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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연인·중국 통역사… 빌게이츠 이혼에 소환된 여인들

    옛 연인·중국 통역사… 빌게이츠 이혼에 소환된 여인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아내 멀린다 게이츠가 27년 결혼생활을 끝낸 배경으로 옛 연인과 중국 출신의 여성 통역사가 주목받았다. 미국 연예매체 TMZ는 게이츠 부부가 빌 게이츠의 ‘잘못’으로 지난 3월 이혼을 발표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피플은 빌이 결혼 이후에도 옛 연인 윈블래드와 정기적으로 휴가를 보내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윈블래드는 소프트웨어업계에서 40년가량 몸담았다. 1976년 미니에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에서 시스템 분석가로 일했고, 1976년 회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오픈 시스템을 공동 설립했다. 1989년에는 험머 윈블래드 벤처 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수년간 160개 이상의 벤처기업 탄생을 지원했다.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통신(IT) 기업의 컨설팅을 맡기도 했다. 빌과 윈블래드는 컴퓨터 관련 콘퍼런스에서 만나 1984년 교제를 시작했다. 서로 다른 도시에 머물 때는 전화로 대화하고, 틈나는 대로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며 사랑을 키워갔다. 두 사람은 멀린다가 마이크로소프트에 입사한 1987년 결별했다. 빌은 과거 타임지에 멀린다와 결혼할 때 윈블래드에 전화해 허락을 구했다고 말했다. 피플은 빌이 결혼 후 10년 동안 윈블래드와 매년 봄 휴가를 떠났고, 이를 위해 멀린다와 약속을 했다는 주변인의 증언을 전했다. 중국에서 퍼진 30대 통역사 불륜설 중국을 중심으로 빌 게이츠 부부가 세운 재단에서 통역 업무를 수행하는 셸리 왕(36)이 빌의 내연녀라는 소문이 퍼졌다. 셸리 왕은 2015년부터 게이츠 재단의 통역을 맡고 있다. 셸리 왕은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부인했다. 그는 “이런 소문이 미친 듯이 퍼질 줄은 몰랐다”며 “책 몇 권을 읽을 시간에 왜 이런 뜬소문에 시간을 낭비해야 하나”라며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왕의 친구 역시 자신의 블로그에 “왕은 매우 깨끗한 사람이다. 그가 남의 결혼 생활을 방해할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두둔했다. 왕은 중국 광저우 출신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시애틀에서 통역사로 근무하고 있다. 브링엄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델타항공 승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그러나 이 모든 것은 추측일 뿐 게이츠 부부는 구체적인 이유를 함구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3일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의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과 노력을 해본 끝에 우리는 결혼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지난 27년 동안 우리는 3명의 자녀를 키우며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일하는 재단을 설립했다”면서 “우리는 그 사명에 대한 믿음을 계속 공유하고 재단에서 함께 일을 계속하겠지만 우리는 더는 우리 삶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결혼 종료 선언과 함께 146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재산 분할에 돌입했다. 게이츠 부부는 큰딸 제니퍼(25)와 아들 로리(21)를 포함한 삼남매를 키웠다. TMZ는 멀린다가 이혼 발표 시기에 맞춰 1박에 13만2000달러(약 1억4800만원)에 달하는 카리브해 섬나라 그레나다의 칼리비니 섬을 빌렸으며, 남편을 제외한 가족 모두를 초청했다고 전했다. TMZ는 “빌은 이혼 소송을 제기한 당일 멀린다에게 20억 달러의 주식을 양도했는데, 이는 전반적으로 합의된 내용의 일부로 보인다”고도 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조국 흑서’ 김경율 “김부겸 딸 펀드 의혹, 정경심 사례와 유사”

    ‘조국 흑서’ 김경율 “김부겸 딸 펀드 의혹, 정경심 사례와 유사”

    김경율 회계사는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가족의 비공개 펀드 특혜 의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인 정경심씨의 사례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조국 흑서’ 필진인 김 회계사는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민의힘 인사청문위원인 조수진 의원이 ‘정 교수의 11개 유죄 중 하나가 WFM(전지업체)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취한 것인데 이것이 김 후보자 가족 의혹과 비슷한 양상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김 회계사는 “유사한 것은 조국 전 장관도 어디 투자하는지 몰랐다며 이른바 ‘블라인드 펀드’란 것을 만들어 냈는데, 블라인드 펀드는 세계 어디에도 족보에도 없는 실체였다”며 “김 후보자가 테티스11 펀드에 대해 말하는 ‘전혀 모르고 관계없다, 딸과 사위의 일이다’ 이렇게 하는 것도 과연 액면, 언설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언론에 나온 의혹 외에 두 가지 정도를 더 지적하고 싶은데 하나는 테티스11 이외에 또다른 특혜 펀드의 존재 유무이고 다른 하나는 펀드 설정일이 2019년 4월인데 라임펀드 공론화가 같은 해 6월이고 이전부터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그런데 무슨 이유로 4월에 테티스11을 설정하고 투자했는지 미심쩍다”며 “이는 김 후보자의 언설로 입증될 일이 아니라 조사 결과로 밝혀져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차녀 가족 일가가 투자했던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테티스11호가 특혜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테티스11호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등 6명만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4명이 김 후보자의 딸과 사위, 손자·손녀다. 김 후보자 딸 가족은 1명당 3억원씩 총 12억원을 투자했다. 인사청문위원인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펀드가 다른 펀드와 달리 환매 수수료가 0%고 환매제한도 사실상 없다면서 로비용 펀드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계사는 “이 펀드의 구성과 환매 수수료, 판매보수, 성과보수, 환매 가능액에 비춰볼 때 특혜적으로 구성됐다고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차녀 일가의 라임펀드 투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도저히 제가 알 수 없는 영역에 그림을 그려놓고 ‘이런데도 아니냐’고 하면 뭐라 하겠나”라고 반박했다. 그는 “경제 활동의 주체가 제 사위인 셈인데 ‘김 후보자 딸의 가족’ 이렇게 얘기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프레임”이라며 “만약 그런 식으로 편법을 부리거나 권력을 행사했다면 제가 여기까지 어떻게 버텼겠나. 제 나름대로 삶에 대한 기준이 있어서 여기까지 버텨왔다”고 강조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중섭· 이상범· 나혜석 희귀작…“한국근대미술 공백 메웠다”

    이중섭· 이상범· 나혜석 희귀작…“한국근대미술 공백 메웠다”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청전 이상범의 ‘무릉도원도’(1922)부터 나혜석 작품의 진위평가 기준이 되는 ‘화녕전작약’(1930년대), 1975년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이중섭의 ‘흰소’(1953~1954)까지 그야말로 한국 근대미술사의 공백을 채우는 희귀작들의 향연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7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미술품 1488점(1226건)에 대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건희 컬렉션’은 한국근현대미술작가 238명 작품 1369점, 외국 근대작가 8명 작품 119점으로 구성됐다. 회화 412점, 판화 371점, 한국화 296점, 드로잉 161점, 공예 136점, 조각 104점으로 모든 장르를 고르게 포함했다. 제작 연대별로는 1950년대까지 작품이 320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22%를 차지한다. 1930년 이전에 출생한 ‘근대작가‘의 범주에 들어가는 작가의 작품 수로 따지면 860점으로, 전체 기증품의 58%에 이른다. 작가별로는 유영국 작가의 작품이 187점(회화 20점, 판화 167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이중섭 104점(회화 19점, 엽서화 43점, 은지화 27점 등), 유강열 68점, 장욱진 60점, 이응노 56점, 박수근 33점, 변관식 25점, 권진규 24점 순이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기증의 가장 큰 의의는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 소장품의 질과 양을 비약적으로 도약시켰다는 점“이라며 “기증 문제가 대두됐을 때 100점 정도만 와도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고인이 가장 아끼던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를 비롯해 상상할 수 없는 근대작가의 대표작들이 대규모로 기증됐다”고 말했다.희소가치가 높고 수집조차 어려웠던 근대기 소장품이 크게 보완됐다. 먼저 김은호,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등 한국화가의 대표작이 목록에 추가됐다. 이상범이 25세에 그린 청록산수화 ‘무릉도원도’는 스승 안중식의 ‘도원문진도‘의 전통을 잇는 명작으로 꼽혔지만 그동안 실물이 확인되지 않아 아쉬움이 컸다. 노수현의 대표작 ‘계산정취’(1957), 김은호의 초기 채색화 ‘간성’(1927), 김기창의 5m 대작 ‘군마도’ 등도 미술관의 한국화 소장품 수준을 현격히 올려주는 기증작들이다. 박수근의 대표작 ‘절구질하는 여인’(1954), 김환기의 절정기 점화인 ‘산울림’(1973) 등 예산 부족으로 구입하기 어려웠던 근대기 대표 작가의 작품도 골고루 망라했다. 또한 이중섭의 스승이었던 여성 화가 백남순의 유일한 1930년대 작품 ‘낙원’(1937), 4점 밖에 전해지지 않는 김종태의 유화 중 1점인 ‘사내아이’(1929) 등 희귀작 여러 점이 미술관 품에 안긴 것도 의미가 크다. 나혜석이 수원 고향집 근처 화녕전 앞에 핀 작약을 그린 ’화녕전작약‘은 진작이 확실한 극소수 작품 중 하나다. 나혜석은 한국 첫 여성 서양화가로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대부분 소실된 탓에 현존하는 그림 중 진위가 명확한 작품은 드물다.해외 기증작 면면도 화려하다. 클로드 모네의 ‘수련’(1919~1920), 르누아르의 ‘책 읽는 여인’(1890년대), 카미유 피사로의 ‘퐁투아즈 시장’(1893), 폴 고갱의 ‘무제’(1875), 마르크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1975),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 호안 미로의 ‘구성’(1953) 등 거장 7명의 회화 7점과 파블로 피카소의 도자기 112점이 기증됐다.‘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7월 덕수궁관에서 개최되는 ‘한국미, 어제와 오늘’ 전에서 도상봉의 회화 등 일부 작품이 먼저 공개된다. 본격적인 전시는 8월 서울관에서 개막하는 ‘이건희 컬렉션 1부: 근대명품’(가제)부터다. 한국 근현대 작품 40여 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12월 ‘이건희 컬렉션 2부: 해외거장’(가제) 전에서는 해외 작가 기증품이 소개되고, 내년 3월 ‘이건희 컬렉션 3부: 이중섭 특별전’에서는 이중섭의 작품 104점 전부가 공개된다. 11월 덕수궁관 박수근 회고전, 내년 9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열리는 한국 근대미술전, 내년 4월 과천관 ‘새로운 만남’ 전에서도 이건희 컬렉션 일부를 만날 수 있다. 청주관에선 수장과 전시를 융합한 ‘보이는 수장고’를 통해 기증품을 공개하며, 지역 미술관과 연계한 특별 순회전도 내년에 열 예정이다. 미술관 측은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존 소장품 8782점에 더해 이번 기증으로 미술 소장품 1만점 시대를 열게 됐다”면서 “내년까지 기초 학술조사를 하고, ‘이건희 컬렉션’ 소장품 도록 발간을 시작으로 학술행사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기증은 총 4차례 작품 실견을 한 뒤 수증심의회의를 거쳐 작품반입을 하고 기증확인서를 발급하는 미술관의 기증절차에 따라 진행됐다. 모든 기증 작품은 항온·항습 시설이 있는 과천관 수장고에 입고됐다. 공식명칭은 ‘이건희 컬렉션’으로 향후 작품 기본정보에 포함돼 순차적으로 홈페이지에 공개된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빌 게이츠-멀린다, 애초 3월 이혼 발표하려 했다”

    “빌 게이츠-멀린다, 애초 3월 이혼 발표하려 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 부부가 앞서 두 달 전 이혼을 발표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TMZ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두 사람이 지난 3월 이혼을 발표하려 했으나 변호사들이 이혼합의서를 다 작성하지 못해 발표를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TMZ는 당시 몇몇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점도 이혼 발표를 늦춘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멀린다는 이혼 발표 시점에 맞춰 프랑스 부호가 소유한 스페인 그라나다 칼리비니섬을 1박에 13만2000달러(약 1억4797만원)를 주고 통째로 빌렸다. 이혼발표에 대한 여른의 관심에 대비해 피난처를 마련한 것이다. 멀린다와 부부의 세 자녀, 자녀들의 ‘중요한 지인’들까지 섬에 함께 가는 것으로 계획됐는데 빌은 초대받지 못했다. 가족이 빌을 빼고 섬에 들어가려고 한 까닭은 그를 뺀 모든 가족 구성원이 이혼을 두고 그에게 매우 화났기 때문이라고 TMZ는 설명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일 이혼 소식을 전하며 구체적인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법원에 제출한 이혼신청서에서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경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온라인상에선 빌과 멀린다가 함께 설립하고 운영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에서 일한 적 있는 여성 중국어 통역사 저 셸리 왕(36) 때문에 이혼한다는 루머도 있었다. 이에 왕은 전날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출처에 근거가 없어서 소문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리라 생각했지 더 미친 듯이 퍼질지 몰랐다”라면서 “근거 없는 소문에 쓸 시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을 수 있는데 왜 그러겠느냐”라고 힐난했다. 글 말미엔 “일부 악랄한 이들의 소문이 무고한 중국 소녀를 비방했다”라고 남겼다. 링크드인 프로필에 따르면 왕은 게이츠 재단 외에 예일대 경영대학원과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등 여러 기관에서 일한 전문통역사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김정은, ‘금연 권고’ 리설주 옆에서 여전히 담배

    김정은, ‘금연 권고’ 리설주 옆에서 여전히 담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 옆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포착됐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 동지께서 5월 6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조선인민군 군인 가족 예술소조(예술팀) 공연에 참가한 여러 대연합부대 관하 군인가족 예술소조원들을 만나시고 기념사진을 찍으셨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TV도 이를 보도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공연을 관람한 뒤 군 간부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손에 담배를 든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이때 리설주 여사는 김정은 위원장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소문난 애연가다. 과거에도 현장 시찰 또는 간부들과의 면담 자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여러 차례 보도됐고, 집무실 책상이나 테이블에 담뱃갑과 재떨이가 놓인 장면도 종종 노출됐다.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재떨이를 들고 보좌하는 장면이 포착된 적도 있었다.리설주 여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흡연 습관을 공공연히 반대한다는 전언도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가 지난해 출간한 ‘격노’에는 2018년 초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국 국무장관과 앤드루 김 전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방북했을 때 일화를 소개했다. 앤드루 김 센터장이 담배에 불을 붙이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담배는 건강에 좋지 않다’고 하자 김여정 부부장 등 측근들이 순간 얼어붙었지만, 리설주 여사가 “그 말이 맞다. 나도 흡연의 위험에 대해 남편에게 말해왔다”며 맞장구를 쳤다는 것이다. 조선중앙TV의 7일 보도를 보면 리설주 여사의 ‘금연 권고’는 아직까지도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한편 이날 김정은 위원장 부부와 조용원, 리병철, 박정천 등 VIP석에 앉은 당과 군 핵심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관람객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다. 군인가족 예술소조는 지난 5일 군인 자녀나 남편을 둔 이의 생활을 주제로 한 시 낭송과 독창, 중창, 대화극, 설화·이야기, 실화극, 기악 병창, 합창 등으로 공연을 벌였다. 김 위원장은 이들을 “총 잡은 남편들의 믿음직한 부사수, 병사들의 참다운 복무자”라고 지칭하며 “사명과 본분을 훌륭히 수행해 나가고 있는 군인 가족들의 헌신적인 수고”를 높게 평가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군인가족 예술소조원들은 치마와 저고리 색깔을 통일한 색색깔의 한복을 입고 김 위원장과 함께 사진을 촬영했으며, 군·당 간부들은 함께하지 않았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포토] 조현민 한진 부사장, 카네이션 선물

    [포토] 조현민 한진 부사장, 카네이션 선물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소문로 대한항공 빌딩 내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린 ‘우리 생애의 첫 봄’ 전시회에서 조현민 한진 부사장(오른쪽)이 한진 소속 택배기사 이현영 작가와 함께 올해 94세 맞은 이 작가의 어머니 김두엽 작가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하고 있다. ‘우리 생애의 첫 봄’ 전시회는 한진이 한진택배소속 택배기사 이현영 작가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일우 스페이스와 함께 기획했다. 뉴스1
  •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황성기 칼럼] 라면 나트륨과 오염수 트리튬

    ‘국민식품’ 라면 1개에 함유된 나트륨은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권장량 2000㎎에 가깝다. 건강을 위협하는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들이 소개되고 있으나 희석시킨다고 물을 더 넣고 끓이면 어떨까. 라면 국물은 묽어져 나트륨 농도는 낮아질 게다. 하지만 국물을 다 마신다면 나트륨 총량은 그대로 몸이 흡수하는 셈이 된다. 다카하시 지즈코 일본 중의원 의원이 국회에서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에게 던진 질문도 같은 맥락이다. 다카하시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를) 500배 희석해서 500배의 양을 방출한다면 같은 게 아니냐”고 물었다. 오염수를 희석해도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바다에 흘러간다는 뜻이다. 오염수를 걸러도 유해한 삼중수소(트리튬) 등은 남는다. 40배 희석해 방류한다지만 몇백 배로 희석해도 트리튬 총량 등은 불변이다. 라면 나트륨과 달리 오염수는 후쿠시마 앞바다에 쌓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다 할 것이다. 게다가 수십 년간 방출하니 일본은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보통의 원전 배출수와 유해한 핵종이 다수 함유된 오염수는 근본이 다르다.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인류의 자산인 바다에 오염수를 버리겠다는 배짱이 놀랍다. 안전이 입증됐다고 주장해 봐야 그들만의 주장일 뿐 두렵고 찜찜함에 반감기(半減期)는 있을 수 없다. 일본 정부가 몇 년 전부터 오염 물질을 처리했다는 뜻의 ‘처리수’를 언론에 쓰도록 권했다. 지금은 거의 모든 언론이 정부 의향을 받들어 처리수란 말을 쓴다. 마치 오염이 모두 제거된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트리튬 등이 잔존한 오염수인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40배 희석’이란 말도 고안해 냈지만 언어의 트릭에 불과하다는 인상이 짙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처리를 더 고민했으면 했다. 처음부터 해양 방출이냐, 수증기 방출이냐가 아니었다. 땅속에 묻거나 오염수 탱크를 늘리고 방사능 반감기를 거치는 5가지 방안이 있었다. 저렴한 해양 방출을 결정해 놓고, 고민하는 척하다가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뒷배만 있으면 주변국의 반발을 누를 수 있을 것으로 잔꾀를 부렸다. 수십 년간 선진국 지위를 누려 온 일본과는 어울리지 않는 결정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재미난 익명 칼럼을 실었다. ‘어느새 후진국이 됐는가’라는 912자의 짧지만 도발적인 내용이다. 칼럼은 일본의 6가지 후진성을 꼽는다. 기업이나 정부가 눈앞의 이익만 좇다 개발에 뒤진 ‘백신 후진국’, 5G나 반도체에서 미국, 중국, 한국 등을 쫓아가는 ‘디지털 후진국’,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었으면서도 재생에너지나 전기자동차 개발에서 뒤처진 ‘환경 후진국’. 그리고 남녀평등 지수에서 세계 120위로 추락한 ‘젠더 후진국’, 미얀마의 군부 탄압에 눈감는 ‘인권 후진국’, 마지막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7배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정부 채무를 지닌 ‘재정 후진국’. 일본 실태를 잘 지적했지만 몇 가지 빠졌다. “관계자의 이해 없이 어떤 처분도 하지 않는다”는 정부 약속을 팽개치고 어민 등의 반발과 피해는 돈으로 막으면 된다는 발상을 한 노인·세습 의원 천지인 자민당 정치의 후진성. 그리고 주변국에 미안하다는 마음도 없이 묽게 타 방출하면 끝이라 생각하는 도덕적 후진성이다. 일본을 분석한 ‘국화와 칼’의 저자 루스 베네딕트는 일본 문화를 ‘부끄러움의 문화’라 정의했다. 2년 전 작고한 철학자 우메하라 다케시는 “일본 사회는 부끄러움을 잃었다. 국가를 위한다면서 실은 자신의 권력욕이나 금전욕을 채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치가가 있다”면서 “부끄러움을 되찾지 않으면 일본은 망국의 길로 나아가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의 방출 결정을 전후해 일본 전국지와 지방지 수십 개가 사설을 냈다. 도쿄신문이 방침을 거슬러 ‘오염수’라 표현하고, 히로시마의 주고쿠신문이 유일하게 방출 철회를 요구하는 데 그쳤다. 대부분 신문은 졸속한 결정이라 비판하지만 방출을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이는 논조다. 이런 여론이라면 2년 뒤로 맞춰진 오염수 방출 시계는 예정대로 돌아가고 후쿠시마현 앞바다에 오염수가 버려질 것이다. 오염수 방출로 후쿠시마와 인접 지역의 수산물이 ‘풍평 피해’(뜬소문으로 생기는 애꿎은 피해란 일본식 표현)를 볼 것이란다. 하지만 일본이 걱정해야 할 것은 후쿠시마만이 아니라 일본에 쏟아질지 모르는 ‘후진성 백화점’이란 풍평 피해가 아닐까. 안타까울 뿐이다. marry04@seoul.co.kr
  • ‘책 만드는 법’ 8권 만들었더니 어느덧 제가 책 도사가 됐네요

    ‘책 만드는 법’ 8권 만들었더니 어느덧 제가 책 도사가 됐네요

    “책을 만들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 저일 거예요.” 출판사 유유의 사공영 편집자가 최근 완간한 ‘책 만드는 법’ 시리즈 8권을 펼쳐 보이며 웃었다. 지난해 9월 ‘문학책 만드는 법’을 시작으로 경제경영, 역사, 실용, 인문교양, 에세이, 사회과학, 그리고 이번 달 ‘과학책 만드는 법’까지 마무리했다. 책 만드는 편집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이다.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지만 선배들의 노하우를 듬뿍 담았다. 예컨대 ‘과학책 만드는 법’에는 새로운 과학책 저자를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역사책 만드는 방법’에는 지도 편집 방법, 효과적인 각주 달기 등을 실었다. 시리즈는 2019년 1월 출간한 이옥란 편집자의 ‘편집자 되는 법’에서 시작했다. 출간 이후 집담회를 열었는데, 열기가 생각보다 대단했다. 사공 편집자는 “신청한 이들 대부분이 일반 독자가 아니라 편집자들이었다. 그래서 분야별로 세분화해 책을 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 최소 10년 이상 일한 편집자 8명을 필진으로 꾸렸다. ‘문학책 만드는 법’ 저자 강윤정 편집자는 청림출판, 마음산책 등에서 일했고 지금은 문학동네에서 국내소설과 산문집, 문학동네시인선 등을 만든다. ‘과학책 만드는 법’을 쓴 임은선 편집자는 승산, 사이언스북스, 바다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휴머니스트에서 일하는데, 과학책을 주로 만드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역사책 만드는 법’의 저자 강창훈 편집자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로 2016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편집자 세계에서는 유명한 저자의 경험을 모은 책을 낸다는 소식에 출간 전부터 인기가 뜨거웠다. 지난해 7월 한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을 시작했을 때 첫날 바로 모금액 100%를 달성했고, 전체 목표액 500%를 훌쩍 넘겼다. 사공 편집자는 “출판사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편집자의 이직이 잦은 데다가 편집자의 관심사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다른 분야를 참고할 수 있으니 호응이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을 곁들였다. 편집자이거나,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사야 하는 책으로 소문난 책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사공 편집자는 “사회의 목소리나 메시지를 담은 게 책이고, 그걸 책으로 만드는 게 편집자의 역할 아니겠느냐”며 “편집자들의 목소리를 책에 잘 담은 이번 책처럼 앞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잘 들어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뽑아라! 대륙 호령한 대조영의 기상

    경북 경산에 발해마을이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의 후손들이 사는 집성촌이다. 드넓은 만주 땅을 호령했던 발해의 후예들이 한반도의 남쪽에 터를 잡은 이유는 뭘까. 특성화 마을이라 할 만한 볼거리는 아직 없지만, 긍지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본다는 것만으로도 발걸음할 이유는 충분하지 싶다. 중국이 요즘 ‘동북공정’을 통해 고조선, 고구려, 발해 등을 중국의 지방 정권으로 격하시키려는 터라 더욱 그렇다.●영순 태씨 후손 27가구 모여 사는 집성촌 남천면 송백2리. 발해마을이 있는 곳이다. ‘발해의 후예’라는 영순 태씨 후손 27가구가 이 마을에 모여 산다. 발해마을에서 가장 궁금한 건 두 가지다. 대씨와 태씨가 동일 성씨인 이유는 무엇이고, 만주 지역을 휩쓸던 대씨가 한반도의 남쪽 마을에 터를 잡게 된 이유는 또 뭐냐는 거다. 스스로를 대중상(대조영의 아버지)의 43세손이라고 밝힌 태재욱(79) 발해왕조제례보존회장은 영순 태씨가 어떻게 대(大)씨인 대조영의 후손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크다라는 의미인 대(大)를 강조하기 위해 획을 하나 추가해 태(太)로 썼을 뿐 태(太)와 대(大)는 서로 혼용됐던 글자”라며 “중국의 역사 기록서인 ‘동사통감’에 대조영을 태조영이라고 쓴 기록이 있고, 고려시대 역사서 ‘고려사’도 고려 후기의 무신 대집성을 태집성과 혼용해 썼다”고 설명했다. 두 글짜가 혼용되다 조선시대 때 족보가 만들어지면서 태씨로 굳어졌다는 것이다.만주를 호령하던 발해의 후손이 경산에 터를 잡게 된 경위는 이렇다. 926년 발해가 거란에 멸망한 뒤 8년이 지난 934년에 발해의 마지막 세자 태광현이 수만 명의 유민을 이끌고 고려로 망명해 왔다. 이처럼 발해 멸망 직전에, 혹은 멸망 뒤 발해 부흥운동이 좌절되면서 발해 왕실의 후예들이 망명지로 선택한 곳이 고려였다. 이후 대중상의 18세손인 태금취가 고려 고종 때 몽골군을 격퇴하는 공을 세워 영순현(지금의 문경 일대)을 하사받아 다스렸다. 이들이 성씨의 관향을 ‘영순’으로 쓰는 건 이 때문이다. 1592년 임진왜란이 터진 뒤엔 대중상의 31세손 태순금이 경산에 자리를 잡았다. 북한 지역을 제외하면 현재 발해 후손이 집성촌을 이루고 있는 곳은 남한에서 발해마을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발해마을 진입로엔 태극기가 줄지어 서 있다. 발해를 상징하는 문양이 새겨진 깃발도 함께 나부끼고 있다. 마을 안 담장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을 테마로 그린 벽화들이다. 전형적인 한국인상의 대조영 그림이 눈길을 끈다. 태재욱 회장에 따르면 전국 142명의 태씨 남자의 얼굴 사진을 찍어 특징을 분석한 뒤 그렸다. 이 그림은 현재 대조영에 대한 정부표준영정(86호)으로 지정돼 있다고 한다.●‘사진찍기 좋은 녹색명소’ 반곡지 꼭 들러야 2015년 기준으로 국내에 태씨는 9000여명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40여명이 발해마을에 산다. 마을 주민 80%가 태씨 집안 사람이란다. 발해마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17년부터다. 당시 ‘전국 어르신마을가꾸기 경진대회’에서 태씨 집성촌이라는 역사 콘텐츠를 활용해 우수상을 탔다. 그해에 표지석, 발해고황 대조영장군상, 벽화, 기마상 조형물, 발해 상징 로고 깃발 등도 만들었다. 집집마다 내건 문패도 독특하다. 봉황이 그려진 문패 안에 발해 몇 대 손인지 적었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43~44세 손이다.다만 내세울 만한 ‘킬러 콘텐츠’는 아직 없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이 제대로 진행돼야 역사 관광마을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발해문화 현창사업’은 발해 박물관과 역사관, 대조영 영정을 모실 고왕전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발해 역사의 실체를 보여 줬다고 평가받는 3대 문왕의 딸 정효공주묘도 마을 안에 재현할 예정이다. 이맘때 경산에선 남산면 반곡지를 찾아야 한다. 빼어난 봄 풍경으로 입소문 난 곳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이기도 하다. 발해마을에서 멀지 않다. 반곡지 주변으로 십여 그루의 아름드리 왕버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늙고 거무튀튀한 가지 끝엔 올봄 새로 나온 연둣빛 이파리들이 매달려 있다. 휴대전화를 들이대면 화면이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 찬다. 반곡지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계정숲도 꼭 찾아야 할 곳이다. 해마다 단옷날 자인단오(무형문화재 44호) 행사가 이 숲에서 열린다. 이팝나무와 느티나무 등의 노거수들이 빼곡하다. 짙은 숲그늘에서 산책하기 맞춤하다. 계정숲 안에는 이 지역의 전설적 인물인 한 장군 묘와 사당, 자인현청 등이 보존돼 있다. 글 사진 경산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책 잘 만들고 싶으면 이 책 보세요”…사공영 편집자

    “책 잘 만들고 싶으면 이 책 보세요”…사공영 편집자

    “책을 만들면서 제가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아마 저일 거예요.” 출판사 유유의 사공영 편집자가 최근 완간한 ‘책 만드는 법’ 시리즈 8권을 펼쳐보이며 웃었다. 지난해 9월 ‘문학책 만드는 법’을 시작으로 경제경영, 역사, 실용, 인문교양, 에세이, 사회과학, 그리고 이번 달 ‘과학책 만드는 법’까지 마무리 지었다. 책 만드는 이들을 가리키는 편집자들을 위한 길잡이 책으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지만 선배들의 노하우를 듬뿍 담았다. 예컨대 ‘과학책 만드는 법’에는 새로운 과학책 저자를 찾는 방법을 설명하고, ‘역사책 만드는 방법’에는 지도 편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다는지가 실렸다. ‘문학책 만드는 법’에는 좋은 책 제목을 붙이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시리즈는 2019년 1월 출간한 이옥란 편집자의 ‘편집자 되는 법’에서 시작했다. 출간 이후 집담회를 열었는데, 열기가 생각보다 대단했다. 50명 정도나 올 거로 예상했지만, 신청자가 수백명을 넘었다. 사공 편집자는 “신청한 이들 대부분이 일반 독자가 아니라 편집자들이었다”면서 “현직에서 일하지만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잘 모르거나, 더 잘하고 싶은 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분야별로 세분화해 책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공 편집자는 분야별로 최소 10년 이상 일한 선배 편집자 8명을 필자로 섭외했다. ‘문학책 만드는 법’ 저자 강윤정 편집자는 청림출판, 마음산책 등에서 일했고 지금은 문학동네에서 국내소설과 산문집, 문학동네시인선 등을 만든다. ‘과학책 만드는 법’ 저자 임은선 편집자는 승산, 사이언스북스, 바다출판사를 거쳐 지금은 휴머니스트에서 일하는데, 과학책을 주로 만드는 드문 경력의 소유자다. ‘역사책 만드는 법’의 저자 강창훈 편집자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아틀라스 역사 시리즈’로 2016년 한국출판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나름 편집자 세계에서는 유명한 저자들의 경험을 모은다는 소식에, 시작 전부터 인기가 뜨거웠다. 지난해 7월 한 펀딩 사이트에서 모금을 시작하니 첫날 바로 모금액 100%를 달성했고, 목표액 500%를 훌쩍 넘을 정도였다. “편집자들이 믿고 참고할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잘 들어맞은 거 같아요. 실제로 저도 편집자로 일하다보니 문학책만 만들면 사회과학 분야라든가 과학, 역사 책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출판사 대부분이 규모가 작아 편집자의 이직이 잦습니다. 또 편집자의 관심사도 달라지기 마련인데, 다른 분야를 참고할 수 있으니 반응이 좋았던 게 아닐까요.” 편집자이거나, 편집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사야 하는 책으로 소문난 책은 지금도 꾸준히 팔린다. 사공 편집자는 “사회의 목소리나 메시지를 담은 게 책이고, 그걸 책으로 만드는 게 편집자의 역할 아니겠느냐”며 “편집자들의 목소리를 책에 잘 담은 이번 책처럼, 앞으로도 누군가의 목소리를 잘 들어 좋은 책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반려동물 몇백 마리 택배상자 담겨 유통 논란

    [여기는 중국] 반려동물 몇백 마리 택배상자 담겨 유통 논란

    중국에서 살아있는 동물 몇백 마리가 택배 상자에 담겨 유통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다. 5일 중국 국영언론 CCTV 등 유력언론 보도에 따르면, 청두시 택배 물류창고에서 몇백 마리의 반려동물이 담긴 상자가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택배 상자 안에는 생후 6개월 미만의 새끼 고양이와 강아지 등이 뒤섞여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택배 상자에서는 햄스터 등 작은 동물과 조류가 담긴 페트병도 발견됐다. 배송 직전까지 밀폐된 상자 속에 뒤섞여 있던 반려동물 중 일부는 이미 폐사 직전의 상태였다. 이번 사건은 청두시의 한 택배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남성이 촬영한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되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해당 영상 속에는 총 160상자의 밀폐된 박스가 배달을 앞두고 창고 한구석에 그대로 방치된 상태였다. 1개의 상자 속에는 평균 3~4마리의 고양이와 강아지가 뒤섞여 신음하고 있는 상태였다. 상자 외면에는 ‘생화 배송 중, 취급 주의’라는 ‘거짓 문구’가 부착된 상태였다. 해당 택배 상자 속 반려동물들은 목적지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좁고 어두운 상자 속에서 갇혀, 한동안 강제 금식 상태로 방치되는 셈이다. 더욱이 택배 상하차 시 상당수 상자는 던져지거나 부딪치는 충격을 받게 된다. 또 배송 과정에 반려동물이 견디기에 부적합한 온도에 방치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압사, 질식사 등 폐사 상태에 이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초 강화된 중국 현행법상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 상자에 이송하는 것은 금기 사항이다. 이 때문에 해당 택배 상자 외부에는 ‘생화 이송 중’ 또는 ‘취급 주의’라는 단순, 거짓 문구가 부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한 상자 속 반려동물 중 상당수는 밀폐된 상자 속 좁은 공간에서 공포와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하지만 논란이 된 대형 물류 업체는 반려동물 택배 운송과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통 익스프레스 쓰촨성 지부센터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관련자들을 수소문하고 있다”면서 “위반 사실이 확인될 시 사내 규정으로 엄중하게 처벌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청두시 관할 공안국 역시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무분별한 택배 배송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현행법상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로 거래하는 것은 우정법 시행세칙 33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지난해 초, 코로나19 전염 사태가 발발하자 살아있는 생물의 일반 택배 배송 시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한 상태다. 다만, 현행 중국법상 고양이, 강아지 등 반려동물에 대한 1일 특별수송 배달은 처벌이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상자에 구멍을 낸 뒤 특별수송으로 보내는 행위는 부분적으로 허용되는 상태다. 하지만 상당수 반려동물 판매업체들이 저가의 일반 택배 방식을 선호, 암암리에 일반 택배를 이용한 반려동물 거래가 성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관할 공안국도 수만 건에 달하는 택배 중 일반 택배와 특급 배송 등의 사례를 일일이 구별, 적발할 수 있는 사실상의 관리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다.한편 택배 이송을 앞두고 방치됐던 160개 상자 속 반려동물은 현지 구조활동가들에 의해 구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상자를 일일이 뜯어가며 구조에 전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자원봉사자는 “대형 트럭 한 대에 가득 실려 운반된 상자 속에는 강아지, 고양이, 토끼, 햄스터 등 종류가 다양했다”면서 “먹을 것과 물, 산소까지 부족했던 탓에 일부는 폐사 직전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는 “유통을 전담한 택배 운송업체와 반려동물 판매업체 사이에 소통 부재로 발생한 일”이라고 지적했다.이번 사건에 대해 담당 공안국은 중국 농업부로 사건을 넘기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 농업부는 현행법에 따라 살아있는 동물에 대한 일반 택배 운송이 코로나19 등 전염병 확산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에서 엄격한 처벌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주사는 잠드는 것”…한강 실종 대학생, 술자리 안 간 다른 동기있다[이슈픽]

    “주사는 잠드는 것”…한강 실종 대학생, 술자리 안 간 다른 동기있다[이슈픽]

    술자리 약속후 안 간 다른 동기“셋이 약속, 피곤해서 안 나가 후회”인터뷰서 홀로 귀가한 친구 감싸기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는 애초 다른 동기 1명까지 모두 셋이서 함께 술 약속한 것으로 5일 드러났다. 중앙대 의대 본과 1년인 고인과 동기인 B씨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그날 새벽에 원래 저까지 셋이 마시기로 했는데, 피곤해서 안 나간 것이 아직도 후회된다“고 말했다. B씨는 고인에 대해 ”친구와 노는 것을 좋아하고 배려심이 깊었다”며 “주량은 소주 2병 정도로, 주사는 활발해졌다가 잠이 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씨는 고인과 단둘이 마지막 술자리를 가진 뒤 홀로 귀가했던 동기 A씨도 언급했다. B씨는 “그 친구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며 ”추측성 댓글이 많은데 그 친구가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강 대학생’ 부친 “가해자는 숨고 동기들만 피해”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이날 “아들 동기들의 신상이 유출돼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손씨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들) 발인을 앞두고 여전히 많은 일들이 생기고 있다”며 “이날 찾은 핸드폰이 맞는지 안맞는지 알 수 없고 무엇을 건질 지도 알 수 없다”고 무엇하나 밝혀진 것이 없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했다. 이어 “나는 피해자고 의심스러운 친구는 잘 숨을 쉬고 있지만 제가 특정할 수 없는 관계로 신상정보를 알려드릴 수가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아들의 동기 중에서 특정인을 추정 “정민이 동기들의 신상정보를 퍼트리며 찾고 있다”며 “가해자는 숨어있고 괜히 주변 사람들만 피해를 보는, 애꿎은 정민이 동기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손씨는 “착한 친구들은 매일 밤마다 정민이 위로하면서 식장에 오고 있다”며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유출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한 사람 때문에 너무나 많은 피해가 우려된다. 부탁드린다”며 추측을 자제해 줄 것과 함께 아들의 억울함을 반드시 풀어주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A씨와 더불어 그 아버지를 둘러싸고 전직 경찰서장이라거나 대형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라는 등의 헛소문이 떠돌고 있다. 이에 서초서 관계자는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부인했다. A씨 아버지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속 이모 교수라는 루머에 병원 측 역시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입장을 내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민이 생각하는 모든 분, 오셔도 된다”…한강 실종 대학생 발인

    “정민이 생각하는 모든 분, 오셔도 된다”…한강 실종 대학생 발인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엿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씨(22)의 발인이 5일 오전 9시 진행된다. 손씨의 유족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날 오전 8시20분 고별식이, 오전 9시 발인식이 열린다. 발인 후 오전 10시에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예정돼있고, 미사가 끝난 뒤 경기도 용인의 납골당에 안치된다. 손씨의 아버지는 “정민이를 생각하는 모든 분이 오셔도 된다”고 밝혔다. 인근서 발견된 휴대전화 친구 것 아냐 앞서 4일, 정민씨가 실종된 장소 근처에서 빨간색 아이폰이 발견되면서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아이폰을 정민씨 실종 당일 동석했던 친구 A씨의 휴대전화로 추정한 유족은 경찰에 휴대전화를 제출했지만 A씨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정민씨 아버지가 실종 당일이었던 지난달 25일 A씨 가족 등을 만났을 때 A씨는 자신의 아이폰이 아닌 숨진 손씨의 갤럭시폰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서로의 휴대전화가 바뀌었고, 자신의 휴대전화는 분실됐다는 게 A씨 입장이다. A씨의 행적에 의문을 품고 있는 손씨 유족은 A씨 휴대전화가 이번 사건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판단하고 그간 분실 휴대전화를 수색해왔다.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경찰은 곧바로 주인 확인 작업에 착수했지만 A씨 휴대전화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서초서 관계자는 “조사 결과 A씨의 아이폰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씨 아버지가 전 강남경찰서장이라거나 대형로펌 대표, 대형병원 원장이라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소문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부인했다. 한편 현재 경찰은 손씨의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열린세상] 팬데믹보다 지독한/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열린세상] 팬데믹보다 지독한/조이한 아트에세이스트

    코로나 바이러스 얘기를 들은 지가 1년이 넘었다. 작년 초반까지만 해도 단순 독감 정도로 생각했다. 동생과 함께 작년 초에 일본 여행을 다녀온 것도 그래서였다. 그때도 마스크를 쓰긴 했지만 별다른 경계심은 없었다. 세계적인 전염병 경험을 해 본 적이 없으니 무지해서 감행한 무모한 여행이었다. 그러다가 세계보건기구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등급 팬데믹이 되면서 국가마다 문을 닫아걸었다. 여행을 갔던 사람들이 외국에서 발이 묶였고, 음식점과 상점들이 개점휴업 상태가 됐으며, 공장이 멈추고 학생은 학교에 가지 못했고,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었으며, 혐오 범죄가 늘어났다. 연일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사망자가 늘었고, 별별 흉흉한 소문들이 돌았다. 나는 1918년에 발생한 스페인 독감으로 오천만 명 이상의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을 그제야 실감했다. 무서운 세상이 왔구나. 이건 전쟁이구나. 2019년 12월에 강원도 횡성으로 이사한 나는 팬데믹을 예상하고 움직였느냐는 소리를 듣는다. 내가 무슨 예언자도 아니고, 당연히 모르고 진행한 일이다. 당시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대학에서 해고돼 패닉에 빠진 상태였다. 전염병보다 직장 해고의 충격이 먼저였다. 딴에는 시간강사 신분의 전망 없음을 예상하고 귀촌밖에 길이 없어 선택한 일이지만 사람들은 결과적으로 내가 탁월한 선택을 했다며 부러워했다. 코로나 시대에 그렇게 귀촌한 내게 미디어에서 접하는 무시무시한 소식들은 내가 접한 현실과는 좀 거리가 있었다. 가까운 이웃이라고 해봐야 멀찌감치 떨어져 사는, 꼴랑 네 가구가 있는 마을. 뒷산 임도로 산책을 하면 왕복 두 시간을 걸어도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장을 보려면 15분간 차를 타고 읍내까지 가야 하는 곳. 코로나는 사람으로 전염되는데 사람을 만날 일이 없으니 공포는 추상적이었다. 북적대는 도시와 달리 시골은 인구가 줄어 도시 자체가 소멸될 위험에 처해 있어 요즘 같은 전염병 시대엔 역설적으로 최적의 도피처다. 먹고살 길만 있다면 말이다. 백 년 전에 2년간 지속됐던 스페인 독감은 당시엔 병의 정확한 원인도 밝히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이 죽었다. 의료기술이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이 발전한 2021년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 학자들이 막대한 공적 자금을 들여 연구하고 원인을 밝혔으며,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숫자는 319만명에 육박하고, 한국 코로나 사망자는 183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그 숫자를 가만히 보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염병 못지않게 위협적인 사망자 숫자는 다른 원인으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 여성의 전화에서 2009년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건을 분석해 발표하는 ‘분노의 게이지’, 즉 친밀한 관계에 있던 남성으로부터 살해된 여성의 숫자는 한 해 평균 200명이다. 2019년 기준 경찰청 통계로 여성 30세 이하 강간 피해자가 한 해 3000명이 넘는다. 코로나 사망자보다 훨씬 많다. 2019년 자살자 수는 1만 3000명을 넘었다. 그뿐인가. 일하다가 죽는 사람은 한 해 2400명이다. 여성은 강간을 당하거나 여성 혐오로 인해 집 안에서든 거리에서든 가리지 않고 시간대도 상관없이 아무 때나 죽고, 노동자는 컨베이어벨트에 끼거나 공사장에서 떨어지거나 과로사하거나 안전규칙 부재로 화재가 나서 죽는다. 머리가 깨지고, 매몰되고, 지하철에 끼이고, 불에 타고, 백혈병에 걸려 죽는다. 죽지 않더라도 폐가 망가지고, 다리가 부러지고, 손가락이 잘리고 노동시간 과다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지 못하고 산다. 하지만 사회는 이것을 해결하려는 근본적인 노력을 하지 않는다. 왜? 바꿀 힘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바꿀 힘’이 있는 사람은 강간이나 성폭력당할 공포에 휩싸이지 않으며, 노동자로 언제 죽을지 모를 환경에 노출돼 있지 않는 사람일 터다. 게다가 팬데믹은 언젠가는 끝나겠지만, 여성과 노동자들이 겪는 죽음과 공포는 유사 이래 지금까지 이어졌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 리베카 솔닛의 말을 응용하자면 팬데믹을 향한 전쟁은 선포해도 여성을 향한 폭력이나 노동자들의 죽음을 막기 위한 전쟁은 선포하지 않는다.
  • 균열 방치한 고가철도 무너졌다… 멕시코 시민 덮친 ‘시민의 발’

    균열 방치한 고가철도 무너졌다… 멕시코 시민 덮친 ‘시민의 발’

    열차 지나는 순간 철교 지지빔 와르르 아래 지나던 차량·사람들 잔해에 갇혀 2차 붕괴 우려 속 실종자 찾는 인파 몰려 3년 전 보강공사, 예산 없어 보수 지연작년까지 균열·부식 문제제기 잇따라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오후 10시 30분쯤 고가철도가 무너져 고가를 지나던 지하철이 추락했다. 사고 직후 전해진 피해 상황은 최소 20명 사망에 70명 부상이었으나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멕시코 시민보호국은 트위터를 통해 멕시코 남동부 올리보스역 인근 지하철 12호선에서 사고가 발생했음을 처음 알렸다. 올리보스와 테존코역 사이 차도 위로 평행하게 놓인 메트로 12호선의 고가철교 구간이었다. 고가가 갑자기 무너지면서 열차가 곤두박질치며 바로 아래 차도를 덮쳤고 한밤 아비규환이 연출됐다. 현장을 찾은 클라우디아 샤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열차가 지나가는 순간 철교의 지지빔이 무너졌고 그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사람들도 잔해 속에 갇힌 상태”라며 2차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객차에도 사람들이 갇혀 있어 한시가 급한 가운데 대형 크레인 투입이 늦어져 자정쯤 잠시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사고 이후 샤인바움 시장이 지휘하는 현장 지휘본부가 꾸려지고 구조대가 투입된 사고 현장 주변엔 자신의 가족과 친구가 사망 혹은 실종됐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인파가 몰렸다. 평소 지하철을 이용했지만 임신 6개월이어서 최근엔 집에 있었다는 아드리아나 살라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후 10시 50분쯤 친구와 연락이 끊겼다”며 26세 동갑 오스카 로페스의 생사를 수소문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부상자들은 사고 현장 주변 49개 병원으로 이송됐다.인구 900만명 멕시코시티에서 지하철은 하루 평균 450만명가량 수송한다. 지난해엔 코로나19 방역 조치 때문에 일부 역을 폐쇄해 이용자가 줄었지만, 그 전 해인 2019년엔 한 해 16억 5500만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멕시코시티 지하철은 남미, 북미를 통틀어 뉴욕 지하철에 이어 두 번째로 긴 도심 지하철이다. 사고가 난 12호선은 멕시코시티의 12개 노선 중 가장 최근에 신설된 노선이지만, 2017년 9월 멕시코에서 강진이 발생해 멕시코시티에서 94명이 숨지는 등 사고가 난 뒤 지하철 노선의 고가 인프라 일부가 파손됐다. 이에 2018년 대대적인 보강공사를 실시했으나 예산 부족을 이유로 정비와 보수공사가 늦어지는 일이 반복됐고 지난해까지 올리보스역 주변 철교의 균열, 철교 기둥의 부식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 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당시 올리보스와 노팔레라역 사이의 기둥이 구조적 손상을 입었다는 보도가 있었고, 기술자들은 12호선의 고가 부분을 따라 300개의 기둥에 있는 철근에 대한 초음파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시민들 역시 2018년 이후 간간이 철로의 균열을 찍은 사진을 트위터로 공유하며 보강공사를 촉구했지만, 보수는 이뤄지지 않고 해당 트윗만 이번 사고로 인해 새롭게 주목받게 됐다. AP는 이번 붕괴로 2006~2012년, 12호선 건설 당시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재임하던 마르셸로 에브라르드 현 멕시코 외교부 장관에게 정치적 타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보강공사가 제때 이뤄지지 않으면서 12호선뿐 아니라 다른 노선에서 이번 사고의 전조 격인 사고가 겹쳐 일어났었다. 지난해 3월엔 타쿠바야역에서 두 대의 열차가 정면충돌해 승객 1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1월에도 지하철의 한 변전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6개 지하철 노선이 폐쇄되면서 여성 경찰관 한 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30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①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3일(현지시간) 오후 무너진 고가철교 위 지하철이 추락한 현장에서 늦은 밤 구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열차가 지나는 순간 지지빔이 무너져 뒤틀린 열차 안에 많은 사람들이 갇혔으며, 철교 아래를 지나던 차량과 사람들도 함께 매몰됐다. ②2017년 9월 지진이 발생하고 이듬해 보강공사가 이뤄진 직후에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심한 균열이 생겼던 고가철교의 모습을 전했던 트윗이 뒤늦게 다시 주목을 받았다.멕시코시티 로이터 연합뉴스·트위터 캡처
  • 신발 버린 친구 ‘사실’ 아버지가 변호사 ‘거짓’ (종합2보)

    신발 버린 친구 ‘사실’ 아버지가 변호사 ‘거짓’ (종합2보)

    지난달 25일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 대학생 손정민(21)씨가 닷새 만인 지난달 30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유족들은 시신의 머리 뒤쪽에 깊게 베인 상처 두 곳을 발견하고 경찰에 부검을 요청했다. 지난 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부검을 했지만 시신의 부패가 진행돼 육안으로는 정확한 사인을 알 수 없었다. 시료의 정밀 분석에 착수했고, 결과는 보름 뒤쯤 나온다. 경찰은 부검과 별개로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잠든 정민씨가 숨진 경위를 밝히기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실종된 아들을 찾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전단을 돌렸던 아버지 손현(49)씨는 “아이 잃은 아빠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 그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하겠다고 우리 아들에게 맹세했다”며 죽음의 이유를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했다. 신발은 버렸고, 휴대폰은 잃어버렸다 대학교 1학년인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이튿날 오전 2시까지 한강공원에서 친구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들었다 실종됐다. A씨는 오전 4시30분쯤 혼자 집으로 돌아갔고, 당시 정민씨가 보이지 않아 먼저 귀가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오전 3시30분쯤 자신의 부모와 한 통화에서 정민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정민씨의 갤럭시 휴대전화를 가지고 귀가했다. 정작 A씨의 아이폰은 찾지 못했다. 4일 오후 정민씨 아버지는 A씨의 휴대폰을 찾았지만 박살이 난 상태라고 밝혔다. 경찰은 정민씨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하고, 지난달 25일 오전 3시를 전후해서 반포한강공원을 방문한 차량의 블랙박스를 조사하고 있다.정민씨의 아버지가 언론에 나선 이유 정민씨의 장례를 치르고 있는 아버지는 실종 당시부터 지금까지 경찰조사 과정에서 친구 A씨 측이 보인 행동에 의문점을 가지게 됐고, 언론에 나서서 그간의 일들을 세세하게 밝혔다. ● 오전 2시부터 4시30분 정민씨의 행적 친구 A씨가 오전 3시30분에 그의 부모에게 통화한 사실을 정민씨의 아버지는 알지 못했다. 정민씨 아버지는 “새벽 2시부터 4시30분 사이에 무엇을 했냐고 물어봤는데 3명(A씨와 그의 가족) 모두 통화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사건 당일 신었던 신발을 버렸다. ‘달리다가 넘어진 정민이를 부축해 일으키는 과정에서 자신의 옷과 신발이 더러워졌다’는 게 이유였다. 정민씨 아버지는 “그 아이(A씨) 아빠한테 신발이 좀 보고 싶다고 전화를 했는데 ‘버렸다’고 즉답이 나왔다. 아들의 행적을 추적하는데 바지와 옷이 더러워졌다고 강조했다. 그게 이상했다”고 말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 변호사를 대동했다. 최면 수사에서는 이렇다할 진술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씨 아버지는 “최면은 당사자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정황을 들어보니 A씨는 숨기려 하기 때문에 최면이 안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적극적으로 조사받아야 하는 애가 변호사를 데리고 왔다는 건 자기 방어를 해야 된다는 거다. 그 한 시간동안 무슨 일이 생겨서 우리 아들이 한강에 갔는지만 알면 모든 원한이 풀린다”고 강조했다.● 정민씨의 부모에겐 연락하지 않은 친구 친구 A씨가 자신의 부모와 통화를 했던 3시30분쯤, 정작 정민씨의 아버지는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 정민씨의 아버지는 “5시가 넘어도 나와 아내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한 사과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민씨의 친구는 4일 새벽 작은 아버지와 함께 장례식장을 찾았다. 빈소가 마련된 지 닷새만이었다. 정민씨의 아버지에 따르면 A씨의 작은 아버지는 조카가 많이 힘들어한다며 새벽 1시30분 빈소를 찾았다. 정민씨의 아버지는 “아무도 없을 때 조문을 온 것 같다. 부모는 얼굴도 못 내밀고 친척을 앞세워 왔다. 늦었으니 나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A씨의 집안배경 둘러싼 루머들 친구 A씨의 집안배경을 두고 여러 루머들이 나오고 있다. A씨의 아버지는 경찰 또는 변호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의 아들이란 소문도 있었지만 병원 측이 직접 “사실과 다르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민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0시부터 새벽 4시까지 사건 현장 인근 서래섬에서 낚시하던 남성이 ‘인근에 경찰차 6대가 출동했다’고 올린 목격담은 정민씨의 실종과는 연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당시 한강변 식당 건물 주차장에서 차량 접촉사고가 발생해 출동했다고 밝혔다. 인근 편의점 폐쇄회로(CC)TV에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된 남성 3명은 조사결과 고교생 1명과 중학생 2명으로 동네 선후배 사이일뿐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세금값 좀 하라/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세금값 좀 하라/김경두 경제부장

    밀물 때 해수욕장이나 해변가는 꽤나 위험하다. 바닷물이 먼 곳부터 차근차근 들어오는 게 아니라 어떤 곳은 해변 가까운 데부터 차기도 한다. 고립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위험한 곳이니 무조건 들어가선 안 된다’고 막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와 해양경찰은 밀물 시간대를 안내 방송하고 경고 표지판을 설치한다. 사고가 잦은 곳에선 가이드가 상시 대기하고, 안전띠를 둘러 사고 가능성을 줄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근마켓을 비롯해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신원 정보를 확인하고, 사기나 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 구매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내놨다. 최소한의 소비자 구제 대책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와 과다 수집이라는 반론도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지난주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소비자 피해를 줄이려는 공정위의 ‘적극행정’은 바람직해 보인다. 이와 달리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해선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정부 말대로 그렇게 위험한 시장이면 제도 마련이 더 시급해 보이는데, ‘금융자산이 아니다’, ‘내재가치가 없다’고 뭉개기만 한다. 내년부터 과세한다는 건 암호화폐 투자(혹은 투기) 수익이 도박과 같은 불법적인 소득이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금 내는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하고, 공정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며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예컨대 암호화폐 해킹과 도난, 개인정보 유출,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시세조정 행위 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또 코인 공시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과 암호화폐 사업자 인가 규정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겁박으로 풀려고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민들이 (암호화폐에) 많이 투자한다고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투자자가 아니면 소비자라는 얘기인데, 코인 구매자는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걸까. 감사원이 금융 수장의 ‘소극행정’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고 있으니 된 거 아니냐고 주장한다면 이 역시 전형적인 공급자 마인드다. 특금법은 투자자 보호 아닌 자금세탁 방지가 주요 목적이다. 이마저도 정부 아닌 은행이 자금세탁을 걸러내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심사한다. 은행에 떠넘기는 건 ‘정부 갑질’이다. 정부가 코인 관련 기업들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마뜩잖아도 제도권에서 보호해야 할 시점이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으며, 6070세대의 노후자금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다. 하루 거래액은 30조원에 육박해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액 합친 것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인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개인 블로그에서 “미국이나 일본, 독일,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과세를 하고 있어 (우리는) 국제적 흐름에 뒤처진 상황”이라며 정부 입장을 두둔했다. 그러나 밝히지 않는 팩트도 있다. 프랑스는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보고 투자자를 보호한다. 일본도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금융상품으로 간주한다. 당정은 세금 걷는 것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투자자 보호도 뒤처져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과세와 투자자 보호는 딴 몸이 아니라 한 몸이다. 제발 세금값 좀 하라. golders@seoul.co.kr
  •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3000원 밥상’ 차린 신부님

    배고프니까 청춘이다… ‘3000원 밥상’ 차린 신부님

    굶주림으로 세상 떠난 청년의 죽음 계기김치찌개 1인분에 3000원 식당 만들어사회적 낙인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배려“이달 말 2호점 예정… 더 많이 열고 싶어”두부와 고기가 넉넉히 들어간 김치찌개가 3000원, 무한리필 공깃밥은 공짜. 물가 비싼 서울에서 1000원짜리 지폐 3장으로 따뜻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시장에 있는 ‘청년밥상 문간’이다. 이곳을 찾는 10명 중 6~7명은 주머니 가벼운 10~30대 청년들이다. 지난 1일 이 식당에서 만난 프리랜서 신도영(29)씨는 “여기 오면 청년들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에 위로를 받는다”면서 “자취를 하면 간단히 때울 때가 많은데 3000원에 든든한 집밥을 먹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세무사 시험 준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못하고 자취를 한다”는 취업준비생 김모(25)씨는 “월 100만원 안에서 생활하려다 보니 끼니를 거를 때도 있다”며 “이 식당은 취직할 때까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든든한 인심을 자랑하는 청년밥상 문간의 사장은 이문수 신부다. 그는 “2015년 6월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어느 청년이 굶주린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기사를 보고 2017년 식당을 열었다”고 말했다. 사회적 낙인을 두려워하는 청년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저렴하게 파는 것이 이 신부의 ‘경영철학’이다. 무료로 나눠 주는 양말도 누구나 가져갈 수 있도록 출입구 바로 앞에 뒀다.이 신부의 바람대로 이 식당은 청년들 사이에서 ‘가성비 맛집’으로 소문이 났다. 경기 시흥시에서 친구와 방문한 고등학생 김서희(19)양은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맛집”이라면서 “평소 밥값이 부담됐는데 다음에 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송하윤(14)양도 “김치찌개를 좋아하지만 밖에서 사먹기엔 비싼 음식인데 떡볶이나 햄버거만큼 저렴해서 좋다”고 말했다. 하루 100명의 손님이 찾아오면 식재료값을 충당하고 적자가 나지 않는 구조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 이후엔 하루 손님이 30명대로 떨어져 음식이 남는 날이 많았다. 다행히 이 신부가 지난달 tvN 예능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하면서 식당의 취지가 알려지자 매일 100명이 넘는 청년들이 문간을 드나들고 있다.여느 대학가 맛집처럼 벽 한쪽에는 “잘 먹고 간다”는 메모지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신부님 죄송합니다. 오늘 또 세 그릇 먹었습니다”라는 장난 섞인 후기부터 “모두의 모든 일이 잘되기를”이라는 따뜻한 응원 문구도 있었다. 이 신부는 ‘사업 확장’을 구상하고 있다. 그는 “이르면 이달 말 이화여대 인근에 2호점을 열 예정”이라며 “최대한 여러 곳에 청년밥상을 열어 청년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사진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日국민, 오염수 방류 찬성 늘어… “韓中도 방출” 뜬소문 전략 통했나

    지난달 13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내리고 3주가 흐른 3일까지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의 계획은 단 하나도 바뀐 것이 없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거르지 못하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담겨 있는 125만t이 넘는 오염수를 최대한 희석해 2년 뒤 바다로 내보내겠다는 계획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설명은 아직까지 없다. 오염수 희석 방법 등을 심사하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방출 개시 기간을 단축시키는 게 좋다는 의견만 제시했을 뿐이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우려를 단순 ‘후효’(風評·풍평)로 여기고 있다. 후효는 소문 등을 의미하는 일본어로, 오염수 방출에 따른 여러 가지 우려를 단순히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보는 일본 정부의 인식이 용어에서 묻어난다. 일본 정부가 현재까지 제시한 대책 역시 모두 소문 불식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한국 정부의 반발이 크게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다.●日국민, 정부 방침에 순응 특성 영향도 일본 정부는 ALPS로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오염수를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예 한국이 ‘오염수’라고 부르는 탱크 속 물질을 ‘처리수’(treated water)라고 부른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프레임 작업’은 국내 여론몰이에 효과를 발휘, 최근 일본 내 오염수 방출에 대한 여론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가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화하기 전인 지난해 11~12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에서는 오염수 해양 방출 반대가 55%, 지지 응답은 32%, 잘 모르겠다거나 무응답은 13%였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이 일본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달 18일 조사한 결과 54%가 ‘(방출은) 어쩔 수 없다’고 반응했고 ‘대안을 생각해야 한다’는 답은 36%에 그쳤다. 산케이신문과 후지뉴스네트워크(FNN)가 지난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한 긍정 평가는 46.7%를 기록, 부정 평가인 45.3%보다 다소 우세했다. 여론의 변화는 불만이 있더라도 정부 방침에 순응하는 성향이 강한 일본 특유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오염수 문제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내 해결과제였기에, 최근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한국 국민과는 민감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 언론이 전하는 오염수 방출에 대한 현지 분위기에서 환경단체와 후쿠시마현 어민 등이 반대한다는 목소리만 전할 뿐 일반 국민 사이에서 제기되는 우려의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니혼TV는 동일본 대지진 후 직격탄을 맞은 후쿠시마현 농산물은 현재 유통량이 회복됐지만 수산물은 지난해 기준 어획량이 대지진 전과 비교해 17% 감소했다고 알렸다. 후쿠시마현 어업인들은 4월부터 대지진 이전 수준으로 어획량을 완전 회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조업에 나서기로 했지만 오염수 방출 결정으로 모든 걸 다시 멈추게 됐다고 한다. 이런 어업인들의 항의 목소리만 나오는 게 전부였다. ●언론, 일반 국민 우려 아닌 어민 항의만 전해 이처럼 일본 내 여론이 오염수 방출에 우호적으로 돌아선 데는 일본 국민의 특성을 넘어서 일본 정부의 ‘소문 불식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당시 오염수 해양 방출 결정을 밝히면서 무엇보다도 강조한 건 ‘소문’에 대한 대책이었다. 그는 “정부가 전면에 나서 안전성을 확실히 확보하는 동시에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 대변인 격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중국과 한국, 대만을 포함해 세계에 있는 원자력 시설에서도 국제 기준에 기초한 각국의 규제에 따라 방사성물질 트리튬이 포함된 액체 폐기물을 방출하고 있다”며 “그 주변에서 트리튬이 원인이 되는 영향은 볼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오히려 한국 정부가 제대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게 문제라는 듯이 역공했다. 이 모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문제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며, 오염수를 놓고 제기되는 모든 우려를 뜬소문으로 치부한 것이다. 오는 9월 임기가 끝나고 재선을 노리는 스가 총리가 일본 내 반대 여론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면 애당초 도쿄올림픽을 100일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이런 큰 결정을 내렸을 리 없다는 진단도 있다. 스가 정권의 지지 기반인 보수층은 오염수의 해양 방출을 촉구해 왔고 국내의 반대 여론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즉각적으로 일본 정부에 힘을 실어 주면서 오염수 해양 방출은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가 굳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악화된 한일관계까지 겹쳐 오염수 방출에 대한 한국의 항의가 일본 내 혐한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가 간 감정까지 실려 오염수 문제가 국제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는 문제까지 생긴 상황이다. 일본 최대 주간지인 주간분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해양 방출과 관련해 한국의 반일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며 일본 불매 운동을 포함해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까지 보도하자 일본 네티즌들도 날 선 반응을 보였다. 한 일본 네티즌은 “옆 나라는 과학적 근거 없이 감정적으로만 (대응)한다”고 비판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일본 정부는 적극적으로 세계는 물론 일본 국민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이해를 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한국과 중국도 자국의 원전에서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소문 피해 배상위한 정부 지원실까지 설치 일본 내에서도 오염수 방출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농림수산상을 지낸 야마모토 다쿠 자민당 중의원은 오염수 해양 방출에 대해 우려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그러나 이처럼 우려하는 목소리가 소수에 그친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다. 일본 정부는 더욱더 소문 불식에 힘을 싣고 있다. 경제산업성은 산업성 내에 ‘처리수손해대응지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23명이 근무하는 지원실은 소문 피해가 발생했을 때 기간이나 지역,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피해의 실태에 맞는 배상을 실시하거나 피해자 측에 일방적인 피해 입증을 요구하지 않도록 도쿄전력에 요구하기로 했다. 현재 일본의 소문 불식 전략이 미흡하다는 일본 전문가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처리 대책 전문가 소위원회에 참여했던 가이누마 히로시 도쿄대 준교수는 니혼TV에서 “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보급하기 위해 먼저 정치인이 접종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본 정치인은 전면에 나서 자신만의 말로 이야기하는 자세가 압도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한국 정부가 좀더 전략적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거나 일본 정부에 한국이 직접 조사단을 보내도록 요청하는 방법도 있고 IAEA 모니터링에 참여하거나 한중일이 오염수 보관 및 처리를 공동으로 진행한다든지 다양한 대책이 있겠지만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반응을 살피며 그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택해 대응하는 게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양자 구도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는 글로벌 환경 문제임에도 미일 대 한중이라는 동아시아 지역 내 국제 정치 문제로 변질된 것이 문제”라며 “양자 이슈로 굳어지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제적 연대로 문제에 대응하고 한국이 IAEA의 오염수 방출 모니터링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선의 대책”이라고 조언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아이 좋은 ‘공공 키카’ 맘까지 사로잡은 강동

    아이 좋은 ‘공공 키카’ 맘까지 사로잡은 강동

    양육지원 등 영유아 복합 커뮤니티 시설자연친화적 콘셉트로 코로나 블루 위로내년까지 3곳 확충… 총 10곳 운영 계획지점별 여건에 맞는 특화 서비스 제공“출산·양육·가족 친화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아이 키우기 좋은 강동구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서울 강동구의 신흥 주거타운으로 떠오른 고덕동 아파트 단지 ‘육아 맘’들의 시선이 지난달 15일 상일동역 인근 고덕그라시움일반상가 2층에 있는 ‘아이·맘 강동 7호 고덕점’에 쏠렸다. 강동구의 히트 상품인 공공 키즈카페 아이·맘 7호점이 이날 주민들에게 첫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개소식을 찾은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아이·맘 카페처럼 도시 곳곳의 공간을 혁신해 부족함 없는 육아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자신하며 이같이 말했다. 36개월 된 딸을 동반한 A(41)씨는 “이웃들로부터 아이·맘 카페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잘돼 있다는 입소문을 듣고 그동안 천호점에 갔었는데 아이·맘 카페가 집 가까운 곳에 생겨 반갑다”며 기뻐했다. 아이·맘 강동 카페는 건강하고 행복한 양육 문화 지원을 위해 구가 직영하는 영유아 복합커뮤니티 시설이다. 이 구청장은 저출산 시대 양육지원과 영유아의 놀 권리를 존중하는 자유로운 놀이 환경 구축을 위해 아이·맘 강동을 권역별로 설치해 돌봄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달 말 개소한 암사점에 이어 올해 8호 암사시장점도 차례로 개소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둔촌·성내 권역과 강일2지구 권역에 카페를 추가 확충해 총 10곳을 운영할 계획이다. 아이·맘 강동은 장난감, 도서, 육아용품 등의 대여와 부모와 함께 놀이할 수 있는 열린놀이터, 영유아 발달 촉진을 위한 통합발달 놀이 프로그램 공간 아이자람터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 호점별로 여건에 맞게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열린놀이터와 부모들이 육아정보를 공유하는 자조모임 공간으로 조성돼 운영된다. 열린놀이터는 영유아들이 신나게 뛰어놀 수 있는 그물 놀이터, 자연을 느끼고 촉감 및 신체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놀이터, 부모와 함께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마음놀이터 등 이 외에도 상상놀이터와 창의놀이터 공간에서 영유아가 자유롭게 놀이하며 놀이의 기쁨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이·맘 강동 7호 고덕점 관계자는 “고덕점은 코로나19로 외출을 잘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나무, 숲, 물 등을 느끼며 놀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콘셉트로 카페를 기획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운영은 화~토요일 오전 9시~오후 6시며 오후 12시 30분부터 1시 30분까지는 점심시간 및 소독·정비 시간으로 운영이 중단된다. 이용 대상은 취학 전 영유아와 (조)부모이고 지역 어린이집 등에서도 단체로 이용할 수 있다. 예약 신청은 강동어린이회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거나 아이·맘 강동 7호 고덕점(02-3425-9435~6)으로 문의하면 된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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