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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아] 하키·축구·농구 혼합… ‘전쟁’처럼 격렬

    [마니아] 하키·축구·농구 혼합… ‘전쟁’처럼 격렬

    라크로스는 격렬한 운동이다. 스포츠지만 전쟁과 비교된다. 인디언들이 즐기던 것을 미국 개척자들이 받아들였다. 그 뒤 1900년대 초반 미국 명문사립고등학교와 동부 명문대학교 학생들이 미국의 전통을 지킨다는 취지로 이를 즐기기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귀족 운동이었던 라크로스가 미국에서 최근 크게 유행하면서 대중화되고 있다. 장비가 비싼 것도 아니고 경기 방식이 복잡하지도 않지만 전통 인기 스포츠인 하키와 축구, 농구의 장점을 고루 지녀 어느 운동보다도 박진감 넘치고 격렬하다. 라크로스를 접한 사람은 누구나 강한 인상을 받는다. 격렬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라크로스 없이는 살 수 없는 마니아가 된다. 경기 모습을 지켜보면 라크로스가 대중화될 날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글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seoul.co.kr 지난달 2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희대학교 대운동장에 건장한 남성들이 모였다. 하키와 축구, 농구를 합친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즐기던 구기종목인 라크로스 시합을 하기 위해서다. 국내 대학교 가운데 유일하게 이 학교에 라크로스 팀이 있다. 이날 시합을 벌인 양팀은 ‘CLU’(Corea Lacrosse Union)와 경희대학교 팀.CLU는 외국에서 라크로스를 접한 유학생들의 모임이다. 선수들의 키는 다양하지만 하나같이 어깨가 벌어지고 피부가 검은 큰 체격을 가진 사나이들이다. 이들은 헬멧을 쓰고 온 몸에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1m 정도 되는 스틱을 들었다. 스틱엔 그물망이 있어 공을 넣을 수 있다. 드디어 중앙선에서 심판의 휘슬이 울렸다. “레츠고 클루” “경희대 파이팅” 힘찬 구호와 함께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시작됐다. 특이한 건 하키처럼 공을 몰다가 그물망에 공을 넣고 달리는 것이다. 순간 상대팀 선수들은 공을 쥔 선수의 진출을 막거나 공을 뺏기 위해 스틱으로 상대의 스틱을 치거나 심지어 헬멧과 가슴을 치기도 한다. 이 경기는 등만 치지 않으면 반칙이 아니다. 경기에 앞서 보호장비를 든든하게 착용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만일 스틱으로 쳤을 때 큰 소리가 나면 파울을 선언,1분간 퇴장이다. 결국 경희대 노영동(26)씨가 달릴 때 스틱으로 막다가 가슴을 쳐 큰 소리를 낸 CLU 팀장 노진규(32)씨가 1분간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하키는 지면 위에서 공을 몰지만 이 경기는 주로 공중에서 스틱으로 공을 던지고 받아 더욱 박진감 넘친다. 선수끼리 몸을 부딪치기도 하고 부족하면 스틱으로 쳐 더욱 격렬하다. 갑자기 관중석에서 일제히 “하하하”대박 웃음이 터졌다. 수비를 보던 체격이 다소 작은 김두현씨가 CLU에서도 가장 거구인 박원재(31)씨의 진출을 막기 위해 몸을 던져 부딪친 순간 넘어질 듯 말 듯 비틀비틀하다가 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김두현(20)씨는 교체돼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경기장 밖엔 선수 5명이 늘 준비하고 있다. 경기가 워낙 격렬하고 체력소모가 심해 선수들이 수시로 교체된다. 교체는 무한정 가능하다. 라인 밖으로 나온 김두현씨는 선수들을 향해 장내 빈 공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를 쳤다. 치열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스코어는 8대8. 경희대 노영동씨가 중앙선을 침투, 골문을 향해 달렸다. 달리는 노씨는 스틱과 몸싸움의 저항을 받았다. 방어가 심해지자 그는 골문 옆에 있는 이헌영(29)씨에게 공을 던졌다. 공을 향해 3개의 스틱이 동시에 올라갔지만 결국 이씨의 그물망에 들어갔다. 그는 넘어지면서 골키퍼 장영재(25)씨의 다리 사이로 공을 넣었다. 5분 뒤 CLU의 노진규씨가 점수를 세는 한인수(22)씨에게 “얼마나 남았느냐.”고 묻자, 한씨는 “죄송합니다.2분 늦었습니다.”라고 답했다. 경기장 내 선수들은 팀을 가리지 않고 이제히 “야∼임마∼뭐야!”“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는 등 큰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체력 소모가 워낙 심해 1∼2분 더 뛰는 것도 괴로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들어와 헬멧을 벗자 땀이 흠뻑 젖어 머리카락 사이 속살까지 젖어 있다. 선수들은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셨다.10분 동안 이들이 마신 양은 준비한 이온음료 10병 가운데 6병. 노진규씨에게 “게임이 어땠냐.”고 묻자, 그는 “하하하 죽겠어요.”라고 답했고 옆에 있던 박원재씨도 “많이 뛰니까 더 재미있다.”고 거들었다. 격렬한 경기였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노씨는 “운동을 해 보면 오히려 보호장비를 착용하는 경기가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한인수씨도 “고의적으로 때리지 않는다면 보호장비가 있어 큰 부상은 없다.”고 전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상쾌해서인지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국내 마니아 어디 있나 ●한국 유일 고교팀, 외대부속 외고(HAFS)팀 국내 유일의 고등학교 라크로스 팀이다.3일과 10일 서울외국인학교(Seoul foreign studies), 서울국제학교(Seoul internationalschool)와 리그전을 펼친다. 고등학교 리그전은 처음이다. 2005년 개교와 함께 생겼다. 국제화를 내세우는 학교인 만큼 미국 명문사립고에서 유행하는 라크로스를 하겠다는 취지에서다.2학년생 16명이 활동하고 있다.1학년생은 2학기에 모집한다. 주로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관심이 많다. ●유학생 중심으로 구성된 CLU(Corea lacrosse union)팀 유학생이 주축인 라크로스 마니아 클럽이다. 하지만 가입 여부는 유학생이 아니어도 상관 없다. 이름만 올리면 가능하다.2000년 창설됐다. 매년 100여명씩 늘어 현재 430명이 가입돼 있다. 이처럼 급속한 회원수 증가에 대해 노진규(32)운영국장은 “유학생은 서로 인맥으로 얽혀 있어 입소문이 빠르다.”고 말했다. 주로 활동하는 회원은 30여명. 이들은 대부분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 있는 졸업생들이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 활동인원은 급격히 는다. 미국은 겨울방학은 짧고 여름방학이 길어 여름에 유학생이 대거 돌아오기 때문이다. 매주 일요일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에서 연습을 한다. 원래 용산 미군부대에서 했는데 9·11테러 이후 출입 제한이 심해져 재작년 장소를 옮겼다. ●1997년부터 활동한 경희대학교팀 조정원(현 대한체육회 부회장)전 경희대 총장이 1996년 미국에서 한인회장한테 라크로스를 소개 받은 뒤 귀국, 당시 체육대학 학장이었던 손두복 교수에게 “한국에서 라크로스를 키워보자.”고 제안,1997년에 구성됐다. 국내 최초의 라크로스팀이다. 당초 권순재(34)씨의 주도로 10여명이 모인 동아리 성격이었으나 곧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됐다. 오는 2009년 아시아태평양 라크로스 게임에 참가할 계획이다. 선수는 50여명이지만 주로 졸업생을 뺀 25명이 활동한다. 체육대생이 아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공대생과 인문대생이 10명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팀원을 모집한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Lacrosse의 역사와 현재 라크로스(Lacrosse)는 예전엔 필립스 엔더버와 엑스터 등 미국의 명문사립고 혹은 동부 명문 사립대 학생들이 즐겨하던 귀족 스포츠였다. ●美 인디언들이 즐기던 스포츠… 1500여년 이어지며 대중화 하지만 최근엔 미국 전역의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즐기는 대중스포츠가 됐다. 1900년대 초 주로 명문 학교에서만 유행할 때 이들은 라크로스를 하는 이유에 대해 “미국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라고 말했다. 실제 라크로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스포츠이다. 기록에 따르면 무려 그 역사가 1500여년이나 됐다. 그 뿌리는 미국 인디언에 있다. 라크로스는 프랑스어로 프랑스 개척자들이 인디언들이 하는 경기를 본 뒤 관사와 막대기를 뜻하는 la와 crosse를 합성해 만든 명칭이다. 하지만 1492년 콜럼버스가 미국을 발견했을 무렵, 인디언들은 이를 ‘바가타웨이’라고 불렀고 개척자들은 이를 보고 열광했다고 한다. 원주민들한테 바가타웨이는 제사와 전쟁의 속성을 지녔다. 태풍과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닥치면 인디언들은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 바가타웨이를 했다고 한다. 또 피를 흘리는 전쟁을 피하기 위해 바가타웨이를 했다. 대립하는 부족들 가운데 한 부족이 바가타웨이를 하면서 부족의 상징물인 문패 등을 상대 부족의 성지에 갖다 놓으면 상대 부족의 영역까지 갖는 것이다. 또 갈등을 해소하고 강한 남성이 되기 위해 이 놀이를 했다고 한다. 현재 라크로스가 된 바가타웨이는 전쟁을 대신하고 강한 남성을 만드는 경기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격렬한 운동이다. 이 운동은 하키와 농구, 축구의 복합체다. 하키처럼 스틱을 사용해 공을 잡고 먼 거리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은 축구와 비슷하고 골문 근처에 있는 선수에게 공을 패스하는 건 농구와 같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대 선수와의 거친 몸 싸움에 밀리지 않는 우수한 체격 조건과 농구처럼 패스나 슛할 때 속임수가 가능한 민첩성, 팀 워크를 위한 협동심이 모두 요구된다. ●10년 사이 美 청소년팀 65%, 대학·클럽팀 62% 늘어 라크로스가 뒤늦게 대중화된 이유에 대해선 다양한 설이 있다. 미국에서 최고 인기인 야구와 같은 봄 시즌에 열려 대중화가 안 됐다는 것. 또 명문사립학교 출신들이 사회 유력인사로 성장, 그들이 학생 때 즐겼던 라크로스를 적극 지원하면서 뒤늦게 마케팅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 등이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미국 청소년팀은 65%, 대학과 클럽팀은 62%가 늘었다.5년전 라크로스 장비를 만드는 업체의 브랜드는 2개에 불과했지만 현재 주요 브랜드만 6∼7개. 스틱을 만드는 업체는 수십개로 늘었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에 20만명의 선수가 있다. 아직 국내에선 주로 유학생을 중심으로 마니아들만 즐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조선왕조실록 환수? 기증?

    조선왕조실록 환수? 기증?

    서울대가 일본 도쿄대로부터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을 돌려받는 과정에서 ‘환수’와 ‘기증’ 형식을 동시에 취하기로 해 역사의식 부재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약탈당한 문화유산의 소유권을 충돌이나 반대급부 없이 완전히 넘겨받는 실익을 얻음으로써 앞으로 약탈 문화재 환수에 의미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대는 기증, 서울대는 환수”로 양해 서울대는 31일 대학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왕조실록 환수 배경과 역사적 의미 등을 밝혔다. 이태수 대학원장은 “서울대가 도쿄대 소장 조선왕조실록 오대산 사고본 47책을 돌려받기로 한 것은 서울대 개교 60주년을 기념한 양교 학술교류 활성화의 차원”이라면서 “도쿄대측은 ‘기증’, 서울대측은 ‘환수’의 형식을 취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도쿄대측은 지난 15일 사토 부총장이 직접 서한을 갖고 와 조선왕조실록을 돌려주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서울대측은 별도 추진팀을 구성해 환수를 추진했다. 이 원장은 “도쿄대측은 자국내 여론 등을 고려해 기증의 형식을 원했으며 이에 서울대는 환수의 형식을 취하는 것으로 서로 양해했다. 이는 소유권 이전에 있어 굉장히 진일보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소유권 넘겨받은 진일보한 방식 vs 역사의식 없는 수용 식민지 시대에 해외로 유출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국제법상으로도 많은 논란이 있어 그동안 연구 목적의 영구임대 등 형식으로 돌려받았다. 서울대 국사학과 이태진 교수는 “일제 치하 36년을 ‘강점’으로 보면 당연히 불법적인 합방에 의한 약탈이겠지만 아직 이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불교계를 중심으로 출범한 조선왕조실록환수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도쿄대가 조선왕조실록의 기증을 제안하고 서울대가 이를 역사의식 없이 수용, 국민 모두의 지지와 연대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승리의 영광을 퇴색시키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서울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번 환수는 사실상 환수위의 노력 덕분”이라며 공로를 돌렸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이 서울대내 규장각에 소장돼야 한다는 것만큼은 분명히 했다. 국사학과 이상찬 교수는 환수위의 오대산 월정사 소장 의견에 대해 “실록이 오대산 사고에 있긴 했지만 이는 예산 등 문제 때문이었고 관리권은 1911년 3월 이후 조선총독부 취조국이 줄곧 행사하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조선왕조실록 환수가 국가적인 경사인 만큼 향후 관리권과 소장권에 대한 소모적 논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고유가시대 軍도 허리띠 죈다

    질문: F-16전투기가 1시간 비행하는 데 드는 기름값은?정답: 900갤런 186만원어치(올해 5월 방위사업청 구매가 기준). 전투기, 군함, 탱크 등 몸집이 큰 전투장비가 한번 움직이는 데 들어가는 기름값은 민간의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고유가 시대가 되면, 군도 예산 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 맬 수밖에 없다. 국방부는 29일 올해 에너지 절약 목표를 유류는 예산편성 물량의 14%, 가스·전기·수도는 1% 이상으로 설정,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육군이 17%, 해군 16%, 공군이 12%의 유류절감 목표를 각각 세웠다. 구체적으로 ▲유사훈련 통합 및 모의훈련 확대 ▲항공기 지상 작동절차 개선 및 단거리 귀환방법 적용 ▲해상경계 전력 및 훈련장비 감소운영 ▲군용차량 5부제 및 통합배차 ▲이벤트성 행사지원 중지 ▲생활속의 절약요소 적극 발굴 등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월 기간에 사용계획 대비 17%(33만드럼)의 유류를 절감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특히 육군은 컴퓨터의 전기 소모를 막기 위해 ‘PC전원 자동차단 프로그램’을 이날 자체 개발했다. 점심기간 등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자동적으로 전원이 꺼지는 프로그램이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2006 독일월드컵] “마지막 1%는…” 베테랑 말하다

    독일월드컵 출정(27일·스코틀랜드)을 앞두고 25일 집단 인터뷰를 가진 태극전사들은 16강 진출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또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장식, 독일월드컵 본선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겠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남일 이번 월드컵부터 반칙에 관한 규정이 강화됐다. 반칙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만큼 여러 방법을 찾고 있다. 심판의 눈에 띄지 않는 교묘한 반칙을 해야 한다. 역습을 당하는 상황에서 반칙을 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반칙으로 경고를 받거나 퇴장당하면 팀 전력에 엄청난 손해를 주게 돼 주의해야 한다.   ●이을용 국내 마지막 평가전이어서 국민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긴장하면 조금 뛰더라도 더 힘들게 느껴진다. 또 긴장해서 볼을 자주 뺏기게 되면 체력소모도 더 빨라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은 평가전을 통해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 실제로 월드컵 본선에서는 더 정신을 못 차릴 수 있다.   ●안정환 보스니아전은 꼭 이겨서 자신감을 가지고 떠나야 현지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유럽팀은 힘과 기량이 좋아 힘으로 맞대응하는 것보다는 한국 특유의 순발력을 이용해야 한다. 보스니아전은 유럽의 강한 수비진을 어떻게 뚫느냐가 열쇠이고 젊은 선수들에게는 유럽 축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이영표 좋은 경기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모두 최선의 준비를 할 것이고, 그 결과를 인정할 것이다. 팬들보다 선수들이 더 월드컵의 선전을 갈망하기 때문이다. 남은 기간 수비조직력을 올리는 게 급선무다. 또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도 다듬어야 한다. 경기를 지배할 수 있어야 한다.   ●박지성 남은 기간 동안 잘 준비해 월드컵에 임하겠다.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보스니아전만큼은 반드시 이기고 가야 본선 첫 경기가 잘 풀릴 것 같다.2-0으로 이길 것 같다. 국내 평가전에서 이긴 적이 많았지만 그렇더라도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 과정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발견되고 그게 약이 될 것이다.
  • [우리구 최고야!] 강서 사랑 나눠주는 ‘공무원 자원봉사단’

    [우리구 최고야!] 강서 사랑 나눠주는 ‘공무원 자원봉사단’

    “어 형.” 멋쩍은 표정으로 문앞에 서 있는 우리 조원을 기억하고 먼저 반긴 것은 장애인 공동생활가정인 그룹홈의 대운이었다.4월에 이은 우리조 두 번째 봉사날인 지난 10일 그렇게 따뜻한 반가움으로 추억된다. 봉사의 기쁨을 먼저 체험한 직원들과 함께 나서진 못했지만 평소에 관심있던 직원들의 “하고 싶다.”라는 간절한 바람이 따뜻한 훈풍처럼 전해져,‘강서구 공무원 자원봉사단’발대가 계획된 것은 올 1월이었다. ●올 2월 130여명 모여 발대식 2월 초 모집을 시작했을 때 ‘과연 몇 명이나 올까.’하던 우리의 걱정을 무색하게 10명밖에 안됐던 신청자가 조금씩 늘더니 같은 달 27일 130여명이 모여 발대식을 했다. 기대보다 훨씬 많이 모인 우리 봉사단은 모두 7개의 소모임으로 나누었다. 햇살을 닮은 ‘햇살마루’와 자연과 함께하는 ‘자연사랑’, 실천이 함께하는 사랑의 의미를 전하고픈 ‘자원봉사 가는 날’, 질그릇처럼 일상속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항아리봉사대’, 일상 속에 행복의 소중함을 나누자는 ‘세잎클로버’, 고달픈 이에게 기쁨을 전하는 ‘스마일’, 끝으로 행복과 사랑을 가족처럼 두루두루 나누려는 ‘나눔지기’로 지었다. 드디어 지난 3월28일 장애인보호시설인 소망원에서 시작한 ‘자원봉사 가는 날’과 ‘나눔지기’팀의 활동으로 본격적인 팀별활동이 시작됐다. 각 팀별로 어려운 이웃에 대해 마음을 열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각각 교남소망의 집, 소망원, 샬롬의 집 등 장애인 시설을 우선 정해 4월부터 매월 한두차례 활동을 했다. ‘행동 없는 말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는 말의 의미가 나날이 새롭다.‘사회통합’이란 허무하게 맴돌 던 구호는 우리가 다가간 만큼 가까이 있었다. ●같이 밥 먹고 때 밀어주고… 장애인과 교감 재난복구처럼 거창한 봉사가 아니어도 그들과 함께 한 상에 앉아 밥을 먹고, 목욕봉사를 하며 등을 밀어주고, 또 산행을 하고, 볼링을 치며, 그리고 함께 꽃을 가꾸는 시간을 통해서도 따뜻한 교감이 시작됐다. 4월에 한 첫 봉사에 아쉽게 참석하지 못한 나의 첫 방문일 5월10일. “누나, 누나” 하면서 서툰 말투지만 자기가 소중하게 간직해 온 사진첩과 합창단증을 일일이 펼쳐 보이며 열심히 추억의 보따리를 풀어 주던 대운이와 지훈이, 소중한 보물인 듯 월드컵 대진표가 한 켠에 새겨진 명함을 보여 주며 함께 2006 월드컵 응원하자던 혁찬이, 그리고 남은 빵이 없어 우리에게 줄 빵을 못 가져 온 걸 너무 속상해하던 제빵기술을 배우는 인호…. 짧은 하루의 만남이었지만 우리가 나눔을 준 것보다는 오히려 눈물나는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었다. 다음에 만날 때는 월드컵이 한창이다. 우리 국민이 하나될 그 날. 하나의 소중한 인격으로 형제처럼 한 지붕에 살고 있는 네 친구들과 6월의 함성을 외칠 다음 만남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주민들에게 사랑과 친근함을 나눌 수 있는 봉사단이 되리라던 우리의 초심을 지켜가면서 강서구 공무원 자원봉사단은 온몸으로 느끼며 살뜰히 키워나갈 것이다.
  • [데스크시각] 미술계 돈 이야기 의미 있으려면/임창용 문화부 차장

    갈수록 사회가 상업화로만 치닫다 보니 요즘은 미술계도 ‘돈’ 이야기 빼면 별로 남는 게 없다. 박수근 작품이 경매에서 낙찰 최고가를 경신했다느니, 중국 유명 현대작가 작품은 없어서 못 판다느니, 어떤 화랑이 솔드 아웃으로 한몫 잡았다느니 …. 아직 실체도 없는 아트펀드가 미술계의 주요 뉴스로 보도되고, 부동산이나 주식 이야기하듯 미술품 투자 수익률까지 그럴싸하게 포장돼 이야기된다. 한데 이같은 이야기들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실체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한두 달만에 쉽게 깨지는 낙찰가 기록이라는 게 그리 의미 있는 것인가.19세기 인상파 작품이나 박수근 작품의 투자 수익률 등도 따져보면 극히 부분적이고 주관적인 측면이 강하다. 지난해부터 금방이라도 도입될 것 같았던 아트펀드도 여전히 그 실현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태다. 펀드상품을 개발하고 관리할 금융기관이 볼 때 우리나라에서 미술품은 아직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데도 미술계는 계속 ‘돈’이야기만 한다. 사람들이 미술 자체보다는 ‘돈’에 훨씬 관심이 많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막말로 “이 작품은 작품성이 뛰어나니 집에 오래 걸어두고 감상하라.”는 말보다 “이 작가 뜰 것 같으니 사두면 돈 될 것”이라고 해야 한 점이라도 더 팔지 않겠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의 상업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내실이 뒷받침된 뒤의 일이어야 한다. 상업화할 내용물은 빈약한데, 내용물을 채우는 데 필요한 이야기는 뒷전이고 돈공론만 무성한 것이 문제다. 이는 그야말로 ‘공론’(空論)이다. 우리 미술시장 규모는 연 2000억원 수준이다. 그나마 일정 규모 이상의 빌딩 신축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장식미술품 시장을 빼면 절반으로 줄어든다. 수십조원에 달하는 출판이나, 수조원대의 영화, 게임산업에 비하면 사실 얼마나 초라한가. 그런데도 우리 미술계는 돈 이야기에만 열중하고, 언론은 이를 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증폭시켜 사람들을 부추긴다. 하지만 이같은 돈공론은 실체가 없는 만큼 소모적이고, 우리 미술 발전을 가로막는다. 국민의 예술적 소양 없이는 미술산업도 발전하지 못한다. 우리보다 훨씬 못 산다고 하는 모스크바나 동유럽에 가보면 깜짝 놀라는 것중의 하나가 국민들의 예술에 대한 사랑이다. 자그마한 전시나 공연에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제법 비싼 오페라 티켓을 사기 위해 주머니를 턴다. 전시든 공연이든, 블록버스터급에만 사람이 바글거리는 우리와는 딴판이다. 지금이라도 미술계는 진정한 미술공론으로 돌아와야 한다. 솔드 아웃 이야기만 할 게 아니라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애매모호한 수익률로 투자심리만 부추길 게 아니라, 미술애호가가 한 사람이라도 더 늘어나도록 작품과 전시의 질을 높여야 한다. 투기심리만 부추기는 아트펀드보다는 국민들이 그림에 친숙하도록 도와주는 아트뱅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아트뱅크는 현재 문화관광부가 시행중이지만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에만 작품을 빌려줄 뿐 일반 국민들에겐 ‘그림의 떡’이기 때문이다. 공공기관보다는 오히려 국민들이 싼 값에 그림을 빌려 집에 걸어놓도록 도와야 우리 미술진흥에 도움이 된다. 정부의 문화예술 지원도 지나친 산업적 편향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화부 예산으로 올해 미술계에 직접 지원하는 것은 화랑들의 국제아트페어 참가비용을 지원하는 4억 5000만원뿐이다. 문화정책 주무부서의 미술 지원액수로는 너무 적고, 그나마도 대표적인 지원이 화랑들의 그림 판매시장인 아트페어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작품이 아닌 작품값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우리 미술은 척박해진다. 문화적 소양이 높은 사람이 많을 때, 그리고 이를 위한 미술공론이 활성화됐을 때, 비로소 돈 이야기도 의미를 찾을 것이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마니아]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

    [마니아]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우주 유영과 닮았다. 물속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 상태에 놓인다. 무중력과 비슷한 체험이다. 20㎏짜리 장비 무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하늘을 날 듯, 우주를 여행하듯 자유롭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암벽 등반과 닮았다. 다이버는 파트너와 생사를 공유한다. 공기가 부족하면 나눠주고, 위험하면 안전한 곳으로 구출한다. 생사고락을 함께 한 파트너는 평생 친구로 남는다. 올 여름휴가 때는 잠수여행을 떠나보자. 글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지난 14일 강남구 대치동 프리존 다이빙센터. 잠수풀에서 공기통과 호흡기, 물안경 등을 착용한 다이버들이 잠수를 즐기고 있다. 물속으로 사라졌다 나타나길 몇 시간씩 반복하는데도 지루해 보이지 않는다.5m 깊이라 물은 시퍼렇다. 바닥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다이버들은 오랜 친구처럼 물과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눴다. ●회원 1000여명 ‘거대 조직´ 이들은 스킨스쿠버 동호회 실버씨(Silver Sea) 회원들이다.1000여명이 등록한 온·오프라인 모임이며 100여명이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장비를 대여하고, 강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김성범 스킨스쿠버 강사는 “다이빙의 매력은 하늘을 나는 것과 비슷한 자유스러움”이라고 설명했다. “물속에 들어가면 어느 순간 뜨지도 않고 가라앉지도 않는 중성부력 상태에 놓입니다. 그러면 우주를 여행하듯 자유롭게 물속을 탐험할 수 있죠.” 물고기처럼 유영하며 물과 호흡하는 것, 그게 매력 포인트란다. 동호회 회원인 연세대 마취과 김기준 교수는 “지구의 70% 이상을 차지하지만,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는 바다를 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이국의 문화와 자연을 접하듯 바다를 체험하면 시야를 넓힐 수 있단다. “공기 등 늘 곁에 있어 소중한 줄 몰랐던 것을 감사하게 되죠. 욕심이 저절로 사라집니다.” ●제주도 해안 연산호는 한폭 수채화 아름다운 바다를 찾아 해외까지 나갈 필요가 없다. 동해안, 남해안에도 빼어난 수중환경이 가득하다. 특히 제주도 주변 연산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무지갯빛 산호가 물결따라 춤을 추면 움직이는 수채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최근 버려진 그물이 많아지면서 동해안 바다물이 탁해지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김 강사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자연스럽게 환경보호론자가 된다.”고 말했다. ●비행기·승용차보다 안전 다이빙은 위험한 취미가 아니냐고 물었다. 김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다이빙 사고 중 절반은 부주의한 기구 사용이고,30%는 질병,15%는 기후조건 때문이란다. 상어 등 해양생물 사고는 5% 미만이라고 했다. 그는 “제대로 교육받고 욕심내지 않으면 사고날 위험이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승용차나 비행기보다 훨씬 안전하단다. 김 강사도 “‘혼자 다니지 않는다. 모르는 생물을 만지지 않는다.’는 두 원칙만 지키면 다이빙은 안전한 레크리에이션”이라고 설명했다. 수영을 못해도 마찬가지다. 잠수복이 물에 뜨도록 만들어져 물에 빠질 염려가 없다. 물속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즐기는 방법을 배우면 그만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 게다가 여성이 남성보다 스쿠버 다이빙에 적합하다고 김 강사가 말했다. “근육이 없으면 산소 소모량이 적고, 지방이 많으면 추위에 강해 물속에서 오래 견딜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이 남성보다 유리합니다.” 장비 무게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평균 무게가 20㎏ 이상이지만, 물속에 들어가면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힘든 것은 다이빙 전과 후 육상에 있을 때 뿐이다. 덕분에 요즘은 스쿠버 다이빙 수강생 10명 중 7∼8명이 여성이다. 장비가 200만∼300만원으로 비싸지만, 요즘은 빌릴 수 있는 곳이 많다. 김 강사는 부부가 함께 다이빙을 즐길 것을 권했다.“물속에서 파트너는 생명줄과 같습니다. 공기가 부족하면 나눠주고, 위험하면 안전한 곳으로 구출해 줍니다. 그런 경험을 공유한 부부라면 평생 믿고 의지하며 살지 않겠습니까.” 올 여름휴가 때는 잠수여행을 떠나 보자.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구청서 배우면 저렴해요 마포구와 송파구가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좌를 마련하고 있다. 전문 강사가 소수 정예로 가르쳐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제대로 배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강료도 저렴한 편이다. 마포구는 다음달부터 매주 토요일 낮 12시∼오후 5시 30분 실버씨 다이빙센터에서 강좌를 마련한다. 직장인 10명을 대상으로 4차례 진행한다. 참가비는 2만원이고 공기통 사용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개강 때 수영복과 필기도구를 갖고 참석하면 된다. 문의 (02)330-2508. 송파구는 다음달 12∼17일 오후 7∼9시 잠실 올림픽 잠수풀에서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스킨스쿠버’를 강의한다. 정원은 10명이고 초등학교 3학년에서 성인까지 참여할 수 있다. 회비는 9만원. 오는 25일 송파구 체육문화회관 1층 접수처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준비물은 수영복과 세면도구. 문의 (02)402-9621∼2. ■ 스킨스쿠버 다이빙은… 취미 잠수에는 스킨 다이빙과 스쿠버 다이빙이 있다. 스킨 다이빙(skin diving)이란 해녀처럼 간단한 잠수도구(수경, 스노클, 오리발)만 갖고 자신의 폐활량 한계 내에서 자맥질을 하는 것을 말한다. 스쿠버(SCUBA)란 ‘Self Contained Underwater Breathing Apparatus’의 머리글자를 모은 약칭으로 우리말로는 ‘수중자기호흡기’라 해석된다. 압축공기탱크와 레귤레이터(호흡기), 옥토퍼스, 게이지, 부력조절기 등을 이용해 수중에 오래 머물 수 있다. 두 가지 방법을 합쳐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이라 부른다.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려면 반드시 C카드(C-card)를 소지해야 한다. 정식으로 스킨스쿠버 다이빙 강습과정을 이수했음을 증명하는 것. 정해진 강습과정에 참가해 모든 과정을 규정대로 마쳐야 발급받는다. 국내·해외 바닷가 잠수여행을 떠나려면 C카드가 필수다. 없으면 교육을 받지 않은 것으로 간주, 다이빙 활동을 허가하지 않고 간단한 체험 다이빙만 할 수 있다. 다이버들이 흔히 C카드를 자격증이라고 부르는데 사실 교육과정을 마쳤다는 수료증에 더 가깝다. ■ 도움말 실버씨(Silver Sea)와 한국잠수협회
  • ‘FTA와 한국경제’ 세미나

    다음달 5일 미국에서 시작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을 앞두고 ‘한·미 FTA와 한국경제’ 세미나가 1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렸다. 경제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미 FTA민간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학계 전문가들은 FTA에 따른 실익과 피해, 순서와 속도, 대책 등을 놓고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경제선진화 계기, 현안 해결책”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한·미 FTA는 우리나라가 개방형 통상국가로 나아가는 데 필수적인 관문인 동시에 경제 체질 개선과 고부가가치화 등 장기적 국가발전전략의 구체적 정책수단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주장했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미 FTA는 기존 수출위주의 경제성장 방식을 대신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며, 찬반 논란은 소모적인 얘기”라고 강조했다. 임호기 전자산업진흥회 팀장은 “관세, 비관세장벽의 철폐를 통한 시장개방효과뿐 아니라 투자유치, 기술이전 등을 통해 다각적으로 교역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염규배 섬유산업협회 팀장은 “우리나라 총 섬유수출에서 대미 수출비중은 현재 17%이지만,FTA 체결시 20% 수준으로 상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준비 없이 급하게 추진, 피해 불 보듯”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개방전략은 일관성이 별로 없으며, 특히 한·미 FTA의 경우 외교안보 변수가 무시된 채 진행돼 왔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미국이 아니더라도 덜 위험한 체결 대상국이 있고,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도 할 수도 있는데 왜 이 시점에서 그렇게 급하게 경제통합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두봉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는 “FTA 체결로 쌀까지 포함해 모든 농산물의 관세가 철폐되면 농업 소득이 무려 7조 70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대 김종섭 국제대학원 교수는 “FTA가 양극화와 고용을 해결하기는 힘들며, 단기적으로 중소기업이 퇴출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제민 연세대 교수는 “무리를 해 지나치게 빨리 추진하기보다는 연금이나 규제개혁,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의 대내적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금융서비스부문의 발전 속도와 보조를 맞춰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설] 서해 NLL 조정논의 국민이해 구해야

    판문점에서 진행되는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해 남북 양측의 변화된 입장이 개진됐다. 북측은 서해 5도에 대한 남측 주권을 인정하되,NLL을 양측 수역의 중간으로 재설정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남측은 국방장관 회담에서 논의하자고 역제의했다. 어제 열린 두번째 회의에서 북측이 이를 거부해 진전을 보지 못했으나 주목해야 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서해 5도가 엄연히 우리 영토라는 점에서 북측의 새삼스러운 주권 인정에 큰 의미를 두기는 어렵다고 본다. 다만 그들이 내세운 조정안이 현실적으로 진일보한 점은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거듭 강조하지만 NLL 논의는 남북기본합의서에 의거, 남북간 군사적 신뢰회복이 이뤄진 뒤에 다룰 사안이다. 공동어로수역 설정과 안전보장, 우발충돌 방지방안 등 실천적 과제들이 마땅히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영해주권이라는 중차대한 문제를 실무 성격의 장성급회담에서 다루자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북측은 2004년 3월이후 네 차례의 경협추진위에서 거듭 합의한 철도시험운행을 NLL문제를 내세워 지연시킨 전력이 있다. 지난주 어렵게 이뤄낸 경의선·동해선 시험운행 합의마저 이 문제로 또 무산시키려 해선 결코 안 된다. 오늘 열릴 마지막 회의에서 공동어로수역 설정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실천적 과제들을 논의하는 데 성의를 보이기 바란다.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합의 등 고조돼 가는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는 일만은 자제할 것을 북한 군부에 당부한다. 정부에도 묻는다.NLL문제를 국방장관회담에서 다루자는 제의의 의미를 명확히 해야 한다. 많은 국민이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인지 의아해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제도적 양보’ 발언이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구구한 억측으로 소모적 논란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 신뢰 회복을 위해 전향적 자세를 보일 생각이라면 이를 국민에게 소상히 밝히고 이해를 구해야 할 것이다.
  • ‘걔네들’은 신인류인가

    ‘걔네들’은 신인류인가

    “그거라고 말하네, 그것들이라고.”(아들) “내가?”(아버지) “걔네를 그거라고 부르잖아. 내 생각엔 걔네들도 사람이야.”(아버지) 아들은 아버지가 무의식 중에 내뱉은 말에 화를 낸다. 아들은 이제 막 자신과 똑같은 유전자를 지닌 복제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걸 알았다. 게다가 자신도 진짜가 아닌 복제본이라는 사실을 알고 극심한 정체성 혼란을 느낀다. ‘복제된 인간은 인간일까, 복제품일까.’ 인간 복제를 둘러싼 숱한 논란은 결국 이 문제로 귀결된다.18일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막 올리는 연극 ‘넘버’의 문제의식도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복제인간을 단순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가상의 미래를 경고한 영화‘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넘버’도 인간 복제시대가 야기할 부정적인 이면을 파헤친다. 연극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로만 구성된 2인극이다. 그런데 실제로 무대에 등장하는 아들은 세 명이다. 장면이 바뀔 때마다 오리지널 아들(버나드1), 복제 아들(버나드 2), 그리고 또다른 복제 아들(마이클)이 번갈아 나온다. 외형상으로는 똑같기 때문에 웬만한 눈썰미로도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해결책은 둘의 대화에 집중하는 것인데, 희곡 역시 그다지 친절한 편은 아니다. 앞뒤 상황을 거두절미한 아들과 아버지의 대화는 툭툭 끊긴다. 하지만 선문답 같은 이들의 대화를 차근차근 곱씹다보면 퍼즐게임이 풀리듯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이 파악된다. 알코올중독에 마약중독인 아버지가 오래 전 다섯살 아들을 복제연구소로 보내 그 아들과 똑같은 복제 아들을 만들어 키웠다는 것,35년이 흐른 지금 알고 보니 복제 아들이 한 명이 아니라 스무명이나 된다는 것, 그리고 폐기처분된 줄 알았던 원래 아들이 살아 있었다는 사실 등이 하나씩 밝혀진다. 영국 여성 극작가 카릴 처칠의 ‘넘버’는 2002년 런던 로열코트 극장에서 초연돼 화제를 모았던 작품. 재작년 브로드웨이에서도 공연돼 호평을 받았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이번 무대는 지난해 ‘여행’과 ‘그린벤치’로 각종 연극상을 휩쓴 연출가 이성열이 맡았다.“인간 복제가 실현된 사회에서 소시민 가정이 겪는 비극을 그린 작품”이라고 지적한 그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다 죽음으로 결말을 맞는 버나드 1·2와 달리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하지 않고 현실에 만족하며 사는 마이클의 캐릭터는 인간복제시대 신인류의 등장을 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파만 달랑 놓인 미니멀한 무대를 채우고, 공연시간 60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는 중견 배우 이호재와 권해효에게 맡겨졌다. 이호재는 아들을 버릴 정도로 비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핏줄에 이끌리는 이중적인 아버지로, 권해효는 장마다 각기 다른 세 명의 아들로 열연한다.6월4일까지,3만∼5만원.(02)765-547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정부홍보 맡은 민간전문가들 현주소

    정부홍보 맡은 민간전문가들 현주소

    참여정부 출범 이후 정책홍보 강화와 홍보 다양화 차원에서 민간인 출신 홍보전문가들이 대거 공직에 진출했다. 지난해 4∼6월에만 4∼6급 69명을 충원했고, 이후 몇몇 위원회에서 뽑은 인원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많다. 홍보 정책에 새 바람을 불어넣겠다며 선발한 민간전문가들은 대부분 2년 계약을 했고,3년 동안 연장을 할 수 있다. 안착한 사람도 많지만 적응을 못해 이직을 고려하는 이도 꽤 있다.‘정부 PR맨’의 경험담과 이들에 대한 안팎의 평가를 들어본다. “홍보를 제대로 하려면 소통이 필요한데 현업 부서와 홍보 부서의 의사소통이 안 돼 어려움이 많습니다.” 기자로 활동하다 사회부처 홍보담당자로 변신한 A씨가 밝힌 지난 1년의 소회이다. 그는 “직원들이 ‘칸막이 의식’이 워낙 강한 것 같다.”고 잘라 말했다. 직원들마다 자기 일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부서간, 직원간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지원부서인 PR업무의 특성상 일선 정책담당부서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현업부서에선 ‘홍보는 홍보부서에서 하는 일’이라며 기피하는 경향이 많다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정책홍보’를 내세우면서 ‘정책담당자가 홍보도 책임지라.’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먹히는 분위기가 아니라고 머리를 흔들었다. 특히 “언론과의 접촉은 홍보팀을 통하도록 하고 있지만 정작 홍보팀은 정책의 입안이나 추진 과정을 모른다.”고 지적했다. 홍보든, 공보든 다른 팀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역시 기자 출신의 B씨는 “계약직의 한계를 실감했다.”고 털어놨다. 대부분 일반직인데 홍보팀원 등 일부만 계약직이다 보니 ‘굴러온 돌’또는 ‘서자’취급을 받는 느낌이란다. 일반 직원들은 단기교육이나 국외 교육 대상자에 해당되는데 항상 ‘계약직은 제외’라는 말을 듣고 신분의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다보니 일반 공무원이나 자신이나 “공직사회에 영원히 있을 사람이 아니라 곧 떠날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대하고 행동하는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떠날 사람이니까 키울 필요가 없고, 그냥 써먹으면 된다는 식의 소모품 취급을 받는 기분이라는 것이다.“불미스러운 일이 외부에 알려지면 정보를 유출한 ‘범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면서 “홍보맨은 때론 조직과 언론 양쪽으로부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받는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회의 때문에 그는 더 이상 공직에 머물러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민간업체의 홍보 경험도 있는 기자출신 C씨는 “기자 출신이 홍보전문가로 많이 진출했지만, 언론관계는 강점이 있는지 모르지만 다른 영역은 약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언론관계말고도 온라인이나 이메일 홍보, 홈페이지 관리, 국정홍보처 리플달기 등 홍보의 다양화를 요구하는데 부응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언론학박사인 D씨는 “홍보 전문가를 영입한 이상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계약직 홍보팀장은 승진할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을 고칠 것을 제안했다.2∼3급의 홍보관리관 자리를 개방형으로 전환해 능력이 있으면 홍보팀장을 홍보관리관으로 발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홍보전문가는 4·5급이고, 국장급 홍보관리관엔 홍보에 경험이 없는 일반직이 앉아 있다 보니 업무처리에 한계도 있고 전문성도 훼손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칸막이가 높아 정보 취득이 어렵다는 불만에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기자 출신인 E씨는 “부처의 분위기에 따라 민간인 출신 홍보요원들이 활동하기 쉬운 곳도 있고, 어려운 곳도 있다.”면서 “모두 일반화하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조직이 작은 곳은 안착을 하는 분위기지만, 큰 조직이거나 관료적인 분위기가 강한 곳은 ‘텃세’가 심하다는 것이다.E씨는 또 “정부 홍보를 하러 들어왔는데 필요 이상으로 오보 대응을 요구하는 분위기여서 언론을 상대하는 데 부담이 많다.”고 강조했다. 사회부처에 5급으로 진입한 F씨는 “모두 고전을 하는 것으로 보면 안 된다.”면서 “기관장이 얼마나 홍보마인드를 가졌느냐에 따라 민간전문가들의 활동폭도 다르다.”고 했다. 그는 “공직사회 구성원 대부분의 홍보마인드는 40점 정도”라면서 “이 때문에 상당수 기관에서는 민간인 홍보전문가들이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간기업체서 일하다 들어온 G씨 역시 “어떤 조직이건 외부에서 들어가면 텃세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우리 조직에서는 변화를 요구했고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H씨는 “‘블루 오션’이라는 생각에 지원을 했지만, 초창기에는 남의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홍보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봐야 하는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공직사회의 마인드 전환을 촉구했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언론·광고·학계출신順 포진 민간에서 수혈된 각 부처 홍보전문가에 대한 지난 1년 동안의 평가는 평균 B학점으로 조사됐다. 서울신문은 최근 국정홍보처의 협조를 얻어 홍보전문가를 채용한 45개 부처를 대상으로 ‘채용인력에 대한 내부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직속 상관인 정책홍보관리관이 평가한 만족도는 82.8점이었다. 또 부처별로 2명씩 무작위로 선발한 일반 정책부서 직원들의 평가는 81.9점이었다. 정부가 정책홍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채용한 민간 홍보전문가들에 대한 내부 평가는 일단 ‘합격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 이후 현재까지 채용된 각 부처 민간 홍보전문가는 4급 34명,5급 34명,6급 1명 등 모두 69명이다. 전·현직 기자 등 언론계 출신이 34명(4급 23명,5급 11명)으로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재정경제부 남대희(전 한국일보 차장) 홍보기획팀장과 산업자원부 이강윤(전 문화일보 기자) 홍보기획팀장, 공정거래위원회 김주혁(전 서울신문 부국장) 정책홍보팀장, 국가청렴위원회 김덕만(전 헤럴드경제 기자) 공보담당관, 해양경찰청 한혜진(전 경향신문 기자) 정책홍보담당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처럼 기자들이 대거 기용된 데는 까다로운 지원조건과 언론시장의 환경악화, 그리고 정부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광고·홍보업계 출신이 21명으로 뒤를 이었다. 행정자치부 최혜경(전 한국까르푸 홍보담당이사) 기획홍보팀장과 정보통신부 전제경(전 에이컴 대표) 홍보담당관, 여성가족부 박한규(전 GS칼텍스 홍보팀장) 홍보담당 등이 이 범주에 든다. 또 국방부 서수연(서강대 홍보학 박사)씨를 비롯, 언론학 박사나 연구원 등 학계 출신도 14명에 이른다. 이밖에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대변인을 맡았던 신동민씨가 공정위에서 홍보전문가로 활동하는 등 이색 경력자들도 눈에 띈다. 국정홍보처 관계자는 “홍보는 정부의 취약분야일 뿐만 아니라, 홍보전문가 채용 대상기관도 65개에 이르는 만큼 앞으로도 채용이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면서 “제도 시행 초기이기 때문에 신분 불안 등으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공직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공무원·언론 평가는 정부 홍보맨에 대한 평가는 부처에 따라, 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일반 공무원들은 ‘전문성은 높지만 공직경험 부족’을 한계로 꼽았다. 반면 기자들은 ‘일반 홍보 전문가는 언론을 몰라서, 기자 출신은 너무 잘 알아서’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경제부처의 홍보관리관은 “홍보업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안면트기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기자출신 팀장과 함께 나가면 마음이 한결 놓인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사회부처 서기관은 “공직 내부를 모르니 정책흐름과 정보 등에서 소외되는 것 같다. 자리 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했다. 같은 부처 사무관도 “일반 공무원은 사무 처리에 능숙한데 민간 출신은 교육이 덜 된 느낌”이라면서 “아무리 전문가라도 공직에서 제 역할을 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점쳤다. 다른 부처의 과장급은 “홍보 전문가를 선발할 때 부처가 필요로 하는 전문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언론 홍보를 강화하려면 기자 출신이 낫지만, 참여정부가 요구하는 홍보 다양화 측면에서는 민간에서 활동한 홍보전문가가 더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출입기자들은 기자 출신 PR맨에 ‘기대반 부담반’이다. 한 사회부처 출입기자는 “기자출신이 홍보 실무를 맡으면서 자료 제공이 훨씬 깔끔해졌다.”고 평가했다. 경제부처 출입기자도 “자료요청 등 일부 업무처리는 공무원 출신보다 늦거나 불편하지만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처의 다른 기자는 “껄끄러운 일을 가지고 선배 기자 출신인 홍보팀장과 만나면 자유롭게 기사를 쓰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불편해했다. 실제 몇몇 부처에서는 기자출신이 기자를 상대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홍보활동을 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단다. 다른 사회부처 출입기자는 “홍보팀장이 때로는 기관장 앞에서 지나치게 자기과시를 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에서는 기자출신들을 홍보업무 전면에 내세우려 하지만 출입기자쪽에서는 언론을 너무 많이 알고, 개인적인 친분도 있어 부담스럽다.”고 털어놨다. 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美망명 탈북자 ‘정치 소모품’ 우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 망명한 6명의 탈북자들이 미 사회에 정착하기도 전에 자칫 ‘정치적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탈북자들의 미국 정착을 도우려는 인권 및 종교 단체들의 ‘과잉 의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 정부가 탈북자들을 북한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5일 탈북자 6명이 미국에 도착한 이후 로스앤젤레스 등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의 각종 단체들은 ▲탈북자 공동 기자회견 ▲북한 난민촌 건설 ▲북한인권법에 규정된 예산 2400만달러를 이용한 탈북자 정착 지원 등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관계자는 “탈북자들이 아직 공포감에서 벗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공개된 기자회견을 갖는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탈북자들은 아직 미국 상황 등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기 때문에 회견을 한다면 ‘코치’를 해주는 사람이 시키는 대로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탈북자 난민촌 건설과 예산 배정에 대해 “현재의 이민법 개정과 예산 처리를 둘러싼 의회 내 분위기로 볼 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탈북자 난민촌 건설은 미국이 아니라 아시아 국가에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민촌 건설 등을 비롯한 움직임들은 탈북자보다는 탈북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의 필요에 의해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도착한 즉시 미 정부의 역할은 끝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탈북자가 기자회견을 하는 등의 행위는 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탈북자들을 면담한다면 이들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탈북자들의 미국 망명과 정착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탈북자들의 회견과 관련,“백악관 방문이 이뤄지면 워싱턴에서, 그렇지않으면 로스앤젤레스에서 할 것 같다.”면서 “이른 회견 때문에 탈북자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우려했지만, 이들이 빨리 안정을 찾고 다음 정착 단계로 들어가려면 불가피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굴뚝기업도 ‘변해야 산다’

    굴뚝기업도 ‘변해야 산다’

    ‘기업의 변신은 무죄?’ 디지털 시대에도 살아남는 굴뚝형 회사들이 있다. 변화에 맞춰 발빠르게 첨단 산업으로 도약하는 곳들이다. 국민 볼펜으로 통하는 ‘모나미 볼펜’의 제조사 모나미는 프린트 서비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모나미 송하경 사장은 지난 11일 “다음 달 자본금 30억원 규모 자회사를 설립, 맞춤형 프린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HP 프린트 스테이션’을 세운다.”면서 “2010년까지 전국에 1120개 매장을 오픈할 것”이라고 밝혔다. ●‘HP 프린트 스테이션´으로 승부 1960년 필기구 제조업으로 출발한 모나미의 변신은 지난 94년,HP에 프린터 용품을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컴퓨터 문서작업이 보편화되자 프린터 소모품 유통 사업을 본격화해 지난해 말 프린터 용품 매출 비중이 55.88%로 문구류 매출(43.44%)을 훌쩍 넘어섰다. 모나미는 지난해 주총 이후 거래소에서 업종을 아예 유통업으로 바꿨다. 송사장은 “3만개 문구점 중 8000개와 거래하고 있는 모나미의 유통력과 HP의 기술력을 합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서 “5년내에 연 매출 1000억원을 추가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방직공장터에 복합유통센터 건축 85년 전통의 섬유회사 경방도 옷을 갈아입는다. 경방은 서울 영등포의 옛 방직공장터 1만 8000평에 복합 유통센터를 짓기로 하고 다음 달 공사를 시작한다. 1923년부터 2003년까지 섬유 제조 공장으로 쓰이던 이 곳에는 2008년쯤 백화점, 오피스텔, 멀티플렉스가 들어선다. 경방 관계자는 “섬유 생산량이 줄자 용도를 바꾸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방의 매출은 2002년 1910억원에서 지난해 1630억원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을 망라하는 유통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경방은 경방유통, 우리홈쇼핑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태광 계열이 우리홈쇼핑 지분을 33%까지 넓히자 지분을 약 55%까지 확보하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홈쇼핑의 경영권을 절대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섬유 산업이 ‘지는 해’라면 홈쇼핑은 ‘뜨는 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사설] 그래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논문조작 사건은 검찰수사 결과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황 박사는 28억원을 사기·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환치기까지 한 데는 그저 말문이 막힐 따름이다. 유감이 아닐 수 없으며, 황 박사는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 검찰의 불구속 기소 결정이 되레 의아스럽다. 이제 공은 사건의 유·무죄를 판단하는 법원에 넘겨졌다. 이 문제를 더이상 확대시키는 것은 금물이다. 우리끼리 소모전을 해서는 누구에게도 이롭지 않기 때문이다. 황 박사 지지자나 반대자 모두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사건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교훈을 남겨주고 있다. 거짓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탄로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특히 과학적 도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치게 했다. 학계 전반에 경종을 울렸음은 물론이다. 아울러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숙제도 거듭 각인시켰다. 수사결과엔 없지만 정부 정책의 부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 과학자 띄우기의 폐해를 진정 되짚어 봐야 한다. 황 박사를 영웅으로 키우려다 입은 국가적 손실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과학기술 정책 전반에 걸친 치밀한 재검토와 제도적 장치 등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더라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 줄기세포는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응용분야가 무한하다. 미래의 생명과학 및 의약분야를 선도해 나갈 신기술로 꼽힌다. 세계시장 규모만도 2010년 최대 562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우리가 주춤하는 사이 세계는 이 분야 연구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미국, 영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 등 경쟁국들은 한국 따라잡기에 나섰다. 우리나라에는 황 박사 말고도 전도양양한 생명공학자들이 많다. 최근 ‘세계줄기세포 허브’를 ‘첨단세포·유전자치료센터’로 재탄생시킨 것도 잘한 일이다. 과학은 속도가 빨라 한 순간에 순위가 바뀐다. 줄기세포 종주국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중) 전문가 진단

    ‘저출산’은 단순한 사회문제를 넘어 사회의 기층 구조를 일순간에 뒤흔들 수 있는 ‘인화성 현실’로 부각되고 있다.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문화와 국방의 틀까지도 바꾸는 ‘치명적인 변수’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방을 제시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때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면서 “우선 정확한 원인을 짚고 걸맞는 가장 유효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산·양육 어려운 사회제도 탓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다면적이다. 가치관의 변화가 작용하는가 하면 자녀 양육과 교육문제, 주거 마련의 어려움, 일과 가정을 양립시킬 수 없는 사회환경, 소득 제한과 고용불안 등 경제적 환경까지 더해져 합계출산율 1.08명이라는 초미의 사태를 맞게 된 것이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정책연구본부장은 “4800만명인 인구가 20∼30년마다 1000만명씩 감소하는 문제”라면서 “이는 초혼 연령 상승을 포함한 만혼과 결혼 기피풍조, 출산 지연과 기피, 많은 임신소모와 해외입양 등에서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만혼과 결혼 기피는 초혼연령 상승과 결혼가치관의 약화에 의한 미혼율 증대를 뜻하며, 출산지연과 기피는 자녀에 대한 가치관 약화와 적은 수의 자녀 선호의식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원인이 여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는 “결혼, 출산, 양육에 비친화적인 사회제도와 문화, 양성 불평등의 노동시장 구조, 고용 불안정과 낮은 소득수준, 아동 양육 및 보호를 위한 사회체제와 정책 미흡 및 양육과 교육에 따른 부담도 매우 중요한 실증적 저출산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 직장의 육아휴직 시행률이 74%나 되지만 실제 육아휴직을 이용하는 산모는 12%에 불과한 현실이 출산에 대한 몰이해를 보여 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교육과 주거문제가 저출산에 끼치는 영향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저출산정책연구팀장은 “주거와 함께 영·유아 보육·교육비와 초·중·고 자녀의 사교육비를 포함한 자녀양육 비용은 결과적으로 가구경제를 압박하며, 이는 자녀수 결정에 부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도시지역의 무주택자는 출산을 축소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주거비용 부담이 클수록 출산수준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주거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 저출산 상황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거문제 미해결땐 저출산 개선 한계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가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말 공동 실시한 저출산 원인 및 종합대책 연구에 따르면 여성에 대한 안정되고 높은 임금 보장과 장시간 근로가 출산율을 저하시키는 요인이다. 연구에 참여한 신인철 보사연 주임연구원은 “출산후 여성의 노동시장 재진입이 어렵고, 임금 수준이 줄어든다면 이는 여성의 미혼율 증가와 취업여성의 출산율 기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원인 만큼 해법도 일률적일 수 없다. 김승권 본부장은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지원, 육아인프라 확대, 임신, 출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출산친화적 사회문화 조성 등 다양한 대책이 포괄적으로 강구되어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책의 우선 순위”라면서 “특히 공동체 가치관과 함께 결혼·가족가치관 강화, 직장과 가정에서의 평등한 양성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정책 강화, 미혼 상태의 남녀에 대한 사회적 지원 강화, 임신·출산부부의 정시 출퇴근 보장 등 가족친화적 사회제도 도입, 자녀 양육부담 경감과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정책이 우선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인철 연구원은 “갈수록 자녀관이 약해지는 것도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인 만큼 학령기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결혼 및 자녀의 소중함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으며, 특히 자녀를 경제적·도구적 가치로 여기지 않고 인격적으로 품어안는 정서적 가치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글로벌사업, 어렵기 때문에 도전”

    “미국의 달나라 정복은 도전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려웠기 때문에 가능했다.SK텔레콤의 미국시장 공략도 새 시장에 대한 이같은 개척정신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9일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글로벌 리딩 컴퍼니’로서의 행보를 보이겠다.”면서 “글로벌 메이저 통신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2일 미국 현지법인인 ‘힐리오’를 통해 이동통신의 본고장인 미국에 진출한 데 따른 자신감의 표시다. 그는 이와 관련,“세계에서 가장 큰 회사(World Largest Company)는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한 월드 리더’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의 이 선언은 성숙기에 접어든 국내시장에서의 소모적 경쟁으로는 기업가치를 올릴 수 없다는 점과 해외시장에서 새로운 통신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는 “그동안 베트남·몽골 등 개발도상국에 진출, 글로벌 노하우를 축적했고, 미국 이통시장 진출로 선진국과 개도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베트남의 ‘S폰’사업은 현지 이통시장의 성장과 규제 완화에 힘입어 당초 우려와는 달리 5월 가입자 50만명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100만명이 목표다. 김 사장은 “올 연말까지 베트남 전역으로 1X망을 확대하고 6월에 호치민과 하노이에 EV-DO망을 선보인다.”며 시장 확대를 확신했다. 그는 힐리오의 미국 통신사업에 대해 “무선인터넷 이용이 활발한 젊은층 고객을 집중 유치,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SK텔레콤은 미국 ISP(인터넷접속서비스) 업체인 어스링크(EarthLink)사와 합작으로 힐리오를 설립, 미국 이동통신시장에 진입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우리는 맞수 CEO] 초고속인터넷 “수성” “공격”

    [우리는 맞수 CEO] 초고속인터넷 “수성” “공격”

    하나로텔레콤과 파워콤간의 초고속인터넷 시장 영역다툼이 가열되고 있다. 경쟁을 넘어 혼탁양상으로 빠져들었다. 그 중심에 박병무(하나로텔레콤) 사장과 이정식(파워콤) 사장이 서 있다. 같은 40대이고 서울대 동문이다. 사장 취임시기도 비슷하다. 박 사장은 3월, 이 사장은 1월에 지휘봉을 잡았다. 이력은 특이하다. 박 사장은 인수합병(M&A) 전문가고 이 사장은 관료 출신이다. 이들의 충돌은 ‘성장전략’의 차이에서 오는 필연적인 결과다. 시장진입 10년차인 하나로텔레콤은 수익성을 우선시한다. 반면 파워콤은 규모의 경제에 중점을 둔다. 수성과 공격에서 오는 파열음이다. 박 사장은 “규모가 우선이라면 가입자를 엄청나게 늘릴 수 있다.”고 말한다. 시장 진입 10년차에 360만명의 가입자를 둔 하나로텔레콤의 상황에서는 수익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발언이다. 그러나 시장에 뛰어든 지 1년도 안된 후발사업자인 파워콤 입장에서는 규모의 경제가 우선이다. 신규 업체 특성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규모를 키워야 한다. 이런 성장전략의 차이에서 ‘박·이’의 대립은 피할 수 없다. 이 사장의 공격 경영의 요체는 판촉강화다. 약정기간이 만료된 가입자가 타깃이다. 연 250만∼300만명에 이르는 엄청난 시장이다. 신규 시장은 10만∼20만명에 불과할 정도로 크지 않다. 공격이 강화되면 수성하는 쪽의 시장점유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박 사장도 판촉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는 결국 시장과열로 분출되고 있다. 박 사장은 “후발업체가 만족할 때까지, 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해 9월 시장에 진입한 파워콤은 4월 현재 54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장은 여기서 만족하지 않는다. 올해 목표는 100만 가입자였지만 연말까지 130만명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치를 내놨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로텔레콤 등 기존 사업자의 고객을 끌어오는 것 이외에 뾰족한 방법이 없다. 때문에 약정기간이 만료된 타사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속도는 높여주고 요금은 낮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이 사장은 통신시장에서 초고속인터넷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말한다. 통신·방송융합에 기반한 유비쿼터스 시대에 대비하자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TV(IPTV) 보급 등은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장비 등 관련 시장이 머지않아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이들의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 사장이 18일 오찬 기자간담회를 갖기로 하자 박 사장이 같은 날 조찬 간담회를 들고 나왔다. 하나로텔레콤측은 “주식거래가 재개되기 전날 기자간담회를 하겠다는 것은 주가를 깎아내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다.”고 불쾌해한다. 이에 대해 파워콤측은 “하나로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회사가 아니다.”면서 “50만 가입자 돌파 등 겸사겸사 날짜를 잡았는데 이날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이런 소모전에서 발을 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TV포털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기업으로의 전환이다. 통신망을 바탕으로 초고속인터넷에 전화,TV포털까지 묶어서 판매하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초고속인터넷 사업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절대 영역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차별없는 공존의 세상 노래하고 싶어”

    “차별없는 공존의 세상 노래하고 싶어”

    이들은 직장인 밴드다. 연습이나 공연을 하는 주말을 제외하면 주중에는 대부분 전기부품, 종이, 철판 공장 등에서 고된 일을 한다. 다국적 밴드이기도 하다. 쓰는 언어가 서로 다르다. 네팔, 버마, 인도네시아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공용어는 한국어. 이 땅에서 이들은 이주노동자 밴드, 스탑크랙다운(Stop crackdown)이다.‘탄압을 중단하라.’는 뜻. 특히 이주노동자 강제추방을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탄압 중단´ 의미의 스탑크랙다운 2003년 겨울 서울 태평로 성공회교회 등 여러 곳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장기 농성을 벌였다.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강제추방 조치에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 가운데 음악을 좋아하던 몇몇 이주노동자들이 ‘특별한’ 뜻을 모았다. 노래를 통해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노동자의 현실을 알려 나가기로 했다.‘위 러브 코리아’,‘친구여 잘 가시오’,‘희망’ 등 8곡을 담은 록 사운드 1집을 발표했고,2004년 말에는 박노해 시인 헌정 음반과 공연에 ‘손무덤’으로 참여하며 주목받았다.4인조로 출발했으나 현재 라인업은 미누(보컬·네팔) 소모뚜(기타·버마) 소띠하(베이스·〃) 꼬네이(드럼·〃) 해리(키보드·인도네시아) 등 5인조로 늘어났다. 길게는 14년, 짧게는 5년 째 한국에 머무르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다. 틈 나는 대로 이주노동자가 있는 현장이나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노래하는 게 어느새 주말 일상이 됐다. ●수익금은 아시아인권문화연대 후원 오는 21일에는 이화동 나들목 정림마당에서 천지인 출신 민중가수 손현숙과 함께 ‘인권콘서트-밥, 자유, 평등, 평화’를 펼친다. 지난해 ‘노래마라톤’ 이후 1년여 만에 다시 만났다. 스탑크랙다운의 신곡도 선보이는 한편 다큐멘터리 ‘이 땅에서 이주노동자로 산다는 것’도 상영된다. 연영석 등이 게스트로 나와 ‘코리안 드림’을 부른다. 수익금은 이주노동자에게 자국 책을 빌려주고 지원하는 ‘일터로 찾아가는 꼬마도서관’(아시아인권문화연대)을 후원하게 된다. 이번 공연이 이주노동자와 한국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지고 이해하는 자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는 스탑크랙다운 멤버들을 지난 7일 홍대 근처에서 만났다. 이들은 “각자 공동체 활동이나 고국 민주화 활동이 있으면 모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준비를 많이 하지 못한 것 같아 걱정된다.”고 슬며시 고민을 내비친다. 그래도 어떠하랴. 공연이 곧 연습이고 실전이고, 가슴 벅찬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주노동자 삶 꾸밈없이 노래 무대에 오르면 욕을 먹어도, 맞아도, 다쳐도 참아야 하는 이주노동자의 삶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노래한다. 소모뚜는 “기계 속에 묻혀 버렸던 솔직한 마음을 음악으로 꺼내놓는 거죠. 우리도 사람이고,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노동자라는 사실을 알리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같은 처지 동료들에게 희망을 보듬는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탑크랙다운 멤버들은 자신들의 공연을 본 다른 이주노동자가 스스로 무대에 올라갈 수 있고, 스스로를 표현할 수 있고,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갖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최근에는 한국 땅에서 태어났지만 제대로 교육받지도 못하고 있는 이주노동자 자녀들이나, 한국에서 일하다 불구가 됐지만 제대로 된 재활 교육도 없이 고국으로 쫓겨 가는 장애 이주노동자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손현숙은 “영어를 배우고 서구화되는 게 세계화가 아닙니다. 이주노동자들이 함께 살고 있는 한국은 이미 세계화가 된 것과 마찬가지예요.”라면서 “편견과 차별 의식을 버리고 평화로운 공존 세상으로 가는 것이 진정한 세계화가 아닐까요.”라고 전했다. ●원망보다 좋은기억 갖고 싶어 열악한 현실이지만 한국 사람을 미워하지는 않는다. 미누는 “우리 노래 가운데 ‘위 러브 코리아’라는 곡이 있어요.‘한국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는데 왜 그런 노래를 부르냐.’고 말하는 이주노동자들도 있죠. 하지만 한국은 우리가 일하며 살아가며 정을 쌓은 곳이예요. 원망보다는 좋은 기억을 갖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환경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보다 밝은 미래를 그렸다. 소모뚜가 던지는 말이 가슴을 울린다.“쓸모있을 때는 쓰고, 다치거나 쓸모없어지면 보내 버리고…. 독재자의 나라도 아니고 민주화가 된 나라에서 창피한 일 아닌가요?”(02)735-8035.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사설] 제2자유로가 1.7㎞ 길어진 까닭

    서울과 파주 운정신도시를 잇는 제2 자유로의 노선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됐다. 건설교통부가 2003년 4월 수도권 광역교통대책을 결정한 지 3년 만이다. 운정신도시는 2008년 말 첫 입주가 시작된다. 인근 교하신도시와 합쳐 50만명이 거주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정부와 해당 지자체로서는 당연히 주거·교통·환경대책을 종합적이고 치밀하게 추진해야 했다. 그런데도 노선 하나 정하는 데만 3년을 허송했다. 이래 가지고 남은 2년 반 동안 과연 도로가 예정대로 완공될지 의문이다. 우리가 제2 자유로 추진과정에 관심을 갖는 데는 까닭이 있다. 여기에는 정부·지자체의 비협조와 지역이기주의, 소모적 갈등에 따른 혈세와 시간낭비 등 지역·국가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망라돼 있기 때문이다. 노선 확정이 늦어진 데는 고양시와 파주시 주민들의 첨예한 이해대립이 가장 큰 원인이다. 파주 주민은 서울로 통하는 가장 빠른 길을 원했다. 반면 고양시 대화·가좌지역 주민은 도시 양분화, 소음·매연 공해,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우회노선을 고집했다. 결국 두 도시의 절충안으로 결론나면서 노선은 1.7㎞ 더 길어지고 추가비용만 수천억원 늘어나게 된 것이다. 주민 간 갈등 해결을 기초단체에만 맡겨 놓고, 경전철·지하철 등 대안 마련에 소홀한 건교부와 경기도도 제 역할을 다했다고는 볼 수 없다. 갈등이 깊어져도 조정은커녕 방관자적 행태를 보인 점은 전형적인 책임회피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는 다른 지역에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나보다 이웃을, 지역보다 국가를 먼저 배려하는 자세야말로 지방화시대를 맞아 꼭 필요한 덕목이 아닌가 한다.
  • 대법관 5명-헌법재판관 5명 7월부터 교체

    대법관 5명-헌법재판관 5명 7월부터 교체

    ■ 대법원-정통법관 출신 몇명일까 촉각 올해 대법관 인선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사법부의 ‘정체성’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특히 대법관은 법리적 갈등과 쟁점을 매듭짓는 자리이기 때문에 전체 대법관의 구성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노무현 대통령이 임명한 이용훈 대법원장이 어떤 성향의 후임 대법관을 선임할지 법조계는 물론 사회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은 22일부터 사회 각계에서 대법관 후보들을 추천받고 다음달 5일쯤 대법관제청자문위원회를 열어 대법관 후보 5명을 결정할 예정이다. ●대법원의 청사진에 맞는 인선해야 대법원이 5월 들어 대법관 후보 제청 작업에 들어가면서 몇몇 후보군들이 형성된 가운데 여러가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는 “대법원이 추구하려는 정책과 위상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신지역·경력 등을 짜깁기하는 인선이 아니라 대법원이 가고자 하는 길에 적합한 인물들이 추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어느 변호사는 “현재 하마평이 있는 인물들 개개인이 훌륭하지만 그분들만으로는 대법원이 추구하는 방향을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학계·여성 등을 참여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할당제로 생색내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다양화 논리 각양각색 법원에서는 구성의 다양화란 화두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시큰둥한 반응이 많다. 서울 지역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대법관은 말 그대로 최고의 법관이어야 한다. 법률적 지식과 전문성이 최우선 잣대다.”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20∼30년씩 다양한 사건·법률들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법원의 고위직에 올랐다는 것은 능력과 자질 등에서 검증을 거쳤다는 뜻이다. 다양화를 이유로 이들을 배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판사는 “다양화를 너무 강조하다보면 법리적 쟁점에 대해 일관된 판단을 내려야 하는 대법원이 각종 이해집단의 소모적인 논쟁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양한 이해를 절충하는 것은 입법, 행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는 지적이다. 일선 법원에서는 이번 대법관 자리가 검찰, 학계, 여성, 재야 출신 등에게 할당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른바 ‘정통법관’ 몫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법원 내부에서는 지난해 김황식·박시환·김지형 등 대법관 3명 인선 때 서열·기수 파괴가 어느 정도 있었던 만큼 이번 인선에서는 조직안정을 앞세워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안정 속 점진적인 다양화’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번에는 정통법관 2∼3명이 대법관에 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퇴임하는 강신욱 대법관 후임으로 검찰 출신 인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의 관심도 예년과 다르다. ●대법원, 민주적 정당성 뒷받침돼야 대법관 인선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다. 장주영 변호사는 “대법원의 과거를 반성하는 차원뿐 아니라 앞으로 정책법원으로서 법률 판단의 권위를 얻으려면 대법원도 민주적인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 시민사회단체가 후보들을 검증할 수 있도록 추천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추천을 받은 후보들은 비공개며 대법원장이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후보들에 한해 외부에 공개된다. 시민단체가 후보들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도록 판례, 전력 등 관련 자료들을 대법원 측에서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헌법재판소-이강국·이홍훈 등 헌재소장 물망에 헌법재판소는 윤영철 소장을 포함한 재판관 5명이 오는 8∼9월 교체된다. 전체 재판관 9명 중 절반이 넘는 재판관이 바뀌는 것이다. 권성 재판관이 8월13일 물러나고 9월14일 윤 소장 등 4명이 퇴임한다. 대통령 탄핵사건과 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등을 통해 헌재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재판관 임명에 보수·진보 모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인사는 대통령이 2명의 재판관을 지명하고, 대법원장, 한나라당, 여·야 공동으로 각각 1명씩 추천한다. 윤 소장의 후임으로는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이강국(사시 8회) 대법관과 이홍훈 서울중앙지법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대법관은 헌법학 박사로 헌법 분야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법원장은 정치력과 행정력을 모두 겸비해 진보·보수 양 진영으로부터 거부감이 없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재판관으로는 서상홍(17회) 헌법재판소 사무처장과 정종섭(24회) 서울대교수, 헌재 연구부장 출신인 김승대(23회) 부산대교수가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 송인준 재판관이 검찰 출신이라는 점에서 이종백(17회)부산고검장, 안대희(17회)서울고검장 등도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재야에서는 문흥수(21회), 김형태(23회), 조용환(24회), 김선수(27회) 변호사 등이 거론된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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