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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트 준공전 地番 준다

    앞으로 택지개발 사업이 준공되지 않았더라도 지구내의 토지에 대한 지번(地番)은 부여할 수 있게된다.지금까지는 가(假)지번만 부여돼 각종 공부상의 주소를 변경해야 하는 등불편을 겪어왔다. 행정자치부는 4일 공사준공 이전에 지번을 부여하는 것을주요 내용으로 하는 ‘지적법시행령 개정안’을 확정,이날짜 관보에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라 가지번 토지에 설치된 아파트와 같은 건축물과입주민들의 여러 증명을 변경하지 않아도 돼 국민부담과 행정력 소모가 줄어들게 된다. 개정안은 또 주차장 용지를 비롯해 주유소 용지,창고 용지,양어장에 대한 지목을 명확히 구분,분쟁의 소지를 없앴다. 지적법상 주차장은 ‘자동차 등의 주차에 필요한 시설을 갖춘 부지 및 건축물’로 한정했다.그러나 도로의 노면 또는교통광장에 설치된 주차장과 자동차 등의 판매목적으로 설치된 물류장과 야외 전시장은 제외했다. 주유소 용지도 석유나 액화석유가스의 판매를 위한 일정한설비를 갖춘 시설물로 한정했으나 자동차·선박·기차 등의제작 또는 정비공장안에 설치된 급유 송유시설 등의 부지는인정치 않기로 했다. 논란이 많았던 창고용지는 과수원·공장·학교 등 다른 용도의 부지안에 있는 토지를 제외한 보관시설물의 부지와 이에 접속된 부속시설물의 부지로 한정했다. 양어장은 육상에 인공으로 조성된 수산생물의 번식이나 양식을 위해 일정한 시설을 갖춘 부지와 부속시설물의 부지는모두 인정키로 했다. 개정안은 이밖에 지적전산자료 제공을 엄격히 제한,개인의사생활 침해 등을 막기로 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이 준공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번을 부여하지 않아 민원이 많았다”면서 “이번 시행령 개정은 이러한 불편을 해소함과 동시에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주차장용지 등의 구분을 정확히 했다”고 말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적조’어류엔 毒 패류엔 藥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적조에 어민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남해안을 덮친 유독성 적조로 하루 30만마리의 어류가 집단폐사하고 있지만 31일 현재 굴과 우렁쉥이(멍게)가 폐사했다는 보고는 없다. 가두리양식장과 육상수조 양식어민들이 불안에 떨며 적조방제에 밤낮을 잊고 있는 상황에서 횟감 판매부진과 가격폭락까지 겹쳐 3중고를 겪고 있으나 이를 보는 수하식 양식어민들의 표정은 느긋하다. 연구결과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은 물고기의 아가미에 붙어 질식시키지만 아가미 호흡을 하지 않는 굴 등 패류와 우렁쉥이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오히려 패류의먹이 공급원이 된다.‘적조가 들면 굴양식은 풍년’이라는속설도 여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양식 전문가들은 “굴은 10㎛ 이하의 무해성 적조생물을 비롯해 각종 플랑크톤을 잡아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도 저밀도 상태에서는 좋은먹이가 된다”고 말했다. 코클로디니움은 바닷물의 온도가 섭씨 24∼26도일 때 가장왕성하게 활동한다.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 적조생물은 채취기를 앞두고 알이 굵어지는 시기에 접어든 굴의 좋은 먹이감이 돼 비만도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다만 적조생물이 소멸되면서 다량의 산소를 소모시켜 빈산소수괴(貧酸素水塊)를 형성하므로 용존산소량 부족에 따른성장장애는 겪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적조현상이 자연재해임에는 틀림없지만 적조생물이 육지서유입된 유기물질을 먹어 바닷물을 정화시키고,패류와 해조류에 먹이를 공급한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단순 문잠김 신고 119출동 안한다

    앞으로 열쇠 분실 등 단순한 문 잠김 사고에는 119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하지 않는다. 서울시 소방방재본부는 119 구조대원들의 체력 소모 방지와 사고 예방을 위해 위급한 상황이 아닌 단순한 문 잠김신고에는 출동하지 않고 시민 스스로 해결하도록 유도해 나갈 방침이라고 28일 밝혔다.이는 최근 열쇠 분실에 따른 문 개방 요청 신고가 급증하면서 구조대원들의 피로가 누적돼 다른 긴급사고 발생때 인명구조나 사고수습의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 이에 따라 방재본부측은 이같은 신고가 들어올 경우 가까운 열쇠 수리점 전화번호를 알려줘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계획이다.물론 실내에 환자·노약자가 있거나 난로나 가스레인지 등이 켜져 있어 폭발이나 화재,침수 등의 우려가 있을 경우엔 현장에 출동하게 된다. 한편 지난 한해동안 119 구조대의 문 개방 요청에 따른 출동 건수는 1만1,827건으로 전체 구조 출동건수 3만4,692건의 34.09%에 달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대한광장] 로잔의 올림픽 기념관에서

    스위스 로잔을 지나다가 IOC본부에 올림픽 기념관이 조성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잠깐 들렀다.기념관은 고대 그리스시대에서부터 현대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관련된 많은 자료들을 전시하고 있었다.각종 경기의 기원과 변천을 한눈에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경기를 보여주는 도자기의 문양과 경기장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눈길을 끌었다. 근대 올림픽은 1회 경기부터 1990년대의 올릭픽에 이르기까지 각 개최국에서 보내온 기념물을 진열해 놓았다.전시관의 한쪽부터 역대 올림픽대회의 전시자료를 훑어보다가 나는 서울올림픽 자료를 보고 너무나 깜짝 놀랐다.전시관에는호돌이 마스코트, 부채,그리고 서울올림픽 경기장 축소모형이 고작이었다. 다른 올림픽의 경우 자료가 넘쳐났다.올림픽에 직접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거리와 개최도시의 이미지를보여주는 자료,심지어는 우승한 선수의 유니폼이나 우승팀이 사용한 공에 선수들이 서명한 것까지 진열되어 있었다. 나는 12년 전의 그때를 머릿속에 떠올린다.그 당시에는 정부와 관련단체가 총력전의 형태로 경기를 준비했다.올림픽이야말로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는 지름길처럼 여겨졌다.그 몇년간은 정부의 정책과 각종 행사와 공공부문의 투자가 거의 대부분 올림픽을 향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후 그 모든 기억은 우리의 뇌리에서사라졌다.사실 나는 정부 주도의 그 경기에 열광한 적은 없다.따라서 굳이 기억할 만한 경험도 없다.그러나 정부와 올림픽준비위원회까지 망각의 특혜를 줄 수는 없다.행사 종료와 함께 정부와 준비위원회 관계자들은 아마도 경쟁적으로서울올림픽에 작별인사를 한 것처럼 보인다. 나는 그들이 그 후에 체계적인 올림픽 백서를 냈다는 소식도,평가보고서를 작성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했다는 말도 들은 적이 없다.국회에서도 그런 시도를 했던 것 같지 않다. 자주 로잔을 방문했을 한국 올림픽위원회 관계자들이 이 기념관의 자료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우리는 어떤 일에 열광하다가도 그 일이 지나면 순식간에 잊어버린다.일반사람들이야 곧바로 잊어도문제 될 게없다. 그러나 그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한 사람들과 단체까지도 이런 태도를 지닌다면,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행사를 어떻게 치르느냐도 중요하지만,그 행사를 치른 후에 어떻게 마무리를 하고 행사의 경험과 기억을 어떻게 형상화하여 다음 세대에까지 전달할 것인가라는 문제 또한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그 관계자들은 이 점을 무시한 것이다.이제는 로잔의 올림픽 기념관에 자료를 더 보태기가 어려울 듯싶다.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그때의 자료들은세월이 흐르면서 유실되고 사라졌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찌 올림픽 경기뿐이겠는가.‘조선왕조실록’과 같은 방대한 기록을 문화유산으로 남겨왔으면서도,오늘날 우리사회는 지난 일들에 관련된 자료를 수합하고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일에 너무 무관심하다.정부의 공문서는 물론이고 개별기업이나 단체에서도 그들의 과거의 활동과 역사를 알려주는 자료들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이용할 수 있도록 분류되어 있지 않다. 이즈음 과거의 공문서와 개별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려는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특히 정부는 이런 일에 대해 지금까지와는 다른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야한다.한줌의 자료라도 소중히 하고 보존하며 분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문화의 토양이 될 뿐만 아니라,그것 자체가 일종의 문화이다. 우리문화를 널리 소개할 월드컵대회도 얼마남지 않았다.월드컵 준비과정도 중요하지만 행사를 치른 뒤 관련자료와 경험을 남기는 일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이영석 광주대 교수
  • 임통일 재신임 안팎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24일 8·15 방북단 파문 및 야당의 공세에도 불구하고 임동원(林東源) 통일부장관을 재신임한 것은 ‘햇볕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열린 통일·외교·안보분야 장관 오찬 간담회에서 김 대통령은 임 장관의 거취 문제에 대해 직접 언급을 하지않았지만 햇볕정책이 최선의 대안임을 거듭 강조함으로써임 장관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보냈다.이는 대북 햇볕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햇볕정책의 ‘전도사’로 통하는 임 장관을 재신임한 것은 방북단 일부의 행태를 문제삼아 현정부의 치적 중 하나인햇볕정책 성과를 일거에 희석시키려는 야당의 공세에 더 이상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대통령이 이번 방북을 허용한 정부 방침과 소수의 돌출행동을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선’을 그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이에 앞서 한광옥(韓光玉) 대통령 비서실장이 오전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북 허가 배경 등을 설명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한 실장은 “정부도 3대 헌장탑에 가지 않는다는 등 몇가지 조건과 각서를 받고 방북을 허락했다”면서 “방북에 대해 전체를 안 보고 부분만 보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며,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북과 일부 인사의 돌출행위는 나누어 생각해야 한다”면서 “이번에 정부가 허가한 것은 큰 틀의 차원에서잘못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그런 만큼 임 장관에게책임을 지울 수 없다는 얘기다. 김 대통령이 이번 방북단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뒤이를 교훈삼아 치밀하고 부작용이 없는 대책을 세워주기 바란다고 당부한 데도 심려(深慮)가 있다.여기에는 국내에서일고 있는 소모적 보혁(保革)공방은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은 만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바람과 주문이 곁들여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임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전격제출하고,공동여당인 자민련마저 임 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한데다,비난 여론 또한 수그러들지 않아 청와대측이 난감해 하고 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대한광장] 소모적 정쟁은 반역의 정치

    역사는 오늘의 디딤돌이자 내일의 거울이다.그렇다.역사는 죽어버린 과거가 아니라 생생하게 살아 현재를 움직이고미래를 창조하는 원동력이다.과거 없는 현재가 없는 것처럼 역사로부터의 배움 없이는 미래의 건설이 불가능하다.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불행했던 과거는 유사한 방식으로 되풀이된다고 하지 않았던가.오늘의 상황에서 위정자들과 사회 지도층이 명심하고 깊이 반성할 대목이다. 조선왕조 오백년의 누적된 모순은 동학농민전쟁으로 분출되어 봉건사회가 개혁에 직면하였다.이 개혁의 실패가 일본에 의한 조선의 강제병합과 가혹한 식민지 지배로 이어졌다.2차대전이 끝나 식민지에서 해방되면서 두번째 기회를 맞이하였다.그러나 식민지 유제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개혁은 좌절되었고 설상가상으로민족분단이라는 절망적인 상황까지 겹쳤다.동존상잔과 군사독재는 해방의 좌절 위에 피어난 ‘악의 꽃’이라 하겠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80년대 이후 민주화라는 세번째의 기회를 맞이하였다.4월혁명과 광주항쟁,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적 동의를 확보한 민주화는 90년대들어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탄생시켰다.두 정부는 개혁을 제일의 과제로 추진하였다.따라서 민주화는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21세기를 건설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다가온 것이다. 그러나 쉬운 일은 아니다.과거 민주화를 탄압했던 자들은변화된 상황에서 온갖 감언이설로 개혁을 반대하고 있다.80년대의 결집된 민주화는 여러 갈래로 찢겨 형체가 불분명하게 되어 버렸다.간혹은 민주화로 입신한 후 그 정신을 더럽히는 사람도 나타나고 있다.민주화보다 경제가 중요하다느니 통일은 비용 때문에 어렵다느니 하는 소리도 들린다.이들이 모여 앉아 하는 짓이 당리당략이요 정쟁이다.저질의불량정치,불안정하고 불평등한 경제,모순투성이의 불구사회는 개혁 없이 개선될 수 없다. 그런데 민족의 분단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끝간데 없이 확장되고 있는 정치 난봉꾼들의 정쟁정치가 개혁과 민족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으니 안타깝다.이런 상황에서어떻게 민주화와개혁이 가능할 것이며,어떻게 21세기를 능동적으로 이끌어갈 것인가? 지난 백년의 역사 속에서 개항기와 광복의 기회를 연거푸 잃었던 우리가 만약 민주화의동력까지 상실한다면 역사를 배반한 민족이 되어 버리지 않을까 두려움이 앞선다. 문민정부의 개혁이 후반기의 좌절로 이어졌던 것과 유사하게,국민의 정부에서도 개혁을 둘러싼 혼란이 깊어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혼란의 일차적인 책임은 당연히 권력을 장악한 정권의 몫이며,실패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다만 문민정부 당시에는 개혁적인 야당이 정부의 개혁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는데,지금은 야당이 오히려 개혁에 반대하고 있으니 역사의 톱니바퀴가 심하게 엇물렸다. 비판은 살아있음의 증거이다.그러나 말도 안되는 억지,입에 담아서는 안될 욕지거리,‘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상투적인 흠집내기를 보면 정치가들이 최대한 상스럽게,최대한 저질스럽게 정치할 것을 약속이라도 한 모양이다.국민들이 정치가들에게서 듣고 싶은 것은 시정잡인의 험담과 술꾼의 헛소리가 아니라헌신과 소신에 근거한 비전과 의지다. 국민들이 정치권에 기대하는 것은 유치한 신경전과 속보이는 말장난이 아니라 대화와 타협의 성숙한 정치다. 여당은 포용력과 투명한 국정계획을,야당은 개혁성과 대안적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계획도 없고 포용력도 없는 여당과 야당의 대책없는 반개혁성이 국민들을 화나게 한다. 우리사회에서 개혁은 모든 가치에 우선한다.개혁을 거부하는 논리는 생존과 발전을 거부하는 논리로서,반역의 논리이자 반민족의 논리에 가깝다.국민을 피곤하게 하고 사회를좀먹는 소모적인 정쟁 또한 그와 같다. 정치가들이여,정쟁의 정치,반역의 정치를 멈추어다오. 정 대 화 상지대 교수
  • “남북교류 훼손은 안돼”

    평양 8·15 민족통일대축전에 참가했던 기독교 대표단은 23일 “실정법에 어긋난 일이 있었으면 처벌은 마땅하다”고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김동완 총무 등 방북 대표단 6명은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방북단 가운데 일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불미스런돌출행동을 한데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동국대 강정구 교수가 실정법을 위반했다면 처벌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그러나 “앞으로 남북 민간교류가 계속돼야 하는만큼 가능하다면 선처도 필요하다”면서 “문제를 확대시켜첫 남북 민간교류의 소중한 성과를 손상시키거나 남북 화해와 협력의 필요성을 훼손시켜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대표단은 방북 성과에 대해 ▲북한에서 연합 예배 ▲일본왜곡교과서 문제에 대해 남북 종교인 대책회의 개최 합의 ▲내년 서울 8·15행사 개최 합의 등을 꼽았다. 대표단은 KNCC의 김 총무와 송영자 여성위원장,성명옥 여성위원회 부위원장,강성모 발전협력위원회 공동회장,윤병조 선교국장과 한국기독청년협의회의 박지영 여성청년분과대표 등이다. 한편 강원룡 목사 등 한국기독교원로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남과 북이 약속한 일에 대해서는 진실성을 갖고 지켜야하며 일부 참석자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도 “이 때문에 민간통일운동과 교류가 멈춰서는안된다”고 강조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도 성명을 통해 “8·15 방북단 파문에 대해 이성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면서 “해묵은냉전적 사고와 경직된 대북관에 따라 왜곡·악용한다면 통일은 물론,우리 사회의 소모적인 분열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서울시내 화장실 1,100여곳으로 확대

    이제는 서울 시내에서 화장실을 찾느라 고생하지 않아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2002년 월드컵 등 국제행사에 대비해 추진하고있는 ‘화장실 개방 시범거리 조성’ 사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서울시는 번화가의 업소나 도심 건물의 화장실 1,100여곳을 내년 초까지 외국인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사업을 지난 5월부터 추진한 결과,3개월여만에 700여곳의 업소가 동참하는 성과를 얻었다고 22일 밝혔다. 시 환경관리실은 인사동·이태원·남대문·종로 등 외국인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점 관리대상인 ‘테마지역’으로 지정,현재 화장실 168곳을 개방하는데 성공했다. 자치구들도 구별로 가장 번화한 4㎞ 내외 구간을 화장실개방 시범거리로 정해 이 구간의 업소 30∼50곳을 대상으로 화장실 개방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광진구가 화양동 먹자골목 일대 38개 업소의 동참을 끌어냈으며 관악구는 사당역에서 남부경찰서까지 남부순환로변 15곳을 참여시켰다. 한편 서울시는 업소들의 화장실 개방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올해 4억2,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자치구에서 참여업소에 월 10만원 이내의 한도에서 화장지·비누·수건 등소모품비와 수도·전기료,보수비 등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이 화장실 개방업소를 편리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개방화장실’ 안내 표지판을 잘 보이는 곳에 부착하고 안내 유도표시를 하도록 조치했다.아울러 가능하다면구청에서 자체 인력을 활용해 화장실 전면개방 업소의 화장실을 청소해 주고 벽면도 그림액자 등으로 꾸미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중화장실을 대폭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화장실 개방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 한국언론 새로나기/ (하)향후 과제

    한국 언론이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자율적 정화와 제도적장치를 통해 지속적인 개혁이 추진돼야 한다. 언론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먼저 언론사 자체적인 시스템이 먼저 정비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국세청의 세무조사와 검찰의 비리사주 구속 등은 타율적인 조치이며 남은 과제는 언론사 스스로의 자정(自淨) 활동이라는지적이다. 김창룡 인제대 언론정치학부 교수는 “편집권 독립,경영투명성 확보와 함께 자율규제 감시기구의 설치가 당면과제”라면서 “그동안 흐지부지 됐던 기자윤리강령을 실천하고 기사심의실·노조공정보도위원회·옴부즈맨 등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유보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장은 “이제 소모적인논쟁을 중단하고 구체적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신문공동판매제 도입과 편집규약 마련 등의 제도적 뒷받침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모 한국기자협회장은 “진정한 언론개혁은 정부가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언론개혁의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언론사주·편집인·기자·언론노조·시민단체·학계·법조인 등의 대표가 참여하는 ‘언론평의회’구성을 제안했다. 김성희 참여연대 사업국장은 “시민단체는 언론개혁 요구를 구호에 그치지 않고 감시활동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겨야한다”면서 “참여연대는 언론의 무책임하고 불공정한보도를 근절시키기 위해 가칭 언론피해소송센터 설립과 손해배상소송 청구운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인 뒷받침도 요구되고 있다. 인제대 김교수는 “문화관광부는 언론개혁에 미온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신문과 방송시장을 보호하고 언론사의 선진경영을 유도하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주언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구속된 비리 사주는 경영 일선에서 퇴진해야 하며 정기간행물법 개정,국회내 언론발전위원회 구성 등이 지금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일선 기자들의 자각과 의식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컸다. 윤지희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회장은 “최근 언론사의입맛에 따라 기사를 쓰는 경향이 더욱 뚜렷해 졌다”면서“언론이 공적 기관이라는 사실을 아는 편집인과 기자라면짧은 안위 보다 진정 국민을 위한 기사를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도 “언론사간 평기자모임 등을 통해 기자들 스스로 편파·왜곡보도를 시정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류길상 안동환기자 ukelvin@
  • [사설] 법정에 서는 언론사주 비리

    일부 족벌 언론사 사주들이 법정에 서게 됐다.사회의 목탁을 자처하며 정의를 주창해온 언론으로서는 부끄럽기 짝이없는 일이다.시시비비를 따지고 사회 비리를 준열하게 고발하면서도 자신의 비리는 제대로 감시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도덕성이 결여된 언론은 설득력을 잃기 마련인 까닭이다. 구속이 거론된 사주의 혐의는 하도 파렴치해 참담하기까지하다. 언론임을 내세워 보통 사람이라면 자진해서 납부해야할 증여세를 25억원에서 많게는 63억원씩이나 포탈했다는것이다.또 경영권을 빌미로 50억원의 신문사 공금을 횡령하기도 했다니 도대체 족벌 언론사는 별천지였단 말인가. 조세 포탈과 횡령은 특정범죄와 특정경제범죄로 엄히 다스리도록 되어 있다.건전한 사회라면 절대 용납해서는 안될범죄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려야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대로라면 문제 사주들은 언론사라는 공익기관을 이끌 만한 도덕성을 상실한 셈이다.더이상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근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비리 사주 등이 법정에 서게 된 이상 탈세 조사를 언론 탄압이라고 목청을 높여온 주장도 무의미하게 됐다.아직도 같은 주장을 되뇐다면 언론사 사주는 법을 유린해도 괜찮다는궤변이 된다. 소모적인 논쟁을 즉각 중단하고 대신 언론의새로운 변신을 함께 모색해야 할 때이다. 따지고 보면 족벌 언론의 갖가지 비리는 ‘편집’이 ‘소유’에 예속된 데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사주가 인사권을 무기로 편집을 사실상 좌우하면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 행세를 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사주의 영향력은 물론 권력과 금력의 간섭도 거부할 수 있는 편집권의 독립이 절실한 이유다. 차제에 선진 외국처럼 언론사를 소유는 하되 편집에는 관여하지 않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그러나 그것은 저절로주어지는 게 아니다.사회의 성숙도와 비례하는 사안이기는하지만 우선적으로 기자의 몫이라는 생각이다.진정한 의미의 언론자유를 제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배격하는기자정신을 추스려야 할 것이다. 관련 법령의 허점을 메우는 작업도 병행되어야 한다.사실상 언론의 독점적 소유를 가능케 하고 있는 정기간행물법의관련 조항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 소유를 분산시켜 상호견제할 수 있는 구도를 마련해 편집의 독자성을 강화해 보자는 것이다.언론은 지금 전진이냐 정체냐의 갈림길에 놓여있다. 언론사 사주가 법정에 서는 사태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의 왜곡을 바로잡는 언론개혁을 서두를일이다.
  • [편지로 본 1940년대 문단秘史](3)지조와 훼절

    파인과 최정희의 연애가 무르익어 갈 무렵에 강력한 방해자로 등장한 인물이 시인 김종한(金鍾漢,1914∼1944,일부 문학사전에는 1916년 생으로 되어 있으나 착오임)이었다.‘문장’지를 통해 정지용으로부터 “경쾌한 코닥 카메라 취미”의 “명암이 적확한 회화”란 평을 들으며 그는 1939년 보무도 당당하게 등단했다.이미 그는 동아일보 등에 작품을 발표한 경력에다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1937)이란 후광까지 입었던 터라 정지용 사단인 조지훈·박두진·박목월·이한직·박남수와 더불어 시인으로서의 앞길이 창창한 유망주였다.“조금 더,단 1년만이라도 오래 살았더라면 ‘청록집’은 4인 시집이 되었을지 모른다”(大村益夫 ‘윤동주와 한국문학’ 중 ‘김종한에 대하여’)고 할 정도로 암흑기 그의 시는 돋보였다.고향이 파인과 같은 함북 경성(鏡城)이었다는 사실을상기하면 필시 배신자는 고향에서 나온다는 말이 맞을까. 김종한은 최정희에게 끈질기고 추잡하며 노골적이고 야성적인 글을 끊임없이 보냈을 뿐만 아니라 신당동 집으로 찾아가기까지 했던근대 한국문단 ‘스토커’의 챔피언급이었다.그는 삼천리사와 신당동 두 곳으로 여러 형태의 편지를 보냈는데 그 사연은 노골적인 사랑의 고백이자,위협이고 유혹인데한글과 일어를 뒤섞어 썼다.“승녀(僧女)는 되지 마시기 바라오며”란 구절을 미망인에게 함부로 한 걸로 볼 때 그는진작부터 최정희에게 깊은 연정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나는 고독한 시계입니다.당신은 내 안의 진자(振子)입니다”는 고백은 그래도 점잖은 편이고,“두 번 주신 엽서에 의하면생존본능의 정력이 소모된 듯한 표정이 보이는 고로 근심하고 있습니다.피차 일반이기도 하려니와,나는 의식적으로 그것을 깨트려 가려는 자세를 강조하기로 결심했습니다.이것이 연애편질 수가 있다면 나는 좀더 행복자였을 텐데”에 이르면 매우 노골적이 된다.즐겁게 지낸다는 최정희의 편지에 대하여 애인이라도 생겼는지 걱정이라고 덤비는 김종한의 방자함은 한계가 없다.“좋은 동무를 얻었으니 반생이나 동반하려고 공상하지 않은 바도 아니었는데--벌써 절교의 자세를취하십니다 그려.크게 반성하시고 회신을 주시기 바라오며,동경은 오늘도 비가 옵니다.참,”이란 글로 미뤄 보면 어지간한 스토커였던 것같다. “애기(지원,어렸을 때 아란으로 부름.1942년)가 났다지요? 애기 어미는 아마 고양이가 낙태한 듯한 거룩한 표정을 짓고 있으리라 추측하오며,여하간 크게 축복지지(祝福之地).여무언야(餘無言也)”란 편지를 보낸 이 시인에게 아무리 사람 좋은 최정희인들 고분고분하진 않았을 터이다.이내 절교장을 받은 듯 “이제는 신사로 대접해 주세요”라는 애원조가되지만,“지금 떠나갑니다.명년 춘삼월,다시 뵈올 때까지,연애도 많이 하시고 소설도 많이 쓰시기 바라오며”란 야유가또 등장한다. 이렇게 끈질겼던 김종한은 대체 문학사에서 어떤 위치에 서 있었던가.일본대학 예술과 학생 때부터 부인화보사(婦人畵報社)에 아르바이트로 나가다가 졸업(1939) 후 정식직원이된 그는 고구려 문인 을파소(乙巴素)를 필명으로 삼았다가‘달밭집’(月田茂)이라는 고향의 택호를 창씨개명으로 정한 괴짜였다.“순수하고 자아가 강한 만큼,서울에 나와서도 가는곳마다 충돌하여 문단 동료들로부터 백안시를 당했다.그는 1942년 도쿄로부터 귀국,‘국민문학’ 편집을 맡았는데,한 때(1943.5)는 경성일보 기자였던 유명한 재일동포 작가김달수(金達壽)와 종로구 사간동 같은 집에 하숙을 하며 가깝게 지냈다.친일파연구가 고 임종국은 김종한을 일언지하에 친일파로 몰아댔는데 오무라 교수는 그가 싱가포르 함락을찬양했던 친일시를 예술성이 없다고 몰아친 용기나,“조선의 옷을 입고 조선온돌에 누워 있어도 훌륭한 황민이 될 수 있다”(좌담 ‘국민문학의 방향’)고 한 말을 주시한다.‘국민문학’에 1년3개월간 근무하다 사직한 그는 정지용을 비롯한 토착적인 민족정서가 강한 홍사용·백석·김동환·주요한·유치환 등의 작품을 일본어로 번역하려 진력하다가 급성폐렴으로 죽었다.이루지 못한 연애처럼 그의 문학적 위상 또한아직도 중음신으로 떠돌고 있다. 시인이라고 다 김종한처럼 경박하지는 않다.그 반대편에 이육사(李陸史)의 편지는 무게를 보탠다.이 강철의 투지를 지닌 대륙적 남성 시인은 절친했던 이병각(李秉珏)시인 부부가 폐병으로 눕자 아예 동거하며 주위의 만류를 듣기는 커녕자신이 피하면 친구가 병이 더 심한 줄 알고 불안해 한다며오히려 가까이 지냈다.1941년은 그에게 액운의 해였다.이병각과 부인의 장례를 다 치른 그는 부친상까지 당했다.너무쇠약해 졌음을 느끼고 여기 저기 요양을 다닌 건 1942년이었는데,항상 바빴던 그에게 여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건강의 악화 때문이었다.최정희에게 보낸 ‘무량사(無量寺)에서’란 편지는 이 무렵의 글일 터인데,대체 무량사란어떤 절인가.김시습이 난세를 피해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으로 의탁했던 곳이다.“백제란 나라는 어디까지나 산문적이란것을 말해줍니다”는 함의는 무엇일까.신라의 지배계급 문학이었던 향가와는 달리 백제의 전설들은 오히려 백성들의 설움을 일깨워 주고 있다는 뜻일까.“깨어져 와전(瓦)을 비치고 가는 가냘픈 가을 빛살을 이곳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는모양”이라고 나라 잃은 몽매한 백성들을 안타까워 하면서,“무량사만은 오늘 저녁에도 쇠북 소리가 그치지 않고 나겠지요”라고 문학인의 사명을 쇠북소리에 빗대어 토로하는 이 행동주의 시인의 심경을 꿰뚫어 보라. 이 삭막해 보이는 민족해방투사 시인에게도 연인이 있었던가.모든 선진 사상을 흡수 실천했으면서도 정작 가풍을 좇아 조혼으로 결코 행복스럽지 못했던 부부생활이었던 이육사. 신석초는 “그에게도 단 한 사람의 비밀한 여성이 있었다는것을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다”(신석초 ‘이육사의 인물’)고 귀띔했지만 그게 누군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너는 무삼 일로 사막의 공주같아 연지 찍은 붉은 입술을내 근심에 표백된 돛대에 거느뇨 /오--안타까운 신월(新月)”(‘해후’)이라는 이상화의 ‘나의 침실로’를 닮은 시가바로 그녀를 그린 작품이라 전한다.비밀결사 대원답게 그는영원히 자신의 연인을 철저히 숨긴 채 친구가 옮겨준 폐병으로 쇠잔해져 자신이 동양의 파리라며 동경했던 도시 북경에서 옥사했다.지조와 사랑은 일치하는 것일까. 이육사와는 사뭇 다른 사랑의 실천자에 이효석이 있다.“이효석씨 하고는 그가 결혼하기 전부터 가깝게 사귀었다.…수송동 그 방에다 살림을 꾸미고 여기서 먹고 자고 했는데,얼마 안돼서 부인이 친정으로 가고 그 방에서 나는 칼도마질이랑 하는 여자를 목격할 수 있었다.…이효석씨는 ‘칼도마 위의 여자’를 ‘넥타이 갈아매는 기분’으로 사귀었다고 나중에 부인에게도,내게도 말했다”(최정희 ‘조광·삼천리 시절’)는 대목은 유명한 문단 야사의 한 토막이다.자신의 바람기까지 익히 알고있는 최정희에게 이효석은 마음 놓고 편지로 모든 아픔을 털어 놓는다.경성제대의 수재였던 그가 18세의 이경원과 결혼하자 호구지책으로 총독부 경무국 검열계에 취직했는데 입 빠른 평론가 이갑기(李甲基)가 “너도 개가됐구나”라고 모독하자 파인의 고향 경성 농업학교 교사로내려갔다가 평양 숭실전문 교수로 자리를 바꾼 게 1934년.신사참배 거부로 숭실전문이 1938년 폐교당하자 대동공업전문학교로 옮겼는데,편지는 이 내역을 말해준다.메밀꽃 분위기보다는 장미,된장보다는 버터를 더 사랑했던 이 수재는 편지에서 보듯이 함북 주을(朱乙)온천을 끔찍히 좋아했다.길명지구대란 명승과 함께 68도의 라듐이 내뿜었던 전국 1위의 이휴양지가 이국취향의 유미주의자 이효석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안식처였다.아내가 죽은(1940) 뒤 실의에 빠진 모습이 편지에 역력히 나타나있는데,그 자신도 1942년 세상을 떠나고말았다. 꼭 편지에 깊은 뜻이 담긴 것만이 중요하진 않다.화가 김환기(金煥基)의 풋감 그림이 싱싱한 편지는 내용에 못지 않게글씨 자체가 예술품이다.문인과 화가의 관계가 늘상 가깝듯이 김환기도 그림 재료를 사러 거리에 나갔다가 우연히 김동환·최정희를 조우했었는데,헤어져 전차에 올라 생각해 보니 최에게는 건강 안부를 놓쳤고,김은 화가 이종우(李鍾禹)로착각하고 인사를 했다는 고백이다.이 편지는 행간을 읽을 필요가 있다.김환기가 이종우로 알고 인사를 한 뒤 헤어져서곰곰이 생각해 보니 ‘김동환’이었다는 사실은 뇌리에 최·김 둘이 자주 어울린다는 ‘소문’을 들었을 개연성도 있다는 묘미가 느껴진다.사람을 몰라 봤던 데 대한 사과의 편진데 이럴 경우 대개는 어물쩍 넘기는 게 오히려 예의일 듯 하건만 굳이밝히면서 다음에 만나면 오토밀이라도 사 드리겠다는 화가의 진솔성이 애교롭다.김환기가 눈치를 챘든 않았든 이 무렵은 파인과 최정희가 꽤나 깊어졌던 때일 것 같다. 임헌영 문학평론가·중앙대 겸임교수
  • [사설] 광복절 경축사에 담긴 뜻

    일본의 역사왜곡과 고이즈미(小泉) 총리의 야스쿠니신사기습 참배로 일본에 대한 국민 감정이 극도로 격앙된 가운데 광복 56주년을 맞았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일본 정부가 과거사에 대해 공식으로 ‘사죄’했음에도,일본내 일부 세력의 역사왜곡 움직임이 한일관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확실한 역사인식의 토대 위에 양국관계가 올바르게 발전돼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일본의 우경화와 군사대국 지향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만큼 우리는 즉흥적인 대응을 벗어나 체계적인 접근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해 민족화해의 일대 전기를 마련했던 남북관계가 정체상태에 빠져 있음에도 햇볕정책은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고 다짐했다.대통령은 미국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줄 것을 권고하고,북한에 대해서도 6·15공동선언 준수와 합의된 사항의 추진,북·미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김 대통령은 또 미군의 한국 주둔은 현재는 물론 통일이후에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절대적이라고 단언했다.이 문제를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을 확실하게 잠재운 것이다. 김 대통령은 무한경쟁의 시대에 튼튼한 경제체질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하고 4대부문 개혁의 지속적인 추진과 경제활성화를 다짐했다.대통령은 특히 우리 사회의 기둥이며 초석인 중산층과 서민이 개혁 과정에서 고통을 받은 것에 대해 위로하고 그들을 보호 육성하기 위한 집중적인 지원 시책을 항목별로 자세히 제시했다. 대통령의 경축사에서 무엇보다 국민들의 주목을 끄는 대목은 정치관련 부분일 것이다.김 대통령은 “여야는 국민의정치불신이 이제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고 역설하고,대통령이자 여당 총재인 자신의 책임이 ‘누구보다 크다는 것’을 자인했다.대통령은 “우선 경제와 민족문제만이라도 서로 합의해서 해결해 나가야 하며국민은 이러한 대화와 화합의 정치를 목말라 하고 있다”면서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총재에게 여야 영수회담을 공식 제의했다.정치가 경제와 남북문제는 물론 국정전반의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은 국민이면 누구나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민족의 명운이 걸려 있는 경제와 민족문제를 더이상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조건없이 여야 영수회담에 응하기 바란다.‘대화와 화합의 정치’가 하루 아침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야 영수가 서로 무릎을 맞대는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경제와 민족문제에서만은 여야가합의를 통해 풀어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먹자골목 화장실 개방

    ‘지역상권 활성화,화장실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광진구가 14일 화양동 새 만남의 길(속칭 먹자골목)을 화장실 시범거리로 지정,운영에 들어갔다. 이 지역은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세권으로 대학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상권이지만 재래식 건물의협소한 화장실 때문에 이용객의 불편이 컸다. 이에 따라 광진구는 이곳 화장실을 현대화하고 시민들에게 개방,유동인구와 소비인구를 늘림으로써 상권의 활성화를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달 이 일대 건물주 40여명과 화장실 개방에 따른 협약서를 체결하고 그동안 시설개선을 지원했다. 또 개방화장실에 대해 월 2만원 내에서 전기료와 수도료를 지원하고 화장지 등 소모품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한편 강북구도 지난달 10일 시민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하는 업소와 단체 등에 매월 5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지역상권 활성화에 나서는 등 올들어 화장실 개방이 자치구의 상권 활성화 묘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동구기자
  • 8·15특집 한일 관계 갈등을 넘어/ 친일논의 현재적 의미

    친일논쟁의 끝은 과연 언제쯤일까. 광복 56년을 맞은 오늘날까지도 ‘친일논쟁’은 그칠 줄모르고 거듭되고 있다.이해당사자간에 치열한 공방을 벌이지만 뚜렷한 결론도 없고,논쟁이 정리되지도 않은 채 끝나곤 한다.겉으로 보기에는 소모적이고 분열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친일논쟁은 ‘청산되지 않은 과거사’에 대한 역사적 논쟁이라는 점에서 이른 시일안에 매듭지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역사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친일논쟁중 가장 크게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사안은 박정희 전대통령과 미당 서정주 시인을 둘러싼 논쟁이다.이들둘을 둘러싼 논쟁은 ‘기념사업’을 추진하면서 불거졌다. ‘박정희기념관’의 건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아직 그에대한 역사적 평가가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념관을 짓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또 중앙일보가 추진하고 있는 ‘미당문학상’의 제정을반대하는 사람들은 미당의 문학적 업적과는 별개로, 그의친일경력 등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이와 관련,강창일 배재대 교수는 “특정인물의친일행적을 둘러싼 논쟁을특정인에 대한 비방으로 몰아세우는 경향이 있어 논의 자체가 진지하게 이뤄진 경우가 드물었다”면서 “시비를 가리는 과정에서 논쟁은 불가피하며 이를 비난으로 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박정희 전대통령과미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들의 친일행적을 아예 도외시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역사적 공과(功過)가 교차되는 인물에 대해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현대사 연구자는 “대중적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는인물일수록 역사적·민족적 평가는 엄정해야 된다”고 전제하고 “특히 식민지시대를 겪은 현대인의 경우 그가 친일 활동을 했는지 여부는 인물평가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잣대”라고 말했다. 거듭되는 친일논쟁에 대해 ‘전국민의 친일파론’을 들고나와 친일논쟁의 논점을 흐리는 경우도 더러 있다.최근 소설가 이문열씨는 조선일보와의 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일제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친일파가 되지않았다는 보장이 없다는 주장을 펴,그의 역사인식 자세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기도 했다.친일문제연구가인 고 임종국씨가 “친일인사들은친일행적을 희석시키기 위해 친일문제를 전국민적 차원으로 걸핏하면 확대시킨다”고 지적한,그런 현상을 나타내는것이다. 흔히 친일논쟁을 소모적인 ‘비난전’으로 보는 사람들은공정한 평가 잣대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엄격히 말해 적절치 못하다는 게 학계의다수설이다. 많은 학자들은 제헌국회가 제정한 반민족행위자처벌법(반민법)이 하나의 기준이라고 본다.다만 이 법에따라 구성된 반민특위가 활동 도중 와해됨으로써 평가(단죄)의 잣대가 깊게 뿌리내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친일논쟁을 막무가내로 거부하는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자신이나 선대의 친일행적을 사죄하는 경우도있다.홍익대 총장을 지낸 이항녕 박사는 자신이 일제말기군수를 지낸 사실을 수차례에 걸쳐 글과 강연을 통해 민족앞에 사죄했었다.또 친일문인인 파인 김동환 시인의 3남김영식씨는 선대의 친일행적을 공개 사과했었다.2공화국당시 국방부장관을 지낸 현석호도 회고록에서 친일행적을사죄하기도 했다.독립운동가인 조문기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은 “인간에게 과오는 있을 수 있지만 문제는 이를 참회하고 사죄할 줄 아는 것”이라면서 “친일인사 역시 민족앞에 사죄한다면 화해의 마당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새천년의 입구에서 과거사에만 매달리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그러나 이는 우리나라가 중국 등 아시아국가나 프랑스 등 유럽과 달리 ‘역사청산’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탓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국민적 합의를 통해 친일논쟁을마무리짓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단죄의 대상자들이대다수 사망해 법적 청산은 불가능하게 됐지만,대상자들의친일행적을 기록으로 남겨 역사의 교훈으로 삼는 역사적청산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현기자 jwh59@
  • [사설] ‘인천공항’수사 한점 의혹없게

    인천공항 주변 유휴지 개발사업자 선정 의혹과 관련,검찰이 이상호 전 개발사업단장과 국중호 전 청와대행정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함으로써 수사의 일단계는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우리는 검찰이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당초‘정치권 로비’의혹을 제기한 이 전단장이 거꾸로 ㈜원익컨소시엄에 ‘역특혜’를 주려 한 사실과,국 전행정관이 일정부분 로비에 나선 점을 밝혀낸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실체 없는 ‘정치 비리’가 우리사회에 소모적인 싸움을 증폭시키는 폐해를 조기에 차단하는 효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수사가 빠르게 진행된 만큼,국민 의혹을 모두 풀기에는 사건의 성격과 진행과정이 아직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검찰이 추가수사에서 남은 의문점을 해명해 줄 것을 기대한다. 먼저 검찰은 이 전단장과 원익측의 관계를 더욱 소상하게밝혀내야 한다.이 전단장이 원익측에 사업권을 주려고 무리한 행각을 벌인 데에는 그만한 까닭이 있을 것이다.이와 관련해 모 재벌이 그 배후에 있다는 항간의 추정에 대해서도수사하기 바란다.아울러 이 사건의 발단이 된 ‘정치권 로비’의혹도 더욱 깊이 있게 파헤쳐야 한다.현단계에서는 국전행정관의 공무상 비밀누설 및 업무방해 혐의만이 표면에드러나 있다. 더욱이 그는 특정업체 선정을 청탁한 것이 아니라 공정심사를 당부했다고 주장하는 판국이다.또 강동석인천공항공사 사장의 행동이 해명되지 않는 등 ‘정치권 로비’의 존재여부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본다. 우리는 이 사건 진행을 지켜보면서 인천공항 주변 개발사업이 큰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한다.우선협상대상자로 뽑힌 원익측은 수사에서 일부 드러났듯이 선정 자체가 원인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그렇다고 차점 탈락자인 ㈜에어포트72 컨소시엄과 개발계획을 논의하기에도 아직은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따라서 이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될지는 결국검찰이 얼마나 신속하게,또 의혹을 남기지 않고 사건의 실상을 투명하게 밝혀내느냐에 달려 있다.검찰의 분발을 기대한다.
  • 대전 시민단체 ‘정치색깔 털기’

    대전지역 시민단체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색 털어내기가 한창이다. 회원들의 회비에 의해 운영되는 순수 시민·사회단체들은최근 자체 논의 등을 거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임원급 정당인 및 출마예정자에 대한 정리작업을 하고 있다.지방선거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고 시민단체의 순수성을 확보하려는 조치의 하나다. 참여자치대전시민연대는 지난달 임기가 끝난 후원회장을재위촉하지 않기로 내부 결정을 내렸다.내년 지방선거에서후원회장의 시장 출마 여부가 논의되고 있어서다.대전경실련도 최근 회의를 열어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고 있는 3명의 정당인에 대해 임원직 사퇴를 권고하는 쪽으로 결론을내렸다. 단체의 소모임 회장과 임원 등으로 활동중인 이들은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자진사퇴한뒤 평회원으로 활동할 것을 본인들에게 통보했다.대전환경운동연합도 집행위원 가운데 정당활동을 준비 중이거나 시의원으로활동중인 2명에 대해 현직 사퇴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같은 시민단체의 정치색 털기 작업에 일부인사는 지방선거 출마 불확실과 정당활동 무관함 등을 들어 반발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요즘 들어 임원진에 속한 정당인이나출마예정자들의 거취문제가 자주 논의돼 정리작업을 벌이고있다”며 “당사자들이 알아서 임원진에서 물러나 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설득작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여야 문건정쟁 새 국면 열릴까

    여야간 벼랑끝 대결국면의 소재가 됐던 ‘문건파동’이진정국면에 들어설 것인가.조선일보가 ‘개헌문건’ 작성자로 보도한 민주당 박양수(朴洋洙) 의원이 지난 10일 조선일보 취재기자 등을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함에 따라 문건 파동은 새 국면을 맞았다. 당장 파국으로 이어질 것만 같았던 사태가 일단 소강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데에는 지난주에 열린 여·야·정 경제정책협의회도 일조했다.어려운 경제현실 속에서 정치권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던 점을 감안한것이다.즉 여야가 경제협의회를 통해 어느 정도 입장차를좁힌 상황에서 다시 정쟁으로 돌아가기에는 부담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한 국정조사요구를 수용키로 했고,한나라당도 그동안 국정조사 문제와연계해온 추경예산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주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하는 등 최근 무르익고 있는 화해분위기를 해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도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민주당은 이번 사태가 더이상 불거지기 보다 검찰의 수사를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진위여부가 밝혀지길 바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전용학(田溶鶴)대변인은 12일 논평을 통해 “이미 여야가 경제정책협의회 등을 통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대화와 상생을 추구하는 ‘정책경쟁의 정치’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까지만 해도 문건파동과 관련,개헌과 정개개편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표명을 촉구했던 한나라당도 12일에는 언급을 일절 하지않았다.한나라당의 이같은 전략 수정이 실체가 명확치 않은 문제를 놓고소모적인 정쟁을 계속하는 것이 야당에게도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판단과 무관하지 않을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할 것같다. 홍원상기자 wshong@
  • 국제기자연맹 재천명 “한국 언론개혁 지지”

    국제기자연맹(IFJ)은 1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성명을 내고 한국의 언론개혁을 지지하는 입장을 재천명했다. IFJ는 크리스토퍼 워렌 회장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세무조사에 항의하고 있는 거대 언론사는 회계상의 문제와언론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개혁과제를 혼동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IFJ는 “한국의 언론인들이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것은 정부의 개입 뿐 아니라 언론사주와 대자본 세력의 개입도 매우 위험하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거대 언론의 사주들은소모적 논쟁을 중지하고 다른 미디어와 시민단체,그리고현업 언론인들과의 대화를 통해 진정한 언론개혁을 위한의제 설정에 나서라”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사 세무조사와 관련된 사법당국의 판단이 국제적 기준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며국제 언론단체들은 기득권 세력이 제공한 정보를 근거로그릇된 논평을 내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언론개혁을 위해 ▲언론사주ㆍ대자본ㆍ정부의 간섭 배제 ▲신문경영의 투명성과 성숙한 시장질서조성 ▲지방신문을 포함한 마이너리티 매체에 대한 지원방안 강구 등을 제안했다. IFJ는 한국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을 비롯해 106개국 50만명의 현직 언론인이 소속된 세계 최대 언론인 조직으로 지난 6월 서울에서 총회를 개최해 언론개혁을 위한언론단체와 시민단체의 노력에 지지를 표시했었다. 김상연기자 carlos@
  • [사설] 부질없는 ‘개헌 문건’ 논란

    여야는 조선일보가 지난 9일과 10일 잇따라 보도한 이른바‘여권 개헌 문건’을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민주당 조직담당 총재특보인 박양수(朴洋洙)의원(전국구)이 작성했다고조선일보가 지목한 이 문건은 ‘향후 정치일정’과 ‘3당 단일 대선 후보 선출’에 관한 내용이다.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평화협정 등 가시적 성과에 따라개헌을 하고 민주당과 자민련,민국당이 통합하는 정계개편안 등을 담고 있다. 한나라당은 여권의 재집권 음모가 드러났다면서 정치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특히 어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질의서를 통해 “‘김정일 답방’을 위해 장애 언론을 제거하고,통일헌법으로 장기 집권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이에 민주당은 “보도된 문건은 날조된 것”이라며 법적 대응방침을 밝히고 “한나라당은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정치공세를 중지하라”고 반박했다. 우리는 무엇보다 실현 가능성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그야말로 ‘괴문건’을 두고 정치권이 소모적인 논란을벌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문건의 핵심인 개헌 추진은 현실적으로 원내 과반수 의석에 육박하는 야당이 반대하면 불가능한 것이다.설사 헌법개정안이 발의됐다 하더라도 국회의 의결을 거쳐야 국민투표에 부쳐진다.국회 의결은 재적의원3분의 2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개정안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박 의원은 지난 4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헌·당규 개정의필요성을 보고한 문건은 만들었으나 그 속에는 ‘평화협정’‘개헌’등은 일절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이번 ‘괴문건’과 유사한 정치일정 보고서는 정치권 주변에서 얼마든지 생산해낼 수 있는 것들이다.실체에 대한 검증도 없이‘괴문건’을 토대로 일방적인 정치 공세를 펴는 야당의 태도는 지나치다고 할 것이다.또 일각에서는 특정 언론사의 사주가 검찰에 소환되는 시점에서 ‘괴문건’이 대서특필된 점도 우연인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여야는 어제 국정홍보대회와 시국강연회라는 이름으로 개헌문건,언론사 세무조사,경제현안 등을 놓고 치열한 장외투쟁을벌였다.민주당은 인천과 광주에서,한나라당은 청주에서각기 상대방을 성토하고 규탄했다.한나라당은 오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대대적인 옥외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국민들은 한여름에 펼쳐지고 있는 여야의 끝없는 정치투쟁에고개를 젓고 있다.여야 할 것 없이 부질없는 ‘문건 공방’과 더 이상의 장외집회는 걷어 치우고 국회로 돌아와야 할것이다.
  • [사설] 경제 살리기에 박차를

    여야가 정책협의회를 갖고 일단 합의점을 찾아 낸 것은 바람직하다.그러나 30대 그룹지정제를 개선키로 한 것 이외에추경예산 편성과 감세 등 많은 쟁점사항에서 여야가 대립,끝내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정치권이 소모적인 정쟁에서 잠시 벗어나 굵직한 경제 현안을 함께 논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은 환영한다.경제처방에서는 늘 이견이 있게 마련이다.여야가 앞으로 자주 이런 자리를 갖고 토론하면 의견 수렴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여야는 30대 그룹지정제 개선과 관련,지정기준을 현재의 자산순위가 아닌 자산규모로 변경키로 했다.이는 사실상 규제대상 재벌의 축소를 뜻하는 점에서 주목된다.현재 은행여신과 출자총액 등의 규제를 가하는 30대 그룹을 여야는 각각 10대그룹과 5대그룹으로 축소하자고 주장해왔다.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를 어느 수준에서 정할지 주목되지만 우리는무엇보다 그룹지정제 등 재벌개혁의 틀이 일부 재벌들의 주장에 휘말려 그 취지가 크게 훼손돼서는 안된다고 본다.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전경련등은 “재벌규제로 필요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것이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킨다”고 근거가 약한 주장을 펴왔다.이런 ‘엄살’이 정치권에 수용되면서 30대 그룹지정제도의 축소 등 대폭적인 규제완화 요구로 표면화된 것이 사실이다.우리 역시 기업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줄이는 데 찬성한다.다만 재벌들이 아직도 수익성이 낮은 계열사들을 정리하지 않은 채 신규사업에 진출하지 못한 것을 외부규제 탓만으로 돌리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정부는 규제대상 그룹수가 대폭 축소될 경우 재벌들의 황제경영이나 차입금을 동원한 과잉투자를 견제할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해 의사결정과정을 훨씬 투명하게 해야 하며 집단소송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또 재벌 계열사들의 눈가림식 상호출자와 능력이상의 출자를 제한하는현행 제도의 틀을 허물어뜨려서는 안된다. 추경편성,감세와 주5일 근무제 등의 현안에서 여야가 이견을 보여 구체적인 합의에 실패한 배경에는 현 경제상황,경기전망과 복지에 대한 인식차가 있을 것이다.우리는 경기부양을 위해 추경편성이 바람직하며 감세의 효과는 크지 않다고본다.주5일 근무제는 노사정이 기업의 인건비 추가부담을 줄이는 데 합의한다면 ‘단계실시’운운하며 질질 끌 이유가없을 것이다.이런 현안들에 대한 여야 시각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따라서 앞으로 여야는 의견을 적극 조율해 ‘경제살리기’에 박차를 가하며 일하는 국회상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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