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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미확인 정보와 집단면역

    [박상현의 디지털 미디어] 미확인 정보와 집단면역

    언론사에는 항상 정보가 모인다. 세상물정에 밝고 끈이 많은 기자가 항상 물어 오는 정보는 물론이고 일반인들이 가져다주는 정보, 즉 제보가 모이는 곳이 언론사다. 문제는 그렇게 모인 정보의 품질이다. “중국 어느 도시에 무서운 괴질이 돌고 있다”는 제보는 아무런 근거 없는 헛소문일 수도 있고, 전 세계를 멈추게 만들 팬데믹의 시작을 알리는 귀중한 정보일 수도 있다. 언론사의 편집부는 이렇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진위를 가리고 가치를 판단해야 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언론의 역사에서 사주들은 이렇게 가려지지 않은 날것의 정보를 항상 받아 봤다. 그런데 진위가 가려지지 않은 정보라도 남들보다 먼저 받아 볼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권력과 이윤의 기회가 생기니 너도나도 그런 정보를 원하게 된다. “진위는 내가 판단할 테니 신문사 사주만 받아 본다는 그 정보, 나도 보게 해 달라”는 일반인들의 요구가 탄생시킨 것이 소위 ‘찌라시’, 정보지이다. 하지만 이런 미확인 정보가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낳는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허위정보를 포함시켜 정보시장을 교란하면 뉴스리터러시(뉴스이해력)가 낮은 사람들이 그런 허위정보에 휘둘리는 일은 항상 일어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날것의 정보를 원한다. 인간이라는 사회적 동물에게 “나만 정보에서 뒤질 수 없다”는 욕구는 그만큼 강력하다. 미확인 정보는 공급자에게도 피하기 힘든 유혹이다. 태영호 당선자는 언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해 검증되지 않은 말을 해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가 국회의원 당선자라는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함부로 미확인 정보를 퍼뜨린 것은 탈북자 출신의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나는 북한 관련 정보에 누구보다 밝다”는 주장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용을 받아 보도하는 기자들도 다르지 않다. 기자들 사이에서 “정보에 느리다”는 평가는 “간혹 틀린 정보를 물어 온다”는 평가보다 훨씬 치명적이다. 운동선수들은 승부근성이 지나쳐서 간혹 반칙을 하지만, 가장 인기 없는 선수는 승부근성이 없는 선수인 것과 다르지 않다. 뉴욕타임스에서 코로나19 뉴스를 일찍 전했던 도널드 맥닐 기자는 자신이 과거에 특정 감염병 확산을 크게 경고했다가 대수롭지 않게 끝난 경우가 너무 많다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도 과거의 다른 때처럼 틀렸다고 나만 욕먹고 끝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의 경고는 (적어도 이번에는) 적중했고, 그는 이 사태를 일찍 경고한 기자가 됐다. 지난주 미국 해군은 군용기가 촬영한 미확인비행물체(UFO) 영상을 공개했다. UFO는 말 그대로 정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일 뿐, 외계인이 탄 비행체라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세상에 얼마나 많은 UFO 음모론자들이 있는지를 생각하면 미 해군의 공개결정은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데 일부의 걱정과 달리 사람들은 이 영상을 보고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미 20세기 중반부터 UFO와 외계인에 대한 이야기를 지겹게 들어 왔고, 이제는 진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 상태로 뉴스를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즉, 면역이 생긴 거다. 한때 우리는 ‘찌라시’를 없애야 하고 없앨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미확인 정보는 원천봉쇄도 불가능하고 바이러스와 달리 추적을 통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람들이 요구하는 정보를 소수의 집단이 통제할 수 없는 일이고, 인터넷 시대에 일일이 검증된 정보만 유통시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미확인 정보는 퍼지게 돼 있고, 퍼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정보는 수요자와 공급자 모두에게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미확인 정보에 대한 집단면역(herd immunity)밖에 없다. 어떤 정보나 뉴스를 듣게 돼도 전달한 사람과 매체의 신뢰도를 확인하는 습관, 그리고 확인이 불가능할 때는 판단을 유보하고 자신의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해 남에게 함부로 퍼나르지 않는 습관을 사회구성원의 대부분이 가지게 될 때 이런 집단면역이 생기게 될 것이다. 우리가 노력해서 그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 볼 수는 있어도 다른 방법은 없다.
  • [단독] 학원비 결제된다고?… 서울사랑상품권 못 산 엄마들 ‘발 동동’

    [단독] 학원비 결제된다고?… 서울사랑상품권 못 산 엄마들 ‘발 동동’

    서울 자치구 10~15% 할인 상품권 판매구매 접속에 앱 다운… 상품권 품귀 현상 일각선 소상공인 지원 취지 무색 지적도중1 딸을 둔 가정주부 이모(48·서울 양천구)씨는 교육 특구 ‘목동 엄마’로서의 자부심에 생채기를 입었다. 교육 관련 정보는 훤히 꿰고 있다고 자신했는데, 지역상품권으로 학원비를 낼 수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게 된 것. 양천구에서 최근 15% 할인이 적용된 양천사랑상품권 50억원을 발행했지만 그냥 지나쳤다. 뒤늦게 학원에서 ‘학원비를 지역상품권으로 낼 수 있다’는 문자를 받고서야 구매에 나섰지만 이미 모두 팔린 뒤였다. 이씨는 “목동 엄마들은 외식비는 줄여도 학원비는 줄이지 않는다”며 “최대 한도인 100만원어치를 85만원에 사서 학원비 100만원을 내면 15만원을 아낄 수 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10% 할인 상품권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이 서울 지역 모든 학원에서 학원비로 결제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상품권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6일 자치구에 따르면 강남구와 용산구는 지난달 28일 오전 10시 15% 할인 지역사랑상품권 50억원을 공동 발행했다. 강남구는 강남사랑상품권을, 용산구는 용산사랑상품권을 출시하고 판매만 공동으로 했다. 두 곳 구민들이 한꺼번에 제로페이 앱(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면서 다운돼 1시간도 되지 않아 판매가 중단됐다. 점검 후 오후 3시 30분 재판매가 시작되자마자 40여분 만에 모두 팔렸다. 송파구는 지난달 1일 15% 할인 송파사랑상품권 100억원을 발행, 판매 일주일 만인 8일 완판했다. 노원구는 지난 3월 23일 15% 할인 노원사랑상품권을 판매, 지난달 3일 1차 발행액인 30억원어치가 다 팔렸다. 나흘 뒤인 7일 재발행한 20억원은 당일 모두 판매됐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제로페이와 연계된 모바일 지역화폐로,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지난 1월 23일 성동·강동 등 17개 자치구에서 정식 발행된 이후 전 자치구로 확대됐다. 자치구명을 붙여 발행된다. 유흥업소, 대기업 계열사 등에선 사용할 수 없다. 학원은 현대차 계열사였던 종로학원이 2014년 11월 하늘교육으로 넘어가면서 서울 전역의 학원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본 할인율은 7%지만 출시 기념으로 10% 할인이 줄곧 적용됐다. 판매 실적이 저조하다 지난 3월 23일부터 지난달 8일까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할인율이 15%까지 오를 무렵, 지역 ‘맘카페’를 중심으로 지역상품권으로 학원비를 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상품권은 순식간에 동이 났다. 상품권이 모두 팔린 자치구들은 하반기 10% 할인율이 적용되는 상품권을 추가로 발행할 계획이다. 현재 종로·중구·중랑·금천·영등포·관악·강남 7개 구에서만 10% 할인 상품권을 살 수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15% 할인은 시비 13%, 구비 2%로 충당된다”며 “일각에선 시·구 지원으로 학원만 배를 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지역사랑상품권은 사교육비 절약 꿀팁”이라고 입을 모았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의 영어·수학 한 달 학원비 60만원을 송파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한 전모(47·송파구)씨는 “수십만원씩 하는 학원비를 간편하게, 그것도 할인된 가격에 결제할 수 있어 가계에도 보탬이 된다”고 했다. 제로페이 학원 신규 가맹점 수는 지난 1월 136곳에서 지난달 19일 기준 2612곳으로 1820.5% 폭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양천·송파구 학원들의 제로페이 가맹비율이 높다”며 “지난 1월부터 4월 10일까지 총학원비 누적 결제액 중 83.7%가 15% 할인 기간에 집중 결제됐다”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핫펠트 “페미니스트·비혼주의 선언, 논란 예상했다”

    핫펠트 “페미니스트·비혼주의 선언, 논란 예상했다”

    핫펠트가 데뷔 14년 만에 솔로 정규 앨범으로 컴백,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올 블랙 ‘흑마법사’로 변신한다. 타로를 꺼내 표창원, 전태풍을 흠뻑 홀리는 것은 물론 페미니스트, 비혼주의자 선언 배경 및 소문에 대해 해명한다. 6일 방송되는 MBC ‘라디오스타’에는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전 농구선수 전태풍, 가수 핫펠트, 개그맨 김경진과 스페셜 MC 이용진이 출연하는 ‘새로운 세계’ 특집으로 꾸며진다. 정규 1집 ‘1719’로 컴백한 핫펠트가 독특한 앨범 구성을 자랑한다. 앨범이 동명의 책 형태로 발매된 것. 그녀는 ‘1719’의 의미와 앨범에 담긴 이야기들을 직접 소개한 것은 물론 뮤직비디오만 총 5편이라고 밝힌다.핫펠트가 올 블랙 ‘흑마법사’로 변신한다. “제가 타로를 잘 봐요”라며 흥미를 돋운 그녀는 직접 가져온 타로를 꺼내 들고 게스트들의 타로점을 봐준다. 타로를 안 믿는다던 표창원은 물론 전태풍까지 결국 그녀의 마법의 홀릭된 가운데 과연 이들의 운명이 어떨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그런가 하면 핫펠트가 아찔한 기억력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기억력이 몹시 안 좋다고 고백한 그녀는 한 일화를 털어놓는다. 언젠가 만났던 사이여도 항상 초면으로 착각한다고 덧붙인다. 페미니스트, 비혼주의자 선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핫펠트가 모든 상황을 예상했다고 언급한다. 그녀는 페미니스트를 선언하게 된 배경과 함께 비혼주의자 소문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전한다. 한편, MBC ‘라디오스타’는 6일 오후 11시 5분에 방송된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어린이날의 기적… 백혈병 한국 어린이, 한일 공조로 귀국

    어린이날의 기적… 백혈병 한국 어린이, 한일 공조로 귀국

    급성백혈병으로 치료가 시급했으나 코로나19로 국제선 하늘길이 끊겨 애를 태우던 한국 어린이 A(5)양이 국제 공조로 5일 인도에서 무사히 귀국했다. 한국과 인도, 일본 정부까지 나서 A양의 귀국을 도와 ‘어린이날의 기적’을 만들었다. 인도 뉴델리에서 전날 밤 일본항공(JAL) 특별기를 타고 출발한 A양은 이날 오전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한 뒤 일본 나리타 국제공항으로 이동, 대한항공으로 갈아타고 오후 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A양은 1박 2일 동안 7000㎞가 넘는 귀국길을 거쳤다. 인도 주재원의 딸인 A양은 건강 상태가 급속히 나빠져 귀국을 희망했으나 코로나19로 인도에서 출발하는 한국행 항공편이 모두 끊겼다. 이 소식을 알게 된 인도 한인 커뮤니티에서 전세기를 마련해 A양을 돕겠다는 동포들이 나섰다. 인도 주재 한국대사관도 항공편 수소문에 팔을 걷었고, 인도에서 일본으로 가는 특별항공편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또 지난달 우리 교민 귀국행 비행기에 일본 국민 40여명을 태워 줬던 일 덕분에 일본 측의 협조도 수월했다. 일본 주재 한국대사관은 A양이 일본에 일시 입국했다가 출국하는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외교 경로로 일본 정부의 협력을 요청했고 일본 정부도 사안의 특성을 고려해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쌍용차 해고노동자 돌아왔지만… ‘마힌드라 철수설’은 여전

    쌍용차 해고노동자 돌아왔지만… ‘마힌드라 철수설’은 여전

    올 1분기 車 판매량 전년比 35%나 감소 마힌드라 400억원 수혈은 ‘결별비’ 해석 업계 “철수 땐 中자본이 인수 가능성 커” 구조조정 빌미 ‘정부 개입’ 압박할 수도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지난 4일 11년 만에 일터로 복귀했다. 그러나 경영위기가 지속되면서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철수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떠나고 중국 자본이 들어올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자는 돌아왔지만 대주주가 떠나는’ 딜레마적 상황을 해결할 열쇠가 정부의 개입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09년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 중 복직이 미뤄진 47명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유급휴업을 연장한 12명을 제외한 35명이 지난 4일 평택공장에 출근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정말 긴 시간을 돌아왔다. 복직하겠단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쌍용차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탓이다. 특히 올 1분기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는 경쟁사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쌍용차는 올 1분기 1만 8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2만 7000대)보다 35%나 떨어진 수치다. 쌍용차의 어려움은 코로나19로 잠깐 스쳐 가는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약해지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이 끊기고 있다는 게 위기의 실체다.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국면을 전환하는 가운데 아직도 이렇다 할 전기차 모델을 내놓지 못하는 점은 치명타다. 뒤늦게 시장에 진출해도 이미 경쟁사에 비해 한참 뒤처질 것이라서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쌍용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회사의 매출 대비 R&D 매출은 5%를 돌파한 뒤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가 R&D에 지출한 액수는 1896억원으로 전년도(2016억원)보다 120억원이나 감소했다. 경쟁사인 르노삼성자동차의 R&D 비용이 2140억원으로 전년도(1942억원)보다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하고 한 달 운영비(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억원을 지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힌드라 역시 인도에서도 본인들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400억원은 사실상 ‘결별비’라고 본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업계에서는 여러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과거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경험을 토대로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까지 한때 돌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보다 아예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이 더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적다”면서 “마힌드라가 결국 철수하면 쌍용차는 과거 상하이자동차처럼 중국 자본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한국 정부의 개입을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당장은 산업은행이 쌍용차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지원할 명분은 없지만, 앞으로 발생할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빌미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한국 정부에 “쌍용차 정상화에 5000억원이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정부의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경리단길 새단장, 할랄음식거리 조성… 용산 지역상권 살린다

    경리단길 새단장, 할랄음식거리 조성… 용산 지역상권 살린다

    서울 용산구가 코로나19로 무너진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한 정비사업에 착수한다. 용산구의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경리단길을 포함한 이태원, 한남동이 대상이다. 한남동 뒷골목에 카페거리를, 우사단로에 할랄음식 문화거리를 새로 조성한다. 기존에 있던 세계음식거리와 베트남 퀴논거리도 정비한다. 황리단길, 망리단길, 송리단길 등 전국 ‘~리단길´의 원조인 경리단길을 다시 찾고 싶은 거리로 만들 계획이다. 용산구는 총사업비 약 53억원을 들여 이태원동과 한남동 일대를 정비한다고 5일 밝혔다. 젊은이들이 찾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용산구 주민들도 찾기 편하게 만들 계획이다. 구는 최근 이태원 관광 특화거리 정비사업에 착수했다. 이태원 관광특구 안에 있는 세계음식거리, 베트남 퀴논거리가 대상이다. 구는 2013년 이태원 관광특구 내 지역적, 예술적 특성을 반영해 관광객이 즐겨 찾을 수 있도록 세계음식거리를 조성했다. 해밀턴호텔 뒤에 자리한 세계음식거리는 이태원의 중심으로 꼽힌다.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의 특성을 고려해 차 없는 거리와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전신주와 통신주를 지중화하고 도로를 포장해 보행자 중심 거리로 꾸몄다. 구는 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특화거리 정비공사를 10월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먼저 세계음식거리 보행로를 정비한다. 아스팔트 콘크리트로 설치된 보행로를 견고한 소재로 교체한다. 계단과 벽화도 새롭게 꾸민다. 무분별하게 그려진 그래피티를 제거하고 이태원 세계 음식거리를 상징하는 디자인으로 통일한다. 낡은 거리문화공연장도 정비한다.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을 설치하고 무대를 전면 교체해 누구든지 자유롭게 공연할 수 있게 한다.베트남 퀴논거리는 2016년 용산구와 베트남 퀴논시의 우호교류 20주년을 맞아 조성됐다. 퀴논시에도 ‘용산 거리’가 있다. 도로 바닥에는 베트남 국화인 연꽃 그림이 있다. 거리 중앙에는 정원이 있고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을 형상화한 조형물도 설치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로, 보행로, 조형물이 일부 낡았다. 퀴논거리 주변 도로와 보행로를 정비한 후 베트남 전통 조형미와 색감을 입힌 경관조명을 설치한다. 빈 상가가 늘면서 예전처럼 활기가 넘치는 모습을 잃어버린 경리단길에는 약 20억원을 들여 다시 찾고 싶은 경리단길로 만든다. 회나무로 전 구간 900m 거리가 새롭게 태어난다. 우선 경리단길 진입로인 국군재정관리단 인근 보도를 확장해 안전펜스를 설치한다. 보행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경리단길을 걸을 수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인 삼거리시장역에는 이벤트 광장과 녹지 휴식공간을 만든다. 경리단길 종점인 남산 야외식물원 앞은 보도를 넓히고 벤치와 포토존을 설치한다. 도로 곳곳에는 횡단보도를 신설한다. 맨홀 뚜껑, 가로등도 통일된 디자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경리단길 인근 남산 소월길 두 곳에는 전망대를 설치한다. 데크형 전망대에 서면 경리단길은 물론 서울시내를 두루 조망할 수 있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경리단길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많이 낮춘 것으로 안다”며 “이번 공사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찾고 싶은 경리단길 조성을 위해 디자인 용역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며 “연말까지 공사를 마쳐 원조 ‘~리단길’의 명성을 되찾게 하겠다”고 덧붙였다.우사단로에는 이태원 할랄음식 문화거리를 조성한다. 할랄음식은 이슬람 율법에 의해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한국 이슬람교 총본산인 이슬람 중앙성원이 있는 우사단로 인근에는 무슬림 공동체, 할랄 식당, 식료품점 50여곳이 밀집돼 있다. 무슬림 관광객은 이슬람 율법상 아무 데서나 식사를 할 수 없다 보니 서울 곳곳을 둘러보다가도 식사를 위해서는 이태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많다. 이국적이고 건강한 맛을 찾는 한국인 방문객도 적지 않다. 용산구는 2017년 할랄식당을 전수조사해 한글 및 영문판, 영문 및 아랍어판 2종으로 할랄 지도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11억원을 들여 이태원 119안전센터부터 한남동 장미아파트까지 500m 구간을 이색 문화거리로 꾸민다. 보도 포장, 차도 정비, 빗물받이 재설치, 가로등 및 보안등 개량 공사를 한다. 우사단로 좌우 측 보도는 기존 2m에서 2.5m로 확장한다. 보도가 별도로 없는 곳은 신설하기로 했다. 한남동 고급 아파트 ‘나인원 한남’ 뒷골목에는 7억원을 들여 카페거리를 조성한다. 연예인, 기업인 등이 몰려 사는 최고급 아파트 인근에는 이색 맛집, 카페, 상가가 몰려 있어 이미 젊은이들에게 입소문이 나 있다. 구는 한남동 뒷골목에서 이태원으로 이어지는 길 끝에 있는 용산공예관과 연계해 특화 상권을 만들기로 했다. 용산공예관이 있는 이태원로는 한국 전통 공예 감성을 살려 보도 포장 재질과 디자인을 통일한다. 거리에 있는 전기분전함은 공예관을 알리는 포장재로 꾸미고 길에는 시민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그늘막, 벤치, 경관 조명을 설치한다. 거리 중간에는 ‘카페 거리’를 알리는 조형물을 배치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찰의 직감’ 앰뷸런스에서 쏟아진 검은 봉지 놓치지 않았다

    ‘경찰의 직감’ 앰뷸런스에서 쏟아진 검은 봉지 놓치지 않았다

    우연히 발생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직감을 발휘한 경찰이 은밀한 제안도 뿌리치고 마약사범 검거에 성공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콜롬비아 칼리에서 앰뷸런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앰뷸런스는 갑자기 등장한 오토바이를 피하려 급히 운전대를 꺾다가 옆으로 쓰러졌다. 앰뷸런스에 타고 있던 사람은 운전대를 잡은 30살 남자와 조수석에 앉아 있던 27살 여자뿐. 다행히 환자는 타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앰뷸런스에는 구급대원이나 의사, 간호사 등이 타는 게 보통이지만 두 사람은 평범한 일반인 같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마약 대국' 경찰답게 곧바로 수상쩍은 냄새(?)를 맡았다. 경찰은 앰뷸런스를 검색, 뒤편에 숨겨져 있던 마리화나 500kg을 발견했다. 앰뷸런스에서 쏟아져 나온 마리화나는 누군가의 주문을 받은 듯 검은 비닐봉지로 깨끗하게 포장된 상태였다. 앰뷸런스에 타고 있던 청년들은 현장에서 마약사범으로 수갑을 차고, 마리화나는 모두 소각될 수 있는 상황. 이때 남자의 휴대전화가 요란하게 울렸다.전화를 받은 남자는 곧바로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건넸다. 경찰이 전화를 받자 반대편에선 신분을 밝히지 않은 한 남자가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다. 남자는 마리화나가 나온 걸 조용히 눈감아주면 바로 1억 콜롬비아 페소(약 3150만 원)를 주겠다고 했다. 경찰은 제안을 바로 뿌리치고 청년 두 명을 체포하는 한편 마리화나를 전량 압수했다. 수사 관계자는 "경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는 건 사고 당시 누군가가 사고 현장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뜻"이라며 "앰뷸런스를 뒤따르던 조직의 감시 차량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이 뇌물을 단호하게 거절한 것에 대한 복수였을까.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사고 현장을 찍은 사진과 함께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내용인즉 앰뷸런스를 운전하던 청년이 경찰이었다는 것. 콜롬비아 경찰은 "경찰에게 오명을 씌우려는 치졸한 가짜뉴스"라고 소문을 일축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랜선으로 수국 완판…지자체 특판 흥했다

    수국 주산지 강진, 日수출 막혀 위기 온라인 장터로 2만 6000송이 완판 증평 ‘홍삼포크’ 1년 새 매출 600배 쿠폰 지원·DB 구축 등 서비스 강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대박을 예상하지 못했던 전국 특산물이 랜선을 타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 패턴이 바뀌면서 자치단체들이 온라인 판매 지원 확대에 나서는 등 ‘포스트 코로나’ 행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전남 강진군에 따르면 올해 처음 시작한 수국 온라인 판매가 대히트를 쳤다. 국내 수국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강진군은 일본 수출길 등이 막힌 화훼농가들이 수국을 폐기 처분할 처지에 놓이자 지난 3월 30일 온라인 남도상생농특산물 장터를 통해 첫 비대면 판매에 나섰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1송이를 시중보다 70% 저렴한 3000원에 판매한다는 소식이 입소문을 타며 주문이 쇄도해 2만 6000송이가 나흘 만에 완판됐다. 물대롱을 달아 배송돼 소비자들이 싱싱한 수국을 받아 볼 수 있다는 것도 ‘광클릭’을 유도했다. 지난달 17일 시작한 2차 판매는 반응이 더 뜨거웠다. 수국 1만 송이를 온라인에 내놓자 0시에 시작된 판매가 10시간 만에 끝났다. 1만 송이를 추가로 마련해 지난달 25일 진행한 3차 판매도 매진을 기록했다. 충북에선 증평군 특산물인 홍삼포크가 큰 인기를 얻었다. 홍삼 부산물을 먹인 홍삼포크는 일반 삼겹살보다 쫄깃쫄깃하고 잡냄새가 적지만 지난해 1월부터 3월까지 온라인 판매 실적은 50만원이 안 될 정도로 저조했다. 그러나 올해는 같은 기간 온라인으로 팔려 나간 홍삼포크가 3억 500만원어치에 달했다. 충북도가 G마켓 등에서 운영하는 청풍명월 장터 판매 품목 가운데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외식을 자제하는 사람들이 집에서 먹기 위해 삼겹살을 소비할 것으로 예상해 마케팅을 강화한 게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강원도는 계속되는 완판 행진으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감자, 오징어에 이어 아스파라거스도 지난달 20일 2000상자가 매진된 데 이어 지난달 23일 오전 10시에 시작된 2차 온라인 특판 역시 접속자가 폭주하며 1분 만에 완판 행진을 이어 갔다. 이에 따라 지지체들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비대면 시장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충북도는 생산자들의 택배비 지원을 위해 4억원을 추경예산에 반영하고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할인쿠폰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세대 구분 없이 온라인을 애용하면서 충북 농산물 전체 온라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배 늘어난 만큼 온라인숍에 농식품 입점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진군은 수국 등 화훼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를 만들고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관리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쿠팡 등과 손잡고 해마다 제주특별기획전 등을 열기로 했다. 전남 담양군은 온라인 판촉광고와 상품 동영상 제작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한다. 대상은 6개월 이상 온라인 판매 실적이 있는 농산물 및 식품업소 65곳이다. 지원비는 1곳당 200만원이다. 서울시는 현재 13개 자치구 전통시장에서 시행하고 있는 전통시장 온라인 배송 서비스 지원사업을 올해 25개 자치구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와 손잡고 실시한 온라인 배송 서비스는 사업을 시작한 지난해 1년간 3083건, 8900만원의 실적을 냈는데 올 1~3월 석 달간 4089건, 1억 3800만원으로 매출이 55% 증가해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네이버에서 ‘동네시장 장보기’를 검색하면 집 주변 시장을 찾을 수 있고, ‘놀러와요 시장’이라는 앱 서비스도 시작했다. 모바일 등을 통해 전통시장 상품을 3만원 이상 주문하면 2시간 내에 무료로 배달해 준다. 증평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서울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보수·野정치인 무차별 ‘金위중설 뻥튀기’… “인포데믹 대책 세워야”

    보수·野정치인 무차별 ‘金위중설 뻥튀기’… “인포데믹 대책 세워야”

    대북소식통發 거짓정보에 전 세계 들썩 주식·외환시장 요동… 부작용 만만찮아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린(인)비료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사진과 영상이 보도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근거 없는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익명의 ‘대북 소식통’발(發) 거짓 정보에 한반도 주변국이 들썩였던 열흘 동안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이 요동치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잘못된 북한 정보가 확산되는 ‘인포데믹’을 예방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위원장 위중설은 대북소식통을 인용한 가짜뉴스가 외신을 통해 확대됐고, 외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한국 언론이 재생산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청와대와 정부가 수차례 “위중설의 근거가 없다”고 확인했지만, 일부 보수 언론과 유튜버, 보수 야당 및 탈북자 출신 정치인들은 오히려 한국 정부를 의심하며 대중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보도를 일삼았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가 지난달 20일 북한소식통을 인용해 심혈관 시술설을 제기한 다음날 미국 CNN 방송은 “위중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15일 태양절에 김 위원장이 금수산궁전 참배를 불참하면서 건강상 문제일 가능성이 이미 제기됐으나 외신이 아무런 근거도 밝히지 않은 채 확정적으로 보도하면서 파장을 키운 것이다. CNN 보도에 코스피는 장중 한때 2.99% 포인트 하락했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탈북자 출신 지성호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지난 1일에도 “지난주에 사망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 위원장의 등장 이후 ‘아니면 말고’식의 주장을 펼친 지 당선자와 주영국 북한대사관 출신 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자 등에게 비판이 쏟아졌지만, 이들은 오히려 새로운 의혹을 내놨다. 지 당선자는 “속단하지 말고 좀더 지켜보자”고 했고, 태 당선자는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카트)이 다시 등장했다”며 ‘카트 의혹’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지 당선자가 2006년 회령에서 탈북한 지 14년째이고 태 당선자도 런던 대사관에 10년 넘게 근무해 평양 권부 사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의 발언을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을 통한 가짜뉴스 유통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 소식통발 북한 소식을 검증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탈북자와 북중 접경지역의 북한 주민이 대부분인 이른바 ‘대북 소식통’은 떠도는 소문을 전할 뿐 최고지도자의 안위와 같은 기밀 정보를 얻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언론사들이 단순히 일방의 주장을 전달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북한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신중하게 보도해야 가짜뉴스 증폭 메커니즘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데, 이른바 대북 소식통보다는 한국 정보 당국을 신뢰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은경 본부장님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모시면 안되나요”

    “정은경 본부장님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모시면 안되나요”

    5일 열리는 한국 프로야구 개막 경기의 시구(始球)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했으면 좋겠다고 많은 야구팬들이 주장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한 팬은 인터넷에 “정은경 본부장님을 프로야구 개막 시구자로 모시면 안되느냐”는 댓글을 달았고, 다른 네티즌은 “예쁘고 멋진 연예인, 타종목 스포츠 스타, 정치인도 좋지만 올해 만큼은 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힘써주신 의료진에게 의미있는 자리를 마련해드리는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올해 프로야구는 코로나19로 한달 넘게 개막이 지연됐으며 그나마도 무관중으로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 개막을 엄두도 못내는 미국이나 일본 프로야구에 비하면 한국 야구팬은 행복한 편이다. 야구팬들이 정 본부장을 시구자로 추천하는 것은 지난 수개월 간 거의 매일 코로나19 관련 대국민 브리핑을 하는 등 고되게 일한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해석된다. 이진형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차장은 3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본부장은 가을 야구에 반드시 모시고 싶은 인물 1순위”라며 “하루에 1, 2시간씩 자면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우고 계신 분을 야구장에 부르는 건 결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아직까지 코로나19와 싸워야할 때”라며 “코로나19가 진정돼 사회적 안정을 되찾고 감사를 표해야 할 때 모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방역으로 바빠 잠 잘 시간이 없는 와중에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의학학술지에 서울 구로구 콜센터 사례를 분석한 논문을 발행하는 등 국제 의료 정보 공조에도 힘썼다. 미국과 일본의 유력 외신들도 정 본부장의 리더십에 대해 앞다퉈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대중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전문관료가 ‘진짜 영웅’으로 떠올랐다”며 주요 사례로 우리나라의 정은경 본부장을 소개하는데 지면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에서 첫 감염자가 나온 1월20일 이후 하루도 쉬지 않고 기자회견에 임해 감염 상황을 전달한 사람이 사령탑 질병관리본부 정 본부장”이라며 “국민 공감을 부른 것은 그의 대응방식과 함께 과학적 지식에 바탕을 둔 설명에 힘입은 바가 크다”고 썼다. 정 본부장의 시구가 이뤄지든 이뤄지지 않든 야구팬들 사이에서 시구자로 거론된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가 시구자로 거론된 건 처음이기 때문이다. 역대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는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같은 정치인, 스포츠 스타, 인기 연예인 등이 주로 했다. 프로야구 출범 첫 시구자는 전두환(89)씨였다. 그뒤 프로야구 초창기인 2000년대 이전까지는 문체부 장관 등 주로 정치인들이 시구자로 나섰다. 2000년대 들어 정치인 시구자는 줄었지만 프로야구 연고지가 있는 서울, 대구, 부산, 광주 시장의 개막전 시구는 잦았다. 이명박(79) 전 대통령, 오세훈(59) 전 서울시장 등은 서울시장 재임 기간 동안 2년 연속 프로야구 시구자로 나섰다. 박원순(65) 서울시장도 2016년 개막전 시구자로 나선 바 있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지자체장이 프로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나선 건 49번이다. ‘피겨 퀸’ 김연아(30), ‘빙속여제’ 이상화(31), ‘매직핸드’ 김승현(42), 한국계 미국인 최초로 미 프로풋볼 슈퍼볼 MVP에 오른 하인스 워드(44) 등 스포츠 스타들도 시구자로 나섰다. 지난해에는 드라마 SKY캐슬로 인기를 끈 김서형(47), 걸그룹 아이오아이 멤버 김소혜(21)가 시구자로 선정됐다. 올해 프로야구 구단들은 코로나19 관련 인물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했던 대구에서의 개막을 앞둔 삼성 라이온즈는 이성구 대구시 의사협회장을 초청했다. 삼성은 “이성구 회장은 2월 말 코로나19가 대구를 뒤덮자 눈물의 호소문으로 전국 각지의 의료지원을 이끌어냈다”며 “모든 의료진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이성구 회장에게 개막전 시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SK 와이번스는 세뱃돈을 모아 지역 주민센터에 마스크 100개, 라텍스 장갑 200개, 휴대용 티슈 86개를 기부한 노준표(11) 어린이를 시구자로 초청했다. kt 위즈는 “어린이날을 맞아 수원 연고 어린이를 섭외중”이라며 “시구자는 개막 당일 공개한다”고 밝혔다. LG 트윈스는 “올시즌 연간 회원 가운데 가장 빨리 가입한 ‘엘린이’ 회원 3명을 시구자로 초청했다”며 “사전녹화를 진행한 시구 장면은 전광판에 띄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기아 타이거즈는 시구자 없이 진행한다. NC다이노스도 지역 사회에서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싸운 의료진을 시구자로 선정했다. NC 다이노스는 “5월 8일 홈 개막전 시구자로 김원덕(46) 삼성창원병원 종합검진센터 가정의학과 교수를 정했다”고 발표했다. 김 교수는 4월 12일 청와대가 선정한 ‘숨어있는 우리들의 영웅’ 세 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인물이다. 김 교수는 경북 영덕에 있는 삼성 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에서 20여명의 의료진과 함께 3월 18일부터 4월 1일까지 코로나19 확진으로 격리된 환자를 돌봤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사망했다” “독살” 번번이 빗나갔던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

    “사망했다” “독살” 번번이 빗나갔던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

    탈북인 출신 정치인들에 의해 사망설까지 제기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침묵 20일 만에 보란 듯이 공식행사 활동을 공개한 가운데 북한 지도부를 둘러싼 과거 오보 사례에 관심이 모아진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송영길(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북한 주요 인사 사망설 등 오보 현황’에 따르면 그 동안 ‘김일성 사망설’, ‘김정일 피격·대역설’, ‘김경희 독살설’ 등 여러 보도가 결국 오보로 드러났다. 1986년 국내 한 주요 일간지는 김일성 주석이 총에 맞아 피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일성 주석은 그 후 8년이 지난 1994년 7월 8일에 사망했다. 2004년 11월 25일 여의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제1부부장의 아들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는 설이 돌았고, 국내 여러 매체가 ‘증권가에 이러한 소문이 돈다’는 식으로 인용해 보도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11년 12월 17일 사망했다. 2008년 8월에는 여러 매체가 시게무라 도시미쓰 일본 와세다대 교수의 ‘김정일의 정체’라는 책 내용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이 5년 전인 2003년에 사망했으며, 현재 와병설이 도는 김정일은 대역’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외신 역시 북한 지도부 관련해서 오보를 내기도 했다. CNN은 2015년 5월 11일 북한의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고모부인 장성택에 이어 2015년 5월 고모 김경희도 독살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는 2020년 1월 25일 삼지연극장에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등장한 모습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독살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그 밖에도 국내의 한 언론은 2013년 8월 29일 ‘가수 현송월을 포함해 북한의 유명 예술인 10여명이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를 어기고 음란물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공개 총살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송월은 2014년 5월 16일 조선중앙TV에 모란봉악단 단장 직함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1월 평창동계올림픽 예술단 파견 사전점검을 위해 남측을 방문하기도 했다.송영길 의원은 “북한 관련 오보의 역사는 30년 넘게 계속돼 왔다”면서 “검증이 어렵다면 최소한 정보원이라도 밝혀야 오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의 재등장 직전까지도 “사망 99% 확신” 등의 발언을 했던 지성호 미래한국당 당선인은 특별한 사과 없이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방북 농구스타 로드맨,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

    방북 농구스타 로드맨,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20일 가까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위원장을 만났던 농구 스타 데니스 로드맨의 다큐멘터리가 오는 1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더 라스트 댄스’란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등이 활약한 시카고 불스의 1990년대 황금기를 담고 있지만 로드맨의 방북에 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맨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이 2018년 방북하기 전까지는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모두 만난 사람이었다. 로드맨은 트럼프 대통령이 출연했던 방송 프로그램 ‘어프렌티스(견습생)’에 출연했다가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 철자를 틀리게 알았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그는 2013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고, 2014년과 2017년에도 평양을 찾았다.2017년 방문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저서 ‘협상의 기술’을 김 위원장에게 선물했고, 김일국 북한 체육상은 로드맨에 대해 “오랜 친구 같다”고 말했다. 2013년 첫 북한 방문 당시 로드맨은 한국이 북한과 남한으로 분단됐다는 것을 몰랐고 당시 그의 에이전트였던 대런 프린스도 마찬가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맨은 북한을 가기 위한 경유지로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까지 북한이 어떤 곳인지 알지 못했으나 이후 김 위원장과 함께 농구경기를 관람하고 초밥을 먹고 나서 친구가 됐다. 로드맨은 “나는 정치를 모르고 군대나 미사일, 핵 같은 것은 전혀 알지 못한다. 그와 그런 것에 대해 얘기한 적도 없으며 그저 스포츠에 대해 떠들었다. 그는 스포츠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후 로드맨은 방북 사실에 대해 미국 내에서 큰 비난을 받았으며, 김 위원장에게 값비싼 선물을 했다는 이유로 미 재무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로드맨은 최근 다큐멘터리 개봉을 앞두고 이뤄진 인터뷰에서 “김정은 원수가 아프다는 것은 그냥 소문이길 바란다”며 “미국과 북한 사이에는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의 상태가 좋지 않다면 빠른 회복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총알에 맞았다… 아! 나는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

    “총알에 맞았다… 아! 나는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

    1980년 작성된 일기장 14편 기증받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일기도 포함 5·18 경험한 평범한 일반인들의 기록 무자비한 국가 폭력의 참상 고스란히#1. “21일 오후 시내에 나갔다. 광주은행 본점(금남로 3가) 앞으로 오니 총성이 나고 있었다. 한 대학생이 마이크를 들고 있다가 왼팔에 총을 맞고 쓰러졌다. 신기했다. 바로 2~3m 전방에 서 있던 사람이 쓰러졌다. 목에서 피가 난 사람도 있었다. 겁이 났다.” 1980년 당시 광주 서석고 3학년 장식씨가 5·18 첫 집단발포가 이뤄진 5월 21일 오후 전남도청 인근 금남로 상황을 이같이 5월 26일 일기장에 기록했다. 장씨는 시민들과 계엄군이 격렬하게 맞섰던 5월 20일 일기에서도 그날의 저녁 상황을 세세히 기록했다. “밤 7시 30분에 시내로 걸어갔다. 남광주 근처에 오니까 시민들이 학동(동구)파출소를 부수기 시작했다.” 5월 20일은 광주역 인근에서 발포가 이뤄져 처음으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방송국이 불타는 등 시내가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때다. 장씨는 일기장에 5월 31일 광주에 있는 탱크·군인·장갑차 위치를 그린 약도와 당시 상황을 알리기 위한 호소문도 적어 놨다. #2. “하나의 총알이 주방 유리창을 뚫고 맞은편 벽에 꽂혔다. …난데없이 등에 뭐가 꽉 박히며 코와 입으로 피가 쏟아져 나왔다.(아침 6시 30분쯤)” 전남대 2학년생인 김윤희씨가 1980년 5월 27일 옛 전남도청 진압 작전인 ‘상무충정작전’ 때 본인이 입은 총상에 대해 적은 내용 중 일부다. 김씨는 ‘새벽 4시 30분쯤 큰 폭음에 잠이 깼지만 도망을 가지 않고 YWCA에서 밥을 안치는 순간, 총격을 경험하고 총알에 맞기까지 했다’고 썼다. 일기장에는 ‘총알에 맞는 순간, “아! 맞았구나. 하지만 난 부끄럽지 않을 수 있겠다”라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적혀 있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이 1980년 5·18을 기록한 시민의 일기장 14편을 기증받아 30일 공개했다.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주소연·조한유·주이택·조한금씨 등이 쓴 일기장도 포함됐다. 당시 동산국민(초등)학교 6학년이던 김현경, 주부 김송덕과 강서옥, 5월 27일 당시 전남도청에서 사망한 문용동 전도사, 직장인 박연철, 전남대 사범대 4학년이던 이춘례씨 등의 일기장도 기증됐다. 40년 전 시민들의 일기장에는 1980년 5·18의 진실과 무자비한 국가 폭력에 대한 공포가 담겼다. 기록관 측은 “오월 일기는 5·18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에게 당시 평범한 일반인들의 경험을 전달해 주는 중요한 매개체”라며 “역사 자료로서도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기증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가짜뉴스를 보며 5·18의 진실을 알리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증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 일기장은 오는 13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서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공개하고, 홈페이지에도 올릴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방사광가속기 나주가 최적지”… 500만 호남 주민 똘똘 뭉쳤다

    “방사광가속기 나주가 최적지”… 500만 호남 주민 똘똘 뭉쳤다

    전남도민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1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책 사업인 방사광가속기의 나주 유치를 위해 똘똘 뭉쳤다. 전남도는 지난해 9월부터 전문가 자문단을 출범하고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 용역을 추진하는 등 유치 활동을 역점 추진해 왔다. 지난 3월 대학 총장, 시장·군수의 지지 성명과 광주·전남·전북 시도지사 공동건의문 발표로 유치 열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4월 들어 대학교수와 총학생회를 비롯해 상공회의소, 광주시상인연합회 등 호남권 전역에서 지지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200여개 기관·단체가 참여했다. 지난 23일에는 호남권 국회의원 당선자 28명이 방사광가속기 유치 건의문을 청와대와 과기부 등에 전달하는 등 전방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전남도민들이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해 힘을 보탠 이유는 뭘까. 도민들은 국가 대형연구시설이 충청·영남권에만 집중돼 호남 홀대론에 자극받고 있다. 지역 편중 해소를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방사광가속기가 호남권에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도는 나주가 안전하고 단단한 화강암의 기반암이며, 미래 확장성과 발전 가능성이 대단히 높아 방사광가속기 구축의 최적지라고 설명한다. 과기부는 오는 7일쯤 우선협상대상지를 발표한다. 호남권에서는 전남 인구의 절반이 방사광가속기를 환영하고 있다. 지난 27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를 위한 광주·전북·전남 시도민 서명 230만명 돌파 기념 대국민 보고대회가 열렸다. 지난해 기준 호남권 인구는 515만명으로 약 44%가 전남 유치를 지지한 셈이다. 지금도 서명부 숫자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 방사광가속기 호남권유치위원회는 30일 “서명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도민의 절반이 참여했다”며 “방사광가속기 유치를 위한 시도민의 열정과 의지를 정부에서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정부과 국회에 전달했다.●국회의원 당선자 28명 ‘유치 건의문’ 靑 전달 과학기술인들도 팔을 걷어붙였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광주·전남지역연합회 소속 과학기술인 2200여명도 지난 17일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균형발전이 이뤄져야 효율성을 담보할 수 있다”며 “충청권과 영남권에 편중된 대형연구시설의 분산 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방사광가속기가 호남권에 들어서면 전국이 과학기술 경쟁력을 고르게 확보하게 돼 과학기술 분야에서 국가 균형발전 실현의 큰 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나주 단단한 화강암 기반 미래확장성 높아 전남이 방사광가속기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호남 발전의 절실함 때문이다. 1960년대 이래 사회기반시설과 연구기반시설은 수도권·충청권·영남권으로 이어지는 경부 축에 집중돼 왔다. 특히 수도권 입지 규제로 인해 범수도권에 포함되는 충청권으로 각종 연구시설 및 대형 국책 프로젝트가 집중됐다. 대덕 연구단지, 세종특별자치시,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대전 과학기술비즈니스벨트 등이다. 실제 영남권은 19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충청권은 2000년대 이후 대규모 행정기관 이전 등으로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반면 호남권은 1970년대 630만명에 달했던 인구가 2018년 기준 510만명으로 약 20%가 감소했다. 참여정부 당시 혁신도시 조성 등 균형발전에 대한 일부 성과가 있었으나 공공기관 배치와 과학기술 분야의 충청권·영남권 편중은 여전하다. 2017년 연구개발(R&D) 투자 비율을 보면 수도권이 68.7%, 충청권이 16.4%이지만 호남권은 3%에 불과하다. 초대형 연구시설만 봐도 호남권은 제일 뒤처졌다. 국내 초대형 연구시설은 충청권에 4곳, 영남권에 3곳, 수도권에 2곳 있으나 호남권은 한 곳도 없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도 호남권은 연구개발 역량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연구인력 1인당 국내 특허등록 및 출원 수에서 서울, 경기, 대전을 제치고 1위(등록 0.22건, 출원 0.40건)를 달성했다. 연구비 10억원당 특허 등록은 2위(2.94건)다. 도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자체 예산을 우선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호남권 3개 광역자치단체 모두 자체 예산 우선 투자 지역 4위권 안에 들어 있다. 2위 광주(16.8%), 3위 전남(15.1%), 4위 전북(10.8%)이다. ●호남권, 국내 초대형 연구시설 단 한 곳도 없어 일본의 경우 총 11대의 가속기 시설이 국토 전체에 걸쳐 균형 있게 배치돼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가속기 운영의 효율성과 안전성, 성장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수도권 중심의 성장 전략이 과밀화, 저성장, 양극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만들어 냈듯이 어느 한 곳에 집중하고 투자하는 성장 전략은 국가 전체의 성장동력으로 이어질 수 없다. 특히 한 지역에 비슷한 기능을 하는 연구시설을 중복해 설립하는 것은 효율성이 낮다. 일본뿐 아니라 스웨덴, 독일 등 해외에서도 효율성과 안전성, 성장 가능성 등을 중시하며 지방 위주로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한국정책리서치가 지난 3월 시도 공동(인천, 강원, 충북, 전남)으로 가속기 이용자 대상, 활용도 제고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항을 조사한 결과 87% 이상이 접근성보다 성능 및 운영 품질을 중요한 요구 사항으로 꼽았다. 한국기업데이터가 지난 2월 방사광가속기 이용 기업 2000곳을 대상으로 벌인 방사광가속기 구축지 결정 시 고려해야 할 항목 설문조사에서도 81% 이상이 지질학적 안전성과 고품질 방사광 제공 및 운영 지원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2018년 방사광가속기 후보지에 대한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약 50%가 균형발전·안전성 측면에서 전라도를 선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접근성 그것도 수도권 중심의 접근성을 평가하는 것은 변별력이 없다고 꼬집는다. ●지역 편중 해소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새 전기 열악한 여건에도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 육성에 노력한 결과 호남권에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미래 첨단산업의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 광주는 인공지능(AI)·미래형자동차, 전북은 농생명바이오·탄소산업, 전남은 에너지신산업과 의료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정, 산업 육성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방사광가속기로 한전공대를 비롯한 호남권 대학 및 연구기관의 연구 역량을 높이고, 이를 통해 미래 핵심 기술을 선점하며 첨단산업 육성의 밑거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전남은 신남방정책과 환황해권 경제의 시작점으로 방사광가속기가 유치되면 이를 중심으로 국가 과학기술의 신성장 축을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한다. 광주, 전북, 전남, 경남을 잇는 L자형 첨단 과학 비즈니스벨트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남권 L자형 축에 첨단벨트를 조성해 전체적인 균형발전을 이루고 나아가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과학 강국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호남권은 안정적인 지반과 미래 확장 가능성 등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며 “우리 지역의 미래와 후손들을 위해 정말 중요한 사업인 만큼 호남권의 의지와 열정에 정부에서도 화답해 주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저에게 10조원짜리 사회간접자본(SOC)사업과 1조원짜리 방사광가속기 사업 중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일말의 고민도 없이 방사광가속기를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초정밀 거대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해 나오는 방사광으로 물질의 미세구조 현상을 관찰하는 장치다. 일종의 초정밀 거대 현미경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경북 포항에 1994년 준공한 3세대와 2016년 구축한 4세대 등 2개가 있다. 특히 이번에 건립하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둘레 800m 원형으로 3세대보다 최대 1억배가 밝고 파장은 0.1㎚에 그쳐 물질의 구조와 현상을 1000조분의1까지 분석할 수 있다. 신약, 탄소나노복합체 등 신소재, 암 치료, 극초소형 마이크로 렌즈, 나노로봇용 초소형 기계부품, 최고급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포항에 있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직선 형태라 새로 지을 가속기보다 용량이 10분의1에 불과하다.
  • “예쁜 선생님 연락처 좀”...교감 사칭한 경찰관, 2심서도 “해임”

    “예쁜 선생님 연락처 좀”...교감 사칭한 경찰관, 2심서도 “해임”

    숙박업소 퇴실 시 객실 물품을 훔치고, 초등학교 교감을 사칭해 여교사 연락처를 알아낸 경찰관이 해임 처분 관련 “부당하다”며 행정 소송을 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0일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행정2부(김복형 부장판사)는 경찰관 A(41)씨가 강원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 항소심 소송에서 A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순경이던 A씨는 시보 기간이던 지난 2018년 6월 27일 오전 원주시 한 호텔에 투숙했다가 퇴실하면서 슬리퍼와 가운 등 4만2000원 상당의 객실 비품을 몰래 훔쳤다. A씨는 직무 관련 교육 이후 투숙한 호텔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같은해 5월 18일 오후 4시쯤 공중전화로 모 초등학교에 전화해 교감을 사칭한 뒤 “예쁘다는 소문을 듣고 전화했다.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대방으로부터 “결혼했다”는 답이 돌아오자 이번에는 “동료 교사 중 예쁜 선생님이 있으면 두 명 정도 이름과 연락처를 달라”며 교육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해 교사 2명의 이름을 알아냈다. 이에 관명 사칭 피해를 본 피해 교감은 명예훼손 및 공무원 자격 사칭으로 A씨를 고소했다. A씨의 절도 혐의는 그해 7월 검찰에서 기소유예 처분됐고, 관명 사칭은 경범죄 처벌법 위반으로 8만원의 통고 처분됐다. 절도 사건 직후 직위 해제된 A씨는 소청 심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지난해 5월 행정소송을 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변사 사건 트라우마와 과중한 업무로 인한 우울증 등으로 절도를 저질렀고, 마음에 드는 선생님의 결혼 여부 등을 알고 싶어 관명을 사칭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고 말했다. 1심 재판부는 “임용 후 시보 기간 중 관명 사칭과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절도죄를 저질렀다”며 “비록 절도 사건 피해자와 합의했더라도 범죄를 예방해야 할 경찰공무원이 범죄를 저지른 만큼 비위 행위가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절도뿐만 아니라 관명 사칭 행위도 함께 저질렀고 관명 사칭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고소하기까지 했다”며 “원고의 비위 행위를 절도 행위만을 저지른 다른 징계 사례와 동일하게 볼 수 없는 만큼 이 사건 처분이 징계 재량을 일탈·남용해 객관적으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당신은 내 마음의 별…저 별도 따다 줄게요

    당신은 내 마음의 별…저 별도 따다 줄게요

    봄이다. 뺨을 스치는 살랑바람에도 몸이 들뜨는 계절이다. 코로나19가 헤살을 부리는 바람에 애써 세운 여행 계획이 틀어진 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특별한 계획을 다시 세울 여력은 없어도 느닷없이 하늘보다 더 파란 바다가 보고 싶을 때, 방구석을 박차고 훌쩍 다녀올 수 있는 곳이 강원도 강릉이다. 이번 발걸음엔 하늘 가까운 안반데기에 올라 별바라기가 돼 보는 것도 좋겠다. 약간의 퍼포먼스만으로도 독특한 풍경 속에 나를 세울 수 있다. 물론 아직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는 시기이니만큼 조금만 더 참았다가 마침내 찾아올 그날, ‘보복적 여행’에 나서시길.●드넓은 모래 해변 걸어볼까… ‘BTS 정류장’ 들러서 인증샷 사천진의 바다부터 찾아간다. 넘실대는 파란 바다, 드넓은 모래 해변이 있는 곳이다. 이 바다 앞에 서면 코로나19의 악몽과 ‘집콕’으로 쌓인 먼지가 죄다 날아가는 듯하다. 사천진 해변이 좋은 건 넓고 조용해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번다해지긴 했지만 경포나 안목 해변처럼 떠들썩하지 않고 비교적 적요한 바다와 만날 수 있다. 바다 건너엔 작은 섬이 있다. 해다리(海狗) 바위다. 오래전 물개들이 많이 서식해 이름지어졌다. 지금은 바위 몇 개가 뭉친 갯바위 정도지만 예전엔 어엿한 섬이었다. 일제강점기에 방파제를 세우느라 이 섬의 바위를 캐다 쓴 데다, 광복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채석을 하는 바람에 규모가 작아졌다고 한다. 해다리바위까지 작은 다리가 놓여 있다. 갯바위에 걸터앉아 망중한을 즐길 수도 있고, 낚시를 하며 세월을 낚을 수도 있다. 예서 주문진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저 유명한 ‘BTS 정류장’이 나온다. 방탄소년단의 앨범 ‘유 네버 워크 얼론’의 재킷 사진을 찍은 곳이다. 실제 버스가 서지는 않지만 방탄소년단의 체취가 남은 곳이어선지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정류장 인근의 향호(香湖)엔 매향(埋香)의 전설이 잠겨 있다. 내세의 복을 빌기 위해 향나무를 묻었다는 곳. 1000년이 지난 뒤 묻힌 향을 꺼내 부처님 전에 피우면 모든 소원이 이뤄진다던데, 올해가 바로 그 해라 믿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하다. 독특한 형상의 갯바위가 밀집된 소돌바위공원,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였던 주문진항 방사제 등의 주변 관광지도 차분하게 돌아볼 만하다.●별 볼 일 많은 안반데기에선 ‘인생 사진’… 해돋이는 정동진 저녁에는 안반데기를 찾아야 한다. ‘안반’(案盤)은 가운데가 우묵하고 넓은 통나무 판, ‘데기’는 평평한 땅을 가리키는 ‘덕’의 사투리다. 그러니까 우묵한 고지대에 터를 잡은 마을이란 의미다. 안반데기는 원래 고랭지 배추밭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여름철엔 마을 북쪽 고루포기산에서부터 남쪽 옥녀봉에 이르는 198만㎡(약 60만평) 산자락이 배추로 가득 찬다. 그런데 난데없이 고랭지 배추밭은 왜? 별 볼 일이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안반데기는 고도가 높고 도시의 빛공해가 적어 별을 관찰하기 딱 좋다. 얼마전부터는 연인에게 ‘별을 따주려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인생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부터다. 별빛 고운 밤하늘을 배경 삼아 다양한 빛의 퍼포먼스를 곁들이면 퍽 로맨틱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입소문이 나면서 전망대도 생겼다. 멍에전망대와 일출전망대다. 각각 대기리 마을 남쪽과 북쪽의 높은 언덕에 조성됐다. 전망대로 몰리는 사람들을 피해 좀더 내밀한 공간을 찾으려는 젊은이들은 캄캄한 밤에도 안반데기 이곳저곳을 헤집고 다닌다. 너른 안반데기 곳곳에서 랜턴 빛이 명멸하는 건 그 때문이다.새벽에도 별은 뜬다. 다른 별들을 사라지게 만드는 별, 해다. 아침에 솟는 해를 맞기에는 정동진이 제격이다. 보통 연말연초에 사람이 몰리지만 평소에도 떠오르는 해를 보며 소망을 빌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TV 드라마 ‘모래시계’로 유명해진 소나무를 비롯해 8t에 달하는 모래가 꼬박 1년 동안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모래시계 등 볼거리도 많다. 정동진 남쪽에는 정동심곡바다부채길이 있다. 정동진 해안단구(천연기념물 437호)를 따라 조성한 2.86㎞ 길이의 탐방로다. 아쉽게도 현재는 보수 공사 중이고 5월 초 재개장할 예정이다.정동진에서 안인진까지는 국도를 버리고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게 좋다. 해안 풍경이 무척 빼어나다. 다양한 설치미술 작품들이 전시된 하슬라 아트월드, 조용한 절집 등명락가사, 해군 함정 등이 전시된 통일공원 등 몇몇 관광명소도 이 도로에 매달려 있다. 안인진 위는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항이다. 이 거대한 커피거리의 모태가 된 건 ‘커피 자판기’였다. 명주동 주민해설사협동조합의 함계정 이사장에 따르면 “현재의 엄마 세대에게 안목항은 연인과 자판기 커피를 마시며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었다. 당시 20여개가 늘어서 있던 자판기 중에 커플마다 즐겨 마시는 자판기가 따로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커피거리 북쪽 끄트머리에 3개가 남아 있다.●차순옥 할머니가 모정으로 쌓은 노추산 3000개 돌탑 이제 노추산 모정탑을 말할 차례다. 산비탈을 따라 3000개 돌탑이 빼곡한 곳이다. 모정탑을 처음 만난 건 지난 2010년이었다. 3000개 돌탑을 쌓는 할머니가 있다는 주민의 말을 듣고 노추산을 찾았다가 뜻밖의 진기한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연하다. 당시 할머니는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그저 ‘탑돌이 할머니’라 부르라 했을 뿐이다. 할머니가 돌탑을 쌓기 시작한 건 꿈에 “키가 조그맣고, 하얀 도포에 갓 쓴 산신님이 나타나 ‘노추산에 돌탑 3000개를 쌓으라’고 지시”한 이후부터다. 자식을 먼저 보낸 참척의 고통에, 자신마저 이런저런 병마에 시달릴 때 꾼 꿈이었던 탓에 할머니는 몸을 사리지 않고 돌탑을 쌓았다. 한 달에 20일은 강릉 집을 나와 움막에서 기거하며 억척스레 공사를 이어 갔다. 기왕에 보낸 자식의 영면과 남은 자식들의 건강을 바라는 절박한 모정이 이 불가사의한 역사(役事)를 이어 가는 원동력이었지 싶다. 당시 할머니는 쌓은 탑의 정확한 개수를 알려주지 않았다. 꼭 3000개를 채운 뒤라야 말할 수 있는데 “앞으로 5년이면 끝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듬해 할머니는 영면에 들었다. 할머니의 이름은 ‘차순옥’. 꼬박 10년 만에 알게 된 이름이다. 내일이면 5월, 가정의 달이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모정탑길을 걷다 보면 도타운 정이 돌탑처럼 쌓일 듯하다. 노추산 주차장에서 할머니가 기거했던 움막까지는 1㎞가 조금 넘는다. 길도 그리 험하지 않아 산책하듯 다녀올 수 있다. 글 강릉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명주동 초입의 ‘원성식당’은 1971년부터 50년 넘게 한자리를 지켜온 중국집이다. 70대 주인장이 여전히 웍을 잡고 있다. 잡채밥이 알려졌다. 건너편의 ‘용비집’은 장칼국수로 알려진 집. 하루 200여인분만 판다. 입암주공아파트 인근의 ‘콩새야’는 소고기 타다키, ‘강릉양갈비’는 양갈비를 먹음직스럽게 낸다. →파랑달이 ‘시나미, 명주 나들이’ 프로그램을 유료로 운영한다. 마을해설사와 함께 또는 태블릿을 들고 마을을 구석구석 돌아본다. 시나미는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을 뜻하는 시나브로의 강원도 사투리다. →수도권에서 곧바로 안반데기를 가려면 평창 쪽이 빠르다. 한데 길이 좁고 가파른 만큼 가급적 강릉 닭목령 쪽으로 오르길 권한다.
  • 가해자도 피해자도 ‘감감’… 오거돈 성추행 규명 ‘삐걱’

    가해자도 피해자도 ‘감감’… 오거돈 성추행 규명 ‘삐걱’

    ‘공증서에 고발 막는 특약 존재’ 소문 핵심 보좌관 2명 최근 사표 제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지방경찰청이 고발인 조사에 돌입했으나 사건의 핵심인 가해자는 엿새째 행방이 묘연하고 피해자의 고소 의사도 확인되지 않아 벌써부터 수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9일 홍정식 활빈단 대표를 불러 오 전 시장 성추행 사건 관련 고발인 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지난 24일 오 전 시장을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혐의 등으로 부산지검에 고발했으며 경찰은 검찰로부터 고발장을 넘겨받아 내사에서 수사로 전환했다. 성추행은 피해자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지만 피해자 고소 없이 시민단체의 고발로만 수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례적이다. 부산 지역에서는 사건 발생 직후 오 전 시장의 정무라인이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피해자와 벌인 공증 과정에서 피해자가 고발할 수 없도록 특약 사항을 포함시켰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증의 비고발 특약 사항 포함 여부는 확인된 바 없다”면서도 “피해자 측에서 ‘(고발과 관련해) 결정된 것이 없으니 기다려 달라’고 요청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성폭력범죄의 특성상 관련 수사는 피해자 진술이 가장 중요한데 진술을 거부하면 수사에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청은 “이번에 문제가 된 오 전 시장의 집무실 성추행 사건 외에 채용 비리 의혹으로 번진 그의 지난해 관용차 성추행 사건도 동시에 수사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가 오 전 시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단체는 “지난해 오 전 시장이 부산시 직원을 자신의 관용차로 불러 성추행한 뒤 문제를 제기하지 않으면 서울시의회로 전보 조치하겠다는 확약서를 썼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 전 시장 사퇴와 공증 등 성추행 사건을 비밀리에 수습한 핵심 측근인 장형철 정책수석보좌관과 신진구 대외협력보좌관이 전날 사직서를 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진생가 홍삼스틱, 어버이날 선물로 추천…부모님들 사이에서 인기

    진생가 홍삼스틱, 어버이날 선물로 추천…부모님들 사이에서 인기

    다가오는 어버이날 선물로 많은 소비자들이 건강기능식품을 찾고있다. 특히 홍삼은 부모님 효도 선물로 시기와 상관없이 인기가 높다. 작년 1월 론칭한 홍삼 전문 브랜드 ‘진생가’는 어버이날 맞이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진생가’는 높은 진세노사이드 유효함량과 가성비 좋은 가격으로 현명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브랜드다. 진생가는 어버이날 선물 특별 보자기 포장 패키지를 선보였다. 본래 적홍색 고급스러운 패키지로 부모님 선물로 인기가 많던 ‘진생가 홍삼정 순 프리미엄 스틱’이지만 보자기 포장을 추가하면 한층 품격 높은 선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공식몰 이용시 어버이날 특별 5000원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홍삼은 식품의약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면역력 증진과 피로 개선,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 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 항산화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면역력 강화가 중요시되면서 홍삼은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모든 홍삼 제품이 건강기능식품은 아니다. 식약처의 철저한 인정과정을 통해 기능성과 안전성을 입증 받아 품목제조신고된 제품만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된다. 그렇지 않은 홍삼 제품들은 ‘홍삼 음료’로 분류된다. 홍삼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누리기 위해서는 구매 전 건강기능식품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진세노사이드가 2.5~34mg/g 수준이 함유된 제품을 섭취해야 하는 것이 좋다. ‘진생가 홍삼정 순 프리미엄 스틱’은 식약처 인정 과정을 통과한 건강기능식품이다. 진세노사이드 유효 함량은 Rg1+Rb1+Rg3 합 23mg이며 물을 타지 않고 국내산 6년근 홍삼과 국내산 배즙으로만 만들어져 진한 것이 특징이다. 합성향료, 감미료, 착색료 등 식품첨가물도 들어가지 않아 홍삼의 쓴맛과 배즙의 천연 단맛을 조화롭게 즐길 수 있다. 쓴맛이 강하지 않아 어른과 아이가 함께 먹기 좋다는 평가를 고객들에게 받고 있다. ‘진생가’ 관계자는 “면역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요즘 시기에 홍삼은 가장 좋은 어버이날 선물”이라며 “내 가족을 위하는 마음으로 건강한 제품과 보자기 포장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진생가 어버이날 특별 보자기 포장은 오는 5월 7일까지 가능하며, 공식몰 할인 쿠폰 발급은 8일까지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제 할 건 기도밖에”…생활치료센터 마지막날 자원봉사자가 보내온 편지

    “이제 할 건 기도밖에”…생활치료센터 마지막날 자원봉사자가 보내온 편지

    대구 생활치료센터 30일 완전 해산첫날부터 자원봉사 지원한 유동훈씨지난 10일 이후 두 번째 편지 보내와코로나19 진정에 기쁘지만미완치 환자 볼 때 안타까움 더해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가 지난 3월 1일 설립된 이후 4월 30일을 끝으로 해산한다. 설립된 지 꼭 60일 만이다. 코로나19 경증 환자를 치료·격리할 목적으로 대구 중앙교육연수원에 처음으로 센터가 설립된 이후 14개 센터가 추가로 설립·운영됐다. 경증 환자 3025명이 입소해 2957명(완치율 97%)이 퇴소했으며, 의료진 등 누적 종사자는 1611명에 이른다. 중앙교육연수원에 센터가 마련됐을 때부터 간호조무사로 자원봉사를 한 유동훈(39)씨가 해산을 맞아 29일 서울신문에 편지를 보내왔다. 지난달 10일 이후 두 번째 편지에서 그는 자신을 ‘패잔병’이라 표현했다. 완치 판정을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가는 환자들이 마음에 걸려서다. 그는 그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밖에 없음을 아쉬워했다. 대구는 태어나서 처음이었습니다. 지난 3월 1일부터 일했으니 이제 60일째입니다. 고민하지 않고 이곳에 지원했지만, 의료진 감염 소식에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입니다. 이곳이 세계 최초의 생활치료센터라는 점 때문에 언론의 관심이 높아 행동 하나하나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개소 직후 들어오던 수많은 구급차 행렬은 잊지 못할 겁니다.과거에 병원에서 일할 땐 환자들을 깊이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외딴곳에 내려와 환자들이 먹는 도시락을 먹으며 같은 곳에서 생활하다 보니 오랜 격리 생활에 지쳐 있는 환자들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저 역시 고립감과 불안감 등으로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우리 의료진은 환자들과 가장 밀접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혈압을 재고 체온을 재며 투약 업무 등 늘 환자와 가까이 있었습니다. 다른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도 의사 지시 하에 관찰하고 보고하고, 환자에 관련된 모든 걸 살피며 지내왔습니다. 계속되는 유전자 증폭(PCR) 검사 때도 들어가 의료진을 돕고, 검체 포장 등 잡다한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함께 지내온 환자들이 완치해 우리에게 감사 편지를 남기고 떠날 때 위안과 기쁨을 얻었습니다. 심리적 압박 겪는 코로나19 환자들 이곳에 입원한 환자 증상은 다양했습니다. 오랜 격리생활로 불안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심리적 부분도 지원하고자 지역대학의 정신간호학 교수님이 매일 오셔서 환자 한분 한분 상담을 해주시며 일일이 살피고 정서적 지지를 해주셨습니다. 특히 소아청소년과 고령자, 기저질환자 분들은 긴장하고 더 살펴야 했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통증이 있으면 항상 방호복을 입고 달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기억에 남는 환자도 많습니다. 코로나 환자 이송업무를 하다가 감염돼 입소하신 구급대원이 있었습니다. 항상 표정이 밝아 보는 사람들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간호사, 간호조무사로 일하다가 확진돼 오신 분들을 보면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습니다. 요양병원에서 간병사로 일하다 감염된 분도 있었는데, 저와 동성동본이라 더 반갑게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다.치료 후 사회로 복귀해도 마냥 기뻐할 수 없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고용불안 문제 때문입니다. 2년간 공무원 준비했던 한 남성은 코로나19로 일주일 정도 다닌 회사에서 해고됐습니다. 실업급여대상도 아니어서 살길이 막막하다고 했습니다. 당장 이달 월세 낼 돈도 없고 주소도 대구로 이전돼 있지가 않아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위로해 드렸지만 근본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저 역시 오랫동안 생활고에 시달려 그 마음이 이해됩니다. 저도 돈 벌면서 야간에 간호학원을 다니며 자격증을 취득했으며, 대학원을 마칠 때까지 계속 병원 일을 하며 돈을 마련해 왔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대구에 내려오긴 했지만, 그 뒤에 대한 삶은 저 역시 또 고민이 생길 것 같습니다. 돌아갈 직장이 있는 분들도 걱정이 없는 건 아닙니다. 회사에서 낙인이 찍혀 안 좋은 소문이 돌아 허탈해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신천지도 아닌데 신천지로 소문난 분도 있습니다. 지역적 팬데믹을 만들어낸 신천지에 대한 분노도 컸습니다. 특히 한 분은 회사에서 근무하던 신천지 교인으로 인해 감염 됐는데 끝까지 말하지 않아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화를 내셨습니다. 신천지랑 상관도 없는데 왜 코로나 걸렸느냐고 추궁하는 부모님 때문에 힘들다는 젊은 분 이야기를 들을 땐 가족 간 오해도 생길 수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이 세상 어머님들은 역시나 본인보다 가족과 자식을 더 걱정하며 지냈습니다. 남편이 타지에서 근무하고 자녀가 10, 15세 아들이라 끼니 거르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어머님, 6, 10세 아이들을 다른 곳에 맡겼지만 그래도 밥 먹는 게 걱정된다는 어머님, 자녀가 걱정할까봐 일부러 자녀 전화 안 받는다는 어머님 등…그중 안타까웠던 건 7년 전 딸이 교통사고를 당해 후유증으로 자신이 간병을 해왔는데, 격리되는 바람에 간병을 할 수 없는 분 이야기였습니다. 차라리 이곳에 병실을 따로 만들어 제가 돌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전쟁 뒤의 황폐함 들어 대구 지역만 현재 누적 완치자가 6000명대에 이릅니다. 그래서 다른 생활치료센터들은 속속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그곳들이 닫을 때마다 이곳에 환자가 집중돼 뉴스로 보는 바깥세상과 이곳의 현실이 달라 이질감을 느꼈습니다. 점차 고립돼 낙오된 보병과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한 수많은 의료진이 겪었을 정신적인 고통에 공감합니다. 20대 초반부터 병원 일을 시작해 음악 대학원 마칠 때까지 병원 일을 했습니다. 환자들을 대하며 살아온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그때도 많은 죽음을 봐왔고 종종 가까운 이들의 죽음도 겪었지만 잘 이겨냈습니다. 그때 경험은 교통사고를 겪은 느낌이라면, 이번 일은 전쟁 뒤의 황폐함 같은 감정이 듭니다. “패잔병처럼 저는 서울로 갑니다…할 수 있는 건 기도뿐” 이곳 생활치료센터도 이제 해산합니다. 적은 숫자이지만 아직도 완치되지 못하고 집에 못 돌아가는 분도 있습니다. 또다시 여러 병원으로 나뉘어 보내지게 될 것입니다. 그분들을 결국 집으로 보내드리지 못하고 저는 패잔병처럼 서울로 돌아갑니다. 이제는 기도밖에 해줄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특히 외딴 이곳에까지 기부 물품을 보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유머사이트 커뮤니티인 ‘웃기는 대학’ 회원들이 우리의 수분 보충을 염려해 음료수를 상자 채로 보내줬던 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불편하더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는 꼭 지켜줬으면 좋겠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글로벌 In&Out] 김정은 위원장 중태설, 후계자 등장할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김정은 위원장 중태설, 후계자 등장할까/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4·15, 한국 21대 총선의 날. 북한에서 의미가 더욱 큰 날이다. 1912년 4월 15일은 소위 ‘민족의 태양’ 김일성이 태어났던 날이다. 그래서 매년 행사가 진행되고 김일성의 왕좌를 이어받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당연히 그런 행사의 주인공이 된다. 그런데 이번 행사에는 김 위원장이 나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수대에 있는 김일성 동상 앞으로 꽃바구니도 보내지 않아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 대북 매체인 ‘데일리 엔케이’는 대북 소식통을 통해 김 위원장이 심혈관계 시술을 받고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 이어 CNN은 미국 정부 인사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전했는데 이 보도로 인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한 관심이 더욱 강도 높게 쏟아지고 있다. 의대에 다닌 적이 없어도 김 위원장을 볼 때 비만 정도가 심하고 매일 담배를 그리 많이 피운다면 건강이 좋을 리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다. 만약 중태설이 사실이고 회복된다면 후계자 사업을 시작할지도 모른다. 이휘성 국민대학교 선임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김일성은 50대로 접어든 1960년대 후반부터 뒤를 이을 후계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죽은 후에도 자기의 가족과 자기의 이미지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당시 중국에서 마오쩌둥(毛澤東)의 후계자로 린바오(林彪)가 지정돼 자기도 후계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듯하다. 이와 달리 김정일은 60대가 된 후 2008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후계자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 전에 여러 이야기도 있었지만 뇌졸중 전까지 확실한 계획이 없었던 것이다. 1960년대 후반과 달리 북한은 그 당시 경제가 매우 어려웠고 식량난과 안보 위기가 만성적 위기 상태였기 때문에 죽음의 문턱에 갈 때까지 김정일은 후계자를 지정할 자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김정은 위원장은 어떨까. 아직 30대 후반이다. 너무 이른 나이에 건강이 악화된다면 오래 못 갈 것이라고 예측할 수도 있다. 술과 담배를 끊고 살을 빼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면 60대까지 버티기 어렵지 않을까. 또다시 쓰러지면 왕좌를 지킬 후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김씨 가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자기 건강으로 인한 공백에 대한 대책을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만약 회복이 안 되면 상황은 매우 위험해지고 예측하기 상당히 힘들어질 것이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은 섭정이나 ‘여왕’이 될 힘이 있을지 알 수 없고 안 되면 김씨 가문 외에서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은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없고 다시 등장할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중태설이 사실이라면 북한 정치는 달라질 가능성이 꽤 크다. 소위 ‘최고존엄’이 서거하든 회복되든 이제 건강은 추상적 변수가 아니라 현실적 문제가 됐다. 북한 연구자뿐만 아니라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의 고민거리가 된다. 한국 정부는 급변 사태가 아니라고 공개적으로 단언했다. 협상과 교류모드로 남북 관계를 이끌려고 하는 문재인 정부는 당연히 그래야 할 것이다. 그런데 중태설이 사실이라면 급변 사태 가능성이 없다고 하면서 물밑에서 현실적 문제가 된 ‘최고존엄’의 건강에 대비한 준비가 시급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상 없이 다시 등장하게 되면 다행스러울지도 모른다. 물론 핵보유를 과시해 왔고 경제개혁에 대한 의지도 미흡해 보이지만 현재 같은 세계적 위기 상황 속에서 급변 사태가 아니더라도 김 위원장의 왕좌에 대한 게임마저 난장판이 될지도 모른다. 왕실이 흔들리면 북한 주민과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세계적 위기 속에서 위험이 너무 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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