 상임위원장의 지시를 받고 헌재 내부정보를 수집할 계획을 세운 것에 대해 마음의 부담이나 걱정이 없었는가“라는 검찰 질문에 “완전 과거의 일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도 있는데 사실 나중에는 (최 부장판사를 통해) 보고서도 오고 평의 내용도 받고 해서 당시엔 그 정도까지는 생각 못했다”고 답했다. 문 판사는 “부연하자면 2015년 4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이 전 상임위원이 업무방해 사건에 관한 헌재 보고서를 저에게 보내주셔서 헌재 내부 보고서를 어떻게 입수해서 보내시나 놀란 것도 사실”이라면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는 최 부장판사로부터 다른 자료까지 오게 돼 (헌재가) 보안이 매우 취약한 조직인가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도 되는가 생각도 했지만, 제가 소극적으로… 나서서 저지하거나 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진 못했는데… 다만 마음의 부담은 있었고 지금도 후회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전 상임위원이 누구의 지시로 문 판사에게 헌재 정보수집 지시를 했는지에 대해선 잘 모른다고 덧붙였다.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양 전 대법원장과 박 전 대법관, 임 전 차장 등은 이 전 상임위원으로부터 ‘현대자동차 비정규 노조 업무방해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관들의 평의에서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였다는 보고를 받았다. 앞서 현대차 전주공장 협력업체 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은 2010년 3월 정리해고를 이유로 정식 쟁의절차 없이 잔업과 휴일특근을 거부해 사업장에 약 3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져 2012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그런데 노조 간부들은 형법상 업무방해죄 규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만약 헌재에서 노조 간부들이 조합원들로 하여금 집단적 휴일 특근을 거부하도록 한 업무방해죄에 대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반하는 한정위헌 결정을 하는 경우 대법원의 위상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을 우려해 이를 막으려 했다는 게 검찰의 공소사실이다. ●‘헌재 무력화’ 각종 문건 쓴 현직 법관 “크게 후회하고 있다” 이 전 상임위원이 보고한 업무방해 사건 관련 헌재 내부 보고서에는 헌법재판연구관들의 1·2차 토론 결과와 헌법재판관들의 1차 평의 결과 한정위헌 의견이 다수라는 내용이 기재돼 있다. 행정처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그해 4월 17일자 ‘업무방해죄 헌법소원 사건 대책 보고(대외비)’ 문건이 만들어졌는데 헌재의 평의 결과를 담은 뒤 대처방안으로 ‘헌법재판관들을 개별 접촉해 설득’, ‘법원 내 유사사례를 발굴해 선제적으로 무죄 취지 판결을 선고’ 등이 검토됐다. 특히 ‘대법원 재판연구관실의 협조를 받아 현재 대법원에 계속 중인 사건 중 업무방해 관련 유사사건을 발굴해서 헌재 결정 이전에 조속히 무죄 취지의 대법원 판결을 선고하고 친(親)법원 헌법재판관들로 하여금 헌재 결정 일자를 최대한 늦추게 하는 방안’도 문건에 포함됐다. 한정위헌은 여러 해석이 가능한 법률 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을 두고 위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하는 한 헌법에 위반된다’고 밝혀 법률 자체의 효력을 없애는 위헌과는 구분되고, 헌재가 특정한 해석 기준을 제시하며 법원 해석의 위헌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헌재와 사법부의 권한과 위상에 민감했던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당시 사법부 고위 법관들에게는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이 대법원의 위상을 더욱 떨어뜨린다고 봤다고 볼 수 있다. 대법원에 계류된 관련 사건을 대법원이 먼저 헌재의 결정과 정반대의 판결을 선고해 헌재의 결정에 힘이 빠지도록 해야한다는 게 앞서 문건에 담겼고 검토가 됐다. 심리를 서두르게 하거나 선고를 앞당기는 것 역시 엄연히 재판 개입에 해당한다. 이처럼 노골적으로 헌재를 견제하는 방안들이 검토되던 상황에서 특히 일선 법원에서 한정위헌 취지로 위헌법률심판을 해달라고 결정하는 행정처 윗선의 ‘우려’와 정면으로 부딪혔을 것이다. 2015년 4월 8일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부에서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내렸다. 그 다음날 결정문을 받아본 문 판사는 고민 끝에 상부에 이를 보고했다. “보고하지 않고 곧바로 헌재에 보낼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려졌을 때) 책임을 추궁당할 것 같기도 하고 보고하는 것이 원칙이라 동료들과 상의해 보고하는 게 맞겠다고 결론냈다”고 한다. 다만 문 판사는 보고서에 ‘논리상 한정위헌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없어 그대로 헌재에 송부해도 문제없다’는 문구를 담아 4월 10일 한승 당시 사법정책실장과 이 전 상임위원에게 보고했다. “법률의 해석에 대한 위헌 여부가 문제가 아니라 법률 자체의 위헌성 문제인데 재판부가 착오해서 한정위헌 취지의 결정을 해서 실제로 한정위헌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판단에서 그렇게 보고했다”고 문 판사는 설명했다. ●남부지법 ‘한정위헌’ 제청 결정, 행정처가 ‘직권취소’… “대법원장 지시일 것” 문 판사의 표현을 빌리면 상부에 보고를 하자 “갑자기 일이 커졌다”. 한 전 실장은 “이 건이 발생한 자체는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이 아니라 대법원장에게도 보고돼야 하는 사안”이라면서 “정책결정이 필요한 사안이고 보고서를 작성할 때 향후 유사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까지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문 판사는 전했다. 이 전 상임위원은 보고를 듣자마자 “그대로 보내면 안 되겠네요”라고 말했다고 했다. 보고를 올린 그날 오후 이 전 상임위원이 문 판사를 불러 ‘정리’라는 제목의 문건을 주며 “직권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보고서를 준비해달라”고 지시했다. 문 판사는 “상급자의 결단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양 전 대법원장에게 보고를 했거나 보고가 됐다고 듣지는 않았지만 이 정도로 직권취소 방향이 잡힐 정도면 대법원장에게도 충분히 보고가 됐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이미 제가 보고를 드리고 나서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서 일이 커져버린 셈이어서 이럴 바엔 그냥 (헌재에) 보낼 걸 그랬나 생각이 들었고, 당일 오후에 이 전 상임위원이 저를 불렀을 때는 이미 남부지법 재판장과 통화까지 마친 상태였다. 최초 보고할 때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지만 너무 짧은 사이에 일이 커져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의 지시에 따라 다시 작성한 보고서에 ‘한정위헌 취지의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을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신청대리인인 제청법원과 행정처 뿐’이라는 기재를 더했다. 그리고 법원 내부 전산망에 등록된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문이 보이지 않도록 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정보화심의관과 연락해 삭제 조치를 하기도 했다.위헌심판제청 결정을 한 재판장에게 삭제를 위한 공문까지 받았다. 이렇게 흔적까지 모두 지워낸 이유에 대해 “위헌제청결정의 직권취소가 법률적·윤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문 판사는 “제가 이해하는 법률지식으로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고, 윤리적으로도 안 되는 이유에 대해선 “일선 재판에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통진당 행정소송 과정서 “행정처, 일선 재판부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 알게 돼” 행정처의 헌재 견제는 통진당 의원들이 낸 지위확인 행정소송에도 이어졌다. 행정처에서 통진당 소송 관련 태스크포스(TF)까지 만들어 소송 진행상황 등을 검토한 문건을 전임자로부터 인수인계 받은 문 판사는 “간담이 서늘했다”고 표현했다. “상당히 많은 양이 있었고 거북했던 것은 인용, 기각 시 설시 등이 다 적혀있어서 ‘뭐 이렇게까지 다 검토해봤나’ 하는 인상을 가졌던 것이고 이후 하나 둘씩 읽으면서 내용이 지나친 것이 있어 간담이 서늘한 감정까지 갖게 됐다”는 것이다. 2015년 11월 서울행정법원에서 행정처의 의견과 달리 소송을 각하하는 판결이 나오자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 크게 화를 냈다고도 증언했다. 문 판사는 “이 전 상임위원이 절 불렀을 때 얼굴이 상기된 상태로 ‘처장이 뭐라고 한다’며 말끝을 흐리면서 ‘내가 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에게도 말을 했는데 (각하를) 했다’고 말했다”면서 “이러한 얘기를 듣고 어떤 식으로든 재판부에 의사를 전달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진당 지방의원들의 지위확인 소송 사건이 심리 중이던 전주지법에서는 2015년 11월 25일자로 행정처에서 작성된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라는 제목의 내부 문건이 전주지법 공보판사를 통해 기자단에 배포된 이른바 ‘전주 공보사태’가 일어나자 박 전 대법관 등이 크게 당황하며 양 전 대법원장에게 달려갔다고도 말했다. 문건에는 ‘헌재가 통진당 소속 비례대표의 국회의원직 상실을 결정한 것은 삼권분립을 위반한 월권행위’라는 행정처의 판단과 함께 소송에 행정처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담겼다. 이런 문건이 11월 26일자 신문에 보도되자 당시 행정처 간부들은 행정처 공식입장이 아닌 심의관의 개인 생각이라고 언론에 대응하기도 했다. 언론보도가 나온 직후 상황에 대해 문 판사는 “상황을 보고받은 처장이 놀라서 급히 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부속실 여직원은 11층에 전화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는데 대법원 11층은 대법원장 집무실이 있는 층이다. 문 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대법관들이 공동으로 입장을 내고 “재판 거래나 재판 개입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한 데 대해 “행정처 간부들이나 심의관들은 그렇게 말할 수 없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유에 대해 검찰이 이날 법정에서 묻자 문 판사는 통진당 행정소송과 관련해서 이미 재판부랑 연락했다는 사정을 전해듣기도 했고 그래서 그 형태나 빈도는 잘 모르겠지만 간부들 중에 일부는···일선 재판부와 연락을 하는 것을 하고 있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서울신문은 전직 대법원장이 법정에 피고인으로 선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9년 5월 29일부터 매주 최소 두 차례 이상 열리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을 지면 제약에서 벗어난 온라인을 통해 글로 생생하게 중계합니다.
  • [여기는 남미] 50대 남자, 4살 여아에 몹쓸짓…경찰 풀어주자 이웃들이 응징

    [여기는 남미] 50대 남자, 4살 여아에 몹쓸짓…경찰 풀어주자 이웃들이 응징

    어린 여자아이를 앞에 두고 몹쓸 짓을 한 50대 남자가 주민들로부터 집단 린치를 당했다.어설픈 수사로 사태를 유발한 경찰은 그러나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베야비스타라는 곳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15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남자는 사건이 벌어진 날 알몸으로 자신의 주택 마당에 나왔다. 마당엔 아직 어린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이는 올해 고작 4살로 남자와는 친인척 관계다. 남자는 여자아이에게 바짝 다가서더니 무언가 대화를 나누면서 음란행위를 했다. 이런 변태적 행동은 마침 옥상에 올라가 있던 한 주민의 스마트폰에 고스란히 담겼다. 주민은 "완전히 알몸으로 사람이 나오기에 무심코 살펴보다가 여자어린이를 앞에 두고 음란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주민은 영상을 경찰에 넘기고 사건을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남자의 신원도 확인됐다. 성명은 리카르도 페레스, 올해 54살로 직업은 경비원이었다. 경찰은 남자를 연행했지만 바로 풀어줬다. 범죄 혐의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남자가 바로 풀려났다는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발끈하고 남자의 집으로 몰려갔다. 집단 폭행이 시작됐다. 누군가 촬영한 영상을 보면 남자 주민들은 변태 행위를 한 남자를 끌어내 몰매를 주고, 여자주민들은 폭행을 당하는 남자를 지켜보며 욕설을 퍼붓는다. 자칫 목숨을 잃을 뻔 남자는 폭행사건이 벌어졌다는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겨우 구출됐다. 이렇게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주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 여자주민은 "확실한 증거가 있는데도 공권력이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 손으로 사법정의를 실현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아이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응징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아직 사건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관계자는 "어떤 혐의를 적용할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남자를 풀어준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아베 정권 비판 영화, 文 대통령도 꼭 보시길”

    “아베 정권 비판 영화, 文 대통령도 꼭 보시길”

    “최근 4~5년 새 일본 기자회견에선 정권이 곤란해할 만한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관방장관에게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는 기자를 보고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일본 영화 ‘신문기자’의 가와무라 미쓰노부(왼쪽) 프로듀서는 15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 제작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신문기자’는 도쿄의 한 신문사 기자가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국가가 숨긴 충격적인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6월 현지 개봉 이후 아베 신조 총리가 연루된 사학스캔들 중 하나인 ‘가케 학원 스캔들’과 내용이 유사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상영관은 143곳뿐이었지만 33만명이 관람했다. 한국에서는 1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 함께 한 후지이 미치히토(오른쪽) 감독은 “신문을 종이로 읽은 적이 없고, 정치에도 관심이 없었다”며 “위험한 일에 관련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연출 제의를 두 번 거절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다 가와무라 프로듀서의 말에 마음을 돌렸다. “너희 세대가 영화를 만들어 정치에 흥미 없는 인간이 지금의 정치를 어떻게 보는지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영화는 댓글 부대를 통한 여론 조작, 민간인 사찰, 언론 탄압 등을 자행하는 정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비춘다. 실제 영화는 일본 TV·라디오에서 다뤄지지 않았고 신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만 알려지는 ‘외압’을 겪었다. 주인공 요시오카 기자는 한국 배우 심은경이 연기했다. 일본 여배우 섭외에 실패한 탓이라는 소문도 있었지만, 가와무라 프로듀서는 “처음부터 심은경이 내정돼 있었다”면서 “다른 여배우들에게는 출연 제의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적이면서도 다양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이 진실을 추구해 나가는 캐릭터에 딱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한일 관계 악화 속에서 영화가 개봉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가와무라 프로듀서는 “정권과 정권의 대치, 국민과 국민의 대치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문화라는 것은 개인들이 어떤 식으로 마주하느냐의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이런 악조건 속에서 개봉된다는 건 더욱 의미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계속 아베 총리가 보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 한국에선 문재인 대통령도 꼭 보시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교회 ‘안 나가’ 신자들, 가나안으로 이끌다

    교회 ‘안 나가’ 신자들, 가나안으로 이끌다

    개신교에서 다니던 교회를 나오거나 신앙활동을 중단한 신자를 흔히 ‘가나안 신자’라 부른다. 가나안은 신학적으론 천국의 의미이지만 거꾸로 뒤집어 교회에 ‘안 나가’는 신자를 뜻하는 보통명사처럼 굳어졌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지난 8월 말 기준 25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개신교 신자를 1000만명이라고 치면 25%에 달하는 수준이다.가나안 신자를 올바른 신앙과 교회로 이끄는 징검다리 역할을 자처하며 실험목회를 이끄는 이가 있다. 2016년 김천 개운사 법당 훼손을 계기로 파면된 서울기독대 손원영 교수다. 손 교수는 법당을 훼손한 개신교 신자 대신 사과하고 복구기금을 모금해 학교에서 쫓겨났다. 복직과 관련한 1, 2심에서 모두 승소했지만 학교 측에선 아직 아무 조치가 없다. ‘가나안 교회’는 손 교수가 파면당한 이후 2017년 7월부터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예술신학과 목회를 실천한 실험 교회로 소문이 났다. 일정한 목회 장소 없이 매주 테마를 바꿔 가며 동역자들과 함께 일궈 온 교회다. 특정 교단이나 교리에 집착하지 않은 채 손 교수가 대학교수나 일반 신도들과 함께 간단한 성찬 예배를 곁들인 토론의 목회로 진행한다. 6개월마다 교회 지속 여부를 신도들과 함께 평가한다. 지금까지 모두 10개 교회를 시도한 끝에 지금은 음식과 음악, 거리 순례, 인문학 등 전문 분야 5개로 특성화했다. 목회마다 15~20명이 참여하며 고정 회원은 대략 1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을 묶은 단톡방에 다음 목회 일정과 장소를 고지해 이어 가는 형태다. 지난 2년 4개월여 기간에 실험 목회를 결산한 책 ‘교회 밖 교회’(예술과영성) 출간에 맞춰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손 교수와 동역자 1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소회를 나눴다. 정해진 모임 장소 없이 불규칙하게 이어가는 목회인 만큼 불편함과 어색함이 많았을 터. 특히 세례받지 않은 이들에게도 성찬을 나누고 불교 법당에서도 목회를 여는 열린 신앙 탓에 기성 기독교계로부터 받는 이단 취급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사동에 모인 동역자들은 어느 교회에서도 보지 못한 열린 목회에 많이 놀랐고 갈수록 애정을 느껴 적극 참여하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인문학 목회인 후마니타스 가나안교회에 동역자로 참여하고 있는 이강선 성균관대 초빙교수(영문학)는 “살면서 부닥친 궁극적인 질문에 답을 받지 못해 기성 종교에서 나왔다”면서 “강요 없이 함께 설교하고 거리낌없이 토론하는 소통의 종교에 빠져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골목길 순례를 이어 가는 길 위의 가나안교회에 동참하고 있는 옥성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겸임교수(여가경영학)는 “손 교수의 가나안 교회는 한국교회에 희망의 작은 씨 뿌리기를 실천하고 있다”며 “가나안교회의 목회를 통해 골목마다에 깃든 장소성과 근현대사, 한국교회사를 더듬어 가며 상처받은 영혼을 구하는 거룩한 구라(求癩)를 배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현대과학 목회인 STEAM 가나안교회에서 동역하는 최승언 전 서울대 사범대 교수(천문학)는 “신도 개개인의 신학적 이해에 자연과학을 접목하고 있지만 잘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자연과학 지식을 공유하려는 가나안교회 신자들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예술신학 목회에 참여하고 있는 심광섭 감리교신학대 교수는 “진선미의 개념은 기독교 역사 속에서 표현돼 온 하나님의 속성”이라며 기독교 신앙을 자발적으로 즐기고 하나님의 아름다움으로 형태화하려는 가나안교회의 시도에 흥미를 느낀다”고 했다. 손 교수는 2년 4개월여 가나안 목회를 이끌어 왔지만 목회 때마다 예배가 열릴 수 있을지, 참석자가 얼마나 될지를 놓고 고심한다. 그래서 ‘오늘도 무위이화(無爲而化·힘들이지 않아도 저절로 변하여 잘 이루어짐)의 기적은 계속되었습니다’라는 말로 예배를 시작한다고 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살림남2’ 최민환이 신뢰하는 육아 멘토는 누구?

    ‘살림남2’ 최민환이 신뢰하는 육아 멘토는 누구?

    ‘살림남2’ 파파돌 최민환과 만난 육아의 달인은 대체 누구일까. 오는 16일 방송되는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이하 ‘살림남2′)에서는 육아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육아 멘토와 만난 최민환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최민환과 육아 멘토가 야심한 시각 은밀하게 접선(?)하는 현장이 포착됐다. 특히 최민환은 상대를 보자마자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깍듯한 인사를 건네고 있어 과연 그가 이토록 신뢰하는 육아 멘토는 누구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이런 가운데 그는 최민환에게 “좋은 데야 따라와”라며 다짜고짜 으슥한 곳으로 데려갔다고 전해져 과연 그가 말한 좋은 곳(?)이 대체 어디였을지에도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 연예계의 소문난 열혈 아빠로 알려진 육아의 달인은 “아이들에게 책부터 읽히려고 하면 30점짜리 부모”, “책 읽기보다 먼저 해야 할 것이 있다” 등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육아 꿀팁도 전수할 예정이라고 해 시청자들의 본방사수 욕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편, KBS2 ‘살림남2’는 오는 16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아내의 맛’ 함소원 중국 시부모, 철학관 찾았다…둘째 언급

    ‘아내의 맛’ 함소원 중국 시부모, 철학관 찾았다…둘째 언급

    함소원-진화 부부 중국 시부모님이 함진 부부의 운명과 미래를 걱정하며 중국에서 용하다는 사주 철학관을 찾는다. 지난 8일 방송된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이하 ‘아내의 맛’) 67회에서는 오랜만에 등장한 함진 부부 중국 부모님이 중국에서의 일상을 첫 공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중국 파파는 20명 추수 용사들과 하얼빈에 있는 10만 평 옥수수 밭을 추수하기 위해 나섰고, 통이 큰 중국 마마는 동북식 야채 조림과 옥수수빵을 만들어 밭을 방문, 옥수수를 마이크 삼아 노래까지 부르는 등 웃음을 안겼다. 더불어 중국 시부모님은 한국으로 가서 매번 대전을 치르는 함진 부부의 상황을 정리해 주자고 결심, 궁금증과 기대감을 고조시켰다. 무엇보다 15일(오늘) 방송되는 ‘아내의 맛’ 68회에서는 함소원-진화 부부의 중국 시부모님이 요즘 들어 부부싸움이 잦은 아들부부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중국에서 용하다고 소문난 사주철학관을 찾는 모습이 담긴다. 중국 마마&파파는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사주철학관에 들어가면서 덩달아 긴장감에 휩싸였던 상황. 조심스럽게 중국 사주전문가 앞에 앉은 중국 시부모님이 76년생 함소원과 94년생 진화의 사주를 건네자 중국 사주전문가는 부부의 18살 나이 차이를 확인하고는 놀라움을 내비쳤다. 이내 중국 사주전문가는 함소원과 진화의 기본 성격부터 숨겨진 성향에 이르기까지 찰떡같이 정확하게 맞추는 모습으로 중국 시부모님을 경악하게 했다. 더군다나 함진부부는 ‘극과 극 성향’을 지니고 있어 자주 싸우는 이유가 따로 있다며 이 부부의 싸움을 잠재울 수 있는 비결을 전해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용한 중국 사주전문가는 모두가 염원하고 기다리는 함진 부부의 2세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내놓아 중국 시부모님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게 만들었던 터. 과연 중국 사주전문가가 밝힌 함진 부부의 운명과 미래는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이 높아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폭풍처럼 지나간 사주 철학 풀이 이후, 대륙의 마마&파파는 하얼빈 현지인들도 줄을 서서 먹어야 한다는 ‘왕통뼈찜 맛집’에 방문, 특유의 군침 도는 현란한 먹방을 펼쳤다. 더욱이 대륙의 마마&파파가 먹방을 이어가던 중 반가운 얼굴이 등장했던 것. 과연 대륙의 푸드파이터 푸파 마마를 함박웃음 짓게 만든 반가운 얼굴은 누구일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방송분에서 오랜만에 ‘아내의 맛’을 찾은 대륙 시부모님을 향한 성원에 힘입어 이번 68회에서도 두 사람의 색다른 중국 일상이 담긴다”며 “함소원과 진화의 잦은 싸움에 대해 걱정이 많은 중국 시부모님이 이번에는 또 어떤 해결책을 찾기 위해 중국에서 고군분투하게 될지, 중국 시부모님의 스케일이 다른 일상을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한편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 ‘세상 어디에도 없는, 아내의 맛’은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버킹엄궁에서 담배 피우고 화장실 휴지 슬쩍, 유명인도 예외 아님

    버킹엄궁에서 담배 피우고 화장실 휴지 슬쩍, 유명인도 예외 아님

    ‘비틀스’의 존 레넌은 1965년 대영제국 훈장을 받기 전 버킹엄궁의 화장실에서 멤버들이 대마의 일종인 카나비스를 피웠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하지만 조지 해리스는 나중에 “너무 긴장했기 때문에 “ 화장실에 가 일반 담배를 피웠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당시는 담배에 관대했다 하더라도 지엄한 왕궁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웠던 사실은 털어놓은 셈이었다. 영국인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왕궁에서 이처럼 황당한 행동을 하는 유명인들이 적지 않다고 BBC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가장 최근에 버킹엄궁에서의 비행을 털어놓은 이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연기한 여배우 올리비아 콜먼이다. 그녀는 일간 선데이 타임스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화장실 휴지를 전리품으로 슬쩍 했다고 털어놓아 논란을 일으켰다. 일년에 5만명 가까이가 찾는 버킹엄궁 대변인은 “만약 모두가 하나씩 슬쩍 가져간다면 궁전에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방송인 데니스 반아우텐은 1998년 재떨이와 티슈 화장지 상자를 슬쩍 가져왔다가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 사과한 뒤 선물을 하나 더 얹어 돌려주면서 “미안해요 엄마, 놀래킬 의도는 없었어요”라고 적힌 편지를 보냈다. ‘스파이스 걸스’의 엠마 번튼은 방송에 출연해 2002년 여왕을 위한 공연 ‘골든 주빌리’에 초대됐을 때 화장실 휴지를 훔쳤다고 털어놓았다. 역시 방송인 피어스 모건도 늘 부잣집이나 유명한 이의 집에 가면 화장실 휴지를 훔쳐와 집에 모아두는 버릇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여왕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재직하던 백악관에서는 감옥에 갈까봐 그러지 않았다고 2011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고백했다. 팝스타 로비 윌리엄스도 버킹엄궁에서 몸이 좋지 않아 쓰러졌다는 소문을 부인하며 사실은 카나비스를 피운 것이라고 2017년 더 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신문은 2012년 다이아몬드 주빌리 콘서트 무대에 서며 그런 일을 벌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찰스 왕세자의 친구이며 코미디언 겸 작가인 스티븐 프라이는 코카인 마약을 흡입한 적이 있다고 회고록에서 털어놓았는데 의회 의사당, BBC 텔레비전센터 등에서도 마찬가지 행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여왕 대변인을 지낸 디키 아비터는 전리품 하나 안 챙겨가는 정직한 방문객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엄청 어리석은 짓이다. 휴지에 ‘버킹엄궁’이라고 적혀 있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갖고 있는 휴지인데 말이다”라고 혀를 찼다. 반아우텐의 고백에 대해선 1998년이라면 이미 버킹엄궁에서 금연 구역이 시행됐는데 어떻게 재떨이를 가져갈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아비터는 유명인 좀도둑들은 명성을 더 날리고 싶어서 뭔가를 훔친 뒤 떠벌이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그냥 편의점 가서 사면 아홉 개 들이를 살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7억명 빈곤 퇴치 연구’ 노벨경제학상, 역대 최연소 여성… 남편과 공동수상

    ‘7억명 빈곤 퇴치 연구’ 노벨경제학상, 역대 최연소 여성… 남편과 공동수상

    “실험 기반 분석으로 개발경제학 향상” 바네르지·뒤플로, 사제지간서 부부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빈곤 연구를 전문으로 한 아브히지트 바네르지(58) 매사추세츠공과대(MIT) 교수와 에스테르 뒤플로(47) MIT 교수, 마이클 크레이머(55) 하버드대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7억명 이상이 극도로 낮은 소득으로 연명”(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하는 등 전 세계적인 빈부 격차 확대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뒤플로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두 번째 여성이자 역대 최연소 수상자로 기록됐다. 바네르지 교수와 부부라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노벨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제51회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이렇게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 교수는 거시적 접근을 강조하던 개발경제학에 미시적 분석을 도입해 재정립했다. 노벨위원회는 “세계 빈곤 경감을 위한 이들의 실험적 접근으로 빈곤과 싸우는 우리의 능력이 향상됐다”면서 “불과 20년 만에 그들의 새로운 실험 기반 접근법은 개발 경제를 완전히 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2009년 이후 10년 만의 여성 수상자가 된 뒤플로 교수는 개발경제학을 한 차원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9세에 MIT 최연소 종신교수가 됐다.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협력센터소장은 “그는 통계자료를 활용하던 기존 연구를 뛰어넘어 마을 한 곳에는 빈곤 퇴치 정책을 쓰고 다른 한 곳에는 이를 쓰지 않는 등의 실험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검증했다”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와 바네르지 교수는 사제지간이었다가 부부가 됐다. 1961년 인도에서 태어난 바네르지 교수는 1988년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72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뒤플로 교수는 1999년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태종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MIT 후배였던 뒤플로 교수는 재학 당시에도 똘똘한 학생이라는 평판이 자자했다”면서 “이들이 접목한 무작위 통제실험(RCT) 방법론을 전 세계 개발경제학 연구자들이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964년 태어난 미국 국적의 크레이머 교수는 거시경제와 개발경제학을 다 아우르는 학자였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크레이머 교수는 인성도 훌륭하다고 소문났었다”며 “그가 제시한 ‘오링(O-ring) 이론’은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협업을 해야 보다 높은 생산성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왜 선진국 경제가 발전하는지 설명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수상자들은 상금 900만 크로나(약 10억 8000만원)와 함께 메달과 증서를 받는다. 이날 경제학상을 끝으로 올해 노벨상 발표는 마무리됐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장고 또 장고… KIA·롯데 새 감독 뽑긴 뽑나요?

    장고 또 장고… KIA·롯데 새 감독 뽑긴 뽑나요?

    KIA 박흥식 대행 체제로 마무리 캠프 롯데 1군 사령탑 없이 김해서 체력훈련신임 감독 인선을 놓고 장고 중인 KIA 타이거즈가 박흥식 감독대행 체제로 마무리 캠프를 치른다. KIA는 14일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마무리 캠프를 시작했다. KIA는 지난달 28일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치고 일찌감치 내년 시즌 준비에 나섰지만 가장 중요한 사령탑 문제가 안갯속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외국인 감독 등 차기 감독을 놓고 소문이 무성했지만 확정되지 않았고 결국 박 대행 체제로 마무리 캠프마저 진행하게 됐다. 박 대행은 김기태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지난 5월 17일부터 사령탑을 맡았다. 100경기를 치르며 49승1무50패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지만 초반의 열세를 뒤집지 못했고 62승2무80패(7위)로 시즌을 마쳤다. 차기 감독 후보군에 올랐지만 박 대행으로 내부 결정이 이뤄졌다면 이렇게까지 길어질 이유는 없다. 결국 박 대행과 현 코치진은 향후 거취가 불확실한 상태로 내년 전력을 위한 마무리 캠프를 진행하는 모양새가 됐다. 사정은 롯데 자이언츠도 마찬가지다. 성민규 단장 체제로 여러 변화를 시도 중인 롯데는 지난 10일부터 김해 상동구장에서 마무리 체력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훈련을 진두지휘할 감독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는 한국 야구 경험자인 래리 서튼, 제리 로이스터, 스캇 쿨바와 공개 면접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프런트와 코치진이 대폭 물갈이됐고 지난 11일엔 서튼을 2군 감독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1군 감독은 아직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까지 감독 선임 과정에 있고, 선수들도 감독이 없다고 놀고 있을 순 없어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범수 아나운서, 상문고등학교 은사 재회 “저 때문에 그만 뒀다?”

    김범수 아나운서, 상문고등학교 은사 재회 “저 때문에 그만 뒀다?”

    아나운서 김범수가 30년 만에 은사를 만났다. 11일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아나운서 김범수의 인생사가 공개됐다. 이날 김범수가 찾고자 한 인연은 상문고등학교 시절 담임인 성기동 선생님이다. 김범수는 “죄스러운 마음에 찾아뵙지 못했다. 내 마음에 짐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김범수는 “고1 때 담임선생님이었는데 내가 2학년이 되고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신 거다. 후에 얘기를 들으니 나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당시 김범수는 성기동 선생님의 집에 여러 번 오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으나 선생님의 갑작스러운 퇴직 후 그 이유를 묻지 못했다. 방송 말미 김범수는 성기동 선생님과 재회할 수 있었다. 그는 교통사고 여파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였다. 성기동 선생님은 “연락을 받고 많이 망설였다. 이런 모습을 제자에게 보여주기 그래서. 반가운 마음에 승낙했지만 고민을 엄청 했다”라고 말했다. 또 성기동 선생님은 김범수 아나운서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다는 소문에 “전혀 아니다. 그때 석사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가는데 유학비를 마련하려고 학원으로 간 거다”라고 설명했다. 무려 30년 만에 풀린 오해에 김범수는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그것이 알고싶다’ 실종된 양산 여학생…앵벌이 제보

    ‘그것이 알고싶다’ 실종된 양산 여학생…앵벌이 제보

    ‘그것이 알고 싶다’는 12일 양산 여학생 실종 사건의 제보자와 함께 장기미제 사건의 단서를 추적한다. 2006년 5월 13일. 경남 양산시 웅상읍 소주리에서 여학생 두 명이 사라졌다. 같은 아파트에 살던 이은영(당시 14세), 박동은(당시 12세) 양이 집에서 함께 놀다 휴대전화, 지갑 등 소지품을 모두 집에 두고 실종됐다. 아이들은 당일 오후 2시경, 아파트 단지 내 상가 쪽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행방이 묘연하다. 당시 경찰 인력은 물론 소방, 지역 민간단체까지 동원해 아파트 주변, 저수지, 야산 등을 대대적으로 수색했지만 아이들은 찾을 수 없었다. 공개수사 전환 이후 인천·성남·울산·고성·부산 등 전국에서 100여 건이 넘는 목격제보가 들어왔지만, 아이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제작진은 당시 아이들이 목격됐다는 장소들을 추적하며 그 행방을 되짚어보았다. 그리고 취재를 이어가던 제작진 앞으로 도착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아이들 실종 이후인 2006년 가을, 부산의 어느 버스터미널 앞 횡단보도 앞에서 은영 양, 동은 양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아이들이 앵벌이 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제보였다.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들이 아이들에게 ‘양산에서 실종된 아이들이 아니냐?’라고 물었고, 그중 한 아이는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머뭇거렸다고 한다. 그런데 어디선가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젊은 남자가 나타나 시민들에게 화를 내며 아이들을 데려갔다고 한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당시 부산 지역 전체 앵벌이 조직을 관리했다는 일명 ‘앵벌이 두목’을 어렵사리 만나 은영 양과 동은 양의 행방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제작진은 또 은영 양과 동은 양으로 추정되는 아이들이 한 남자의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제보자는 오후 2시경,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아파트 상가 앞에서 수상한 남자를 봤다고 고백했다. 승합차에 타고 있던 한 남자가 상가 앞에서 아파트 쪽으로 걸어가던 두 아이에게 말을 걸었고, 그 아이들을 차에 태워 아파트를 빠져나갔다고 말했다. 13년 전 그날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사라진 은영 양과 동은 양. 긴 시간이 흘러 나타난 제보자가 본 아이들은 그토록 찾던 아이들이었을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홍콩 언론 “시위 참가 15살 여학생 의문사…여대생 경찰에 성폭력” 파문

    홍콩 언론 “시위 참가 15살 여학생 의문사…여대생 경찰에 성폭력” 파문

    홍콩에서 ‘범죄인인도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길어지면서 여러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이 의문의 죽음을 맞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여대생은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11일 홍콩의 빈과일보는 “시위에 활발하게 참여하던 한 여성의 죽음에 의문이 든다”고 전했다. 지난달 22일 홍콩 바닷가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옷이 모두 벗겨진 채 발견됐다.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가했다가 지난달 19일 사라진 천옌린(15)이었다. 그는 과거 수영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났다. 이 때문에 그가 수영 미숙으로 익사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빈과일보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뒤 바다에 버려진 것 같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홍콩에서는 “경찰이 여성 시위자를 성폭행한 뒤 살해했다”, “시위대를 살해한 뒤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 등의 괴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홍콩 야당 의원 투진선은 천옌린이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경찰이 그의 실종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여대생도 구치소에서 경찰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공개했다.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홍콩중원대 캠퍼스에서 재학생과 졸업생 1400여명이 참여한 간담회가 열렸다. 학생들은 지난 주말 경찰이 교내에 들어와 학생들을 검거하려고 한 사건을 비판하면서 로키 퇀 학장에게 경찰 강경 진압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간담회에서 자신을 소니아 응이라고 소개한 여학생이 “경찰에 체포된 뒤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8월 31일 프린스에드워드역 시위 진압 과정에서 체포됐다. 이때 경찰은 시위대 63명을 한꺼번에 체포했다. 지하철 객차 안까지 들어가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며 최루액을 발사했다. 그는 산링욱 구치소로 연행됐다. 소니아 응은 퇀 학장에게 “산링욱 구치소에서 몸수색하는 방이 칠흑처럼 어둡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며 “경찰이 우리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욕설을 퍼붓고 능욕했다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우리는 경찰이 저쪽으로 가라고 하면 저쪽으로 가고 어두운 방에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가고 옷을 벗으라고 하면 벗어야 했다”며 “어떤 학생은 경찰에게 구타를 당해 지금까지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항변했다.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있는 산링욱 구치소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구타하고 가혹 행위를 한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니아 응은 “성폭력과 학대를 당한 사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여러 명이며 가해 경찰도 여러 명에 이른다”며 “경찰에 체포된 뒤 우리는 도마 위의 고기와 같은 신세여서 구타와 성폭력을 당해도 반항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니아 응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홍콩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홍상수 김민희 근황, 5월 임신했다? ‘주차장 포착’

    홍상수 김민희 근황, 5월 임신했다? ‘주차장 포착’

    홍상수 김민희 근황이 전해졌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배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근황이 전해졌다. 이날 ‘섹션 TV’’측은 “영화 ‘강변호텔’로 2019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섹션TV’ 측은 지난 6일 두 사람이 함께 있던 모습을 포착했던 매체의 기자를 찾아갔다. 기자는 “두 사람이 포착된 장소는 경기도 하남시의 한 주차장이었다. 점심시간 때 두 사람이 차를 타고 나갔는데 점심 식사하러 나가는 길인 거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민희가 5월에 임신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래서 임신 사실 확인차 다시 한번 취재하러 간 건데 그날 포착된 바로는 김민희가 임신으로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홍 감독은 2017년 3월 김민희와 ‘사랑하는 관계’라며 불륜 사실을 인정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 가을 내 속을 달래 주는 순대씨

    이 가을 내 속을 달래 주는 순대씨

    춥고 배고프던 시절, 서민들의 든든한 식사 겸 안주였던 ‘순댓국’이 이제는 동네 구석구석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는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30년 전만 해도 가축시장이나 재래시장 근처에서 돼지 부산물에 각종 채소를 섞어 팔던 ‘싼 국밥’이 대중화됐다. 우리나라가 아니면 좀처럼 맛보기 힘든 전통음식이기도 하다.용인의 백암순대국밥, 천안의 병천순대국밥, 포천의 무봉리순대국 등 체인사업으로까지 발전하며 중국집보다도 많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 도축장이 많기 때문인지, 순댓국집은 유난히 경기 북부에 많다. 그중 인구가 가장 많은 고양시와 행정중심지인 의정부에는 각각 100여곳에 이르는 순댓국집이 있다. 순댓국은 돼지 뼈를 긴 시간 우려 만든 육수에 순대와 내장, 허파, 간, 염통, 머리 고기 등 각종 돼지 부산물을 ‘백화점식’으로 넣어 끓여 먹는 국밥 형태의 음식이다. 핏물을 뺀 돼지 뼈와 대파, 통마늘, 생강 등을 함께 넣어 24시간가량 푹 끓인다. 기호에 따라 양념장을 넣어 얼큰하게 먹기도 하며 부추로 만든 겉절이를 곁들이면 궁합이 좋다. 김영성(식품공학박사) 신한대 식품조리과학부 학장은 “순댓국은 나쁜 병균을 몰아내고 납, 수은 등 우리 몸에 유해한 독을 풀어 줄 뿐 아니라 비타민 F라 불리는 리놀산을 비롯한 많은 종류의 비타민이 다량 함유된 건강식”이라고 말했다. 리놀산은 혈액의 콜레스테롤양을 줄여 동맥경화, 심근경색, 고혈압 예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순댓국에 풍부한 단백질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선조들의 지혜의 산물이다.서울신문은 10일 뜨끈한 국물 음식이 생각나는 계절을 맞아 해당 지역 공무원들이 추천하는 순댓국집을 소개한다. 이들 음식점의 공통점은 같은 장소에서 20~40년 고집스러운 방식으로 국물을 내고 고기를 삶는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냄새 잡는 방법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돼지 뼈로 오랜 시간 육수를 내고 김치, 깍두기는 직접 담근다. 대부분 식자재가 같고 조리 방식이 비슷해 어느 집이 더 맛있다는 말은 사실 큰 의미가 없을 듯하다. 지역 공무원들이 맛있다고 꼽는 집은 한 곳에서 오랜 세월 그들과 동고동락했고 양이 푸짐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고양 원당 또와순대국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전통시장 입구 2층 상가 건물에 있다. 30년 전 원당 리스상가 지하에서 오설매(72·여)씨가 창업했다. 초창기부터 같이했던 김옥련(68·여)씨가 1년 반 전 인수해 여전한 맛을 자랑한다. 순댓국 맛의 핵심은 불쾌한 돼지 냄새를 잡는 것. 김씨는 “깨끗하게 손질하고 피를 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청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방은 완전히 개방했다. 위생과 청결에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양념을 아끼지 않은 김치와 깍두기 맛도 일품이다. 일산 지역에서는 ‘조박사가만든족발과순대국’과 일산시장 초입 ‘중앙식당’ 등이 입소문이 나 있다. ●파주 봉일천순대국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장사를 해 온 묵직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2년여 전 금촌 방향 통일로변으로 이전해 식당 내부가 깔끔하다. 약 반세기 전에는 소시장이 있던 봉일천교 입구에 있었으나 봉일천사거리를 거쳐 이곳으로 확장 이전했다. 맑은 국물에 당면 순대 2개, 옛날 순대 2개, 살코기, 내장 등 각종 돼지 부산물이 들어간다. 해장에 좋은 얼큰순댓국이 별도로 있고, 맛보기순대가 철판에 나온다. 순댓국을 불편해하는 여성들에게 인기다. 금촌에 있는 ‘큰손집’은 장단 피난민 출신으로 파주시청 공무원과 토박이들에게 잘 알려진 곳이다. ●양주골전통순대국 양주시 유양삼거리 근처 ‘순대촌’에 있다. 이 마을에는 예부터 순대를 직접 만들어 먹던 관습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중심에 양주골전통순대국집이 있다. 이명률(61)씨가 1998년 개업했다. 주메뉴인 순댓국뿐 아니라 소고기선지해장국도 많이 찾는다. 자칫 방심하면 잡내가 나기 때문에 한약재를 넣어 2~3번 삶기를 반복한다. 언제나 최고급 ‘곱’을 골라 구입하고 속재료도 재래시장에 나가 직접 만져 보고 씹어 본 후 산다. 이런 정성을 인정받아 2006년 양주시가 ‘모범음식점’으로 선정했다. 같은 마을에 자리한 ‘유양리토종순대국’, ‘원조할매순대국’, ‘양주순대국전문’ 등 다른 집도 저마다 단골손님이 있다. ●포천 미성식당 포천시청 뒤편에 있다. 5년 전 타계한 주정숙씨가 1980년 떡볶이로 시작했으나 이듬해 손자(우경호)가 태어난 후 순댓국집으로 업종을 바꿨다. 아들 우종운(74)씨와 손자 경호(38)씨 부자가 가업으로 이어받았다. 국물이 다른 집보다 조금 더 맑은 느낌이 난다. 맛을 내려면 머리뼈와 잡뼈를 오래 끓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매일 14~15시간을 끊인다. 밥을 국물에 말아 나가는 ‘토렴식’ 순댓국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15회 이상 토렴을 한다. 국물이 약해지면 판매를 중단한다. 일반인들에게는 43번 국도변 ‘무봉리순대국 본점’이 더 잘 알려졌다. ●동두천 그집순대국 동두천에서는 창업한 지 몇 년 안 된 집들이 강세다. 그집순대국은 기본에 충실하고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조리법을 고수한다. 누린내 없이 고소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 국내산 사골과 살코기에 한약재를 넣어 24시간 동안 우려낸다. 주재료인 돼지고기는 물론 쌀, 김치 등 모든 식자재를 국내산만 사용한다. 순댓국과 잘 어울려 단골 반찬이 된 김치와 깍두기는 매일 담근다. 양파와 자체 개발한 소스가 곁들여져 이 집만의 특별한 맛을 낸다. 매년 주변 홀몸노인들에게 음식 대접도 하는 ‘착한 가게’로 소문나 있다. 동두천중앙역 앞 ‘청년순대국’은 정말 20대 젊은이가 사장이다. 깊고 풍부한 맛과 넉넉한 인심이 할머니 못지않다.●의정부 윤할머니순대국 의정부경전철 흥선역 인근에 자리한 허름한 식당이다. 큰길가에 ‘순대국’이라고만 쓰여 있어 초행길인 사람은 근처에서 헤매는 경우가 있다. 주메뉴보다 먼저 나오는 겉절이 형태의 배추김치와 깍두기 사촌 격인 섞박지 맛이 일품이다. 보통 순댓국집에서는 간을 맞추는 용도로 맑은 새우젓이 나오는데, 이 집에선 양념 새우젓이 나온다. 주인공인 순댓국은 뽀얀 국물에 고기가 뚝배기 밖으로 삐져나올 만큼 가득하다. ‘회룡전통순대국’은 어린이를 위한 메뉴가 있어 가족 외식에 좋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그 녀석이 다가왔다… 바다는 동화가 됐다

    물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들여다봤다.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눈앞에 펼쳐졌다. 세상에, 연둣빛 바다 아래에서 거대한 생명체들이 유영하고 있다. 수족관에서나 보던 ‘그’ 고래상어다. 눈은 쟁반만큼 커지고, 가슴은 쿵쾅대며 뛰었다. 지구의 해양생물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한다는 녀석은 방향을 바꾸기 위해 거대한 꼬리지느러미를 천천히 휘감고 있었다. 마치 바람에 날리는 비단옷처럼 말이다. 덩치는 제각각이었다. 큰 녀석은 10m를 족히 넘는 듯했고, 작은 녀석도 5~6m 정도는 돼 보였다. 필리핀 세부섬 남쪽의 오슬롭. 작은 어촌마을 앞바다에서 이 거대한 녀석들과 함께 헤엄쳤다. 고래상어와 사람 사이에 수족관 유리벽 같은 장애물은 없었다. 야생의 생명을 ‘직관’하며 행복을 느끼는 이라면 세상 이런 경험이 없지 싶다. 백일몽을 꾼 듯, 물속에서 보낸 30분이 3분처럼 흘렀다. 고래상어. 도무지 멋대가리 없는 이름이다. 포유류인 고래와 어류인 상어를 단순하게 나열했으니 말이다. 고래상어는 연골어류 수염상어목 고래상엇과에 속한 물고기다. 우리가 흔히 상어라 부르는 바로 그 종이다. 한데 먹이를 먹는 방식은 무시무시한 상어들과 아주 다르다.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작은 새우류 등을 바닷물과 함께 빨아들인 뒤 걸러 먹는다. 이 모습이 수염고래류와 비슷하다 해서 상어 앞에 고래를 붙인 것이다. ●‘바다 초식동물’ 어린 고래상어 먼저 다가와 고래상어는 순하다. 바다의 초식동물 정도로 생각하면 맞을 듯하다. 수줍은 듯, 무관심한 듯, 사람이 다가가도 본체만체한다. ‘어린’ 녀석들은 종종 사람에게 달려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돌고래처럼 장난기가 발동해서 벌이는 행동이 아닐까 싶다. 한데 덩치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그마저 무섭다. 이럴 때면 많은 사람들이 기함을 하며 허겁지겁 배로 돌아오곤 한다. 고래상어가 물을 빨아들이는 모습은 신기하면서도 섬뜩하다. 성체 고래상어가 한 번 입을 벌릴 때 빨아들이는 물의 양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다. 다만 ‘대왕고래’로 불리는 24~25m짜리 흰수염고래 성체가 한 번 빨아들이는 바닷물의 양이 90t에 달한다는 연구결과 등에 비춰보면 10m가 넘는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빨아들이는 바닷물 역시 얼추 30t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어른 키만 한 꼬리지느러미도 그렇다. 바닷 속을 유영할 때는 더없이 우아한 곡선미를 보여주지만 사람에게 닿았을 때를 상상하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그나마 고래상어가 여과섭식 어류로 진화했기 망정이지, 동족과 비슷한 형태로 진화했다면 어쩌면 범고래를 능가하는 지구상 최강의 해양 포식자가 됐을 것이다. 고래상어 투어는 사전교육 등 제법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정거리를 유지하는 등 제약도 많다. 특히 고래상어를 만지는 건 엄격히 금지된다. 다만 고래상어가 다가와 ‘만져지는’ 경우는 종종 생긴다. 녀석의 피부는 단단한 편이다. 한데 겉은 부드럽다. 단단한 골격을 값비싼 벨벳으로 장식하고 있는 듯하다. 고래상어 투어는 전통 목선(방카)을 타고 이뤄진다. 멀지도 않다. 해변에서 100m쯤 나가면 고래상어의 놀이터다. 너른 바다를 헤엄쳐야 할 녀석들이 사람 가까이 머무는 건 먹이 때문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시간이면 주민 몇몇이 고래상어에게 곤쟁이 비슷한 먹이를 주며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유도한다. 국제환경단체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장면이다. 수족관만 없을 뿐 ‘사육’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필리핀 관광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슬롭의 고래상어가 세간에 알려진 것은 8년 전쯤이다. 오슬롭에서 다이빙숍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우연히 조우한 고래상어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고, 아침마다 오슬롭 마을을 찾아오는 고래상어에 대한 소문을 들은 다이버들과 관광객이 늘면서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체험 관광지가 됐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오슬롭을 찾는 일부 고래상어의 생애에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다만 이 같은 먹이주기가 수많은 야생의 고래상어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아직 없는 듯하다. 세부 시내의 볼거리로는 마젤란의 십자가, 산 페드로 요새 등이 꼽힌다. 스페인의 탐험가 마젤란이 1521년에 이 지역에 상륙해 만든 십자가라고 전해진다. 이웃한 산 페드로 요새는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738년경 세워진 건물이다. 둘 다 세부항에서 가깝다.●‘예뻐서 더 서글픈’ 형형색색 수상가옥 사실 세부에서 가장 자주 눈에 띄고 가장 인상적인 곳은 수상가옥 마을이다. 세부와 막탄섬을 잇는 마르셀로 페르낭 브릿지 등 바다와 접한 곳에는 어김없이 수상가옥이 있다. 수상가옥은 가난한 이들이 사는 곳이다. 상하수도가 제공되지 않는다. 자기 땅도 아니다. 주민들이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난한 이들이 사는 마을이지만 함석 지붕의 빛깔만큼은 형형색색이다. 열대어의 현란한 체색을 닮았다. 통속적 표현을 빌자면 ‘예뻐서 더 서글픈’ 풍경이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봐도 좋고, 직접 마을 안으로 들어가 봐도 좋다. 치안이 염려된다면 잠깐 들여다보고 나오는 것도 방법이겠다. 재래시장 구경도 재밌다. 라푸라푸시 재래시장이 큰 편이다. 마르셀로 페르낭 대교에서 ‘퍼블릭 마켓’이라 적힌 이정표를 따라가면 나온다. 재래시장 역시 남루하기는 마찬가지다. ‘잘사는 나라’에서 온 여행자가 살 만한 물건은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왁자한 생동감만큼은 어디나 같다.●한국인 많이 찾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 세부에서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숙소는 제이파크 아일랜드 리조트다. 전체 투숙객 가운데 절반 이상이 한국인, 특히 가족 여행객들이라고 한다. 제이파크 아일랜드가 올해 10주년을 기념해 ‘뽀로로 파크’를 새로 조성했다. ‘뽀통령’ 뽀로로 상표권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 아이코닉스와 협업 형태로 운영되는 곳이다. ‘필리핀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라는 홍보 문구에 걸맞게 ‘뽀로로 파크’는 2개층 약 1440㎡(435평) 규모에 달한다. 이 안에 뽀로로 기차와 회전목마, 가상현실(VR) 라이더, 스윙카, 디지털 스케치 등 놀이시설을 갖춘 아케이드가 들어간다. 카페, 기념품숍 등도 마련돼 있다.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즐길 만한 콘텐츠가 빼곡하다. 아이들을 ‘안달 나게 만들’ 콘텐츠는 또 있다. 막탄 스위트룸 객실 20개를 개보수해 조성한 ‘뽀로로 객실’이다. 엘리베이터는 뽀로로의 눈 덮인 마을 모습으로 연출했고, 객실이 있는 층의 복도 또한 뽀로로 캐릭터와 아트워크로 꾸몄다. 객실 안은 더하다. 뽀로로가 새겨진 침대부터 실내복, 가구, 어메니티 등이 죄다 뽀로로와 친구들 캐릭터 일색이다. 미니 볼풀장과 슬라이드, 디지털 스크린 등도 마련됐다. 아이를 둔 부모라면 최소한 객실에서는 ‘신경 끄고’ 쉬어도 되지 싶다. 요즘 유행이라는 ‘호캉스’를 즐길 수도 있다. 리조트 중앙의 워터파크는 슬라이드와 파도풀, 유수풀, 키즈풀 등을 갖췄다. 저녁에는 화려한 불쇼 등의 공연이 워터파크 주변에서 매일 열린다. 리조트 앞 프라이빗 비치에서는 해수욕과 스노클링, 패러 세일링 등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스노클링이 재밌다. 호핑 투어에 견주기는 어렵지만, 작고 앙증맞은 물고기들을 보는 소소한 재미는 충만하다. 글 사진 세부(필리핀)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인천공항에서 세부까지는 4시간 30분쯤 소요된다. 리조트가 몰려 있는 막탄섬에 세부 국제공항이 있다. →오슬롭 고래상어 투어는 보통 낮 12시 이전에 끝난다. 가급적 이른 시간에 찾는 걸 권한다. 오슬롭은 세부 서남쪽 끝에 있다. 막탄 섬에서는 편도 3시간 거리다. 세부 시내의 교통 정체를 감안하면 4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따라서 오슬롭만 다녀오기는 아쉽고, 수밀론섬 등 아일랜드 호핑투어나 투말록 폭포 등과 묶어 돌아보는 게 좋다. 현지 한인 여행사나 제이파크 리조트 등에서 데이 투어를 예약할 수 있다. →세부항에서 보홀섬까지는 직선거리로 32㎞ 정도로 가깝지만 쾌속선(슈퍼캣 기준)으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보홀 남쪽의 타그빌라란항구까지 가야 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에서 오는 11월 21일 보홀 직항편을 취항할 예정이다. 인천 공항에서 매일 운항한다.
  • ‘해투4’ 미나 “41.7kg까지 감량..화면 속 모습 충격” 어땠길래?

    ‘해투4’ 미나 “41.7kg까지 감량..화면 속 모습 충격” 어땠길래?

    미나가 극한 다이어트를 공개한다. 10일 방송되는 KBS 2TV ‘해피투게더4(해투4)’는 ‘어서 오십시오’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는 여러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마주하고 있는 명품 배우 정동환, 남경읍, 배해선, 미나(구구단), 피오가 출연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미나가 과거 ‘해투’ 출연 이후에도 섭외 연락이 다시 왔지만 특집 이름을 듣고 출연을 고사해야 했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미나가 섭외를 거절해야 했던 특집은 무엇일지 궁금증이 커진다. 이어 미나가 과거 충격을 받고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였던 극한의 다이어트를 공개해 모두를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미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듀스 101’을 할 때 제 모습을 방송으로 보고 충격 받았다. 민소매를 입고 에이핑크의 ‘몰라요’ 무대를 하는 제 모습이 많이 통통하더라”고 고백했다.이어 미나는 “그 이후로 민소매를 못 입을 정도로 충격이었다. 그래서 모든 음식을 끊고 하루 탄산수 2병으로 버티며 다이어트를 했다. 가장 많이 감량했을 때 몸무게는 41.7kg”이라고 악착같이 살을 뺐던 과거를 회상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밖에도 이날 녹화 현장에는 상큼함의 대명사 미나의 윙크 교실, 소문난 우등생이었던 미나의 전교 1등 비법 등 눈과 귀를 뗄 수 없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졌다는 전언이다. 인간 비타민 미나의 활약이 본 방송에 대한 기대를 더하고 있다. 10일 오후 11시 10분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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