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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까만 우주 속 찬란한 빛…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촬영본 공개

    [속보] 까만 우주 속 찬란한 빛…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촬영본 공개

    미 항공우주국(NASA)는 11일(현지시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포착한 첫 우주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지구에서 40억 광년 떨어진 SMACS 0723 은하단의 모습이 담겼다. 앞서 나사는 첫 이미지 공개 전인 지난 7일 예고편 격의 ‘맛보기’ 이미지를 내놓으면서 웹 망원경의 ‘정밀유도센서’(FGS)가 포착한 것으로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크고 강력한 우주 망원경인 웹 망원경은 100억 달러(약 13조원) 가량이 투입됐다. 허블 우주망원경의 100배에 달하는 성능을 바탕으로 적외선으로 우주 가스와 먼지구름을 뚫고 빅뱅 이후 초기 우주의 1세대 은하를 관측한다. 망원경은 현재 지구에서 약 160만㎞ 떨어진 관측 궤도에 떠 있다. 이 궤도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제2 라그랑주 점’(L2)으로, 7t에 달하는 망원경이 안정적으로 태양 궤도를 돌며 연료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다.
  • [사설]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법’ 서둘러라

    [사설]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 일치법’ 서둘러라

    더불어민주당의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특별법을 제정해서라도 임기제 공무원의 임기와 대통령의 임기를 일치시키는 제도 개선을 해야 한다”고 그제 밝혔다. 지난달 초 여당도 같은 취지로 법안을 발의했다. 공공기관장과 대통령 임기 불일치로 인한 국정 낭비 요인이 심각한 만큼 여야는 법안을 둘러싼 기싸움을 접고 법안 통과를 위한 합리적 해결책을 찾기 바란다. 두 당은 법안을 발의한 만큼 더이상 제도 개선 의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 우 비대위원장은 특별법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문재인 정부 때 이 문제로 고소·고발된 사람들의 문제도 정리를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은 지난 정부 말 이뤄진 ‘알박기 인사’부터 정리하라고 요구한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등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 중이다. 3년인 공공기관장 임기와 5년인 대통령 임기 불일치로 정권교체기마다 거듭되는 알박기 인사 논쟁과 블랙리스트 수사 공방전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가. 지난 정부 때 임기가 남아 있는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을 상대로 사퇴 압박을 했다가 환경부 장관이 직권남용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이번 정부도 문재인 정부의 공기업 사장 교체를 이유로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소모전이 아닐 수 없다. 여야 모두 법안을 발의한 만큼 조건 없이 협의부터 하기 바란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 보장이 필요한 기관은 제외하고 정무적 판단으로 인선한 기관장은 정권의 임기와 맞추는 법제화를 서둘러야 한다. 그래야 알박기 인사 공방 같은 소모전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야당이 정치적 해법을 요구한 블랙리스트 수사는 사법당국에 맡기면 될 일이다.
  • [데스크 시각]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표절 논란/홍지민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미래지향적이어야 할 표절 논란/홍지민 문화부장

    하도 개념이 다양해 사전과 뉴스 등을 뒤져 봤다. 우선 표절.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시나 글, 노래 따위를 지을 때 남의 작품 일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말한다. 그다음 모방. 다른 것을 본뜨거나 본받음이라고 정의된다. 오마주도 있다. 개방형 국어사전 우리말샘에서는 영화를 촬영할 때 다른 감독·작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그가 만든 영화 대사나 장면을 인용하는 일이라고 규정한다.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단어라는데 이제는 영화에만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이 밖에도 대중음악계에서는 샘플링과 레퍼런스, 클리셰라는 용어도 흔히 사용된다. 샘플링은 저작권이 있는 음원 등의 일부분을 따와 그대로 사용하는 일종의 작곡 기법을 말한다. 레퍼런스는 특정 편곡이나 화성 전개 방식을 참고하면서 멜로디나 흐름을 바꿔 새로 곡을 만드는 행위다. 클리셰는 특정 장르에서 반복적으로 쓰이는 멜로디나 화성, 리듬을 가리킨다. 이쯤 살피니 2000여년 전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겼다는 그 유명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맞기는 맞는 것 같다. 법적으로, 관행적으로, 양심적으로 어느 수준까지 용인되는지를 떠나서 말이다. 이미 수천년 동안 사람들은 창작과 모방 그리고 표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는지도 모른다. 자고로 표절 논란을 겪지 않은 예술 분야가 없겠지만 특히 요즘 국내 대중음악계가 시끄럽다. 십수년 동안 가요계에서 실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창작자로 평가받으며 여러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중과 만나 오던 방송인이자, 이제는 대형 엔터테인먼트사도 운영하는 사업가가 논란의 진앙지라 파장이 적지 않다. 우리 대중음악이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에 걸쳐 유례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기에 불거진 일이라 이번 논란을 케이팝의 위상과 신뢰에 대한 부분과 연결 짓는 시선도 있다. 표절 시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대중음악의 세계화 이전 황금기라 불리는 1990년대도 표절 논란으로 일부 얼룩져 있다. 우리만의 문제도 아니다. 세계 팝 역사상 최고의 밴드로 꼽히는 비틀스도 자신들이 존경해마지 않던 로큰롤의 선구자 척 베리와 소송을 겪었다. 2015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레코드상, 올해의 노래상 등을 차지한 샘 스미스의 노래도 표절 시비 끝에 공동 저작권을 인정하고 저작권료 일부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논란이 매듭지어졌다. 이번 논란을 보며 가장 아쉬운 대목은 비판은 파편으로 남고, 미래지향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과의 진정성, 방송 하차 등을 놓고 공방만 뜨겁다. 창작자 양심에 기대는 것 외에 우리 대중음악계 스스로 표절과 거리두기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은 없어 보인다. 과거 공연윤리위원회에서 표절 문제를 다루기도 했지만 이제 공적 판단은 법원 몫이 돼 버린 지 오래다. 하지만 소송 자체가 드물고 대개 화해와 합의로 슬그머니 마무리돼 판결까지 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때로는 표절이 아니지만 억울한 딱지가 붙은 경우도 있다. 시간이 지나면 다른 논란이 불거진다. 논란을 논란으로 그치게 해서는 안 된다. 이참에 대중음악 관련 단체와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등이 뭉쳐 표절 논란에 능동 대처하는 자율 기구를 만들었으면 한다. 표절이라면, 그렇지 않고 억울한 논란이라면 어째서 그러한지 제대로 알려야 창작자에게 건강한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으로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을 잦아들게 하지 않을까 싶다.
  •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고금리·전세 가뭄 월세 우위 현상 지속… 금리·임차인 지원 따지고 챙겨라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수출된 여자, 분노에서 변화의 씨앗 발견하다

    수출된 여자, 분노에서 변화의 씨앗 발견하다

    입양당한 울분, 문학으로 승화“아이를 상품화해 서구에 판매건강한 분노에서 변혁 시작돼”“입양인이라는 한 단어의 정체성으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저를 바라봐 주기 바랍니다. 입양인 이전에 저는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죠.” 한국계 덴마크 시인 마야 리 랑그바드(42)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작품이 한국에서도 읽히기를 바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는 2014년 그가 덴마크에서 발간한 시집이자 국가 간 입양에 대한 수기인 ‘그 여자는 화가 난다’의 한국어판 출간 기념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한국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때 덴마크로 입양됐다. 2007~2010년 서울에 거주하며 피를 나눈 가족과 재회했다. 이후 국가 간 입양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공동체에서 활동하면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국가 간 입양에 관한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그는 “책을 쓰면서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소모했지만 쓰면 쓸수록 새로운 분노가 생기기도 했다”며 “그 과정이 양면적이라 입체적으로 분노할 수 있게 됐다”소개했다. ‘여자는 자신이 수입품이었기에 화가 난다/ 여자는 자신이 수출품이었기에 화가 난다’로 시작되는 책은 화자로 ‘여자’를 내세운다. ‘여자’는 국가 간 입양이 비서구권 국가의 아이들을 상품화해 서구의 부유한 가정으로 ‘수출’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증언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감사를 요구하고 그들을 외국으로 유통해 부모가 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작품의 형식은 독특하다. 하나의 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여자는 화가 난다’는 말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는 “시인이자 산문가인 저의 정체성이 들어간 하이브리드 작법이자 전복적인 시도”라며 “호흡과 리듬이 있는 시이지만 여러 입양인의 다양한 서사를 가지고 글을 이어 가기 때문에 소설 읽기로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 여자는 왜 화가 났을까’라는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분노는 때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그는 “능동적인 분노에서 오는 생산성이 있고, 변혁의 모든 시작에는 분노가 있다”며 “건강한 형태의 분노를 모색할 때 변화의 불씨가 피어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르노코리아 노조 임단협 결렬 선언…다년 합의안 최대 쟁점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가 7일 오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르노코리아 노조 등에 따르면 노사는 이날 오후 부산공장 본관 대회의실에서 임·단협 제5차 본교섭을 열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올해 르노코리아 노사 교섭에서는 다년 합의가 최대 쟁점이다. 사측은 매년 노사 교섭에 소모적인 시간을 보내는 만큼 올해부터 3년간 매년 기본급 6만원을 인상하고 성과급도 지급하는 대신 임단협 주기를 매년에서 다년으로 바꾸자는 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노조는 다년 합의안이 노조를 무력화 시킨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기본급 월 9만7472원 인상, 임금피크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분쟁이 아닌 대화로 임단협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측에 충분한 시간을 주고 다년 합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지만 결국 사측은 대화로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임단협 쟁의권 확보를 위해 노동쟁의 결의, 쟁의행위 찬반투표, 조정신청 등의 절차를 거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측 관계자는 “임금 인상과 작업환경 개선을 조건으로 임단협 주기를 다년으로 변경하면 안정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되고 특히 2024년 하이브리드 신차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모든 변혁의 시작에 분노가 있죠”…국가 간 입양 비판한 덴마크 시인

    “모든 변혁의 시작에 분노가 있죠”…국가 간 입양 비판한 덴마크 시인

    “입양인이라는 한 단어의 정체성으로서가 아니라 작가로서 저를 바라봐 주기 바랍니다. 입양인 이전에 저는 쓰는 사람이기 때문이죠.”덴마크 시인 마야 리 랑그바드(41)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자기 작품이 한국에서도 읽히기를 바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자리는 2014년 그가 덴마크에서 발간한 시집이자 국가 간 입양에 대한 수기 ‘그 여자는 화가 난다’의 한국어판 출간 기념으로 마련된 자리였다. 그는 어릴 때 덴마크로 입양됐다. 2007~2010년 서울에 거주하며 피를 나눈 가족과 재회했다. 이후 국가 간 입양에 비판적인 시각을 가진 공동체에서 활동하면서 이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국가 간 입양에 관한 고백’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그는 “책을 쓰면서 그동안 쌓였던 분노를 소모했지만, 쓰면 쓸수록 새로운 분노가 생기기도 했다”며 “그 과정이 양면적이라 입체적으로 분노할 수 있게 됐다”소개했다. ‘여자는 자신이 수입품이었기에 화가 난다/ 여자는 자신이 수출품이었기에 화가 난다’로 시작되는 책은 화자로 ‘여자’를 내세운다. ‘여자’는 국가 간 입양이 비서구권 국가의 아이들을 상품화해 서구의 부유한 가정으로 ‘수출’되는 것과 다름없다고 증언한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정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감사하기를 요구하고 그들을 외국으로 유통해 부모가 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행위가 합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 작품의 형식은 독특하다. 하나의 장시에 가까운 이 작품은 ‘여자는 화가 난다’는 말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는 “시인이자 산문가인 저의 정체성이 들어간 하이브리드 작법이자 전복적인 시도”라며 “호흡과 리듬이 있는 시이지만, 여러 입양인의 다양한 서사를 가지고 글을 이어가기 때문에 소설 읽기로도 체험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 여자는 왜 화가 났을까’ 궁금증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분노는 때론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그는 “능동적인 분노에서 오는 생산성이 있고 변혁의 모든 시작에는 분노가 있다”며 “건강한 형태의 분노를 모색할 때 변화의 불씨가 피어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월세가 대세…‘슬월생’을 위한 가이드[임창용의 부동산에세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택 임대차 형태인 전세가 월세에 밀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전월세 거래 40만 4036건 중 월세가 24만 321건(59.5%)이다. 지난 4월 월세 비중이 50.4%를 찍으며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어서더니 한 달 만에 60%를 넘길 태세다. 월세 비중은 2018년 40.7%, 2019년 40.6%, 2020년 40.2% 등 40% 주변을 맴돌다가 2021년 41.9%로 소폭 증가하더니 올해 들어 5월까지 51.9%(누적)를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2020년 8월부터 시행한 개정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5% 상한+전월세신고제)과 고공행진 중인 금리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4년(2+2년) 거주 임차인이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이 급등했고, 임대인들은 상승분만큼을 월세로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여기에 금리가 치솟으면서 대출로 전세금을 올려 주는 것보다 월세를 택하는 임차인이 급증한 점, 전월세신고제 도입 후 월세 거래가 통계에 제대로 잡힌 점도 월세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월세 우위 현상은 앞으로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8월 개정 임대차법 시행 2년이 다가오면서 갱신청구권 만료 임차인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고, 금리가 계속 치솟고 있어서다. 다만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수요가 만만치 않은 만큼 전세 자체가 종말을 맞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  임차인 입장에서 전세는 장점이 많다. 집값의 절반에서 3분의2 정도의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맡기고 거주하다가 계약 만료 후 그대로 돌려받으니까. 하지만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계산법이 복잡해졌다. 보증금을 은행에서 빌릴 경우 이자가 월세보다 비싸지는 사례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전세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은 지난 4월 기준 4.2%다. KB부동산 리브온 자료에 따르면 6월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3.80%다. 정부가 권고하는 법정 전월세 전환율(기준금리+2%)보다 약간 높다.  지난해 초만 해도 전세대출 금리는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어서 임차인은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올려 주는 게 훨씬 유리했다. 하지만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 중반에서 5% 후반으로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미국과 한국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전세대출 준거금리인 코픽스와 금융채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고신용 임차인은 대출을 이용한 전세가 아직까지는 월세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중·저신용 임차인들은 월세가 유리한 형국이 됐다. 올해 몇 차례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고신용 임차인까지 월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계약 만료를 앞둔 임차인들은 향후 대출금리 인상 일정과 전월세 전환율, 금리를 꼼꼼히 따져 전세나 월세를 선택해 손해를 줄여야 한다. 슬기로운 월세 생활을 위해  초고금리시대를 맞아 월세는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늘어나는 월세 임차인을 위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월세 세액공제 확대다.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임대차시장 안정 방안에 따르면 연간 총급여액이 5500만원 이하인 무주택 가구주는 월세액(연간 750만원 한도)의 15%(기존 12%)를 연말정산 시 세금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총급여액이 5500만~7000만원인 경우엔 12%(기존 10%)의 세액공제를 받는다. 월세 보증금을 대출받은 임차인은 연 400만원 한도로 40% 소득공제도 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확대는 법 개정 사안이라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40대 미만 임차인이라면 지방자치단체들의 청년 월세 임차인 지원도 챙겨 봐야 한다. 서울시는 무주택이면서 중위소득 150% 이하인 만 19~39세 청년근로자 2만명을 매년 선발해 소득기준에 따라 일정 금액을 지원한다. 보증금 5000만원, 월세 60만원 이하 월세 거주자여야 한다. 서울 주거 포털이나 서울청년 포털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이 가능하다. 인천시도 만 19~39세 이하 청년 임차인 6000명에게 1인당 월 20만원씩 최대 12개월간 지원한다. 제주도도 월 최대 20만원씩 12개월 동안 지원하는 청년 월세 지원사업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 광역·기초 지자체들이 청년 임차인들을 위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내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 분쟁 대처는 이렇게  임차인들은 거주 중 또는 임대차 계약 종료 시에 임대인과의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계약 종료 시 원상회복과 거주 중 수리 문제다. 대부분의 주택 임대차계약서엔 계약 종료 시 임차인이 임차 목적물을 원상회복해 임대인에게 반환할 의무가 명시돼 있다. 보증금이 월세 미지급이나 주택 훼손 등 임대차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임차인의 모든 채무 담보 성격을 갖기 때문에 임대인은 계약 종료 시 미지급 월세나 원상회복 비용을 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 이 중 원상회복 문제에선 주택의 원 상태에 대한 의견 불일치, 훼손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 노후화에 따른 것인지의 문제, 수리비의 적절성 등에서 다툼이 많다.  다툼을 줄이려면 계약 단계에서 주택 구석구석에 대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놔야 한다. 소모품이 아닌 모든 시설 작동 여부를 꼼꼼히 체크하고, 벽지 오염 같은 작은 훼손까지 미리 체크해서 촬영해 놔야 한다. 또한 거주 중 페인트칠이나 벽에 못 박기, 벽걸이 에어컨이나 선반 설치 등 목적물에 인위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삼가는 게 좋다. 부득이 필요할 경우엔 임대인의 양해를 구하고 양해 사실을 문자나 녹취로 남겨 놓아야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벽지 변색이나 문 삐걱거림, 도색 까짐 등 오랜 사용에 따른 시설의 상태 악화나 가치 감소는 임차인의 귀책 사유가 아니다. 임대인이 원상회복을 위한 공제를 주장한다면 적극 반박할 필요가 있다.  거주 중 누수나 각종 기기 고장 등은 임차인의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한 기본적으로 임대인이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전구 등 소모품이나 문 손잡이 고장 등은 세입자가 알아서 수리해야 한다. 판례는 대체로 대수선이나 기본적인 설비 등에 대해선 임대인이 부담하고 10만원 이내의 적은 비용으로 간단히 수선할 수 있는 것은 세입자가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임대인과 도저히 의견 조정이 안 되고 손해가 클 때는 한국부동산원이 운영하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이용할 수 있다. 보증금 반환 문제는 물론 거주 중 수리비 문제 등 임대차 관련 법적 분쟁을 비교적 신속하게 처리한다. 신청일로부터 60일 이내 종료가 원칙이나 일반적으로 한 달 내에 처리된다고 한다. 위원회의 조정안을 당사자들이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곳에 사무국이 설치돼 있다. 사무국을 직접 방문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ttps://adrhome.reb.or.kr/)를 통해 분쟁조정 신청이 가능하다. 수수료는 조정금액에 따라 1만~10만원으로 저렴하다. 
  • 확전 암시한 푸틴… 우크라전에 민간 물자·인력까지 쏟아붓는다

    확전 암시한 푸틴… 우크라전에 민간 물자·인력까지 쏟아붓는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점령을 눈앞에 둔 러시아가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 자국 산업을 전쟁에 동원하는 ‘전시 경제’ 체제로의 전환에 첫발을 뗀 데 이어 점령지에서의 지배권을 공고히 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하원은 이날 자국군의 해외 군사작전에 자국의 산업과 자산을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국가가 취하는 ‘특별 경제 조치’에 따라 기업들은 자국군에 물자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며 정부가 기업 직원들의 야근과 휴일 근무 등을 강제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사실상 전시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른바 ‘돈바스 해방’을 넘어 목표를 재설정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특별 군사작전은 푸틴 대통령이 설정한 모든 임무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향후 자국군의 임무와 방향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은 전했다. 이날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 의장은 우크라이나를 ‘테러 국가’(terrorist state)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범죄 정권(criminal regime)의 수장’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전쟁 초기 젤렌스키 정권을 ‘네오 나치’라 칭하며 정권 함락을 노렸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젤렌스키 정권을 부정하는 발언을 재차 끄집어내면서 ‘돈바스 해방’으로 축소했던 전쟁의 목표를 다시 확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도네츠크주 주요 도시인 슬로뱐스크의 시장에 포탄을 퍼부어 7명의 사상자를 냈다. 러시아는 돈바스 지역과 러시아 동부 로스토프주(州)를 잇는 철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한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지역에서 생산된 곡물을 이란과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에 판매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미국이 제공한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HIMARS)으로 러시아군의 무기 창고와 탄약고를 정밀 타격하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잭 리드 미 상원 군사위원장은 이날 미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HIMARS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전투는 소모전으로 치달아 향후 두 달이 결정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3일까지 민간인 4889명이 사망하고 626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 물가 뛰는데 쌀값만 역주행… 사상 최대 폭 하락

    농산물을 비롯한 모든 물가는 치솟고 있는데 쌀 가격만 폭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시장격리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지난해 생산된 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기 때문이다. 시장격리는 수확기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할 때 수급 조절을 위해 예상되는 초과 공급량을 매입하는 제도다. 4일 전남도와 농협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지역 쌀값은 80㎏당 18만 2136원으로, 지난해 평균(21만 4138원)보다 14.9% 떨어졌다. 쌀값 데이터를 낸 이래 45년 만의 최대 하락폭이다. 반면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 5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4% 올랐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도 4.2%다. 감자값은 32.1%나 올랐고 배추는 24%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집계한 전국 산지 쌀 가격 추이를 보면 지난해 수확기 20㎏ 기준 5만 3535원이었던 쌀 가격이 지난 3월에는 4만 9747원이었다. 가격이 내려갔지만 산지 유통업체의 쌀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10% 이상 줄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누적 쌀 판매량은 51만 4000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만 7000t(11.6%) 감소했다. 이에 따라 쌀 재고량은 크게 늘었다. 지난 4월 말 기준 산지 쌀 유통업체의 재고량은 95만 9000t에 달해 지난해와 비교해 56.9%나 증가했다. 박광은 한국쌀전업농전남연합회장은 “매년 소모적 논쟁을 피하기 위해서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시장격리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9월에 시장격리 여부를 결정하고 공공비축미 수매와 동시에 시장격리곡 수매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귀현 농협전남본부 양곡자재단장은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농협의 새 쌀 수매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3차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며 “궁극적인 쌀 수급 안정을 위해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부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냄새로 와인까지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 나왔다

    냄새로 와인까지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냄새 분자를 이용해 와인까지 정확하게 감별해 낼 수 있는 인공지능 전자코를 개발했다.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기계공학과 공동 연구팀은 사람의 후각 신경세포를 모방한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 뒷면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인공지능(AI)를 이용한 후각 인식 시스템은 높은 정확도로 기체 분자를 인식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그렇지만, 많은 장치들이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가 분리된 컴퓨터 장치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전력 소모량이 높다. 이 때문에 모바일 형태나 사물인터넷(IoT)에는 사용할 수 없다. 사람이나 동물의 생물학적 후각 시스템은 감각 세포 자체에서 스파이크 형태로 감각 신호를 전달하고 뇌에서 병렬적으로 처리한다. 특히 병렬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적다. 연구팀은 금속산화물 기반 가스 센서와 뉴런 소자를 이용해 기체를 인식해 전기적 신호로 만들어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개발했다. 뉴로모픽 컴퓨터 칩은 사람의 뇌 신경세포(뉴런)와 연결부위(시냅스)를 모방해 저전력으로 빠르게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장치이다.이번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을 이용해 유해가스를 구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와인을 구분할 수 있는 소믈리에 전자 코를 만들었다. 특히 여러 가지 기체 분자가 섞여 독특한 향을 만들어 내는 와인은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만 이번에 개발된 소믈리에 전자 코는 와인을 정확하게 분류해 내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한준규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연구원은 “뉴로모픽 반도체 모듈이 적용된 전자코는 환경 모니터링, 음식 모니터링은 물론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29년을 ‘자발적 표류’했던 그 섬을 다시 찾은 이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29년을 ‘자발적 표류’했던 그 섬을 다시 찾은 이유

    30년 가까이 일본 오키나와현의 외딴 섬에서 천둥벌거숭이로 살아온 나가사키 마사푸미(87) 할아버지는 ‘자발적 표류자’로 불린다. 그가 처음 세상사람들의 눈에 띈 것은 2012년 무렵이었다. 6년 뒤 그가 살던 소토바나리 섬을 찾은 한 어민이 해변에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당연히 어민은 그를 구조했다. 그렇게 그는 문명세계로 돌아왔다. 정부는 그에게 이시가키현의 조그만 전세 방을 제공하고 기본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돈을 지급했다. 그런데 그는 4년 만에 다시 그 섬을 찾았다. 30년 가까이 집으로 여겨온 그곳에 작별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초 ‘Docastaway(표류하자)’ 창립자인 알바로 세레조와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일주가 조금 안되는 시간을 함께 섬에서 보냈다. 세레조는 지난달 16일 블로그에 글을 올려 할아버지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기도 해서 새 이웃을 사귈 수가 없었던 데다 현재의 세상에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나가사키 할아버지는 아주 복잡한 인간성을 갖고 있고 늘 거침 없이 말한다. 누구라도 외딴 섬에서 벗은 채로 살고 싶다는 그의 극단적인 열망이나 괴짜 생활방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에 따라 이웃들은 대부분 그를 경멸했고 약간의 두려움을 갖고 대했다.” 세레조가 뉴욕 포스트에 지난달 27일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전세 방 안에서도 그는 섬에서와 마찬가지로 갇혀 지냈다. 벌거벗은 채였고, 좀처럼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가끔 쓰레기를 주우러 거리로 나섰는데 그는 사람들이 버린 어마어마한 쓰레기 양에 놀라워했다. 이 도시에는 아직도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는데 할아버지는 세레조의 일본 연락책인 타미키에게 가끔 전화를 걸어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일이 무척 힘겹고 소토바나리 섬이 그립다고 말했다. 그가 그 섬을 처음 찾았을 때는 53세이던 1989년이었다고 했다. 혼자 그곳에서 죽고 싶어 자발적으로 표류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로이터 통신 인터뷰를 통해 그는 “사람들이 병원에서 일지, 가족들의 임종을 받으며 집에서일지 죽는 곳을 직접 고르는 일의 중요성은 닥쳐봐야 안다. 그러나 이곳에서 자연에 둘러싸여 죽는 일만 한 게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세레조와 타미키는 할아버지가 며칠이라도 섬에 돌아가 지낼 수 있게 해달라고 지방당국에 간청했다. 다만 세레조 팀은 할아버지가 정말로 계속 그 섬에 머무르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싶어하는지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보트로 그 섬에 접근하면서 나가사키 할아버지가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지었고, 두 손을 모아 감사해 했다. 섬에 내려서면서는 두 팔을 들어 환호했다. 예전에 머무르던 정글의 야영지에서 눈에 익은 물건들이 그대로 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변으로 돌아오자 천천히 옷들을 벗어 던졌다. “타미키와 난 할아버지가 과거처럼 강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내가 처음 만났을 때는 79세 때였다. 매우 민첩했고 활력 있었으며 외딴 섬에서 생존할 수 있었다. 이제 87세가 됐고, 지난 4년을 좁은 방에 갇혀 소모했다.” 세레조 팀은 다음날 아침 섬을 떠날 계획이었는데 할아버지의 기력이 쇠한 것을 보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할아버지가 직접 두 사람에게 며칠만 더 머무르며 자신을 돌봐달라고 했다. 그런 다음 두 사람과 함께 문명세계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떠나는 날, 할아버지는 모든 것을 그대로 놔두고 돌아가자고 했다. “다행히 그는 떠나는 것을 슬퍼하지 않았다. 그의 섬에 안녕이라고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데 대해 만족해 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지금으로부터 몇년 안에 그는 자신의 마지막 나날을 소토바나리 섬에서 보내고 싶어할지도 모른다. 시간이 됐다고 느끼면 그는 이 세계와 헤어질 준비가 돼 있을 것이다.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는 그를 도울 것이다.”
  • [고든 정의 TECH+] 프로세서도 에어컨만큼 전기 먹는다? 킬로와트급 프로세서 시대 온다

    [고든 정의 TECH+] 프로세서도 에어컨만큼 전기 먹는다? 킬로와트급 프로세서 시대 온다

    1980년대만 해도 개인용 데스크톱 컴퓨터는 전기를 많이 먹는 기기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세서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많은 기능과 장치를 추가하면서 전기도 많이 먹고 발열도 많아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발열을 해결하는 문제가 개인용 컴퓨터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CPU에 냉각용 방열판이 장착된 것은 486 시대 이후였고 작은 냉각팬이 일반화된 것은 펜티엄 프로세서 이후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펜티엄 4 프로세서와 애슬론 프로세서의 경쟁이 격화된 2000년대 초반부터 상당한 열을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쿨러가 보급됐습니다.  여기에 GPU가 CPU보다 더 크고 복잡해지면서 거대한 쿨러를 장착한 그래픽 카드가 등장해 열을 식혔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늘어나는 열을 감당하기 위해 라디에이터와 펌프를 지닌 수랭식 쿨러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렇듯 프로세서의 전력 소비와 발열량이 늘어나자 점차 전력 대 성능 비율 혹은 와트(W)당 성능이라는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하루 24시간 1년 365일 가동해야 하는 데이터 센터는 전력 소모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 개념이 중요합니다. 전기를 많이 먹을수록 유지비가 늘어났고 발열량도 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냉각 시스템에 들어가는 비용도 더 늘어나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주요 프로세서 제조사들 역시 와트당 성능을 중요시하게 됐습니다.  와트 당 성능비를 높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클럭을 낮추고 코어 숫자를 늘리는 것입니다. CPU 클럭이 두 배가 되면 전력 소모는 두 배 이상 늘어납니다. 뒤집어 말해 클럭을 절반으로 낮추고 코어 숫자를 두 배로 늘리면 더 적은 전력으로 같은 성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서버용 CPU는 코어 숫자는 많은 대신 클럭은 소비자용 제품보다 낮습니다. GPU 역시 CPU보다 클럭이 훨씬 낮지만, 수많은 작은 연산 유닛을 병렬로 연결해 연산 능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개선하고 반도체 미세 공정을 도입하면 같은 성능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거나 반대로 같은 에너지를 사용해도 성능을 높여 와트당 성능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꼭 전력 소모를 늘리지 않더라도 쉽게 와트당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그럴 수 없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전력 소모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미세 공정 개발 속도가 최근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너무 작아진 트랜지스터를 더 작게 만들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투자와 연구 개발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은 과거보다 더디게 진행 중입니다.  인텔, AMD, 엔비디아, 애플 등 주요 제조사들은 성능을 더 높이기 위해 여러 개의 반도체 칩을 하나로 묶어 더 큰 프로세서를 만드는 대안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면 미세 공정이 허용하는 것보다 더 거대한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신 전력 소모는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반도체 제조사인 TSMC는 2D, 2.5D, 3D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이용해 앞으로 300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초거대 프로세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프로세서의 전력 소모가 1000W를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러 개의 칩렛으로 구성된 프로세서가 사실상 에어컨 수준인 킬로와트급 전기를 먹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미 단일 칩으로 가장 거대한 엔비디아의 H100 호퍼 GPU의 경우 트랜지스터 집적도가 800억 개에 달하고 최대 전력 소모가 700W에 달합니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자사의 첫 서버 ARM 프로세서인 그레이스 슈퍼칩을 연결해 슈퍼컴퓨터와 서버 시장을 노릴 계획입니다. 이 경우 전력 소모량은 훨씬 올라갈 것입니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지만, 인텔의 차세대 서버 프로세서인 사파이어 래피즈도 최대 4개의 타일을 붙여 하나의 큰 CPU를 만드는 방식이라 전력 소모량이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인텔의 고성능 GPU인 Xe HPC (폰테 베키오)의 경우에도 47개의 타일을 붙여 10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한 만큼 전력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력 소모량 증가는 서버 제품군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습니다. 게임용 GPU 시장 역시 지난 몇 년간 전력 소모가 다시 늘어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RTX 3090은 350W, RTX 3090 Ti은 450W의 TDP를 갖고 있는데, RTX 4000 시리즈는 이것보다 전력 소모가 더 늘어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고성능 게이밍 PC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PC용 파워 서플라이 용량도 서버급인 1000W를 넘는 게 낭비가 아닌 시대가 오고 있는 것입니다. 인텔과 AMD의 차기 CPU 역시 고성능 제품은 전력 소모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4년 등장한 인텔의 펜티엄 4 프레스캇 프로세서는 당시 기준으로 엄청난 발열량과 전력 모소 때문에 프레스핫(hot)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이 시기 쿨러로는 감당하기 힘든 최대 115W의 TDP 때문에 잘 모르고 케이스를 만졌다가 뜨거움에 놀란 소비자들이 하나둘이 아니었고 국내에서는 보일러 광고로 패러디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현재 등장하는 고성능 CPU와 GPU를 보면 이 정도는 애교로 보일 정도입니다.  현재까지는 전력 소모나 발열량 증가보다 성능 향상이 더 빨라서 와트당 성능비는 계속 향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전기 요금도 점점 더 오르고 있어 앞으로 전력 소모량을 줄이는 것이 점차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것입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어디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사설] 與 언제까지 민생은 뒷전, ‘집안싸움’만 할 건가

    국회가 한 달째 개점휴업인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부 권력다툼이 점입가경이다. 환율이 1300원을 돌파하고 물가가 6%에 달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 초대형 복합위기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집권 여당은 ‘집안싸움’에만 빠져 있다. 민생회복을 바라고 두 번의 선거에서 모두 여권에 승리를 몰아줬던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민생은 뒷전인 채 2년 뒤 총선 공천권을 노린 권력다툼에만 몰두하는 오만한 여당의 행태에 국민 분노가 커지고 있다. 여당의 집안싸움은 이준석 대표의 앞날이 흔들리고 있는 게 도화선이 됐다. 이 대표는 다음달 7일 9년 전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징계 여부가 결정된다. 당 윤리위의 결정을 앞두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비윤(비윤석열)으로 편이 갈려 연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대표는 앞서도 정진석 의원과 험한 설전을 주고받으며 마찰을 빚은 데 이어 최근엔 배현진 최고위원이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자 이를 매몰차게 밀어내고 배 위원은 이 대표의 어깨를 치는 추태를 보였다. 집안싸움이 수습되기는커녕 장기화할 조짐이다. 공천 문제를 건드릴,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원회에 대한 반발과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추천 문제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장제원 의원 등 친윤계와 안철수 의원이 서로 손을 잡으면서 이 대표와 갈등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내홍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가 연일 직설적으로 격앙된 감정을 쏟아내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24일엔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면서 “다음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적었다. 간장은 ‘간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당 내홍의 배후에 이들 두 사람이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장 의원이 당 내홍과 관련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며 이 대표를 공개 저격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집권 여당의 대표와 지도부가 이런 소모적인 다툼을 지속하는 것은 여당으로서의 책임감을 저버리는 일이다. 이 대표는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적어도 7월 7일의 당 윤리위원회까지는 여당 대표에 걸맞은 진중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대표와의 회동을 부인하면서 거리 두기를 한다는 말도 나오지만, 윤 대통령도 이 대표와의 소통을 통해 여당발(發) 갈등을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
  • “염소의 방해행위”…부비트랩 밟아 러軍 40여명 부상

    “염소의 방해행위”…부비트랩 밟아 러軍 40여명 부상

    우크라이나 염소가 러시아군이 설치해 놓은 폭발물을 밟아 러시아 병사 40여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26일 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의 킨스키 로즈도리 마을에서 염소가 러시아군의 부비트랩을 작동시킨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염소 사보타주(방해행위)’, ‘염소의 혼돈의 움직임’ 등 표현을 쓰기도 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병사 등 침입자를 막기 위해 병원 앞에 수류탄을 여러 개 놓고, 수류탄과 연결되도록 철사를 이어 병원 주변을 원형으로 길게 둘러 방어망을 구축한 바 있다. 하지만 인근 농장에서 탈출한 염소들이 러시아 병사들이 있던 병원을 찾아왔고, 한 염소가 주변을 돌아다니던 중 러시아군이 설치한 부비트랩을 건드렸다. 이에 수류탄 여러 개가 연쇄적으로 폭발했다. 이 폭발로 최소 40명의 러시아 병사들이 다양한 정도의 부상을 입었으며, 염소가 폭발에서 살아남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우크라이나 국방정보부는 “‘그 염소의 ‘혼돈의 움직임’의 결과로, 수류탄 몇 개가 ‘폐기’됐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현재 루한스크주에서 마지막 남은 리시찬스크에서 러시아군과 격렬하게 교전하고 있다. 여기에서도 대량의 탄약이 소모되고 하루 수백명이 숨지는 소모전이 되풀이되고 있다.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북부 공략에 실패하자 동부, 남부 돈바스(루한스크주와 도네츠크주) 지역으로 점령 표적을 바꿔 세베로도네츠크를 비롯한 동부 요충지에 공세를 높여왔다.
  • 트와이스 솔로 첫 주자 나연 ‘NEW 서머 퀸’ 노린다

    트와이스 솔로 첫 주자 나연 ‘NEW 서머 퀸’ 노린다

    트와이스 맏언니 나연(27)이 데뷔 7년 만에 솔로 아티스트로 나섰다. 나연은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에서 첫 번째 미니앨범 ‘아이엠 나연(IM NAYEON)’ 발매 기념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감 등을 전했다. 2015년 데뷔한 트와이스가 멤버 개인 활동에 나선 것은 나연이 처음이다. 나연은 “기존에 보여드린 이미지가 있어 그 이미지를 최대한 가져가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점을 많이 신경 썼다”면서 “처음으로 나오는 솔로 멤버이다 보니 처음에는 부담감이 많았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재밌게 즐기려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트와이스가 미국 투어를 마치고 온 만큼 나연은 해외 팬들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돌계의 대표 과즙상으로 꼽히는 나연은 “이번 활동을 통해 수식어들이 계속 살아남았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여름에 앨범을 냈으니까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돌이라고 하면 감사할 것 같다”고 말해 ‘NEW 서머 퀸’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다음은 나연과의 일문일답. Q. 트와이스가 7년 됐다. 솔로앨범이 늦은 감이 있는데 시기를 지금 잡은 이유와 콘셉트를 선정할 때 염두에 둔 것이 있나.A. 올해로 7년차가 됐다. 개인적으로는 늦지 않고 좋은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7년 동안 단체 활동하면서 이뤄왔던 것도 있어서 이제는 각자 개인활동도 하고 솔로앨범도 내면서 더 새롭고 신선한 모습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여러 가지 콘셉트로 노래를 했기 때문에 최대한 저에게 잘 어울리면서도 조금은 새로운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 Q.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왜 첫 주자로 나오게 됐는지 궁금하다. A. 이번 앨범을 통해 저도 도전이었고 많이 배우게 됐다. 오래 활동하면서 한계에 들었다고 느낀 적이 있었는데 그걸 깬 계기가 됐고, 그런 부분을 저도 알게 돼서 좋았다. 트와이스가 이렇게도 나올 수 있구나, 이런 모습도 각자 가지고 있구나 하며 다른 멤버들도 기대해주셨으면 한다. 아무래도 가장 맏언니이고, 많은 부분에서 제일 먼저 시작했는데 그게 이유인 것 같다. Q. 어떤 대목에서 한계를 느꼈고, 이번 작업 중에 어떤 지점에서 한계를 깬 것 같나.A. 그동안 멤버가 많다 보니 완곡을 부를 일도, 혼자 춤을 출 일도 많이 없어서 혼자서 노래 끝까지 부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있었다. 오랫동안 안 부르다 보니 그런 게 어려웠는데 이번에 작업하면서 노래를 어떻게 부르면 좋겠구나 굉장히 많이 배웠다. 녹음하면서 행복해하는 저를 보면서 ‘노래 부르는 걸 좋아했었지’ 또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 Q. 혼자 완곡하는 경험 많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려움은 없었는지와 멤버들 반응이 궁금하다.A. 이번에 혼자 무대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굉장히 힘들다는 걸 느꼈다. 이번 곡이 특히 퍼포먼스가 달리기하는 것 같은 체력소모가 있어 조금 힘들긴 했는데 무대를 여러 번 하다 보니 적응이 되는 것 같다. 멤버들은 준비 초반부터 오늘까지 응원도 많이 해줬고, 노래와 춤도 모니터하면서 응원을 잘 받았다.Q. 이번 앨범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과 혼자 하는 것에 부담은 없었나.A. 이번 앨범에서는 기존 7년 동안 보여드린 트와이스 나연의 이미지가 있어서 그 이미지를 최대한 가져가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점을 많이 신경 썼다. 처음으로 나오는 솔로 멤버라 부담감이 많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담감이 덜어졌고, 재밌게 즐기려고 했다. Q. 아이돌계의 올라운더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부담은 안 됐나. 앨범 최애 수록곡도 말해 달라.A. 그런 수식어가 굉장히 민망하면서도 기분 좋고 감사하다. 부담감을 덜고 자신감을 많이 줬다. 앨범 최애 수록곡은 ‘노 프로블럼(NO PROBLEM)’이라고 스트레이키즈의 필릭스가 피처링해준 곡이 최애곡이다.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들어가 있고, 필릭스 목소리를 좋아해 같이 노래할 수 있어서 좋은 기회였다. Q. 앨범 수록곡 기준과 기존 이미지에 새로운 것을 더한 것은 뭔가.A. 타이틀곡은 저에게 권한이 없었다. 너무 솔직했나(웃음). 타이틀을 제외하고 6곡이 수록됐는데 몇십 곡을 일일이 들어보고 저와 직원들 투표로 선정했다. 앨범의 계절감에 맞춰 여름이 생각나고 달달한 곡 위주로 선정하려고 했다. 새로움은 의상과 헤어, 메이크업에서 많이 시도하려고 했다. 예를 들자면 예쁜 의상이 있더라도 기존에 했던 느낌이면 새로운 의상을 선택하는 방법으로 새롭게 시도했다. Q. ‘ALL OR NOTHING’은 단독으로 작사에 참여했는데 작업 과정이 어땠나.A. 미국 투어를 다니는 중간 중간 틈틈이 썼다. 작사가 저에게는 많이 어려운 도전이었다. 첫 솔로앨범이라 단독으로 작사한 곡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도전하게 됐다. Q.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A. 개인적인 생각도 많이 담았고, 지인들의 생각도 많이 담았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었을 때 어떻게 버틸 수 있었고, 어떤 것들이 저에게 힘이 됐는지 그런 것들이 담겨 있다.Q. 멤버들이 응원 많이 해줬다는데 가장 힘이 된 조언과 멤버들이 그리웠던 순간은.A. 솔로를 준비하면서 멤버들 응원을 정말 많이 받았다. 녹음할 때도, 자켓 촬영,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도 멤버들이 직접 다 와서 응원해줬다.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에서 깜짝 커피차를 보내줘서 감동 받았다. 제가 어려워하는 부분들 멤버들이 조언해줘서 감동했던 기억이 많다. 9명이 하던 일을 혼자 하려니 어려웠는데, 선택해야 할 때 멤버들 조언이 많이 그리웠고, 뮤직비디오 촬영할 때 멤버들과 재밌는 얘기를 하면서 촬영하는 편인데 그런 걸 못해서 많이 그리웠다. Q. 솔로 나연으로서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A. 제가 많이 받는 응원 중 하나가 제 무대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건데, 그런 글과 응원 메시지를 들을 때 굉장히 뿌듯하고 힘이 많이 난다. 그런 부분이 에너지가 되고 강점이 됐으면 좋겠다. Q. 다른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기대할 점이 있다면.A. 각자 가진 매력이나 강점, 보여줄 스타일이 너무 달라서 다양한 솔로 아티스트들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멤버가 기대된다기보다는 다양한 콘셉트로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활동하는 걸 기대해줬으면 한다. Q. 나연이 스스로 정의하는 나연스러움은 어떤 건가.A. 개인적으로는 솔직함이 가장 저답지 않나 생각한다. 그런 게 무대에서도 나올 것 같다. Q. 연습생 6년, 트와이스 7년하고 처음 솔로하자고 했을 때 어떤 기분이었고, 얼마나 준비했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목표도 궁금하다.A. 솔로 결정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먼 얘기라고 생각했고, 옆에 멤버 8명이 함께 했는데 같이 하던 걸 혼자 할 수 있을까 두려움이 컸다. 올해 2~3월쯤부터, 해외투어 다니면서 처음 준비를 시작했다. 투어를 돌고 온 만큼 해외팬들이 많이 사랑해주시는데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글로벌 원스분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있다. 미국에서도 저의 솔로 활동을 기대해주시는 팬들이 있어서 한국, 미국 방송 모두 제 무대를 보여주는 게 뿌듯하고 좋다. 미국 원스들이 좋아해 줄 것 같아 기쁘다.Q. 선주문이 50만 장을 넘었다. 이번 활동을 통해 얻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A. 너무 감사하고 열심히 준비한 앨범이니 많이 사랑받으면 좋겠다. 이번 활동을 통해 그동안 얻은 수식어들 계속 살아남았으면 좋겠다. ‘역시 그렇구나’ 하는 게 목표다. Q. 탐나는 수식어가 있나.A. 여름에 앨범을 냈고, 계절감을 생각하며 낸 앨범이라 ‘이 계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돌’이라고 하면 감사할 것 같다. Q. 7년 활동하면서 많이 느끼고 배웠을 것 같은데 음악작업할 때 어떤 영향을 주나. ‘ALL OR NOTHING’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가사가 있다면.A. 7년 활동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재밌게 활동을 해보자’란 생각을 하게 된 이후로 음악 작업할 때 더 많은 욕심과 열정이 생긴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이 좋은 영향을 준 포인트였다. 노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는 ‘좀 더 확실한 답이 있다면’인데 많이 힘들 때 답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Q. 어떤 콘셉트가 제일 좋나.A. 하나만 꼽기 어려운데 트레일러 마지막에 나온 체리가 그려진 손수건 둘러싸고 찍은 옷이 원래 의상이 아니었다가 마지막에 선택했는데 팬들이 좋아해 줘서 너무 좋다. Q. 솔로로서 어떤 성과를 거두고 싶나.A. 초반에 앨범 혼자 준비하면서 성과에 대해 디테일하게 생각하려니 많이 부담되더라. 그 생각을 떨치려고 한다. 이번 앨범 활동하면서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는 의미가 크고 트와이스도 이런 모습으로 나올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는 의미가 있다. Q. JYP 수장인 박진영이 조언해준 게 있다면.A. 제가 많이 긴장하고 부담 느끼고 있을 때 이제부터는 트와이스가 각자의 개인적인 활동하면서 이뤄내는 것들이 결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그것 또한 트와이스에 좋은 영향 줄 거라고 해주셔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 현대重, 탄소배출 1.5% 절감… LNG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현대重, 탄소배출 1.5% 절감… LNG 연료공급시스템 개발

    현대중공업그룹이 차세대 액화천연가스(LNG) 연료공급 시스템 ‘하이이가스’를 개발해 노르웨이선급과 영국선급으로부터 기본 설계 인증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LNG 추진선의 연료 공급 과정에서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이다. 기존 방식보다 연료 소모량과 탄소 배출량을 각각 1.5%씩 줄일 수 있다. 다른 선종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하면 연간 3억원의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
  •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목마와 숙녀’가 빚어진 집터… 세월에 깎여 명패만 남았네[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하략) -박인환 ‘목마와 숙녀’ 실존주의와 허무주의, 전쟁의 폐허 위에 돋아난 전후문학은 위태로운 두 개의 지지대에 기대어 있었다. 지적 허영과 감상주의라는 비판이나 비난을 받아도 어쩔 수 없었다. 그들은 사람이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았다. 듣지 말아야 할 것을 듣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기도 했다. 1965년 1월 10일 저녁, 자살을 결심한 전혜린이 은성에서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인 ‘명동 백작’ 이봉구는 세 가지 술자리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전한다. 첫째 정치 얘기를 꺼내지 말 것, 둘째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 것, 셋째 돈 빌려 달라는 소리를 하지 말 것. 너나없이 하는 추태를 금했던 이봉구의 술자리는 문단사에서 특이하게(?) 조용하게 시작돼 조용하게 끝난 것으로 전해진다.박인환은 가장 1950년대적인 시인으로 평가된다. 1926년생인 박인환을 1921년생인 김수영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박인환의 시에서 드러나는 모더니즘적 요소는 서울대 국문과 교수 방민호의 표현대로 그를 ‘이상 문학의 현대성의 가장 중요한 계승자’로 부르기에 충분하다. 시인 이상은 박인환이 아직 소년이던 1937년에 폐병으로 죽어 두 사람이 살아 만난 적은 없지만, 문학의 후배인 박인환은 그에게 애정과 동질감을 느꼈다. 박인환에게 이상은 ‘빈사의 구렁텅이에서 우리 문학에 따뜻한 손을 빌려준 정신의 황제’, ‘죽은 아폴론’이었다. 3월 17일 그 아폴론의 죽음을 추모하는 시를 써서 한국일보에 발표하고, 박인환은 제주(祭酒)이자 ‘망각의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사흘 동안 내리 마시고 또 마셨다. 마지막 날에 박인환이 먹은 음식이라곤 화가 김훈이 사준 짜장면 한 그릇이 전부였고, 불운하게도 빈속에 억병을 쏟아붓기에 그는 타고난 두주불사가 아니었다.‘인간은 소모품, 끝까지 정신을 섭렵해야지.’ 아폴론의 죽음을 애도하는 제의(祭儀)의 첫날, 박인환은 옆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이진섭에게 메모 한 장을 건넸다. 메모에 적혔던 말은 그대로 유언이 됐다. 시인답다. ●영화 보다 들켜 중학교 퇴학당한 소년 강원 인제에서 태어난 박인환이 보통학교 4학년 때 사업차 상경한 아버지를 따라와 산 곳이 원서동 134-8번지였다. 안국역에서 내려 계동을 지나 창덕궁 담을 끼고 돌아 골목을 걸었다. 경복궁은 광화문과 종로, 덕수궁은 시청과 서대문에 가까워 친숙한 데 비해 창덕궁은 창경궁과 함께 도심에서 비켜나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요란한 금박을 입힌 한복을 입은 아가씨들도 다른 곳보다 드물게 보인다. 한식집 용수산을 지나 조금 더 가니 덴마크식 오픈 샌드위치를 파는 한옥 양식당 소공헌 옆으로 좁은 골목길 하나가 나타난다. 번지수에 해당하는 도로명 주소 창덕궁길 47-4가 어린 박인환이 살던 곳인데, 없다. 창덕궁길 47-2와 47-3, 47-7과 47-8은 있는데 그사이의 번지수 자리에는 주차장과 창고와 공터뿐이다. 표지 하나 없는 창고 위 공터가 집터이리라 짐작하면서 허공을 사진 찍노라니 마음이 헛헛하다. 세월이 가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이곳에서 경기중학교를 다닐 때부터 박인환은 시와 영화에 매료됐다. 소년 박인환의 책상 서랍에는 외국 영화 포스터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상상력과 열망은 학교에 갇혀 있을 수 없었다. 지금의 서울시의회 별관 자리에 있던 부민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들켜서 경기중학교를 퇴학당했고, 관립 평양의학전문학교를 다니다가 문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중퇴했다. ●한때 서점 열어 문인들 밥값 책임져 일제강점기의 메이지마치에서 해방 후 이름을 되찾은 명동으로 돌아온 박인환은 종로3가 2번지(지금의 낙원동 입구)에 서점을 열었다. 아버지한테서 3만원을 얻고 이모에게서 2만원을 빌려 차린 ‘마리서사’(茉莉書舍)였다. 서점에서 파는 책의 대부분은 박인환이 갖고 있던 외국문학 서적이었고, 자기 책을 팔아 번 돈으로 박인환은 문인들에게 밥을 샀다. 장사는 애초에 망조였다. 프랑스의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 로랑생의 이름을 붙인 ‘마리서사’는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지만, 박인환은 그곳에서 손님으로 왔던 이정숙과 만나 결혼을 했다. 170㎝의 늘씬한 키에 진명여고를 다닐 때 농구부에서 포워드 포지션을 담당했던 여성잡지 기자 이정숙, 그녀는 박인환 시의 첫 독자였고 장안의 영화 개봉작을 함께 섭렵하는 단짝이었다. 명동 거리에 나타나면 ‘한 쌍의 학(鶴)과 같다’고 문우들의 찬탄을 받던 그들은 1948년 화창한 봄날에 덕수궁에서 신식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낭만적인 연애의 정점을 찍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고 동화를 쓰고 싶지만, 어른들의 세상은 동화처럼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공터로 남은 원서동 134-8번지를 등지고 안국역을 지나 광화문역에 잇닿은 교보빌딩으로 향했다. 그곳 주차장에 또 다른 박인환의 집터와 표석이 있다.‘박인환 집터: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1926~1956)이 1948년부터 1956년까지 거주하며 창작을 하던 장소이다. 1955년 첫 시집인 ‘박인환선시집’을 냈으며 ‘목마와 숙녀’는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남긴 ‘세월이 가면’은 노래로 만들어져 널리 불렸다.’ 세종로 135번지, 지금의 교보빌딩 주차장 자리는 박인환의 아내 이정숙의 친정이었다. 원서동 시댁에서 밤마다 친정이 그리워 우는 아내를 위해 박인환은 처가살이를 했다. 애지중지 귀동녀로 자란 이정숙은 가난한 시인의 아내로 살기에 너무 현실감각이 없었다. 그들은 여전히 사랑했지만 밥벌이는 팍팍하고 현실은 고단했다. 6·25전쟁이 발발해 대구로 피란을 갔던 박인환은 생활고 때문에 종군기자로 전장에 뛰어들기도 했다. ●광화문 집터 곁 벤치에 염상섭 동상 주차장은 거닐기에 좋지 않은 장소다. 연신 들고나는 차들이 혼을 뺀다. 잠시 다리쉼을 할 곳을 찾다가 문득 교보문고 입구의 벤치가 생각났다. 그 벤치 한편에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소설가 염상섭의 동상이 다리를 꼬고 앉아 있다. 염상섭의 호는 횡보(橫步), 늘 술에 취해 걸음걸이가 횡보하는지라 횡보였다. 이봉구의 소설 대목마따나, 술의 중량(重量)과 싸우는 것을 인생의 중량과 싸우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탓일까? 작가라는 작자들은 그리도 원수진 듯 술을 퍼먹는다. 박인환도 결국 술로 죽음을 맞았다. 당시 9세였던 박인환의 맏아들 박세형은 67세가 되어 한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마지막을 이렇게 기억했다. “그날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들어와 토를 하시니 제가 등을 쳐 드렸습니다. 입에서 활명수 냄새가 났던 것으로 기억해요. 안 되겠다 싶어 어머니는 의사 선생님을 모시러 뛰어가셨어요. 그때 밤 9시가 넘고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어머니는 빈손으로 오셨습니다. 이미 아버진 눈을 감으셨어요.” 1956년 3월 20일 오후 9시, 박인환은 세상을 떠났다. 3월 17일부터 평소 그리도 좋아했던 죽은 아폴론, 이상(李箱)의 기일을 맞아 사흘간 폭음한 끝이었다. 그러나 이상이 실제 죽은 날은 3월 17일이 아니라 4월 17일이었다. 잔혹한 착각, 명백한 자멸이었다.박인환이 떠난 자리에서 멀지 않은 염상섭 벤치에는 동상 옆구리에 얼굴을 묻고 한 술꾼이 잠들어 있다.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 혹은 그의 무구한 꿀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사진을 찍고 돌아선다. 세월이 가도, 술병에서 떨어진 별같이 뜨거운 그들의 이름만은 종내 사라지지 않는다. 소설가
  • [안녕? 자연] ‘별’이 뒤덮은 바다사자 사체…자연의 섭리가 한 눈에

    [안녕? 자연] ‘별’이 뒤덮은 바다사자 사체…자연의 섭리가 한 눈에

    죽은 바다사자의 몸에 달라붙어 양분을 섭취하는 불가사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유력 사진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야생동물 사진작가인 데이비드 슬레이터의 작품은 형형색색을 뽐내는 불가사리 십수 마리가 해저 밑바닥에 가라앉은 커다란 바다사자의 사체에 달라붙어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바다사자의 몸은 불가사리의 먹잇감이 되고, 불가사리는 바다사자의 사체를 분해해 해양의 먹이사슬로 되돌리는 자연의 섭리를 한 장면에 보여주는 작품이다. 해당 사진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몬터레이만(灣)에서 촬영됐다. 초록빛을 띠는 바닷속 풍경과 불가사리의 다채로운 몸 색깔, 그리고 자연으로 되돌아간 짙은 흑갈색의 바다사자 사체가 아름다운 대조를 이룬다. 사진 속 바다사자는 캘리포니아 바다사자 또는 큰바다사자로 추정된다. 바다사자 사체를 먹으려 모인 불가사리는 ‘박쥐 별’(bat star)로 불리는 파티리아 미니아타(Patiria miniata)다. 일반적으로 불가사리는 생태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나쁜 생물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모든 불가사리가 그렇지는 않다. 바다 밑바닥에서 썩어가는 물고기 사체는 바다를 오염시킬 수 있지만, 불가사리가 사체를 분해하면 바닷물의 오염을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특징 때문에 ‘박쥐 별’은 ‘바다의 청소부’로 불린다. 사진 속 바다사자의 사인(死因)은 불분명하다. 자연적 원인으로 죽었거나 선박 충돌 또는 플라스틱 섭취나 낚시 장비 등에 의한 인위적 요인으로 죽었을 가능성도 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담은 슬레이터의 작품은 캘리포니아과학아카데미(California Academy of Sciences)가 주최하는 ‘빅픽처 내추럴 월드 사진 공모전‘의 ’수중 생물‘(Aquatic Life)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슬레이터는 자신의 눈에 “이 사진이 특별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런 권위 있는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할 줄은 몰랐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미국 과학매체인 라이브사이언스는 “바다의 청소부로 불리는 박쥐 별은 기후변화로 인해 개체 수의 위협을 받고 있다. 해수 온도 상승이 불가사리 소모 증후군(outbreak of sea star wasting syndrome)이 급속도로 퍼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2013년 알래스카에서 처음 확인된 전염병인 불가사리 소모 증후군은 혈관의 손상과 조직 파괴를 유발해 불가사리가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몸에 흰 반점이 생기고 조직이 붕괴하는 증상이 나타난 지 단 며칠 만에 생명을 잃는다. 전문가들은 불가사리 소모 증후군이 따뜻한 물에서 더 빨리 확산하며, 온난화된 해양과 바이러스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 “친러반군 병력 55% 사상…우크라군도 최악의 수세”…‘소모전’ 심화

    “친러반군 병력 55% 사상…우크라군도 최악의 수세”…‘소모전’ 심화

    우크라이나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이 이번 전쟁으로 병력의 절반 이상을 잃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우크라이나군은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함락 이후 최악의 수세에 몰렸단 우려가 나온다. 사태 장기화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 모두 소모전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러시아 병력 피해도 작지 않을 듯” 영국 더타임스·BBC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 국방정보국은 22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한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최신 정보 보고에서 DPR이 기존 병력의 55%를 잃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분석은 DPR이 앞서 지난 16일 자체 발표한 사상자 통계를 토대로 추산한 수치다. 당시 DPR은 올해 들어 2128명이 전사하고 8897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이는 자체 집계인 데다 민간인들이 강제로 친러반군에 동원되는가 하면 러시아 역시 징집병 대신 용병이나 예비군 등 사실상 주먹구구로 병력 충원을 했다는 보도도 나온 만큼 피해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러시아군이 예비군과 용병을 동원하면서 병력 3만 4000명 이상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약 한 달여만인 지난 3월 25일을 마지막으로 사상자 규모를 함구하고 있다.영국 정보당국은 이날 게시한 글에서 향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루한스크주) 지역에 대규모 예비군 부대를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우크라 최정예 부대 상당수 심각한 손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공세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우크라이나군도 손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루한스크의 전략적 요충지인 세베로도네츠크와 강을 사이에 둔 이웃 도시 리시찬스크를 상대로 혹독한 폭격을 이어가면서 루한스크 지역의 마지막 저항을 뿌리치는 데 바짝 다가섰다고 이날 전했다. 한 지역을 점령하기 위해 무차별적인 폭격을 퍼부어 도시를 초토화하는 것은 마리우폴 함락에서 보여지듯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가 구사하는 두드러진 전략이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주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에서 “대규모 포격으로 기간시설과 주택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우크라이나 민간인 약 500명이 숫자가 파악되지 않은 우크라이나 군인과 함께 은신해 있는 아조트 화학공장을 제외한 세베로도네츠크 전역은 러시아군의 수중에 넘어간 상태다. 러시아는 수개월 동안 이 지역의 민간 시설 등을 맹폭하면서 이 두 도시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찬스크가 함락될 경우 루한스크 전역을 통제하게 된 러시아는 이웃 도네츠크주에 전력을 집중하며 전쟁의 명분으로 삼은 ‘돈바스 해방’ 목표에 한 걸음 더 근접하게 된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앞으로의 몇주가 동부 지역에서 중대한 국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실제로 러시아가 오는 26일을 루한스크 경계 지역까지 도달하기 위한 자체 시한으로 설정했다는 보도도 나오는 등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올렉시 아레스토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우리는) 정말로 가장 어려운 지점에 있다”며 “점령군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수세에 몰렸음을 시인했다. 미 CNN방송도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의 남부와 동부의 우크라이나 방어진지를 쉼없이 공격하면서 이 도시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군 방어가 훨씬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의 폭격에 맞서 우크라이나군은 세베로도네츠크 외곽과 인근 도시에서 항전하고 있고, 리시찬스크에서는 지대가 높은 지형적 이점을 활용해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현지 우크라군의 보급선은 계속된 폭격으로 갈수록 약화하고 있고, 우크라 최정예 부대 상당수도 수개월에 걸친 공습과 포격으로 심각한 손실을 겪은 상황이다. CNN은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몇주 동안 완강한 저항을 해왔으나 지난 며칠 동안 분위기가 반전됐다면서 우크라이나로서는 마리우폴 함락 이래 최악의 한주를 보내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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